韓·日 역사의 아픔 넘어 ‘희망찾기’
월드컵 기간을 맞아 한국과 일본의 작가·연출가가 하나의 작품을 공동으로 집필·연출하고,양국 배우가 한 무대에 서는 연극이 선보인다.
예술의 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은 ‘강 건너 저편에’를 오는 28·29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연출은 ‘서울 시민’‘도쿄 노트’로 두차례 한국 공연을 가진 히라타 오리자와,백상예술대상·동아연극상 연출상을 수상한 이병훈씨가 함께 맡았다.
2002년 봄 서울 한강 둔치.소설가를 꿈꾸는 독신남인 한국어학당 교사 김문호는 가족과 나들이를 나온다.이곳에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한국인 일본인이 모여든다.주부,학생,회사원,관광객,재일한국인 등 서로 다른 삶의 무게를 떠안고 사는 사람들.그들의 대화 속에는 한일 양국의 역사관계,가족의 끈,재일 한국인 문제,국제결혼,국가관,관습의 차이 등이 녹아 있다.
한·일간 역사문제를 거창하게 다룬 것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제의식을 끄집어냈다.서로의 다른 모습과 같은 모습을 모두 포용하고,더 나아가 아픈 역사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진지하게 조명해 보겠다는 것.
이번 공연에 대한 구상은 지난 99년 예술의 전당이 신국립극장으로부터 제작협력의뢰를 받으면서 시작됐다.시놉시스에 맞춰 장면을 나눈 뒤 1년이 넘게 e메일을 주고 받으며 대본을 완성했다.일본 연출가 히라타는 “점차 변해가는 한·일 관계의 분기점에서 이번 작품을 발표해 영광”이라면서 “두나라 사이에 잊어버려서는 안되는 과거를 기록해 진정한 희망을 찾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02)580-1300.
김소연기자 pur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