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평씨 재산의혹 ‘꼬리에 꼬리’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의 재산형성 의혹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검찰은 21일 지난해 대선때 노 대통령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을 소환조사하는 등 진상파악에 나섰다.
●“건평씨 노 대통령 재산관리인?”
한나라당은 “건평씨가 노 대통령의 실질적인 재산관리인이라는 의혹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고 주장했다.특히 건평씨가 한려해상 국립공원내 별장 2채와 카페 부지인 경남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의 부동산 11필지(1800여평)를 태광실업 박연차(58) 회장에게 매각했다고 밝힘으로써 박 회장과 노 대통령간 관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해 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한 박 회장은 전세계 나이키 상표 신발 20%를 하청,생산하는 부산·경남 지역의 재력가로,셋째딸은 청와대 국정상황실의 8급 직원으로 근무 중이다.박 회장은 전 민정당 중앙위원 등을 지내 구 여권과도 가깝다.
●건평씨 “명예훼손소송 검토”
건평씨는 평화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연륙교 입구 땅은 보증을 서준 공무원에게 보상으로 받았으며,별장 땅을 처남에게 명의이전한 것은 장수천 관련 가압류를 회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모한테 진 빚을 갚는 차원에서 줬다.”고 해명했다.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건평씨의 투기 의혹이 수그러지지 않는 것과 관련,“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불법행위 등 새로운 사항이 있거나 해명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별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의원 소환 조사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 김영한)는 지난해 대선 직전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폭로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을 소환,조사했다.검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영향력을 행사해 노 후보의 친형인 건평씨가 자연환경 보전지역에 호화별장과 커피숍을 건축하는 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경위를 조사했다.검찰은 또 노 후보가 투기로 벌어들인 30억원대의 부동산을 다른 사람 이름으로 숨겨놓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민주당이 대선 직후 김 의원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지만,선거법 위반은 고발을 취하해도 입건된 상태이기 때문에 김 의원을 소환했다.”고 밝혔다.
●대출금 상환 자금 어디서 났나
한국리스여신은 생수제조회사인 ‘장수천’의 대출금 회수를 위해 건평씨의 거제도 땅 등 연대보증인의 재산을 가압류했다가 대통령 선거 후인 올해 2월 가압류를 풀었다고 밝혔다.
한국리스여신은 “연대보증인 5명으로부터 대출 원금과 이자를 전액 회수했다.”고 밝혔다.한국리스여신은 원금 26억원과 1년6개월치 이자를 합쳐 30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리스여신은 “대출금을 구체적으로 누가 갚았는지,이자는 얼마였는지는 금융실명법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장수천이 경영난 때문에 담보로 잡혔던 김해 땅을 경매해 남은 돈으로 일부를 갚고,이기명씨도 땅을 처분해 변제했으며 나머지 3억원가량은 장수천이 메웠다.”고 말했다.
김문수 의원은“검찰은 가압류 해제를 위한 자금출처가 어디인지,대선 잔금은 아닌지 수사해야 한다.”고 검찰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생수회사 ‘장수천’은 시설재 구입을 위해 건평씨와 노 대통령 후원회장인 이기명씨 등 6명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우고 26억원 상당을 옛 서울리스에서 빌렸다.하지만 이 회사는 경영난을 겪으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했고,서울리스는 2000년 8월 건평씨의 부동산 등 연대보증인의 재산을 가압류했었다.
강충식 박정경기자 o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