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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워치는 카슈끄지의 행방을 알고 있나”

    “애플워치는 카슈끄지의 행방을 알고 있나”

    애플워치는 카슈끄지의 행방을 알고 있나?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해 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의혹과 관련해 그가 찼던 애플워치가 진실을 밝혀줄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 건’으로 떠올랐다.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들어간 뒤 이 애플워치가 미궁에 빠진 내부 상황을 밖으로 ‘전송’하는 바람에 터키 당국이 파일을 확보했다고 AP통신 등이 현지 신문 사바흐를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난 2일 카슈끄지는 애플워치를 찬 채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들어갔다. 총영사관에는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갈 수 없는 탓에 애플워치에 연동된 아이폰은 그의 터키인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에게 맡겼다. AP는 “카슈끄지는 그의 죽음을 애플워치로 녹음했을 수 있다”며 “그가 총영사관에 들어갈 때 애플워치의 녹음 기능을 켜 놓아 안에서 벌어진 상황이 녹음됐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의 신문, 고문, 살해 과정이 애플워치에 녹음됐고 그 파일이 아이클라우드와 밖에 있던 약혼녀가 가지고 있던 아이폰과 동기화됐다”며 “뒤늦게 이를 알아챈 사우디 암살팀이 죽은 그의 지문을 이용해 애플워치의 파일을 지웠지만 이미 동기화된 뒤였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터키 당국에 카슈끄지의 피살 정황이 담긴 자료를 공유할 것을 요청했다며 “곧 그것(녹음·녹화기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첩보영화와 같은 보도 내용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애플워치가 어떻게 인터넷에 연결됐느냐는 점이다. 애플워치가 아이폰이나 아이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하려면 총영사관의 와이파이와 연결되거나 셀룰러 데이터통신 기능이 지원돼야 한다. 대부분 외교공관이 보안이 취약한 와이파이를 운용하지 않지만 평소 위협을 느껴온 카슈끄지가 스마트워치의 셀룰러 데이터통신 기능을 사용했을 가능성은 있다. 이와 별개로 터키 정보당국이 총영사관을 도·감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가 배후에 있다면 “가혹한 처벌”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사우디 무기 판매에 대해 “우리 스스로를 벌주는 일”이라고 분리 대응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이 사우디에 군사장비 판매를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러시아나 중국에서 구입할 것”이라며 대사우디 수출 군사장비 규모가 1100억 달러(약 125조원)로 국내 45만개 일자리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면서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 왕실과 정책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게재해온 카슈끄지는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와 결혼하려고 이스탄불을 찾았다가 총영사관으로 들어간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테슬라가 술을 판다?… 술 상표 ‘테슬라킬라’ 출원

    테슬라가 술을 판다?… 술 상표 ‘테슬라킬라’ 출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만우절 때 농담처럼 내뱉었던 말이 현실화화고 있다. 테슬라 로고를 박은 테킬라인 ‘테슬라킬라(Teslaquila)’가 상표로 출원됐기 때문이다.1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미국 특허상표청에 ‘테슬라킬라’를 상표로 출원하면서 “향후 사용할 의향이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테슬라 테킬라는 지난 4월 1일 머스크 CEO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한 장에서 비롯됐다. 당시 보급형 세단 모델3 생산 차질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던 그는 모델3을 베고 누워 잠든 모습에 ‘파산’이라고 쓰인 상자를 덮고 옆에는 테슬라 로고 모양의 테킬라 병이 놓인 사진을 올렸다. 그 병을 테슬라가 만든 테킬라라는 뜻의 ‘테슬라킬라’로 이름을 붙였다. 상표 출원한 테슬라킬라는 100% 아가베 추출 증류주로 돼 있다. 테킬라는 용설란인 아가베를 원료로 만드는 술이다. CNBC는 “테슬라가 당장 술을 빚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표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제품이 먼저 생산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머스크 CEO가 ‘괴짜 상품’을 떠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가 도심 교통체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초고속 터널을 뚫기 위해 세운 굴착전문기업 보어링 컴퍼니는 무슨 용도인지 알 수 없는 화염방사기를 시판했으며, 온라인에서 ‘완판’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넷플릭스 게 섯거라~”

    “넷플릭스 게 섯거라~”

    미국의 미디어그룹 타임워너를 손에 쥔 AT&T가 넷플릭스에 공개 도전장을 던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2위 통신사인 AT&T는 11일(현지시간) 넷플릭스와 아마존에 대항할 자체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르면 내년 말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AT&T는 올해 6월 854억 달러(약 97조 5000억원)를 들여 CNN을 비롯해 TBS, HBO, 워너브라더스 등을 소유한 미디어그룹 타임워너를 인수했다. 타임워너는 지난 6월 30개가 넘는 TV 채널을 케이블로 묶어 인터넷에 서비스하는 워치TV도 출범시켰다. AT&T의 이같은 행보는 수천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미 2대 통신사 AT&T가 워너무비의 블록버스터 ‘해리포터’와 ‘원더우먼’ 등을 ‘왕좌의 게임’, ‘프랜드’와 함께 제공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존 스탠키 워너미디어 사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영화, 텔레비전 시리즈, 장서,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콘텐츠와 함께 우리의 영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로운 서비스는 HBO가 관리하게 된다”고 전했다. 스텐키 사장은 그러나 CNN의 생방송 뉴스 보도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AT&T가 내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경쟁업체 월트디즈니의 내년 서비스 출시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전 세계 흥행수익 1위 영화 ‘아바타’와 ‘에어리언’, ‘프레데터’, ‘다이하드’의 판권을 가진 21세기폭스 인수를 놓고 컴캐스트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한 디즈니는 스포츠채널 ESPN 네트워크도 갖고 있어 콘텐츠 최강자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불사할 태세다. AP는 시청자 선호가 케이블에서 스트리밍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완연하다며 이 시장을 놓고 넷플릭스와 훌루, HBO나우, CBS 올어세스, 쇼타임, 아마존, 유튜브 프리미엄 등이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무역전쟁 내상?경제 자신감?… 中 3조 4000억원 규모 국채 발행

    美관세폭탄 후 증시·위안화 가치 하락 실물경기 악조건 시기에 발행해 주목 IMF “무역갈등 격화, 美보다 中 타격 전쟁 지속땐 2020년 세계 GDP 0.8%↓” 중국 정부가 미국 달러화표시 국채를 발행한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실물경기가 둔화하고 증시와 위안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 발행되는 만큼 주목된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11일 30억 달러(약 3조 4000억원) 규모로 5년물과 10년물, 30년물 3종의 달러표시 국채를 발행한다. 중국 정부가 달러표시 국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중국 정부는 2004년에 이어 지난해 10월 20억 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국채를 발행했다. 지난해에는 발행 규모보다 11배나 많은 입찰액이 몰려들어 인기를 끌었다. 이 덕분에 금리는 5년물 2.196%, 10년물 2.687%로 미국 국채와의 스프레드(금리 차)는 각각 0.15% 포인트, 0.25% 포인트에 불과했다. 시장은 발행 시기를 눈여겨보고 있다. 미국이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상하이 증시가 올 들어 20%가량 곤두박질치고 위안화 가치도 9% 정도 하락한 상황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실물경기 침체 기류가 완연한 것도 국채 발행에 비우호적인 여건으로 꼽힌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국채 성공 여부는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를 어떻게 보는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중국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 주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미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앤 장 홍콩 JP모건 채권·통화·상품 부문 책임자는 “시장 여건이 지난해와 꽤 다르다”며 “격화되는 무역전쟁, 미 국채 수익률 급등, 신흥시장 변동성 동조화, 연말까지 달러채 공급 예상 규모 등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미·중 무역전쟁이 더욱 격화하면 미국보다 중국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IMF는 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추가로 2670억 달러에 관세를 부과해 중국의 모든 제품에 관세를 매길 경우 미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은 0.9% 하락하는 데 비해 중국은 1.6%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내년 전 세계 GDP는 0.2% 하락한 3.7%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IMF는 특히 내년 전 세계 GDP는 0.2% 하락에 그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면 2020년 전 세계 GDP는 0.8% 급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EU가 때린 벌금이 부당하다며 항소한 구글

    EU가 때린 벌금이 부당하다며 항소한 구글

    구글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근 부과한 벌금 43억 4000만 유로(약 5조 6500억원)가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구글이 8일(현지시간) “우리는 현재 EU 일반법원에 EU 안드로이드 독점에 대한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구글은 “10월 말까지 EU의 결정을 만족하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바꾸거나 기한 내 지적 사항을 고치지 않을 때 부과될 하루 매출 5%의 벌금을 납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U는 앞서 2015년부터 구글의 3개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했으며, 지난 7월 구글의 독점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43억 4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U가 지난 7월 구글에 부과된 벌금은 기존 EU 반독점 벌금 최고액의 2배에 가까운 규모이다. 기존 최고액은 지난해 6월 구글이 쇼핑 비교서비스에서 자사 제품이 우선 검색되도록 했다는 이유로 부과받은 24억 유로였다. EU는 구글이 ?제조사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대가로 검색 크롬 등의 앱을 선탑재하게 강요했고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포크’라는 변종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팔지 못하게 했고 ?자사 쇼핑서비스 검색 이용고객만 혜택을 제공하고 검색 노출이 잘 되게 조작해 경쟁사에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이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EU의 결정이 더 많은 선택권을 모두에게 제공한 안드로이드의 비즈니스 모델을 부인했다”고 반박했다. FT는 구글이 재판부에 ‘임시 조� ?� 승인해줄 것을 요구하며 EU가 요청한 대로 안드로이드를 수정하는 작업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FP통신은 이번 항소의 결론이 나오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관세폭탄 피하려… 中기업 수출코드 위조 ‘꼼수’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관세 인상 품목이 크게 늘면서 대미 수출품에 다른 제품 코드를 붙여 관세를 줄이려는 편법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7월 미 세관은 중국에서 온 수출품 가운데 코드 오분류로 조사가 필요한 146건을 적발했다. 6개월 전보다 거의 3배나 늘어난 수치다. 특정 제품이 고율의 보복관세를 맞으면 아예 관세가 없거나 더 낮은 유사한 제품으로 코드를 바꾸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산 합판이 관세폭탄 회피의 대표적 사례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수입되는 표면이 딱딱한 합판에 183.4%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반면 표면이 부드러운 합판 관세율은 여전히 0~8% 수준이다. 합판 코드는 목재의 형태와 두께 등에 따라 모두 88개로 나뉜다. 미국은 지난해 표면이 딱딱한 중국산 합판 수입은 20%가량 줄었지만 표면이 부드러운 합판 수입은 무려 549%나 치솟았다. 표면이 부드러운 중국산 합판의 올해 상반기 대미 선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3%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중국산 다이아몬드 톱날에 부과되는 82%의 반덤핑 관세를 피하기 위해 숫돌로 분류 코드를 변경한 사례도 발견됐다. 로펌 와일리레인LLP의 무역담당 파트너 티모시 브라이트빌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3월 중국산 철강에 25% 관세 부과를 명령한 뒤 중국산 강판은 미국에 터빈부품으로 코드가 변경돼 수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강관 수입은 11% 감소한 반면 터빈으로 분류되는 ‘전기 발전용 세트’ 수입은 121% 치솟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한 중국 수출기업들의 꼼수

    미국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한 중국 수출기업들의 꼼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국산 합판에 관세폭탄을 안긴지 7개월이 지난 6월.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목재 수입상 데이비드 비세는 한 수출업체로부터 중국산 합판 관세 면제를 원하느냐고 묻는 전화를 받았다. 이에 비세는 “제품에는 미국 세관이 확인하는 식별 코드가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묻자 수출업자는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 방법이 있다”며 중국 상표를 떼어내고 다른 제품 코드로 부착해 선적하면 된다는 얘기였다. 미국은 모든 외국산 수입품에 HTS 코드로 불리는 10자릿수의 분류 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HTS 코드는 현재 모두 1만 8927개에 이른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관세 인상 품목이 크게 늘면서 대미 수출품에 다른 제품 코드를 붙여 관세를 줄이려는 편법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세관은 중국에서 온 수출품 가운데 코드 오분류로 조사가 필요한 146건 적발했다. 6개월 전보다 거의 3배나 늘어난 수치다. 특정 제품이 고율의 관세 폭탄을 맞으면 아예 곧바로 관세가 없거나 더 낮은 비슷한 제품의 코드로 바꿔 붙여 수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산 합판이 관세폭탄 회피의 대표적 사례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수입되는 표면이 딱딱한 합판에 183.4%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반면 표면이 부드러운 합판 관세율은 여전히 0~8% 수준이다. 합판 코드는 목재의 형태와 두께 등에 따라 모두 88개로 나뉜다. 미국의 지난해 표면이 딱딱한 중국산 합판 수입은 20% 가량 줄었지만 표면이 부드러운 합판 수입은 무려 549%나 치솟았다. 표면이 부드러운 중국산 합판의 올해 상반기 대미 선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83%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미국은 중국산 다이아몬드 톱날에 부과되는 8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7월에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수입업체 2곳이 관세폭탄 피하려고 중국산 다이아몬드 톱날을 숫돌로 분류시켜 들여오다 적발됐다. 이런 식으로 관세를 회피하는 업계 관행은 ‘스위칭 선하증권(BL·화물주와 선박회사간의 해상운송 계약에 의하여 선박회사가 발행하는 유가증권)’이라고 불린다. 이는 선적 서류 상의 원산지나 관세 코드, 혹은 두 가지 모두를 위조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업계 관행이기도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한 이후 더욱 활성화됐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로펌 와일리레인 LLP의 무역담당 파트너 티모시 브라이트빌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중국산 철강에 25% 관세 부과를 명령한 뒤 중국산 강판은 미국에 터빈부품으로 코드가 변경돼 수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강관 수입은 11% 감소한 반면 터빈으로 분류되는 ‘전기 발전용 세트’ 수입은 121% 치솟았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수입업자들이 알리바바그룹이 소유한 1688닷컴 플랫폼의 파생물인 ‘프렌즈 스루 커머스’에서 코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이 사이트에 장량이란 사람이 “합판으로 만든 쟁반을 수출하기 원한다. 검열을 피할 수 있는 합판의 관세 코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어 “우리 회사가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는 답변이 올랐다. 미 정부 관리들은 관세 회피에 따른 연간 세수 손실 규모를 최소 5억 5000만 달러(약 6260억원)로 파악하고 있다. 세관 당국자들은 미국의 전체 수입품 중 실제로 컨테이너를 열어 통관 검사를 받는 비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확산될 경우 지뢰밭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개인정보 유출한 사실을 알고도 쉬쉬한 구글플러스의 모럴 해저드

    개인정보 유출한 사실을 알고도 쉬쉬한 구글플러스의 모럴 해저드

    미국 알파벳 산하 구글의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구글플러스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대량 유출힌 사실을 알고 6개월 동안 쉬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구글 측은 구글플러스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3월 보안감사를 통해 구글플러스의 버그(보안 허점)를 발견했다. 버그는 외부 앱 개발자가 구글플러스 이용자가 친구들에게만 공유하도록 설정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이 자체 분석한 결과 이 버그는 50만여개에 이르는 구글플러스 이용자 계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노출된 이용자 개인정보는 이름과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성별, 사진, 주소, 직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측은 “구글플러스에 게시한 글이나 이용자끼리 주고받은 메시지, 이용자 휴대전화 번호, 구글 계정 정보 등은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구글 내부위원회는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발견했지만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내부 변호사들은 구글이 이 사건을 일반에 공개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가 입수한 구글 내부 문건에서 구글의 법률·정책 담당자는 이 사건을 공개할 경우 “즉시 규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페이스북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스캔들과 같은 후폭풍을 우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에게는 사내위원회가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통지하지 않기로 결정한 후 보고가 이뤄졌다. 구글 측은 WSJ에 보낸 설명서를 통해 “(이 사건 공개 여부를 판단할 때) 회사는 정보가 노출된 이용자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지, 정보유출 오용의 증거가 있는지, 외부 개발업체나 이용자가 즉각 취할 조치가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면서 “이번의 경우 그 어떤 것도 여기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구글 내부 문건을 보면 외부 개발자가 이용자 데이터를 오용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그러한 사실을 확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도 인정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구글은 문제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향상시키는 일련의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구글플러스 사용자 기능 전부를 영구적으로 폐쇄하는 조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플러스는 2011년 페이스북의 대항마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실패작으로 꼽힌다. 이번 구글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구글의 도덕적 윤리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중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회사가 조직적으로 행동한 사실이 드러난 이상 더 큰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이 IMF만 편애하는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IMF만 편애하는 배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출연금을 확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다자주의를 비판했던 것과 대비돼 주목된다.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오는 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되는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앞두고 추가 출연금을 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IMF는 대출이 가능한 자금을 1조 달러(약 1133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지만 이중 절반 이상은 2022년 만료되기 때문에 IMF로서는 새로운 자금을 공급받거나 자금운용 방식에 변화를 꾀해야 한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2020년과 2022년 사이에 IMF에 대한 일부 재정 지원이 중단된다며 “IMF가 긴급자금을 집행할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인권 보호와 전쟁 범죄자 기소, 무역 분쟁 해결까지 다자주의를 표방하는 기구들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이 때문에 IMF도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IMF가 올해 아르헨티나에 57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집행할 때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냈다. 중도우파로 분류되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정부는 일부 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친시장, 반이민 정책을 표방한다. FT는 미 관리들이 자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들의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IMF가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IMF-WB 연차 총회에서는 신흥시장 경제 위기를 비롯해 미·중간 무역분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산당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야 하는’ 중국 국내외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산당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야 하는’ 중국 국내외 기업들

    중국의 국내외 기업들이 빠르게 ‘적화’(赤化)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사와 직접 관련되지 않더라도 인터넷 기업이 관리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상장기업에 대한 공산당 영향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상장사 관리 규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기업과 외국 기업에 대한 공산당 통제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공안부는 6일 ‘인터넷 안전 감독·검사 규정’을 신설해 1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규정이 시행되면 공안(경찰)은 ‘인터넷 안전’을 위해 인터넷 기업과 인터넷 사용자의 전산 센터, 영업 장소, 사무 공간에 들어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조사 내용과 관련한 자료를 열람·복사할 수 있다. 공안 기관은 ‘안전상 문제’가 발견되면 책임자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할 수 있는 데다, 법규 위반에 해당하면 책임자를 행정·형사처벌도 할 수 있다. 비록 ‘안전상 문제’와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달렸지만 중국 공안은 법률상의 영장 없이 행정지도 형식으로 인터넷 기업과 사용자를 편리하게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셈이다. 세계적으로 수사기관이 인터넷 기업이 관리하는 방대한 전산 정보에 접근하려면 법원 등 제3의 기관이 내주는 영장을 받는 것이 관행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10월부터 ‘새로운 상장사 관리준칙’(上市公司治理準則)을 시행하고 있다. 새 준칙에는 ‘상장사가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따라 회사에 당위원회(당조직)를 설립해야 하며 당위원회 구성과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당위원회는 기업이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이사회에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다. 상장준칙 개정으로 당위원회 설립이 사실상 의무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1396개사와 선전(深圳) 증시에 상장된 2110개 기업 등 총 3506개 기업에 당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상장준칙 개정으로 공산당 입맛에 맞게 지배구조를 뜯어고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해 10월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직전까지 중국 증시에 상장된 436개 기업이 정관에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이 있을 경우 당조직의 의견을 우선 듣는다’는 내용을 넣기도 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유기업의 93%, 민간기업의 70%가 당위원회를 설치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 10만 6000여곳에도 당위원회가 설립됐다. 미국에 거주하는 샤예량(夏業良) 전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당 지도자가 (기업의) 최종 판결권, 통제권을 포함한 실권을 갖고 되고 기업 경영인은 월급쟁이로 전락했다”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국의 경제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국유기업을 밀어주고 이들 기업의 이익을 국가가 통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공산당이 전면적인 조직 확대를 통해 당의 사회 장악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것과 맥락이 같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날로 심각해지는 경기 침체로 중국 정부의 정책 노선이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 조직의 확장과 사회 장악력 강화가 더욱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인 천다오인(陳道銀) 상하이 정법대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어렵고 중대한 상황에 부닥칠 때마다 당조직의 확장을 통해 사회에 대한 지도력을 강화하려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각종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공산당 소속 직원의 근무 중 정치활동을 용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上海) 디즈니랜드에서 전 공산당원의 사상강연이 열렸다. 평일 근무시간이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공산당 소속 직원 70명이 참석해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강연을 경청했다. 회사 책상에는 당내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을 꺼내놓기도 한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의 중국 직원들 가운데 1.6%에 불과한 300명의 공산당원들이 아무런 스스럼 없이 공산당 행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공산당원은 직원들의 복지상담까지 도맡으며 경영진과의 교섭단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공산당원들을 위한 회관도 따로 마련했다. 프랑스 화장품 제조업체 로레알의 상하이지사 직원 식당에선 공산당을 상징하는 ‘망치와 낫’이 표시된 물건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전했다. 르노 차이나에서는 외국인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공산당 교육을 시작했다. 독일 보쉬 중국지사의 공산당원은 매주 토요일 시 주석의 연설문을 학습한다. 다우케미칼과 프루덴셜도 중국 합작사에 공산당의 활동을 허용했다. 이런 만큼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공산당 행사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우며 근무 분위기를 흐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 있는 컨설팅 회사 레드파고다리소시스의 책임자인 앤디 목은 “공산당이 기업의 새로운 주주가 되고 있다”며 “공산당의 경영 개입이 늘어나면서 외국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외국 기업들은 공산당 활동을 막을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 외국 기업들이 공산당 활동을 제약하려고 하면 공산당 간부의 항의가 빗발치는 데다 중국 정부가 소방점검 등 행정조치를 통해 보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국 기업들이 공산당 활동을 비판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베이징 경영 컨설턴트 회사인 레드파고다의 앤디 목 이사는 “공산당이 각종 기업의 주주로 떠오르고 있다”며 “당이 기업의 중요 관계자가 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때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국영기업과 합작 투자한 서방 기업들은 회사 내부 공산당 세포(핵심당원)들에게 의사결정에 대한 명시적인 역할을 부여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투자계획이나 인사 교체와 같은 중요한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데 공산당원들에게 의견을 들어보라고 요구한다는 얘기다. 제임스 치머만 전 주중국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외국기업의 이사회에 공산당 조직의 침투가 시작되는 추세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중국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회장도 “추가적인 관리층의 등장은 합작사들의 독립적 정책결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대중국 투자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합작사가 입김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지분율이 50%인 합작사에서도 공산당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서방 기업들이 전했다. 외르크 뷔트케 전 EU상공회의소 회장은 “유럽 투자자들은 이런 요구가 궁극적으로 100% 외국인기업으로도 향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주재 독일상공회의소는 공산당의 외국기업 내 당위원회 설치·확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산당의 경영권 침해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공공연히 철수까지 거론했다. 주중 독일상의는 “공산당이 사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독일 기업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외부 간섭을 받지 않는 경영이 혁신과 성장의 단단한 기초”라며 “공산당의 간섭이 계속된다면 독일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기업은 지난해 모두 27억 1000만 달러(약 3조원)를 중국에 투자했다. 주중 유럽상공회의소도 비슷한 불만을 나타냈다. 유럽상의는 “당위원회가 이사회 권한을 침해하고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복지안동 모드’에 들어간 찰리우드

    ‘복지안동 모드’에 들어간 찰리우드

    찰리우드가 ‘복지안동(伏地眼動·땅에 바짝 엎드리고 권력의 향방을 살피기 위해 눈알만 돌린다) 모드’에 들어갔다. 중국 최고 여배우 판빙빙(範氷氷)의 거액 탈세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바람에 중국 당국의 엔터테인먼트산업 전반에 걸친 세무조사와 통제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찰리우드’(Chollywood)는 중국의 ‘차이나’(China)와 세계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Hollywood)를 결합해 중국 영화산업을 의미하는 신조어다.판빙빙 파문을 계기로 중국 공산당이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대한 간섭 강도를 높일 것으로 우려해 투자가 꽁꽁 얼어붙는 바람에 찰리우드는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중국 세무당국은 앞서 3일 음양(陰陽·이중)계약서를 작성해 탈세한 혐의 등으로 판빙빙에게 벌금 5억 9500만 위안을 포함해 미납 세금 2억 8800만 위안 등 모두 8억 8394만 6000 위안(약 1446억원)을 내라고 명령했다. 판빙빙은 사과문을 통해 “최근 나는 전에 겪어본 적이 없는 고통과 교만을 경험했다”면서 “내 행동을 매우 반성하며 모두에게 죄송하며 전력을 다해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중국 세무당국은 판빙빙이 탈세 문제로 처음 걸린 데다 그동안 세금 미납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납부 마감일까지 돈을 제대로 내면 형사처벌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빙빙은 관련법상 15일 이내에 이를 모두 납부해야 하나 납부액이 워낙 거액인 점을 고려해 연말까지 납부 시한을 늦춰줬다고 중국 경제관찰보가 전했다. 이에 따라 판빙빙은 아파트 41채를 팔아 이를 낼 자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 등이 5일 보도했다. 평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판빙빙은 세금 납부를 위해 자신이 보유하는 다량의 부동산 중 일부를 급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물은 ‘개인 소유로서 재산권이 명확하고 관련 대출도 없지만 일괄 구매를 희망한다’는 조건이 붙었으며, 시가보다 최대 30% 싸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매물의 총 가치는 10억 위안(약 1640억원)에 이른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판빙빙의 재산은 70억 위안(약 1조 1500억원)에 이른다. 중국 세무당국은 연말까지 유명 연예인 등이 탈세 등을 ‘자수’하고 세금을 자진 납부할 경우 처벌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찰리우드에서 이른바 ‘음양계약서’를 작성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만큼 이에 대한 당국의 수사도 계속될 전망이다. 판빙빙 사건의 발단도 음양계약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말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의 유명 MC 출신인 추이융위안(崔永元)엔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영화 ‘대폭격’(大轟炸)에 출연하면서 판빙빙이 작성한 것이 음양계약서라고 주장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당시 1000만 위안을 받기로 한 계약서 외에 5000만 위안 규모의 이면 계약이 있다고 폭로했다. 금액이 적은 것은 세무서 납부용이고, 금액이 많은 것이 진짜 계약서라는 얘기다. 이 같은 폭로 이후 판빙빙은 중국 공안의 타깃이 되면서 잠적했다. 중국 국가세무총국이 직접 나서 판빙빙 사건을 조사했다. 이 때문에 찰리우드는 자칫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가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제작 일정을 늦추거나 신규 계약 체결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텐키 틴 카이만 홍콩영화협회장은 “3개월 전 판빙빙이 사라진 시점부터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위축되기 시작됐으며, 영화는 물론 TV 드라마 제작도 대부분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여기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 들어 공산당중앙선전부가 전면에 나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정치적 색채를 강화하고 통제 일변도의 규제를 가하면서 문화산업 전반이 위축된 상태이다. 하지만 판빙빙 파문이 찰리우드의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영화감독은 “판빙빙 사건 전에는 톱스타에게 천문학적인 금액의 출연료가 지급되면서 작가나 제작진이 받아야 할 돈마저 부족하기도 했으나 이제 이러한 문화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6월 영화와 TV쇼, 온라인 영상물 등을 만들 때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출연료 독식’ 방지를 위해 주연배우의 출연료도 전체 출연료의 70% 이하로 제한했다. 이 지침이 나오기 전까지는 톱스타에게 주어지는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의 50∼80%를 차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판빙빙 사건 전에는 실제 받은 돈보다 적은 금액을 기재한 계약서를 만들어 세무당국에 신고해 세금을 탈루하는 ‘음양계약’ 관행도 만연했으나 이 같은 관행도 근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판빙빙의 탈세 사건에 연루된 영화 ‘대폭격’ 개봉을 앞두고 있어 이 영화의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 2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한 영화인 대폭격은 배우 송승헌과 할리우드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 등이 출연한다. 원래 8월이 개봉 예정이었지만 판빙빙의 사건이 터지면서 상영이 연기됐다. 대폭격이 오는 26일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하면 송승헌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 이후 3년여 만에 중국 개봉 영화에 출연하는 한국 배우가 될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국은 미국 정부기관과 기업 해킹의 배후 조직?

    중국은 미국 정부기관과 기업 해킹의 배후 조직?

    중국이 작은 칩을 서버에 몰래 심어 미국 주요 기관과 기업을 해킹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에 따르면 애플과 아마존 웹서비스의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중국 정부의 감시용으로 추정되는 마이크로칩이 발견됐다. 문제의 스파이용 마이크로칩은 중국의 서버 제조업체 ‘슈퍼 마이크로’가 해당 서버에 부착했으며 미국 회사들의 기밀이나 지적재산권을 수집하는데 사용됐다. 슈퍼 마이크로는 애플과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서버를 중국에서 조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중국의 스파이용 마이크로칩 감시 활동과 관련해 비밀리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그 배후로 중국 인민해방군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번 해킹 사건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가치있는 상업적인 비밀과 정부 네트워크를 목표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수년간에 걸쳐 서버에 스파이용 마이크칩을 심는 방식으로 스파이 활동을 해왔다면서 애플과 아마존 서버를 이용하고 있는 기관은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등 정부기관을 비롯해 30개 기업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핸드폰의 75%, PC의 90%가 중국에서 제조되는 상황인 만큼 중국은 사이버 해킹 공격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미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슈퍼 마이크로 주가는 이날 해킹 보도가 나온 직후 무조건 팔고 보자는 투매가 폭주하며 전날 종가보다 무려 41.12%나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애플과 아마존은 중국이 자사 네트워크에 ‘스파이용 마이크로칩’을 부착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를 부인했다. 애플 측은 지난 2016년 슈퍼 마이크로사의 서버 드라이버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과 관련해 블룸버그가 혼동된 보도를 한 것이라며 어떠한 서버에서도 의도적으로 설치된 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측도 해당 서버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스파이용 마이크로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슈퍼 마이크로도 서버 제작 과정에서 스파이용 마이크로칩을 삽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사이버 보안을 수호하려는 입장에 있다”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보도를 부인했다. 해킹 당사자 모두 보도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의 해킹 활동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는 경고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 국토안보부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있기 하루 전인 3일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해킹 조직에 대해 경계하라며 경보를 발령했다. 이어 중국 정부와 연계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클라우드호퍼(Cloudhopper), 또는 APT10 등으로 알려진 해킹 조직이 미국을 목표로 한 사이버 간첩 행위와 지적재산 절도 범죄에 연루돼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국토안보부는 클라우드호퍼가 고객사의 IT 자원을 운영·관리해주는 MSP(Managed Service Provider) 업체들을 공격한 뒤 정보기술(IT)과 에너지, 보건, 제조업 분야 등 고객사들의 시스템에 접근해 정보를 훔치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의료·교육·취업도 중국인처럼… 대만 흔드는 ‘中 본토 거주증’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의료·교육·취업도 중국인처럼… 대만 흔드는 ‘中 본토 거주증’

    중국이 대만인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등장했다.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본토에 거주하는 대만인들이 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대만동포 거주증’(居住證·신분증)을 취득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까닭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전국 6572곳의 공안부 치안관리국 거주민신분증 관리처에서 본토에 6개월 이상 취업하거나 유학 중인 대만·홍콩·마카오인들을 대상으로 중국인들과 똑같은 공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거주증을 발급해 주고 있다. 스마트 ID카드 형태로 된 거주증의 앞면에는 중국 국가휘장(國徽)이 있고 뒷면에는 18자리의 ‘공민신분증번호’가 있다. 거주증을 취득하면 취업과 교육, 의료, 차량 등록 등 본토인들이 누리는 18가지 공공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쥔(侍俊) 공안부 부부장은 “이번 거주증의 발급 목적은 대승적 차원에서 대만과 홍콩, 마카오 주민들이 기본적으로 중국인과 똑같이 공공서비스·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에 따르면 이 거주증을 취득한 대만인들은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불과 열흘 새 2만 2000명을 넘어섰다. 거주증을 취득한 대만인들은 취업권을 비롯해 사회보험과 주택공적금(기업과 노동자가 공동 부담하는 장기주택적금) 참여 권한도 생기고 무료 초·중등 교육, 기본 의료 보장 등 공공서비스 제공과 함께 차량 등록, 금융 서비스 이용 등에서 혜택을 누리게 된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거주증 제도, 4월 샤먼시 정책서 가능성 확인 현재 본토에서 장기 거주하고 있는 대만인은 2015년 기준 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베이징에 파견된 대만 가전업체 회계사 제임스 류(劉)는 발급 개시 당일 신청해 거주증을 발급받았다며 “이 거주증은 베이징에서 생활하는 동안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해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중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게 돼 애써 기차역 매표소에 나가 줄을 서서 티켓를 구매해야 하는 불편을 덜었다”며 활짝 웃었다. 상하이에서 4년 동안 일한 대만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데이비드 차이(蔡)는 “무엇보다 본토에서 사회보험과 저렴한 의료보험을 받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대만인들을 유혹하기 위해 제공하는 ‘당근’의 일종인 거주증 제도는 이미 실험 과정을 거쳐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만과 가장 가까운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가 지난 4월 대만인들을 대상으로 샤먼시민에 준하는 혜택을 부여한 것이다. 샤먼 시는 대만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학업과 취업, 창업, 생활 등 분야의 60가지 혜택을 담은 ‘샤먼-대만 간 경제문화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내놨다. 이 조치에 따르면 샤먼시는 대만 기업들이 법인을 설립할 때 자본금을 위안화 대신 달러로 설정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중국정부 입찰에서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고, 경영 활동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대만 동포증과 본토 중국인 거주증의 효력을 동일하게 설정했다. 노후생활을 대비한 연금혜택도 부여하면서 개인 신분으로 중국의 양로기금(국민연금)에 가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샤먼시는 취업 지원 정책도 내놨다. 고교 졸업 후 샤먼에서 취업을 원하는 대만인은 매월 500위안(약 8만 2000원)의 주거 보조금과 2000 위안의 교통 보조금을 지급한다. 앞으로 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고 대만인 석·박사 학위 소지자에게 각각 3만 위안, 5만 위안의 추가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대만인 교사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대만 출신 교사들은 미술과 음악, 체육 등 예체능 과목에 한해 자신의 교직 경력을 인정받게 된다. 이들은 특별 채용과 단기 채용 방식으로 샤먼시의 모든 초·중·고교에 지원할 수 있다.이 덕분에 본토 거주 대만인들 사이에 거주증 취득 붐이 일면서 대만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정부는 거주증 제도가 대만인이 본토에서 거주할 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만 정부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대만인들의 본토 이주를 촉진하고 독립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대만 정부의 시각이다. 중국이 장기적으로 대만 통일을 염두에 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추진하는 연장선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얘기다. 추원충(邱文聰) 대만 중앙연구원 법률연구원은 “중국이 본토 거주증을 발급해 대만인들이 국제사회에서 ‘중국 공민’임을 스스로 밝히도록 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며 “대만의 주권을 없애려는 게 중국의 목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 中 적극적 교류 정책에 ‘두뇌 유출’ 고민 중국 정부가 앞서 3월 대만인에게 중국인과 같은 대우와 혜택을 부여하는 31가지 교류정책을 발표한 뒤여서 이런 의혹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만사무판공실은 중국 내 대만인의 기업경영, 창업, 유학, 생활 부문에서 자국민에 준하는 대우를 하는 31개 방안을 담은 ‘양안 경제문화 교류 촉진대책’을 공개했다. 방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대만인에게 중국의 53개 전문기술인의 직업자격시험과 81개 항목의 기능인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대만인은 중국 정부의 해외인재 영입전략인 ‘천인계획’(千人計劃)과 고급 인재 1만명 양성 전략인 ‘만인계획’(萬人計劃)에도 신청할 수 있다. 대만 업체는 중국이 추진하는 에너지, 교통, 수도, 환경 등에도 중국 기업과 동등하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대만 금융기관의 경우 중국 금융기관과 협력 아래 중국 내 소액결제 서비스도 운영할 수 있다. 대만 싱크탱크 연구원인 퉁리원은 “새 거주증 제도와 31가지 교류 정책은 대만 정부에 심각한 도전을 던질 것”이라며 “이들 정책은 대만의 재능 있는 인력을 겨냥한 것인 만큼 대만 정부는 ‘두뇌 유출’을 방지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거주증 제도는 사회 통제가 심한 중국에서 사생활 침해의 우려를 낳을 수 있다”며 “본토 거주증을 취득한 대만인들이 이를 대만 정부에 신고할 의무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거주증 취득제도 도입은 홍콩과 마카오, 중국 광둥(廣東)성을 하나로 묶어 거대 경제권으로 만들려는 ‘대만구’(大灣區·Greater Bay Area) 구상과도 연결된다. 장기적으로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로 운영 중인 홍콩·마카오의 중국 편입을 가속화하고 대만까지 통합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 강화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올해 연말이면 홍콩, 마카오와 광저우(廣州)·주하이(珠海) 등 광둥성 주요 9개 도시를 아우르는 거대 단일 경제권 ‘대만구’가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대만구의 총인구는 6700만명, 국내총생산(GDP) 1조 5000억 달러(약 1680조원)로 경제규모 면에서는 우리나라(5100만명·1조 5300억 달러)와 맞먹는다. 중국 시장조사 기관 아이메이(艾媒)는 대만구의 GDP가 오는 2020년에는 2조 200억달러, 2022년에는 2조 3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2030년이 되면 대만구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만, 일본의 도쿄만을 추월해 세계 최대 경제 허브가 될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내다봤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광둥성 지도부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만구를 세계 최대 경제 허브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완전한 경제 개방과 뛰어난 인재 유치를 위해 노력하라”고 각별히 당부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월스트리트저널이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어 논란

    월스트리트저널이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어 논란

    미국의 경제 전문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이 언론사 사상 처음으로 가상통화(암호화폐)를 발행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자체 가상통화 ‘WSJ코인’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WSJ는 “지난해까지 가상통화 가격이 치솟았다가 지금은 거품이 꺼졌다”면서 “무엇이 가상통화 시장을 움직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코인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WSJ코인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과 해킹, 시장 가격 조작, 늘어나는 규제 등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WSJ코인의 발행량은 모두 84억개로 정해졌다. WSJ는 WSJ코인을 자사 구독료 결제 등에 쓰이도록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가상통화 관련 업계에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언론사가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로지엘로 비트페사 CEO(최고경영자)도 “코인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 온라인 뉴스 소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WSJ은 2일 가상화폐를 자동으로 사고팔도록 고안된 봇(Bot)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봇은 거래자가 매매와 매수를 할 조건을 설정해놓으면, 자동으로 매매를 실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으로 봇을 통한 거래는 인간이 직접 거래하는 것보다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상화폐 전문 헤지펀드 운용사 버질캐피털은 2018년 초 봇이 이더리움을 이용한 펀드에 공격하면서 자금을 잃었다. 스테판 퀸 버질캐피털 매니저는 “잠재적인 불법 활동을 확인하기 위해 오류 처리 기능을 구축해야 했다”며 “봇은 가상화폐 공급이나 수요가 더 많다는 신호를 잘못 전달하면서 투자자를 혼란시킨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역사 수레바퀴를 되돌리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역사 수레바퀴를 되돌리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백수(白壽)를 2년 앞둔 중국 공산당은 ‘홍’(紅·이데올로기)과 ‘전’(專·실용노선) 간 길항(拮抗)의 역사로 점철돼 있다. 공산당이 1921년 창당하고 사회주의국가 건설을 거쳐 대약진운동을 벌일 때까지 마오쩌둥(毛澤東)이 우이를 잡은 40년은 전의 도전을 받지 않은 홍의 독무대였다. 대약진운동의 참담한 실패로 마오의 장악력이 약화되는 사이 류샤오치(劉少奇)·덩샤오핑(鄧小平)이 국정 주도권을 잡으며 전이 부상했다. 위협을 느낀 마오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인재(人災)’로 불리는 문화혁명을 발동하면서 전은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마오의 사망과 함께 홍이 역사의 전면에서 사라지고 덩이 당권을 틀어쥐며 개혁·개방을 이끌자 전이 득세했다. 전이 위세를 떨친 40년은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14조 달러), 14억 인구가 따뜻하고 배불리 먹고사는 1인당 GDP 1만 달러,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세계 1위(23조 달러)의 경제대국으로 떠올랐다.덩치가 커지며 자신감으로 충만한 중국에 홍이 슬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 간에 무역전쟁이 격화된 와중인 지난달부터 고급 관료가 ‘홍의 가치’를 내세우며 불을 지폈다. 추샤오핑(邱小平)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부부장이 SNS를 통해 “민영기업은 노동자를 주체로 삼아 이들이 충분한 민주권리를 향유하고 기업 경영에 함께 참여하며, 기업의 발전 성과를 함께 향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다. 바통을 이어받아 ‘억지 관변’ 칼럼니스트인 우샤오핑(吳小平)은 ‘홍의 우수성’을 떠들며 기름을 부었다. 그는 “사영경제의 임무는 공유경제의 획기적 발전에 협조하는 것이었는데 이미 초보적으로 (임무를) 완성했다”며 “사영경제가 더이상 맹목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사영기업 2선 후퇴’를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이마저도 성에 차지 않은 듯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이달부터 새로운 상장사 관리 준칙을 시행한다고 뒤늦게 발표한 것이다. 새 준칙에는 ‘상장사가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따라 회사에 당위원회를 설립해야 하며, 당위원회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모든 기업의 당위원회 설립이 의무화됐다. 당위원회는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때 이사회에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다. 지난해 말 기준 국유기업 93%, 민간기업 70%에 당위원회가 설립됐다. 현지 진출 외국 기업 10만곳 이상에도 당위원회가 설립됐다. 공산당이 국내외 기업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홍의 굴기(崛起)’ 배경엔 중국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자만심(自慢心),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민간기업 통제력 상실에 대한 우려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하고 여배우 판빙빙(範氷氷)의 잠적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려는 음모론이 나오는 이유다. 덩치가 커졌지만 중국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우리는 사영기업이 아니라 국유기업의 경영 참여를 요구한다”, “공사합영(公私合營)을 내세워 사유재산을 몰수하려 한다”는 등 중국 누리꾼들이 비아냥대는 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khkim@seoul.co.kr
  • 1만 4796개 vs 48개… 기업 엑소더스로 투자·고용 쪼그라든다

    1만 4796개 vs 48개… 기업 엑소더스로 투자·고용 쪼그라든다

    해외로 짐싼 기업, 유턴 기업의 300배 올 상반기에만 해외 법인 1764곳 설립 유턴 기업 중 실제 가동은 29곳 불과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여파로 해외 투자 눈덩이… 국내 투자 곤두박질 제조업 연평균 3만여개 일자리 사라져 “정책 불확실성 제거·기업 지원책 시급”최근 5년 동안 해외로 빠져나간 기업이 국내로 복귀한 기업보다 무려 30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일궈 낸 기업들의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설비투자가 6개월 연속 감소하는 사이 해외 직접투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와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집토끼’(국내 기업)부터 잡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유한국당 이종배·김규환·윤한홍 의원이 3일 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 6월까지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세운 법인은 총 1만 4796개에 이른다. 2014년 3049개, 2015년 3219개, 2016년 3353개, 지난해 3411개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1764개의 해외 법인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로 유턴한 해외 진출 기업은 48개에 그치고 있다. 유턴 기업 중에서 실제 공장을 가동하는 업체는 29곳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정부가 2013년 12월부터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해 세금 감면, 투자·고용보조금 지원 등의 혜택을 주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에 돌아와도 지원 요건이 까다롭고 지원 절차가 복잡한 데다 혜택 수위도 기업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정부가 유턴 기업 인정 요건을 완화하고 대상 업종도 외국인 투자기업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면서 “현재는 해외 사업장과 국내 복귀 사업장에서 만드는 제품이 같아야만 지원을 해 주는데 생산 품목을 변경하더라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해외로 짐을 싸는 기업만 늘어나면 국내 투자 역시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실제 기업의 설비투자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전월 대비) 마이너스(-) 행진이다. 반면 기업들의 2분기 해외 직접투자는 129억 6000만 달러로 1분기보다 33.2%, 지난해 2분기보다는 25.8% 증가했다. 특히 질 좋은 일자리의 ‘보고’로 여겨지는 제조업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조업 해외 직접투자는 1분기 24억 달러, 2분기 49억 8000만 달러로 각각 1년 전보다 66.8%, 235.7%나 급증했다. 윤 의원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제조업 분야의 자본 유출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고꾸라지면서 일자리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직접투자 순유출로 인한 일자리 손실이 최근 17년 동안 연평균 12만 5000명에 이른다. 제조업에서만 연평균 3만 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연구원은 “2020년까지 총 33만 6000개의 일자리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은 생물과 같아서 건드리면 움찔하는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당장 비용 증가와 연결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인건비가 낮은 해외로 떠나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이러한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증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경제 정책 로드맵을 분명하게 제시해 정책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기업들도 국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GM, 중국서 330만대 리콜

    GM, 중국서 330만대 리콜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널모터스(GM)의 중국 조인트벤처인 상하이GM이 중국에서 뷰익 등 330만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한다고 미 경제방송 CNBC 등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자동차 리콜 제도를 시행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상하이GM이 제품 결함을 이유로 내달 20일부터 리콜을 결정하고, 해당 계획을 제출했다며 이번 리콜 대상은 2013년부터 2018년 사이에 생산된 자동차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3∼2018년 생산된 뷰익 잉랑(엑셀르·92만대)과 뷰익 앙코르(72만대), 뷰익 웨이랑(베라노·48만대) 등 14종이 리콜 대상인 셈이다. 중국 당국이 정확한 리콜 원인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상하이GM은 “‘서스펜션 암’이 극한의 조건에서 변형될 수 있다”며 “해당 사항과 관련해 보고된 사망자는 없다”고 밝혔다. 서스펜션 암은 서스펜션에 부착돼 차체와 바퀴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GM은 고객과 접촉해 무료로 해당 차량을 수리하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번 리콜 조치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정부의 보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중국이 미국에 보복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40%로 올렸다. 이후 미국이 추가 관세폭탄 조치를 이어나가자 중국이 이 같은 비관세장벽으로 보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번 리콜 조치는 소비자 민원을 토대로 조사 평가한 결과”라며 당국 주도로 리콜이 결정됐음을 내비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증권 사기’ 피소 머스크, 테슬라 이사회 의장 사임

    ‘증권 사기’ 피소 머스크, 테슬라 이사회 의장 사임

    법인 포함 444억원 벌금… CEO 유지 ‘상장폐지 트윗’ 탓에 사기혐의로 피소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47) 최고경영자(CEO)가 수백억원대의 벌금을 내고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9일(현지시간) 상장폐지 트윗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머스크 CEO와 테슬라가 각각 2000만 달러씩 모두 4000만 달러(약 444억 4000만원)의 벌금을 내고, 머스크 CEO는 45일 이내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3년간 물러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테슬라는 독립된 신임 이사 2명을 임명하고 머스크 CEO의 공적 소통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CEO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지난 8월 7일 트위터에 “테슬라를 비상장회사로 전환하겠다”며 “자금은 확보됐다”는 글을 올렸다. 발언 직후 테슬라의 주가는 11%까지 치솟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PIF가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주가가 크게 흔들리고 논란이 거세지자 2주 뒤인 24일 테슬라를 상장회사로 유지하겠다며 번복했다. 이에 SEC는 지난 27일 맨해튼 연방법원에 머스크 CEO에 대한 증권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스티븐 페이킨 SEC 조사집행국장은 “테슬라의 그 누구도 사전에 검토하지 않은 오도된 발언으로 심각한 시장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SEC의 고소 조치로 테슬라 주가는 지난 28일 13.9% 곤두박질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페이스북 또 털렸다… 5000만명 개인정보 노출 위기

    계정 로그아웃 강제조치… 주가 3% 폭락 저커버그 “문제 매우 심각하게 취급 중”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이 해킹을 당했다. 지난 3월 영국 데이터 분석업체인 케임브리지 애널리카(CA)가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5000만명의 페이스북 회원정보를 불법 유출한 게 드러나는 등 페이스북의 대형 보안사고는 올 들어 두 번째다. 페이스북은 28일(현지시간) 자사 네트워크가 해커의 공격을 받아 5000만명의 사용자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페이스북이 보안상 위협에 대비해 8700만명 이상의 페이스북 사용자 계정을 로그아웃하는 강제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당국에 해킹 사실을 알리고 즉각적인 대처를 요청했다. 주가는 3% 가까이 떨어졌다. 해커들은 페이스북의 `뷰 애즈’ 기능에 침입해 다량 복제가 가능한 버그를 심는 수법으로 계정의 보안 장벽을 뚫은 것으로 전해졌다. `뷰 애즈’는 사용자가 자신의 계정이 다른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페이스북은 “해커들이 뷰 애즈 기능을 통해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 토큰(디지털 키)을 훔친 걸로 보인다”면서 “현재 초기 조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도난당한 토큰 문제로 인한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토큰을 악용하면 사용자 프로필을 엿보거나 로그인 정보를 수정할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취급하고 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주요 보안 조처를 모두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현재 해커가 누구인지, 해킹 공격이 어디에서 시작됐으며 공격의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륙판 록히드마틴’ 키우는 中… 세계 무기시장 판을 흔든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륙판 록히드마틴’ 키우는 中… 세계 무기시장 판을 흔든다

    지난 6일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조선소는 한껏 들떠 있었다. 선박중공업이 지난해 5월 태국 왕립 해군이 주문한 디젤엔진 추진 잠수함인 S26T 건조식을 갖고 본격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이 잠수함은 2005~2006년에 취역한 중국 해군의 위안(元)급 039B형에 해당한다. 배수량 2600t인 S26T는 최대 속도가 18노트이며 물속에서 20일 연속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4억 1100만 달러(약 4640억원)이며 인도 예정 시기는 2023년이다. 중국은 앞서 방글라데시에 두 척의 밍(明)급 잠수함을 수출했고, 파키스탄에 2028년까지 8척의 위안급 잠수함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중국 군수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방 현대화에 총력을 펼치고 있는 데 힘입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무기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게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상위 30대 군수기업(매출액 기준)에 중국 군수기업 8곳이 포함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영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IISS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30대 군수기업에 진입한 중국 군수기업은 선박중공업그룹(세계 14위)을 비롯해 중국병기장비그룹(CSGC·5위), 중국항공공업그룹(AVIC·7위),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9위), 중국항천과공그룹(CASIC·11위), 중국전자과기그룹(CETC·15위), 중국항천그룹(CASC·18위), 중국선박공업그룹(CSSC·22위) 등 8곳이다. 중국 군수기업은 모두 국가가 소유하고 있고 수출은 산하 전문 자회사가 맡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3~2017년 중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이전 5년간보다 38% 증가했다. 세계 무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7%를 점유해 미국(34%)·러시아(22%)·프랑스(6.7%)·독일(5.8%)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중국 최대 군수업체인 병기장비그룹은 2016년 기준 22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소총과 탄약, 수류탄, 대테러 장비 등 경무기를 제조한다. 매출액은 미국 레이시온과 영국 BAE 시스템스와는 비슷한 수준이며 미 보잉사(295억 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세계 최대 군수업체 미 록히드마틴(매출액 408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전투기와 폭격기, 헬리콥터, 여객기, 수송기 등을 제조하는 항공공업그룹(209억 달러)과 전차를 비롯해 탱크, 유도탄, 로켓, 미사일 등 중무기를 만드는 병기공업그룹(132억 달러)도 10위 안에 진입했다. 항공공업의 경우 2010~2017년 사이 매출이 무려 93%나 급성장했다. 특히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연구시설에서 F22, F35 등 미 스텔스 전투기를 무력화시키는 ‘테라헤르츠 방사선’ 생성기를 시험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T레이’로 불리는 테라헤르츠 방사선은 우편물에 숨겨진 폭발물이나 마약을 찾거나 수백m 떨어진 군중 속에 감춰진 무기를 찾는 데 이용된다. 스텔스 전투기는 특수 도료를 표면에 칠해 적의 레이더파를 흡수하는데 T레이는 이 특수 도료를 투과해 전투기 금속 표면에 반사되는 성질을 이용해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해 낸다. 중국 우주탐사 계획을 추진하는 중국항천그룹(69억 달러)은 우주 로켓과 액체 및 고체연료 등 우주동력기술, 인공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을 담당한다. 항천과공그룹(98억 달러)은 방공망과 대공미사일, 탄도미사일, 미사일 이동발사대, 미사일 엔진 등을 제조한다. 항천과공 산하 공기동력기술연구원(CAAA)이 개발한 극초음속 비행체(무기) ‘싱쿵(星空) 2호’가 지난달 3일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중국 서북부의 한 시험장에서 발사된 싱쿵 2호는 고도 3만m 상공에서 400여초간 마하 5.5의 속도로 날다가 최고 마하 6의 속도에 도달했다. 발사된 지 10분 뒤 공중에서 분리돼 예정 낙하지에 안착했다. 싱쿵 2호는 날개가 아니라 비행 중 발생하는 충격파를 양력(揚力)으로 사용하는 ‘웨이브 라이더’라는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미국이 가장 먼저 선보인 이 기술을 중국이 따라잡기에 성공한 것이다. 마이클 그리핀 미 국방부 차관은 지난 3월 “중국은 10년간 미국보다 20배나 많은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했다”며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체계를 실전 배치하면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국이 긴장하는 것은 미사일 방어시스템(MD)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까닭이다. 극초음속 비행체는 최대 속도 마하 5 이상, 곧 음속보다 최소 5배 이상 빠르다. 초당 1.7㎞ 이상 주파하는 엄청난 속도 때문에 적이 발사 사실을 알아도 대처할 시간이 없다. 특히 탄도미사일보다 낮거나 높은 고도로 날아가고 원격 조종으로 궤도를 수시로 바꿀 수도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예측 불허의 궤도로 날아오기 때문에 타격당하기 전까지는 진짜 타깃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같은 기존 MD 체계로는 방어할 길이 없는 셈이다. 선박공업그룹(48억 달러)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유조선, LNG선과 각종 군함을 제작하고 선박중공업(98억 달러)은 잠수함과 구축함, 호위함, 순양함, 쾌속정, 수륙양용함, 항공모함 등을 건조한다. 전자과기그룹(84억 달러)은 군용 데이터 시스템과 데이터 장비, 통신장비,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지난해 6월 119대의 무인기를 동원한 ‘드론 스웜’(인공지능 기술로 소형 드론들을 떼지어 비행시키는 기술)을 선보인 전자과기그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웜 비행으로 종전 미국 기록을 깼다. 군사적으로 ‘드론 스웜’ 기술은 무인기들을 대거 띄워 올려 항공모함이나 전투기를 벌처럼 ‘공격’한다. 중국은 상대가 반격하기 어려운 이 전술을 미국의 첨단무기에 대항하는 비대칭 작전수단으로 집중 연구 중이다.이에 미국은 무역전쟁 상대인 중국의 ‘중국제조 2025’(첨단산업 육성책)에 이어 군수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전략인 군민융합(軍民融合·군산복합체)정책도 타깃으로 삼았다. 미 상무부가 지난달 1일 수출통제 대상에 중국 기업과 연구소 44곳을 추가한 것은 미국이 중국제조 2025 못지않게 군민융합정책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 군수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과 규모에 더해 민간의 첨단기술로 무장하면 미국의 경쟁력 우위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한몫했다. 이번에 수출통제 대상에 추가된 기관은 중국 최대의 미사일 시스템 개발 기업인 항천과공그룹 산하 연구소, 통신시스템 제조업체인 위안둥(元東)통신(HBFEC), 반도체와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전자과기그룹 산하 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수출통제 대상에 오르면 거래금지 제재를 당했던 통신설비업체 중싱(中興)통신(ZTE)처럼 핵물질과 통신장비, 레이저, 센서 등 민수·군수용으로 모두 쓰이는 핵심 부품을 미 기업에서 구매할 수 없다. 군사 무기·장비를 개발하는 중국 기업과 연구소들이 미국의 첨단기술, 부품을 확보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다. 중국은 그동안 민간 기술을 도입, 민간·군사기술의 접목함으로써 군수산업 역량을 높이는 군민산업융합정책을 통해 록히드마틴과 같은 군산복합체를 만드는 구상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임을 맡는 당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및 기술 발전의 요체가 군산복합체에 있다고 파악하고 이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얘기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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