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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웨덴은 열심히 일한 만큼 확실하게 쉰다”

    “스웨덴은 열심히 일한 만큼 확실하게 쉰다”

    “한국 과제는 30년 전 우리도 겪어… 정부는 사회적 합의 최우선해야”혁신과 성장, 복지, 성평등, 행복과 관련한 나라별 조사에서 스웨덴은 항상 전 세계 최상위를 차지한다. 한국은 그런 스웨덴을 마냥 부러워한다. 신간 ‘스웨덴은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사는가’(한빛비즈) 출간에 맞춰 한국을 찾은 라르스 다니엘손 전 주한 스웨덴대사는 5일 서울신문과 만나 한국인들의 이런 성향을 꼬집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대사로 지냈던 그는 “대학에서 강연을 하면 많은 학생과 연구자가 항상 ‘스웨덴은 어떻게 성장했느냐?’고 묻는다”면서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은 항상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은 완벽한 나라가 아니며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의 시스템을 그대로 카피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지금 한국이 직면한 과제들은 30년 전 스웨덴이 고민했던 부분들이어서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책은 스웨덴 대사관에서 30년째 일하는 박현정 공공외교실장이 기획하고 함께 썼다. 10살짜리 꼬마, 정치에 도전하는 68세 할머니를 비롯한 15명의 스웨덴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소개하고, 다니엘손 전 대사와 박 실장이 대담을 나누는 식으로 구성됐다. 다니엘손 전 대사는 스웨덴의 경제 발전 이유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지 않은 점, 그리고 경제 성장에 따라 노동력 부족 현상을 겪을 무렵 여성들의 노동시장 동참을 잘 이끌어낸 점을 꼽았다. 여성들을 일터로 부르는 데 있어서 근무시간 단축과 조세 제도 변화, 그리고 보편적인 육아 시스템 구축이 주효했다. 다니엘손 전 대사는 조세 제도와 관련해 “1명이 1만 달러를 벌면 45%의 세금을 내지만, 결혼한 남녀가 각각 5000달러씩 벌면 세금이 30%에 불과하다”는 사례를 들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정부는 경제 성장 계획을 미리 제시하고 근간이 되는 정책을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컨센서스’(사회적 합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했다. 박 실장은 이와 관련해 “스웨덴의 노조 가입률은 75%에 이르지만 우리처럼 정부 제도와 관련한 갈등이 지극히 적다.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좋은 제도가 정립되면 국민들은 이에 맞춰 쫓아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니엘손 전 대사는 과한 업무, 심한 경쟁으로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우리를 위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더 효율적으로, 더 열심히 하려면 ‘이지 타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실장도 “스웨덴 사람들은 일과 여가의 구분이 확실하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짧은 시간에 일을 내려놓고 휴식한다. 두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가를 즐기는 그들이 마냥 한가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열달 동안 굉장히 열심히 일한다”고 말했다. 다니엘손 전 대사는 “스웨덴의 제도들은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바뀌어 왔다. 한국이 급하게 가려하지 말고 천천히 가겠다고 생각해야 ‘헬조선’ 문제도 차츰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천황보다 미국”… 70년째 쩔쩔매는 日

    “천황보다 미국”… 70년째 쩔쩔매는 日

    속국 민주주의론/우치다 다쓰루·시라이 사토시 지음/정선태 옮김/모요사/344쪽/1만 6500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 라운드를 돌 때 일이다. 아베 총리는 벙커에서 샷을 하고 나오다 뒤로 벌러덩 넘어지며 굴렀다. 자신을 무시하고 앞서 가버린 트럼프를 따라잡으려 서둘러 벙커에서 빠져나오다 벌어진 일이었다. 한 방송사 카메라에 이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트럼프에게 쩔쩔매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인 아베를 두고 그의 경제 정책 ‘아베 노믹스’를 본뜬 ‘아베 코믹스’라는 말이 유행했다. 아베 코믹스라는 비아냥은 미·일 외교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 준다. 세계 경제강국 일본, 전쟁의 책임도 제대로 지지 않는 일본은 가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미국에 쩔쩔맨다. 이 답을 찾으려면 1945년 패전으로 거슬러 가야 한다. 일본은 패전에도 반세기 만에 경제 강국으로 거듭났다. 그 뒤에 미국이 있었다. 핵폭탄으로 일본을 굴복시킨 미국은 소련과의 냉전을 염두에 두고 일본을 ‘속국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미국은 패전 책임을 일왕에게 묻지 않았다. 대신 ‘평화헌법 제9조’를 통해 전쟁을 영구히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할 수 없도록 했다. 패전 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존속하는 오키나와 미군기지는 일본이 미국의 속국임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전체 미군의 75%가 주둔한 이곳은 사실상 미국에 점령당했다. 미국이 쿠바 정부에 빌려 건설한 관타나모 기지가 비슷한 사례인데, 미국은 조차 비용으로 쿠바에 연간 고작 4000달러만 지급한다.‘속국 민주주의론’은 2016년 ‘반지성주의를 말하다’로 우리에게 유명한 논객 우치다 다쓰루(67)와 지난해 나온 ‘영속패전론’으로 사회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정치사상가 시라이 사토시(41)의 대담집이다. 두 논객은 일본 정치계에서 금기로 불리는 ‘속국론’을 꺼내 일본 정치계를 거침없이 공격한다. 우치다는 과거 중·일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허락 없이 독자외교를 펼쳤던 정치가 다나카 가쿠에이의 실권 배경에 워싱턴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와의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갑작스러운 합의와 같은 일들은 사실상 미국의 존재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두고 “아베 정권이 국민의 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안보 관련 법안을 고집하는 모양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누구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존왕양이(尊王攘夷·왕(천황)을 높이고 오랑캐를 물리침)가 아니라 존미양이(尊美攘夷)”라고 비꼰다.시라이는 이런 모순상황이 이어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적 욕망을 든다. ‘패전’을 ‘종전’으로 바꿔 부르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일본이 미국의 속국이라는 현실을 긍정하면서도, 그 원인이 패전이라는 사실은 확실하게 인정하지 않는 데에서 온다”며 “그것을 순수하게 몸으로 보여 주는 이가 바로 아베”라고 꼬집는다. 두 논객의 자학에 가까운 토론을 무턱대고 비웃기는 어렵다. 미국에 끌려다니는 꼴사나운 일본 우파의 모습이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우리에게도 보이기 때문이다. 주일미군이 자민당 정권을 지키는 파수견이라면 주한미군은 우리에게 무엇인지, 전시작전권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정치권의 논란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특히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고, 맹목적으로 북한을 비방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챙기는 일본 우파에게서 우리나라 정치꾼의 모습도 읽을 수 있다. 두 논객은 속국론과 함께 일본의 사회 문제도 비판한다. 소비를 종용하는 자본주의 프레임에서 인간다운 삶에 대한 고민을 포기하는 이들을 비롯해 일본 교육의 위기에 관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두 논객이 문제로 꼽은 AO(Admission Office)입시전형은 학생의 비교과능력을 살피는 우리나라 대입전형인 학생부 종합전형과 흡사하다. 획일적인 입시를 없애겠다며 AO입시전형을 도입했지만, 공정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종신고용제도의 종말에 따른 회사의 공동체성 손실 문제, 도시와 지방의 문화 격차를 다룬 부분 등도 우리나라와 비교하며 곱씹어볼 만하다. 60대와 40대 논객이 전후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벌이는 과감한 비판은 결국 우리에게도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셈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전성기만 못한 그림… 거장의 노년엔 무슨 일이 있었나

    [그 책속 이미지] 전성기만 못한 그림… 거장의 노년엔 무슨 일이 있었나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이연식 지음/플루토/304쪽/1만 6500원여기 두 개의 그림이 있다. 왼쪽 그림은 선이 선명하고 묘사가 세밀하다. 오른쪽 그림은 형체가 뭉개지고 선도 투박하다. 전체적인 색감도 탁하다. 누가 봐도 왼쪽 그림이 더 낫다고 할 것이다. 왼쪽 그림은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인 에드가르 드가가 35세 때인 1869년 그린 ‘쀼루퉁한 얼굴’이다. 드가는 정확한 소묘에 신선하고 화려한 색채감으로 유명했다. 특히 초상화에서 뛰어났는데, 인물의 순간적인 동작을 포착해 그리는 데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쀼루퉁한 얼굴 역시 불만을 드러내는 여성과 이를 회피하는 남성의 순간적인 모습을 그려낸 그림으로, 드가의 걸작으로 꼽힌다. 오른쪽 그림은 드가가 61세인 1895년 그린 그림이다. 작품명도 ‘쀼루퉁한 얼굴’이다. 노년의 드가는 예전에 그렸던 그림을 다시 그리곤 했다. 이미 완성해서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선물한 그림도 다시 가져와 몇 주, 심지어 몇 년까지 놔두고 마음 내킬 때 붓질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드가가 나타나면 그가 그림을 가져갈까 봐 숨기기까지 했다.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는 전성기 때 화가의 그림이 노년에 어떻게 바뀌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터너, 모네, 르누아르, 칸딘스키 등 10명의 화가를 분석했다. 전성기 때와 달라진 그림을 바라본 늙은 화가의 마음은 어땠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스웨덴식 워라밸 ‘라곰‘ 엿보기

    스웨덴식 워라밸 ‘라곰‘ 엿보기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일과 삶의 조화), ‘소확행’(小確幸·작지만 확실한 행복) 등은 행복의 강도보다 빈도에 무게를 둔 신조어다. 화려한 성공이 아닌 인생의 가치를 작고 소박한 것에서 찾자는 삶의 자세를 의미하는데, 이런 경향을 설명하는 또 다른 키워드로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을 지칭하는 ‘라곰’(lagom·적절하게)이 뜨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스웨덴인들의 소박한 삶을 소개하는 서적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남편과 두 아이, 고양이와 함께 영국 런던에서 영양 치료사로 일하는 스웨덴인 엘리자베스 칼손의 에세이집 ‘오늘도 라곰 라이프’(휴)는 제목에서부터 ‘라곰’을 내세웠다. 라곰은 과거 바이킹의 건배사 ‘라게트 옴’(구성원 모두를 위해)에서 온 말이다. 넘치지 않는 소박한 삶을 지향하고, 그런 과정에서 만족을 느끼는 삶의 자세를 뜻한다. 저자는 가족이 먹을 채소는 직접 기르고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양초로 매일 집 안을 밝히며 산다. 직장과 가정을 분리하고자 퇴근 시간이면 바로 컴퓨터를 끄고 사무실을 나가며, 이메일도 일절 받지 않는다. 저자는 “시간에 관한 라곰식 접근법은 당당하게 내 시간을 요구하는 데에 있다”며 “일하는 시간과 일하지 않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더 효율적으로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스웨덴은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사는가’(한빛비즈)는 라르스 다니엘손 전 주한 스웨덴대사와 30년간 스웨덴 사람들과 일해 온 박현정 주한 스웨덴대사관 공공외교실장이 10살짜리 꼬마, 정치에 도전하는 68세 할머니, 두 아이를 키우는 동갑 부부를 비롯한 15명의 스웨덴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하며 스웨덴식 라곰 라이프를 알려 준다.지난달 출간한 ‘스웨덴 일기’(파피에)는 라디오 구성작가와 온라인 게임 시나리오작가로 일했던 나승위씨가 2009년 가족과 함께 스웨덴으로 이주한 뒤의 삶을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면에서 살핀 책이다. 철학 문제만큼 어려운 스웨덴 운전면허시험과 총알택시가 없는 교통문화를 비롯해 경쟁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도록 노력하는 스웨덴식 교육 등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담았다.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 저서의 잇따른 출간은 치열한 경쟁에 지친 한국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주 일생활균형재단 WLB연구소장은 “워라밸, 라곰의 부각은 일보다 자신의 삶을 소중히 하고 개성이 강한 2030세대가 사회 주요 노동계층으로 떠오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금 가장 절실한 게 바로 휴식이라는 경향이 출판계에도 이어진 것”이라며 “베이비부머가 일선에서 물러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런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욕구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무도‘ PD 김태호, 12년 연출 마침표

    ‘무도‘ PD 김태호, 12년 연출 마침표

    후임에 ‘음악중심‘ 최행호 PD 휴식 못 해 피로… 시즌제 전환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만든 김태호 PD가 연출에서 물러난다. 권석 MBC 예능본부장은 “김 PD가 다음달 말 봄 개편에 맞춰 무한도전 연출에서 손을 떼고 크리에이터 역할을 맡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크리에이터는 직접 제작 연출을 하지는 않지만, 기획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프로그램 방향을 잡아 주는 일을 한다. 무한도전 후임 연출은 최행호 PD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 PD는 ‘나 혼자 산다’, ‘우리 결혼했어요’,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등을 연출했으며 현재 ‘쇼! 음악중심’ 연출을 맡고 있다. 무한도전은 다음달 말 있을 봄 개편부터 ‘시즌제’로 바뀔 예정이다. 앞서 최승호 MBC 사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한도전을 포함해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시즌제를 도입하고 재정비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이 과정에서 김 PD의 ‘무한도전’ 하차설과 함께 그가 아예 MBC를 떠나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넷플릭스’로 옮겨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김 PD는 2006년 ‘무한도전’이 MBC 예능 프로그램 ‘토요일’의 한 코너였던 ‘무모한 도전’ 때부터 함께해 12년간 이끌어 온 일등공신이다. 그해 5월 봄 개편 때 정식 독립한 ‘무한도전’은 매회 레슬링, 콘서트, 패션쇼 등을 수행하는 출연자의 다양한 도전기를 담아 큰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노홍철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활약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 왔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무한도전에 붙는 광고만 한 회당 40개로, 주말 황금 시간대 15초짜리 광고 단가가 1300여만원임을 고려하면 매주 광고 수익만 5억 2000여만원에 이른다. 광고 수익 외에도 연말에 제작하는 달력 판매 등 간접 광고와 협찬 수익이 상당하다. 정작 김 PD는 12년 동안 휴식기 없이 달려온 것에 대한 피로감과 힘겨움을 여러 차례 토로하며 시즌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무게 때문에 좀처럼 휴식을 갖지 못했다. 지난해 초 무한도전이 7주간 결방했을 때에는 광고 판매가 반 토막 나기도 했다. 지난 22일 열린 2018 코바코 광고주 설명회에서 김 PD가 영상을 통해 광고주들에게 인사한 것도 이런 이유다. 무한도전과 ‘동의어’나 다름없는 김 PD가 일단 크리에이터로 무한도전에 남기로 했지만, 핵심인 연출에서 손을 떼는 만큼 무한도전의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년간 김 PD와 무한도전 멤버들의 팀워크로 프로그램이 이뤄졌던 만큼 향후 멤버들의 거취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오달수 ‘지각 해명’ㆍ최일화 ‘꼼수 사과’… 피해자들 “성폭행당했다”

    오달수 ‘지각 해명’ㆍ최일화 ‘꼼수 사과’… 피해자들 “성폭행당했다”

    오달수, 의혹 열흘 만에 답변… “그런 행동 한 적이 없어” 반박 최일화 “성추행했다” 선제 대응… 피해자 “가벼운 일처럼 말해 분노”성폭력 의혹에 침묵하던 배우 오달수가 뒤늦게 입을 열었지만 의혹의 불길은 쉬이 꺼지지 않고 있다. 오씨로부터 당초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JTBC 뉴스룸을 통해 성폭행을 폭로하면서 파문이 더 커지고 있다. 26일 JTBC에 따르면 연희단거리패 전 단원 A씨는 인터뷰를 통해 오씨가 자신을 여관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면서 “반항할 틈도 없었다. 소리를 질렀는데 눈도 깜짝 안 하더라”라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오씨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오씨 측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30년 전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씨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 15일 연출가 이윤택의 성폭력 기사에 댓글이 붙으면서 불거졌다. 언론사 보도를 통해 이후 실명까지 언급됐지만 오씨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누리꾼들은 “성추행 의혹에 답변하는 데 10일이나 걸리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 “피해자들과 합의하느라 늦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중견 배우 최일화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그가 이례적으로 성추행 사실을 스스로 밝히고 나섰지만 과거 성폭행 의혹을 축소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으로 활동 중인 최씨는 지난 25일 “과거에 성추행한 적이 있다”며 이사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자진납세’ 식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이날 “최씨가 마치 가벼운 성추행이었던 것처럼 이야기해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성추행이 아니라 명백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현우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진정성 없이 위기만 벗어나려는 사과와 해명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2년 전 강남역처럼…여성들이 모였다

    문화예술인들의 이어지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 연극·뮤지컬 관객들이 25일 ‘위드유’(#With you·함께하겠다)로 화답했다. 일반 시민들이 모인 ‘연극·뮤지컬관객 #WithYou 집회’ 측은 이날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공연계 미투 응원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이날 ‘공연계#Me too, 관객이 응원합니다’, ‘공연계 성폭력 OUT’ 등을 적은 손팻말을 들고 “성범죄자는 관객 박수를 받을 자격이 없다”, “공연계는 성범죄자를 퇴출하라”, “성범죄자 무대 위 출연은 관객이 거부한다”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공연계에 촉구하기도 했다. 참석자 일부는 앞으로 나와 자유롭게 발언했다. 자유발언대에 선 한 시민은 “무대를 사랑하는 관객으로서 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미투 고발이 너무 참혹하고 듣기 어려웠다”면서 “피해자들이 이 악물고 싸운 그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여고생은 “공연에 관심 있는 학생으로서 최근 사건들에 분노를 느껴 나왔다”면서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를 연 취지에 관해 “공연을 불매하거나 기획사를 보이콧하는 것 외에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했다”며 “개개인의 목소리가 모여 더 큰 목소리로 외친다면 피해자에게 힘을 실어 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 추산 500명이 모인 이번 집회는 공연 수요자인 관객들이 미투 운동 지지에 대한 목소리를 낸 첫 집회다. 일반 관객 3명이 트위터를 통해 시작했다. 집회 측은 트위터를 통해 참가자와 경비를 모으고, 집회 신고는 물론 피켓과 구호를 만드는 것까지 모두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침묵하는 가해자, 분노하는 관객…마비된 문화예술계

    침묵하는 가해자, 분노하는 관객…마비된 문화예술계

    조재현ㆍ연극 배우 한명구 사과 “직 내려놓고 작품서 빠지겠다” 문제 커지자 뒤늦게 수습 나서성폭력 의혹에 미온적 대응으로 공분을 산 고은 시인, 이윤택 연출가와 달리 최근 가해자로 지목된 문화계 인사들은 잇달아 공식 사과문을 내며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반해 ‘천만요정’ 오달수와 ‘연극계 거장’ 오태석 연출가 등은 미투 불길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해 실망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고백하겠습니다. 전 잘못 살아 왔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겠습니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배우 조재현은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지난 24일 입장문을 내고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했다. 앞서 조씨는 연극, 방송 현장에서 성희롱했다는 제보와 소문이 그의 이니셜과 함께 돌았다. 그러다 지난 23일 배우 최율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폭로글을 올리면서 그의 정체가 세상에 드러났고, 늦었지만 솔직하게 과오를 인정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소나무’ 시리즈로 유명한 한국 대표 사진작가 배병우씨도 서울예술대 교수 시절 학생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주장을 인정하고 25일 공식 사과했다. 앞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업실이나 촬영여행에서 학생들에게 여러 차례 성폭력을 가했다는 복수의 증언이 최근 나왔다. ‘뮤지컬계 대부’ 윤호진 에이콤 대표도 성추행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문을 내고 “피해자분의 입장에서, 피해자분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과드리겠다. 제 거취를 포함해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무겁게 고민하고 반성할 것”이라며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성폭력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배우 겸 청주대 교수 조민기는 처음엔 “사실무근”이라며 적극 부인했다. 이런 태도는 그에 관한 연이은 미투 폭로로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24일 청주대 연극학과 11학번 재학생과 졸업생 38명은 공동성명을 내고 “모든 동문에게 고통을 안겨준 조 교수의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폭력은 실제로 존재했으며,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인정함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로 유명한 연극배우 한명구도 즉각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는 한씨가 극동대 연극연기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당시 여학생들의 자취방에서 자고 학생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여럿 올라왔다. 한씨는 25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피해 학생들에게 깊이깊이 사죄한다”면서 교수직과 예정됐던 공연 등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배우 오달수와 연출가 겸 극작가 오태석은 성추문 폭로 일주일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아직 어떠한 견해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달수는 한 누리꾼이 인터넷 댓글을 통해 ‘1990년대 부산 ㄱ소극장에서 이(윤택) 연출가 밑에 있던 오씨가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고 폭로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익명으로 떠돌다 이름이 공개된 오달수가 적극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한국연극의 지평을 확장시킨 연출가 오태석 또한 거장답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성추문이 불거진 이튿날 언론에 입장 발표를 하겠다고 공표했다가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일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유명 배우, 연출자인 이들이 성추문으로 활동을 중단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작품이나 영화 등이 차질을 빚게 됐다. 미투 불길에 문화계가 마비될 지경이란 소리가 나온다. 조재현은 tvN 월화극 ‘크로스’에서 하차한다. 전체 16부 가운데 지난 20일 8부까지 방송됐으면 현재 9~10부 촬영 중이다. 제작진은 조씨 출연분을 편집하고 대역을 섭외한다는 계획이다. 조씨는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에서도 물러났다. 다음달 시작하는 OCN 새 주말극 ‘작은 신의 아이들’도 부랴부랴 조민기를 하차시키고 다른 배우를 급하게 섭외해 재촬영에 들어갔다. 흥행 보증수표인 오달수의 의혹이 확인된다면 그의 출연작은 운명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현재 인기리에 상영 중인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차기작 제작이 불투명해질 우려가 있다. 다음달 말 방송 예정인 tvN ‘나의 아저씨’, 개봉 예정인 영화 ‘컨트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등의 제작사는 현재 오씨의 입만 바라보는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연출가 오태석의 신작 연극 ‘모래시계’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극단 목화의 신작 ‘모래시계’는 문예위 공연예술창작산실 지원작으로, 다음달 15일 공연을 앞두고 있다. 윤호진 대표는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신작 ‘웬즈데이’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2년 전 강남역처럼… 자발적으로 모인 여성들

    문화예술인들의 이어지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 운동에 연극·뮤지컬 관객들이 25일 ‘위드유’(#With you·함께 하겠다)로 화답했다.일반 시민들이 모인 ‘연극·뮤지컬관객 #WithYou 집회’ 측은 이날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공연계 미투 응원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이날 거리에서 ‘공연계#Me too, 관객이 응원합니다’, ‘공연계 성폭력 OUT’ 등을 적은 손팻말을 들고 “성범죄자는 관객 박수를 받을 자격이 없다”, “성범죄자 무대 위 출연은 관객이 거부한다”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공연계에 촉구하기도 했다.주최 측은 이날 집회를 연 취지에 관해 “공연을 불매하거나 기획사를 보이콧하는 것 외에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했다”며 “개개인의 목소리가 모여 더 큰 목소리로 외친다면 피해자에게 힘을 실어 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 추산 500명이 모인 이번 집회는 공연 수요자인 관객들이 미투 운동 지지에 대한 목소리를 낸 첫 집회다. 집회 측은 트위터를 통해 인원과 경비를 모으고, 집회 신고는 물론 피켓과 구호를 만드는 것까지 모두 자발적으로 진행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침묵하는 가해자, 분노하는 관객… 마비된 문화예술계

    성폭력 의혹에 미온적 대응으로 공분을 산 고은 시인, 이윤택 연출가와 달리 최근 가해자로 지목된 문화계 인사들은 잇달아 공식 사과문을 내며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반해 ‘천만요정’ 오달수와 ‘연극계 거장’ 오태석 연출가 등은 미투 불길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해 실망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뮤지컬계 대부, 논란 일자 사과“고백하겠습니다. 전 잘못 살아 왔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겠습니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배우 조재현은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지난 24일 입장문을 내고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했다. 앞서 조씨는 연극, 방송 현장에서 성희롱했다는 제보와 소문이 그의 이니셜과 함께 돌았다. 그러다 지난 23일 배우 최율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폭로글을 올리면서 그의 정체가 세상에 드러났고 늦었지만 솔직하게 과오를 인정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뮤지컬계 대부’ 윤호진 에이콤 대표도 성추행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문을 내고 “피해자분의 입장에서, 피해자분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과드리겠다. 제 거취를 포함해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무겁게 고민하고 반성할 것”이라며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성폭력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배우 겸 청주대 교수 조민기는 처음엔 “사실무근”이라며 적극 부인했다. 이런 태도는 그에 관한 연이은 미투 폭로로 이어졌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로 유명한 연극배우 한명구도 즉각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는 한씨가 극동대 연극연기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당시 여학생들의 자취방에서 자고 학생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여럿 올라왔다. 한씨는 25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피해학생들에게 깊이깊이 사죄한다”면서 교수직과 예정됐던 공연 등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이에 반해 배우 오달수와 연출가 겸 극작가 오태석은 성추문 폭로 일주일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아직 어떠한 견해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달수는 한 누리꾼이 인터넷 댓글을 통해 ‘1990년대 부산 ㄱ소극장에서 이(윤택) 연출가 밑에 있던 오씨가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고 폭로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익명으로 떠돌다 이름이 공개된 오달수가 적극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한국연극의 지평을 확장시킨 연출가 오태석 또한 거장답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성추문이 불거진 이튿날 언론에 입장 발표를 하겠다고 공표했다가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일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유명 배우, 연출자인 이들이 성추문으로 활동을 중단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작품이나 영화 등이 차질을 빚게 됐다. 미투 불길에 문화계가 마비될 지경이란 소리가 나온다. 조재현은 tvN 월화극 ‘크로스’에서 하차한다. 전체 16부 가운데 지난 20일 8부까지 방송됐으며 현재 9~10부 촬영 중이다. 제작진은 조씨 출연분을 편집하고 대역을 섭외한다는 계획이다. 조씨는 또한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에서도 물러났다. 다음달 시작하는 OCN 새 주말극 ‘작은 신의 아이들’도 부랴부랴 조민기를 하차시키고 다른 배우를 급하게 섭외해 재촬영에 들어갔다.●배우 입만 바라보는 제작사들흥행 보증수표인 오달수의 의혹이 확인된다면 그의 출연작은 운명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현재 인기리에 상영 중인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차기작 제작이 불투명해질 우려가 있다. 다음달 말 방송 예정인 tvN ‘나의 아저씨’, 개봉 예정인 영화 ‘컨트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등의 제작사는 현재 오씨의 입만 바라보는 조마조마한 상황이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예위는 연출가 오태석의 신작 연극 ‘모래시계’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극단 목화의 신작 ‘모래시계’는 문예위 공연예술창작산실 지원작으로, 다음달 15일 공연을 앞두고 있다. 예술위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공문을 발송했다”며 “답변 시한인 28일 이후 적법한 행정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진 대표는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신작 ‘웬즈데이’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이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명성황후’, ‘영웅’을 잇는 윤 대표의 대형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새달 개막을 앞둔 ‘명성황후’도 날벼락을 맞게 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얼굴만 보면 안다, 진화의 속내

    얼굴만 보면 안다, 진화의 속내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덤 윌킨스 지음/김수민 옮김 을유문화사/672쪽/2만 5000원“내가 왕이 될 상인가?” 2013년 개봉한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은 관상쟁이 김내경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이렇게 말한다. 수양대군이 왕위를 뺏으려 일으킨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얼굴에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힘이 있다는 관상학에서 사건을 바라본다. 수양대군 역할을 맡은 배우 이정재의 잘생긴 얼굴을 보노라면 다윈의 성 선택설이 설득력 있는 학설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얼굴이 사람의 운명까지 결정하는지는 제쳐 놓더라도 얼굴은 분명히 개인의 큰 자산임이 틀림없다.●인간만 얼굴에 다양한 감정 표현 가능 얼굴을 미추(美醜)가 아닌 과학적 차원에서 살펴보자. 분류학자들은 동물을 30개 집단으로 분류한다. 대다수 종은 ‘얼굴’이라는 게 없다. 갑각류와 곤충류를 포함하는 절지동물과 인간이 속한 척추동물 두 종만 얼굴을 가진다. 그리고 수많은 척추동물 가운데 오직 인간만 감정에 따라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우리는 얼굴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지만, 인간의 얼굴이 어떻게, 그리고 왜 지금 모습이 됐는지 제대로 설명한 학설은 아직 없다. 35년을 유전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로 지낸 애덤 윌킨스가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를 쓰게 된 배경이다. 2011년부터 이 궁금증에 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 그는 각종 화석을 비롯해 유전학, 생물학, 인류학 등 인간 진화에 관한 방대한 이론을 살폈다. 저자는 5억년 전 최초 척추동물인 무악어류(턱이 없는 어류)부터 유악어류, 포유류, 영장류, 그리고 인간으로 이어지는 진화의 역사를 촘촘히 따라갔다. 그리고 진원류(원숭이, 유인원, 인간으로 구성된 영장류)의 얼굴을 분석해 5000만~5500만년 전 인간의 얼굴이 만들어진 과정과 그 특징을 뽑아냈다. 우선 벌레와 다른 작은 동물들을 먹는 식생활에서 과일을 먹는 식생활로 바뀌며 송곳니가 작아지고 주둥이가 축소됐다. 성 선택설, 환경 등에 따라 털은 점차 적어졌다. 두뇌 크기가 증가하면서 이마가 드러나고, 머리는 둥글어졌다. 눈의 간격은 좁아지고 전방을 향하게 됐다. 이런 변화는 표정을 더 잘 드러나게 했다.●두뇌 커지면서 표정 잘 읽을 수 있게 돼 얼굴의 진화는 두뇌 진화와 불가분 관계였다. 저자는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이 인간 진화에 혁신을 가져왔다고 설명한다. 바로 ‘사회적 상호작용’이다. 두뇌가 커지면서 표정을 잘 읽게 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표정도 더 잘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표현력이 커지면서 무리의 동료와 사회적 상호작용도 촉진됐다. 저자는 이런 사회성 증가가 또다시 두뇌 진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측했다. 사회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다시 말해 표정을 더 잘 읽으려고 두뇌가 더 복잡해진 것이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자 대뇌피질에 새로운 연결 요소가 추가되면서 진화가 뒤따랐다. 다만 이런 일들은 순차적으로, 모든 종에서 일관되게 일어난 게 아니라 수많은 유전자 조합 바탕 위에 비순차적으로, 불규칙하게 진행됐다. 저자는 이런 진화를 가리켜 ‘비틀거리는 모습’이라 표현했다. 이런 연구를 통해 저자가 얼굴의 미래에 관해 내린 추론들도 흥미롭다. 미래에는 인간의 얼굴이 균질화하면서 동시에 세계화한다는 것. 5만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세계로 흩어지면서 여러 유형으로 나뉘어 제각각 달라졌던 인간의 얼굴은 세계화 현상에 따라 지역 차가 줄면서 또다시 합쳐지는 추세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새로운 유전자가 추가·혼합되면서 얼굴은 또다시 다양해질 것이다. 하버드대 진화생물학자인 스티븐 J 굴드는 저서 ‘풀하우스’를 통해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라고 했다. 인간의 얼굴이 계속 진화하게 되는 이유인 셈이다. ●얼굴과 성격의 연관성도 찾게 될 것 저자는 또 얼굴 유전학이 계속 발달한다면 얼굴과 성격 사이의 연관성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얼굴 형성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에 대한 연구를 이어 가면 결국 관상가들의 말이 사실이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이런 일들이 결과적으로는 인간 존재에 대한 경이감을 더 깊게 할 것이라고 저자는 자신했다. 방대한 자료와 이론을 검토한 끝에 저자가 내린 결론은 얼굴이야말로 진화의 최종 산물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 생존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 그러니까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떠나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좀 가져도 되겠다. 물론 그래 봤자 원빈 옆에 서면 내 얼굴은 ‘오징어’가 되겠지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여행, 사진보다 선명한 기억

    [그 책속 이미지] 여행, 사진보다 선명한 기억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정은우 지음/위즈덤하우스/236쪽/1만 3800원이리저리 지나가는 전기선들 사이로 한자와 로마자가 적힌 간판들이 보인다.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간판 밑으로 난 길 한복판을 걷고 있다. 선이 그림 사이에 비쭉비쭉 튀어나오고, 군데군데 배어든 암부가 종이를 적셔 적당한 무게감을 자아낸다. 일본 교토의 거리 풍경을 그린 이 그림은 유명 블로거인 정은우 작가가 최근 출간한 여행 에세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에 수록된 것들 중 하나다. 작가는 그동안 다닌 세계 곳곳의 풍경을 만년필로 스케치하고, 필름카메라로 찍었다. 고화질 카메라로 찍은 이른바 ‘쨍한’ 사진을 자랑하는 여타 여행 에세이와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그 느낌은 포근함일 수도, 편안함일 수도, 아니면 다른 무엇일 수도 있겠다. 작가는 책에서 여행에 관해 ‘세상을 이해하려는 가장 훌륭한 노력’이라고 했다. 그 노력의 결과물들을 슬슬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원조 청바지 문화의 완벽한 재현

    원조 청바지 문화의 완벽한 재현

    레플리카/박세진 지음/벤치워머스/208쪽/1만 9500원어떤 이들은 ‘레플리카’를 ‘짝퉁’이라고도 한다. 모르는 소리. 레플리카는 1970년대 이전에 나왔던 몇몇 청바지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일을 목표로 일본에서 시작된 패션 문화다. 책은 레플리카 패션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초창기 브랜드들과 당시 문화에 대해 살펴본다. 이어 일본 오사카와 오카야마를 중심으로 레플리카 패션과 문화를 이끌어낸 일본 청바지 마니아들, 그리고 레플리카 방식을 기반으로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기류에 관해 이야기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아이 싫어하는데 딸 바보 아빠 됐다

    아이 싫어하는데 딸 바보 아빠 됐다

    결혼하고 10년 동안 아이 없이 지내다 아내가 덜컥 임신했다. 이럴 때 아빠가 된 이의 속마음은 어떨까. 벅찬 환희? 아니면 아빠로서의 책임감? 일본의 유명 각본가이자 배우인 서른네 살 구도 간쿠로는 좀 달랐다. 아내 임신 소식에 ‘아이를 싫어하는데 곧 아빠가 된다. 솔직히 많이 무섭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나도 애라니까!’(작은사람)는 엉겁결에 아빠가 된 구도 간쿠로가 잡지 ‘주간문춘’에 딸 ‘깜빠’를 키우며 3년 남짓 연재한 글을 모은 육아 분투기다. 저자는 아이 때문에 일에 집중하지 못할까 봐 걱정부터 들었다. 아빠가 되면 더는 젊은이의 리얼한 대화를 쓰지 못하게 되고, 알콩달콩 부부의 일상이 침범받을까 두렵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딸을 키우며 조금씩 딸 바보가 됐다. 술자리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아이 사진을 보여 주며 ‘귀엽지?’라고 되묻는 것은 물론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에게 ‘몇 짤이야?’라고 말한 뒤 나중에 창피해 하기도 하다. “아이를 위해 열심히 산다기보다 나를 위해, 책망당하지 않기 위해 마감일을 지키느라 전전긍긍하는 편”이라고 애써 센 척도 해 보지만, 닷새 동안 지방 공연을 마치고 집에 온 뒤 딸이 별다른 감흥을 보이지 않자 서운해하는 약한 모습도 그렸다. 한국 아빠나 일본 아빠나 육아는 비슷하지만, 책은 소소한 재미들을 유쾌하게 잘 살렸다. 희로애락을 오가는 아빠의 절절한 글에 100세 할아버지가 ‘깜빠짱 때문에 처음으로 주간지를 샀다’는 응원 편지를 보냈을 정도. ‘아이는 이렇게 길러라’ 식의 훈계질 대신 솔직한 이야기에 아빠들이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새로운 암 발견돼 치료” 황현산 문예위원장 사퇴

    “새로운 암 발견돼 치료” 황현산 문예위원장 사퇴

    지난해 11월 취임한 황현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2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문예위 측은 황 위원장이 암에 걸린 뒤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최근 새로운 암이 발견돼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황 위원장의 애초 임기는 2020년 11월까지였다. 사표가 수리되면 공모 절차를 거쳐 새로운 위원장 선임 전까지 문예위원 중 가장 연장자인 최창주 한국전통공연예술학회 부회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문체부는 그동안 장관이 임명해 온 문예위 위원장을 호선으로 선출하도록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과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연간 2000여억원을 문화예술계 지원 사업에 투입하는 기관인 예술위는 지난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집행 기관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박명진 전 위원장이 이에 따라 임기를 1년 가까이 남겨두고 지난해 6월 사퇴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자신들 이야기 노래ㆍSNS 소통… 방탄소년단 성공비결은 ‘진정성 ’

    자신들 이야기 노래ㆍSNS 소통… 방탄소년단 성공비결은 ‘진정성 ’

    지난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ㆍ사진)의 성공 비결을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연구가 관심을 끈다. BTS 멤버 7명 모두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 직접 작사·작곡하는 데다가 기획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이 덧붙여져 성공했다는 내용이다. 류도향 전남대 교수는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의 인문 한국연구단과 감성인문학회가 22~23일 여는 ‘제9회 감성연구 학술대회: 감성적 근대와 한국인의 정체성’ 특별 세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감성의 제국, 진정성의 코드화’ 연구를 발표한다.●꿈ㆍ위로ㆍ사회 비판… 1020세대 지지 류 교수는 BTS 성공 비결을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용어인 ‘진정성’에 주목했다. 방탄소년단 기획사의 방시혁 대표는 지난해 12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만의 진정성이 세계 시장의 문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미국 매체 CNBC도 지난해 다른 케이팝 그룹들과 방탄소년단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진정성’을 꼽았다. 류 교수는 이를 20세기 사회비판이론가 아도르노의 이론으로 설명했다. 아도르노는 ‘진정성’이라는 용어를 학문적 개념으로 처음 정립했는데 “본래성, 순수성, 신실성, 진실성이 실존주의 철학의 추종자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마술적 표현 혹은 은어”라고 했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은 이질적인 것과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고, 이상형에 가장 잘 들어맞는 완제품을 구매해 진정성을 손쉽게 획득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산업 생산자들은 이를 위해 ‘독창적이고 진짜 같은 경험’과 ‘특별한 경험에 협력하고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을 제공하는 전략’을 쓴다. ●열린 SNS 교류… 현지화 부족 극복 류 교수는 BTS의 진정성과 관련한 핵심 키워드를 ‘자기들만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 ‘팬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 등 2가지로 압축한 뒤, 이 내용이 진정성 마케팅 전략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BTS 멤버 7명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직접 작사·작곡한 점을 들었다. 특히 가사에서 ▲나를 발견하고 내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 ▲절망과 어려움에 빠진 청춘에 대한 용기와 위로 ▲사회에 대한 비판과 각성 등을 통해 10대, 20대에게 지지를 받은 점을 꼽았다. 또 특별한 현지화 전략 없이도 BTS가 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비결을 SNS로 풀었다. 기획사에서 콘텐츠를 올리는 공식 웹 플랫폼만 12개 이상인데, 예컨대 연습실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방탄 복불복부터 라디오 디제이가 되어 팬들과 가요를 즐기는 방탄가요제 까지 전 세계 팬들이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놓고 있다. 류 교수는 “BTS가 관리와 통제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 아이돌이면서도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가상을 만드는 것일 수 있다”며 “이런 가상을 향유하는 개인에게 만족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배우 오모씨도?…걷잡을 수 없는 ‘미투 불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성폭력 파문에 과거 단원이었던 유명 배우들까지 성폭력 가해자로 언급되는 등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 댓글이나 SNS를 통해 이 극단 출신 배우들의 명단도 돌아 자칫 ‘아니면 말고’식의 피해도 우려된다. 21일에는 개성 있는 코미디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오모씨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 전 감독과 함께 과거 부산 가마골 소극장에서 공연 활동을 한 배우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최근 인터넷에 올린 댓글에서 촉발됐다. 이 누리꾼은 지난 15일 “1990년대 부산 ㄱ소극장에서 이(윤택)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 명이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 배우에 관해 “지금은 코믹 연기를 하는 유명한 조연 배우”라고 설명했다. 이 댓글 이후 지난 19일 또 다른 누리꾼이 “이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 명인 오모씨는 할 말이 없으리라 생각된다”는 댓글을 올려 논란을 증폭시켰다. 그는 “1990년대 초반 이 연출가가 소극장 자리를 비웠을 때 반바지를 입고 있던 제 바지 속으로 갑자기 손을 집어넣고 함부로 휘저었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이 전 감독과 함께 과거 부산 가마골 소극장에서 공연 활동을 했으며 연희단거리패에서 극단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구술생애사’ 지자체 관련서적 잇단 출간

    ‘구술생애사’ 지자체 관련서적 잇단 출간

    베이비붐세대 3인방부터 전쟁 겪은 ‘할배’ 이야기도 대구 중구 6년간 열전 100권, ‘공주의 거리’ 日강점기 담아구술생애사는 개인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모습도 함께 읽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구술생애사 서적 출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출간한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서해문집)는 베이비붐세대 세 명에게 돋보기를 들이밀었다. ‘문래동 홍반장’으로 불리는 최영식씨의 인생 2막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해 ‘봉사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춘화씨의 딸·아내·어머니·며느리로서 감내했던 노동에 대한 개인사를 담았다. 노동·교육운동에 헌신한 ‘이우학교 초대 교장’ 정광필씨의 발자취도 읽을 수 있다.‘할배의 탄생’(이매진)은 구술생애사 전문가 최현숙 작가의 대표작이다. 전북 부안 출신 김용술씨와 강원 횡성 출신 이영식씨, 70대 노인 두 명을 통해 한국사를 풀어냈다. 군에서 ‘빳다’를 맞으며 요령을 익히고, 바람을 피우거나 매춘하고, 빚을 지고 살림을 거덜 냈던 개인사가 한국전쟁과 월남전, 유신 정치와 서울올림픽 같은 한국현대사와 교차한다.대구 중구는 지난해 12월 ‘생애사(生涯史) 열전’ 100권 발간을 마무리했다. 2012년 시작해 6년에 걸쳐 진행한 이 사업은 30년 이상 중구에 거주한 70ㆍ80대 노인들이 겪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산업화시대의 구술을 엮었다. 16명이 직접 글을 쓰고, 6명의 자원봉사자가 정리를 도왔다.3년 동안 공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한 ‘구술로 듣는 일제강점기 공주의 거리’(공주시, 공주대 공주학연구원)도 최근 발간됐다. 일제강점기 공주 곳곳의 거리를 구술과 사진 등으로 풀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구술생애사’ 알고 싶어요

    구술생애사는 청자가 화자의 이야기를 들은 뒤 이를 글로 정리한다는 점에서 기자들의 인터뷰 기사와 비슷하다. 하지만 화자 대부분이 뉴스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이들이고, 작업을 장기적으로 이어간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할배의 탄생’(이매진)을 비롯해 구술생애사 책 3권을 낸 이 분야 전문가 최현숙(61) 작가는 구술생애사에 관해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사회 속 약자들의 말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라 정의한다. 대상은 자신의 아버지나 어머니, 주변 지인을 비롯해 모두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들이 사회의 큰 흐름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엮어내야 한다. 화자가 살았던 시대의 굵직한 사건을 기록한 연표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다. 최 작가는 “화자 대부분이 ‘내가 게을러서 가난하다’고 하는데, 사실상 이들의 가난은 사회 구조상의 문제인 경우가 태반”이라며 “개인의 이야기가 사회상과 연결될 때 구술생애사는 단순한 개인사에 그치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글감 대상을 정했다면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을 잘 끄집어내도록 준비한다. 예컨대 화자가 나온 초등학교 교가나 사진 등 관련 자료를 준비하면 신뢰도가 커지고 이야기의 질도 달라진다. 구술생애사의 핵심은 인터뷰이며,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라포(rapport) 형성’이다. 상담이나 치료, 교육 등에서 쓰이는 라포는 쉽게 말해 ‘공감대’를 뜻한다. 화자가 흥이 나서 계속 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최 작가는 “녹음기를 켜두고, 메모장에 간단한 메모만 하며 인터뷰를 진행하라. 도중에 맞장구를 쳐주면 좋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다가 미심쩍은 부분을 바로 그 자리에서 확인하면 흐름이 끊길 수 있으니 삼가는 게 좋다. 우선 메모하고, 다음 인터뷰에서 물어보는 게 낫다는 뜻이다. 인터뷰를 정리할 때에는 가급적 화자의 말투를 살리는 게 좋다. 최 작가는 “사투리나 문법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도 독자가 읽을 수 있을 수 있다면 그대로 남겨두라”고 조언했다. 청자 겸 작가가 과도한 해석을 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일도 유의할 점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평범한 이웃이 말하는 삶이, 우리 사회 이야기더라

    평범한 이웃이 말하는 삶이, 우리 사회 이야기더라

    ‘구술생애사’(口述生涯史). 말 그대로 ‘입에서 나온 사람의 인생사’다. 청자(듣는 이 겸 작가)가 최대한 자신의 생각을 줄이고 화자(말하는 이)의 말투를 그대로 옮겨 적는 방식이어서 글 내용이 세밀하고 문체가 생생한 게 강점이다. 시골 노인, 외국인 노동자, 시장 상인 등 이름 없는 개인의 삶은 그 사회를 읽는 글로 거듭난다. 이런 매력에 최근 작업물도 많아지는 추세다. 지난달 출간한 ‘오늘은 맑음’(일곱 번째 숲)은 망원시장 여성 상인 9명의 삶을 9명의 여성이 나눠 쓴 구술생애사 모음집이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서울 마포구의 문학 아카데미 ‘말과활’에서 구술생애사 전문가 최현숙 작가에게서 기초·심화반 16주 수업을 들으며 상인들을 만났다. 작가 9명 가운데 6명을 최근 망원시장에서 만났다.▶구술생애사를 시작한 배경은. -여지현(51): ‘할배의 탄생’을 비롯해 최 작가 책 세 권을 모두 읽었다. 사회적 약자의 삶을 기록하는 구술생애사의 매력에 빠져 있던 차에 작가 페이스북에서 수업 공지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11년 전 귀농해 경북 봉화에서 살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에 올라와 1박 2일씩 작업하는 방식으로 글을 썼다. -민정례(35): 경기도 지역 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그만두고 뭘 할까 고민하다 수업을 듣고 작업에 참여했다. 기자로 일하며 매일 단발적인 글만 썼는데, 호흡이 긴 글을 쓰고 싶었다. -김은화(32): 몇 년 전 사회학과 졸업논문을 쓰려 경남 합천에서 원폭 피해자들을 만났다. 당시 구술생애사와 비슷한 작업을 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해 보고 싶어 수업을 듣고 작업을 함께했다. -정숙희(59): 희곡 작가로 연극계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귀촌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에서 수업 공지 포스터를 봤는데 ‘소문자들의 삶이 말하기 시작했다’는 글귀에 팍 꽂혔다. 큰 히트작 하나 못 낸 나도 대문자가 아닌 소문자였다. 비슷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써 보고 싶었다. -박채란(40): 동화작가이자, 예술단체 ‘빛나는 순간’ 공동대표로 일한다. 한 사람의 말을 서사로 만드는 작업을 좋아한다.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리라 생각했다.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수업을 듣고 작업도 참여했다. -박내현(43): 마을 활동가로 일한다. 엄마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 싶어 시작했다. ▶작업은 어떻게 진행했나. 어려웠던 점은. -정숙희: 내가 만난 상인은 모자나라 유순자씨였다. 친해지고 싶었고, 술 한잔하는 사이가 되고 싶었다. 많이 노력했지만 깊은 관계가 되지 못했고, 생각했던 결과물이 나오지 못한 생각이 들어 아쉽다. (망원시장 여성 상인 구술생애사 작업은 청자 9명을 먼저 정한 뒤 제비뽑기로 청자를 연결해 진행했다.) -민정례: 마당쇠방앗간 최윤영씨는 다섯 번 정도 만났다. 시부모님이 2층에 사시고 남편과 함께 일하느라 인터뷰가 편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화자와 이야길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주 중요하다. -박채란: 50대의 목포홍어무침 조숙희씨는 시집살이 우울증이 심했다. 자살 시도 이야기를 듣고 감정이 이입돼 나도 많이 힘들었다. 녹음한 것을 다시 듣고 글로 풀어내면서 한동안 울었다. ▶보람 있었던 때도 있었을 텐데. -박내현: 인터뷰 중 화자의 어려운 이야기를 꺼내려 나의 힘든 이야기도 했다. 글 쓰면서 확인차 전화를 했더니 ‘그 일은 잘 해결됐느냐’ 물어보시더라. 그 순간 청자와 화자가 아니라, 언니와 동생이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업하며 느끼는 개인적 친밀감은 구술생애사의 큰 매력이다. -김은화: 종로연떡방 황성연씨를 만날 때 인터뷰를 어떻게 할지, 뭘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황씨가 “술 한 잔 먹고 시작하자”더라. 친해진 뒤엔 이야기가 술술 풀렸다. 나는 우유부단한 성격인데 황씨는 추진력 있고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노력해서 성공한 40대 황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 30대로서 느꼈던 무기력함이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구술생애사 작업을 계속할 생각인지. -박내현: 우울증이 심해 기억을 일부 잃어버린 20대 여성을 만나 구술생애사 작업을 했다. 기억들이 다시 살아나 고통스러웠다면서도 치유를 받았다고 하더라. 이런 이들을 3명 정도 더 소개받아 작업할 예정이다. -여지현: 노인들과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구술생애사 작업을 하고 서로 연결해 주려 한다. 귀농자들을 중심으로도 작업해 보고 싶다. -정숙희: 40년 동안 공무원 하신 분이 조만간 은퇴하신다. 그분 이야길 써보려 한다. 개인의 삶을 돌아보며 공무원으로서, 또는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삶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김은화: 최근 엄마의 이야기를 구술생애사로 정리하고 있다. 구술생애사에 매력을 느껴 전문출판사를 열 계획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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