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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니나 안, 그녀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수도여고를 나와 숙명여대에 진학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프랑스어 공부를 좋아해 대학 1학년 재학 중 프랑스어 특채로 대한항공 스튜어디스로 입사했다. 대한항공이 파리 첫 취항 때였다. 이후 3년 동안 파리 노선 위주로 근무하다가 1977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샌프란시스코 대학교에서 디자인과 건축, 그리고 미술을 복수 전공했다. 졸업 후 워커그룹, 네델 파트너십 등 유수의 미국 건축 설계 회사에서 일하면서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랜드와 블루밍데일 백화점,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팔레스 포룸숍, 호주의 마이어스 백화점 등의 디자인과 설계를 담당했다. 199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건축 및 인테리어 회사인 ‘디자인 얼라이언스’를 설립, 운영하던 중 대전 엑스포 롯데그룹관 쇼 디자인 및 제작으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현재 미국 건축 설계 회사인 커닝햄 그룹의 테마파크와 건축·리조트 디자이너로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이다. 커닝햄 그룹은 월트디즈니 이매지니어링, 유니버설 스튜디오, 파라마운트, 워너 브러더스 등 세계적인 파크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주요 거래처로 하고 있으며, 도심 엔터테인먼트 센터(UEC), 휴양 리조트와 테마 단지, 도심 개발 그리고 저탄소 친환경 개발 등을 전문 분야로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꿈을 디자인하는 여자’(1998), ‘세상에 환상을 입혀라’(2009년) 등이 있다.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테마파크 디자이너 1호 니나 안 美 커닝햄그룹 부사장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테마파크 디자이너 1호 니나 안 美 커닝햄그룹 부사장

    갈매기는 비상의 꿈을 꾼다. 그러면서 다짐한다. ‘가장 높이 나는 자만이 가장 멀리 볼 수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느 날 세상에 내던져진 우리가 꿈 없이 살아가면 얼마나 무의미할까. 성공은 꿈꾸는 자의 몫이라고 한다. 비록 그 꿈이 논리가 없다 하더라도, 또 천천히 다가온다고 하더라도 결국 꿈이 있기에 살 만한 가치를 느끼고 추구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다가올 꿈을 미리 디자인해 보면 어떨까. 우리나라 테마파크 디자이너 1호 니나 안(56·본명 안영옥)씨는 바로 꿈을 디자인하고, 꿈 많은 세상에 환상의 옷을 입히는 솜씨로 유명하다. 현재 세계적인 건축 설계 회사 커닝햄 그룹의 부사장인 안씨는 테마파크와 건축·리조트 디자이너로 활동한다.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비롯해 서울의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 국내외 많은 유명 테마파크들이 그의 손길을 거쳐 갔다. 그는 일찌감치 해외에서 ‘성공한 디자이너’로 인정받았다. 원래 그는 스튜어디스 출신이다. 숙명여대 1학년이었던 열아홉 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프랑스어 특채를 뽑는 대한항공에 들어갔다. 3년간 김포~파리 노선 비행기로 하늘을 날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샌프란시스코 대학과 예술학교에서 철학, 디자인, 건축을 공부한 뒤 워커 그룹, 네델 파트너십 등 유수의 미국 건축 설계회사에서 일하면서 테마파크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안씨를 만났다.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테마파크 디자이너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냈다. “한국에서 테마파크로 부르는 심 파크(Theme Park)는 디즈니랜드가 개장한 이후 54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개성을 가진 놀이 공원’을 총칭하는 하나의 명사로 정착됐으며 건축, 창작, 디자인, 프로덕션, 쇼, 영화, 미술, 인테리어,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조경 등 각 방면을 포함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복합 상업지구를 테마적으로 디자인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콘셉트를 잡고, 놀이기구나 건물에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고 색을 입히고, 공연과 쇼무대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월드의 한 예를 든다. “혜성 특급은 롯데월드에서 수행했던 가장 큰 프로젝트였습니다. 많은 시간과 열정을 들인 작품이지요. 테마파크는 라이드(Ride)를 타고 들어가 쇼 세트로 연결된 여러 개의 신(Scene)을 통해 스토리를 관람하는 다크 라이드가 가장 중심이 되는 시설입니다. 라이브 쇼 극장, 공연과 퍼레이드, 거리 연주와 퍼포먼스 등의 무대를 갖추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테마파크입니다.” ‘혜성 특급’은 자신의 꿈과 환상을 담은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스토리를 상상하는 일은 언제나 꿈보다 더 생생한 작업이며, 스토리는 곧 시나리오로 이어지고 그 시나리오를 통해 각 장면의 스케치를 그려 스토리보드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이쯤 해서 궁금증을 먼저 풀어 보자. 안씨가 과연 어떻게 해서 세계적인 테마파크 디자이너가 됐을까. 1980년대 초반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했다. 직장도 못 얻은 데다 먹고사는 것이 힘들어 인쇄소에서 막일을 했다. 이때 그는 이력서 500장을 인쇄한 뒤 전화번호부에 실린 A부터 Z까지의 건축설계 및 인테리어 회사와 LA타임스 구인란에 실린 회사에 이력서를 보냈다. 며칠 뒤 캘리포니아에서 유명한 블럭스라는 고급 백화점 설계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을 하는 자리에서 3개월 후 입사를 해도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단돈 한 푼이 없어 당장 취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면접관이 거래처인 워커 그룹 관계자를 소개해 줬다. 이렇게 해서 그는 세계 최고의 규모와 명성을 가진 워커 그룹으로 출근하게 됐다. 운 좋게도 신참 때 영국과 프랑스의 유명 백화점,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팔레스의 포룸숍 등 세계적인 리테일(Retail·브랜드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공간) 시설의 설계 일을 하게 됐다. 특히 당시 새로 건설하던 플로리다 올랜도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마스터플랜에도 참여하는 행운이 뒤따랐다. 3년 후 그는 직장을 HTI(Hambrecht Terrell International·워커그룹 다음 규모의 회사)로 옮겨 호주 마이어스 백화점 건축과 인테리어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각국 공항 명품 면세점 등의 디자인 팀장을 맡으면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HTI 창업주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소문이 퍼지자 회사가 곧 문을 닫고 말았다. 할 수 없이 그는 디즈니랜드 내부 리노베이션 일을 맡은 작은 회사에 취직했다. 여기서 메인 스트리트의 디자인과 건축 도면을 그려 내는 작업을 맡았다. “아마도 디즈니랜드는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일반 시설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전문가가 동원되고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 시설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인디애나 존스’와 같은 새로운 어트랙션 시설물을 만드는 데는 콘셉트 디자인부터 완성까지 보통 10년 이상 걸립니다. 디자이너와 건축가, 쇼, 시나리오, 특수효과, 조명 등 보통 20개 이상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디즈니랜드 얘기가 나오자 그는 “디즈니 신화는 기업의 신화이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펀(Fun)이 가득하며 바로 그 펀과 행복을 파는 기업이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이러한 펀을 파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발전해야 한다.”면서 “한국은 모방은 잘하지만 크리에이티브가 약하다. 아파트나 식당, 거리, 관공서 건물 다들 네모난 형태의 건물들로 차별성이 없다.”고 했다. 따라서 상상의 나라를 현실로 끌어 오는 창조 콘텐츠 생산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1990년 미국 경제의 침체로 감원 바람이 불자 안씨는 LA 한인타운에 테마파크와 각종 상업시설을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설계 회사를 차려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해 나갔다. 미국은 물론 대전 엑스포 한국통신관의 인테리어 업무와 대전 엑스포의 롯데그룹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도 이때였다. 2004년 커닝햄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엔터테인먼트와 테마파크, 리조트 분야를 맡아 전문적으로 일해 나갔다. 커닝햄은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 파라마운트, 워너 브러더스 등 전 세계 테마파크를 가장 많이 디자인·설계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안씨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일터였다. 결국 능력을 인정받아 부사장 자리까지 올라가게 됐다. 문득 결혼을 했느냐고 물었다. 웃으면서 과거도 그렇고 앞으로도 혼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환상을 입히는 일’로 정신 없이 바빴다고 말했다. 잠시 찻잔을 들던 그는 “이런 얘기를 해도 되나 모르겠다.”면서 빙그레 웃는다. “하긴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까.”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며느리가 될 뻔했던 일화를 잠시 술회한다. “1980년대 초반이었죠. 제가 김한길 전 의원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아일보 기자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지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망명길에 올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여기저기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인터뷰를 하러 갔지요. 아침 7시에 호텔로 갔더니 이희호 여사도 함께 계시더군요. 딱 30분만 인터뷰하기로 했는데 얘기가 길어져 점심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김 전 대통령이 저를 인터뷰하더군요. 미국에는 언제 왔냐, 몇 살이냐, 한국에서는 무엇을 공부했느냐, 아버지는 무엇을 하느냐 등등 신상에 관한 여러 질문을 받았지요.” 이후 안씨는 김 전 대통령의 권유에 의해 아들 홍업씨와 1년여 동안 데이트를 하게 됐다. 아버지(김 전 대통령)로 인해 받았던 고통, 보통 사람들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어려움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에 대해 안씨는 “김 전 대통령의 소개로 만나기는 했지만, 사람에게는 인연의 끈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 생각해도 좋은 추억이었다.”고 회고했다. 요즘에는 어떤 일로 바쁠까. “롯데월드는 현재까지 18년 동안 인연이 이어지고 있으며 작년부터 다시 (롯데월드에서) 내부와 외부, 쇼핑몰 등의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그것 때문에 미국과 서울을 수시로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펀과 엔조이를 팔아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과 함께 여러 개발 프로젝트 콘셉트와 디자인 등의 일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경제 대국 10위권답게 관광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진정한 휴식, 재충전이 이뤄지는 휴가 개념이 필요합니다. 한국에는 제대로 휴식을 취할 장소가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어 호텔, 식당, 놀이시설, 자연 등 여행자의 모든 요구를 하나의 동선에서 충족시킬 수 있는 국제 수준의 리조트가 없다고 할 수 있지요.” 인생에서 재미와 흥미란 엔터테인먼트를 말하며 이는 말초적인 쾌락을 넘어 깊은 감동을 주는 만족이라고 역설한다. 영화, 공연, 패션, 예술, 스포츠, 레저, 휴식 및 각종 취미생활, 쇼핑, 인터넷과 컴퓨터, 요리, 휴대전화 등은 결국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수단이며 엔터테인먼트는 삶의 질을 추구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저는 언제나 펀을 생각했습니다. 디자이너가 펀을 추구하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들의 환상과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느냐고 항상 제 자신에게 물었죠. 그러면서 비전을 세우자, 창의적으로 생각하자, 스스로를 믿자, 지식은 힘이다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중요하게 여기면서 살아 왔습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부고]

    ●임영록(KB금융지주 사장)영기(변호사)씨 모친상 이충기(전 신한은행 혜화로지점장)씨 장모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3410-6919 ●신양숙(한화증권 마케팅팀 대리)양웅(사업)씨 모친상 김관순(한화증권 리스크관리팀장)씨 장모상 18일 보라매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870-2977 ●홍주민(한국방문의해위원회 사무총장)씨 모친상 17일 서울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2)2072-2018 ●이계융(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기획이사)씨 장모상 18일 국립중앙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10시 (02)2262-4821 ●권양희(서울가정법원 판사)씨 모친상 김문성(서울중앙지법 판사)씨 장모상 17일 순천향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2)798-1421 ●장청덕(전 연합전자 대표)윤중(전 대진코스텍 이사)씨 모친상 김수재(전 쌍용건설 부장)이순기(The-K손해보험 법인사업본부장)씨 장모상 18일 건국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2)2030-7905 ●송정헌(중앙유엠에스 미디어본부 이사)씨 모친상 18일 대전 성모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20분 (042)220-9971 ●김희택(한국거래소 전략기획부 과장)덕현(자영업)씨 모친상 18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923-4442
  • 자살 유가족 年 10만명… 代 잇는 고통의 족쇄

    자살 유가족 年 10만명… 代 잇는 고통의 족쇄

    “세상은 돌아가는데 내 삶의 시간은 멈췄습니다. 가슴이 아파 숨이 멎을 지경입니다.” 딸 얘기를 꺼내는 순간 심모(52·여)씨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딸을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아픔이 가시지 않아서다. 심씨의 딸(당시 27세)은 지난 2009년 8월 취업문제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심씨는 “엄마를 용서해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울었다. 심씨는 얼마 전 친척 결혼식에 갔다가 혼기가 찼던 딸의 생각에 몸을 가눌 수조차 없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심정에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화려한 꽃의 아름다움도, 맛있는 음식의 맛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주변에서 “생각하면 뭐해. 이제 잊고 살아야지.”라고 위로하지만 오히려 상처가 된다고 했다. 김모(43)씨는 2010년 9월 어머니를 여의었다.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던 어머니는 자살을 선택했다.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기를 싫어했던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린다 해도 자식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평소 어머니를 잘 보살피지 못했다는 회한 때문이다. 최근 학교폭력·비관·우울증 등에 따른 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절망 속의 극단적인 죽음은 가족에게 씻기지 않는 고통으로 남는다. 자살이 ‘피해자만 있는 살인 사건’이라고 불리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자살 예방 못지않게 자살 유가족의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한층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18일 세계보건기구(WHO) 자살예방지침서 등에 따르면 1명이 자살했을 때 그 ‘충격’은 평균 6명에게 전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6명의 가슴에 못이 박힌다는 것이다. 무서운 파급효과다. 통계청의 2010년 기준을 보면 연간 국내 자살자는 1만 5566명이다. 즉, 직접 연계된 자살 영향자만 연간 10만명에 이른다는 얘기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주변 사람의 자살로 인해 충격을 받는 누적 인원은 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보건기구는 가족 가운데 자살자가 있는 경우 자살 가능성이 4.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자살이 또 다른 자살을 부르는 현상이다. 자살은 가정을 파괴하기도 한다. 류모(66)씨는 “어린 시절 경험한 할머니의 자살로 집안이 산산이 깨졌고, 내 인생도 이렇게 되고 말았다.”며 토로했다. 류씨가 10살 때 할머니의 자살 충격으로 아버지도 이내 세상을 떴다. 이후 가족은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었으며, 류씨는 공부도 포기해야 했다. 여러 차례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류씨는 “가족의 자살을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유가족의 아픔을 절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살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자살 유가족이 더 많아진 탓이 크다.”면서 “자살도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그들을 치유하고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심리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자살 유가족이 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한국생명의전화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네댓 명에 그쳤던 것이 이제는 100명을 넘는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현상이지만 그만큼 자살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다. 생명의전화 관계자는 “자살자 유가족을 돕는 사후 예방은 자살 예방, 위기 개입 등과 함께 자살 예방 영역에서 중요한 축을 이룬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살핌과 치료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조희선기자 apple@seoul.co.kr
  • 박근혜·안철수·문재인 ‘학맥’ 미약

    대권주자와 학맥 간에는 상관관계가 있을까.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 18일 현재까지 여야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빅3’ 후보들만 보면 그들을 조직적으로 뒷받침해줄 학맥을 당내에서 연결짓기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대선 학맥을 마냥 ‘실속 없다’고 단정 짓기에는 여전히 학연·지연·혈연을 따져가며 한 표를 호소하는 대한민국 정치권의 현주소상 시기상조다. 가장 강력한 여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박 비대위원장은 서강대 출신이다. 새누리당에서 서강대 출신은 4선 서병수 의원이 유일하다. 부산에 지역구(해운대기장갑)를 둔 서 의원은 대표적 친박(친박근혜)계로 친박 몫의 최고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모교인 성심여고 출신 의원은 없다. 또 다른 대권주자인 정몽준 의원은 중앙고-서울대 출신으로 직계는 심윤조(서울 강남갑) 당선자가 유일하다. 서울대는 새누리당 당선자 152명 가운데 40명(26.3%)이나 된다. 그만큼 같은 대학이라도 표가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거센 가운데서도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으로 5선에 당선된 이재오 의원이 나온 중앙대 출신들은 이번 선거에서 승승장구했다. 당선자는 모두 7명으로 당내 학맥으로는 5번째로 많은 규모다. 권성동·이군현·노철래·김을동·이노근 당선자 등이 있으나 절반은 친이계가 아닌 친박계에 속해 있다. ●김문수, 유승민과 경북고 동문 친이계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북고-서울대 라인이나 경북고 출신 유승민 의원은 박 비대위원장의 전 대표비서실장이었고, 이한구 의원은 박 비대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경제 선생님’으로 불린다. 민주당의 친노(친노무현)계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은 경남고-경희대 출신이다. 문 고문을 제외하고 경남고 출신은 부산 사하을에서 3선에 성공한 조경태 의원이 유일하다. 5명이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경희대 출신에는 스타급 정치인인 박영선(3선) 의원 등이 포함돼 있어 ‘실세 대학’으로 뒷심이 주목 받고 있다. ●손학규 경기고·서울대 최대 학맥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정계 최대 학맥을 이루고 있는 경기고-서울대 라인이지만 동문들은 정동영 상임고문의 측근인 이종걸 의원, 친노계 대표격인 신기남·유인태 당선자 등 다른 계파가 다수여서 힘이 모일지 미지수다. 전주고-서울대 출신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번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최규성, 김춘진 의원 등 5명이 전주고 학맥을 구성했고, 대학 동문이기도 한 절친인 MBC앵커 출신 신경민 당선자도 있다. 화력은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오영식·이인영·신계륜·전해철 당선자 등 친노·486그룹을 중심으로 한 13명의 고려대 인맥을 보유했으나 후보 지지율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안철수 원장은 부산고 출신이지만 러브콜을 부르는 민주당에는 부산고 출신이 없으며 새누리당 정의화 국회 부의장, 이재균·나성린·김정훈 당선자가 동문이다. 안 원장이 새누리당을 아우르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져 부산고 파워가 재연될지 관심이 쏠린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유가족 모임 양성화…정부차원 보호를”

    전문가들은 자살 유가족에 대한 무관심이 자살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자살 대책도 예방에만 치중한 나머지 자살 유가족 문제는 뒷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살의 고통을 유가족들에게 전적으로 떠안기는 현재의 허술한 대책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자살자 가족에게 공동 책임을 부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첫 번째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게 바로 가족들이다. 이런 유가족들이 감당해야 할 자살의 여파도 견디기 힘든데 주변의 싸늘한 시선과 냉소까지 보태지면 고통이 배가된다는 것이다. 표 교수는 “죄책감이 커지면 자살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심리가 생성돼 또 다른 자살로 이어진다.”면서 “자살자 유가족 모임을 양성화하는 것은 물론 장애인·저소득자 등을 배려하듯 복지 차원에서 자살 유가족을 돌볼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살은 개인 문제이지만 유가족 피해는 사회적 문제”라면서 “따라서 자살 유가족 보호를 위해 사회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기 탓이 아닌데 자기 탓으로 여기는 게 유가족이 받는 고통의 핵심”이라면서 “불필요한 죄책감에 얽매여 삶에 공백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에 자살 유가족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 교수는 “자살자 유가족 보호를 위해 기금을 조성하거나 생명의전화 등에서 운영하는 자조그룹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살 유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실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알코올 클리닉처럼 자살 유가족을 위한 클리닉 시스템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는 정부의 범죄 피해자 지원 정책에 자살자 가족을 포함시키는 곳이 적지 않다. 조희선·이영준기자 hsncho@seoul.co.kr
  • 새누리, 서울대 19명·고대 7명↓… 민주, 이대 9명 ‘한명숙 파워’

    새누리, 서울대 19명·고대 7명↓… 민주, 이대 9명 ‘한명숙 파워’

    19대 국회에서는 이른바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 대학 출신 비중이 18대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면서 정당별로 약진한 대학이 눈에 띈다. 민주통합당은 한명숙 전 대표 파워로 이화여대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새누리당은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18대 국회에서 서울대 출신은 59명(38.6%)이었지만 19대에선 40명(26.3%)으로 32.2%나 줄었다. 고려대 역시 18명(11.8%)에서 11명(7.2%)으로 38.9% 줄어 2위 자리를 연세대에 내주며 한 계단 순위가 내려앉았다. 연세대는 15명(9.8%)에서 12명(7.9%)으로 소폭 주는 데 그쳤다. ‘이명박 직계 학맥’으로 꼽히는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은 19대에서 윤진식(충북 충주) 당선자, 안덕수(인천 서·강화을) 당선자 등 2명이었다. 민주통합당은 서울대 비율이 18, 19대 국회에서 각각 30명, 33명으로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고려대가 6명(7.4%)에서 13명(10.2%)으로 117% 증가, 출신 대학에서 연세대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전남대는 18대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에 이어 5위였지만 19대에선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통합진보당은 서울대 3명, 고려대 2명, 한국외대 2명, 자유선진당은 서울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동의대 각 1명의 분포를 보였다. 대선주자별로 보면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같은 서강대 인맥은 새누리당 서병수(부산 해운대·기장갑) 의원 1명뿐이었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같은 중앙고-서울대 경제학과 라인은 심윤조(서울 강남갑) 당선자였다. 이재오 의원의 중앙대 경제학과 인맥은 이노근(서울 노원갑), 김학용(경기 평택갑) 당선자가 잇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유승민(대구 동을),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과 경북고-서울대 경영학과 라인을 이뤘다. 민주통합당은 이화여대 바람이 거세다. 단순 수치로 비교해 보면 18대 총선 때보다 3명 늘어난 9명이지만 내용을 보면 입김이 더욱 세졌다. 18대에서 민주당 내 이대 출신은 6명이지만 이 중 5명이 비례대표였고 1명만 지역구였다. 반면 19대에서는 비례대표는 2명으로 줄어든 반면 지역구는 7명으로 대폭 늘었다. 치열한 지역구 공천에서 이화여대 출신들이 경선 또는 전략공천을 통해 다수가 공천권을 따낸 만큼 당선율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화여대 출신 의원 당선자로는 비례대표로 3선 의원이 된 한명숙 전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총선기획단장이었던 이미경 의원,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아내인 인재근 한반도재단이사장이 있다. 또 김상희 현역 의원, 박혜자, 유승희, 서영교, 전정희, 최민희 당선자 등도 포함됐다. 이대 출신인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이대 라인’들이 공천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18대에 이어 19대에서도 이화여대 출신으로 당선된 사람은 이미경, 김상희 의원 두 명이다. 반면 새누리당의 이화여대 인맥은 비례대표 3명뿐으로 상대적으로 초라하다. 과학계 몫으로 1번에 배정된 민병주 당선자와 민현주 경기대 대학원 직업학과 조교수, 신경림 이화여대 간호과학부 교수 정도다 19대 국회에선 정당별로 ‘비(非) SKY 대학’들이 약진했다. 새누리당에선 성균관대·중앙대의 진출이, 민주당에선 경희대·부산대 출신의 여의도 입성이 눈부시다. 18대 당선자 중 중앙대 출신은 새누리당에서 장제원, 이군현, 김학용 의원 등 3명밖에 안 됐지만 19대에선 7명으로 늘었다. 이재오, 노철래, 김을동 의원과 이노근 당선자 등이 수를 보탰다. 성균관대도 18대 6명(3.9%)에서 19대 10명(6.6%)으로 늘었다.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모교인 경희대 출신은 최고위원이었던 박영선 의원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춘진(전북 고창·부안) 의원이 3선에 성공했고 김태년(경기 성남수정) 전 의원, 박홍근(서울 중랑을) 당선자도 경희대 출신이다. 5명에 불과하나 ‘실세 대학’이라는 말이 나돈다. 노풍(風)의 진원지인 ‘낙동강 라인’ 부산대 출신도 3선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 등 4명의 당선으로 학맥 확산을 예고했다. 민홍철(경남 김해갑), 배재정·한정애(비례대표) 당선자가 동문이다. 이재연·강주리·송수연기자 oscal@seoul.co.kr
  • 경기 신청사 건립 또 보류… 광교주민 반발

    경기도가 광교신도시로 이전하려던 청사 신축계획을 또 미루자 입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도는 17일 “청사 건립에는 3800억원이 필요한데, 부동산 경기침체와 복지예산 증가로 재원 마련이 어려운 형편이어서 건립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3월 말 현재 도의 세입이 부동산 거래세 감소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00억원이나 줄어든 데다 영유아 보육료 870억원을 비롯해 올해 복지예산으로만 지난해 보다 4600억원을 더 지출해야 해 재정압박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민생, 복지 등 도민들의 생활과 직접 관련이 없는 신청사 건립을 도정의 1순위로 놓고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보류배경을 설명했다. 김문수 지사도 지난 16일 건설본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세수 3분의2를 차지하는 부동산 관련 세금이 줄고, 부동산 침체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라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신청사 이전사업을 일단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신청사 건립 보류 계획이 알려지자 광교신도시 입주자총연합회는 “입주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냐.”며 “도청 이전 약속을 믿고 주변이 좋아질 것 같아 높은 땅값과 분양가에도 이사를 결정했는데, 이제 와서 결정을 보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수년 동안 약속했던 사안을 하루 사이에 뒤집는 행태는 행정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입주민들의 의견을 관철할 것”이라고 맞섰다. 경기도는 1980년대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에 지어진 낡은 도청사 대신 광교신도시에 연면적 10만㎡인 신청사를 2016년까지 짓기로 하고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다. 내년 말 용역이 마무리되면 2014년 착공할 예정이었다. 도는 2년 전에도 호화청사 논란이 일면서 사업을 보류했다가 광교 입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사업추진을 재개한 바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경기고 與 8명·野 9명 최다

    경기고 與 8명·野 9명 최다

    정치인들을 배출하는 전통 명문고에도 지형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치인 사관학교’로 불리는 경기고가 새누리당에서 18대에 이어 19대 총선에서도 최다 의원을 배출하는 강세를 띠고 있지만 고교 평준화와 세대 교체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면서 정계에 두각을 드러내는 고교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민주통합당에서는 호남 명문 전주고가 지고, 경기고와 광주제일고가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러한 사실은 서울신문이 17일 19대 국회의원 당선자의 출신 고교를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당선자 300명 가운데 경기고 출신은 17명(5.7%)으로 가장 많은 정계 인맥을 자랑했다. 경복고와 광주제일고는 각각 9명(3%)으로 공동 2위, 대전고는 7명(2.3%)으로 3위를 차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등 다수의 정치인들을 배출한 경남고와 전주고, 제물포고는 6명(2%)으로 다소 처졌다. ●與 경복·경북·대전고 5명씩 새누리당에서는 경기고 출신 의원이 전체 152명 가운데 8명(5.3%)으로 당내 최다 고교 인맥층을 형성했다. 진영, 정두언, 정우택, 이주영, 서상기, 유일호 당선자 등이 동문이다. 이어 경복고가 경북고, 대전고와 함께 5명(3.3%)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경복고는 18대 때 남경필, 장윤석 의원 등 3명에 그쳤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모교인 경북고는 유승민, 이한구 의원 등이 나왔으며, 충청권의 약진에 힘입은 대전고는 이명수 의원 등이 당선됐다. 18대에서 경기고에 이어 2, 3위를 차지했던 부산고, 경남고는 공동 5위(4명, 2.6%)로 내려앉았다. 마산고, 서라벌고, 제물포고는 각각 3명(2%)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서라벌고 출신은 새누리당 4선 정병국 의원에 전하진, 강석훈 당선자가 가세했다. ●광주제일고 8명 민주 공동 1위 민주당은 전체 127명 가운데 경기고와 광주제일고가 각각 8명(6.3%)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광주제일고는 4년 만에 4명(4위)에서 두배로 껑충 뛰어 당시 1위였던 전주고를 제치고 최대 학맥으로 올라섰다. 경기고는 18대 2위에서 1위로 치고 올라왔다. 공동 4위에는 경복고, 청주고, 제물포고가 각각 3명으로 2.4%를 기록했다. 대선 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나온 경기고 출신으로는 친노계로 분류되는 신기남 전 의원과 이종걸, 오제세, 김성곤, 민병두, 임내현 당선자 등이 있다. 광주제일고 출신은 장병완, 김동철, 최재천, 주승용, 이낙연, 황주홍 당선자 등이 있다. 고교 위상의 변화는 대선 주자들의 명암과 대비되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민주당 내 3위로 떨어진 전주고는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대선 주자 정동영 상임고문의 모교다. 하지만 정 상임고문과 친한 고교, 대학(서울대) 동문인 신경민 당선자는 서울 영등포을에서 승리했다. 전주고는 최규성, 김춘진, 김성주 당선자 등이 나왔다. 경남고는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의 모교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당 내 경남고 동문은 문 상임고문과 함께 당선된 조경태(3선) 의원뿐이다. 새누리당에는 서병수, 정갑윤, 박대동, 여상규 당선자가 경남고 동문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부산고 출신이나 영입을 원하는 민주당에는 한 명도 없다. 반면 새누리당에는 부산고 출신이 4명이나 된다. 국회 부의장 출신 정의화 의원과 나성린, 김정훈, 이재균 당선자들이 동문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온 성심여고의 고교 인맥은 없으며, 정몽준 의원이 나온 중앙고는 심윤조 당선자가 유일하다. 강주리·이재연·이범수기자 jurik@seoul.co.kr
  • 박근혜·안철수 ‘빅2’ 본격행보에 꿈틀대는 여야 잠룡

    박근혜·안철수 ‘빅2’ 본격행보에 꿈틀대는 여야 잠룡

    4·11 총선이 끝나자마자 정치권이 대선 정국으로 빨려들 기세다. 선거의 최전선에 섰던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과 조심스레 행보를 이어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압도적인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빅2’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 나머지 여야의 잠룡들 마음도 한층 다급해진 모습이다. 특히 한때 다자 대결 구도에서 안 원장을 제치며 박 위원장을 턱 밑까지 위협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총선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향배가 주목된다. 총선에만 매달려야 했거나 총선 전면에 나서지 못했던 다른 잠룡들의 속은 더욱 타들어간다. ‘박근혜 대 안철수’라는 공고한 맞대결 구도를 당장 깨고 올라설 방도가 마땅치 않은 이들은 일단 외연 확대를 도모하는 것으로,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정몽준 새누리 前 대표 “수도권 강자에 승산… 대안론 강조”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는 19대 총선이 박근혜 선대위원장과의 차별점을 드러낸 기회였다고 보고 있다. 16일 그의 한 측근은 “박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과 젊은 층에 취약함을 드러낸 반면, 정 전 대표는 여기서 강점을 내보였다.”면서 “정 전 대표가 20대에서도 쭉 높은 지지를 얻어온 결과 이번 선거에서도 정당득표율보다 10.8% 포인트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박 위원장의 힘을 느낀 한편으로 그 한계성과 약점도 절감했다.”면서 “새누리당 지지자들조차 ‘대세론’의 실체가 어떠한지,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려 하고 있고, 그 대세론과 ‘진정한 대결’을 펼칠 누군가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세론’에 바람이 빠지면서 ‘대안론’이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 전 대표는 다음 주쯤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재개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국가 영도로서의 역량 내보이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전적 에세이 ‘나의 열정, 나의 도전’에 이어 세계 석학과의 대담집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와의 소통’, ‘자유민주주의의 약속‘ 등 5권의 저서 발간은 대권 주자로서의 ‘콘텐츠 공개’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도 두루 챙기며 당내 저변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 측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대선은 수십만표로 차이가 나는 싸움이라는 점을 절감하게 될 것이며 박 대표의 막연한 대세론에 불안감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몽준 대안론’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문재인 민주 상임고문 ‘盧의 그늘’ 탈피 차별화 전략 관건 민주통합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의 입지가 4·11 총선을 계기로 흔들리고 있다. 총선 이전까지만 해도 그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대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권주자였지만 총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도가 주춤했다. 부산 지역 선거에서 친노(친노무현) 주자들의 동반 당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홀로 생환하면서 ‘문재인 한계론’도 급부상했다. 그 결과 ‘안철수 대망론’이 다시 살아났고, 문 고문은 물론 당의 주류 세력인 친노에도 극복해야 할 위기가 닥쳤다. 문 고문이 현 시점에서 ‘문재인’ 인물을 내세운 전략만으로 대권 도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법으로는 본인은 살아올 수 있을지 몰라도 민주당의 전선을 형성하며 동반 당선을 끌어낼 수 없다는 점이 부산 선거에서 입증됐기 때문이다. 문 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전략과 가치를 신속히 만들어 내야 할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대권주자, 김두관 경남지사와의 차별화도 어렵다. 더욱이 친노계의 대표주자라는 타이틀 하나만 갖고는 안 원장과 경합을 벌일 수도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 고문은 당분간 당선 인사를 하면서 정국 구상을 할 계획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문 고문은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부산도 두터운 벽을 절감했지만 변화의 희망을 봤고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그 희망을 키워나가는 것”이라며 “함께할 수 있는 세력이 모두 모여야 희망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재오 의원 측근들 대거 낙마 충격 재집권 위한 역할 모색 살아 돌아온 ‘왕의 남자’ 이재오 의원의 운신 폭은 19대 국회에서 한층 좁아졌다. 자신은 5선 고지를 밟았지만 진수희, 권택기 등 친이재오계 측근들은 공천과정에서 줄줄이 낙마했다. 19대 국회에선 혈혈단신이라고 볼 수 있다. 측근들은 16일 “그가 정권 재창출만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 시점에선 본인이 대권주자로 직접 나서기보다 재집권을 위한 역할론을 찾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박(非朴·비박근혜) 세력 중 친이(친이명박)계의 그림자가 가장 짙게 드리워진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대선 국면에서 그의 존재감을 MB 심판론과 어떻게 분리할지가 관건이다. 이번 총선 개표 막판까지 야권연대의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와 경합을 벌인 만큼 그 역시 이명박 정부 심판론의 파고를 겨우 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 의원이 15일 밤 늦게 띄운 트위터 글은 의미심장하다. “싱거운 친구가 느닷없이 전화를 해서 니 뭐하노 / 국회의원하지 뭘 해 / 그거 말고 뭐 딴 거 안 하나 / 겸직금지인데 무슨 소리야 / 국회의원은 맨날 하잖아 말귀 좀 알아들어라 / 하고 탁 끊어버린다. 역시 싱거운 사람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김문수 경기지사 ‘非朴’ 진영의 구심점 朴대세론에 입지 축소 4·11 총선을 계기로 대권주자로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운신 폭이 커질수록 김 지사의 정치적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사직은 정치적 리스크를 줄여주는 ‘안전판’인 동시에 대권 행보를 가로막는 ‘족쇄’ 역할도 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때문에 김 지사가 무턱대고 대권 도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박 위원장의 위상 강화와 한 자릿수대에 머물고 있는 김 지사 본인의 지지율 등을 감안하면 무리수로 해석될 수 있다. 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인 지사직을 내놓을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김 지사가 대권 도전의 꿈을 접은 것은 아니다.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한 트위터리안이 “대선 후보 출마를 포기하셨어요.”라고 묻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고심 중입니다.”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여전히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면 언제든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향후 대선 국면에서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느냐를 지켜본 뒤 최선의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손학규 민주 상임고문 ‘경제 대통령’에 초점 대선 드라이브 본격화 당 대표 출신 야권대선주자인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대선 드라이브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추고 경제 공약 완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손 고문은 이르면 이달 말 경제 민주화와 복지 정책 완성을 위해 일주일간 서·북유럽 현장을 발로 뛰는 ‘정책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또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6월 9일 전후로 대선 캠프를 발족하고, 대선 경선 후보 등록 전달인 7월에는 자신의 경제 공약을 담은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 손 고문 핵심 측근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당 전당대회 전후로 대선 캠프를 발족하게 될 것 같다.”면서 “협동조합 등 먹거리, 성장동력이 되는 경제 정책을 다듬고 있고 조만간 직접 해법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책은 초고가 완성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은 지난 주말에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정책자문단들과 경제 분야 토론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의 측근은 “대선 후보 캐치프레이즈로 ‘함께 잘사는 세상’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건 ‘준비된 대통령’과 유사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손 고문은 젊은 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자서전을 올리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김두관 경남지사 ‘문재인 대안론’ 부상 당내 입지 확보 주력 4·11 총선 이후의 정국을 바라보는 김두관 경남지사의 시선은 한층 복잡한 듯하다. 김 지사 본인이 직접 대선 도전의 뜻을 공식화한 적은 없으나 야권에서는 줄곧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함께 잠재적 대선주자 반열에 그를 올려놓고 있다. 김 지사 본인도 내부적으로는 총선 이후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설 채비를 갖춰 왔다. 일각에서는 오는 6월 대선 도전의 발판이 될 외곽조직 ‘참여민주연대’를 결성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최근에는 서울에 직원 7명으로 별도 사무실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문재인의 대안’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김 지사도 얼마 전 비공식 모임에서 “대권이라는 게 자질이나 능력,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운명이란 것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유일대안’으로서의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총선 이후 야권의 흐름은 녹록지 않다. 문재인의 대안으로 민주통합당 내부에서 ‘안철수 카드’가 급부상하면서 입지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이다. 그의 셈법도 다소 복잡해졌다. 주변에서는 그러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당장 제도권 정치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1차로 민주당 내 입지를 넓힐 기회는 없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 지사는 16일 경남 실·국장 회의에서 총선 당선자들과 간담회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부고]

    ●이범용(에너지솔루션즈 대표이사)씨 모친상 13일 동국대 일산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30분 (031)961-9401 ●손익종(전 고려대·조선대 교수)씨 별세 김문식(아우토알레스 이사)민진홍(시사일본어사 홍보실장)윤태권(엔진포스건축사무소 소장)씨 장인상 12일 서울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30분 (02)2072-2016●강길부(새누리당 국회의원)씨 장모상 13일 울산 영락원, 발인 15일 오전 7시 20분 (052)256-6895 ●고충림(KT GMC전략실 그룹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씨 모친상 13일 문경 중앙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054)556-1919 ●최대영(한국예탁결제원 IT전략부장)씨 부친상 13일 청주의료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43)279-0151 ●정종진(전 KBS 심의실장)씨 별세 준호(사업)성호(유리치투자자문 이사)씨 부친상 박정구(가치투자자문 대표)씨 장인상 13일 여의도 성모병원, 발인 16일 오전 9시 (02)3779-2182 ●김경호(대진대 교수)혜경(수원시 장안구 보건소장)지현(가천대 교수)씨 모친상 박찬구(중국 하이센스 부총경리)이재욱(동아대 교수)씨 장모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3410-6915
  • [4·11 총선 이후] ‘대세론’ 박근혜의 득과 실

    [4·11 총선 이후] ‘대세론’ 박근혜의 득과 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11 총선을 승리로 이끈 지 하루 만에 다시 신발끈을 조여 맸다. 당의 수장이 아닌 대선주자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선 것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가능성 못지않게 한계도 확인한 이상 본격적인 시험대는 지금부터 시작인 셈이다. ●현충원 방명록에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겠습니다” 박 위원장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빠른 시간 안에 불법사찰방지법 제정을 비롯해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철저히 바로잡고 다시는 국민의 삶과 관계없는 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방명록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여기에는 총선이라는 혹독한 중간평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녹아들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선관위 디도스 공격’ 파문 등으로 총선에서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할 때 당을 맡아 4개월여 만에 152석으로 ‘뻥튀기’했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일정 부분 성공했고, 여권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도 굳건히 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해 정국 주도권을 계속 쥘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박 위원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뢰와 원칙을 강조하는 박근혜식 정치의 바탕은 정책이다. 선거 과정에서 ‘가족 행복 5대 약속’을 제시했을 때 19대 국회 개원 후 100일 안에 입법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정국 주도권은 곧 박근혜식 정치를 펼쳐 나갈 필요조건인 것이다. 박 위원장이 “민생 문제 해결과 공약 실천을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책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은 대선 국면으로 조기에 빨려들지 않고, 스스로 속도 조절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 칼날, 박 위원장 정조준 그럼에도 박 위원장에게 ‘넘어야 할 산’은 많이 남아 있다. 야권이 겨냥하는 공격의 칼날 역시 ‘현재 권력’인 이 대통령이 아닌 ‘미래 권력’으로 입지를 굳힌 박 위원장을 정조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 위원장은 현 정부 집권 내내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2009년 미디어법, 2010년 세종시 수정안, 지난해 동남권 신공항 등 주요 현안이 불거졌을 때 여권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반대 의견을 개진하거나 즉답을 피하면서 자신의 원칙을 지켜 온 것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처지가 ‘제3자’에서 ‘이해당사자’로 바뀌게 된 만큼 앞으로는 야권과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쳐야 한다.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둬 온 박 위원장의 기존 이미지에 득보다 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견제가 거세질 수도 있다. 수도권에서 거둔 저조한 성적표도 박 위원장에게 숙제가 될 수 있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탈환해야 할 고지가 바로 수도권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은 향후 대선 국면에서 박 위원장의 표 확장성을 가늠해 볼 바로미터로 간주됐다. ●수도권 민심 못 얻어 대선주자로서 경고등 전체 지역구 246곳 중 45.5%인 112곳이 걸린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은 43석을 얻는 데 그쳤다. 특히 서울에서는 48석 중 3분의1인 16석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선거대책위원장 박근혜’가 아니라 ‘대선주자 박근혜’에게는 경고등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 유권자(4018만여명)의 49.3%(1982만여명)가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과반 민심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대선 국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텃밭인 부산·경남(PK)에서 ‘문재인 바람’을 실감하고, 교두보 확보가 절실한 호남에서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한 점 등도 아쉬운 대목이다. 그나마 정치적·지리적 ‘중원’이라고 할 수 있는 충청과 강원 지역에서 적잖은 성과를 올린 점은 박 위원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파주시 ‘통일경제특구’ 지정 건의

    경기 파주시가 민통선 지역인 장단반도 일대를 통일경제특구로 지정해 줄 것을 국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인제 시장은 12일 장단출장소에서 열린 ‘찾아가는 경기도 실·국장 회의’에서 개성공단 길목인 장단면 거곡리 일대가 통일경제특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며 김문수 도지사에게 건의했다. 이번 건의는 지난 2006년 17대 국회와 2008년 18대 국회에서 통일경제 특구법안이 발의됐으나 기간이 지나 자동 폐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 시장은 회의에서 “남북경협을 통해 남북 경제 공동체가 구축될 경우 분단 이후 60여년간 낙후된 접경지역이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구 지정에 김 지사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파주시는 19대 국회가 출범할 경우 관련 법 개정안이 의원발의로 국회에 상정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구 예정지는 개성공단과 6㎞ 거리로, 인적·물적·기술 교류에 유리하다. 또 통일로·자유로·경의선·대륙횡단철도 등과 인접하고 인천공항·인천항 등과도 가까워 물류수송에 최적지로 꼽힌다. 이 시장은 “장단반도 가는 길에 파주LG디스플레이와 월롱·당동·선유산업단지 등이 있어 접경지역을 통일시대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장은 이 밖에 통일 관련 교육연구와 인재양성을 위한 가칭 통일대학원대학교 설립, 캠프 그리브스의 안보체험장 전환, 보훈회관 건립 지원 등을 건의했다. 한편 김 지사는 북한의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움직임으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군 관계자들과 함께 민통선 일대 긴급 대피소를 둘러보고 비상사태 발생 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새누리 중진들 엇갈린 운명

    새누리 중진들 엇갈린 운명

    새누리당 중진들의 운명은 확연히 갈렸다. 친이(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의원은 피 말리는 접전 끝에, 황우여 원내대표는 비교적 여유 있게 상대 후보를 따돌리고 5선 고지에 올랐다. 정몽준 전 대표는 7선 고지를 점령했다. 반면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한 홍사덕 의원과 동대문을에 출마한 홍준표 전 대표는 낙선했다. 이재오 의원은 은평을에서 야권 통합후보로 나선 천호선 진보신당 대변인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은평을은 친이계와 친노(친노무현)계의 대리전으로 관심이 집중됐지만 결과는 친이계의 승리였다. 그의 당선으로 친이계는 명맥을 겨우 유지하게 됐다. 앞서 공천 국면에서 이재오계였던 진수희·장광근·안경률 의원 등이 모두 탈락했고 이 의원은 외로이 생환했다. 숨막히는 접전이었다. 이 의원은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도 천 후보에게 1위를 내준 적 없이 5~14% 포인트 차의 여유 있는 리드를 지켜 왔기 때문에 더 마음을 졸여야 했다. 저격수로 나섰던 ‘노무현의 남자’ 천 후보는 2010년 7·28 재·보궐 선거에 이어 이 의원에게 재도전했지만 이번에도 무릎을 꿇었다. 정몽준 전 대표는 ‘범현대가의 대결’에서 민주통합당 이계안 후보를 꺾고 당 내 최다선(7선)에 올랐다. 그러나 정 전 대표에게 이번 총선의 의미는 단순히 당 내 최다선에 있지 않다. 지난해 출판기념회에서 이미 대권 도전을 시사한 그는 이번 총선 승리로 대권가도를 향해 전력질주할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전 대표는 이번 총선 승리를 기점으로 비(非)박근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전 대표는 김문수 경기도 지사와 함께 친이(이명박)계, 쇄신파 의원들과 연대해 당내 확고한 대선 주자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독주’를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도 인천 연수구에서 결국 ‘5선’ 도전에 성공했다. 이명박 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 여론이 수도권을 휩쓴 가운데 당당히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것이다. 그는 17대 총선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후폭풍을 딛고 당당히 당선된 바 있다. 이번 승리로 인해 그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황 원내대표는 이번에 ‘5선’ 고지를 점령함으로써 당대표와 국회의장의 ‘꿈’을 동시에 꿀 수 있게 됐다. 반면 탈락의 고배를 마신 중진들도 있다. 4·11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던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는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가 ‘희생양’이 됐다. 홍 후보 개인적으로는 현역 최다선 의원(7선) 반열에 오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렇다고 홍 후보의 정치 생명 자체가 끝났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동안 친박(친박근혜)계 ‘맏형’ 역할을 해오면서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신임이 여전히 두텁다. 홍 후보는 향후 대선 국면에서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후보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뒤 줄곧 박 위원장의 든든한 정치적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홍준표 전 대표도 낙선했다. 지난 17대에 이어 리턴매치를 벌였던 민주당 민병두 후보에게 밀려 5선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홍 전 대표의 정치적 역할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장세훈·이재연·황비웅·허백윤기자 stylist@seoul.co.kr
  • 與, 예상밖 선전… 대권주자들 손익 ‘복잡한 셈법’

    與, 예상밖 선전… 대권주자들 손익 ‘복잡한 셈법’

    새누리당의 승리로 막을 내린 4·11총선 결과는 사실상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인 ‘박근혜의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박풍(朴風)의 위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야를 떠나 총선을 통해 박 위원장이 ‘선거의 여왕’으로서의 위력을 재입증, 대권가도를 질주할 것으로 본다. 박 위원장의 위력은 새누리당의 의석수로 입증됐다. 그는 한때 100석 이하까지 예상되던 누란의 당을 당명 개정과 쇄신 작업으로 국민에게 호소, 원내 1당을 일궈냄으로써 당내에서 그의 대권가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없을 것 같다. 박풍이 강원이나 충청에서 맹위를 떨치며 여권의 고토를 회복한 것도 평가되고 있다. 12월 대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고전하긴 했지만, 위기의 당과 이명박 정권의 급한 불을 꺼주는 위력을 보여줬다. 부산에서 보여준 집념도 평가받는다. 부산의 야당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무려 다섯 번이나 부산을 찾아 무력화시켰다. 호남에서 외연을 확대하려 했으나 실패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위기 요소도 감지된다. 부산경남에서 상당수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선전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그리고 김두관 경남지사 등 부산·경남 지역 출신 야권 대선 주자들이 이 지역 여론에 파고들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들이 향후 박 위원장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막말 파문 등 악재 속에 약진한 것도 박 위원장의 대선 전략 수정을 압박할 요인이다. 범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전국적인 단일화에 성공, 적지않은 위력을 떨쳤듯이 연말 대선에서도 야권 단일후보가 뜨면 강세가 예상된다. 시간이 흐르면 당내 대선 주자군인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의원이나 범여권 정운찬 전 총리의 도전을 받을 수도 있다. 부산 사상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를 힘겹게 누르고, 부산·경남 지역에서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기대에 못 미쳐 당내 대선 주자로서의 선두자리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당장은 책임론이 일거나 주자 교체론은 없겠지만 압도적 위력을 못 보여준 것이 흠이다. 시간이 흐르면 김두관 경남지사의 도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문 고문은 선거기간 내내 무명의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에 묶여 전국적인 행보를 하지 못한 것도 약점이 될 것 같다. 특히 자신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해 대선국면이 본격화되면 내세울 대표상품이 없는 게 걸린다. 주자 교체론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안철수 원장이 대권 가도에 합류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원장이 야권의 대선 주자로 부각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크게 패배하거나, 문재인 고문과 김두관 지사 등의 입지가 약화돼야 하지만 변화가 적다. 그 스스로 투표 촉구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성과가 없어 향후 행보에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세종시에서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를 꺾는 저력을 과시, 잠재적 대권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돈다. 야권의 다크호스로 주목된다. 총선에서 백의종군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당내 대선지형의 변화를 살피며 기회를 엿볼 것 같다. 자신이 야권통합을 이뤄낸 점을 상표로 반전을 노릴 전망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양일초교 주변 유해물질 없다”

    경기 고양시 양일초교 학부모와 인접 마을 주민들이 유해물질이 검출된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의 이전을 요구하며 한 달여째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정밀조사에서는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9일 “김문수 지사의 지시로 지난달 고양시와 함께 ㈜인선이엔티 사업장에서 석면 발생 여부를 정밀조사한 결과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원 관계자는 “사업장 4개 지점에서 무작위로 시료를 채취해 석면뿐 아니라 납·동·비소·크롬 등 8개 항목의 중금속 함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기준치 이내 동(구리)만 검출됐다.”고 말했다. 인선이엔티 공병필 부사장은 “양일초교 옥상에 설치된 기계를 통한 공기질측정조사에서도 관내 다른 지역보다 더 양호한 결과가 나왔다.”면서 “환경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주민들은 더 이상 사업장을 무조건 이전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인선이엔트 주변에서 슬레이트 조각 등 9개의 고형 시료를 분석한 결과 8개에서 법정 허용기준치(0.1%)를 90배 이상 웃도는 9~18% 농도의 백석면이 검출됐고 1개 시료에서는 백석면과 함께 갈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었다.<서울신문 3월 14일자 15면> 그러나 주민들은 “도 보건환경연구원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이 업체의 이전을 거듭 촉구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부고]

    ●박대진(선교사)한진(현대증권 런던현지법인장)씨 부친상 김연수(서울대 의과대학 부학장)씨 장인상 8일 서울대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30분 (02)2072-2022 ●정동준(전 서울지방병무청장)씨 별세 재훈(법무법인 소명 변호사)석훈(비씨카드)씨 부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3410-6915 ●이홍웅(베스트웨스턴 인천공항호텔 전무)홍철(한국은행 발권국장)홍복(대우조선 부장)방숙(충암고 교사)씨 부친상 김문(서울여대 교수)씨 장인상 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2)2258-5951 ●오수석(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씨 모친상 7일 부산 부민병원, 발인 10일 오전 11시 30분 (051)364-0491 ●박영서(대한생명 과장)씨 부친상 김선주(KT 과장)씨 시부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010-2265 ●문택호(전 보성건업 대표)씨 별세 준식(강남고려병원 이사)씨 부친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 (02)3010-2293 ●채인석(일본 센슈대 교수)경옥(서울대병원 간호사)씨 부친상 류왕호(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회복관리부 팀장)씨 장인상 8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30분 (02)2650-2750 ●김영배(전 성남 금광중 교장)씨 별세 영수(르노삼성자동차연구소 과장)남수(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교수)씨 부친상 박연주(매원고 행정계장)민영(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씨 시부상 8일 수원 아주대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31)219-4111 ●양재춘(이앤드 디 기술연구소 이사)씨 부친상 박정훈(조선일보 에디터) 오정훈(사업)씨 장인상 8일 일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31)900-0444 ●신혜진(MBN 사회2부 기자)씨 조부상 8일 대구 영남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7시 30분 (053)620-4245 ●성창본(전 경산축협 상무)창규(대구지방경찰청 지구대장)창진(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씨 부친상 권오주(대구정동고등학교 행정실장)씨 장인상 8일 대구의료원 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8시 (053)560-9570
  • [저자와 차 한 잔] ‘유토피아의 탄생’ 주강현 교수

    [저자와 차 한 잔] ‘유토피아의 탄생’ 주강현 교수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지만 좋은 곳, 다시 말해 이상향(理想鄕)을 말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유토피아를 꿈꾼 이상향, 파라다이스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우리의 경우에도 대망(大望)을 간구하다 아쉽게도 비명에 간 아기장수 설화 등에 미완의 유토피아가 담겨져 있으며 중국풍 몽유도원도 원류의 유토피아 이야기도 산재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공간이 주어진 한국판 본격 유토피아로 ‘섬-이상향’을 능가한 공간이 있을까. “대개의 경우 유토피아 세계에서 섬이 주목되고 결정적 무대로 등장하고 있음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섬은 인류 문명의 그 무엇인가를 함의하는, 이상향적 DNA로 각인돼 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섬-이상향’은 동서를 막론하고 고대적·중세적 기원을 지니는 장기 지속적 담론입니다.” 신간 ‘유토피아의 탄생, 섬-이상향/이어도 심성사’(돌베개 펴냄)의 저자 주강현(57·제주대 석좌교수)씨는 “이 책을 통해 우리식 ‘섬-이상향’의 특질과 그 속에 담겨진 민중의 대망체계를 탐구하려고 했다.”고 저술동기를 밝혔다. 또한 “유토피아 세계의 기본 축은 섬을 중심으로 움직여 왔고 그러한 세계사적 전통에서 예외가 아니다.”라면서 “고통스러운 현실속에서 희망의 출구를 찾고자 했던 민중들의 심성구조가 ‘섬-이상향’ 담론을 지속시켜 온 동력이었고 ‘이어도-이상향’ 담론의 형성과정에서도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동서고금의 ‘섬-이상향’ 담론의 궤적을 살피는 것과 오늘날 우리의 대표적인 ‘섬-이상향’으로 자리매김한 ‘이어도-이상향’에 관한 것이다. 특히 ‘이어도-이상향’ 담론은 용암으로 치자면 바로 엊그제 화산이 폭발해 흘러내리기는 했으나 아직 굳지 않은 현대적 서사(敍事)라는 점에 방점을 찍는다. 그는 또 실체가 없었던 전설 속 이어도가 어떻게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섬-이상향’ 아이콘으로 부상했는지, ‘섬-이상향’ 서사가 탄생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다. “이어도 전설이 오랜 구전의 습득물인가 아닌가 하는 진실게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도(海圖)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어도라는 섬을 자신들의 심성지도에 등재시킨 제주도민의 망탈리테(심성구조)가 중요합니다. 이어도 연구는 민중의 심성사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례이기 때문이지요.” 그는 ‘이어도-이상향’을 20세기 한국에서 펼쳐진 ‘섬-이상향’ 담론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하면서 고대 아틀란티스를 꿈꿨던 인류의 ‘섬-이상향’의 DNA가 그대로 흐르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제주는 한때 독립왕국이었으나 육지 복속 이후 오랫 동안 소외를 겪었고 권좌에서 밀려난 정치인들의 유배지, 대규모 민중반란 등 20세기까지 이어진 제주민의 고난으로 점철된 삶과 역사적 트라우마가 ‘이어도-이상향’ 담론의 증폭과 확산에 일조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섬-이상향 담론은 바다가 있는 한 끝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섬이 존재하는 한 새로운 이상향 담론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글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眞 빠진 폭로 진 빠지는 국민 길잃은 사찰공방

    眞 빠진 폭로 진 빠지는 국민 길잃은 사찰공방

    새누리당과 청와대를 궁지로 몰았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이 실체 규명보다는 여야의 물고 늘어지기 식 공방만 이어지면서 국민들을 진빠지게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총선 뒤 청문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새누리당은 “특검으로 규명하자.”며 맞서고 있다. 야권의 민간인 사찰 공세는 확연히 무뎌졌다. 반면 ‘사찰 문건의 80%는 노무현 정부 때 작성된 것’이라는 청와대의 반격은 효과를 발휘하는 양상이다. 정치권은 불법사찰 공방이 야권의 호재이기는 하지만 예상만큼의 지지율 상승 효과는 안겨주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이 문제이긴 하지만 참여정부 때도 불법사찰을 했다는 반격에 야권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그러나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해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김제동, 김미화씨 등 연예인들에 대한 사찰 주장이 나오며 유권자들이 분노하는 모습을 보이자 사찰 불씨를 이어가겠다는 태세다. 결국은 민간인 사찰이 막판 부동층 흡수에 결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한 듯 공세를 계속했다. 민주당 ‘MB·새누리당 국민심판위원회’는 이날 원충연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사관의 수첩 내용을 바탕으로 “대한적십자사 이세웅 총재, 국가시험원 김문식 원장, 한국조폐공사 김광식 감사, 소방검정공사 박규환 감사, 이완구 충남지사 등의 2008년 사표가 권력기관의 압박에 의해 이뤄졌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다만 민간인 사찰 문제를 인위적으로 선거에 이용하려는 인상을 줄 경우 정권 심판론의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는 듯했다. 민주당의 공세가 무뎌지면서 새누리당은 민간인 사찰 건을 정면돌파하는 기류다. 민주당의 특검 수용을 거듭 촉구하며 역공을 폈다. 이혜훈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일일현안회의에서 “민주당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로 불법사찰 진상규명은 어렵다.”고 몰아붙였다. 이 같은 대응이 효과를 거둔다고 판단한 듯하다. 새누리당은 물론 중간층의 동향에도 신경 썼다. 민간인 사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권재진 법무장관 퇴진 요구도 하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특검을 수용하고 불법사찰을 근절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우리 음식 연구가 이종국씨

    [김문이 만난사람] 우리 음식 연구가 이종국씨

    봄바람이 밤새 새싹을 찾아간다. 화들짝 놀란 새싹들은 수줍은 듯 봄바람과 함께 은밀한 춤을 춘다. 그렇게 돌고 돌더니 어느새 푸르름과 꽃, 생명과 향기를 노래한다. 비로소 ‘봄의 왈츠’가 시작됐음을 세상에 알린다. 잠자던 만물도 다들 깨어나 봄을 맞이한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이 꿈틀대는 것 또한 이런 까닭이겠다. 하여 누구나 기다려온 ‘봄의 맛’에 설레는 요즘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대로 즐길까. 지난해처럼 그저 그렇게? ‘우리 음식 연구가’로 알려진 이종국(53)씨는 서양화가 출신답게 한식에 그림과 스토리를 그려내는 특유의 스타일링을 구사한다. 다시 말해, 자연에서 채집된 식재료, 전통 그릇, 예술적 상상 기법으로 만든 요리를 통해 한 폭의 그림과 스토리, 그리고 향기를 담아내는 것. 이러한 그의 스타일링은 얼핏 보기에 그래픽 작품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매우 자연스러우면서 진한 마음의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아티스트의 창조적 감성과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음식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전통과 새로움으로 재해석한 요리를 거침없이 선보여 주목을 끈다. 특히 지난해에는 배상면주가와 함께 막걸리식초를 비롯, 매운 식초, 간장식초 등을 개발해 내 화제가 됐다. 이런저런 까닭에 내로라하는 명가의 ‘사모님’과 여러 대학 조리학과 교수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의 조리연구가들도 이씨에게 한 수 배우러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이런 그가 요즘에는 어떤 ‘봄의 요리’를 빚어내고 있을까. 지난 3일 오전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음식발전소’에서 이씨를 만났다. ‘~연구소’대신 왜 ‘~발전소’라고 했을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일으키자는 뜻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우리 음식에는 이렇다 할 디저트가 없다. 헤어질 때 마지막 키스를 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송이차 한 잔을 권한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디저트에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시대에 와서 우리 음식이 뭉쳐버렸습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고 있지만 스토리 전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지요. 조리과 교수들이 이곳에 와서 수업을 할 때에도 저는 이런 점을 강조하곤 합니다.” ●“이른 봄에 나는 어린 풀 최고의 보약”그는 한식을 연구하면서 우리 음식의 조형성과 함께 ‘푸드 아트’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푸드 아티스트’라는 말을 듣는 까닭이기도 한다. 이어 봄 요리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봄에 나는 온갖 것들은 오랫동안 추위를 견디며 뚫고 나왔기에 다들 신성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기나긴 겨울을 지내며 잃어버린 미각을 되찾게 해주는 봄의 전령사인 나물은 나른하고 무기력함에 지친 우리에게는 더없는 건강 지킴이인 셈이지요. 이른 봄에 나는 어린 풀들은 그 어떤 것을 먹어도 보약입니다. 우리가 겨울 내내 김치만 먹다가 신선한 봄나물을 만난다는 것은 큰 축복이지요.” 그는 해마다 이맘때면 노지(地)에서 자란 봄나물을 만나기 위해 전국 각지를 다닌다. 최근에는 김해에서 부추를 구해왔다. 크기가 10㎝인 노지 부추는 하우스의 것과 달리 맛과 향기가 특별하며 요즘 제철인 주꾸미와 함께 요리하면 환상적인 맛을 연출해내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직접 채집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에게 부탁을 해 봄나물을 사들인다. 봄나물 요리할 때의 주의할 점은 원래의 향이 식탁에도 고스란히 유지하도록 신경 쓰는 것이다. 예를 들면 원추리, 쑥부쟁이, 쑥, 고들빼기 등을 요리할 때 마늘 양념이 들어갈 경우 나물이 간직한 순수한 향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아울러 봄나물 무침의 경우 양념을 최대한 줄이고 집안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접시에 적은 양으로 살짝 얹혀주면 더욱 맛있고 멋진 봄나물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봄나물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꽃은 말려서 전을 부치거나 고명으로 올리고, 잎은 무쳐 먹고 데쳐 먹고 뿌리는 말려 먹으면 좋지요. 약효를 가진 봄나물들, 즉 삼나물, 명이, 취나물, 원추리, 부지깽이나물 등의 경우 새순을 잘라 요리하면 향과 맛이 일품입니다. 요즘 쑥이 제철인데 쌀가루와 밀가루만 뿌려 튀김기름에 튀겨내어 콩가루를 뿌려먹으면 영양적으로도 아주 우수한 음식이 됩니다. 문어 삶은 물에 녹두를 넣고 원추리를 넣어도 향이 뛰어나고, 된장과 들기름으로 살짝 무친 쑥부쟁이 나물도 잃어버린 미각을 찾는 데 좋습니다.” ●“봄나물, 소금물에 데친 후 냉동보관” 그렇다면 봄 요리를 여름이나 가을에는 먹을 수 없을까. 이에 대해 그는 “싱싱한 봄나물을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서 물기를 짠 후 냉동실에 보관하면 사계절 봄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봄나물 장아찌도 추천한다. 명이, 방풍나물, 두릅, 엄나무순, 가죽, 산초잎 등의 향이 좋은 나물을 선별해 국간장에 물로 희석한 후 조청을 넣고 끓여 식힌 후 저장하면 된다는 것이다. “제가 봄나물 요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기억’과 ‘추억’에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머니가 캐다준 봄나물에 대한 추억은 지금도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듯이 지금 제철에 나는 봄나물을 구해다가 아이들에게 먹여줄 때에도 하나의 시 한 편, 소설 한 편을 들려준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봄 도다리와 쑥국을 만났을 때’처럼 음식에 대한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도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게 해주지요. 외국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면 매우 놀라워하더군요. 한식의 세계화와 그 격을 높여주는 것도 바로 이런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외국의 유명 셰프들은 한국의 식초를 으뜸으로 여깁니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음식발전소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최근에 만든 ‘봄의 풍류를 즐기다’라는 스토리북 메뉴판을 보여준다. 병풍 모양의 메뉴판 맨 겉장에는 ‘땅의 기운으로부터(地)/자연, 그 신비의 약성·향의 음식(風)/불의 조화와 기의 생성(火)/흐르는 아름다움의 여운(水)/봄을 그리며 노래하며 춤추다(夢)’라고 썼다. 여기에 50년된 된장, 10년된 고추장 등을 합해 ‘100년의 밥상’을 맛볼 수 있다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아울러 도예가 이세용씨에 의해 특별히 만들어진 전통 도자기 그릇으로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도 곁들였다. 그는 요리할 때 ‘간’이 아닌 ‘감’으로 종결짓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때의 음식을 떠올리며 마음과 스토리가 얼마나 정성껏 들어가 있는지를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른바 ‘마음 요리’인 셈이다. 서양화가인 그가 어떻게 해서 요리와 인연을 맺었을까. “대학 다닐 때 창원에 잠깐 가 있던 적이 있었지요. 이때 입시생 아이들에게 밥을 해주게 됐습니다. 쑥무침이나 쑥국 등의 요리도 해주었어요. 어머니가 제게 해주셨던 요리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미혼? 우리 음식과 결혼했는데…” 이씨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굳이 스승이라고 한다면 첫번째는 어머니요, 그 다음은 시장과 여행이다. 어머니는 시장 갈 때마다 막내인 이씨를 데리고 다니면서 일일이 재료와 맛을 가르쳐주었다. 특히 아버지가 제철 음식에 까다로워 어머니는 평소 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이런 어머니를 보면서 이씨는 요리의 끼와 손맛을 저절로 익혔다. 명절 때면 떡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형과 누나들을 위해 손수 밥상을 차려주기도 했다. 그러던 20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짐 정리를 하다가 항아리 안에 고사리, 도라지, 무말랭이, 고춧잎 등이 어머니의 정성으로 저장된 것을 보고 한참을 울었고, 어머니의 음식을 잇는 아들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요리의 길로 들어섰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인테리어 사무실을 차린 그는 매일 아침 10명 남짓한 직원들의 밥을 차려주는 등 숨은 요리 실력을 발휘했다. 또한 10년 전 유명 잡지에 음식칼럼을 연재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본격적으로 우리 음식 연구를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이어 2005년 서울 성북동에 ‘이종국의 음식 발전소’를 열어 자신만이 갖고 있는 ‘푸드 아트’를 선보였다. 올여름에는 우리 음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담은 책 ‘푸드 아트’와 한림성심대학교 관광외식조리과 김복남 교수, 경희태암한의원 마해진 원장, 그래픽디자이너 정혁과 함께 준비한 ‘한국의 야채류들’이란 책을 펴낼 예정이다. 그는 미혼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우리 음식과 결혼했는데 미혼은 무슨 미혼이냐.”며 웃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봄은 봄답게 풀어야 향기가 있듯 우리 음식은 우리 것으로 풀어내야 귀하고 우수해진다.”면서 우리 음식이 세계 3대 음식으로 뽑힐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종국은 서양화 전공하다 ‘끼’ 못 버려 한식연구가 ‘유턴’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한테 제철 음식 요리를 배웠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타고난 요리의 끼를 버리지 못해 ‘우리 음식 연구가’의 길로 들어섰다. 2005년 서울 성북동에 ‘음식발전소’를 연 이후 주요 경력은 이렇다. 디자인 하우스 30주년 창립행사 케이터링(2006), 코엑스 한스타일전 한식 초대 전시회(2009), 세계인테리어협회 디자이너 초청 케이터링(2009), 까사리빙 홈데코 초대부스 전시(2009), 한림성심대 음식전시 예술감독 및 푸드 스타일링(2010), 국토해양부 어딤채 예술감독 및 푸드 스타일링 (2010), 행복이 가득한집·까사리빙·설화수 등에 음식 칼럼 연재(2001~현재), 까사스쿨 한식·라퀴진 등에 클래스 강의(2008~2010), 한식세계화 프로젝트 디자인센터 강의(2011), 배상면주가 전통식초 공동 개발 및 출시(2011), 이종국 쿠킹클래스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음식’ 진행(2008~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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