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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는 위로” BTS·봉준호가 전하는 문화의 가치

    “문화는 위로” BTS·봉준호가 전하는 문화의 가치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 주요 영화제를 휩쓴 봉준호 감독 등이 문화의 가치를 알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4~23일 진행하는 2020 박물관·미술관 주간에 맞춰 비대면 사회 속 문화의 가치와 역할을 담은 ‘문화는 위로입니다’ 영상 광고를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기존 영상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의 내·외벽에 비추는 기법으로 제작했다. 200억원의 수익을 올린 BTS 비대면 공연 ‘방방콘 더 라이브’, 봉 감독과 배우 송강호 등 영화 ‘기생충’ 출연진 영상, 안숙선 명창과 국립무용단의 ‘묵향’ 공연 등을 활용했다. 문체부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전국 37개 전광판 광고에서 전날부터 상영됐다. 유튜브 문화체육관광부 채널(youtu.be/AUQa22p2v_c)에서도 볼 수 있다. 한재혁 문체부 대변인은 “이번 영상 광고를 통해 비대면 시대에 따뜻한 연결사회를 위한 문화의 중요성이 국민들에게 전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다시 광복 펴다

    다시 광복 펴다

    일흔다섯 해를 맞은 광복절을 앞두고 잊힌 독립운동가를 기억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만화라면 좀더 다가가기 쉬울듯하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함께 일본의 만행을 잊지 말자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의 증언을 시로 풀어낸 재외 한국작가의 시집, 해방 후 혼란을 극복하지 못해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원자폭탄을 재건에 활용한 일본 등 주목할 만한 책을 다양한 장르로 추려 봤다.●잊힌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라 ‘의병장 희순’은 조선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의병장 윤희순을 다룬 만화다. 한양 선비 윤익상의 딸로 태어난 그는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 시행으로 가문의 남성들이 의병에 참여하자 후방에서 식량 조달과 군자금 모집, 탄약 제조 등을 맡았다. 이어 여성 의병단인 ‘안사람 의병단’을 조직하고, 중국으로 망명해 ‘노학당’을 운영하며 항일 전사를 양성했다. ‘조선독립단’을 조직해 무장투쟁에까지 나선 윤희순의 삶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민족의 암흑기에 이국에서 조선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 짧은 생애를 마친 김산(본명 장지락)은 ‘한국의 체 게바라’로 불린다. 신문기자인 님 웨일스가 1937년 중국에서 김산을 만나 불꽃같이 살았던 그의 삶을 기록했고, 1941년 미국에서 ‘아리랑의 노래’로 출간했다. 1984년 국내에 번역된 책을 박건웅 작가가 신간 만화 ‘아리랑’으로 다시 냈다. 의학을 공부하다 혁명을 위해 이국을 누비며 투쟁한 식민지 조선 청년의 고뇌와 투쟁이 깊은 울림을 준다. 잊힌 독립혁명가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이가 바로 약산 김원봉이다. 영화 ‘밀정’(2016)을 비롯해 다양한 각도로 그의 삶을 재조명하지만, 월북 행적 때문에 논란도 많다. 허영만 작가가 ‘독립혁명가 김원봉’으로 약산의 삶을 만화로 복원했다. ‘정의(正義)로운 일을 맹렬(猛烈)히 실행한다’는 뜻으로 붙인 의열단의 탄생과, 그들의 일제에 맞선 폭력투쟁, 광복 이후의 삶까지 생생히 담았다. ●여전히 생생한 피해자·가해자 증언 열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에밀리 정민 윤은 대학 시절 논문을 작성하다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접하고 이를 시로 쓰기 시작했다. 그의 시 35편을 담은 시집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은 남성성, 군국주의, 제국주의, 전쟁, 인종차별을 다룬다. 특히 7명 위안부의 증언을 시로 풀어낸 2장 ‘증언´에서 일제의 만행을 시로써 고발한다. 위안부로 시작한 그의 시는 현대에 벌어지는 성차별, 성폭력에 관한 여성들의 이야기까지 닿는다. ‘악한 사람들’은 온갖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실험하고 죽인 731부대를 소환했다. 이제서야 “그때를 후회한다”고 하는 전범들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악을 타자화하면 결국 타인을 악으로 만들게 된다”고 주장한 저자 제임스 도즈는 인간을 괴물로 만들어 버리는 조직적, 구조적, 심리적 과정을 분석한다. ●해방 이후 한국과 일본에 주목하다 ‘26일 동안의 광복’은 한국 현대사의 첫날인 1945년 8월 15일부터 조선총독부 청사에 성조기가 게양되는 9월 9일까지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역사 다큐멘터리다. 일본 패망과 조선 해방을 직감한 여운형의 전화로 시작하는 해방 전야부터 송진우와의 좌우합작 시도까지 단 하루가 1부, 해방 이튿날부터 9월 9일까지 ‘분단’에 이르는 25일을 2부로 구성했다. 저자는 75년 전 가장 밝았던 광복, 그날 이후 25일간은 어둠이 빛을 삼켜 가는 시간이었다고 결론짓는다. 1945년 8월 15일 이후 일본은 흔히 ‘잿더미’로 상징된다. 매년 3월에 열리는 도쿄대공습 추도식 전이나 8월 ‘종전의 날’이 다가올 때마다 미디어에서는 패전 당시에 촬영된 불탄 들판 사진 등 ‘잿더미’를 끌어온다. ‘‘잿더미’ 전후공간론’은 암시장으로 대표되는 당시 일본 사회와 각종 문학 작품을 통해 일본이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동시에 ‘일본인은 이 비참함에서 다시 일어섰다’라는 서사를 생산했다고 주장한다. 이런 미화한 이미지가 우리와 같은 피해자들의 현실을 가린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여혐 논란’ 기안84… 웹툰 연재 중단 청원 등장

    ‘여혐 논란’ 기안84… 웹툰 연재 중단 청원 등장

    만화가 겸 방송인 기안84(본명 김희민)의 네이버 연재 웹툰 ‘복학왕’이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웹툰 연재 중단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문제가 된 내용 일부를 수정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기안84는 ‘복학왕’ 새 에피소드 ‘광어인간’에서 여주인공 봉지은이 기업 정직원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문제가 된 회차는 지난 11일 공개된 2화다. 무능력한 여주인공이 대학 선배의 인맥으로 한 대기업 아쿠아리움 사업부 인턴으로 입사한 데다 남자 상사와의 성관계를 통해 정직원이 된 것처럼 보인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2일 ‘웹툰 연재 중지를 요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여성을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웹툰 측은 논란을 고려해 “작가와 협의해 내용을 수정했다. 좀더 신경쓰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기안84 역시 수정한 원고 끝에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고민하다가 그린 것”이라며 “원래 의도와 달리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기안84의 웹툰 연재를 중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3일 오후 기준 8만 2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나 혼자 산다’ 시청자 게시판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다. 김기중 기자 jiye@seoul.co.kr
  • 선착순 100만명에게 숙박 최대 4만원 할인

    선착순 100만명에게 숙박 최대 4만원 할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마련한 재원 904억원을 투입해 숙박·여행·공연·전시·영화·체육 6개 분야 쿠폰 861만장을 날짜별로 선착순 배포한다고 12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한 내수 시장을 살리고 여가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다. 영화와 박물관은 14일부터 할인권을 제공한다. 6000원(주당 1인 2매) 할인 쿠폰 176만장은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뿐만 아니라 독립·예술영화전용관 등 전국 487개 극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박물관 할인권은 ‘문화엔(N)티켓 사이트’에서 받는다. 티켓 가격 40%(최대 3000원, 1인당 5매까지)를 할인받는 쿠폰을 190만장 준비했다. 미술 전시는 온라인 예매처 5곳에서 21일부터 최대 3000원(예매처별 1인당 2매) 쿠폰 160만장을 푼다. 공연 할인권은 예스24 등 8개 온라인 예매처에서 24일부터 8000원 할인권(180만장)을 신청할 수 있다. 숙박 할인권은 9~10월분 숙박을 예약하는 100만명에게 선착순 제공한다. 7만원 이하 숙박 시 3만원권(20만장), 7만원 초과 숙박 시에는 4만원권(80만장)이다. 인터파크 등 27개 온라인여행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여행은 투어비스 홈페이지에서 25일부터 예약할 때 쓴다. 공모로 선정한 국내여행상품 조기 예약 및 선결제 시 선착순 15만명에게 30%를 할인한다. 체육시설 이용 할인은 24일부터 7개 신용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1개월 이내 민간 실내체육시설 결제 금액 누적 8만원 이상 시 3만원을 지원받는다. 문체부는 홈페이지(mcst.go.kr)에 6개 할인쿠폰에 관한 통합 안내창구를 마련한다. 문체부는 이번 할인쿠폰 제공과 관련, “국민들의 소비 활동 증가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대비해 철저한 방역을 기해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지역문화대표브랜드 대상에 ‘비밀의 서원, 월봉서원’ 선정

    지역문화대표브랜드 대상에 ‘비밀의 서원, 월봉서원’ 선정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 지역문화대표브랜드 대상에 광주 광산구의 ‘비밀의 서원, 월봉서원’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대구 서구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이 최우수상을, 강원 속초시 ‘상도문 돌담마을’이 우수상을 받았다. 월봉서원은 16세기 조선의 대표적 성리학자인 고봉 기대승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조선 중기 서원이다.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문을 닫았다가 1941년 빙월당을 새로 짓고 서원의 모습을 다시 갖췄다. 조선의 서원문화를 지역적·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특화 지역문화브랜드로 육성하고자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맞춤형 교육문화 콘텐츠를 마련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은 소외됐던 마을이 주민들이 꺼내 놓은 화분들과 벽화가 어우러진 골목정원으로 거듭난 문화적 도시재생 사례다. 상도문 돌담마을은 500년 전통의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서 문화중심 마을사업을 통해 돌담마을로 재탄생했다. 문체부는 대상에 5000만원, 최우수상에 3000만원, 우수상에 2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준다. 올해로 9회째인 지역문화대표브랜드 선정 사업은 지역의 문화 특화를 유도하고 지역 문화 발전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시행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일제강점기 35년, 독립운동가도 부역자도 기억해야”

    “일제강점기 35년, 독립운동가도 부역자도 기억해야”

    “3·1운동, 유관순 기억으로만 그쳐선 안 돼6월 항쟁까지 이어진 우리 민족의 DNA”김 알렉산드라·최재형 선생·손기정 선수그림 그리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 꼽아 “너무나 많은 독립운동가가 잊혔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친일 부역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광복 이후에도 그들이 권력을 누리며 영화롭게 살도록 해 준 사실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박시백 작가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광복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역사만화 ‘35년’ (비아북) 기자간담회에서 출간의 의미로 ‘기억’을 꼽았다. 책은 1910년 8월 29일 일본의 조선 강제병합부터 1945년 8월 15일 광복까지 35년을 담았다. 앞서 300만부가 팔린 밀리언셀러 ‘조선왕조실록’(20권)을 완간한 2013년부터 시작해 7년이나 걸려 모두 7권으로 완간했다. “일제강점기 35년사에 관해 일반인들 이상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그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공부하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전작에서는 ‘실록’이라는 명확한 자료가 있었지만, 일제강점기는 관련 자료들이 상충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무엇보다도 등장해야 할 인물이 너무 많았다. 박 작가는 “될 수 있으면 더 많은 독립운동가와 친일 부역자들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기억에 남는 인물로는 조선인 최초로 볼셰비키 혁명에 참여했다가 총살당한 여성 김 알렉산드라, 연해주에서 큰 부를 일구고 독립운동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기꺼이 바친 최재형 선생, 일장기 말소 사건 정도로만 기억하지만 여운형의 건국동맹 밑에서 활동한 손기정 선수 등을 꼽았다. 그는 이렇게 수많은 인물이 살아낸 35년이 “우리가 사는 민주공화국을 탄생시킨,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라고 말했다. “누군가는 미국의 원자폭탄으로 해방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35년은 그저 그런 역사가 아니에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부단한 투쟁의 역사입니다.” 박 작가는 전체 7권 가운데 3·1운동을 다룬 2권과 친일파를 추적한 7권을 꼭 읽으라고 추천했다. 3·1운동에 관해서 “그저 유관순 열사로만 기억하는 데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세계 민중운동사에서 찾기 어려운 혁명이었고, 4·19와 6월 항쟁까지 이어진 우리 민족의 DNA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7권에선 “당시 글이나 강연으로 ‘천황을 위해 전쟁터로 나가라’고 한 지식인들을 다룬다. 광복 이후에도 이어지는 이들에 관해 우리가 좀더 엄정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도서정가제 합의 폐기… 출판계 “靑 지시” 문체부 “여론 고려”

    도서정가제 합의 폐기… 출판계 “靑 지시” 문체부 “여론 고려”

    “웹툰·웹소설 전자출판물 예외로 하려 해…정부, 포털 대기업 규제 봐주기 아니냐”출판계 공동대책위 꾸려 강력 대응 예고문체부 “20만 반대 청원… 곧 초안 발표”올해 11월 재개정하는 도서정가제가 표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관협의체를 꾸려 1년 가까이 논의한 합의안을 문화체육관광부가 갑작스레 파기했다며 출판계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출판계는 특히 “이면에 청와대 지시가 있었다”며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한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출판계 30개 단체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 4층 대강당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문체부의 합의안 파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5월 20일 민관협의체는 현행 도서정가제를 유지하면서 웹툰·웹소설 부문을 추가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전자화폐(캐시, 코인)를 한시적으로 사용하도록 정가표시 의무를 완화하고, 도서 정가를 다시 붙일 수 있는 재정가 시점을 현행 출간 후 18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하는 내용 등이다. 박성경 출판인회의 유통정책위원장은 “6월 18일 서명을 하기로 했는데, 문체부가 두어 차례 연기하더니, 결국 일부 단체만 모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3년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라 시행된 도서정가제는 2014년 간행물 정가에서 최대 15%(가격 할인 10%+마일리지 5%)까지 할인할 수 있도록 했다. 대량 구매로 가격 할인이 유리한 대형 유통사가 주도할 수 있는 도서시장에서 작은 서점과 출판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소비자 입장에선 경제적인 피해와 다양한 선택권 보장이라는 측면이 충돌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해 재검토 시점을 앞두고 지난해 7월부터 정부, 출판, 서점, 웹툰·웹소설, 소비자 등 모두 13개 단체를 포함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11개월 동안 협의를 진행했다. 그런데 돌연 문체부가 합의안을 파기한 것이다. 출판계는 이 배경으로 네이버·카카오 등 전자출판물 유통업체의 거부를 꼽고 있다. 현재 웹툰·웹소설과 같은 전자콘텐츠는 일반콘텐츠나 도서로 출간할 수 있다. ISBN(국제표준 도서번호)을 받아 출간하면 부가가치세 10% 면제 혜택을 받는 대신 도서정가제를 지켜야 하는 규제가 적용된다. 박옥균 1인출판협동조합 이사장은 “네이버와 카카오는 면세 혜택을 원하지만 동시에 규제는 안 받으려 한다. 웹툰·웹소설 시장이 수천억원대로 커지고 있어 규제가 필요한데도 정부가 대기업 의견을 반영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여론에 청와대가 부담을 느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송성호 대한출판문화협회 유통담당 상무이사는 “지난해 11월 도서정가제를 폐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뒤부터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며 “문체부 한 인사로부터 최근 ‘청와대가 합의안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고 다시 안을 짜 오라고 요구해 파기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문체부는 지난달 15일 공개토론회를 예고했다가 갑작스레 취소하고 하루 전 급하게 재개를 통보하는 등 긴급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이날 발표한 도서정가제 관련 설문에는 문체부의 의도가 고스란히 담겼다는 게 출판계 측 주장이다. 문체부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10명 가운데 7명이 현행 15%인 할인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고, 할인율에 관해서는 도서정가제 개정 전 수준인 ‘19%를 초과해야 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전자출판물 도서정가제 적용에 관해서는 ‘별도 조항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종이책보다 전자책 할인율이 더 높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내용을 미리 검토한 출판계는 “결론을 정해 놓은 토론회에 참석할 수 없다”며 지난달 공개토론회에 모두 빠졌다. 문체부 출판인쇄독서진흥과 측은 “20만명이 반대 의견을 냈으니 청와대도 당연히 관심을 둘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민관협의체의 안은 국민 의견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조만간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다만 악’ 맑음, ‘반도’ 흐림, ‘강철비2’는 폭우

    ‘다만 악’ 맑음, ‘반도’ 흐림, ‘강철비2’는 폭우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이른바 ‘7말 8초’는 여름 극장가 ‘텐트 폴’로 불린다. 관객 수가 마치 막대기를 올린 텐트처럼 봉긋 솟아오른 것처럼 많다고 해서 붙인 말이다. 한 해 관객 4분의 1이 몰리는 이 기간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장기간 폭우가 이어지며 관객 발길도 뜸하다. 그야말로 ‘시계 제로’ 상황. 이런 속에서 올여름 극장가 승자는 누가 될 것인까. 잘 안 굴러가는 머리지만, 통계와 댓글을 토대로 최대한 분석해봤다. ●<맑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올해 2월부터 침체한 극장가에 ‘천만영화’는 커녕 ‘오백만영화’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나마 ‘반도’가 간만에 좋은 성적을 내며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거세고 치고 올라오고, ‘강철비2’는 예상 외로 힘을 못 쓰면서 지형 정리가 다소 돼가는 분위기다. 올여름 ‘빅3’ 영화 가운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전망이 가장 밝아 보인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개봉 첫날인 5일에만 35만여명을 기록했다. 평일 치고 상당히 좋은 실적이다. 개봉 이틀째에는 28만 5000여명으로 다소 쳐졌지만, 누적 관객 수 63만 5000여명에 이른다. 경쟁작 ‘반도’와 비교할 때 개봉 첫날 스코어가 근소한 차이로 뒤졌지만, 이틀째 누적관객 수 57만 8000여명을 찍은 ‘반도’를 뛰어넘었다. 스타트가 더 낫다는 뜻이다. 청부살인업자 인남(황정민 분)과 무자비한 살인마 레이(이정재 분)가 일본과 한국, 태국을 넘나들며 벌이는 광란의 추격전을 담았다. ‘신세계’ 콤비가 7년 만에 다시 만나 화제가 됐다. 특히 7일 실시간 예매율이 55.3%로 절반을 넘어섰다. 기자·평론가 평점이 고작 5.83점이지만, 알다시피 이 평점은 스코어와 상관관계가 현저히 떨어진다. 흥행과 직결한 관람객 평점이 9.12, 네티즌 평점이 8.01(네이버 기준)로 아주 좋은 편이다. 영화에 관한 관람평도 이틀 만에 무려 4500개를 넘어설 정도다. ‘연기는 손색이 없으나, 스토리가 조금 빈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정재가 지드래곤 같다’, ‘신세계가 흥행한 이유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 이정재’, ‘액션도 쩔고(대단하다는 뜻의 은어) 계속 장소가 바뀌며 치달리는 영화라 지루하지도 않다’는 댓글이 주로 공감을 받았다. 이번 주말에 이어 특별한 경쟁작이 없는 다음 주말까지 인기가 이어지면 500만도 조심스레 점칠 수 있겠다.●<비> 제목 따라간 ‘강철비2’ ‘강철비2’는 제목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 하다. 올여름 최대 기대작이었지만, 스코어만 놓고 보면 장마철럼 우울하기 짝이 없다. 개봉 첫날인 지난달 29일 관객 수 22만 2000여명으로 다소 미흡한 출발을 보였고, 첫 주말에 각각 27만 3000여명, 23만 1000여명을 기록하더니 그 다음 주 평일부터 11만 3000여명으로 내려앉았다. 개봉 9일째인 6일 평일 관객수 4만 5000여명 수준. 여기에 승승장구하는 ‘다만 악’에 밀려 회복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누적관객수 133만 8000여명으로 200만명 넘기만 바라야 할 지경. 기대작치고는 허무한 결말로 가고 있는데, 왜 그런가 댓글을 살펴보면 대충 ‘느낌 알 수 있는’ 상태다. 네이버 영화평 댓글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너무나 쉽고 허술하게 납치되는 과정을 보면서 어이 상실 한 번 하고 백악관이 이 사실조차 모른다는 데서 두 번 어이 상실...예의 없고 안하무인의 미대통령의 코미디 캐릭터를 보면서 기대 접고 봄’이란 댓글이 가장 공감을 많이 받았다. 2013년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양우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한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다소 무리한 스토리, 배우들의 억지스런 연기, 미흡한 액션이 관람객들의 불평을 샀다. ‘관람객 평점 높은 거 알바라고 보면 되요. 개실망(아주 실망했다는 뜻의 은어) 했습니다. 저 배우들을 데리고 이 정도밖에 안되나요?’라는 불만의 댓글이 계속 달리는 점으로 미뤄볼 때, 전망이 밝지 않다. 다만, 기자·평론가 평점은 6.64로 ‘다만 악’보다 다소 높다. 역시나 이 평점은 스코어와 큰 관계가 없음을 다시 입증했다고나 할까.●<흐림> ‘반도’는 500만, 아니 400만 정도? ‘반도’는 500만을 점치기 다소 애매한 상황이다. 출발은 좋았고, 이어 나온 ‘강철비2’도 제쳤지만, ‘다만 악’에는 밀리는 형국이다. 영화는 개봉 4일째인 주말(7월 18일)에 51만 6000여명, 다음 날에는 44만 3000여명을 기록했다. 이후 평일에는 1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다행히 경쟁작이 없어 득을 봤다. 주말인 지난달 25, 26일 각각 25만 9000여명, 21만여명이 들어 올해 최대 히트작으로 올라섰다. 천만영화 ‘부산행’(2016)의 4년 뒤를 다룬 속편이다. 2020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고, 북미·프랑스·중남미·대만에 선 판매를 완료해 관심을 끌었다. 전대미문 재난에서 살아남은 정석(강동원 분)은 피할 수 없는 제안에 다시 반도로 들어가고,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더욱 거세진 좀비 떼의 습격을 받는다. 좀비 떼는 강력해졌지만, 전작에 비할 때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부산행 반도 못 따라감. 그래서 반도임’이라는 재치 넘치는 댓글이 유독 눈에 띈다. 이번 달 1일과 2일에 12만 1000여명, 9만 9000여명으로 다소 소강상태에 들어섰고, 평일은 2만명대로 관객 수가 떨어진 상태다. 6일 현재 누적관객 수 359만 3000여명이다. ‘다만 악’이 치고 나온 상태고, 동력을 잃어버린 잠수함처럼 가라앉은 ‘강철비2’가 예매율 2위를 달리면서 예매율 3위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로선 500만명은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래프로만 살펴보면 아마도 다음 주 주말 이후에나 400만명을 넘기고, 곧이어 나올 디즈니 액션 ‘뮬란’에 밀려 ‘화려하게’ 퇴장할 가능성이 크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코로나19로 게임이용률 확 늘었다”

    “코로나19로 게임이용률 확 늘었다”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게임이용률이 올해 대폭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7일 발간한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전체 국민의 70.5%가 게임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대비 4.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게임이용률은 2017년 70.3%에서 2018년 67.2%로 60%대로 내려섰다. 이어 2019년에는 65.7%로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게임이용률은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모바일 게임이 9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PC 게임(59.1%), 콘솔 게임(20.8%), 아케이드 게임(10.0%) 순이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게임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기기는 스마트폰이 9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데스크톱(59.9%), 노트북(51.2%), 태블릿PC(32.4%)였다. 올해 1월 이전 게임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라 게임 이용 행태에 변화가 있는지’ 조사한 결과, 이용 시간과 비용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분야별로는 모바일 게임이 47.1%로 가장 높았다. PC 게임(45.6%), 콘솔 게임(41.4%) 등도 40%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직접 게임장을 방문해야 하는 아케이드 게임은 32.3%가 이용 시간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증가했다는 응답률은 18.0%에 그쳤다. 게임 이용 시간이 증가한 게임 분야에서 비용 또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분야별로 보면 모바일 게임은 비용이 늘었다는 응답(40.8%)이 줄었다는 응답(10.3%)의 4배 수준이었다. PC게임도 증가(38.7%)가 감소(12.5%)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0∼65세 일반인 3084명을 대상으로 5월 27일부터 6월 15일까지 설문과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베스트셀러]재테크 서적 강세 여전…‘부의 대이동‘ 1위

    [베스트셀러]재테크 서적 강세 여전…‘부의 대이동‘ 1위

    달러, 금의 흐름과 미래 투자 전략을 담은 ‘부의 대이동’(사진)이 출간 3주 만에 정상에 오르고, 재테크 서적들이 지난주에 이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했다. 금 가치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데다가,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 발표와 함께 주식투자 열풍이 맞물리면서 관련 서적 강세가 두드러진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출판계에 이런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7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8월 첫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현황에 따르면 달러, ‘부의 대이동’이 1위에 올랐다. 구매자 연령은 30대(34.8%)와 40대(34.1%)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밖에 ‘돈의 속성’(3위), ‘킵 고잉’(5위), ‘존 리의 부자 되기 습관’(6위)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김미경의 리부트는 2위를 유지했다. 상반기 내내 상위권을 유지한 자기계발 서적 ‘더 해빙’은 7위였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공감하는 이들이 ‘사주기 운동’을 벌인 ‘김지은입니다’는 전주보다 7계단 하락한 37위를 기록했다. 다음은 교보문고 8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부의 대이동(페이지2북스) 2. 김미경의 리부트(웅진지식하우스) 3. 돈의 속성(스노우폭스북스) 4. 흔한 남매 5(아이세움) 5. 킵 고잉(21세기북스) 6. 존리의 부자 되기 습관(지식노마드) 7. 더 해빙(수오서재) 8. 기억(열린책들) 9.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해커스어학연구소) 10. 성숙한 어른이 갖춰야 할 좋은 심리 습관(다연)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작가 20명 속내 온전히 나눠 보니 ‘온기 있는 출판’ 신념 더 강해졌죠”

    “작가 20명 속내 온전히 나눠 보니 ‘온기 있는 출판’ 신념 더 강해졌죠”

    2권 이상 출간 작가 이야기 듣고‘스무 해의 폴짝’ 책으로 엮어내“신간 수명 끔찍하게 짧아졌지만종수 늘리기보다 가능한 일 확장”오디오북·외국 번역 수출 등 계획“스무 해 동안 독자들 취향이 엄청나게 변화했어요. 그렇다면 작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작가들을 만나 보면 출판사가 나아갈 방향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찾아다녔죠.”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가 작가 스무 명을 직접 만난 이유다. 지난해 9월부터 권혁웅 시인, 김금희 작가, 김연수 작가, 김용택 시인, 백선희 번역가, 신형철 평론가, 이기호 작가, 이해인 수녀, 황인숙 시인 등 마음산책에서 2권 이상 출간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걸 엮은 게 ‘스무 해의 폴짝’이다. 정 대표와 오랜 인연이 있던 작가들은 속내를 온전히 드러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소설 속 인물들이 다들 잘 살아 줬으면 좋겠다”는 김금희 작가, 평론에 관해 논리적 구조물을 직조하는 방법과 정확한 문장을 쓰는 방법을 이야기한 신형철 평론가, “각 세대의 작가들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김연수 작가, 정 대표가 ‘언니´라고 부르는 황인숙 시인의 독특한 시작법 등등 읽는 내내 밑줄을 잔뜩 그어야 할 정도다. 그리고 읽다 보면 작가들이 문학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지난 4일 출판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인터뷰는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했다. 출판사 대표로서 작가를 만날 때는 대부분 책 이야기를 했는데, 지난 만남에선 “작가로 사는 사람들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한마디로 원천을 들여다본 느낌이죠. 그러면서 나는 왜 출판을 하는가, 왜 책을 만들어 독자에게 주고 있나 이런 생각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산책 책은 짧은 소설 시리즈를 비롯해 말 시리즈, 마음사전 시리즈, 그리고 줌파 라히리, 요네하라 마리의 전작, 작가와 시인의 산문집 등이 유명하다. 독자층이 탄탄한, ‘믿보’(믿고 보는) 출판사로 꼽힌다. 스무 해 동안 420종, 한 달에 두 권꼴로 책을 냈다. 외주를 주지 않고 조판부터 디자인까지, 직원 10명이 모두 동참한다. 담당 편집자와 디자이너에게 다른 직원이 자신의 경험을 건네면서 “책 만드는 즐거움을 모두 즐긴다”고 했다. “‘이게 돈이 될까’ 생각하지 않고 한 권 한 권 전력을 다했고, 그중에서 히트작이 꽤 많았다”면서 뿌듯한 표정도 지었다. 부침이 심한 출판계를 이제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이런 고민에서 시작한 인터뷰가 해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됐을까. 그는 “문학·인문·예술 분야 전문 출판사로서 인간의 온기를 잃지 않는 출판에 관한 신념이 더 강해졌다”고 주저 없이 말했다. “신간의 수명이 끔찍하게 짧아졌지만, 종수를 늘리기보다 책이 나오면 할 수 있는 일을 더 확장하고 싶다”는 정 대표는 독자 북클럽 운영과 오디오북에 마음을 쓰는 시간이 많아졌다. 외국 번역 수출도 늘릴 생각이다. “마음산책의 색깔이 녹색이었다면 앞으로는 녹색을 그대로 유지한 채 조금 변주를 해 볼까 해요. 중심 색상 자체는 흔들리지 않는 다양한 시도라 할까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안중근·윤봉길이 안 된 1만 5000명 이야기

    안중근·윤봉길이 안 된 1만 5000명 이야기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김좌진, 김구. 독립운동사에서 항상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8도 연합 의병대를 통솔해 일본군과 싸우고 서대문형무소 1호 사형수가 된 허위, 상하이 임시정부의 자금줄 역할을 한 안희제, 일본 장교 자리를 버리고 연해주에서 빨치산 부대를 이끈 김경천은 잘 모른다. 유관순이 활약한 아우내 만세운동의 진짜 주역 김구응, 김좌진과 함께 만주 독립군 3대 맹장으로 꼽힌 김동삼과 오동진, 미국에서 군사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양성한 박용만 역시 익숙하지 않다. 왜 이들은 잊혀졌을까. ‘우리가 버린 독립운동가들’의 저자 손성진 서울신문 논설고문은 독립운동가 20인의 각종 기록을 뒤지고, 전적지는 물론 고향을 찾아 후손들을 만났다. 덕분에 “독립운동가들의 생애를 취재하고 공부한 것을 글로 옮겨 적으면서 몇 번이나 벅찬 감정에 나도 모르게 울컥하곤 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들의 치열한 삶도 생생하게 살아났다. 저자는 이들을 잊게 된 이유로 이념 문제를 꼽는다. 광복에 이어 분단을 겪으면서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은 언급조차 꺼리게 됐다. 중국 홍군과 협력한 양세붕, 러시아 적군과 협력한 김경천 등과 같은 인물이 이런 사례다. 정치적인 의도도 있을 터다. 이승만과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이끌었지만, 뜻이 달라 절연한 박용만이라든가 일부 세력이 정치적 이유로 유관순을 독립운동의 표상으로 띄우면서 묻힌 김구응이 그렇다. 후손들이 없다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독립운동을 하면 가족이 풍비박산 나기 일쑤여서 남은 후손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한국에 없는 사례가 빈번하다. 그리고 우리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찾지도 않았다. 독립유공자 공훈록에 등록된 인물이 1만 5000여명에 이른다. 저자는 단지 몇 명의 독립운동가를 더 소개하고자 책을 쓴 게 아니라고 했다. 이들을 다시 세워 훨씬 더 많은 독립운동가가 기억 저편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자 했다.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독립을 위해 싸운 이들을 버린 나라의 미래가 어떻겠냐고.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공유’하면 더 잘살 줄 알았는데… 노동자 보호장치 없는 사회로 퇴행

    ‘공유’하면 더 잘살 줄 알았는데… 노동자 보호장치 없는 사회로 퇴행

    그야말로 ‘공유경제’의 시대다. ‘플랫폼 경제’, ‘긱 경제’, ‘주문형 경제’로도 불리는 새로운 경제모델은 노동자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보여 준다. 남 밑에서 이래라저래라 소리 듣지 않고, 돈 벌고 싶을 때 언제든 유쾌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경제 모델이 노동자들의 주머니를 채워 주고, 노동자의 권리도 신장할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공유경제는 공유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경제모델이 사실상 초기 산업사회 모델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노동자는 일한 시간이 아니라 생산량으로 임금을 받는 ‘일하는 기계’로 전락한다. 그러다 보니 노동자의 안전 역시 뒷전이라 주장한다. 산업재해 보상은커녕, 차별과 성희롱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개인으로 일하기 때문에 노조 결성 역시 쉽지 않다. 저자는 화려하고 경쾌해 보이는 이면을 들여다보니, 결국 지난 수세기 동안 노동자들이 쌓아 올린 노동자 보호장치들이 없었다고 설명한다. 에어비앤비, 우버, 태스크래빗, 키친서핑 등 주요 공유경제 서비스 4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80명을 만나 이를 증명한다. 최신 스마트폰을 들고 이리저리 뛰지만 결국 큰돈을 벌지 못하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플랫폼이 독점적 위치에 올라도,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져도, 노동자에게 피해가 간다. 이런 현상은 2009년 9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대 침체를 겪으면서 생겨났다고 봤다. 2007년 400만명이던 시간제 근무자는 이후 800만명까지 늘었다. 아웃소싱, 소득의 급변성, 대량 정리해고 등 노동계 이슈가 공유경제에 얽혀 있다. 저자는 공유경제가 노동자의 일하는 시간을 제한하고, 좀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 그리고 각종 보호장치를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갖출 것을 요구한다. 배달·숙박 플랫폼의 갑질 횡포, 그리고 대리기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역시 이 문제를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67년 만에 나타난 그리움 담긴 편지

    [그 책속 이미지] 67년 만에 나타난 그리움 담긴 편지

    미군은 한국전쟁 당시 임진강에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다리 11개를 세웠다. 정전협정 이후 모두 철거했고, 경기도 파주 파평면 장파리 ‘리비교’ 하나만 남았다. 1953년 7월 4일 건설한 리비교는 미군뿐 아니라 한국군인, 피란민, 농민, 미군클럽 종사자 등 수많은 이들이 이용했다. 파주시는 이 다리를 DMZ 평화벨트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2016년 안전진단 결과 E등급이 나오자 2020년 봄 갑작스레 철거했다. 상판을 걷어내자 군인들이 페인트로 쓴 낙서와 그리운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국통일’이라는 글씨가 그저 처연하다. 장파리에서 태어나 미군부대로 출퇴근하는 아버지를 배웅하고 마중하던 이용남 작가가 그곳 사람들, 그리고 다리가 사라지기까지를 담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인도 제2외국어에 한국어 추가, 중국어는 빠져...모두 8개

    인도 제2외국어에 한국어 추가, 중국어는 빠져...모두 8개

    인도가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추가했다. 기존 5개 제2외국어 가운데 중국어가 빠지고 한국어를 비롯한 4개 언어를 추가하면서 인도의 제2외국어는 모두 8개로 늘었다. 정부는 한류의 영향과 경제 협력 확대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30일 인도 정부가 발표한 새 교육 정책에 따라 한국어가 제2외국어에 채택됐다고 6일 밝혔다. 인도는 공용어로 힌디어를 포함한 지방어 15개를 쓴다. 상용어는 영어다. 제2외국어로는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를 지금까지 썼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어를 빼고 한국어, 태국어, 러시아어, 포르투갈어를 추가했다. 특히 2020년 국가교육정책 발표에서 제2외국어 8개 언어 가운데 한국어를 맨 앞에 배치하기도 했다. 인도는 인구 13억 8000만명으로 세계 2위, 국토면적은 한반도의 15배로 세계 7위다. 한국의 다자외교 정책인 신남방 정책 주요 대상 국가이기도 하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한류 확산과 경제 협력 확대, 그리고 주인도한국대사관과 주인도한국문화원 주도로 인도 정부에 한국어 채택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건의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화원이 2012년 개원 이후 양국의 관계강화 및 한국기업 본격 진출에 대응해 한국어 보급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면서 “105개 인도 학교와 문화교류협력 협정을 체결해 연인원 학생 10만여명이 참가하는 한국 관련 수필 대회 등을 연례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의 한국어 학습 수요는 점차 증가 추세라고 문체부는 덧붙였다. 지난해 4개 세종학당(주인도한국문화원, 첸나이, 파트나, 바라사트)에서 2500명이 넘는 수강생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웠다. 문체부와 세종학당재단은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지난 6월 푸네, 임팔, 벵갈루루 등 인도 3개 도시에 세종학당을 신규 지정했다. 문체부는 후속 조치로 인도에서 사용할 한국어 교육과정 및 교재 개발, 한국어 현지교원 양성과정 운영 및 전문교원 파견 등을 추진한다. 국립국어원은 올해 하반기 인도 지역 한국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내년에는 인도 지역 교육과정을 토대로 한 한국어 교재를 개발한다. 세종학당재단은 한국어 전문교원 파견을 확대한다. 현지 교원 양성에도 힘쓰기로 했다. 올해부터 시범 운영 중인 현지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을 내년에 정식 추진한다. 현지 양성한 한국어 교원은 초·중등학교, 대학, 세종학당, 기업 등 한국어 교육 수요가 있는 곳에서 활동하도록 지원한다. 한편, 문체부는 이번 달 중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어 확산 종합계획을 발표한다. 이번 계획에는 외국어 또는 제2언어로의 국어 학습자를 늘리기 위한 한국어교원, 교육과정·교재, 교육기관 지원 및 관련 제도 개선 사항을 담을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산업디자인 선구자 민철홍 별세

    산업디자인 선구자 민철홍 별세

    산업디자인 분야를 한국에 도입한 민철홍 서울대 명예교수가 4일 오후 별세했다. 87세. 민 명예교수는 1958년 서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공과대에서 수학하고서 귀국해 한국인더스트리얼디자인협회(KSID) 결성을 주도했다. 서울올림픽 ‘영광의 벽’(1989) 등 옥외 시설, 대우중공업 산업용 로봇(1983)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작품을 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0호실, 발인은 7일 오전 7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소액 저작권분쟁에 직권조정 결정제 시행

    당사자들이 합의하지 못한 저작권 분쟁 사건을 한국저작권위원회 조정부가 직권으로 결정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직권조정 결정제도 등을 포함한 개정 저작권법을 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직권조정 결정제도에 따라 3명 이상으로 구성한 위원회 조정부가 ‘1000만원 미만 소액사건’ 또는 ‘조정부의 조정안을 당사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거부한 사건’을 직권으로 결정한다. 결정이 확정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해 분쟁이 종료된다. 다만, 조정신청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이 이의를 신청하면 조정부의 결정이 효력을 잃는다. 결정서 정본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이의신청서를 조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또 코로나19 이후 확대된 디지털 원격교육에 맞춰 교사들이 편리하게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신설됐다. 교과용 도서나 시험 문제에 사용하는 저작물에 한 해 저작권자 허락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의 범위가 온라인까지 확대됐다. 문체부 측은 “교과용 도서를 온라인으로 이용하거나,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시험 등을 진행하고자 저작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이용 허락을 받기 위한 노력이나 비용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조국 사태는 정치검찰의 무리한 기소…딸 입시비리, 특별히 부도덕하지 않아”

    “조국 사태는 정치검찰의 무리한 기소…딸 입시비리, 특별히 부도덕하지 않아”

    후보자 당시 검찰 수사·언론 비판 “불공평 상황, 한국의 계층구조 탓”曺 “서초동 촛불 생각하며 읽겠다”명예훼손 보수 유튜버에 1억 소송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다룬, 이른바 ‘조국백서’가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오마이북)이란 제목으로 5일 출간됐다. 조국백서추진위원회가 지난 1월 8일 모금 운동을 벌이고 제작에 들어간 지 7개월 만이다. ‘조국 사태로 본 정치검찰과 언론’을 부제로 내건 백서는 ‘검언 대 촛불시민’ 구도로 바라본다. 이번 일에 관해 ‘검찰이 집단 사익을 지키기 위해 언론과 야당의 전폭적 지원하에 권한을 남용하여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고 조국 일가를 무리하게 기소한 사태’로 정의한다. 백서는 2019년 8월 조 전 장관 인사 때부터 불거진 동생 위장이혼, 학교법인 웅동학원 비리, 자녀 입시비리, 표창장 위조, 사모펀드 관련 의혹 등을 짚는다. 그러나 개인 비리보다 사회구조, 그리고 다른 고위층과의 비교를 통해 조 전 장관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예컨대 조국 후보자의 자녀가 논문 제1저자가 된 것을 두고 “사회적 네트워크가 조직돼 학생의 ‘스펙’에 작용하는 방식을 여실히 보여 줬다”며 “문제의 핵심은 학부모와 학생 개개인의 도덕성이 아니라 특수목적고등학교를 매개로 맺어지는 연줄”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사회적 연줄망 안에서 작동하는 우리 사회의 평균적 욕망 실현방식과 비교하면 (조 전 장관의 행위를) 특별히 부도덕하다고 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언론 매체들은 불공평과 불공정 모두를 문제 삼았다. 하지만 불공평한 상황은 조국 후보자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계층구조와 입시제도가 만든 것”이라며 책임을 돌리기도 한다. 책은 모두 4부로 구성했다. 1부는 총론으로, ‘조국 정국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주제다. 2부는 ‘검란’, 3부는 ‘언란’으로 검찰과 언론의 문제점을 살핀다. 4부에서는 ‘시민의 힘’이란 제목으로 당시 1인 미디어 등의 활약을 수록했다. 필자로 김민웅 경희대 교수와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참여했다. 백서 후원회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다. 앞서 백서추진위가 홈페이지 개설 이후 나흘 만에 9330명이 참여해 목표액인 3억원을 모은 바 있다. 백서에는 상세한 모금 사용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백서추진위의 수고에 감사하다”며 “작년 하반기 서초동의 촛불을 생각하며, 지금부터 읽겠다”고 말했다. 또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보수 유튜버 우종창(63)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을 상대로 전날 서울북부지법에 1억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조국백서’ 읽어보니...“조국 도덕성, 상층 엘리트들 ‘상식‘ 범위”

    ‘조국백서’ 읽어보니...“조국 도덕성, 상층 엘리트들 ‘상식‘ 범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다룬, 이른바 ‘조국백서’가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오마이북)이란 제목으로 5일 출간됐다. 조 전 장관을 두고 당시 검찰과 언론의 모습을 기록하겠다며 모금 운동을 벌이고 제작에 들어간 지 7개월 만이다. ‘조국 사태로 본 정치검찰과 언론’을 부제로 내건 백서는 ‘검언 대 촛불시민’ 구도로 사건을 해석한다. 백서는 2019년 여름부터 2020년 봄까지 진행된 일련의 사건을 ‘검찰이 집단 사익을 지키기 위해 언론과 야당의 전폭적 지원하에 권한을 남용하여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고 조국 일가를 무리하게 기소한 사태’라고 정의한다. 2019년 8월 4개 부처 장관급 인사 때부터 나온 동생의 위장이혼 가능성, 학교법인 웅동학원에 관한 의혹,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등을 짚는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무리하게 움직였고, 언론은 균형 감각을 잃었으며, 역풍이 불어 조국이 외려 검찰개혁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서는 철저하게 조국과 관련한 의혹을 객관적으로 해명하기보다는 옹호하는 데에 주력한다. 개인의 비리보다 전체적인 사회구조, 그리고 다른 고위층과의 비교를 통해 조국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식이다.예컨대 조국 후보자의 딸이 논문 제1저자가 되는 과정에 관해 “자녀 입시와 관련한 이 사건은 조국이 평소 지향해온 가치와 비교하면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면서도 “사회적 연줄망 안에서 작동하는 우리 사회의 평균적 욕망 실현방식과 비교하면 특별히 부도덕하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해명한다. ‘공평’과 ‘공정’에 관해 설명하며 “불공평은 조국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계층구조와 입시제도가 만든 것이다. 최상급 스펙을 얻기 위한 경쟁이 불공평한 구조 위에서 진행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지만, 경쟁 과정 자체가 불공정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면서 “자녀 교육에 가용자원의 최대치를 투자하는 것은 한국 학부모들에게 일종의 미덕이었고, 언론이 이 사안을 철저하게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만 취급하며 공론의 마당 밖으로 내몰았다”고 언론의 책임을 묻는다. 조국의 도덕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문제에 관해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관련해 비난거리가 될 수 있지만, 한국 사회의 상층 엘리트들 사이에서 작동하는 일반적 관행과 도덕성에 비추어 보면 대개 ‘상식‘ 범위 안에 있는 일”이라고도 했다. 특히 당시 거의 모든 언론이 당시 균형감각을 잃었다고도 공격한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이 그나마 검찰 주장과 반대되는 증언을 소개했지만 기울어진 여론 지형을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백서는 이런 주장과 관련한 정당성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토대로 들었다. 백서는 “검찰과 언론의 기대 또는 예상대로 조국이 심각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검찰개혁을 향한 시민의 열망이 이처럼 뜨겁게 분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없는 죄를 억지로 꾸며내고 작은 잘못을 침소봉대한 검찰과 언론의 행위가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책은 모두 4부로 구성했다. 1부는 총론으로, ‘조국 정국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주제다. 2부는 ‘검란’, 3부는 ‘언란’으로 검찰과 언론의 문제점을 강조한다. 4부에서는 ‘시민의 힘’이란 제목으로 당시 다양하게 전개됐던 1인 미디어 등의 활약을 수록했다. 조국백서추진위는 백서에 관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부터 시작된 검찰과 언론의 조국 죽이기에 맞서 대항했던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백서”라면서 “백서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자료 및 기록으로써 의미 있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책은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 박지훈 데브퀘스트 대표,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 임병도씨,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가 썼다. 이밖에 김민웅 경희대 교수와 최민희 전 국회의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도 참여했다. 책은 5일부터 후원 참여자에게 우선 배송된다. 앞서 백서추진위는 지난 1월 8일 백서 출간 계획을 밝히고 제작 후원금 모금에 들어갔고, 홈페이지 개설 나흘 만에 9330명이 참여해 목표액인 3억 원을 모은 바 있다. 오는 6일부터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구매를 시작한다. 11일부터 전국 오프라인서점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계 3대 영화제 선보인 애니 10월 BIAF에서 만날 수 있어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 관객을 만난다. 오는 10월 23~27일 열리는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사무국은 99개국 2501편의 애니메이션 출품작 가운데 선정위원회를 거쳐 35개국 100편을 국제경쟁 단편 부문으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부문별로는 단편 44편, 학생 29편, TV&커미션드 12편, 한국 단편 15편이다. 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선정작 ‘지니어스 로시’와 2020 칸국제영화제 단편 선정작 ‘파란 소녀, 하얀 공포’,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선정작 ‘외로운 아내’, ‘더미’ 등 해외 영화제 출품작도 포함돼 있다. 칸 비평가주간 단편 선정작 ‘말빅’과 다음달 열리는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촌티 경쟁 단편 선정작 ‘환영의 숲’도 공식 상영작으로 선정했다. 내년 아카데미 출품 자격을 갖춘 안시2020 단편 심사위원상 ‘홈리스 홈’, 팜스스프링스 단편 대상 ‘당신의 자켓’도 편성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는 내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유력 후보작이다. BIAF 국제경쟁 부문 중 VR 작품은 오는 20일, 장편 경쟁작과 개막작은 BIAF2020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개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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