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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흑서 2편’?...‘조국의 시간’ 맞서 ‘무법의 시간’ 출간

    ‘조국흑서 2편’?...‘조국의 시간’ 맞서 ‘무법의 시간’ 출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낸 ‘조국의 시간’이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이에 맞서 ‘무법의 시간’이 다음 달 출간된다. 저자는 ‘조국 흑서’로 불렸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천년의 상상)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서민 단국대 교수 등과 공동 저자로 참여했던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책 역시 조 전 장관에 대한 의혹을 파헤치고, 비판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출판사 천년의상상 측에 따르면, 검찰개혁을 둘러싼 청와대의 음모,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 등이 목차에 담겼다. 앞서 ‘조국흑서’에는 조 전 장관 가족이 참여했던 사모펀드에 대한 내용도 상당수였다. 이번 책에서도 ‘사모펀드 하는 사회주의자‘라는 제목의 장으로 따로 묶었다. 이밖에 김어준과 뉴스공장,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한겨레의 각종 오보 등도 다룬다. 앞선 책과 유사한, 사실상 ‘조국 흑서’ 2편 격인 셈이다. 586운동권에 대한 통렬한 비판도 눈에 띈다. 저자는 “조국의 임명부터 정경심의 제1심 판결이 선고되던 때까지 나는 대학 입학 후 맺은 대부분 인간관계와 매일 매일 이별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인간관계는 운동권 대학 선후배, 청년단체 운동 시절 맺었던 이들, 사시 공부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활동을 통해 맺은 이들을 가리킨다. 저자는 이들에 대해 “독재에 항거해 싸우며 민주와 정의를 입에 달고 살았던 투사이자 진보 담론을 선도해 온 지식인들은 (조국 사태의) 사실을 파악하려 하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조 전 장관이 받았던 각종 의혹에 대해 “(운동권에게) 조국 수사는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검찰쿠데타이며, 조국 일가는 검찰개혁을 주장하다 핍박받는 순교자였다”면서 “자신들(586운동권)은 거악에 맞서서 숭고한 촛불혁명을 수행하는 정의의 십자군단이었다”고 거침 없이 비판했다. 저자인 권 변호사는 앞서 2005년 참여연대, 2006년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 가입했다. 그러나 조국 사태 이후인 2020년에는 두 곳 모두 탈퇴했다. 책은 24일부터 온라인 서점 등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조 전 장관 책이 예약 판매에서 완판 됐던 것에 맞불을 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책은 다음 달 9일 정식 출간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자격요건 미달도 합격… 문체부 소속기관 채용 점검해보니

    자격요건 미달도 합격… 문체부 소속기관 채용 점검해보니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A기관은 기간제·공무직 채용 시 증빙서류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그 결과 자격요건으로 정한 학위를 보유하지 않은 지원자를 최종 합격처리했다. B기관은 지원한 최종합격자를 내부 결재 없이 기간제로 변경해 채용했다. 공무직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멋대로 바꿔 채용한 것이다. 문체부는 A기관과 B기관에 각각 담당자 징계와 관련자 주의를 요구했다. 문체부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소속기관 35곳의 공무직 채용을 전수점검한 결과, 869건 채용에서 모두 286건의 부적정 사안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공공기관 채용 비리 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했지만, 소속기관 점검은 하지 않았다. 채용절차별 모두 286건의 부적정 사안 가운데, 공고가 9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서접수가 65건, 서류전형이 46건이었다. 발생빈도가 높았던 지적사항은 보훈가산점 공고, 가산점 부여 시 관계 법령 위배(28곳), 채용 응시자격, 서류·면접 외부위원 위촉 수 부족(27곳), 가산점 근거 미공고(26곳) 순이었다. 문체부는 기관 1곳에 징계, 기관 31곳에는 주의, 기관 33곳에 통보 등 모두 65건을 조치 요구했다. 문체부 담당자는 “다수 소속기관 담당자가 채용업무 시 전임자의 업무처리 방식을 관례적으로 답습해 처리하고 있다”면서 “채용관련 규정 숙지를 위해 채용담당자 업무교육 실시, 규정전파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출판계는 예나 지금이나/김기중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출판계는 예나 지금이나/김기중 문화부 차장

    20년 전쯤 일이다. 컴퓨터 활용 방법을 주제로 책을 쓴 친구가 출판사에 같이 가 달라고 했다. 책은 나왔는데 인세 소식이 없다는 거다. 함께 출판사에 갔더니 “책이 팔려야 돈을 줄 거 아니냐”는 직원의 윽박이 돌아왔다. 빈손으로 출판사를 나왔다. 친구는 한 달 뒤 혼자서 또 출판사를 갔다가 똑같은 타박만 받았다. 그가 받은 건 계약금 30만원이 전부였다. 지난 5월 소설가 장강명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됐다. 출판사가 인세와 계약금 일부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협의 없이 오디오북을 발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출판사 협의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즉각 “일부 출판사의 예외적인 일탈행위”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말은 곧 ‘변명’ 신세가 돼 버렸다. ‘90년대생이 온다’ 저자 임홍택씨가 출판사를 상대로 인세 일부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낸 것이다. 출판사 측은 “전산 시스템이 미비한 중소 출판사 여건상 계산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나마 이들은 스타급 작가여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출협 변명과 달리 출판사에 돈을 떼인 작가 사례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찾으려면 얼마든 찾을 수 있다. 출판사가 서점에서 밀린 대금을 못 받는 경우도 나온다. 지난 16일 대형 오프라인서점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 부도 사태가 그렇다. 부도 다음날부터 출판사가 직원, 가족을 데려와 책을 빼가려 진을 치는 풍경이 벌어졌다. 서점은 책 구매 비용을 내지 않고 책을 받아 진열한 뒤 판매된 책에 대해서만 출판사에 대금을 지불하고 팔리지 않은 책은 반품해 버린다.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하는 이른바 ‘위탁판매’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싶겠지만, 부도가 나면서 몇 개월짜리 어음을 들고 발을 동동 구르는 출판사도 꽤 된다. 출판사 협의체 집계로는 출판사의 피해액이 180억원 정도라 하는데, 구체적인 숫자 산출이 되질 않는다. 그야말로 주먹구구. 보면 볼수록 출판계가 이렇게 곪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오는 9월 출범하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답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서 생산과 유통, 판매 전 과정을 하나의 전산망에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문화체육관광부가 60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지금은 전국 출판사가 신간 정보를 일일이 메일 또는 팩스로 개별 서점에 전달한다. 통합전산망을 도입하면 모든 서점과 출판사가 한 곳에서 책 판매 현황과 재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작가들은 현재 몇 부가 팔리고 얼마나 남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출판사의 반대가 심하고, 서점들 역시 꺼리는 분위기다. 나오기도 전에 시스템이 좌초할 판이다. 엉킨 실타래 사이사이 각자의 이익이 도사리고 있다. 출판계는 통합전산망에 대해 “도입 취지엔 동의하지만 운영상 문제가 크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했지만, 운영은 민간에 넘기라고 주장한다. 정부를 못 믿겠다는 취지다. 운영을 맡기로 한 문체부 산하 출판진흥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출판계 블랙리스트에 일조했던 흑역사가 있다. 통합전산망을 구축한 뒤에는 공무원들 자리 만드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들린다. 서점으로선 지금껏 쥐고 있었던 판매 데이터를 공개하는 게 싫을 터다. 정보 그 자체가 일종의 권력이니 그대로 가지고 싶어 한다. 실타래를 풀려면 신뢰라는 덕목을 우선해야 한다. 신뢰 회복 시작을 자신들의 입장이 아닌, 남의 처지부터 이해하는 데에 두어야 한다. 출판사, 정부, 서점이 자신들의 입장보다 독자, 작가, 국민부터 생각하길 바란다. gjkim@seoul.co.kr
  • 국립중앙도서관, 청년을 기업가정신 온라인 교육

    국립중앙도서관은 다음 달 5~16일 ‘청년을 위한 기업가정신 아카데미’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모두 6회차로 구성됐으며,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디지털 문해력, 나만의 창업·창직 아이템 발굴법,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사업 기획과 핵심 메시지 작성 방법, 나만의 브랜드·로고 제작 등을 강의한다. 만 19세~39세 국립중앙도서관 이용자라면 누구나 홈페이지(nl.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접수는 28일 오후 6시까지다. 도서관 측은 서면 검토를 통해 30명을 선발해 29일 대상자를 발표한다. 이번 과정은 올해 운영하는 4개 대상(학부모·직장인·청년·중장년) ‘리터러시 아카데미’ 중 세 번째다. 서혜란 관장은 “개인의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효과적으로 이를 실현하는 비즈니스 전략을 프로그램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지역문화정보시스템 구축…지역간 문화정보 격차 줄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문화정보시스템 구축, 지역문화진흥 전담기관 지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역문화진흥법과 같은 법 시행령을 23일부터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지역문화정보시스템은 개별 지역에 흩어져 있는 지역문화 관련 시설과 인력, 사업 등 지역문화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이를 표준화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전자정보시스템이다. 문체부는 지역 간 발생하는 문화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시의성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지역문화진흥 정책을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축 초기 단계인 올해는 지역문화 관련 정책·시설·인력·사업 현황 등 지역문화실태를 우선 조사할 계획이다. 또, 지역문화진흥 전담기관을 지정하고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시행령에서 규정한 지정요건을 충족한 역량 있는 전담기관을 지정해 지역문화진흥정책과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법과 시행령 시행은 지난해 2월 ‘포용과 혁신의 지역문화’를 위해 발표한 제2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2020~2024)에 따른 후속 조치다. 문체부 측은 “지역문화진흥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만큼,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가꾸고 나누고 다듬는 우리말] 단어만 바꿔도 이해되는 투자/김기중 문화부 기자

    [가꾸고 나누고 다듬는 우리말] 단어만 바꿔도 이해되는 투자/김기중 문화부 기자

    말은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소통의 통로이며, 생각의 도구입니다. 그런데 최근 어려운 외국어와 정체불명 신조어가 우리말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서울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함께 이런 말들을 쉽게 바꿔 봅니다. 우리말을 가꾸고, 좋은 생각을 나누고, 잘 다듬어 쓰면 우리 국어생활도 좀더 나아질 겁니다. <1> 경제의 언어 “자녀의 연금보험 및 예금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 자녀의 이중국적, 더불어민주당 당원 논란,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위장전입,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논문 표절 등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됐다.” 투자 분야 용어들 중 외국어와 한자를 섞어 쓰는 사례가 많다. 영단어 ‘다운’(down)과 한자어 ‘계약’을 결합한 ‘다운 계약’은 실제보다 금액을 줄여 거래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일상에서 흔하게 쓰는 단어들이라 이해하기가 어렵진 않으나, 될 수 있으면 ‘축소 계약’으로 바꿔 쓰는 게 좋다. ‘리츠 투자’도 부동산 관련 기사에 많이 나오는 합성어다. 임대수익 등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배당수익과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방식이다. ‘리츠’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다. ‘부동산 투자 신탁’이라는 단어가 좀더 쉽게 다가온다. 외국어로만 된 용어들도 많다. 최근 자주 쓰는 ‘소셜믹스’(Social-mix)가 이런 사례다. ‘소셜믹스’는 중산층, 저소득층 등 서로 다른 사회적 계층을 같은 주거 단지에서 살게 해 계층 격차와 인식 차를 줄이는 혼합 거주 정책을 가리킨다. 부동산의 계급화를 우려한 정부가 중요한 정책으로 내세우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 구성원들의 융화를 추구하면서 영어 단어를 사용해 또 다른 벽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믹스’를 어울린다는 말로 풀어쓰면 훨씬 이해가 쉬울 듯하다.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어울 단지 조성’, ‘혼합 분양´ 등을 권한다. 주식 투자 용어도 외국어투성이라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주 거론되는 ‘블록 딜’(block deal)이 대표적이다. 기관 등이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파는 일을 가리킨다. ‘대량 매매’로 바꿔 쓰는 게 좋다. 기준금리가 조정될 조짐이 보이면서 쓰기 시작한 ‘빅컷(big cut) 효과’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빅’과 ‘컷’의 뜻을 안다해도 전문용어는 어렵다. 정부에서 금리를 크게 낮추는 일을 가리키는데, ‘금리 대폭 인하 효과’로 바꿔 쓰면 이해도 쉽고 의미도 분명해진다. gjkim@seoul.co.kr
  • ‘부도‘ 서울문고 법정관리 절차…출판사 피해액 180억원

    ‘부도‘ 서울문고 법정관리 절차…출판사 피해액 180억원

    업계 3위 오프라인 서점 ‘반디앤루니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낸 부도의 피해액이 180억원 정도로 집계됐다. 서울문고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출판사들은 다음주쯤 채권단을 구성해 피해 복구에 나선다. 18일 출판계에 따르면 출판사 협의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 측은 전날 김동국 서울문고 대표와 만나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대책에 관해 논의했다. 출협 측은 “주채권 기관에서 기업회생을 제안해 회생절차를 개시하기 위한 준비 시작 단계에 들어갔다. 법원 판단까지 3~4주가 예상된다. 주채권 기관은 회생 후 인수합병(M&A)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출협과 출판인회의가 서울문고 측에서 확인한 현황에 따르면 미도래 어음 73억원, 거래 미수금을 뜻하는 출판사 총 잔액 120억~130억원 규모다. 미도래 어음 가운데 출판유통 이외 금액 8억~13억원을 빼면 피해액이 180억원 정도다. 출협과 출판인회의는 출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오는 21일 피해 출판사들이 참여하는 채권단을 꾸려 대응하기로 했다. 우선 납품 도서를 회수하고 나머지 채권을 여러 방법을 통해 회수하는 방안이 나온다. 출협 관계자는 “3000여개 출판사가 180억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며 “물류 창고에 있는 도서와 매장 재고 등을 합치면 총 재고가 66억 원 규모인데 도서 회수가 이뤄진다면 액수가 좀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유퀴즈’ 출연하면 책 판매량 급증…평균 28배 늘어

    ‘유퀴즈’ 출연하면 책 판매량 급증…평균 28배 늘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작가가 출연하면 책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인기 있는 방송 가운데 하나인 ‘유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의 경우 평균 판매량이 무려 28배나 뛰었다. 온라인서점 인터파크가 올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이 방송에 출연한 문학 작가의 대표 도서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방송일 기준 전후 2주간 판매량이 급변했다. 방송 이후 판매량은 평균 28배, 도서별로는 최고 142배까지 증가했다. 이 기간 방송에 출연한 작가는 원태연 시인, 정세랑 작가, 나태주 시인, 박준 시인, 정유정 작가까지 5명이다. 5월 19일 출연한 박준 시인은 방송 직후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3위),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4위),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10위)까지 3종의 대표작이 동시에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안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정유정 작가도 신간 ‘완전한 행복’이 출간과 동시에 판매가 급증해 5월 넷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4위에 올랐고, 6월 셋째 주엔 2위까지 상승했다. 특히 기존 작품들도 순위 역주행하는 저력을 보였다. 방송일 전후로 가장 판매량이 급등한 도서는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이 142배를 기록했다. 원태연 시인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114배가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출연한 백희나 작가는 방송 이후 판매량이 직전 동기간 대비 7배 증가하고 유아동 카테고리 상위 7위를 모두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국제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직후보다 반응이 더 뜨거웠다고 인터파크는 설명했다. 인터파크 측은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비밀 독서단’, ‘북유럽’, ‘책 읽어 드립니다’ 등 책 관련 예능 프로그램에 의한 미디어셀러는 이미 출판계에 오래된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베스트셀러]정유정 ‘완전한 행복‘ 출간 즉시 2위

    [베스트셀러]정유정 ‘완전한 행복‘ 출간 즉시 2위

    정유정 작가의 장편 소설 ‘완전한 행복’(사진)이 출간하자마자 2위에 올랐다. 교보문고가 18일 발표한 6월 둘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순위에 따르면, 정 작가 소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여성(74.7%)이 남성(25.3%)보다 구매 비중이 높았다. 주 구매층은 40대 여성(26.5%)과 30대 여성(26.3%)이었다. 정 작가가 과거에 낸 소설도 함께 상위권에 올랐다. ‘종의 기원’은 지난주보다 3계단 하락했지만 10위를 차지했다. ‘7년의 밤’은 8계단 하락했지만 21위를 각각 기록했다. 정 작가가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목을 받으면서로 보인다. 김진명 작가 ‘고구려 7’은 출간과 함께 17위를 기록했다. 가수 양희은 에세이 ‘그러라 그래’는 지난주보다 13계단 오른 14위를 기록했다. 소설가 정세랑 첫 수필집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가 출간과 동시에 29위에 올랐다.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에 오른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8위로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다음은 교보문고 6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조국의 시간(한길사) 2.완전한 행복(은행나무) 3.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인플루엔셜) 4.부의 시나리오(페이지2북스) 5.매매의 기술(포레스트북스) 6.부동산 상승 신호 하락 신호(잇콘) 7.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어크로스) 8.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 9.올바름이라는 착각(데이포미) 10.종의 기원(은행나무)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거위와 함께한 산골 생활 십수년

    [그 책속 이미지] 거위와 함께한 산골 생활 십수년

    주인과 살갑게 장난치는 거위 이름은 ‘맞다’와 ‘무답이’. 사람들이 기후변화와 새만금을 이야기할 때 맞장구 치듯 “”거려 이렇게 불리기 시작했다. 다른 거위는 멀뚱멀뚱 보고만 있어 ‘무답이’가 됐다.‘잠자는 불’, ‘택시 드라이버’ 등의 소설을 쓴 최성각 작가의 산골생활 18년을 사진과 함께 엮었다. ‘환경운동하는 작가’로도 유명한 저자는 15년 동안 거위를 키우면서 “우리가 다른 생명체와 굳게 연결됐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했다. “좋은 산문이란 무엇인가를 보여 준다”는 작가들의 극찬처럼, 그의 산골 생활기를 읽는 맛이 제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자선 뒤에 감춰진 빌 게이츠의 위선

    자선 뒤에 감춰진 빌 게이츠의 위선

    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리오넬 아스트뤽 지음/배영란 옮김/소소의책/260쪽/1만 6000원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컴퓨터 운영체제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의 부자가 된 인물. 아내의 권유로 경영에서 물러나 세계 최대의 자선 재단을 설립한 이. 성공 스토리의 전형이자, 이후 행보로 경외에 가까운 존경을 받는 빌 게이츠에 대한 이야기다. 누군가는 이런 그를 공격하는 일 자체에 불편을 느낄 법하다. 그의 재산이 계속 불어나고, 그가 후원하는 기업들에서 상당히 수상한 냄새가 나더라도. 프랑스 생태전문 기자 리오넬 아스트뤽은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가 2000년 세운 ‘빌&멀린다게이츠재단’ 투자처와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재단의 여러 위선적인 수법을 들춰낸다. 재단은 기부금으로 투자 펀드를 만들고, 이 돈을 기업에 지원한 뒤 배당금을 받으며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인다. 자선 재단이지만, 수익과 영리성 기업 활동을 장려한다. 특히 2014년 가장 많은 118억 달러(약 13조 3270억원)를 투자받은 기업은 미국 재벌 기업인 버크셔 해서웨이였다. 부부와 함께 재단 이사 역할을 하는 워런 버핏의 회사다. 재단이 역점을 기울이는 분야는 보건과 농업 분야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나라의 영농업자에게 지속 가능한 생산방식을 가르친다”고 밝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부분이 발견된다. 예컨대 2010년 재단에서 800만 달러를 지원받은 미국의 대형기업 카길이 이런 사례다. 이 기업은 모잠비크와 잠비아의 7만여개 농가에 현대적인 농업기술을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실상은 제초제와 살충제를 사용하고 화학비료에 적합한 품종을 선별하는 기술이었다.저자는 게이츠의 지난 행적을 돌아볼 때, 재단이 추구하는 방향 역시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모범생이었던 게이츠는 대학 시절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했고, 1996년 세계 최대 부호가 됐다. 당시 프로그래머들이 무료로 나눠 쓰던 소프트웨어에 대한 특허권을 기반으로 부를 일궜다. 여기에 기술 중심 해법을 중시하는 그의 성향을 고려하면 재단의 성격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아프리카를 비롯해 세계의 기근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는 칭찬할 만하지만, 문제는 게이츠가 “배가 고파 죽는 것보다 유전자 조작 콩이나 옥수수를 먹고 살아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재단은 아프리카의 생태 농업이 단절되고, 종자 특허에 얽매여 다국적 기업에 막대한 부를 챙기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다. 비료, 유전자 조작 식물 판매로 큰 이득을 챙기는 세계 최대 다국적 농업 기업 몬산토 같은 곳이 엄청난 후원을 받는 이유다. 저자는 이런 방식이 앞서 미국 최고 부자였던 존 데이비슨 록펠러가 재단을 앞세워 활동한 방식과 흡사하다면서 “소수 대부호가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자선 자본주의’ 관행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초국적 권력을 가진 재단의 활동은 그 어떤 민주적 통제도 받지 않는다는 점, 막대한 자금으로 학자들과 비정부기구(NGO), 언론의 입을 간접적으로 막고 있다는 점도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자선 행위가 무조건 선이라는 습관적 인식에서 한 번쯤 벗어나, 게이츠의 선행에 가려진 문제가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고 제안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깨웠다, 여고의 섬뜩함… 질렸다, 막판의 식상함

    깨웠다, 여고의 섬뜩함… 질렸다, 막판의 식상함

    국내 최장기 공포영화 시리즈인 ‘여고괴담’이 신작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로 돌아온다. 5편 이후 12년 만이다. 영화는 과거 기억을 잃은 채 모교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 분)가 하영(김현수 분)을 만난 뒤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은희는 부임 이후 알 수 없는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고, 한쪽 신발이 벗겨진 정체 모를 존재와 마주한다. 하영은 학교 3층 가려진 창고에서 기이한 소리를 듣는다. 이곳은 하영의 친구가 자살한 곳이자 은희의 환영과도 연관 있는 장소다. 1998년 시작한 ‘여고괴담’ 시리즈는 당대 여학생들이 겪은 내용을 주요 소재로 했다. 이번 편에서 다루는 핵심 사건 역시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N번방’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이미영 감독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여고괴담’은 단순히 자극적인 공포영화가 아니다. 여학생들의 상처와 눈물과 슬픔, 이런 모든 것들이 공포라는 장르적인 산물로 표현되는 영화이자 기획”이라고 소개했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여고라는 장소를 공통으로 하되, 각기 개별적인 이야기로 구성됐다. 1편이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에 여전히 대표작으로 기억된다. 2편과 3편까지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지만 4편과 5편은 혹평 속에서 관객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 12년 만에 귀환한 이번 영화는 과거 시리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긴 복도, 나무 창틀, 버려진 화장실과 같은 공간을 비롯해 어디선가 들리는 흐느끼는 울음소리 등이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특히 멀리서 순간이동하면서 순식간에 코앞으로 다가오는 이른바 ‘귀신 점프컷’은 가장 유명한 장면을 그대로 오마주했다. 다만 궁금증을 끌어올리면서 공포감도 함께 이어 온 전반부와 달리 은희의 과거를 풀어 가는 중반 이후부터 다소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도 전형적인 공포영화를 답습하는 데에 그치면서 새롭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 점도 아쉽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고 이춘연 씨네2000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이미영 감독은 2015년 ‘비밀은 없다’를 제작한 후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이 대표와 손을 잡았다. 이 감독에게는 데뷔작이자 이 대표에게는 유작이다. 이 감독은 “이 대표의 여고괴담 시리즈에 대한 애정, 사랑, 책임감은 대단했다. 매 시리즈가 잘되진 않았지만, 누가 몇 편까지 할 거냐고 물을 때마다 한 번도 흔들림 없이 10편까지 할 거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좋은 시리즈들이 나와 ‘한국 공포영화’ 하면 ‘여고괴담’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가 흥행한다면 바람대로 후속편이 잇따라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1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반디앤루니스’ 서울문고 부도… 출판사들 ‘날벼락’

    ‘반디앤루니스’ 서울문고 부도… 출판사들 ‘날벼락’

    대형 오프라인 서점인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어음을 처리하지 않아 16일 최종 부도를 맞았다. 출판사 협의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날 서울문고 부도를 안내하는 긴급 공문을 회원 출판사들에 보냈다. 출협 관계자는 “서울문고가 어음 대금 1억 6000만원을 16일 오전까지 처리하지 않아 최종 부도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반디앤루니스 측은 이날 홈페이지에 “물류센터 사정으로 온라인 사이트 서비스가 중단될 예정”이라며 “오늘부터 PC와 모바일에서 상품 출고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출판사들은 서울문고의 갑작스런 부도에 발을 구르고 있다. 출판 관계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서울문고 담당자들과 연락이 되질 않는다”, “어음 대금을 어떻게 받아낼지 막막하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1988년 4월 설립한 서울문고는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 이어 오프라인 서점 매출 순위 3위 업체다. 반디앤루니스 브랜드로 8개 서점을 운영하며, 신세계 강남점, 롯데시티점, 목동점을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2017년 부도 위기를 맞았지만, 은행권에서 대금을 차입해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경영난이 이어지며 지난해 3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매각 주관사 계약을 맺고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번 부도 이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출협과 한국출판인회는 17일 오후 서울문고 측과 만나 피해 상황을 집계하고 향후 대책을 모색한다.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서울문고도 출판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대안을 세우겠다고 밝혔다”면서 “채권단 구성 등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 반디앤루니스 운영 서울문고 부도…출판계 긴급회의

    [단독] 반디앤루니스 운영 서울문고 부도…출판계 긴급회의

    대형 오프라인 서점인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어음을 처리하지 않아 16일 최종 부도를 맞았다. 출판계는 긴급회의를 열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서울문고 측과 만나 향후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출판사 협의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관계자는 “서울문고가 15일 오후에 1억 6000만원의 어음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최종 기한인 16일 오전까지도 이를 처리하지 않았다”면서 “서울문고 측이 은행에 입금 의사를 밝히지 않아 최종 부도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출판사들은 서울문고의 갑작스런 부도에 발을 구르고 있다. 출판사 관계자들이 모은 한 온라인 카페에는 “어제 오후부터 서울문고 담당자들과 연락이 되질 않는다”, “3개월짜리 어음을 받았는데 대금을 어떻게 받아낼지 막막하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반디앤루니스 브랜드로 서점을 운영하는 서울문고는 교보문고, 영풍문고에 이어 규모 3위 오프라인 서점으로 꼽힌다. 온라인사업부, 신세계 강남점, 롯데시티점, 목동점은 직영 운영하며, 나머지는 체인 형태다.온라인 서점들의 점유율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2017년 부도 위기를 맞았다. 당시 은행권에서 대금을 차입해 위기를 넘겼지만 계속해서 자금난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영풍문고가 서울문고 주식을 절반 넘게 인수했지만, 수익을 낼 수 없으리라 판단해 다시 인수를 포기했다. 출협과 다른 출판계 협의체인 한국출판인회의 측은 17일 오후쯤 서울문고 측과 만나 피해 상황을 집계하고, 향후 대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파악한 뒤 채권단 모집 등을 고려 중이다. 출판계의 피해를 가급적 최소화하는 쪽으로 집중할 예정”이라면서 “지난해 인터파크송인서적 사태에 이어 서울문고 부도로 출판계에 충격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2년 만에 돌아온 여고괴담, 추억 살렸지만 새로움은…

    12년 만에 돌아온 여고괴담, 추억 살렸지만 새로움은…

    국내 최장기 시리즈 공포영화 ‘여고괴담’이 신작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모교’로 돌아온다. 지난 5편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17일 개봉하는 영화는 과거 기억을 잃은 채 모교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 분)가 하영(김현수 분)을 만난 뒤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은희는 부임 이후 알 수 없는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고, 한쪽 신발이 벗겨진 정체 모를 귀신과 마주한다. 하영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은희에게 알리지만, 일은 오히려 꼬여만 간다. 하영은 학교 3층 가려진 창고에서 귀신 소리를 듣는다. 이곳은 하영의 친구가 자살한 곳이자, 은희의 환영과도 연관 있는 장소다. 1998년 시작한 ‘여고괴담’ 시리즈는 당대 여학생들이 겪은 내용을 주요 소재로 한다. 이번 편에서도 지금 여학생들의 문제들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영화 핵심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N번방’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성적에 집착하는 학생들의 경쟁, 담임 선생님을 두고 벌이는 질투 등을 비롯해 친구를 위해 희생도 마다치 않는 우정 등을 영화 전반에 깔았다. 교내 괴담을 알리겠다며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다든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 부분 등이 현실감 있다. 이미영 감독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여고괴담은 단순히 자극적인 공포영화가 아니다. 여학생들의 상처와 눈물과 슬픔, 이런 모든 것들이 공포라는 장르적인 산물로 표현되는 영화이자 기획”이라고 소개했다.‘여고괴담’ 시리즈는 여고라는 장소는 공통으로 두고, 각기 개별적인 이야기를 펼친다. 1편이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에 여전히 대표작으로 기억된다. 2편과 3편까지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지만, 4편과 5편은 혹평 속에서 잊히다시피 했다. 이번 영화 역시 전편들과 독립적인 내용이지만, 과거 시리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긴 복도라든가, 나무 창틀, 버려진 화장실과 같은 공간, 그리고 어디선가 들리는 흐느끼는 울음소리 등이 특유 분위기를 잘 살렸다. 특히, 귀신이 멀리서 순간이동 하면서 순식간에 코앞으로 다가오는 이른바 ‘귀신 점프컷’은 여고괴담의 시그니처 장면을 그대로 오마주했다. 다만, 궁금증을 끌어올리면서 공포감도 함께 이어간 전반부와 달리 은희의 과거를 풀어가는 중반 이후부터 다소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전형적인 공포 영화를 답습하는 데에 그치면서,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동안 여고괴담을 즐겨왔던 팬이라면 어느 정도 추억에 잠길 수는 있을 법하지만, 12년 만에 돌아온 결과물치고는 아주 흡족하진 않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고 이춘연 씨네2000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영화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2015년 ‘비밀은 없다’를 제작한 후 아이템을 고민하다 이 대표와 손을 잡고 이번 영화를 시작했다. 이 감독에게 장편 데뷔작이자, 이 대표에게는 유작이다. 이 감독은 “이 대표의 여고괴담 시리즈에 대한 애정, 사랑, 책임감은 대단했다. 매 시리즈가 잘 되진 않았지만, 누가 몇 편까지 할거냐고 물을 때마다 한 번도 흔들림없이 10편까지 할거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좋은 시리즈들이 나와 ‘한국 공포영화’하면 ‘여고괴담’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영화가 흥행한다면 바람대로 후속편이 잇따라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2765종 150만장 ‘찰칵’… 손가락에 쥐가 날 정도 23년의 집념, 값진 결실

    2765종 150만장 ‘찰칵’… 손가락에 쥐가 날 정도 23년의 집념, 값진 결실

    책장마다 사진이 꽉꽉 들어찼다. 나무 한 종당 15장 사진으로 설명한다. 전체 모습을 찍은 대표 사진에 암수 꽃과 잎이 4장씩. 나머지는 열매와 가지 사진이다. 소철과·은행나무과·소나무과 등 23과 195종을 담은 게 1권, 매자나무과·으름덩굴과 등 15과 214종의 사진과 설명을 실은 게 2권이다. 차례로 ‘한눈에 알아보는 우리 나무’(글항아리) 8권을 출간할 계획이다. 이렇게 2765종의 나무를 4만여장으로 보여 준다. 이 방대한 작업을 전직 공무원 박승철(70)씨 홀로 했다. 투자한 시간이 무려 23년이다. 조선시대 정약전이 흑산도로 귀양 가 만든 물고기 백과사전 ‘자산어보’를 떠올리면 너무 과장인 것일까.●“나무 이름조차 모르고 즐겨” 사진 찍고 이름 찾아 “사실 전 철쭉과 진달래 구별도 잘 못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정작 이름조차 모르고 나무를 즐기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무 사진을 찍고 이름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박씨는 스물다섯 살에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첫 업무는 새마을운동 담당이었다. 골목길을 누비며 도로포장을 점검했다. 1980년 들어 은평구청으로 자리를 옮겨 전산 작업을 맡았다. 당시 컴퓨터가 막 보급될 때였다. 새로운 주민번호를 부여하는 일을 담당했다. 세무직이 처음 만들어질 때엔 세무를 해야 했다. 20년 넘게 구청에서 온갖 업무를 다 하다 보니 지치기 시작했다. 마침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공무원 숫자를 줄이겠다고 했다. 아내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나 이제 쉬고 싶다’고. 아내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렇게 1998년 명예퇴직했다. “백수가 할 게 뭐 있습니까. 그저 산에 다니며 좋아하는 나무를 실컷 보자 했죠. 그런데 이름조차 모르니 너무 답답한 거예요.” 북한산에 가면 ‘가을이라 단풍이 빨갛고 예쁘다’는데, 어떤 나무는 봄부터 새빨간 단풍이 들고 가을이 돼도 초록이 변함 없는 단풍이 있다. 그런 개성이 있는데 다들 ‘빨간 가을 단풍’이 돼 버렸다. 그러다 알게 된 곳이 온라인 카페 ‘야생화를 사랑하는 모임’(야사모)이었다. 당시 디지털 카메라가 막 보급될 때였다. 사진을 찍어 올리면 ‘고수´들이 친절하게 나무 이름을 알려 줬다. 그러나 외국에서 온 원예종은 그들도 모르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집 앞에 심은 나무이고, 공원에서 우리와 자라고 있는데도. “그래서 ‘내가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지금 와서 보니 그게 참 주제넘은 짓이었어요. 쉬운 일도 아니었고, 이렇게 오래 걸릴 줄도 그때는 몰랐죠.” 이제는 껄껄 웃어 넘기지만, 힘겹고 번거롭기 그지없는 과정을 거쳤다. 새마을운동 때 비포장도로를 달리듯 이 산 저 산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체계적으로 파일을 정리하고, 꼼꼼하게 자료를 모았다. 전산직, 세무직을 거친 공무원 경력이 반영된 셈이다. 그는 사진을 찍더라도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이름을 붙인다. 예컨대 ‘벚나무-올벚나무-날짜-시간-장소’ 순으로 적는 식이다. 시간까지 적는 이유는 오전이냐 오후냐에 따라 꽃 피는 모양이 달라서다. 혹여나 놓친 게 있다면 비슷한 시간에 가서 다시 찍어야 한다. 주변 나무들이 자라 해당 나무를 못 찾을 수 있어 ‘연못 왼쪽의 큰 바위 의자 옆에 있는 올벚나무’라는 식으로 붙였다.●망가진 카메라 들고 수리점 갔더니 “어떻게 쓰셨길래” 한창 다닐 때는 365일 내내 ‘출장’이었다. 산과 들, 공원을 누볐다. 많이 찍을 때는 하루 동안 2000장 넘는 사진을 찍었다. 손가락에 쥐가 날 정도였다. 꽃피는 계절과 날짜를 정확히 맞추는 일이 특히 어려웠다. 사실 한 종의 나무를 설명하는 15장의 사진은 한날 한 장소에서 찍은 것들이 아니다. 꽃이 피고 잎이 벌어지는 시간, 가장 정확한 모습을 보여 주는 시간이 나무마다 달랐기 때문이다. 나무가 꽃을 피우는 기간은 대개 일주일이다. 심지어 어떤 꽃은 시간까지 정해져 있다. 예컨대 산사나무는 오전 10시 이전의 꽃을 봐야 수술 끝에 있는 분홍색 꽃밥을 볼 수 있다. 그러니 산사나무 찍을 때는 다 제쳐 놓고 아침 일찍 가서 나무만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열매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자두나무 열매는 꽃이 피고 나서 열매가 굵어지는데 초록색부터 노란색, 주황색으로 변하는 과정이 있다. 가장 중요한 사진은 먹음직스런 빨간색이 도는 때인데, 이 시점을 제대로 맞춘다는 게 사실 쉽지가 않다. 그는 “한 나무를 제대로 찍으려면 5년이 걸린다”고 했다. 낮 동안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집에 와 밤새도록 파일 이름을 정리하고 잠에 고꾸라지기 일쑤였다. 그래도 새벽이면 어둠을 밝히고 또 밖으로 나섰다.이렇게 찍은 사진이 지난 23년 동안 무려 150만장에 이른다. 사진의 화질을 생각하면 무겁고 육중한 DSLR 카메라가 적당하지만, 매일 다니기 때문에 콤팩트 카메라를 선호한다. 꽃 사진을 촬영한 첫 카메라는 소니 717이라는 모델이었다. 15년 정도 매일 사진을 찍다 보니 결국엔 고장이 나 버렸다. 고쳐서 쓰려고 수리점에 가져가니 “어떻게 쓰셨길래…”라는 타박이 돌아올 정도였다. 5년 전 니콘 카메라를 샀지만, 주인을 잘못 만난 탓에 무척이나 혹사당하고 있다. 그의 가방에는 지름을 정확히 잴 수 있는 버니어캘리퍼스, 잎이나 꽃의 궤적을 따라 구부러지는 플라스틱 자, 그리고 배경을 깔끔하게 찍도록 돕는 모눈이 그려진 고무매트가 항상 들어 있다. 사진을 찍고서는 나무 종류와 일치하는지를 일일이 대조해야 한다. 이 작업도 쉬운 일이 아니다. “영어도 일본어도 잘 못하지만, 외국 서적을 토대로 원예종의 학명과 함께 비교합니다. 권위 있는 외국 사이트에도 들어가 확인을 하고요. 실제 크기를 또 재봐요. 컴퓨터 속 사진만으로 했다가 크기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찍는 것도, 정리하는 것도 중노동이다.●“나무 좋아하는 이에게 도움 되면 돈 못 벌어도…” 책을 출간한 글항아리의 강성민 대표는 “책의 샘플을 가지고 여러 곳을 찾아가 감수를 맡겼더니 ‘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기존 자료가 있어야 맞춰 보고 맞는지 틀린지를 알 수 있지만, 국내엔 자료 자체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2765종 전체를 감수할 분야별 전문가들도 마땅치 않다. 결국 책은 감수자가 없다. “조사를 해보니 외국에서는 아주 체계적으로 나무를 관리하더군요. 그런데 우리는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연구조차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요. 국립수목원에서는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원예종에 대해서도 따로 연구를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하면 우리 것조차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거예요.” 그는 이른바 ‘미스김 라일락’처럼 “다른 나라에서 우리 수종을 가져가 육종하고 우리나라가 이를 역수입해야 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렇게 들인 노력을 어찌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이 정도 책을 냈으니 수입을 어느 정도 예상하는지 궁금했다. 통상 인세와 인쇄 부수를 계산해 보니 사실 책 출간으로 벌 수 있는 돈은 크지 않다. “큰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다”면서 그래서 괜찮다고 거듭 말하는 그에게서 공직 생활을 하면서 가졌을 법한 사명감이 엿보인다. “내 책으로 공부하면 여기저기 자료 찾는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나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그는 그저 기쁘다고 했다. 나무처럼 우직한 그의 23년간 노력은 어떤 열매를 맺을까. 값진 결실인 도감을 들어 보인 그는 꽃처럼 밝게 웃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영화 살아야 우리도 산다”…극장·IPTV, ‘모가디슈’ 등에 혜택

    “영화 살아야 우리도 산다”…극장·IPTV, ‘모가디슈’ 등에 혜택

    극장과 유료방송업계가 영화시장 정상화 위해 올여름 개봉하는 한국영화 2편을 파격 지원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침체한 영화 시장이 백신 접종과 함께 차츰 살아나는 상황을 기회 삼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협회인 한국상영관협회와 한국IPTV방송협회, 케이블TV VOD 업체들은 ‘모가디슈’와 ‘싱크홀’에 대한 지원책을 15일 밝혔다. 이 영화들은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들로, 극성수기인 여름 시즌에 관객을 많이 모을 것으로 예상하는 ‘텐트폴’ 영화들이다. 극장 업계는 영화 총제작비의 50%까지 회수를 보장한다. 통상적으로 영화티켓 매출을 극장과 배급사 측이 반반씩 나눠갖는다. 그러나 두 영화에 대해서는 총제작비 50%에 이르는 매출을 우선으로 배급사에 지급한다. 제작비가 많이 든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을 때 입게 될 손실을 일정 부분 책임지겠다는 뜻이다. 유료방송업계도 힘을 보탰다. 극장 상영 후 TV에서 곧바로 상영하는 영화에 대해 기존 분배율을 넘어선 매출의 80%를 배급사 측에 지급하기로 했다. 배급사에 지급하는 정산금보다 최대 20% 정도 더 많은 금액이다. 극장업계와 유료방송업계는 지원작으로 선정한 두 편의 영화 외에도 한국영화 개봉작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한국영화 대작이 개봉해야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길이 늘어나고, 영화 시장도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중재로 극장업계, 유료방송업계, 배급업계는 앞서 여러 차례 회의를 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찍소리라도 내면 ‘ㅉ’소리도 못하는 공포 ‘쉿’

    찍소리라도 내면 ‘ㅉ’소리도 못하는 공포 ‘쉿’

    ‘소리 내면 괴물이 공격한다’는 설정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3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다. 16일 개봉하는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전편에 비해 배경을 좀더 확장하고 액션에 집중했다. ●아빠 잃은 한 가족… 삶 향한 분투기 영화는 아빠 리(존 크래신스키 분)의 희생 이후의 이야기다. 괴생명체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분)과 딸 레건(밀리센트 시먼즈 분),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 분)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가족은 갓 태어난 막내를 데리고 집을 떠나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 나선다.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괴물의 정체를 아예 처음부터 보여 준다. 평화로운 마을에 아이들의 야구 경기가 한창인데 거대한 운석이 갑자기 지구를 향해 날아온다. 곧바로 정체불명의 괴물이 나타나 인간을 공격한다. 총알도 튕겨 내는 딱딱한 외피의 괴물은 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습격한다. 오프닝 신에서 괴물의 특징을 보여 주면서, 전편을 보지 않았던 관객도 영화의 고유한 설정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독특한 요소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팝콘을 녹여 먹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예측불허 줄거리 속에 시각과 청각 효과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오감을 자극했던 영화의 특징은 속편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전편과 달리 거리를 비롯해 거대하고 낙후된 공업지대, 버려진 기차와 선착장까지 장소를 확대하면서 답답한 느낌을 줄였다. ●고립된 세상… 팬데믹 상황과 닿아 자동차쯤은 마치 종잇장처럼 찢어 버리는 괴물의 공격은 더 생생해졌다. “괴생명체가 점점 똑똑해지는 점에 중점을 뒀다”는 크래신스키 감독의 설명처럼, 마구 뛰어다니며 소리를 내는 모든 것을 공격하던 괴물은 인간만을 탐지하고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인다. 더 영리해진 괴물에 성장한 아이들이 전격적으로 맞서는 모습도 부각했다. 속도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괴물과 사투 장면이 여느 할리우드 액션영화 못잖다. 다만 청각 장애가 있는 레건이 괴물을 공격하는 장면이라든가 리의 죽음에 얽힌 사연 등은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에겐 다소 의문스러울 수 있다. 갓난아이가 울 때의 대처법이나 전구색을 이용해 위험을 알리는 방법 등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엿보는 재미가 속편에서는 다소 줄었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의 독특한 설정은 여전히 긴장감 넘친다. 영화의 완성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괴물이 휩쓸고 폐허가 된 세상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묘하게 맞물린다. 전편을 보지 않았든, 혹은 숨죽이며 전편을 봤든, 기꺼이 즐길 수 있을 법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영화프리뷰]스케일 키우고, 액션도 키웠다…‘콰이어트 플레이스2’

    [영화프리뷰]스케일 키우고, 액션도 키웠다…‘콰이어트 플레이스2’

    ‘소리 내면 괴물이 공격한다’는 설정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3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다. 16일 개봉하는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전편에 비해 배경을 좀더 확장하고 액션에 집중했다. 영화는 아빠 리(존 크래신스키 분)의 희생 이후의 이야기다. 괴생명체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분)과 딸 레건(밀리센트 시먼즈 분),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 분)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가족은 갓 태어난 막내를 데리고 집을 떠나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 나선다.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괴물의 정체를 아예 처음부터 보여 준다. 평화로운 마을에 아이들의 야구 경기가 한창인데 거대한 운석이 갑자기 지구를 향해 날아온다. 곧바로 정체불명의 괴물이 나타나 인간을 공격한다. 총알도 튕겨 내는 딱딱한 외피의 괴물은 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습격한다. 오프닝 신에서 괴물의 특징을 보여 주면서, 전편을 보지 않았던 관객도 영화의 고유한 설정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독특한 요소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팝콘을 녹여 먹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예측불허 줄거리 속에 시각과 청각 효과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오감을 자극했던 영화의 특징은 속편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전편과 달리 거리를 비롯해 거대하고 낙후된 공업지대, 버려진 기차와 선착장까지 장소를 확대하면서 답답한 느낌을 줄였다.자동차쯤은 마치 종잇장처럼 찢어 버리는 괴물의 공격은 더 생생해졌다. “괴생명체가 점점 똑똑해지는 점에 중점을 뒀다”는 크래신스키 감독의 설명처럼, 마구 뛰어다니며 소리를 내는 모든 것을 공격하던 괴물은 인간만을 탐지하고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인다. 더 영리해진 괴물에 성장한 아이들이 전격적으로 맞서는 모습도 부각했다. 속도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괴물과 사투 장면이 여느 할리우드 액션영화 못잖다. 다만 청각 장애가 있는 레건이 괴물을 공격하는 장면이라든가 리의 죽음에 얽힌 사연 등은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에겐 다소 의문스러울 수 있다. 갓난아이가 울 때의 대처법이나 집 밖에 내건 전구를 이용해 위험을 알리는 방법 등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엿보는 재미가 속편에서는 다소 줄었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의 독특한 설정에 여전히 긴장감이 넘친다. 영화의 완성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괴물이 휩쓸고 폐허가 된 세상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묘하게 맞물린다. 전편을 보지 않았든, 혹은 숨죽이며 전편을 봤든, 기꺼이 즐길 수 있을 법 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아라가야 왕궁터 주방에 웬 소가야 토기?

    아라가야 왕궁터 주방에 웬 소가야 토기?

    아라가야 왕궁터에서 취사전용 공간이 확인됐다. 당시 가야 세력 간 교류를 이해할 수 있는 토기류도 함께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경남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에 있는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 발굴조사에서 취사전용 건물지를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사진 기반암을 길이 11m, 너비 5m, 깊이 80㎝ 정도로 파내고 내벽을 설치해 취사 공간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벽은 길이 8m, 너비 3.5m, 높이 15㎝ 정도다. 황갈색 점질토를 1~2㎝ 두께로 다졌는데 열을 가해 단단하게 만드는 불다짐 기법을 사용했다. 취사시설은 동서로 길이 5m 정도로 비교적 큰 규모였다. 동쪽에는 아궁이를 두었고, 서쪽 배연부 사이에 구들을 설치했다. 다만 아궁이는 하단부만 남아 있어 정확한 규모와 형태는 파악할 수 없었다. 구들은 최대 길이 약 1m, 높이 약 50㎝의 평평한 돌을 놓았고, 외부를 회색 점질토를 발라 연기가 새어 나오지 않도록 했다. 구들 내부의 평평한 돌로 볼 때 측벽과 같은 방법으로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연부는 깬돌을 가로로 눕혀 쌓아 만들었으며 연기가 잘 빠질 수 있도록 계단식으로 구축해 높이 차를 두었다. 취사시설 부지 외곽에 배연부와 가까운 곳에는 기반암을 원형으로 판 구덩이가 확인됐다. 연구소 측은 취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보고 있다. 건물지 내부에는 6세기에 볼 수 있는 원통모양그릇받침과 적갈색의 취사용 토기류가 출토됐다. 특히 원통모양그릇받침은 물결무늬 장식, 원형의 창 등이 있어 가야토기의 공통적인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라가야만의 속성인 둥근 옥 또는 새 모양 창과 소가야의 특징인 점줄무늬 장식과 한 쌍의 장방형 창도 확인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아라가야와 다른 가야 세력의 교류와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 조사는 2018년부터 진행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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