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기중
    2025-10-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780
  • ‘서울신문 해피 뉴런’ 대회 오늘 청계천로서

    ‘서울신문 해피 뉴런’ 대회 오늘 청계천로서

    2016 병신년(丙申年)의 희망찬 출발을 알리는 ‘서울신문 해피 뉴런(Happy New Run)’ 대회가 1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 본사 앞 광장과 종로구 청계천로에서 열린다. 서울신문 해피 뉴런은 2016년의 첫날을 기념하기 위해 2016명의 참가자들이 청계천 10㎞ 구간을 달리며, 한겨울의 추위를 이기고 새해를 시작하는 기쁨을 만끽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서울신문 주최, 문화체육관광부·서울시 후원, LG·네이버·국민생활체육회·전국한우협회·대한한의사협회 협찬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문종·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한다. 오전 9시에 시작하는 10㎞ 마라톤은 ‘청계광장-모전교-광교-삼일교-관수교-마전교-배오개다리-전태일다리’의 2.5㎞ 구간을 2차례 왕복(편도 4차례)하는 코스로 진행된다. 모든 참가자에게 기록 측정용 칩과 번호표가 제공되며 기념품으로 LG전자 블루투스 헤드셋이 지급된다. 영일고에서 38명이 참가하는 것을 비롯해 육군 ○○부대 24명, LIG넥스원 22명 등 많은 학교와 기업, 모임 등에서 단체로 참가 신청을 했다. 딸 서주(3·최연소 참가자), 은주(5)양과 함께 나오는 박노진(45·안양시청 직원)씨는 “평소에 너무 바빠 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는데, 새해를 맞아 서울신문의 해피 뉴런에 참가해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이번 해피뉴런 참가를 계기로 새해에는 반드시 금연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5회 참여 기록을 갖고 있다. 대회 집결지인 서울신문 본사 앞 광장에서는 전국한우협회가 참가자와 대회 관계자들에게 한우사골떡국을 제공하는 시식행사가 열린다. 한편 마라톤 대회가 진행되는 오전 9시~10시 20분 청계천로 양방향 전 차로가 통제된다.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전체 코스에 안내 입간판과 플래카드 180여개가 설치되며 교통경찰, 모범운전자 200명이 현장에서 차량 우회를 유도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떴다 ‘지거국’… 의대·채용 지역할당 효과

    떴다 ‘지거국’… 의대·채용 지역할당 효과

    전국 각 권역을 대표하는 이른바 ‘지방 거점 국립대’가 올해 정시모집에서 약진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9개 지방 거점 국립대의 경쟁률이 4.16대1로 최근 5년간 최고를 기록했다. 정부의 지방대 육성 정책이 효과를 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대학의 거품이 걷히고 비수도권 대학의 인기가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국 대학의 2016학년도 정시모집 마감 결과를 31일 분석한 결과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부산대 등 9개 지방 거점 국립대의 평균 경쟁률이 4.16대1을 기록했다. 9개 대학은 각기 광역 행정구역을 대표하는 국립대로, 서울대를 포함해 10개를 통칭 지방 거점 국립대로 분류한다. 대학별로는 제주대가 1600명 모집에 8456명이 몰리면서 경쟁률 5.27대1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충북대가 5.22대1, 충남대가 4.86대1, 부산대가 4.41대1을 기록했다. 강원대의 경쟁률은 3.03대1로 9개 대학 가운데 가장 낮았지만 지난해 2.95대1보다는 상승했다. 9개 대학의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2012학년도 4.00대1이었다가 2013학년도 3.96대1에 이어 2014학년도에는 3.3대1로 바닥을 찍었다. 경쟁률 하락은 수험생들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선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15학년도에 3.82대1로 상승한 데 이어 2016학년도에는 최근 5년간 경쟁률 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다양한 이유 가운데 2014년 7월 제정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학 육성법)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법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우수 인재가 인근 지방대학에 진학하고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 법에 따라 지방대학은 의학계열과 법학전문대학원 등에서도 해당 권역의 학생을 학부는 30%(강원·제주권 15%), 전문대학원은 20%(강원·제주권 10%) 선발해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공공기업도 신규 채용 때 모집정원의 35% 이상을 해당 지역 고졸자나 지방대학 졸업자로 선발하도록 권하고 있다. 유정기 교육부 지역대학육성과장은 “의대 정원 일부를 지방 출신 학생으로 선발하도록 할당하자 다른 학과들로도 파급효과가 나타나 전체 지방대 경쟁률이 올라갔다”며 “2014년부터 시작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도 수험생에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수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역차별’을 받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인 지역 대학 총장과 교수 등 14명은 지난 8월 헌법재판소에 “지방대학 육성법이 경인 지역 대학생들에 대해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당분간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취업난도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 거점 국립대의 인기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임성호 하늘교육종로학원 대표는 “수도권의 사립대를 나와도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들 대학의 거품이 점차 걷히고 있다”며 “앞으로 지방대학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강화되면 지방 거점 국립대는 물론 지방대학 선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현장 블로그] 참 비리비리하네, 영훈학원 몰락의 역사

    [현장 블로그] 참 비리비리하네, 영훈학원 몰락의 역사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영훈학원이 드디어 새 주인을 맞게 됐습니다. 교육부 산하기구인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지난 28일 회의를 열고 오륜교회(서울 강동구 성내동)를 영훈학원 인수기관으로 확정했습니다. 학교법인 영훈학원은 영훈초등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 영훈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영훈국제중은 대원국제중과 함께 서울에 2개뿐인 국제중학교 중 하나입니다. 2013년 1월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기 아들을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입학시키면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영훈중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됐습니다. 이어 교감 자살과 이사장 구속 등 불미스런 일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영훈학원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사들이 모두 해임되면서 관선이사들이 파견됐습니다. 올 5월에는 서울시교육청 국제중 평가에서도 낙제점을 받아 지정취소 위기를 맞았다가 2년 유예 판정으로 겨우 ‘국제중’이라는 명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영훈초와 영훈고는 학교 자체는 정상적으로 운영돼 왔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임시이사 선임학교법인 영훈학원 정상화 검토보고서’를 보면 현재 영훈학원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학원이 보유 중인 수익용 기본재산은 모두 29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학교 설립으로 발생한 부채가 10억원, 2013년 비리 사건 이후 교육청에 반납하고도 갚지 못한 미납금이 14억원에 이릅니다. 결국 이 학교의 재산이 5억원에 불과하다는 뜻입니다. 이는 시교육청이 정한 사학의 수익용 기본재산 기준액 95억 6000만원의 5% 수준에 불과합니다. 영훈학원이 몰락한 이유는 결국 부도덕한 재단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영훈중뿐일까요. 현재 전국의 초·중·고교에서 수익용 기본재산을 100% 갖춘 사학법인은 28.4%에 불과합니다. 2011년 21%였던 사학법인의 법인부담금은 지난해 17.5%로 감소했습니다. 오륜교회는 영훈학원 인수의 조건으로 수익용 기본재산 기준액을 맞추기 위해 90억원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시교육청이 “영훈학원의 정상화 추진은 시기상조”라며 관선 체제의 지속을 주장했지만, 사분위는 오륜교회의 재정 건전성이나 학교법인 운영능력 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새 주인으로 결정했습니다. 사분위는 다음달 회의에서 오륜교회 측과 서울시교육청 등으로부터 정이사 후보들을 추천받아 영훈학원의 새 이사회 구성을 논의할 방침입니다. 영훈중은 2013학년도 160명 정원에 1348명이 지원해 8.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많은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몰락한 영훈학원의 사례는 부실하고 부도덕한 경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교육계는 물론이고 산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취업 중심 구조조정 대학에 3년간 6000억원 지원

    취업 중심 구조조정 대학에 3년간 6000억원 지원

    정부가 산업 수요에 맞춰 정원을 조정하고 학과를 개편하는 대학에 내년부터 3년 동안 모두 6000억원을 지원한다. 대학이 사회에 맞는 인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뭉칫돈을 ‘당근’으로 주고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신규 추진하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PRIME) 사업 기본계획을 29일 확정 발표했다. 내년부터 3년 동안 19개 대학에 매년 2000억여원씩 모두 6000억여원을 지원한다. 단일 규모사업 가운데 일부 대학에 이렇게 집중해서 지원금을 주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사업 유형은 구조조정의 규모에 따라 ‘대형’(사회수요 선도대학)과 ‘소형’(창조기반 선도대학) 두 가지 사업으로 구분해 실시한다. 대학이 대형에 참여하려면 내년 입학정원 대비 2017학년도 정원의 10% 이상 또는 200명 이상을 조정해야 한다. 사회 수요가 적은 전공은 정원을 줄이거나 통폐합해야 한다. 반대로 수요가 많은 전공 위주로 정원을 늘리면 점수를 많이 받는다. 대형은 9개 대학을 선발한다. 1개 대학에 최고 300억원을 지원하고, 8개 대학에 150억원씩 모두 1500억원을 매년 3년간 지원한다. 소형은 신기술 직종이나 융합전공 등 미래 유망사업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하는 대학이 대상이다. 대학과 기업의 공동 교육과정을 도입해야 한다. 이 대학들은 내년 정원 대비 2017학년도 정원의 5% 또는 100명 이상을 조정해야 한다. 10개 대학을 선정해 학교별로 평균 50억원을 매년 3년간 지원하게 된다. 단순 학과 통폐합이나 융·복합 등은 프라임 사업의 정원 조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선정 과정에서 사업 목적에 맞는 정원 조정인지를 면밀히 따진다. 사업의 시작에 따라 취업이 잘되는 이공계 학과들의 정원이 늘어나고 취업이 어려운 인문·사회계열 정원이 줄어들 우려가 높다. 교수·학생들은 이 때문에 “기초 학문을 위축시킨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이날 세종시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인문학은 창의적 인재가 갖춰야 할 기본 역량으로, 타 전공에 융합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전공·취업 불일치 해소 처방…정원·학과 다이어트 본격화

    전공·취업 불일치 해소 처방…정원·학과 다이어트 본격화

    교육부가 29일 프라임 사업 세부 시행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내년 3월을 기한으로 대학들의 학과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게 됐다. 상대적으로 취업에 불리한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이 구조조정의 타깃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프라임 사업의 목적은 한마디로 ‘불일치의 해소’라 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의 ‘2014~2024 대학 전공별 인력 수급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4년제 대학 졸업자 79만 2000명이 기업의 인력 수요를 초과해 배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른바 ‘문사철’(문학·역사·철학)로 대표되는 인문·사회계열 대졸자는 지나치게 많이 나오고, ‘전화기’(전자·화학·기계)로 불리는 공대 계열은 오히려 일자리가 남아돌 것으로 보인다. 대학이 프라임 사업에 참여하려면 기존 학과를 폐지하거나 정원을 줄여 산업 수요 중심의 학과로 이동해야 한다. 교육부가 3년 동안 지원하는 6000억원은 학내 반발을 줄이는 일종의 ‘당근’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사업설계 당시 선정대학을 36곳으로 잡았다가 19곳으로 줄이면서 개별 대학에 대한 지원 금액을 늘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의 한 대학 기획처장은 “지원금의 규모가 워낙 커 대학으로선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학이 구조조정에 나서면 인문학을 비롯한 기초학문이 고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조승래 청주대 사학과 교수는 “단지 취업이 안 된다는 이유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인문·사회계열이 직격탄을 맞게 되고, 이에 따라 다른 나라에 비해 취약한 한국의 기초학문이 더 취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영국처럼 기초학문 육성을 위한 기관을 설치하고, 이와 별도로 산업 수요에 맞춘 인력 양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내년 3월 말까지 사업계획서를 접수하고 심사를 거쳐 4월 말 선정 대학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학들이 프라임 사업에 대한 본격 준비에 나서는 내년 초부터 대학가에 크고 작은 잡음이 예상된다. 예컨대 중앙대는 인문대와 사회대 정원 100명을 감축해 공대로 넘길 것이라고 알려져 학내 갈등이 일고 있다. 앞서 인하대에서도 프라임 사업을 위해 철학과와 프랑스언어문화학과를 폐지하고 영어영문학과·일본언어문화학과의 정원을 대폭 줄이겠다고 했다가 학내 반발에 개편 방안을 철회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런 논란에 대해 ‘완충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업 참여 대학은 축소·폐지되는 학과 학생들의 전공 선택을 보장하고 교육과정도 유지해야 한다는 부분 등이다. 또 교원 신분에 대한 보장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선정 대학은 정부 지원 금액의 10% 이상을 반드시 인문학 발전에 쓰도록 하는 것이 의무화돼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수도권 “반발 최소화 구조조정”… 지방 “살아남기 사활”

    교육부가 ‘프라임(PRIME) 사업’ 세부 계획을 발표한 29일 각 대학 관계자들의 속내는 복잡해 보였다. 다른 대학보다 더 많이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후폭풍을 최소화하고, 학내 반발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탓이다. ‘사회수요 선도대학’ 사업에 참여하려면 10% 이상, ‘창조기반 선도대학’ 사업에 참여하려면 5% 이상의 2017학년도 입학정원을 이동이나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서울의 A대 기획처장은 “학과 구조조정에 따른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교수와 학생들이 상당히 민감하다”고 했다. 그는 “서울 등 수도권 대학은 적어도 10% 이상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른 대학의 동향을 살피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대학의 경우 무려 25% 이상의 구조조정을 거쳐 사업 선정을 노리는 대학들도 있다. 지방 B대학 총장은 “학령 인구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신입생을 구하기 어려워진 지방의 대학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프라임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와 관련 “몇 년 동안 이어진 등록금 동결에 따라 대학에 돈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방학 동안 치열한 학내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문학과나 사회계열 교수들은 비상이 걸렸다. 취업률이 낮은 학과들이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C대학 인문계열 교수는 “교육부가 주장하는 ‘산업 수요’는 결국 ‘취업이 잘되는지’가 아니겠느냐”면서 “대학이 그동안 학내 반발 때문에 구조조정을 미뤄왔는데, 이 사업으로 공개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해졌다. 이제 인문학과 교수들은 사실상 갈 곳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좋은 아빠’ 생각보다 쉽다

    “아빠 산에 오르기 할래.” “아빠는 지금 바쁘다.” “그래도 해 줘.” “어쩔 수 없군. 자, 올라와 봐.” 여섯 살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인 ‘아빠 산에 오르기’를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빠는 서 있는 상태에서 아이의 양손을 깍지 껴 잡은 다음 아이가 어깨에 오를 때까지 참아 내면 됩니다. 아이는 아빠의 손을 잡고 산을 오르듯 아빠의 무릎, 허벅지, 배, 가슴을 차례차례 밟고 어깨 위에 올라탑니다. 지난번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보고 따라 해 봤는데, 아들이 너무 즐거워해 이 놀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이제는 아무 때나 해달라고 조릅니다. 요새는 메뚜기처럼 껑충껑충 뛰어오르기도 합니다. 그러다 저의 소중한 부위를 발로 차 버리는 바람에 바닥에 나뒹굴기도 했습니다. 아들과 ‘어깨 레슬링’도 가끔 합니다. 서로 어깨를 맞대고 아들이 밀고 들어오는 것을 버티며 받아 주는 놀이입니다. 어느 정도 받아 주다 아들을 꽉 붙들고 “어림도 없다”고 외친 뒤 바닥에 자빠뜨립니다. 아들은 웃으며 또 달려듭니다. 가끔은 못 이기는 척 뒤로 드러누우면서 아들을 껴안고 “이야, 힘이 아주 세졌네”라면서 ‘오버액션’을 해 주면 효과 만점입니다. 네 살 딸은 ‘무릎 오토바이’를 좋아합니다. 의자에 앉아 무릎 위에 딸을 올려놓고 팔을 쭉 뻗은 뒤 엄지를 펴서 마치 오토바이 핸들을 잡은 것처럼 만들어 줍니다.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무릎을 위아래로 천천히 구르다가 “자갈밭이다”라고 외치면서 무릎을 세게 엇박자로 굴러 주면 딸은 재밌어서 소리를 꽥꽥 질러 댑니다. 이런 놀이를 하다 보면 ‘아빠는 몸으로 놀아 준다’는 말을 실감하곤 합니다. 땀도 나고 기분도 좋습니다. 놀아 주는 방법을 모른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터넷 육아 카페 등에 다양한 방법이 올라와 있습니다. 아이와 몸으로 노는 방법을 수록한 책도 많이 나왔습니다.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은 지금까지 5000가지가 넘는 아빠 놀이를 만든 ‘놀이의 달인’입니다. 그가 지금까지 낸 아빠 놀이 책이 10권에 이릅니다. 그의 책 ‘놀이만 한 공부는 없다’의 머리말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단 한 번도 공부하라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은 잘 자라 주었다. 잔소리하는 대신 아이들과 동네 한 바퀴를 돌고, 한 달에 한 번씩 서점에 다녔다. 시간이 있을 때는 전국을 누비며 아이들과 놀았다. 많은 사람이 나에게 ‘좋은 아빠’라고 하지만, 매일 하루 1분씩 20년 동안 놀아 준 것밖에 특별한 방법이 없다.” 얼마 전 중3 아들과 중1 딸을 둔 어떤 형님과 술자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업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집에 들어와 보면 아이들은 항상 잠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주말엔 골프 치느라 바빴고, 가끔 쉬는 날엔 모자란 잠을 자느라 바빴습니다. 아이들이 놀자고 달려들면 형님은 짜증을 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잠자는 아이들을 보면서 ‘진짜 내 아이들이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고, 그 자리에서 고개를 떨어뜨리고 울었다고 합니다. 쓰디쓴 소주를 연거푸 들이켜는 그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이제라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한 그를 응원합니다. gjkim@seoul.co.kr
  • 마주 앉은 황우여·교육감들… 누리예산 합의 또 불발

    정부와 시·도 교육청이 내년도 누리과정(어린이집·유치원) 예산 편성을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 가는 가운데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감들과 직접 대화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황 부총리는 28일 서울 더프라자호텔에서 장휘국 시·도 교육감협의회장(광주교육감),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만나 누리과정 편성은 교육감의 의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반드시 연내에 편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두 교육감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논의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장 협의회장은 “황 부총리가 발전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해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황 부총리가 지방세가 많이 들어올 테니 우선 편성해 달라는 주장만 반복했다”고 전했다. 양측이 이날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조만간 진전된 방안을 들고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양측이 좀 더 고민을 해보고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황 부총리가 지난 주말 교육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뤄졌다. 서울, 경기, 광주, 전남 등 시의회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아예 편성하지 않은 4곳의 교육감들이 참석하기로 했지만, 이날은 우선 장 협의회장과 조 교육감만 참석했다. 황 부총리는 29일 열리는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 회의에도 참석해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교육부, 학생 보호 매뉴얼 보급경찰은 의심 사례 적극 수사

    최근 물의를 빚은 인천 아동학대 사건과 같은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학교 차원의 학생 보호 의무를 강화한 매뉴얼이 내년 신학기에 전국 학교에 보급된다. 합동조사팀이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아동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 뒤 의심이 될 때는 경찰이 즉각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미취학·장기결석 아동 관리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종합대책은 30일 당정협의를 거쳐 내년 초 확정, 발표된다.황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인천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미취학 또는 장기결석 아동들이 보호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관계 법령과 제도를 철저히 재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학교에 구체적인 관리 매뉴얼을 개발·보급해 대상 아동을 끝까지 관찰하고 보호하는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아동 보호를 위한 담임교사의 권한과 역할 강화도 추진된다. 가출 청소년이 온라인을 통한 조건만남 등 유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이들의 가정 복귀와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 등도 논의됐다.보건복지부는 부모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동학대 가해자의 80% 이상이 친부모인 점으로 미뤄 볼 때 학대와 훈육을 혼동하는 부모의 인식 개선이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경찰은 교육부가 시행하는 장기결석 아동 전수조사에서 아동학대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사에는 각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수사팀과 학교전담경찰관을 활용하기로 했다.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울 中1 내년부터 ‘자유학기 + 탐색학기’ 1년 시행

    내년부터 서울의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1학기나 2학기에 단 한 번만 기말고사 시험을 본다. 그 대신 동아리, 진로탐색 등 체험활동에 집중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전면 운영하는 교육부 방침에 맞춰 중학교 1학년을 ‘탐색 학기’와 ‘집중 학기’(자유학기)로 나눠 운영하도록 한 ‘2016 서울형 자유학기제 운영계획’을 28일 발표했다. 교육부의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지필고사에 대한 부담 없이 학생이 체험활동에 집중하는 교육을 가리킨다. 학생들은 자유학기제 기간에 오전에는 학교에서 교과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자신의 진로를 찾는 여러 체험활동을 하게 된다. 서울형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가 아니라 한 학년 동안 자유학기제를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서울의 384개 중학교가 학교별로 한 학기는 본래의 자유학기제 형태로 운영하는 ‘집중 학기’ 과정으로, 다른 학기는 자유학기제를 보완하는 ‘탐색·연계 학기’ 과정으로 진행된다. 집중 학기에는 연 170시간 이상 체험활동 중심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여기에는 예술·체육활동과 동아리 활동 등이 집중 편성된다. 이때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지필고사는 보지 않는다. 탐색·연계 학기는 자유학기제를 준비하거나 보완하는 학기다. 융합 교과, 토론, 프로젝트 학습 등 다양한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때에는 중간고사를 보지 않고 기말고사만 본다. 학교들은 지필고사 형태의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형성평가·수행평가 등 과정 중심의 평가를 진행한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평가내용이 서술형으로 기재된다. 시교육청은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모든 중학교에 학교당 2000만원 내외의 특별 예산을 지원해 학부모의 추가 부담이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자유학기제 우수운영 학교에 대한 지원도 이어간다. 교육청 관계자는 “우수학교 중 60개교 내외를 공모·지정해 중학교 2학년과 3학년에도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이어가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고교생 56% “10억 준다면 죄짓고 감옥가도 괜찮아”

    고교생의 절반 이상이 ‘10억원의 거액을 가질 수 있다면 범죄를 저질러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는 전국 초·중·고등학생 1만 1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5년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에서 고교생의 56%는 ‘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했다. 초등학생은 17%,중학생은 39%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큰 폭으로 올랐다. 2012년 조사에서는 초등 12%,중학 28%,고교 44%였고,2013년에는 초등 16%,중학 33%,고교 47%였다. 또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살면 된다’는 응답은 올해 초등 19%,중학 30%,고교 45%였다. 2년 전의 같은 설문에서는 초등 19%,중학 27%, 고교 36%였다. 고교생은 2년 사이에 9%포인트 늘었다. 이외에 ‘참고서를 빌려주기 싫어서 친구에게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응답은 초 18%,중 34%,고 44%,‘친구의 숙제를 베껴서 내도 괜찮다’는 응답은 초 15%,중 58%,고 71%로 조사됐다.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 내용을 그대로 베낀다’도 초등 26%, 중학 46%, 고교 63%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 전체 정직지수는 78점으로 평가됐다. 초등학생 88점, 중학생 78점, 고교생 67점으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낮아졌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게시판 등 윤서체 글꼴 무단 사용” 300억대 소송 표적이 된 학교들

    [단독]“게시판 등 윤서체 글꼴 무단 사용” 300억대 소송 표적이 된 학교들

    컴퓨터 워드프로세서에 쓰이는 글꼴(폰트)의 무단 사용으로 서울과 인천지역 초·중·고 300여곳이 8억원대 규모의 저작권 분쟁 송사에 휘말릴 상황에 놓였다. 글꼴 제작사 측은 전국 1만 2000개의 초·중·고를 대상으로 소송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컴퓨터 글꼴 ‘윤서체’의 개발업체인 그룹와이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우산은 지난달 5일 인천지역 90개 초등학교에 “윤서체 유료 글꼴을 무단으로 사용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경고문을 보냈다. 그룹와이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소송 대신 윤서체 유료 글꼴 383종이 들어 있는 프로그램을 1개 학교당 275만원에 구입하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그룹와이는 인천 지역 초등학교 110여곳 및 서울 지역 초·중·고교 100여곳에 대해서도 조만간 같은 내용의 경고문을 보낼 예정이다. 그룹와이는 “윤서체 무료 글꼴과 달리 유료 글꼴은 대가를 지불하고 구매를 해야 한다“며 “문제가 된 학교들은 온라인 게시판이나 가정통신문, 행사 알림 게시물 등에 유료 글꼴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학교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인천 지역 초등학교 교장은 “PC를 공용으로 사용하는 학교 특성상 누가 유료 글꼴을 내려받아 사용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일단 그룹와이 측과 개별적으로 협상하지 말라는 공문을 학교에 보내고 24일까지 업체와 두 차례 실무협의를 가졌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개발업체는 내년에 전국 1만 2000여 초·중·고에 대해서도 저작권법 위반 여부를 확인해 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구체적인 피해와 관련한 채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손배소 규모가 300억원대로 커질 수도 있다. 그룹와이는 앞서 2012년 10월 한양대를 비롯해 건국대, 동신대, 전남대 등이 윤서체를 불법으로 사용한 혐의를 확인하고 일괄구매협의를 가진 바 있다. 당시 글꼴 사용료로 컴퓨터 1대당 100만원 수준으로 윤서체 사용권을 일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황우여 “아동 보호 위한 담임교사 권한·역할 강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8일 인천 초등학생 학대사건과 관련해 “우리 사회 아동보호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황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인천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미취학·장기결석아동 관리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긴급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 부총리는 “학교와 교육청,지방자치단체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책임 있게 아이를 챙겼더라면 그토록 오랜 기간 고통받는 일은 없었을 텐데 하는 만시지탄의 아쉬움이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취학 또는 장기결석 아동들이 보호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관계법령과 제도를 철저히 재점검하고 보완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위학교에 구체적인 관리 매뉴얼을 개발·보급해 대상 아동을 끝까지 관찰하고 보호하는 시스템을 정비하고 아동 보호를 위한 담임교사의 권한과 역할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 부총리는 또 “법·제도 개선과 함께 중요한 것은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라면서 “아동학대는 가정 안에서든 밖에서든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학대를 인지한 사람이 바로 나서서 신고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와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가출청소년이 온라인을 통한 조건만남 등 유해환경에 유입되는 일을 막고 이들의 가정 복귀와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 등도 논의됐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관계 부서 협의를 거쳐 추후 대책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새해부터 3년간 1800억원 투입… 역대 최대 인문학 지원 사업 전망

    새해부터 3년간 1800억원 투입… 역대 최대 인문학 지원 사업 전망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월 전국 대학생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인문학보다는 취업이 우선”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큰 반발을 샀다. 취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였지만, 교육당국의 ‘인문학 경시(輕視)’ 기조를 보여준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진흥’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인문학에 정부가 내년부터 해마다 600억원씩 3년간 1800억원을 쏟아붓기로 하면서 정책 추진의 배경과 의도,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정도 규모의 인문학 지원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이 대학별 특성을 고려해 인문학 발전계획을 수립하면 이를 평가해 지원금을 주는 ‘인문학 역량강화(코어·CORE)’ 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한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매년 20∼25곳의 대학을 선정해 한 학교당 5억원에서 40억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선정된 대학은 2년 동안 사업을 한 뒤 중간평가를 거쳐 1년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교육부, 4개 역량강화 지원 사례 예시 당초에는 8년 동안 연간 1200억원씩 모두 9600억을 지원하는 대규모 중·장기 사업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올해 기획재정부에서 사업을 심사하며 ‘연간 344억원·3년’으로 쪼그라들었다가 국회에서 ‘연간 600억원·3년’으로 늘어났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대학들이 지금처럼 특색 없이 ‘문사철’(文史哲,문학·사학·철학)을 운영하지 말고 변화한 시대에 맞게 개량을 해보라는 것이다. 교육부가 ▲글로벌 지역학 ▲인문기반 융합전공 ▲기초학문심화 ▲기초교양대학 등을 지원가능 사례로 예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부가 글로벌 지역학을 예로 든 것은 세계 각 나라와 언어권, 문화권에 특화된 지역 전문가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로서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 치중된 지금의 인문학을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이슬람권 국가로 눈을 돌려 세계 전문가를 길러내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 기반 융합전공은 기업과 사회의 수요를 고려해 산업에 기반을 둔 인문학 인재를 배출하는 데 초점을 둔다. 경영, 디자인, 정보통신(IT), 공학과 결합한 융합 인문학 교육과정을 운영하라는 얘기다. 최은옥 교육부 학술장학지원관은 “거의 모든 대학의 인문대학이 비슷한 학과들로 구성돼 있는데, 이런 상태로는 더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대학들이 더 절감하고 있다”며 “대학들이 대학마다 인문학의 목표를 세우고 자가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사업의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취업 위주 대학 평가에 휩쓸릴 우려 그러나 지금의 이번 인문학 역량 강화 지원이 자칫 인문학과들을 더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내년에 신설되는 ‘산학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의 파도에 휩쓸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 사업은 사회 수요에 맞게 학과개편·정원조정을 추진하는 대학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사업 규모가 2012억원으로, 기존 학과 통·폐합, 학부 및 단과대 신설 등으로 학사구조 개편과 정원조정을 선도적으로 진행하는 대학에 최대 300억원까지 지원한다. 박거용 대학연구소장(상명대 교수)은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대학이 구조조정에 혈안이 돼 있는데, 대학 구조조정의 우선순위가 바로 인문학과들”이라며 “프라임 사업을 비롯해 정부가 지금처럼 취업률을 우선으로 대학을 평가해 지원금을 준다면 인문학 역량 강화 사업은 프라임 사업의 보조 장치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대학 계열별 취업률에 따르면 인문계열의 취업률이 57.5%로 교육계열(52.9%)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사회계열 62.3%보다는 5% 포인트 정도, 73.3%인 공학계열에 비해서는 무려 10% 포인트 정도 낮다. ●프라임 사업과 상생효과 고민해야 사업 규모가 큰 데다 구조조정을 별러 왔던 대학들이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사업의 부작용도 나온다. 예컨대 기초 교양대학을 인문학 중심으로 재편한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운영해 인문학 교육의 모범 사례로 꼽힌 경희대마저 최근 융·복합을 내세우며 ‘국어국문학과’와 ‘전자전파공학과’를 합친 ‘웹툰창작학과’를 신설하겠다고 해 논란이 됐다. 결국 인문학 역량 강화 사업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프라임 사업의 파도를 이겨내고 건강한 모델이 나와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류병래 전국 국공립대 인문대학장 협의회장(충남대 교수)은 “대학들이 좀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프라임 사업이나 여타 사업과 상생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교육청, 누리예산 재의 요청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이 내년도 누리과정(어린이집·유치원) 예산 편성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한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유치원 예산 편성을 거부한 서울시의회에 해당 예산안에 대한 재심의를 요구하기로 했다. 큰 무리 없이 당장 가능한 예산만이라도 편성해 달라고 다시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에 맞서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양측이지만, 현실적인 해법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5일 “조희연 교육감이 시의회에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재의를 요구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관련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재의 요구는 시의회 의결이 있은 지 20일 이내에 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초쯤 요구서 제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 가운데 어린이집 예산 편성은 ‘중앙정부의 몫’이라며 편성하지 않았으나 유치원 예산은 2525억원을 전액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지난 22일 “어린이집 예산과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며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삭감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시교육청이 예산안 재의를 요구하기로 한 것은 유치원 과정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또 논란의 핵심인 어린이집 예산 이외의 예산은 정상적으로 집행함으로써 “학부모를 볼모로 파워게임을 한다”는 비난을 피해 보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하지만 시의회가 시교육청의 재의 요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서울과 같은 이유로 시·도 의회에서 유치원 예산이 전액 삭감된 광주교육청과 전남교육청은 재의 요청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광주·전남 교육청은 유치원 예산으로 각각 598억원과 482억원을 편성했으나 광주시·전남도 의회도 ‘어린이집 예산과의 형평성’을 들어 편성을 거부했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누리과정 예산 파행은 일선 교육청의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도 교육청에 떠넘긴 정부에 책임이 있다”며 “다음달 21~22일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교육청별 환경과 조건이 달라서 해법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이영 교육부 차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교육청에 법적으로 누리과정 예산 편성 재의를 요청하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법원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이날 대책회의를 열고 국민을 대상으로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로 하고 관련 자료 등을 만들어 다음주 월요일쯤 배포할 예정이다. 서울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누리예산 미편성 제소”… 교육부의 반격

    교육부가 만 3~5세 유아에게 무상교육을 제공하는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시·도 교육청을 대법원에 제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시·도 교육청도 법적 대응을 예고해 양측의 갈등이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누리과정 예산은 의무지출 경비로 교육감이 반드시 편성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일부 시·도 교육감이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이로 인해 초래될 보육대란의 책임을 정부에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년도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은 모두 2조 1000억원으로, 이 중 3000억원은 교육부가 우회 지원 방식으로 편성했다. 교육부는 나머지 1조 8000억원은 시·도 교육청이 교육재정교부금에서 충당하고 부족분은 지방채로 메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전국 교육청의 지방채무가 17조 1013억원으로 1년 예산의 28.8%가 빚으로 운영된다”며 더이상 지방채 발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도 교육청 중 울산, 대구 등 10곳은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을 최소 2개월 이상 편성해 당장 새해 초부터 누리과정 지원이 끊기는 상황은 피했다. 나머지 7개 교육청 중 세종과 강원, 전북은 유치원 예산은 편성했으나 어린이집 예산은 편성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예산 편성이 안 된 교육청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는 한편 설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교육감에게 예산을 심의하는 해당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대법원 제소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교육부와 교육청 등 기관 간 소송은 곧바로 대법원으로 보내져 단심 재판을 받는다. 교육부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힘들 경우 우선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지원하고 대신 시·도 교육청에 주는 법정전출금에서 그만큼을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학부모 볼모로 정부에 보육대란 전가”… 대안은 예비비 편성

    “학부모 볼모로 정부에 보육대란 전가”… 대안은 예비비 편성

    교육부가 24일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교육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시·도 교육청을 대법원에 제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보육대란’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양측이 타협점 모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예비비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일부를 편성하는 방법으로 이달 안에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이날 “학부모를 볼모로 정부에 누리과정 예산 편성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전국 시·도 교육감들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은 전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했던 기자회견에 대한 답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2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의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상태지만 스스로도 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대립이 이어지고 있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은 협상의 여지는 남겨둔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차관을 비롯해 지방교육지원국장 등이 계속해서 교육감에게 연락하는 등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서 “좋은 방안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역시 대화 자체를 거부하지 않고 있다. 박재성 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장은 “교육부와 아예 만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풀 수 있는 좋은 대안이 있다면 교육감이 만날 수는 있다”고 했다. 시·도 교육청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만 전액 편성해 시의회에 올린 상태다. 일부 시의회가 이 중 일부를 떼어내 어린이집 누리과정을 편성하고 서울, 강원, 광주, 경기, 전남 등 4개 시·도 교육청은 전액 삭감해 내부 유보금 형태로 막아둔 상태다. 이들 시의회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타결되면 유치원 역시 풀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2조 1000억원인데 이 중 3000억원은 학교환경 개선지원 등 명목으로 우회 지원키로 한 상태다. 결국 1조 8000억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다. 지난해처럼 정부가 예비비를 추가 지원하는 선에서 갈등이 봉합될 확률이 높다는 게 교육계의 전망이다. 지난해는 예비비 중 5000여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봉합됐다. 다만 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해 메우는 방법은 불가능하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부채 비율이 38%에 육박한다. 부채 비율이 40%를 넘으면 파산에 이른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로가 양보해서 절충안을 찾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고, 결국 이른 시점에 교육부와 교육청이 합의에 이르는 현실적인 방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교육청 “어린이집은 복지부 관할” vs 교육부 “누리예산 지원은 교육감 의무”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보육대란’이 당장 현실화될 우려가 나오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팽팽해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양측이 부딪치는 첫 번째 지점은 ‘예산 지원의 주체’다. 교육청은 어린이집의 관할이 보건복지부인 만큼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복지부가 지원하는 게 옳다고 본다. 하지만 교육부가 올 10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고쳐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 지원은 교육감의 의무’라고 못박으면서 논란이 됐다. 장휘국(광주교육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24일 “지방재정교부금은 교육기관을 지원하는 예산”이라며 “보육기관인 어린이집 지원을 위한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 교육청이 지원하는 것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입법 취지에서도 벗어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 책임이 교육청에 있다고 맞선다. 교육부 관계자는 “누리과정은 2012년부터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령 등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원해 오던 사업”이라며 “지방재정법령에 따라 교육감이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할 예산”이라고 반박했다. 두 번째 충돌 지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부족’ 부분이다. 교육부는 교육청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보내고, 교육청은 이를 토대로 예산을 편성한다. 내년 전국 교육청에 지원되는 교부금은 41조 200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1조 8000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교육청은 “인건비 자연증가분이 1조 2000억원에 이르고 지방채 원리금 상환액 증가분도 4000억원에 이르렀다”며 “교육청의 빚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규모가 2011년 35조 3000억원에서 2015년에는 14조 1000억원이 늘어난 49조 4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4조 1000억원 늘어난 39조 4000억원에 그쳤다. 10조원이나 차이가 날 정도로 예상이 크게 빗나갔지만 누리과정 예산은 급격히 늘었다. 이청연 인천교육감은 “교부금은 늘지 않고 누리과정 예산은 급속히 늘면서 대부분 교육청이 빚을 내 이를 채워 왔다”며 “현재 대부분의 교육청이 빚이 많아 교육사업은 거의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 교육청의 지방채 규모는 2012년 2조 769억원에서 올해 10조 6188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교육청이 예산 편성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내년도 지방교육재정은 교부금이 1조 8000억원 증가했고 불필요한 학교 신설을 줄여 1조원 정도를 감축했다. 교원 명예퇴직 수요도 최근 3년간 상당히 해소돼 이 부분에서도 4000억원가량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담임 행정업무 줄이기에… 초등 교장들 집단 반발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초·중·고교 담임교사들의 행정업무 부담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학교업무 정상화 6대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하자 교장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에 시교육청은 지역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을 소집해 회의를 여는 등 발표 10일 만에 보완책 마련에 들어갔다. 24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 초등교장회는 “시교육청이 발표한 학교업무 정상화 6대 과제를 보완책이 나올 때까지 따르지 말자”는 취지의 이메일을 전체 초등학교 교장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메일에는 “시교육청에서 차선책이 나올 때까지 혼란이 없도록 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울교총은 지난 22일 이런 교장들의 뜻을 모아 시행을 미뤄 달라는 내용의 긴급교섭을 시교육청에 요구한 상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와 영어, 음악 등 특정 교과를 담당하는 비담임교사인 교과전담교사로 구성되는데, 시교육청의 안에 따라 담임교사의 업무를 줄이면 비담임교사들에게 너무 많은 업무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철 서울교총 대변인은 “담임교사의 업무 경감이라는 방향은 찬성하지만, 이 업무를 담당할 다른 교사들의 반대가 심할 것을 우려한 교장들이 많아 긴급교섭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담임교사가 내년부터 학년부에 소속돼 자신이 수업을 맡은 학년별 교육 활동 연구와 준비에만 전념하고 별도 교무행정 업무는 맡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운영 지침을 발표했다. 학교는 교감을 총괄로 하고 담임을 맡지 않은 교사와 행정 직원으로 구성된 교육지원팀을 구성해 교무 행정을 전담한다. 교육지원팀은 교무, 연구,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자료 관리 등을 맡는다. 이런 운영 지침은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2011년 12월 발표했던 ‘교원업무 정상화 계획’을 보완해 만든 것이다. 당시 학교 자율로 하도록 했지만, 학교들이 경감된 담임의 업무를 서로 미루면서 사실상 흐지부지됐다. 조희연 현 교육감이 강제성을 띤 운영 지침으로 이를 못박자 업무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 학교장들이 반대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2002년 이후 동결된 교사들의 담임수당이 13년 만에 2만원 인상된다. 이날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내년부터 교사들의 담임수당을 지금보다 월 2만원 많은 13만원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달 29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내년 초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담임수당 인상으로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담임교사 23만여명이 혜택을 받게 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복지부 “서울시의회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은 법 위반”

    서울시의회가 내년도 누리과정(어린이집·유치원) 보육료 지원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 관련 예산만 반영하자 보건복지부가 “명백한 법위반”이라며 반발했다. 각 시·도 교육감들은 보육대란이 우려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복지부는 23일 “누리과정 예산은 유아교육법 시행령,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등 관계 법령에 따라 교육청이 반드시 편성, 지출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국민을 위한 교육감의 핵심 책무이지만 서울시를 비롯한 7곳의 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며 “시·도 교육청은 아이들의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말고 법령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공문으로 면담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장휘국(광주시교육감) 협의회장은 “당장 다음달부터 보육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올해가 가기 전에 박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싶다”며 “대통령이 1조 8000억원을 배부하겠다고 약속한다면 교육감들은 긴급 시·도협의회를 열어 각 시의회에 추경을 요청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전국의 누리과정 지원에 필요한 예산은 모두 2조 1000억원에 이른다. 정부가 3000억원을 학교환경개선지원 등의 명목으로 우회 지원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1조 8000억원이 부족하다. 앞서 대구, 울산, 경북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 교육청은 복지부 관할인 어린이집 예산은 편성하지 않고 교육부 관할인 유치원 예산은 전액 편성해 시의회에 올렸다. 하지만 시의회가 본회의에서 어린이집 예산을 일부 편성하거나 유치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 광주, 경기, 전남은 어린이집은 물론 유치원 예산까지 삭감됐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정부가 누리과정 미편성 책임을 물어 교육감들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면 우리도 대응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교육감에게 있다”며 시·도 교육청들에 예산 편성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서울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