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문
    2025-08-21
    검색기록 지우기
  • 김기중
    2025-08-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186
  • 박근혜 지지율 큰 하락폭 김무성 영향? 분석해보니…

    박근혜 지지율 큰 하락폭 김무성 영향? 분석해보니…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정례 주간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3주 연속 하락하면서 40%대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는 13~17일 닷새간 전국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0.5%포인트 하락한 49.8%(매우 잘함 14.6% ·잘하는 편 35.2%)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0.6%포인트 상승한 43.8%(매우 잘못함 23.8% + 잘못하는 편 20.0%)였으며 ‘모름/무응답’은 6.4%포인트 였다. 리얼미터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구·경북, 50대, 보수성향 유권자 층에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는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의해 촉발된 여권 내 개헌 관련 논란, 북측의 장성급 군사회담 내용 공개에 따른 고위급 접촉 무산 가능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이 43.6%로 0.3%포인트 하락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0.5%포인트 상승해 3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며 20.4%를 기록, 4주 만에 20%대를 회복했다. 정의당과 통합진보당 지지율은 각각 3.3%, 2.2%였으며, 무당층은 0.5%포인트 하락한 28.5%였다.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주보다 1.2%포인트 하락한 18.1%를 기록하며 1주일 만에 다시 10%대로 내려앉았으나 2주 연속 1위를 유지했다. 김무성 대표는 1.0%포인트 떨어진 15.7%로 2주 연속 하락하면서 2위를 유지했고 문재인 의원은 0.6%포인트 오른 13.2%로 3위를 유지했다. 이어 김문수 위원장(7.7%), 안철수 전 대표(7.5%), 정몽준 전 대표(7.1%), 안희정 지사(4.9%), 홍준표 지사(4.9%), 남경필 지사(2.6%)순이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무선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무성 개헌 발언 사과했지만 파문 확산

    김무성 개헌 발언 사과했지만 파문 확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에서 “정기국회 후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질 것”이라며 개헌론을 설파했던 것에 대해 17일 “불찰이었으며 대통령께서 이탈리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고 계시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국감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우리 당에서 개헌 논의가 일절 없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해명했다. 이어 기자간담회에서도 “개헌론 문제를 촉발시킬 생각은 전혀 없다”며 “폭발력 있는 이슈라는 것을 간과한 내 실수로 일이 커져 버린 것 같아 바로 꼬랑지를 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해명을 뒤집어 보면 정기국회 후에는 개헌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여전히 해석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입장을 번복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대표의 ‘상하이발(發) 개헌론’이 즉흥적으로 나왔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적극적이고 구체적이었다는 점도 ‘실언’으로 보기 어렵게 한다. 결국 그의 개헌론은 여전히 시동이 걸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김 대표의 이날 사과는 일단 대통령과의 정면충돌로 비쳐지는 것을 피하면서 속도 조절을 하는 일종의 ‘치고 빠지기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헌론 ‘투척’을 통해 정치적으로 얻을 것은 이미 다 얻어 놓고 한발 물러서는 척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는 이번 개헌 발언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면모를 보임으로써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과 정치적 주가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자신의 권력 지향점을 깜짝 공개하는 식으로 당내에서 자신을 따를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하기 위한 ‘미끼’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어쨌든 김 대표의 개헌 의지가 확인되면서 그가 개헌을 통해 얻으려는 정치적 이익이 과연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가 이원집정부제 국가 중에서도 프랑스식이 아닌 오스트리아식을 언급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프랑스는 대통령의 권한에, 오스트리아는 총리의 권한에 더 무게가 실린다.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사실상 내각제에 가깝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대권 경쟁자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보수특별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이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아래서 ‘김문수 대통령, 김무성 총리’ 구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김 대표의 깜짝 개헌 발언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발끈했다는 소문도 나돈다. 한편에서는 김 대표가 개헌을 통해 야당과의 대연정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은 인민당과의 대연정을 통해 최소 2018년까지 정권을 유지하게 돼 있다. 김 대표가 일종의 ‘권력 나눠 먹기’ 방식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계(친박근혜계)는 김 대표의 이 같은 ‘고단수 정치’에 속을 끓이고 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김 대표가 저렇게 잘못했다고 하는데 어찌 때릴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인사]

    ■통일부 ◇승진 <부이사관>△남북회담본부 회담지원과장 김충환△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화천분소장 김병대△한반도통일미래센터장 김진구<서기관>△기획조정실 차덕철△통일정책실 권동혁 김창수△정세분석국 이유진 ■안전행정부 △조사담당관 노경달△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파견 성문옥 ■공정거래위원회 ◇고위공무원 파견△국무조정실(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 김준범 ■조달청 △정보기술용역과장 김지욱△조달품질원 품질점검팀장 여인욱△부산지방조달청 자재구매과장 임병철△대구지방조달청장 이석규 ■중소기업청 ◇국장급 승진△창업벤처국장 김문환 ■한국가스안전공사 △상임감사 김정규 ■한국어도비시스템즈 △대표이사 최승억 ■CJ E&M △방송콘텐츠부문장 이덕재
  • [김무성 개헌론 파장] “대선 가까워질수록 개헌 곤란… 의원들 이원집정부제 선호”

    [김무성 개헌론 파장] “대선 가까워질수록 개헌 곤란… 의원들 이원집정부제 선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3박 4일간의 중국 방문 마지막 날인 16일 상하이의 훙차오(紅橋) 영빈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개헌 추진에 대해 강한 의지를 거침없이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개헌은 계속 추진할 생각인가. -그렇다. 정기국회 예산안 처리가 끝나면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질 것이다.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 논의가 이르다는 입장이다. 2016년 총선 이후에 하자는 의견도 있다. -다음(2017년) 대선에 가까워질수록 더 어려워진다. →의원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정부통령제로 개헌하자는 건가. -전에 어떤 조사에서는 4년 중임제 선호가 3분의2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에 대한 선호가 많아진 것 같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외교·국방 등 외치를 맡고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것이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는 것을 국민이 찬성할까. -내각제는 계파정치다. 세계에서 가장 썩은 정치가 일본이다. 계보는 용돈으로 만드는 것이다. 나도 내각제로 가면 망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엔 그게 기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가 아주 빠르게 맑아지고 있다. 유능한 대통령에게 5년은 짧고 무능한 대통령에게 5년은 길다. 의회가 뽑은 사람이 잘하면 된다. →유력 대선 주자로서 개헌을 주장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나. -우리 사회는 철저한 진영 논리에 빠져 지금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 ‘올 오어 낫싱’(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식 권력 쟁취전이 됐다. 권력을 분점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사회의 성숙도가 중립지대를 허용하는 수준이 됐다고 본다. 예전 정치에서는 타협하면 다 사쿠라로 몰렸다. 이제는 중립지대를 허용해 연정으로 가면 사회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 선진국은 다 연정이다. 미국만 빼고. →연정은 내각제적 성격으로 정부통령제와는 다른데. -나도 내각제에 대한 불신 때문에 정부통령제를 선호했는데, 점점 진영 대립이 심해지는 만큼 이원집정부제도 검토해 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예산안 처리가 끝나면 바로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인가. -여야 합의가 돼야 한다. 개헌을 원하는 의원 숫자가 얼마나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중대선거구제도 도입할 의향이 있나. -중대선거구로 가느냐, 석패율제로 가느냐는 생각해 볼 부분이다.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는 여야가 같이해야 성공할 수 있는데, 야당 상황을 보면 어렵지 않겠나. -사실 세월호 협상이 안 될 때 야당 중진들과 많은 물밑 대화를 했다. 그때 보니 그들 모두가 오픈프라이머리를 하자는 입장이더라. 야당도 사실 그 부분(공천)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돌파구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계보정치에서 빠져나왔다. 내가 계보를 안 만드니까. 내가 남기고 싶은 족적은 완전한 정당 민주주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내 나이가 63세인데 70세 전에는 다 마무리해야 된다. →천하의 영웅호걸을 영입하겠다고 했는데 인재의 기준은 무엇인가.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최고 중의 최고)를 찍는 것이 인선이다. 세컨드는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김문수가 1등이라고 해서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과거 중국에 왔던 여당 대표는 모두 대선에 출마했는데. -이번에는 대권 행보가 아니다. 대권 행보라면 내가 (대권 주자인) 김문수 위원장을 데리고 왔겠나.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가 선두를 달리는 비결은 스스로 뭐라고 생각하나. -당 대표로서 언론 노출 빈도가 높으니까 그런 것일 뿐이다. 나는 사심 없다. ‘나만 돼야 한다’가 아니라 ‘우리 중에 누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라도 나보다 나은 놈이 있으면 돼야 한다. 딴죽이나 걸고 비판하는 분위기가 돼서는 안 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인상은. -시 주석의 얼굴에 심적 고통이 심해 보이더라. 3년 안에 부패를 뿌리 뽑지 않으면 자신도, 공산당도 망한다고 하더라. 상하이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30년째 조선사발을 재현하는 사기장 신한균

    [김문이 만난사람] 30년째 조선사발을 재현하는 사기장 신한균

    때론 ‘무미평범’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유명한 민예 연구가였던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는 일본 교토 다이토쿠지(大德寺)에 소장돼 있는 이도다완(井戶茶碗)을 본 후 이렇게 읊었다. “어디를 찾아도 이보다 더 평이한 기물은 없다. 한 군데 꾸민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보다 더 심상한 것이 없다. 그것은 조선의 밥사발이다. 가난뱅이가 보통 쓰던 사발이다. 전형적인 잡기다. 가장 값이 싼 물건이다. 그것은 평범, 더할 수 없는 범기(凡器)다. 흙은 뒷산에서 파 온 것이다….” 조선의 백자는 요즘으로 치면 반도체 이상의 하이테크 첨단기술이었다. 그러나 조선은 그런 백자를 국부(國富)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반면에 일본은 그렇지 않았다. 조선에서 얻은 백자기술을 활용, 도자기 교역을 통해 부를 축적했고 메이지유신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특히 ‘막사발’은 일본에서 ‘이도다완’으로 불리며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비롯한 다이묘들이 다도에서 보물처럼 소중하게 여겼다. 16세기 중반부터 일본인들은 상거래와 약탈로 조선의 막사발을 호시탐탐 노렸고 임진왜란·정유재란을 일으켜 우리 도공들을 강제로 일본으로 데려가 일본의 상류층과 무사들의 밥그릇과 찻그릇을 만들게 했다. 이들이 만든 그릇 중에는 현재 국보급도 여럿 있다. 사기장 신한균(54)씨는 2008년 ‘신의 그릇’이라는 두 권짜리 소설책을 출간해 주목을 끌었다. 그릇 빚는 사기장이 장편 역사소설을 썼다는 점에서 우선 그랬다. 여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신의 그릇’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사기장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뤘다. 그릇을 빚기 위한 사기장들의 처절한 분투와 절망을 심도 있게 표현해 냈다. 황도사발(이도다완)에 얽힌 비밀도 소설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신씨는 ‘신의 그릇’을 일본에서 출판했다. 이보다 3년 앞서 국내에서 펴낸 ‘우리 사발 이야기’를 ‘이도다완의 수수께끼’라는 제목으로 일본에서 출간하기에 이른다. 그는 이때 “책을 쓰지 않고는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열병을 견딜 수 없었다. 우리 사발의 기구한 운명과 아직도 일본식 미학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 무관심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조선사발은 잡기 아닌 무위적 아름다움 표현한 창조물” 2009년에는 우리 사발에 대한 객관적 시선으로 일본 노무라미술관 관장이자 일본다도문화학회 회장인 타니 아키라와 함께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다’를 공저로 출간했다. 우리나라 각 부문에는 장인(匠人)이 많다. 그러나 신씨처럼 많은 책을 펴내는 경우는 드물다. 그의 열정과 도예를 향한 시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미학론으로 유명한 야나기 무네요시가 사발 등에 무작위, 우연이란 말을 쓰는 데 대해 반박을 한다. 전형적인 잡기(雜技)가 아닌, 또 우연이 아닌 장인의 철저한 정신에 따라 흙을 골라 만든 무위적 아름다움과 자연미를 표현한 창조성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처럼 일본 학자들이 왜곡시킨 우리 도자기의 본질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일본인 차인들에게 틈틈이 강연도 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활동 또한 활발하다. 1989년 일본 도큐백화점에서의 전시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초대전을 열고 있으며 지금까지 일본 언론에 100회 이상 소개됐다. 그렇게 조선사발의 진정한 혼을 알리고 재현한 지 30년이 됐다. 지난 9일 경남 양산에서 잠시 서울에 온 신씨를 만났다. “도자기는 그릇입니다. 하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그릇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고 있지요. 특히 차인들이 애용하는 사발은 그 시대 사기장의 정성과 우리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해 왔습니다. 그런 사발들이 임진왜란을 전후해 일본으로 들어가 일본 이름을 가지고 찻사발의 황제로 대접받다가 일본의 국보와 보물이 되기도 했습니다.” 신씨는 이런 상황을 떠올리며 일본인들이 우리 사발을 국보와 보물로 지정한 까닭을 찾기 시작했다. 일본의 시각이 아닌 한국적 미학으로 그 진면목을 연구해 나갔다. 이도다완의 원류를 찾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각 지방의 사발을 서로 비교하고 옛 문헌을 뒤지기 시작했다. 한국의 도자기가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과 다시 빛을 보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동시에 작용했다. 그러는 동안 인위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자연의 미가 이도다완에 깊이 녹아 있음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잠시 그의 도력(陶歷)을 살펴보자. 1960년 그는 우리나라 도예계의 거장이자 전통 조선사발 재현의 선구자인 고 신정희 선생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정희 선생은 조선시대 이후 명맥이 끊긴 황도사발을 1968년에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서울 인사동 골동품 상인들이 신정희 선생이 내놓은 작품을 조선시대의 진품이라고 감정하며 어디에서 훔쳤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외가이자 고향인 사천의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의 교육열에 힘입어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대학 강단에 잠시 서기도 했으나 도자기에 대한 아버지의 열정에 감동을 받아 ‘모태신앙’처럼 자연스럽게 도예 후계자가 돼 현재 양산에 있는 ‘신정희요’에서 생활하게 된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어렸을 때부터 흙을 만지작거렸고 15세에 물레질을 했던 터라 그 뒤를 이어 조선사발을 재현해 내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것은 28세 무렵이었다. 또한 그의 작품을 처음 세상에 내놓은 것은 1989년 도큐백화점 미술화랑에서였다. 이후 후쿠오카 이와타야백화점 미술화랑 초대전(1990년), 미쓰코시백화점 미술화랑 초대전(1991년), 도쿄 마쓰야백화점 미술화랑 초대전(1992년), 일본 NHK TV 초대전(1994년), 니혼 TV초대전(1995년) 등을 잇달아 열면서 일본에서 이름을 알린다. 특히 그는 1996년 함경도 회령지방의 도자기를 최초로 재현해 냈는데, 그 과정이 NHK TV를 통해 일본 전역에 방영됐고 KBS TV ‘한국의 미’ 프로그램 등 각종 매체도 ‘신한균 사기장의 작품세계’를 소개했다. 회령도자기 재현 과정과 관련해 그는 일본 후쿠오카 당진소(唐津燒)전시회에서 오고려(奧高麗)라는 이름의 도자기를 보면서 회령지방의 도자기를 수년간 연구하게 된다. 일본에서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등을 샅샅이 뒤지다가 놀라운 사실 몇 가지를 발견한다. 임진왜란 훨씬 전에 지금의 북한 땅 회령에서 왜구에게 납치된 사기장들이 ‘오고려, 조선당진’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오고려의 오(奧)자는 오지를 뜻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1989년쯤 일본의 한 미술관에서 개최한 일본 고유의 옛 도자기를 관람할 때였습니다. 그 전시회장에는 아주 특별한 기법의 도자기가 있었고 분류명으로는 ‘오고려(奧高麗·오크코리아), 조선 당진(唐津·가라쓰)’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일본은 조선사발을 고려다완이라고 부르고 있었으며 ‘오고려’란 조선의 오지에서 온 도자기를 뜻합니다. 조선 가라쓰 역시 조선에서 온 사기장이 빚은 도자기를 말합니다.” 임진왜란 전까지 일본은 섭씨 1600도 이상의 불을 지펴 도자기를 굽는 기술이 없었으며, 조선에서 끌려간 도예가가 일본에 그 기술을 전수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메이지유신 이후 문호를 개방한 일본은 도자기를 해외에 팔아 국부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 침략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우리한테 가져간 도자기 기술이 조선을 향한 칼날로 되돌아왔다”고 개탄했다. 신씨는 또 “세월이 지난 지금 일본 국보 기자에몽 이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바쳤다는 일화가 있는 일본 중요문화재 쓰쓰이쓰쓰 이도 등의 원산지가 모두 한국이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이도는 그저 막사발로 불리며 제대로 된 이름조차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가 이도다완을 황도사발로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 고유의 진정한 이름을 찾기 위한 문제 제기 차원에서다. 혼자서 분류명을 짓는 것은 무리이며 도자사학자들과 공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달 22일~새달 10일 서울서 달항아리·사발 등 80여점 전시 그는 사발을 만들면서 조선의 달항아리도 꾸준히 만들어 내고 있다.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갤러리에서 백화점 개점 35주년 기념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백자 달항아리, 분청 달항아리, 회령 달항아리, 그리고 사발과 도판 등 80여점을 선보인다. 한국 여인의 치마곡선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좋은 사발, 좋은 달항아리를 만들고 특히 한국인이 만든 ‘도예백과사전’을 펴내겠다”고 답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신한균은 1960년 경남 사천에서 조선사발을 최초로 재현한 고 신정희 선생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84년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 일본 도큐백화점 미술화랑에서의 첫 전시 이후 거의 매년 초대전을 열고 있다. 후쿠오카 이와타야백화점 미술화랑(1990년), 미쓰코시백화점 미술화랑(1991년), 도쿄 마쓰야백화점 미술화랑(1992년), 일본 NHK TV초대전(한큐백화점 본점 미술화랑, 1994년), 니혼 TV초대전(메이데쓰백화점 미술화랑, 1995년), 부산 신세계갤러리(2013년) 등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함경도 회령도자기 국내 최초 재현(1997년),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도자기 자문위원(2004년), 청와대 귀빈 증정용으로 다기와 항아리 납품(2004~2007년), 차와 도자기 국제세미나 한국 측 대표로 강연(교토 국제교류회관, 2006년), 일본 노무라미술관 초청강연(2007년) 등을 했다. 저서로는 ‘신의 그릇1, 2’, ‘고려 다완’, ‘우리 사발 이야기’, ‘이도다완의 수수께끼’ 등이 있다.
  • 새누리 조직강화특위 구성… 친박 2명 포함

    새누리당이 13일 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일부 포함된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김무성 대표와 비박계 지도부는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의 반발 이후 표면적인 친박계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당직 인사 및 보수혁신특위가 김문수 위원장 등 비박계로 구성되며 친박계와 1라운드 충돌을 빚은 데 이어 향후 사고 당협 정비 과정에서 2차 계파 간 신경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군현 사무총장을 당연직 위원장으로 총 6명이 참여하는 조강특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위원에는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 정양석 제2사무부총장을 비롯해 초선 함진규, 비례 강은희·김현숙 의원이 선임됐다. 당초 김 대표가 내정한 것으로 알려진 이한성·권은희 의원은 최종 인선에서 제외됐다. 대신 서 최고위원이 강력 추천한 함진규 의원과 강은희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포함됐다. 조강특위는 이번 주 첫 회의를 열고 서울 중구 등 공석인 당협위원장 공모, 원외 당협 당무감사 후속 조치인 부실 당협 교체 등에 착수할 방침이다. 전체 246개 당협 중 공석 12곳, 원외 97곳 등 표면적으로 109개 당협이 교체 대상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친박 성향 원외당협위원장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역 조직을 총괄하는 당협위원장은 국회의원 후보 공천 때 경선 방식이든 여론조사 방식이든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섣부른 물갈이는 오히려 김 대표 체제에 반발을 불러올 것이란 신중론도 제기된다. 김 대표는 이날 “앞으로 현역 의원 지역에 대해서는 당무감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협위원장은 조강특위가 아니라 최고위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서 최고위원은 이날 같은 친박계 3선 김태환 의원이 회장 대행을 맡고 있던 한일의원연맹 회장에 내정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총장 사퇴까지… 개혁에 시름하는 상아탑

    총장 사퇴까지… 개혁에 시름하는 상아탑

    지난 8월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평가에서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이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총장이 물러나는가 하면 법정 공방도 난무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덕성여대 홍승용 총장은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지난달 30일 사퇴했다. 대학 관계자는 13일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되면서 총장으로서 책임을 느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홍 전 총장이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았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충북 청주대는 두 달 넘게 대학 운영이 마비될 정도로 극심한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학생들과 일부 교직원이 김윤배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김 총장은 “정상화를 이룬 뒤 나가겠다”며 완강히 버티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친(親)총장 측 교직원들의 집기를 꺼내고, 학교 측은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를 막기 위해 총장실을 폐쇄하는 등 사태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교수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김 총장을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총학생회도 일부 학생이 시위 과정에서 김 총장 전용차에 치여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지난해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됐다가 올해 탈피한 상지대는 김문기 총장 문제로 시끄럽다. 사학 비리 전력자인 김 총장은 학교 안팎의 사퇴 요구에도 요지부동이다. 학교 측은 교육부에 학교 운영 정상화 방안을 제출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학생과 교수들은 김 총장 사퇴만이 해결책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교육부도 재단에 대한 감사 등으로 김 총장 측을 압박하고 있다. 상지대 관계자는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후폭풍’을 지켜보는 다른 대학들도 속내는 편치 않다. ‘부실대학’ 지정이 남 일이 아닌 탓이다. 특히 내년부터 새로운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시작되는 데다 평가지표에 주관적인 항목이 대거 포함되면서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새 대학구조개혁 평가 작업은 당장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서울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곧 시작되는데 아직 구체안도 나오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공청회 등도 없이 새로운 대학평가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 “결국 공론화보다는 교육부 의지가 우선이란 방증 아니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여권의 두 축 나란히 해외로

    여권의 두 축인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이번주 나란히 해외 순방을 떠나면서 둘 사이 묘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급을 동일 선상에 놓고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각자 첨예한 대립관계에 있는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의 수장이자 현 권력과 미래 권력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대통령은 밀라노에서 열리는 제10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14일부터 3박 4일간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한다. 김 대표는 중국 공산당의 초청으로 13일부터 3박 4일간 중국을 방문해 양국 정당 간의 첫 정당정책대화에 참석한다. 두 사람은 이날 별도의 전화 통화를 하고 출국 인사를 나눴다. 양측의 순방 규모는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동행하는 취재진 수는 박 대통령이 30여명, 김 대표가 42명이다. 뒤따르는 인사의 규모는 박 대통령이 조금 더 컸다.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안승권 LG전자 사장 등 경제사절단 41명이 함께 떠난다. 김 대표의 방중 대표단은 12명 정도지만 유력 대권 주자인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과 5선의 이재오 의원 등이 포함돼 있어 수는 적지만 면면이 화려하다. 박 대통령 순방의 백미는 아셈회의 참석보다 지난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답례 예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순방에서도 정당정책대화보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김 대표의 대통령급 방중이 사실상 차기 대권 행보의 일환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에서는 김 대표의 국정감사 기간 중 이뤄진 방중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대표의 대권 행보에 줄을 서느라 국감은 아예 뒷전”이라면서 “대통령급 수행단을 구성해 요란하게 중국을 방문하는 김 대표가 시 주석과 찍은 대선용 사진 말고 무엇을 들고 올지 주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안전행정위의 경찰청·서울시 국감을 이끌어야 할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이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안철수 지지율 하락 몇 위?, 박원순·김무성 중 지지율 1위는…박근혜 지지율 또 하락

    안철수 지지율 하락 몇 위?, 박원순·김무성 중 지지율 1위는…박근혜 지지율 또 하락

    ‘안철수 지지율’ ‘박원순 지지율’ ‘김무성 지지율’ ‘박근혜 지지율’ 안철수 지지율이 6위에 머무른 반면 박원순 지지율은 반등해 김무성 지지율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박근혜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했다. 13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10월 9일 한글날 제외)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주보다 3.7%포인트(p) 반등하며 20.1%로, 1주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반면 김무성 대표는 1.8%p 하락한 16.7%를 기록, 1주일 만에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문재인 의원은 0.3%p 하락한 12.6%로 3위를 유지했으며, 김문수 혁신위원장(8.5%), 정몽준 전 의원(6.8%), 안철수 전 대표(6.4%), 홍준표 지사(4.2%), 남경필 지사(3.5%), 안희정 지사(3.4%) 순이었으며, ‘모름·무응답’은 17.8%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50.3%(‘매우 잘함’ 14.6% , ‘잘하는 편’ 35.7%)로 전주보다 0.7%p 하락했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0.7%p 상승한 43.2%(‘매우 잘못함’ 25.3%, ‘잘못하는 편’ 17.9%), ‘모름·무응답’은 6.5%였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무선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5세 고령 출산? 관리하기 나름이죠

    35세 고령 출산? 관리하기 나름이죠

    3년 전 결혼해 부부만의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을 즐겨온 이정현(35·여)씨는 올해 만 35세가 되면서 이제 아이를 가져야 하는 건 아닌지 문득 불안해졌다. 경제적 여유를 갖춘 뒤 아이를 낳을 계획이었지만, 주위 사람들은 느긋하게 기다려주지 않았다. ‘35세면 이미 고령출산’이라며 성화를 대는 통에 이씨는 죄인이 된 것처럼 주눅이 든다. 고령 임신에 따른 문제점이 연일 제기되면서 ‘아이는 35세까지 낳아야 건강하다’는 말은 이제 사회적 통념이 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펴낸 ‘통계로 본 서울남녀의 결혼과 출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은 32.5세, 초산 평균 연령은 31.5세로 나타났다. 평균 통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많은 여성들이 35세를 훌쩍 넘겨 아이를 낳고 있다는 얘기다. 의학적 고령출산 나이인 35세가 마치 임신과 출산의 ‘커트라인’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나이는 숫자일 뿐 몸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고령 임신부도 충분히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이시원 전문의는 “통계상 임신 연령이 올라갈수록 합병증이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나이가 들어 임신·출산이 힘든 게 아니라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힘든 것”이라며 “얼마든지 개인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령임신 기준을 35세로 정의한 것은 난자가 너무 많이 성숙해 염색체 비분리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21번 염색체가 하나 더 많으면 아이가 지능저하, 선천성 심장병 같은 증상을 보이는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나게 된다. 40세 임신부가 다운증후군 아기를 출산할 위험은 30세 임신부보다 9배쯤 높다. 실제로 28세 임신부의 아이는 다운증후군이 855명당 1명꼴로 나타나지만, 30세는 690명당 1명, 35세가 되면 274명당 1명, 40세가 되면 74명당 1명으로 빈도가 급격히 증가한다고 한다. 자연유산 가능성도 40대가 20대보다 배 이상 높다. 원인의 60%가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수정란 이상으로, 임신 초기에 유산할 확률이 평균 12~15%라면 35세 임신부가 유산할 확률은 20% 정도다. 자궁 외 임신 가능성도 높아져 15~24세 임신부 가운데 0.45%, 35~44세 임신부 가운데 1.52%가 자궁 외 임신을 했다는 미국 의학계의 보고도 있다. 임신 합병증 가운데 가장 위험한 고혈압 발생 가능성도 고령 임신부가 배 이상 높다. 고령임신부의 태반 조기박리 발생 빈도는 3.7% 정도로 정상 임신부(0.4%)에 비해 약 9배 많고, 40세가 넘으면 임신성 당뇨 발생 가능성도 25~29세 임신부보다 3배가량 높아진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고령임신과 비만 등의 영향으로 최근 9년간 임신성 당뇨병이 5.8배나 증가했다. 이와 같이 의학적으로 봤을 때 20대에서 34세까지가 임신 출산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연령대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34세까지는 출산에 문제가 없다’거나 ‘35세 이후부터는 건강한 임신이 어렵다’고 일괄적으로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산전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40대 산모가 30대 초반 산모보다 더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도 있다. 나이가 들었다고 지레 겁을 먹고 임신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나이가 많으면 임신 전부터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출산을 하는 게 좋다. 등 떠밀리듯 덜컥 아이부터 가지면 임신 기간이 인생 최악의 고통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35세가 넘어 아이를 가지려면 우선 자신에게 만성병이 있는지 검사하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질환이 잘 관리된 상태에서 임신을 해야 한다. 물론 임신성 고혈압이나 임신성 당뇨에 걸리더라도 임신 중에 진료와 치료를 병행하면 무사히 출산할 수 있다. 기형아 예방 차원의 엽산 복용, 임신 중 규칙적인 산전 진찰은 필수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김문영 전문의는 “30세 이상이면 모든 임신부가 당부하를 검사해 혈청 내 당 수치가 일정 범위 이상으로 나오면 식이요법과 인슐린 요법으로 치료해야 하며, 불안하다면 산전관리 동안 염색체 이상 태아를 진단하기 위한 양수검사나 융모막 검사, 초음파 검사와 태아안녕평가 검사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과로와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으로 월경 불순이 나타난 사람은 우선 월경부터 유지해야 한다. ‘무늬만 월경’인 무배란 월경을 하더라도 월경을 전혀 하지 않는 것과는 천지차이이기 때문에 월경을 통해 자궁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산부인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월경을 멈춘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자궁이 수축해 결과적으로 폐경기 자궁과 비슷한 상태가 되면서 치료가 어려워 진다. 임신 전에는 균형 잡힌 영양 식단을 짜 식사를 하고 적당한 운동습관을 길러두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특별한 음식을 섭취할 필요는 없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 5대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골고루 섭취하면 된다. 채소와 과일에는 엽산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평소 잘 먹지 않았더라도 의식적으로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령 산모라도 정상체중인 경우 임신 중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임신 전과 임신 중 적절한 체중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보공단이 2004년에 첫 아이를 출산한 여성 중 과거 2년 동안 공단의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5만 3331명을 대상으로 출산 후 당뇨병의 진행 여부를 추적한 결과, 임신성 당뇨병을 앓지 않아도 임신 전에 이미 비만이었던 사람은 출산 후 8년 이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정상체중 여성보다 2.8배 높았다. 김 전문의는 “자기 몸의 생식 나이를 수년 앞당기는 이런 노력을 통해 대다수 고령 임신부가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고령임신은 부모가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사회적·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안철수 지지율 어디까지 추락? 박원순·김무성 중 지지율 1위는…박근혜 지지율 또 하락

    안철수 지지율 어디까지 추락? 박원순·김무성 중 지지율 1위는…박근혜 지지율 또 하락

    ‘안철수 지지율’ ‘박원순 지지율’ ‘김무성 지지율’ ‘박근혜 지지율’ 안철수 지지율이 6위에 머무른 반면 박원순 지지율은 반등해 김무성 지지율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박근혜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했다. 13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10월 9일 한글날 제외)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주보다 3.7%포인트(p) 반등하며 20.1%로, 1주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반면 김무성 대표는 1.8%p 하락한 16.7%를 기록, 1주일 만에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문재인 의원은 0.3%p 하락한 12.6%로 3위를 유지했으며, 김문수 혁신위원장(8.5%), 정몽준 전 의원(6.8%), 안철수 전 대표(6.4%), 홍준표 지사(4.2%), 남경필 지사(3.5%), 안희정 지사(3.4%) 순이었으며, ‘모름·무응답’은 17.8%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50.3%(‘매우 잘함’ 14.6% , ‘잘하는 편’ 35.7%)로 전주보다 0.7%p 하락했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0.7%p 상승한 43.2%(‘매우 잘못함’ 25.3%, ‘잘못하는 편’ 17.9%), ‘모름·무응답’은 6.5%였다. 새누리당 지지율도 동반하락했다.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이 0.3%p 하락한 43.9%, 새정치연합은 0.8%p 상승한 19.9%를 기록했다. 정의당과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각각 3.4%, 1.7%로 조사됐으며, 무당층은 1.6%p 하락한 29.0%였다. 리얼미터는 “새누리당은 서해 NLL 교전 다음날인 8일 41.7%까지 떨어졌다”며 “서울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영남권, 40대 사무직, 중도성향 유권자 층에서 하락폭이 컸다”며 역시 남북 군사충돌에서 원인을 찾았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무선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철수 지지율 어디까지 하락? 박원순·김무성 중 지지율 1위는…박근혜 지지율 또 하락

    안철수 지지율 어디까지 하락? 박원순·김무성 중 지지율 1위는…박근혜 지지율 또 하락

    ‘안철수 지지율’ ‘박원순 지지율’ ‘김무성 지지율’ ‘박근혜 지지율’ 안철수 지지율이 6위에 머무른 반면 박원순 지지율은 반등해 김무성 지지율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박근혜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했다. 13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10월 9일 한글날 제외)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주보다 3.7%포인트(p) 반등하며 20.1%로, 1주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반면 김무성 대표는 1.8%p 하락한 16.7%를 기록, 1주일 만에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문재인 의원은 0.3%p 하락한 12.6%로 3위를 유지했으며, 김문수 혁신위원장(8.5%), 정몽준 전 의원(6.8%), 안철수 전 대표(6.4%), 홍준표 지사(4.2%), 남경필 지사(3.5%), 안희정 지사(3.4%) 순이었으며, ‘모름·무응답’은 17.8%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50.3%(‘매우 잘함’ 14.6% , ‘잘하는 편’ 35.7%)로 전주보다 0.7%p 하락했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0.7%p 상승한 43.2%(‘매우 잘못함’ 25.3%, ‘잘못하는 편’ 17.9%), ‘모름·무응답’은 6.5%였다. 새누리당 지지율도 동반하락했다.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이 0.3%p 하락한 43.9%, 새정치연합은 0.8%p 상승한 19.9%를 기록했다. 정의당과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각각 3.4%, 1.7%로 조사됐으며, 무당층은 1.6%p 하락한 29.0%였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무선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태동 鐘樓에서] 개헌 논의와 이재오 의원의 정치

    [이태동 鐘樓에서] 개헌 논의와 이재오 의원의 정치

    영국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치인 중에는 참된 정치인과 가짜 정치인이 있다. 참된 정치인은 늘 국민의 행복과 이익을 위해서 자기라는 모든 것을 희생하고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대한민국 국회는 사이비 정치인, 즉 정치 지도자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진출해 있다. 국민은 그들의 이기적이고 저급한 당파적 행위에 대해 절망한 나머지 “국회를 해산해야만 한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그들은 조금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자기네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광분하는 저속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거의 2년이 지났지만, 국정원 댓글 논란과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정쟁의 덫에 걸려 아무런 정책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달 말 겨우 세월호 특별법이 타결돼 이제 겨우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경제 살리기의 기치를 들자, 이번에는 여당 중진인 이재오 의원이 개헌론을 들고 나와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듯한 인상을 국민에게 주고 있다. 대통령이 경제가 어려운데 블랙홀과 같은 개헌 문제를 지금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을 때 이재오 의원은 “국회의 개헌 논의는 대통령이 간섭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개헌논의에 대해 얼마든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왜 이 시점에서 이재오 의원이 일부 비박계(非朴系) 의원들과 함께 개헌문제를 들고 나왔는가 하는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에 대해 이 의원은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여러 장애적 요인 중 가장 큰 것“이라고 말하면서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못 박고 있다. 이어서 ”개헌은 특정 정파나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가 아니라, 국가 개혁 과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권력의 제2인자 자리에 있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그에게 개헌 논의의 최적기는 지금이 아니라 박근혜 정치 세력을 제거하려 했던 이명박 정권 당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개헌 문제를 국가 경쟁력과 결부시키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얘기다. 정치에 있어 권력 집중과 분산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 대통령 중심제 헌법을 갖고 있는 미국이 내각제나 혹은 이원정부제를 하고 있는 다른 여러 나라보다 국가 경쟁력이 없단 말인가. 또 중국이 지금 누리는 번영과 국가 경쟁력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민주주의가 미성숙한 국가에서 의원 내각제를 시행했을 때 ‘권력 나눠먹기’ 저질 싸움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혼란 문제도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한때 그와 같이 민중당에 몸담고 있었던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은 “헌법이 문제가 아니라, 정치인이 문제다. … 권력구조를 고치면 정치가 좋아지느냐”고 반문하면서 개헌 논의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지금의 헌법은 오랜 시행착오를 거친 후 국민이 독재정권과 싸워서 쟁취한 것이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헌법은 시대적인 요구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겠지만 나라의 근간이 되는 헌법을 개인이나 당파의 일시적 이익을 위해서 결코 가볍게 취급할 수는 없다. 침묵하는 많은 국민은 이 의원이 이 시점에서 개헌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두고 자신의 숨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비장의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이 의원은 집요하게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비난하며 권력분점의 당위성을 설파하지만, 국민은 그가 이명박 정권의 실세로 권력을 잡고 있을 때 권력 독점을 위해 18대 국회의원 공천과정에서 친박계 ‘대량학살’을 주도했던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그래도 이 의원이 다음 선거를 생각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다음 시대의 일을 생각하는 ‘정치가’라고 믿고 싶으며 마음을 비워주기를 바란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정치를 명예로운 직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로버트 케네디의 말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 안철수 지지율 하락, 박원순·김무성 중 지지율 1위는?…박근혜 지지율 또 하락

    안철수 지지율 하락, 박원순·김무성 중 지지율 1위는?…박근혜 지지율 또 하락

    ‘안철수 지지율’ ‘박원순 지지율’ ‘김무성 지지율’ ‘박근혜 지지율’ 안철수 지지율이 6위에 머무른 반면 박원순 지지율은 반등해 김무성 지지율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박근혜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했다. 13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10월 9일 한글날 제외)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주보다 3.7%포인트(p) 반등하며 20.1%로, 1주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반면 김무성 대표는 1.8%p 하락한 16.7%를 기록, 1주일 만에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문재인 의원은 0.3%p 하락한 12.6%로 3위를 유지했으며, 김문수 혁신위원장(8.5%), 정몽준 전 의원(6.8%), 안철수 전 대표(6.4%), 홍준표 지사(4.2%), 남경필 지사(3.5%), 안희정 지사(3.4%) 순이었으며, ‘모름·무응답’은 17.8%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50.3%(‘매우 잘함’ 14.6% , ‘잘하는 편’ 35.7%)로 전주보다 0.7%p 하락했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0.7%p 상승한 43.2%(‘매우 잘못함’ 25.3%, ‘잘못하는 편’ 17.9%), ‘모름/무응답’은 6.5%였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무선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싱크홀의 우리말 순화어 아시나요”

    “싱크홀의 우리말 순화어 아시나요”

    “싱크홀을 ‘땅꺼짐 현상’으로 바꿔 말하면 더 쉽지 않을까요.” 10일 서울 강서구 국립국어원. 김문오(49) 공공언어과 학예연구관이 ‘누리 검색’(웹서핑의 순화어)으로 뉴스에 자주 쓰이는 단어를 살펴보고 있었다. 최근 송파구 일대를 중심으로 발생한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유독 눈에 띄었다. 김 연구관은 “학술용어도 아닌데 언론에서 굳이 어려운 말을 고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들은 고부가가치 종자 개발사업 같은 정책을 소개하면서 ‘골든 시드 프로젝트’처럼 어려운 이름을 붙이면 첨단 사업으로 여겨져 예산을 따기 쉬워진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는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신종 외래어를 찾아내 우리말로 대체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업을 하고 있다. 2004년부터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인 ‘말터’(www.malteo.net)를 통해 누리꾼으로부터 후보 단어를 추천받아 순화어를 정한다. 지난 10년간 선정된 순화어는 모두 360여개. 김 연구관은 “포털사이트에 걸린 뉴스 가운데 최근 3년간 2000번 이상 등장한 신종 외래어를 순화 대상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젠 귀에 익은 단어도 제법 있다. ‘댓글’(리플라이), ‘누리꾼’(네티즌), ‘누리집’(홈페이지), ‘복지상품권 제도’(바우처제), ‘참공약운동’(매니페스토 운동) 등이 성공작이다. 반응이 늘 좋은 건 아니다. 최근 한글날을 앞두고 ‘텀블러’(커피 등을 담는 타원형 잔)의 순화어로 ‘통컵’을 꼽자 일부 누리꾼은 ‘우리말 통과 외래어 컵을 붙인 것이 어색하다’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또 ‘똑똑전화’(스마트폰), ‘사랑건배’(러브샷), ‘통신머리띠’(헤드셋) 등을 순화어로 내놨을 때도 ‘억지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김 연구관은 “컴퓨터 도입 초기 ‘전산기’로 부르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실패한 것처럼 대중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안 된다”면서도 “범람하는 외래어를 정리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언어 공동체 간 소통이 잘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생 남매를 둔 김 연구관은 청소년들이 즐겨 쓰는 축약형 은어에 대해서는 “자연스러운 습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예컨대 ‘버카충’(버스카드충전) 등이다. 그는 “경부선, 구마고속도로도 다 축약어 아니냐”며 “중·고교 때는 비밀이 많고 또래 간 결속이 강해 은어를 많이 쓰는데 새로운 어휘를 만드는 실험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공식적 언어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는 바른말을 쓸 수 있도록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2014 국정감사] ‘정책감사’ 空言… 기싸움·막말에 파행

    지난 7일 시작된 국회의 올해 국정감사가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기싸움과 상대 의원 비방, 막말·호통 등으로 상임위원회마다 파행을 거듭하며 초반부터 구태로 얼룩지고 있다. 여야는 매년 ‘정쟁감사가 아닌 ‘정책감사’가 되겠노라고 입을 모으지만 세월호 사태 후속 정국의 주도권, 11월 예산안·정부조직법 개정안·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과 맞물려 여야의 주도권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환경노동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증인·참고인 채택으로, 국방위·국토교통위·정무위 등은 의원들의 막말 공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환노위는 매년 야당의 ‘대기업 총수 군기 잡기’와 여당의 ‘감싸기’로 홍역을 치렀지만 올해도 이틀 연속 파행했다. 교문위는 김문기 상지대 총장, 김병찬 제주한라대 이사장 등 사학 비리 증인들의 해외 도피·입원 등 고의성이 짙은 불출석에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정무위도 은행 통합 및 노사 갈등과 관련해 시중 은행장들의 호출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막말 논란에 이어 막말 메모도 등장했다. 국방위 소속 송영근·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은 7일 야당 의원 질의 중 ‘쟤는 뭐든지 빼딱!’ ‘저기 애들은 다 그래요!’라는 쪽지를 주고받다 취재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자 사과까지 했다. 정무위의 8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감사장에선 의원들끼리 진흙탕 설전이 벌어졌다. “능력 없고 하기 싫으면 자리를 내놓고 나가라”(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증인 합의를 못한 여야 간사에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김용태 새누리당 간사), “한국말 못 알아듣나”(강 의원), “(발언) 기회 줬는데 싸우라고 기회 준 줄 아나”(정우택 정무위원장) 등 수준이 의심스러운 언사들이 오갔다. 야당은 증인 신청 등을 여당 압박의 지렛대로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고, 여당은 간신히 정상 궤도에 오른 정국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세월호 협상 때문에 올해는 여야 공히 국감 준비가 부실하다 보니 ‘실정 폭로’가 사라진 자리를 증인 공방 등 ‘변죽 울리기’로 채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환노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8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도중 스마트폰으로 비키니를 입은 여성 사진을 보다 취재 카메라에 찍혀 야당의 공격을 받고 있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누드 심재철’, ‘터치 박희태’, ‘비키니 권성동’ 등 누리꾼들이 붙여 준 새누리당 의원들의 닉네임이 참으로 민망한 수준”이라며 권 의원의 간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권 의원은 “야당의 타당하지 않은 주장에 대꾸하지 않겠다”고만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2014 국정감사] 국감 증인들 해외로 튀어야 산다?… 출석 회피 빈축

    국회가 7일 국정감사를 시작한 가운데 일부 국감 증인들의 갖가지 ‘증인 출석 회피’ 행태가 빈축을 사고 있다. 참여연대 등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문기 상지대 총장이 중국 톈진 공업대학의 초청을 받았다는 핑계로 오늘 저녁 출국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1993년 상지대 이사장 시절 부정 편입학 혐의로 구속돼 학교를 떠난 뒤 지난 7월 이 학교 총장으로 선임된 김 총장은 8일과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증인 출석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실제 상지대 총장 비서실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총장이 중국 대학의 초청을 받아 7일 오후 출국할 것으로 안다”고 출국 사실을 시인했다. 여야가 두 차례 사전 협의를 통해 증인 채택에 합의했다가 새누리당의 반대로 증인 채택이 무산됐던 이인수 수원대 총장은 이미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감사원 감사, 지난해 국정감사에 이어 세 번째다. 이 총장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딸을 수원대 교수로 부당하게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단골 도피 증인’인 기업총수들이 올해 국감에서도 도피성 출장을 갈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국감 일정이 뒤늦게 확정되면서 기획재정위와 정무위, 환경노동위 등 기업 관련 상임위는 아직 증인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인데 총수들이 증인으로 확정되면 출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아직 여야가 증인채택에 합의하기 전이라 해외로 나간 기업 총수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2012년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받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은 국감 기간 ‘해외 출장’을 떠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위도 몇몇 증인들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출석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자위의 한 관계자는 “LG그룹 계열에서 분리된 외식·급식 업체 아워홈의 구지은 전무 측이 ‘몸이 아프다’며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이고 롯데건설의 김치현 사장 측도 자신들이 새로 짓는 아쿠아리움 개장 일자와 출석일이 겹친다는 불출석 사유를 대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 끌기형’도 있다. 국회 교통위는 4대강 사업 검증을 위해 정종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건호 전 수자원공사 사장을 오는 13일 열리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다가 지난 6일 오후에야 겨우 통화가 됐다. 4대강조사특위 위원장인 이미경 의원실 관계자는 “전화번호가 바뀌었고 지난 주말에 집을 찾아가서도 만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전국 교육감, 어린이집 보육예산 보이콧

    내년도 어린이 무상보육료 예산을 두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예산 전쟁으로 ‘어린이집 대란’이 현실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가 내년도 어린이집 예산으로 2조 1400억여원을 지원했으나 시·도교육청은 어린이집이 교육기관이 아니라며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들의 브레이크 없는 전쟁에 61만 어린이에 대한 지원금이 끊길 처지가 됐다. 최악의 경우 학부모가 어린이 한 명에 월 22만~29만원의 보육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긴급 총회 결과,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 중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교육감들이 전원 결의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정부와 지자체가 담당해야 할 예산을 교육청에 전가하고 있다”며 “인건비 지출조차 버거운 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에 따라 지난해부터 3~5세 보육료가 지원되고 있다. 내년도 17개 시·도교육청의 누리과정 무상보육비 2조 1429억원은 어린이 보육료 지원에 쓰이도록 했다. 재원은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주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나온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한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집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닌 보육기관이어서 보건복지부 관할이기에 교육청이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게 교육감들의 주장이다. 시·도 의회도 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안 거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조만간 전국 시·도교육위원회가 의견을 모아 정부에 누리과정 예산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의회 교육상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하지 않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방채 발행으로 교육청의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 누리과정 예산 2조 2000억원을 요구했지만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시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하면 기재부가 이를 사들이는 방안을 교육감들과 조만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방채 발행을 교육청들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말까지 17개 시·도교육청이 발행한 지방채 규모는 3조여원에 이른다. 장휘국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기재부가 지방채를 사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빚으로 남게 되는데, 교육부의 이런 임시 처방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데뷔 33년 ‘10월의 가수’ 이용

    [김문이 만난사람] 데뷔 33년 ‘10월의 가수’ 이용

    10월이 깊어간다. 이 계절에 가장 생각나는 노래는 무엇일까. 아마 그중 하나가 ‘잊혀진 계절’을 꼽을 수 있겠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시월의 마지막 밤을/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우리는 헤어졌지요/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그대의 진실인가요/한마디 변명도 못하고/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30여년 전 발표하자마자 크게 히트를 쳤다. 지금도 10월만 되면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이들까지 한번쯤 떠올릴 만큼 추억의 곡으로 여전히 애창된다. 그랬다. 가수 이용(56)은 ‘10월의 가수’로 혜성같이 등장했고 지금도 그렇게 통한다. 매년 10월이면 1년 중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가수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맘때가 되면 라디오 등에서 가장 많이 선곡되면서 전파를 타고 여기저기에서 출연요청이 쇄도한다. 감수성이 절절한 가사 내용과 특유의 가창력 있는 목소리가 10월과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선사한다.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그를 만났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가을 햇살이 따사로웠다.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공원 벤치에서 사색에 잠긴 사람들도 더러 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 아줌마, 젊은 연인들도 그를 알아본다. 벤치에 같이 앉으면서 “10월은 이용의 달이라 많이 바쁘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맞습니다. 1년 중 가장 바쁜 달입니다. 옛날에는 헬기를 임대해 하루에 제주, 부산, 다시 서울에서 공연 일정을 소화한 적도 있어요. 10월은 1년 중 출연료를 가장 많이 받는 달이기도 합니다(웃음). ” 왜 ‘잊혀진 계절’이 인기가 있는 것일까. 비결을 물었다. 이에 대해 “10월은 더웠다가 시원해지는 계절이다. 또한 단풍과 낙엽을 연상하게 하는데 그 밤이 왠지 쓸쓸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연인끼리 만남도 있지만 헤어지는 경우도 많으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잊혀진 계절’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어 “주한미군이 한국에 올 때 먼저 왔던 고참들이 신참들에게 세 가지를 미리 알려주는데, 첫 번째는 한국의 장마이고, 두 번째는 빨리빨리 문화, 세 번째가 연인끼리 기념하는 날이 많다는 것”이라고 하면서 10월은 결국 연인의 계절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이 곡의 노랫말은 시인이자 작사가인 고 박건호씨가 자신의 실제 이별 경험담을 풀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낙엽과 함께 ‘그날의 진실했던 표정이 진실인가요~’라고 하면서. 이 노래를 소재로 1984년에 제작된 영화 ‘잊혀진 계절’에 이씨가 직접 출연해 전국적으로 개봉, 6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 노래는 원래 조영남씨한테 주려고 했으나 바쁜 일정으로 약속이 틀어지는 바람에 지구레코드사 사장이 고음을 잘 내는 가수한테 주라고 해서 제가 부르게 됐습니다.” 이씨는 이 노래로 1980년대 초반 조용필을 능가할 만큼 최고의 인기 가도를 달린다. 1982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 최고 인기상을 시작으로 그해부터 3년 동안 MBC 10대 가수상을 계속 수상했다. 또한 1982년부터 1983년까지 역시 3년 내리 KBS 가요대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1982년 동아일보 ‘올해의 인물’ 선정, 1983년 주한 외신기자 선정 ‘올해의 가수상’ 등을 수상했다. 그동안 평양, 금강산, 개성 등 북한공연을 여섯 차례나 다녀오면서 북한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잊혀진 계절’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가수 이용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웃는다. ‘잊혀진 계절’ 외에도 그가 부른 ‘바람이려오’ ‘서울’ ‘첫사랑이야’ ‘후회’ 등의 노래도 한동안 많은 인기를 누렸다. 지금까지 12집의 앨범을 냈으며 자신이 직접 작곡한 노래도 80여곡은 된다. 그 중 김지애의 ‘몰래 한 사랑’, 하춘화의 ‘사랑은 길어요’가 대표적이다. 그는 1956년 3월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출생신고를 2년 늦게 했다. 13개월 위인 형과 동시에 군대를 가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는 6·25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어서 그런 일을 우려했던 것이다. 아버지는 평북 정주 출생으로 월남 후 육사를 나와 고급 장교로 근무했다. 어머니는 수원여고를 졸업했다. 그가 어릴 때에는 외갓집인 수원에서 자랐다. 외할머니를 친어머니로 여길 정도로 잘 따랐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외갓집은 당시 제재소를 운영했는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부유한 집안이었다. 어머니는 평소 만약 아들 둘을 낳게 되면 첫째는 명문대에 보내 판검사를 시키고 둘째는 가수를 시켰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엄격한 성품이어서 연예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어린 시절을 수원에서 지낸 후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군 전역 후 인천에서 의료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덕분에 이씨는 신장염으로 한동안 고생을 했지만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어 시멘트블록 사업에 손을 대면서 사업을 번창시켜 나갔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하루아침에 망하고 말았다. 그러자 가족들이 서울 한남동 빈촌으로 이사를 했다. 이때가 휘문고 2학년 재학때였다. 학비를 대지 못할 만큼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졌고 교회에서 쌀을 타다가 끼니를 때울 정도였다. 그는 이런 사정을 생각해서 등록금 걱정이 없는 육사에 진학하려고 했다. 당시 그의 가방에는 노래책만 있을 정도로 노래를 무척 좋아했다. 결국 고 3때 한 학기등록금을 못 냈다. 학교를 그만두어야 할 판이었으나 때마침 지인의 도움으로 등록금을 내고 고등학교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우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여러 호텔을 전전하며 청소부 겸 노래 부르는 일을 했다. 그렇게 2년을 보낸 뒤 1977년 전방 백골사단에 입대를 하게 된다. 그는 운이 좋게도 이곳에서 ‘백골쇼’ 단원으로 발탁되면서 노래를 하게 된다. 특히 입대동기인 한규철씨와 함께 부른 노래, ‘사랑하는 그대여 날 좀 봐요 날 좀 봐요/날 좀 봐주세요~’라는 ‘밀양머슴아리랑’은 단연 인기였다. 당시 사단장이었던 박세직 장군은 물론 다른 여러 장교한테 많은 칭찬을 받았다. 이런 인연으로 그는 사단통신대대에서 대대장 당번병으로 근무했고 백골쇼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노래를 불렀다. ‘백골쇼’로 사실상 노래에 입문하게 됐으며 ‘노래가 내 인생’임을 깨달았다. 33개월 만에 만기제대한 그 해 11월 대학입학 예비고사에서 240점을 받고 연세대에 응시했으나 낙방하고, 서울예전에 전체 수석으로 입학했다. 대학 1학년 때 ‘국풍81’ 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정식 데뷔하게 된다. 그는 학교의 명예를 빛낸 공로로 서울예전 재학 내내 ‘동랑 유치진’장학금을 받았다. 졸업 후 ‘바람이려오’와 ‘잊혀진 계절’을 불러 여기저기에서 ‘가수왕, 가수왕’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단박에 인기가수 반열에 올랐다. 그러다가 그는 절정의 인기를 뒤로하고 1985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예기치 않은 소문에 휩싸여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공부나 할 생각으로 템플대 음대에 진학했다. 재학 중 부모 같은 테일러 교수를 만나면서 마음의 평정을 되찾아 음악공부에 전념했다. 이때 ‘몰래한 사랑’을 작곡했고 노래가 아주 좋다는 평가와 함께 A플러스 장학금을 받았다. 이 무렵 아버지의 건강이 좋지 않아 귀국했다. 그는 1988년 4월 아버지로부터 일생일대의 중요한 유언을 듣게 된다.“ 아버지께서는 ‘네가 가수생활을 하다가 스캔들이 난 거니까 다시 가요계에 컴백해서 명예를 회복하라’고 하셨어요. 아들이 가수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분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가수 컴백’이라는 말씀을 해 주신 겁니다.” 이때부터 그는 하루에 밤 무대를 아홉 군데나 뛰어다니며 노래를 열심히 불렀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조그마한 집이라도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에 있는 한 아파트분양사무실에 가서 ‘3순위라도 없나요’라고 사정을 해 어렵게 분양을 받았다. 밤 무대에서 번 돈으로 착실히 중도금을 마련해 갚아나갔다. 입주 6개월 전 한 지인으로부터 “과천에 단독주택 하나가 경매 나온 것이 있으니 관심을 가져 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때마침 부인이 알레르기 천식을 앓아 공기 좋은 데 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던 터였다. 그렇게 해서 분양받은 아파트를 중간에 팔고 은행 융자금을 보태 40대에 들어서 처음으로 집을 장만했다. 그 무렵 방송출연을 하게 되면서 꼬였던 노래인생도 서서히 풀렸다. 2003년 신곡 ‘후회’가 방송 1위 곡에 올랐고 2004~2005년 MBC라디오 두시만세 ‘꽁노래방’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것을 시작으로 라디오와 TV방송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그러면서 여기저기에서 출연요청이 쇄도했고 바쁜 가수생활로 다시 한번 전성기를 걷게 됐다. 그는 틈틈이 양로원과 고아원, 재소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벌인다. 선행시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앞으로 그는 무슨 계획을 갖고 있을까. “저는 피아노, 기타, 하모니카 등 레슨을 한 번도 안 받고 음악을 해왔습니다. 직장을 그만둔 베이비부머들에게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젊어지라고 외치며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그것이 곧 저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젊은 생각은 또 다른 제3의 인생을 찾게 하지 않을까요.” 선임기자 km@seoul.co.kr 가수 이용은 수원에서 태어나 1975년 휘문고를 졸업했다. 백골사단에서 만기제대한 뒤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했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템플대에서 음악공부를 했다. 1981년 ‘바람이려오’로 데뷔했다. 주요 히트곡으로는 ‘잊혀진 계절’ ‘서울’ ‘사랑, 행복 그리고 이별’ ‘태양의 저편’ ‘첫사랑이야’ ‘후회’ 등이 있다. 1981년 대학 가요제 금상 수상을 시작으로 1982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 최고 인기상(가수왕 상), 1982~1984년 MBC 10대 가수상, 1982~1984년 KBS 가요대상, 1982년 동아일보 ‘올해의 인물’ 선정. 1983년 제2회 가톨릭 가요 대상, 1983년 주한 외신기자 선정 ‘올해의 가수상’, 1983년 전국 프러덕션 연합회 주최 가수상, 1984년 선데이서울 주최 ‘올해의 7대 가수상’, 1989년 미국 내쉬빌 초청 가요제 본상 (내쉬빌 시장상), 1992년 서울 선행시민상, 1993년 환경처장관 유공자 표창 등을 받았다. 지금까지 12집 앨범을 냈다.
  • 朴대통령 개헌론 제동에 날세운 정치권

    6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론’ 급제동에 여의도 정가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국회를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이미 탄력이 붙은 상황에서의 갑작스러운 ‘정지’ 신호에 다수의 개헌론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야 의원 152명으로 구성된 국회 ‘개헌추진 의원 모임’(개헌모임)은 지난 1일 이달 중으로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독자적인 개헌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반에 이르는 의원이 ‘개헌론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개헌이 19대 국회 내에서 가시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한층 고조됐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개헌론 선긋기는 논의 추진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여야 개헌론자들의 불만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이 의원은 트위터에 “개헌은 찬반의 문제이지 시기의 문제라고 본질을 호도하면 안 된다”면서 “개헌은 경제살리기나 일자리 창출, 국정수행에 블랙홀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가 역할을 분담해서 하는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4년 중임제 개헌 추진을 공약한 박 대통령이 이제 와서 개헌 논의를 반대하는 건 옹색한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국회의 개헌 논의를 비난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이러니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헌하자는 주장이 힘을 받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개헌론에 찬성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셈법은 매우 복잡해졌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서청원 최고위원,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가 “지금은 개헌 논의를 할 타이밍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박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입장이 다소 난처하게 된 것이다. 개헌에 찬성하는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개헌 논의 추진에 있어서 고(GO)를 외칠지 스톱(STOP)을 외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개헌 논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 돼 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헌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될 것이라는 전망과, 개헌론이 개헌 논쟁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비등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