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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韓방문객 1.8초당 1명… 1750만명 넘어 역대 최고

    올 韓방문객 1.8초당 1명… 1750만명 넘어 역대 최고

    올해 대한민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75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풀리며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데다 사드 위기 때 꾀한 관광객 다변화로 다른 나라 관광객도 늘어난 이른바 ‘쌍끌이’ 효과 덕분으로 풀이된다. ●中 한한령 풀리고 관광객 다변화 효과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이 175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24일 추산 발표했다. 1.8초마다 1명꼴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셈으로, 전체 관광수입은 25조 1000억원에 이른다. 생산 유발효과는 46조원, 취업 유발효과는 46만명 정도라고 문체부는 덧붙였다. 방한 외래 관광객은 2015년 1323만명에서 2016년 1724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사드 배치로 중국과 마찰을 빚으며 2017년 1334만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1535만명으로 다소 늘었고, 올해는 역대 최고였던 2016년을 넘어섰다. 문체부는 그동안 경과에 관해 “중국 한한령 지속과 일본 경제보복 이후 일본 관광객 감소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달성한 기록”이라고 자평했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올해 ‘한중 문화관광장관회의’를 두 차례 열어 양국 간 관광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비자 간소화 제도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까지 방한한 중국인은 551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1% 증가했다. ●美관광객도 연말까지 100만명 넘을 듯 2016년에 46.8%를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올해 34.3%로 줄었다. 대신 일본인 관광객이 13.3%에서 18.8%로 5.5% 포인트 늘었고, 중국을 제외한 중화권 관광객은 9.3%에서 12%로 2.7% 포인트 늘었다. 특히 미국인 관광객은 연말까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00만명 방문 국가에 미국이 중국, 일본, 대만에 이어 네 번째로 합류한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넘어 관광으로 자랑할 만한 나라를 만들도록 업계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목요일엔 영화 보러 갈까

    이번 달 ‘문화가 있는 날’인 25일을 비롯해 해당 주간(23~29일)에 전국에서 문화행사 1541개가 열린다. 다만 영화관 할인은 하루 늦은 26일에 적용해, 이날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에 상영하는 영화를 5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가수 유태평양, 크로스오버 테너 박완과 소프라노 최혜윤, 가수 코요테가 꾸미는 ‘해피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24일 오후 7시 경남 창녕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1만 5000~2만원이다.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송년음악회-크리스마스 판타지’는 25일 오후 7시 30분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에서 관객을 맞는다. 전석 1만원이다. 울산대곡박물관은 24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울주 천전리 각석에 관한 역사를 배우는 ‘크리스마스이브, 대곡천에서 노닐기’를 무료로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culture.go.kr/wday)에서 확인하면 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재난영화면서 버디무비… 하정우 연기 센스 돋보여” “재난 상황 극복 흥미로워… 이병헌 형 연기는 완벽해”

    “재난영화면서 버디무비… 하정우 연기 센스 돋보여” “재난 상황 극복 흥미로워… 이병헌 형 연기는 완벽해”

    연말 ‘텐트폴’(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로 불리는 ‘백두산’의 흥행이 심상찮다. 개봉 나흘째인 22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00만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2017), ‘극한직업’(2019)과 같은 속도다. ‘백두산’은 백두산의 마지막 화산 폭발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해준·김병서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더욱 관심이 쏠린 것은 ‘충무로 대표 배우’ 이병헌(49)과 하정우(41)의 첫 만남이다. 이들을 만나 촬영 뒷얘기, 둘 사이 ‘케미’(케미스트리) 등을 들어 봤다.■ 북한 무력부 소속 요원役 이병헌 “기존 재난영화가 재난 이전 사람들의 삶을 옴니버스 스타일로 보여 주고, 그들이 상황을 해결하고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보여 줍니다. ‘백두산’은 재난영화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공동의 목표로 ‘적과 동침을 하는 버디영화’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할까요.”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병헌은 자신이 주연한 영화 ‘백두산’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북한 무력부 소속 요원 리준평을 연기한다. 남한 측 스파이 활동을 하다 발각돼 지하 감옥에 갇히지만, 남한에서 온 특전사 대위 조인창(하정우 분)과 함께 백두산 폭발을 막는다. 이병헌은 영화에서 그야말로 팔색조 연기를 펼친다.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가 북한말을 하며, 딸 앞에서는 뜨거운 부성애를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남한 측 폭발물처리반과 능청맞게 농담을 하다 순식간에 서늘한 눈빛으로 돌변한다. 이를 받아내는 다른 주연 배우 하정우와의 합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정우씨는 평소에도 순발력과 유머가 있습니다. 배우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면 행동이 어색하게 굳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하정우씨는 카메라 앞에서도 그 재능을 발휘합니다. 자기만의 센스를 연기에 잘 녹여내는 스타일이죠.” 하정우는 지난 18일 기자시사회에서 이병헌에 대해 “감정 하나하나까지 계산해 연기하는 ‘연기기계’ 같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할까. “굉장히 급박한 신을 찍고서 한 시간 이상 쉬었다가 다시 찍을 때가 있어요. 보통은 감정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죠. 그걸 두고 하정우씨가 ‘감정의 양을 딱 맞춰서 다시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장면과 감정의 적정선을 잘 찾아 연기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는 규모 큰 할리우드 영화를 비롯해 소규모 영화를 가리지 않고 매년 1~2편의 영화를 찍는다. TV 드라마에서도 맹활약이다. “쉼 없이 달려온 터라 힘들 때도 있지만, 시나리오를 읽다가 재밌다 싶은 것은 무조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내년이면 벌써 데뷔 30년이다. 그래도 여전히 연기에 대한 고민이 끝없다. ‘굳이 쉬려 하지 말자’, ‘나는 못 한다는 생각도 하지 말자’면서 자신을 다독이기도 한다. “좋은 시나리오를 받으면 ‘좀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이를 더 먹기 전까지 액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한다”고도 했다. “존경하는 배우는 많습니다. 하지만 선배들을 롤모델로 정하지는 않았어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연기하고 어떻게 나이 든 배우가 될지 저 자신도 궁금하긴 합니다. 지금은 좋은 작품을 만나고, 그 속에서 연기하는 게 가장 큰 목표죠.”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북한에 급파된 특전사 대위役 하정우 배우 하정우의 수식어 중 하나가 ‘재난 영화 장인’이다. ‘더 테러 라이브’(2013)에서 테러범의 협박을 받는 뉴스 앵커, ‘터널’(2016)에서는 개 사료를 먹으며 버티는 자동차 영업대리점 과장이었다. 이번 ‘백두산’에서는 전역을 앞두고 북한에 급파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이다. 왜 재난영화에 등장한 그는 그토록 인상적일까.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하정우는 자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꺼내 들어 설명했다. “차 안에 갇혀서 고통받더라도 일단은 적응하고 이겨낼 방법을 찾아봐야 하잖아요. 긍정적인 하정우라면 어떻게 극복하고 이겨낼까…. 그런 제 태도나 해석을 흥미 있어 하시는 게 아닐까요.” 함께 백두산 폭파 작전에 나선 북한 무력부 요원 리준평(이병헌 분)에 비해 어딘가 모르게 허당에 ‘쫄보’인 조인창의 인간적인 면은 그가 직접 설정했다. “‘인간 병기’인 리준평의 완벽함과 대비도 되고요. 어느 지점부터 인물이 상황에 적응해서 성장해 나간다면 재밌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캐릭터를 만드는 데는 ‘더록’(1996)에서 생화학무기 전문가로 활약한 니컬러스 케이지를 참고했다. “니컬러스 케이지가 감옥 가는 수송기 안에서 다리를 떠는 모습이 나와요. 캐릭터를 굉장히 가성비 있게 잘 표현한 장면입니다.” 하정우는 영화 공동 제작자이기도 하다. 이병헌, 마동석, 배수지 등 영화의 화려한 캐스팅은 그의 힘이 컸다. 마동석은 ‘신과 함께- 인과 연’ 프로모션차 방문한 대만의 한 호텔방에서 맥주 한 잔에 섭외했고, 이병헌은 ‘미스터 션샤인’을 한창 촬영할 당시 전화를 걸어 재촉했다. 이렇게 이루어진 충무로 대표 배우의 만남. ‘강대강’일 것 같은 둘의 케미는 의외로 부드러운 데가 있다. 영화 중반부 장갑차를 세워 두고 밖에서 소변 보는 리준평과 차 내부에서 필사적으로 수갑을 푸는 조인창의 ‘티키타카’는 거의가 다 애드리브다. 실상 촬영은 다른 세트에서 찍었다. “병헌이 형이 찍은 걸 보니 애드리브를 많이 쳤더라고요. 그 변주를 보고서 저도 다시 했죠.” 능청에 능청을 거듭하는 아재 개그의 향연에, 긴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피식’ 웃음이 난다. 뜻밖에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아내 지영(배수지 분)과의 애정신이다. 볼을 만지고, 혀 짧은 목소리로 애칭을 부른다. “연기할 때는 민망하고, 나중에 봤을 땐 오글거렸어요. 제 스타일 아닌데”라고 웃으면서도 찍고 싶은 영화는 늘 ‘로맨틱 코미디’란다. “일반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본 지 너무 오래돼서. ‘멋진 하루’(2008)에 나왔던 병운이 같은 사람, 다시 연기해 보고 싶네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재난영화면서 버디무비…하정우 연기 센스 돋보여“ “재난 상황 극복 흥미로워…이병헌 형 연기는 완벽해”

    “재난영화면서 버디무비…하정우 연기 센스 돋보여“ “재난 상황 극복 흥미로워…이병헌 형 연기는 완벽해”

    연말 ‘텐트폴’(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로 불리는 ‘백두산’의 흥행이 심상찮다. 개봉 나흘째인 22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00만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2017), ‘극한직업’(2019)과 같은 속도다. ‘백두산’은 백두산의 마지막 화산 폭발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해준·김병서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더욱 관심이 쏠린 것은 ‘충무로 대표 배우’ 이병헌(49)과 하정우(41)의 첫 만남이다. 이들을 만나 촬영 뒷얘기, 둘 사이 ‘케미’(케미스트리) 등을 들어 봤다.■ 북한 무력부 소속 요원役 이병헌 “기존 재난영화가 재난 이전 사람들의 삶을 옴니버스 스타일로 보여 주고, 그들이 상황을 해결하고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보여 줍니다. ‘백두산’은 재난영화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공동의 목표로 ‘적과 동침을 하는 버디영화’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할까요.”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병헌은 자신이 주연한 영화 ‘백두산’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북한 무력부 소속 요원 리준평을 연기한다. 남한 측 스파이 활동을 하다 발각돼 지하 감옥에 갇히지만, 남한에서 온 특전사 대위 조인창(하정우 분)과 함께 백두산 폭발을 막는다. 이병헌은 영화에서 그야말로 팔색조 연기를 펼친다.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가 북한말을 하며, 딸 앞에서는 뜨거운 부성애를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남한 측 폭발물처리반과 능청맞게 농담을 하다 순식간에 서늘한 눈빛으로 돌변한다. 이를 받아내는 다른 주연 배우 하정우와의 합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정우씨는 평소에도 순발력과 유머가 있습니다. 배우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면 행동이 어색하게 굳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하정우씨는 카메라 앞에서도 그 재능을 발휘합니다. 자기만의 센스를 연기에 잘 녹여내는 스타일이죠.” 하정우는 지난 18일 기자시사회에서 이병헌에 대해 “감정 하나하나까지 계산해 연기하는 ‘연기기계’ 같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할까. “굉장히 급박한 신을 찍고서 한 시간 이상 쉬었다가 다시 찍을 때가 있어요. 보통은 감정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죠. 그걸 두고 하정우씨가 ‘감정의 양을 딱 맞춰서 다시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장면과 감정의 적정선을 잘 찾아 연기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는 규모 큰 할리우드 영화를 비롯해 소규모 영화를 가리지 않고 매년 1~2편의 영화를 찍는다. TV 드라마에서도 맹활약이다. “쉼 없이 달려온 터라 힘들 때도 있지만, 시나리오를 읽다가 재밌다 싶은 것은 무조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내년이면 벌써 데뷔 30년이다. 그래도 여전히 연기에 대한 고민이 끝없다. ‘굳이 쉬려 하지 말자’, ‘나는 못 한다는 생각도 하지 말자’면서 자신을 다독이기도 한다. “좋은 시나리오를 받으면 ‘좀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이를 더 먹기 전까지 액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한다”고도 했다. “존경하는 배우는 많습니다. 하지만 선배들을 롤모델로 정하지는 않았어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연기하고 어떻게 나이 든 배우가 될지 저 자신도 궁금하긴 합니다. 지금은 좋은 작품을 만나고, 그 속에서 연기하는 게 가장 큰 목표죠.”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북한에 급파된 특전사 대위役 하정우배우 하정우의 수식어 중 하나가 ‘재난 영화 장인’이다. ‘더 테러 라이브’(2013)에서 테러범의 협박을 받는 뉴스 앵커, ‘터널’(2016)에서는 개 사료를 먹으며 버티는 자동차 영업대리점 과장이었다. 이번 ‘백두산’에서는 전역을 앞두고 북한에 급파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이다. 왜 재난영화에 등장한 그는 그토록 인상적일까.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하정우는 자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꺼내 들어 설명했다. “차 안에 갇혀서 고통받더라도 일단은 적응하고 이겨낼 방법을 찾아봐야 하잖아요. 긍정적인 하정우라면 어떻게 극복하고 이겨낼까…. 그런 제 태도나 해석을 흥미 있어 하시는 게 아닐까요.” 함께 백두산 폭파 작전에 나선 북한 무력부 요원 리준평(이병헌 분)에 비해 어딘가 모르게 허당에 ‘쫄보’인 조인창의 인간적인 면은 그가 직접 설정했다. “‘인간 병기’인 리준평의 완벽함과 대비도 되고요. 어느 지점부터 인물이 상황에 적응해서 성장해 나간다면 재밌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캐릭터를 만드는 데는 ‘더록’(1996)에서 생화학무기 전문가로 활약한 니컬러스 케이지를 참고했다. “니컬러스 케이지가 감옥 가는 수송기 안에서 다리를 떠는 모습이 나와요. 캐릭터를 굉장히 가성비 있게 잘 표현한 장면입니다.” 하정우는 영화 공동 제작자이기도 하다. 이병헌, 마동석, 배수지 등 영화의 화려한 캐스팅은 그의 힘이 컸다. 마동석은 ‘신과 함께- 인과 연’ 프로모션차 방문한 대만의 한 호텔방에서 맥주 한 잔에 섭외했고, 이병헌은 ‘미스터 션샤인’을 한창 촬영할 당시 전화를 걸어 재촉했다. 이렇게 이루어진 충무로 대표 배우의 만남. ‘강대강’일 것 같은 둘의 케미는 의외로 부드러운 데가 있다. 영화 중반부 장갑차를 세워 두고 밖에서 소변 보는 리준평과 차 내부에서 필사적으로 수갑을 푸는 조인창의 ‘티키타카’는 거의가 다 애드리브다. 실상 촬영은 다른 세트에서 찍었다. “병헌이 형이 찍은 걸 보니 애드리브를 많이 쳤더라고요. 그 변주를 보고서 저도 다시 했죠.” 능청에 능청을 거듭하는 아재 개그의 향연에, 긴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피식’ 웃음이 난다. 뜻밖에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아내 지영(배수지 분)과의 애정신이다. 볼을 만지고, 혀 짧은 목소리로 애칭을 부른다. “연기할 때는 민망하고, 나중에 봤을 땐 오글거렸어요. 제 스타일 아닌데”라고 웃으면서도 찍고 싶은 영화는 늘 ‘로맨틱 코미디’란다. “일반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본 지 너무 오래돼서. ‘멋진 하루’(2008)에 나왔던 병운이 같은 사람, 다시 연기해 보고 싶네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순제작비 260억원·화려한 CG… ‘믿보배’ 배우들 연기 대결 팽팽

    순제작비 260억원·화려한 CG… ‘믿보배’ 배우들 연기 대결 팽팽

    ‘백두산이 폭발하고, 그 여파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난다면.’ 이런 가정에서 시작한 영화 ‘백두산’은 확실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 있다. 대한민국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폭발, 한반도의 미래는 보이질 않는 상황이다. 미증유의 재난을 막고자 전유경(전혜진 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질학자 강봉래(마동석 분)를 찾아 작전을 설계한다. 추가 폭발을 막기 위한 작전에 전역을 하루 앞둔 폭발물처리반(EOD) 대위 조인창(하정우 분)이 투입된다. 인창은 북한으로 가 작전의 키를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요원인 리준평(이병헌 분)을 감옥에서 빼낸다. 영화는 순제작비만 260억원으로, 영화 ‘신과 함께 1·2’(2017, 2018)로 유명한 덱스터 스튜디오가 컴퓨터그래픽(CG)을 맡아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믿고 보는 배우’ 이병헌과 하정우의 연기 대결도 볼만하다. 극도의 위기에서 충돌을 거듭하는 둘이 기싸움이 팽팽하다. 전혜진의 연기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할리우드 재난영화의 공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남북한 현실에 맞게 바꾼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우연에 기댄 사건이 이어지고 일부 장면에서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128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병헌 “볼거리 풍부한 ‘백두산’, 재난영화이자 버디영화”

    이병헌 “볼거리 풍부한 ‘백두산’, 재난영화이자 버디영화”

    “재난 표현이 엄청납니다. 특히, 영화 초반부 강남 지진 장면이 임팩트가 상당합니다. 우리나라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이렇게 성장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2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배우 이병헌(사진)은 자신이 주연한 영화 ‘백두산’에 관해 “블루스크린에서 연기할 때와 특수효과를 입힌 뒤 영상을 비교해보니 그야말로 천지차이더라”면서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병헌은 영화 속에서 북한 무력부 소속 요원 ‘리준평’을 연기한다. 남한 측 스파이 활동을 하다 발각돼 지하 감옥에 갇히지만, 남한에서 온 폭발물처리반(EOD) 대위 조인창(하정우 분)과 함께 백두산 폭발을 막는다. 그는 이와 관련 “‘백두산’은 볼거리가 다양한 재난영화”라면서도 “다른 영화들과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재난영화가 재난 이전 사람들의 삶을 옴니버스 스타일로 보여주고, 그들이 상황을 해결하고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보여줍니다. ‘백두산’은 재난영화이면서도, 두 사람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적과 동침을 하는 버디영화입니다.”이병헌은 영화에서 팔색조 연기를 선보인다.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가 북한말을 하며, 딸 앞에서는 뜨거운 부성애를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남한 측 폭발물처리반과 능청맞게 농담을 하다 순식간에 서늘한 눈빛으로 돌변한다. 이를 받아내는 다른 주연 배우 하정우와의 합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정우씨는 평소에도 순발력과 유머가 있습니다. 배우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면 평소와 달리 굳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하정우씨는 촬영에서 외려 그 재능을 발휘합니다. 자기만의 센스를 연기에 잘 녹여내는 스타일입니다.” 영화는 준평과 인창이 백두산을 막으러 가는 장면을 위주로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강봉래(마동석 분)·전유경(전혜진 분)·최지영(배수지 분)의 이야기도 다룬다. 이병헌은 특히,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서 그의 부하로 나온 배우 마동석이 영화에 양념을 적절히 쳤다고 평가했다.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씨와는 촬영 내내 거의 보질 못했어요. 마동석씨와는 끝날 때까지 문자로만 이야기를 나눴고, 포스터 찍는 날에야 처음 봤습니다. 나중에 영화를 보니 마동석씨가 하정우씨 못잖게 애드립을 많이 했더군요. 평범한 신을 재치있게 잘 살린 것 같습니다.” 하정우는 지난 18일 기자시사회에서 이병헌에 관해 “감정 하나하나까지 계산해 연기하는 ‘연기기계’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병헌은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할까. “굉장히 급박한 신을 찍고서 한 시간 이상 쉬었다가 다시 찍을 때가 있습니다. 하정우씨가 이에 관해 ‘감정의 양을 딱 맞춰서 다시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떨어졌던 감정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 적정선을 잘 찾아 연기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내년이 데뷔 30주년인 그는 최근 들어 매년 1~2편의 영화를 찍는다. 규모 큰 할리우드 영화를 비롯해 소규모 영화를 가리지 않는다. TV 드라마에서도 맹활약하는 등 종횡무진이다. 그는 이와 관련 “쉼 없이 달려온 터라 힘들 때도 있지만, 시나리오를 읽다가 재밌다 싶은 것은 무조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좋은 시나리오를 받으면 ‘좀 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이를 더 먹기 전까지 액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합니다. 그러면 ‘굳이 쉬지는 말자. 나는 못 한다는 생각도 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죠. 존경하는 배우는 많지만, 딱히 롤모델로 정한 배우는 없어요. 앞으로 저는 어떤 모습으로 연기하고 어떻게 나이 든 배우가 될 것인가 궁금하긴 하지만, 지금은 우선 좋은 작품이 들어온다면 연기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장관상 수상자들이 밝힌 ‘잘 되는 도서관’의 비밀

    장관상 수상자들이 밝힌 ‘잘 되는 도서관’의 비밀

    문화체육관광부는 매년 도서관 서비스 향상에 이바지한 곳을 골라 상을 준다. 지난달 275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8개 부문 장관상을 비롯해 국립중앙도서관장상 등 모두 50곳이 받았다. 그야말로 ‘잘 되는’ 도서관인 셈이다. 서울신문이 최고상인 장관상을 받은 공공도서관, 전문도서관, 기타도서관(장애인 전문도서관) 관장·연구원들에게 수상의 비결을 물었다. “전문도서관은 일반 공공도서관보다 규모가 작습니다. 예산도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 되지’ 싶어 북유럽 도서관을 살펴봤습니다. 전문도서관이라도 일반 이용자들이 쉽게 올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더라고요.” 권혜경 에너지 경제연구원 지식정보화팀 연구원은 ‘도서관 혁신 아이디어 논문·우수 현장사례’ 부문 장관상을 받았다. 전국 정부 출연 전문도서관 가운데 인문·사회 분야가 모두 25개인데, 자료 제공에만 그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권 연구원은 지난 40년 동안 에너지의 흐름을 주제로 통계자료를 모으고, 이 자료로 지난해와 올해 전시회를 열었다. 다른 도서관이나 과학관, 학교 등에서 전시회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이용 계층이 장애인인 장애인 전문도서관은 전국에 모두 44개가 있다. 사립이 대부분인 데다, 주로 후원금으로 운영한다. 바꿔 말해 후원이 끊기면 도서관이 어려울 지경까지 이른다는 뜻이다. 박정근 손소리 강서점자도서관 관장은 도서관에서 만든 자료를 국립중앙도서관에 적극적으로 보내 전국 장애인 전문도서관으로 확산하는 데에 기여해 ‘대체자료 공유·협력 우수기관’ 부문 장관상을 받았다. 박 관장은 “장애인 전문도서관은 일반도서관에 비해 자료가 모자라거나 중복되는 사례가 많다. 우리 도서관에서는 일반 책을 음성파일로 만들어 국립중앙도서관에 보내고, 시각 장애인들이 쉽게 접속해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 “자원봉사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좀 더 많은 장애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시립완산도서관은 ‘사서에게 물어보세요’ 모범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장관상을 받았다. 이 서비스는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도서관 등 모두 360여개 도서관 사서들이 이용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온라인 서비스다. 2008년부터 이 서비스에 참여한 전주시립완산도서관은 주로 역사 관련 질문에 답한다. 최근 3년 동안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박용자 관장은 “사서의 역할이 도서정리나 책 정보 입력에서 벗어나 점점 확산하고 있다. 도서관이 문화공간으로 변모하는 시점이다. 사서직들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명의 수상자는 “도서관이 어떤 서비스를 하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결국 ‘잘 되는’ 도서관은 누구를 향하느냐가 관건이 될듯하다. “도서관이 잘 되는 비결이요? 이용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게 아닐까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베스트셀러]‘1일 1페이지...’ 5위 진입

    [베스트셀러]‘1일 1페이지...’ 5위 진입

    ‘트렌드 코리아 2020’이 8주 연속 1위를 달리는 가운데,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가 순위권에 진입했다. 교보문고가 20일 발표한 12월 둘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상위 10위권이 지난 주와 거의 비슷했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가 5위로 전주보다 7계단 상승했다. 역사, 문학, 미술, 과학, 음악, 철학, 종교 총 일곱 분야의 지식을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한 페이지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스테디셀러 ‘데미안’ 2종이 각각 25위와 79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TV 프로그램에서 책을 소개한 덕분으로 보인다. 다음은 베스트셀러 순위 1.트렌드 코리아 2020(미래의창) 2.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강한별) 3.팩트풀니스(김영사) 4.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2(아이휴먼) 5.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위즈덤하우스) 6.에이트(차이정원) 7.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밝은세상) 8.지금 이대로 좋다(정토출판) 9.흔한남매(아이세움) 10.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에프엔미디어)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극예술학회 올해 작품상 ‘기생충’ 선정

    극예술학회 올해 작품상 ‘기생충’ 선정

    한국극예술학회가 영화 ‘기생충’, TV 드라마 ‘눈이 부시게’, 연극 부문 ‘낙타상자’와 ‘철가방 추적작전’을 올해의 작품상으로 뽑았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발표한 연극, 영화, TV 드라마를 대상으로 해 학회 회원 투표를 통해 선정했다. ‘기생충’은 한국 사회 현실을 지배하는 생존 욕망을 은유적으로 형상화,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계급 문제를 오늘날의 감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눈이 부시게’는 시간과 기억의 왜곡을 통해 인생의 아름다움을 역설했다. 이 과정에서 세대 간 갈등을 공감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그려낸 점을 높게 평가했다.‘낙타상자’는 1930년대 중국 현실을 그린 원작소설을 창조적으로 해석해 지금 한국 청년들의 자화상을 뛰어난 연출로 무대화했다. ‘철가방 추적작전’은 김윤영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아파트가 생산해낸 계급과 차별, 그 무너지지 않는 사회적 민 낯을 배우들의 호연과 감각적 무대 연출로 극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영화 ‘백두산’ 개봉일 45만명 동원, ‘시동’ 밀어내고 1위

    영화 ‘백두산’ 개봉일 45만명 동원, ‘시동’ 밀어내고 1위

    영화 ‘백두산’이 첫날 4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백두산’은 전날 1970개 스크린에서 8731회 상영해 45만 235명을 동원했다. ‘백두산’은 백두산의 마지막 화산 폭발을 막으려고 사투를 벌이는 이들의 이야기다. ‘시동’은 ‘백두산’에 밀려 하루 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 전날 관람객 수는 13만 6267명이다. 개봉일보다 40%가량 줄었다. 스크린 수가 첫날 1500개에서 1100개 수준으로 줄어든 탓으로 보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는 신작 한국 영화들이 개봉하면서 3위로 밀렸다. 누적 관객 수는 1238만 9058명이다. 백두산의 현재 실시간 예매율 44.9%로 1위를 달린다. 순제작비는 26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730만명이다. 오는 26일에는 한석규·최민식 주연 ‘천문’이 개봉한다. 이에 따라 영화 순위도 달라질 확률이 높다. 이밖에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극장판 하늘도깨비 대 요르문간드’가 4위로 출발했다. 켄 로치 감독 신작 ‘미안해요, 리키’도 전날 개봉해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쥬만지:넥스트 레벨’(5위), ‘포드 V 페라리’(6위), ‘나이브스 아웃’(7위), ‘감쪽같은 그녀’(9위)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1948년 여순의 비극 담은 98장

    [그 책속 이미지] 1948년 여순의 비극 담은 98장

    총부리를 바라보며 죽음을 기다리는 이들. 피 흘린 채 죽은 아버지를 보고 우는 딸들. 짐짝처럼 아무렇게나 던져 쌓아 놓은 시신들. 1948년 10월 여순사건을 기록한 사진은 ‘한 장의 사진이 백 마디 문장을 능가한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전남 여수 신월동에 주둔한 국군 14연대가 제주도 파병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해 하루 만에 여수와 순천을 점령한 사건을 가리킨다. 이들의 봉기는 분단 정권 수립과 친일 경찰에 대해 불만을 품은 지역 시민이 참여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정부는 7개 연대를 동원해 진압했지만 산악지대 소규모 전투는 다음해까지 이어졌다. 여수·순천 진압과 지리산 토벌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잇따랐다. 진압군과 경찰은 지방 우익들과 합세해 민간인을 반란자로 지목하고 즉석에서 사살하거나 군법회의에 넘겼다. 미국 시사 사진잡지 라이프의 기자이자 사진작가인 칼 마이던스는 현장에서 329장을 찍었고, 120장을 라이프가 저해상도로 인터넷에 공개했다. 시민사회단체인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미공개 사진 25장을 포함해 98장을 사들여 사진집으로 재구성했다. 책은 진압군 이동과 전투, 협력자 색출과 학살, 여수 대화재 등 5개 주제로 구성했는데, 눈 뜨고 보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진이 많다. 이영일 연구소장은 “여순사건은 군대 반란이라고 오명을 씌우고 빨갱이 색출을 명분으로 자행한 국가폭력”이라며 “사건이 발생한 지 71년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실태 파악이 여전히 미흡해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사진집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5개 여순사건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이 소장은 “여순사건은 14연대 일부가 제주 파병을 거부하면서 촉발됐기 때문에 제주4·3사건과 연장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여순사건 이후 학교에 학도호국단이 생기고 반정부적 교사를 축출했다. 국가보안법도 이때 생겨났다. 이 소장은 “여순사건 뒤 한국 사회가 반공 사회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반드시 특별법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기생충’ 봉준호·송강호 문화훈장 수훈

    ‘기생충’ 봉준호·송강호 문화훈장 수훈

    영화 ‘기생충’으로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오른쪽) 감독과 주연배우인 송강호(왼쪽)가 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봉 감독에게 은관문화훈장, 송강호에게 옥관문화훈장을 각각 수여했다. 문화훈장은 문체부가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한 이들에게 준다. 5등급으로 나뉘며, 은관은 2등급, 옥관은 4등급이다. 봉 감독은 “20년간 작업해 온 감독으로서 평소와 같은 마음으로 담담하게 만든 ‘기생충’으로 훈장까지 받게 돼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과분하게 생각한다. 훌륭한 제작진과 배우들을 대표해서 받는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감사히 받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71년 전 여순사건, 98장 사진으로…미공개 25장

    71년 전 여순사건, 98장 사진으로…미공개 25장

    1948, 칼 마이던스가 본 여순사건여수지역사회연구소 지음/지영사/216쪽/5만원 총부리를 바라보며 죽음을 기다리는 이들. 피 흘린 채 죽은 아버지를 보고 우는 딸들. 짐짝처럼 아무렇게나 던져 쌓아놓은 시신들. 1948년 10월 여순사건을 기록한 사진은 ‘한 장의 사진이 백 마디 문장을 능가한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 ‘라이프’지 기자이자 사진작가인 칼 마이던스가 여순사건 현장을 찍은 생생한 사진이 사진집으로 나왔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 신월동에 주둔한 국군 14연대가 제주도 파병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해 하루 만에 여수와 순천을 점령한 사건을 가리킨다. 이들의 봉기는 분단 정권 수립과 친일 경찰에 대한 불만을 품은 지역 시민이 참여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정부는 7개 연대를 동원해 신속한 진압에 나서고 1주일 만에 순천과 여수를 진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산악지대 소규모 전투는 다음해까지 이어졌다. 특히 여수·순천 진압과 지리산 토벌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잇달았다. 진압군과 경찰은 지방의 우익들의 도움을 받아 협력자를 색출했다. 이들이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면 즉석에서 참수, 사형되거나 군법회의에 넘겨졌다. 자세한 조사도 하지 않고, 제대로 된 재판도 열리지 않은 명백한 국가폭력이었다.칼 마이던스는 외국인 특파원으로 당시 현장에 있었다. 그가 찍은 사진은 모두 329장으로, ‘라이프’가 이 가운데 120장을 저해상도로 인터넷에 공개한 바 있다. 시민사회단체인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329장 가운데 98장을 사들여 사진집으로 재구성했다. 이 가운데 미공개 사진은 25장이다. 사진집은 진압군 이동과 전투, 미군과 제14연대, 민간인 피해, 시민들의 피난, 협력자 색출과 학살, 여수 대화재의 5개 주제로 구성했다. 특히 협력자 색출과 학살은 눈 뜨고 보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진들이 많다. 이영일 연구소장은 “여순사건은 군대 반란이라고 오명을 씌우고 빨갱이 색출을 명분으로 자행한 국가폭력”이라며 “사건이 발생한 지 71년이 지났지만, 아직 구체적인 실태 파악이 미흡해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사진집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5개 여순사건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계류 중이다. 사건 시기를 1948년 10월 19일부터 1950년 9월 28일 서울 수복 때까지가 아니라 지리산 금족령 해제일인 1955년 4월 1일까지로 하고, 여수와 순천에 한정한 공간을 전남 전체와 전북 남부, 경남 서부, 대구까지 포함한 준 전국적인 상황으로 보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그동안 ‘반란’이라 명명한 사건을 ‘항쟁’이나 ‘봉기’ 등으로 새롭게 의미 부여하는 일도 포함했다.이 소장은 “여순사건은 14연대 일부가 제주 파병을 거부하면서 촉발했기 때문에 제주 4·3 사건과 연장선에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군대가 부당한 명령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순사건 이후 학교는 학도호국단을 만들고, 반정부적인 교사를 축출했다. 군대에서는 만주군 출신들이 지도부를 장악했다. 헌법보다 더 큰 위력을 행사한 국가보안법도 이 때 생겨났다. 이 소장은 “여순사건 뒤 한국 사회가 반공 사회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반드시 특별법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영화 리뷰] 마라도나·샐린저·파바로티… 영화보다 영화 같은 삶

    [영화 리뷰] 마라도나·샐린저·파바로티… 영화보다 영화 같은 삶

    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 은둔의 작가 JD 샐린저,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이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연말을 맞아 관객을 찾는다. 경기를 보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었을 때의 감동이 스크린에서 되살아난다. ●‘디에고’ 축구신·악마가 된 마라도나의 양면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디에고’는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전 세계 최고 선수로 자리매김한 축구 선수 마라도나 이야기다. 마라도나는 스페인 축구팀 FC바르셀로나에서 이탈리아의 SSC 나폴리로 이적한 이후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비롯해 밑바닥에 있던 소속팀의 리그 우승까지 이끌며 전성기를 누린다. 그러나 1990년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의 월드컵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가 승리한 이후 나폴리의 ‘신’에서 ‘악마’가 된다. 혼외자, 마피아와의 연루, 마약중독 등 논란과 구설 끝에 내리막길을 걷는다. 감독은 아르헨티나 빈민가 출신의 순진한 소년 디에고와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서 엄청난 인기를 누린 마라도나로 나눠 그의 양면을 들여다본다. 지루한 인터뷰 장면은 음성으로만 처리하고, 그의 경기 모습을 비롯해 관련 영상을 끊임없이 붙여 나가는 식으로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의 경기 이후 이탈리아 당국이 어떻게 마라도나를 몰락시키는지 보여 주는 클라이맥스 부분은 그저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을 듯하다. 130분, 12세 관람가.●‘샐린저’ 40년 은둔작가의 미공개 원고 공개 12일 개봉한 ‘샐린저’는 1951년 첫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유명해졌지만 40년 동안 은둔하며 살았던 작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를 그린 영화다.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린 그는 1965년부터 작품 출간을 멈췄다. 심지어 그가 2010년 1월 27일 노환으로 별세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감독은 대중과 최대한 거리를 두려 했던 샐린저의 발자취를 좇아간다. ‘뉴스위크’가 은둔하는 그의 모습을 찍은 과정을 비롯해 당시 공개하지 않은 파파라치 컷 그리고 샐린저의 오랜 친구인 레일라 해들리 루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샐린저와 유진 오닐의 딸 우나 오닐과의 스캔들 등을 밝혀냈다. 은둔한 그가 작품을 썼는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감독은 10년 가까이 추적한 끝에 발견한 미공개 원고를 공개한다. 128분, 15세 관람가.●‘파바로티’ 귀 호강하는 최고 테너의 무대 인생 영화 ‘파바로티’는 금세기 최고 테너의 무대 인생을 담았다.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이른바 ‘스리테너’가 1990년 로마 카라칼라 욕장에서 보여 준 무대는 전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공연이다. 이 공연은 카레라스의 백혈병 완쾌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다. 동시에 축구광인 이들의 공연 바로 다음날 로마 월드컵이 개막했다. 이 밖에 파바로티가 빗속에서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위해 부른 ‘돈나 논 비디 마이’, 파바로티의 아리아라고 불리는 ‘네순 도르마’ 등 귀를 즐겁게 할 공연 등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 다음달 1일 개봉, 114분, 12세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컨테이너에 사서 없고 책만 덜렁…사랑방 같은 ‘작은도서관’ 만들자

    컨테이너에 사서 없고 책만 덜렁…사랑방 같은 ‘작은도서관’ 만들자

    “학교가 끝나면 학생들이 도서관에 갑니다.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도 오셔서 함께 책을 읽었습니다. 그저 책만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그야말로 사랑방이었어요. 우리 작은도서관도 그렇게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해오름작은도서관을 찾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0년 전 영국 유학시절을 회상했다. 박 장관은 “작은도서관은 사랑방이자 문화의 모세혈관”이라면서 “연말 일정이 많았지만 여기는 내가 오고 싶어 왔다”고 강조했다.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 작은도서관 개선 해법을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작은도서관은 1994년 3월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과 시행령에 따라 건물면적 33㎡ 이상, 열람석 6석 이상, 자료 1000권 이상의 최소 기준을 갖춘 소규모 도서관을 가리킨다. 그해 12월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단지에 의무적으로 작은도서관을 설치하는 ‘주택건설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숫자가 늘기 시작했다. 2009년 3355개였던 작은도서관은 올해 6330개로 10년 동안 2배로 늘었다. 설치 기준이 낮은 데다가, 문체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재정적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부실을 피할 수 없었다. 전체 6330곳 가운데 공립이 1433개(22.6%)이고 사립이 4897곳(77.4%)인데, 1관당 연평균 운영비가 공립 2900만원, 사립 700만원 정도다. 사립은 1년에 700만원으로 책도 사고 사람도 써야 하고 시설 관리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그러니 인력 배치가 열악할 수밖에 없다. 6330곳 가운데 사서가 있는 곳이 고작 625곳(9.9%)에 불과하다. 상근 혹은 시간제 근로자가 있는 도서관이 3289곳(52.0%), 자원봉사자만으로 운영하는 곳이 1744곳(27.6%), 운영 인력이 아예 없는 곳이 672곳(9.9%)이나 된다. 그나마 자원봉사자들도 점차 등을 돌리는 추세다. 서울 관악구 남현동 작은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안인경씨는 “이틀에 한 번꼴로 4시간씩 자원봉사를 한다. 도서관에 기본적인 탕비시설이 없는 데다가 음식을 먹을 공간도 없다. 이용자 책상에서 점심, 저녁을 먹거나 그냥 굶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 생각이 들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우리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컨테이너 가건물에 책만 덜렁 있는 사례도 많다. 도서관이 편해야 다시 찾아올 텐데, 이용자가 또 찾아오고 싶겠나?”라고 되물었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받은 문체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작은도서관 2435곳이 휴·폐관했다. 지원이 부실하고 자원봉사자도 돌아서고 이용자도 급감하면서 휴·폐관이 줄을 잇는 게 당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은 현재 도서관에 관한 무비판적인 지원보다 우선 실태조사와 관리 강화부터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변현주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사무처장은 “도서관 규모를 더 키우기보다 서비스의 향상을 꾀해야 한다. 지역 내 다른 도서관과 함께 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어린이와작은도서관 사무총장은 “양적 팽창을 넘어 이제는 내실을 기해야 할 때다. 지원을 강화할 것이냐 자율을 강화할 것이냐, 도서관이냐 마을공동체냐, 책의 양이냐 프로그램이냐를 잘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진 마포중앙도서관장도 “현재 작은도서관에 관해 냉정한 평가가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런 의견들에 관해 “중앙정부가 나서서 지원책을 내고 작은도서관의 성격을 규제할 수는 없다. 작은도서관 스스로 지역 사정에 맞춰 문화공동체가 될 것인지, 독서동아리를 운영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작은도서관 지원은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라는 의미다. “분명한 것은 무작정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우선 내년부터 실태조사와 함께 여러 작은도서관을 도는 순회 사서를 늘릴 예정이다. 올해 13억원인 지원 예산을 72억원으로 확대 편성해 53명이던 순회 사서를 270명으로 5배 늘린다. 장기적으로는 설치 기준을 상향해 질 낮은 작은도서관이 늘어나는 것을 막고, 공동주택단지 내 작은도서관 운영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예산을 늘리면서 지역 대표도서관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박 장관은 문체부의 이런 정책들에 관해 “모든 정책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되는 게 없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거친다”면서 자신부터 문제의식을 항상 염두에 두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1시간 30분 정도 작은도서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박 장관은 “우선 전국 지자체장들께 편지를 쓰겠다”고 약속했다. 또 다른 수신인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국 교육감, 초중고교 교장들이다. 편지의 효력을 떠나 일단 ‘편지 공약’은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주말N극장가]이제훈에 옥주현까지…영화 이색홍보 눈길

    [주말N극장가]이제훈에 옥주현까지…영화 이색홍보 눈길

    크리스마스 전후는 영화계 대목 가운데 하나다. 굵직한 영화도 많이 나오고 영화관을 찾는 이도 많아진다. 어지간한 영화는 그야말로 명함조차 못 내밀게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영화 알리기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톡톡 튀는 영화 홍보가 눈길을 끈다. ●5인 감독 5색 인터뷰…‘10년’ 12일 개봉한 영화 ‘10년’은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총괄 제작을 맡고, 그가 직접 선발한 신예 감독 5인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단편 영화 5편으로 구성했다. 앞서 인터내셔널 프로듀서 ‘앤드류 초이’ 지휘로 홍콩, 대만, 태국에서 영화를 만들었고, 이번에 일본편이 나왔다. 일본편은 A.I 교육 시스템부터 디지털 유산까지 독특한 설정으로 10년 후 미래를 이야기한다.일본편 한국 개봉을 맞아 홍보 영상에 신예 감독 5인이 각자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이 눈길을 끈다. 5개 영화 가운데 ‘플랜 75’ 하야카와 치에 감독은 “국가에 공헌하지 못하고 사회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일에 큰 위기감과 분노를 느껴 촬영하게 되었다”라고 연출 계기를 밝히고 “한국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잘 부탁드린다”며 짧은 한국어 인사까지 건낸다. ‘데이터’를 연출한 츠노 메구미 감독은 “기록을 위해 무엇이든 데이터로 남기는 세상 속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것들이 잊히고 있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만들었다”면서 한국어 인사를 잊지 않는다. 5명의 감독에 이어 앤드류 초이는 “영화가 12월 12일 한국에서 개봉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즐겁게 영화 관람하시면 좋겠다”고 덧붙인다. ●이제훈의 내레이션…‘파바로티’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론 하워드 감독 음악 영화 ‘파바로티’는 역사상 최초 클래식으로 음악 차트 올킬 신화를 쓴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그린 영화다.특히 예고편은 배우 이제훈이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가 됐다. 파바로티의 모습과 함께 이제훈이 등장해 감미로운 음성으로 설명한다. 이제훈은 “저는 촬영이 끝나면 파바로티 노래를 듣곤 했는데요. 마치 우주를 떠도는 듯한 느낌이었어요”라며 파바로티의 ‘천상의 목소리’를 소개하고 “우연히 파바로티의 공연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그 감동을 아직 잊지 못합니다”라며 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제훈은 특히 파바로티가 부르는 아리아곡 ‘네순 도르마’에 관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그 전율의 무대를 극장에서 꼭 확인하세요”라고 추천한다. 다만, 이 영상은 유튜브 같은 곳에서 찾기 굉장히 어렵다. ‘이제훈 파바로티’를 검색어에 넣으면 그가 2003년 주연한 한국 영화 ‘파파로티’ 관련 영상만 잔뜩 뜬다. 검색어 설정에 특히 유의해서 찾아봐야 한다. ●옥주현 갈라콘서트…‘캣츠’이번 달 24일 개봉하는 ‘캣츠’는 유명 뮤지컬 ‘캣츠’를 영화화했다. ‘레미제라블’(2012) 거장 톰 후퍼 감독과 뮤지컬 대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조우한 영화로 일찍부터 관심을 끌었다. 특히, 뮤지컬에 등장하는 고양이의 분장 모습이 영화에서 더욱 실감 나게 묘사해 화제가 됐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16일 갈라콘서트까지 한다는 사실. 옥주현이 직접 커버곡 ‘메모리’의 한국어 버전을 선보인다. 이어 옥주현과 미니 토크는 물론, 다양한 무대까지 50분간 진행한다. 배급사 측은 뮤지컬 갈라 콘서트를 카카오톡과 멜론 등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쯤 되면 그 정성에 감동해 없었던 관심도 생겨날 듯 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번 달 ‘문화가 있는 날’ 영화 할인은 목요일

    이번 달 ‘문화가 있는 날’ 영화 할인은 목요일

    이번달 ‘문화가 있는 날’ 영화 관람 할인은 수요일이 아닌 목요일에 받을 수 있다. 전국상영관협회는 12월 ‘문화가 있는 날’을 이번에 한해 26일 목요일로 정햇다고 13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고 국민들의 문화 향유를 확산하고자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해 운영한다. 여기에 맞춰 전국 각종 문화행사를 공짜로 즐길 수도 있고, 영화도 할인된 가격으로 볼 수 있다. 멀티플렉스 3사 등 전국 영화관은 이에 따라 문화가 있는 날인 26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상영하는 영화 티켓을 5000원에 판매한다. 한편, 이번 달 ‘문화가 있는 날’인 26일에는 최민식·한석규 주연 ‘천문’(사진)을 개봉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다시 권하고픈 책 ‘베스트 10’… 연말 마무리는 책과 함께 ^^

    연말입니다. 여기저기서 많이 팔린 책, 꼭 읽어야 할 책 목록을 내놓습니다. 책골남도 질 수 없죠. 1년 동안 지면으로 소개해 드렸던 책 가운데 다시 한번 권해 드리고픈 10권을 추려 봤습니다. 민주주의는 만능인가(가갸날)는 민주주의는 무조건 옳고 좋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합니다. 민주주의의 순항을 위해 유념해야 할 점도 잘 짚었습니다. 중국의 정치 체계를 제대로 알고 싶은 독자에겐 중국의 엘리트 정치(민음사)를 들춰 보라고 하고 싶네요. 시진핑 독주 체제의 미래까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육식을 논할 때 더 깊이 있는 철학으로 대화하고 싶다면 동물윤리 대논쟁(사월의책)을 읽어 보세요. 개고기는 나쁘다는 식의 얄팍한 내용이 아닙니다. 진짜 동물 윤리를 말합니다. 이 문제를 철학으로 풀어냈다는 사실에 놀라실 겁니다. 목공, DIY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관한 책도 많이 나오는데요. 이 중 수리수리 집수리(문학동네)는 집 고치는 일, 집 고치는 사람들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재밌고 깊이도 있습니다. 우리 집도 고치고 싶네요. IB를 말한다(창비교육)는 문제 많은 우리 교육, 대안이 뭘까 잘 모르겠다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를 대안으로 내놨는데, 도입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타이탄(리더스북)은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두 천재의 흥미진진한 우주전쟁을 다룹니다. 둘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를 쭉 따라가는데, 천재는 역시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역사서도 빼놓으면 안 되겠죠. 백범의 길-임시정부의 중국 노정을 밟다(상·하, 아르테)는 백범의 머나먼 여정이 생생합니다. 상하이에 가면 저도 한 번 따라가 보고 싶습니다. 제국대학의 조센징(휴머니스트)은 재벌, 검찰을 비롯한 우리나라 엘리트의 기원을 치밀하게 쫓아갑니다. 근현대사 이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아르테)에선 다빈치의 메모를 통해 그의 삶을 생생하게 재현합니다. 메모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오월의봄)는 그저 신문으로만 접하던 중공업 위기를 생업에서 일하던 이가 생생하게 알려 줍니다. 중공업 특유의 문화를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렇게 10권을 꼽아 보니 책을 읽을 때 느낌이 새록새록 납니다. 더불어 내년에도 좋은 책을 골라 소개하고 싶은 생각 간절합니다. gjkim@seoul.co.kr
  • 북유럽 껍데기만 좇는… 북유럽식 한국

    북유럽 껍데기만 좇는… 북유럽식 한국

    북유럽의 공공가치/최희경 지음/한길사/832쪽/4만 5000원 한국은 최근 북유럽식 사회보장제도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누리교육, 방과후프로그램, 치매국가책임제, 지방자치단체별 기본소득제도 등이 이런 사례다. 좋은 제도라며 도입했지만, 마찰이 이어지고 부작용도 만만찮다. 안 맞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도대체 왜?신간 ‘북유럽의 공공가치’는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책이다. 최희경 경북대 교수가 10년 동안 한국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을 오가며 연구한 결과와 이를 통해 바라본 한국의 모순을 담았다. 저자는 단순히 북유럽 모형을 정책적·법제적 측면에서만 분석하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형성한 ‘공공가치’를 핵심으로 뽑아 낸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공정하다’, ‘합리적이다’, ‘관용적이다’, ‘복지제도가 잘 마련돼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북유럽의 모습들에 관해 “단순히 법과 정책을 잘 만들거나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 특정 집단의 도덕성이 우월해서가 아니라 그곳 사람들 일반이 역사에서 만들고 생활에서 따르는 공공가치로 지탱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공공가치를 개인가치와 사회가치로 나눠 살피고, 이를 통해 의료정책과 교육정책에서 어떻게 적용됐는지 연구했다. 의료와 교육은 누구나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고, 제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이다. 특히 이를 통해 한국의 모순도 통렬하게 짚어 낸다. 저자는 한국의 특징으로 사회가치보다 개인가치가 강한 점을 든다. 표현과 신념의 자유, 개인의 자율성과 권리에 관한 의식보다 생존에 관한 의식이 최우선이다. 이런 한국 특유의 특징에 관해 저자는 비교연구 정치학자 헬게센의 말을 들어 설명한다. “북유럽 사람들도 자기 나라의 제도와 정책에 불만이 많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극단적으로 힘들 때 제도와 국가가 구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1960년대 경제성장 과정에서 경쟁, 성공과 실패의 논리에 지배당했다. 과다한 경쟁과 생존에 관한 집착은 이기적 성공주의를 용인하게 한다. 각종 비교 조사에서 한국의 사회가치는 북유럽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저자는 “가정과 국가 중심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사회라는 개념과 시민가치가 미진했다”고 설명한다. 배타적 가족주의 탓에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가족의 경계를 넘기 어려웠고, 사회 전체의 공동가치로 진전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의료와 교육에서 우리의 맹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북유럽 국가의 의료제도는 오랜 시간을 거쳐 보편주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공공 부담에서 의료재정 비중이 85%로 압도적으로 높고, 의료제도와 의사들에 대한 신뢰 역시 상당히 높다. 그러나 한국의 의료제도는 민간의료시설의 경쟁체제와 전국민의료보험이라는 보편주의가 합쳐져 단기간에 진전했다. 이런 구조에 공동체 의식과 제도에 관한 신뢰가 낮아 보험료를 인상하는 노력은 저항을 부르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북유럽 국가에서의 서민 교육은 17세기 교회가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문자를 가르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덴마크의 농민교육자 그룬트비 주도로 공동체 중심 토론과 학습이 퍼져 나가며 바탕을 이룬다. 반면 한국의 교육은 해방 후 본격적으로 실행됐고, 1960년대 인적자원을 경제개발에 활용한다는 목표로 확대됐다. 여기에 생존에 관한 가치가 결합하면서 결국 교육은 성공의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저자는 “서비스 공급자의 부족한 사회 책임, 수요자의 높은 기대와 과도한 권리의식, 시설난과 재정부족 등이 겹쳐 갈등을 부른다. 진보 정책을 도입할 때 형식적인 제도 운용의 매뉴얼만 익힐 게 아니라 가치에 관한 고민과 학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책은 저자가 ‘현장조사 기록’이라 할 만큼 구체적인 사례로 가득하다. 160여개 인터뷰와 각종 사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가치조사(WVS) 등의 객관적 지표는 물론 각종 문헌 분석 등을 30여개 표와 그림으로 정리했다. 북유럽 일부 사례를 겉핥기 수준으로 바라보거나 자료를 짜깁기한 수준의 책들을 넘어 만족할 만한 답이 될 수 있을 법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카메라로 수묵화를 그리다

    [그 책속 이미지] 카메라로 수묵화를 그리다

    산수화로 배우는 풍경사진/주기중 지음/아특사/330쪽/2만원 하늘 끝자락에서 드리운 구름이 기어코 앞산마저 뒤덮었다. 산자락을 도는 차는 구름으로 들어가기 직전이다. 신선이 산다는 몽유도원 입구에 선 아이의 마음이 이랬을까. 강원도 미시령 풍경이 수묵화를 고이 옮겨 놓은 것 같다. 신간 ‘산수화로 배우는 풍경사진’은 일간지 사진부장 출신 저자가 중국과 조선시대 전통적인 산수화 이론으로 풀어낸 촬영 안내서다. 카메라 조리개와 셔터 속도, 전체적인 구도 잡는 법과 촬영 시간대 선택 등 기술적인 부분에 관한 강습이 피가 되고 살이 될 법하다. 그러나 정작 책의 백미는 풍경사진의 지향점을 작가의 정신세계를 담는 산수화의 경지에 빗대어 설명한 부분이다. 저자는 좋은 풍경사진의 관건이 자연에 담긴 정신과 작가의 자연관을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대자연 앞에 선 사진가의 자세, 생각과 감정을 사진에 이입시키는 방법을 배워 보자. 너무 어렵다면 저자가 직접 촬영한 백두대간, 섬진강, 춘천 등의 풍경사진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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