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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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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달진 시인 문학세계 조명

    김달진 시인 문학세계 조명

    월하(月下) 김달진 시인의 문학 세계를 조명하고 숭고한 정신세계를 기리는 ‘제13회 김달진 문학제(포스터)’가 4∼5일 이틀간 경남 진해시 일원에서 열린다. 서울신문과 시사랑문화인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문학제에서는 문학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청소년 시낭송대회, 기념 축하공연, 올해 문학상 수상 시인 특별 시화전, 김달진 시인 생가방문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현 단계, 서정시의 진단과 평가’를 주제로 열리는 제13회 문학심포지엄은 4일 오후 1시30분 진해시 경남문학관에서 진행된다. 문학평론가 이숭원 서울여대 교수와 권혁웅 한양여대 교수가 주제 발표자로 나서며, 시인 신덕룡·이희중씨가 토론자로 나와 현대 서정시의 상황과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제10회 청소년 시낭송대회는 이날 오후 2시 진해시민회관에서 열린다. 경남 마산·창원·진해지역 중·고생들이 참가해 김달진 시인의 시와 김달진 문학상 수상 시인들의 시를 낭송한다. 이어 제19회 김달진 문학상 시 부문과 평론 부문 시상식이 진해시민회관에서 열린다. 올해 수상자는 시 부문 신대철 국민대 국문과 교수(수상 시집 ‘바이칼 키스’)와 평론 부문 김종회 경희대 국문과 교수(수상 평론집 ‘디아스포라를 넘어서’). 시와 국악의 만남인 문학제 기념 축하공연 ‘요시락(樂詩樂)’은 오후 4시 진해시민회관에서 펼쳐진다. 공연에는 해금소리와 함께 신달자의 시 ‘강을 건너다’ 등이 울려퍼지며, 열정의 피리소리와 함께 문인수의 시 ‘앉아 보소’가 만나 절묘한 화음을 연출한다. 이와 함께 올해 문학상 수상시인의 수상작 등을 걸개 방식으로 제작해 선보이는 수상 시인 특별 시화전이 이날부터 11월30일까지 김달진 생가와 문학관 주변에서 열린다. 문학제 마지막 날인 5일 오전 10시 진해시 소사동에 있는 김달진 시인 생가와 문학관 방문 행사가 마련된다. 생가 방문 행사에서는 김달진 시인의 딸인 김구슬 협성대 교수가 유족대표 인사를 하며, 올해 시 부문 수상자인 신대철 교수가 시인 김달진을 기리는 자작시를 낭송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전통 목조 건축과정 보여 드립니다”

    “전통 목조 건축과정 보여 드립니다”

    경복궁 근정전, 충남 예산 수덕사 대웅전, 경북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강원도 강릉 객사문 등 국보급 문화재를 한자리서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중요무형문화재 74호 신응수(67) 대목장이 ‘광화문 제모습 찾기’ 공사에 맞춰 2일부터 31일까지 첫 개인 작품 전시회 ‘오래된 궁궐, 새로운 궁실(宮室)’전을 연다. 충북 청원에서 중학교 졸업 직후인 열여섯살에 상경, 전통 건축의 길로 들어선 지 50여년 만이다. 신 대목장이 도편수로 중건을 지휘한 경복궁의 흥례문 회랑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경복궁 근정전과 흥례문, 숭례문, 수덕사 대웅전, 부석사 무량수전, 강릉 객사문 등을 2분의1,5분의1,10분의1 등 다양한 크기로 축소해 만든 국보급 전통 건축물 12점의 모형과 각종 건축 부재 20여점이 선보인다. 모형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 된다.1월부터 시작된 광화문 모형 작업의 경우 광화문을 10분의1로 축소(높이 2m×1.8m)했는데 만드는 비용만 1억원이 들었다. 전시 부재 가운데는 3t이 넘는 것도 있다. 모형이나 부재의 재질은 모두 최상급 소나무인 금강송. 전통건축 홍보를 위해 광화문 모형을 조립, 해체하는 작업을 주 2회 시연하며 관람객들은 대패로 기둥을 깎아 기념품으로 만들어 가져갈 수도 있다. 신 대목장은 “목조 건축은 외관의 아름다움 못지않게 정교한 건축 과정 또한 중요한데 완성된 건축물에선 외관밖에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며 “전통 건축의 전 과정과 부재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소설가는 사회적 금기 깨고 진실 밝혀야”

    “소설가는 사회적 금기 깨고 진실 밝혀야”

    황석영(65)과 모옌(莫言·52), 시마다 마사히코(47). 한국과 중국, 일본 문단을 쥐락펴락하는 이야기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회 한·일·중 동아시아문학포럼’에 참석한 세 작가는 1일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서 좌담회를 갖고 ▲문학을 하는 이유 ▲소설가의 역할 ▲역사 교과서 문제 등 한·중·일의 갈등 해소를 위한 문학의 역할 등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황석영은 1962년 사상계로 등단, 소설집 ‘객지’ 등과 대하소설 ‘장길산’, 장편 ‘무기의 그늘’ 등을 펴낸 한국의 대표 작가. 중국의 대표 작가로 참가한 모옌은 1981년 격월간지 롄츠를 통해 등단,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인 장편 ‘훙가오량 가족’‘술의 나라’ 등을 발표했다. 일본의 대표 작가 시마다 마사히코는 1983년 등단해 ‘나는 모조인간’ ‘퇴폐자매’ 등 문제작을 내놓았다. 이날 좌담에서 세 작가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유명 작품을 쓴 소설가답게 뛰어난 입담을 과시했다. ●문학의 목표는 미래를 디자인하는 것 ▶소설을 쓰는 이유와 문학을 하게 된 동기는. -시마다 마사히코 나도 모르게 어느새 소설을 쓰고 있더라. 사물의 본질을 살필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고뇌를 다루고 사회악을 고발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라고 본다. 미래를 디자인하는 것도 문학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모옌 나에게 문학이 중요한 이유는 세끼 밥 먹을 수 있고. 만두도 먹게 해준다(웃음). 문학을 하면 남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소설로 쓸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즐겁다. -황석영 두 분께서 잘 말했지만, 나도 전업작가로서 글을 써서 먹고 산다. 소설가는 사람의 삶이나 사회적 관계를 다루는 직업인 만큼 종교인, 목사, 학교 선생님과 비슷한 셈이다. 글을 써서 먹고 살면서 사회를 개조하는 데 일정 부분 이바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행운아다. ▶소설가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모 소설가의 역할은 가장 솔직하게 말을 쓰는 사람이다. 그렇게 안 쓰는 작가는 변태라고 할 수 있다. 소설가에게는 금기가 많은데, 이에 잘 대응해야 한다. 소설가가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는 것은 사물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다. 금기는 있지만 소설가에게는 금기가 없다. -황 물론이다. 소설가에게는 금기가 없다. 사회적 금기나 억압을 깨야 한다. 내가 국가보안법을 무시하고 북한을 방문한 것도 금기를 깨뜨리는 행위다. 금기를 깨는 것이 좋다. -시마다 실제적인 리얼리티가 없으면 소설을 못 쓴다. 소설을 쓰는 동기는 자기 체험이다. 소설가는 타임머신을 타는 사람이다. 연료도 없이 타임머신을 타고 시대를 즐기는 사람이다. 옛날 사람이나 현대사람이나 마음의 변함은 없다. 옛 신화를 지금 사람이 실감나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설가는 정치가보다 더 현명해야 ▶한국과 중국, 일본은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역사 교과서 문제 등 갈등도 있는데, 이를 위해 문학의 역할은 뭔가. -황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역사 교과서 문제는 역사적 측면에서 다루기보다 소통을 시작하면서 문학적 접근을 통해 공통분모를 찾아가야 한다. 정치·외교적 측면보다 다른 우회를 통해 보다 빨리 공분모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마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교과서를 보고 그 이상의 것을 찾는다(일동 웃음). 공부를 잘 못하는 사람은 교과서를 보지 않는다. 그렇지만 후자의 경우는 우익의 선동에 좌우되기 쉽다. 정치가는 한 가지만 생각하는데, 문학은 여러가지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독자가 많은 개인 작가는 교육적인 위치에 선다고 할 수 있다. -모 교과서 문제, 영토분쟁은 정치가에게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에 관심이 없을 수는 없다. 물론 시비를 가리는 기준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단기에 해결하려면 불가능하다. 소설가들은 그래서 정치가보다 더 현명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관찰하고 묘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관점은 정치가보다 한 차원 높아야 한다. 그래서 소설가가 글을 쓸 때는 전지구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문학을 통해 한·중·일 3국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미래지향적인 공동 가치를 탐색하는 자리인 ‘제1회 한·일·중 동아시아 문학포럼’은 5일까지 문학포럼을 비롯해 한강유람선 선상 낭독회,3국 작가 공개 대담, 작가별 강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국립박물관 ‘알차고 풍성한’ 진화

    국립박물관 ‘알차고 풍성한’ 진화

    박물관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문화재 등 유물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술심포지엄과 강연회, 음악회, 전시 설명·교육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를 곁들여 대중에 다가가고 있는 것.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이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토요 가족음악회´ 곁들여 국립중앙박물관은 2일부터 새달 6일까지 ‘가을,秋-유물 속 가을 이야기’전을 열면서 전시설명 프로그램인 ‘큐레이터와의 대화’와 음악한마당을 함께 진행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새달 2일까지 한·중·일 3국 장황(粧潢·표구)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전 ‘꾸밈과 갖춤의 예술, 장황’전을 열면서 특별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도 새달 23일까지 특별전 ‘新羅, 서아시아를 만나다’와 함께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서아시아 여행’을 마련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가을,秋-유물 속 가을 이야기’전은 가을을 주제로 한 산수화와 꽃그림, 가을 농가의 고즈넉한 풍경을 담은 풍속화 등 140여점을 선보인다. 김홍도의 ‘벼 타작’, 조선 정조 임금의 ‘국화도’, 심사정의 ‘국화와 풀벌레’, 김득신의 ‘갈대와 기러기’ 등이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 이와 함께 매주 수요일 전시 내용을 소상히 일러주는 ‘큐레이터와의 대화’, 대중 가요와 퓨전 재즈가 어우러지는 ‘토요가족 음악회’도 곁들여져 가을 정취를 돋운다. ●‘일본 족자 역사´ 특별 강연 한·중·일 문화셔틀 사업의 하나로 열리는 ‘꾸밈과 갖춤의 예술, 장황’전은 한국 장황의 진수를 보여주는 조선 왕실의 의장품과 서화 유물, 중국 청나라의 격조 높은 예술품,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일본 서화 등 3국의 장황 문화재가 한곳에 모이는 전시장. 두루마리(교명과 공신교서), 족자(어진과 능비탁본), 첩(어필과 궁중목록), 책, 병풍 등을 통해 장황의 다채롭고 화려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국내 유물로는 국보 제131호 ‘조선태조 호적원본’을 비롯해 보물 제931호 ‘조선 태조 어진’, 왕실 족보인 ‘선원록’ 등이 전시된다.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원이 소장한 청나라 강희제의 초상 ‘강희편복사자상(康熙便服寫字像)’과 일본 규슈 국립박물관의 ‘대마도 종가(宗家) 문서’ 두루마리 등이 출품된다. 특별전과 함께 오는 17일 오카 이와타로 국보수리장황사연맹 이사장이 ‘일본 족자의 형태와 역사’를 주제로, 김경미 문화재청 학예연구사가 ‘조선 왕실의 장황’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회도 연다. ●‘신라·서아시아 교류´ 국제토론회 국립경주박물관의 ‘新羅, 서아시아를 만나다’전은 서아시아 지역의 문물을 소개하는 한편 신라가 이를 어떻게 수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유물이 선보인다. 천마총 금관(국보 제188호), 황남대총 출토 봉수형 유리병(국보 제193호) 등 110여점의 신라 문화재와 일본의 미호뮤지엄 등이 소장하고 있는 서아시아지역 문화재 49점이 전시된다. 9∼10일 국내 및 이란, 카자흐스탄, 중국, 일본 학자들을 초청해 신라·서아시아의 문화교류 양상을 살펴보는 국제학술 심포지엄도 열린다.3∼5일에는 신라와 서아시아간의 문화교류에 대해 설명하는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함께 떠나는 서아시아 여행’을 진행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김수영 미공개 산문 발굴

    올해로 40주기를 맞는 ‘풀’의 시인 김수영(1921∼1968)의 미공개 산문 한 편이 발굴됐다. 계간 ‘서정시학’은 문화재관리국에서 발행하는 문화재 제2호(발행일 1966년 11월)에서 시인의 산문 ‘마당과 동대문’을 발굴했다고 29일 밝혔다.‘마당과 동대문’에서 시인은 먼저 아내의 집 ‘치장벽’을 소개한다. 이어 예전 동대문집에 대한 단상과 함께 “동대문이 어색한 칠보단장에 현대식 조명까지 받으면서 선을 보이고 있지만 숭고성을 되찾으려면 내적 문화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해제를 맡은 여태천 동덕여대 교수는 “‘마당과 동대문’은 생활과 문학이 분리되지 않은 김수영 시인의 문학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동아시아 문학 세계로 발돋움을”

    고은, 황석영, 히라노 게이치로, 이노우에 히사시, 모옌, 쑤퉁…. 한·중·일 3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아시아 문학이 지역의 한계를 넘어 세계로 발돋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했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회 한ㆍ일ㆍ중 동아시아 문학포럼’이 29일부터 새달 5일까지 서울과 강원 춘천을 오가며 진행된다. 한국 작가단의 최원식ㆍ오정희 부위원장, 일본 작가단의 시마다 마사히코 위원장과 이노우에 히사시 특별 고문, 쓰시마 유코 부위원장, 중국 작가단의 톄닝 위원장, 모옌 부위원장은 이날 개막에 앞서 광화문 교보생명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최원식 부위원장은 “3국 작가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가간 갈등을 넘어서 한자리에 모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문학이 추구하는 ‘이월’의 가치가 나라와 시간의 경계를 넘어서 이룩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소설가 겸 시인인 시마다 마사히코 위원장은 “한·일·중 3국은 사이에 벽이 놓여 있지만 서로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같은 아파트 이웃 주민과도 같은 관계”라며 “서로 알려면 ‘훔쳐보기’보다는 서로 방문해 차 한 잔 하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번 대회의 의의를 강조했다. 이번 문학포럼에는 서울과 춘천에서 한강 유람선 선상 낭독회와 작가 강연,3국 작가 공개 대담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가 곁들여진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문화재 발견 최대 1억 포상

    매장 문화재 발견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이 최대 1억원으로 늘어난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발굴 조사원 중복 투입을 합법화하고, 발굴 수요를 감당할 매장 문화재 전문조사기관 설립요건을 완화하며, 문화재 발견 포상금을 현행 `최대 2000만원’에서 `1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로 바꾼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이 29일부터 시행된다고 28일 밝혔다.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서울시청사 ‘사적 가지정’ 해제

    서울시청사(등록문화재 제52호)에 대한 사적 가지정이 해제된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위원장 이만열)는 25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고 서울시청사에 대한 사적 가지정 해제를 사적분과(위원장 한영우)에 권고하기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지난달 26일 서울시의 시청사 부속건물 태평홀에 대한 철거와 그에 대한 문화재위와 문화재청의 사적 가지정 결정으로 비롯된 ‘등록문화재’ 서울시청사의 보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실마리를 찾게 됐다. 근대문화재분과는 이날 회의에서 ▲본관 전면 파사드(외관) 원형 보존 ▲중앙홀 돔 원형 보존 ▲문화재청의 지도에 따른 태평홀 이전 복원 ▲시장 집무실의 최대한 원형 유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시청사 보존안을 마련했다. 서울시가 이를 준수한다는 점을 전제로 사적 가지정을 해제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또 논란이 됐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태평홀 철거에 대한 공개 사과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화재위 근대문화재분과의 이름으로 시장 사과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분과위원 13명 중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넘게 진행된 마라톤 회의에서는 특히 오 시장의 사과 문제를 두고 위원들간 치열한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를 전제로 사적 가지정을 해제하느냐, 가지정을 먼저 풀고 시장의 사과를 권고하느냐를 놓고 논란을 벌이다 결국 사적 가지정을 먼저 푸는 방향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적분과는 조만간 사적 가지정 혹은 지정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기 위해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문화재위 근대문화재 분과의 회의 결과에 즉각 환영 입장을 표했다.시는 “아직까지 사적 분과의 회의가 남아 있으므로 신중하게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 “사적 분과의 긍정적인 결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문화재청, 문화재 관련 전문가와 더욱 많은 대화를 하고 자문을 받아 시청 본관동에 대한 역사성을 보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시는 사적분과가 사적 가지정 해제 결정을 내리더라도 태평홀 이전·복원 공사는 근대분과 문화재위원의 자문을 받은 뒤에 진행할 계획이다.김규환 최여경기자 khkim@seoul.co.kr
  • 등단 50년 맞아 산문집 ‘삶의 향기… ’ 낸 황동규

    등단 50년 맞아 산문집 ‘삶의 향기… ’ 낸 황동규

    “삶의 향기라는 것은 자신의 삶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있죠. 그것은 사람에 따라 민족일 수도 있고, 음악일 수도 있고, 미술일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는 문학과 음악, 미술 등 예술이 바로 삶의 향기라고 할 수 있죠.” 등단 50년을 맞은 황동규(70) 시인. 그가 2001년부터 최근까지 7년간 틈틈이 써온 수필을 한데 묶은 산문집 ‘삶의 향기 몇 점’(휴먼앤북스 펴냄)을 내놓았다.1976년 ‘사랑의 뿌리’를 펴낸 이후 ‘겨울노래’‘젖은 손으로 돌아보라’에 이은 네번째 산문집이다. 표제작과 ‘꽃’‘보헤미안’‘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등 35편의 글이 실렸다. 예술을 통한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를 집요하게 파고든 시인의 지나온 삶의 궤적이 오롯이 담겨 있다. ●문학과 친구, 음악 등 삶의 여러 장르 종횡무진 “시는 노래이고 산문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래에서 출발한 시는 핵심에 치중하다 보니 축약될 수밖에 없는 반면 산문은 모든 것을 포용합니다. 그런 만큼 시는 등을 잘 보이지 않지만, 산문은 뒷모습까지 전모(全貌)를 내보여 주지요.” 시와 산문의 차이를 분명히 하지만 그는 “산문이 시보다 좋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시인은 이번 산문집에서 문학과 친구, 음악 등을 아우르며 삶과 예술의 여러 장르를 종횡무진 누빈다.“나는 왜 문학을 안 하곤 못 배겼는가? 너도나도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것을 획득하려 정신없이 뛰고 있는 지금 이 세상에서 최대한의 노력으로 최소한의 것을 얻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문학의 바보스러움이 지닌 매력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게 정직할 것이다.”(‘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중에서) 그는 “처음에는 말들의 조합이 황홀을 낳는 것에 끌렸고 그 황홀 속에 녹아나는 삶에 마음을 빼앗겼다.”는 말로 문인이 된 동기를 밝혔다. 세상을 먼저 떠나보낸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배인 글도 있다. 국제법학자 백충현, 시인 오규원, 소설가 홍성원·이청준·박경리 등이 그들이다.“삶과 죽음이 이항대립처럼 항상 서로 반대된 상태가 아니고 이따금씩 서로 자리를 바꾸기도 하는 그런 유동적인 상태라는 생각으로 가게 된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도 있고, 죽음의 상태에서 삶의 새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삶의 향기 몇 점’중에서) 요컨대 죽음을 삶의 반대가 아니라 삶의 한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클래식 애호가답게 음악에 대한 조예도 드러낸다.“내가 음악과 같이 산 세월에는 떠오르는 태양과 지는 태양이 함께 있다. 내 정신의 외양이 주로 책과 여행에서 형성된 모습을 갖고 있다면 아마 속 무늬는 음악이 주로 만들었을 것이다.”(‘불타는 음악’중에서) 고등학교 때 음대 작곡과에 진학하려는 꿈을 품었던 그는 전셋집을 전전하면서도 오디오를 메고 다녔을 정도로 클래식 음악에 매료됐다. ●세상을 먼저 떠나보낸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도 절절 시인은 미당 서정주의 추천으로 1958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데뷔작은 한국인의 애송시로 자리잡은 ‘즐거운 편지’와 ‘시월’ 그리고 ‘동백나무’. 중학생 때부터 시를 썼던 시인의 집안은 잘 알려진 대로 문인 가족이다. 소설가 황순원 선생이 아버지이고 딸 시내씨가 지난해 산문집 ‘황금 물고기’를 내면서 3대에 걸쳐 문인이 된 것. 하지만 황순원 선생도, 시인 자신도 딸이 문인의 길을 걷는 것을 극구 말렸을 정도로 아버지의 지원은 없었다고 한다. “등단 50주년도 주위에서 50주년,50주년 하니까 알았지 생각도 못 하고 있었습니다.” 50년 기념 행사를 치를 계획이 없다는 시인은 60여편의 시를 모아 내년쯤 신작 시집을 낼 계획이다.1만원.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한글본 ‘화성성역의궤’ 발굴

    조선시대 의궤(儀軌)류 중 목록만 전하던 한글본 ‘뎡니의궤(整理儀軌)’가 발굴됐다.25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뎡니의궤’는 프랑스 동양어학교도서관에 소장된 자료로, 연구원 옥영정 교수가 이날 제13회 장서각 콜로키움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현재 전하는 조선시대 의궤류는 대부분 한문본으로, 한글로 필사된 것은 1828년 편찬된 ‘자경뎐진쟉졍례의궤(慈慶殿進爵整禮儀軌)’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옥 교수는 ‘뎡니의궤’의 경우 편찬 시기가 ‘자경전의궤’보다 앞서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의궤는 전체 12권 12책 분량이며, 정조 때 대규모 공사에 대한 기록인 ‘현륭원원행’과 ‘화성성역(華城城役)’에 관한 내용을 방대하게 수록하고 있다.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부고]서해안 배연신굿 보유자 안승삼씨 별세

    [부고]서해안 배연신굿 보유자 안승삼씨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 서해안 배연신굿 및 대동굿 명예보유자 안승삼(배치기노래 보유)씨가 2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99세. 고인은 배연신굿을 할 때 부르는 노젓는 소리, 닻감는 소리, 고기 퍼올리는 소리 등의 ‘배치기노래(소리)’와 배 장식을 담당해 왔으며 2005년 서해안배연신굿 및 대동굿 명예보유자로 인정받았다. 빈소는 인천 새한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 발인은 26일 오전.(032)424-6835.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부천, 세계전통가무에 빠져든다

    부천, 세계전통가무에 빠져든다

    경북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와 태평무, 중국의 내몽골 전통음악인 장조(長調), 베트남의 민속음악인 공 뮤직(Gong music)…. ●韓·中·印 등 9개국 82개팀 공연 세계 전통문화 한마당이 화려하게 펼쳐진다.‘전통과의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10월10일부터 30일까지 경기 부천영상문화단지와 상동호수공원에서 열리는 ‘2008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가 그 무대다. 세계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통문화 엑스포에는 한국(72개팀)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인도, 터키 등 세계 8개국(10개팀)의 전통문화 공연단이 참가한다. 박찬수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엑스포 개최 원년인 데다 준비 기간도 짧았던 만큼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 중심의 ‘프레 엑스포’ 형식으로 행사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엑스포의 꽃’이라 할 세계 전통문화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으로는 하회별신굿 탈놀이와 태평무, 중국의 장조, 베트남의 공 뮤직 등을 꼽을 수 있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69호인 하회별신굿 탈놀이는 고려 중기 이후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행해지던 연희다. 국가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을 춤으로 표현한 태평무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92호로, 장단의 변화와 함께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기교적인 발짓춤이 압권이다. ●무형문화유산 베트남 ‘공뮤직´ 첫 선 유네스코에 등록된 국가 문화재인 중국의 장조는 독특한 발성과 연주 기법으로 유명한 내몽골 전통 음악. 소리와 무용, 악기 등 3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독특한 가창 형식으로, 유목문화의 고유한 특징을 담고 있어 몽골의 언어와 문학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신비의 소리’로 불리는 장조의 호맥(呼麥·한 사람이 두 소리를 동시에 내는 것)은 한껏 흥을 돋운다. 몽골의 대표적 현악기인 마두금(馬頭琴) 연주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베트남의 공 뮤직은 베트남의 전통문화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공 뮤직은 베트남 북부 산간지방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민속음악이다. 민속 악기인 공의 감미로운 멜로디와 소리, 춤으로 이뤄진 이 공연은 베트남 민족의 독창적인 음악성을 느끼게 한다. 지난해 세계민속춤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터키의 ‘모티프’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 인도, 필리핀, 아프리카 등의 전통문화 공연 작품도 소개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우리 역사 속 ‘삼국지’ 이야기

    우리 역사 속 ‘삼국지’ 이야기

    동서양 고전을 통틀어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삼국지’. 삼국지에는 중국의 위·촉·오 삼국시대의 정사(正史)인 삼국지(진수 지음)와 명대의 소설 삼국지연의(나관중 지음)가 있다. 이 중 조선시대 뒤늦게 들어온 삼국지연의는 민초들의 삶 속으로 파고들며 우리 역사 문화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우림)은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삼국지연의 관련 자료 150여점을 한데 모은 ‘우리의 삼국지 이야기’전을 마련했다. 오는 11월9일까지 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되는 작품은 삼국지의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그림으로 형상화한 삼국지도(三國志圖).19세기 조선후기의 지본채색화로, 서울시 유형문화재 139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삼국지연의 간본으로 추정되는 17세기 ‘신간교정고본대자음석삼국지전통속연의’(선문대 소장)와 석봉 한호의 글씨인 ‘촉한제갈무후출사표’ 등도 감상할 수 있다.‘도원결의’ ‘단기천리’ ‘삼고초려’‘적벽대전’ 등을 그린 민화, 유비·관우·장비·제갈량 등 민간의 무속신앙 관련 자료 등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만해 한용운의 신문 연재본, 박태원의 월간지 연재본, 방기환·박종화·정비석·이문열·황석영·장정일의 번역본, 김용환과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도 전시돼 소설 삼국지연의 변화상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02)724-0153.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한성백제 왕성 추정 풍납토성서 ‘짐승얼굴’ 와당 첫 발굴

    한성백제 왕성 추정 풍납토성서 ‘짐승얼굴’ 와당 첫 발굴

    짐승얼굴(수면·獸面) 모양을 새긴 한성백제시기(기원전 17∼기원후 475년)의 와당이 처음으로 발굴됐다. 도깨비(귀면·鬼面) 형상의 와당 등을 포괄하는 개념인 짐승얼굴 모양의 와당이 한성백제시기 유적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오영(국사학) 한신대 교수는 최근 발간된 ‘한국의 고고학’ 가을호에 기고한 ‘베일 벗는 백제왕성의 문화상-최근의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성과’란 글을 통해 석축우물로 추정되는 206호 유구(遺構·옛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 출토 유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복원한 짐승얼굴 모양의 와당 한점의 실물과 탁본 자료를 공개했다.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한성백제시기 왕성으로 추정되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경당지구를 재발굴한 권 교수는 “짐승얼굴 모양의 와당은 한성기 백제 유적에서는 처음 발견된 것으로 주목된다.”며 “이 와당은 고구려의 것과는 다르고 중국 난징(南京)에서 출토된 남조시대 중 동진(東晉·317∼419)시대 유적에서 출토된 짐승얼굴 모양의 와당 자료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같은 와당은 중국의 수입품이라기보다 백제에서 만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발굴에서는 한성시기 최초의 연꽃무늬 와당 2점도 처음으로 출토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박경리 등단 전 발표한 시 발견

    박경리 등단 전 발표한 시 발견

    지난 5월 별세한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이 소설가로 등단하기 전에 발표했던 시가 발견됐다. 22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박씨의 시 ‘바다와 하늘’은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국상업은행의 사보 ‘천일’(天一) 9호(발행일 1954년 6월)에 ‘박금이(朴今伊)’라는 본명으로 실려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박씨는 1954년 1월부터 1955년 2월까지 상업은행 서울 용산지점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했으며 1955년 현대문학에 단편 ‘계산’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번에 발견된 시는 모두 16연 159행의 장시로, 바다와 하늘이라는 광활한 공간에서 웅지를 펼치는 영웅의 호연지기를 활달한 시어로 표현하고 있다.“바다는 웅대(雄大)한 장군(將軍)의 긍지(矜持)를 가졌다/갖은 살육(殺戮)이 감행(敢行)디는 진영(陣營) 위에서/(중략)” 이 시는 최근 우리은행이 박씨의 딸인 김영주 토지문화관장으로부터 박씨의 작품이 상업은행 사보에 남아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은행 본점의 은행사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자료들을 검색하던 중 발견됐다. 박씨의 시가 실린 사보는 현재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 있는 은행사박물관에 보관돼 있으나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박씨가 상업은행을 퇴사한 뒤인 1955년 10월 발간된 ‘천일’ 11호에 ‘전생록’이라는 18쪽 분량의 박씨의 소설이 실려 있는 사실도 이번에 함께 확인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양극화 중간에 끼인 인간 자유로운 삶의 길 찾기

    양극화 중간에 끼인 인간 자유로운 삶의 길 찾기

    “현대인들은 ‘진보냐, 보수냐’‘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등 이분법적 사고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구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소설집에는 이런 극단의 구도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길은 없을까 하는 모색이 담겨 있습니다.” 중견 작가 박상우(50)씨가 4년만에 소설집 ‘인형의 마을’(민음사 펴냄)을 내놨다.1980년대 이후 제도적 권력에 의해 철저하게 짓밟히는 개인의 삶과 인간의 소외를 다룬 ‘샤갈의 마을’(원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사탄의 마을’(원제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사람의 마을’(원제 사랑보다 낯선)에 이은 ‘마을’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집이다. 표제작 ‘인형의 마을’을 비롯해 ‘독서형무소’ ‘노적가리 판타지’ 등 21세기 급변하는 세상을 살피는 7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인터넷 등 디지털문명 시대에 꿈을 잃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삶을 철저하게 파고든다.“‘이쪽이냐, 저쪽이냐’라는 양극화된 사회에서는 중간지대에 끼인 인간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고통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불행한 삶을 사는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작가는 털어놨다. ‘인형의 마을’에는 조선 세조 때 풍운아 남이 장군과 루이 16세의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 매국노 이완용을 칼로 응징한 이재명이 등장한다. 소설가인 주인공은 자신에게 남이 장군과 앙투아네트, 이재명이라는 세 역사인물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남이 장군은 ‘남아이십미평국’(男兒二十未平國·대장부가 스무살에 나라를 평안케 못하면)이라는 자신의 시구를 유자광이 ‘남아이십미득국’(男兒二十未得國·대장부가 스무살에 나라를 얻지 못하면)으로 일부러 고쳐 쏘개질하는 바람에 능지처참을 당한다. 앙투아네트는 왕비와 창녀라는 극단의 모순된 이미지를 갖고 살다가 단두대에서 처형됐으며, 이재명은 백범 김구가 총을 빼앗자 칼로 이완용을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에 주인공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이들의 ‘불완전한’ 인생을 사이버 공간에서 ‘완전하게’ 변모시키려 한다.“당신의 인생이 완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선택을 방해하는 망설임이 당신의 인생을 불완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완전한 인생을 경험하는 그 순간, 당신은 더 이상 지금까지의 당신이 아닙니다. 완전한 인생을 찾아 지금 길을 떠나시기 바랍니다.” 수록작 ‘독서형무소’에서 7000일 이상 ‘독서형무소´에 갇혀 있던 ‘나’는 수천권의 책을 독파하고 세상의 모든 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고통받는다.“세상에는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영역과 육체적인 영역이 있죠. 이와 마찬가지로 독서형무소는 독서라는 정신세계와 형무소라는 자유롭지 못한 육체적 영역의 양자구도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은 독서라는 정신세계를 버리고 육체적으로 자유로운 출옥을 하게 되지만, 육체의 자유도 결국은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또다시 고통을 받게 된다. 요컨대 ‘독서’와 ‘감옥’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완전히 벗어나야만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는 게 작품의 메시지인 셈이다. 앞으로는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해체하는 장편소설을 쓰고 싶다는 작가는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을’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는 이제까지 외부세계를 탐색해온 것과는 달리 나 자신의 내면 세계를 끌어내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만 1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민초들의 삶 통해 중국현대사회 모순 비판

    중국 현대문학 대표 주자들의 작품이 잇따라 나왔다. 모옌(莫言·53)의 소설집 ‘달빛을 베다(임홍빈 옮김, 문학동네 펴냄)’와 쑤퉁(蘇童·45)의 장편소설 ‘뱀이 어떻게 날 수 있지’(김지연 옮김, 문학동네 펴냄)가 그것이다. 두 작가는 29일부터 10월5일까지 열리는 ‘제1회 한·일·중 동아시아문학포럼’에 중국 대표로 참석해 포럼과 강연, 대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두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60년대(‘달빛을 베다’)와 20세기말(‘뱀이 어떻게 날 수 있지’)로 서로 다르지만 모두 민초들의 비루한 삶을 파고들어 중국 현대 사회의 모순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달빛을 베다’에는 중국 문화혁명의 광기와 폭력이 주는 공포감을 생생하게 그려낸 12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 ‘훙가오량(紅高粱)가족’ 등 향토색 짙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잔혹한 욕망을 드러낸 모옌은 이 소설집에서도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부조리한 사회에 대해 종횡무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피 한 방울 없이 목이 잘린 시체의 이야기를 통해 문화혁명의 광기와 폭력을 패러디한 표제작을 비롯해 ‘문둥병 걸린 여인의 애인’ ‘설날 족자 걸기’‘목수와 개’ ‘물구나무 서기’ ‘아들의 적’ 등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오롯이 녹아든 작품들이 수록됐다.1만 2000원. ‘뱀이 어떻게 날 수 있지’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 한 대도시를 배경으로 도시 하층민들의 짓밟히고 왜곡된 삶을 그린 작품이다. 밀레니엄 맞이 대형 괘종시계가 설치된 기차역에 모인 여관 접수계 직원 렁옌, 그녀의 전 남편이자 빚쟁이에게 쫓기는 량젠, 모델로 데뷔시켜 주겠다는 말만 믿고 성형수술을 하고 도시로 왔으나 결국 사기당하고 마는 금발소녀, 사채업자의 행동대원 커위안 등의 참담한 밑바닥 인생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쑤퉁은 “21세기 전야 고향에 설을 쇠러 가기 위해 기차역 광장에서 수많은 인파들과 함께 머물렀던 20분간의 기억이 이 소설을 쓰게 했다.”고 고백했다.1만 1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황순원 ‘소나기’ 원제는 ‘소녀’?

    황순원 ‘소나기’ 원제는 ‘소녀’?

    황순원의 단편 ‘소나기’가 ‘소녀’(少女)라는 제목으로도 발표된 적이 있으며 첫 발표 때 결말에 네 문장이 더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동환 한성대 교수는 한국문학교육학회의 학회지 ‘문학교육학’ 26집에 기고한 논문 ‘초본과 문학교육’에서 1953년 11월에 발행된 ‘협동’지에 황순원의 ‘소나기’가 ‘소녀’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고 밝혔다. 또 최초 발표본으로 알려진 1953년 5월 ‘신문학’ 속의 ‘소나기’와 비교한 결과 ‘협동’,‘신문학’ 모두에서 지금까지 전해진 결말 외에 네 문장이 추가돼 있다고 소개했다. 추가된 부분은 “‘아마 어린 것이래두 집안 꼴이 안될 걸 알구 그랬든가 부지요?’ 끄응! 소년이 자리에서 저도 모를 신음 소리를 지르며 돌아누웠다.‘쟤가 여적 안 자나?’‘아니, 벌서 아까 잠들었어요.…얘, 잠고대 말구 자라!”는 네 문장이다. 이 부분은 3년 뒤 ‘소나기’가 작품집 ‘학’에 수록됐을 때부터는 빠졌다. 김 교수는 “‘소나기’가 ‘신문학’을 통해 먼저 발표됐으나 제목과 표기법 등을 봤을 때 작가는 ‘협동’에 실린 ‘소녀’를 먼저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조경란 소설 ‘혀’ 표절 시비

    중견 작가 조경란(39)씨의 장편소설 ‘혀’(문학동네 펴냄)가 저작권 분쟁에 휘말렸다. 최근 제목이 같은 소설집(글의꿈 펴냄)을 내놓은 주이란(32)씨는 18일 “(자신이) 동아일보 2007년 신춘문예에 응모한 단편 ‘혀’의 예심 심사위원이었던 조경란씨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해 출간했다.”며 조씨를 상대로 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분쟁 조정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주씨는 저작권 분쟁조정신청서를 통해 “지난해 11월 출간된 조씨의 ‘혀’는 제목뿐 아니라 혀를 ‘사랑하고, 거짓말하고, 맛보는’ 존재로 묘사한 점, 혀를 잘라 요리하는 충격적인 결말 등이 본인의 응모작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학동네측은 주씨의 표절 의혹을 일축했다.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은 “1998년 12월에 이미 조경란 작가로부터 ‘혀’의 시놉시스를 듣고 장편 출간계약을 맺었다.”며 “‘혀’라는 제목도 출판사에서 제시한 것으로 당시 작가는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밝혔다.염 국장은 “이달 초 주씨로부터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증명을 받은 뒤 반박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에 머물며 한국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조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문학동네측에 일임했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이에 앞서 출국 전 조씨는 의혹 제기에 대해 “‘혀’를 10년 전부터 구상해 왔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주씨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한가위 공연] 송편 빚고 찾아가는 민속 놀이 어울마당

    추석 연휴(13∼15일)를 맞아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종묘 등에서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경복궁은 13∼14일 근정문 앞에서 줄타기·북청사자놀음 등 신명나는 중요 무형문화재 공연을,13∼15일 수정전 앞마당에서 윷놀이·투호 등 민속 놀이마당을 펼친다. 창경궁도 윷놀이·투호 등 관람객들이 직접 참가하는 전통 놀이마당 행사를 연다. 덕수궁은 이리농악(제12호)·봉산탈춤(제17호)·강령탈춤(제34호)·남사당놀이(제3호)·북청사자놀음(제15호) 등 6편의 무형문화재 공연을 마련한다. 종묘는 추석 당일 오전 11시부터 한과 500개 선착순 나눠주기 행사를 열고, 창덕궁은 1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관람객들에게 매실차를 제공한다. 창덕궁을 제외하고는 5대 궁궐 행사 참가는 모두 무료다. 정릉·태릉·융릉 등 조선 왕릉 12곳은 이 기간동안 제기차기·널뛰기·윳놀이·투호·팽이치기 등 민속놀이 마당을 마련한다. 정릉은 제기차기·널뛰기·팽이치기 등 놀이마당 진행과 함께 민속놀이 용품을 증정한다. 태릉도 민속놀이 마당 마련과 함께 ‘조선왕릉 능재 이야기’ 책 300부를 선착순으로 나눠 준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융릉은 ‘외국인 근로자에 명절음식 알리기’ 행사를 선보인다. 경기 여주 소재의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훈민정음 동판 탁본체험 행사를 진행하며 칠백의총 관리소(충남 금산군)도 굴렁쇠 굴리기 등의 전통 민속놀이 마당을 연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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