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황사 비상/ “”사막을 숲으로”” 재앙막기 총력
대규모 황사가 발생,여러 방면에서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천재지변’으로만 보고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한·중·일 3국 정부의 대책과 전문가 의견을 중심으로 황사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집중 조명한다.
■한·중·일 대책.
사상 최악의 황사로 인해 국민 건강은 물론 항공기 결항 등 국가 경제도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자연재해’인 황사에 대한 단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한·중·일3국 정부의 노력은 황사 발원지인 중국의 사막을 녹지로 바꾸고,사막화를 방지하는 장기적인 대책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일 베이징(北京)과 허베이(河北)·산시성,내몽골자치구 등의 690만㏊에 이르는 사막을 푸른 나무숲과 풀로 뒤덮어 황사폭풍을 미리 예방한다는 ‘황사억제 10개년계획’을 발표했다.
모두 168억위안(약 2조 6880억원)을 투자하는 ‘황사억제 10개년 계획’에는 사막화 억제 외에 용수확보와 절수 등의관개계획도 포함돼 있다.중국 정부는 농가를 일일이 방문,곡물 대신 나무를 심도록 당부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쏟고있다.
지난해 3월부터 일기예보와 비슷한 ‘황사예보제’를 실시,일반 국민들이 황사에 대처하도록 하는 한편 8월에는 사막화된 토지의 개선,사막화 방지를 위한 정부기관의 책임 등을명시한 ‘사막화 방지법(防砂治砂法)’을 공포했다.
삼북 방호림 사업,양쯔강 상류지역 및 황허강 중·상류 지역의 천연림 보호사업,서부지역 10억 3000만평의 경지를 삼림과 초지로 되돌리는 사업 등도 추진중이다.국가환경보호총국과 중국과학원 전문가들이 ‘과학탐사대’를 결성,황사 발생 지역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지구환경기금·오부치기금 등을 활용해 신장 위구르·내몽골 지역의 사막녹화사업,고비 사막 주변의 방풍림 조성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협의체’를구성,황사 관련 조사·연구 및 관측·예보기능을 마련했고‘황사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고 있다.황사발생시 급증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태풍주의보 등과 비슷한 ‘미세먼지(황사) 경보제’도 조만간 도입하기로했다.
한·중·일 3국은 또 ‘LPT 프로젝트’를 통해 이산화황·이산화질소·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의 장거리 이동 경로 및 이동량을 측정해 공동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베이징 김규환 특파원·류길상기자 ukelvin@
■中 피해 현황.
20일 베이징(北京) 등 중국 대륙의 북부지역이 90년대 이후 최악의 황사폭풍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황사폭풍은 21일부터 수그러든 뒤 22일에는 정상적인 날씨를 되찾았다.
지난 18일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일대에서시작된 황사폭풍은 20일 중국 대륙의 서북지역에서부터 화베이(華北)지역을 강타했다.간쑤(甘肅)성 중서부와 닝샤(寧夏)회족자치구 북부,내몽골자치구 중서부의 일부 지역은 시계제로로 나타나는 등 암흑같은 날씨를 보였다.특히 베이징의하늘은 노란 안개가 낀 것처럼 물들었으며,시계가 100m 이하로 떨어져 대낮에도 자동차들이 헤드라이트를 켠 채 거북이운행을 해야 했다.
이 때문에 베이징·간쑤성·내몽골·닝샤·산시(山西)성 등에 사는 1억 3000만명의 인구와 28만 5000㏊의 농경지,236만㏊의 초지가 큰 피해를 입었다.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은 올해 3∼4차례의 강력한 황사폭풍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해마다 3∼5월 봄철에 주로 발생하는 황사폭풍은 시베리아우랄산맥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차가운 공기가 신장위구르·닝샤자치구 일대의 상공에서 남쪽에서 형성된 따뜻한 공기에 밀리는 과정에서 커다란 기압차가 발생하면서 만들어진다.
지난해에는 황사폭풍이 32차례 발생했으며,피해액은 연평균540억위안(8조 640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환경보호총국이밝혔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토양·호수 산성화 방지.
[황사 연원] 몽골 및 중국대륙의 사막지대와 황허강 유역의황토지대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상승기류를 타고 300∼5500m까지 올라간 뒤 편서풍을 타고 동아시아 전역으로 퍼진다.국내에서는 신라 아달라왕 21년(174년) 우토(雨土)라는 표현이 등장한다.기상청에서는 54년 처음 ‘황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오염,얼마나 심각한가] 22일 새벽 3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미세먼지 순간 최고 농도가 2266㎍/㎥를 기록,평균치의 30배를 넘어설 정도로 미세먼지의 오염도는 심각하다.반면 이산화황,이산화질소,오존 등 기타 대기오염물질 농도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황사때도 이산화질소와 오존의 경우 강한 바람 때문에 오히려 농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망간,철,니켈 등의 농도는 평소보다 많게는 4배까지 높아지지만 납,카드뮴,크롬 등 유해 중금속의 농도변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어떻게 움직이나] 강풍이 불면서 모래알이 구르다가 조금씩 도약하는 상태에서 사막지역의 강한 햇빛이 지표를 가열하면 부력을 받아 공중으로 떠오르게 된다.이때 상공에 편서풍이 불면 한국,일본은 물론 멀리 알래스카,하와이까지 날아가게 된다.
[얼마나 많은 양인가] 국립환경연구원의 97년 연구에 의하면 93년 4월23∼26일동안 발생한 황사 1억 400만t중 우리나라동해를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정된 양은 600만t 정도.국내에침적되는 양은 5000t 정도로 추정됐다.[해롭기만 한가] 일본 연구진이 최근 알칼리성 칼슘 등을 함유한 황사덕에 중국 북부지역 비의 산성이온농도지수가 2이상 개선됐다고 밝혔다.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도 막아주고 식물과 해양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제공하는 이점도 있다.
[추울 때 많이 발생한다?] 중국의 연구에 따르면 한랭기(61∼70년,1811∼1900년)에 평균 황사 빈도가 3.7회/10년인데비해 온난기(1511∼1620년,1721∼1780년)에는 2.1회/10년에불과해 황사빈도와 기온이 반비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류길상기자.
◈‘제1회 국제황사 워크숍’ 주요내용.
한·중·일 3국에서 황사가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한 가운데22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주최로 ‘제1회 국제 황사 워크숍’이 열렸다.세미나에서는한국과 일본의 황사에 산화질소나 이산화황 같은 오염물질이 섞이는 것은 중국 베이징 부근에서 이들 오염물질이 황사에 합쳐지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주요 발표내용을 정리한다.
■몽골가뭄 최악황사 主因.
●정용승 교원대교수(2001년에 관찰된 동아시아의 황사현상)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태안반도와 청주의 대기오염을 모니터링한 결과,9번의 황사현상이 있었고 기간은 16일 정도였다.가장 강한 황사현상은 중국 북서지방과 몽골지역에서 발원된 것이다.
인공위성을 통해 관찰한 결과,한반도 전역과 동해,알래스카만까지 황사의 주기적 이동이 감지됐다.
황사의 평균 수소이온농도는 7.24로 분석됐다.황사의 알카리성 침전물은 산성비로 인해 산성화된 토양을 일시적으로중화시키는 역할도 기대된다.
올해 황사가 특히 심한 것은 황사 발원지인 몽골과 중국 서북부 지방에서 발생한 가뭄이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수자원을 개발해 내몽고 지역의 사막화를 막는 것이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마구잡이 환경파괴도 원인.
●가오 칭 셴 중국 환경과학연구소 박사(중국 황사의 발생과 이동) 지난 54년부터 2001년까지 중국기상자료를 토대로 우리는 중국 상공의 황사의 역사적 추세와 변동 및 이동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왔다.분석 결과 황사가 자연기상 현상임과 동시에 인간활동에 의해 강하게 영향받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가뭄과 건조한 날씨가 황사의 주요한 원인이지만 인간의 무절제한 개발행위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몽골의 중간·최남단지역에서 발생하는 황사는 중국의 북·북서지역에 주로 영향을 미친다.카자흐스탄 동쪽지역도 주요한 황사 발생지로서 중국 신장지역에 영향을 준다.
황사 현상을 한 지역에 국한되거나 이동하는 형태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신장 지역 등에서 일어나는 황사가 강한 기상현상과 결합될 경우 중국의 동부쪽으로 이동된다.
■베이징·신장 온난화 심각.
●마사토시 요시노 일본 쓰쿠바 대학명예교수(동아시아에서의 황사현상 변화추이) 동아시아의 황사의 발생과 이동의 다년간 추이는 기상학 관점에서 분석돼 왔다.
지난 30년간 베이징과 신장 등 중국내 5개 핵심 지역에서의 관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우선 이 지역에서의 지구온난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으며 찬 공기의 유입이 감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중국과 몽골지역에서의 기온이 더 따뜻해지는 반면 열대 태평양지역은더 추워지는 경향이 있었다.황사의 발생빈도는 더욱 빈번해진 반면 그 영향권은 더 좁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