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문
    2025-08-22
    검색기록 지우기
  • 공식
    2025-08-22
    검색기록 지우기
  • 김승훈
    2025-08-22
    검색기록 지우기
  • 황경근
    2025-08-22
    검색기록 지우기
  • 문소영
    2025-08-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187
  • [한명숙 前총리 ‘정자법 위반’ 무죄] “9억 줬다… 안줬다… 한만호 진술 신빙성 없다”

    [한명숙 前총리 ‘정자법 위반’ 무죄] “9억 줬다… 안줬다… 한만호 진술 신빙성 없다”

    31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은 핵심 증거라 할 수 있는 한만호(53) 전 한신건영 대표의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공소내용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더라도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 전 대표의 검찰 진술에 대해서는 “강압 수사가 없었다고 시인했지만, 진술 동기에 이해 관계가 개입돼 있어 허위 진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 전 대표가 빼앗긴 회사를 찾으려는 목적으로 검찰에 허위 진술을 했다고 본 것이다. 법정에 와서 ‘돈을 사업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바꾼 진술도 믿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와 한 전 대표의 친분관계 ▲ 휴대전화 번호 입력시기 ▲집과 집 근처 도로로 특정된 정치자금 공여 장소 등에 대한 검찰 수사의 객관성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3차례에 나눠 집과 집 근처 도로에서 돈을 전달한 장소에 대해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씨와 한 전 총리는 종친이라는 것, 지역구 사무실의 임대·임차인 사이라는 것, 앞서 한씨의 부친과 식사를 한 번 했다는 수준의 친분인데 집에 직접 찾아가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것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는 사람이라면 심리적으로 불안했을 것인데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도로에서 받는다는 것이 어색하다.”고 해석했다. 돈을 전달했을 당시 한 전 대표의 휴대전화에 한 전 총리의 전화번호가 없다는 점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한씨는 한 전 총리의 번호를 알자마자 저장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저장한 때가 돈을 전달하고 한참 지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공소사실이 진실이라고 해도 1억원짜리 수표를 2년 동안 사용하지 않다가 갑자기 동생에게 사용하게 한 점, 경선자금을 별도로 대출한 점 등도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게 재판부의 결론이다. 또 보강 증거인 ▲채권회수목록 ▲B장부 ▲접대비 세부내역 ▲달러 환전 내역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한 전 대표로부터 5500만원과 법인카드를 받아 쓰고 버스와 승용차를 무상 제공받은 한 전 총리의 비서 김문숙(51)씨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400만원을 선고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神들이 들려주는 삼다도 탄생의 비밀

    神들이 들려주는 삼다도 탄생의 비밀

    흔히 삼다도, 탐라로 불리는 우리나라 최대의 섬 제주도에는 무려 1만 8000여 신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많은 신의 이야기는 문헌이나 전승의 구담을 통해 다양한 신화로 전해진다. 실제로 제주 곳곳에 즐비한 그 신화의 연원 흔적과 표상들은 제주 주민들의 존재 근거이자 삶의 방식을 가름짓는 큰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제주의 신과 그에 얽힌 신화를 다룬 일반의 문학적 노력과 결실이 드문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신문 편집위원 김문씨가 세상에 내놓은 장편소설 ‘판타지 제주신화’(지식의숲 펴냄)는 그런 측면에서 의미 있는 도전이자 성과로 눈길을 끈다. 언론계에서 ‘독특한 인물 전문기자’로 소문난 저자는 제주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 제주도 사람. 그 태생의 이력 그대로 소설에는 제주를 다시 보게 만드는 묘한 장치들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큰 얼개는 궤네기또라는 자폐증 소년이 만장굴에서 실종됐다가 다시 발견되는 현실의 팩트에, 신들의 존재와 의미를 얹은 모험담의 형식을 갖췄다. 궤네기또가 동굴에서 만난 꽃새 칼라빈카와 동행하며 만나는 신과 신의 세상은 제주의 탄생 과정을 은밀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함축한다. 하늘과 땅을 분리해 천상에서 쫓겨난 설문대할망이 들려주는 한라산과 백록담의 시원, 천의동자의 이마와 뒤통수에 박힌 눈들을 빼내 만들었다는 태양과 달, 천지왕의 아들로 저승과 이승을 주재하는 대별왕·소별왕, 그리고 고을나·양을나·부을나 삼형제의 탄생과 치세…. 문헌의 기록과 전승의 구담으로 남아 있는 신화의 씨줄에 저자 특유의 작가적 기질과 상상력이라는 날줄을 엮어 풀어낸 판타지의 트루기에서 기성 문인 못지않은 내공이 읽힌다. 소설은 비록 판타지의 양식을 띤 채 본격 소설과는 멀지만 제주 신화의 존재와 지금의 제주를 알기 쉽게 포개는 스토리텔링의 묘미가 큰 장점이다.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까지 판타지의 여행으로 끌어들이는 재미에 더해 관심 있는 이들이 천지혼합과 천지개벽의 특성을 띤 제주 탄생의 연원을 다시 들춰보게 만드는 관심 촉발의 의도가 은연 중 읽힌다. 구좌읍 김녕리에서 전승되는 굿 ‘궤네기당 본풀이’의 ‘궤네기’에 제주 신의 이름에 붙이는 ‘또’를 더한 궤네기또라는 주인공 이름의 설정부터 그런 장치의 출발로 보인다. 여기에 신들의 이야기에 부분부분 끼워 넣는 인도 신화의 칼라빈카(가릉빈가)며 불교의 도솔천 이야기, 맛깔나는 민담의 서비스도 판타지의 묘미를 더하는 추임새들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소설의 위상은 ‘신화야 놀자’이다. 가벼운 터치의 판타지 위상을 넓혀 본격 소설로서의 연작 ‘제주 신화’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1만 2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인사]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학기술부 임승빈△대변인 이근재△울산광역시 부교육감 정병걸△사학감사팀장 이지한△기획담당관 오석환△대학선진화과장 김영곤△홍보담당관 김문희△규제개혁법무〃 현철환△영어교육정책과장 구연희△교원정책〃 김태형△교육복지국 이선우 ■문화재청 ◇승진 △한국전통문화학교 총무과장 조성래△고도보존팀 전칠수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송기국 ■KBS △부산방송총국 시청자서비스국장 김기호 (11월 7일자)
  • 서양학자가 본 中건륭제

    중화제국의 역사에서 가장 존재감을 드러낸 두 사람을 꼽으라면 누구일까. 중국 역사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진시황(秦始皇)과 건륭제(乾隆帝)라고 한다. 진시황은 천하 통일을 이루면서 황제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만들었고 청나라 6대 황제인 건륭제는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1735~1795) 재위하면서 조부 강희제에 이어 정치·경제·문화적으로 ‘강희·건륭 시대’라는 청나라 최성기를 이루었다는 점을 예로 든다. 건륭제는 초기에 민중을 계도하고, 만인(滿人)·한인(漢人) 간의 반목을 막고, 붕당의 싸움과 황족의 결당을 금하는 등 내치에 전념했으며 만년에는 중가르, 위구르, 타이완, 미얀마, 네팔 등의 평·원정을 통해 많은 무공을 세웠다. 이처럼 건륭제는 중국과 서구에서 당대와 후대의 많은 평가와 주목을 받고 있으며 정치와 사상, 문화 면에서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건륭제 자신이 지은 시만 4만여 수에 달하며 ‘사고전서’를 그의 이름으로 펴낼 만큼 저술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 시기 국제무역도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서양의 선교사를 통한 문화의 교류도 꾸준했다. 신간 ‘건륭제-하늘의 아들, 현세의 인간’(마크 C. 엘리엇 지음·양휘웅 옮김·천지인 펴냄)은 이러한 내용을 담아 일반 대중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소개한 건륭제 평전이다. 왜 서양인이 썼을까. 저자는 현재 하버드대 동아시아언어문명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중국사와 내륙아시아사를 가르치고 있다. 이른바 신청사(新淸史)학파의 대표 주자로 불린다. 이런 그가 이 책을 통해 오랫동안 방대한 중국의 성과를 두루 취합하고 중앙아시아와 만주족의 역사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고루 반영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서문에서 건륭제에 관한 책을 쓰게 된 이유로 “건륭제가 중국 사람들과 청대의 역사가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세계의 다른 지역 대중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2만 2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조선왕실의궤 반환 주역 환수위 사무처장 혜문 스님

    [김문이 만난사람] 조선왕실의궤 반환 주역 환수위 사무처장 혜문 스님

    ‘집 나간 부처가 돌아왔다’를 사자성어로 하면 뭘까. ‘환지본처’(還至本處)라는 말이 있다.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중생들은 이승에서 본래의 자리가 어딘지 몰라 우왕좌왕 헤맨다고 한다. ‘금강경’에 그 뜻을 풀이해놨다. 2010년 8월 10일 간 나오토 총리가 ‘한일강제병합 100년’과 관련된 담화를 통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고 그에 따른 조치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일본이 통치하던 기간에 조선총독부를 경유해 반출돼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한 귀중한 도서에 대해 한국민의 기대에 부응, 이른 시일에 인도하겠다.” 이는 2006년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4년간 지속적인 반환운동을 전개하고 한·일 국회의원과 시민단체가 협력해 이루어 낸 한·일관계의 중대한 일이었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사무처장 혜문 스님이 있었다. 일본 최고 두뇌 집단이라고 하는 도쿄대를 끈질기게 상대해 ‘조선왕조실록’을 찾아오고, 일본 권력의 중심인 일본 왕궁에 직접 들어가 조선왕실의궤를 목격한 뒤 반환의 결정적 역할을 했으니 말이다. 혜문 스님은 이 밖에도 도쿄 시내 오구라호텔에 있는 고려시대 문화재 ‘평양율리사지 오층석탑’ 환수 등 북한까지 포함시켜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문제로 그 영역을 확대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혜문 스님은 ‘문화재 제자리 찾기’와 ‘오류 바로잡기’ 운동가로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몇 가지 흥미로운 예가 있다. 슈베르트의 가곡 ‘숭어’는 잘못된 번역이다. 하여 당국에 정정 신청을 내 ‘송어’라고 교과서에 고쳐놨다. 국보146호 청동방울은 당초 강원도에서 출토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혜문 스님은 추적 끝에 강원도가 아닌 충남 논산으로 올바르게 돌려놨다. 안동 도산서원에 심어진 금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것으로 돼 있으나 사실은 안동군수가 심었다는 것도 그가 새롭게 밝혀낸 일이다. 도산서원 준공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가서 금송을 심었는데 겨울이라 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겁을 먹은 안동군수가 몰래 금송을 사다가 심었다는 것. 또 있다. 명성황후가 생전에 쓰던 표범가죽 양탄자의 행방을 찾아내 눈길을 끌었다. 지금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관돼 있던 조선시대 기생 명월이의 생식기 표본과 백백교 교주 머리의 보존 중지 운동에도 앞장섰다. 그렇다면 스님이 이런 일을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문화재 제자리 찾기’ 사무실에서 스님을 만나 그 까닭을 먼저 물었더니 ‘환지본처’라고 짤막하게 대답한다. 다시 “그래도 꾸준히 그런 일을 벌이기가 쉽지 않을텐 데요.”라고 했다. “누가 그러더군요. 교수나 공무원이 독립운동하는 것 봤냐고 말입니다.”라며 크게 웃는다. 그렇다면 문화재 환수를 위해 그동안 일본에만 40여 차례 오갔는데 경비는 어떻게 조달하느냐고 했다. “다 부처님 것이죠.”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에구, ‘도 닦은 스님’에게 괜히 물어봤나 보다. 이렇게 그의 말은 빨랐고 거침이 없었다. 호탕하게 웃는 것도 그랬다. 조선왕실의궤 환수운동은 어떻게 벌이게 됐을까. “2003년 저희 은사 스님인 철안 스님께서 경기도 봉선사 주지로 부임하셨습니다. 철안 스님은 불교문화재에 관심이 많으셔서 봉선사의 관할 사찰 중 27개의 전통사찰에 대한 문화재 현황 파악을 저에게 맡기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6·25 전쟁 등을 거치면서 멸실된 문화재의 현황이 그대로 드러나게 됐지요. 예를 들어 현등사 사리구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조선왕조실록’은 도쿄대가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파악됐습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불법적인 유통경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이에 따라 흩어진 문화재를 제자리로 되돌리려는 ‘제자리 찾기’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이렇게 탄력을 받은 혜문 스님은 ‘한·일협정 문서공개’와의 연관성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1965년 한·일협정 당시 일본으로부터 1432점의 문화재를 돌려받고 문화재 청구권을 포기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한·일협정 문서는 일부만 공개됐다가 2004년 완전 공개되는 과정에서 과연 1432점의 반환 문화재가 어떤 것들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세세하게 살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짚신, 막도장, 우체부 모자 등 문화재적 가치가 의심되는 것들을 보고 졸속 협상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다. “때마침 그 무렵 일본에 공부하러 갔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이 일본에 있는 것을 알게 됐지요. 신물(神物)의 부름을 받았다는 것을 문득 느꼈습니다. 일왕 궁내청에서, 1922년 진상품으로 건너와 일본인의 소유가 되어 버린 ‘조선의궤-명성황후 국장도감의궤’를 봤을 땐 더욱 그랬습니다. 원래의 소장처를 나타내는 ‘오대산’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더군요. 색을 화려하게 배합해 그려진 갖가지 그림은 1895년 일본인에게 죽임을 당한 뒤 무려 2년 2개월에 걸쳐 치러진 생생하고도 슬픈 ‘국장의 기록’들이었습니다.” ‘보인소의궤’란 책이 눈에 들어왔을 때도 그랬단다. 고종 13년(1876), 경복궁 교태전(交泰殿)에서 발생한 화재로 조선의 옥새가 소실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고종은 무위소(武衛所)라는 관청에 옥새와 인장을 새로 제조하도록 명령, 각종 보인 11과(科=개)가 제조돼 고종에게 헌상됐다. 이때의 제작과정을 낱낱이 기록한 종합보고서가 바로 ‘보인소의궤’(寶印所儀軌)로 이는 옥새 제작에 관한 유일한 자료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한민국 국새’ 제작도 ‘보인소의궤’에 근거해서 제작된다고 한다. 스님은 또 1897년 10월 13일 대한제국의 탄생과 관련된 중요한 의궤인 ‘대례의궤’란 책을 봤을 때도 ‘신물의 부름’으로 울컥했다고 말했다. “명성황후의 죽음은 한·일 간 피로 피를 씻었던 사건의 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항일의병, 이토 히로부미의 죽음 등 반일운동이 탄생하는 역사적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제가 살고 있는 봉선사와 명성황후의 능인 홍릉이 가까이 있다는 것도 신물의 부름이 아니겠습니까. 명성황후를 죽인 칼 ‘히젠도’를 후쿠오카에서 봤을 때는 ‘아 이것이 조선의 심장을 찌른 칼이구나’ 하는 생각에 피가 거꾸로 쏟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명성황후를 죽이고 국부검사를 자행한 기록 ‘에이조 보고서’를 입수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는 현재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 가운데 고종의 갑옷과 투구 반환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조선시대 대대로 내려오던 임금의 투구가 일본에 있다는 것은 여전히 볼모로 잡혀 있다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군대가 싸울 때 적에게 깃발을 빼앗긴 것과 같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스님은 여러번 강조한다. “조선시대 군사권력의 최고 상징인 투구, 정치권력의 최고 상징인 임금의 관모 익선관(翼善冠·높이 19㎝)이 도쿄국립박물관에 아직까지 인질처럼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세요.” 스님이 던지는 말문마다 조목조목 비장함이 서려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도까지 친일 논쟁만 했습니다. 누가 친일을 했느니 안 했느니 말입니다. 일본에서 들은 얘기지만 2000년 이후에야 직접 도쿄에 와서 ‘우리 문화재 내놓으라’고 일본 외무성을 압박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일본 당국은 그런 사람들을 예의 주시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장본인이거든요. 사실 우리가 직접적으로 문화재 환수 문제를 제기한 것은 너무 늦었습니다. 스스로 자기반성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북·일 수교 때 대대적인 문화재 반환을 약속받아야 하는 것도 지금부터 바짝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본은행에 있는 징용 노무자 공탁금 4조원이나 사할린 강제징용 문제 등도 말입니다.” 그에게 앞으로 남은 숙제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50가지 오류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10가지밖에 못 했다.”며 웃는다. 대한제국을 선포한 환구단의 조경과 석등이 일본식으로 돼 있는 것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도 중국 갑옷과 일본도를 차고 있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조선왕실의궤도 원소장처인 오대산 제자리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칠 무렵 “백백교 교주의 머리가 오늘 화장을 하는데 염불하러 가야 한다.”며 바삐 자리를 떴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혜문 스님은 1998년 대한불교 조계종 25교구 본사 봉선사에 철안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2001년 부산 해운정사 금모선원에서 진제 스님을 모시고 수선안거를 한 이래 봉선사에서 정진하고 있다. 2004년 일본 교토 유학 중 ‘조선왕조실록’이 도쿄대에 소장돼 있음을 확인한 후 ‘조선왕조실록환수위’를 구성, 반환운동에 앞장섰다. 2006년 9월 ‘조선왕실의궤환수위’를 조직해 4년에 걸친 운동을 전개, 일본 정부로부터 1205점의 문화재를 반환받게 했다. 그 외에도 6·25 전쟁 당시 미군 병사가 약탈했던 ‘표범카펫’의 행방에 문제를 제기, 60년 동안 박물관수장고에 있던 것을 찾아냈으며 보스턴미술관 소장 라마탑형 사리구 반환운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문화재제자리찾기 사무총장과 조선왕실의궤환수위 사무처장 등을 맡고 있다.
  • [‘시민 박원순’ 택했다] ‘안철수+박원순 태풍’ 대안세력에 野도 與도 무릎 꿇다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면서 한국 정치는 ‘신천지’로 접어들었다. 시민사회 세력을 위시한 제3의 대안세력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져 기존 정치체제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됐다. ‘안철수+박원순 바람’으로 대표되는 대안세력에 야당에 이어 여당마저 무릎을 꿇은 셈이다. 우선 범야권은 이번 승리를 계기로 2012년 정권 교체의 희망을 구체적으로 갖게 됐다. 정국 주도권도 자연스럽게 야권으로 쏠릴 전망이다. 현 정부 들어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은 줄곧 ‘후보연합’ 전술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시민 후보가 패하는 등 실패도 맛봤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당에 시민사회 세력까지 가세해 서울을 거머쥐었다. 더욱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위협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파괴력도 여실히 입증됐다. 야권과 시민사회는 새 정당을 결성하거나 연합하는 전략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를 계획이다. 그러나 통합을 향한 야권의 여정이 질서정연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박 후보의 승리는 시민사회가 기성정치를 심판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이번에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이 통합 과정에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친노그룹과 시민사회가 주축을 이루는 ‘혁신과 통합’이 목소리를 키울 수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총리 등이 민주당을 압박할 경우 민주당이 ‘헤쳐 모여’식으로 이합집산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정국의 방향타는 안철수 원장이 쥐게 됐다. ‘대권 플랜’ 1라운드를 통과한 그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신당 창당의 깃발을 든다면 정계개편의 큰 파도가 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이념으로는 가늠하기 힘든 그의 ‘정체성’이 어떤 정치로 구현될지는 알 수 없다. ‘반(反) 엠비’, ‘김대중’, ‘노무현’, ‘진보 좌파’로 대표되는 기존 야권의 노선을 거부할 경우 안 원장은 통합이 아닌 분열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 한나라당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패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수도권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전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뼈져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박근혜 전 대표가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선거전에 적극 나섰는데도 졌기 때문에 충격은 배가 됐다. 서울의 한 의원은 “혁명(분당)이냐 혁신이냐의 갈림길에 섰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선거 기간 동안 “심판 선거가 아니다. 패배를 책임져야 하는 선거도 아니다.”라고 강조해 왔지만, 책임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후보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고, 선거운동을 시종 ‘네거티브’로 이끌었다. 다만 새 지도부가 들어선 지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기엔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도 흔들리게 됐다. 당장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 당내 경쟁자들의 도전이 시작될 게 뻔하다. 그러나 여전히 박 전 대표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위상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은 가속화되고, 국정 장악력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전면 개편 요구는 물론 자칫 대통령의 탈당론이 제기될 수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웃고 울고 노래하는 로봇 ‘키보’

    웃고 울고 노래하는 로봇 ‘키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7일부터 30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로보월드 2011’에서 다양한 얼굴 표정을 나타낼 수 있는 감정교류 로봇 ‘키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인간을 닮은 로봇)인 키보는 웃고, 울고, 찡그리는 등 갖가지 얼굴 표정을 연출할 수 있고 노래에 맞는 입동작을 보이는 립싱크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춤도 가능하다. 또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얼굴이나 위치, 물체 등을 인식할 수 있어 장애물을 피해 이동하고 물건을 집거나 전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원 측은 키보를 쇼마스터 로봇으로 부르고 있다. 키보 개발자인 김문상 박사는 “한국의 휴보나 일본의 아시모 등 지금까지의 휴머노이드들은 단순히 걷고 뛰거나 계단을 오르는 동작에만 초점이 맞춰져 개발돼 왔다.”면서 “키보는 인간친화형이라는 휴머노이드의 목적에 맞게 사용자에게 최대한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기능들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키보는 로보월드 2011 개막식에 나오(프랑스), 찰리(미국), 로보데스피안(영국) 등 각국의 대표 로봇들과 함께 등장,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에게 꽃을 전달하고 포옹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영국의 로보데스피안은 개막식에서 여성 아나운서와 함께 사회를 볼 예정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獨 린데社, 용인 기흥 제2공장 준공

    세계 2위의 산업용 특수가스 제조 및 엔지니어링 업체인 독일 ‘린데’가 25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능서동에 기흥 제2공장을 준공했다. 준공식에는 김문수 도지사와 김학규 용인시장, 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브렛 킴버 린데 코리아 사장 등이 참석했다. 린데사가 1억 8000만달러(약 2030억원)를 투자한 제2공장은 반도체용 고순도가스를 비롯해 철강,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산업용 가스를 제조하게 된다. 린데는 2공장 옆에 2006년 6800만 달러를 들여 제1공장을 세웠다. 문연호 도 투자산업심의관은 “린데의 2공장 준공으로 국내 반도체와 전자 관련 기업들이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린데는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낙후지역 학교에 과학실험교실을 운영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내일 재보선] ‘포스트 10·26’ 잠룡 4인방 운명은

    [내일 재보선] ‘포스트 10·26’ 잠룡 4인방 운명은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고 져도 진 것 같지 않은 선거” ‘포스트 10·26’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다. 이번 재·보선은 유난히 복합적인 변수가 얽히고설켰다. 대선 전초전, 정당의 위기, 시민정치의 실험 같은 변수가 기저에 깔렸다. 특히 대선 전초전이라는 측면은 해석의 여지가 많아졌다. 김종욱 동국대 연구교수는 25일 “정당 정치가 약해진 선거라 표심이 여야(정당)의 균형을 맞추는 형태로 흐르진 않을 것”이라면서 “대선주자들도 이 때문에 명확한 자신들의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어떤 변수라 하더라도 차기 대선주자들에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가 맞붙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은 특히 그렇다. ● 패배땐 ‘박근혜 책임론’ 부상 나 후보가 이길 경우, 박근혜 전 대표는 대세론을 유지하게 된다. 친이(親李·친이명박)계가 약화되면서 정국 주도권을 당이 갖게 되고 구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내 권력을 둘러싼 친이·친박(親朴) 진영의 갈등이 불거진다. 나 후보가 패할 경우, ‘박근혜 책임론’에 ‘당 쇄신론’이 동반 대두된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과 김문수 지사 등이 대척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복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나 후보의 패배가 내곡동 사저 문제 등 정권 요인 때문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정권과 불가근불가원 관계를 유지했던 박 전 대표가 주전투수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학규, 안풍 위력땐 설 땅 좁아져 반대로 박 후보의 승패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범야권 잠룡들의 운명과 직결된다. 박 후보가 승리하면 일단 공을 나눠 갖게 된다. 그러나 곧바로 야권 통합 정국이란 지형 변동 과정에서 명암이 엇갈린다. 손 대표는 제1 야당을 결집해 승리를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자체 후보를 내지 못한 상태라 상처뿐인 영광이다. 민주당 한계론이 불거지는 데다 안풍(安風)이 위력을 발휘하면 기회를 잡지 못한다. ●문재인, 부산 동구청장 선거 ‘시험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단일화 조정자로 나섰던 만큼 축제의 주인공이다. 그러나 손 대표와 마찬가지로 ‘안철수 독주’를 지켜봐야 한다. 오히려 부산 동구청장 선거 결과가 시험대다. 반면 안 원장은 날개를 다는 격이다. 실질적인 영향력뿐 아니라 기존 정치권과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둬 새로운 정치라는 화두로 어젠다를 주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정치 행보를 하진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야권 통합 정국이 난기류에 휩싸이게 된다. ●朴 져도 ‘안철수 효과’ 기대 남을듯 물론, 박 후보가 패하면 야권은 격랑에 휩싸인다. 통합에 속도가 붙게 된다. 안 원장은 타격을 입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박원순 편’임을 못박지 않았고, 참여를 통한 변화에 무게를 뒀기 때문에 ‘안철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2] “박근혜, 폭탄주도 이공계식 제조”

    박근혜 폭탄주 제조법은 이렇다. “제가 이공계 출신인 거 다 아시죠. 폭탄주도 이공계식으로 제조해요. 우선 섞는 비율이 중요하고 따르는 각도도 중요하고요.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닙니다. 제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정말 중요하거든요(웃음).” ●“비율·각도, 몸에 적외선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어쩌다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만들어 돌리며 한 이 말을 그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23일 출간한 에세이 ‘진심이면 통합니다’를 통해 밝혔다. 이 의원은 2004년 수석부대변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언론 창구 역할을 해 온 인물이다. 한나라당 최초로 내년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책에 담았다. 하지만 당내 어느 의원보다 박 전 대표를 많이 알고 언급도 자유롭게 해 온 터라 박 전 대표를 언급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육여사 추모시 낭독때 끝내 침착 두 사람의 인연은 탄핵 역풍 직후인 2004년 총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광주에 출마해 고군분투하던 이 의원에게 박 전 대표가 전화를 걸어 “어려운 곳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라고 격려해 온 것. 이후 이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 직후 당시 이명박 후보 선대위의 고위직 제의, 김문수 경기지사 측 정무부지사 제의를 모두 고사하고 박 전 대표를 보좌해 왔다. 이 의원은 좀처럼 내보이지 않는 ‘박근혜의 눈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조찬자리에서 고 육영수 여사에 대한 시가 낭독돼 행사장이 눈물바다가 됐는데도 박 전 대표는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시한부’ 측근 문병땐 눈물 쏟아 이 의원이 후에 박 전 대표에게 “사진기자들이 눈물 사진 못 찍었다고 불만입니다.”라고 하자 그는 웃으면서 “저는 흘릴 눈물이 없나 봐요.”라고 답했다. 그런 그도 2007년 대선 경선 직후 큰 병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 측근을 방문한 뒤 병실문을 나서자마자 벽에 기대 한참이나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10·26 재·보선 이튿날인 오는 27일 광주에서 열리는 출판기념회에는 박 전 대표가 참석한다. 지난 대선 이후 3년 10개월 만의 광주행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설렘·애정·이별·옛사랑의 추억… 느껴보세요

    사랑 말고 우리가 노을 아래 엎디어 울 일이 또 무엇이 있을까. 이런 물음에 다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테다. 사랑의 감정은 그만큼 뜨겁고 깊다. ‘처음 본 날 웃었지요/먼데서 웃었지요’라고 시작된 사랑은 ‘너 없이도 가을은 오고/너 없이도 가을이 가는구나’라고 한탄하며 사랑의 끝을 읊조린다. 연애시의 정수(?)를 보여 준 ‘연애시집’ 이후 10년 만에 찾아온 김용택 시인의 사랑 시집 ‘속눈썹’(마음산책 펴냄)에 나오는 대목들이다. 섬진강 시인 특유의 소박하고 단순하면서도 울림 큰 솔직한 언어로 사랑에 대한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낸다. 하여 그는 “이번 시집은 사랑의 길이 써준 시의 집이다. 바람 부는 들길을 지나 해질녘에 찾아든 따뜻한 새 집, 속눈썹이 떨렸던 날들, 그 연애의 기록이다.”라고 말한다. 제목 시 ‘속눈썹’에 ‘산그늘 내려오고/창밖에 새가 울면/나는 파르르/속눈썹이 떨리고/두 눈에/그대가 가득 고여 온답니다’라고 했듯이 말이다. 이별의 아픔에 해 지는 강화에서 목놓아 울기도 하고 사랑은 순간임을 알면서도 가는 연인을 끝내 놓지 않겠다는 다짐도 한다. 그러면서 이내 ‘너는/내 마음 속/가장 어두운 곳을/살짝 치켜세운/속눈썹 같은/한송이 꽃이었다’라고 아련한 옛사랑을 추억한다. 그의 시집은 자신이 직접 쓴 친필 시 ‘바람’으로 시작한다. ‘바람도 없는데/창문 앞/나뭇잎이 흔들리네요/나를 안아주세요’라고 독자들과 인사를 한 뒤 ‘그러면’에서는 ‘바람 부는 나무 아래 서서/오래오래 나무를 올려다 봅니다/반짝이는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그러면/당신은 언제 오나요’라고 노래한다. ‘사랑은 떠나고/빈집에서 나와 노래한다’라는 대목에서는 차라리 슬프기까지 하다. 그의 시집 마지막 부분에서는 ‘마른 감잎처럼/바스락거립니다/세상이 이리 넓은데/앉을 곳도/서 있을 곳도 없습니다/당신은 어디 있나요’라고 해 더욱 그렇다. 사랑이 시작되는 설렘, 농도를 더해가는 애정, 그럼에도 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연인, 그리고 남은 옛사랑의 추억 등 다른 듯 같은 모든 사랑의 과정을 한눈에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이 시집은 누구에게든 푸근하게 다가간다. 옛사랑과 현재의 사랑을 소중히 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막걸리 친구인 시인 안도현은 “이 시집이 그려내고 있는 사랑의 목소리는 크게 두 가지로 구별된다. 사랑의 대상을 향한 잔잔하고 수더분한 고백의 목소리가 있고 사랑에 빠진 자가 어쩌지 못하고 터뜨리는 과격하고 무모한 신음 소리가 있다. 앞은 사람의 목소리인데, 뒤는 짐승의 울부짖음이다. 나는 김용택 형의 시에 깃들어 사는 그 무지막지한 짐승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신입 행원 초임 원상복귀

    2009년 20% 삭감된 신입 행원 임금이 원상회복된다. 올해 금융권 전체 임금 인상률은 4.1%로 확정됐다. 금융권 사용자단체인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는 2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산별중앙교섭회의를 열고,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이 같은 내용으로 마무리 지었다. 신동규 은행연합회장과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협상 직후 임금 협약 조인식을 개최했다. 조인식에는 18개 시중 은행과 금융공기업 등 34개 기관의 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금융권 노사는 내년에 뽑는 신입 행원부터 회복된 초임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미 삭감된 초임을 받아 온 신입 행원들의 임금은 2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상시키는 쪽으로 합의를 이뤘다. 신입 행원 임금은 각 은행의 임금 총액 내의 범위에서 인상되고, 지난 7월분 월급부터 소급해 연내에 적용하기로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김치세계화 대장정 떠나는 ‘김치버스’ 류시형 팀장

    [김문이 만난사람] 김치세계화 대장정 떠나는 ‘김치버스’ 류시형 팀장

    우리 식탁에 김치가 없다면 어떨까. 노래 하나 들어보자.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진수성찬 산해진미 날 유혹해도/김치 없으면 왠지 허전해/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나는 나는 너를 못 잊어/맛으로 보나 향기로 보나 빠질 수 없지/입맛을 바꿀 수 있나~’ 김장철이 다가온다. 해마다 이맘 때면 주부들은 올해 배춧값은 어떻고 고춧가루 값은 어떤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올해에는 고춧가루 값이 다른 해보다 비싸다고 걱정들이 많다. 다른 것은 몰라도 월동준비의 대표작은 김치이기 때문이다. 어떤 직장은 김장 보너스로 주부들의 고민을 덜어주기도 한다. 한식 세계화라는 말이 요즘 흔하게 거론된다. 성과는 아직 미약하다지만 한국 음식이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는 상상은 즐거운 일이다. 일본의 초밥이 세계 무대를 누비듯 우리 한식이 그렇게 못할 일도 없을 터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통 김치는 어떨까. 젊은 청년 3명이 김치 세계화를 위해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인공은 류시형(28)· 김승민(28)·조석범(24)씨다. 이들은 오는 23일 ‘김치버스’를 타고 400여일간 30여개국 대장정에 나선다. 제목도 그럴 듯하다. ‘천년의 맛 세계인과 함께’라는 주제로 김치의 현지화, 퓨전화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린다. 지난 15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세계김치문화축제 개막식 때 출정식을 했고 첫 도착지인 블라디보스토크를 시작으로 지구촌 김치로드를 개척한다. 이들 3명은 경희대 조리학과 선후배 사이로 팀장인 류씨의 아이디어로 ‘김치버스’가 탄생됐다. 김치버스는 25인승 중형버스의 의자를 뜯어내고 실내에 주방시설과 잠자리용 평상을 설치한 캠핑카로 세계 각국의 야외 광장에서 김치요리를 즉석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특별 제작됐다. 버스 뒤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김치버스가 가는 여행길은 대강 이렇다. 강원도 동해항에서 카페리에 올라 러시아로 간 뒤 유라시아를 돌고 대서양을 건넌 다음, 북미대륙과 태평양을 거쳐 귀국한다. 총 길이만 해도 20여만㎞에 달한다. 이들의 활동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 페이스북과 유튜브, 홈페이지 등으로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방송 제작을 위해 PD 1명도 동행한다. 지난 18일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김치요리 시연회를 갖는 화제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이들은 전시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을 대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팀의 리더인 류씨와 집중 인터뷰를 하기로 약속하고 나머지 둘에게 대장정을 나서는 소감이 어떤지만 물었다. “김치버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 김치버스가 출발을 하게 됐는데 그 분들의 조언과 응원을 가슴속에 간직하며 계획한 400일 동안 사고 없이 몸 건강하게 초심을 잃지 않고 대한민국의 김치를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돌아오겠습니다. 제 꿈이 뚜렷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진 요리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김치버스 프로젝트는 저에게 뚜렷한 색을 입혀주는 그런 기회가 될 것입니다.”(김승민)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면서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행복하기를’ 제가 좋아하는 여행에 대한 구절입니다. 막중한 사명을 가지고 떠나는 길이지만 항상 즐겁게 여행을 하고 무사히 돌아오고 싶습니다. 또 팀원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더 많이 성장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꿈은 프랑스 유학을 다녀와 최고의 요리사가 되는 것입니다.”(조석범) 머나먼 길을 떠나는 이들의 눈초리에서 자신감과 비장함이 느껴졌다. 김씨는 류씨의 한 학번 후배이자 동년배다. 조씨는 류씨의 4년 후배로 휴학 중이다. 김치버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면서 잠시 얘기를 나눈 뒤 류씨와 별도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장소는 전시장 야외 의자. 김치는 어떻게 제공하고 자동차 점검과 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했다. “신선한 김치는 감칠배기(광주김치 대표 브랜드)가 중간중간 제공하고 자동차 수리는 현대자동차가 맡게 됩니다. 김치는 원래 현지 배추로 직접 요리하려고 했으나 김치의 장점인 ‘발효’를 알려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30~40㎏ 분량의 김치를 국내에서 직접 공수받기로 했습니다. 때문에 배송비가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입니다(웃음). 하지만 현지에서 겉절이나 오이김치 등을 만들어 시식하는 행사도 가질 계획입니다.” 김치요리는 어떤 식으로 선보일까. “우리가 다닐 나라가 30여개국이나 됩니다. 각 나라마다 요리가 물론 다르겠지요. 하지만 그들만의 요리에 김치를 얹혀 버무려 김치의 위력을 알릴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 가면 김치피자를 즉석에서 만드는 것이지요. 미국에 가면 김치핫도그와 김치햄버거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 세계김치문화축제 기간(10월 15~19일) 동안 각 국가별로 김치요리 시연회를 가졌다. 이 소식을 들은 한국 주재 각국 대사들과 외국인들도 참석해 직접 맛을 보기도 했다. 반응은 ‘원더풀’이라고 류씨는 말했다. 김치버스를 타고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려면 경비도 간단치 않을 텐데 어떻게 마련했을까. “소요 경비는 총 3억원 정도인데 현대자동차와 경희대, 그리고 세계김치문화축제위원회, 감칠배기 등으로부터 2억원 정도 후원을 받았습니다. 예산이 다 마련되지 않아도 23일 예정대로 출발하게 됩니다. 우리 셋은 젊잖아요. 그게 곧 밑천이거든요(웃음).” 류씨는 2006년 7월부터 219일간 26개국을 편도 항공권과 26 유로 등 총 80만원으로 ‘나홀로 무전여행’을 했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길에서 많은 친구를 만나 그 집에서 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한국의 문화와 요리 얘기를 하게 됐지요. 대부분 한국의 요리에 대해 잘 모르더라구요. 무척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김치버스 투어 계획은 그때 생각하게 됐습니다. 우리의 김치를 그들의 음식에 버무리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한국의 음식이 비빔밥이라고 하지만 그들에게 제대로 스며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음식에 김치를 넣으면 새로운 요리가 되고 인상 깊게 파고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게 됐지요.” 류씨는 무전여행에서 돌아와 김치버스 제안서를 곧바로 만들어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신뢰성 등의 이유를 들어 계속 ‘퇴짜’ 맞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듯 류씨의 열정이 결국 통하면서 꿈이 이루어졌다. 류씨는 세계 무전여행에 앞서 대학 1, 2학년때 두 차례나 국내 무전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무전여행할 때 저를 차에 태워주신 한 아주머니께서 그러더군요. ‘우리 딸도 지금 유럽에서 무전여행 중인데’라고 말입니다. 잔잔한 제 마음에 큰 파동이 생겼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아닌 비범한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고 안전보다 기회를 택하자고 했습니다. 세계 무전여행도 바로 그때 생각하게 됐습니다. 무전여행때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 부자, 가난한 사람들 가릴 것 없이 사귀었습니다. 주로 20~30대 젊은 친구였는데 약 200명은 사귀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소중한 친구들이었고 무전여행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김치버스 투어때 언어 문제도 이런 경험이 있어서 아무런 걱정이 없다고 자신했다. 류씨의 고향은 부산. 중학교 3학년 때 조리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하자는 출발에서 그랬단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사진과 여행 취미를 더했다. 무전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26유로’라는 책을 펴내 어엿한 여행 전문가로 또 하나의 이름을 새겼다. 그는 이번 김치버스 투어를 준비하면서 동료 김씨와 같이 1종 면허까지 땄다. 둘이 번갈아가면서 운전한다는 계획에서 그랬다. 류씨는 해병대에서, 다른 두 명은 육군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장래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백과사전에 이름을 남기고 싶습니다. 여행이든 요리든 열정적으로 해서 그 분야에 큰 꿈을 이루고자 합니다. 굳이 말씀드리자면 유명한 요리기획자라고나 할까요(웃음).”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우리는 경희대 조리학과 선후배 사이 ●류시형 부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호텔경영대학 조리학과를 나왔다. 대학 1,2학년때 국내 무전여행을 두 차례나 했다. 2006년 7월부터 219일간 26개국 무전여행을 했다. 알래스카 오지탐사, 남아공과 중국 배낭여행, 서울도보 여행, 개인사진전, 학교 앞 김밥장사, 파티 플래너, 메뉴 컨설턴트 등의 경험이 있다. 2008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경희대 대표팀 소속으로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2009년에는 세계 무전여행기 ‘26유로’ 책을 펴냈다. 올해 4월 일본JTV에 소개되기도 했다. 현재 여행작가 겸 요리사로 김치버스 프로젝트 팀장을 맡고 있다. ●김승민 류씨와 같이 경희대 조리학과를 나왔으며 레스토랑 동천홍 서울대점 근무(2006), 중식 레스토랑 Mei-Chan 근무(2007), 경희대 음식 페스티벌 주방팀 파트 셰프(2009~2010), 중식 레스토랑 장가방 근무(2011), 현재 요리사로 활동 중이다. ●조석범 한국국제요리경연 경희대학교 Live부문 금상, 전시부문 은상(2010) 등을 수상했으며 2010년 제1회 조리경영학회 학술제에서 메니저로 참여했다. 현재 경희대 조리학과 휴학 중이다.
  • 황우석 연구팀 세계 최초 코요테 복제

    황우석 연구팀 세계 최초 코요테 복제

    황우석 박사 연구팀이 코요테 복제에 성공, 복제 코요테 8마리를 경기도에 기증했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황우석 수암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평택시 진위면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복제 코요테를 기증했다. 코요테 8마리는 황 박사 연구팀이 지난 6월 17일 1차 복제에 성공한 암컷 3마리와 2, 3차 복제로 탄생한 수컷 5마리다. 황 박사팀은 코요테의 체세포를 개의 난자에 이식하는 체세포 핵이식 방법으로 코요테 복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종(異種) 사이의 체세포핵이식 기법을 이용해 코요테를 복제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라는 것이 황 박사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복제배아 이식 후 30일이 지나고 나서 초음파영상진단 기법으로 복제 코요테의 임신 사실을 확인했으며 57일 만인 6월 17일 3마리, 다시 13일 만인 6월 30일 5마리의 코요테를 자연분만으로 얻는 데 성공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김문수 지사, 이번엔 공장서 ‘1박 2일’

    김문수 경기지사가 17일부터 24일까지 공단과 인력시장 등 ‘민생 현장’을 잇따라 방문한다. 17일에는 1박 2일 동안 시화·반월공단에서 근로자들과 함께 근무하며 개선할 점을 고민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안산·시흥 스마트 허브’로 이름을 바꾼 시화·반월공단을 찾아가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오후 8시부터 도장 전문회사인 ㈜앤피티에서 근로자로 밤새워 일했다. 이어 현장 근로자 16명과 간담회를 열어 근로자 처우 개선과 공단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외국인 근로자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안산·시흥 스마트 허브는 전국 국가산업단지 총면적의 6.8%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제2의 산업단지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만 3848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18일에는 오전 8시 45분부터 안산 외국인주민센터에서 도내 다문화정책을 주제로 ‘찾아가는 실·국장회의’를 주재하고 20일에는 성남시 태평고개 인력시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23일 오산시 택시 체험에 이어 24일 연천 기업체 방문도 예정돼 있다.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은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 만들기와 일자리 정책은 김 지사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라면서 “현장 근로자와 함께 일하며 일자리 정책과 다문화 정책의 현주소를 파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사기 완역 김원중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사기 완역 김원중 교수

    누구나 한번쯤 자신한테 물어봤음 직한 얘기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라고.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을 보면서 자문자답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 누구는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했는지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여 잠시 먼 엣날의 편지 한통을 감상해 보자. ‘대체로 문왕(文王)은 갇힌 몸이 되어 주역을 풀이했으며 공자는 (진나라와 채나라에서) 고난을 당하여 ‘춘추’를 지었습니다. 또 손자는 발이 잘리고 나서 ‘손자병법’을 지었습니다.(중략) 저는 진실로 이 책을 저술하여 그것을 명산에 감추어 영원히 전하게 하고 다른 한편은 수도에 두어 후세에 성인군자의 살핌을 기다리기로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전날의 욕됨을 씻고자 하며 이제는 1만번 도륙을 당해도 어찌 후회할 수 있겠습니까.’ 사마천은 궁형(宮刑·거세)을 당한 치욕을 견디며 ‘사기’(史記)라는 불후의 명작을 저술했다. 그가 대작을 탈고할 무렵 친구 임안(任安)에게 보낸 서신 ‘보임서경서’(報任少卿書)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사마천은 임안에게 “하루에도 창자가 아홉번씩 끊어지는 듯하고 집 안에 있으면 갑자기 망연자실하고 집 밖을 나서면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지 못합니다. 매번 이 치욕을 생각할 때마다 땀이 등줄기를 흘러 옷을 적시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구구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궁형이라는 치욕을 받고 살아가는 데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자신이 ‘사기’를 지은 목적과 존재의 이유를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이 편지는 최근 출간된 ‘사기 서’(민음사 펴냄)에 자세하게 실려 있다. 김원중(48·건양대 중문학) 교수는 지난주 ‘사기 서’에 이어 ‘사기 표’를 펴냄으로써 16년 만에 국내 처음으로 ‘사기’ 130편을 완역해 낸 주인공이다. 그는 1995년 ‘사기’ 번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99년 ‘사기 열전’을 시작으로 2005년 ‘사기 본기’, 2010년 ‘사기 세가’ 등에 이어 이번에 ‘사기 서’와 ‘사기 표’를 동시에 출간했다. 말이 ‘표’지 400쪽에 이른다. 모두 합치면 40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서’는 정치, 사회, 문화, 과학, 천문학 등에 관한 이론과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표’는 인물과 사건 등을 연대별로 자세하게 정리했다. 특히 ‘서’에는 ‘사람이란 진실로 한번 죽지만 어떤 경우는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경우에는 기러기 터럭보다 가벼우니 그것을 다루는 방향이 다른 까닭입니다. ’ 등 주옥같은 글들과 함께 치욕의 종류 11단계를 열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설의 인물인 황제(黃帝)에서부터 당대 한나라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사기’는 2년 전 일본에서 처음 완역됐다. 하지만 이때는 공동집필이어서 개인이 완역해 낸 것은 세계에서 김 교수가 유일한 셈이다.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표’가 현대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표’의 서문만 번역됐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민음사’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신문과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 인터뷰를 요청해 와 지방(건양대)과 서울을 오가느라 바쁘지 않으냐고 했더니 그냥 웃기만 한다. ‘사기’의 완역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그동안 ‘표’는 단 한줄도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완역이라는 말이 있을 수가 없었죠. 단순논리로 보면 ‘표’의 번역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저의 중국 고전번역에 있어 하나의 분기점이 될 의미있는 책이지요. 중국 이십사사(二十四史)의 정수인 ‘삼국지’와 ‘사기’를 20여년에 걸쳐 세계 최초로 모두 완역하는 기나긴 노정 가운데 ‘표’ 번역은 가장 힘겹고 상당한 인내를 요하는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인류의 위대한 고전을 완성한 사마천의 고단한 삶, 치열한 창작열을 떠올리며 박차를 가했습니다.” 또한 그는 ‘표’를 번역하면서 ‘사기’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 중요하고 중국 상고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사명감에 번역 작업에 채찍을 가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촌철살인의 필치가 유감없이 발휘되면서 역사를 꿰뚫는 사마천의 안목이 응축된 명작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단다. 그만큼 사기 번역에 간단치 않은 열정을 두었음을 의미했다. “사마천이 그토록 고심하고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표’는 사마천보다 90년 뒤에 활동한 역사가인 후한(後漢)의 반고(班固)가 한서(漢書)에서 계승 발전시켰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이후 대부분의 역사서에서 ‘표’ 부분을 다룬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후대의 역사가들이 표라는 방식을 다루지 않았다는 점은 그만큼 연표를 작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대한 분량의 ‘사기’를 어떤 식으로 번역했을까. “16년 동안 매일 밤 10시에 잠들고 새벽 2~3시에 일어나 번역을 했습니다. 주말과 방학은 물론 명절 때도 오후에는 연구실로 출근했습니다. 웬만한 약속은 잡지도 않았고요. 그저 ‘사기’에 푹 빠져 지낸 세월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사마천이라는 인물이 아주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가장 치욕적인 형벌인 궁형을 당하고 모진 삶을 견뎌내면서 살아 숨쉬는 인간과 권력에 대한 경전인 ‘사기’를 완성했으니 말입니다. ‘사기’ 안에는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습니다. 모두가 잠재력을 지닌 역사의 주인공들이지요.” 김 교수는 번역 과정에서 중국 백화문(구어체로 쉽게 쓴 글)으로 쓰여진 책은 참고하지 않았다. 고전 원문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중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학창시절 유명한 문학평론가들의 글을 수백편씩 읽어가면서 되도록 쉽고 뜻이 잘 전달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한다. “중국 역사의 원형이지만 동아시아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기’를 한글세대인 중학교 2학년도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완역을 하면서 때늦은 감이 있지만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해서 나름대로 의미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요. 고생은 했지만 사마천의 치욕과 감정, 문학적 표현과 행간의 의미를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기’만이 가지고 있는 특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관뚜껑을 닫을 때까지 인간을 논하지 말라고 하잖아요. ‘사기’에는 주류와 비주류가 없습니다. 때문에 등장하는 인물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 ‘사기’만 한 인간학적 교과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있다고 하지만 소품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사기’에 보면 ‘태산은 한줌의 흙을 사양하지 않고 큰 강과 바다는 세세한 물결을 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큰일을 하려면 작은 인재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이러한 내용들이 담긴 스토리텔링의 보물 창고가 바로 ‘사기’이지요.” 김 교수는 스스로 사마천을 자신의 멘토라고 칭했다. 궁형을 당하면서도 후세에 남기고자 했던 그 마음, 그 정열이 가슴 깊이 새겨지는 까닭이다. 하여 재평가 작업 차원에서 번역 일을 했단다. 사기를 읽는 사람에게 어떤 대목을 권하고 싶은지 물었다. “토끼를 잡고 난 후에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토사구팽의 고사로 유명한 한신에 대한 묘사에서 사마천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한 고조 유방의 첫 부인으로 다른 부인의 손과 발을 자르고 눈알을 뽑고 귀를 태우고 벙어리가 되는 약을 먹여 돼지우리에 살도록 만든 여태후의 본기를 번역할 때 가장 섬뜩했습니다. 여태후는 동양 최초의 여제가 아닙니까. 아주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사마천은 어떤 인물일까. “역사를 안다는 것은 인생을 두배로 사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되고 역사 속의 인물은 거듭해서 등장하며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고통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본 사마천은 냉정한 역사의 잣대로 인물을 재단하거나 서릿발 같은 말로 단죄하는가 하면 때로는 감성적인 언어로 인물을 감싸며 인간 그 자체를 탐색해 나갑니다. 사마천이라는 사성(史聖)을 만나 그의 대작을 한글로 복원하는 일은 저한테는 무한한 행복이었습니다.” 김 교수는 중국 고전에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사기’에 이어 노자, 장자 등 주요 고전의 원문을 찾아 번역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자가 할 일이 그런 것 아니냐며 웃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김원중 건양대 교수는… 충북 보은에서 출생했다. 충남대 중문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중국 고전문학 이론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이완 중앙연구원 중국문철연구소의 방문 학자와 타이완 사범대학 국문연구소의 방문 교수를 역임한 뒤 현재 충남 논산 건양대에서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 한국중어중문학회 편집위원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2천년의 강의-사마천의 생각경영법’(공저) ‘중국문화사’ ‘중국문학이론의 세계’ ‘통찰력 사전’ ‘중국 문화의 이해’ 등이 있다. 편저서로는 ‘고사성어 백과사전’ ‘허사대사전’ ‘허사소사전’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사기 본기’ ‘사기 열전’ ‘사기 서’ ‘사기 세가’ ‘정사 삼국지’ ‘당시’ ‘송시’ ‘손자병법’ ‘정관정요’ 등이 있다. ‘위진현학가의 자연관의 사유체계와 문론가에 끼친 영향’ 등 30여편의 학술 논문도 발표했다. 2010년 제1회 건양대 학술우수연구자상을 수상했다.
  • 잔존 친일파 한국을 위협한다

    한·일 과거사 청산은 가해자 일본의 반성과 그에 따른 보상·배상의 요구가 주를 이룬다. 침탈과 유린의 죄가에 대한 물음이고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그런 청산 요구의 한켠에는 늘 ‘그러면 우리는?’이라는 자문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부터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과거의 아픔과 잘못에 대한 자책인 것이다. 물론 그 자책은 여전히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 있는 친일파의 건재와 후유증 때문이다. ‘친일파는 살아 있다’(정운현 지음·책보세 펴냄)는 정색하고 친일파의 문제를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언론사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가 2005년 출범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을 3년간 맡았던 언론인 출신. 줄곧 친일 문제 연구에 천착하며 ‘친일파’ ‘창씨개명’ ‘증언 반민특위’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반민특위 재판기록’ 같은 친일 관련 저작을 세상에 발표해 온 친일 문제 전문가로 유명하다. ●친일청산 실패 후 활개치는 친일파 고발 새 책 ‘친일파’는 정씨가 지금까지 발표해 온 친일 관련 책들의 종합 편이다. 친일파가 생겨난 배경과 친일 행적이 낳은 해악, 그리고 여전히 떳떳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친일의 잔재들을 날 선 글로 낱낱이 해부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생소한 이야기가 아닌 춘원 이광수와 평론가 김문집의 창씨개명을 둘러싼 변절을 비롯해 신사참배에 앞장서거나 방조했던 종교계, 그리고 일제에 조력하거나 등에 얹혀 몸집과 세력을 키웠던 기업인들…. 물론 그 많은 친일의 등장과 활보를 가능하게 했던 바탕은 위정자들이다. 세상의 변화에 가파르게 몸을 돌려 타협하고 살아남은 그 사람들을 정씨는 서슴없이 ‘민족반역자’로 부른다. ●“일제통치를 축복이라는 사람 한둘이 아냐” 책은 단순히 친일파를 까발리거나 색출해 열거하는 고발의 측면에 머물지 않는다. 책 제목 그대로 해방 후 친일의 단죄와 처벌에 실패했던 ‘반민특위’의 좌절 이후 그 잔존 세력들의 부활과 기세등등한 활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특유의 꼿꼿한 필치로 풀어 나갔다. “한국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와 일평생을 독립 투쟁에 바친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자가 버젓이 행세하고 대학교수 가운데는 ‘일제 통치는 축복이었다’고 해괴한 주장을 늘어놓는 자가 한둘이 아니다. 명색이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이러할진대 하물며 장삼이사는 어떠하겠는가.” 서문에서 밝힌 저자의 변이다. 해방 직후 친일파를 청산한 중국과 북한, 또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나치 협력자를 처단한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이런 문제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없다는 저자는 그래서 대한민국을 ‘친일공화국’이라고 말한다. 1만 9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윤동주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 속으로

    윤동주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 속으로

    서정성과 탄탄한 주제 의식, 그리고 재미를 겸비한 작품으로 호평을 받는 소설가 구효서씨가 신작 장편 ‘동주’(자음과 모음 펴냄)로 독자들과 다시 만나고 있다. ‘동주’는 작가의 기존 작품들과는 또 다른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일상의 소소함과 눈물겨운 삶의 풍경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미스터리 요소를 가미하고 있어 눈길을 잡아끈다. 제목이 왜 ‘동주’일까. ‘동주’는 ‘윤동주’를 의미한다. 이 작품은 윤동주의 죽음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민족저항 시인 윤동주가 아닌 진정한 ‘시인 윤동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윤동주는 전면에도, 화자로도 등장하지 않는다. 윤동주는 서술자와 그가 남긴 글 속에 단지 후경(後景)으로만 등장할 뿐이다. 작가는 시인 윤동주에게 반했기 때문에 ‘동주’라는 제목의 소설을 썼다고 말한다. 작가가 반한 것은 윤동주의 시도 아니고 항일정신도 아닌 윤동주의 얼굴, 눈빛, 미소 등 사진에 박힌 그의 모습이라고 한다. 작가는 “민족저항 시인이라는 이름으로 윤동주는 우리 앞에 새겨졌다. ‘시인’ 앞에 붙은 ‘민족’과 ‘저항’이라는 관형사의 연속이 명예롭고 비장하고 애절하여 무겁다. 그 무거움이 소설을 쓰게 했는지 모른다.(중략) 투구와도 같은 저 관형사를 조심스레 벗기고 내가 반했던 모습 그대로의 윤동주를 시인의 묘역에 이장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유고(遺稿) 추적과 한 소녀의 기록을 통해 새롭게 밝혀지는 윤동주의 삶과 문학,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나서는 것이 이 소설의 줄거리를 이룬다. 윤동주와 함께 기숙하며 그가 연행되는 모습까지 지켜보면서 윤동주에 대한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당시 15세 소녀 요코, 그리고 윤동주의 유고 미스터리 등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 두 가지 이야기가 재일교포 3세인 ‘나’ 김경식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윤동주를 기억하고 있던 기록을 점점 알아 가면서 윤동주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나’가 윤동주의 유고 원본을 찾아다니며 알게 된 사실, 그리고 언어의 소멸 위기에 대한 내용 등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윤동주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파헤쳐 나가며 윤동주가 썼던 언어를 통해 민족저항 시인이 아닌 시인 윤동주를 다시 살려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소설에서도 ‘윤동주는 왜 죽었을까’가 궁금하다. 1만 35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인사]

    ■교육과학기술부 △국립국제교육원장 하태윤 ■보건복지부 △장관실 장관정책보좌관 안소동<보건의료정책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설립추진단>△정책기획팀장 김문식△기반구축〃 임대식 ■여성가족부 ◇승진 △여성인력개발과장 김은정△가족지원〃 이성미△기획재정담당관실 조용수△성별영향평가과 이금순△청소년매체환경과 최병훈△권익정책과 양철수 ■국가보훈처 △청주보훈지청장 구을회△익산〃 한경원△국립대전현충원 관리과장 인수동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승진 △기반시설국장 윤왕로◇전보△운영지원과장 조성남△도시계획국 도시디자인과장 김상석 ■한국씨티은행 ◇승진 △영업본부장 김복상 양현진 조명규◇전보 <금융센터장>△남동 김종구△시화 현지호△역삼 심삼수<지점장>△가락 윤종면△간석동 양해용△강남대로 전용건△계산동 곽영창△계양 김준교△관교동 김연국△광장동 이지철△구리 김남석△구성 김주남△김포 조경현△대구북 이수현△대전기업금융 김도균△동수원 전송종△목동 최성락△문정동 문상용△미아동 정태영△방배역 박헌철△부천중앙 홍명기△산본 최영대△상동 민병태△서교동 이진행△서울 홍성혜△서초중앙 양대규△성남하이테크 박상호△성수동 한종석△수원중앙 김우태△수원 고윤규△신설동 한진희△신용산 손영헌△신현동 박한승△안양 박건식△역삼금융센터 김수표△연희동 권영규△영동 유재문△오산 임광병△이매동 주영호△일산 김동권△중계동 이우민△춘천 한규홍△태평로남대문기업금융클러스터 전증호△테헤란로기업금융 이석형△테헤란로 이상진△평촌중앙 김광하△하남 장재호<개설준비위원장>△(가칭)이촌중앙지점 유진숙
  • 대구시·경기도, 섬유산업 협력 구축

    대구시와 경기도가 섬유산업 동반 성장을 위해 손을 잡았다. 두 시·도는 13일 대구종합유통단지 내 한국패션센터에서 섬유산업 분야의 발전을 위해 두 지역 유관 기관 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6월 체결한 ‘대구시-경기도 상생발전 협약’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의 하나로 서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섬유산업 연구 개발과 마케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김범일 대구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두 지역 섬유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대구·경북 중소 섬유기업의 해외 마케팅을 지원하는 한국섬유마케팅센터(이사장 손상모)는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이사장 홍기화)와 해외 마케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대구에 있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사장 김시영)과 경기도의 한국섬유소재연구소(이사장 조창섭)는 스포츠용 첨단 섬유제품을 함께 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두 기관은 이를 계기로 해외 마케팅 정보 교환과 수출 확대를 위한 협력 사업 추진, 네크워크의 공동 활용, 미국 뉴욕 마케팅센터 공동 운영 등에 나선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과 한국섬유소재연구소는 스포츠용 첨단 섬유제품 개발에 필요한 업무 분담, 전문 인력과 장비, 기술 정보 등을 공동 활용해 첨단 섬유제품 개발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운영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직물 소재 중심의 대구시와 니트 소재 중심의 경기도 간 업무 협약으로 두 지역 섬유업계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예상된다.”며 “섬유제품 고부가가치화와 업계의 매출액 증대, 한국 섬유 소재의 위상 제고 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