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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트럼프 복용 말라리아약 코로나 치료제 실험서 일시 중단

    WHO, 트럼프 복용 말라리아약 코로나 치료제 실험서 일시 중단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의 효과 및 안정성 실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효능을 극찬하며 복용 중인 의약품에 대한 연구를 일시 중단됐다. 안전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CNN 등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WHO의 ‘연대 실험’ 집행그룹이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부문의 연구를 자료안전감시위원회가 안전성을 심의하는 동안 잠정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연대 실험 참여국 가운데 10개국을 대표하는 집행그룹은 지난 23일 세계적으로 이용 가능한 모든 증거에 대해 종합적인 분석과 비판적인 평가를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WHO의 이같은 조치는 앞서 지난 22일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싯’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른 조치다. 랜싯은 671개 병원 9만 6000여 명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상대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을 조사한 결과 이를 복용한 환자에게서는 사망 위험도가 34% 증가하고 심각한 심장 부정맥 위험도 137% 높아졌다고 전했다.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다만 “이 같은 우려는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며 “이 약품이 자가 면역 질환이나 말라리아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안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브리핑에 배석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도 “이것은 순전히 예방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며 자료를 재검토 결과 안전성이 보장된다면 연구는 재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복용 중이라고 밝힌 제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약을 “신의 선물” “게임 체인저”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많은 의학 전문가들은 부작용 가능성 및 효능 추가 입증 필요성 등을 이유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경고해왔다. WHO는 이와 함께 세계가 현재 코로나19 1차 유행의 한가운데 있다면서 2차 유행이 아닌 1차 유행의 두 번째 정점(second peak)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우리는 아직도 이 병이 실제로 증가하는 단계에 있다”며 “이 병이 언제든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감소세가 매우 강력한 보건 조치 덕분이라며 이를 바뀐 계절의 영향으로 여기거나 북반구가 겨울철로 접어드는 10∼11월쯤 돼서 다시 위험해질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특히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관해 중국 측과 논의 중이지만 과학자 팀을 파견할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코로나 통금 위반’ 오스트리아 대통령 “아내와 수다 떨다 시간 가는 줄 몰라”

    ‘코로나 통금 위반’ 오스트리아 대통령 “아내와 수다 떨다 시간 가는 줄 몰라”

    식당 4060만원 벌금… “내가 낼 것”오스트리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당국의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어겼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알렉산더 판데어벨렌(76)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부인 도리스 슈미다우어(57)와 수도 빈의 국립빈오페라극장 근처 한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밤 12시를 넘어서도 와인을 마시다 경찰에 적발됐다. 당국은 지난 15일 식당·카페의 영업 금지령을 해제했지만, 영업시간은 밤 11시로 제한한 상태였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영업시간 규정을 어기게 돼 국민들께 송구하다. 식당 영업 금지령이 풀린 이후 첫 토요일을 맞아 아내와 외식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식당 주인과 종업원은 밤 11시 전에 식당을 닫고 귀가했으며, 대통령 부부는 식당 앞 노천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누다가 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이번 일로 식당 측은 최고 3만 유로(약 406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될 위기에 처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이번 일의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만약 식당 주인이 벌금을 내야 한다면 내가 모두 내겠다”고 말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빈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녹색당 하원 의원과 당 대표를 지냈다. 2017년부터 6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다. 오스트리아는 총리가 행정부 수반인 내각제이지만, 다른 국가의 내각제와 비교해 대통령 권한이 커 이원집정부제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날 현재 오스트리아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만 6503명, 640명이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코로나 양적완화의 그늘… OECD 1인당 세부담 1617만원 껑충

    코로나 양적완화의 그늘… OECD 1인당 세부담 1617만원 껑충

    코로나19 사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1인당 세 부담이 최소 1만 3000달러(약 1617만원)씩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 급락으로 세수는 급감했지만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ECD는 37개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공공부채 비율이 코로나19 이전의 109%에서 137%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결과 OECD 회원국들은 최소 17조 달러(약 2경 1144조원) 규모의 추가 공공부채를 떠안게 되며 이는 31개 회원국 국민(13억명) 1인당 세 부담으로 따지면 최소 1만 3000달러가 된다. OECD는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회원국의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28% 증가해 17조 달러를 기록했던 것을 언급하며 “2020년 코로나19의 경제충격은 이보다 더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현재 회원국들은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적게는 GDP의 1%(프랑스·스페인), 많게는 6%(미국)를 재정으로 퍼붓고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세수가 대폭 줄면서 공공 부채의 상승 속도가 이를 능가할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이미 많은 부채를 지고 있는데 더 추가되면서 (경제 회복을 위한) 날개가 무거워지고 있다”며 많은 국가들이 1990년대 초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랜들 크로즈너 미국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V자형 경기 회복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정교한 부채 탕감과 구조조정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천젠런 대만 부총통의 아름다운 퇴장/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천젠런 대만 부총통의 아름다운 퇴장/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대만은 중국 대륙과 130㎞쯤 떨어진 데다 인구 2300만명 중 85만명이 본토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하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진환자와 사망자는 지난 22일 현재 각각 441명, 7명밖에 안 되는 세계 최우수 방역국이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시작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은 덕분이다. 37명이 희생된 사스 사태를 겪은 대만은 감염병 단계별로 120여개 행동지침을 촘촘히 마련해 해마다 업데이트해 왔다. 코로나 이전에 건강보험과 환자의 해외여행 이력 정보를 통합하고, 의심 환자가 왔을 때 의료기관이 위험 지역 여행 여부를 실시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전염병의 조기 발견·격리가 가능한 이유다. 대만은 연초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코로나가 퍼지자 바이러스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해 조사를 벌였고, 후베이성 입국자를 2주간 자가격리 조치했다. 중국이 우한을 봉쇄하자마자 의료용 마스크(N95) 수출을 금지하고. 마스크 실명제와 홀짝 구입제를 도입했다. 그리고 2월 6일 중국발 입국 전면 금지 조치를 내렸다. 중국 수출이 전체의 30%에 이르는 대만으로서는 ‘뼈를 깎아내는’ 초강수였다. 대만의 이런 방역 대책을 주도한 주인공이 천젠런(陳建仁·69) 부총통이다. 그가 4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20일 학자로 되돌아갔다. 국립대만대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공공보건 및 인간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소 중독과 유전성 전염병학을 연구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그는 대만대 전염병학연구소장, 국가과학위원회 주임위원 등을 지냈다. 사스가 기승을 부리던 2003년 5월 위생서장(보건장관)을 맡아 사스를 철저히 통제해 ‘사스 퇴치의 영웅’으로 불린다. 이후 민진당에서 보건의료 분야 싱크탱크 역할을 하며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바이오산업 진흥 공약 마련을 주도했다. 2016년 대선에서 차이 총통의 러닝메이트로 제의를 받아들여 부총통에 당선됐다. 대만은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은 물론 옵서버 지위에서도 쫓겨났지만 그의 진두지휘 덕에 방역 모범국으로 떠오른 것이다. 천 전 부총통은 중앙연구원 특별연구원으로 되돌아가 정체가 풀리지 않은 코로나를 집중 연구할 예정이라며 퇴임 부총통 관련 예우를 사절했다. 전직 부총통은 비서·운전기사·사무실이 나오고 매달 18만 위안(약 743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이를 모두 포기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범을 보여 준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총리와 대법원장, 대법관, 장관 등 고관대작을 지내고도 줄줄이 로펌에 둥지를 튼다. 물론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최소한 금도(襟度)라는 게 있다. “책방을 하며 무료 법률상담을 하고 싶다”던 김능환 전 대법관은 중앙선관위원장에서 퇴임한 뒤 편의점에서 일하는 보통의 삶을 선택하자 ‘청백리의 표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5개월도 지나지 않아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돈이 있어야 마음도 올바르다)이라며 대형 로펌에 달려갔다. 편의점주들은 항심이 없다는 말인가. 안대희 전 대법관은 총리 후보 청문회에서 퇴임 뒤 5개월에 16억원을 변호사 수임료로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바람에 낙마했다. 하기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후원 기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는 윤미향 여당 비례대표 당선인에 비하면 그나마 양반이다. 서민들은 생각은 이렇다. 막말로 자녀들 대부분 다 컸겠다 부부 두 사람이 먹고사는 데 현직 후배에게 ‘민원을 넣는’ 자리로 가야 할 만큼 무슨 돈이 그리 많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는 것이다. 연금만도 50세 이상 퇴직자들이 꿈꾸는 월 사오백을 너끈히 받을 텐데도 말이다. 천 전 부총통과 같은 아름다운 퇴장은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인가. khkim@seoul.co.kr
  • 닥터 둠의 경고 “아시아, 美·中 사이서 선택 강요당할 것”

    닥터 둠의 경고 “아시아, 美·中 사이서 선택 강요당할 것”

    “AI·5G 등 어느 쪽 기술 사용 결정 압박 경제 회복 빈사상태 속 ‘U·L자형’ 될 듯”경제 비관론으로 ‘닥터 둠’이라고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전망에 대해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양대 슈퍼파워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간극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핵실험 재개 검토와 레이저 무기 실험,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을 목표로 한 ‘경제번영 네트워크(EPN)’ 구상 등으로 외교경제적 대중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시진핑 국가주석은 “다시는 계획경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퇴진으로 나온 계획경제설에 선을 그었지만 남중국해·일대일로 등 미중 갈등 문제는 심화되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과 중국은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을 향해 우리와 함께하든지 우리의 반대편에 서라고 말할 것”이라며 “각국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이나 5세대 이동통신(5G), 로봇 기술 등에서 미중 가운데 어느 쪽 기술을 사용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경기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경기 침체까지 3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석 달도 아니고 3주 만에 모든 분야가 수직 낙하했다”고 경고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바 있는 그는 올해 세계경제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회복돼도 ‘빈사 상태’가 계속되며 ‘U자형’이나 ‘L자형’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최악의 취업전쟁 터로 내몰린 중국 대졸자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최악의 취업전쟁 터로 내몰린 중국 대졸자들

    중국 대학졸업자들이 피 튀기는 취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중국 경제가 4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대졸자 채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까닭이다. 20일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대학문을 나서는 대학 졸업생은 874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보다 40만 명이나 더 많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심각한 경제적 타격으로 올해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6.8%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중국의 도시지역 실업률이 4월 6.0%로 치솟는 등 고용 동향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허난(河南)성의 한 대학에서 식품위생학을 전공한 취업준비생인 자오싱싱(趙星星·24)은 “지난달부터 10여개 기업에 원서를 내고 5차례 면접을 봤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3000위안(약 52만원)의 월급만 주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의향이 있다”고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중국 대졸자의 취업난이 심각해진 것은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침체 못지 않게 대학생 수가 너무 많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노동력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미명 하에 1999년부터 대학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 때문에 1998년에는 18∼22세 청년 10명 중 1명꼴 대학에 진학했지만, 2016년에는 10명 중 4명꼴로 대학에 다닐 정도로 대학생 수가 급증했다. 더군다나 1990년대 말 태어난 대졸자는 중국 경제의 폭발적 성장세 속에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이들이 성장했던 기간 동안 중국 경제 규모의 세계 총생산의 1999년 7%에서 2019년 19%까지 확대됐다. 특히 중국의 한자녀 정책, 대학 정원 확대 등 정치적, 경제적 급변기에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은 역사상 가장 높은 교육 수준을 지닌 만큼 좋은 직장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 중국 구인·구직 사이트 자오핀(招聘)이 7600명의 대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이 첨단기술 분야의 취업을 원했으며, 10%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번듯한 일자리를 원했다. 중국도 알리바바·텅쉰(騰訊)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민간기업들이 급성장하며 일자리를 늘려 왔지만 급증한 대졸자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다. SCMP는 “최근 베이징대 연구팀 조사 결과 1분기에만 서비스 부문을 필두로 교육·스포츠·정보통신·금융권 등에서 신규 고용이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자오핀도 “1분기 대졸 신규 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17% 줄어든 반면 구직자는 70%나 늘었다”고 밝혔다.대졸자 채용 시장의 급속한 위축은 결국 대졸자가 구한 일자리의 질 저하로 이어졌다. 중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하면서 상당수가 실업자가 되거나 눈높이를 낮추거나, 대학원에 진학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자오핀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를 구한 대졸자의 60% 가량이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이나 배달 종사자와 같거나 더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리창(李强) 자오핀그룹 부사장은 “대졸자들이야 원하지 않겠지만, 현재 대졸자들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부동산 중개인이나 판매원, 기능공 등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지금의 취업난은 그들이 처음으로 부닥치는 역경이 되겠지만 그 역경을 극복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정부는 대졸 취업난 해소를 위해 국영기업 채용 확대, 군 모병 확대, 대학원 과정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이들의 취업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중국 교육부와 인력자원사회보장부, 공업정보화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중앙라디오TV총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 6개 중앙기관이 대졸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100일 일자리 창출 캠페인’에 돌입한 것이다. 교육부는 석·박사생을 지난해보다 18만 9000명 확대 모집하는 한편 특별교사 5000명도 추가 모집해 모두 10만 5000명의 교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초·중등학교·유아원 교사도 40여만명 추가로 선발하기로 했다. 국유기업도 올해와 내년 대졸자 신입 모집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현지 대졸자 취업 현황을 각 지방정부나 대학교 성과 지표에 넣어 평가함으로써 취업 지원을 독려하기로 했다. 지방정부도 다양한 방식으로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하이시 정부는 지난달 29일 시정부 산하 국유기업에 올해 신규 일자리 채용의 최소 절반 이상을 대졸자로 채울 것을 지시했다. 상하이시는 또 대졸자를 신규 채용한 기업은 3년간 채용 인원 수에 대해 1인당 매년 7800위안 세수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심각한 경제 충격을 입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대졸자를 위한 25만개 일자리를 확보하기로 했다. 대졸자를 채용한 영세기업이나 사회단체에 채용 인원 수 1인당 1000위안의 보조금도 지원한다.지방정부에선 ‘삼지일부(三支一扶)’라는 명목으로 대졸자를 농촌으로 내려보내는 ‘현대판 하방(下放)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곳도 있다. 삼지일부는 시골에 내려가 농촌·교육·의료 사업 세 가지를 지원하고 빈곤층을 부축한다는 뜻이다. 농촌지역 개발과 빈곤 퇴치에 효과가 있을뿐 아니라 도시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이 지식청년들이 농촌에 내려가 직접 빈곤한 농촌지역을 체험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시작된 하방운동, 즉 ‘상산하향’(上山下鄕)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하방운동은 사실 10여년 전부터 일부 지방정부에서 시행됐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취업 대란이 예고되면서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에는 졸업생들이 농촌으로 가서 마을의 당 간부로 일하거나 온라인 사업 등 창업을 하도록 지원하는 인센티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푸젠(福建)성은 지난 10일 6000명 대졸자를 농촌 지역으로 파견할 것이라며 1인당 2000위안의 생활 보조금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광둥(廣東)성도 2000명 대졸자를 농촌 지역으로 내려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속에 대졸자 일자리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6.2%까지 뛰었다가 3월에는 6.0%로 소폭 하락했지만 고용 불안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중국의 올해 실업률이 10%에 이르고 이 때문에 적어도 2200만명의 도시 근로자들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대졸자의 4분의 1가량인 220만명이 미취업자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당·정 고위급 회의에서도 고용 문제는 연일 화두에 올리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구두선(口頭禪)에 그칠 공산이 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지난달 17일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는 고용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지정했다. 그 이튿 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소득도 없고 부의 창출도 없다는 의미”라며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진핑 장기집권 시대, 깃발 꽂는 ‘40대 엘리트’

    시진핑 장기집권 시대, 깃발 꽂는 ‘40대 엘리트’

    중국 정가에 ‘40대의 신진기예’가 떠오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인대) 3차회의를 앞두고 “젊은 간부들을 선발해 육성하는 것은 당과 국가의 안정과 지속적인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며 1970년 이후 출생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간부들을 대거 요직에 앉히는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21일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40대 신진기예는 33명에 이른다. 1970년생과 1971년생이 각각 13명과 10명으로 주류를 이룬다. 1972년생은 7명, 1973년생은 1명이다. 최연소는 지난달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부주석에 오른 런웨이(任維·1976년생) 전 다탕(大唐)그룹 부사장이다. 이들은 중앙·지방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성부급부직(省部級副職·중앙 부부장 및 지방 부성장) 인사다. 성부급부직 고위 간부들이 60살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5년 이상 빠르게 헬리콥터 승진을 한 셈이다. 이들이 급부상한 것은 차세대 지도자로 불리는 천민얼(陳民爾·60) 충칭(重慶)시 당서기, 딩쉐샹(丁薛祥·58) 당중앙서기처 서기, 후춘화(胡春華·57) 부총리 등 1960년대생 ‘6세대 지도자’들이 2022년 당대회에서 후계자로 ‘낙점’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만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2기 이후에도 최고지도자직을 유지하면서 ‘6세대 지도자’들을 건너뛰고 이들 ‘40대 신진기예’로 곧바로 권력 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시 주석은 지난해 전인대 2차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 집권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이들 신진기예 33명은 절반이 박사 출신이다. 또 대부분이 고급 엔지니어이거나 금융·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약하는 테크노크라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홍콩 시사주간 아주주간(亞洲週間)은 고학력 젊은 고위 관료들의 대거 출현은 중국 경제와 사회의 발전에 따른 필연적 현상이라고 밝혔다. ‘40대 신진기예’의 성장 배경은 세 갈래다. 우선 지방 말단 당정 기관에서 다양한 업무를 소화한 인물이다. 지방에서 실적을 쌓아 자신의 능력으로 올라온 만큼 현실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스광후이(時光輝) 구이저우(貴州)성 정법위서기와 페이가오윈(費高雲) 장쑤(江蘇)성 부성장, 아둥(阿東) 지린(吉林)성 부성장 등이 꼽힌다. 스광후이 정법위서기는 이들 중 성부급부직에 가장 빨리 올랐다. 상하이 퉁지(同濟)대를 졸업한 그는 상하이시에서 정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펑셴(奉賢)구 당서기 등을 거쳐 2013년 2월 상하이 부시장에 임명돼 성부급부직에 진입했다. 2018년 상하이시를 떠나 구이저우성으로 옮겨 핵심 요직인 공안·사법을 총괄하고 있다. 장쑤성 화이안(淮安) 출신인 페이가오윈 부성장은 태어나서 장쑤성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는 터줏대감이다. 그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한장현 서기 등을 지내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장쑤성 난퉁(南通)시 조직부장과 창저우(常州)시장 등을 거치며 뛰어난 관리 능력을 발휘해 부성장에 올랐다. 회족 출신인 아둥 부성장은 중국 최남단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장을 지낸 해양 전문가다. 베이징대 도시환경학 박사인 그는 국가해양국에서 20년 동안 해역측량판공실 주임, 중국 영해를 감독하는 중국해감 동해총대 부대장 등을 거치며 영유권 분쟁 지역 관리에 주력했다. 2017년에 국가해양국을 떠나 싼사시장을 맡았다. 2012년 남중국해를 관할하기 위해 출범한 싼사시는 인구(2500명)가 적고 육지 면적(20㎢)도 분당신도시(19.6㎢)와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달 18일 싼사시에 시사(西沙)구와 난사(南沙)구를 각각 둔다고 공표했을 정도로 중국의 핵심 이익 지역으로 꼽힌다. 두 번째는 금융 전문가나 국유기업에서 보여 준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는 인물들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궈닝닝(郭寧寧) 푸젠(福建)성 부성장과 류젠(劉劍) 국투건강산업투자공사 최고경영자(CEO), 류창(劉强) 산둥(山東)성 부성장, 리윈쩌(李雲澤) 쓰촨(四川)성 부성장, 리보(李波) 충칭(重慶)시 부시장이 눈에 띈다. ‘금융계의 샛별’로 불리는 궈닝닝 부성장은 칭화(靑華)대 경제학 박사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한 금융 전문가다. 2004년 중국은행에 입행해 신용대출 및 리스크 관리 등에서 성과를 쌓은 뒤 홍콩과 싱가포르 분행장으로 근무하며 두각을 나타내 지도부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중국농업은행 부행장을 거쳐 부성장으로 승진하며 차세대 지도자로 떠올랐다. 류젠 CEO는 이들 중 유일하게 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을 지낸 만큼 중국 정가의 ‘블루칩’으로 통한다. 인민대를 졸업하고 8년간 국가개발투자공사에서 근무한 뒤 공청단 베이징시 서기를 지냈다. 이후 베이징시 순이(順義)구장, 부비서장을 거쳐 2011년부터 6년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아얼타이(阿勒泰)·하미(哈密)지구 당서기를 역임했다. 당중앙위 후보위원을 지낸 데다 신장자치구 오지에서 6년간 경력을 쌓은 덕에 중앙의 고위 관료 승진을 이미 예약해 놨다. 이들 금융 전문가가 맡은 임무는 ‘채무와의 전쟁’이다. 지방정부에 과도하게 쌓인 부채의 디레버리징(채무 감축)을 통해 금융 리스크를 완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방정부 부채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21조 위안(약 3632조원)에 이른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음성 부채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 국유기업 출신으로는 양진보(楊晉柏) 베이징시 부시장과 우하오(吳浩) 장시성 부성장, 런웨이 부주석이 앞서 나간다. 시안(西安)교통대 전력학과를 졸업한 양진보 부시장은 중국남방전망공사 전략기획부 주임과 국가전력망공사 부사장 등을 지낸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다. 당중앙이 중앙 부서의 지위를 부여하기 전 지방에서 ‘시험’하기 위해 그를 직접 발탁했다는 전언이다. 우하오 부성장은 도로·철도공정 박사 학위를 받은 교통 시스템 전문가다. 허난성의 도로사업을 총괄하는 허난도로프로젝트관리공사 사장을 지냈을 만큼 역량이 출중하다. 2009년 뒤늦게 정계에 입문했지만 허난성 도로운수관리국장, 부비서장 등을 거쳐 장시성 부성장에 올랐다. 런웨이 부주석은 17살 때 칭화대에 입학해 20대 중반에 열에너지학 박사 학위를 받은 수재다. 이후 중국국가전력그룹(中國國電)에서 15년 이상 근무했다. 2016년 중국국전의 시짱자치구 분사에 파견되면서 현지 지도부와 인연을 맺어 부주석으로 승진했다. 세 번째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검사위) 등 사정기관 출신들이다. 부패척결을 통해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돼 있다. 저우량(周亮)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은보감회) 부주석과 리신란(李欣然) 중국은보감회 주재 중앙기율위 기검조장, 푸위페이(蒲宇飛) 응급관리부 주재 중앙기율위국가감찰위 기검감찰조장이 이에 속한다. 후난(湖南)성 융저우(永州) 출신인 저우 부주석은 당중앙기율위 조직부장을 지냈다. 당중앙기율위는 ‘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했던 기관이다. 그는 광둥(廣東)발전연구센터에 근무할 당시 왕치산 광둥성 부성장과 친분을 쌓아 ‘왕치산의 비서’로 불리며 승진 가도를 달렸다. 성부급부직에는 아직 오르지 못했지만, 주목을 받는 ‘다크호스’가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 당서기다. 저장칭화장삼각(浙江淸華長三角) 연구원 원장을 역임했고 저장성 자싱(嘉興)시장을 거쳐 저장성의 최연소 시 당서기로 맹활약하고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개발 코앞” VS “검증 안 돼”… 백신 따라 춤추는 금융시장

    후보 물질 실증자료 없어 신뢰성 우려 전문가 “백신 희망은 있으나 신중해야” 글로벌 금융시장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춤을 추고 있다. 백신 개발업체의 섣부른 낙관론에 급등했다가 의학계의 회의적 반응에 곤두박질치는 상황이 반복되는 널뛰기 장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는 20일(현지시간) “임상시험 중인 코로나 백신 ‘INO-4800’을 접종한 쥐와 기니피그의 폐에서 항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토끼, 원숭이 등 더 큰 동물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이어 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체 대상 1단계 임상 결과는 오는 6월로 예상된다. 이날 미국 나스닥 증시에서 이노비오의 주가는 8.45% 올랐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5% 상승하는 데도 기여했다. 이는 지난 18일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mRNA-1273)에 대한 1단계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45명 전원에게 항체가 형성됐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나온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다만 다우지수는 모더나의 발표에 3.85% 올랐다가 다음날 의학계가 내놓은 임상 신뢰성 우려에 1.6% 하락했고, 이날 이노비오의 임상 결과에 다시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 증시도 18일 5%가량 오른 뒤 등락을 반복 중이다. 미국 의학계는 모더나에 대해 검증 가능한 학술논문을 내지 않고 언론 보도로 임상 결과를 홍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한다. 윌리엄 해슬틴 전 하버드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보도자료에 의한 홍보가 요즘 관행인 것 같다”면서 “이는 기업이 금융자료 없이 호실적을 발표하는 것과 같다”고 질타했다. 미 국립보건원은 지난달 코로나19 치료제 조건부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로 환자의 입원 기간이 줄었다고 발표했는데 20일이 지난 지금까지 실증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도 백신후보 물질이 원숭이에게 효과가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한 지 2주 뒤 원숭이들이 다시 감염됐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에 대한 희망 자체가 없다는 게 아니라 ‘신중한 낙관론’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보스턴에 위치한 BIDMC의 의사 댄 브라우치는 NYT에 “백신 개발 과정은 12~18개월로 압축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역사상 가장 빠른 것”이라고 말했다. 월터 리드 육군연구소 감염병연구센터의 넬슨 마이클 소장은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내게는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찝찝한 베이비파우더…‘발암 논란’ 존슨앤드존슨 북미시장만 판매중단

    찝찝한 베이비파우더…‘발암 논란’ 존슨앤드존슨 북미시장만 판매중단

    미국 제약업체 존슨앤드존슨이 ‘발암 논란’이 제기된 활석(탈크) 성분 베이비파우더 제품의 북미시장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은 19일(현지시간) 미국·캐나다 시장에서 해당 제품 판매를 수개월에 걸쳐 줄여 나가 결국 판매를 완전히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매업체들이 보유한 재고는 그대로 팔 예정이다. 지구에서 가장 무른 돌인 활석은 발암물질인 석면 근처에 분포하는 경우가 많아 석면 오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날 성명에서 “소비자의 습관 변화와 제품 안전을 둘러싼 잘못된 정보, 잇따른 소송 부추기기 광고 등으로 그간 북미시장에서 베이비파우더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왔다”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은 그러나 옥수수 전분 베이비파우더는 북미시장에서 계속 판매한다. 북미 외 지역에서는 활석과 옥수수 전분 제품 모두를 그대로 판매한다. 존슨앤드존슨은 베이비파우더를 포함해 활석 제품들이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로부터 미국에서만 1만 9400여건의 소송을 당한 상태다. 특히 2018년 미 미주리주 배심원단은 여성 피해자 22명이 베이비파우더 속 활석이 난소암을 발생시켰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존슨앤드존슨에 46억 9000만 달러(약 5조원)를 지불하라는 평결을 내리기도 했다. 반면 존슨앤드존슨 측은 활석 제품이 안전하며 지난해 12월 검사에서도 석면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사 결과 발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부 제품에 대한 검사에서 극소량의 석면 흔적을 발견한 직후에 이뤄졌다. FDA 검사 결과에 따라 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 10월 일부 생산라인 제품에 한해 자발적 리콜에 나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구글 “연말까지 직원 60%가 일주일에 한번 사무실 나온다”

    구글 “연말까지 직원 60%가 일주일에 한번 사무실 나온다”

    구글은 올해 연말까지 대다수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할 전망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올해 연말까지 직원의 60%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사무실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연말쯤이면 사무실이 정원의 20∼30% 정도 채워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여전히 우리 직원들의 60%를 일주일에 한 번은 사무실에 오게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전염을 방지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순환근무제 형태로 직원들이 출근하도록 한다는 얘것이다. 피차이 CEO는 직원의 10∼15% 정도를 출근하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 장비나 제품을 다루기 위해 사무실에 나올 필요가 있는 직원에 우선순위를 둘 예정이다. 그는 이어 “출근을 확대하더라도 사무실 출근 인원은 어느 시점에든 직원의 20∼30%가 상한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다수 직원은 연말까지 계속해서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피차이 CEO는 그러나 “일부 사업 부서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졌고, 직원들이 내년 제품에 관한 집단토의를 시작하면서 원격근무가 어떻게 작동할지 잘 모르겠다”며 “이에 따라 원격근무에 대해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계획이고, 여전히 잘 돌아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배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구글 소속 전 세계 직원 가운데 사무실에 출근하는 직원은 채 5%가 안 된다. 이런 가운데 트위터에 이어 스퀘어도 무기한 재택근무 허용하기로 했다. 트위터의 최고 경영자(CEO) 잭 도시가 창업한 모바일결제 업체 스퀘어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직원들의 재택 근무를 무기한 허용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 전했다. 스퀘어는 18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생산적이라고 느끼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서 무기한 재택근무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스퀘어는 사무실 운영 재개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트위터도 앞서 “만약 역할과 환경이 재택근무에 알맞고 본인이 희망한다면 영원히 그렇게 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지원할 방침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도 7월 정상 근무를 예고하면서 희망자는 연말까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고 아마존은 10월까지 재택근무를 이어갈 예정이.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홍콩 통제 강화하는 中… 양회서 국보법 논의하나

    코로나19 사태 진정으로 여유를 찾은 중국이 다시 홍콩 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21일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 문제는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로 홍역을 치른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강경 대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홍콩 기본법 23조에 근거한 국가보안법 제정이 논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 23조는 국가전복과 반란을 선동하거나 국가안전을 저해하는 위험인물 등에 대해 최장 3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이와 관련한 법률을 제정하도록 규정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와 언론 매체는 홍콩 시위에 외국 세력이 관여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해 홍콩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반중국 세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 반대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는 분위기는 전날 감지됐다. 18일 밤 홍콩 입법회(의회)에선 국가(國歌) 모독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법’ 처리를 위한 내무위원회 주석(위원장) 선거가 치러져 친중파 의원인 스태리 리가 당선됐다. 내무위는 법안을 심사하고 최종 표결 시기 등을 결정하는 핵심 상임위로, 친중파 당선으로 다음달 4일쯤 국가법 통과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선거 과정에서 야당인 범민주파와 친중파 의원들 간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고 야당 의원들이 보안요원들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쫓겨나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경찰은 지난달 체포한 민주당의 마틴 리 전 주석을 비롯해 반중국 성향 매체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등 지난해 반정부 시위 주도 민주인사 15명을 18일 법정에 세워 신문을 벌이는 등 범민주 진영에 대한 강도 높은 탄압도 예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우버, 사무실 45곳 폐쇄하고 3000여명 추가 감원

    미국 우버, 사무실 45곳 폐쇄하고 3000여명 추가 감원

    미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이겨내지 못하고 3000여명의 직원을 추가 감원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무실 45곳을 폐쇄하고 3000여명을 추가 감원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5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사무실 한 곳도 포함됐다. 이번 조치로 미국 직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WSJ가 전했다. 우버의 이번 조치는 차량호출 서비스 수요의 급감을 불러온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지난 4월 우버의 차량호출 사업은 1년 전과 비교해 80%나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에 따른 자택 대피령과 대면접촉을 피하라는 보건 권고는 이 회사 매출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차량호출 사업을 망가트렸다고 WSJ은 지적했다. 우버는 앞서 6일 전체 글로벌 직원 중 14%에 해당하는 3700여명을 해고한데 이어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추가로 3000여명을 감원키로 한 것이다. 이는 전체 우버 직원들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감원에는 우버 드라이버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우버는 감원을 진행하면서 퇴직금으로만 1억 4500만 달러(약 1778억원), 사무실 폐쇄에 8000만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로샤히 CEO는 또 싱가포르에 위치한 아시아지역본부 역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화물수송 및 자율주행기술 등 대규모 신사업 투자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연구소와 제품 인큐베이터 등 비핵심 사업도 정리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우버는 음식 배달업체 그럽허브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우버의 차량공유서비스와는 달리 1분기 음식배달 전문 플랫폼인 우버이츠의 주문액은 1년 전과 비교해 52%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럽허브와 우버이츠는 미국 내 음식배달 시장에서 각각 2위와 3위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우버가 그럽허브를 인수한다면 5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업계 1위 ‘공룡’으로 올라설 게 유력하다. 우버의 올해 1분기 손실은 29억 달러에 이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EU ‘WHO의 코로나 대응’ 독립적 평가 촉구

    EU ‘WHO의 코로나 대응’ 독립적 평가 촉구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이 18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독립적 평가를 촉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EU가 내놓은 이런 내용의 결의안 초안은 WHO 194개 회원국 가운데 116개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명국 가운데 미국은 빠져 있고 중국은 WHO 주도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의안은 코로나19를 둘러싼 국제적 대응을 조율하기 위한 WHO의 노력에 대한 “공정하고, 독립적이고, 종합적인 평가의 단계적 절차”를 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결의안은 WHO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조사가 최대한 빨리 적절한 시기에 시작돼야 하며, WHO의 조치 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호주가 코로나19의 근원과 WHO의 대응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요구한 가운데 나왔다. 이와 관련해 CNN은 중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조사가 시작되면 중국 정부에 당혹스러운 정보가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파월 “회복 과정, 내년말까지 이어질수도”… 깊고 긴 경기침체 경고

    파월 “회복 과정, 내년말까지 이어질수도”… 깊고 긴 경기침체 경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가 내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이 마저도 백신이 관건이라며 백신 개발이 늦어질 경우 침체가 더욱 길어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17일(현지시간) 미 CBS방송 ‘60분’(60 minutes)에 나와 “미국의 완전한 경제 회복이 내년 말까지 늦춰질 수 있으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사람들이 완전히 (코로나19에 안 걸릴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는 백신 상용화를 기다려야한다는 의미”라며 “완전한 경제 회복이 일어날 수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내년 말까지 갈 수도 있고, 시기는 진짜 모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성급히 V자형 반등을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경제의 신속한 반등을 약속하지 않으려고 주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하반기부터는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파월 의장은 ‘V자형 회복’ 가능성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파월 의장이 특히 우려한 것은 전염병의 2차 대유행 가능성이다. 그는 “2차 대유행이 발생하면 경제는 물론 공공의 신뢰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정말로 피하고 싶은 위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백신이 전제되지 않는 한 경제가 본격적으로 재가동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전 세계가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선데이 메일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지만 갈 길이 아주 멀다”며 “솔직히 백신이 열매를 맺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성급한 경제 살리기보다 보건 안전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파월 의장은 “대중이 안전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밖으로 나갈 것”이라며 상당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수록 경제 재개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월가보다는 일반 대중을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에게 경제 재개를 서두르지 말고 방역에 더욱 힘을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했다. WSJ는 “미 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실물경제가 아닌 금융가 지원에만 주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지금은 쉬운 언어로 미국인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앞서 지난 13일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연설을 통해 “심각한 경기하강 위험이 있다”며 “깊고 긴 충격은 경제 생산 능력에 지속적인 충격을 가할 수 있다. 저성장과 소득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가에 급부상하는 ‘40대 신진기예’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가에 급부상하는 ‘40대 신진기예’들

    중국 정가에 ‘40대의 신진기예’가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인대) 3차회의를 앞두고 “젊은 간부들을 선발해 육성하는 것은 당과 국가의 안정과 지속적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며 1970년 이후 출생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간부들을 대거 요직에 앉히는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40대의 신진 기예는 32명에 이른다. 1970년생과 1971년생이 각각 14명과 10명으로 주류를 이룬다. 1972년생은 7명, 1973년생은 1명이다. 최연소는 지난달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부주석에 오른 런웨이(任維·1976년생) 전 다탕(大唐)그룹 부사장이다. 이들은 중앙·지방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성부급부직(省部級副職·중앙 부부장 및 지방 부성장) 인사다. 성부급부직 고위 간부들이 60살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5년 이상 헬리콥터 승진을 한 셈이다. 이들이 급부상한 것은 차세대 지도자로 불리는 천민얼(陳民爾·60) 충칭(重慶)시 당서기, 딩쉐샹(丁薛祥·58) 당중앙서기처 서기, 후춘화(胡春華·57) 부총리 등 1960년대생 ‘6세대 지도자’들이 2022년 당대회에서 후계자로 ‘낙점‘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까닭이다. 이런 만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2기 이후에도 최고 지도자직을 유지하면서 ‘6세대 지도자’들을 건너뛰고 이들 ‘40대 신진기예’로 곧바로 권력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이 지난해 전인대 2차회의에서 헌법개정을 통해 장기 집권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으면서 이 같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들 32명은 절반이 경제학·공학·이학·법학박사이며, 대부분이 고급 엔지니어나 금융·경제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타이틀을 지닌 테크노크라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홍콩 시사주간 아주주간(亞洲週間)은 고학력 젊은 고위 관료들의 대거 출현은 중국 경제와 사회의 발전에 따른 필연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40대 신진기예’의 성장한 배경은 세 갈래다. 우선 지방 말단 당정기관에서 다양한 업무를 소화한 인물이다. 지방에서 실적을 쌓아 자신의 능력으로 올라온 만큼 현실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광후이(時光輝) 구이저우(貴州)성 정법위서기와 페이가오윈(費高雲) 장쑤(江蘇)성 부성장, 아둥(阿東) 지린(吉林)성 부성장 등이 꼽힌다. 스광후이 정법위서기는 이들 중 성부급부직에 가장 빨리 올랐다. 상하이 퉁지(同濟)대를 졸업한 그는 상하이시에서 정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상하이 펑셴(奉賢)구 당서기 등을 거쳐 2013년 2월 부시장에 임명돼 성부급부직에 진입했다. 2018년 11월 상하이시를 떠나 구이저우성으로 옮겨 요직인 공안·사법부를 총괄하는 정법계통을 담당하고 있다. 장쑤성 화이안(淮安) 출신인 페이가오윈 부성장은 태어나서 장쑤성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터줏대감이다. 그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한장현 서기 등을 지내며 현장 경험을 쌓아 지도부의 인정을 받았다. 장쑤성 난퉁(南通)시 조직부장과 창저우(常州)시장 등을 거치며 뛰어난 관리 능력을 발휘해 부성장에 올랐다. 회족 출신인 아둥 부성장은 중국 최남단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장을 지낸 해양전문가다. 베이징대 도시환경학박사인 그는 국가해양국에서 20년 동안 해역측량판공실 주임, 중국 영해를 감독하는 중국해감 동해총대 부대장 등을 거치며 영유권 분쟁 지역 관리에 주력했다. 2017년 국가해양국을 떠나 싼사시장을 맡았다. 2012년 남중국해 섬과 암초를 관할하기 위해 출범한 싼사시는 인구(약 2500명)가 적고 육지면적(20㎢)도 분당 신도시(19.6㎢)와 비슷한 작은 시급 행정구역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18일 싼사시에 시사(西沙)구와 난사(南沙)구를 각각 둔다고 공표했을 정도로 남중국해 영유권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만큼 중국의 핵심이익 지역이다.두 번째는 금융전문가나 국유기업 출신이다. 금융기관과 국유기업에서의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궈닝닝(郭寧寧) 푸젠(福建)성 부성장과 류젠(劉劍) 국투건강산업투자공사 최고경영자(CEO), 류창(劉强) 산둥(山東)성 부성장, 리윈쩌(李雲澤) 쓰촨(四川)성 부성장, 리보(李波) 충칭시 부시장이 눈에 띈다. ‘금융계의 샛별’로 불리는 궈닝닝 부성장은 칭화(靑華)대 경제학 박사로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따낸 금융전문가이다. 2004년 중국은행에 입행해 신용대출 및 리스크 관리 등에서 성과를 쌓은 뒤 홍콩과 싱가포르 분행장으로 근무하며 두각을 나타내 지도부의 눈도장을 받았다. 중국농업은행 부행장을 거쳐 부성장으로 승진하며 차세대 지도자로 떠올랐다. 류젠 CEO는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을 지낸 만큼 중국 정가의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민대를 졸업한 그는 8년간 국가개발투자공사 등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다가 공청단 베이징시 서기를 지냈다. 이후 베이징시 순이(順義)구장, 부비서장을 거쳐 2011년부터 6년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아얼타이(阿勒泰)·하미(哈密)지구 당서기를 각각 지냈다. 중국내 당서열 366위 권 안에 든 데다 신장자치구 오지에서 6년간 경력을 쌓은 덕에 고위 관료로 승진은 이미 예약해 놨다. 이들 금융 전문가가 맡은 임무는 ‘채무와의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지방정부에 과도하게 쌓인 부채의 디레버리징(채무 감축)을 통해 금융리스크를 완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식 집계 상으로는 지방정부 부채는 2019년 8월 기준 21조 위안(약 3632조원)에 이른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음성 부채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난다는 주장도 있다. 국유기업 출신으로는 양진보(楊晉柏) 베이징시 부시장과 우하오(吳浩) 장시성 부성장, 런웨이 시짱자치구 부주석이 앞서 나간다. 시안(西安)교통대 전력학과를 졸업한 양 부시장은 국유기업인 중국남방전망공사 전략기획부 주임과 국가전력망공사 부사장 등을 지낸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다. 당중앙이 중앙 부서의 지위를 부여하기 전 지방에서 ‘테스트’하기 위해 그를 직접 발탁했다는 전언이다. 우하오 부성장은 도로·철도공정 박사 학위를 받은 교통 시스템 전문가다. 허난성의 도로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국유기업 허난도로프로젝트관리공사 사장에 오를 만큼 역량이 뛰어나다. 2009년 뒤늦게 정계에 입문했지만 허난성 도로운수관리국장, 부비서장 등을 거쳐 장시성 부성장에 올랐다. 런웨이 부주석은 17살 때 칭화대에 입학해 20대 중반에 열에너지학 박사 학위를 받은 수재다. 이후 중국국가전력그룹(中國國電)에서 15년 이상 근무했다. 2016년 중국국전의 시짱자치구 분사에 파견되면서 현지 지도부와 인연을 쌓아 부주석으로 승진했다. 세 번째는 공산당과 국가기율과 감찰 출신 인물들이다. 부패척결을 통해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돼 있다. 저우량(周亮)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은보감회) 부주석과 리신란(李欣然) 중국은보감회 주재 중앙기율위 기검조장, 푸위페이(蒲宇飛) 응급관리부 주재 중앙기율위국가감찰위 기검감찰조장이 이에 속한다. 후난(湖南)성 융저우(永州) 출신인 저우 부주석은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조직부장을 지냈다. 중앙기율위는 ‘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했던 기관이다. 왕치산의 ‘비서’로 불리는 그는 광둥(廣東)발전연구센터에 근무할 당시 왕치산 광둥성 부성장과 친분을 쌓아 승진가도를 달렸다. 성부급부직에는 아직 오르지 못했지만, 주목을 받은 ‘다크호스’가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 당서기다. 저장칭화장삼각(浙江淸華長三角) 연구원 원장을 역임했고 저장성 자싱(嘉興)시장을 거쳐 저장성의 최연소 시 당서기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WTO 사무총장이 갑작스레 사임한 까닭은

    WTO 사무총장이 갑작스레 사임한 까닭은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평소 WTO가 미국과 중국을 차별대우해왔다고 비판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는 문제없다(I‘m okay with it)”며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한 WTO 비공식 대표단 회의에서 임기 만료일인 내년 8월말보다 1년 앞서 오는 8월 31일자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WTO의 6번째 사무총장인 그는 2013년 9월 취임한 뒤 4년의 임기를 마치고 2017년부터 2번째 임기를 맡았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각국의 봉쇄 조치와 개인적인 무릎 수술 등을 거론한 뒤 “가족과 상의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건강 이상설에 대해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어떠한 정치적 기회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국인 브라질에서 정치경력을 쌓을 것이라는 관측도 전면 부인했다. 그의 부인은 마리아 나자레트 파라니 아제베두 제네바 주재 브라질 대표부 대사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의 중도 사임으로 오는 9월부터 4명의 사무차장 중 한 명이 대행을 맡아 잔여 임기기간 WTO를 이끌 전망이다. 차기 사무총장 선거는 올해 12월부터 후보접수 등을 시작으로 내년 5월 말 마무리된다. 새 사무총장의 임기는 내년 9월부터 시작된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사임 시기에 대해 WTO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으로는 각료회의(MC12)가 2021년 중반이나 그해 말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중반에 열릴 경우 선거 일정과 겹치게 돼 “MC12의 준비 작업에 부담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퇴 고려 시 타이밍에 대한 고려가 마음에 걸렸다”며 “(차기 사무총장) 선발 과정을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할수록 더 좋다는 것이 내 결론”이라고 전했다. 아베제두 사무총장의 이 같은 설명에도 일각에서는 그의 사임 결정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봉쇄령을 내리면서 글로벌 교역이 멈춰서고 실업과 경기 침체가 현실화한 이때 세계 무역 질서를 관장하는 수장으로서 급작스러운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아제베두 사무총장의 돌연 조기 사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의 사임 발표는 전날까지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 사무국 내부나 회원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사임 계획을 알리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WTO 사무국이 이날 급박하게 화상 대표단 회의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브라질 출신의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발표에 앞서 자국의 경제 신문인 발로르 에코노미코와 인터뷰를 하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런 까닭에 아베제두 사무총장의 갑작스런 중도 사퇴 발표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연일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의 견제가 연일 심화된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WTO는 현재 ‘자유무역’을 경시하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견제·압박 속에 분쟁해결 절차 등 제 기능을 사실상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은 WTO가 중국에 편향적이라면서 노골적으로 비토를 놓아왔다. 무역분쟁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리는 WTO 상소기구는 미국의 위원 선임 반대로 지난해 12월 이후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특히 지난 1월 체결된 1단계 무역합의로 봉합되는 듯했던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코로나19 책임론을 시작으로 다시 불붙기 시작한 점도 WTO가 골머리를 앓게 하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무역이 30% 넘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WTO의 어깨를 짓눌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베제두 사무총장의 조기 사임 소식에 “WTO는 중국을 특별 대우했다”면서 비난하며 공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WTO는 끔찍하다. 우리는 아주 나쁜 대우를 받았다”면서 “WTO는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대하기 때문에 중국은 미국이 못얻는 이익을 많이 누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개도국인 다른 나라들이 있다”면서 “백악관 집무실에 앉은 사람들이 그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했어야 한다”고 전임 행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이 WTO에서 개도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하면서 불공정 사례의 대표 격으로 중국과 한국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TO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다가 세계보건기구(WHO)를 함께 거론하면서 “곧 WHO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다음주쯤”이라고 밝혔했으나 어떤 발표인지는 추가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은 기존 국제기구들과의 갈등을 확대하고 있다. 유엔(UN), 유네스코(UNESCO), WHO 등 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목표가 된 주요 국제기구들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m
  • 중국 4월 산업생산 3.9%↑…코로나19 사태 후 첫 증가

    중국 4월 산업생산 3.9%↑…코로나19 사태 후 첫 증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이 월간으로는 처음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올해 1월 이후 중국에서 월간 산업생산이 늘어난 것은 처음이다. 반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국내외 수요 회복이 중국 경제 회복의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 늘어났다. 산업생산은 제조업과 광업, 유틸리티 부문의 생산량을 측정하는 경제 지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1.5%를 2배 이상 웃돈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1∼2월 -13.5%로 곤두박질쳤다가 3월 -1.1%를 기록한데 이어 이달 들어 플러스로 반전하면서 중국 경기회복이 V자형태의 반등 곡선을 그려나가는 추세다. 올해 1분기(1~3월)는 지난해 1분기보다 -8.4%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성장의 한 축인 내수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인 소매판매는 지난달에도 감소했다. 4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식품류(18.2%), 음료(12.9%), 일용품(8.3%) 같은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 반면 의류·신발(-18.5%), 금·은·보석(-12.1%), 가전(-8.5%) 등 당장 불요불급한 상품의 소비를 꺼리는 추세가 뚜렷했다. 시장 전망치인 -6.0%에 미치지 못했다. 1~2월 중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 3월 -15.8%로 1분기 소매판매는 지난해 1분기보다 -19.0%를 기록했다. 4월에는 소매판매 감소 폭이 1분기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투자 지표 역시 부진했다. 올해 1~4월 고정자산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를 기록했다. 고정자산 투자는 부동산과 인프라(사회기반시설) 등에 투입하는 금액이다. 1분기(-16.1%)보다는 감소 폭이 줄었다. 1~4월 제조업 투자는 -18.8%였다. 투자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민간 고정자산 투자는 1~4월에 -13.3%였고 인프라 투자는 -11.8%, 부동산 투자 -3.3%였다.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 차원에서 1∼5월에만 이미 작년 전체보다 많은 2조 2900억 위안 규모의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를 지방 정부에 배정하고 인프라 투자 확대를 지시했지만 한 아직 역부족이다. 지난달 실업률도 악화됐다. 4월 도시 실업률은 6.0%로, 3월(5.9%)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도시 실업률은 지난 2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후 최고치인 6.2%까지 치솟았다가 3월 이후 경제가 서서히 정상화됨에 따라 다소 낮아지는 듯했지만 이번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고용 시장이 4월에도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내놨지만, 중국 안팎에선 실업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 상당수가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황인 데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를 뜻하는 농민공(農民工)도 상당수 일자리를 잃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도시 실업률이 고용 안정이 가장 취약한 계층인 농민공의 실업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통계국은 “4월 주요 경제 지표가 다소 개선됐고 경제 운용이 점차 일상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나라 밖에서 코로나19 전염병이 여전히 만연해 국내 경제 안정과 회복 과정에 많은 도전이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은 지난 1분기 거의 반세가 만에 처음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경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코로나, 에이즈처럼 인류에 뿌리내릴 수도” WHO의 섬뜩한 경고

    “코로나, 에이즈처럼 인류에 뿌리내릴 수도” WHO의 섬뜩한 경고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 조치를 속속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처럼 사라지지 않고 인간 사회에 뿌리내릴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에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세계적으로 면역력이 충분히 생기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이 100개가량 연구 중”이라며 “백신이 개발됐다고 질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WHO가 미국과 유럽이 속속 이동제한을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움직임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낸 것이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이 바이러스는 우리 사회 다른 앤데믹(endemic)처럼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 수도 있다”며 “그 누구도 이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엔데믹은 말라리아·뎅기열 등과 같이 사라지지 않고 특정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을 뜻한다. 그는 “에이즈 바이러스(HIV)도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효과적인 치료제는 개발됐다”며 “이런 가능성을 의제로 놓고 논의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HIV처럼 코로나19 역시 인간 사회에 또 다른 풍토병처럼 자리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 역시 “코로나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우리는 체계적인 위험 평가 과정을 통해 경보 수준을 국가와 지역, 글로벌 수준에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는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WHO가 각국의 위험 평가를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며 전제 조건으로 “코로나19에 대한 통제, 매우 강력한 공중보건 감시, 재발하는 사례에 대처하기 위한 더 강력한 보건 시스템 구축”을 주문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공적연금 中주식에 투자 중단”… 금융시장도 때리는 트럼프

    “美공적연금 中주식에 투자 중단”… 금융시장도 때리는 트럼프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공적연금의 대중 투자에 제동을 건 데 이어 ‘중국 코로나19 책임법’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옵서버’ 참가 지지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연일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유진 스캘리아 노동부 장관에게 한 통의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연방공무원 저축계정(TSP)의 대중 주식 투자를 사실상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TSP는 현재 운용 규모가 6000억 달러(약 735조원)에 이르며, 올해 하반기부터 500억 달러 규모의 ‘국제주식투자펀드’를 통해 중국 주식에 40억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었다. 두 나라 간 갈등이 코로나19 책임론과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논란에 더해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 서한에서 대중 주식 투자와 관련해 “연방 근로자들의 돈을 중대한 국가안보와 인도주의적 우려가 있는 (중국) 회사들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 중국 회사가 제재를 위반하고 있는 데다 국방력을 강화하고 종교를 억압하는 중국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는 게 백악관 측의 판단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 의원들이 TSP 기금을 운용하는 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의 대중 주식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한 바 있는데, 이번엔 백악관이 직접 나선 것이다. 스캘리아 장관은 곧바로 마이클 케네디 FRTIB 이사장에게 별도의 서한을 보내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커들로 위원장이 “투자 위험과 국가 안보에 근거해 계획된 투자에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의원들도 중국 때리기를 거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다른 공화당 의원 8명과 함께 `코비드19 책임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코로나19의 발병 원인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광범위한 제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법안이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은 오는 18∼19일 WHO 총회를 앞두고 대만이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지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이날 통과시켰다. ‘옵서버’는 발언권은 있지만, 의결권은 없는 참여국을 뜻한다.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회원국이 아니라 옵서버로 WHO 총회에 참가해 오다 2016년부터는 중국의 반대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느리게 되살아난다…‘나이키형’ 경기회복론

    느리게 되살아난다…‘나이키형’ 경기회복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글로벌 경제의 경기회복 형태는 나이키 로고인 ‘스우시’ 마크와 비슷한 모양을 띨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정책 입안자와 기업가 상당수는 포스트 코로나 경기 전망이 가파른 반등을 기대하는 ‘V자형’이나 완만한 곡선의 ‘U자형’보다도 한층 더딘 속도로 회복이 이뤄지는 나이키 모양에 가까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 사태로 급감한 미국과 유럽의 국내총생산(GDP)이 내년 말이나 그 이후까지 2019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느린 회복세를 보인다는 얘기다. 미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저점을 찍고 꾸준히 반등하는 나이키 곡선을 보였고 1차 오일쇼크 기간인 1975년 바닥을 치고 급반등한 사례는 V자형에 해당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과 유럽에서 실직자 급증으로 경제활동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나왔다. 항공업계는 2022년 초까지 코로나 이전의 수요를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음식점과 가게가 수용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콘서트나 스포츠경기는 몇 개월간 열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만큼 봉쇄가 완화되지만 코로나 감염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과거로 되돌아가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그나마 ‘나이키 곡선’ 회복론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가까스로 재가동한 세계 경제가 코로나의 2차 유행으로 또다시 쇼크에 빠지게 되는 ‘W자형’, 오랜 기간 회복이 어려운 ‘L자형’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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