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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에르도안 손잡고 ‘反美 연합’ 행보

    러 “美, 위협용 미사일 배치 땐 맞대응” 터키, 미국산 패트리엇 공급 제안 퇴짜 러시아와 터키가 미국에 ‘맞짱’을 뜰 기세다.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밀착 관계를 형성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겨냥해 맞대응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파기를 선언한 미국을 상대로 “유럽 지역에 러시아를 위협하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대칭적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의 대응 미사일은 미 미사일이 배치될 유럽은 물론 미 본토의 군사지휘 본부도 정조준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이날 의회 국정연설에서 미국의 INF 조약 탈퇴 추진과 관련해 “러시아는 먼저 그러한 (중·단거리) 미사일들을 유럽에 배치할 의사가 없다”며 “미국의 계획대로 그것(중·단거리 미사일)들이 실제로 생산돼 유럽 대륙에 배치되면 러시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며 맞대응을 천명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러시아가 신형 미사일 개발을 통해 INF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터키는 러시아 미사일 도입을 중단하라는 미측 요구를 거부하고 미 패트리엇 공급 제안도 퇴짜를 놨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최근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산 S400 미사일 대신 패트리엇을 도입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전달하면서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러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두 요청을 모두 거부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19일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연준 ‘달러 회수’ 올해 말 종료한다

    미국 연준 ‘달러 회수’ 올해 말 종료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통화긴축 카드의 하나인 ‘보유자산 축소’를 올해 말에 종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한 ‘비둘기파 연준’의 정책 기조와 같은 맥락이다. 연준이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쯤 보유자산 축소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록은 “거의 모든 참석자가 너무 늦기 전에, 올해 말에는 자산축소 정책을 중단하는 계획을 발표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런 발표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준다는 것이 연준 의원들의 평가다. 연준은 지난달 29~30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성명을 통해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다”며 자산축소 속도 조절을 예고했었다. 보유자산 축소는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달러화를 회수하는 통화긴축 프로그램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풀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양적 완화’(QE)의 정반대 개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1조 달러(약 1123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연준 보유자산은 양적 완화를 거치면서 4조 5000억 달러까지 폭증했다. 이에 연준은 미 경제가 회복을 넘어 과열 기미를 보이자 2017년 10월부터 보유자산 정상화에 나섰고,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다시 사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매달 최대 500억 달러 어치를 줄여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017년 11월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대략 3~4년에 걸쳐 정상적 규모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최소 2020년 말까지 자산축소를 시사한 점을 고려하면 1~2년 앞당겨 조기 종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달러화 유동성 축소를 꺼리는 금융시장의 이해를 반영한 조치로도 보인다. 기준금리와 관련해 연준 위원들은 당분간 경제 흐름을 지켜보면서 인내하자는 입장을 취했다. 다만 올해 말 상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위원들은 경제가 예상에 부합하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만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최소한 연말까지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경제 흐름을 주시하는 ‘관망’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읽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우주군 창설’ 행정명령

    의회 승인 땐 70여년 만에 새 조직 탄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우주군’ 창설을 위한 입법안을 만들 것을 정부에 지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주군 창설 입법 계획의 토대를 세우는 ‘우주정책 명령 4’에 서명했다. 하지만 별도 독립군으로 만들겠다는 당초 공약과 달리 공군 산하에 소속을 두기로 했다. 법안이 제출되면 의회는 우주군 창설 여부를 승인해야 한다. 의회 승인을 받으면 2차대전 직후인 1947년 공군이 창설된 이후 70여년 만에 새로운 군조직이 탄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명령을 통해 국방부에 우주군 창설 법안 초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명령은 국방부에 “우주군 창설을 통해 우주에서의 위협을 억제, 처리하고 우주군이 신속하고 지속적인 우주에서의 공격·방어 작전을 가능케 할 전투와 전투지원 기능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명령에 서명하며 “우주는 미래이자 다음 단계이다.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군을 창설해 육군·해군·공군·해병대·해안경비대의 현행 5군체제를 6군체제로 바꾸겠다는 종전 구상에서 한 발 물러나 우주군을 공군 산하에 둘 방침이다. 백악관이 검토 중인 입법 제안서에 따르면 우주군은 별도의 민간인 장관이 없고, 민간인 차관과 4성 장군이 맡을 ‘우주군 참모총장’이 지휘를 맡는다. 우주군 참모총장은 합동참모본부 구성원이 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국방장관이 우주군을 독립부처로 만들 것을 제안할 가장 적절한 시기를 정기적으로 검토할 것을 의무화한 만큼 우주군이 별도의 독립 군으로 편성하겠다는 구상은 유효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 연합군 ‘적전 분열’…영국, 뉴질랜드 이어 독일도 5G 화웨이 참여 검토

    미 연합군 ‘적전 분열’…영국, 뉴질랜드 이어 독일도 5G 화웨이 참여 검토

    미국의 ‘화웨이 차세대 이동통신 5G 장비 배제 연합군’ 전선에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연합군의 기밀 유출 가능성을 경고하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견제하는데 힘을 보태던 주요 우방인 영국과 뉴질랜드에 이어 독일도 이탈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19일(현지시간)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국가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시설 구축에서 화웨이의 5G 장비를 배제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2주 전 소규모의 관계부처 그룹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비 합의에 도달했으며 의회와 최종적인 정부 승인을 받는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영국과 뉴질랜드에 이어 독일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정책적으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인 만큼 연합군에 화웨이 압박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해온 미국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뵈른 그륀벨더 독일 연방내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보안이슈 등) 새로운 잠재 위험들에 대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도 “5G 장비에서 특별히 한 업체만을 배제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며 계획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독일은 화웨이에 대한 우려와는 별개로 정보보안 강화를 위해 통신법을 손질 중인데 이 과정에서 어느 한 업체가 타깃이 돼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화웨이 장비에 도청·정보 유출 등을 가능하게 하는 ‘백도어(backdoor)’가 있을 수 있다고 안보위협 이슈를 제기하며 연합군에 보이콧 동참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호주와 뉴질랜드는 화웨이 장비를 배제키로 했고, 일본 역시 정부조달 입찰에서 화웨이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독일의 이 같은 행보는 트럼프 정부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도 앞서 17일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해도 위험 완화의 방안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뉴질랜드도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배제하도록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혀 미국의 요청에 대해 한 발짝 물러서는 태도를 취했다. 전문가들은 영국과 뉴질랜드, 독일이 연합군 이탈 조짐은 보이는 것은 화웨이를 배제하고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자를 지정할 때 드는 추가 비용, 화웨이 장비 이용이 곧 정보 노출로 이어진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우선 꼽았다. 중국의 보복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뉴질랜드에 대해 중국인 관광 금지, 무역 보복 등 다양한 조치를 내비쳤다. 특히 동유럽 국가의 경우에는 ‘큰손 투자자’로 활동해 오던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만큼 화웨이에 반기를 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영국의 국방싱크탱크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는 19일 보고서를 통해 “영국이 미래 5G 이동통신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토록 허용하는 것은 순진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해 영국 내부에서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최종 결정하기까지 진통이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18일 BBC 인터뷰에서 “세계는 가장 진보적 기술력을 갖고 있는 우리를 버릴 수 없다”며 “미국이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일시적으로 많은 나라를 설득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를 부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국·이란, 무역전쟁·핵합의 탈퇴 후 美해킹 강화했다

    NYT “보잉사·T모바일 등 美업체 표적” 이란도 美·유럽 통신사·기관 80곳 공격 미중, 워싱턴서 21·22일 고위급 무역협상 중국과 이란이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미 정부기관과 기업에 대한 해킹을 강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해킹 활동은 2015년 9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사이버 해킹방지’에 합의한 이후 소강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돼 이 합의가 사문화되면서 대미 해킹 활동은 더욱 은밀하고 정교해졌다. NYT는 최근 미 보잉사와 항공기엔진 제조사 제너럴일렉트릭(GE) 에이비에이션, 통신업체 T모바일 등이 중국의 해킹 표적이 됐다면서 다만 실제 해킹 피해가 얼마나 발생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애덤 시걸 미외교협회(CFR) 국장은 해킹이 과거 중국군에 의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가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킹은 군사적 목적도 있지만 중국의 5개년 경제계획과 첨단기술전략 수요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국가안전부 지원을 받는 해커집단 ‘APT10’이 노르웨이 기업 비스마 네트워크에 침입해 기밀을 빼내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란도 핵합의 탈퇴 이후인 지난해 미국과 12개 유럽국가의 인터넷 서비스공급자와 통신회사, 정부기관 등 80개 표적을 대상으로 해킹을 확대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지난 13일 미 정부와 미국인 타깃 사이버공격 등을 지원한 이란 기관과 개인 등 11개곳을 제재했다. 이런 가운데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오는 21∼22일 워싱턴DC를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 대표단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간다고 신화통신 등이 19일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는 무역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논의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지구온난화’ 용어 대중화 기후과학 시조 월리스 스미스 브뢰커 교수 타계

    ‘지구온난화’ 용어 대중화 기후과학 시조 월리스 스미스 브뢰커 교수 타계

    ‘지구온난화’라는 용어를 대중화한 기후과학의 시조 월리스 스미스 브뢰커 교수가 별세했다. 87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뢰커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몇 개월간 투병 생활해오다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그가 재직한 미 컬럼비아대 라몽 도허티 지구관측소가 밝혔다. 고인은 1975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가 확연한 온난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한 논문 ‘기후변화: 우리는 확연한 지구온난화 직전에 있는가?’를 발표해 지구온난화라는 용어가 일반화했다. 브뢰커 교수는 해류가 물과 영양분을 순환시키는 지구시스템인 이른바 ‘해양 컨베이어 벨트’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이 개념은 북대서양에 있는 차갑고 짠 물이 가라앉아 마치 흡착판처럼 작동해 북미 근처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해류를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이 해류로 발생하는 따뜻한 지표수가 유럽의 기후를 온화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만약 이같은 해류가 없으면 유럽은 평균 기온이 -6도 이하로 떨어지며 깊은 얼음으로 뒤덮히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브뢰커 교수는 ‘오션 컨베이어 벨트’는 아주 취약해서 약간의 온도만 상승하더라도 급변할 수 있다며 ‘기후계의 아킬레스건’과 같다고 분석했다.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온난화가 이같은 해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료인 마이클 오펜하이머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월리는 독특하고 훌륭하고 전투적이었다”며 “1970년대 기온이 내려가는 것에 속지 않았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전례없는 온난화를 정확히 예견했다”고 그를 추모했다. ‘기후과학의 대부’ ‘기후과학의 황제’로 불리는 고인은 1931년 시카고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1959년부터 컬럼비아대 교수진에 합류해 라몽 도허티 지구관측소에서 연구활동을 계속해왔다. 1996년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으로부터 ‘국가과학훈장’을 받았으며 2002년에는 타일러 환경업적상을 수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계 2위 부호 빌 게이츠 “ 재정적자 심하면 부자 증세하라”

    세계 2위 부호 빌 게이츠 “ 재정적자 심하면 부자 증세하라”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세계 2위 부호 빌 게이츠 MS 기술고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면 부유층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민간 자선재단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대표이기도 한 게이츠는 17일(현지시간) CNN ‘파리드 자카리아 GPS’ 프로그램에 나와 “우리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4%를 재정지출하고 있지만, 세금은 GDP의 20% 정도밖에 걷고 있지 않다”면서 “경제 성장보다 재정적자가 더 빨리 늘어나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게이츠 고문의 이번 발언은 미 재정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급증한 상황에서 나왔다. 미 재무부는 앞서 12일 미 정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2조 달러(약 2경 4800조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019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12월)에만 319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2%나 증가한 수치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오는 2022년에는 부채 증가액이 연간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미국 내에서 ‘부자 증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폭스뉴스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연간 100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 대한 증세를 지지한 미국인은 65%로 나타났고 1000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 대한 증세에는 70%가 찬성했다. 때문에 2020년 대선에서도 부자 증세가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진보 성향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증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의 불평등을 제한하고 재정적자도 줄이자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11월 미 하원의원 선거에서 사상 최연소로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민주당 의원은 현재 39.6%인 소득세 최고세율을 연소득 1000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 대한 최고 세율로 60~70%를 제시했다. 202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5000만 달러가 넘는 가계의 부에 대해서는 2%,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가계 자산에 대해서는 3%의 세금을 물려야 한다며 부자 증세 주장에 힘을 보탰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상속세 증세 카드를 준비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소득세율을 내리기 전인 1970년대에는 미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이 70%에 달했다”면서 “최근 (과거처럼) 세율을 올리자는 제안들이 (정가를) 맴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게이츠 고문은 단순히 세율을 올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율이 높았던 시기에도 절세 방법이 많아 실제 세율은 40% 미만이었다”며 “현실적으로 상위 1% 또는 상위 20%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으려면 자본이득세 세율을 일반 소득세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미 자본이득세는 1년 이상 보유한 자본자산 매각으로 얻은 소득에 대한 세금을 말한다.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최고세율이 20%로 일반 소득세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이런 만큼 자본소득이 많은 부유층에 더 큰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Zoom in] ‘GAFA·BAT’ 세계 7대 IT공룡들, 정보 독점으로 국가까지 쥐락펴락

    [월드 Zoom in] ‘GAFA·BAT’ 세계 7대 IT공룡들, 정보 독점으로 국가까지 쥐락펴락

    수집된 정보로 실시간 맞춤형 광고 기존 독점금지법으로 규제 어려워 전 세계 정보와 지식이 일부 ‘정보기술(IT) 공룡’에 집중되는 ‘새로운 독점’ 현상이 국제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IT 공룡들이 기존 독점금지법으로는 규제가 어려운 탓에 개인과 기업은 물론 국가까지 쥐락펴락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국제사회가 이들을 어느 범위까지, 어떻게 규제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새로운 현상을 주도하며 전 세계 지식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곳은 미국과 중국의 IT 공룡 7개사다. 미국의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과 중국의 바이두·알리바바·텅쉰(BAT)을 두고 하는 말이다. ‘빅브라더’로 부상한 이들 기업의 이용자수를 단순 합산하면 무려 130억명에 이른다. 닛케이는 “GAFA·BAT의 거대 경제권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기업조차 탈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일반 이용자들은 보안에 취약한 만큼 개인정보 침해 수준이 심각하다. 이들이 이용자의 실시간 위치 정보부터 관심사, 인간관계 등에 이르기까지 꿰뚫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 시내에서 만난 한 여성은 신문에 “자녀와 쇼핑을 하다가 페이스북을 봤더니 근처에 새로 문을 여는 ‘부모·자녀 요리 교실’ 이벤트 광고가 떴다”며 “순간적으로 페이스북의 표적이 된 것 같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현상은 IT 기업들의 타기팅 광고에 기반한 ‘록 인 효과’에서 비롯된다. 록 인 효과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것을 뜻한다. IT 기업들은 검색 서비스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이용자 정보를 수집한다.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이용자의 정보 수집도 늘어나며, 이를 토대로 정보를 선별해 제공한다. 기업 역시 이들의 손바닥을 벗어나기 어렵다.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라인의 모바일게임 ‘다마고치’가 갑자기 중단됐다. 이용자들은 애플로부터 ‘해당 앱에 문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닛케이는 “서비스 시작 두 달 만에 3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모아 급속히 광고 수입이 늘어난 다마고치가 애플의 ‘괘씸죄’에 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애플 앱스토어는 10억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약관 변경만으로도 50만개 앱 기업·개발자의 운명을 결정한다. 라인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지만 여전히 보복이 두렵다”고 털어놨다. 닛케이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규제하는 독점금지법이 효력을 잃고 있다며 국가도 손대지 못하는 거대 IT 공룡기업을 국제사회가 나서 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신장자치구 주민 250여만 명 움직임 낱낱이 추적하는 중국

    신장자치구 주민 250여만 명 움직임 낱낱이 추적하는 중국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주민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두 중국 정부의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안면(얼굴)인식 관련 기술을 보유한 중국 정보기술(IT)업체가 분리 독립 움직임을 보이는 신장자치구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이터베이스(DB)가 온라인 상에 노출됐기 때문이다.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의 얼굴인식 기술 관련 IT업체인 센스네츠 테크놀로지가 자사의 기술을 활용해 위구르족 주민 250여만 명의 동선을 낱낱이 추적해 구축한 DB를 중국 당국과 공유했다고 로이터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7일(현지시간) 인터넷 보안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센스네츠 모기업인 넷포사 테크놀로지는 신장자치구를 포함해 중국 전국 성(城)·시(市)·자치구 대부분의 지역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네덜란드 인터넷 보안 비영리단체 GDI 재단의 빅터 게버스 연구원에 따르면 센스네츠는 24시간 동안 일정 범위의 위치추적 시스템(GPS) 좌표를 수집해 DB화했고 이 DB를 통해 포착된 위치정보는 다수의 위구르족 이름과 일치했다. 특히 DB에는 신장자치구 주민 250여만명의 이름, ID 주소, 생년월일, 위치정보 등이 포함돼 있고 신장자치구 내 670만 곳에 이르는 위치정보 체크 지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들 위치정보 체크 지점은 ‘모스크’ ‘호텔’ ‘인터넷 카페’를 비롯해 이슬람교도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며, 이곳에는 첨단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게버스 연구원은 센스네츠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동안 이 DB를 인터넷에 공개해왔다며 즉각 GDI재단 명의로 사태의 심각성을 센스네츠 측에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센스네츠 DB가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과 소수민족을 추적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DB가 인터넷 상에 아무런 제한 없이 노출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DB 분석을 통해 이 회사가 중국 전역에 걸쳐 설치한 1039개의 기기들이 사람들을 추적해 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센트네츠 측은 답변을 하지 않은 채 DB에 대한 보안 조치를 취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9년 신장위구르의 성도(省都)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일어난 위구르족 폭동사건과 2013년과 2014년 잇따라 발생한 이슬람교도 테러 사건 이후 이 지역에 대한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더군다나 2017에는 시진핑(習近平) 들슷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핵심 기점인 신장자치구 지역 내 분리 독립 세력들이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테러그룹과 연계되면 일대일로 사업이 위험해진다는 이유로 집단 수용소를 설치했다. 지난해 8월 유엔인권위원회가 제출한 수용소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곳에는 1000개가 넘는 강제 수용소가 있으며 100만여명의 위구르인들이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구금돼 있다. 이들은 수용소에서 부실한 식사와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고문을 당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어와 유교경전, 반이슬람 종교사상, 사회주의를 가르치고 시 주석에 충성을 강요했다. 특히 중국 당국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얼굴인식 카메라, ‘비둘기 드론’ 등 첨단 감시 장비를 동원해 신장자치구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감시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신장자치구 내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를 대상으로 재교육 수용소를 운영하고 엄격한 감시활동을 하는 등 인권 탄압을 하고 있다면서 국제인권단체들과 서방국가들은 강력히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터키 정부가 지난 9일 음악가 겸 시인 압둘라힘 헤이트가 수용소에 복역하던 중 사망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또다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하미 악소이 터키 외교부 대변인은 “100만명이 넘는 위구르족이 수용소에서 고문과 세뇌에 노출된 것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며 중국에 강제 수용소를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당국은 이 시설이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며 인도적 직업교육센터라고 반박했다. 중국 전체 면적의 17%를 차지하는 신장자치구는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 몽골,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석유·석탄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1949년 군대를 보내 이곳을 점령한 뒤 중국 영토로 편입한 이후 중국 한족을 대거 이주시켜 이 지역을 중국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신장자치구 전체 인구의 45%에 해당하는 1100여만 명이 위구르족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WTO 체제 개도국 우대 축소해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불만을 드러냈던 미국이 개발도상국 우대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혁안을 제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개혁안이 반영된다면 미 정부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중국과 인도뿐 아니라 한국도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경제적으로 규모가 큰 국가들이 스스로 개도국이라고 주장하며 WTO 체제하에서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서 이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세계은행(WB)이 고소득 국가로 분류한 국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세계 무역량에서 0.5%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 등은 개도국 지위 적용에서 제외할 것을 제안했다. 중국, 인도 등은 개도국 우대 축소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WTO 체제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으면 협약 이행에 더 많은 시간이 허용되고 농업보조금 규제도 느슨하게 적용되는 등 이점이 있다. 미국이 개혁안을 제출했지만 중국, 인도 등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만장일치로 안건을 처리하는 WTO 체제 특성상 WTO 존립을 둘러싼 혼란과 위기감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가상화폐는 사기”라던 JP모건, 월가 최초로 가상화폐 발행 왜?

    “가상화폐는 사기”라던 JP모건, 월가 최초로 가상화폐 발행 왜?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월가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체 가상화폐(암호화폐)를 발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은행인 JP모건이 나선 만큼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을 따라잡을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JP모건이 발행할 자체 가상화폐 ‘JPM 코인’은 미국 달러화와 가치가 1:1로 고정되는 ‘스테이블 코인’ 형태다. JPM 코인 한 개가 1달러 가치와 맞먹으며 JP모건의 기업 고객간 거래 및 실시간 결제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JP모건은 성명에서 “JPM코인을 수개월 내 출시할 것”이라며 “소수 고객에게만 먼저 서비스를 제공해 시범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일반 투자자는 아직 JPM코인을 사용할 수 없다. JP모건의 기업 고객들은 매일 6조 달러(약 6777조원) 규모 거래를 주고받는다. JP모건은 기업 고객들 결제 처리에 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JPM 코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 은행 전산망보다 가상화폐를 이용하면 시스템 유지비용을 비롯해 거래 소요시간·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덕분이다. 비트코인 등 기존 가상화폐와 달리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다는 장점도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가상화폐는 사기”라고 말한 적 있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 그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블록체인은 현실이며 암호화된 가상 달러화도 가능하다”고 180도 달라진 발언을 내놓았다. 이때 언급한 ‘암호화된 가상 달러화’가 1년 만에 JPM 코인 발행으로 실현된 셈이다. JP모건 이외에도 미 제도권 금융기관들도 가상화폐 결제에 대비하고 있다. HSBC는 자체적으로 가상화블록체인 플랫폼 ‘FX Everywhere’를 개발, 사용하면서 외환거래 비용이 25% 줄였다. 앞서 지난해 바클레이스와 크레디트스위스(CS), 캐나다임페리얼상업은행, HSBC, 미쓰비시UFJ 파이낸셜그룹(MUFG),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6개 은행이 스위스 UBS가 제안한 가상화폐 ‘유틸리티 세틀먼트 코인(USC)’ 개발에 동참했지만 아직 발행되지는 않았다. 기술주 중심으로 운영되는 나스닥은 오는 25일부터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지수를 도입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를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운용자산 규모 8000조원이 넘는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기관투자자를 위한 비트코인 수탁 서비스를 다음달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는 스타벅스·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손잡고 디지털 자산거래소 ‘백트(Bakkt)’를 연내 오픈할 예정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해고 삭풍’이 몰아치고 있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고 삭풍’이 몰아치고 있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 있는 중국 최대 의료장비 제조업체 선전 마이루이(邁瑞·Mindray) 생물의료전자는 지난해말 중국 전역 50개 대학에서 졸업한 신규 인력 485명을 채용한 뒤 이들을 위해 환영 파티까지 열었다. 그런데 이 회사는 환영 파티를 연 지 1주일이 지난 29일에 신규 채용자의 절반이 넘는 254명의 채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선전마이루이 측은 “2019년 건전한 영업을 유지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렵다”며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채용을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여론의 뭇매에 결국 채용 취소를 번복해야 했다. 선전 증시에 상장된 선전마이루이는 초음파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종업원수는 7000여 명이며 2017년 매출액 111억 7400만 위안(약 1조 8600억원), 순이익은 26억 위안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2017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경기 하강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에 ‘해고 삭풍(朔風)’이 몰아치고 있다. 중국 재계의 인력 구조조정은 광둥성 등 동남부 지역에 밀집한 수출 제조업체에서 시작돼 인터넷과 게임, 바이오, 서비스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은 15일 안전대책을 강화하는 비용 증대 등을 이유로 전체 직원 15%에 해당하는 2000여 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청웨이(程維) 디디추싱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는 중요하지 않은 일부 업무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업무가 겹치거나 평가 미달 직원들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아이폰과 휼렛패커드(HP)·델 등의 PC 등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은 앞서 지난해 10월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공장에 근무하는 계약직 직원 5만여 명을 기존 계약 기간보다 3개월 앞서 조기에 해고했다. 광저우에 610억 위안을 들여 짓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패널 공장도 생산 능력의 80%는 예정보다 반년 늦춘 내년에 가동하기로 해 고용 계획도 연기해야 했다.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시에 있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스크린 업체이자 애플 협력사 보언(伯恩)광학도 8000여명을 해고했다. 또다른 애플 공급업체인 웨이촹리(偉創力)플라스틱 과학기술은 강제 휴가에 들어갔다. 사실상의 감원이다. 광저우에서 남성 속옷업체를 운영하는 레오 리 대표는 “600여 명에 이르던 직원을 100여 명으로 줄였다”면서 “경험 많은 숙련공만을 남겨둔 채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내보냈다. 주문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아 인력을 도저히 유지할 수 없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외부 투자 덕분에 넘쳐나는 실탄으로 공격적 사업 확장에 나섰던 인터넷 기업들도 경기둔화 국면을 견디지 못하고 감원에 나서고 있다. 자전거 공유기업 오포(ofo)의 파산 위기가 투자 분위기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다. 모바이크(摩拜)와 더불어 공유 자전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오포는 수익성이 나지 않는 데도 사업을 확장했다가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1000만 명의 이용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며 파산 가능성이 커졌다. 오포의 사례는 외부 투자에 의지해 수익성 확보보다 덩치 키우기에만 몰두하던 인터넷 기업들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베이징의 게임업체에서 일하다 해고된 류웨는 “회사가 직원 수를 500명에서 350명으로 줄였다”며 “지난해 초 게임 규제가 강화된 후부터 업계 전반의 감원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 베이징과 상하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광저우, 선전 등 중국 전역의 게임업체들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판국에 음식배달앱 메이퇀와이마이(美團外賣)가 외부 간부 영입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영상중계 서비스 업체 더우위(斗魚), 핀테크 업체 취뎬(趣店) 등도 감원에 들어가는 등 암울한 소식만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전했다. 여행 사이트 취나얼(去哪兒)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서비스 ‘큐+’를 성과가 나지 않는다며 중단했다. 중국 1·2위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징둥(京東)닷컴마저 조직을 축소 개편하거나 외부 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채용정보 사이트 첸청우유(前程無優)는 지난해 4~9월 채용 공고가 200만개나 사라졌으며 이중 민간기업 50~500명 규모의 채용 축소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채용정보 사이트 즈롄(智聯)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 업계 채용 수요가 전년보다 각각 57%, 23% 곤두박질쳤다. 서비스업도 예외가 아니다. 광둥성 둥관(東莞)에서 제과점 체인을 운영하는 궈펑천 대표는 사업 확장에 나섰다가 불과 2년 만인 올해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그는 “재작년까지 장밋빛이었던 경기가 지난해부터 갑작스레 바뀌더니 이제는 잿빛으로 변했다”며 “주요 고객이던 주변의 제조업체 직원들이 모두 떠나가는 바람에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최대 고객이던 쑤인전자가 1만 명이 넘던 직원을 2000명까지 대폭 줄여 궈 대표도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때 24개까지 늘렸던 제과점 체인을 9개로 줄이고 150명에 이르던 직원 수도 35명으로 확 줄였다. 금융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형 증권사 궈타이쥔안(國泰君安)연구소는 지난해 8월 대규모 감원과 큰 폭(30%)의 감봉 조치를 했다. 선완훙위안(申萬宏源)증권은 5월부터 임금을 삭감했다. 침체기에 접어든 부동산업계의 감원 바람은 더 매섭다. 상위 20위 기업 가운데 최소 7개 기업이 감원에 들어갔다. 전체 부동산업계 인력의 8~25%에 이른다. 감원 한파 탓에 고용의 질마저 악화됐다. 기업들은 임금이 높고 고용주가 ‘사회보장 기여금’을 부담해야 하는 정규직 대신 임시직 고용에 치중하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4.9%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공식 통계에 정확하게 반영이 어려운 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들이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체감 고용 안정도는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SCMP는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3억 명에 이르는 ‘농민공’은 이들 임시직의 공급 원천”이라며 “이들은 해고돼 농촌으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탓에 중국의 공식 실업 통계는 양호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력 시장의 주도권이 취업 희망자에서 사용자로 넘어가면서 임금이 감소하는 현상도 나타나며 내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헤드헌터 업계에 따르면 작년 2만 5000 위안이던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자의 월급은 현재 2만 위안 이하로 떨어졌다. 선젠광(沈建光) 홍콩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 감소나 무역전쟁은 모두 알려진 사실이다. 소비 부진이야말로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이라며 “소비가 지속해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고용안정 문제가 올해 심각한 과제로 등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정은 지난달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역점을 둔 ‘6가지 안정’(6穩) 목표를 제시하면서 민생과 직결되는 ‘고용 안정’을 가장 먼저 앞세웠다. 중국 지도부가 경기 둔화 가속화 흐름 속에서 고용 문제가 심각한 당면 문제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을 확실히 이룰 수 있도록 중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힘써야 한다며 ‘고용 우선 정책’을 주문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조 결성이 사회질서 문란?… 고강도 탄압당하는 中노동자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조 결성이 사회질서 문란?… 고강도 탄압당하는 中노동자

    ‘노동자의 천국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노동운동 탄압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이 급속한 둔화세를 타면서 노조 결성과 임금체불 등 근로조건 악화에서 비롯되는 노동 관련 시위 급증은 노사갈등 차원을 넘어 시진핑(習近平)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정국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최근 들어 중국에서 공장 노동자를 비롯해 택시운전사, 건설 인부 등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지난해 집계된 노동 관련 시위·분규 건수는 전년(1200여건)보다 500건 이상 늘어난 1700여건으로 추산된다고 홍콩에서 중국 노동인권을 옹호하는 ‘중국노동자통신’(中國勞工通訊·Chia Labour Bulletin·CLB)이 밝혔다. CLB는 분쟁 상당수가 신고되지 않는 데다 중국 당국이 검열까지 강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러난 신고 건수는 빙산의 일각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사례는 지난달 20일 밤 10시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시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인 우구이쥔(吳貴軍), 노동조직 전문가 장즈루(張治儒), 인권운동가 허위안청(何遠程), 노동자대표 쑹자후이(宋佳慧) 등 4명이 현지 공안(경찰) 당국에 체포된 것이라고 홍콩 명보(明報),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전했다. 허난(河南)성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 젠후이(簡輝)도 이들과 함께 체포됐다. 이들은 선전시 바오안((寶安)구의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군중을 모아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노동운동가 린둥(林東)은 광시(廣西)좡족자치구에서 검거됐다가 석방된 뒤 베트남으로 출국했다.이번에 검거된 우구이쥔은 2013년 선전에서 일어난 노동자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 등으로 13개월 동안 구금됐다. 당시 검찰은 끝내 그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기소를 취하했다. 장즈루와 린둥은 노동운동 지원단체 춘펑(春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2014년 광둥성에서 발생한 노동자 파업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구금되기도 했다. 장즈루의 가족은 “공안에서 통보를 받은 이상 변호사를 선임해 그와의 면담을 추진할 것”이라며 “공안 측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그의 구금 기간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이들이 일제히 검거된 것은 지난해 중반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선전시의 용접설비 제조업체 자스(佳士)과기공사(JASIC) 노조 사태에 관여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것이 이유다. 자스과기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부터 노조 결성을 추진했으나 공안 당국의 탄압으로 수십 명이 체포됐다. 이 소식을 전해듣고 노동자와 학생 100명 이상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몰려들었다. 이에 중국 전역의 노동운동가들은 물론 대학생들까지 나서 이들에 대한 지지 운동을 벌였고 큰 관심과 성원을 받았다. 홍콩의 노동운동가 제프리 크로살은 “자스과기공사 사태에 공안 당국은 매우 당황했다”며 “이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대응책은 노동자들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베이징대 외국어학원 졸업생 웨신(嶽昕)을 비롯해 베이징대 의학부 졸업생 구자웨(顧佳悅), 중산(中山)대 석사 천멍위(沈夢雨), 난징(南京)농대 졸업생 정융밍(鄭永明) 등 4명은 지난해 8월 당국에 끌려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들은 당국으로부터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는 동영상을 찍을 것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은 1978년 12월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정책을 편 이후 경제 업적을 앞세워 일당 독재의 정당성을 확보해 왔다. 2012년 말 권좌에 오른 시진핑 주석은 중국 경제의 토대를 굴뚝 산업에서 첨단기술 산업으로 탈바꿈하려고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연착륙 기대와 달리 중국 경제는 소비자, 기업의 경제 심리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장기화하는 등 각종 악재가 겹쳐 급격한 하향곡선을 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를 기록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유혈진압 이듬해인 1990년(3.8%) 이후 가장 낮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래 감소와 제조업 활동 둔화 등을 지적하며 실제 수치가 훨씬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시 주석은 총리가 관장해 온 경제정책도 총괄하고 있는 만큼 책임론에 휩싸이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는 결국 노동자의 불만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피땀’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시각이다. 지난해 시위에 참여한 선전 전자공장 임금체불 노동자 저우량(40)은 “회사에 건강을 바쳤는데 지금 나는 쌀 한 자루 살 돈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이에 중국 지도부는 반부패 사정 작업의 핵심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시 주석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게 하고, 인터넷·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사전 검열도 사실상 의무화했다. 중국 정부가 체제 안정을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권력기관을 직접 동원하고 사이버 공간에 대해서까지 통제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지난달 22일 공산당 중앙당교 세미나에 참석해 지방정부 지도자들과 중앙정부 부장(장관) 인사들에게 ‘중대한 위험’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이 장기 집권과 개혁·개방,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데 장기적이고 복잡한 시련을 맞았고 외부 환경도 험난하다”며 “경제발전과 사회 안정을 확실히 이룰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서 현재의 주요 위험을 해결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당교 세미나가 예정에 없이 급하게 잡힌 비상회의 성격이었음을 감안하면 경기 둔화가 중국 사회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중국 지도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노동자 3억명 이상이 가입한 친기업 노조인 중화전국총공회(ACFTU)에 대한 당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에게 조언하거나 노조의 단체교섭을 도와주는 노동인권 단체들을 해체했다. 제프리 크로설 CLB 홍보이사는 “중국 지도부가 대규모 시위의 재발을 확실히 막는 데 훨씬 더 엄격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이후 노동 관련 시위 때문에 구속된 이들은 150여명에 이른다. NYT는 중국 지도부가 노동시위를 잠재적인 정치적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톈안먼 시위 3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시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젊은 공산주의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노동운동을 훨씬 더 경계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자본주의를 포용해 노동자들을 착취한다며 마오쩌둥(毛澤東)이나 칼 마르크스의 이론을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계속 이런 상황에 내몰리면 시 주석의 국가 비전인 중국몽(中國夢)과 당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디애나 푸 국제정치학 교수는 “교사가 일하길 거부하고 트럭 운전사가 물품 운송을 중단하며 건설 노동자가 인프라 건설을 그만두면 꿈을 좇을 수 없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부패한 관리들이 경영자들과 결탁해 노동자들을 학대한다며 중국 남부 지역에서 독립노조의 조직을 시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바로 진압에 나섰고 관련자 50명 이상이 실종되거나 구속됐다. 푸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마르크시즘을 따르지 않는다고 외쳐 대는 것은 국가 주도 사회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항이자 거부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美 철강관세 뒤엔 ‘철철’ 넘친 로비자금

    뉴코 가장 적극적… USTR 대표 등 집중 공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고율 보복관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철강업체들이 지난해 거액의 로비자금을 정치권에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대형 철강사들이 지난해 정치권에 살포한 로비자금은 전년보다 20%나 증가한 1220만 달러(약 137억원)로 집계됐다. 20년 만의 최대 규모다. 로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미 1위 철강업체 뉴코다. 지난해 232만 달러를 퍼부은 뉴코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부문 고위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공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도 뉴코의 접촉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US스틸 등 미 철강업계를 변호한 경력이 있다. WSJ는 특히 존 펠리오라 뉴코 대표가 ‘철강 관세’를 강행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기금 모금에도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철강 고율관세를 강행한 배경에는 업계의 강력한 로비가 깔려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재선 캠페인에서 철강업계의 탄탄한 지지 기반을 원했다는 얘기다. 트럼프 정부는 앞서 단계적으로 수입산 철강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3월 일본과 중국 등의 철강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에는 유럽 지역으로 확대했다. 한국은 수출물량 쿼터를 수용해 고율관세를 면제받았다. 이 때문에 한·중·일 등 해외 기업의 공세에 밀려 한때 30만명이 넘었던 종업원이 3만명으로 쪼그라들었던 US스틸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3배가량 급증한 11억 달러를 기록하며 ‘영광 재현의 꿈’에 부풀어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넷플릭스 나와라” 애플 이르면 4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개시

    “넷플릭스 나와라” 애플 이르면 4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개시

    “한 판 붙자. 넷플릭스!” 애플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곧 선보인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CBS와 비아컴, 라이온즈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스타즈 등과 제휴하고 자체 콘텐츠도 제작해 이르면 오는 4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개시할 예정이다. 애플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작은 이미 예견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애플은 20억 달러(약 2조 2500억원)를 들여 오프라 윈프라와 할리우드 스타 리스 위더스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과 계약하고 자체 콘텐츠 제작 계획을 밝히는 등 관련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회에서 “자체 제작 콘텐츠 세계에 참여할 것”이라며 “우리는 오프라 윈프리와 다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대단한 인물들을 고용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이 서비스를 유통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 앱스토어는 현재 100여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애플은 AT&T·워너브라더스의 HBO와도 계약을 맺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송사들과의 거래 조건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애플은 소비자들이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구독할 경우 HBO 같은 프리미엄 채널 앱은 15% 할인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앞서 12일 애플이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들과 제휴해 이르면 3월 유료 뉴스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엔 유럽경제위 “한국·일본·EU 등 40개국 생산차 자동브레이크 장치 탑재 내년 의무화”

    유엔 유럽경제위 “한국·일본·EU 등 40개국 생산차 자동브레이크 장치 탑재 내년 의무화”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40개국에서 생산하는 새 차량은 보행자나 다른 차량과의 충돌 사고 방지를 위한 자동브레이크 장치를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한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12일(현지시간) 이들 40개국이 참가한 UNECE 자동차기준조화포럼(WP29) 산하 자동 자율 및 커넥티드 차량 실무그룹(GRVA)이 이 같은 내용의 합의안을 만들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UNECE에 따르면 장착이 의무화되는 장치는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S)이다. 승용차와 소형 상용차가 대상이다. 시속 60㎞ 이하로 주행하다가 차량이나 보행자 등을 충돌할 우려가 있을 때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해야 한다. 사고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2016년에 자동차 충돌 사고로 9500명 이상이 숨졌다. 이 가운데 40%는 보행자였다. UNECE는 AEBS를 탑재하면 저속 주행시 충돌을 38%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UNECE는 이번 합의안을 오는 6월 공식 채택할 예정이다. EU와 한국, 일본, 러시아 등 GRVA 가맹국 등 40개국이 합의안에 참여한다. 다만 미국과 중국, 인도는 가맹국이 아니어서 이 방침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 탑재 의무화가 시작되면 EU에서는 연간 1500만대, 일본에서는 400만대 이상의 신차가 의무 탑재 대상이 된다. 일본은 2020년부터 신차에 자동브레이크 장치 장착을 의무화해 신차의 90%가 자동브레이크 장치를 탑재하도록 할 예정이다. EU는 2022년부터 이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국의 적용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브레이크 탑재가 실제 의무화 되면 일본과 유럽 등에서는 비탑재 차량은 판매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과 유럽 등에 수출을 하려는 국가의 업체들도 자동브레이크 탑재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독일 정부 5G 네트워크 사업 참여 모든 장비업체들 규제 강화 추진

    독일 정부 5G 네트워크 사업 참여 모든 장비업체들 규제 강화 추진

    독일 정부가 차세대 무선통신(5G) 네트워크 사업에 참여하려는 모든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12일(현지시간) 독일 지역신문연합 RND에 따르면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은 대연정을 구성 중인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 간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통신법에 대한 개정 의사를 밝혔다. 제호퍼 장관은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보안확인 과정을 밟고 장비를 통해 첩보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무부는 현재 구체적으로 조문 검토작업에 나섰다. 법 개정이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데이터 유출 의혹과 관련해 견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해석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직접 보좌하는 헬게 브라운 연방총리실장과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에너지부 장관 등은 앞서 지난 6일 만나 화웨이의 5G 참여를 법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때문에 알트마이어 장관은 5G 구축 과정에서 특정 기업을 배제하지 않되 모든 장비 제공업체는 엄격한 보안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에 정보 유출을 가능하게 하는 ‘백도어’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정부 통신 장비에서 배제하고 있다. 미국은 그러면서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측은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보안 규정을 강화하려고 하나 최대 무역국인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화웨이를 직접 배제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번 사안을 다루는 분위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中 이스라엘 기술 투자에 안보 우려”… 볼턴까지 나서 경고

    중국이 이스라엘 테크(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미국 정부가 안보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정부 관리들은 지난달 초 이스라엘 측에 이 같은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외국자본의 미 기업 인수를 심사하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와 비슷한 범부처 간 감시기구 창설을 준비 중이다. 중국이 투자하는 이스라엘 테크 기업 제품에는 드론이나 인공지능(AI)을 포함해 군사용으로 전용이 가능한 품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스라엘의 이런 기업을 활용해 미국의 기밀을 탐지하거나 이스라엘 기술을 이란 등에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것이다. 중국의 이스라엘 투자에 대한 우려는 2015년 중국 상하이국제항만그룹이 이스라엘 하이파항을 건설하고 25년간 운영권을 갖기로 하는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이어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부상과 중국의 이스라엘 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등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중국의 이스라엘 첨단 기업에 대한 투자는 2013년 7600만 달러에서 2017년 3억 800만 달러로 크게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는 3분기까지 3억 2500만 달러(약 3651억 7000만원)를 기록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이스라엘 11개 도시에 12곳의 무역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이스라엘 첨단 기업에 대한 투자 대가로 현지 사무소를 두거나 해당 기업과의 기술 공유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볼턴 보좌관이 지난달 6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중국의 투자로 미·이스라엘 간 정보협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일본 소프트뱅크 무인배송 스타트업 뉴로에 1조 투자 왜?

    일본 소프트뱅크 무인배송 스타트업 뉴로에 1조 투자 왜?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무인배송 스타트업(신생 벤처)인 뉴로(Nuro)에 9억 4000만 달러(약 1조 580억원)를 투자한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201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비상장기업 뉴로는 자율주행차량을 이용한 주문형 택배 서비스를 개발하는 업체다.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자율주행차 웨이모의 두 엔지니어가 힘을 합쳐 만든 뉴로는 ‘무인택시’보다 ‘무인배달’이 가능한 미래 자율주행차 모델로 보고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로는 2017년 4월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차량을 시험 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부터 미 슈퍼마켓업체 크로거와 함께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 이후 지난해 12월부터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지역에 있는 소비자들에게 식료품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비전펀드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아직 ‘유아기’ 상태다. 도로 위 맞춤생산된 뉴로 배달 차량은 아직 6대에 불과하다. FT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막대한 투자 금액에 비해 뉴로의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뉴로는 소프트뱅크의 투자금을 활용해 서비스 제공 지역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데이브 퍼거슨 뉴로 창업자는 뉴로가 더 많은 무인배달 차량을 주행케 하기 위해 현재 여러 자동차와 전자기기 제조업체들과 논의 중이라며 “기업으로서 우리의 미션은 일상 생활에서 로봇의 이점을 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뉴로는 대형 자동차 및 전자기기 제조업체들과 배송수단 개발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기존 배달 서비스를 통해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문을 더 키우는 등 배송 수단의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소프트뱅크가 운송기술 시장에 투자한 규모는 더욱 확대됐다. 소프트뱅크는 앞서 지난해 5월 제네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에 23억 달러 규모를 투자했다. 손정의 회장의 1000억 달러 비전펀드는 미 우버와 중국 디디추싱(滴滴出行) 등 자율주행차업체의 일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는 토요타와 ‘모네 테크놀로지’라는 모빌리티 합작투자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車관세, EU만 정조준”…한·일 한숨 돌리나

    포브스 “美상무부‘ EU 국한’ 보고서 낼 듯” 25% 부과땐 벤츠·포르셰 수입차 90%↓ 美 자동차 전체 판매도 11% 감소 예상 한·일, 고관세 피했지만 일부 타격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수입자동차 및 수입차 부품에 대한 25%의 고율 관세 부과가 유럽연합(EU) 국가에만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주요 자동차 수입국인 한국, 일본 등은 ‘발등의 불’이었던 고율 관세 부담에서 벗어나는 등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내 자동차 소비가 크게 줄면서 한·일 자동차 업체들도 일정 부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0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오는 17일까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수입자동차의 안보 위협 여부를 담은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할 것이라고 스위스 투자은행 UBS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EU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매길 전망이며, 그 밖의 다른 국가에서 만들어지는 자동차는 제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 보고서를 접수하고 90일 이내에 고율 관세 부과를 명령할 수 있다. 미 상무부는 앞서 지난해 5월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자동차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왔다. 이 법안에는 미국의 통상안보를 해칠 것으로 우려되는 품목에 고율 관세를 매기거나 수입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UBS 보고서는 2017년 EU가 미국에 124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인 63만대가 고급 자동차이고 61만대가 보급형 자동차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상무부가 수입자동차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따른 조치로 고율 관세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은 브랜드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포르셰, 아우디 등 독일계 고급 자동차 브랜드가 꼽힌다. 보고서는 자동차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면 미 자동차 전체 판매가 11% 감소할 것이며 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미 업체로 분류되는 피아트크라이슬러가 큰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어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고급차 부문에서 수입차 판매가 90%가 줄어들며 EU의 수입차 판매가 65만대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를 억제하는 어떤 조치가 나오더라도 이미 중국 내 판매 감소, 유럽 경기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우려, 연비에 대한 규제 강화, 내연기관 탈피 등으로 큰 타격을 받은 EU 자동차 산업은 황폐화할 것”이라며 한·일 업체들은 고율 관세의 직접 타격은 피했지만 미국 내 전체 판매량 감소에 따라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에서 트럼프 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때문에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본다는 논란도 제기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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