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 ‘알차고 풍성한’ 진화
박물관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문화재 등 유물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술심포지엄과 강연회, 음악회, 전시 설명·교육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를 곁들여 대중에 다가가고 있는 것.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이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토요 가족음악회´ 곁들여
국립중앙박물관은 2일부터 새달 6일까지 ‘가을,秋-유물 속 가을 이야기’전을 열면서 전시설명 프로그램인 ‘큐레이터와의 대화’와 음악한마당을 함께 진행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새달 2일까지 한·중·일 3국 장황(粧潢·표구)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전 ‘꾸밈과 갖춤의 예술, 장황’전을 열면서 특별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도 새달 23일까지 특별전 ‘新羅, 서아시아를 만나다’와 함께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서아시아 여행’을 마련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가을,秋-유물 속 가을 이야기’전은 가을을 주제로 한 산수화와 꽃그림, 가을 농가의 고즈넉한 풍경을 담은 풍속화 등 140여점을 선보인다. 김홍도의 ‘벼 타작’, 조선 정조 임금의 ‘국화도’, 심사정의 ‘국화와 풀벌레’, 김득신의 ‘갈대와 기러기’ 등이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 이와 함께 매주 수요일 전시 내용을 소상히 일러주는 ‘큐레이터와의 대화’, 대중 가요와 퓨전 재즈가 어우러지는 ‘토요가족 음악회’도 곁들여져 가을 정취를 돋운다.
●‘일본 족자 역사´ 특별 강연
한·중·일 문화셔틀 사업의 하나로 열리는 ‘꾸밈과 갖춤의 예술, 장황’전은 한국 장황의 진수를 보여주는 조선 왕실의 의장품과 서화 유물, 중국 청나라의 격조 높은 예술품,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일본 서화 등 3국의 장황 문화재가 한곳에 모이는 전시장. 두루마리(교명과 공신교서), 족자(어진과 능비탁본), 첩(어필과 궁중목록), 책, 병풍 등을 통해 장황의 다채롭고 화려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국내 유물로는 국보 제131호 ‘조선태조 호적원본’을 비롯해 보물 제931호 ‘조선 태조 어진’, 왕실 족보인 ‘선원록’ 등이 전시된다.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원이 소장한 청나라 강희제의 초상 ‘강희편복사자상(康熙便服寫字像)’과 일본 규슈 국립박물관의 ‘대마도 종가(宗家) 문서’ 두루마리 등이 출품된다. 특별전과 함께 오는 17일 오카 이와타로 국보수리장황사연맹 이사장이 ‘일본 족자의 형태와 역사’를 주제로, 김경미 문화재청 학예연구사가 ‘조선 왕실의 장황’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회도 연다.
●‘신라·서아시아 교류´ 국제토론회
국립경주박물관의 ‘新羅, 서아시아를 만나다’전은 서아시아 지역의 문물을 소개하는 한편 신라가 이를 어떻게 수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유물이 선보인다.
천마총 금관(국보 제188호), 황남대총 출토 봉수형 유리병(국보 제193호) 등 110여점의 신라 문화재와 일본의 미호뮤지엄 등이 소장하고 있는 서아시아지역 문화재 49점이 전시된다.
9∼10일 국내 및 이란, 카자흐스탄, 중국, 일본 학자들을 초청해 신라·서아시아의 문화교류 양상을 살펴보는 국제학술 심포지엄도 열린다.3∼5일에는 신라와 서아시아간의 문화교류에 대해 설명하는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함께 떠나는 서아시아 여행’을 진행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