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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이 ‘허니문’을 끝내는 이유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이 ‘허니문’을 끝내는 이유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이 ‘파경’(破鏡) 위기를 맞고 있다.” 홍콩 반정부 시위의 격화 요인 중 하나가 집값 폭등으로 꼽히면서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들 사이의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공생관계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5일 ‘희생양인가 악당인가’라는 제목의 심층 기사를 통해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내 친중국 재벌 간의 밀월관계를 집중 조명하며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997년 주권반환 이후에도 홍콩 사회의 안정을 원하는 홍콩 재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랐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홍콩 재벌들과 의기투합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홍콩 주권반환 1년 전인 1996년 홍콩 최대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 등의 추천으로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해운 재벌인 둥젠화(董建華)를 홍콩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한 사실은 양측의 관계가 얼마나 각별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홍콩 정경유착의 시작은 홍콩이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 정부는 홍콩 엘리트 기업인들에게 홍콩인들을 이끄는 역할을 부여하면서 정경유착의 역사가 배태됐다. 홍콩은 소득세(17%)와 법인세(16,5%)가 매우 낮은 데다 상속세와 양도세, 보유세 등은 아예 없어 ‘부자들의 천국’으로 불린다. 이 점을 겨냥해 아시아 각국의 부자들이 돈 보따리를 싸들고 홍콩으로 몰려들었다. 막대한 외국 자본 유입에 힘입어 홍콩은 세계적인 금융 중심 도시의 하나로 성장하면서 홍콩 재벌들도 성장 수혜를 톡톡히 보며 승승장구했다. 리카싱 회장 등 홍콩 기업인들은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 초 중국 본토에 처음으로 투자해 ‘중국의 마음’을 얻었다. 당시 서방 자본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에 의구심을 갖고 투자를 꺼릴 때 홍콩 기업인들은 과감히 중국에 투자해 덩샤오핑을 감동시켰다. 특히 리 회장이 100억 홍콩달러(약 1조 5300억원)를 기부해 광둥성(廣東)에 산터우(汕頭)대학을 세우자 덩은 그를 직접 만나 “조국에 대한 당신의 공헌에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장쩌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도 중국 경제성장 방안 등을 직접 논의하는 등 친밀감은 여전했다. 맏아들 빅터 리(李澤鉅)가 악명높은 부호 납치범 조직에 납치되자 리 회장은 장쩌민 전 주석에 이를 호소했고, 장 전 주석의 특명을 받은 중국 공안(경찰)이 납치범 조직을 체포해 처형했다는 일화도 있다. 홍콩이 중국에 주권반환된 이후에도 정경유착 행태는 지속됐다. 홍콩 최고 수반인 행정장관은 1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이들 선거인단은 재계를 비롯해 전문가 집단과 정치인, 노조 등 4개 그룹으로 이뤄지는 만큼 재벌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할 수 밖에 없다. 주권반환 1기 정권은 11명의 비관료 내각 구성원 중 8명이 기업인이었고 지난 정권(2012~2017년)에서도 기업인 비중은 절반에 이른다. 홍콩 재벌들이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은 우선적으로 ‘부동산 투자’ 덕분이다. 홍콩 정부 입장에서는 사회 인프라와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에 들어가는 돈은 어딘가에서 마련해야 했다. 결국 그 재원은 정부의 공공토지 매각에서 나왔다. 홍콩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공공토지를 경매 방식으로 매각했고, 가장 비싼 값을 부르는 개발업자가 토지를 차지하는 바람에 토지 가격은 계속 폭등했다. 이에 따라 통상 부동산 개발에서 토지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인데 반해 홍콩에서는 토지 가격이 개발 원가의 60∼70%로 치솟은 덕분에 토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했다.더구나 공공토지를 경매 방식으로 낙찰한 결과 자금력이 부족한 개발업자들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자금력이 풍부한 청쿵(長江·CK), 순훙카이(新鴻基·SHKP), 헨더슨(恒基兆), 뉴월드(新世界), 시노(信和), 워프(九龍倉) 등 6대 부동산그룹이 홍콩 부동산 시장을 장악했다. 이들 6대 부동산 재벌이 쌓아놓은 토지만 무려 1억 제곱피트(약 281만 평)가 넘는다. 이를 개발하면 홍콩에 10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하지만 이들은 막대한 토지를 보유하고도 지가 상승을 노려 택지 개발에는 미온적이었다. 둥젠화, 렁춘잉(梁振英) 등 역대 행정장관들이 야심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대로 실현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은 이들이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노력에 번번이 제동을 건 탓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홍콩은 심각한 주택 부족과 집값 폭등을 겪어야 했다. 홍콩 아파트 가격은 3.3㎡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홍콩의 직장인이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서는 먹고 입는 돈조차 쓰지 않고 20.9년 동안 월급을 모아야 할 정도다. 집값 폭등은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이어져 홍콩인의 평균 주거 면적은 1인당 161 제곱피트(약 4.5평)로 싱가포르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극빈층의 경우 1인당 주거면적은 50 제곱피트에 불과하다. 아내와 딸과 함께 350 제곱피트 아파트에 사는 회사원 에드워드 찬(39)은 “홍콩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근본 원인은 집값 폭등과 공공주택 부족”이라며 “홍콩의 젊은이들은 계층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홍콩 재벌들을 압박하면서 이들 간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인민일보와 글로벌타임스, 신화통신 등 중국 정부 목소리를 대변하는 관영 언론들이 연일 폭등하는 홍콩 주택가격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그러면서 홍콩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탐욕을 질타하며 홍콩 반정부 시위의 근본 원인인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이 ‘진심’을 보여야 한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홍콩 친중파 진영도 공공의 목적을 위해 정부가 민간 토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한 ‘토지회수조례’를 강력하게 적용해 개발업자들이 쌓아놓은 토지를 서둘러 수용해 개발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홍콩 정부 역시 개발업자들이 주택을 지은 후 집값 상승을 기다리며 분양을 미루는 행태를 막기 위해 개발업자 등이 보유한 빈집에 세금을 부과하는 ‘빈집세’를 이번 가을 입법회 회기 때 추진할 계획이라고 측면 지원하고 나섰다. 리처드 웡 홍콩대 교수는 “젊은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없을 때 이들은 거리로 뛰쳐나온다”며 “공공주택의 저소득층 분양 등 정부가 부동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찍히면 끝장’인 홍콩 부동산 재벌들은 앞다퉈 대규모 토지를 기부하고 있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뉴월드그룹은 26일 보유 토지의 17.8%에 해당하는 300만 제곱피트(약 8만 4000평)의 토지를 정부와 사회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아드리안 청(鄭志剛) 뉴월드그룹 부회장은 “우리는 홍콩의 주택 문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이번 기부로 홍콩 시민 1만 명의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월드그룹이 기부한 토지를 홍콩 정부의 토지 수용 규정에 따라 따지면 그 가치가 34억 위안(약 5700억원)에 이른다. 뉴월드그룹은 우선 틴수이와이 지하철역 인근 토지 2만 8000 제곱피트를 사회단체 ‘라이트비’(Light Be·要有光)에 기부해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정 등을 위한 주택 100여 채를 지을 계획이다. 순훙카이그룹도 자사가 보유한 툰먼 지역의 4590만 제곱피트 규모의 토지를 정부가 회수해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고, 헨더슨 등 다른 그룹도 정부와 협조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중 내달 10∼11일 워싱턴서 고위급 무역담판

    미중 내달 10∼11일 워싱턴서 고위급 무역담판

    미국과 중국 양국은 다음달 10∼11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미중은 10월 초 워싱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이미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협상 일정이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방송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측에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 측에선 류허(劉鶴) 부총리가 양국 무역협상단을 각각 이끈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의 강제 기술이전 요구, 지식재산권 도용 등을 막기 위한 이행 강제장치와 위안화 환율 조작 문제 등에서 양측이 진전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기존에 부과된 추가 관세도 쟁점이다. 중국은 무역협상 타결 즉시 기존 추가관세를 철폐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일부 추가관세의 존속을 주장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날 다음 무역협상 전까지 중국이 상당한 규모의 미국산 대두(콩)와 돼지고기를 수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폭스비즈니스에 중국의 대두·돼지고기 수입을 거론하면서 “협상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기업이 시장 원칙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를 진행했다. 이미 상당한 규모의 대두와 돼지고기를 구매했다”고 양국간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인 미국산 농산물 구매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은 앞서 워싱턴에서 열린 실무협상에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더 이상 유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만약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을 추가로 유예하지 않는다면 오는 12월부터는 미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가 사실상 금지된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유예조치를 90일 추가로 연장한 바 있다. 앞선 90일에 이어 모두 180일간 유예된 셈이다.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문제는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에서 미국의 거래제한 추가 유예 거부는 무역협상 진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화웨이 통신장비의 사용을 중단하지 않는 동맹국과의 정보 공유를 재검토하는 방안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화웨이 통신장비를 활용해 미국의 군사 기밀 등을 빼돌려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대만 대학가서 중국·홍콩 유학생 정면 충돌

    대만 대학가서 중국·홍콩 유학생 정면 충돌

    홍콩 반정부 시위를 둘러싼 갈등이 대만 대학 캠퍼스로 확산됐다. 대만 대학의 곳곳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반정부 시위 지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홍콩 유학생들이나 대만 대학생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대만 교육부는 26일 대만 내 대학 4곳에서 중국 유학생들이 ‘존 레넌의 벽’에 홍콩 반정부 시위 지지 메시지를 붙이려는 홍콩 유학생과 대만 대학생들을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존 레넌의 벽’(John Lennon Wall)은 홍콩과 대만 등에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지지하는 의견을 포스트잇에 써 붙인 것을 일컫는다. 원래 영국 밴드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이 1980년 12월 미국에서 암살된 후 체코슬로바키아 수도 프라하에서 그를 추모하면서 이 벽이 생겨났다. 당시 체코는 공산 정권의 ‘철의 장막’에 억압돼 있는 상태였다. 냉전 시대에 평화를 외치며 반전쟁 운동가로 활동한 레넌은 서구 음악이 금지됐던 체코에서 반전·반공산주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레넌이 사망하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 예술가가 프라하에 있는 프랑스 대사관 근처의 외딴 벽에 레넌의 얼굴을 그렸다. 이후 레넌을 기리는 글뿐 아니라 체코와 소련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벽에 새겨졌다. 1989년 ‘벨벳 혁명’으로 공산 정권이 무너지자 존 레넌 벽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2014년 우산 혁명 당시 홍콩섬 애드미럴티역에서 홍콩 정부청사로 이어지는 외부 계단에 처음 포스트잇이 붙기 시작해 등장한 존 레넌 벽은 이제 홍콩 민주화 시위의 상징 중 하나다. 존 레넌의 벽을 둘러싼 대만 대학 캠퍼스 내 첫 충돌은 지난 20일 남부 가오슝(高雄)시 이서우(義守·I-SHOU)대학에서 발생했다. 기숙사 내에 설치된 존 레넌의 벽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포스트잇을 붙이려던 한 홍콩 유학생을 중국 본토에서 온 유학생이 공격한 것이다. 중국 출신 유학생은 홍콩 출신 유학생에 물을 뿌리고 소리를 지르는 등 공격적 행동을 했다고 대만 교육부는 밝혔다. 이어 25일에는 타이베이(臺北)시에 있는 중국 문화대학을 비롯한 3곳의 대학에서도 중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존 레넌의 벽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포스트잇을 붙이려던 홍콩 출신 유학생이나 현지 대만 학생들을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이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까지 나서 “대만은 전체주의 권력의 토대 위에 세워진 나라가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라면서 중국 유학생들의 폭력행위를 규탄했다. 차이 총통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폭력이 캠퍼스 안에서 일어났건 밖에서 일어났건, 폭력을 저지른 사람들이 누구건 간에 우리는 그런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홍콩 반정부 시위를 지지해온 차이 총통은 대학생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표시할 권리가 있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지지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엄중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판원충(潘文忠) 대만 교육부장은 자유 민주 사회는 법의 지배를 받는다면서 “우리는 전 세계 학생들이 대만에 유학 오는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곳의 법을 준수하고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공정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판 부장은 덧붙였다. 이서우대는 이미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호주와 캐나다, 미국 등의 대학에서도 친중파 학생과 홍콩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 간 출동이 빚어진 바 있다. 지난 6월부터 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는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송환법 철회 선언에도 불구하고 다른 민주화 조치를 요구하며 장기화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경제 덮치는 ‘D 공포’

    中경제 덮치는 ‘D 공포’

    중국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의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제의 둔화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디플레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다. 2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PPI는 0.8%로 하락했다. 시장이 예상한 하락 폭(0.9%)보다는 작지만 7월 하락 폭(0.3%)을 크게 웃돈다. 두 달 연속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8월 하락폭은 전달보다 더 커졌다는 점에서 위기의 신호로 읽힌다. 장닝(張寧) UBS 이코노미스트는 “PPI 디플레와 비식품물가 완화는 모두 성장률 모멘텀이 둔화하고 내수가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PI 부진 이어지면 기업들 디폴트 위협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 5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7월에는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8월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장기 디플레 국면에 빠졌던 상황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PPI가 마이너스로 들어서면 통상 디플레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 디플레는 산업생산 감소와 실업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PPI 부진이 이어질 경우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은 디폴트(채무불이행) 함정에 빠질 수 있고 소비자의 지갑도 얇아질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중국의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2년 2월 이후 17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경제의 월별 지표가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6.2%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올해 성장률 마지노선을 6.0%로 정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적극 방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 9일 중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월 전망했던 6.2%에서 6.1%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6.0%에서 5.7%로 0.3% 포인트 끌어내렸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통계를 못 믿겠다며 중국의 실질 성장률은 3%대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상존한다. 중국 중산층은 벌써부터 ‘경제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중산층 사이에서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와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중국 중산층이 좋은 직장과 풍부한 사업 기회, 지속적인 자산가치와 소득 상승, 비교적 용이했던 해외 여행 및 해외 자산 이전 등의 환경이 끝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둥성 선전의 회사원 잭 룽은 “지난해 경기가 안 좋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증거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 위안화 가치 하락 등으로 중국이 어렵다는 느낌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하락 위험에 해외자산 투자 움직임 이에 따라 일부 부자들은 해외로의 자산 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선전의 한 민영은행 금융 컨설턴트 애니 천은 “부유한 고객들 모두 중국의 정치·경제적 변화에 대해 걱정한다”며 해외 투자에 대한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 자산이 없는 부자들은 부를 해외로 옮기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외 자산 투자에 신중하던 고객 중 일부가 최근 몇 주 새 생각을 바꿨다”면서 “해외 부동산 거래·보유에 대한 위험이 장래의 위안화 가치 하락 위험보다 낮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2조 1500억 위안(약 36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상당의 감세 정책 등 연초 내놓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도 힘에 부치자 이달 들어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9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풀기로 하는 한편 금리 인하까지 추가로 단행할 태세다. 더욱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중국 정부는 경제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는 부채 리스크 관리에 금융 정책의 초점을 맞춰 왔는데 중국이 이런 기조와 반대로 지준율과 금리 인하 카드를 동시에 써 돈줄 풀기에 나선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 와중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중국 전역 확산에 따른 ‘국민 고기’인 돼지고기 가격의 폭등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80.9%나 치솟았다.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遼寧)성의 한 농가에서 처음 발병한 후 9개월 만에 중국 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모두 퍼졌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며, 이 중 95%를 국내에서 조달한다. 과일값도 전년 동기 대비 24% 뛰었다. 중국 정부의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 10일 돼지고기 사육 농가와 돼지고기 구매 소비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물량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는 한 사람이 일정량 이상의 돼지고기를 사지 못하게 제한하는 등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각 정부부처와 지방정부에 돼지고기 증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각 정부 부처들은 관련 대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생태환경부는 각 지방정부에 환경보호를 위해 수년간 실시해 왔던 양돈 농장 폐쇄 정책의 철회를 지시했다. 교통부는 돼지고기 운송 트럭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했고, 은행감독위원회는 돼지 농장에 대한 대출을 무조건 허용하라고 은행에 지시했다.●건국일 앞두고 돼지 열병에 민심 이탈 우려 돼지고기 파동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은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중국 전역의 양돈 농장 등을 돌며 돼지고기 증산과 가격 안정을 독촉하며 진두지휘하고 있다. 후 부총리는 “돼지고기의 공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경제 문제일 뿐 아니라 긴박한 정치 임무”라며 “돼지고기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면 샤오캉(小康·중진국) 사회 달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당과 국가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민심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후 부총리가 맡은 이 임무가 류허(劉鶴) 부총리가 맡은 무역전쟁이나 한정(韓正) 부총리가 맡은 홍콩 시위보다 더 막중하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지난주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는 미중 무역전쟁도, 홍콩 시위도 아닌 바로 ‘돼지고기’였다. 돼지고기 검색 건수는 무역전쟁 검색 건수보다 무려 69배나 많았다. khkim@seoul.co.kr
  • 관세 폭탄 맞는 EU… 美, 새달 80억 달러 집행

    EU는 40억 달러 보복 관세 검토 추진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에도 무역전쟁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미 정부가 EU산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승인할 것으로 알려지자 EU도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불법 보조금의 책임을 물어 미국이 80억 달러(약 9조 6000억원)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무역대표부(USTR)가 이르면 다음달 관세를 집행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USTR이 제시한 관세 표적에는 항공기와 그 부품뿐 아니라 와인, 위스키, 가죽 제품과 같은 명품도 포함돼 있다. WTO의 이 같은 결정은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은 이전에도 에어버스 보조금과 관련해 EU에 대한 관세를 예고한 뒤 WTO 승인을 반영해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추진함에 따라 EU는 보복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EU는 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 반격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최소한 한 곳이 이 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EU의 에어버스 보조금 관련 분쟁은 미국이 2004년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에 제소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WTO는 EU가 1968년부터 2006년까지 에어버스에 18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미국이 EU에 관세를 부과할 권 리를 부여했다. EU도 미국이 보잉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 제소로 맞불을 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석유시설 피격 후 사우디 경제 전방위 경고음

    석유시설 피격 후 사우디 경제 전방위 경고음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예멘 반군의 드론(무인기)이 석유시설 공격한 이후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고 있던 경제정책들이 제동이 걸고 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번 석유시설의 피격으로 사우디가 정부 수입 다변화와 자금 조달을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하던 외국인 투자 촉진과 비석유 산업 육성에 제동이 걸리는 바람에 사우디의 향후 경제 전망은 크게 어두워졌다. 피격 사건이 사우디가 가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부 수입의 3분의 2 가량을 가격 변동성이 큰 석유에 의존하는 사우디의 내재적 한계를 부각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사우디 원유 생산의 절반을 담당하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정유시설 아브카이크 단지와 쿠라이스 유전은 지난 14일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디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42억 달러(약 5조원) 규모로, 2014년 유가 폭락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사우디 최대 민간투자회사 자드와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사우디의 비석유 부문 수출도 올해 들어 거의 매달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지난 23일 사우디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에서 0.3%로 낮췄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경제연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이슨 터베이 신흥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사우디 지역에서 분쟁이 일어날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사우디 경제의 일부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석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유가도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사우디 정부가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6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악조건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정부가 기존보다 지출을 줄이면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사우디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게 이코노미스트들의 지적이다. 사우디 정부는 그동안 석유 판매로 얻은 자금을 바탕으로 자국민들에게 정부 일자리와 비금전적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이 줄면서 사우디 국민들은 새로 도입된 판매세와 전기, 물, 연료 등에 제공되던 보조금 감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전방위적 사회·경제 개혁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공모액을 2배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독일 ‘디젤 스캔들’ 폭스바겐 전현직 CEO 기소

    독일 ‘디젤 스캔들’ 폭스바겐 전현직 CEO 기소

    독일 검찰이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의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디젤 스캔들)과 관련해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를 기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지방검찰은 24일(현지시간) 헤르베르트 디스 CEO와 마틴 빈터코른 전 회장, 한스 디에터 푀췌 전 회장 등 3명에 대해 디젤 스캔들과 관련해 주식시장 조작 혐의로 기소했다. 빈터코른은 ‘디젤 스캔들’이 터진 뒤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독일 검찰은 폭스바겐 측이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관련해 범죄 사실과 투자자들에게 미칠 금전적 영향에 대해 고의적으로 묵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변호인들은 혐의에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독일 검찰은 앞서 7월 폭스바겐 자회사인 아우디 전 회장인 루퍼트 슈타들러를 디젤 스캔들 관련 혐의로 기소했다. 슈타들러는 ‘디젤 스캔들’과 관련해 사기와 위조, 불법 광고 혐의를 받고 있다. 디젤 스캔들은 폴크스바겐이 2015년 9월 170만대의 디젤 차량을 상대로 배기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시인한 사건이다. 폭스바겐은 당시 환경 기준치를 맞추기 위해 주행 시험으로 판단될 때만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 실제 주행 시에는 연비 절감을 위해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산화질소를 기준치 이상으로 배출하도록 했다. 폭스바겐 자회사인 포르쉐 차량의 소프트웨어도 조작됐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사건으로 인한 리콜 비용과 벌금 등으로 이미 3억 달러(약 36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사용하고 소비자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등 경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독일 검찰은 이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에 대해서도 배기가스 조작 문제와 관련해 관리·감독 의무를 태만했다는 이유로 8억 7000만 유로(약 1조 14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독일 검찰은 다임러가 68만 4000대의 디젤 차량을 질소 산화물에 대한 배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판매한 혐의를 잡고 있다. 이 때문에 독일 자동차 업계는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위축된 상황이어서 이번 기소와 벌금 부과는 더욱 타격이 될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돼지열병에 전세계 육류 대란…대체재 소고기·닭고기값도 급등

    아르헨 소고기값 전년대비 51%↑ 브라질 닭고기값 16% 상승 등 파장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전역에 확산되면서 지구촌에 육류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이 돼지고기 대체재인 소고기와 닭고기 등을 찾는 바람에 전 세계 육류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아르헨티나의 국내 소고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무려 51%나 급등했다. 영국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이 26% 상승하며 2017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브라질의 닭고기 가격은 16%나 뛰었다. 호주에서는 양고기 가격이 14% 올랐고, 뉴질랜드의 소고기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육류가격지수도 올해 10% 가까이 오르면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중국은 지난해 8월 3일 ASF가 처음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최소 1억 5000만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이에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는 8월 말 기준으로 38.7%나 급감했다고 중국 농업농촌부가 밝혔다. 중국 독립연구기관 측은 최대 60%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주 80.9% 폭등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중국 정부는 소비자들에게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와 닭고기 등을 먹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비싼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 또는 닭고기를 구매하자 소고기 값과 닭고기 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 정부가 육륙 수입을 늘리며 대응에 나섰다. 7월 중국의 육류 수입은 지난 5월보다 70% 가까이 증가했고, 지난달 돼지고기 수입은 전달보다 76% 늘어났지만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WSJ는 “중국이 육류 사재기에 나섰다”면서 “전 세계 육류 공급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세계 경제에 파장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육류 사재기에 아르헨티나의 대중 소고기 수출은 지난해보다 2배, 가금류 수출은 68% 늘어났다. 스페인에서는 족발 등의 저렴한 부위가 중국에서 훨씬 비싼 가격에 팔리는 까닭에 국내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영국 농업원예개발협회(AHDB)는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한 것과 관련해 “중국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영국 내 육류 가격도 올랐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대중 가금류 수출도 전년보다 31% 늘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여행사 토머스 쿡 파산 고객 피해 속출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여행사 토머스 쿡 파산 고객 피해 속출

    1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국 여행사 토머스 쿡이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끝내 파산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 회사의 패키지 여행 상품을 구매한 관광객 수십만명이 숙박이 거부되고 항공편이 취소되는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일부 소비자들은 공항에 나와서야 자신이 예약한 항공편이 취소된 사실을 알고 허탈해 하거나, 여행비용을 모두 내고도 호텔로부터 재결제 요구를 받은 여행자들이 호텔 측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등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맨체스터에서 7년간 함께 살면서 두 명의 아이를 둔 레이턴 로치와 나탈리 웰스 커플은 이번 주말 그리스 코스섬에서 가족과 친구 50여명을 초청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이들 커플은 수년 동안 계획을 짰고 토머스 쿡을 통해 자신과 초청객들의 비행기표 등을 예약했다. 이날 오전 6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3시에 택시로 맨체스터공항에 도착한 커플은 토머스 쿡의 파산으로 인해 비행편이 취소됐다는 얘기를 듣고 망연자실했다. 이미 로치의 아버지와 자녀 중 한 명은 코스섬에 도착해 있는 상황이라 커플은 어쩔 수 없이 4000 파운드(약 594만원)를 주고 다른 비행기 티켓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초청 대상자 50명 중 상당수는 결혼식에 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토머스 쿡과 같은 이름을 쓰는 남성과 아멜리아 빈치 커플 역시 오는 27일 그리스 로도스섬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이 커플은 지난 18일 로도스섬에 이미 들어왔지만, 신랑 들러리를 포함해 하객 중 상당수는 토머스쿡 파산으로 비행편이 취소된 상태다. 토머스 쿡을 통해 예약한 케이크와 각종 장식, 피로연 등도 사실상 물거품이 되면서 커플의 결혼식은 열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 주 코스섬에서 ‘꿈의 결혼식’을 준비한 예비 신부 에이미 라이트(27)도 이날 아침 여행사로부터 취소 소식을 통보받고는 충격에 빠졌다. 라이트는 모두 40명이 참석하는 결혼식을 위해 이미 4만 파운드를 결제했다. 부부의 ‘마지막’ 여행이 물거품이 된 가슴 아픈 소식도 알려졌다. 영국인 매트 도미닉은 암으로 여생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아내 린지와 마지막 부부동반 여행을 토머스 쿡을 통해 준비했다. 여행비 1800파운드는 지인들이 모금으로 마련했다. 아내 린지는 “완전히 지쳐버렸다. 우리한테는 아무런 대안이 없다”고 털어놨다. BBC에 따르면 남자아이 둘의 엄마인 린 존스는 아이들의 첫 해외 여행지로 디즈니랜드를 정하고 2년간 한푼두푼 돈을 모은 뒤 토머스 쿡의 여행 바우처를 샀다. 존스는 “800파운드 가치의 바우처를 통해 아들 둘을 데리고 내년 6월에 디즈니랜드에 갈 생각이었는데 불가능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더군다나 바우처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은 존스는 “저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른 옵션이 없다. 다음 휴가를 위해 또다시 2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금 미정산을 우려한 호텔이 체크인을 거부해, 이미 비용을 다 내고도 어쩔 수 없이 다시 결제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독일 쾰른 출신 30대 여행자 닐스 리흐테는 스페인 마요르카섬에서 “(호텔 요구로) 이중 지불을 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트윅공항에서 가디언 취재진과 만난 더그 잉그람과 페니 부부는 토머스 쿡 파산 하루 전 협상 경과에 관해 문의했지만, 회사로부터 “다 괜찮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다. 토머스 쿡은 이날 파산을 공식 선언하면서 불가리아·쿠바·터키·미국 등 해외에서 귀국하려 영국 정부의 긴급 지원을 기다리는 영국인을 포함해 세계 전역에서 여행객 60만여명이 발이 묶였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 정부는 토마스 쿡을 통해 해외여행에 나선 영국민 15만 5000명을 본국으로 귀환시키기 위해 민간항공관리국(CAA)과 함께 임시 비행기를 대거 편성했다고 BBC가 전했다. 당초 월요일인 이날 영국에 돌아오기로 예정된 여행객은 1만 6000명으로, 정부는 전세기를 통해 이 중 1만 4000명 이상을 귀국시킨다는 계획이다.‘매터혼(마터호른)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긴급 수송에는 이지젯과 버진애틀랜틱 등 다른 항공사 소속 비행기와 전세기 등이 투입됐다. 이번 긴급 수송계획이 전시가 아닌 평시 송환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토머스 쿡의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예정된 여행 등이 취소되면서 피해를 보는 국내외 고객과 업체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토머스 쿡을 통한 여행자가 2만 6000명이 넘는 터키에서는 여행업계에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터키 정부는 투숙객에게 비용을 전가하지 말라고 호텔업계에 경고하는 한편, 토머스 쿡 파산으로 타격을 받은 업체에 신용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설상가상 英존슨…모델 출신 美여성기업인에 특혜 의혹

    설상가상 英존슨…모델 출신 美여성기업인에 특혜 의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시장 시절 가깝게 지낸 미국 여성 기업인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모델 출신의 미 사업가 제니퍼 아큐리(34)의 신생 기업 이노텍에 공금 12만 5000 파운드(약 1억 8500만원)를 지원했고, 아큐리는 런던시 무역사절단에도 세차례 포함되는 특혜를 누렸다. 존슨 총리는 아큐리가 살던 런던 동쪽 쇼디치 아파트를 정기적으로 방문했으며 아큐리가 그를 가장 친구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고 그녀의 아파트 소유주의 말을 인용해 더선데이타임스는 말했다. 아큐리가 2013년 설립한 이노텍은 당시 존슨 런던시장이 관할하는 기관으로부터 1만 파운드의 후원금을 받았고 존슨은 이 회사를 홍보하기 위한 수많은 행사에 참석했다. 아큐리는 2014년 런던에서 사업하는 외국 기업가을 지원하는 ‘시리우스 프로그램’을 통해 1만 5000 파운드의 보조금을 받았다. 지난해 6월 미국으로 돌아간 아큐리가 설립한 또 다른 업체 해커하우스는 지난 1월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로부터 보조금 10만 파운드를 받았다. 아큐리는 자격 조건에 미달하는 데도 존슨 총리가 주도하는 무역사절단에 3차례나 참가했다. 이 중 두 차례는 애초 심사에서 탈락한 후 존슨과 당시 시장실 측근이 개입해 결정을 뒤집은 사실을 확보한 내부 메일을 통해 확인했다고 더선데이타임스는 전했다. 현재 미 캘리포니아에 사는 아큐리는 “나의 회사가 받은 보조금이나 무역사절단 참가는 합법적인 사업가로서 나의 역할을 존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존슨 총리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중 무역전쟁에 亞기업들 ‘부채’ 경고등 “좀비기업 급증 땐 금융위기 재발할 수도”

    장기채 비율은 금융위기 직전보다 높아 한국·호주는 높은 수준 가계부채 누적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의 폭이 확대되면서 아시아 주요국 부채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21일(현지시간) 보고서 ‘아시아 금융체계의 스트레스 징후’를 통해 1990년대 말 아시아를 강타한 금융 위기의 재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주요국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졌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호주, 홍콩, 인도네시아는 2017년 기준 장기 회사채 중 이자보상배율(ICR)이 1.5 미만인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 비율이 25%를 돌파했다. ICR은 이자와 세금을 내기 전의 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이익률도 높다. ICR이 1.5 미만이면 이자 내기에도 벅찬 ‘좀비기업’에 가깝다는 얘기다. 문제는 ICR이 1.5 미만인 기업이 발행한 장기채 비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보다 높다는 데 있다. 2007년과 비교하면 인도는 무려 30% 포인트나 치솟은 43%, 중국은 21% 포인트 높은 37%, 호주는 6% 포인트 오른 27%를 기록했다. 이 비율이 25% 이상이면 전반적 부실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오히려 2% 포인트 하락한 20%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와 한국, 태국, 상가포르는 ICR이 3 미만인 기업들이 발행한 장기채 비율이 40% 이상이라고 매킨지는 밝혔다. 이 수준은 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매킨지는 이어 한국과 호주의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으로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호주가 123%, 한국이 97%다. 매킨지는 “여러 여건이 누적돼 실제로 위기를 촉발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정부와 기업은 잠재적 위기 촉발 요인들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 지속적인 통상 마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변동 추세 등을 위기의 불씨로 지목했다. 이런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은 오리무중이다. 지난 19~20일 무역협상을 마친 중국 차관급 대표단이 당초 계획했던 미 농가 방문을 돌연 취소하면서 협상이 난기류에 휩싸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매체 CNBC에 따르면 미 몬태나주 농업 당국은 20일 중국 대표단의 방문이 취소됐다며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네브래스카주 농업 당국도 “중국 대표단이 농가 방문을 취소한다고 알려 왔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금리 0.25%P 내려… 한은 새달 인하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다. 올 들어 두 번째로 지난 7월 말에 이어 2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다음달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1%로 또 내려잡았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면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2.00~2.25%에서 1.75~2.00%로 0.25% 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 전망에 관한 글로벌 진행 상황의 함의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상태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에 대응한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만약 경제가 하강하면 더 폭넓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우리가 보고 있다거나 예상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내리면서 한국은행도 연내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가파르게 하강하고 있는 국내 경기 상황을 감안해 이르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1.50%에서 0.25% 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경기 부양이라는 금리 인하의 명분에 더해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기존 0.50∼0.75%에서 0.25∼0.50%로 좁혀져 정책 여력이 커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부담을 덜어 주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찍혀 ‘고난의 행군’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찍혀 ‘고난의 행군’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

    미국의 글로벌 운송업체 페덱스가 이달 초 칼이 들어 있는 홍콩행 소포를 배송하는 바람에 중국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중국도 이에 맞서겠다는 모양새인 만큼, 페덱스가 밀수품이 아닌 무기를 운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면허 취소 및 중국 시장 퇴출 같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이 홍콩 반정부 시위를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칼이 든 소포가 홍콩행이었다는 점은 처벌 무게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홍콩에서는 일부 폭력 시위자들이 휘두른 칼에 맞아 경찰들이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페덱스는 지난 달에도 중국으로 보낸 소포에서 운송 금지 품목인 총기가 발견돼 중국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지난 5월에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를 돕기 위해 화웨이 소포를 잘못 배달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 중국 당국의 눈밖에 나 있는 상태다. 화웨이가 페덱스를 통해 100여개의 소포를 중국에 보내려 했으나 페덱스가 고의적으로 배달을 지연시키려했다는 게 중국 당국의 판단이다. 때문에 이번에 불법 혐의가 추가될 경우 중국 정부의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 리스트’에 페덱스가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장에서는 이미 페덱스를 블랙리스트 포함 0순위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찍히는 바람에 수난을 당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 반대 시위 등 중국의 심기를 자극하는 일에 자의 반 타의 반 휘말린 까닭이다. 중국 국유 중신(中信·CITIC)증권은 자회사 중신리앙(里昻)증권(CLSA)에 홍콩 중심가에 있는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을 지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8일 보도했다. 리앙증권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건물은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의 모회사인 영국계 글로벌 복합기업 스와이어그룹이 소유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캐세이퍼시픽은 소속 직원 2000여 명이 송환법 반대 시위에 가담했다는 것을 빌미로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은 끝에 존 슬로사 회장과 루퍼트 호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불똥이 모회사로까지 튄 셈이다. 1946년 설립된 캐세이퍼시픽은 1948년 스와이어그룹이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이 아시아의 무역과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캐세이퍼시픽도 아시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홍콩인의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로널드 램 캐세이퍼시픽 고객담당자는 “8월은 캐세이퍼시픽과 홍콩에 믿기 힘들 정도로 힘든 달이었다. 이달에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과 프랑스 BNP파리바은행도 중국 본토에서 불매운동 대상에 올랐다. 캘빈클라인은 홍콩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직원의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확산돼 거센 비난을 받았다. BNP파리바는 한 직원이 페이스북에 홍콩 IFC몰에서 중국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는 친중 시위대를 ‘원숭이’라고 표현한 글을 올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캘빈클라인 매장에서 영업시간에 한 여성 직원이 검정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진이 논란이 됐다며 검정 마스크는 검은색 옷차림을 한 “폭도”들을 지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초에도 캘빈클라인은 홍콩과 대만을 국가로 표기해 사과한 일이 있다고 덧붙였다. BNP파리바는 직원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 문제가 된 이후 사과했지만,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사과라며 해당 직원의 해고를 요구하고 보이콧을 촉구했다.미국 나이키와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일본 오츠카제약,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딜로이트·KPMG·언스트영 등 글로벌 회계법인 4개사도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된서리를 맞았다. 나이키는 일본 디자이너 준 다카하시의 브랜드 언더커버와 협력해 출시한 한정판 운동화를 중국에서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언더커버가 “중국으로의 송환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홍콩 시위대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실이 알려진 이후 중국 소비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스니커즈 신상품의 중국 출시가 좌절된 것이다. 포카리스웨트는 홍콩 방송국 TVB가 중국 편에 서서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가장 먼저 TVB에 대한 광고를 중단한 ‘죄’다. 광고 보이콧 소식에 포카리스웨트 음료가 매진되는 등 홍콩인들의 반응은 뜨겁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포카리스웨트에 강력한 보복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4대 회계법인 역시 홍콩 반정부 시위 불똥이 튀어 ‘제2 캐세이퍼시픽’으로 전락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4대 회계법인 소속 직원들이 홍콩내 대표적인 반중 성향 신문에 전면광고를 내고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탓이다. 지난달 16일 홍콩내 반중국 성향의 빈과일보(?果日報·Apple daily)엔 ‘홍콩을 사랑하는 4대 회계법인 직원 그룹’이라는 익명으로 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를 지지하는 영문·중문 성명을 담은 전면 광고가 게재됐다. 빈과일보 창업주 라이치잉(黎智英)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목한 홍콩 반정부 시위 배후 ‘4인방’ 중 한 명으로, 지난 5일 오전 1시 정체불명의 두 남성으로부터 자택에 화염병 테러를 당하기도 ?다. 이에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글로벌 4대 회계법인에 시위 지지 전면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광고비를 조달했다며 연루된 직원이 누군지 조사해 해고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했다. 영국계 은행 HSBC도 중국 정부의 타깃이 돼 노심초사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영국 HSBC 은행의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온라인 글에서 홍콩 경찰을 모욕해 중국 본토에서 분노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새로운 대출금리 산정 기준으로 대출우대금리(LPR) 제도를 시행했다. 인민은행은 18개 은행의 평균 금리를 취합해 LPR을 정하는데, HSBC는 여기서 빠졌다. 인민은행의 결정이 사실상 보복 조치라는 얘기다. HSBC가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은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지난해 캐나다에서 체포됐을 때 HSBC가 제공한 정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데 따른 것이다. 스페인 패스트패션 업체 자라는 지난 2일 홍콩 내 일부 매장문을 닫았다가 중국 본토에서 몰매를 맞았다. 자라가 직원의 시위 참여를 독려하려고 일부러 영업을 중단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자라를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는 홍콩 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주요 200여개 학교, 1만여 명의 학생이 수업거부 시위를 벌이던 때로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절정에 이른 시기다. 자라는 일부 매장이 휴점한 것에 대해 “시위로 말미암은 교통마비로 일부 직원이 제때 출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한번 폭발한 중국인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BBC방송은 “자라는 이미 지난해 대만과 티베트를 중국과 별도의 국가로 표기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미운털이 박혔다”고 지적했다. 대만 차 체인인 이팡수이궈차(一芳水果茶)와 버블티 체인 ‘코코 프레시’도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중국서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AFP통신은 “중국 관영 언론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듯한 기업을 보이콧하도록 선동하면서 이들 기업이 본토에서 십자포화를 맞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GM노조, 12년 만에 파업 돌입…캐나다·멕시코 공장도 멈춰서나

    오하이오주 등 전기차 공장 전환도 불만 노조, 재가동까지 최소 4년간 실직 우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노조가 15일(현지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GM 노조의 파업은 2007년 이틀간 진행된 파업 이후 12년 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은 이날 오후 11시 59분부터 미 전역 9개 주 33개 GM 공장과 22개 부품공급업체 소속 노동자 4만 9000명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테리 디테스 UAW 부대표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M이 UAW 회원과 가족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해 그들(GM노조)은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고 말했다. GM의 미국 생산이 중단되면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의 GM 생산도 멈춰 설 가능성이 크다고 AP는 전했다. GM과 UAW는 4년 전에 체결한 노동협약 만료를 앞두고 새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GM은 이날 5400개 일자리와 미국 공장에 70억 달러 투자, 임금 인상 및 노동자당 8000달러 상여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UAW는 “임금 인상과 의료 혜택, 고용 안정성, 수익 분배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 CNBC는 양측이 전체 6~7% 규모인 임시직 노동자 사용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UAW는 GM이 앞서 선언한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 공장을 폐쇄하고 전기차나 전기차 배터리 공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GM은 2020년 초까지 두 지역의 공장을 폐쇄할 계획인데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기까지 최소 4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이 기간 실직을 우려하는 것이다. 특히 GM의 공장 폐쇄는 GM이 2009년 파산 위기에 처했을 당시 노동자들이 대대적 구조조정과 급여 삭감에 동의하며 희생을 감수한 데 대한 배신이라는 입장을 폈다. 12년 만의 GM 노조 파업은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크리스틴 직첵 미 자동자연구소 부소장은 “양측이 매우 다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합의를 이루기 위해선 많은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국 은행 지준율 0.5%p 인하…150조원대 시중 유동성 공급

    중국 은행 지준율 0.5%p 인하…150조원대 시중 유동성 공급

    중국의 시중 은행들이 16일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올 들어 중국에서 전면적인 지준율 인하가 이뤄지는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대형 은행의 지준율은 13%, 중소형 은행의 지준율은 11%로 떨어졌다. 인민은행은 이번 추가 지준율 인하를 통해 시중에 모두 9000억 위안(약 150조 8000억 원)의 유동성이 추가로 공급될 것으로 추산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내린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1%포인트 더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 6일 실물경제 발전을 돕고 사회융자 실질 코스트를 낮추기 위해 지준율 인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온건한 금융정책을 계속 시행한다. 자금을 대규모로 투입하지 않은 채 조정과 내외 균형에 중점으로 두고 역주기 조절을 강화하겠다. 유동성의 합리적 여유를 유지하고 광의 유동성 M2와 사회융자 증가 속도를 견지하며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기본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회색 코뿔소’로 지적되는 자국의 부채 문제가 여전함에도 지준율 인하를 통해 경기 둔화 대응에 나선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올해 마지노선인 6% 경제성장률 달성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지준율 인하에 이어 이달 중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시중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1억 달러 지원”… 아마존 기금 운용 재개하나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중단된 ‘아마존 기금’ 운용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과 생물종 다양성 보호를 위한 기금 조성을 약속한 데 이어 국제사회도 아마존 기금 운용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나섰다. BBC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을 만나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해 1억 달러(약 1195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기금은 민간 부문의 주도 속에 10여년에 걸쳐 조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브라질 아마존 지역 9개 주 정부 주지사들은 이날 노르웨이·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4개국 대사들을 만나 아마존 기금 운용 재개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구체적인 내용은 30일 안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설치된 아마존 기금은 현재 34억 헤알(약 9952억원) 정도가 조성됐다. 노르웨이가 94%를 부담했고 독일이 5.5%, 브라질 국영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가 0.5%를 냈다. 그러나 최대 공여국인 노르웨이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계속된다는 이유로 신규 기부 계획을 취소하는 바람에 기금 운용이 중단된 상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빈라덴 아들 함자, 美대테러 작전으로 사망”

    트럼프 “빈라덴 아들 함자, 美대테러 작전으로 사망”

    러 방문 탈레반 “美와 대화 준비돼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9·11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 함자 빈라덴이 숨졌다고 공식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여러 테러단체와 연계돼 계획을 세운 책임이 있는 함자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지역에서 미국의 대테러 작전으로 사망했다”며 “함자의 사망으로 알카에다는 중요한 리더십과 그의 아버지로 이어진 중요한 연결고리를 잃게 됐고 알카에다의 작전(테러) 활동 역시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구체적으로 함자의 사망 시점과 장소, 경위 등은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등은 7월 말 함자가 사망했다고 전하며 미 당국이 모종의 역할을 했다고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확인하지 않다가 9·11 18주년 직후 이를 확인한 것이다. 오사마와 셋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함자는 20명의 자녀 중 15번째로 알려져 있다. 30세 안팎으로 추정되며 알카에다를 이끌 후계자로 알려졌다. 2011년 오사마가 사살될 때 함자를 알카에다 지도자로 키우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미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간간이 배포된 음성메시지에서 미국에 대한 복수를 다짐해 왔다. 특히 알카에다가 이슬람국가(IS)와 세력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오사마의 아들이라는 상징성을 내세워 젊은 대원들을 알카에다로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를 방문한 탈레반 대표단은 13일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탈레반과의 ‘협상 사망’을 선언하자 탈레반이 러시아를 전격 방문해 메시지를 내놓아 주목된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러시아 측은 미국과 탈레반의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탈레반 측은 미국과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글로벌 CFO 3분의 2 이상, 내년 트럼프 재선 성공 전망”

    “글로벌 CFO 3분의 2 이상, 내년 트럼프 재선 성공 전망”

    글로벌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의 3분의 2 이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에 재선될 것으로 점쳤다. 미 경제가 침체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취약한 경제가 현직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경우가 있지만 CFO 다수는 미 경제에 침체 발생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낙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이 공개한 CNBC 글로벌 CFO 위원회 소속 6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3분의 2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들 중 25%는 현재 미 민주당 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CNBC 글로벌 CFO 위원회 소속 기업들의 총 시가총액은 5조 달러(약 5973조원)를 넘는다. 이 위원회는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에도 트럼프 후보의 낙선을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는 경제 둔화 우려와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떨어졌다. 위원회 소속 기업의 거의 절반이 관세 부과로 인한 비용 상승을 경험하고 있지만 무역 마찰로 인한 침체 발생 가능성이 낮아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조사 대상자의 65%는 미 경제가 내년에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 경기 침체 가능성이 없고, 이는 곧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린 배브렉 미 UCLA 공공정책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같은 문제를 공약을 강조하며 출마한 점이 경기 둔화에도 버틸 수 있는 입지를 마련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제가 취약해진다면 부동표의 지지를 얻는데 고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이달 2~5일 미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에 그쳤다. 지난 7월 초에 나온 44% 보다 크게 낮아진 상태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7월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9% 포인트 뒤지는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과의 가상대결에서 열세를 보이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조슈아 웡 “홍콩시민 외면하지 말아야…송환법 철회는 중국의 시간벌기 전술”

    조슈아 웡 “홍콩시민 외면하지 말아야…송환법 철회는 중국의 시간벌기 전술”

    “獨, 홍콩에 진압용 무기 수출 중단해야” 마스 외무장관과 비공식 회동… 中 반발中서 돌아온 메르켈 “일국양제 지지”독일을 방문 중인 홍콩 시위 주역 조슈아 웡이 홍콩 시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며 중국과 홍콩 정부의 강경 진압을 비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웡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홍콩 시민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9일 밤 베를린에 도착한 웡은 14주 동안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홍콩 시민들을 언급하며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 국제도시로 인정받는 홍콩의 경제적 자유를 위해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을 철회했지만 이는 시간을 벌어 다음달 중국 국경일에 앞서 평화의 환상을 그리려는 전술의 일종”이라며 “시위대의 승리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콩 경찰의 과도한 진압에 대해 지적하던 웡은 독일에도 일정 부분 책임을 물었다. 그는 “경찰의 과도하고 잔인한 폭력 속에 12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체포됐다”면서 “독일이 홍콩 경찰을 상대로 한 폭동 진압용 무기의 수출과 판매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인권 문제가 의제가 될 때까지 중국과의 무역 교섭을 중단해야 한다”며 독일의 행동을 촉구했다. 이날 웡의 기자회견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연방하원에서 중국과 경제뿐 아니라 법치와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에 대한 존중은 일반적으로 적용돼야 한다. 홍콩도 마찬가지”라면서 홍콩의 일국양제(1국가 2체제)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5~7일 방중 기간에도 중국에서 인권변호사들과 만나 인권 문제, 인터넷 검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웡의 행보는 중국 정부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전날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 앞에서 열린 보수 성향 미디어그룹 ‘악셀슈피링거’의 행사 ‘빌트 100’에 참석한 웡은 이 자리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웡과 마스 장관의 조우는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자연스러운 만남이었지만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독일이 홍콩 분열분자가 입국해 반중국 분열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했고, 마스 장관은 공공연히 이런 인물과 접촉했다”며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홍콩인들이 중국 국가에 야유를 퍼붓고 시위 주제가를 부르는 일이 벌어졌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저녁 홍콩 경기장에서 열린 홍콩팀과 이란팀의 2022 월드컵 축구 예선경기 시작 직전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이 연주되자 많은 관중이 일제히 야유를 보내며 저항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등을 돌렸다. 이런 가운데 홍콩 당국은 이날 폭력 시위자를 효과적으로 색출하기 위해 신고 ‘핫라인’을 개설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디플레 공포’가 밀려오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디플레 공포’가 밀려오는 중국

    중국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의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제의 둔화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디플레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P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0.8% 하락했다. 시장이 예상한 하락 폭(0.9%)보다는 작지만 7월 하락 폭(0.3%)을 크게 웃돈다. 두달 연속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8월 하락폭은 전달보다 더 커졌다는 점에서 위기의 신호로 읽힌다. 장닝(張寧) UBS 이코노미스트는 “PPI 디플레와 비식품물가 완화는 모두 성장률 모멘텀이 둔화하고 내수가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 5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7월에는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8월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장기 디플레 국면에 빠졌던 상황에 다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PPI가 마이너스로 들어서면 통상 디플레의 전조로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경기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 디플레는 산업생산 감소와 실업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PPI 부진이 이어질 경우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은 디폴트(채무불이행) 함정에 빠질 수 있고 소비자의 지갑도 얇아질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중국의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2년 2월 이후 17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제조업 경기 동향을 예측하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9.5로 집계됐다. 기준선인 50을 밑돌 경우 경기위축을 뜻한다. 중국 경제의 월별 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6.2%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올해 성장률 마지노선을 6.0%로 정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적극 방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 9일 발표한 글로벌 경제전망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전망했던 6.2%에서 6.1%로 하향 조정한데 이어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6.0%에서 5.7%로 0.3%포인트 끌어내렸다. 일각에서는 중국 통계를 못 믿겠다며 중국의 실질 성장률은 3%대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상존한다.중국 중산층들은 벌써부터 ‘경제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중국의 중산층 사이에서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와 경기 악화 등이 이어지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전했다. 중국 중산층이 좋은 직장과 풍부한 사업 기회, 지속적인 자산가치와 소득 상승, 비교적 용이했던 해외여행 및 해외 자산 이전 등의 환경이 끝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거주하는 대학강사 엠마 장은 “차가 터널 안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전조등을 켤 수 없음을 알게 된 것 같은 상황”이라며 “앞길은 어두운 미스터리고 정치, 사회적 분위기는 매우 긴장돼 있다”고 털어놨다. 광둥성 선전의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잭 룽은 “지난해 경기가 안 좋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증거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 위안화 가치하락 등으로 중국이 어렵다는 느낌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만큼 일부 부자들을 중심으로 해외로의 자산이동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선전의 한 민영은행 금융 컨설턴트 애니 첸은 “부유한 고객들 모두 중국의 정치, 경제적 변화에 대해 걱정한다”며 해외 투자에 대한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자산이 없는 부자들은 부를 해외로 옮기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외자산 투자에 신중하던 고객 중 일부가 최근 몇 주 새 생각을 바꿨다”면서 “해외 부동산 거래와 보유에 대한 위험이 장래의 위안화 가치 하락 위험보다 낮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2조 1500억 위안(약 36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상당의 감세 정책 등 연초 내놓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대처가 되지 않자 중국은 이달들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9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풀기로 하는 한편 금리 인하까지 추가로 단행할 태세다. 더욱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중국 정부는 경제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는 부채 리스크 관리에 금융 정책의 초점을 맞춰 왔는데 중국이 이런 기조와 반대로 지준율과 금리 인하 카드를 동시에 써 돈줄 풀기에 나선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 국민 육류’인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며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SCMP에 따르면 8월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따른 돼지고기 생산량이 급감한 탓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7% 폭등했다. 지난 7월 상승률 27%보다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서 생기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열성 전염병이다.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遼寧)성의 한 농가에서 처음 발병한 후 9개월만에 중국 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모두 퍼졌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며, 이중 95%를 국내에서 조달한다. 과일 값도 전년 동기 대비 24% 뛰었다. 중국 정부의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중국은 10일 돼지고기 사육 농가와 돼지고기 구매 소비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물량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는 한 사람이 일정량 이상의 돼지고기를 사지 못하게 제한하는 등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데 이어 각 정부부처와 지방정부에 돼지고기 증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각 정부 부처들은 관련 대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생태환경부는 각 지방정부에 환경보호를 위해 수년간 실시해왔던 양돈 농장 폐쇄 정책의 철회를 지시했다. 교통부는 돼지고기 운송 트럭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했고, 은행감독위원회는 돼지 농장에 대한 대출을 무조건 허용하라고 은행에 지시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양돈 농장이 확장이나 시설 개선에 나설 경우 최대 500만 위안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장쑤(江蘇)성은 2022년까지 돼지고기 생산량을 600만t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고 양돈 중심지인 산둥(山東)성은 중국 전역에 돼지를 최대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돼지고기 파동 정부 차원의 대응은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중국 전역의 양돈 농장 등을 돌며 돼지고기 증산과 가격 안정을 독촉하며 진두지휘하고 있다. 후 부총리는 “돼지고기의 충분한 공급을 확보하는 것은 경제 문제일 뿐 아니라 긴박한 정치 임무”라며 “돼지고기 공급이 충분하지 못한다면 샤오캉(小康·중진국) 사회 달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당과 국가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1일 건국 70주년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민심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후 부총리가 맡은 이 임무가 무역전쟁을 맡은 류허(劉鶴) 부총리, 홍콩 시위를 맡은 한정(韓正) 부총리보다 더 막중하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지난주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는 미중 무역전쟁도, 홍콩 시위도 아닌 바로 ‘돼지고기’였다. 돼지고기 검색 건수는 무역전쟁 검색 건수보다 무려 69배나 많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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