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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역사 주변 노숙인 생활 공간 마련

    경기도가 노숙인의 잠자리를 해결하고자 철도역사 주변에 노숙인 전용 생활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 지역의 노숙인은 지난 1월 말 기준 295명으로, 이 가운데 쉼터에 입소한 노숙인은 188명이고 나머지 107명은 거리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숙인은 수원·성남·안양·의정부 등지에 산재해 있는데, 특히 번잡한 수원역에 전체 노숙인의 65.4%인 70명이 생활하고 있다. 수원역사 안팎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은 신문지 등을 차가운 길바닥에 깔거나 의자에서 아무렇게나 자고 있기 때문에 수원역이나 역사를 이용하는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역사 주변 환경정화에도 고민거리를 안겨 주고 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쉼터와 같은 강제적 수용시설이 아니라 노숙인들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노숙인 전용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를 하고 있다. 집단수용에 대한 강제성을 줄인 것이다. 30~40명의 노숙인이 잠을 자고 몸을 씻을 수 있는 가건물을 역사 밖에 짓는다거나 역사 안에 그런 공간을 마련하는 방법, 수원역 주변의 적당한 건물을 사들이는 것 등 여러 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얼마 전 수원역 주변을 찾아 노숙인 30여명과 대화를 나누고 “노숙인들이 따뜻하게 잘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담당 공무원에게 지시한 바도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열정 노동’ 한국사회 움직이는 새로운 명령어인가

    ‘열정 노동’ 한국사회 움직이는 새로운 명령어인가

    열정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과 자세를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열정’이라는 말에 익숙해졌다. 면접관은 구직자에게, 광고는 소비자에게 ‘당신은 과연 열정적으로 살고 있느냐.’고 물어본다. 나태함을 이기고 스스로 채찍질할 것을 요구한다. 입사 면접은 물론 ‘슈퍼스타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그렇다. ‘열정적으로 부딪치면 무엇이든 이루어낼 수 있다.’는 말은 이 시대의 대표적 논리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이 정말 그렇게 단순할까. 왜 갑자기 이런 종류의 논리가 강조되는 것일까.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한윤형·최태섭·김정근 지음,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는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새로운 명령’이라는 부제를 달고 열정의 논리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고 있다. 사회비평가와 칼럼니스트, e스포츠 전문기자인 저자들은 두 가지 작업을 통해 현실과 이론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다. 각계각층의 여러 젊은이(프로게이머, 영화인, IT 개발자, 언론고시 준비생 등)들을 심층 인터뷰했고 동시에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이론적으로 분석했다. 21세기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새로운 명령(열정 노동)을 탐구하며 이 시대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의 이면에 한국 자본주의의 일관된 ‘흐름’이 있음을 밝힌다. 저자들은 또 ‘열정 노동’의 논리가 한국에 도입된 배경으로 크게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외환위기(IMF)와 신자유주의 개혁이라는 1990년대 이후의 상황이다. 당시 정부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만이 신지식인이다.’, ‘영화 한편이 자동차 몇천대보다 낫다.’ 등의 논리를 펴며 산업 구조를 대폭 재편했고 동시에 고용의 안정성을 무너뜨렸다. 이 과정에서 빈자리를 채우려는 수단의 일환으로 ‘열정을 가지고 스스로 경영하라.’는 식의 탈노동자화가 장려됐다는 것이다. 둘째, 세계 자본주의의 흐름이 ‘열정 노동’을 발명했다고 말한다. 생산력 향상의 동력을 ‘새로운 자원’이나 ‘새로운 시장’에서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된 자본주의는 노동자들에게 ‘스스로 혁신하여 생산력을 높일 것’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급속도로 ‘열정 노동’의 논리가 성행하게 됐다고 흥미롭게 분석한다. 1만 35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제자사랑’ 자 작시로 감동 일으킨 카이스트 이재규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제자사랑’ 자 작시로 감동 일으킨 카이스트 이재규 교수

    미안하다 외로이 스스로의 목숨을 던지는 너에게 너의 고통을 알지도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 네가 좌절하여 주저앉았을 때 찾아가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후략) 사랑하는 제자들아 죽을 각오로 공부하되 스스로 죽는 나약함은 이겨다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잃는 것이 가장 두렵다 그 사랑 때문에 죽고 싶던 마음조차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겠니 세상이 모두 너를 사랑하지는 않을지라도 너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 그 얼굴이 있어 네 입가에 미소 짓기를… 네 멍에도 힘들겠지만 네가 네 친구의 미소가 되어 줄 수 없겠니 그를 살리는 것이 네 존재 이유일 수 없겠니 (중략) 나를 본 적 없어도 네가 내 제자이기에 운명적으로 너를 이미 사랑한다 4월은 정녕 잔인한 달인가. 시인 박목월은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라고 읊었다. 그러면서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라고 노래했다. 4월에는 지상의 모든 것들이 스스로 등불을 밝히는 달이라고 은유했다. 그럼에도 요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은 영국의 시인 엘리엇(T S Eliot)이 얘기했던 것처럼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여겨질 것이다. 관련된 시 두편을 잠시 감상해 보자. 지난 8일 오전 ‘먼저 간 학우들에게’라는 제목의 시가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배달됐다. 이 학교 수리과학부 2학년생인 박모(19)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음 날이었다. ‘미안하다/외로이 스스로의 목숨을 던지는 너에게/너의 고통을 알지도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 /네가 좌절하여 주저앉았을 때/찾아가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후략) 나흘 뒤인 12일,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라는 제목으로 또 한편의 시가 배달됐다. ‘사랑하는 제자들아 /죽을 각오로 공부하되 /스스로 죽는 나약함은 이겨다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잃는 것이 가장 두렵다 /그 사랑 때문에 /죽고 싶던 마음조차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겠니 /세상이 모두 /너를 사랑하지는 않을지라도 /너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 /그 얼굴이 있어 /네 입가에 미소 짓기를… /네 멍에도 힘들겠지만 /네가 /네 친구의 미소가 되어 줄 수 없겠니 /그를 살리는 것이 /네 존재 이유일 수 없겠니 /(중략) /나를 본 적 없어도 /네가 내 제자이기에 /운명적으로 /너를 이미 사랑한다’ 이 시는 폭풍 감동을 일으키며 많은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렸다. 언론에서도 ‘감동 화제’로 비중 있게 다뤘다. 그럴 것이 올해 들어 카이스트 학생 4명의 자살에 이어 교수까지 총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학부생 대상 ‘멘토제’ 필요” 이 시를 쓴 주인공은 다름 아닌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 이재규(60) 교수. 그는 첫 번째 시에서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했고 두 번째 시에서는 학생들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말아 달라고 진심을 실어 당부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한 카이스트 학생은 “시 끝 부분에 나오는 ‘나를 본 적이 없어도 네가 내 제자이기에 운명적으로 너를 이미 사랑한다’는 대목에서 울컥했다.”고 소감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또 한 학생은 이 교수의 이메일을 통해 “시를 받고 눈물이 고였다. 참 많은 위로가 됐다.”고 했다. 중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한다는 사람도 역시 이메일을 통해 “진정한 자식을 위한 안타까운 희망을 보내는 메시지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캠퍼스에서 석·박사 과정의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 교수는 카이스트 교수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2002년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지난해 10월 ‘너는 나의 시인이라’는 시집을 내기도 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시 회기동에 있는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연구실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이번 시를 쓰게 된 동기부터 물었다. “자살하는 제자를 보면서 많은 고민을 했지요.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어떻게 전달할까 하고 말입니다. 다른 교수들도 마찬가지 생각이었죠. 그래서 첫 번째 ‘먼저 간 학우들에게’라는 글은 교수들에게 먼저 보냈고, 두 번째 글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는 바로 학생들에게 보냈지요. 그것이 신문에 나는 바람에 다른 교수들도 알게 됐습니다.” 시를 통해 다소나마 젊은 제자들에게 용기를 주었고 동료 교수들의 뜻이 잘 전달된 것 같다고 의미 부여를 한다. 그는 평소 아침에 기도하면서 하루 일과를 계획한다. 제자의 자살 소식을 접한 그날 제자들에게 뭔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강하게 느껴 시를 썼단다. “카이스트 제자들이 더 자살한다면 우리 사회가 좌절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를 썼습니다. 힘든 것보다 소명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혹 낙오되는 제자가 있더라도 보살펴 줘야 하고, 특히 카이스트는 교만해지면 안 되며 좀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지요.” 그러면서 군대 얘기를 잠깐 인용한다. 행군할 때 낙오자가 생기면 함께 총을 들어 주는 문화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런 부분에서 더는 교수나 학생들 서로가 마음이 차가워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들 장학생으로 들어왔다가 점수 차이로 탈락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것에 대한 인간적 공감을 서로 간과했다는 것이다. 그는 점수에 너무 예민하고 학점을 잘 딸 수 있는 것만 중요시하는 풍토를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교수는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지만 평가 또한 안 할 수는 없다.”고 토로한다. 영어 강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영어로 논문 발표를 할 수 없으면 국제적 학자로 인정을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에서 한글로 논문을 발표하면 평가절하하는 풍토도 있지요. 그런 것도 숙제로 남습니다. 영어 강의를 듣는 것이 어려우면 ‘브리지 프로그램’으로 영어 교육을 별도로 받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인 부분은 오히려 영어보다 한글이 전달과정에서 더 용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징벌적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교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이번 일로 영어 강의와 학점제도에 대해 개선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그 취지가 국제화에 대비하자는 것인 만큼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아울러 학생들이 느끼는 압박감의 강도와 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제안을 한다. 학부 학생들을 상대로 한 ‘멘토제도’를 두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석·박사 과정에 있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인간적인 멘토가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교수가 학생들과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카이스트 학생들은 지식교육을 훌륭하게 받지만 인성교육은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연구에 쫓긴 나머지 너무 여유 없게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런 가운데 약간의 정신적 여유를 가지면서 제자들과 인간적인 만남을 갖자는 것이다. 제자들도 교수나 선배들한테 인정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느슨한 차원의 여유가 아닌 배려의 마음을 서로 갖자는 뜻이다. 잠시라도 “귀한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유능한 과학자보다 존경받는 지도자 되길” 서남표 총장의 거취에 대해서 그는 “문제 해결이 목적이지 거취 자체를 목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빨리 답을 내는 것보다는 질서 있게 해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교수의 입장이나 학생의 입장만 우선하면 정치마당으로 변질될 수 있으니 다들 사명감과 카이스트의 비전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5년부터 교수로 카이스트에 몸담고 있다. 서울대를 나와 1973년에 카이스트 석사과정 1회로 입학해 지금의 후배들보다 더 어려운 역경을 이겨 냈다. 선배의 조언도 없이 스스로 학문분야를 개척해 나갔던 것. 그의 전공인 경영정보시스템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1세대로 꼽힌다. “당시 교수님들은 무척 권위적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교수한테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가 배출한 제자들 대부분은 대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 중 30명 정도는 매년 만날 정도로 사제지간의 관계가 돈독하다. 화제를 ‘시’로 바꿨다. 대구 출신인 그는 어릴 적부터 일기 쓰기가 몸에 뱄다. 대학 때는 ‘아성(我成)회’라는 이야기 그룹을 결성했는데 거기서 부인을 만났다. 이때 하루 일과에 대해 제목을 달아 논의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그는 카이스트 교수로 있으면서 어느 날 ‘시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것’이라는 소명감을 문득 느꼈다. 이후 한맥문학을 노크했고 지난해 여름 죽을 각오로 쓴 것이 ‘너는 나의 시인이라’라는 시집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를 이렇게 말한다. “카이스트의 학업 강도를 낮추는 것은 현안 해결이 아닙니다. 유능한 학생들이 개인의 성취에 끝나지 않고 어려운 동료를 돕는 공동체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이 노력은 결코 낭비가 아니고 카이스트의 졸업생을 사회적 지도자가 되게 하는 비결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유능한 과학자일 뿐 아니라 존경 받는 지도자로 성장하기 바랍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 이재규 교수는…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69년 경북고를 나와 1973년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해 1975년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1985년 5월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경영정보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때부터 지금까지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몸담고 있다. 2006년부터 1년동안 카이스트 경영대학장 겸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에너지 환경, 물 지속성(EEWS·Energy, Environmnet,Water and Sustainability Initiative) 기획단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맑고 푸른 나라 설계’라는 책을 공저로 발간했다. 그는 2006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 정보시스템 학술대회 의장과 전경련의 초빙으로 e-Business 사례 편집위원장 등을 맡았다. 학술활동으로는 국내외 논문상을 12회 수상했고 그가 공저한 ‘Electronic Commerce’의 영문교재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MBA교재로 채택되고 있다. 이같은 공로로 정보문화의 대통령상과 근정포장을 받았다. 산학협동 활동으로 40여회에 걸쳐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2002년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지난해 10월 ‘너는 나의 시인이라’는 시집을 발간했다.
  • 잠룡들의 기지개… 한나라 1+5龍 시대 열리나

    잠룡들의 기지개… 한나라 1+5龍 시대 열리나

    한나라당의 잠재적 대권 후보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남경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뜻을 점차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4·27 재·보선 이후 ‘1(박근혜)+5’룡(龍) 체제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박 전 대표는 변하지 않는 ‘상수’인 만큼 당장 스스로 나서서 국면 변화를 꾀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설정한 청와대와의 관계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다음 날인 오는 28일부터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 3개국을 방문해 선거 후폭풍에서도 한발 비켜설 수 있게 됐다. 박 전 대표의 태도와 가장 대비되는 이는 이재오 특임장관이다. 그는 요즘 ‘주류 역할론’을 외치고 있다. 지난 20일 친이계 의원들의 회합에서 이 장관은 “주류의 재·보선 작전 지침을 전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선거 후에는 ‘플러스 알파’를 위한 모임도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장관 주변에선 “대선 후보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미국을 방문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케네디스쿨 특강에서 “정치라는 게 유동적이고 흘러 흘러 뜻한 바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으며, 김 지사는 뉴욕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나라를 구하는 일에 나서겠다.”고 했다. 자치단체장이 대선 분위기를 조기 가열시킨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속내를 숨기지 않은 것은 ‘잠재적 후보’라는 지위로 정치 지형을 넓히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몽준 전 대표의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최근 박 전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 무산에 대해 유감을 표하자 “무책임하고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한 오 시장에게도 “북한의 김정일만 환영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 측근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최근 전문가와 측근들을 불러 당의 변화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했다.”면서 “대학 특강 등으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4선이지만 여전히 소장파로 분류되는 남경필 의원도 대권 도전의 뜻을 숨기지 않는다. 과거 소장파 그룹을 형성했던 오세훈 시장, 원희룡 사무총장,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이 이미 당내 주류에 편입돼 그의 희소가치가 높아졌다. 국회 외통위원장으로 자유무역협정(FTA) 강행처리 불가 방침을 천명하는 한편 당의 리더십과 보수의 위기를 설파하는 등 독자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김문수 지사 “핵 도입·개발 검토해야”

    김문수 지사 “핵 도입·개발 검토해야”

    나란히 미국 방문 길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한국의 전술핵 도입과 관련해 상반된 견해를 보여 주목을 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19일(현지 시간) “한국이 핵을 도입하거나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 보다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뉴욕 해럴드 플랫하우스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에서 “정몽준 의원 등이 공식적으로 우리가 핵을 보유하거나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고, 연평도·천안함 사건을 겪은 국민은 이런 주장에 대해 과거와 달리 그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이는 6자 회담에 대해 국민이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6자 회담이 진행되면 될수록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는커녕 더욱 발전시키기에 6자 회담보다는 더욱 실질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우리나라의 전술핵 도입은 현실적,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미동맹과 관련, 김 지사는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대통령 취임 후 광우병 시위에서 보듯이 한국에 반미 세력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미군기지가 (경기남부 끝인) 평택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북한이 경기북부를 공격해도 괜찮다는 신호가 될 수 있어 군사적으로 상당히 위험한 요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중국이라는 강력한 힘이 존재해 상대적으로 미국의 힘이 약화되는 것으로 국민적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민주화운동이 북한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김 지사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국가로 미디어를 통해 중동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북에 알려질 것이라고 보면 안 된다.”며 “틈새전략으로 탈북자들을 통해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운 것이 북의 실수라고 보는지에 대해서는 “세습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공무원 변신은 무죄] 김병일 전 장관 선비수련원 준공 “유림들의 ‘新사옥’ 이제야 이뤄져”

    [공무원 변신은 무죄] 김병일 전 장관 선비수련원 준공 “유림들의 ‘新사옥’ 이제야 이뤄져”

    20일 오전 11시 경북 안동시 퇴계종택 뒤편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10년 전 퇴계 탄생 500주년을 맞아 시작한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준공식이라는 결실을 맺는 것이다. 행사에는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고객 대표로 이석채 KT회장 등이 참석하고 김황식 국무총리, 조준희 기업은행장,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이 영상 메시지로 축하 인사를 한다. 준공식 행사를 앞장서서 이끌어온 사람은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 현재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과 한국국학진흥원 원장을 맡고 있다. 우선 그의 소감부터 들어 보자. “수련원은 퇴계 선생을 중심으로 한 유림들의 숙원이었습니다. 지금에야 비로소 신사옥을 갖게 됐지요. 그동안 변변한 건물 없이 민박 수준의 허름한 시설에서 수련을 해 왔지만 앞으로는 좋은 시설에서 훌륭한 인성교육을 하게 될 것입니다.” 수련원은 퇴계 종택에서 100m가량 떨어진 도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 2009년 공사를 시작했으며 용지 면적이 5390m²(약 1600평) 규모로 강의실과 숙소로 구성됐다. 종택에서 용지를 제공하고 문화부와 경북도, 안동시가 60억원을 들여 지은 한옥이다. 수련원에 올라서면 퇴계의 정신적 고향으로 불리는 청량산이 펼쳐진다. 500m가량 떨어진 곳에는 퇴계가 본격적으로 공부했던 계상 서당이 있다. 김 이사장은 “퇴계 탄생 500주년인 2001년 퇴계가 주창한 ‘공경하는 마음을 통한 선비정신’을 널리 공유하기 위해 뜻을 모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경제관료 출신인데 어떻게 이런 ‘선비문화’와 인연이 됐을까. 알고 보면 그는 평소 지우들과 유적지를 찾아다니고 역사와 선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그는 2008년 이사장을 맡기 전에 서울 강남에서 그야말로 옛날식 서당에 다녔다. 여기에서 부부 사이와 부모 자식 간의 관계 정립에 대해 새삼 깨달았다. 서로서로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정이든 사회질서든 올바르게 나아간다는 중요성을 알았던 것이다. 이 무렵 도산서원 측에서 제의가 와 이사장을 맡게 됐다. 그는 이번 수련원 준공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족해졌지만 정신적으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과거에 없던 반목과 갈등, 불신이 생겼습니다. 국민소득도 높아졌습니다. 선진국에는 문화 브랜드라는 것이 있지만 우리한테는 그런 것이 없어 해외에서 디스카운트라는 단어가 붙습니다. 때문에 이제라도 자신한테는 엄격하면서도 너그러움과 배려하는 문화적 헌신 마인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비정신, 즉 인성교육이 절실하지요.”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정치이슈 Q&A] 4·27 재·보선 결과와 대선 주자의 함수관계

    [정치이슈 Q&A] 4·27 재·보선 결과와 대선 주자의 함수관계

    올해 초까지만 해도 4·27 재·보궐선거가 여야의 ‘건곤일척’ 승부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러나 정치는 역시 ‘살아 있는 생물’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와 내년 4월 총선거의 중간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향후 정치 지형을 크게 바꿀 가능성이 커졌다. 더욱이 권력게임의 종착지인 내년 12월 대선을 향해 달려가는 주자들도 오는 27일 직·간접적인 예비 심판을 받는다. 재·보선과 대선 주자의 관계를 분석했다. Q 4·27 재·보선이 대선구도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 A 박근혜 독주의 판이 흔들릴 수 있다. 야권에선 대선 주자들이 직접 ‘선수’로 나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분당을 후보이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김해을 선거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하고 있다. 한나라당 주자들은 직접 나서진 않았지만, 정운찬 전 총리 영입 논란에서 볼 수 있듯 여권 핵심부는 이번 선거를 통해 대선 구도의 변경을 꾀하려고 했다. 야권 승리로 손학규·유시민 대표가 뜨고, 여권이 내분에 휩싸이면 기존 구도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Q 박근혜 전 대표가 재·보선 결과에 주목하는 부분은. A 보수층 본산의 표심 변화 대선 지지율 부동의 1위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당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차원에서 강원도를 두 차례 방문한 것 외에는 일절 선거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도는 물론 수도권 보수층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분당의 표심이 지방선거 이후 어떻게 변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박 전 대표가 대선 플랜을 구체적으로 짜는 데 결정적인 힌트를 줄 전망이다. 현 정권에 비판적이지만 박 전 대표는 지지하는 ‘반 이명박, 친 박근혜’ 유권자의 선택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Q 그렇게 중요한데도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은 이유는. A 대통령 대신 심판대 설 이유 없다. 야권은 이번 선거를 ‘정권심판’으로 규정했다. 한나라당도 선거 전략을 ‘당 대 당’의 총력전으로 바꾸었다. 박 전 대표가 대통령 대신 심판대에 설 이유가 없다. 내년 총선 지휘를 구상하는 그가 공천 등에서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은 불투명한 승부에 나설 이유도 없다. Q 손학규 대표에게 분당을 당선과 낙선의 차이는. A 천당과 지옥. 손학규 대표는 정치 생명을 좌우할 승부수를 띄웠다. 분당을에서 직접 이기고, 강원도까지 민주당이 거머쥐면 그는 야권 대선 지형을 평정하게 된다. 반대의 경우라면 당 장악력이 급격히 추락하고,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이 불투명해지는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다. Q 유시민 대표에게 김해을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나. A 친노의 적통 or 분열 책임자 김해을 야권 단일후보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이기면 유시민 대표는 친노의 적통을 이어받아 박근혜 전 대표와 1대1로 맞설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패하면 분열의 책임을 떠안고 야권에서 완전히 고립될 위기에 빠진다. Q 오세훈 시장, 김문수 지사도 영향 받나. A 한나라당 패배시 역할 주목 만일 분당을에서 손학규 대표가 승리하고, 유시민 대표도 김해을에서 승리를 이끄는 상황이 닥치면 한나라당에선 “오세훈과 김문수를 키우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치열하게 경쟁하며 부상하는 야권 주자를 보며 현재의 ‘박근혜 대세론’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Q 김두관·안희정·이광재 전·현지사, 문재인 전 실장에게도 영향이 있나. A 문재인을 주목하라. 유시민 대표는 물론 다른 친노 인사들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김해을 야권단일화에서 정치 전면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김해을에서 야권이 이기면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한 야권의 새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문 전 실장이 박 전 대표의 ‘신뢰’, ‘원칙’ 이미지와 겹치는 데다, 확장력도 커 가장 신경쓰는 잠재적 경쟁자”라고 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민주당 최문순 후보의 당락에 위상이 엇갈리게 된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김해을 결과에 따라 민주당 또는 참여당 쪽으로 균형추를 움직일 가능성이 있으며, 손학규 대표가 실패할 경우 그의 주가는 더 올라간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선거에 발을 깊숙하게 담근 다른 친노 인사들의 성적표에 따라 위상이 변한다. 이창구·구혜영기자 window2@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수냐의 수학카페’ 김용관씨

    [저자와 차 한잔] ‘수냐의 수학카페’ 김용관씨

    수학이란 말을 떠올릴 때 흔히 ‘어렵다’ ‘머리 아프다’는 말과 연관 짓는다. 우선은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흥미진진한 동화처럼, 재미있는 철학처럼 생생하게 설파하는 사람이 있다. 김용관(40)씨는 수학자도 아니고 수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 수학을 흥미롭게 풀어내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최근에 쓴 ‘수냐의 수학카페’(궁리 펴냄)라는 책을 통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층 카페에서 김씨를 만났다. 알고 보니 그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나왔고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에서 공부를 한 뒤 현재 초·중·고등학교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와 ‘꽃피는 학교’ 등에서 수학 얘기를 하고 있었다. 먼저 책 제목에 나오는 ‘수냐’가 무슨 뜻인지 물었다. “수냐(Sunya)는 비어 있음, 즉 공(空)을 뜻하는 인도말로 최초의 0을 의미합니다. 제 별칭이기도 하고요. 대안학교에서 학생들이 ‘선생님’이 아닌 ‘수냐’로 부르거든요.(웃음)” ●“미적분 왜 하지”에 답하려 공부 수학 전공자가 아닌데 어찌하여 ‘수냐의 수학카페’라는 책을 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어느날 선배에게 ‘미적분을 왜 하지?’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할 말이 없었고, 그래서 별도로 ‘수학사’를 공부했다. 그러다 보니 수학을 통해 삶의 다양성을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때마침 대안학교에서 수학사 강의를 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수학사는 수학의 개념과 원리들이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져 발전하고 정립했는지를 살펴보는 스토리텔링입니다. 기승전결이 있는 한편의 이야기나 다름없지요.” ●예술 등과 연계 강의 이해 도와 그래서 그가 가르치는 대안학교에서는 수학이 단연 인기 과목이다.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역사, 사회, 문화, 예술, 철학 등의 다양한 분야와 그 연계 속에서 살펴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림이나 이미지, 문학, 동영상 등의 보조자료를 활용하여 토론과 이야기 위주로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을 처음 듣는 이들이 가끔 ‘그것도 수학이냐’라는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그러나 수업에 적응하고 나면 ‘수학으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구나’라고 하지요. 단순히 시험을 치는 기술이 아니라 삶과 세상을 이해하는 수학으로 알게 됩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원래 수학의 기본 재료라고 하면 자연수, 분수, 소수, 무리수, 허수, 복수 등을 얘기하지만 김씨는 인류가 하나, 둘, 셋… 등의 셈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으며 다양한 수가 역사적 맥락에서 어떻게 탄생되었는지를 가르친다.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수학적 지식이 아닌 수학의 역사가 정연하게 한 호흡으로 연결되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책은 수학자 유클리드와 니체가 만나 논쟁을 벌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유클리드 수학만 잘한다면 세상의 모든 비밀을 알아낼 수가 있어. 자네 고등학교 때 수학 때문에 낙제생이 될 뻔했던 게 사실인가. 니체 그런데 그건 내가 문학과 같은 다른 분야에 깊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야. 결국 난 세상의 진리를 충분히 알아냈고 신이 죽었다는 것도 알아냈지. 김씨는 1971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났으며 조선대 부속고를 졸업(1989년)했다. 일반 직장과 시민단체에서 근무하다가 6년 전부터 대안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수냐의 수학카페’를 시작으로 관련 책 여섯권을 연말까지 펴낼 예정이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기업의 홍보 뒤에 숨은 무서운 음모

    2004년 11월 다국적 기업 코카콜라의 최고 경영자 네빌 이스델은 미국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에게 ‘코카콜라 변화 선언’을 공개했다. 그 옆에는 코카콜라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척 프루트를 비롯한 임원들도 서 있었다. 이스델은 브라질, 인도, 중국, 러시아에 판매를 확대한다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코카콜라의 브랜드 본질은 ‘정직하게 제조하는 올바른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카콜라를 생각할 때 ‘정직’이나 ‘올바름’이란 단어가 먼저 떠오를까. 하루에 700만 달러를 광고에 쏟아붓는 이 초국적 기업이 사실과 허구를 뒤바꾸는 것은 손바닥 뒤집기나 마찬가지. 당시 코카콜라 홍보팀은 잇단 홍보 실수를 만회하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영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의 생수가 지하수가 아닌 수돗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들통났다. 지하수를 정수해서 만든다고 홍보를 했는데 그것이 가짜임이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스핀 닥터’(윌리엄 디난·데이비드 밀러 외 지음, 노승영 옮김, 시대의창 펴냄)는 ‘민주주의를 전복하는 기업권력의 언론 플레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기업 홍보 스캔들과 홍보 뒤에 숨은 진짜 의도를 파헤친 보고서다. 정보 조작을 전문적으로 행하는 로비스트와 홍보 전문가를 저자들은 ‘스핀 닥터’라고 부른다. 아울러 홍보산업의 교묘하고 복잡한 기법이 정치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는 사실도 고발한다. 석유가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영국 석유회사(BP)의 홍보라든가, 양식 연어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이언스’(국제 과학 전문지) 논문에 대한 의구심을 조장하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 영국 싱크탱크(두뇌집단) ‘국제정책 네트워크’의 행태 등을 사례로 제시한다. 코카콜라에 맞선 콜롬비아 노조 지도자들이 우익 암살단에 살해당한 충격적인 사실도 언급한다. 이렇듯 책은 기업의 언론 조작과 은밀하고도 비민주적인 세계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2만 8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20년 만에 방송 진행… OBS ‘명불허전’ MC 차인태 아나운서

    [김문이 만난사람] 20년 만에 방송 진행… OBS ‘명불허전’ MC 차인태 아나운서

    #문: ‘벽창호’라는 말을 아시나요. #답: 물론이죠. 앞이 꽉 막힌 사람을 비유하는 것 아닌가요. #문: 그럼 ‘벽창호’의 어원에 대해서는? #답: ? 잘 모르겠다? 그럼 여기서 잠깐,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말을 빌려 보자. 강 전 총리는 평소 강연이나 공개 석상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스스로 “저는 벽창호 출신입니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약간 의아하게 여긴다. ‘벽창호’라는 말이 썩 좋은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 전 총리는 다시 “사실은 평북 창성군에서 태어났습니다. 바로 옆에 벽동군이 있는데 벽동(碧潼)과 창성(昌城)의 소가 어찌나 억세고 우직했던지…”라고 하면서 지금의 ‘벽창호’가 북한 지역의 소 ‘벽창우’에서 유래되었음을 설명한다. 그제야 좌중들은 ‘아!’ 하고 감탄하며 박수를 보낸다. 원래 ‘벽창우’는 주인에게 충직하면서도 무뚝뚝하게 일만 해 오다가 배알이 뒤틀리면 일도 안 하고 주인도 몰라본다는 소를 가리키는 말로 현재 북한 지방에서 사용되고 있다. 앞이 꽉 막혔다는 벽(壁)과 그런 속성을 가진 사람을 연상할 때 쓰는 ‘벽창호’라는 말은 이렇게 벽동과 창성의 소 벽창우(碧昌牛)에서 비롯된 것이다. 평안북도 벽동과 창성은 압록강변에 있으며 백두산과 수풍댐 중간쯤에 있는 산골마을이다. 우리나라 아나운서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차인태(67)씨. ‘벽창우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1969년부터 1992년 MBC 임원으로 승진할 때까지 23년 동안 일선에서 아나운서와 방송 진행자의 길을 소처럼 우직하게 걸었다. 이후 1998년 제주 MBC 사장을 거쳐 경기대 교수로 자리를 옮겨 후학 양성에 매진할 때도 그러했다. 그가 요즘 화제에 올라 있다. 암을 극복하고 20년 만에 다시 일선으로 돌아와 방송 진행을 맡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 5일부터 매주 화요일 밤 10시 OBS 경인TV의 ‘명불허전’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화를 걸어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는 “내가 언제 방송계를 떠났나요. 은퇴한다고 얘기도 안 했는데 언론에서는 ‘20년 만에 복귀’라고 합디다. 그건 맞지가 않고요.”라고 했다. 또 그는 “사람이 살면서 아플 수도 있는 건데 못 밝힐 것도 없고 또 드러내 놓고 얘기할 것도 없고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차나 한잔 하자며 지난 11일 오후 그를 ‘잠시’ 만났다. 6년 전 차씨가 평안북도지사로 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인사를 했다. 활짝 웃는 모습이 여전히 천진한 아이 같다고 하자 파안대소했다. 암투병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 다시 방송 진행을 하게 됐을까. 그는 김종오 OBS 경인TV 사장과의 인연을 먼저 꺼냈다. 김 사장은 MBC 보도본부장 출신으로 대구 MBC 사장 등을 지냈다. “MBC 입사 후배인 김 사장과는 자연스럽게 가끔 만나지요. 최근에는 지난 3월 초에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김 사장이 ‘차 선배의 격에 맞는 거 하나 생각하고 있다’는 식으로 제게 의견을 물어 왔습니다. 2, 3일 동안 생각하면서 다른 방송이면 부담이 되겠지만 이번 일은 순수한 마음에서 (후배를) 도와주자고 결론을 냈지요. 그러면서 아무런 조건 없이 응하게 됐습니다.” 그가 후배의 제의를 수락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모든 것이 아날로그가 아닌 요즘, 특히 밤 10시쯤 되면 대부분의 방송 프로그램이 ‘시끄럽거나’ 신변잡기를 늘어놓는 것 일색인 데 반해 ‘명불허전’은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내용이어서 선택했단다. 그 시간이면 하루를 정리하면서 조용히 잠을 잘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론을 편다. 인생 성공담을 얘기하는 프로그램은 시청률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명불허전’은 사회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그들이 살아온 길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배우 정한용, 박재동 화백 등이 진행한 OBS의 간판이다. “시끄러운 것들이 아닌, 한 박자 물러서서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비록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말입니다. 인기인과 정치인은 빼고 한 분야에서 고집스럽게 살아온 사람들을 만나는 그런 부담 없는 프로그램이지요.” 20년 만에 돌아온 소감은 어떨까. “다시 말하지만 복귀가 아닙니다. 타던 자전거를 오랫동안 세워 놨다가 다시 꺼내 페달을 밟는 것입니다. 그때와 다른 점은 대부분 디지털화됐다는 것입니다. 방송 기자재도 그렇고 카메라도 그렇고, 그 앞에 다시 섰을 뿐이지요.” 그의 이력을 보면 1966년에 데뷔한 것으로 돼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그해 1월 KBS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했다. 그런데 지방 발령을 하기에 그만두고 군대에 갔다.”면서 군 복무 이후인 1969년 MBC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해 그 길로 줄곧 MBC에서 아나운서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18년 동안 ‘장학퀴즈’를 진행해 40대 이상에게는 여전히 반가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오죽하면 ‘장학퀴즈 세대’라는 말도 있을까. “저 역시 가장 기억에 남지요. 단일 프로그램을 18년 동안 했다는 것도 기록이고, 전철을 타면 ‘장학퀴즈의 차인태’가 아니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간혹 저한테 ‘차인표’가 아니냐고 인사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면 ‘제 동생입니다.’ 하면서 웃어넘깁니다.” 차씨는 특유의 너털웃음으로 그런 에피소드를 추억했다. 그는 제주 MBC 사장 이후 경기대 다매체영상학부 책임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의 1막을 정리하려고 잠시 쉬고 있었지요. 그동안 소홀했던 가정에 악센트를 주는 방향으로 설정한 상황이었죠. 그런데 하루는 경기대 손종국 전 총장에게서 식사하자는 연락이 왔어요. 손 전 총장은 학군(ROTC) 13기로 제 후배이기도 했습니다. 다매체영상학부를 만들려고 하니 좀 맡아 달라고 간곡히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예정에 없던 교수 자리로 가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당시는 처음이어서 모든 것이 열악했지만 지금은 학부 안에 다섯개의 학과가 있고 교수만 해도 15명이 있으며 경기대에서 가장 커트라인이 높은 인기 학부가 됐다.” 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11년 동안 헌신한 결과다. 화제를 건강 얘기로 돌렸다. 그는 2009년 말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으면서 1년 6개월여간 투병 생활을 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아플 수도 있고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림프종은 혈액암이나 마찬가지지요. 지금 저의 상태를 말하면 항암 표적 치료는 끝냈습니다. 모든 것이 건강해졌고요. 저와 의료진이 서로 잘 어우러져 다행스럽게도 좋은 상황이 됐습니다. 하지만 한번 암에 걸리면 재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암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원히 떠나보낼 수는 없으며, 또 그렇게 같이 가면서 서로가 서로한테 이기려고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합니다.” 그는 또 “암 환자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나 주변에서 편안하게 대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너무 침소봉대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숨길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투병 중에 얻은 또 하나의 교훈을 얘기한다. “주치의가 몇 가지 얘기를 하더군요. 첫째 암 환자들은 귀가 얇아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리산 채식이다, 알래스카산 뭐다 하는 식의 얘기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감기를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셋째는 넘어지지 말라고 했습니다. 회복력이 젊은 사람에 비해 더뎌지거든요.” 그는 이런 얘기를 하면서 “병상에 누워 진정 얻은 것은 ‘내가 살아오면서 과분하게 대접받았구나. 남은 인생은 참으로 겸손하고 매사에 고맙게 살아가자’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압구정동에서 90살이 넘은 노부모를 모시고 산다. 아침마다 부인과 부모 등 네 식구가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를 한다. 이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우리 네 식구는 314살입니다. 내년에는 318살입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그의 집에는 중국 쪽에서 벽동마을을 바라보면서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비록 어린 나이에 월남했지만 차씨가 태어날 때 태를 묻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차인태 아나운서는… 1944년 평북 벽동에서 태어났다. 다섯살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월남했다. 1963년 휘문고를 나와 1966년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그해 KBS 아나운서 공채시험에 합격했으나 군 복무를 위해 그만두고 1969년 MBC 아나운서 시험을 통해 입사했다. 이후 ‘뉴스데스크’ ‘장학퀴즈’ ‘출발 새아침’ ‘별이 빛나는 밤에’ 등 100여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MBC의 역사를 만든 ‘아나운서계의 전설’로 불린다. 특히 ‘장학퀴즈’의 경우 1973년 2월부터 1990년 4월까지 18년간 진행을 도맡아 MBC 대표 프로그램으로 각인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권투와 축구 등 각종 스포츠 경기를 생생하게 중계해 40대 이상에게는 추억의 목소리로 남아 있다. 1992년 MBC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방송 일선을 떠났고, 이후 제주 MBC 사장과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 평북도지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장 등 다양한 직함으로 활약했다. 최근 OBS 경인TV의 ‘명불허전’으로 20년 만에 방송 현업으로 돌아왔다. 경원대 교수인 부인과 슬하에 딸 둘을 두었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구순의 노부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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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국장급 전보 △재정관리협력관 최원목<국장>△정책조정 최상목△국고 박재식△공공정책 조경규△국제금융 은성수△대외경제 윤태용 ■교육과학기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조율래 ■지식경제부 ◇고위공무원 전보 △무역투자실 통상협력정책관 우태희△성장동력실 주력산업정책관 남기만 ■국토해양부 ◇국장급 전보 △도시정책관 유병권△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 조영대△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장 김삼열△국제협력단장 정도안◇국장급 승진△국가건축정책기획단 부단장 한창섭◇과장급 전보 <과장>△택지개발 이상복△신도시개발 김일환△철도운영 손명수△건축기획 정태화△해양정책 오운열△해양생태 한기준<국토지리정보원>△기획정책과장 김홍목<지방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부산 황종현△동해 정대율<파견>△공공주택건설추진단 이안호 ■중소기업청 ◇부이사관 승진 △기획재정담당관 김문환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 김기덕 ■TBC대구방송 ◇부장 △FM제작 하헌목△영상미술 박대원△정치행정 최종수△사회 이승익△경제 정병훈△영상취재 신경동△디지털관리 김형기△디지털제작 이만우△재무전산 이동억△심의감사 김재욱◇지사장△동부 이성원△중부 송태섭△북부 김영봉 ■수출입은행 ◇신임 △감사 배선영 ■국민은행 ◇승진 △오송지점 개설준비위원장 홍재곤 ■전국은행연합회 △기획조사부장 김평섭 ■대한체육회(KOC) ◇전보 △경영지원본부장 박필순<팀장>△경영전략 박철근△예산관리 박명규△인사 임석천△학교생활체육 원승재△국제경기 조태욱△진천선수촌건립운영준비 TF 김승곤
  • [부고]

    ●안원영(서울대 명예교수)씨 별세 휘(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 이사)황(휴다임 부장)씨 부친상 이문영(코엑스약국 약사)씨 시부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3010-2231 ●전종상(유비닉스 과장)씨 부친상 김세광(CBS 공연기획센터장)박영근(모두투어 과장)김문수(유비닉스 대표)씨 장인상 11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2)2650-2750 ●배인성(한국수출입은행 부장)인수(사업)씨 모친상 11일 광주 송정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10시 (062)941-7103 ●어당(디엔아이코포레이션 대표이사)담(문덕초 교사)일(농협 부장)은경(대동초 교사)씨 모친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3410-6901 ●김주호(전 한국전력 관리처장)씨 별세 정선 정민씨 부친상 정규진(QM&E 경영컨설팅 이사)정호원(신한카드 부부장)씨 장인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3410-6920 ●황종근(사업)춘근(〃)씨 부친상 신동식(상지대 교수)씨 장인상 11일 강동경희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440-8912 ●황철성(경남매일 기자)씨 장인상 11일 통영 숭례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10-3858-1133 ●김보현(전 한보공업 부사장)씨 별세 성민(서울통신기술 과장)성준(미래산업 사장)씨 부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010-2236 ●이희두(선진교통)희우(티에스이 실장)희선(회덕농협 송촌지점장)희돈(우리투자증권 분당WMC센터장)희창(OCI 광양공장 계장)미자(서산여고 교사)희복(진양이엔씨 현장소장)씨 모친상 윤상구(서해파워 이사)씨 장모상 10일 대전 중앙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30분 (042)622-9837 ●김인세(부산대 총장)문세(GS물류 대표이사)원세(마이키 〃)씨 모친상 김양숙(신한방사선과의원 원장)씨 시모상 이선기(병원장)씨 장모상 10일 양산 부산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30분 (055)389-0600 ●김시학(전 청구 부회장)시영(나인댑스 대표)시균(서경대 교수)씨 모친상 장수홍(전 청구 회장)이동후(한양대 의대 교수)씨 장모상 10일 경북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53)200-6144 ●전성우(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씨 부친상 안성일(유니슨 부장)오성훈(LG전자 수석연구원)씨 장인상 강정일(풀무원 수석연구원)씨 시부상 10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2227-7580 ●박영실(영화인 원로회 부이사장)씨 별세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2)3010-2293 ●배재근(서울과학기술대 교수)재홍(우신상회 대표)씨 모친상 박연욱(한미코팅 대표이사)박광석(선우유니언트레이딩 이사)씨 장모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 (02)3010-2631 ●조충연(시티신문 사장)씨 장인상 11일 의정부가톨릭성모병원, 발인 14일 오전 10시 (031)820-5051
  • ‘10조 자산가’ 역외탈세 4101억 추징

    ‘10조 자산가’ 역외탈세 4101억 추징

    ‘역외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한 국세청이 올 1분기에 4741억원의 역외 탈세를 추징했다. 단일 사업장으로 역외탈세 사상 최대규모인 4100억원대의 세금을 추징하는 성과도 거뒀다. 국세청은 11일 올 1분기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으로 위장해 조세피난처에 소득을 은닉한 기업과 사주 등 41건을 적발해 모두 4741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였던 1조원의 절반가량을 벌써 거둬들인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해외투자 및 해외관계사 등을 통한 자금유출·은닉이라는 고전적 수법 이외에도 비거주자·외국법인으로 위장하는 등의 첨단 수법이 다수 적발돼 경종을 울리고 있다. 특히 국세청은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으로 위장한 사례는 대한민국 과세권을 원천적으로 벗어나려는 ‘대담하고 악의적인 탈세’라고 규정했다. ●160척 가진 ‘선박왕’ 알고보니 ‘탈세왕’ 국세청도 혀를 내두른 A사의 경우 지난 5년간 9600억원의 소득을 탈루, 이번에 4101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 회사는 비거주 외국법인으로 위장해 세계 어느 국가에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조세피난처에 소득을 은닉할 정도로 철저했다. 선박 160척을 갖고 국제 선박임대업 및 국제 해운업을 운영해 온 A회장은 한마디로 ‘유령인간’으로 행세해 왔다. 10조원의 자산가로 알려진 그는 국내 호텔이나 부동산, 사업체 등을 소유한 것은 물론 스위스, 케이맨아일랜드, 홍콩 등의 해외계좌에도 수천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거주지를 은폐하고 경영활동 흔적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주택의 임대차계약서는 친인척 명의로 허위 작성했다. 나아가 아파트, 상가, 주식 등 국내 자산은 모조리 해외 페이퍼 컴퍼니로 명의를 이전했다. 경영활동은 휴대용 저장장치(USB)나 구두지시 등을 통해 은밀히 이뤄졌다. 일체의 공개 활동을 피했고, 세무컨설팅도 해외 회계법인을 이용했다. A회장은 현재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매입원가 부풀려 법인세 탈루 A회장의 사례는 일부 부유층들이 탈세를 위해 파렴치한 역외탈세 수법을 동원한 것을 확인한 것이다. 김문수 국세청 차장은 “이번 사례는 전세계에서의 무납부를 핵심적 경쟁우위 수단으로 삼아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조세정의에 대한 도전이자 공정한 경쟁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역외탈세가 갈수록 지능화·전문화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기계장치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사지도 않은 기계장치를 수입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 매입원가를 부풀려 법인세를 탈루했다. 합성수지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홍콩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고 국내법인이 거둬야 할 이익을 홍콩법인으로 빼돌렸다. D씨는 직접투자신고 없이 해외법인을 설립한 후 이 법인 주식을 팔아 매각차익을 내고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매각자금으로 다른 해외주식을 사들이고 자녀에게 증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국세청은 오는 6월에 처음 있을 해외 금융계좌 신고와 관련,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규정된 비밀보장 의무를 지키겠지만, 신고기한 이후 적발되는 미신고자에 대해서는 탈루세금 추징은 물론 검찰 고발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순수예술? 최소 경비는 벌어야죠”

    “순수예술? 최소 경비는 벌어야죠”

    # 지난 2일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기적의 목청킹’ 녹화장. 객석을 가득 메운 방청객들 사이에서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배우 조재현(46)씨. 조 이사장은 9명의 도전자 가운데 야식 배달원 김승일씨를 보기 위해 일부러 방송국을 찾았다고 했다. “도전하는 김씨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첫 무대를 마련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찾아왔다.”고 했다. 도전자 김씨는 오는 24일 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내 생애 첫 번째 공연’ 무대에 선다. 내 생애 첫 번째 공연은 이미 인터파크 티켓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이는 문화의전당이 1991년 6월 문을 연 이후 20년 만에 처음 경험하는 ‘빅히트 공연’이다. 조 이사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기적의 목청킹’의 서포터스가 되는 한편으로 그가 최근 ‘올인’을 하고 있다는 문화의전당을 전국 문화계에 알리는 성과를 올렸다. 조 이사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한 뒤 받은 급여 전액으로 8월에 창단하는 ‘다문화자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악기를 구입해주기로 했다. 10일 수원시 인계동 문화의전당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문화·예술 행정가로 일해보니 어떤가. -지금껏 연극이나 영화의 배우 외에는 해본 일이 없다. 그래서 모르는 것은 무엇이든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스스로 부지런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일요일에도 스케줄을 잡으니까 만나는 사람마다 쉬는 날에도 일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사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일(근로)이 아니라 ‘플레이(연기)’라고 여겼다. 그래야 신명이 날 것 아닌가. 집중하고 미치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문화의전당 이사장은 도립국악당과 5개 도립예술단도 꾸려가야 하는데, 대체로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극 자체가 순수예술이지만 어차피 상업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최소한 경상비라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실함과 치열함이 있어야 하고, 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판단력도 중요하다. 무대에서의 여러 경험들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문화의전당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처음에는 (행정 업무가) 답답한 연못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고기가 살고 있는데 물은 고여만 있지, 흐르지 않고 있었다. 능력 있는 직원은 많은데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외부 전문가를 데려다 쓰는 방법도 있지만 힘들더라도 자발적으로 변해주기를 바랐고 소통에 노력을 기울였다. 공연작품도 과거에는 기성작을 구입했는데, 지금은 자체 기획해 만들어내고 있다. 내 판단이 틀리지 않은 듯하다. →경기문화예술의 현주소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경기지역은 지역별로 문화수준 격차가 크다. 지역이 넓어서 모두를 아우르는 게 쉽지 않다. 문화의전당은 서울에 있는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과는 성격이 다르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색깔을 내야 한다는 말이다. 국내 최초의 ‘키즈 페스티벌’을 비롯해 내생애 첫 번째 공연, ‘아트 해비타트’ 등이 바로 그것이다. →다문화자녀 오케스트라 단원 전원에게 악기를 사준다고 들었다. -솔직히 문화의전당과 경기공연영상위원회 등 두 곳에서 급여를 받는 게 부담스러웠다. 무보수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규정상 그럴 수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중에 좋은 일에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최근 다문화 자녀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장학금 대신에 내놓는 것이다. 선물은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의미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김문수 경기도지사와의 인연은. -2009년 1월 영화제작을 지원하는 공연영상위원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김 지사를 전혀 몰랐다. 그 자리도 임권택 영화감독과 영화배우 안성기 선배가 고사해서 나한테까지 기회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취임 후 기존 인력으로 4배가량 많은 일을 했다. 300억원 규모의 영상펀드를 조성하고 비무장지대(DMZ) 다큐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연기자가 이런 일도 잘한다고 인정받아 또 임명된 것 같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오버랩되는데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동안 정치판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유 전 장관이 거칠게 앞서 갔다고 하는데, 역대 장관들이 하지 못한 일도 했다. 연기자 선배로서 존경할 뿐이고, 나와 비교되는 것은 부담스럽다. →향후 계획은. -봉사한다는 자세로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연극과 드라마도 계속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학로에 극장을 건립하려는 계획도 있다. 글 사진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조재현 이사장 ▲1965년 서울 ▲KBS 13기 공채 탤런트 ▲중앙대 예술대학원 공연영상학과 석사 ▲‘연극열전2·3’ 프로그래머 ▲경기공연영상위원장 겸임
  • 취득세 세수부족분 2조1000억 전액지원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은 10일 취득세 인하로 발생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부족분을 전액 보전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가진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4월 임시국회에서 취득세 인하를 골자로 한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허남식 부산시장, 김문수 경기지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해 이 같은 원칙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달 22일 올해 말까지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취득세율을 현행 2%에서 1%로, 9억원 초과 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4%에서 2%로 절반씩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방세인 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를 이유로 일제히 반발해 왔다. 이에 대해 당초 행정안전부는 2조 100 0억원, 기획재정부는 1조 7000억원의 세수부족분이 발생한다고 추정해 이견을 보여 왔으나, 금액에 관계없이 100% 보전하기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지방채를 발행하면 전액 인수해서 중앙정부에서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이자까지 보전하기로 했다.”면서 “지자체장들도 100% 이해하고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11일 맹 장관을 불러 시·도 당위원장들에게도 취득세 감면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이어 9인회동을 갖고 4월 국회 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야당과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또 일본의 원전 사고와 관련해 정부의 대응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사실관계에 대해 쉽게 설명해줄 것을 당에서 요청했다. 9인회동에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심 정책위의장과 청와대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정부에서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임채민 총리실장,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참석했다. 유지혜·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인터뷰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인터뷰

     # 지난 2일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기적의 목청킹’의 녹화장. 객석을 가득 메운 방청객들 사이에서 낯선 얼굴이 눈에 띄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배우 조재현(46)씨.  조 이사장은 9명의 도전자 가운데 야식 배달원 김승일씨를 보기 위해 일부러 방송국을 찾았다고 했다. “도전하는 김씨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첫 무대를 마련해 주고 싶다는 생각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도전자 김씨는 오는 24일 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내 생애 첫 번째 콘서트’ 무대에 선다. 내 생애 첫 번째 콘서트는 이미 인터파크 티켓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이는 문화의전당이 1991년 6월 문을 연 이후 20년 만에 처음 겪는 ‘빅히트 공연’이다.  조 이사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기적의 목청킹’의 서포터스가 되는 한편 그가 최근 ‘올인’하고 있다는 문화의전당을 전국 문화계에 알리는 성과를 올렸다. 조 이사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한 뒤 받은 급여 전액을 오는 8월 창단하는 ‘다문화자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악기를 구입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수원 인계동 문화의전당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문화·예술 행정가로 일해 보니 어떤가  -지금껏 연극이나 영화의 배우 연기 외에는 해본 일이 없다. 그래서 모르는 것은 무엇이든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스스로 부지런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일요일에도 스케줄을 잡으니까 만나는 사람마다 쉬는 날에도 일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사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일(근로)이 아니라 ‘플레이’(연기)라고 여겼다. 그래야 신명이 날 것 아닌가. 집중하고 미치면 못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문화의전당 이사장은 도립국악당과 5개 도립예술단도 꾸려 가야 하는데, 대체로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극 자체가 순수예술이지만 어차피 상업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최소한 경상비라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실함과 치열함이 있어야 하고, 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판단력도 중요하다. 무대에서의 여러 경험들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문화의전당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처음에는 (행정 업무가) 답답한 연못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고기가 살고 있는데 물은 고여만 있지, 흐르지 않고 있었다. 능력 있는 직원은 많은데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외부 전문가를 데려다 쓰는 방법도 있지만 힘들더라도 자발적으로 변해주기를 바랐고 소통에 노력을 기울였다. 공연작품도 과거에는 기성작을 구입했는데, 지금은 자체 기획해 만들어내고 있다. 내 판단이 틀리지 않은 듯하다.  →경기 문화예술의 현주소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경기지역은 지역별로 문화수준 격차가 크다. 지역이 넓어서 모두를 아우르는 게 쉽지 않다. 문화의전당은 서울에 있는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과는 성격이 다르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색깔을 내야 한다는 말이다. 국내 최초의 ‘키즈 페스티벌’을 비롯해 내 생애 첫 번째 콘서트, ‘아트 해비탯’ 등이 바로 그것이다.  →다문화자녀 오케스트라 단원 전원에게 악기를 사준다고 들었다.  -솔직히 문화의전당과 경기공연영상위원회 등 두곳에서 급여를 받는 게 부담스러웠다. 무보수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규정상 그럴 수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중에 좋은 일에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최근 다문화 자녀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장학금 대신에 내놓는 것이다. 선물은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의미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어떤 인연이 있나.  -2009년 1월 영화제작을 지원하는 공연영상위원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김 지사를 전혀 몰랐다. 그 자리도 임권택 영화감독과 안성기 선배가 고사해서 나한테까지 기회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취임 후 기존 인력으로 4배가량 많은 일을 했다. 300억원 규모의 영상펀드를 조성하고 비무장지대(DMZ) 다큐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연기자가 이런 일도 잘한다고 인정받아 또 임명된 것 같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오버랩되는데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동안 정치판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유 전 장관이 거칠게 앞서 갔다고 하는데, 역대 장관들이 하지 못한 일도 했다. 연기자 선배로서 존경할 뿐이고, 나와 비교되는 것은 부담스럽다.  →향후 계획은.  -봉사한다는 자세로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연극과 드라마도 계속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학로에 극장을 건립하려는 계획도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조재현 이사장 ▲1965년 서울 ▲KBS 13기 공채 탤런트 ▲중앙대 예술대학원 공연영상학과 석사 ▲‘연극열전2·3’ 프로그래머 ▲경기공연영상위원장 겸임
  • 대안 노벨상 수상자 14명의 희망가

    대체 노벨상이 어떤 것인지 아시나요? 1980년 독일계 스웨덴인 우표 수집 전문가 야코프 폰 윅스쿨(Jakob von Uexkull)은 노벨상이 인류 미래에 긴요한 업적과 지식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며 ‘바른생활상’(The Right Livelihood Awards)을 제정했다. 상금은 자신이 소장한 우표를 매각한 것으로 마련했다. 이후 지금까지 매년 노벨상 시상식 하루 전날인 12월 9일 스웨데 의회에서 20만 달러의 상금을 수상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가난 추방과 환경파괴 방지, 부정타파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이면서도 탁월한 공헌을 한 사람을 선정한다. 제2의 노벨상, ‘대체 노벨상’(Alternative Novels)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2005년 3월 괴테연구소가 주관한 토론회에 ‘바른생활상’ 수상자들이 모였다. 노르웨이의 사회과학자이자 평화학의 선구자 요한 갈퉁, 칠레의 경제학자 막스 네프, 인도의 양자물리학자 반다나 시바, 캐나다의 기술공학자 팻 무니, 스웨덴 태생의 언어학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케냐의 여성물리학자 왕가리 마타이, 핀란드의 마을운동가 타피오 마틀라 등 모두 14명. 이들은 ‘대안, 다른 세계화를 꿈꾸며’라는 표제 아래 세계를 위협하는 성장·개발·물질 만능주의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각자의 ‘희망 프로젝트’에 대해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희망을 찾는가-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대안 노벨상 수상자들의 이야기’(게세코 폰 뤼프게·페터 에를바인 엮음, 김시형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는 당시 토론회에서 진행된 강연과 인터뷰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여기에 최근 수상자들의 근황과 인터뷰를 추가로 수록했다. 갈등 해결의 근본적인 해법, 인간을 위한 경제학, 나노 공학의 실태와 위험성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의 광활한 사막을 푸른 숲으로 바꿔 놓은 ‘나무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와 지구 생태계 보존에 앞장서 온 독일의 미하일 주코프 등에 대한 인터뷰 내용은 ‘미래를 밝히는 대안 프로젝트’로 눈여겨볼 만하다. 1만 6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보폭 커지는 朴 잠룡들 ‘견제구’

    보폭 커지는 朴 잠룡들 ‘견제구’

    차기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치 무대의 전면으로 나오고 있다. 그동안 박 전 대표는 소신을 밝힌 뒤 한동안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구로 치면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 타석에 등장하는 ‘대타’(代打)였다. 하지만 이젠 상대팀은 물론 자기팀 경쟁자들의 ‘견제구’가 날카로워져 ‘더그아웃’에만 머물기 어렵게 됐다. 4·27 재·보선 이후 본격화될 대선 ‘페넌트 레이스’에서는 ‘중심타자’로 타석에 나와야 할지도 모른다. 잠재적 대선 경쟁자들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비판한 박 전 대표에게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당내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국익과 사업 타당성이 선거 공약에 앞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무책임하고 위선적”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에 일방적으로 뭐라고 하기는 그렇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신공항 재추진에 대한 당론이 정해지지 않아서인지 박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 대신 박지원 원내대표가 “무책임의 극치이고, 뒷북 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박 전 대표 쪽도 참지 않았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보신각 종은 울려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울리지만 방울은 아무 때나 딸랑거린다. 스토커들을 보는 것 같다.”며 박 전 대표를 비판하는 이들을 겨냥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자기 당의 입장은 내놓지도 못한다. 자존심도 없는 한심한 모습”이라고 일갈했다. 일부 여권 인사를 향해서도 “같은 당 동료의원에 대해 논평 내는 일이 당무인 줄 착각하는 분들이 있다. 자신들의 어록을 찾아보라.”고 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밀양 유치를 주장했던 정몽준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이었다. 박 전 대표는 4일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나흘 만에 다시 찾는다. 달성군에서 열리는 ‘ITS기반 지능형자동차부품 시험장’ 기공식과 대구 시내에서 열리는 ‘대구 R&D 특구 출범식’에 참석한다. 박 전 대표 측은 오래 전에 집힌 일정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지만, 대구·경북(TK) 민심 달래기라는 의미가 있다. 더욱이 박 전 대표는 이날 평창에서 열리는 강원도지사 후보 확정 대회에 참석해 달라는 당의 요청을 뒤로하고 대구로 간다. 내홍만 커진 재·보선에 더 이상 발을 담그지 않을 뜻을 밝힌 셈이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조직은 점차 전국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지난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창립 7주년 행사를 갖고 세(勢)를 과시했다. 한나라당 홍사덕·김충환 의원, 박성효 최고위원과 강창희·김학원 전 최고위원, 정우택 전 충북지사 등 친박계 정치인과 전국 19개 본부 회장, 회원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이제 친박계와 친이계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2012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고 호소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서울올림픽 ‘굴렁쇠 소년’ 윤태웅 
7일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도전

    [김문이 만난사람] 서울올림픽 ‘굴렁쇠 소년’ 윤태웅 7일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도전

    #상황1 감격의 장면을 떠올린다. 1981년 9월30일 독일 바덴바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사마란치 위원장이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울 코레아(Seoul, Korea)!’라는 역사적 단어를 내뱉었다. TV로 실황중계를 지켜보던 대한민국 국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부둥켜안으며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바로 이 시간. 서울 강남에서는 한 남자 아이가 탄생했다. 아이는 이 같은 국가적 경사를 알기라도 하듯 그 누구보다도 ‘응애 응애’ 하는 울음소리가 힘차고 씩씩했다. #상황2 1988년 9월 17일 서울 잠실의 올림픽 메인스타디움. 태권도 격파 시범이 끝나고 잠시 술렁일 때 8살 된 한 어린이가 들어섰다. 까만 반바지에 하얀 반팔 티셔츠, 빨간 챙이 달린 하얀 모자를 쓴 어린이는 굴렁쇠를 굴리며 운동장 한가운데로 나아갔다. 굴렁쇠가 쓰러지면 어떻게 하나. 현장의 10만 관중은 물론이고 TV를 지켜보던 전 세계인의 숨조차 멈추게 했다. 잠시 후 어린이는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손을 흔들며 활짝 웃었다. 그제서야 가슴 쓸어내리던 손으로 모두 기립 박수를 쳤다. 어린이는 다시 굴렁쇠를 굴리며 앙증맞게 사라졌다. #상황3 2011년 3월 29일.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한 청년의 눈빛이 가슴 시리도록 촉촉하게 젖어 든다. 이어 애절하게 노래를 부른다. ‘만남이 달콤함만은 아니듯/이별이 아픔만은 아니듯/사랑에 머물 수는 있어도 절대로 갇히면 안 돼요/열려진 문으로 나가요 무지개를 좇으려 하지 말고/괜찮아 울어도 좋아요/그대를 아껴요 그대가 먼저야.’ 생김새로 보아 여인의 미성일 것 같았지만 남성 특유의 바리톤 음성으로 강한 흡인력을 내뿜는다. 윤태웅(30)씨. ‘영원한 굴렁쇠 소년’으로 통한다. 서울 올림픽 개막식 당시 굴렁쇠 굴리기를 통해 ‘인류의 화합과 번영, 평화’를 전 세계에 전하는 ‘찐한 장면’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라는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의 도가니를 만들어 냈다. 그가 굴렁쇠를 굴리게 된 인연은 ‘상황1’에서 보듯 1981년 9월 30일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바로 그날 태어난 2400명 중 한 명의 호돌이로 뽑혔던 것. ●오디션 거쳐 주인공 ‘닥터 리’ 발탁 올림픽 이후 그는 평범하게 지냈다. 그러다 2002년 6월 서해교전 당시 연평도에서 해병으로 군복무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어 2006년 1월 ‘19 그리고 80’에서 중견배우 박정자씨와 호흡을 맞추며 연극 배우로 데뷔해 화제가 됐다. 그가 이제는 뮤지컬 무대에 도전한다. 오는 7일부터 10월 초까지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오! 당신의 잠든 사이’의 주인공 ‘닥터 리’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윤씨가 뮤지컬 데뷔 무대로 선택한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공연계의 ‘미다스 손’이라고 불리는 장유정 연출의 작품이다. 2005년 초연 이후 1800회가 넘게 무대에 올렸을 정도로 대학로의 장수 뮤지컬로 손꼽힌다. 지난 29일 대학로에서 한창 연습 중인 윤씨를 만났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는 소감이 어떨까. 비교적 차분하면서도 조용한 말투로 대답한다. “연기를 시작하면서 뮤지컬 배우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고 언젠가는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때마침 오디션을 한다기에 용기를 내고 도전했지요. 처음이라 그런지 잘해야겠다는 욕심과 부담도 동시에 있고 또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오! 당신~’에서 그는 다양한 캐릭터를 맡게 된다. 우선 ‘닥터 리’ 역은 가톨릭 무료 병원의 유일한 훈남 의사로 외로운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 주는 인물이다. 병원장 ‘베드로 신부’와 시종일관 부딪치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한 캐릭터로 감동을 준다. 또한 환자들의 사연이 하나둘씩 펼쳐질 때마다 카사노바, 6·25 전쟁 속 우체부 소년, 동네 양아치 등 다섯 가지의 캐릭터를 소화하게 돼 그의 활약상이 기대된다. “이 작품은 병원에서 어느 날 반신불수 환자가 사라지면서 시작되는 내용이지만 미스터리와 드라마, 로맨스 등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코믹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그동안 이 작품을 보신 분도 많겠지만 새로운 캐스팅으로 다른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뮤지컬이란 연기와 노래, 춤이 함께 뒷받침돼야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장르다. 그는 지난 2006년 연극 데뷔 때에도 오디션을 통해 무대에 올랐고 연극계 대선배인 박정자씨와 연기를 하면서 나름대로의 실력을 선보였다. 또 현재 출연 중인 tvN ‘롤러코스터’에서도 열연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래와 춤은? “단기간 노래(성악) 레슨을 받으며 준비를 했지만 역시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부족한 점도 발견되고 있고, 또 그럴 때마다 깨닫고 배우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춤이야, 운동신경도 남보다 뛰어나고 어느 정도의 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의 연출자는 윤씨에 대해 “놓치기 쉬운 감정선까지도 잡아내면서 캐릭터의 특성을 풍부하게 표현할 줄 아는 배우”라면서 노래와 춤도 잘 소화해내고 있다고 기대감을 전한다. 윤씨는 이번 뮤지컬 무대를 통해 또 한번 연기영역을 넓히는 만큼 기회가 되면 영화 쪽에도 진출해 연기자로서 완성도를 높일 생각이라고 했다. “원래 영화 쪽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준비를 하다가 못한 경우도 있고 해서 언젠가는 완성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지요.” ●바리톤 음색… 강한 흡인력 내뿜어 화제를 돌렸다. 앞에 언급했듯이 2차 서해교전 때 그는 연평도에서 근무했다. 당시의 상황을 잠시 떠올린 그는 사뭇 진지한 자세로 돌아온다. “그때 해안포 중대에서 근무했습니다. 2002 월드컵 때 한국과 터키의 경기가 있던 날이어서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지요. 당시 바로 코앞에서 벌어진 실제 상황이라 처음에는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왔지만 전쟁을 가상해서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총을 들고 달려가고 싶은 마음도 들더군요. 우리 해군 병사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고 전쟁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비참함도 경험했습니다.” 해병대에 자원한 것은 어릴 적부터 익혀 온 태권도(현재 공인4단)가 계기가 됐다. 해병대 출신인 사범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에서였다. “제가 복무할 때에는 연평도에서 인천을 오고 가는 쾌속정이 없어서 외박은 아예 없었고 휴가를 나갈 때에도 날씨로 인해 일정이 다소 달라지곤 했지요. 중국집에서 자장면 먹고 한 곳밖에 없던 노래방에서 노래도 부르고, 또한 인정 많던 아저씨와 아줌마들과 만났던 기억 등 지금도 마을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건때 피해를 입는 광경을 보고 정말 가슴이 아프더군요. 또 날아오는 포탄에도 불구하고 바로 맞대응하는 후배 해병들을 보고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연평도의 비극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군의 모습에 대해 일부 질타를 받는 것도 있지만 애정 있게 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해병대의 구타 문제와 관련해서는 약간 웃으면서 언급을 피한 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2009년 10월 치열하게 군생활을 했던 연평도를 다시 찾았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행지로 연평도를 선택했던 것. 여기에서 그는 우연히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팀’을 만나 깜짝 출연을 한다. 이를 놓고 ‘조작 의혹설’에 잠시 휘말리기도 했다. 그래서 당시 상황을 물었다. ●연출자 “감정선 안 놓쳐… 노래·춤도 잘 소화” “삶이 힘들었을 때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무작정 연평도를 찾았지요. 여기저기 사진 찍으며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1박2일팀’을 만났습니다. 녹화 장면을 보면서 사진도 찍고 주변을 얼쩡 거렸지요. 이때 현장에서 프로그램 작가를 만났어요. 작가는 그런 저에게 누구냐고 물었고 ‘88올림픽 호돌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즉석에서 인터뷰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는 살아오면서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 ‘굴렁쇠 소년’이라는 얘기를 수도 없이 했단다. 이와 관련된 비화 한 토막을 들려준다. “88올림픽 당시 이어령 선생님이 총연출을 하셨지요. 원래 선생님은 동양화의 한 폭처럼 쓱 지나가는 걸로 했습니다. 그라운드에 나와 굴렁쇠를 굴리며 중간에 멈추지 않고 그냥 사라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분야를 맡은 이덕분 세종대 교수가 중간에 박수라도 받게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우겨서 결국 그라운드 한복판에서 굴렁쇠를 어깨에 메고 손을 흔들며 박수를 받게 됐습니다.” 당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이 ‘혹시 굴렁쇠가 쓰러지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하자 그는 “그런 얘기가 있었는데 이어령 선생님께서 어린이가 굴리는데 아무려면 어떠냐. 쓰러지면 자연스럽게 다시 세워서 계속 굴리라고 했다.”고 회고했다. 그와 인터뷰 시간은 30여분. 연습 스케줄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비록 짧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계획대로 되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일이 닥칠 때마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스스로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극과 뮤지컬 등 닥친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영화출연도 제게 좋은 인연으로 다가오겠지요. 지금은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만 몰입할 겁니다.(웃음)” 편집위원 km@seoul.co.kr ●배우 윤태웅은 1981년 9월 30일 88올림픽이 확정되던 날 서울 잠원동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경희대와 조흥은행 소속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윤씨는 태어난 날짜가 인연이 돼 88올림픽 당시 ‘올림픽 호돌이’에 뽑혔으며 ‘굴렁쇠 소년’이란 별명을 얻었다. 1994년 잠원초등학교를 거쳐 신반포중학(1997년)과 서울고(2000년)를 나왔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배운 그는 해병대 출신 태권도 사범의 영향으로 2001년 12월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연평도에서 군복무를 했다. 2004년 2월 제대한 뒤 곧바로 경기대 체육학과에 복학했고 2006년에 졸업했다. 그해 1월 공개 오디션을 거쳐 ‘19 그리고 80’으로 연극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올 인더 타이밍’ ‘난 새에게 커피를 줄 수 없다’ 등에 출연했다. 현재는 tvN의 ‘롤러코스터’에서 열연 중이며 결혼정보 회사 ‘듀오’의 모델로도 활약하고 있다. 오는 7일부터 10월 초까지 뮤지컬 ‘오! 당신 잠든 사이에’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결혼은 내년쯤에 할 생각이란다.
  • “주택 취득세 50% 감면 철회하라”

    정부가 주택 취득세율 50% 감면과 관련, 지방채 발행 등 세수 부족분에 대한 보전 대책을 내놓았으나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31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정부가 취득세 인하 방침을 강행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회의 법안 통과를 저지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에 참석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에 따른 세수 감소분 보전 대책으로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중앙정부가 이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참석자 대부분이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채 발행땐 재정 더 악화”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도 지방정부가 긴축재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채권을 발행하면 더욱 재정을 악화시키게 된다.”면서 “중앙정부의 정책 추진 절차나 제시된 해법에 모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가 전했다. 협의회장인 허남식 부산시장은 “지방자치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은 반드시 지방정부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이번 정책이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만큼 보전 방안을 따지기보다 정책 자체가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제 근간 훼손 행위”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취득세 감면 방침은 지방자치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반발했고,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취득세 감면은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일부에서 정책을 마련한 부처 관계자의 처벌까지 촉구하는 등 전체적으로 회의가 격앙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정 부 “정책추진 절차 문제 있었다” 한편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회의에 앞서 회의장을 방문해 “(사전 동의 없이 발표한) 절차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면서 “현재 감소분 전액 보전은 관계 부처 사이에 얼마간 협의가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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