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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대권후보 물밑경쟁 “아니 벌써”

    오는 6월 한나라당 대표경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차기 대권후보 진영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이다.특히 박근혜 대표의 친위세력인 재선 중심의 소장그룹과 이명박 서울시장의 우호세력인 3선그룹은 당의 정체성과 지도체제 등 현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소장그룹은 도덕성 회복과 정체성 재정립 등을 주장하는 등 박 대표의 당 개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이들은 개혁성향의 초선의원들을 잇달아 접촉하며 몸집도 불리고 있다.3선그룹은 집단지도체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박 대표 중심의 당 운영을 견제하고 있다.또 보수성향의 영남권 초선의원들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차기 대권후보 진영 세력 규합 움직임 남경필·권영세·원희룡 의원 등 소장그룹은 ‘당 개혁과 주도세력 교체’를 명분으로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섰다.곧 개혁성향의 초선그룹이 대거 참여하는 ‘범개혁 모임’을 결성하기로 했다.초선의 박형준·이성권·김희정 당선자 등 ‘포럼 한국의 길’ 멤버들을 포함한 개혁성향의 당선자들이 범개혁파 모임에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정쟁 지양과 민생 정치를 선언한 박 대표의 우군역을 자임하고 있어 앞으로 당내 역학구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소장파들이 박 대표 체제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하면서 당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3선그룹은 드러내 놓고 세력을 넓히기보다는 각개약진을 통해 각자의 우호세력을 확보,전략적으로 제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월 전대 지도체제 놓고 한판 승부 최병렬 전 대표 때부터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온 소장파들과 3선그룹은 6월 전대를 앞두고 또다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3선그룹의 핵심인 홍준표 의원이 22일 집단지도체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당 지도체제를 둘러싼 3선그룹과 소장그룹의 격전은 이미 시작됐다. 3선그룹을 주도하는 김문수·이재오·홍준표 의원 등은 이날 한목소리로 집단지도체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그 이면에는 3선그룹의 활동반경을 넓히고,박 대표의 독점적 당 운영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3선그룹 중에서도 강경파로 꼽히는 홍준표 의원은 “단일지도체제를 이끌어갈 만한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에 집단지도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3선그룹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장파들은 집단지도체제로는 당 개혁을 강력히 추진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박 대표 중심의 단일지도체제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리더격인 남경필 의원은 “지금은 지도체제보다는 앞으로 당의 진로와 정체성 재정립 문제를 먼저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당과 협의해 가장 좋은 방법을 도출하면 거기에 따라서 하게 될 것”이라며 “토론을 통해 이 방법이 좋겠다고 많은 분들이 찬성하면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다.”고 집단지도체제 도입에 유연한 입장을 밝혔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그때 그녀들을 아시나요?/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주말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이 젊은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그 드라마에서 도시빈민 미혼모의 아들인 인욱은 재벌 2세인 재민에게 끌리고 있는 고아출신 수정에게 안토니오 그람시의 ‘옥중수고’를 빌려준다. 수정은 그람시를 알 턱 없는 친구 미희에게 그람시를 아느냐고 묻는다.미희는 “그람시는 모르겠고,그람시 난 고만 갈란다.”라고 말함으로써 그람시를 일시에 농담으로 만들어버린다. 그 날 이후 ‘옥중수고’는 한동안 인터넷 검색어 1순위에 올랐고,교보문고에서 불티나게 팔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인터넷 세대들이 과연 안토니오 그람시를 알아서 그랬을까? 모르긴 몰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에서 좋아하는 주인공이 그람시를 언급했기 때문에 그람시를 소비했을 터였다.드라마에 등장하는 패션과 명품뿐만 아니라 ‘붉은’ 책도 이미지로 소비되다니,과연 이미지 시대임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탈리아 공산당 지도자이자 장애인이었던 그람시가 절절히 원했던 것 중 하나가 ‘유기적 지식인’이었다. 유기적 지식인은 프롤레타리아트 출신이기 때문에 온몸으로 자기계급을 대변할 수 있는 지식인/활동가를 뜻한다.외부로부터 수입된 부르주아 출신 지식인들은 애써 노동자를 ‘위하여’라고 말하지만 유기적 지식인은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다.자신의 이해관계와 자기 계급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민노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의원에 선출된 최순영씨야말로 그람시가 말했던 유기적 지식인이다.그녀는 1975년 당시 섬유노련 YH노조 지부장이었다.1979년의 YH사건 이후로도 좌절하지도 지치지도 않고 현장에서 활동해온 인물이다. 그래서 2004년 4월15일은 한국 역사상 기념비적인 날이었다.노동자,농민,여성들이 자기계급 출신의 대표자를 처음으로 뽑았기 때문이었다. 1979년 YH 여성노동자 200명은 신민당사를 농성장소로 택했다. 이들의 시위는 살인적인 진압에 의해 23분만에 끝났다.유신독재 시절 노동자 파업은 빨갱이들의 사주를 받은 반국가적 행위에 해당했으므로 가혹한 탄압의 대상이었다.하지만 YH 여성노동자 김경숙씨의 죽음은 결국 유신체제를 종식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YH 여성노동자들이 오물을 뒤집어 쓴 채 참혹하게 끌려나왔던 그 때,그 시절,지금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품위있게 영부인 역할을 대행하고 있었다.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민노당은 정책에서뿐만 아니라 복장에서부터 자기 계급을 보여주었다.박근혜 대표가 입고 있는 한땀,한땀,스티치를 넣은 정교한 수제품 의상은 아무데서나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박근혜 대표가 입었던 옷을 구하지 못해서 애태우는 ‘귀부인’들이 많다면,젊은 세대들만이 그람시를 이미지로 소비한다고 타박할 수는 없을 것이다.이번 선거에서 보수층 유권자들이 소비한 것은 박근혜 대표의 이미지이지 않았을까 싶다. 가난한 민노당 의원들의 복장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옷입기’라고 해두자.이들의 옷차림이 세련되어지는 순간,지금의 김문수,이재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처럼 될까? 민노당의 전신이었던 민중당 시절 그들도 한때는 노동자 대오를 ‘위하여’라고 외치던 열혈 청년들이었다. 이제 국회의원 최순영씨에게 바라고 싶다.우리시대의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 달라고 말이다. 혹자는 판갈이가 아니라 물갈이 국회에서 그녀 역시 3급수로 전락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등원은 일제 시대 을밀대에 올라가 최초로 고공 농성을 주도했던 강주룡을 비롯하여 무수한 여성노동자들의 땀과 꿈과 심지어 죽음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사실을 그녀가 어떻게 망각할 수 있을까? 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 속리산 황토방서 칩거중인 도종환 시인

    “봄꽃이 이리저리 피어 있습니다.자두나무의 하얀꽃이 눈이 부십니다.들꽃도 많이 피어 있지요.그래서인지 요즘 글도 많이 쓰여지는 것 같아요.건강도 많이 회복됐어요.”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시인 도종환(50)씨.그는 지난 2월 몸 담고 있던 진천 덕산중학에 불쑥 사직서를 내고는 속리산 기슭의 황토방으로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이유는 피로가 쉽게 오는 신경계 계통의 지병이 좀처럼 낫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현재 머무는 황토방의 문패는 ‘구구산방(龜龜山房)’이다.신문도 없고 TV도 없는 세상과 담쌓은 외딴 산골이다.그는 ‘구구산방’에 칩거하면서 틈틈이 써놓은 글을 모아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라는 산문집을 최근에 냈다.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시인의 맑고 잔잔한 마음을 담았다.벌써 4쇄를 찍을 정도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래저래 수소문 끝에 전화를 걸어 근황을 물었다.그는 “4.15총선때 투표를 하기 위해 청주를 다녀 왔을 뿐 줄곧 구구산방 주변에서 멤돌고 있다.”고 건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총선결과 진보세력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했다고 하자 그는 “평소 서민들과 노동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부연했다(그는 89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됐다가 98년에 복직했다). 혼자 황토방에 있으면 외롭지 않느냐고 물었다.돌아오는 대답이 “봄비가 밟고 간 자리마다 푸릇푸릇하다.뒷뜰에도,텃밭에도,산등성이에도 새싹이 움트고 꽃이 더욱 피어나고 있다.”고 하면서 기르는 닭 세마리도 저 즐거워라 뛰놀고 있단다.그러면서 하루 4시간은 텃밭에서 장작패고 채소 가꾸며 노동하고,네시간은 자연과 만나고,나머지 네시간은 읽고 쓰다보면 하루가 후딱 지나간다고 했다. “텃밭에는 근대,고추,아욱 등을 심어 반찬도 하고 닭모이로도 사용합니다.밭에 물 주고 잡초도 뽑아주는 정성을 쏟으면 여름날 먹을 만큼 거두지 않겠습니까.” ‘쓰는 일’에 대해 물었다.봄이 무르익어서인지 들꽃,산꽃을 보면 절로 뭔가 쓰고 싶어진다는 그는 “그때 구슬꿰듯 하루하루 정리해보면 시가 되고 산문이 되는 것 같다.”면서 봄날의 새싹처럼 창작의욕도 솟구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딱히 정해진 주제는 없지만 깊이 있는 생각,철학이 담긴 글,마음을 비우는 그런 글을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요즘에는 유영모 선생의 동양사상에 관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또 얼마전에 한 지인이 보내온 ‘박헌영 일대기’를 틈틈이 읽곤 합니다.” 황토방 생활을 한지 3개월 가까이 되면서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다는 그는 앞으로 생각나는 대로 읽고 쓰고 텃밭을 일구는 일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완전과 완벽은 인간의 영역이 아닙니다.중요한 것은 오늘 하루 충실한 삶을 살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맛과 향 뛰어난 ‘더덕요리’

    더덕 요리 중 딱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더덕 구이다.그만큼 더덕의 맛과 향을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석쇠에 구워 내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전으로 부쳐 먹어도 더덕의 향미를 느낄 수 있다. ●더덕 구이 주재료 더덕 8뿌리 부재료 고추장(혹은 고춧가루)5큰술,진간장 2큰술,다진파 1큰술,다진마늘 1작은술,깨소금 1작은술,설탕 2작은술,참기름 2큰술 (”) 껍질 벗긴 더덕을 소금물에 담가 우린다.(2) 30분 정도 담근 후에 반으로 쪼개어 방망이 혹은 칼 등으로 자근자근 두들겨 편편하게 편다.(3) 두들겨 펼친 더덕에 참기름,간장을 섞은 유장을 고루 발라 놓는다.(4) 양념장(고추장,간장,파,마늘,설탕,깨,참기름)을 만든다.(5) (3)의 유장처리한 더덕을 석쇠에 먼저 반 정도 굽는다.(6) 반 정도 익은 더덕에 만들어 놓은 고추장양념을 발라가며 굽는다.(7) 고추장을 바르고 투명해지면 접시에 담아 낸다. ●더덕 새우전 주재료 더덕 4뿌리,중하 5마리 부재료 달걀 1개,밀가루 적당량,생강즙 (@)작은술,소금·후춧가루·참기름·식용유 약간씩 (1) 더덕은 껍질을 벗겨 반을 가른 후 방망이로 납작하게 만든다.(2) 깨끗이 씻은 새우는 머리와 등쪽의 내장을 제거한 후 껍데기를 벗긴다.배쪽에 두세 군데 칼집을 넣어 펼친다.(3) 더덕과 새우에 소금,후춧가루,참기름,생강즙으로 밑간을 하고 밀가루를 뿌려 달걀에 묻힌다.(4) 양념한 더덕을 프라이팬에서 지지고 그 위에 새우를 올려 마저 익혀낸다. ■ 도움말 김문정 한솔요리학원 조리기능장˝
  • 한나라당 초·재선중심 개혁세력 뜬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9일 당선자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당 개혁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내 권력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표는 강력한 대여투쟁을 주장해온 종전 대표들과는 달리 여야관계보다는 국민을 상대로 한 ‘민생정치’로의 전환을 당 개혁의 우선과제로 보고 있는 것 같다.박 대표의 이같은 개혁 구상은 일단 수도권 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소장개혁파가 주도하고 일부 초선의원들이 가세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3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강경파들의 집단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박 대표의 당 개혁 시나리오가 여과없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소장파,당내 주류세력으로 급부상 박 대표는 오는 6월 전당대회 대표경선 출마 여부와 관련,“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며 갖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강력한 개혁·정지작업을 통해 대표체제를 굳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대표경선에서 박 대표를 지지했던 남경필·원희룡·권영세·정병국 의원 등 개혁성향의 소장파들이 박 대표의 개혁 드라이브를 앞장서 이끌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당내 세력기반이 약한 박 대표로서도 당 쇄신과 개혁을 위해서는 소장그룹과의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권영세 의원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박 대표의 노선을 지지하는 소장파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을 만나 당 개혁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해 초·재선들이 당 개혁의 중심에 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재선그룹 외에 권철현·윤여준 의원이 주도했던 ‘포럼 한국의 길’ 멤버들도 대거 박 대표 진영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중진·3선그룹,관망 후 반격 가능성 남경필·원희룡 의원을 비롯한 소장그룹의 전면 배치는 주요 고비 때마다 이들과 대립각을 세워온 이재오·김문수·정형근·홍준표·이윤성·맹형규 의원 등 3선그룹과의 ‘당권경쟁 2라운드’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이번 총선을 통해 다시 원내에 진출하는 박계동 의원도 3선그룹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서로 다른 정치적 이념과 개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응집력을 보인다.특히 당 정체성과 관련된 대여관계에 있어서는 강력한 대여 투쟁을 전개해 왔으며,당내 문제에 있어서도 재선 중심의 소장파들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게다가 이들의 상당수는 차기 대권주자로 박근혜 대표보다는 이명박 서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 외에 강재섭·김덕룡·박희태·이상득·이강두·이규택 의원 등 중진들 역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지난 대표경선에서는 총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박 대표를 지원했지만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당 대표 자리를 노릴 만한 내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당분간은 잠행을 지속하며 박 대표의 개혁작업을 관망하겠지만 그같은 관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길상사서 대중법회 연 법정 스님

    “온천지에 꽃이 피고 새 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눈부신 신록 앞에서 인간도 꽃처럼 새롭게 태어날 수는 없을까요.대지가 그렇듯 인간의 미덕중 가장 으뜸은 용서와 관용입니다.” 18일 오전 11시,서울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 마당에 모처럼 야단법석(野壇法席)이 있었다.잠시 하산한 법정(法頂·72) 스님의 법회가 열렸다.스님은 700여명의 불자 앞에서 이 시대에 우리가 할 일은 ‘용서’와 ‘관용’이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 한 신도한테 들은 얘기입니다.신도가 우연히 수행자들이 모인 곳에 갔더니 역겨운 냄새가 확 풍기더랍니다.그래서 신도는 수행자들에게 ‘여보시오,도 닦기 전에 몸부터 닦으시오.’라고 일침을 가했다는 것입니다.이 얘기를 듣고 많은 깨우침을 받았습니다.” 스님은 이어 제자가 스승을 찾아가 ‘평생을 두고 행할 수 있는 가르침을 한마디로 내려주십시오.’라고 하자 스승은 ‘그것은 바로 용서이니라.’라고 답한 일화를 소개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허물이 많습니다.그것을 낱낱이 꾸짖는다면 결코 고쳐지지 않습니다.지적받으면 그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됩니다.선의의 충고와 꾸짖음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상대방의 허물을 감싸면 한순간에 정화를 시켜줍니다.우리 사회는 용서의 미덕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스님은 또한 “이 봄날 꽃과 나무가 눈부시게 피어나는 것은 훈훈한 봄기운 덕택이며 가을날 꽃이 지고 만물이 시드는 것은 차디찬 서리바람 때문”이라면서 “남의 결점이 눈에 띌 때는 내 스스로는 허물이 없는지,자신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고 자기성찰론을 펼쳤다. 다음은 스님이 전하는 중국 초나라 당시의 일화 한토막. 초나라의 장왕이 어느날 밤 촛불을 켜고 질탕 놀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촛불이 꺼지자 암흑세계로 변했다.이때 한 신하가 평소 흠모하던 왕의 애첩에게 다가가 기습적으로 키스를 했다.깜짝 놀란 애첩은 신하의 갓끈을 얼른 잡아 떼어냈다.그런 다음 왕에게 “불이 켜지거든 갓끈 없는 신하를 부디 벌하십시오.”라고 고했다.왕은 이때 예상과 달리 “갓끈 있는 신하는 모두 벌을 내리겠다.”고 거꾸로 소리쳤다.순식간에 다른 신하들도 갓끈을 모두 떼어냈다.불이 다시 켜지자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 없었다.2년후 초나라가 진나라와의 싸움에 풍전등화의 위기가 닥쳤다.이때 왕의 애첩에 입을 맞추고 용서받은 신하가 분연히 일어나 목숨으로 나라를 구했다. “용서는 위기에 처한 국가도 살려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오늘날 대통령도 이런 그릇이어야 합니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온세상이 반대해도 대량살상무기를 핑계로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는 정의롭지 못한 업을 지었습니다.언젠가는 그 업의 대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법회 끝부분에 스님은 “남의 허물을 보지 말라.지나간 것도 들춰내지 말라.과거를 자꾸 물으면 아물려는 상처만 덧나게 한다.”면서 “이웃의 잘못을 덮어두면 신이든 부처든 늘 곁에 있게 마련이다.”고 거듭 강조했다.아울러 스님은 “맺힌 꼬투리를 풀지 않으면 안팎으로 꼬인다.자존심은 아무것도 아니다.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법회시간은 40여분.아쉬워하는 불자들에게 스님은 “남은 이야기는 나무한테 들으십시오.”하면서 다시 산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국민연금 기금운용 기획단 단장 이필상 교수

    “국민연금은 국민 모두의 재산입니다.따라서 기금운용은 국가경제도 살찌우고 국민재산도 증식시키는 철저한 윈-윈 전략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필상(57·고려대 경영학)교수가 최근 정부에서 처음으로 설립한 ‘국민연금 중장기 기금운용 마스터플랜 기획단’ 단장에 위촉돼 관심을 모은다. 기획단은 현재의 국민연금 운용방식을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부여할 수 있을까 하는 취지에서 설립됐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또 국민연금 기금이 지난 2월 말 현재 117조원에 이르러 연금 운용체계에 대해 ‘제로 베이스’에서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국민연금은 어디까지나 국민 각자의 노후를 감당해야 하는 소중한 재산”이라면서 “때문에 국민재산의 증식을 위해 적절한 기금운용의 플랜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되다시피해왔다.”고 진단했다. 기획단에는 이 교수를 비롯한 각계 14명의 전문 연구자 그룹과 20명의 자문위원이 참여할 예정이다.아울러 기획단은 자산배분연구팀과 투자정책팀 등 크게 2개분야로 나누어 ▲주식과 채권투자 방식 ▲해외투자 ▲위험관리 ▲주주권 행사 등 14개의 연구과제를 집중 연구하게 된다. 오는 11월까지 연구를 마치고 공청회 등을 거쳐 올 연말 플랜을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적용시기는 빠르면 내년부터 가능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교수는 현행 기금운용의 문제점에 대해 “지난 1980년대 후반 도입된 국민연금은 국민재산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치논리에 의해 통제를 받았고 또 정부내에서도 이해관계에 의해 좌지우지 운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운용실태만 보더라도 총 112조원 가운데 공적자금예탁 15조 2000억원,복지부분 대여사업 4000억원,금융투자 96조원 등에 쓰이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화성 출신인 이 교수는 68년 제물포고와 서울대공대를 나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선물학회장,한국재무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함께 하는 시민행동’상임대표,감사원 부정방지대책위원회 위원,NGO학회 공동대표 등을 맡고 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개교 100주년 앞둔 고려대 어윤대 총장

    “우리의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계속 머물러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대학의 국제 경쟁력이 뒤떨어지기 때문이지요.21세기의 경쟁력은 지식산업이며 이는 대학에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어윤대(59·미시간대 경영학 박사)고려대 총장은 학계뿐만 아니라 경영자들 사이에서도 21세기형 ‘CEO총장’으로 일컬어진다.IMF체제때 국제금융센터 초대소장을 지내면서 특유의 ‘글로벌 경영론’을 펼쳤다. 그는 요즘 100년 묵은 ‘고려대의 때’를 벗기느라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1905년 개교 이래 학교 이름앞에 찰싹 달라붙어 있던 ‘민족’이라는 단어도 곧 떼어낼 참이다. 그는 지난 1년여 총장 재임기간 내내 “자기 학교만 최고인 줄 알고 자기 학교만 아는 문화는 끝났다.”며 줄기차게 ‘대학의 글로벌화’를 주창했다.아울러 “우리나라 고등교육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려대가 솔선수범해 확 뜯어고치고 글로벌시대의 비전과 경쟁력도 가장 먼저 제시해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지난 14일 ‘인간개발연구원’ 초청으로 열린 ‘세계속의 한국대학 경쟁력 어떻게 높일 것인가’라는 주제의 조찬강연회(서울 롯데호텔 에머랄드룸)에서 어 총장을 잠시 만났다. “미국은 1950년 후반부터 국가연구개발비의 80%를 대학에 투자했습니다.오늘날의 미국을 이끌고 있는 원동력은 바로 대학입니다.일본이 주저앉은 이유도 바로 대학에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는 일본의 경우 이같은 점을 뒤늦게나마 인식,5년전부터 연간 5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총력에 나서고 있다고 부연했다.반면 우리나라의 대학은 경쟁력을 모르고 살아왔고,또 경쟁력을 모르는 대학이 가장 훌륭한 대학으로 여전히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명문대 졸업장만 있으면 선배들에 의해 쉽게 취직이 되다보니 그렇게 됐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대학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그는 “대학사회는 교수중심의 사회이며 어느 조직보다 더 관료적이고 중앙집권적인 데 있다.”고 역설했다.새로 부임하는 총장이 모든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글로벌화를 더디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대학발전을 위해서는 ▲총장 위주의 집중된 권한을 학장 중심으로 분권화하고 ▲글로벌시대의 리더를 양성하며 ▲국민소득 2만달러에 대비한 과학자와 지식인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어 총장 자신도 취임후 행정과 인사권 등을 과감히 학장중심으로 분권화시켰다고 말했다.총장은 국제경쟁력 등 학교경영을 위한 비즈니스에 전념하면 된다는 것이다. “고려대학이 내년 5월 개교 100주년을 맞이합니다.서울대는 논문발표 숫자에서 세계 34위까지 랭크된 바 있지만 전체적인 규모면에서 200위 밖에 있습니다.하지만 고려대가 내년을 계기로 가장 먼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발돋움할 것입니다.” 그는 100주년 행사때 거창한 이벤트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대신 ‘글로벌 프로젝트’를 위한 새출발의 계기로 삼겠단다.그는 ‘민족고대’가 학교의 대표적 브랜드로 내세운 시절은 이미 끝났다고 했다.앞으로는 ‘민족고대’ 대신 ‘세계고대’로 불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100주년 행사때 막걸리 대신 와인 2만병을 주문해놓았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7+1학점제도’(한 학기를 외국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는 제도)에 따라 우선 850명의 학생을 미국,일본,호주,중국,캐나다,독일 등에 내보낼 예정입니다.이는 고대가 ‘글로벌캠퍼스’로 뻗어나가는 새로운 시작이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4·15 한국의 선택] “투사에서 선량으로”

    민노당 약진 ‘정치사의 사건’ 민주노동당은 총선에서 세 가지 기록을 만들어냈다.사상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한 데다,그것도 두 자릿수 가까운 의석을 확보했으며,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이어 제3당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그래서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은 한국정치사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진보정당을 바랐던 뜨거운 민심 민주노동당이 총선에서 약진한 것은 부정부패,지역주의,수구냉전의식,특권의식 등과 단절된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보수 일색이던 정치권이 좌우의 목소리를 내는 새로운 환경으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영세 선대위원장은 “민심이 진보정당의 필요성을 먼저 요구하는 등 분명한 변화흐름을 목격했다.”면서 “국민들의 정치 염증과 새 정치에 대한 기대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었고,민주노동당에 ‘마지막 희망’같은 것을 기대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노동자 출신,농민 출신 국회의원이 ‘집단적’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다.그동안 소외됐던 노동자·농민·서민들의 목소리가 정책 생산과 입법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은 공약에 따라 노동자 평균임금 180만원만 받는다. 의원의 불체포특권,면책특권도 부정부패,비리와 관련되면 포기한다.주변 사람들의 청탁,민원을 대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번 비례대표로 당선되면 다음 선거에서는 반드시 지역구로 나가야 한다. 이들은 ‘국회 파수꾼’ 역할을 자임한다.국회는 소위나 상임위의 토론내용은 기록하지 않거나 속기록을 공개하지 않기 일쑤였다.설령 정치권의 야합이 있더라도 국민들은 의혹만 가질 뿐,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투명한 의정활동을 강조하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상임위에 포진한다면 국민들은 직접 들여다보는 듯한 효과를 갖고,기존 정치권은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개혁·진보정책 추진 가속화 민주노동당의 두 자릿수 의석 확보로 사회 개혁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민주노동당의 부유세,무상교육·무상의료 등 진보 정책의 목소리가 커질 것 같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진보 쌍두마차’ 권영길·단병호 ‘진보정치’와 ‘노동운동가’가 17대 국회로 들어간다. 경남 창원을의 권영길 당선자는 전국언론노조연맹(현 전국언론노조) 초대 위원장을 거쳐 ‘국민승리21’의 대통령선거 후보,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내며 불가능할 것 같았던 진보정당의 여의도 진입을 만든 ‘진보정당 대표선수’다.비례대표 2번 단병호 당선자는 전국노동자협의회 건설 시기부터 민주노총까지 8년여의 시간을 위원장을 맡으면서 노동운동을 이끌어온 ‘대한민국 대표 노동자’다. 권 당선자는 1941년 전깃불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경남 산청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그의 아버지는 ‘빨치산’이었다.열 살때 주검으로 맞은,기억조차 희미한 아버지였다.경남고 시절 야학을 했고,서울대 농대에 가서 농민과 민중의 삶 문제에 눈을 뜨면서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서울신문 기자생활,파리특파원 생활을 하면서도 그의 관심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 하나였다. 분단과 전쟁이 할퀸 그의 상처에는 훨씬 성숙해진 새 살이 돋았다.수많은 논쟁과 이론,말과 말들이 서로에게 상처내기 일쑤인 노동운동 속에서 과묵한 권 당선자는 포용과 통합의 ‘어머니형 지도자’로 평가된다.지난 87년 언노련을 만들 때,노동운동 경험이 일천한 그를 앞다퉈 지도자로 옹립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민주노총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다.이러한 그의 진솔함과 소박함은 단병호 당선자 역시 마찬가지다. 여섯 차례의 구속,다섯 차례의 수배 등 8년 5개월 동안 구속수배 생활을 거친 ‘과격한 투사’의 이미지와는 달리 단 당선자는 내성적이고 진솔한 성격의 소유자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학교 빼먹기를 밥먹듯해’ 포항 동지상고를 중퇴한 것이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아 두고두고 죄송스럽다는 단 당선자는 10만원 남짓의 임금을 받으며 하루 12시간 맞교대의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로 몇 년을 살며 참혹한 현실에 눈을 떴다. 이후 17년 동안 그를 빼고 한국노동운동을 얘기할 수 없고,‘빨간 머리띠’로 상징되는 강성의 노동운동가인 그였다. 박록삼기자 ■조봉암선생 진보당 창당 민주노동당은 17대 원내 진출에 성공함으로써 ‘2008년 제1야당,2012년 집권’이라는 원대한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진보정당 건설의 역사는 50년의 세월이 흐른 유구한 과제다.지난 56년 진보당이 만들어졌다가 조봉암 선생의 구속·사형 이후 해체됐다. 그뒤 1987년 6월 항쟁과 7∼9월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며 진보정당을 향한 몸부림은 본격화됐다.87년 13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백기완 후보를 지지했던 진보진영(이른바 ‘백선본’)은 대선 뒤 각각 민중의 당과 한겨레민주당을 창당했고,90년 4월 민중당을 만들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해체됐다. 대신 당시 지도부였던 이우재·김문수·이재오·장기표씨 등이 신한국당으로 입당하는 부끄러운 기록만 남겼다. 씨를 뿌린 것은 민주노동당의 전신(前身)인 ‘국민승리 21’이었다.97년 창당된 국민승리 21은 권영길 민노총 위원장을 대통령선거 후보로 내세워 29만여표(1.3%)를 얻었다.2000년 창당된 민주노동당은 그해 16대 총선에서 21곳에 후보를 냈다.김종철 대변인은 “노동자,농민들이 20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켜켜이 쌓아온 진보정당을 향한 노력과 시행착오,새로운 사회에 대한 갈망이 한국정치의 수준을 여기까지 밀어올렸다.”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 애송시집 인기상승 양미경씨

    “흔히 시(詩)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좋아하는 시를 찾아 읽고 또 느끼다보면 절로 사랑하게 됩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한상궁’으로 출연했던 탤런트 양미경(43)씨는 단순한 시객(詩客)이 아니다.비록 드라마는 종영됐지만 요즘 그의 애송시집 ‘양미경의 가슴으로 읽는 시’가 인기를 끌면서 ‘문화상궁’으로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정식으로 문단에 데뷔한 시인이더라도 초판 5000부의 시집이 팔리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의 시집은 한달만에 벌써 초판 8000부를 훌쩍 넘기고 있다.지난 13일 오후 악극 ‘미워도 다시한번’을 연습중이던 양씨에게 전화를 걸어 그만의 독특한 ‘시담론’을 들었다. 시집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팬들이 예쁘게 봐준 덕분이고 또 팔리는 수익금 전액이 ‘사랑의 열매기금’으로 충당된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혼자 읽으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었던 시를 모아 출간하게 됐다는 그는 “시는 따지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가슴에 전해져오는 느낌 그 자체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저희 집 안방에는 시집이 수백권 있어요.처녀때부터 갖고 있던 영시도 있고요,한시도 있지요.문득 여행갈 때 묵은 시집 한권씩 꺼내 읽으면 정말 그 느낌이 새록새록 달라지는 것 같아요.” 양씨는 학창시절부터 시를 무척 좋아했단다.좋은 글귀를 접하면 곧장 메모지에 옮겨 책갈피에 오래오래 넣어두곤 했다.특히 김승희씨의 시처럼 걸쭉하고 거칠면서 깊이 있는 시의 세계에 한없이 빠져보기도 했다. 또 이상이나 이중섭씨 같은 색깔이 강한 작가를 좋아했다.박노해씨 같은 사랑과 희망이 담겨진 그런 시도 무척 좋아했다고 양씨는 덧붙였다.그러나 결혼후 아이를 키우면서 애송시의 취향이 바뀌어 동화같은 정채봉씨의 시가 너무 곱게 느껴졌다고 했다. “음식 만드는 것도 시를 좋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두부요리 만들기를 좋아하지요.특히 된장찌개를 끓이면 집에서 칭찬을 많이 받아요.” 오는 17∼18일 ‘미워도 다시한번’ 김천 공연과 다음달 5∼9일 서울 공연을 마친 뒤 잠시 쉬면서 다음 일을 생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문기자 km@˝
  • 안식년 맞아 신작 3권 집필중인 신달자 시인

    “그동안 밀린 숙제를 한다고나 할까요.시집이며 산문집이며 모처럼 작품활동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중견 여류 시인 신달자(61·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씨는 요즘 안식년 휴가중이다.그러나 그냥 쉬는 게 아니다.오히려 더욱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시인협회(회장 김종해) 제정 제36회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했다.수상작은 시선집 ‘이제야 너희를 만났다’이다.아울러 2년 임기의 시인협회 기획위원장이라는 중책도 최근에 맡았다.앞서 지난달 말 전북 순창의 ‘고추장 마을’로 소문난 안정마을에서 ‘시와 발효’라는 주제로 열린 시제(詩祭)행사에 참석,농익은 시를 즉흥적으로 읊어 중견 시인의 역량을 한껏 과시했다. 이뿐만 아니다.그는 작년 8월 안식년 휴가를 시작하면서 곧바로 열정적인 작품활동에 들어갔다.그 결과,올 8월에는 11번째 시집을 새로 출간할 수 있게 됐다.현재 마무리 손질이 한창이라고 했다.또 올 가을에는 산문집 2권도 덩달아 출간할 예정이다.이는 자신의 시 인생에서 야심의 역작을 한꺼번에 3권이나 쏟아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특히 60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작가적 투혼의 결과물이어서 궁금해지는 대목이다.그에게 새로 선보일 시집과 산문집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과거와 크게 다를 게 없다며 자세한 것은 책을 통해 느껴달라고 했다. “지방강연도 자주 가고 있습니다.주부,일반 회사원,경영자 세미나 등에 참석하기도 바쁘지요.” 신씨는 시심(詩心)의 원천이 워낙 깊고 또 성실하게 시업(詩業)을 일구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작(詩作)에 몰두하다 가끔 자택 인근의 대모산(서울 일원동)에 혼자 오른다는 그는 요즘 시의 경향과 관련,“과거에는 실천문학과 순수문학 등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친근한 서정성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향인 경남 거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고2때 부산 남성여고로 전학한 그는 진주에서 열린 전국백일장에서 장원 바로 아래인 1등을 차지하면서 시와 인연을 맺었다.숙명여대 국문과 특기생으로 입학한 그는 국문과 교수 김남조씨와 조교인 허영자씨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시업’을 쌓았다.박목월 선생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직후인 1973년 첫 시집 ‘봉헌문자’를 출간했다.김남조씨가 ‘평생 문자를 받들면서 살라.’고 해 그렇게 제목을 정했단다. 이후 그는 ‘겨울축제’ ‘시간과의 동행’ ‘아버지의 빛’ ‘어머니,그 삐뚤삐뚤한 글씨’ 등 10권의 시집과 ‘백치애인’ 등의 산문집을 내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왕년 주먹 모아 봉사활동하는 ‘낙화유수’ 김태련씨

    “양로원이나 교도소 어디든 아픈 몸을 이끌고라도 달려갈 겁니다.어려운 노인들을 돕고,오갈 데 없는 불우한 건달들을 챙겨야 합니다.뒷골목 양아치의 길로 빠지면 안되죠.” ‘낙화유수’란 별명으로 유명한 김태련(72)씨.그는 현존하는 최고 서열의 ‘주먹지존’,서울대 상대를 나온 인텔리 깡패,1960년 4·19혁명의 도화선인 4·18 고대생 습격사건 당시의 행동대장 등의 수식어로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린다.또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이정재와 유지광의 행동대장으로 나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꽤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이정재(1918∼1961)의 ‘동대문사단’과 유지광(1924∼1988)의 ‘화랑동지회’ 후신인 ‘대한연합상사’를 발족,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특히 왕년의 동대문사단이 있었던 바로 그 자리에 43년 만에 다시 문을 열어 더욱 그렇다. 12일 오전 종로4가 시계골목의 한 허름한 건물 4층에 위치한 ‘대한연합상사’에서 그를 만났다.요즘 심한 당뇨증세와 신장병 등으로 하루걸러 피를 투석하며 지낸다고 했다.때마침 당시 동대문사단의 멤버 10여명이 모여 앉아 향후 일정을 논의하고 있었다.고 김두한씨와 종로에서 동고동락을 했던 윤봉산(88)옹도 찾아와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의리의 사나이’들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4·18 고대생 습격 당시 상황을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는 “습격이 아니라 우발적 충돌이었다.”고 전제한 뒤,“이정재씨와 유지광씨는 당일 시골에 가 있어 아무런 책임이 없다.4·18 깡패 동원은 임화수씨와 신도환씨가 주도했다.”면서 “충돌장소인 광장시장 앞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1년6개월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그것도 검찰과 재판부에 서울대 동문들이 많아 감형이 됐다.”고 술회했다. 1957년 민주당 조병옥 박사가 장충단에서 유세할 때의 방해사건과 관련,그는 “야당집회를 방해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인 줄 알았다.”면서 대가로 밀가루 15만부대를 받아 조직확장을 꾀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60년대말 이후에는 가끔 지방을 돌아다니며 후배 동지들과 만나곤 했을 뿐 거의 칩거하다시피 지내왔다.지금도 어디를 가나 ‘큰형님’ 소리를 듣는다.후계자 조병용(52)씨는 “오는 22일 ‘큰형님’이 직접 김천 소년교도소를 찾아가 수감소년들을 상대로 강의할 예정”이라면서 “해체 당시 조직원 60여명이 최근 다시 모여 마지막 ‘큰형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 꿈은 양로원을 만들어 불우노인에게 쉴 공간도 제공하고 또 옛 동지들끼리 함께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김씨는 최근 의정부시에 위치한 양로원 ‘나눔의 샘’을 방문,성금과 음식물을 전달했다.그는 이같은 뜻을 실천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상수동 자택을 비롯한 전 재산을 내놓았다.자식들에겐 한 푼의 유산도 남기지 않겠다고 이미 공언까지 했다. 아들은 미국에서 에이즈 백신을 연구 중인 박사이며 두 사위는 의사와 무역업을 해 아쉬울 게 없다고 그는 말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미세전류로 만성통증 치료

    낮은 주파수대의 미세 전류를 이용해 만성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이태규·김문찬 교수팀은 지난해 6∼10월 만성통증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낮은 주파수의 전류를 이용해 통증 부위를 자극하는 ‘미세전류요법(MET)’과 ‘두개전기치료자극(CES)’ 방식을 적용한 결과 14명(70%)에게서 뚜렷한 통증 개선효과가 있었다고 최근 밝혔다.통증 종류별로는 요통과 척추수술 증후군,목 뒷부분이 땅기는 후경부통,뇌졸중(중풍) 후 통증 등이었다. 연구팀은 통증 환자들의 귓볼에 부착하는 의료기기(알파-스팀 100)를 통해 3주 동안 매일 1시간씩 주파수 0.5∼100㎐,100∼300마이크로암페어(㎂)의 미세 전류를 체내에 흐르게 했다. 그 결과 6명은 완전한 통증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8명은 33∼94%의 통증 감소 효과를 봤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나머지 6명은 통증 개선효과가 20% 이하였다. 김문찬 교수는 “치료 도중이나 이후에 부작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며 “기존 약물치료와 병행하면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웰빙 전도사’ 대체의학연구소장 김수경 박사

    “요즘 ‘잘 먹고,잘 살자’를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는 웰빙족들이 급증하고 있지요.그런데 자동차 3단 기어 정도의 속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5단기어를 놓고 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대체의학연구소장인 김수경(62·인제대 임상병리학교수)박사는 요즘 전국을 돌며 이 시대의 진정한 ‘웰빙’이 어떤 것인지를 설파하느라 분주하다.또 13년째 말기 암환자를 ‘호스피스’의 차원에서 치료를 하고 있다.각 지방의 주부단체 등 그에게는 오라는 곳도 많지만 가야 할 곳도 많다. 그는 “주5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우리 사회도 삶의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그러나 웰빙은 결코 과속을 해서는 안 된다.”고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지적했다.제주산 은갈치,고가의 해양 심층수 등 최상의 것만을 추구하는 일부 부유층의 유행은 바람직한 웰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동파(중국 북송시대의 시인)의 시구절 ‘안심시약갱무방(安心是藥更無方)’을 인용했다.즉 ‘즐겁고 유쾌한 마음 보다 더 좋은 약은 없다’라는 것이다.그동안 암환자를 상대하면서 99%가 평소의 마음속에 분노가 많았다는 그는 소동파의 ‘안심’처럼 즐거운 마음,베푸는 마음이 피를 맑게 해준다고 강조했다.이는 곧 ‘웰빙철학’이나 다름없다고 부연했다.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다가도 기분이 나쁜 얘기를 듣거나 화를 내면 곧바로 독이 된다는 것이다. 또 무공해 식품이 아니라면 의료가 아무리 발달해도,소문난 최상의 것을 먹어도 결코 소용이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우리 부부는 20년째 생식을 해왔습니다.생식은 화식(火食)의 반대이지요.불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본디 자연속에 존재하는 풍부한 영양을 그대로 섭취하는 것입니다.” 고려대 농학과 출신인 그는 동덕여대 약학과를 나온 부인 엄성희씨와 1969년 결혼했다.어느날 ‘약은 만병통치가 아니다.바른 먹거리가 훨씬 낫다’는 깨달음을 통해 질병과 치유의 근원을 음식에서 찾자며 함께 생식을 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그가 좌우명으로 삼는 건강 시조.海藻山蔬豆麥梁,虛心細嚼不過量,長壽正道君知否,生水莘酢萬步行=건강하고 오래 사는 방법은 해조류와 산나물·잡곡을 마음 편하게 과식하지 않고 오래 씹고,생수를 마시고,식초와 같이 신 것을 먹고 만보를 걸어야 한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아스파라거스 영양 꽉꽉… 봄날의 에너지원

    ‘봄엔 아스파라거스도 사랑해 주세요.’ 수많은 봄채소 중에는 이름도 생김도 생소한 ‘아스파라거스’가 있다.아스파라거스는 그리스·로마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서양의 고급 채소.최근 우리 식생활이 다양화·고급화함에 따라 아스파라거스도 여러 요리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다.특히 요즘은 아스파라거스가 제철이라 어지간한 대형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특이한 모양과 파릇한 색깔이 눈을 유혹하고 씹히는 맛이 경쾌해 입이 즐거운 아스파라거스.하지만 진짜 매력은 아스파라거스에 꽉꽉 들어차 있는 영양이다. ●피로회복·숙취해소에 탁월 아스파라거스의 가장 큰 특징은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다는 것이다.아스파라긴산은 아스파라거스에서 발견돼 붙여진 이름이다.흔히 아스파라긴산 하면 콩나물을 떠올리지만 아스파라거스가 한 수 위다.100g 당 1㎎ 정도 들어 있는데 이는 콩나물 30㎏에 들어있는 양과 맞먹는 정도다.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아스파라거스는 피로 회복에 좋다.아스파라긴산은 신체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또 마그네슘,칼륨,칼슘 등의 각종 미네랄을 순조롭게 온몸으로 운반해 주는 역할을 한다.이런 작용으로 피로 회복이 촉진되고 몸의 활력이 증진되는 것이다. 여기에 널리 알려진 것처럼 아스파라긴산은 숙취 해소에 좋다.간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생기게 된다.아스파라긴산은 이 독성을 제거하는 효소의 작용을 촉진하거나 직접 독성 물질에 결합해 숙취 해소를 돕는다. ●신경통·고혈압 예방에도 좋아 아스파라거스에 들어있는 아스파라긴산은 콩팥의 기능을 돕고 이뇨작용을 활발히해 요산 배출도 촉진한다. 그래서 요산이 축적돼 발생하는 통풍,신경통,류머티즘 예방에 좋다.동의보감은 천문동(天門冬)으로 아스파라거스를 소개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고 적고 있다.아스파라거스를 먹은 다음 소변을 보면 비릿한 요산 냄새가 날 정도로 효과가 좋다. 아스파라거스에는 비타민P의 일종인 루틴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루틴은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있는 성분.아스파라거스는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도움말 김일두 대구보건대학 식음료 계열 겸임교수,성기철(제주난지농업연구소) 박사 ■입맛 없을땐 ‘아스파라거스 수프’ 아스파라거스는 다양한 요리에서 활용할 수 있다.아삭아삭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육류와 함께 볶음요리에 넣어 먹고,신선한 맛을 원할 경우 살짝 데쳐 샐러드에 이용하면 된다.햄이나 베이컨으로 돌돌 말아 프라이팬에 구워내면 멋진 술안주로 변신.좀더 색다른 것을 원한다면 부드러운 수프로 즐겨보는 건 어떨까. 재료 (4인분 기준)아스파라거스 4대,양파 ½개,우유 1컵,버터 1작은술,물 7컵 만드는 법 (”) 아스파라거스와 양파는 깨끗이 씻어 알맞은 크기로 잘게 썬다.(2) 아스파라거스와 양파는 냄비에서 살짝 볶다가 물 7컵을 붓고 푹 끓인다.(3) 20분 정도 끓인 다음 믹서에 넣고 간다.(4) 체에 걸러 냄비에 담는다.(5) 우유를 넣고 농도를 맞춘 후 소금,후추로 간을 한다. ■ 도움말 김문정 한솔요리학원 조리기능장 ˝
  • “생생한 경험담에 학생들 졸 새 없죠”

    “학생들이 다른 어떤 과목보다 아주 흥미롭게 강의를 들어요.그야말로 실용학문이자 자신의 미래와 직결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39) 대표는 신선한 화제를 만들어내는 주인공이다.1991년 업계 최초로 기업형 결혼정보회사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6220명(호적등본 확인)의 결혼을 성사시켰다. 이같은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 대전 우송정보대학 웨딩이벤트학과 커플매니저 전공 겸임교수로 위촉됐다. “강단에 선 지 꼭 한달째를 맞고 있습니다.교재가 없어 케이스 위주로 가르치며 학생들과 함께 가끔 교재까지 만드는 보람도 솔솔 느낍니다.” 그는 1학년 전공필수 수강생 77명을 상대로 커플매니저의 기본 소양인 ‘인간학’,결혼의 개인적·사회적 의미를 짚어보는 ‘결혼학’,배우자 선택에 대한 이론을 다루는 ‘매칭학’ 등 3개 과목을 현재 가르치고 있다. 교수이자 늦깎이 대학생(성균관대 사회학과 3학년)이기도 한 그는 성공한 기업인으로 또 하나의 일을 저질렀다. 오는 12일 미국 뉴욕 맨해튼 외곽 뉴저지 포트리에 사무실을 내고 업무를 시작한다.해외지사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다. 자체 개발한 이상형 매칭 시스템이라는 회원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미국교포와 한국 거주자의 만남,미국 내 교포간의 만남,현지 미국인끼리의 만남 등을 주선할 계획이다.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1981년 중학교 졸업 후 ‘주경야독’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야간대학에 입학했으나 곧 중퇴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91년 1만원의 자본금으로 책상 하나와 전화기 2대로 시작한 ㈜선우는 현재 직원 100여명에 회원수 2만여명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김문기자 km@˝
  • ‘남녘사람 북녘사람’ 美출간 앞둔 이호철 씨

    “최근 출간된 중국어 번역판에 이어 오는 6월 독일에서 열릴 작품 독회에 참석합니다.또 11월에는 미국 이스트브리지 출판사에서 영어권 처음으로 번역 출간될 예정입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남북관계를 소재로 다뤄 국제무대에서도 통했다면 문학작품은? 소설가 이호철(72)씨의 자전적 소설 ‘남녘사람 북녘사람’이 올해들어 국제무대를 향한 비상의 날개를 더욱 활짝 펴고 있다.우선 미국 이스트브리지 출판사와 올 11월 ‘남녘사람∼’을 출간키로 최근에 계약했다.이는 북·중남미 6개국 진출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독일지역을 순회하는 작품 독회 및 TV 특별출연 등의 일정이 연이어 잡혀 있어 98년 동유럽 진출 이후 다시 한번 유럽에서 붐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앞서 지난 2월 중국어판 ‘남녘사람∼’의 출판기념회 때 예상밖으로 중국언론의 호응을 얻었다. 1996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연작소설집 ‘남녘사람∼’은 이미 국제적 명성을 얻은 작품.지난 98년 폴란드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독일어·프랑스어·일본어·중국어 등 6개국어로 번역 출간됐다.멕시코 언론도 최근들어 ‘남녘사람∼’과 ‘소설가 이호철’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루고 있어 스페인어 출간계획도 곧 실현될 전망이다.문단에서도 노벨상수상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이같은 해외반응을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인간개발연구원 초청 조찬강연 직후 만난 그는 “이 작품은 폴란드에서는 정치인들,중국에서는 지식인들에게 인기가 높다.”면서 “그 이유는 아마 남북관계,특히 해방 이후 50년까지 북한의 실정,또 인민군에서 국군포로로 넘어가는 과정 등에서 감명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남녘사람∼’은 50년 7월,19살의 나이로 인민군 의용군에 징집됐다가 한달여 만에 울진지구 전투에서 남측 군의 포로로 잡히는 과정 등을 담은 자전적 소설로 수준 높은 문학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는 고등학교 2학년 이상은 무조건 인민군에 끌려가야 했습니다.따발총을 지급받았으나 제대로 쏜 적이 한번도 없었지요.” 지난 55년 ‘탈향’ 발표 후 줄곧 분단의 아픔을 집중적으로 다뤄온 그는 아직도 북쪽에 사는 누이동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마구 저리다고 했다.제3국을 통해 지금도 북쪽 소식을 가끔 접한다고 귀띔했다. 지금의 남북상황과 관련,그는 “우즈베키스탄의 한국 화학공장에는 북한 근로자 200명이 남한 기술자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식으로 한솥밥을 먹는 일이 늘어나야 자연스러운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김문기자 km@seoul.co.kr˝
  • 술따라 맛따라-금산 ‘인삼주’

    인삼은 오래전부터 쓰여온 고급 약재다.그래서 인삼주도 인삼 재배와 함께 자연스럽게 빚어마셨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인삼주 하면 소주에 인삼을 통째로 넣어 오랫동안 우려낸 술을 떠올리게 마련이다.하지만 이는 편리함 때문에 익숙해진 방법일 뿐이다.전통적인 인삼주 빚기는 발효를 이용하는 것이다. 16세기 실학자였던 서유구가 지은 ‘임원십육지’ 제5권에 보면 인삼주를 ‘찹쌀,누룩,물,인삼으로 빚은 약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이로 미루어볼 때 이미 16세기 이전부터 우리나라에선 인삼주를 빚어 마셨음을 짐작할 수 있다.다만 인삼은 예나 지금이나 고급 약재이기 때문에,서민층보다는 양반층에서 즐겼을 것으로 보인다. 인삼발효주는 현재 충남 금산군 금성편 파초리에서 김창수(55)씨가 빚고 있다.충남도 무형문화재(19호)로 지정돼 있는 금산인삼주 제조기능 보유자인 그는 사육신중 한 사람인 김문기의 후손.김문기 공이 김씨의 18대조다. 김문기 공은 지금의 금산읍 상옥리 자택에서 처음 인삼주를 빚어,대대로 집안 제사와 결혼 등 잔치에 가양주로 사용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6·25때 집안 족보 등 모든 문건이 소실돼,가양주 내력이 잊혀졌던 것을 김씨가 우연한 기회에 숙모님으로부터 집안의 인삼주 이야기를 듣고 재현에 나서 성공했다고 한다. “‘18세 되던 해 김령 김씨 집안에 시집을 오니 시가에서 인삼주를 빚어 제사와 명절에 쓰고 있었다.’고 숙모님이 말씀하시더군요.이후 1972년 양조장을 사들여 막걸리를 생산하면서 인삼주 재현에 나섰지요.빈약한 문헌을 바탕으로 제조와 시험에 들어갔는데,실패를 거듭하다가 8년만에 제대로된 인삼주를 빚게 되었습니다.” 김씨는 그동안 체계화한 양조법으로 인삼주를 생산해 금산지방의 ‘칠백의총 추향제’,‘금산 인삼제’ 등 각종 행사에 주류를 제공하고 있다.지난 2000년엔 아셈 회의에서 건배주로 사용돼 주목을 끌기도 했다. 발효 인삼주와 소주에 인삼을 넣은 인삼주와의 차이는 무얼까.김씨는 “소주에 인삼을 통째로,또는 썰어서 넣어 우려내면 인삼의 향 및 좋은 성분과 함께 몸에 해로운 불순물이나 섬유질까지도 술에 섞인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조금만 과음하면 숙취 때문에 두통이 오기 마련이라고.하지만 발효 인삼주는 발효 및 여과 과정에서 불순물은 제거되고,섬유질도 걸러져 숙취가 전혀 없다고 한다. 김씨가 술을 담글 때 넣는 인삼은 4,5년근.6년근을 쓰면 더 좋지만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4,5년근도 맛과 향기면에서 6년근과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인삼은 쌀 대비 6.5%의 비율로 쓴다.인삼의 향과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수년간의 노력끝에 얻어낸 김씨만의 ‘황금비율’이다. 인삼주는 고두밥과 누룩가루에 인삼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다.이때 인삼은 수삼을 톱밥처럼 분쇄해 쓴다.통째로 쓰면 발효가 되기 전에 썩어버리기 때문이다.또 수삼을 써야 향이 가장 좋다고 한다.빚은 술은 실내 온도 20도 정도에서 40일 정도 발효돼야 익는다. 김씨는 이렇게 빚은 13도의 인삼 약주와 함께 43도의 인삼 증류주도 생산한다.약주는 식당 등 업소에,증류주는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에 주로 나간다.대부분의 민속주가 명절 선물용으로 90% 이상 나가는 통에 평상시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반면,금산인삼주는 업소용 비중이 절반을 넘어 계절을 덜 탄다고. “금산인삼주뿐만 아니라 민속주는 명절이 아닌 평상시 즐기는 술이라야 합니다.위스키나 맥주를 찾는 사람중 10분의1이라도 전통 소주나 약주를 찾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 따라 빚어 보세요 재료:밀누룩,찹쌀,인삼 1.찹쌀 1말로 고두밥을 짓는다.고두밥을 찔 때 바닥에 솔잎을 깔면 술에서 은은한 솔향이 난다. 2.고두밥을 식혀 누룩가루 3되,인삼과 함께 항아리에 넣어 섞은 뒤,물 12ℓ를 부어 잘 젓는다.누룩은 통밀을 빻아 띄운 것을 사용하고 인삼은 4,5년근을 톱밥처럼 분쇄해 쓴다. 3.20도 정도의 실내에서 약 20일간 1차 발효시킨다.이때 항아리는 삼베보자기로 덮어둔다. 4.1차 발효가 끝나면 항아리를 완전히 밀봉해 40일가량 2차 발효시킨다.다 익은 술은 항아리 안쪽으로 골이 지면서 테가 생기는데,이때 술을 떠내거나 보자기 등을 이용해 짜내야 한다.약주 10ℓ 정도가 생산된다. 5.증류 인삼주를 만들려면 증류기를 이용해 약주를 증류하면 된다.증류 초기엔 60도 이상의 술이 나오다가 마지막엔 19도 정도의 소주가 나오는데,이를 적당히 섞어 40도 정도로 맞춘다. 글 금산 임창용기자 sdragon@˝
  • 30여명이 결혼축의금 16억?

    “아버지가 결혼 축의금을 받지 못하게 해서 친인척 등이 외할아버지에게 18억 3000만원을 전달했다.할아버지가 1억 7000만원을 보태 종자돈 20억원을 만들었고,13년간 굴려 액면가 167억원 상당의 채권이 된 것이다.” 국민주택채권 167억원을 은닉하고 74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는 7일 ‘30여명이 결혼축의금 16억원을 냈다.’는 명단과 확인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또 전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51)씨와 고교 후배인 노희찬(61)씨 등 4명을 다음 공판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재판부가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김문석)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재용씨는 “87년 12월 결혼할 때 아버지가 하객도 거의 부르지 않고,축의금도 일절 받지 않게 하자 지인들이 어쩔 수 없이 외할아버지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당시 23세였던 재용씨는 포철 박태준 회장의 막내 딸과 청와대에서 결혼했다.그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 외할아버지가 축의금이라며 20억원을 줬다.”고 말했다.제일·외환 등 4개 은행에 가·차명계좌를 만들어 20억원을 넣어놓은 뒤 다음해 1월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외할아버지에게 맡겼다는 것이다.그는 “할아버지가 통장 돈으로 채권을 샀다가 97년에 현금화했다는 얘긴 들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2000년 말 사업자금이 필요해 물어보니 167억원으로 늘어나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사채업자들은 현금 20억원을 채권 167억원으로 불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고 추궁하자 재용씨는 “실제 가치는 120억원 정도”라고 말한 뒤 “외할아버지는 육군 중앙경리감과 농협중앙회 이사를 거쳐 자산 운용 능력이 남달랐다.아버지도 외할버지에게 돈 관리를 맡기는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다.”고 답했다.다음 공판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광릉숲에서 보내는 편지’ 저자 이유미 박사

    “백목련이 가득한 봄날의 거리는 온통 눈이 부십니다.그런데 백목련의 꽃봉오리가 대부분 북쪽을 향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식물박사’‘나무박사’로 잘 알려진 이유미(42·국립수목원 표본연구실장)씨는 요즘 같은 화창한 봄날,출근길에 만날 수 있는 목련꽃에 대한 재미있는 상식을 귀띔해준다. 백목련이 북쪽하늘로 고개를 돌린 까닭은? 이씨는 여러 차례 연구한 끝에 최근 답을 찾았다.바로 햇빛 방향이다.겨울꽃눈이 봄햇살을 빨리 받기 위해 남쪽 방향으로 향하면서 생장호르몬이 남쪽 위주로 왕성하게 분비된다는 것.결국 남쪽 꽃잎이 빨리 벌어지면서 자연스레 꽃봉오리가 북쪽을 향해 굽게 됐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지난겨울에 만들어진 연한 꽃잎이 모진 추위를 견디기 위해 회색털이 난 질긴 껍질에 싸여 지내다 봄기운을 느끼면서 조금씩 벌어지는 셈이지요.” 그는 이같은 이유로 옛날부터 목련을 ‘북향화’라고 했고 임금님이 계신 북쪽을 바라본다고 해서 ‘충정의 꽃’이라 불려졌다고 부연했다. 고로쇠나무 수액에 얽힌 얘기도 흥미롭다.고로쇠나무가 봄이 되면 잔뜩 ‘물오른 나무’가 되는 것은 원래 단풍나무 집안이기 때문.그는 “모든 나무는 봄이 되면 대부분 땅속 뿌리에서 물을 빨아들여 줄기를 거쳐 잎에서 증산작용을 한다.”면서 “특히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와 함께 수액의 양이 많고 설탕처럼 달콤하다.”고 했다.캐나다 국기에 나오는 단풍나무의 수액도 메이플시럽이라는 천연당분으로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고 했다. “원래 수액은 연중 흐르지만 경칩을 전후로 한 초봄에만 채취할 수 있는 까닭은 이 시기에 밤낮의 기온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땅속 뿌리들은 수분을 흡수해 줄기를 채우고,다시 낮에 기온이 상승하면 도관이 팽창한다는 그는 “이때 밖으로 배출하는 수분의 압력이 거세져 구멍을 통해 쉽게 흘러나온다.”고 설명했다.또 수액을 채취하기 위해 고로쇠나무에 링거주사를 꼽는 것을 보고 나무에 해를 끼치지 않느냐고 우려하지만 지나치지만 않다면 그다지 해가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고 말했다. “대개 봄꽃들은 기온이 아닌 낮밤의 길이로 피지만 특히 벚꽃은 다른 꽃들보다 더욱 정확하게 감지합니다.또 벚꽃나무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특히 꽃이 탐스러운 ‘왕벚나무’의 자생지는 일본이 아닌 바로 제주도의 한라산 기슭입니다.” 봄의 대표적인 꽃 가운데 하나인 진달래가 요즘들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그는 “우리 주변 숲이 양수림이 아닌 음수림으로 변모하면서 진달래가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진달래는 뒷동산 등 척박한 땅에 잘 자라기 때문이란다.이씨는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나와 서울대학원에서 식물분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현재 문화재위원이기도 한 그는 ‘한국의 야생화’‘한국의 천연기념물’ 등 7권의 저서를 발간했으며 최근에 ‘광릉숲에서 보내는 편지’를 발간했다. 김문기자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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