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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데이트] 연말연시 대학로 장기공연 나선 가수 신중현

    [주말 데이트] 연말연시 대학로 장기공연 나선 가수 신중현

    수애가 불렀다. 처연한 모습으로 뭇 남성의 심금을 울렸다.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라고 몇번이고 애타도록 불렀다. 그런데도 임은 무정하게 가버렸다. 마음 주고 눈물 주고 꿈도 주고 멀어져 가버렸다. 영원히 먼 곳으로…. 노래 ‘님은 먼 곳에’는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씨가 1970년에 작곡했고 김추자씨가 불러 크게 히트를 쳤다. 2년 전에는 이준익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또 한번 추억과 향수를 자극했다. 신씨는 1938년생으로 호랑이띠. 고희를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모이는 서울 동숭동 대학로 라이브 공연무대에서 ‘님은 먼곳에’ ‘커피 한잔’ ‘미인’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등 왕년의 히트곡들을 재연하고 있다. 객석은 대학생을 포함, 남녀노소의 팬들이 자리를 꽉 메운다. 그는 2006년 12월 은퇴공연을 끝으로 단독공연 무대에는 서지 않았다. 세 아들(대철, 윤철, 석철)과 후배들의 공연에 잠시 찬조출연식으로 올라서곤 했을 뿐이다. 그런데 다시 라이브 무대에 서게 된 계기가 있다. 지난해 이맘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기타 전문제조 회사인 펜더(Fender)로부터 ‘헌정 기타’를 받았다. 아시아 뮤지션으로는 처음 있는 경사였다. 펜더의 ‘헌정 기타’를 받은 뮤지션은 지금까지 에릭 클랩턴(영국), 제프 벡(영국), 잉베이 맘스틴(스웨덴), 스티비 레이 본(미국), 에디 반 헤일런(네덜란드) 등이며 신씨가 세계에서 6번째 영광을 안았던 것. 그는 이로 인해 다시 라이브 무대에 섰다. 비록 은퇴 공연은 했지만 헌정받은 기타로 다시 한번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하여 지난 7월부터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최근 경기 고양시 공연까지 올해의 지방 투어 일정을 마쳤다. 그는 내친김에 젊은이들에게 진정한 음악이란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대학로 무대를 마련했다. 소극장 가든씨어터에서 지난 1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장기 공연을 하고 있는 것. 그는 공연에 앞서 찾아온 관객들에게 “이것은 전 세계에서 저까지 6명만 받은 기타입니다. 이 기타로 더 많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 은퇴도 모르고 다시 무대에 섰습니다.”라고 의미를 전달한다. 지난 13일 오후 경기 용인 자택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내심 집구경을 기대했으나 그는 “집이 워낙 지저분하고 정돈이 안 돼서….”라며 웃었다. 대신 집은 전원주택식으로 얼마 전에 지었으며 2층에서 자고 아래층에서 음악을 한다고 말했다. 아들들이 모두 결혼했기 때문에 혼자 지낸다. “요즘 공연하는 것 외에는 어떤 일로 바쁘신지요.” “얼마 전 미국에 있는 음반제조 회사와 최종적인 출반계약을 맺었어요. 원래는 지난 10월에 출반 예정이었으나 내년 5월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계약을 맺은 음반회사는 시애틀에 있는 LIA(Light In the Attic Records)로 1950~80년대 사이에 발매된 음반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를 발굴, 제작해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세계 시장에 내놓는 일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해서 그쪽과 연결됐습니까.” “아마 제가 헌정 기타를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음악계에서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검색했던 것 같아요. 펜더 한국지사를 통해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통하겠으니 음반을 내자고 제의하더군요. 세계 각국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겠다는 내용도 있어 기분 좋게 응했습니다. LIA측 관계자들은 한국적 록 음악이 매우 특이하다고 말하더군요.” 음원(音源)들은 이미 다 보냈고 다음 주에 마지막 작업인 노래 설명서만 보내면 모든 일이 끝난다고 했다. 그가 미국에서 음반을 내는 것은 헌정 기타에 이어 또 한번 아시아 최초를 기록하게 된다. “음반에는 어떤 곡들이 들어가는지요.” “20곡 정도 수록되는데 대부분 잘 알려지지 않은,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 히트가 안 된 곡들입니다. 예를 들어 ‘떠나야 할 그 사람’ ‘내일’ ‘햇님’ ‘설레임’ 등입니다. 1970년대를 전후해서 제가 대부분 작사·작곡한 것들이지요. ‘미인’과 ‘아름다운 강산’도 들어 있습니다.” “요즘에도 작곡을 하시는지요.” “예, 틈틈이 만들어놓은 곡이 300여개는 됩니다. 그것들을 정리하는 것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소극장 무대는 처음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정감 있고 관객들과 가깝게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살아온 얘기, 음악성에 대한 얘기도 하면서 1시간 30분 동안 게스트 없이 혼자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젊은 친구들과 음악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록이 시끄러운 음악이 아니라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감정과 영혼을 건드리는 음악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음악을 어떻게 보느냐고 하자 그는 “끼는 훌륭한데 음악성이 부족한 것 같다. 흥행성 위주로 가다 보니 깜짝쇼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또한 “그러다 보니 (젊은 가수들이)성형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진정한 음악성이 있다면 저같이 못생겨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음악적 자질이 있는)청소년들이 희망과 꿈을 가지고 계속 가야 하는데 방향성 설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기성세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제 한국 음악문화를 걱정할 나이라고 했다. 반짝했다가 도중하차하는 아까운 젊은 친구들, 또 후세를 위해 뭘 할 것인지를 찾고 있다고 부연했다. 공연문의 (02)764-4444.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경기 국제보트쇼·요트대회 빨간불

    경기도의 역점사업인 경기국제보트쇼와 요트대회, 항공전이 도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14일 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는 전날 계수조정을 통해 경기국제보트쇼 예산 32억 21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앞서 상임위원회는 9억원만 깎아 대회 개최가 가능했었다. 화성 전곡항 일대에서 2008년부터 매년 열린 국제보트쇼는 김문수 지사가 공을 들인 독자사업으로 ‘국제보트쇼 주최자연합(IFBSO)’으로부터 국제전문보트쇼 인증을 앞두고 있다. 예산 삭감으로 보트쇼와 함께 추진 중인 화성 전곡해양산업단지 조성과 전곡항·제부항·안산 흘곶항·방아머리항의 마리나시설(요트·보트 정박수 1733척) 사업 등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예결위 소위는 또 세계요트대회 비용 15억 9000만원도 모두 삭감했다. 이 밖에 경기국제항공전 예산 12억 5000만원도 상임위에서 6억 2500만원만 잘려 나갔지만 예결위 소위는 전액을 깎았다. 이번 예산 수정안은 16일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민주당 신종철 예결위원장은 “오늘 소위에서 다시 한번 국제보트쇼 등 사업 예산을 다루겠지만 전시성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을 투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의회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도는 도의회 민주당이 760억원의 무상급식 예산 확보를 위해 도의 역점사업 예산을 삭감했다고 판단, 학교급식에 지원하는 친환경농산물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을 도의회에 제시해 국제보트쇼 등의 예산을 살린다는 계획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오송회’ 207억 배상 판결

    전두환 정권이 조작한 대표적 공안 사건으로 꼽히는 ‘오송회(五松會) 사건’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207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 이림)는 고(故) 이광웅씨의 부인 김문자씨 등 오송회 사건 피해자와 가족 3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모두 207억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는 소멸시효가 이미 지난 만큼 배상금을 줄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김씨 등은 (무죄를 뒤늦게 인정받은) 재심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소송을 제기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면서 “국민의 인권을 침해한 국가가 소멸시효 제도를 들어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나는 권리남용”이라고 판시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김문수지사 안보행보 잰걸음

    김문수지사 안보행보 잰걸음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적극적인 안보행보를 보여 온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3일 또다시 군부대 방문에 나섰다. 김 지사는 이날 파주, 연천 등 경기 북부지역 전방부대를 찾아 군 장병을 격려하고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내 마을 주민들을 잇따라 만났다. 김 지사는 이날 9사단과 공동경비구역(JSA) 대대, 판문점, 25사단, 28사단 등을 차례로 방문해 최근 강화된 안보태세로 수고하는 장병을 위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우리 군의 감시·관측 장비가 특히 열악하다. 성능이 좋지 않아 관측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하루빨리 최신식 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민통선 내 마을인 파주 대성동 마을 주민 20여명, JSA 대대 장병 10여명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고충을 들었다. 김 지사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경기도 포격 위협 이후 ‘안보 강화’에 대한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으며, 주민 불안감이 지속되자 지역 내 군부대를 순회하며 안보태세를 확인하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경제, 문화가 앞서 있어도 군사력이 약하거나 기습공격으로 나라가 무너진 사례가 역사에 여러 번 있다.”며 “경기도는 최전방 접경지이고 냉전을 넘어 열전과 혈전이 벌어질 수 있는 지역이므로 공무원들은 확고한 안보 의식과 대북인식을 가지고 어떤 순간에도 도민과 함께하겠다는 각오로 대비해 나가라.”고 말했다. 김 지사의 잇따른 ‘안보행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군부대 방문은 경기도 수장으로서 지역 안보를 직접 챙기고 고생하는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주말 데이트] 辛卯年 맞아 ‘수궁가’ 완창하는 안숙선 명창

    [주말 데이트] 辛卯年 맞아 ‘수궁가’ 완창하는 안숙선 명창

    “토끼야 어서 간을 내놔라.”(용왕) “아따 배를 째보소. 간이 있나 없나, 우리는 보름에 한번씩 간을 넣었다 뺐다 하는데 여기 오기 전 이미 지상의 높은 나무 위에 간을 빼놓고 왔시요.”(토끼) 판소리 수궁가(水宮歌)에 나오는 대목이다. 토끼는 우리 민속에서 어떤 모습이었을까. 삼국사기의 ‘귀토지설’(兎之說)을 보면 지혜롭고 순박하며 그리고 선량하고 부지런한 모습으로 나온다. 신라의 김춘추가 고구려에 붙잡혔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데 ‘귀토지설’의 지혜를 빌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얘기. 하여, 토끼는 우리 민화에도 자주 등장하면서 한국인의 성격과 정서에도 깊은 관계가 있다. 가는 세월을 그 누구가 잡을 수 있을까. 호랑이는 가고 새로운 토끼가 오고 있다. 신묘년(辛卯年)을 맞아 토끼에 얽힌 얘기가 자주 등장할 터. 이를 예고하듯 연말 제야의 종소리 대신 제야의 판소리 한마당이 펼쳐진다. 토끼를 주제로 말이다. ‘귀토지설’에서 시작된 판소리 다섯마당 중 ‘수궁가’를 완창하면서 한해를 마감하고 희망찬 새해를 불러들인다. 판소리 명창 안숙선(61). 그는 소띠해에 태어났다. 소처럼 우직하게 앞만 보면서 부지런하게 소리 인생을 걸어왔다. 그러면서 위기가 닥칠 때마다 토끼처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득음(得音)과 미음(美音)의 향연을 펼쳤다. 오는 31일 밤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질 때 그는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서 판소리 완창을 한다. 세 시간 동안 무대에 서서 토끼와 용왕, 거북을 생생한 재미로 불러낼 판이다. 1986년 전북 남원 춘향제에서 장원을 했으니 새해에는 ‘명창 25년’이 되는 셈. 이래저래 의미가 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세곡동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집안에 있을 때도 그렇고 나들이할 때도 그렇듯 늘 한복을 입는 버릇이 있다. 나이가 60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젊어 보인다. 비결이 있을까. 빙그레 웃으면서 돌아오는 답변. “우리 소리는 복식호흡이며 자연의 소리입니다. 자연의 흐름처럼 편안하게 맘을 먹고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지요. 남에게 피해를 안 주고 선량하게 살면서 삶의 보람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는 연말을 맞이해 지난 7일 저녁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2010 전통나눔음악회-전통예술 송년의 밤’에서 해금의 디바 강은일, 국악 걸 그룹 ‘미지’ 등과 퓨전국악무대를 풍성하게 꾸미기도 했다. 소외계층과 다문화가정, 주한 외국대사관, 외국인 주재원 가정 등에 우리 전통예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는 보람을 새삼 느꼈던 것. 그가 제야의 완창 판소리 무대를 갖는 것은 2005년 적벽가, 2007년 흥부가에 이어 세 번째다. “제야의 종소리 대신 판소리를 들으면서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더욱 즐겁고 행복한 희망을 가져보자는 뜻에서 무대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내년이 토끼해여서 ‘수궁가’를 선택했다는 각별한 의미도 덧붙인다. “토끼는 작은 동물이기 때문에 위기를 많이 겪으면서 살아갑니다. 3재8난의 액운이 있지요. 하지만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고난을 이겨냅니다. 우리에게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토끼처럼 극복하고 건강하고 부지런히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신만 바짝 차리면 안 될 게 없지요. 하찮은 토끼도 용왕 앞에서 육지와 수궁의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살아나거든요.” 제야의 완창무대에서는 이러한 덕담도 나누고, 따뜻한 국수를 삶아서 관객들에게 대접하는 조촐한 행사도 갖는다고 귀띔한다. “판소리 다섯마당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요.” “수궁가 부를 때가 가장 신이 납니다. 인간 세상사의 일들을 토끼라는 동물로 비유했다는 점이 흥미롭지요. 심청가는 줄거리 위주에다 극적 전환이 많은 것이 매력적입니다. 내년쯤에는 수궁가 앨범을 내볼 생각입니다.” “판소리 완창을 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텐데요. 목소리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잠겼는지 밤새 감기는 안 찾아왔는지 등등 신체리듬을 챙기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런 다음 뒷산에 가서 1시간 동안 걷고 돌아와 자연식으로 아침식사를 하지요. 뒷산 텃밭에 채소 등 이것저것 심어놓기도 합니다. 또한 요즘에는 되도록 욕심을 안 부리려고 합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책도 보고 심신의 여유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리는 언제까지 할 수 있습니까.” “나이 40이 넘어 소리맛을 알았고 50에 완숙미를 느낀다고 합니다. 지금은 소리의 표현이 더 깊고 더 넓은 이치를 깨달아가고 있다고나 할까요. 앞으로는 이 시대의 소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논개전’을 작창하고, 우리 전통음악을 잘 다듬고 풀어서 국악과 실내악, 국악과 관현악을 접목시켜 재미있게 판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그는 2000년도까지 개인발표회를 자주했다면 앞으로는 제자들을 앞세워 대중들에게 국악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우리 것이 어렵다는 인식을 깨는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내년 공연계획에 대해서는 “수궁가를 국립창극단 무대에 먼저 올린 뒤 독일 등 외국 공연이 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좋은 일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달에 여섯 번째 손녀가 태어난다.”며 활짝 웃었다. 안 명창은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대금 산조 인간문화재인 강백천이 어머니의 사촌이며, 외삼촌이 동편제 판소리 인간문화재 강도근, 이모는 가야금 명인인 강순영이다. 아홉살 때 명인 주광덕으로부터 소리의 기초를 배우고 강도근한테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등 동편소리를 익혔다. 1997년 40대 나이로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가야금산조 및 병창)로 지정되면서 판소리를 한 단계 젊게 하는 등 우리 국악사를 다시 쓰는 길을 걷고 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의정부 무한돌봄센터 오픈

    경기도내 27번째 무한돌봄센터가 의정부시청에서 문을 열었다. 8일 도와 의정부시는 김문수 경기지사, 안병용 의정부시장, 무한돌봄 서포터스,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정부 무한돌봄행복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개소식에서는 그동안 남편의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폭력으로 중증의 우울증을 겪으면서 노숙생활을 하고 있는 이경희씨 가족이 무한돌봄행복센터를 통해 웃음을 찾은 사례가 영상으로 소개돼 참석자들의 따뜻한 박수를 받았다. 도는 현재 27개 시·군에 무한돌봄센터를 개소했으며 내년 초까지 전 시군에 무한돌봄센터를 개소해 촘촘하고 탄탄한 복지네트워크를 완성할 계획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광저우 눈물 씻어내고 세계선수권 과녁 명중”

    “광저우 눈물 씻어내고 세계선수권 과녁 명중”

    “방송 스케줄과 화보 촬영까지 정말 정신없었어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던 아픈 기억은 온데간데없다. 대표팀 막내다운 씩씩함이 흘러넘친다. 웃으면 반달이 되는 애교 있는 눈매도 여전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얼짱 신궁’ 기보배(22·광주시청). 지난달 25일 귀국한 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소속팀에서 받은 휴가는 오는 19일까지. 친한 친구들과 겨울바다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미뤄 왔던 ‘수다잔치’를 벌이는 게 목표다. ●인기 폭발 계기는 ‘통한의 눈물’ “비행기에서 내리면서부터 인기를 실감했죠. 얼떨떨했어요.” 기보배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전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국가대표에 뽑힌 것도 올해가 처음. 하지만 광저우가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가수 채연을 닮은 미모에 실력까지 겸비한 ‘얼짱 신궁’으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것. 화제가 됐던 이유는 바로 광저우에서 흘린 ‘눈물’ 때문이었다. 그는 여자 개인전 8강전에서 중국의 청밍에게 풀 세트 접전 끝에 4-6으로 패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충격을 받은 그는 연습장에 앉아 멍하니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선배인 주현정(28·현대모비스)과 김문정(29·청원군청)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언니들을 보니 너무 미안했어요. 저 때문에 개인전에 출전 못했는데….” 한참을 울고 나니 조금 속이 후련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윤옥희(25·예천군청)가 자신이 상대했던 청밍과 결승전을 벌이고 있었다. 부담이 클 거라는 생각에 되레 미안했다. “언니가 제 대신 금메달을 땄을 때 정말 고마웠어요. 제가 딴 것처럼 기뻤죠.” 전 경기가 끝난 그날 숙소로 돌아와 미뤄 왔던 인터넷 서핑을 했다. “미니홈피 방문자 수가 그날만 7만명이었어요. 평소에는 많아야 5명이었는데….” ●“개인전 금메달 따면 지도자 길 걸을 것” 기보배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잃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돈 주고도 못살 경험만 무수히 얻었다. 개인전 8강 탈락에 대해 아쉬움은 없을까. “저는 그게 실패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 심리적인 불안감 때문에 대회 날이 다가올수록 컨디션이 안 좋았어요. 솔직히 금메달을 기대하진 않았어요. 개인전에서 그런 경험을 한 게 오히려 플러스였죠.” 사실 그는 아픈 기억을 오히려 쓰디쓴 약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의 힘까지 지니게 됐다. 기보배는 달콤한 휴가를 마친 뒤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내년 초에 다시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있다. 7월 이탈리아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 때문. “남녀 16명 안에는 자동선발되지만, 거기서 다시 8명 안에 들어야 해요.” 대회에 나가려면 또다시 피 말리는 경쟁을 해야 한다. 그는 개인전 금메달을 딸 때까지 양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지도자 길을 착실히 걷고 싶다고 했다. 내년에는 전주대 대학원 체육교육학과에 입학 예정이다. 체육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다. “모교에서 체육교사를 하다가 양궁부 감독까지 한번 해보고 싶어요.” 양궁선수 이후의 목표도 구체적이다. 아직 이십대 초반 꽃다운 나이. 꿈을 향한 여정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글 사진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고양 명품 자족도시 개발 표류

    경기 고양시가 ‘명품 자족도시 개발’을 목적으로 시가화 예정지로 지정했던 장항·대화·송포동 일대 일명 ‘JDS 지구’ 개발이 경기도와의 입장차로 표류하고 있다. 6일 경기도와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2008년 10월 6일 장항·대화·송포 일대 28.166㎢를 개발하기로 하고 자체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이는 기존 일산 신도시의 1.8배에 달하는 규모로 시는 지난 10월 13일 해당 지역에 대한 건축행위제한을 해제, 본격적인 개발을 앞두고 있는 것처럼 비쳐졌다. 하지만 최성 시장이 지난 3일 시의회 제155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통해 JDS 지구에 대한 도의 입장 발표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해당 지구를 둘러싼 도와의 입장차가 확연해지고 있다. 최 시장은 “JDS지구는 일산신도시의 두배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먼저 경기도나 국토해양부의 사업추진 여부에 대한 정책적 결정이 선행돼야 하는 사항.”이라며 “김문수 지사가 지난달 11일 도의회에서 JDS지구는 수도권에서 남은 최대·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춘 가용지로 앞으로 고양시와 경기도시공사, LH공사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정책적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기본구상안 초안을 도와 협의하는 한편 조속한 도의 입장 표명을 정식 문서로 요청하는 등 정책적 결정을 촉구했다. 반면 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JDS 지구 건설을 담당할 시행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해당 지자체인 고양시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좋은 입지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시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JDS 지구는 경기도와 고양시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어 해당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新 성공 패러다임,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

    “新 성공 패러다임,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

    ‘서울 석세스 어워드 2010’(Seoul Success Awards 2010)은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혁신적 성과를 올린 개인과 단체가 한자리에 모인 뜻깊은 행사였다. 6일 서울신문과 서울신문STV 주최로 하얏트호텔 그랜드 볼륨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15개 부문별 우수한 성과를 이루고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 기업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동화 서울신문 사장은 “이번 수상자들이 성공을 위해 흘린 땀과 뜨거운 열정에 갈채를 보낸다.”면서 “이 자리에서 제시된 21세기 신(新)성공 패러다임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자인 정병국(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국회의원은 “정치가 안정되어 살기가 좋아졌다는 국민의 평가가 나올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섬김행정, 나눔행정을 하다 보니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됐다.”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도정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은 “이번 수상은 성동구청장으로, 서울 자치구 협의회 회장으로 더욱 열심히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면서 “성공한 구청장보다는 주민들과 함께하고 어려움을 나누는 목민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정치부문 정병국 국회의원 ▲광역단체장부문 김문수 경기도지사 ▲기초단체장부문 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이 수상했다. 또 ▲증권부문 대우증권 ▲물류부문 아시아나항공 ▲철강부문 현대제철 ▲자산관리부문 하나대투증권 ▲식품부문 하림 ▲카드부문 현대카드 ▲공공기관부문 한국주택금융공사 ▲저탄소녹색성장부문 동화기업 ▲환경부문 엔바이오컨스가 각각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또 ▲연기자부문 이덕화 ▲가수부문 박상철과 노라조 ▲신인가수부문 씨스타와 걸스데이가 수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6일 ‘2010 서울 석세스 어워드’

    6일 ‘2010 서울 석세스 어워드’

    서울신문과 서울신문STV는 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정치, 경제, 문화 등 각계 주요 인사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0 서울 석세스 어워드’ 시상식을 갖는다. ‘석세스 어워드’는 한 해 다양한 분야(정치, 경제, 문화)에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이룩한 기업이나 단체 또는 개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다. 수상자는 국내 최고의 권위기관인 한국지방자치학회와 서울대학교 경제연구소 등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정치부문에서는 정병국 국회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광역단체장부문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기초단체장부문에서는 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경제부문에서는 대우증권(증권), 아시아나항공(물류), 현대제철(철강), 하나대투증권(자산관리), 하림(식품), 현대카드(카드), 한국주택금융공사(공공기관), 동화기업(저탄소녹색성장), 엔바이오컨스(환경)가 각각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이민족에게 지배당한 치욕도 그들의 역사로 만든 중국인들

    “중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야.” “갈수록 모르겠어.” 최근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잇달아 겪으면서 ‘알다가도 모를 나라가 중국’이라는 얘기가 더 자주 나오고 있다. 우리 민족과 그렇게 오랫동안 부대끼며 살아온 나라임에도 말이다. 정치학 박사이자 동아시아 전문가인 자오후지(趙虎吉) 중국 중앙 당교(黨校)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중국은 마오쩌둥의 이상주의에서 벗어나 덩샤오핑의 실용주의로 넘어오면서 또다시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강대국으로서의 새로운 등장을 세상을 알리는 신고식이었다. 그 신고식을 두고 세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낙관론과 위협론이 그것이다. 중국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세계가 궁금해하고 있다.” 소설 ‘아버지’로 유명해진 김정현씨가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에 체류하면서 취재, 정리한 ‘중국인 이야기-역사, 제국이 되다’(멜론 펴냄)가 나왔다. 일단 첫권을 냈지만 앞으로 총 30권권을 계속해 내는 게 목표다. 중국문명의 기원에서부터 현재 중화인민공화국까지 서술하는 대서사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중국이 아닌 한국인에 의해 쓰인 ‘중국인 이야기’는 중국 역사에 대해 제3의 시선으로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으로 역사적 의문점을 풀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 질서, 동아시아 반만년 역사 속에 중국과 긴밀하게 맺어져 온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사는 필독서라는 저자의 강변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게다가 중국이 최근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면서 고구려사를 버젓이 왜곡하고 있어 중국사의 올바른 이해는 더욱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김씨는 “안타깝게도 지금껏 출간된 중국 역사서는 중국이나 일본, 서구의 책을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집필 동기를 설명했다. 책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을 만들고 진보시켜 온 인간, 즉 중국인을 중심으로 중국의 문명 기원부터 국가 탄생 신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풀어 나가고 있다. 거대한 중화문명 이면의 중국인 속살을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황허의 시원 등 문명과 문화에 얽힌 얘기를 재미있게 버무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본문 중에 눈길을 끄는 한 토막. “치욕마저 버리지 않고 간직하는, 인내와 고통 속에서 지켜나가려는 의지가 이민족에 의한 지배의 역사마저 그들의 역사로 만들었다.…역사라는 이름이 거창하다면 ‘고통이 닥치면 그저 견뎌낼 뿐’이라는 그들의 가장 평범한 삶의 기본이라도 우리는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1만 48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리더 34인, 국격을 말하다

    지금 이 순간, 우리나라의 위상 점수를 한번 매겨 볼까. 경제 규모 세계 13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 여기까지는 좋은 부분이다. 자살률·이혼율·교통사고 사망률 최고 수준, 이민 가고 싶은 나라 50위…. 세계인이 인정하는 경제대국으로서 나날이 위상을 높여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다. 국격, 즉 국가의 품격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최근 출간된 ‘대한민국 국격을 생각한다’(이어령 등 34인 지음, 올림 펴냄)는 국격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김주영 소설가,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등 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 34명이 나라의 품격과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언을 제시한다. 국가의 품격은 과연 어떻게 완성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하는 책이다. 여기에서 이 전 장관은 “우리 안의 천격(賤格)을 걷어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예전에는 가난해도 ‘격’이 있었다. 그런데 경제적 부를 얻은 대신 우리 고유의 격을 잃고 말았다.”고 지적한다. 이어 한국적 조화와 융합이 필요할 때라고 일갈한다. 한 전 장관은 내부적으로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국격과 대외적으로 외국인이 바라보는 국격 간에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평가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국격이 높다고 생각되는 나라를 선정해 그들이 가진 장점으로 우리 안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국격 제고는 일시적 ‘운동’보다는 꾸준한 ‘활동’의 산물”이라고 강조한다. 이 사장은 리더들이 불필요한 프로토콜(규약)을 없앰으로써 가치 상응을 꾀하는 데 나설 것을 주문한다. 경영전문가 공병호씨는 “국격은 인격의 합(合)이므로 개인의 인격을 가다듬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고 하고, 신상훈 방송작가는 “서민의 막힌 속을 뚫어주는 지도자가 진짜 지도자”라며 청와대에 유머 작가를 둘 것을 제안한다. 1만 3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서울 성곽의 어제와 오늘 순례하듯 정리

    ‘순성’(巡城). 조선 정조 때 실학자 유득공(1749~1807)의 말을 빌려본다. ‘도성을 한 바퀴 빙 돌아서 도성 안팎을 구경하는 멋진 놀이’가 순성이다. 한양 사람들은 봄과 여름이 되면 짝을 지어 성 둘레를 따라 돌면서 성 안팎의 경치를 구경했다. 이는 하루해가 꼬박 걸렸으며 사람들은 이날을 무척 기다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조선의 도읍지 한양이 성곽도시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숭례문과 흥인지문을 보고도 이들 성문 양 옆으로 성벽이 연결되어 있음을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순성의 즐거움’(김도형 지음, 효형출판 펴냄)은 바로 이런 점을 열거하면서 가장 우리다운 유적지 탐방의 기회를 다시 제공해 주고 있다. 순성을 키워드로 서울 성곽의 어제와 오늘을 흥미롭게 정리한 책이다. 1395년 태조 이성계는 성곽 축성을 명한다. 전국의 석수와 목수 등을 한양으로 불러들였음은 물론이다. 세종과 숙종 때 대대적인 보수·중건을 거친 서울 성곽은 18.6㎞에 이른다. 이렇게 탄생된 서울 성곽은 그 옛날부터 성벽을 훼손한 자에게 효수형(梟首刑)을 내릴 정도로 귀중한 대접을 받았다. 저자는 숭례문에서 시작해 시계 방향으로 성곽 도보순례를 안내하며 성곽과 주변의 서울 풍경을 골고루 보여준다. 내사산(인왕산, 북악산, 낙산, 남산)의 산줄기를 따라 4대문과 4소문(소의문, 창의문, 혜화문, 광희문)을 경유하는 코스다. 하지만 한말과 일제 강점기 때 대부분 훼손돼 전체 18.6㎞ 가운데 복원 완료된 구간이 11.9㎞, 복원 진행 중인 구간이 1.6㎞, 그리고 성곽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멸실 구간이 5.1㎞ 정도 된다. 따라서 성곽을 따라가다 보면 도로 위에 붉은 페인트로 성곽 표시만 해둔 곳, 학교와 빌딩 등의 담장에 겨우 흔적만 남은 성곽 등도 만나게 된다. 수년간 지리학을 공부해온 저자는 서울 성곽의 존재를 꼼꼼히 밝혀내기 위해 고전 국역본과 단행본, 지도와 사진첩, 수많은 논문자료를 수집한 뒤 2년 동안 서울 성곽을 수십차례 순성하는 발품을 들였다. 1만 35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중앙대 안성캠퍼스 하남 이전계획 무산

    중앙대 안성캠퍼스의 하남시 이전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황은성 안성시장은 2일 ‘중앙대 안성캠퍼스 이전 추진 관련 공동성명’을 통해 “중앙대 안성캠퍼스를 개발제한구역인 하남시의 미군 공여구역(캠프 콜번)으로 이전하는 것은 현행법과 제도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도는 “국토해양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관련 규정에 따라 지역 간 갈등이 심각한 경우, 개발제한구역 해제 대상에서 반드시 제척토록 규정하고 있다.”고 이전 불가 사유를 설명했다. 김 지사 등은 “안성캠퍼스의 하남시 이전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의 빌미가 발생되지 않길 바란다.”며 “중앙대가 안성캠퍼스 이전 추진을 중단할 경우 경기도와 안성시는 중앙대 안성캠퍼스가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중앙대 안성캠퍼스의 하남시 이전을 둘러싸고 2년째 계속되고 있는 대학과 안성시와의 갈등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안성시는 1980년 부지를 싸게 공급해 유치한 중앙대가 경쟁력을 내세워 하남시 이전을 추진하자 “대학 이전에 따른 지역경제의 황폐화가 우려된다.”며 이전을 적극적으로 반대해 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수원시, 노숙인 보호·상담 강화

    경기 수원시에 보호와 상담을 병행하는 노숙인 종합지원센터 ’수원 다시서기 센터‘가 2일 문을 열었다. 66㎡ 규모의 기존 센터를 295㎡ 규모로 확대해 이날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300에 문을 연 다시서기 센터는 앞으로 전문 상담사 등이 항시 근무하며 노숙인을 대상으로 자활 상담과 취업 알선을 하게 된다. 또 노숙인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심리프로그램과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노숙인 발굴 활동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최대 30명의 노숙인을 보호하고, 특히 여성 노숙인들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 운영한다. 센터는 대한성공회 수원 나눔의 집에서 운영을 맡게 되며, 다시서기 센터 설치비용 3억 7000여만원을 지원한 도는 수원시와 함께 앞으로 연간 2억 4000여만원의 운영비도 지원할 예정이다. 개소식에는 김문수 지사와 허재안 도의회 의장, 염태영 수원시장, 홍영선 대한성공회 신부 등이 참석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주말 데이트] 새달 2일까지 30년 고별 무대 김성녀

    [주말 데이트] 새달 2일까지 30년 고별 무대 김성녀

    1955년 그러니까 다섯 살 때였다. 당시 우리나라 여성국극 스타였던 박옥진(2004년 작고) 여사의 손을 잡고 천막극장 무대에 처음 섰다. 어린 나이에도 무대에서 노는 끼가 보통이 아니었다. 이때부터 무대 주변은 곧 놀이터였고 인생의 나무를 심는 터전이었다. 유랑극단에서 무대를 세우고 허무는 모습을 보면서 천막인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 허생전부터 인기작만 추려 공연 김성녀(60). 윤문식·김종엽과 함께 ‘마당놀이 인간문화재’라고 불린다. 김성녀는 이들과 함께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마당놀이’로 관객들과 만났다. 그렇게 30년 세월이 됐다. 이미 3000회 공연을 돌파했으며 매년 10만명 이상씩 관객을 끌어들여 지금까지 350만명이 이들의 연기에 울고 웃었다. 뿐만 아니다.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기록들이 많다. 예를 들어 스태프와 배우가 30년 동안 쭉 함께해 왔다. 뮤지컬은 대개 더블 캐스팅을 하게 되지만 김성녀의 ‘마당놀이’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30년 동안 변함없이 혼자 배역을 맡으면서 한 번도 펑크를 낸 일이 없다. 김씨는 요즘 이렇게 지나온 30년을 결산하면서 윤문식·김종엽 두 사람과 함께 고별무대를 갖고 있다. 특히 최근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연출가 손진책(63)씨가 30년 무대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표작들만 모은 ‘마당놀이전’이어서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81년 초연작 허생전을 비롯해 별주부전, 홍길동전, 춘향전, 심청전, 이춘풍전, 변강쇠전, 봉이선달전을 다시 엮어 새해 1월 2일까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마당놀이 전용극장(2500석의 천막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달 30일 오후 이 극장에서 김씨를 만났다. 파란 형광색 모자가 썩 어울려 보였다. 저녁 공연 시간(7시 30분)이 아직 남아 있어서 분장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 공연에 감회가 깊겠습니다.” “청춘을 다 바쳤지요. 이젠 젊은 후배들에게 바통 터치를 하고 링커 역할을 할 때가 왔습니다. 30년 전 우리 세 사람(김성녀·윤문식·김종엽)에서 시작된 마당놀이도 이제는 전환의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함께 10년 이상씩 함께해 온 제자나 후배들도 많습니다. 제가 대학강단(중앙대)에 서게 된 것도 마당놀이를 이어갈 후진 양성을 위한 것이었고 다들 잘 따라 주고 있습니다.” “세 분이 함께 서는 무대는 이번이 마지막인가요.” “앞으로 어떻게 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우리 셋이 이끌어온 마당놀이는 이제 고전으로 남게 되겠지요. 그동안 ‘마당놀이’라고 하면 다들 우리 셋을 떠올렸잖아요. 이번 공연에서 30년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후배들이 잘 이어 갈 수 있도록 (세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과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30년 전 세 분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민예극단 시절이었지요. 당시 연극계는 서양극을 주로 무대에 올리곤 했습니다. 이때 허규 전 국립극장장과 연출가 손진책, 배우 몇 명이서 한국적인 것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했지요. 때마침 MBC 창사 기념 공모에 출품했고 채택되면서 셋이 같이 무대에 계속 서게 됐습니다.” “마당놀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할 텐데요.” “소리 장도입니다. 웃음 속에 비수가 있지요. 30년 동안 매년 마당놀이를 찾는 관객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됐고, 어른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됐습니다. 마당놀이는 손자부터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유일한 무대입니다.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가려운데 서로 긁어 주며 지내온 세월입니다. 그렇게 30년을 동고동락했지요.” # 극단 미추 대표 됐어요… 남편이 섭정하겠죠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홀로 캐스팅이기 때문에 쓰러지면 안 된다는 그런 긴장감으로 버텼습니다. 특별히 운동은 하지 않고 뜨개질도 하면서 공연에 대한 마음 다짐을 하지요.” “남편인 손진책씨가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했는데 극단 미추는 어떻게 됩니까.” “제가 대표를 맡아 이끌어 갑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손진책씨가 섭정을 하지 않겠어요(웃음). 극단 미추는 나름대로 틀이 잡혔습니다. 단원들과 의논해 초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잘 해나가려고 합니다. 덩치를 약간 줄이고 외국인 연출가도 불러들이고, 좀 더 다양해지도록 말입니다.” 김씨는 마당놀이와 관련된 서적 3권을 펴냈다. 최근에는 ‘일곱가지 마음 담긴 따뜻한 손뜨개’라는 책도 냈다. 김씨는 이날도 공연 시간을 기다리며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빨간색 등 여러 가지 색색의 실타래가 들어 있는 가방도 눈에 들어온다. # 뜨개질로 마음을 달랩니다 “늘 뜨개질을 하시나요.” “(웃으면서) 이 모자도 제가 짰습니다. 공연이다, 학교다 늘 바쁘니까 일탈하고 싶잖아요. 잠시 여백을 짠다고나 할까요. 공연 때는 ‘오늘 관객이 많이 찾아줄까’ 하는 걱정도 생기잖아요. 그런 생각도 잊을 겸 뜨개질을 합니다.” “언제부터 뜨개질을 하셨나요.” “40년 됐습니다. 뜨개는 거짓말을 안 합니다. 한올 한올 정직하게 서로 연결되고…. 창의력이자 수학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조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 뜨개질이지요.” “그동안 몇 벌 정도의 옷을 짰는지요.” “옷은 한 80벌 정도 될 겁니다. 주변 사람들한테 선물도 많이 했습니다. 공연 때 피아노를 잘 쳐주면 그분한테 선물도 하고…. 실을 사러 갈 때는 동매문시장도 가고 수입상가도 가고 그럽니다.” 앞에 언급한 대로 김씨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 박옥진 여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는 “어머니는 선생님이자 무대 예술의 선배이기도 합니다. 예인으로서 진정한 인내와 희생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분입니다. 30년간 마당놀이 단독 배역을 맡으면서 버텨온 것도 어머니의 힘이지요.”라고 말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김문수지사 보폭 넓힌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특강 행보’가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 지사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으로 보폭을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경남 진주 경상대에서 학생 및 교직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가졌다. 김 지사의 경상대 특강은 사실상 수도권을 벗어난 첫 강연이다. 김 지사는 오는 7일에도 부산대에서 대학원생들에게 특강을 할 예정이다. 지역에서는 김 지사의 고향(경북 영천)이자 여당의 지지기반으로 분류되는 경상도로 보폭을 확대하는 것을 놓고 대선을 위한 본격적인 텃밭 다지기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한양대 김문수지사 초청 특강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원장 김재범)은 12월 1일 오전 10시 30분 교내 HIT 회의실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초청해 ‘대한민국의 미래와 경기도’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 국세청 차장 김문수씨

    정부는 29일 공석 중인 국세청 차장에 김문수(55·경남 사천) 국세청 소득지원국장을 임명했다. 김 신임 차장은 경남공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5회에 합격해 재정경제부 재산세제과장,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 등을 지냈다. 국세청 관계자는 “김 신임 차장은 재경부 세제실에서 잔뼈가 굵은 세제 전문가로 이론적 기반이 튼튼하고 세정과 관련된 경험과 경륜이 풍부해 발탁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일자리 상담·간식도 살 수 있어 신기해”

    “일자리 상담·간식도 살 수 있어 신기해”

    “달리는 전철에서 민원상담도 받고 애기들 간식도 살 수 있다니 너무 신기해요.” 29일 오전 10시 34분 수원역에서 민원전철에 탑승한 이연숙(59·수원시 매산동)씨는 달라진 전철 내부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철 안이 민원서류 발급은 물론 일자리 상담과 생활민원 상담, 건강 상담 등 각종 민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꾸며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생활민원 상담 코너에서 일자리 관련 팸플릿을 받아 들고, 경기 우수농산물 코너에서는 우리쌀 누룽지를 구입했다. 그녀는 “우연히 민원전철을 탔는데 건강체크도 해주고 애기들 간식도 살 수 있었다.”며 “시민들을 위한 이런 서비스가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서동탄∼성북을 운행하는 1호선 전철의 중간차량 1량을 민원실로 개조해 각종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달려라 경기도 민원전철 365’가 첫 운행에 들어갔다. 오전 6시 28분 서동탄역을 출발, 성북역을 왕복하며 오후 10시 30분까지 여덟 차례 운행한다. 민원전철은 전체 54석 가운데 노인석과 장애인석 등 13석을 놔두고 나머지 공간을 민원실로 개조했다 일자리 상담과 무한돌봄 및 복지 상담, 생활민원 상담, 건강 상담, 금융대출 등 관공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대부분 받을 수 있다. 주민등록 등초본 등 간단한 민원서류는 전철 내 노트북을 통해 민원인이 직접 출력할 수 있다. 이날 민원전철을 탄 승객들은 생활민원 상담은 물론 농협이 마련한 금융상담코너에서 전환대출과 햇살론에 대해 즉석 상담을 받기도 했다. 무료건강상담소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 정진엽 원장이 승객 장영순(73·여)씨에게 고혈압과 당뇨 등에 대한 상담을 해 주며 식이요법도 설명했다. 분당 서울대병원은 일요일마다 의사 4명이 탑승해 무료 건강 상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토요일에는 원광대학교 한의대가 무료봉사를 한다. 민원전철 귀퉁이에 마련된 수유실은 이용객이 계속 이어지는 등 인기를 끌었다. 직장인 이모(32)씨는 “전시행정 논란도 있겠지만, 러시아워를 피한다면 민원전철도 괜찮은 서비스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민원전철을 시승한 김문수 지사는 “전철에서도 시민들이 시간을 아끼며 행정 서비스를 받도록 민원전철을 운영하게 됐다.”며 “365일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찾아가는 민원 서비스의 상징으로 민원전철이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는 시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오전 6시 28분∼8시 9분과 오후 5시 46분∼7시31분 러시아워에는 입석 손님들을 위해 민원 서비스를 자제하고 있다. 도는 민원전철 성과를 평가해 1호선 천안∼청량리와 인천∼소요산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전철 내 전시회, 교양강좌, 도립 국악단 공연, 경기도 특산물 전시, 유명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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