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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자 백신 12~15세 예방 효과 100%… 곧 긴급 승인 신청”

    “화이자 백신 12~15세 예방 효과 100%… 곧 긴급 승인 신청”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12~15세 청소년 연령대에서 100%의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CNBC 등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청소년 226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행한 결과 “100%의 효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험 참여자 중 위약 투여한 집단에서는 1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백신 접종자 중에서는 감염자가 없었다고 화이자 측은 설명했다. 통증과 발열, 오한, 피로 등 주요 부작용은 앞서 진행한 16∼25세 대상 임상시험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긴급 사용 승인을 위해 수주 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전 세계 다른 규제 당국에 이 데이터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현재 16세 이상에 대해서만 화이자 백신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AP통신은 이번 시험이 비교적 소규모로 진행됐고 정식 발표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현행 10주에서 12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식은 1차 접종으로 최대한 많은 고령자를 우선 보호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지금으로선 최선이다. 가령 4월에 고령자에게 1차 접종하고 수급 상황이 풀리길 기다려 6~7월 2차 접종을 하면 중증 악화를 막고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의료체계 부담도 덜 수 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르신들을 잘 보호하면 집단면역을 형성하지 못해도 코로나19로부터 조금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칫 백신 공급 지연으로 2차 접종 시기를 놓치면 온전한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임시방편이란 지적도 나온다. 1차 접종자가 맞을 2차분을 끌어다 쓰면 2차 접종 물량 부족으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 간격을 늘리고 당겨쓰는 식으로 조정이 가능하지만 1일부터 75세 이상에게 접종하는 화이자 백신은 접종 간격이 3주에 불과해 물량 확보가 절실하다. 문제는 방역 당국이 백신을 당겨쓰면서 1차 접종에 활용하는 2차 접종 백신 규모를 집계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정 대상에 대한 접종이 마무리된 뒤에야 접종량을 계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량이 부족해지면 신규 접종자의 접종 순서가 밀릴 수도 있다. 화이자 백신은 지난 24일 도입된 1차 물량(25만명분), 이날 들어온 2차 물량(25만명분), 4~5월 도입할 137만 5000명분을 포함해 현재까지 187만명분 도입이 확정됐다. 6월에는 162만 5000명분 도입이 예정돼 있지만 미국, 유럽의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해 장담할 수 없다. 백신 부족이 현실화하자 영국 정부는 1차 때 화이자를 맞고 2차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 식으로 ‘교차접종’을 하는 게 가능한지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브리핑에서 “교차 접종은 검토하지 않는다”면서도 “연구 결과가 나와 과학적 근거가 바뀌면 재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일 지역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개 접종받는다. 정부는 장애아 전문·통합 어린이집의 교직원과 보건교사 1만 5000명을 우선 대상으로 선정해 오는 8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방침이다.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는 4건 늘어 누적 26건이 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머스크 우주선 또 폭발… 하늘에서 우주 쓰레기 파편이 우수수

    머스크 우주선 또 폭발… 하늘에서 우주 쓰레기 파편이 우수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화성 이주 꿈’이 또 다시 산산 조각났다. 머스크 CEO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화성 이주용 우주선 ‘스타십’(starship) 프로토타입(시제품)이 착륙 도중 폭발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십 프로토타입 ‘SN11’은 30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이륙해 고도 10㎞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했으나 착륙 과정에서 폭발했다. SN11은 착륙을 위해 엔진을 재점화하는 상황에서 이상이 발생했고, 이륙한 지 5분 49초만에 멈춰선 뒤 폭발로 이어졌다. 자세한 폭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스타십의 폭발은 이번이 네 번째다. 머스크 CEO는 시험 발사 30여분 뒤 “착륙을 시작된 후 얼마 안 돼 중대한 일이 발생했다”며 “이 부분을 조사하면 어떤 일이 생겼는지 곧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 존 인스프러커는 실시간 방송에서 “스타십 11호는 돌아오지 않는다”며 “착륙을 기다리지 말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스타십의 고고도 시험 비행에 착수했고, 하늘로 솟구쳐 올랐던 우주선을 로켓 엔진 역추진을 통해 똑바로 세워 직립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스타십 SN10은 지난 3일 지상 안착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착륙 이후 약 3분 만에 폭발했다. SN8과 SN9도 착륙 시도 과정에서 지상 충돌로 폭발했다.이날 스타십 SN11 시험 발사는 짙은 안개가 낀 날씨 속에서 진행됐다. 15층 건물 높이의 SN11은 정상적으로 상승했으나 직립 착륙을 위해 로켓 엔진을 재점화하는 상황에서 이상이 발생했고, 곧 폭발로 이어졌다. 스페이스X가 착륙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설치한 영상 카메라는 고장이 나면서 폭발 장면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나사스페이스플라이트닷컴이 공개한 영상에는 SN11이 폭발한 뒤 우주선 파편이 하늘에서 비처럼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스타십은 크기가 100m로 화물 100t과 사람 100명을 달과 화성에 실어나르겠다는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우주선이다. 머스크 CEO가 구상하는 스타십은 상업용 항공기와 유사하게 소규모 유지 보수와 연료 재충전만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그는 올해 스타십 고고도 시험 발사에 이어 궤도 비행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잇단 폭발 사고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스타십은 최근의 실패와 함께 궤도 비행을 준비하기는 아직 멀었다”고 진단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재택근무 정착에…뉴욕, 코로나 후에도 ‘사무실 텅텅 비어’

    재택근무 정착에…뉴욕, 코로나 후에도 ‘사무실 텅텅 비어’

    미국 뉴욕의 맨해튼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사무실이 텅텅 비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맨해튼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업무 문화 변화로 매일 160만 명이 출퇴근했던 과거의 모습을 되찾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맨해튼 오피스 시장 공실률은 9개월 연속 상승하며 15.5%를 기록해 지난 1월(14.9%), 전년 동기(9.9%)보다 크게 높아졌다. 세계 최대의 음원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는 맨해튼 남쪽에 있는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16개 층을 임대해 본사로 사용했지만 향후 공간을 100% 사용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직원들에게 자신의 업무를 원활할게 처리할 수 있다면 출근을 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는 방침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 직원은 뉴욕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업무를 하는 것도 허용된다는 얘기다. 스포티파이처럼 월드트레이드센터에 사무실을 둔 광고 분야 업체 미디어매스는 아예 임대계약을 종료할 계획이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사무실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140명의 변호사가 근무하는 로펌 로웬스틴 샌들러도 맨해튼 중심부의 사무실을 계속 임대해야 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조지프 펄러모 로웬스틴 샌들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말했다. NYT는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시작된 지 1년 만에 업무 문화에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변화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무실 임대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피고용자는 유연한 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선호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뉴욕시는 이런 상황을 결코 환영할 수 없는 입장이다. 간단한 식사를 파는 노점상부터 브로드웨이 극장까지 뉴욕의 경제가 160만 명에 이르는 맨해튼의 직장인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뉴욕시 운영에 필요한 세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어있는 사무실이 상업용 빌딩의 가치를 낮추고 결과적으로 재산세에도 영향을 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업용 빌딩의 가격은 16% 가까이 하락했다. 이런 만큼 내년도 뉴욕시 재산세 수입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과 상업용 빌딩이 납부하는 재산세는 뉴욕시 세수의 절반에 이른다. NYT는 내년 이후 해마다 50억 달러(약 5조 6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뉴욕시의 재정 적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상화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정부 “대중 무역관세 철회 시기상조다”

    미국 정부 “대중 무역관세 철회 시기상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8일(현지시간) “고율 관세를 없애 달라는 얘기들을 들었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관세 부과 지지자들은 보조금을 받는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미 기업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며 반대 의견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경제 주체들과 어떤 방식으로든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관세 철폐는 시장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연간 3700억 달러(약 419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 4분의 3에 이르는 규모다. 이에 중국도 1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 부과로 맞대응하면서 한동안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미국은 지난해 1월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해 무역전쟁을 봉합한 이후에도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지적 재산권 보호 등을 중국에 압박하기 위한 레버리지(지렛대)로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타이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가 행동하기에 앞서 중국과 대화가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준비가 돼 있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중국과 협상을 할 수는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관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타이 대표는 “좋은 협상가라면 사용 가능한 레버리지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타이 대표가 USTR 대표로 취임한 뒤 14명의 해외 관계자들과 협의를 가졌지만, 아직 중국쪽 카운터 파트인 류허 중국 부총리와는 통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류 부총리와의 통화는 “때가 되면 하게 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협상 최전선에서 움직이는 사령탑인 USTR 대표가 직접 대중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율 관세를 철폐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지난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이 서로의 이견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끝났고,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압박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미 행정부는 최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지역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유럽연합(EU), 캐나다, 영국 등과 동시다발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홍콩 자치권, 남중국해 등과 관련해서도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대만 해경 협력에… 中 군용기 20대 무력시위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설정하면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는 모양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 20대가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한 데 이어 27일에도 한 대가 ADIZ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중국 군용기의 비행 상황을 매일 발표한 이후 최대 규모다. 대만 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J16 전투기 10대, J10 전투기 2대, H6K 폭격기 4대, KJ500 조기경보기 1대, Y8 대잠기 2대, Y8 기술정찰기 1대 등이다. 이 중국 군용기들은 대만 남부를 포위하는 듯한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로 여겨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진 않았다. 중국의 무력시위는 미국과 대만이 전날 해경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서명한 데 대해 중국이 반발해 벌인 것이라고 대만 언론은 분석했다.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잉그리드 라슨 이사와 샤오메이친 대만 주미대표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해경 분야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를 가정한 워게임에서 미국이 자주 질 정도로 중국의 군사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NBC방송에 따르면 데이비드 오크매넥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7일 미국을 ‘블루팀’, 중국을 ‘레드팀’으로 나눠 가상 워게임을 했을 때 대만 공군이 몇 분 만에 파괴된다며 미국의 대만 방어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평양 지역의 미 공군 기지들이 공격당하고 미국의 전함과 전투기는 중국의 미사일로 저지된다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디지털세에 관세폭탄’ 카드 만지작거리는 미국 정부

    ‘디지털세에 관세폭탄’ 카드 만지작거리는 미국 정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디지털세를 도입하는 국가에 ‘관세폭탄’으로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을 겨냥해 세금을 물리는 국가에 대해 관세폭탄을 안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정책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6일(현지시간) 디지털세를 도입한 영국·이탈리아·스페인·오스트리아·터키·인도 등 6개국에 ‘무역법 301조’를 적용하기 위한 여론수렴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USTR은 디지털세에 대해 “미국 디지털 기업을 차별하고 국제 조세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USTR은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해 6월부터 디지털세를 도입하거나 도입하려는 국가를 상대로 무역법 301조 적용을 검토해왔다. 이번 발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해 디지털세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타이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은 OECD의 절차를 통해 국제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합의 도출 전까지는 필요시 관세 부과를 포함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선택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국에 대해 미 대통령이 보복관세를 물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광범위한 중국 상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무역전쟁도 이 법률을 토대로 진행됐다. 프랑스는 앞서 2019년 7월 구글과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주로 미국 IT 기업을 대상으로 자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의 일정 비율에 부과하는 디지털세를 신설했다. 이후 오스트리아와 체코 등 동유럽과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이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이에 트럼프 전 행정부는 “불공정하게 미국의 기술기업을 겨냥했다”며 무역법 301조를 들어 디지털세를 적용하는 국가의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윽박질렀다. 이에 따라 미국은 13억 달러(약 1조 4710억원)에 이르는 프랑스산 샴페인과 화장품, 핸드백 등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하지만 USTR은 6개국과 함께 조사 명단에 올랐던 유럽연합(EU)과 브라질, 체코, 인도네시아에 대해선 디지털세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복관세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만약 디지털세를 도입하면 관련 조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저격에 날개 꺾인 ‘드론 굴기’

    美 저격에 날개 꺾인 ‘드론 굴기’

    세계 선두를 달리는 중국의 드론 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 1위 드론 업체 다장촹신(大疆創新·DJI)의 핵심 인력들이 미국의 무역 제재 여파로 ‘탈출’하고 있고 미 뉴욕 나스닥에 상장된 이항(億航·EHang)은 “공장·계약·주가 모두 가짜” 파문 탓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처럼 중국 드론 업체들이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DJI의 미국 내 주요 인력이 수개월째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연구개발(R&D)센터 센터장이 퇴사한 데 이어 나머지 직원 10여명도 해고됐다. 지난해 말에도 DJI 핵심 관리자들이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회사를 떠났고 팰로앨토와 버뱅크, 뉴욕 등에 있던 200여개 팀 중 3분의1은 해고되거나 퇴사했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내세워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를 점점 높이면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TikTok)의 모회사 즈제탸오둥(字節跳動·ByteDance) 등과 마찬가지로 DJI 역시 제재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DJI의 시장 지배력이 점점 잠식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무인비행기 드론은 민간·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덕분에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DJI 등을 보유한 중국은 이미 전 세계 드론 생산의 90% 이상을 선점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 우위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DJI는 현재 전 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글로벌 드론 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DJI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왕타오(汪滔)는 ‘드론 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며 드론의 대중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태어난 왕 CEO는 초등학교 때 헬리콥터 만화책에서 읽은 모형 헬기와 비행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모형 헬기는 당시 중국 직장인 평균 월급의 7배에 이를 정도로 비쌌다. “열심히 공부하면 모형 헬기를 사 주겠다”는 부모의 ‘달콤한’ 제안에 성적을 올려 모형 헬기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모형 헬기는 어린 그가 조종하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이때 간단히 조종할 수 있는 헬기여야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친 왕 CEO는 누구든 손쉽게 조종 가능한 헬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3년 홍콩과학기술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비행제어시스템이나 로봇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를 시작하면서 창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006년 홍콩 로봇 경진대회에서 1등을 해 받은 상금으로 대학 동기 두 명과 함께 DJI를 창업했다. 당시 드론 시장은 부품을 직접 조립해야 하는 DIY 제품 시장이 대세였다. 왕 CEO는 이에 착안해 조립이 필요 없는 완제품을 출시하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업실 책상 옆에 간이침대를 놓고 잠자며 매주 80시간씩 드론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DJI는 2013년 카메라가 달린 일체형 드론 ‘팬텀’을 출시했고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부품 조립 없이 상자에서 꺼내 그대로 날릴 수 있는 본체를 가진 팬텀은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사용하던 드론 산업의 판도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2011년 420만 달러에 불과하던 DJI의 매출은 2013년 1억 9000만 달러(약 2146억원)로 40배 이상 급증했다. 이후 전작의 기술을 보완해 ‘팬텀2’, ‘팬텀3’, ‘팬텀4’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드론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20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DJI는 현재 1만 4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급성장했다.그러나 지난해 12월 미국 상무부는 드론 기술을 활용해 중국 내 광범위한 인권 탄압을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로 DJI를 거래 금지 대상인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 국가안보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기술이나 상품 수출에 제한을 둔 것이다. 이 리스트에 오른 기업이나 기관과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미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 로미오 더셔 DJI 미국지사 공공안전 담당 총괄은 회사를 떠났다. 그는 미 정부기관에 DJI의 비(非)군사적 드론 기술을 제공하는 등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더셔 전 총괄은 퇴사 이유에 대해 “내부 파벌 경쟁으로 회사가 본래 목표를 잃었고, 2020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며 “회사가 유능한 인재를 여럿 잃었다”고 털어놨다. DJI의 내부 문제란 중국 직원과 미국 직원 간의 갈등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은 DJI 내부 싸움이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버금갈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 미 정부의 제재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DJI의 미국 사업도 곤경에 빠졌다. 지난해 미국의 비군사용 드론 시장 규모는 42억 달러에 이른다. 이 중 DJI는 미국 소비자 시장에서 90%, 기업 시장에서 70%의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가 화웨이, DJI 등에 미 기업이 부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미 내무부가 국방부가 승인한 드론만 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드론 업체 4곳과 프랑스 업체 1곳만 포함됐고 DJI는 빠져 험로를 예고했다.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술기업, 즉 유인 드론 업체인 이항홀딩스는 공매도 투자 업체 울프팩리서치의 보고서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014년 4월 후화즈(胡華智) CEO가 설립한 이항은 2016년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세계 최초로 유인 드론 ‘이항184’를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가짜 계약, 기술 조작 등의 이유로 미 공매도 투자 업체의 표적이 된 것이다. 울프팩리서치는 지난달 16일 보고서를 통해 “이항이 생산과 제조, 매출, 사업 협력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해 왔다”며 이항의 주요 계약이 가짜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미 나스닥의 이항 주가는 지난 한 달여 사이 67.9% 폭락했다. 공매도 보고서 발표 직전 124.09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3일(현지시간) 현재 39.80달러로 수직 하락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항은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대표 모델인 ‘이항216’의 첫 베이징 시범 비행을 성공시킨 데 이어 비행 가능 거리를 대폭 늘린 새로운 드론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이항이 선보일 신형 드론의 1회 충전 시 비행거리는 400㎞에 이른다. 기존 모델인 이항216보다 스펙이 크게 향상됐다. 이항216은 무게 450㎏과 높이 1.77m, 적재중량 220㎏짜리 2인용 ‘드론 택시’다.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뒤 서울에서도 시범 비행을 성공시켜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항216의 항속거리는 50~70㎞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에 새롭게 내놓는 모델은 비행 가능 거리가 이항216보다 8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400㎞ 비행이 가능한 이 드론이 출시된다면 중국 ‘드론 택시’의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아직 기술 초기 단계인 이항216은 주로 관광용에 적합하지만 장거리 비행이 가능해지면 택시 드론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항은 지난달 23일에는 베이징에서 첫 시범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항216 두 대는 당시 영하 14도의 매서운 날씨 속에서 얼음으로 뒤덮인 옌치(雁栖)호 위로 5회의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항216은 저온과 사막 고온, 짙은 안개, 태풍 등 기상 악조건 속에서의 모든 테스트를 마쳤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마스크, 사람 살리지만 환경엔 재앙… 방역용품의 ‘역설’

    마스크, 사람 살리지만 환경엔 재앙… 방역용품의 ‘역설’

    마스크와 장갑 등 개인 방역용품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는 동안 여러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고 있지만 환경에는 커다란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미국 환경단체들이 경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해안보호단체 ‘퍼시픽비치연합’(PBC)은 24일(현지시간)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 등 버려진 개인보호장비(PPE), 유해 플라스틱 등으로 인한 쓰레기가 해변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주변 해안에서 지난 25년 동안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매달 해변 청소를 하고 있는 이 단체는 이전까지는 쓰레기의 대부분이 담배꽁초나 음식 포장지였지만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해양오염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린 애덤스 PBC 회장은 “마스크에, 장갑에, 손세정 티슈, 위생 티슈가 주변이나 길거리에 넘쳐 난다.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이렇게 마구 버려진 개인 방역용품들이 바다의 먹이사슬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양보호단체인 오션스아시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사용하고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는 지난해에만 16억개 이상 바다에 밀려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 마스크들이 분해되는 데 최대 45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보호단체인 해양포유류센터(MMC)는 해양 포유류들이 버려진 PPE에 갇히거나 이것들을 음식물로 착각하고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 소속 교육자 애덤 래트너는 “PPE가 분명히 지금 당장은 중요하지만 PPE와 유해 플라스틱 양이 늘고 있고 이것들이 바다로 대거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해양 포유류와 모든 바다 생물들이 이를 섭취할 경우 정말로 크게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MMC는 마스크를 버리기 전에 루프(걸이) 부분을 잘라내면 해양 동물들이 줄에 엉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변 청소에 참여하고 있는 소피아 뵐은 “우리는 스스로를 안전하게 지키길 원하지만 나머지 환경도 안전하길 바란다”며 “지금처럼 이것들을 그냥 땅바닥에 마구 버려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휴지조각이 돼 버린 홍콩 민주주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휴지조각이 돼 버린 홍콩 민주주의

    홍콩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야심찬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실험은 끝내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7월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이어 홍콩 입법회(국회) 의원들의 애국심 심사, 홍콩 선거구제 개편, 홍콩 학교에 중국 홍보책 세트 배포 등 일련의 작업을 통해 홍콩의 민주주의 체제를 완전히 지워버린 것이다. 홍콩 교육부는 일선 각급 학교에 내려보낸 회람을 통해 한 세트에 48권으로 구성된 중국어 그림책 시리즈 ‘내 집은 중국에 있어’ 배포 계획을 지난 22일 밝혔다. 이 그림책 시리즈는 중국 정부가 홍콩 학생들의 애국심을 고취할 목적으로 만든 중국 홍보용 책자다. 교육부는 회람에서 “이 책 시리즈는 중국 역사와 문화 교육을 향상하는 보조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홍콩 자유언론(HKFP)이 23일 보도했다. 케빈 융(楊潤雄) 홍콩 교육부 장관은 중국 관영 통신사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고 모든 홍콩인은 이 나라의 시민”이라며 “모든 홍콩인은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린 홍콩인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교재를 활용해 헌법과 기본법, 홍콩보안법과 같은 중요한 가치를 제고해 왔다”고 덧붙였다. 중국 광둥(廣東)성 정부 소유한 출판사가 2016년 펴낸 이 책은 중국 도시와 축제, 호수와 바다, 소수민족, 산과 강, 길 등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화 전략에 따라 영어와 러시아어, 라오스어로 출간됐고 현재 스페인어 버전이 제작되고 있다. HKFP는 “일각에서는 중국 본토 관리들이 애국심 육성을 강조하면서 홍콩 교육 현장이 점점 정치화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회는 앞서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홍콩 의회인 입법회 의원들에 대해 ‘애국심’을 의무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입법 의원들에 대한 애국심 의무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홍콩 정부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적했다. SCMP는 이 결의안에서 중국 정부가 규정한 애국심은 1984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정한 ‘중국에 대한 존경,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치권 회복 지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지 않는 일’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정치평론가 소니 로는 “야당 의원들에게는 협조하거나 아니면 입법회에서 쫓겨나는 것 밖에 다른 선택지가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우리는 입법회가 향후 친중국 의원들로만 채워지는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우려는 즉각 현실화됐다. 홍콩 정부는 이날 오후 곧바로 관보를 통해 중국 전국인대 상무위의 결정에 따라 입법회 의원 앨빈 융(楊岳橋)과 궉카키(郭家麒), 데니스 궉(郭榮?), 케네스 렁(梁繼昌) 등 4명에 대해 의원직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네 의원이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고 외국 세력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해쳤다는 이유로 자격이 박탈됐다고 홍콩 정부는 그 배경을 설명했다. 홍콩에서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자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선관위는 해당 후보가 홍콩 헌법인 ‘기본법’을 지지하고 홍콩 정부에 충성하는지 등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홍콩 선관위는 이에 앞서 16명의 민주파 후보들에게 ‘충성 질의서’를 보내 이들이 지난해 미국을 방문해 미 관리와 의원들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한 것 등을 빌미로 의원직 자격을 박탈해버린 것이다.이도 모자라 중국은 홍콩 선거제도 개편했다. 지난 11일 폐막한 중국 전국인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입법의원 지명권을 부여하고, 출마자의 ‘애국심’을 평가하기 위한 공직 후보자 자격 심사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전국인대 결정’을 통과시켰다. 전국인대에서 찬성 2895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완벽하게’ 의결된 선거제 개편안은 ▲공직 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고위급 심의위원회 설치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에서 1500명으로 확대 ▲입법회 의원 70명에서 90명으로 확대하는 것 등이 핵심 내용으로 담겼다. 이런 만큼 이번 홍콩 선거제 개편안의 초점은 공직 선거 출마 자격을 정부 당국이 심사하고,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시민이 선출하는 몫을 줄이는 것에 맞춰진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인단에서는 기존 구의원 몫 117석에 대한 언급이 누락되는 바람에 시민들이 선출한 몫이 선거인단에서 빠진 것이다. 홍콩 정가에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부분은 그만큼 축소되고 중국의 직접 통제는 강화된 셈이다. 홍콩인들이 직접 선거로 뽑는 선출직 입법회 의원들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입법회 의원 중 절반인 35명은 홍콩 시민이 직접 선거로 뽑고 나머지는 직능 단체 간접 선거로 선출한다. 하지만 개편안에서 입법회 의원은 선출직, 직능대표 선거, 선거인단 선거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뽑는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각각 몇석씩 배분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게다가 앞으로는 친중 성향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선거인단도 입법회 의원 일부를 선출하도록 했다. 직접 선거로 뽑는 의원 비율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중 성향인 홍콩 야권이 입법회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더라도 홍콩 의회를 좌우할 수 없다는 뜻이다. 홍콩 언론들은 홍콩 선출직 의원수가 현재의 35석에서 20석으로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점쳤다.때문에 홍콩 선거제 개편의 최종 목표는 내년 3월로 예정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일체의 잡음없이 치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친중 후보가 행정장관 선거에서 무난히 압승을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것이다. 즉 행정장관 선거인단에서 반대파가 설 자리가 없도록 선거인단 수와 구성을 변경하는 작업을 했다는 얘기다. 이에 홍콩 야권은 선거제 개편으로 친중 인사만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면 일국양제에 종말을 고하고 홍콩의 민주주의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4인 초과 집합금지 명령과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야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물리적으로 표출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해 7월 이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100여 명이 체포된 데 이어 당국이 공직 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선거제 개편이 이뤄지면서 홍콩 범민주진영은 손발이 묶이는 상황에 부닥쳤다. SCMP는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과 제2야당인 공민당을 비롯해 범민주진영이 중국의 잇따른 조치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지난달 28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공민당 소속 정치인 5명을 포함해 범민주진영 인사 47명이 범민주진영 인사 47명이 무더기 기소되면서 홍콩 야권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고 야권에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후보군 자체가 심각하게 쪼그라들었다. 특히 기소된 47명 중 앨빈 융 전 주석을 포함해 4명의 공민당원이 법원에서 보석 심리 도중 공민당 탈퇴를 선언했다. 공민당 소속 레티샤 웡(黃文萱) 구의회 의원은 “당 해체 논의가 있다”고 털어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로킨헤이(羅健熙) 민주당 주석의 일과에는 범민주진영 47명이 기소된 이후 구치소를 방문해 구속된 동지들을 만나는 일정이 포함돼 있을 정도다. 로 주석은 “매일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나는 내 발언이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확신하지만, 어느 날 당국이 내 발언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우려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GM, 반도체 기근에 중형 픽업트럭 생산 감축

    GM, 반도체 기근에 중형 픽업트럭 생산 감축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반도체 기근 탓에 중형 픽업트럭 생산을 감축하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CNBC방송 등에 따르면 GM 미주리주 공장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미주리주 공장은 픽업트럭인 GMC 캐니언과 쉐보레 콜로라도 등을 조립한다. 다만 이 공장에서 만드는 승합차 생산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GM 측은 밝혔다. GM은 또 미주리주 공장의 하반기 가동 중단 기간을 예정보다 2주 앞당겨 5월 24일부터 7월 19일까지로 조정했다. 이 같은 조치는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은 풀사이즈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데이비드 바나스 GM 대변인은 “GM은 사용 가능한 모든 반도체를 가장 인기 있고 수요가 많은 제품 조립에 계속 활용할 것”이라며 “풀사이즈 트럭 공장에서는 가동중단이나 생산 감축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의 세계적 기근 현상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자 반도체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대신 스마트폰, PC 등 IT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한 데 따른 것이다. 그 사이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수급 불일치가 발생했다. 여기에다 미국 텍사스 한파, 일본 반도체 공장 화재 등까지 겹쳐 공급난은 한층 심각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달 초 문을 닫은 GM의 캔자스주 공장과 캐나다 잉거솔 공장은 4월 중순까지 계속 문을 닫을 예정이다. GM뿐 아니라 포드와 도요타, 폭스바겐, 혼다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일부 공장 문을 닫거나 감산에 돌입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아직 감산 계획은 없지만 당장 다음달부터 생산 중단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전했다. 컨설팅 회사인 알릭스파트너스는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매출 감소분이 606억 달러(약 68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인플레 겁먹지 마라”…‘노벨 경제학상’ 크루그먼 이유있는 훈수

    “인플레 겁먹지 마라”…‘노벨 경제학상’ 크루그먼 이유있는 훈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당시 일각에서 제기된 인플레 우려를 언급하며 “인플레 가능성에 겁먹지 마라”고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2010년 상황을 소개했다. 당시 미국 정부의 부양책으로 돈이 풀리자 보수진영에선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로 소비자 물가는 4% 가까이 올랐고 도매물가지수 상승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석유와 대두 가격은 1년에 40% 올랐다. 공화당에선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향해 통화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이에 벤 버냉키 전 의장은 물가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반박했고, 버냉키 전 의장의 주장대로 물가는 곧 진정됐다. 그는 당시 상황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펴는 현재와 비교,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석유·대두 등의 가격은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쉽게 오르고 쉽게 진정된다면서 문제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물가라고 강조했다.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은 근원 물가의 급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들이 물가상승을 기정사실화하면 가격에도 물가상승 가능성이 선반영될 수밖에 없지만, 현재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을 염두에 두고 상품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플레 가능성에 겁먹지 말라는 2010년도의 교훈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경기회복 뿐만 아니라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글로벌 공급체인의 영향으로 일부 상품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일부 세력이 몇개월간의 물가 자료를 미래의 파국에 대한 근거로 이용하는 것을 놔두지 말라”고 주장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역시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며 물가가 오를 수는 있지만 감당 못 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 전망이 개선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멀었다는 기존의 입장도 확인한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나와 “우리는 인플레가 올해 내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억눌린 수요와 공급망 병목현상, 기저효과를 언급했다. 이어 “우리의 시나리오는 인플레에 대한 영향이 특별히 크지 않거나 지속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과도한 물가상승으로 문제가 벌어지더라도 “우리는 여기에 대처할 수단을 갖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비트코인 비튼 ‘파월 파워’

    비트코인 비튼 ‘파월 파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파월 의장은 22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 화상 토론회에 참석해 “가상화폐들은 매우 변동성이 크다”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다. 그러면서 가상화폐에 대해 “연준은 가상자산이라고 부르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큰 탓에 가치를 저장하는 화폐의 기본적 기능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상화폐는 달러보다는 금의 대체재인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의 발언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23일 오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7% 떨어진 5만 3000달러(약 5984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도 디지털 화폐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 내의 기술 연구소가 디지털 화폐를 연구하고 있고 보스턴 연방준비은행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도 디지털 화폐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어떤 결정도 현재 내려지지 않았다. 이것을 진행하려면 의회와 정부, 광범위한 대중으로부터 승인받을 필요가 있다”며 “아직 이러한 대중적 참여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 차원의 디지털 화폐를 도입하려면 입법 과정이 먼저”라며 “우리는 의회의 지원 없이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법률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디지털 화폐에 적극적인 상황임에도 연준이 앞장서 디지털 화폐 도입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디지털 화폐가 해킹과 돈세탁, 테러에 악용될 수 있는 등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게 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연해진 글로벌 기업 근무 환경…MS, 29일부터 본사 출근 재개

    유연해진 글로벌 기업 근무 환경…MS, 29일부터 본사 출근 재개

    글로벌 기업들의 근무 환경이 유연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확산된 재택 근무에서 재택 근무와 회사 출근 등 두가지 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는 29일부터 직원들의 본사 출근을 재개하기로 했다. MS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주의 수용 제한에 맞춰 더 많은 직원을 근무 현장에서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레드먼드와 워싱턴, 현장과 인근 지사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풀타임 출근할지, 재택 근무할지, 두 방식을 합한 혼합형 근무할지 등을 놓고 선택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개월 동안 지역의 보건 데이터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왔고, 워싱턴주의 수용인원 한도를 맞추면서 사옥이 안전하게 더 많은 직원을 수용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MS는 현재 21개국 사무실에 인력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인력의 20% 규모이다. 전 세계 MS 직원은 16만명이 넘는다. 음원 스티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도 지난 달 어디서나 근무할 수 있는 ‘Work from Anywhere’ 모델을 도입해 자사 직원들이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트위터와 금융·결제 서비스 업체 스퀘어의 경우 직원이 원하면 영구적인 재택 근무도 허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은 올해 미국에서 데이터센터와 사무실을 확장하는 데 70억 달러(약 7조 9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오는 9월부터 직원들이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도록 하면서 1주일에 이틀은 집에서 일하도록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협업하고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해 얼굴을 맞대고 모이는 것은 구글의 문화에서 핵심”이라고 말했다. CNBC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회사들이 몇 달간 문을 닫으면서 고용주들은 혼합형 모델(사무실+재택)로 영구히 전환하거나 기존 작업 공간을 아예 포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욱 “경항모는 미래 위협 대비·인도적 지원 유연성 확보용”

    서욱 “경항모는 미래 위협 대비·인도적 지원 유연성 확보용”

    서욱 국방부 장관은 경항공모함 건조 추진 계획과 관련해 미래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고 전력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 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항모 추진은 미래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는 것, 즉 한반도를 위한 범위의 문제이며 인도주의 지원 같은 문제들에서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경항공모함과 원자력 추진 잠수함 획득을 추진하면서 수년 내 가장 큰 규모의 군사력 증강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같은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중동의 바닷길을 지키는 것과 같은 국제 안보 체계에 더 많이 참여하라고 압박한 뒤 나온 것이라며 한국으로서는 해외에 더 많은 힘을 투사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영국이 항공모함 기술을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한국 측과 비공식 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제무역부(DIT) 당국자들은 “한국이 관심을 가질 만한 기술 분야에 대해 한국 측과 비공식 논의를 시작했다”며 “영국 해군의 새로운 항모 기술이 한국에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 전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영국 밥콕과 BAE시스템스, 탈레스 등 방산업체들이 공동으로 개발한 ‘퀸 엘리자베스’ 항모(6만 5000t급)의 첨단 체계와 설계가 한국으로 수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에 언급된 ‘퀸 엘리자베스’ 항모 전단이 올 하반기 미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와의 연합훈련을 위해 서태평양에 파견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들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머스크 “인류의 행성 이주 위해 돈 모아”…샌더스 “탐욕” 비판 반박

    머스크 “인류의 행성 이주 위해 돈 모아”…샌더스 “탐욕” 비판 반박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자신의 막대한 재산을 ‘탐욕’이라고 비판한데 대해 인류의 다른 행성 이주를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미 경제매체 비지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21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는 생명체가 여러 다른 행성에 이주하는 것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재산을 모으고 있다”며 “나의 돈은 우주를 향한 인류 의식의 확장을 위해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입장을 대변해준 미국 전기차·에너지 전문매체인 클린테크니카의 기사에 단 댓글 형식으로 해당 글을 게재했다. 클린테크니카는 해당 기사에서 머스크 CEO의 막대한 재산이 현금이나 부동산이 아닌 그가 보유 중인 테슬라 주식 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라며 샌더스 의원이 투자자 판단에 따른 주가 변동에 무지하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고자 서투른 방법을 동원했다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샌더스 의원은 앞서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우리는 미국 역사에서 머스크와 베이조스라는 두명의 기업가 재산이 하위 40% 전체 재산보다 많은 순간에 서있다”며 “이러한 수준의 탐욕과 불평등은 부도덕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머스크 CEO의 반박 글에 대해서도 “우주여행은 흥미로운 아이디어지만 지금 우리는 지구에 집중해야 하며 개선된 세금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아이들이 굶주리지 않고 사람들이 노숙하지 않고, 모두가 의료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의 공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법인세 인상 등 전면적인 세금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와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후보일 당시 미국의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올리고 고소득자 금융소득 및 상속세 인상 등 부자증세를 통해 경기부양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머스크 CEO는 인류의 화성 이주를 목표로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해 ‘스타십’ 우주선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인류는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서 살아야 하는 ‘다행성’(multiplanetary) 종족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고난의 행군’ 중국 드론업체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고난의 행군’ 중국 드론업체들

    중국의 드론 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 1위 드론업체 다장촹신(大疆創新·DJI Technology)은 미국의 제재로 핵심 인력들이 ‘탈출’하고 있고 미 뉴욕 나스닥에 상장된 이항(億航·EHang)은 공매도 투자업체의 “공장·계약·주가 모두 가짜” 보고서 파문 탓에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 중국 드론업체들이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장촹신의 미국내 주요 인력이 수개월째 빠져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있는 연구·개발(R&D)센터는 센터장이 퇴사한데 이어 나머지 직원 10여명은 해고됐다. 지난해 말에도 DJI 핵심 관리자들이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회사를 떠났고 팔로알토와 버뱅크, 뉴욕 등에 있던 200여개 팀 중 3분의 1은 해고되거나 퇴사했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내세워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를 점점 높이면서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TikTok)의 모회사 즈제탸오둥(字節跳動·ByteDance) 등과 마찬가지로 DJI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DJI의 시장 지배력이 점점 잠식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인비행기 드론(Drone)은 민간·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덕분에 주목받는 차세대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DJI 등을 보유한 중국은 이미 전 세계 드론 생산의 90% 이상을 선점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 우위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이 드론 시장을 장악하게 된 배경엔 DJI의 역할이 지대하다. DJI는 현재 전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글로벌 드론 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현재 DJI의 기업가치는 무려 1600억 위안(약 27조 7616억 원)에 이른다. DJI의 창업자 왕타오(汪滔) 회장은 ‘드론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며 드론의 대중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태어난 왕 회장은 초등학교 때 헬리콥터 만화책에서 읽은 모형 헬기와 비행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모형 헬기는 당시 중국 직장인 평균 월급의 7배에 이를 정도로 비쌌다. “열심히 공부하면 모형 헬기를 사주겠다”는 부모의 ‘달콤한’ 제안에 성적을 올려 모형 헬기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모형 헬기는 어린 그가 조종하기에는 너무 어려워 생각 만큼 매력이 없었다. 이때 간단히 조종할 수 있어야 헬기의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친 왕 회장은 누구든 쉽게 조종할 수 있는 헬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3년 홍콩과학기술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비행제어시스템이나 로봇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를 시작하면서 창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이후 홍콩 로봇 경진대회에서 1등 수상 상금으로 대학 동기 두 명과 함께 2006년 DJI를 창업했다. 당시 드론 시장은 부품을 직접 조립해야 하는 DIY제품 시장이 대세였다. 왕 회장은 바로 이 점에 착안해 조립이 필요없는 완제품을 출시하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업실 책상 옆에 간이침대를 놓고 잠자며 매주 80시간씩 강행군하며 드론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덕분에 DJI는 2013년 카메라가 달린 일체형 드론 ‘팬텀’을 출시했고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부품 조립 없이 상자에서 꺼내 그대로 날릴 수 있는 본체를 가진 팬텀은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사용하던 드론산업의 판도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2011년 420만 달러에 불과하던 DJI의 매출은 2013년 1억 9000만 달러(약 2146억원)로 30배 이상 급증했다. DJI는 이후 전작의 기술을 보완해 ‘팬텀2’ ‘팬텀3’ ‘팬텀4’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드론시장의 저변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20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DJI는 현재 1만 4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대기업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드론 기술을 활용해 중국 내 광범위한 인권 탄압을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로 DJI를 거래금지 대상인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국가안보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기술이나 상품 수출에 제한을 둔 것이다. 이 리스트에 오른 기업이나 기관과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미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 로미오 더셔 DJI 미국지사 공공안전 담당 총괄도 회사를 떠났다. 그는 미 정부 기관에 DJI의 비(非)군사적 드론 기술을 제공하는 등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더셔 전 총괄은 퇴사 이유에 대해 “내부 파벌 경쟁으로 회사가 본래 목표를 잃어갔고, 2020년에는 더 심해졌다”며 “회사가 유능한 인재를 여럿 잃었다”고 털어놨다. DJI의 내부 문제는 중국 직원과 미국 직원 간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은 DJI 내부 싸움이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버금갈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미 정부의 제재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DJI의 미국 사업도 곤경에 빠졌다. 지난해 미국의 비군사용 드론 시장은 42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이 중 DJI는 미국 소비자 시장에서 90%, 기업 시장에서 70%의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가 화웨이, DJI 등에 미 기업이 부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미 내무부가 국방부가 승인한 드론만 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드론 업체 4곳과 프랑스 업체 1곳만 포함됐고 DJI는 빠지는 바람에 험로를 예고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E) 기술기업, 즉 유인드론 업체인 이항은 공매도 투자업체 울프팩 리서치의 보고서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014년 4월 후화즈(胡華智)가 창업한 이항은 2016년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세계 최초로 유인 드론 ‘이항184’를 공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가짜계약·기술조작 등의 이유로 미 공매도 투자업체의 표적이 된 것이다. 울프팩 리서치는 지난달 16일 보고서를 통해 “이항이 생산과 제조, 매출, 사업 협력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다”며 이항의 주요 계약이 가짜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미 나스닥의 이항의 주가는 지난 한달 사이 63% 이상 폭락했다. 공매도 보고서 발표 직전 124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18일 현재 45달러로 수직 하락했다.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항은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대표 모델인 ‘이항216’의 첫 베이징 시범비행을 성공시킨 데 이어 비행 가능거리를 대폭 늘린 새로운 드론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이항이 선보일 신형 드론은 1회 충전시 비행거리가 400㎞에 이른다. 기존 모델인 이항216보다 스펙이 크게 향상됐다. 이항216은 무게 450㎏과 높이 1.77m, 적재중량 220㎏짜리 2인용 ‘드론택시’다.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서울에서도 시범 비행을 성공시켜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항216의 항속거리는 50~70㎞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에 새롭게 내놓는 모델은 비행 가능거리가 이항216보다 1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400㎞ 비행이 가능한 이 드론이 출시된다면 중국의 ‘드론택시’의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아직 기술 초기 단계인 이항216은 주로 관광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드론은 택시 활용에 더 유용한 까닭이다. 이항은 지난달 23일에는 베이징에서 첫 시범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항216 두 대는 당시 영하 14도의 매서운 날씨 속, 얼음으로 뒤덮인 옌치(雁栖)호 위로 5회의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항216은 저온과 사막 고온, 짙은 안개, 태풍 등 기상 악조건 속에서의 모든 테스트를 마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잇단 악재로 휘청거리는 미국 테슬라

    잇단 악재로 휘청거리는 미국 테슬라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휘청거리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데다 연이은 차 사고로 미 교통당국이 조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 만기 수익률은 이날 14개월 만에 최고로 뛰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1bp(1bp=0.01%p) 상승하며 1.75%대로 올라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인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시장 달래기도 하루 만에 약효가 끝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하자 애플 등으로 대표되는 고평가 기술주에 대한 거품 경고가 다시 켜지면서 테슬라 주가 역시 급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6.93% 급락한 653.16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테슬라 주가는 2월 중순 이후 18% 급락했다. 경기과열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은 그동안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으로 성장했던 기술주에게는 치명타로 작용한다. 국채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은 기술주의 미래 수익도 갉아 먹어 현재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탓이다. 유럽의 유명 헤지펀드 운용사이자 공매도 강자인 랜스다운파트너스의 퍼 레칸더 펀드매니저는 자신이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며 “테슬라 주가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리가 오르고 폭스바겐 등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재기할 것을 깨달으면 테슬라 주가는 급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지금도 테슬라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주가 변동성을 극복하고 곧 가격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3월엔 전기차 시장 주도권, 중국에서의 높은 수요에 힘입어 테슬라 주가가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발생한 3건을 포함해 테슬라 충돌 사고 23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NHTSA는 지난 17일 미시간주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킨 테슬라 차량이 주차 중이던 경찰 순찰차를 들이받았고, 테슬라 차가 화물차 밑으로 끼어 들어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즉각 특별조사팀을 투입했다. 이어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도 테슬라 차 사고가 접수되면서 조사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 차량에 탑재해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는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에 관해서도 테슬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NHTSA는 밝혔다. NHTSA는 “새 기술을 면밀히 감시할 것이고 안전 위험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본 옵션인 오토파일럿 외에 작년 10월 추가 옵션인 FSD 기능을 출시했고 제한된 고객에게 FSD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도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오토파일럿은 동일 차선 내에서 차량 간 거리를 조정하는 기능 등을 제공하고 FSD는 차선 자동 변경, 자동 주차, 차량 호출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는 게 테슬라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NHTSA는 테슬라의 FSD는 “자동차를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기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기능을 꾸준히 선전해왔지만, 테슬라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오토파일럿과 FSD 기능을 활성화할 때 전방을 주시하고 운전대를 잡는 등 적극적인 제어가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중, 알래스카서 이틀간 고위급 회담…시작부터 强대强 정면 충돌

    미중, 알래스카서 이틀간 고위급 회담…시작부터 强대强 정면 충돌

    미국과 중국이 18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초반부터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등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시작부터 의례적인 덕담은 생략한채 곧바로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강(强) 대 강(强)’의 정면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이날 고위급 회담은 미국 쪽에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나섰고, 중국에선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여해 `2+2` 형태로 열렸다. 특히 미중 양국 고윕급이 직접 만난 것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인 만큼 향후 두나라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양측은 19일 오전까지 모두 세차례로 나눠 3시간씩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은 양측이 2분씩으로 약속돼 있었으나 흥분한 상태로 공방이 되풀이되는 바람에 1시간이 넘게 지속되기도 했다. 더욱이 언론 카메라를 앞에 둔 채 양측의 날선 공방이 고스란히 중계되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첫번째 주자로 나선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은 규칙에 기초한 질서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며 중국의 행동이 글로벌 안정성을 유지하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를 위협한다며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를 대체하는 것은 승자가 독식하는 세계이자 훨씬 더 난폭하고 불안정한 세계일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홍콩, 대만,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동맹에 대한 경제적 강압 등을 포함해 중국의 행동에 대한 우리의 깊은 우려를 논의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신장과 홍콩, 대만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인 만큼 미국의 개입을 내정간섭이라며 극력 반대하는 이슈들이다. 설리번 보좌관도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으며 경쟁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국민과 친구들을 위해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양제츠 정치국원은 무려 15분에 걸친 장광설로 맞받아쳤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은 군사력과 금융 헤게모니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억압하고 있다”며 “국가안보라는 개념을 남용하고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을 선동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장과 홍콩, 대만 문제에 대해 미국의 내정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의 인권이야말로 최저 수준에 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내부 불만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다른 국가에 증진하려고 한다며 양 정치국원은 “미국의 인권이 최저 수준에 있다”, “미국에서 흑인이 학살당하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비난과 비아냥을 쏟아냈다. 중국의 반격 수위가 예상보다 높자 미측은 당황한 기색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외교부장은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한 것을 두고 “손님을 맞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미국이 최근 중국 통신회사에 대해 추가 제재를 발표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의 발언이 끝나자 이번엔 미국이 재반격에 나섰다. 블링컨 장관은 양 정치국원의 발언에 ‘재반격’을 하기 위해 모두발언이 끝난 줄 알고 나가려는 기자들을 붙잡아놓기까지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측은 모두발언이 끝난 뒤 회담장 밖으로 나온 기자들에게 별도 브리핑을 통해 중국 측이 ‘모두발언 룰’을 어겼다며 불편한 기색을 다시 한번 드러내기도 했다. 미중 양국이 바이든 정권 출범에 따른 상견례에서 한치 양보없는 불꽃튀는 신경전을 펼치면서 두 나라가 서로 양보를 통해 `데탕트`를 맞을 가능성은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연준, 2023년까지 금리동결 예고… 뉴욕 3대 지수 날았다

    미국 정부는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경제 상황 속에서도 제로 수준 금리를 유지하면서 2023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미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17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끝낸 직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12명의 FOMC 위원들이 예상하는 금리 전망치인 점도표를 통해 2023년까지 제로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장기금리를 억제하기 위해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많이 받은 분야는 여전히 취약하지만 최근 경제활동과 고용지표는 완만하게 오르고 있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2%를 밑돌고 있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향후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폈다. 연준은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5%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에 내놓았던 전망치(4.2%)보다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이다. 실업률 역시 4.5%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종전 전망치(5%)보다 더욱 밝게 봤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 기준으로 6.2%다. 인플레이션 전망치 역시 상향 조정됐다. 연준이 물가정책의 지표로 삼는 개인 소비 지출이 연준 물가상승률 목표치(2%)보다 높은 2.2%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힘입어 이날 뉴욕 증시에서 3대 지수가 일제히 반등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189.42포인트 오르며 처음으로 3만 3000선을 돌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11.41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으며 나스닥지수도 소폭 상승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소더비도 ‘JPG 파일’ 경매 나선다

    세계 경매업계의 쌍두마차 격인 미국 소더비와 영국 크리스티가 디지털 아트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최대 라이벌인 크리스티가 올 들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디지털 아트라는 새로운 시장에 발을 내디디자 소더비도 이 흐름에 동참한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찰스 스튜어트 소더비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Pak’이라는 디지털 아티스트와 협업하기로 했다”며 “Pak의 작품 경매가 다음달로 예정됐다”고 밝혔다. Pak은 20년 이상 디지털 아트를 만들어 온 신원 미상의 작가다. 스튜어트 CEO는 “얼마 전부터 NFT 분야를 유심히 살펴봤다”며 “NFT가 예술에 새로운 흥미와 미학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말했다. CNBC방송은 1744년 설립된 소더비가 수백만 달러를 넘는 고가의 명품과 미술품을 거래해 온 만큼 NFT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이 분야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티는 앞서 지난 11일 첫 NFT 경매를 진행했다.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클 윈켈만)이 만든 ‘매일-첫 5000일’이라는 작품이다. 300메가바이트(MB)짜리 JPG 파일로 자유롭게 복사할 수 있지만 NFT화하며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하나뿐인 파일이 됐다. 비플은 2007년부터 그린 디지털 그림 5000점을 콜라주 형식으로 붙여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었다. 100달러에서 시작한 낙찰가는 6930만 달러(약 780억원)까지 치솟았다. 현존 작가가 받은 낙찰가로는 제프 쿤스,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NFT는 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것이다. 영상·그림·음악 등 콘텐츠를 복제 불가능한 디지털 원작으로 만들 수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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