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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질 논란’ 케인 美연준 이사 후보 결국 낙마

    ‘자질 논란’ 케인 美연준 이사 후보 결국 낙마

    무어 후보도 과거 성차별 발언 논란자질·도덕성 시비를 불렀던 허먼 케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이사 지명자가 끝내 낙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내 친구 허먼 케인은 진정 훌륭한 사람이지만, 나에게 연준 이사 후보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의 바람을 존중할 것이다. 허먼은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훌륭한 미국인”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갓파더스피자의 최고경영자(CEO)와 전미요식업협회(NRA) 회장을 지낸 케인을 공석인 연준 이사로 지명했다. 케인은 2011년 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해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불륜 및 성추행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낙마한 바 있다. 케인은 친 트럼프 성향의 인물로 무제한 모금 및 광고를 할 수 있는 ‘슈퍼 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창립한 인물이다. 그러나 53명의 공화당 상원의원 중 4명이 공개적으로 케인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바람에 사실상 상원 인준이 힘들어지면서 낙마설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7명 가운데 2명이 공석인 연준 이사에 케인과 함께 지명한 보수 경제학자이자 자신의 대선캠프 출신인 스티븐 무어 헤리티지재단 연구원도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발언을 한 이력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무어는 보수 성향의 잡지 내셔널 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각종 성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2002년 3월 기고문을 통해 미 대학농구(NCAA) 챔피언전에서 비미국적인 것을 걷어내자며 여성의 참여를 반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성 심판과 여성 아나운서, 여성 맥주 판매원 등이 농구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게 규정을 바꾸자고 제안한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Zoom in] GM, 111년 만에 ‘최강 우먼 파워’… CEO 이어 이사회까지 장악했다

    [월드 Zoom in] GM, 111년 만에 ‘최강 우먼 파워’… CEO 이어 이사회까지 장악했다

    5년 전 메리 바라 CEO로 파격 취임 이사회도 여성이 첫 과반 이상 차지 글로벌 車업계 최초… GM 진두지휘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경영을 여성들이 맡는다. 창사 111년 만에 처음이다. 메리 바라(58)가 5년 전인 2014년 미 자동차업계 최초로 GM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데 이어 이사회마저 여성들이 장악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GM은 오는 6월 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13명인 이사회 구성원을 11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코노코필립스 전 CEO 출신인 제임스 멀바(72)와 미 합참의장 출신인 마이클 멀린(72)이 정년 퇴임한 공석을 채우지 않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GM 이사회는 테오도르 솔소(72) 수석이사가 GM의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년을 1년 연장했지만, 이사회 구성원은 여성(6명)이 남성(5명)보다 많다. 글로벌 자동차업계 최초의 일이다. 선봉장은 바라 회장 겸 CEO이다. 바라 CEO는 2009년 파산 위기에서 벗어난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가혹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북미 지역에서 최대 1만 4800명의 직원을 감원하고 공장 5곳을 폐쇄했다. GM은 이를 통해 연간 60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하고 대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 투자를 강화했다. 여성 CEO가 남성보다 온정적인 경영을 펼치는 것이 결코 아닌 셈이다. 이사회 멤버는 바라 CEO 외에 린다 구든(65) 전 록히드마틴 부사장, 제인 멘딜로(59) 전 하버드대 CEO, 자미 미식(59) 키신저협회 공동 CEO, 페트리샤 루소(66) 휼렛패커드 회장, 캐롤 스티븐슨(67) 전 웨스턴 온타리오대 학장이 포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GM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 가운데 여성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세 번째 회사가 됐다”면서 “이는 더 많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국가의 여성 임원 비율 강제할당 추세가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업들의 고위직 여성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포천 500대 기업 중 여성 CEO는 지난해 말 기준 25명에 그쳤다. 대상을 모든 미국 기업으로 넓혀도 여성 CEO 비율은 10%에도 훨씬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주는 ‘여성 임원 의무할당제’를 도입했다. 이 지역에 본사를 둔 상장사는 올해 말까지 이사회에 최소 1명의 여성 임원을 포함해야 한다. 이사회 규모가 5명 이상인 기업은 2021년까지 여성 임원을 최소 2명, 6명 이상이면 최소 3명을 임명해야 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뉴욕증시 기업공개로 떼돈 번 스타트업 줌…창업자 3조 돈 벼락

    미국 뉴욕증시 기업공개로 떼돈 번 스타트업 줌…창업자 3조 돈 벼락

    설립 8년차의 스타트업(신생 벤처)인 화상회의 소프트웨어업체 ‘줌’(Zoom)이 미국 뉴욕 증시 나스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창업주도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에릭 유안 줌 창업자겸 대표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줌의 나스닥에 기업공개(IPO·상장)한 덕분에 보유가치 지분이 29억 달러(약 3조 3127억원)에 이른다. 줌은 PC뿐 아니라 모바일로도 화상 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회의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줌의 공모가는 36 달러에 형성됐지만 상장 첫 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72.2%나 껑충 뛴 6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6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158억 9700만 달러(약 18조 1591억원), 회사 지분 20% 가량을 보유중인 유안 CEO의 지분가치도 덩달아 29억 달러까지 불어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주식시장 상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 말 상장한 차량공유업체 리프트는 이후 줄곧 내림세를 타며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세계 최대의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이미지 검색 소셜 플랫폼업체 핀터레스트 등이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 눈높이를 낮췄다. 지난 18일 기준 리프트 주가는 공모가(72달러)보다 18.9% 밑도는 58.36달러를 기록했다. 줌은 사실 상장을 앞둔 우버나 핀터레스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 받았던 종목이다. 당초 28~32달러에 공모가가 형성될 것이란 시장 전망과 달리 상장 직전 공모가 밴드가 33~35 달러로 결정됐고 공모가는 이마저도 넘은 36 달러에 정해졌다. 줌과 같은 날 주식시장에 상장한 핀터레스트도 신고식을 화려하게 치렀지만 주가는 공모가(19달러) 대비 28.4% 오른 24.4 달러에 마감해 줌의 그늘에 가려졌다. 핀터레스트의 시가총액은 현재 129억 1700만 달러로 줌보다도 적다. 그런데 줌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실적 개선 흐름이 탄탄한 덕이다. 2016년 매출액은 608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1억 5100만달러, 지난해에는 3억 3100만달러로 급증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투자비로 인해 이익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것과 달리 지난해 줌의 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7년 380만 달러의 순손실을 봤지만 지난해에는 76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줌의 흑자전환은 불필요한 비용을 쓰지 않는 유안 CEO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사는 2015년까지 별도 마케팅 부서를 두지 않고 오로지 입으르만 의존해 고객을 모았다. 앞으로도 저비용 전략을 고수할 계획인데 특히 인재를 모집할 때 캔자스시티나 새크라멘토와 같은 도시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들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들 도시 출신의 급여는 실리콘밸리에 비해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1700여 명의 직원 중 500명은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층도 두텁다. 우버나 자료관리 시스템 구축 회사 자피어, 메신저 회사 슬랙 등이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 유명 스타트업 기업들이 화상회의를 위해 선택한 스타트업이 바로 줌이다. 1000여 개의 고객사들 중 월간 10만 달러를 지불하는 고객만 344개다. ‘르네상스 캐피탈’의 맷 케네디 애널리스트는 “이미 100억달러 가치에 이르는 회사가 이러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우크라 대선 결선투표…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탄생하나

    우크라 대선 결선투표…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탄생하나

    ‘재벌 출신 현직 대통령이냐,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이냐.’ 친서방 노선을 표방한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가 21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를 실시했다. 결선 투표에는 재선에 도전하는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53)과 코미디언 출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가 맞붙었다. 지난달 31일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이 선출된다. 1차 투표에서는 젤렌스키 후보가 30.2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해 포로셴코 대통령(15.95%)을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에서도 젤렌스키가 압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제사회학연구소가 지난 9~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투표할 계획이고 찍을 후보를 정했다’고 응답한 유권자 가운데 72.2%가 “젤렌스키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5.4%에 머물렀다. 결선 투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진행됐다. 앞서 19일 공개 토론에서 포로셴코 대통령은 자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안보 위협에 대적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라고 강조하면서 젤렌스키의 ‘무경험’을 지적하고 군 통수권자로서 자질을 집중 거론했다. 젤렌스키는 포로셴코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끝낼 적임자로 자처하면서 포로셴코가 재임 중 자신의 부를 키웠을 뿐 동부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지 못했다고 맞받았다. 전문가들은 젤렌스키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친서방 노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앤더슨 암센터, 스파이 혐의로 중국 과학자 3명 퇴출

    미국 앤더슨 암센터, 스파이 혐의로 중국 과학자 3명 퇴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암전문 병원인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가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중국 과학자 3명을 퇴출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피터 피스터스 MD 앤더슨 암센터장은 휴스턴 크로니클 인터뷰에서 지난해 미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암센터에서 근무하는 과학자 5명이 이해관계 충돌 문제를 안고 있으며 외국 기관에서 얻은 소득을 정부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30일 이내에 신고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MD 앤더슨 암센터는 연방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기관인 만큼 NIH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MD 앤더슨 암센터는 지난해 1억 4800만 달러(약 1680억원) 규모의 NIH 보조금을 받았다. MD 앤더슨 암센터가 조사에 들어가자 NIH로부터 스파이 혐의를 받은 5명의 과학자 가운데 2명은 해고 절차를 앞두고 사임했으며, 1명은 해고 통보에 맞서 무고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3명은 모두 중국 국적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 중 한 명은 해고하지 않기로 했으며, 다른 한 명은 조사를 계속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스터스 센터장은 MD 앤더슨 암센터가 스파이 행위의 표적이 된 것은 이 병원이 세계 최고의 암 전문 의료기관으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중국인이 어떤 스파이 행위를 했는지, 미 연방정부가 기소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여름 텍사스에서 열린 모임에서 학자와 의료진에게 내부자가 스파이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며 의심스러운 행동이 적발될 경우 즉각 신고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FBI는 2017년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지적재산권 절도 행위로 해마다 6000억 달러(약 682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중국의 스파이 행위는 미국에 최대 위협으로 그들의 행위는 미국 50개 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학문의 자유와 발전을 저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계 미국인 과학자인 프랭크 우는 “과학연구의 발전은 자유로운 사상의 흐름에 기반을 둔다”며 “미국의 국익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달렸지,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따지는 인종적 편견에 달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중국 정부가 미국 내 중국인 과학자와 유학생 등을 동원해 자국의 첨단 과학기술을 유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중 무역협상 이르면 새달 말 ‘마침표’… 경제지표 기지개

    트럼프 “우리가 성공할 거란 예감 든다” 美무역적자 두달째 줄며 8개월래 최저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끝내기 위한 막판 조율 작업에 들어갔다. 미중은 17일(현지시간)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 일정을 합의했으며 양측은 이르면 5월 말이나 6월 초 합의문 서명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협상단이 이달 29일쯤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다음주에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워싱턴을 찾는다.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합의문 문구의 법률적 검토를 거쳐 이르면 미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5월 27일) 전후로 서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날 “중국과 우리의 무역 협상은 잘되고 있고 좋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중국에) 요구하고 있다”며 “(무역 합의는)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합의는 양국 모두에 좋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무역협상과 관련해) 매우, 아주 조만간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 무역적자가 두 달 연속 개선되며 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중 수출이 21% 급증하며 대중 무역적자가 급감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미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전달보다 3.4% 감소한 494억 달러(약 56조원)로,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 1월에는 14.6% 깜짝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대중 무역적자는 전달보다 9.3%나 감소한 301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맞불 관세 부과 대상 명단을 내놓았다. 명단에는 헤이즐넛부터 토마토케첩, 헬기·항공기까지 포함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주 미 정부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으로 미 기업이 피해를 봤다며 내놓은 11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명단에 대한 대응이라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정부, 중국 차이나모바일 “국가안보 위협” 미 시장 진출 반대

    미국 정부, 중국 차이나모바일 “국가안보 위협” 미 시장 진출 반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 국유 통신기업인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안보 위험이 크다는 판단 탓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차이나모바일이 미국에서 통신서비스 제공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안보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파이 위원장은 “차이나모바일이 미국 서비스 신청을 한 것은 실질적이고 심각한 국가안보와 법 집행 리스크를 야기한다”며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고 통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FCC는 차이나모바일이 미국의 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 정부 기관 및 기타 민감한 대상물에 대한 정보 수집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세계 1위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내몰아낸 데 이어 세계 최대 이동통신 기업인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접근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FCC는 다음 달 9일 회의를 열고 차이나모바일의 신청에 대해 승인 여부를 표결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명 FCC 위원 중 파이 위원장을 비롯해 3명이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파이 위원장의 방침이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차이나모바일은 2011년 미국과 다른 나라를 연결하는 국제전화 등 서비스를 위해 미 정부에 서비스 허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미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NTIA)은 차이나모바일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며 FCC에 이 회사의 진출을 허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국제중재재판소, 우크라이나 기업 러시아 크림 병합 자산 손실 배상 승소 판결

    우크라이나 기업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입은 크림반도 내 자산 손실에 대해 배상을 요구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우크라이나 최대 석유·가스 채굴회사 우크르나프타가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해 지난 12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우크르나프타에 4445만 달러(약 505억원)의 배상금과 350만 달러의 소송비용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고 회사 측이 16일 밝혔다. 우크르나프타는 러시아가 2014년 4월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크림에 있던 자사 소유 16개 주유소와 사무실 등을 불법으로 탈취당했다며 2015년 6월 PCA에 소송을 제기했다. PCA는 2017년 6월 러시아 정부에 우크르나프타 요구를 이행하라는 중간판결을 내렸다. 러시아는 이에 불복해 2018년 10월 스위스 최고법원에 맞소송했으나 기각당했다. 러시아 법무부는 이날 PCA 판결과 관련해 “러시아 측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PCA 관할권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판결의 합법성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어 해당 판결에 대해 상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16일 우크라이나 소속이던 크림반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러시아 귀속 지지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해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주민투표에서 96.7%가 러시아 귀속을 지지했음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를 강제 점령으로 규정하고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시아계 여성 차별 광고 독일 기업 호른바흐 끝내 새 광고로 대체

    아시아계 여성 차별 광고 독일 기업 호른바흐 끝내 새 광고로 대체

    인종차별과 여성혐오 내용을 담고 있다고 거센 비난을 받았던 독일 회사 호른바흐의 광고가 결국 내려졌다. 17일 독일 주재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광고를 내보낸 DIY용품 업체 호른바흐가 지난 15일부터 문제가 된 광고를 새로운 광고로 대체했다. 문화원측은 “호른바흐의 입장 변화는 지속적인 항의운동과 주독 한국대사관의 항의서한 이외에도 논란이 된 광고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독일 광고위원회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독일 광고위원회는 15일 호른바흐의 논란이 된 광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호른바흐의 해당 광고가 인종차별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광고를 변경하거나 중단하지 않으면 징계할 것임을 통보했다”면서 “호른바흐가 해당 광고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징계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고 문화원측은 전했다. 문화원측은 그러나 “호른바흐가 문제가 된 광고를 철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공식적인 사과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에 주목해 16일 2차 서한을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문화원측은 이 서한에서 호른바흐가 문제가 된 광고를 새로운 광고로 대체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으나 한국 커뮤니티가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화원측은 2차 서한에 대한 호른바흐의 반응을 지켜볼 것이라며 적절한 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호른바흐는 앞서 지난달 중순부터 정원에서 땀 흘려 일한 다섯 명의 백인 남성 속옷이 진공포장돼 도시의 자동판매기에서 판매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냈다. 이 광고는 자판기에서 속옷을 구매한 아시아 젊은 여성이 속옷의 냄새를 맡으면서 신음을 내고 황홀해 하는 장면을 담아 아시아 여성 비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호른바흐는 자사 홈페이지에 이 광고 논란을 다룬 Q&A를 통해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터부시되는 ‘체취 성애’를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시아 여성 비하 논란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남성이 소비자로 등장하는 것과 달리 여성이 소비자로 등장하는 것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은 것”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해명을 올려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아시아권 네티즌들은 인종차별과 여성혐오를 동시에 당한 상황을 뜻하는 “호른바흐 당했다”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회사를 상대로 항의 서명운동을 벌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에콰도르 전현 대통령 어산지 추방 놓고 설전

    에콰도르 전현 대통령 어산지 추방 놓고 설전

    에콰도르 전현직 대통령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모레노 대통령 “대사관을 스파이 센터로 악용”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어산지가 7년간 피신 생활을 해 온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을 ‘스파이센터’로 악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모레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문을 열어둔 우리 집이 스파이센터가 되는 걸 용납할 수 없다”며 어산지는 대사관 관리들에게 무례를 범한 ‘버릇없는 망나니’이자 ‘비참한 해커’라고 비난했다.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미국 기밀문서 수십만건을 올려 1급 수배대상이 됐다. 영국에 체류하던 어산지는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2012년 6월 주영 에콰도르대사관으로 피신했다. 그는 지난 11일 에콰도르가 보호조치를 철회하며 대사관에 진입한 영국 경찰들에 체포됐다. ●코레아 前대통령 “어산지, 사자앞에 던진 꼴” 이에 어산지의 피신을 허용했던 라파엘 코레아 전 에콰도르 대통령은 모레노 대통령에 대해 “어산지를 사자들 앞에 던진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모레노 대통령이 어산지를 파괴하고 하나의 상품처럼 취급하려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중도 모레노·반미 코레아 대통령 간 알력 다툼 전현직 대통령의 설전은 이들 간 알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미주의자였던 코레아 전 대통령은 어산지에게 은신처를 제공해 주고 도피를 도왔지만 중도주의자인 모레노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조를 생각해 어산지 체포를 방조했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전세계 홍역 3배 급증… 美 전역 확산 ‘25년 만에 최악’

    美20개주 발병…환자 많은 뉴욕 비상사태 유대교 구역 집중…이스라엘 방문 뒤 전파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홍역 환자가 이례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미국 뉴욕시는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브루클린의 특정 지역에 강제 백신 접종 명령을 내리는 등 미 전역에서 홍역이 25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5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세계 홍역 발병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늘어난 11만 2163건으로 집계됐으며 미국과 이스라엘, 태국, 튀니지 등 비교적 백신 접종이 잘 이뤄지는 국가에서도 홍역이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WH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많은 나라에서 눈에 띄게 홍역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홍역 발병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발병 건수는 보고된 건수 이상”이라면서 실제로는 더 심각할 수 있다고 WHO는 덧붙였다. 특히 미국에서 19년 전 ‘소멸 선고’를 받은 홍역이 올 들어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미국의 홍역 환자는 1994년 96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급격히 줄면서 2000년 공식 소멸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후 홍역이 꾸준히 발병하기는 했지만 상당 기간에 걸쳐 미 전역으로는 확산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20개 주에 걸쳐 모두 555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동부의 뉴욕·뉴저지·뉴햄프셔·코네티컷·매사추세츠·메릴랜드, 서부의 캘리포니아·워싱턴·오리건, 남부의 플로리다·조지아·텍사스까지 미 전역을 아우른다. 미국의 홍역 사태는 이른바 ‘초정통파’ 유대교 구역에 집중돼 있다. 유대인이 많이 사는 뉴욕시에서만 28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초정통파 유대교도가 이스라엘에서 가을수확축제를 즐기고 돌아온 직후인 지난해 10월부터 뉴욕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고 뉴욕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당시 이스라엘은 홍역이 한창 확산하던 때였고 백신을 맞지 않은 다수의 어린이가 바이러스를 갖고 미국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애플-퀄컴 글로벌 IT 공룡들의 ‘특허 전쟁’

    애플-퀄컴 글로벌 IT 공룡들의 ‘특허 전쟁’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 애플과 퀄컴이 300억 달러(약 34조원) 규모의 ‘특허 전쟁’에 돌입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모바일칩 제조사 간의 이번 특허 소송은 규모 뿐아니라 양사의 사업 향방에 대한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애플은 16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서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 재판이 시작한다. 소송은 특허 라이선스 계약과 관련된 내용이다. 퀄컴의 필수표준특허 남용 여부를 놓고 양사간 불꽃튀는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법정에 나와 퀄컴이 칩 로열티를 과도하게 받아 애플이 입은 손해와 관련해 증언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퀄컴은 세계 최대 특허 보유 업체이자 칩 공급업체다. 쿡 CEO가 취임한 후 애플과 퀄컴 간 분위기는 급랭했다. 2016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퀄컴 과징금 소송에서 애플측 대표가 “퀄컴이 독점적 지위 남용했다”고 증언한 것이 분쟁의 씨앗이 된 것이다. WSJ는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는 애플의 증언에 분노했고, 애플이 중국에서 인텔 모뎀 칩이 장착된 아이폰7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10억 달러 규모의 로열티 리베이트 지급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애플도 수십억 달러의 로열티 지급을 중단하면서 2017년 1월 퀄컴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해 맞불을 놨다. FT는 이번 재판이 미국, 중국 및 유럽까지 뻗어 나간 두 회사 간 장기 분쟁의 중심축이며 차세대 기술인 5G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출시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5G용 모뎀칩은 퀄컴, 삼성전자, 중국 화웨이만 생산 중이다. 애플이 대안으로 모뎀칩을 공급받았던 인텔의 5G용 모뎀은 2020년은 돼야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애플의 5G 단말기의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송 결과에 따라 애플의 5G 스마트폰 출시는 미뤄질 수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이미 5G 단말기를 출시했다.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의 제프 블레이버 애널리스트는 “퀄컴은 미래 비즈니스가 달렸고 애플은 아이폰 가격 경쟁력 약화를 걱정해야 한다”며 양사가 입게 될 치명상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애플·노키아 사례처럼 양사의 극적인 화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WSJ는 “몰렌코프 CEO는 애플이 노키아처럼 화해를 위한 협상을 할 것이라고 믿지만, 쿡은 허리를 굽힐 신호를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퀄컴을 제소했다. FTC는 2011~2016년 퀄컴이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위치를 이용해 로열티 인하를 요구하는 애플이 부당하게 무선칩을 구매하도록 강요했다고 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72시간 근무가 ‘행복’이라는 중국 IT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72시간 근무가 ‘행복’이라는 중국 IT기업들

    중국에서 ‘996룰’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전자상거래업체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알리바바((阿里巴巴) 마윈(馬雲) 회장과 징둥(京東·JD)닷컴 류창둥(劉强東) 회장이 인터넷상에 996룰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며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마윈(馬雲) 회장은 14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계정에 올린 글에서 주장하는 요지는 대략 이렇다.“진정한 996은 단순한 야근이 아니고 착취와 관계없다. 996과 997을 하는 그룹이 있었기에 중국이 40년만에 괄목한 성취를 이루고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와 6호를 갖게 됐다.” 마 회장은 996에 대한 자신의 시각에 대해 악성 댓글이 달리고 ‘자본가의 이빨을 드러냈다’는 폄훼하는 댓글이 있었다면서도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그런 얘기를 과감히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996룰 옹호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앞서 11일 직원들과 교류한 내용을 12일 웨이보에 ‘996룰 옹호가 아니고 분투자(奮鬪者)에 대한 경의 표시’라는 제목의 글로 소개한 뒤 비판이 잇따르자 이틀 만에 다시 글을 올린 것이다. ‘996룰’은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997은 일주일 내내 그렇게 일하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의 문화를 뜻한다. 마 회장은 12일에 올린 글에서 “여러분이 젊었을 때 996을 해보지 않으면 언제 할 수 있겠느냐. 평생 996을 해보지 않은 인생을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나는 지금껏 매일 12시간 이상을 일해왔지만 후회한 적이 없다”며 “996 문화가 오늘날 BAT 같은 중국 정보기술(IT)기업들을 있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BAT는 중국의 글로벌 IT공룡으로 불리는 바이두(百度·Baidu), 알리바바(Alibaba), 텅쉰(騰訊·Tencent)를 일컫는다. 마 회장은 “어떤 회사도 996 근무를 강요해서는 안되겠지만 행복은 분투를 통해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996룰 논란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중국의 생활정보 서비스업체 58퉁청(同城)이 야근비 없이 996을 실시한다고 통지하자 직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논란의 불을 지폈다. 현재 996룰 시행업체 명단에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비롯해 알리바바, 핀테크업체 마이진푸(螞蟻今服·Antfinancial), 징둥닷컴,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 58퉁청, 전자상거래 업체 쑤닝이거우(蘇寧易購)·핀둬둬, 드론업체 다장창신(大疆創新·DJI) 등 중국의 IT업계의 내로라하는 84개 업체가 포함돼 있다. 996룰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지난달 중순 징둥닷컴은 995나 996이 강제 이행사항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직원들은 모든 열정을 투입해야한다고 은근히 ‘강요’했다. 더군다나 지난달 27일에는 프로그래머들의 소스 코드 공유 플랫폼인 깃허브(GitHub)에 한 프로그래머가 ‘996 ICU’라는 웹페이지를 올리면서 워라밸 논란이 급속히 확산됐다. 996 ICU는 996을 따라 일하다가는 병원 중환자실(ICU)에 간다는 뜻이다. 마 회장은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996룰이라는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직장을 찾는 건 (결혼)상대를 찾는 것과 같다”는 그는 “진짜 사랑하면 길다고 느끼지 않지만 부적합한 결혼은 하루가 1년 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투자를 모두 욕망이나 이익이나 부(富)를 쫓는 사람으로 보는 사람들은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피곤해서 사랑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사랑하면 피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마 회장은 “세상에는 많은 996룰 심지어 007룰(자정에 출근, 자정에 퇴근, 일주일 근무)을 지키는 사람도 있다”며 “기업가는 물론 대부분 성공하거나 (목표를)추구하는 예술가 과학자·운동선수·관리·정치가는 기본적으로 모두 996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마 회장은 “그들이 일반인을 뛰어넘는 기력이 있어서가 아니고 자신이 선택한 사업을 매우 좋아하고 일반인을 뛰어넘는 분투와 노력이라는 대가를 치렀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없는 ‘성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일하는 생활방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편하게 일하고 일반인을 뛰어넘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게 비판받을 수 없지만 분투가 가져다주는 행복과 보상은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인생은 태어날때부터 돈이 있고, 공부를 잘하기도 하는 불공평이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하루 24시간이 주어지는 공평도 있다”며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지가 어떤 인간이 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 회장이 996룰에 대한 입장을 처음 밝힌 12일 류창둥 회장도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에 올린 글에서 “995룰 또는 996룰을 영원히 강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럭저럭 날을 보내는 사람은 내 형제가 아니다. 진짜 형제는 강호에서 필사적으로 싸우고 책임과 압력을 분담해 성공의 성과를 함께 나눈다”고 썼다. 창업초기 회사에서 4년간 잠을 자면서 24시간 서비스를 위해 2시간마다 자명종을 맞춰놓고 일어나 일했던 일화를 소개한 류 회장은 지난 4~5년 하위 도태제를 시행하지 않아 그럭저럭 일하는 사람이 급증했고,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징둥은 희망이 없고 회사는 시장에서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 회장은 창업 초기처럼 다시 목숨걸고 일할 수는 없지만 8116+8(아침 8시 출근, 밤 11시 퇴근, 주 6일 근무,일요일 8시간 근무)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결사적으로 일하는 쾌감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상을 위해 함께 분투할 형제를 찾아 그들의 나날이 갈수록 좋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혀 마 회장의 글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2017년 초 지도서비스업체 가오더(高德)가 내놓은 중국 주요도시 교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 직원의 평균 퇴근시간은 저녁 9시 57분으로 가장 늦었다. 다음은 텅쉰(9시 55분), 알리바바(9시 53분)로 각각 나타났다. 화웨이와 텅쉰 등이 있는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은 베이징 다음으로 야근 시간이 긴 도시에 선정됐다. 반면 중국 최대의 온라인 서점인 당당망(當當網) 창업자 리궈칭(李國慶)은 공개적으로 996룰을 반대했다. 그는 “다른 업종보다 프로그래머의 경우 8시간동안 프로그램과 씨름하다 보면 집에 가서는 쓰러져 자기 일쑤다. 11시간 넘게 근무하는 것 자체가 살인적인 스케줄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관리자들이 결제 보고 시스템 및 효율을 높이는 것이 직원들이 야근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도 거들었다. 인민일보는 14일 논평을 통해 996룰 강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분투를 지향하는 것은 996룰을 강요하는 것과 다르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알리바바, 징둥 책임자가 ‘996룰’ 관련 입장을 밝히면서 996룰은 중국 사회의 핫이슈가 됐다”며 “996룰 반대는 분투 반대, 노동 반대의 의미가 아니며 분투 지향, 노동지향은 연장 근무 강요와 동일시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또 “회사는 996룰 근무를 반대하는 직원들에게 ‘게으름뱅이’(混日子)이라는 꼬리표를 붙여서는 안되고 그들의 진실된 요구를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경기 하방 압력으로 많은 기업들은 존폐의 기로에 서있고 그런 조급한 마음에 직원들의 추가 근무, 996룰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996룰 시행으로는 기업의 난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직원들의 시간을 끄는 행보를 조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되면서 중국인들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고 국민들은 목숨을 건 돈벌이보다는 여가생활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찾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한다“며 “이에 따라 996 강요보다 탄력 근무제는 직원들의 더 많은 열정을 끌어낼 수 있고, 더 많은 인력 자원 잠재력을 키울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IMF “독일-한국-호주 재정 확대 통한 경기부양책 가동해야”

    IMF “독일-한국-호주 재정 확대 통한 경기부양책 가동해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과 독일, 호주를 재정 상황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만큼 적절한 수준의 경기부양을 권고했다. IMF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춘계회의에서 내놓은 ‘재정 점검’ 보고서에서 “가파른 경제 둔화 리스크가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 재정적 공간이 있는 곳에서는 제한적이고 높은 질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부양책이 필요한 국가로는 한국과 독일, 호주를 꼽았다. IMF는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충분한 재정적 공간이 있다”며 “보다 더 관대한 실업수당이 임시적인 실직자들에게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맞선 부양책이 핵심 현안으로 집중 논의된 가운데 경제학자들이 부양책을 쓸 수 있는 상황인 데도 사용하지 않는 나라들을 지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IMF는 최근 재정수지가 흑자인 국가들에게 감세나 지출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재정 흑자 국가들은) 이를 활용해 투자하고, 경제발전과 성장에 참여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 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역시 IMF의 입장에 동의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재정 흑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75%, 독일은 1.71%, 스위스는 0.33%다. 호주는 GDP의 0.2% 수준의 재정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몇 년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 출범 이후 감세 등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을 펼친 미국이 GDP의 4.26%, 중국이 GDP 대비 4.81%의 재정 적자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WSJ는 한국과 호주는 독일보다는 재정확대를 통해 경제를 자극해야 할 필요성이 적다고 분석하고, 독일의 경우 유럽의 성장과 정치적으로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IMF의 권고대로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IMF 보고서 역시 독일에 대해 낮은 공공부채로 잠재 GDP 제고를 위한 ‘재정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나라로 지목하면서 “단호한 정책 행동을 위한 여지가 있다. 물적·인적 자본 투자에 집중해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고서에는 또 캐나다와 프랑스, 일본, 영국, 미국 등 부채가 많은 선진국들은 ‘중대한 경기 하강의 징후’가 없다면 장기 부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수준으로 점진적인 재정 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권고도 담겼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페이스북, 인스타, 왓츠앱 전 세계적 접속 장애 사고 발생

    페이스북, 인스타, 왓츠앱 전 세계적 접속 장애 사고 발생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과 그 계열사인 인스타그램, 왓츠앱이 전 세계적으로 접속장애 사고가 발생했다. 전 세계 인구의 40% 가까이가 페이스북 계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정전’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를면 14일(현지시간) 오전 6시30분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에서 접속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과 유럽, 브라질, 베네수엘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일본, 한국 등 거의 세계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페이스북이 먹통이 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들이 50%로 가장 많았고,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는 이들이 25%에 이른다. 서비스가 총체적 먹통이라고 신고한 이들도 23%나 됐다. 현재 접속장애 사고는 순차적으로 복구되고 있다. 뉴욕시의 경우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서비스가 정상으로 재개됐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일부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계열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었다”며 “문제는 해결 됐으며 불편함을 겪게 해 죄송하다”고만 밝혔다. 다만 접속장애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페이스북과 계열 SNS가 접속 장애를 일으킨 것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앞서 지난달 13일에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에서 접속 장애 사고를 겪었다. 당시 페이스북 측은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등이 아니라 서버 구성 변경에 의한 기술적 오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페이스북의 월이용자는 23억 2000만명에 이른다.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 계열 서비스를 모두 더할 경우 매월 이용자수는 27억명을 넘어선다.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 ‘글로벌 정전’이 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각종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서비스가 접속되지 않는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인 G메일과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드라이브 등에서 3시간 이상 장애가 발생했다. 지난 2일 국내에서는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에서 광고가 재생되는 오류가 나타나기도 했다. 문제는 거대 글로벌 서비스의 서버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 원인 파악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사이버보안업체 손레이 시큐리티의 샌디 버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 같은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복잡성 탓에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두테르테가 돌연 시진핑에 등돌린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두테르테가 돌연 시진핑에 등돌린 까닭은

    지난 9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 마카티의 중국 영사관 앞. 필리핀 시위대가 ‘중국은 당장 떠나라’(China out now)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친중(親中) 행보를 보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상징하는 별이 찍힌 군화에 입맞춤하는 모습의 합성 사진에 ‘반역자’(traitor)라고 적은 피켓도 보였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티투섬(필리핀명 파가사섬, 중국명 중예다오<中業島>) 주변 해역에 중국 선박들이 공격적으로 항해·정박해 위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필리핀내 반중(反中)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티투섬은 중국이 스프래틀리제도에 미사일을 배치한 3개 인공섬 가운데 하나인 수비암초(필리핀명 자모라, 중국명 저비자오<渚碧礁>)와는 불과 12해리(약 22㎞)쯤 떨어져 있다. 필리핀 당국이 지난해 티투섬의 해변 진입로 유지보수 작업을 시작한데 이어 비행장 활주로 보수 작업을 개시하자 중국이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티투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필리핀과 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군에 자살 임무수행 명령을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은데 이어 테오도로 록신 외무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미국만이 유일한 동맹”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등 ‘밀월기’를 보내던 필리핀·중국관계에 긴장감이 팽팽해지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은 티투섬에서 손을 떼라”고 강력 경고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티투섬 주변에 집결한 수백 척의 중국 선단에 대해 “중국이 이 섬을 건드리면 군에 자살 임무를 준비하라고 지시할 것”이라며 ‘자살공격 불사’ 방침을 밝혔다. 그는 “티투섬은 우리 영토이며 중국이 이 섬을 점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애원하거나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록신 외무장관도 가세했다. 그는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세계 유일한 강국”이라며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군사동맹으로 남을 것이며 우리는 다른 어떤 동맹도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중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필리핀이 자동 개입할 수 있다고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설명했다. 더군다나 필리핀에서는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3500명의 미군과 7500명의 필리핀 병력이 참가한 미국과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 ‘발리카탄 2019’를 실시하며 중국의 공세에 맞불을 놨다. 필리핀 의회도 질세라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의 감시장비 도입 프로젝트를 보류했다. 필리핀 일부 의원들은 화웨이 장비가 들어간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경우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화웨이 장비가 들어가는 4억 달러(약 4560억원) 규모의 CCTV 설치사업 관련 예산안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랄프 렉토 상원의원은 “중국 장비와 관련해 전 세계가 스파이 문제와 데이터 보안 등을 우려하고 있다”며 감시장비가 꼭 필요하다면 다른 나라 제품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닐라를 방문했을 때 1만 2000대 규모의 중국산 CCTV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비는 마닐라는 물론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 다바오에도 설치될 예정이었다. 필리핀은 안면인식 기능까지 갖춘 이 장비를 범죄 예방과 수사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필리핀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 비용의 80%는 중국이 대지만 나머지는 필리핀이 지원할 예정인데 의회 결정으로 묶이게 됐다”며 “ 사업을 진행하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2016년 6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친중(親中) 노선을 걸어왔다. 중국 정부는 그 대가로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프라 사업에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고 중국인들의 필리핀 관광 규제를 해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중국의 필리핀에 대한 인프라 투자액은 지난해 150억 달러(약 17조원) 규모이고, 필리핀을 방문한 중국인 수는 126만명에 이른다. 방문 중국인 수는 2015년보다 300%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인에게 33만 5800여건의 취업 비자와 특별취업 허가증을 발급하면서 중국인들이 폭증했다. 전체 외국인들에게 발급된 취업 허가의 절반 이상이나 된다. 관광비자로 입국해 필리핀에 눌러앉는 경우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불법 체류 중국인 노동자들을 추방해야 된다고 말하면서도 정부 당국자들에게는 “이 같은 사건을 취급할 때 주의하라”고 애매하게 말하기도 하고 “그들(중국인 노동자들)을 이곳에서 일하게 하자”며 ‘관용’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대량 유입되면서 필리핀인들 사이에는 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를 저지른다며 불만이 커졌다. 지난해 5월 발생한 불법 체류 중국인의 필리핀인 웨이트리스 폭행 사건 등 불법 체류자들의 범죄와 관련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필리핀인들의 중국인에 대한 반감은 증폭됐다. 이 때문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에 저자세로 일관했지만 정작 중국이 약속한 대규모 경제 지원은 제대로 실현된 게 거의 없다’는 따가운 여론에 직면했다. 중국인 대거 유입 문제는 오는 5월 중간선거(총선)를 앞두고 필리핀의 주요 정치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리핀이 티투섬의 해변 진입로 유지보수 작업과 활주로 및 부두 보강시설 공사의 개시하자 중국 선박 수백 척이 섬 주변에 몰려와 ‘공포 분위기’를 연출했다. 필리핀 군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중국 선박 600여 척이 잇따라 티투섬을 돌고 있거나 에워싸고 있다. 군부는 이들 선박이 ‘중국의 해상 민병대’라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저인망 어선 등은 고기잡이를 하지 않고 대부분 섬 주변을 둘러싸거나 그저 정박 상태로만 있어도 필리핀 어선들은 겁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어선 출몰 자체는 비군사적 활동이지만 그 배경에는 이 일대 섬 장악을 목적으로 한 ‘양배추 전략’(cabbage strategy)’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배추 전략이란 상대 국가의 해상 자유를 제약하는 것을 목적으로 분쟁 지역 해상에 자국의 비군사 어선 또는 시설을 포화시키는 전략이다. 중국은 2014년 베트남을 상대로도 이 전략을 써서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중국 정부는 “우리는 티투섬과 인근 해역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으며 중국 선박들이 그곳에서 어로 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어부들의 활동이 예년과 비교해 올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중국과의 협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엔총회에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2016년 7월 PCA에서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받아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에 판결 이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특히 중국의 움직임은 남중국해 일대에서 필리핀, 베트남 등과 분쟁을 벌이면서 이 일대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는 미국과의 대립도 다시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티투섬의 필리핀 영유권 주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필리핀과 미국 간의 방위조약이 건재함을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디즈니 “11월 12일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개시”…월 6.99달러

    디즈니 “11월 12일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개시”…월 6.99달러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공룡’ 디즈니가 TV·영화 등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을 둘러싸고 넷플릭스, 애플 등과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미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 본사에서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열고 오는 11월 12일부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영상을 볼 수 있도록 무제한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서비스의 월 이용료는 6.99달러(약 8000원), 1년 구독료는 69달러이다. 이 같은 가격대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최상단이지만 세계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1위인 넷플릭스의 표준 고화질(HD) 이용료의 절반 수준이라고 CNBC방송은 전했다. 디즈니는 이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최고 경쟁력 요소로 평가되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내년에 10억 달러(약 1조 1400억원)를 투자하고 2024년가 되면 이를 2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4년 말까지 6000만∼9000만 명의 유로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중 3분의 1은 미국 내에서, 나머지는 해외에서 가입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디즈니는 이와함께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ESPN+’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를 디즈니플러스와 한데 묶어 서비스하는 것에도 관심을 내비쳤다. CNBC방송은 디즈니가 소비자에게 직접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성공하기 위해 지난해 713억 달러를 들여 21세기 폭스를 인수했다고 전했다. 이 거래로 디즈니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훌루의 지분 60%를 얻어 사실상 훌루에 대한 지배권을 획득했다. 다만 “훌루의 지분 40%를 컴캐스트와 AT&T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디즈니플러스와 다른 서비스들이 공존할지는 불투명하다”고 CNBC방송은 지적했다. 디즈니는 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많은 TV 시리즈와 영화를 독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마블 시리즈 중에서는 스칼렛 위치와 비전, 로키, 윈터 솔저, 팰컨과 호크아이를 각각 내세운 4개의 액션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특히 이들 시리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들과도 스토리가 연계된다고 마블 대표인 케빈 파이기는 귀띔했다. 스타워즈 시리즈로는 확장 세계관의 전투종족 이야기를 다룬 ‘더 맨덜로리안’ 시리즈가 서비스 출시와 함께 방영되고 ‘클론 전쟁’의 새 시즌도 준비 중이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토이 스토리’의 캐릭터 포키와 보 핍을 주인공으로 하는 단편들과 ‘몬스터 주식회사’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직장의 몬스터’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개봉할 디즈니 영화도 극장 상영과 가정용 비디오 서비스가 끝난 뒤 디즈니플러스로 제공된다. 올해 11월 개봉이 예정된 ‘겨울왕국2’는 내년 여름 디즈니플러스에 독점 제공된다. 이 밖에 디즈니의 고전 애니메이션 영화와 TV 애니메이션, 영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심슨 가족’의 전편 등도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제공된다.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며 몸집과 콘텐츠를 한층 키운 디즈니가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함에 따라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훌루 등이 경합하고 있는 스트리밍 시장은 전통적인 케이블 TV 시장을 잠식하며 급성장하는 중이다. 애플도 지난달 ‘TV플러스’란 이름으로 올가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취임 이틀만에 ‘중국 때리기’에 나선 세계은행 총재

    취임 이틀만에 ‘중국 때리기’에 나선 세계은행 총재

    ‘대중(對中) 매파’로 알려진 세계은행(WB) 총재가 취임하자마자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맬패스 신임 WB 총재는 11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중국이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바람에 세계 일부는 너무 많은 빚을 떠안았다”며 중국을 직접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재의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이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등에서의 극심한 빈곤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9일 WB 총재에 취임한 그는 이전부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 저개발국에 막대한 빚과 질 낮은 사업을 떠안긴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맬패스 총재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WB 춘계회의’에서도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탓에 개도국들이 떠안는 빚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대출이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대출이) 투명한 방법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부채는 경제에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프리카 17개국은 이미 빚더미에 올라앉았다”며 “새 계약들이 체결되면서 그 숫자는 늘고 있으며 투명하지도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맬패스 총재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해) 채무 내용과 사업의 질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우리가 중국과 협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일대일로 사업으로 피해를 본 국가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스리랑카와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들은 중국으로부터 차관을 받아 철도와 항만 등 인프라사업 건설에 나섰지만, 수익이 나지 않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지면서 인프라 시설을 중국에 넘겨주고 있다. 개도국에 많은 돈을 빌려주고 있는 중국은 오히려 WB로부터 저금리 대출을 받아가고 있다고 맬패스 총재는 비판했다. WB는 개도국들에게 더 좋은 조건으로 융자를 해주는데, 중국이 2016년 개도국 기준을 넘어섰음에도 융자를 계속 받아간다는 것이다. 다만 대중 융자가 줄고 있으며 중국도 더 이상 피지원국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역시 이날 회의에서 개도국들의 높은 부채 수준과 불투명한 부채 규모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대출자가 다원화되고 파리클럽 비회원이 제공한 공공부채가 생기면서 향후 이뤄질 채무 구조조정은 10년 전보다 복잡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리클럽(Paris Club)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등으로 구성된 국제 채권국 모임이다. 문제는 중국이 빌려준 자금의 규모와 조건이 불투명한 탓에 IMF가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있다. 지난해 IMF와 파키스탄의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된 데에도 중국에서 빌린 자금의 불투명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은행과 IMF는 투명성을 제고하고 부채의 조건과 규모, 만기일 등을 알아내기 위해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아이우지우’(愛屋及烏)는 중국 스타트업(창업기업) 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2014년 설립 이후 아이우지우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14억 인구의 부동산 거래를 상정하면 성장성에는 온통 ‘장밋빛’ 일색이었던 까닭이다. 불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섯 번이나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단숨에 3억 500만 달러(약 3465억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2016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특성상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외면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마저 맞았다. 결국 지난 1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중국 굴지의 금융그룹 핑안(平安)보험이 투자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핑안팡(平安房)도 아이우지우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보기술(IT)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는 부동산에 금융과 인터넷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의 스타트업 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였던 스타트업 업체들이 혁신 기술의 부재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유 자전거업체 오포(小黃車·ofo)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2014년 창업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이 마지막 1㎞를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언제든 필요할 때 타고 아무데나 내려서 놓고 가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현실화시켜 중국 스타트업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샤오미(小米) 등 중국 ‘IT 공룡’들이 앞다퉈 오포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는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모델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이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1500만명을 넘어섰다. 보증금이 1인당 99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보증금 반환 규모는 거의 15억 위안(약 2500억원)에 이른다. 오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 채무 관련 소송과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파산설을 부인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오포의 경쟁자였던 모바이크(摩拜單車·mobike)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인수되면서 도산은 겨우 면했지만 싱가포르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나던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도 줄줄이 파산하면서 투자금 반환 시위가 일어나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서 사회문제로까지 등장했다. SCMP는 “중국의 자본은 너무 많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너무 적었다”며 “유사한 아이디어에 투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상당수 투자금은 이제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중국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는 이유는 진정한 기술 혁신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와 광활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류자룽 중국 자오상(招商)은행 카드사업총괄 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기술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허풍”이라며 “일부 성공한 회사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기보다) 중국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됐으며, 결국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이들 업체의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정조준하면서 남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했고, 자국 시장에만 의존해 온 스타트업들이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동안 중국의 기적이자 자존심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점도 스타트업 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를 잔뜩 부풀렸던 버블(거품)이 빠지면서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가인 윌리엄 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스타트업은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금을 만끽했지만 이젠 그런 좋은 시절은 지났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경영난에 봉착함에 따라 직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체들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룰’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무려 주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셈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유짠(有贊)의 주닝(朱寧)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7일 직원들에게 “996룰을 지켜 달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화웨이 직원 말에 ‘이혼하면 해결된다’는 조언을 했다”며 “직원들의 이혼은 원하지 않지만, 화웨이의 이러한 문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강제한 것이다. 996룰은 사실 스타트업 직원들이 과거 잘나갈 때 만든 문화다. 당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장시간 근무를 했다. 그러나 상당수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996룰을 강요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들마저 내보내며 인력을 줄인 여파다. 이에 중국 IT기업들과 스타트업의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는 ‘안티 996룰’ 캠페인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안티996룰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는 일주일간 깃허브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캠페인 관련 저장소는 16만명의 ‘스타’(star, 좋아요)’를 얻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2013년부터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한 데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cent) 같은 1세대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자금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2015~2017년 ‘이지 머니’(손쉬운 자금 조달)를 만끽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하루 평균 6900개 사가 설립되던 스타트업이 지난해엔 하루 평균 1만 8400개 사로 167%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위축이 가속화됐다. 중국 리서치기업인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전달보다 31.7%나 급감한 294억 위안에 그쳤다. 전체 투자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나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레퀸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타트업 시장 투자 건수와 펀딩 규모가 각각 713건과 1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12%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미국 “미중 무역합의 이행 전담사무소 개설 합의...큰 진전”

    미국 “미중 무역합의 이행 전담사무소 개설 합의...큰 진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무역합의를 이행하는 문제를 전담할 사무소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양국 간 무역협상에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CNBC 프로그램 ‘디익스체인지’에 출연해 “미국과 중국 양측이 합의사항을 강제하는 메커니즘에 합의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을 다룰 협정 이행 사무소(enforcement offices)를 개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어 “이것(합의사항 이행)은 양측 모두 매우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라며 “우리는 진정으로 합의문 실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그러나 양국 합의사항을 중국이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관세를 도구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앞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된 이후에도 2500억 달러(약 28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매긴 관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하며 중국측을 압박해왔다. 이에 대해 중국은 무역합의 일환으로 관세 철폐를 요구해왔다. 므누신 장관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의 화상회의가 생산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질질 끌고 있는 핵심 문제들을 포함해 미중 양국이 협상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어 “어제(9일)도 류허 부총리와 늦은 밤까지 회의를 했으며, 내일 아침에 다시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아직 해결해야할 중요한 이슈들이 있지만 양측은 합의를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명확한 시간표는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중 협상과 관련해 4주 안에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고 언급했었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협상을 빨리 마무리하길 희망하지만 임의의 기한은 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 협정을 완성할 수 있다면 이것은 정말 지난 4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의 경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므누신 장관은 특히 “중국 경제의 개방은 미 근로자와 미 기업에 이득이 될 구조적인 변화와 함께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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