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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알」 부상 아주 자동차시장 공략 “승부수”

    ◎미 GM사,“태 라용에 전초기지 건설”/98년부터 연 8만∼10만대 생산 “야심찬 계획”/“일 독무대·AS 태부족 극복이 열쇠” 지적도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사가 급부상하는 아시아 시장을 집중공략하기 위해 태국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GM사는 지난달 30일 일본의 도요타·혼다·닛산,미국의 크라이슬러·포드사에 이어 태국 동해안 라용에 10억달러를 들여 자동차 조립생산 공장을 건설,오는 98년부터 8만∼10만대의 「오펠 아스트라」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GM의 이같은 승부수가 「무리수」라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태국에서 독무대를 이루는 일본의 도요타·혼다·닛산자동차가 올해안으로 제3공장과 제2공장을 각각 가동할 예정이다.미 크라이슬러사도 작년부터 「체로키」지프차의 생산에 들어갔고 포드사는 일본 마쓰다사와 합작으로 오는 98년 완공을 목표로 라용에 13만5천대 규모의 1t트럭 조립공장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GM은 대내외적으로 해결해야 할문제도 산적해 있다.대내적으로는 태국에 자사의 서비스센터가 태부족하다는 점을 들수 있다.이곳 사람들은 GM 오펠 제품의 부품과 애프터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하룻밤을 지새도 어렵다는 불만을 털어놓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돼 있다. 효과적인 투자배분이 이뤄질 것인가라는 점도 있다.20억달러를 쏟아부은 중국시장의 진출이 거의 실패한데 충격을 받은 GM은 「면세특권」을 누리는 필리핀 현지공장에 대한 미련을 아직도 갖고 있는만큼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한 실정이다. 대외적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지난 94년 오펠 브랜드를 태국에 첫진출시킨 GM은 「비싼 차」라는 인식이 팽배해 지금까지의 판매량이 7백83대에 불과할 정도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탄탄한 수요기반을 가진 일본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략하느냐는 난제도 있다.GM의 계획을 미리 눈치챈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재빠르게 아시아권의 자전거 및 모터사이클의 수요를 대체할수 있는 저가의 아시아형 경차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 전문가들은 GM의 경우 새로운 소비자의 창출보다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애프터서비스를 해줌으로써 지금의 소비자의 만족을 극대화하는 게 더 급하다고 지적한다.〈김규환 기자〉
  • 「스미토모」 18억불 손실 원자재시장 일파만파

    ◎국제 동가격 급락세 가속될듯/t당 1,600달러선까지 폭락 가능성 높아/스미토모 세계공급량 70% 차지… 파문 오래갈듯 국제 구리(동)시장이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지난 13일 일본 최대의 종합상사중 하나인 스미토모(주우)상사의 트레이더 하마나카 야스오 비철금속부장이 지난 10년동안 불법 임의매매를 통해 모두 18억달러의 손해를 봤다는 스미토모의 발표로 「스미토모 충격파」가 확산 일로에 있는 것이다. 때문에 스미토모 사건이 발표된지 하루만인 1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값은 7월 인도분이 장중 한때 12.4%가 떨어지며 파운드당 91.7센트까지 폭락,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국제 구리거래의 중심지인 영국 런던 금속거래소에서도 3개월물이 10.5%나 하락,t당 1천8백50달러까지 떨어지는 급락세를 보였다가 장이 끝날무렵 회복세를 보이며 1천9백65달러로 폐장됐다. 특히 구리선물 전문 트레이더들은 이번 스미토모의 파문으로 국제 구리값이 t당 1천7백50억달러에서 1천6백달러 선까지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높다는 비관론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제 동시장의 혼란은 이미 지난 5월부터 예견돼 왔다.5월초 「미스터 5%」로 불리며 10여년동안 국제 동 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하던 트레이더 하마나카에 대한 내부조사설이 나돈 탓.은행측 잔고와 구리상품의 거래실적이 맞지 않음을 발견한 스미토모상사가 하마나카를 비롯한 관련자들에 대해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는 루머가 국제 동 시장에 유포된 것이다. 특히 하마나카가 동 선물거래에서 손을 떼던 지난달 19일 국제 구리시세는 지난 89년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치인 6.4%나 급락하며 폭락조짐을 보였다.국제 동 가격은 이후 연일 내림세를 타며 지난 12일까지 무려 14%나 떨어지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따라서 이번 스미토모의 공식발표가 국제 동 가격의 급락세에 가속도를 붙여준 셈이다. 문제는 국제 동 시장의 행로가 앞으로도 여전히 불안하다는 데 있다.스미토모가 전세계를 상대로 구리를 공급하는 규모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스미토모의 세계 동 공급 규모는 연간 1천5백만∼2천만t선.실제로는 세계동 공급량의 70%를 좌우할수 있는 물량이다. 스미토모는 막대한 물량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태국·말레이시아등 아시아 각국은 물론 유럽 일부 국가에까지 공급함으로써 국제 동 가격을 주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스미토모의 최종손실액이 공식 발표액보다 더많은 20억∼25억달러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스미토모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이다.〈김규환 기자〉
  • “손실액 사상 최대” 금융시장 위기/일사 18억달러 손실 파장

    ◎사고발표후 구리 선물가격 급락/「투자손해 예방」 선물제 역기능 재연 선물거래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수단인가.투자자들의 헤지(투자손해 예방)수단으로 도입된 선물거래가 오히려 기업과 개인을 파산의 늪속으로 밀어넣는 주범으로 등장,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의 스미토모(주우)상사는 13일 이 회사의 하마나카 야스오라는 구리(동)전문 트레이더(회사및 개인의 돈으로 주식·채권·파생금융상품 등에 투자하는 사람)가 지난 10년동안 구리 선물상품을 회사의 승인없이 불법거래함으로써 모두 18억달러(약 1조4천억원)의 손실을 끼쳤다고 발표,이같은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하마나카 야스오 트레이더(48)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미스터 5%」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인물.세계 구리가격의 5%를 좌지우지할만큼 이 바닥에서는 내로라하는 트레이더로 명성을 날렸다.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의 명성도 한낱 모래성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셈이다. 이에 앞서 올해 초 일본 다이와(대화)은행 뉴욕지점의 트레이더 이구치 도시히데가 역시 불법 채권거래로 11억달러(약 8천8백억원)의 손실을 냈다.작년 2월 영국 베어링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트레이더 닉 리슨은 일본 니케이 225의 주가지수선물 거래를 실패하는 바람에 14억달러(약 1조1천억원)의 손실을 기록,영국 최고(최고)의 은행인 베어링은행을 몰락시켰다.따라서 이번 사건의 손실액 18억달러는 세계 금융사고 사상 가장 많은 셈이다. 이 사건의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은 또 다시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됐다.우선 세계 구리가격이 급락하고 있다.컴퓨터거래로 이뤄지는 6월물 선물가격은 전날 파운드당 1백4.15센트에서 98.5센트로 6센트나 폭락했다.특히 지난 5월 중순의 1백23.65센트보다 무려 25센트 가량 떨어진 것이다.또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파문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 14일 스미토모사의 주식거래를 중단시켜 금융시장의 난맥상을 반영했다. ◎작년 매출액 1천2백억달러… 세계굴지 기업 ▷스미토모상사◁ 도쿄와 오사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스미토모상사는 석유·화학·건설·부동산·미디어·전기기계·자동차·조선·금융등 모든 산업영역에서 전세계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세계적인 종합상사.자산은 5백억달러(약 40조원)이며 지난 95년의 매출액은 1천2백50억달러(약 1백조원)를 기록했다.〈김규환 기자〉
  • 베트남 교민투자 유치 “비상”

    ◎세금감면 등 혜택불구 630만달러 그쳐/본국정부 불신·이중가격제 투자 걸림돌 베트남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8년 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해외교포들의 자본을 국내에 유치하는 「보예트 키우(해외거주 베트남인)의 투자유인 정책」이 실패작인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지난 88년 경제성장을 부축하는 경제개혁 조치의 하나로 해외동포들의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20%의 세금을 감면하는등 파격적인 정책을 단행했다.또 외국인 투자가와는 달리 투자할 때 기업설립 등의 모든 부문에서 내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중국의 고도성장이 화교들의 집중적인 투자가 큰 힘이 된 것처럼 보예트 키우들의 「돈줄」이 베트남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지난 88년부터 올해 1·4분기(1∼3월)까지 2백70만명의 해외교포중 절반이상 거주하는 미국 보예트 키우의 고국 투자액은 겨우 6백30만달러(약 50억4천만원).이 기간동안 외국인의 투자액(1억2천7백만달러)의 5%에도 못미친다.특히 매년 보예트 키우의 송금액 6억달러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다. 이처럼 투자유인책이 실패로 돌아간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베트남 정부를 불신하고 있다는 점.이들은 베트남 정부가 겉으로는 자신들의 투자를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자신의 나라를 버리고 떠난 사람들이라고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처럼 이중가격제도의 시행이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외국인들에게 호텔 숙박료나 항공운임 등을 자국민보다 2배이상 비싸게 물리는 이 제도를 보예트 키우에게도 똑같이 적용함으로써 이들의 불만을 사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김규환 기자〉
  • 「킬링필드」 주역 폴 포트 사망

    ◎크메르루주 지도자… 반군거점서 말라리아 걸려/49년 불 유학때 좌익운동… 집권중 2백만명 학살 캄보디아 공산반군 크메르 루주의 지도자인 폴 포트가 지난 5일 캄보디아 북서부 반군 거점에서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했다고 반군 부사령관이 6일 확인했다. 「얼굴 없는 사나이」라는 별명을 가진 폴 포트(68)는 지난 78년부터 3년동안 크메르 루주가 폴 포트정권으로 불린 탓에 국제적으로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특히 그의 집권시절 1백만명의 동족을 학살한 「킬링 필드」의 장본인으로 더욱 악명이 높다. 캄보디아 북부 캄퐁지방의 중농집안에서 태어난 폴 포트는 지난 49년 당시 지배자였던 프랑스정부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파리에 유학,좌익운동이 활발했던 이곳에서 좌익혁명운동에 뛰어들어 조국해방을 꿈꿨다. 귀국 후 초등학교 교편을 잡고 있던 그는 농민이 착취를 당하는 것을 보고 파리 유학생들을 규합,혁명조직을 만들어 봉건체제를 전복시킬 계획을 추진했다.미국이 지원하는 놀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잡았던 폴 포트는 그의 이상실현이 「급진적인 정치·사회사상의 혁명」으로 이어져 결국 엄청난 죄악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김규환 기자〉
  • 외국남성들 인도처녀 “신부감 1위”

    ◎“순수하며 순종적” 배필 찾아 인도방문 줄이어/“지참금 부담 없다” 인도여성도 국제결혼 선호 인도여성들이 인생의 영원한 반려자를 찾는 극동,구미 등지의 외국남성들에게 최고의 신부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들 신랑감이 자기 나라의 문화적·도덕적 타락현상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순수하면서도 순종적인 인도여성들에게 커다란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인도남성들의 경우 세습적 계급제도인 카스트를 비롯,피부색·종교·가족배경·궁합 등을 따지는데 반해 이들 외국남성들이 이런 것들을 전혀 문제삼지 않고 주로 상대의 심성을 보려하는 점도 인도여성들의 국제적 인기를 높이는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도 뉴델리에만 5백여개를 포함,전국적으로 수천개에 달하는 인도의 결혼상담소들은 이제 외국 남성과 인도 처녀의 인연을 맺어주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현상마저 생겨났다. 다케시 도시히코란 일본청년도 작년에 인도인 색시감을 찾기위해 뉴델리를 방문,인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결혼상담소로 직행했다. 도쿄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올해 25세의 다케시는 뉴델리시 서부의 레가르푸라에 있는 이 결혼상담소의 소장 다람 찬드 아로라(65)씨와 면담한뒤 신랑감 명단에 자기 이름을 올렸고 한달만에 마음에 드는 인도여성을 찾아 일본으로 돌아갔다. 아로라씨는 인도 전역의 건물벽에 시커먼 페인트로 광고를 써놓아 가장 많이 알려진 자신의 사무실에만 지금까지 다케시와 같은 목적을 가진 외국인이 수백명이나 찾아들었다고 자랑했다. 벨기에의 이혼남인 비즈니스맨 조젭 귀스타프 다니엘(38)씨도 『서방에서 이혼율이 놀라울 정도로 치솟고 있지만 인도에서는 전통문화상 결혼이 평생의 약속으로 간주되고 있어 전반적으로 이혼율이 낮다』며 인도여성들이 썩 좋은 신부감임을 강조했다. 인도여성들의 입장에서는 많은 인도남성들이 요구하고 있는 엄청난 지참금 부담 없이 결혼할 수 있는데다 결국 가족들로 하여금 인도를 떠나게해줄 수도 있기 때문에 국제결혼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인도 여권신장운동가들은 외국인들의 마음속에 새겨진 진부한 인도여성상에 대해 분노하면서 이런 국제중매의 배후에 모종의 동기가 깔려있지 않나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김규환 기자〉
  • 인 새총리에 고다… 향후 정국 전망

    ◎주총리출신의 기술관료… 62년 정계입문/고다정권도 「혼미의 정국」 탈출 어려울듯 사마르마 대통령으로부터 새 총리로 지명돼 차기 정부의 조각을 위임받은 데베 고다 연합전선 대표는 중앙무대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주총리 출신의 기술관료.카르나타카주의 주도 방갈로르를 인도의 「실리콘 벨리」로 육성한 그는 62년 국민회의당 후보로 주의회에 진출,정계에 입문했으며 75년 이후 인디라 간디 총리의 「비상통치」 기간중 옥고도 치렀다. 91년 카르나타카주에서 자나타 달당 소속으로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된 고다 총리지명자는 94년 주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주총리가 된데 이어 작년 13개 중도파및 지방정당들을 규합한 연합전선의 대표로 선출됐다. 정치전문가들은 고다 차기정권도 전임 바지파이 내각처럼 「혼미의 정국」을 탈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한다.바지파이 전총리의 전격사임 배경이 과반의석에 훨씬 못미친데 따른 것처럼 국민회의당의 지지를 받는다고는 하나 연합전선의 의석 역시 과반수에 훨씬 미치지 못해 앞으로의 행로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더욱이 바지파이 축출을 위해 연대한 국민회의당의 전폭지원 약속도 현재로서는 당리당략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김규환 기자〉
  • 태,불법취업자 신변처리 고심/전체노동자 3%인 1백만명 초과추정

    ◎재계­값싼 노동력 유지위해 합법화 요구/정부­“자국인력 양성정책 약행” 수용꺼려 미얀마와 가까운 태국 북서부의 마예 소트는 가난을 견디지 못한 젊은 미얀마인들이 몰려드는 불법취업자들의 천국이다.셔츠공장에서 일하는 니니 민트씨(21)도 그중 한사람.그녀가 매일 11시간 이상 일해 받는 월급은 고작 75달러에 불과하다.그래도 그녀는 『미얀마에는 돈을 벌 만한 일이 거의 없다』며 『모든 친구들이 이곳에서 취업하길 원한다』고 말한다. 태국이 매년 8%를 넘는 고속성장으로 아시아의 후발 신흥공업국으로 급부상한 뒤안길에는 니니 민트양 같은 불법취업자들의 어두운 그늘이 짙게 깔려 있다.변변한 기술력을 제대로 보유하지 못한 태국이 이같은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이들 불법취업자들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태국 성장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는 불법취업자들의 신변처리 문제를 놓고 지금 태국정부가 고심하고 있다.재계에서는 보다 값싼 노동력 이용을 위해 이들을 합법화해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지만 막상 합법화시키자니 태국내 기술인력을 양성,산업경쟁력을 높이려는 정부계획에 상충되고 또 불법취업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도 여러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태국정부 통계에 따르면 태국 내 외국인 불법취업자 수는 50만여명.그러나 비공식적으로는 태국 노동력의 3%인 1백만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대부분이 미얀마 출신인 불법취업자들은 태국인들이 꺼리는 3D 업종에 취업,「산업역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받는 임금은 매우 낮다.하루 10시간 이상 혹사당해도 태국근로자 최저임금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60달러 정도를 받고 있다.중소 제조업이 주류를 이루는 노동집약적 형태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태국으로서는 자연히 저임금의 불법취업자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태국기업들은 이윤극대화를 위해 더많은 불법취업자 고용을 원하고 이에 따라 불법취업자 수는 급증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태국기업인들이 정부를 상대로 불법취업자들을 합법화하도록 치열한 「전방위」 로비를 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태국정부의 고민은 이들을 합법화하면 자국기업들이 불법취업자에 더욱더 의존하게 됨으로써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기술력을 갖춘 첨단산업 쪽으로 개편하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데 있다.또 지금의 고도성장 추세가 꺾이면 불법취업자들의 처리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등록을 받아 신분보장을 해줘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우선 이들에게 대대적 건강검진도 실시해야 한다.태국에서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말라리아나 상피병(상피병,풍토병의 하나인 성병의 일종)같은 전염병이 이들 사이에 창궐하고 있는 탓에 이들을 치료해주거나,그렇지 않으면 고국으로 되돌려보내야 하기 때문이다.태국정부로서는 불법 취업자들을 방치할 수도,그렇다고 합법화시켜주기도 곤란한 「안팎 곱사등이」 형국인 셈이다.〈김규환 기자〉
  • 5개민족 일가 이뤄 “화목” 자랑/중 이영숙씨 집안 “화제”

    ◎조선·몽골·만주·회·한족으로 구성/상대 문화 존중하며 이질감 극복 서로 다른 5개 민족이 일가를 이루어 화목하게 살아가는 다민족 집안.소설속의 이야기같은 화제의 가정은 중국 길림성 장백 조선족자치현의 소재지 장백진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이영숙씨(39)의 집안이다. 이씨의 집안은 이씨가 조선족,시아버지 관우상(67)·남편 해(38)·아들 강은 몽골족,시어머니 사귀령씨(65)는 한족,여동생 영옥씨(33)의 남편 조금양씨(33)는 만주족,아들 강의 양아버지 왕회자씨(54)는 회족(이슬람족)등 5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일가로 맺어진 것은 우연이었다.6·25때 중국군으로 파병된 관우상씨가 전쟁이 끝난 뒤 고향 내몽골로 돌아와 때마침 친척을 방문하러 온 사씨를 만나 결혼함으로써 5개 민족 일가의 탄생이 시작됐다. 관간상의 아들 관우해씨는 하방(문화혁명때 학생들의 농촌배우기 운동)돼 이곳의 점원으로 일하면서 이영숙씨와 결혼했다.여동생 영옥씨는 심양이 고향인 조씨가 공안원으로 이곳에 파견돼 와 가정을 이뤄 심양으로 되돌아가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왕회자씨는 북한을 운행하는 운전사로 일하다가 이씨의 음식점에 들르면서 아들 강과 정이 들어 양아버지가 돼 서로 내왕하고 있다. 이들에게 가장 즐거운 일은 춘절(설날)·중추절(추석)등 명절에 한데 모이는 것.민족은 다르지만 한 가족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이씨는 『중국사회는 여권의 힘이 세다』며 『우리 집안은 설날에 제사를 지내고 세배를 하는 조선풍속을 따르는 데 아무도 불만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다. 하지만 불편한 점도 있고 문화적 갈등도 적지 않다.대표적인 예가 각각 다른 음식습관.한족은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반면 회족은 계율에 따라 먹지 않는다.조선족은 개고기를 즐기지만 만주족은 누르하치가 청왕조를 건설할 때 개의 도움을 받았다 하여 개고기 먹는 것을 금기한 그의 유언을 따르고 있다. 연변 민족작가협의회 우광훈 대외연락부장은 『서로의 문화적 갈등을 해소하지 못할 때 파경이 올 수 있다』며 『이민족끼리의 결합은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며 이해하려고 해야만 화목한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이씨의 가족은 민족적·문화적 갈등을 극복하며 잘 살아가고 있다.〈장백진(중국)=김규환 기자〉
  • “유가인하 대선 활용” 미 입김 작용/이라크 석유해금 안팎

    ◎배럴딩 최대 3달러 하락… 급락 없을듯/공급과잉 상태… OPEC 생산량 변수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숨통」을 조여오던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원유수출 제재조치가 풀렸다.이번 조치는 아직 부분해제이긴 하지만 향후 완전해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라크로서는 국제무대에 다시 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유엔은 3개월여동안 질질 끌어온 협정이 전격타결된 이유로 이라크의 극심한 경제난을 돕기 위한 「인도적」 명분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하고 있다.하지만 제재해제에 반대해 오던 미국이 11월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최대의 핫이슈로 등장한 높은 휘발유값을 내리는 것이 미국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반대를 철회한 것이 주요원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라크의 석유수출이 재개됨에 따라 앞으로 국제원유가의 향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원유관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배럴당 최대 3달러까지의 유가가 떨어질 수 있지만 급락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우선 물량면에서 미미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이번 조치로 이라크에 허용된 석유수출 물량이 하루에 70만배럴.앞으로 물량이 더많이 늘어날 수 있으나 90년 쿠웨이트 침공으로 유엔의 제재를 받기 전(3백만배럴)의 23%에 불과한 수준이다. 석유의 주소비국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들의 원유비축량은 최근 20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있다.지난 겨울 국내수요 증가를 충당하기 위해 비축량을 하루 최대 2백80만배럴까지 감축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라크가 석유수출을 재개하더라도 서방국가들이 앞으로 수요급증에 대비,비축량을 다시 늘리려 하면 이라크의 수출물량 정도는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게 현 국제원유시장 상황이다. 문제는 이라크에 대한 제재해제가 부분해제에서 벗어나 완전해제로 이어졌을 때도 이를 현 원유시장이 충분히 흡수할 만한 여력이 있느냐는데 있다.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국들과 비OPEC국들을 합친 원유 총생산량은 하루 7천2백70만배럴인 반면 하루 원유소비량은 6천9백60만배럴로 지금도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 여기에 OPEC 회원국들간 생산량 조정 문제가 큰 난관으로 남을게 분명하다.사우디아라비아는 이라크에 대한 제재가 실시되기 이전 하루 5백45만배럴에서 지금은 8백만배럴까지 생산량을 늘렸다.또 이란은 60만배럴,베네수엘라는 1백만배럴 정도를 더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올하반기 원유생산상한량을 결정하기 위해 오는 6월5일 빈에서 열리는 OPEC 석유장관회담에서 OPEC 회원국들간에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OPEC 회원국들은 원유생산량을 조금도 줄일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과잉생산으로 골치를 앓는 OPEC 회원국들간의 의견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김규환 기자〉
  • 곡물가 폭등/수요는 급증·공급 제자리

    ◎이상기온에 수확량 급감… 밀값 1년새 2배/“곡물소비 8% 증가” 개도국 식량난 위험수위 국제곡물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1년전만 해도 부셸당 3.5달러였던 국제 밀시세가 지금은 7.17달러로 두배 이상 뛰어올랐다.지난 5월1일 사상최고기록을 갱신한 이후 잠시 주춤거리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 또다시 개록갱신 행진을 계속할 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곡물에 대한 수요는 끝없이 늘어나기만 하는데 공급은 도저히 이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급 불균형의 격차가 커지게 된 것은 생산부진과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곡물소비 증가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먼저 공급쪽 측면부터 살펴보면 미국과 남미,옛 소련,호주 등 세계의 주요 곡창지대가 최근 몇년간 한결같이 한발과 홍수,한파 등 이상기온으로 곡물수확량이 연이어 크게 줄어들었다.그 결과 옥수수,밀 등 세계의 곡물 비축분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게 됐다.지난 93년 세계는 전세계 인구가 77일간 소비할 수 있는 곡물을 비축해 놓고 있었으나 현재는48일분에 지나지 않아 지난 35년 사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세계 인구의 5분의1에 해당하는 인구를 갖고 있는 중국이 몇년전까지만 해도 식량수출국의 위치에 있었으나 이제는 식량수입국으로 바뀐 사실도 세계곡물시장을 압박하는 큰 원인이다.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중국의 농토들을 마구잡이로 공장 등 산업지대로 변모시키고 있다.지난 10년간 중국의 전체 경작가능 면적의 2%이상이 공장지대 등으로 바뀌었다.이처럼 농지가 줄어드는 것은 꼭 중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고 개발이 한창인 개도국 전체에 걸쳐 공통된 현상이다.농민들도 힘들게 농사일을 하는 것보다는 농토를 팔고 공장 등지에 취업하는 것이 수입이 훨씬 좋다며 기꺼이 농사를 등지고 있는 실정이다.중국이 식량수입국으로 남아 있는 한 국제곡물시장에서의 수급균형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농경제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곡물소비는 이와 반대로 계속 늘어나고만 있다.특히 경제발전으로 생활수준이 전보다 크게 향상된 개도국들에서의 곡물소비 증가가 이같은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는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지난 10년간 전세계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1% 증가했다.육류 생산을 위해 들어가는 사료 공급으로 곡물소비도 불가피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10년전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는 3억마리를 갓넘는 수준이었는데 2000년에는 5억마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문제는 돼지고기 1㎏ 생산을 위해선 4㎏의 곡물이 돼지먹이로 들어간다는데 있다.개도국들에선 지난해 사료용 곡물 소비 증가가 8%에 달해 곡물부족 사태를 부추기는 주원인으로 등장했다. 이처럼 곡물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그러나 가격이 아무리 높아진다 해도 사람이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곡물이 부족해질 수록 식량수입국들간에 이를 먼저 차지하려는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고 결국 부유한 나라들에 밀려난 가난한 나라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이같은 곡물값 폭등이 국제경제에 가져올 파장은 심각하다.우선 식량소비국들로부터 식량생산국으로의 부의 이전이 심화될 것이다.예컨대 세계최대의 곡물수출국인 미국은 올해 곡물무역에서만 3백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곡물값의 급등으로 곡물생산을 극대화하려는 노력도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곡물생산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우선 새로 경작할 수 있는 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전문가들은 옥수수나 밀,다른 곡물 등을 경작할 수 있는 토지는 잘해야 현수준에서 3%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게다가 이번 곡물가 급등 이전에는 10년 가까이 곡물가가 거의 정체 상태에 있었다.농업이 이윤발생 기회가 그만큼 적어지면서 농업에의 투자도 줄어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도 부진했었다.실제로 지난 80년대 이후 세계의 농업생산성은 농업혁명을 위한 많은 연구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의 높아지지 않은 실정이다.이제 가격이 급등하자 농업에의 투자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이같은 투자가 결실을 맺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데 문제가 있다.〈김규환 기자〉
  • 체제위기 오나(북녘국경지대 지금은…:6·끝)

    ◎“북 식량난만으로 체제붕괴 안될듯”/주체사상 세뇌… “우리식으로 산다” 강변/김정일 공식승계 김일성 3년상뒤 유력/“주석취임날 쌀 대량 배급한다” 소문 돌아 압록강변에서 바라본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게 분명했으나 이같은 곤란이 급격한 사회변동이나 김정일체제의 붕괴조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을 갖기는 어려웠다.아직까지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금과옥조로 신봉하는 북한주민들은 식량사정 등 경제적 어려움이 따라도 「우리 식대로 살면 된다」는 의식으로 철저하게 무장된 탓에 체제붕괴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않다는 것이다. 북경에서 만난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북한에는 체제저항 세력이 거의 없다』며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잘 조직화된 사회인 만큼 경제적 어려움만으로 체제붕괴를 점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중국 사회안전부의 관계자도 북한의 붕괴조짐이 감지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한다.김일성의 권력승계자로 부상한 이후 계속해서 김정일이 정보및 조직(인사)관리의 일을 담당했다는 점을 그근거로 든다. 최근 함경북도 회령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김모씨(42)도 북한이 식량난과 물자난으로 위기국면에 처해 있지만 그것이 체제붕괴로 이어질 조짐은 없었다고 말했다.그는 『회령시만 하더라도 식량난은 물론이고 진열된 상품이 없는 텅빈 매장만 있어 북한경제의 위기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그는 또 『북한 관리들도 경제난과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원조를 받지 못하면 경제의 회생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전했다.그러나 체제붕괴의 징후는 전혀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삼합에서 만난 중국인 진모씨(47)는 『김일성 주체사상을 강철이념으로 받드는 북한주민들은 아무리 식량난에 시달리더라도 불평불만을 갖지 않는다』고 밝힌다.『북한주민들은 한국이나 중국이 잘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저 우리 사회주의식으로 살면 된다는 생각 외에는 그 어떤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그는 전했다. 북한 농업전문가 출신의 귀순자 이모씨(39)도 최근 한국에서 열린 한 포럼의 증언에서 『북한은 잘못된 농업정책과 구조적 모순이 상존하는데다 지난해의 대홍수까지 겹쳐 곡물사정이 매우 어렵다』고 시인했다.그러나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줄어들고 식량사정이 어렵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체제붕괴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지적처럼 북한의 체제붕괴 조짐은 당장은 없어보인다.하지만 김정일의 공식적인 권력승계가 왜 늦어지는지에 대한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지금까지 권력승계가 늦어지는 이유중 하나는 김정일의 건강상태가 좋지않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연변 한국투자인협의회 한인상회 조흥연 회장은 『김정일의 목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며 『최근들어 김정일이 북한을 방문한 외국의 주요 관리들과 공식적으로 만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연변조선족 자치주의 주소재지 연길시에서 자동차로 10시간동안 달려 도착한 중국 길림성 림강.압록강을 건너 자강도 중강진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는 곳이다.북한 TV를 자주 보는 조선족 배모씨(42)는 『지난 93년 이후 김정일이 TV에서 직접 말하는 장면을 한번도 못봤다』고 전한다. 김일성과는 달리 항일투쟁 경험이 없는 김정일에게 신격화할만한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점도 승계가 늦어지는 또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독재체제에서는 일반적으로 지도자의 카리스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러나 지금까지의 김정일 행적으로 볼 때 카리스마를 얻을 만한 「업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승계가 차일피일 연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 사회안전부 관계자는 『김정일은 카리스마를 얻기 위해 식량난을 적절히 이용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밝힌다.그 내용들중에는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하는 날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가구당 1백50∼2백㎏의 쌀을 한꺼번에 배급할 것이라는 믿기 어려운 얘기도 있다.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친애하는 김정일 지도자 동지가 인민을 위해 쌀을 하사했다」는 식으로 대대적으로 선전,신격화시킨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한다. 김정일이 김일성의 3년상을 지낸 뒤 공식 승계하리라는 전망도 있다.이는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공감을 받는 유력한 전망중의하나로 꼽힌다.회령을 방문했다가 돌아온 조선족 김모씨는 『김정일의 승계가 지연되는 것은 「인민의 정서를 존중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여러번 들었다며 김일성에 대한 추도기간이 끝나면 승계할 것』이라고 말했다.〈림강(중국)=김규환 기자〉
  • 아주국,중 즉석라면시장 잡기 경쟁

    ◎싸고 조리 간편… 12억 인구 연120억개 소비/“2천년 2배 신장” 대만독주에 한국·일 추격 아시아의 즉석라면 제조업체들이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대만의 「강사부」「통일」「미전」「김황품」,홍콩 「중췌」,인도네시아 「영다」,싱가포르 「화본」「미주」,일본의 「공자면」「출전일정」등 아시아 각국의 즉석라면 업체들이 지난 92년부터 속속 중국에 진출,일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 업체들이 중국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이유가 우선 12억인구의 방대한 중국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중국의 즉석라면 연 소비량은 현재 1백10억∼1백40억개 정도.1인당 한햇동안 평균 12개를 소비하는 셈이다.이같은 소비량은 일본의 40개,대만·홍콩·싱가포르의 35개와 비교하면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이에 따라 오는 2000년이 되면 지금보다 2배 가량 늘어난 2백50억∼2백70억개로 추정되고 있다. 또 즉석라면은 이미 중국인들이 아침식사 대용이나 외출·출장 때의 특별식으로 먹을만큼 주식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조리가 빠르고 간편한 데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선호하고 있다.휴대와 보관,운송이 쉽고 단가가 싸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따라서 시장확장의 천혜조건을 모두 갖춰 경제수준이 조금만 높아지면 소비량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중국시장의 점유율은 「강사부」을 생산하는 대만의 정익사가 가장 높다.그 뒤를 「통일」과 「미전」을 생산하는 대만기업들이 바짝 쫓고 있어 아직은 대만기업들의 독무대다.그러나 일본 즉석라면의 비조로 불리는 일청식품이 복병으로 등장할 전망이다.내수시장에 주력해온 일청식품이 「공자면」「출전일정」이라는 고유브랜드로 중국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선두주자인 정익사는 유지제품을 생산하는 대만 정신국제그룹의 자회사.정익사는 50개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중국에만 연10억개의 즉석라면을 쏟아붓고 있다.지난 95년의 순이익은 중국시장 공략 성공에 힘입어 전년보다 20%가 늘어난 7천만달러(약 5백60억원)를 기록했다. 「통일」로 중국에 진출한 통태식품은 대만시장의 47%를 점유하고 있는 업체.20개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강사부」의 시장을 빼앗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김황품」의 미란사는 상해와 천진에 7개의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7억개,미전식품은 복주와 상해에 각각 1개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2억개의 즉석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아직 두드러진 활동이 없는 인도네시아의 「영다」,홍콩의 「중췌」,싱가포르의 「화본」「미주」 등도 시장확대를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김규환 기자〉
  • 좁은 국토­고임금­노동력 부족… 성장 한계

    ◎싱가포르 국운건 세계시장 진출/「GNP 절반」 저축이 재원… 「성항밖 성항」 건설 야심/현지 정부 부패­열악한 환경 극복이 성패의 관건 80∼90년대를 통해 경제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나라중의 하나가 바로 싱가포르다.80년대까지 아시아 신흥개도국의 선두주자로 무서운 성장을 계속하다가 이제는 1인당 국민소득 2만2천4백달러로 세계 9위의 고소득국가로 등장,어느덧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그런 싱가포르가 지금 제2의 도약을 위한 거대한 실험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이른바 「싱가포르 밖의 싱가포르」만들기가 바로 그같은 실험. 인구 3백만에 불과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가 외부로 눈을 돌리지 않고는 더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고 외국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이미 80년대말부터의 일.실제로 80년대말부터는 싱가포르 내에서 노동력의 부족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현재 싱가포르의 전체노동력 가운데 20% 정도가 외국인노동자들로 충당되고 있다)임금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든 형편으로 바뀌게 됐다. 고촉통(오작동) 싱가포르총리는 이미 몇년 전부터 『이제 외국에 경제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적 중대사가 됐다.현재의 경제단계를 뛰어넘어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대외투자는 우리의 장기전략의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었다.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싱가포르는 이제 국가생존의 관건을 외부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이는 94년 해외제조업에 대한 싱가포르의 투자가 17억 싱가포르달러(약 11억9천만달러)로 국내제조업에 대한 투자 14억 싱가포르달러를 20% 이상 앞지른 데서도 알 수 있다.94년말 현재 싱가포르의 대외투자 총액은 3백73억 싱가포르달러로 93년보다 29% 증가했으며 이같은 높은 대외투자 증가로 싱가포르는 태국과 미얀마에서 제2위의 외국투자국에 올랐고 러시아에서는 3위,베트남 4위,중국 5위,인도네시아 6위,인도 8위 등 고루 상위에 올라 있다. 커다란 야심을 갖고 의욕적으로 외국으로 진출한 싱가포르 기업인들은 그러나 초기부터 많은 난관에 부닥쳐야만 했다.효율적인 행정 등 싱가포르 기업들의 고속성장을 지탱해주던 싱가포르에서와 같은 보호막을 외국에서는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화와 관행의 차이 등 외국진출에 따른 애로점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물론 않았지만 공공연히 뇌물을 요구하는 등의 부패 만연,쓸데없이 통관을 지연시키는 등의 관료주의 폐해,불량품 발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노동자들의 무신경 등 싱가포르 내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많은 어려움들이 외국에 진출한 싱가포르 기업인들에게는 한때 넘기 어려운 벽처럼 보였었다. 그래도 외국으로의 진출은 싱가포르의 생사가 걸린 중대한 일.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외국에서의 기업환경을 싱가포르와 거의 같게 만들자는 것이다.중국의 수조우와 우시,인도의 방갈로,인도네시아의 바탐및 빈탄,베트남의 송베 등 6곳에 건설되는 대규모 산업단지가 바로 싱가포르가 구상하고 있는 「싱가포르 밖의 싱가포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6곳의 산업단지들은 모두 엄청난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예컨대 중국의 수조우 산업단지는 70㎢(약 2천1백만여평)의 면적에 15∼20년에 걸쳐 최소한 3백억달러가 투입될 계획이다.수조우 단지 건설을 위해 22개의 싱가포르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65%의 지분을 이 컨소시엄이 갖고 나머지 35%는 중국측이 갖는 것으로 돼 있다.싱가포르는 또 수조우의 기업환경을 싱가포르에서와 같게 하기 위해 이곳의 지방공무원 1백명을 향후 수년간에 걸쳐 싱가포르로 초청,환경규제나 토지사용 등의 연수계획을 시킨다는 계획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야심차게 진행되고 있는 제2,제3의 「싱가포르 밖의 싱가포르」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있다.일부에서는 막대한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을 들어 이 계획의 성공 전망에 회의를 표하기도 한다.이에 대해 싱가포르는 국민총생산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국내저축을 이들 외국에서의 산업단지 건설에 투입함으로써 이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산업단지가 성공적으로 건설된다 해도 싱가포르가 원하는 것처럼 싱가포르 국내에서와 같은 잘 정비된 기업환경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보장 역시 지금으로서는 아무 것도 없는 형편이다.〈김규환 기자〉
  • 악화되는 식량난(북녘국경지대 지금은…:5)

    ◎춘궁기 북한주민 국경넘어와 양식구걸/“새땅찾기” 개간사업에 야산은 온통 “민둥산”/북친척방문 조선족 자기먹을 양식 따로 휴대/원자재 바닥나 공장기계 멈추고 상점 진열대는 텅비어 압록강 건너 신의주를 마주보고 있는 중국 요령성 란동시 세관 옆의 허름한 버스정류장.60년대 한국의 시골버스를 연상케 하는 2대의 버스가 북한으로 가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그 버스는 보통의 버스가 아니었다.절반으로 나누어 뒷부분은 짐을 싣도록 개조된 「절반의 버스」였다. 그 절반의 버스는 북한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징표다.북한에서 필요한 식량이나 생활필수품을 보다 많이 싣고 가기 위해 버스를 개조한 것이기 때문이다.그날도 짐칸은 양식이나 식용유 등을 넣은 상자로 한치의 빈틈도 없이 가득찼다. 버스는 보통 하루에 1∼2회씩 「양식」과 북한의 친척을 방문하는 조선족을 태우고 국경을 넘는다.북한으로 막 떠나려는 버스에는 10여명의 북한 방문객이 타고 있었으며 조그마한 버스정류장은 이들을 환송하는 조선족으로어수선했다. 아내를 환송하기 위해 나왔다는 조선족 황모씨(43)는 『중국에서는 북한의 식량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조선족이 북한에 갖고 가는 양식에 대해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조선족은 양식이든,생활필수품이든 자신이 들고 갈 수 있는 것은 모두 챙겨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길림성 장백현에서 만난 조선족 최모씨(53)는 『옥수수·감자를 먹을 정도면 잘 먹는 축에 든다』며 『많은 북한주민은 풀뿌리나 칡뿌리 등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조선족은 이 때문에 북한의 친척을 방문할 때 자기가 먹을 양식과 친척에게 줄 양식을 갖고 가는 것이 상례화돼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함경북도 무산군 노덕리와 강폭이 1백m쯤 되는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중국 길림성 화용시 덕화진 남평촌.2백∼3백가구가 오순도순 모여 사는 농촌마을이다.서정적인 농촌풍경이 한가롭지만 이곳 주민은 커다란 걱정거리가 생겼다.중국인 양모씨(58·여)는 『춘궁기를 맞아 끼니거리가 없는 북한의 무산군 주민이 하루가 멀다 하고국경을 넘어와 밥을 얻어먹거나 양식을 구걸해가는 통에 안줄 수 없어 고민』이라며 그들의 걱정거리를 털어놓았다. 함경북도 회령의 상황도 암담하다고 한다.최근 회령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김모씨(42)는 『회령은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죽음의 도시」 같았다』고 말했다.『식량난에다 원자재마저 부족해 대부분의 공장이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오가는 사람은 많았지만 거리의 상점에는 진열된 물건도 없고 찾아오는 손님도 없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회령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안내원에게 친척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그러나 안내원이 『친척이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며 친척방문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그렇지만 거듭 간청해 돌아오기 전날에야 겨우 친척집을 방문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준비해간 건면(밀가루국수) 50근과 사탕·과자 등을 내놓았다.친척은 『7개월동안 양식을 배급받지 못했다며 우리 두 식구가 반년은 먹을 수 있다』고 즐거워했다고 한다.왜 만나려 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친척은 『대접할 음식이 없어 초청을 못했다』고 말해 그는 한동안 할말을 잃었다고 한다. 그는 길가에 20대청년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안내원에게 『왜 저러냐』고 묻자 『간질병이 도진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그러나 나중에 한 주민에게 묻자 『못먹어서 그렇디요』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고 그는 전했다. 북한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숭선진에서 만난 조선족 김모씨(36·여)는 『북한은 식량절약을 위해 「하루 한끼 먹기운동」 「새 땅 찾기운동」등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새 땅 찾기운동은 야산에 새로운 땅을 개간하는 것. 북한은 이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뙈기전을 허용하고 있다.뙈기전은 주민이 아침저녁으로 짬을 내 야산을 개간해 만든 조그마한 땅이다.그는 『뙈기전에서 생산한 양식은 자기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이 뙈기전 개간에 온통 신경을 쓴다』고 설명한다. 뙈기전과 산에 밭을 만드는 국가적 개간사업으로 북한의 야산은 나무를 찾아볼 수 없는 민둥산으로 변해 있었다.지난해 일어난 대홍수 원인중의 하나도 개간사업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은 식량난에 대한 주민의 불만을 딴 곳으로 돌리기 위해 한국의 전쟁준비설을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고구려의 도읍지 중국 길림성 집안시에서 만난 조선족 강모씨(46)는 『북한은 식량난을 무마하기 위해 「한국에서 전쟁을 벌이려 한다」고 선전하며 전쟁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중국 길림성 집안에서=김규환·김명환 기자〉
  • 김화남 당선자 사전영장/2∼3명 추가 구속될듯/검찰

    ◎6천8백90만원 살포혐의 대검 공안부(최병국 검사장)는 29일 금품살포혐의로 출국금지한 김화남당선자(경북 의성·무소속)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김당선자가 검찰에 알려온대로 30일 출두하면 구속할 방침이다.〈관련기사 3면〉 김당선자로부터 돈을 받고 선거운동을 한 지구당의 전기획실장 김규환씨(49)와 읍·면책 등 13명도 선거법 위반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김당선자가 혐의가 드러났음에도 지난 27일 1차소환에 이어 이날의 2차소환에도 불응하고 일방적으로 『30일 상오10시에 출두하겠다』고 통보해오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당선자는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지구당고문 박윤서씨(63·구속) 등 간부를 통해 운동원에게 6천8백80만원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주 안으로 입건된 당선자들의 소환조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중 혐의가 드러난 당선자들을 일괄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당선자를 포함,2∼3명이 구속되고 7∼8명이 불구속기소될 전망이다. 검찰과 경찰은 이날 유권자에게 1천4백만원을 뿌린 국민회의 이기문당선자(인천 계양·강화갑)를 비롯,의정보고서를 이용해 공약사항을 밝힌 신한국당 이신항씨(서울 구로을) 등 3명의 당선자를 소환조사했다. 대구지검 공안부도 이날 쌍용그룹이 총선기간중 신한국당 달성지구당(위원장 김석원)에 전달했다는 사과상자의 내용물을 확인,선거법 위반여부를 가리기 위해 지구당사무실을 압수수색,상자에 들었던 것으로 알려진 주간지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30일 김모씨를 통해 김해 김씨 문중에게 2백만원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한국당 김호일당선자(경남 마산·합포)를 소환조사한다.〈박홍기 기자〉
  • 탈북자 추적(북녘국경지대 지금은…:4)

    ◎“거물급은 반드시 잡아라” 체포작전/북한인 무역업자 위장 추적… 90%이상 검거/색출땐 제거·압송… 한국방문 조선족도 감시 탈북자에 대한 감시활동이 대폭 강화되고 있음을 중국­북한 접경지역 곳곳에서 확인할수 있었다.국경지역 통행허가를 평양에 들어가는 만큼이나 까다롭게 심사하는 것은 물론 중국 조선족들의 동태까지도 낱낱이 감시하고 있을 정도였다. 연길시에서 비포장도로로 7시간을 달려 도착한 중국 길림성 숭선진.탈북자들의 주요 중간 기착지중 하나인 이곳은 폭이 20m쯤 되는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양강도 연사군 삼장리와 마주보고 있다.삼장리에는 벌목한 아름드리 나무를 실어나르는 트럭들이 하루종일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북한을 자주 드나드는 조선족 렴모씨(26)는 『지난 92년 탈북자들이 늘어나면서 북한쪽 국경감시병들도 2배이상이 늘어났다』며 『감시활동의 강화로 탈북자들은 줄어드는 추세』라고 귀띔했다.『북한은 이곳에 사는 조선족중 누구누구가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는지 등의 기록까지도 관리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국경감시 활동의 강화와 함께 탈북자 추적도 더욱 집요해지고 있다.사회에 파장을 일으킬만한 유명인사가 추적대상 1호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탈북자에 대한 정보는 중국 각지에 퍼져 사는 수만명의 조교(북한국적 교포)를 통해 주로 얻는다. 북한은 탈북자중 붙잡아와야할 대상을 정해 영사관 등 관계기관에 그 사람의 인적사항을 보내 추적하도록 지시를 내린다.관계기관은 조교들에게 예배 등 조선족이 많이 모이는 각종 공공 행사에 적극 참여해 정보를 캐내도록 지시한다. 조교들은 주위에서 수집한 정보를 관계기관에 알려주고 관계기관은 북한에 보고한다.북한은 탈북자 추적원을 중국에 파견,탈북자를 제거하거나 붙잡아 귀국하도록 한다.중국 사회안전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웬만큼 큰 사안이 아니면 중국에 의뢰하지 않고 자체 정보망으로 해결한다』며 『탈북자를 90% 이상 찾아낼 정도로 조교들의 정보망이 대단하다』고 주장했다. 탈북자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북한은 추적원들을 무역업자 등으로 교묘하게 위장,추적활동을 벌이고있다.북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중국 요령성 란동시에서 발생한 북한 무역업자 추방사건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작년 7월 란동의 한 조선족 술집에 중국의 무역업자가 북한 무역업자에게 술시중을 드는 아가씨를 배석시킨 가운데 향응을 베풀고 있었다.이들은 순찰을 돌던 중국 공안원(경찰관)에게 발각돼 북한의 무역업자는 그 이튿날 북한으로 추방됐다.중국에서는 아가씨와 같이 술을 마시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족 이모씨(40)는 이 술자리에서 북한 무역업자는 취중에 『탈북자를 잡으러 왔다』고 털어놓았다며 그 사건 때문에 술집은 인민폐 5만위안(약 5백만원),북한 무역업자는 7천위안,동석한 아가씨는 4천위안의 벌금을 각각 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한다.그 술집을 찾아갔으나 어느새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 추적원들에게 붙잡힌 탈북자들은 「상상도 할수 없는」 끔찍한 형벌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중국 공안당국은 지난 3월초 연길시의 한 제방에서 칼에 찔린 여자시체 1구를 수습했는데,신원조사 결과 탈북자라고밝혔다. 도문에서는 지난 2월말 5살난 어린이등 탈북자 3형제가 북한사람들에게 붙잡혀 쇠줄에 꽁꽁 묶인채 북한으로 끌려가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들을 여럿 만났다.조선족 김모씨(여·42)는 『그 장면은 차마 눈뜨고 볼수 없었다』며 지금도 그 어린이를 생각하면 『몸서리쳐진다』고 했다.그는 『이들 3형제가 깊은 산속에 끌려가 총살됐다는 소문을 얼마후에 들었다』고 밝혔다. 북한측의 추적이 집요해질수록 탈북자들도 조선족이 거의 살지않는 한족마을이나 신강·내몽고지역 등 아무도 찾을수 없는 외딴 곳으로 깊숙이 숨어들고 있었다. 만포·중강진 등에서 탈북,북경·심양·대련시로 빠져나갈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탈출 루트인 길림성 통화.조선족 최모씨(38)는 『탈북자들이 처음에는 부모와 가깝고 통일이 되면 돌아가기 쉬운 접경지역에 정착하려는 사례가 많았다』고 전한다.『그러나 추적이 집요해짐에 따라 접경지역과 멀리 떨어진 신강·내몽고 등 중국 내륙지방으로 깊숙이 숨어든다』고 그는 덧붙였다.〈통화(중국)=김규환 기자〉
  • 줄잇는 탈북자(북녘국경지대 지금은…:3)

    ◎굶주림 못견뎌 목숨건 국경탈출/작년 수해로 식량난 가중… 취업 쉬운 여성 많아/두만강·압록강 상류 접경5백㎞가 주요 루트/조선족촌서 중국생활 익혀 한족마을로 떠나 중국­북한의 접경지역은 평온했다.그러나 그 평온의 질서를 깨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북한초병의 감시의 눈을 피해 국경을 넘는 북한인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으로 넘어오는 북한인은 대부분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 원초적 본능의 모험을 하고 있다.북한인은 가난과 함께 살아왔지만 지난해 홍수로 식량난의 고통이 더욱 심각해져 국경을 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접경지역의 조선족은 말한다. 두만강 상류지역인 중국 길림성 용정시 개산둔에 살고 있는 조선족 이모씨(42)는 『최근 국경을 넘어 한두끼의 밥을 얻어먹고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그는 그러나 『북한사람이 불쌍해 잘대해주니까 너무 자주와 고민스럽다』고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중국 사회안전부의 한 관계자는 국경을 넘는 북한사람은 두가지 유형이 있다고 설명한다.단순히 밥만 얻어먹기 위해 넘어왔다 돌아가는 사람과 북한을 떠나는 탈북자가 있다는 것이다.『최근에는 순전히 「밥을 배불리 먹기 위해」 개별 탈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집단탈출은 개별탈북보다 신분이 훨씬 더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국경을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설명한다. 탈출통로는 1천3백㎞의 접경지중 연변 조선족 자치주와 맞닿아 있는 5백여㎞.함경북도 회령에서 중국의 삼합을 비롯해 양강도 혜산에서 장백,자강도 만포·중강진에서 통화등 두만강과 압록강 상류지역이 주요 탈출루트다. 그중 회령에서 삼합으로 넘어오는 것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탈북루트중의 하나다.삼합은 인가가 별로 없는 아주 외딴 마을.삼합에서 만난 조선족 전모씨(47)는 『강폭이 좁고 얕은 두만강의 상류지역이어서 국경을 쉽게 넘을 수 있고 조선족이 많아 말이 쉽게 통하기 때문에 이곳으로 많은 탈북자들이 온다』고 말한다. 북한을 탈출한 사람은 대부분 불안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그들은 안정된 일자리도 구하기 어렵고 북한 공작요원의 끈질긴 추적을 받고 있다.북경에서 만난 한 탈북자는 지난해 12월 중국으로 망명한 사람으로 「탈북자 민권협회」를 결성했다고 들려줬다. 탈북자중에는 여성도 많다.중국 사회안전부의 한 관계자는 『여성 탈북자는 중국사람과 결혼하거나 술집·가라오케등 유흥업소 취직이 쉬워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여성 탈북자 김모씨(28)도 그중의 한사람.그녀는 숨어살며 대련의 조선족 술집에서 일하고 있다.만포가 고향인 김씨는 지난해말 탈북,통화로 넘어와 신분이 탄로날까봐 한동안 이 술집 저 술집을 전전하다가 이곳에 눌러앉게 됐다고 한다.조선족 황모씨(43)는 『김씨가 술시중이나 심부름을 하고 받는 돈으로 구차한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어 대단히 만족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중국생활에 조금 익숙해진 탈북자들은 조선족 마을을 떠나 한족마을로 숨어든다.『조선족 마을에 남아있으면 「탈북자」가 있다는 소문이 금새 퍼져 붙잡힐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조선족들은 설명한다. 탈북자들은 그러나 중국 국경만 넘는 것이 아니다.최근에는 러시아 국경을 넘는 북한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북경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의 사회질서가 엉망이라서 어느 면에서는 비교적 안정된 중국보다 숨어살기가 쉽기 때문에 러시아를 찾는 탈북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삼합·개산둔(중국 길림성)=김규환·김명환 기자〉
  • 영 앤드루 왕자도“이혼”/결혼 10년만에 앤공주·찰스왕세자 이어

    ◎결혼한 세자녀 모두 파경 “왕실 최대 오점”/70회 생일 앞둔 영 여왕에 최악의 선물 될듯 천년 왕국의 영국은 이혼 왕국인가.찰스 영국왕세자와 다이애나비가 이혼에 합의한지 두달 만에 앤드루 왕자도 부인 사라 퍼거슨과 이혼에 합의했다. 앤드루 왕자 부부의 변호사는 16일 성명을 통해 지난 86년 결혼한 뒤 92년부터 별거중이던 앤드루 왕자 부부가 오는 5월말까지 이혼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며 두딸 베아트리스 엘리자베스 메리(7)와 유지니 빅토리아 헬레나(6)는 부인 퍼거슨과 생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이혼 발표는 이들 부부가 참석하지 않은 채 수분 만에 간단하게 끝났다. 이에 따라 영국 왕실은 아직 결혼하지 않은 막내 에드워드 왕자를 뺀 앤 공주및 찰스 왕세자,앤드루 왕자 등 결혼한 세자녀가 모두 이혼하게 돼 영국왕실사에 최대의 오점을 남기게 됐다.특히 오는 21일 70회 생일을 앞두고 있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는 「최악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된 위자료는 2백만파운드(약 24억원).이중 50만파운드는 사치스런 생활로 악성채무에 시달리는 퍼거슨에게 직접 전해주고 나머지 1백50만파운드는 두 딸의 양육비로 제공된다. 36살 동갑내기인 앤드루 왕자 부부는 86년 결혼 당시 둘다 놀이와 음식을 즐기는 성격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커플로 꼽혔으나 왕실생활에 압박감을 느낀 퍼거슨이 방탕한 생활을 함으로써 곧 파탄에 직면했다. 랜디 앤디라는 별명을 지닌 「플레이보이」앤드루 왕자는 영국왕실에서 가장 잘생긴 외모를 「무기」로 결혼 전 신인 여배우들 및 모델들과 숱한 염문을 뿌렸다.앤드루는 게다가 해군 헬리콥터 조종사로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웅」칭호를 얻는 등 결혼기간중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 순탄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했다. 86년 앤드루 왕자와 결혼,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사라 퍼거슨은 영국왕실 기병대 소령의 딸로 평민 출신.「퍼기」라는 애칭으로 더많이 알려진 그녀는 결혼 당시 뛰어난 유머감각과 고귀한 성품,친근감이 조화를 이뤘다는 이유로 왕실과 언론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었다. 그러나 결혼 후 얼마되지 않아 뚱뚱한 몸매와유행에 뒤떨어지고 노출이 심한 옷차림,방탕한 생활로 웃음거리가 되는 등 문제를 드러내며 왕실을 곤혹스럽게 했다.특히 92년 별거를 전후해 미국 텍사스의 백만장자인 스티브 와이어트,재정고문인 존 브라얀과 함께 밀회를 즐기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돼 여론의 지탄을 받으면서 결국 「이혼」에까지 이르게 됐다.〈김규환 기자〉
  • 북한군 초소 초병과 대화(북녘국경지대 지금은…:2)

    ◎“지구전체 깨부술 무기 갖췄다” 초병 큰소리/“전쟁나면 평양 유리한장 안깨지고 승리” 허세/“못살고 있는 것 아닌가”에 “그럭저럭 살면되지”/“남조선이 무슨 힘으로… 경수로 미서 준다” 오인 북한의 판문점 무력시위로 군사분계선에 감돌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은 중국­북한 국경지역에서 만난 북한군 초병과의 대화에도 짙게 배어 있었다. 국경지역 초소의 북한군 초병은 서울신문 취재팀과의 「국경의 대화」에서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전쟁이 일어나면 미국까지 소멸시킬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쳤다.국경의 대화는 중국 길림성 개산둔 앞 두만강 건너 50m쯤에 있는 북한군 초소의 초병과 이루어졌다.대화는 취재팀이 한국에서 왔다면 응할 것 같지않아 조선족 안내인을 통해 이루어졌다. 초병은 한반도 전쟁 얘기가 나오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마치 준비라도 돼있었다는 듯 북한 선전기관과 똑같은 말을 쏟아냈다.『전쟁이 나면 평양이 잿더미가 될 것』이라고 말하자 그는 『(갑자기 목청을 높이며) 무슨 헛소리야.우리가 싸움을 하면 평양의 유리한장 안깨지게 하고 이길수 있다』고 말했다.『우리는 지구의 땅덩어리를 모두 깰수 있는 군사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큰소리 친 그는 『남조선에서 우리에게 싸움을 걸고 있다.그렇지만 우리의 최종 목표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양강도 대흥단이 고향이라고 밝힌 그는 북한의 경제상황이 외부세계에 비해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너네 못살고 있는 거 아는가』라는 질문에 『왜 몰라』라고 강한 사투리로 말했다.『잘 살기를 바라지 않는가』라는 물음에 『실정에 따라 그럭저럭 살면 된다』고 대답,북한주민들이 오랜 경제난속에 체념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시사했다.『너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라고 묻자,『(썩은 옥수수 묶음을 비스듬히 깔고 누우며) 보다시피 그럭저럭 살고 있다』고 대답했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 등으로 국경에서는 밀무역이 성행하고 있다.북한군 초병도 밀무역을 적극적으로 적발하지는 않고 있었다.그러나 북한 초병은 『중국과 밀무역을 하다 붙잡히면 3년동안 강제노동을 해야한다』고말했다.하지만 국경에서 밀무역을 하는 사람들은 3년동안의 강제노동 위험보다는 하루하루의 삶이 더 절박해 보였다. 그는 북한에 제공되는 경수로가 한국형이 아니라 미국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그는 『남조선이 무슨 맥(힘)이 있어 경수로를 제공해.남조선은 다 남의 나라 경제지.제 나라 경제가 어디 있어.우리는 미국 경수로 받기로 했어』라며 한국형 경수로 제공은 전혀 상상도 못하는 듯 했다.북한 초병의 말은 북한 당국이 경수로 제공은 미국이 한다고 거짓말하고 있음을 증언한다.정보가 통제된 북한주민들은 신포에 미국형 경수로가 건설될 것으로 생각할 것임에 틀림없다. 북한군 초병은 어깨에 총을 메고 초소 밖으로 나와 염소를 끌고 한가롭게 왔다갔다 하기도 했다.그는 『염소는 초소에서 기르는 것이며 심심해서 끌고 다닌다』고 말했다. 20대 중반의 그는 『노동신문은 허위보도를 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그는 『당보는 허위지만 꼭 있어야한다.당보는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오랜 국경근무를 통해얻은 지식으로 북한의 선전매체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음을 부분적으로 알고 있는 듯 했다.그는 18세에 참군(입대)해서 8년동안 국경에 근무해오고 있다고 밝혔다.『군복무기간은 10년이지만 10년도 잠깐이라구.2년만 있으면 집으로 돌아간다』고 그는 말했다.그러나 교대시간은 비밀이라며 말하지 않았다. 그는 『평양 학생들이 데모하는 거 아는가』라고 묻자 『데모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회의』라고 대답했다.그때 사진기자가 멀리서 사진을 찍으려 하자 그가 갑자기 욕을 하며 일어나 총을 들고 뛰어왔다.40m의 강폭을 사이에 두고 30분간 계속된 국경의 대화는 북한 초병의 위협속에 끝났다.북한초병은 사진찍는 것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잠시 긴장감이 감돌았다.그러나 국경은 다시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갔다.하지만 그것은 불안한 평온이었다.〈중국 화용에서=김규환·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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