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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콜라 사기’ 보고서 파문 일파만파

    ‘니콜라 사기’ 보고서 파문 일파만파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는 미국 전기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니콜라 측은 “공매도 세력의 주가 조작”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지만 이를 잠재우기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 따르면 니콜라를 뒤흔든 것은 미국의 금융정보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지난 10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니콜라는 완전한 기능의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며 “기술역량, 파트너십, 제품 등과 관련해 ‘수많은 거짓말’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니콜라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이 지난 10년간 거짓말을 해왔으며, 니콜라가 만들었다고 한 트럭 샘플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니콜라가 과거 공개했던 세미 트럭 고속도로 주행 영상은 언덕 꼭대기로 트럭을 견인한 뒤 아래로 굴러가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특히 앞서 8일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니콜라 지분 11%를 취득하며 제휴하기로 한 가운데 나와 파문이 커졌다. 힌덴버그는 “밀턴은 적잖은 거짓말로 대형 자동차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왔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월가에서 공매도 전문분석기관인 시트론 리서치가 힌덴버그의 손을 들어줬다. 시트론은 11일 트위터를 통해 “힌덴버그가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와 관련한 모든 사기를 드러냈다”고 썼다. 심지어 시트론은 법적 공방이 벌어질 경우 힌덴버그에게 관련 비용의 절반을 대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니콜라는 즉각 반발했다. 니콜라 측은 이날 “우리 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부터 수익을 내려고 주가를 조종하는 행동주의 공매도 세력이 ‘보고서’라는 걸 냈다”며 “이건 정확하지 않고 보고서라고 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팔아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예상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되산 후 갚으면서 차익을 올릴 수 있다. 니콜라는 힌덴버그를 공매도 세력으로 치부한 것이다. 니콜라 측은 이어 “그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보다 더 많이 받고 있다”며 “우리는 이들의 주장을 모두 반박할 것”이라고 했다. 밀턴 CEO는 트위터를 통해 “(힌덴버그의 주장은) 일방적인 거짓”이라는 글을 직접 올렸다. 니콜라는 동시에 힌덴버그를 상대로 한 소송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미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된 니콜라 주가는 전날보다 14.48% 폭락한 주당 32.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11.33% 폭락한 뒤 또 큰 폭 내린 것이다. 지난 사흘 동안 낙폭이 무려 35.80%에 이른다. 6월 9일 79.73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무려 59.70% 급락한 것이다. 니콜라 충격파에 파트너십을 선언한 GM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 GM 주가는 “니콜라 사기” 소식이 전해진 10일 5.57% 곤두박질쳤다. GM 측은 “니콜라와 협력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45년 만에 총성 울린 라다크… 中·印 국경 전투기까지 집결

    45년 만에 총성 울린 라다크… 中·印 국경 전투기까지 집결

    중국과 인도가 맞대고 있는 국경지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 군이 1975년 이후 처음으로 국경에서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장수이리(張水利) 대변인은 지난 7일 “인도군이 히말라야 산맥 해발 4270m 고지대에 있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판공호수 남안 선파오산 지역을 불법적으로 넘어와 위협 사격을 가했다”며 “중국군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대응을 통해 현지 정세를 안정시켰다”고 주장했다. 판공호수는 갈완계곡, 고그라, 온천지대 등과 함께 라다크 지역의 대표적인 ‘화약고’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2017년 8월에 이어 지난 5월 5일에도 두 나라 군 사이에 투석전이 벌어져 양측 군인 1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인도군도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인도군은 국경을 넘지 않았으며 총격 등 공격적인 수단에 의존하지 않았다”며 “노골적으로 협의를 무시한 것은 중국군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국 군인들이 라다크 지역의 인도 측 진지로 접근하려 했고, 인도군을 만나자 허공에 여러 발 총을 쏘며 위협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사상자가 나오거나 물리적 충돌이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양국 군에서 총기가 사용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인도군은 중국군을 향해 먼저 사격을 했다”며 “이는 1975년 이후 평화를 유지하던 양국 국경에서 처음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인도는 지난 1일 밤에도 “중국군이 지난달 말 판공호수에서 도발 행위를 했다”며 “인도군의 적극적인 방어로 중국의 일방적인 국경상태 변경 시도를 막아 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이 과정에서 티베트 출신 인도 특수부대원 한 명이 숨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은 인민해방군의 인도 영토침입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인도군의 월경을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 사이의 국경에 긴장감이 반세기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히말라야 접경지대를 두고 두 핵보유국 사이에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라다크 갈완계곡에서는 6월 15일 양국 군 600여명이 정면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도군은 이 충돌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사상자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 사건 당시 중국군이 비무장 상태인 인도군에게 쇠못이 박힌 몽둥이를 무자비하게 휘둘러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BBC방송 보도로 중국군에 대한 거센 비난이 일었다. 이후 양측은 여러 차례 군사회담 등을 열고 주요 분쟁지 부대 철수에 합의했지만 진전은 없는 상태다.●1956년 중국 악사이친 도로 건설에 냉각 우호적이었던 양국 관계는 1956년 중국이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를 잇기 위해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악사이친 지역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급속히 냉각됐다. 양국은 1962년 유혈 국경전쟁을 치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두 나라는 일단 실질통제선(LAC)을 설정하고 이를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LAC 인근 일부 지역의 영유권을 놓고 다투는 두 나라는 꾸준히 갈등을 빚어 왔다. 중국은 인도령 카슈미르(잠무 카슈미르)의 라다크 지역 일부를 점령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인도 역시 라다크 영유권을 주장하며 지난해엔 라다크를 중앙정부 직할지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 6월 갈완계곡 근처에 벙커, 텐트, 군수물자 보관창고 등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양국 군 사이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인도 군사전문가 아자이 슈클라는 “인도 땅에 주둔하고 있는 수천명의 중국 군인에게 남은 임무는 전투밖에 없다”며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룽싱천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인도가 국경을 넘어 중국 영토에 불법 시설을 건설해 중국 국경수비대가 대응 조치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인도군 6월 국경에 대규모 병력 이동 인도군도 같은 달 갈완계곡에서 중국과 유혈 국경분쟁을 벌인 이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켜 전진 배치했다. 이곳은 1962년 발발한 중인 국경전쟁 때 전투가 벌어진 주요 전장이었다. 인도군의 증원 배치로 이곳 영유권을 다투는 중국과 인도 간 대립이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유시 수단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행정관은 “중국군이 정기적으로 인도 영내에 침입하고 있다”며 “안조 일부 지역이 가장 불안정한 곳”이라고 밝혔다. 인도군은 라다크 일대의 각 전방 공군기지에 주력 전투기 수호이(SU)30MKI를 비롯해 미라주 2000 전투기, 재규어 지상 공격기, 미그29 전투기, 라팔 전투기를 전진 배치하는 등 공군 전력 배치를 끝냈다. 라팔 전투기 투입에 따라 인도 공군은 야간 전투순찰 비행을 하면서 어떤 돌발사태에도 대응할 준비태세를 갖췄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인도군은 이와 함께 국경 인근에 T90 탱크를 투입하고 대공 미사일 시스템도 추가로 구축했다. 특히 러시아제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갖춘 부대를 라다크 동쪽에 추가 배치했다. 라다크 전선으로 이어지는 스리나가르~레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군대와 군용차량만 이동하거나 통행하도록 했다. ●시진핑 국경경비 강화 직접 지시 중국도 맞대응하며 반격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와의 무력 충돌이 빚어지는 등 분쟁이 잦은 티베트 지역의 국경경비 강화를 직접 지시하는 등 인도와의 국경에 있는 부대 보강에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중국 공산당중앙 티베트 업무 좌담회에서 당·정·군 지도자들에게 “티베트 국경 방어를 강화하고 국경 안보를 확보해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중국은 또는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한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미 포브스는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중국 서북부 신장위구르자치구 허톈(和田)공군기지에서 J20 전투기 2대의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젠20 배치는 국경 분쟁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인도에 대해 결사항전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허톈공군기지는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불과 32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포브스는 지난달 10일에도 “중국군이 7월 28일까지 허톈공군기지에 36대의 군용기와 헬기를 배치 완료했다”며 중국군이 인도와의 접경지대에 공군력을 두 배로 증강했다고 전한 바 있다. 허텐공군기지에 배치된 전투기는 J11 24대, J16 24대, J8 전투기 8대, Y8G 수송기 2대, KJ500 공중 조기 경보기 2대, Mi17 헬기 2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J20 배치로 중국과 인도 국경지역에서 중국군의 군사력은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젠20은 중국이 미국의 주력 스텔스기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II에 맞서기 위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이다. 1990년대 말 중국 청두(成都)항공공사(CAC) 항공설계연구소가 개발에 착수, 2010년까지 2대가 시험 제작됐고 2011년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2016년 11월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국제에어쇼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됐고 2018년 2월 작전 부대에 배치됐다. 젠20은 길이 20.3m, 폭 12.9m, 높이 4.5m로 같은 스텔스기인 러시아의 수호이 T50(Su57)이나 미국의 F22보다는 조금 더 크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한국인, 코로나 걱정 세계 최고… 10명 중 9명 “중대 위협”

    한국인, 코로나 걱정 세계 최고… 10명 중 9명 “중대 위협”

    한국인들이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는 9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14개국 1만 427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한국인의 89%가 `코로나19 확산’을 국가의 중대한 위협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국 중에서 코로나19에 대해 걱정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일본(88%)과 미국(78%), 영국(74%), 캐나다(67%) 등이 뒤를 이었다. 퓨리서치센터는 “정부가 유행병에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전염병 확산을 주요 위협으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코로나19 사태 외에도 기후변화와 테러, 해외 사이버 공격, 핵무기 확산, 세계 경제 상태, 빈곤, 국가나 민족 간 오랜 갈등, 대규모 이주 등 9개 항목에 대해 각국 국민이 얼마나 큰 위협이라고 생각하는지 해마다 추적 조사했다. 이 중 한국은 코로나19를 비롯해 해외 사이버 공격(83%), 글로벌 경기(83%), 국가나 민족 간 갈등(71%), 대규모 난민 이주(52%)를 중대한 위협으로 보는 비율이 14개국 중 가장 높았다. 핵무기 확산의 경우 10명 중 8명(79%)이 주요 위협으로 봤는데 이는 일본(87%)에 이어 두 번째다. 조사 대상 14개국 중 유럽 국가 대부분은 가장 큰 걱정거리가 기후변화였다. 벨기에와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은 코로나19로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후변화를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주요 위협 요소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역대 가장 높은 비율로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는 소득이나 교육 수준에 따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남성보다 여성의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총체적 난국에 빠진 중국 반도체 산업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총체적 난국에 빠진 중국 반도체 산업

    미국의 공격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데다 자금줄은 끊기고 반도체 기술력 자체도 변변찮으니…. 총체적 난국에 빠진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현주소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상징‘으로 불리는 중신궈지지청뎬루(中芯國際集成電路·SMIC)를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려 반도체 기술·장비 공급을 차단하는 방안을 공식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 6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 소식통들은 “SMIC와 중국 인민해방군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다른 정부기관들과 협력해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재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SMIC가 중국 국방사업에 관여하고 있다고 미 정부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기업들이 SMIC에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나 부품을 팔 때 미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웨이를 비롯해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통신(ZTE)과 이들 기업의 계열사 등 275개 이상 중국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화웨이뿐 아니라 SMIC에 대한 수출 길도 사실상 봉쇄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2000년 설립된 SMIC는 화웨이와 더불어 중국 반도체 자급화 계획에서 양대축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4.5%(3분기 추정치)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SMIC보다 먼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세계 1위를 다투는 스마트폰 업체이면서 중국 최대 팹리스(반도체설계) 업체인 하이쓰(海思)반도체(Hisilicon)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MI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지티뎬루(臺灣積體電路公司·TSMC)가 하이쓰가 발주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추가 제재로 더 이상 납품을 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SMIC가 하이쓰의 생산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면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무력화될 수 있겠지만, SMIC의 현 기술력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 SMIC는 지난해말에야 겨우 14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 TSMC는 7㎚ 제품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더욱이 TSMC 올 하반기에 5㎚ 공정 양산에 진입하는 등 기술 수준이 한참 앞서 가고 있다. SMIC와 TSMC간에는 3~5년의 기술격차가 존재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5~10년을 바라보고 SMIC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데, 미국은 아예 SMIC가 싹도 틔우기 전에 고사시키겠다는 심산이다. 미국의 SMIC 제재가 현실화하면 SMIC가 화웨이에 시스템반도체를 납품하는 만큼 미국의 제재는 화웨이에 추가적으로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SMIC가 활용하고 있는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등의 공정 장비, 부품 수급도 사실상 막히게 된다. 중국이 추진 중인 첨단 반도체 육성 전략이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화웨이가 반도체 생산을 맡겨오던 TSMC와의 관계가 끊긴 데 이어 그 대안으로 SMIC를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SMIC를 ‘마지막 보루’로 두고 집중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가 1300억 위안(약 22조 5000억원) 가까이 쏟아부은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렸다. 우한(武漢)시 둥시후(東西湖)구 정부는 지난달 공개한 관내 경제 투자 현황 보고서에서 “우한훙신(武漢弘芯)반도체(HSMC)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 부족 문제가 존재한다”며 “언제든 자금이 끊어져 프로젝트가 멈출 위험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현지 정부의 이 같은 ‘고백’은 HSMC가 사실상 회생 불능의 상태에 빠져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방정부 관료들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재정난에 아랑곳없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면서 빚어진 비극인 셈이다. HSMC는 7㎚ 이하 첨단 미세공정이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를 제작을 목표로 2017년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설립됐다. 우한시 중대 프로젝트로 지정된 이 회사에 투자된 자금은 1280억 위안(약 22조원)에 이른다. HSMC는 대만 TSMC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이던 장상이(蔣尙義)를 영입해 주목을 받았다. 이 덕분에 2019년 말까지 중국 정부 등에서 투자금 153억 위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HSMC는 “우한 산업 단지에 14㎚와 7㎚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웨이퍼 기준 연간 6만장을 생산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 중 7㎚ 양산이 가능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밖에 없는데, 신생 기업이 이런 기술 격차를 뛰어넘겠다고 ‘호기’(豪氣)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HSMC 문제는 지난 1월 공장 건설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소송에 휘말리면서부터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에서 유일하게 7㎚급 공정에 쓰이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 장비는 은행에 압류된 상태다. HSMC를 세운 창업자 리쉐옌과 회사 설립에 관여한 인사들의 행방도 오리무중이고, 회사 홈페이지도 열리지 않는 상태다. 중국 기술전문 매체 콰이커지(快科技)는 ‘우리 반도체 업계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HSMC의 위기 소식을 전하면서 “수십 년 전 가장 어려운 시기 과학자들은 주판에 의지해서 원자폭탄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이 작은 반도체를 진정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한탄하기도 했다.현재 중국 전역에서 50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총투자비만 무려 2430억 달러(약 289조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289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새로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2014년에 이어 두번째 조성되는 반도체 펀드다. 이 펀드에는 중국개발은행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요 투자주체인 중국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이 한계에 달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데다 선진국 업체들과 기술격차가 크고 치밀한 계획보다 최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사업 추진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중국 남부 해안도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과 가장 가난한 성(省) 가운데 하나인 구이저우(貴州)성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재원 낭비와 임금 인상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반도체 선진국들과의 기술 격차도 여전히 크다. 중국 칭화(淸華)대의 사업 부문인 쯔광그룹(紫光集團·Tsinghua Unigroup)의 자회사 창장춘추(長江存儲科技公司·YMTC)가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가 7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창장춘추는 중국 반도체 기업 중 전망이 밝은 업체로 꼽히지만, 선진국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에 비하면 기술력에서 반세대나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창장춘추는 D램 기술에 대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주도자로 성장하기 위해 10년 간 8000억 위안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계획이다. 이 중 상당수 자금이 설비 투자 못지않게 첨단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쓰일 것이라는 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국산화율은 2010년 8.5%에서 지난해 15.4%로 상승하는데 그쳤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력 수준이 너무 열악해 내세울 만한 곳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무역적자는 2280억 달러 규모로 10년 전의 2배로 확대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관세전쟁 불똥에 ‘루이뷔통-티파니’ 빅딜 무산되나

    관세전쟁 불똥에 ‘루이뷔통-티파니’ 빅딜 무산되나

    프랑스 유명 브랜드 루이뷔통을 거느린 루이뷔통모엣헤네시(LVMH)가 미국 유명 보석브랜드 티파니 인수 작업에서 한 발 물러났다. 프랑스가 정보기술(IT) 공룡 기업에 부과하기로 한 `디지털 세금`을 두고 프랑스와 미국 간 관세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티파니 인수합병(M&A)작업에 불똥이 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LVMH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의 뜻을 받아들여 162억 달러(약 19조 2375억원) 규모 티파티 인수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외무부가 이달 초 LVMH에 서한을 보내 “티파니 인수를 오는 2021년 1월 6일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LVMH가 따른 결과다. 장 자크 기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자들과 통화에서 “9월 1일 자로 받은 정부 서한이 합법적이고 유효하다”며 “우리는 선택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부 소식통은 LVMH와 티파니 간 거래가 성사됐을 때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의도였다며 구속력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티파니 측은 즉각 반발했다. 로저 파라 티파니 회장은 성명을 통해 “LVMH가 합의된 조건으로 거래를 마치지 않으려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티파니는 “프랑스 외무부의 요청은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당하다”며 9일 미 델라웨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WSJ이 전했다. 내년 1월 6일은 미국이 프랑스에 티지털세 보복 관세를 매기기로 한 날짜다. 지난해 7월 프랑스 정부는 미국 페이스북과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을 상대로 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방안을 채택한 바 있다. 디지털세는 프랑스에 물리적 사업장이 없더라도 온라인으로 프랑스 시민들에게 상품·서비스(디지털 광고와 e커머스 등)를 판매해 매출을 올리는 다국적 기업들에 대해 프랑스에서 발생한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내게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분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무역대표부(USTR)을 통해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른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USTR는 지난 7월 `프랑스의 디지털세가 미국 기업을 차별해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화장품과 비누·핸드백 등 프랑스산 제품 13억 달러 규모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 했다. 다만 양국 관계과 합의 가능성을 고려해 유예기간을 두고 미국의 보복관세는 2021년 1월 6일 이후에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디지털 세를 둘러싼 양국 갈등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LVMH는 지난해 11월 티파니를 16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당시 162억 달러는 LVMH의 기업 인수 중 최대 규모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계 코로나 사망 90만명 넘었는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중단

    세계 코로나 사망 90만명 넘었는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중단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부작용 가능성 우려로 코로나19 백신 후보에 대한 최종 3상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8일(현지시간)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공동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영국 참가자 한 명에게서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 심각한 질환을 발견해 임상시험 전체를 잠정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19 백신 후보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영국과 미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를 발견해 임상 3상을 중단했으며, 연구 일정에 심각한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환자의 증상을 철저히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임상시험 일시 중단은 설명할 수 없는 잠재적인 질환이 시험 중 발견될 때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조치”라며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질환은 우연히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독립적 조사가 이뤄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상시험 중지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다른 제약회사들의 백신 임상시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백신 후보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곳은 모더나 등 미국과 유럽 9개사다. 이 중 시험이 중단된 것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처음이다. 이들 9개사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대규모, 고품질의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험이 입증된 뒤에만 당국에 백신 승인을 신청할 것을 서약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90만명을 돌파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 기준(한국시간)으로 전 세계 사망자 수는 90만 2000명, 확진자 수는 2774만 50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사망자 수는 석 달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 중시 거품 터졌나?…테슬라 21% 폭락 등 기술주 중심 나스닥 4%대 급락

    미 중시 거품 터졌나?…테슬라 21% 폭락 등 기술주 중심 나스닥 4%대 급락

    미국 뉴욕증시가 노동절 연휴 직후 곤두박질쳤다. 기술주에 대한 버블 우려가 커지며 기술주를 중심으로 무조건 팔고 보자는 투매 현상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65.44포인트(4.11%) 급락한 10,847.6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32.42포인트(2.25%) 하락한 27,500.89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95.12포인트(2.78%) 떨어진 3331.84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특히 지난 2일 사상 최초로 1만 2000선을 돌파한 나스닥은 사흘 동안 10%가량 폭락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전날보다 무려 21.1% 수직 하락했다. 지난주 S&P 500지수 편입 좌절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애플은 이날 신제품 공개 일정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6.7%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MS·-5.4%), 아마존(-4.4%), 페이스북(-4.1%), 구글 모회사 알파벳(-3.7%) 등 나머지 대형 기술주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5.6%, 마이크론이 3.2%,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8.7% 각각 떨어졌다. 이날 주가 하락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가 커져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선언하고, 중국도 미국의 공세에 맞서 데이터 안보의 국제 기준을 정하기 위한 자체 구상인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면서 갈등이 다시 심화됐다. 여기에다 소프트뱅크가 대규모 기술주 콜옵션(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매수로 주요 기술주들이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 과열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며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미 투자관리업체 인베스코 소속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글로벌마켓전략가는 CNBC에 “일부에선 이번 하락이 이른바 ‘테크 버블’이 터졌던 2000년 봄과 유사한 극적인 매도세의 시작이라고 본다”라고 경고했다. 국제유가도 큰 폭으로 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6% 내린 36.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6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코로나19 사태 재확산 속에서 글로벌 원유 수요 부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수입국들에 석유 판매가를 낮추기로 했다는 소식이 수요 약세의 조짐으로 해석됐고, 중국의 8월 일평균 원유 수입은 1123만 배럴로 6월(1299만 배럴)과 7월(1213만 배럴)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이 때문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5%(8.90달러) 상승한 1911.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탈리아 정부, 애플·구글 등 불공정 거래 의혹 조사

    이탈리아 정부, 애플·구글 등 불공정 거래 의혹 조사

    이탈리아 규제당국이 애플과 구글, 드롭박스에 대해 이용자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상업적 용도로 이용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7일(현지시간)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구글의 클라우드 스토리지서비스, 드롭박스의 모두 6건의 불공정 거래 및 부당계약 규정과 관련한 조사를 개시했다. 이탈리아 공정위는 이들 업체들이 자사의 서비스가 소비자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상업적 용도로 이용할지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드롭박스의 경우 서비스 계약 해지를 위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탈리아 규제당국의 이번 조사는 유럽연합(EU)이 기술회사들의 약관을 명확히 하고 소비자들에 대해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도록 압력을 가한데 따른 것이다. EU의 압박으로 페이스북은 지난해 약관을 바꾸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유럽 각국은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 공룡들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 움직임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업체들은 이탈리아 규제당국의 조사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37개국과 공동으로 올해 12월까지 디지털세 최종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 정부가 “디지털세는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행위”라고 도입을 반대하고 있어 최종안이 발표돼도 시행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애플에 대한 이탈리아 당국의 조사는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7월에도 애플과 아마존에 대한 경쟁법 위반 혐의 조사가 시작된 바 있다. 특히 애플은 2018년 구형 아이폰의 고의 성능 조작 관련 항소심에서 이탈리아 법원으로부터 1000만 유로(약 136억원)의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2분기 글로벌 기업 순익 희비 엇갈려…IT·반도체 약진하고 에너지·자동차 추락

    2분기 글로벌 기업 순익 희비 엇갈려…IT·반도체 약진하고 에너지·자동차 추락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기업들의 순이익 판도가 크게 엇갈렸다. 정보기술(IT)·반도체가 크게 약진하고, 에너지·자동차는 곤두박질쳤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글로벌 기업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다. 애플 등 보유 주식의 평가이익이 급증한 덕분에 순이익이 262억 9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티모바일 등 보유주식을 대량 매각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116억 700만달러로 2위에 올랐다. 기업조사 업체 퀵 팩트셋이 기업 재무제표를 이용해 글로벌 기업 4만 4000개사를 대상으로 2분기 순이익을 집계한 결과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디지털화 및 탈탄소 추세가 가속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112억 5300만 달러로 3위, 마이크로소프트(MS)가 112억 200만 달러로 4위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 공상은행(90억 700만 달러)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69억 5900만 달러), 중국은행(BOC·68억 1800만 달러)이 나란히 5~7위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67억 5500만 달러)가 8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알리바바그룹은 67억 13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43위에서 9위로 껑충 뛰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京東·JD·23억 2000만 달러)닷컴도 전년 1600위권에서 41위로 수직 상승했다.삼성전자의 순이익은 44억 9700만 달러로 20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기업 순이익 100위권 이내의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미국 JP모간(22위), 일본 소니(48위), 도요타자동차(76위)보다 순위가 높았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는 71위에서 23위로 뛰어 올랐다.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세일즈포스닷컴은 클라우드 서비스 호조로 38위를 차지했고, 미국 엔비디아도 데이터 센터를 위한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성장하면서 전년보다 109위 오른 210위였다.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타격을 크게 받은 소재·에너지와 자동차, 금융기업들은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 순익 1000대 기업 가운데 165곳이 소재·에너지 기업이었지만 올해는 124개사로 감소했다. 자동차 기업도 29개사에서 13개사로 줄었다. 나라별로는 50대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9개사가 미국 기업이었다. 중국 기업이 9곳, 일본 기업이 4곳 등의 순이었다. 분기 순이익이 10억 달러를 넘는 기업은 116개사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기업이 실적 악화에 신음하는 가운데, IT 기업 등 일부 대기업의 실적은 더욱 좋아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한 셈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브렉시트 협상 교착에… 英 “노딜 나쁘지 않다”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 측에 오는 10월 15일 이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더이상의 협상을 포기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6일(현지시간) “노딜 브렉시트가 영국에는 더 좋은 결과가 될 것”이라며 “지금처럼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EU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EU 협상대표는 현재 입장을 재고해야만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영국이 호주처럼 EU와 무역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영국은 훨씬 더 부강해질 것이라며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영국과 EU 간 모든 상품에 관세가 매겨지고 통관 절차가 강화돼 사람들의 왕래가 제약을 받는다. 현재 자유로운 이동과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는 만큼 경제적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또 영국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를 가정해 기존 EU 탈퇴협정 가운데 일부를 수정·삭제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EU 측은 “영국이 진지하게 브렉시트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다”며 EU 단일시장을 훼손하는 합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전날 영국 협상대표 데이비드 프로스트 유럽 담당 총리 보좌관과 만났다며 “영국 입장에서 어떤 변화도 보지 못했다. 걱정되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두 협상대표는 8일 다시 만나 8차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양측은 7차 협상 동안 공정경쟁 환경과 영국 수역에 관한 어업 접근권 등 핵심 이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1월 31일 EU를 탈퇴한 영국과 EU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위해 올해 말까지 브렉시트 실제 적용을 미룬 상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중국-인도 국경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중국-인도 국경

    중국과 인도가 맞대고 있는 국경지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군 간 국경도발로 사망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병력 이동하는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것이다. 인도 외교부와 국방부는 지난 1일 밤 성명을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달 29~31일 히말라야산맥 해발 4270m 고지대에 있는 북부 라다크 지역 판공호수에서 도발 행위를 했다”며 “인도군의 적극적인 방어로 중국의 일방적인 국경상태 변경 시도를 막아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양국이 국경 문제를 놓고 군사 충돌이 발생한 지 불과 2개월 만이다. 판공호수는 갈완계곡, 고그라 등과 함께 라다크 지역의 대표적인 ‘화약고’로 꼽힌다. 이곳 판공호수에서는 2017년 8월에 이어 올해 5월 5일에도 두나라 군 사이에 총격전과 투석전이 벌어져 양측 군인 1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이날 양국군의 구체적 충돌 내용을 밝히진 않았으나 이 과정에서 티베트 출신 인도 특수부대원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은 판공호수 근처에서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숨진 50대의 인도군 장교는 특별국경부대 제7대대 예하 중대장으로 부하를 이끌고 순찰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자국군의 인도 영토 침입을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인도군의 월경을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 사이 국경을 둔 긴장이 반세기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히말라야 접경지대를 두고 두 핵보유국 사이에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양국군은 지난 5월 8일에도 라다크 지역에서 동쪽으로 1200㎞ 떨어진 인도 시킴 지역의 나투라 관문에서 또다른 전투를 벌였다. 6월 15일에는 갈완계곡에서 양국 군인 600여명이 정면 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도 육군은 이 충돌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사상자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중국군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양국군이 충돌해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75년 이후 45년 만이다. 이 사건 당시 중국군이 비무장 상태인 인도군에 쇠못이 막힌 몽둥이를 무자비하게 휘둘러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BBC 보도가 나와 중국군에 대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이후 양측은 여러 차례 군사회담 등을 열고 주요 분쟁지 부대 철수에 합의했지만 두드러진 진전은 없는 상태다. 1956년 중국이 서북부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를 잇기 위해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악사이친 지역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우호적이던 양국 관계에 금이 갔다. 양국은 1962년 국경전쟁을 치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두 나라는 일단 실질통제선(LAC·3488㎞)을 설정하고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카슈미르와 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 등 LAC 인근 일부 지역의 영유권을 놓고 두 나라는 꾸준히 각을 세워왔다. 중국은 인도 카슈미르(잠무 카슈미르) 동부에 있는 라다크 지역 일부를 점령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라다크 영유권이 인도에 있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엔 인도 정부가 라다크를 중앙정부 직할지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 6월 라다크 갈완계곡 근처에 벙커, 텐트, 군수물자 보관창고 등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양국군 사이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인도 군사전문가 아자이 슈클라는 “인도 땅에 주둔하고 있는 수천 명의 중국 군인에게 남은 임무는 전투밖에 없다”며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룽싱천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인도가 국경을 넘어 중국 영토에 불법 시설을 건설해 중국 국경수비대가 대응 조치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인도군도 이에 대응해 지난 6월 라다크 지역 갈완계곡에서 중국과 유혈 국경분쟁을 벌인 이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동부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켜 전진 배치했다. 이곳은 1962년 발발한 중·인 국경전쟁 때 전면적인 전투가 벌어진 주전장이었다. 인도군의 증원 배치로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일부를 놓고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과 인도 간 대립이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유시 수단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행정관은 “중국군이 정기적으로 인도 영내에 침입하고 있다”며 “안조 일부 지역이 가장 불안정한 곳”이라고 밝혔다. 인도군은 라다크 일대의 각 전방 공군기지에 주력 전투기 수호이(SU)-30MKI를 비롯해 미라주 2000 전투기, 재규어 지상 공격기, 미그-29 전투기, 라팔 전투기, 공격용 헬기 아파치를 전진 배치하는 등 공군 전력 배치를 끝냈다. 라팔 전투기 투입에 따라 인도 공군은 국경 상공에서 야간 전투순찰 비행을 하면서 어떤 돌발사태에도 대응할 준비태세를 갖췄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인도군은 국경 인근에 T-90 탱크를 투입하고 대공 미사일 시스템도 추가로 구축했다. 특히 러시아제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갖춘 부대를 라다크 지역 동쪽에 추가 배치했다. 라다크 전선으로 이어지는 스리나가르, 레 간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군대와 군용차량만 이동하거나 통행하도록 했다. 인도 고위 당국자와 인도군 수뇌부가 국경 현지를 시찰 점검하고서 회의를 열어 병력과 무기장비를 신속히 투입할 수 있도록 고속도로 봉쇄를 결정했다. 중국도 맞대응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와의 무력 충돌이 빚어지는 등 분쟁이 잦은 티베트 지역 국경 강화를 직접 지시하는 등 인도와의 국경부대 강화에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과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중국 공산당중앙 티베트 업무 좌담회에서 당·정·군 지도자들에게 “티베트 국경 방어를 강화하고 국경 안보를 확보해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시했다.중국은 이와함께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한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미 포브스는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중국 서북부 신장위구르자치구 허톈(和田)공군기지에서 J-20 전투기 2대의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J-20 배치는 국경 분쟁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인도에 대해 결사항전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허톈공군기지는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불과 32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포브스는 지난달 10일에도 중국군이 지난 7월 28일까지 허톈공군기지에 36대의 군용기와 헬기를 배치 완료했다”며 중국군이 인도와의 접경지대에 공군력을 두 배로 증강했다고 전한 바 있다. 허텐공군기지에 배치된 전투기는 J-11 24대, J-16 24대, J-8 전투기 8대, Y-8G 수송기 2대, KJ-500 공중조기 경보기 2대, Mi-17 헬기 2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J-20 배치로 중국과 인도 국경지역에서 중국군의 군사력은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젠-20은 중국이 미국의 주력 스텔스기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II에 맞서기 위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이다. 1990년대 말 중국 청두(成都)항공공사(CAC) 항공설계연구소가 개발에 착수, 2010년까지 2대가 시험 제작됐고 2011년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2016년 11월 중국 광둥(광동)성 주하이(珠海)국제에어소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됐고 2018년 2월에 작전 부대에 배치됐다. 젠-20은 길이 20.3m, 폭 12.9m, 높이 4.5m로 같은 스텔스기인 러시아의 수호이 T-50(Su-57)이나 미국의 F-22보다는 조금 더 크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대학 백인 여교수가 흑인 행세를, 왜?

    미국 대학 백인 여교수가 흑인 행세를, 왜?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백인 여교수가 오랫동안 흑인 행세를 한 사실을 털어놔 학계에 커다란 파문이 일으키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 디아스포라’(Diaspora·본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에 관해 연구하는 제시카 크루그 미국 조지워싱턴대 역사학 교수는 3일(현지시간) 온라인출판 플랫폼의 하나인 미디엄(Medium)을 통해 자신이 미 캔자스시티 출신의 백인 유대인 여성이라고 뒤늦게 고백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북아프리카 출신 흑인, 미국 흑인, 카리브해에 뿌리를 둔 흑인 등이라고 주변에 거짓말을 해왔다고 밝혔다. 크루그 교수는 제시카 라 봄발레라라는 가명으로 인권운동을 해왔으며, 뉴욕의 백인들이 뉴욕 내 흑인과 라틴계 원주민들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크루그 교수는 자신의 인종을 속인 사실을 고백하면서 “나는 어릴 때부터 해결하지 못한 정신건강 문제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 탓으로 돌렸다. 그는 “나는 문화광을 넘어 문화에 대한 거머리였다”며 “수년간 거짓말을 끝내는 방안을 생각해왔으나 겁이 나서 윤리를 선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크루그 교수는 자신의 거짓을 폭로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인종 문제를 다루는 매체 레이스 베이트르의 하리 지야드 편집장은 “그의 정체성이 들통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루그 교수가 흑인 행세 이유로 정신건강 문제라고 밝혔지만, 미국 흑인들의 학계에서 각종 특혜를 누리려고 흑인 행세를 해온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낳는다. 미국 흑인 역사,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를 연구하는 그가 장학금, 회원자격 등을 얻는 데 유리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실제로 흑인 연구자들의 학회에 가입했고 흑인의 정치 및 정체성 등과 관련한 학술 서적을 출판해 흑인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과 프레데릭 더글러스의 이름을 딴 상의 최종 후보가 되기도 했다. 또 2012년 박사학위를 받은 위스콘신대에서 브라질?앙골라를 방문하는 해외연구 장학생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남미 출신 흑인인 요마이라 피게이라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크루그처럼 거짓말을 하는 이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백인이 흑인행세를 하면서 흑인 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사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워싱턴 주 스포캔 지부장인 레이철 돌레잘은 2015년 백인이라는 사실이 폭로돼 유명한 흑인 인권운동가의 지위를 잃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조지워싱턴대은 충격에 빠졌다. 그의 강의를 수강한 한 학생은 “매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자신이 라틴 커뮤니티와 인연이 있다고 단언했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뉴욕 증시가 갑작스레 폭락한 이유는

    미국 뉴욕 증시가 갑작스레 폭락한 이유는

    미국 증시가 애플과 테슬라, 넷플릭스 등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하는 바람에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기술주가 중심인 나스닥 지수는 6개월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일(현지시간) 무려 598.34포인트(4.96%) 떨어진 11,458.10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1만 2000선을 돌파하며 위력을 과시했지만, 부정적인 경제전망이 확산하면서 급락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지난 3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25.78포인트(3.51%) 하락한 3,455.06,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807.77포인트(2.8%) 내린 28,292.73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1000포인트 넘게 빠지는 등 6월 11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회복을 주도했던 애플은 12.9% 수직 하락한 지난 3월 16일 이후 최대폭인 8%나 폭락하면서 시장의 기술주 투매 분위기를 부추겼다. 애플은 이날 시가총액이 1800억 달러(약 215조원)가 날아갔지만 시총 2조 달러 선은 굳건히 지켰다. 2008년 10월 포르쉐 자동차 주식이 44% 폭락하며 시총 3480억 달러를 잃으면서 글로벌 기업 중 하루 최대 증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페이스북도 2018년 7월 캠브리지애널리티카 스캔들 여파로 실적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에 시총 1190억달러가 증발했다. 테슬라와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는 각각 9%, 9.9% 폭락했고 아마존과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IT기업들도 모두 4~6% 급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주가 폭락을 촉발할 특별한 악재가 불거지지는 않은 만큼, 그동안 쉼 없이 오른 데 따른 부담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으로 진단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개선되던 서비스업 경기가 후진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딛고 부활하던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다시 뒷걸음질쳤다는 소식이 주식시장에 차익실현 신호로 작용했다는 얘기다.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봉쇄 완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의회의 추가 경기부양책 처리가 늦어지면서 경기회복세의 발목을 잡았다. 서비스업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버팀목이다. 이날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의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6.9로, 전월(58.1)보다 하락했다.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57.0(월스트리트저널 집계)을 밑돌았다. 세부항목 별로는 고용지수는 전월의 42.1에서 47.9로 개선됐지만, 기업활동지수와 신규수주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기업활동지수는 전월 67.2에서 62.4로, 신규수주지수는 67.7에서 56.8로 각각 하락했다. 지난 4월 서비스업 PMI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41.8까지 추락했다. 이후 회복세로 돌아서 지난 7월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ISM은 “코로나19 때문에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업종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았다”며 “물류 분야도 어려움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주(8월23일∼29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8만 1000건을 기록했다. 2주 만에 다시 100만 명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하지만 통계 기준이 바뀐 데 따른 결과로 이전보다 고용시장 사정이 개선됐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을 맞아 기존 방식으로 발표하면 통계 왜곡이 오히려 더 심해진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기존 발표치를 변경된 기준으로 수정하진 않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가 본격화한 지난 3월말 68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약 4개월 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7월 이후엔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증가와 감소, 정체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선 최근 대규모 실업이 나타나고 있다. 종전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당시 69만 5000명이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최대 66만 5000명(2009년 3월) 정도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태국 왕실, 후궁 11개월만에 복위시킨 속내는…

    태국 왕실, 후궁 11개월만에 복위시킨 속내는…

    태국 왕실의 후궁이 국왕과 왕비에게 복종하지 않는다고 내쳐졌다가 11개월 만에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68)이 시니낫 웡와끼라팍(35)의 모든 왕실 및 군 지위를 회복하도록 지시했다. 국왕의 결정에 따라 시니낫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왕의 배우자’라는 이전의 지위와 군 계급을 모두 회복했다. 코로나19 사태로 3월부터 독일 휴양지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유명 호텔에서 체류 중인 와치랄롱꼰 국왕은 지난해 3월 왕비 수티다(42)와 결혼식을 올린 뒤 7월 후궁 격인 시니낫을 `왕의 배우자`로 임명했다. 육군간호대 출신인 시니낫은 왕실 근위대에서 근무하다가 국왕의 눈에 들어 후궁이 되고 군 소장으로 진급하는 등 파격 승진했다. 국왕이 왕실 홈페이지에도 시니낫 이력과 여러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가 탱크톱 차림으로 경비행기 조종석에 앉은 사진은 접속이 폭주했다. 시니낫은 자신을 왕비로 책봉하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등 오만한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국왕의 분노를 샀다. 3개월 뒤 와치랄롱꼰 국왕은 “사익만을 추구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시니낫의 모든 왕실과 군 지위를 박탈했다. 시니낫의 왕실 복귀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내쳐진 뒤에도 왕비와 권력 싸움을 벌여 승기를 잡았을 공산이 크다. 반정부 시위가 고조되는 마당에 와치랄롱꼰 국왕이 왕실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릴 목적으로 대중에게 인기 있는 시니낫을 복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태국에서는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야당 강제해산 결정을 내리고 반체제 활동가들이 실종되면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태국의 스포츠음료 업체 레드불 창업주 손자가 저지른 음주 뺑소니 사망 사건이 유전무죄 논란을 일으키면서 `정권 심판론’으로 확대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정부부채, 2차 대전 이후 처음 GDP 넘어설 듯

    미국 정부부채, 2차 대전 이후 처음 GDP 넘어설 듯

    내년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돌파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국(CBO)은 2일(현지시간)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 미 정부부채가 21조 9000억 달러로 미 GDP의 104.4%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2020회계연도의 미 정부부채 비율은 98.2%로 집계됐다. 미 정부부채가 GDP 대비 100%를 넘어서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106%를 기록한 이후 7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미국도 일본, 이탈리아, 그리스 등과 함께 GDP를 초과하는 부채를 보유한 국가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지원을 위한 정부 지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경기침체 등으로 세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지난 3월 이후 경기부양, 지방정부 지원, 실업 급여 강화, 긴급 중소기업 대출 등을 위해 2조 7000억 달러(약 3204조원)를 썼다. 하지만 4~7월 광범위한 사업 중단, 대규모 실직사태 등으로 세입이 10% 감소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미 정부 부채는 20조 5000억 달러다. 지난 3월 말 17조 7000억 달러에서 석 달 만에 16%나 늘어난 것이다. WSJ은 “부채 급증이 미 정부의 차입 능력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몰리고 있는 데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미 정부는 돈을 빌릴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정부부채 증가는 미국뿐 아니라 신흥국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GDP 대비 신흥국 부채비율은 62.8%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46년 46.9%였던 신흥국 부채비율은 1989년 56.1%를 찍었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부채가 줄어드는 속도는 2차대전 이후에 비해 턱없이 느릴 전망이다. 2차대전이 끝나고 10여 년 뒤인 1950년대 후반 선진국들의 부채 비율은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 경제가 연 4%, 독일과 일본이 연 8%가량 성장하는 등 전후 경제성장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연평균 GDP 증가율은 기껏해야 2~3% 남짓이다. 베이비붐으로 젊은 인구가 늘었던 1950년대와 달리 저출산으로 노동력이 감소하고 있다. 더군다나 2차대전 뒤에는 바로 군비를 축소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지금은 경기부양책을 언제 중단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2차대전 뒤에는 인플레이션으로 정부부채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도 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지 않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역사는 지울 수 없다

    역사는 지울 수 없다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화를 실었다는 이유로 무슬림 극단주의 무장세력으로부터 무차별 총격 테러를 당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문제의 만화를 다시 게재한 특집호를 발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샤를리 에브도는 2일(현지시간) 열리는 총격 테러 피의자들에 대한 재판에 맞춰 5년 전 참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특집호를 발간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2일 파리법원에서는 테러 당시 무장세력에게 무기와 자금 등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 14명에 대한 재판이 열리며 재판은 10주에 걸쳐 진행된다. 샤를리 에브도는 테러를 당한 이후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싣지 않았다. 하지만 샤를리 에브도는 특집호 사설을 통해 “테러의 ‘증거’인 풍자만화 없이 재판을 시작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정치적인, 또는 저널리즘의 (사명에 따라) 비겁함에 빠지지 않겠다는 것이 유일한 이유”라고 밝혔다. 또한 “역사는 다시 쓰여서도, 잊혀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특집호에는 샤를리 에브도가 2006년 2월 9일자에 게재해 테러를 당했던 무함마드 풍자만화가 다시 실린다. 이 풍자만화들은 당초 2005년 덴마크 일간지 윌란스포스텐에 실린 12장짜리로, 무함마드를 머리에 폭탄이 꽂혀 있는 모습 등으로 묘사했다. 이슬람에서는 그림이든 동상이든 무함마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것 자체가 금기다. 당시 잡지 판매량이 평소보다 3배 가까이 뛰는 등 상업적 이익을 거뒀지만 샤를리 에브도는 무슬림 세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켜 9년 뒤 벌어진 참사의 씨앗이 잉태됐다. 2015년 1월 7일 프랑스에서 태어난 알제리계 무슬림 사이드 쿠아치와 셰리프 쿠아치 형제가 샤를리 에브도 파리 사무실에 난입해 편집국장과 만평가 등을 포함해 직원 11명을 사살한 것이다. 건물 밖에서 총에 맞은 경찰 등을 포함하면 사망자는 모두 17명에 이른다. 1969년 창간된 샤를리 에브도는 프랑스의 주간 좌익 성향 풍자 전문지다. 1960년 창간된 좌파 풍자 월간지 ‘하라 키리’를 계승했다. 1981년 인기가 떨어져 폐간됐다가 1992년 복간됐다. ‘샤를리’는 만화 캐릭터인 찰리 브라운에서 따온 것으로, 창간 당시 대통령이던 샤를 드골을 조롱하는 뜻도 있다. “좌파 다원주의의 모든 요소를 반영한다”며 극우파와 사이비 종교, 가톨릭, 이슬람, 유대교, 정치, 문화 등 성역 없는 풍자를 펼쳐 왔다. 샤를리 에브도 건물은 2011년에도 폭탄 테러를 당했으며 그 후 편집진에 대한 경찰의 보호조치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잘 나가는 테슬라가 유상증자에 나서는 이유는

    잘 나가는 테슬라가 유상증자에 나서는 이유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올들어 실적 호조와 주식분할 등으로 날개를 단 주가 덕분에 신주를 발행해 부채 부담을 줄여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NBC 등에 따르면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테슬라는 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최대 50억 달러(약 5조 9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냈다. 주가가 초강세를 보이는 시점이어서 자본 조달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여긴 것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유상증자를 한 번에 진행하지 않고 “가끔씩” 신주를 파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으며, 해당 시점의 “시세대로” 가격을 매기기로 했다. 주관사로는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츠, 모건스탠리 등 10개사가 나선다. 테슬라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부채를 줄이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주가가 치솟고 있는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 주가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아랑곳없이 올해 들어서만 500% 가까이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였다. 액면분할 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31일 테슬라 주가는 12.6% 급등했다. 이번 증자계획은 테슬라가 했던 유상증자 규모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10여년에 걸쳐 유상증자를 통해 모두 140억 달러를 조달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유상증자는) 현명한 조치 “라며 “부채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추후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수석전략가는 “테슬라 주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며 “이번 유상증자 때 테슬라를 산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유상증자 계획을 공개하면서 매물이 쏟아져 4.67% 떨어진 475.05 달러로 장을 마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중 갈등에, 구글·페이스북 태평양 해저광케이블 네트워크 중단

    미중 갈등에, 구글·페이스북 태평양 해저광케이블 네트워크 중단

    구글과 페이스북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초고속 해저 광케이블로 연결하려던 계획에서 최종 목적지 홍콩을 결국 제외했다. 홍콩을 연결할 경우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경고를 수용한 조치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구글과 페이스북은 지난 31일(현지시간) 수정한 해저 광케이블 계획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했다. 수정된 계획은 홍콩이 제외되고 LA와 필리핀, 대만까지만 연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해저 광케이블 홍콩 연결이 취소된 것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보안 문제를 우려한 미국 정부에서 강력히 반대한 까닭이다. 토머스 쿠리언 구글 클라우드 사업이사는 앞서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홍콩이 아닌 다른 대체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2017년부터 페이스북과 함께 LA와 홍콩을 연결한 뒤 대만과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길이 1만 3000㎞인 ‘태평양 광케이블 네트워크(PLCN)’ 구축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해저 케이블이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특별행정구역인 홍콩에 연결될 경우 데이터가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이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도입하면서 2047년까지 약속했던 홍콩의 자치를 갈수록 침해한다는 강한 비판이 일었다. 이 때문에 미국 법무부는 중국이 홍콩에 정보 및 보안국을 설치해 운영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연방통신위원회(FCC)에 홍콩을 제외한 대만과 필리핀만 연결할 것을 요구해 왔다. 여기에다 구글과 페이스북과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하는 홍콩의 퍼시픽라이트 데이터커뮤니케이션이 2017년 닥터팽텔레콤미디어그룹에 인수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닥터팽텔레콤미디어그룹은 중국 정보 및 보안 서비스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화상채팅 앱 ‘줌’ 날아올랐다… 코로나 덕분에 분기 매출 355% 폭증

    화상채팅 앱 ‘줌’ 날아올랐다… 코로나 덕분에 분기 매출 355% 폭증

    온라인 화상회의·채팅 플랫폼업체 ‘줌’의 2분기 실적이 눈이 부실 정도다. 기업들의 재택근무와 학교의 온라인 강의 확산 등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줌은 지난 31일(현지시간) 2020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6억 6350만 달러(약 7875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 1억 4580만 달러보다 355% 폭증하며 시장 예상치인 5억 50만 달러를 크게 웃돈 것이다. 순이익도 주당 92센트로 시장 전망치 주당 45센트를 2배 이상 많았다. WSJ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하룻밤 새 줌을 기업들이 쓰는 틈새시장 제품에서 많은 미국인이 직장 동료, 가족, 친구들과 소통하기 위해 의존하는 도구로 변모시켰다”고 지적했다. 줌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재확산에 따른 화상회의 및 원격강의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켈리 스텍켈버그 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규 고객이 이번 매출 증가의 81%를 이끌었고 기존 고객의 이탈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줌은 직원 10명 이상의 기업 및 기관 고객이 37만 2000곳에 이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8% 급증했다. 매출 상승의 81%를 신규 유료 고객이 차지하며 기존 구독은 19%를 기록했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스타트업인 센서타워에 따르면 줌의 2분기 월평균 사용자 수는 전년보다 무려 4700% 폭증한 1억 4840만 명에 이른다. 줌은 이에 따라 2021회계연도 연간 실적 전망도 크게 상향 조정했다. 매출이 23억 7000만~23억 9000만 달러, 조정 순이익은 7억 3000만~7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6월 초 이미 한 차례 상향했던 매출 17억 8000만~18억 달러, 조정순익 3억 5500만~3억 8000만 달러에서 3개월 만에 또다시 대폭 상향한 것이다. 줌의 낙관적인 전망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는 현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나온 것이다. 백신은 빨라야 올해 안에 개발될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의 사람이 접종하려면 내년이나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줌의 주가는 올 들어 369% 폭등했으며 이날도 정규 거래에서 8.6%, 실적이 공개된 시간 외 거래에서는 9% 넘게 치솟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스라엘 국적 여객기 UAE ‘하늘길’ 열었다

    이스라엘 국적 여객기 UAE ‘하늘길’ 열었다

    이스라엘과 미국 대표단을 태운 이스라엘 국적기가 역사적인 첫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행 비행을 마쳤다. 이스라엘 항공기가 아랍 국가로 비행한 것은 처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항공사의 여객기는 31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UAE 땅에 착륙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과 UAE가 국교 정상화를 위한 평화협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이후 불과 18일 만에 일사천리로 ‘하늘길’까지 열린 것이다. 이스라엘 국적항공사 엘알항공 소속 LY971편 여객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을 떠나 오후 3시 45분 UAE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했다. 이 항공기는 LY972편으로 편명을 바꿔 1일 낮 12시 아부다비에서 텔아비브로 귀항할 예정이다. 역사적인 첫 항공편에는 평화협약의 주인공들이 대거 탑승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메이어 벤샤밧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이,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첫 비행을 함께했다. 이스라엘 국적기는 여태까지 UAE는 물론 걸프 지역 아랍국으로 정식 비행편을 운항한 적이 없다. 역사적으로 적대관계에 있던 양국이 인적·물적 교류를 상시화하는 항공편을 편성한 것은 상징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LY971·972편에 투입된 보잉 737-900기종의 기체 외부에는 ‘평화’라는 단어가 아랍어(살람)·영어(peace)·히브리어(샬롬)로 새겨졌다. 이번 항공편은 특히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사우디는 그동안 이스라엘 항공기의 자국 취항은 물론 영공 통과도 허용하지 않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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