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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고위 공직자의 기막힌 인생유전

    중국 고위 공직자의 기막힌 인생유전

     “지금 전개 중인 ‘반부패 운동’은 훌륭합니다. 사회를 한단계 진보하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이 운동에 무시할 수 없는 부정적 영향도 있습니다. 중국 사회는 아직도 회사 공금으로 고급 담배와 술, 사치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인데요. 반부패 운동은 고급 제품의 소비하는 길을 막아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고급 상품과 고급 식당, 고급 서비스업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 내수 진작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죠.”  반부패 드라이브가 맹위를 떨치는 중국에서 비리 혐의로 옥살이를 하다 풀려난 전직 고위 공직자가 중국 경제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비판을 통해 ‘인터넷 스타’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10년 전 국가통계국장(장관급)을 지내다 중혼(重婚)죄로 1년여 수감생활을 했던 추샤오화(邱曉華) 민성(民生)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주인공.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계정에 43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추 전 국장은 지난달 23일 선전(深圳) 혁신발전연구원에서 중국 경제를 주제로 한 강연이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 중국이 개혁·개방 이래 30년간 고속성장의 배경을 고찰하고 현재 처해 있는 성장둔화, 통화정책, 부동산, 주식시장, 위안화 환율 등 중국 경제의 현안을 예리하게 분석했다. 추 전 국장은 “농민들은 도시민의 경제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도시에서도 주거·교육·의료비의 3고(高) 현상이 도시민들의 소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며 중국의 고질적인 경제 문제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히 사정(司正) 활동이 지속되면서 공직자들 사이에 안전이 제일이고, 일을 벌이다 처벌받느니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도 지적했다. 공직 생활에서 헬리콥터 승진을 하며 촉망받던 그는 비리 혐의로 낙마한 ‘불운의’ 공직자 출신이다. 중국 동남부 푸젠(福建)성 샤먼(厦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2년 국가통계국에 들어가 공직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통계국에서 대변인, 부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06년 3월 48세의 나이로 조직 수장인 국장에 올랐다. 재직 중 베이징사범대에서 국제금융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를 거치는 등 전도양양한 인재였다. 하지만 국장 취임 7개월만에 최대 비리 사건으로 꼽히는 상하이시 사회보장기금 파문에 연루되는 바람에 불명예 퇴진했다. 기업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22만 위안(약 393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고, 사건 주범 장룽쿤(張榮坤) 푸시(福禧)투자회사 회장으로부터 호화주택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내연녀와 사내 아이 한 명을 두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솽카이(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받고 모든 직위에서 면직된 그는 구금돼 1년간 영어(囹圄)생활을 했다.  쌍개 처벌을 받은 비리 공직자가 재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추 전 국장은 극적으로 부활했다. 재판 과정에서 당시 고위 공직자들이 대부분 정부를 두고 부패해 있던 상황에서 촉망받던 젊은 인재로 꼽히던 그가 장룽쿤이 교묘하게 쳐놓은 덫에 걸려들어 억울한 희생자가 됐다는 동정 여론이 나왔다. 여기에다 홍반성 낭창 질환을 앓고 있던 부인을 오랫동안 간병해왔다는 점도 참작된 덕분에 뇌물 수수는 무혐의로 인정됐고 중혼죄 하나만으로 1년 징역형을 받았다. 출감한 지 2개월만인 2008년 8월 중국해양석유총공사 산하 연구기관의 고급연구원으로서 정책건의 신문 기고문을 통해 사회로 복귀했다. 현재 민성(民生)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함께 마카오시티대 교수, 쯔진(紫金)광업 부이사장 등을 겸직하고 있는 그는 ‘중국경제 신사고’라는 저서 등과 함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중국 경제 전반를 꿰뚫어 보는 자신 만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러 사할린 첫 ‘라이온스 클럽’ 탄생… 초대 회장에 일제 징용 한인 2세

    러시아 사할린에 사회봉사 단체인 라이온스클럽이 탄생했다. 국제라이온스협회는 지난달 29일 사할린 메가팔라스호텔 회의실에서 ‘러시아지구 123 가가린 라이온스클럽’ 창립대회를 개최했다고 한글신문인 새고려신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가린 라이온스클럽 초대 회장은 ‘아르세날 경비그룹’의 천 알렉세이 아나톨리예위츠(한국이름 천영곤) 회장이 맡았다. 러시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지에서 라이온스클럽 20개가 활동하고 있지만 극동 지역에서 창립되는 것은 가가린 클럽이 처음이다. 천 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강제 동원된 부모의 일곱째인 막내로 태어났다. 사할린 돌린스크구역 브즈모리예에서 나고 자란 그는 식품 도매 등 개인사업을 하다가 친구의 제안으로 경비회사인 ‘아르세날’을 설립했다. 그는 이 회사를 포함해 건설회사 등 6개의 자회사를 둔 ‘아르세날 경비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탈석유’ 개혁 사우디 21년 재임 석유장관 교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장관을 전격 교체했다. 사우디는 7일(현지시간)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칙령에 따라 1995년부터 21년째 석유부를 이끌어 온 알리 누아이미(81) 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칼리드 팔리흐(56) 보건장관 겸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회장을 임명하는 등 장관 6명을 교체하는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팔리흐 신임 장관은 석유 의존 탈피를 위한 경제구조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 무함마드 빈 살만 부왕세자의 최측근이다. 1982년 미국 텍사스 A&M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후 30년 동안 아람코에서 일해 온 그는 지난해 5월 보건장관으로 입각하면서 아람코 회장에 올랐다. 지난달 말에는 국영 광물회사인 마덴 회장에도 임명됐다. 사우디의 석유장관 교체는 탈(脫)석유 구조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사우디의 실세로 떠오른 무함마드 부왕세자의 영향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빌 파렌프라이스 페트롤리엄 폴리시 인텔리전스 대표는 “사우디가 과거에 실패한 경제구조 다변화에 베팅하고 있다”며 석유부의 명칭을 바꾼 건 초점을 옮길 때가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부왕세자는 지난달 석유 의존 탈피를 위한 경제구조 개혁안인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그는 경제구조 다변화를 위해 아람코를 상장하는 등 국유자산 민영화에 나서는 한편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세계 최대인 3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해 국내 투자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우디의 석유정책 기조가 당장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나스 알하지 NGP에너지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팔리흐의 임명은 사우디의 석유정책 연속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팔리흐 신임 장관이 다음달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연차 총회에서 산유량을 동결하자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집트 경찰 8명, 순찰중 총격 피살… IS “우리 소행”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 8명이 무장 괴한의 총격에 숨졌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내무부는 7일(현지시간) 밤 카이로 남부 헬완 지역에서 사복 차림의 경찰관들이 탑승한 경찰 차량이 무장 괴한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트럭을 타고 나타난 무장 괴한들이 도로에서 경찰차를 막아선 뒤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경찰 간부 1명과 하위직 경찰관 7명이 사망했다. 사건 발생 몇 시간 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했다고 AFP가 전했다. IS 이집트 지부는 소셜미디어에 “우리가 경찰관 8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도 이집트 민영 매체 ‘윰 7’에 범인이 탑승한 차량에 IS 깃발이 내걸렸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청단에 칼 겨눈 시진핑… 리커창·후진타오 세력 ‘고사 작전’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청단에 칼 겨눈 시진핑… 리커창·후진타오 세력 ‘고사 작전’

    중국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공산당이 공청단 출신 부패 간부들을 강력 비판한 데 이어 공청단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작업에 착수하는 등 ‘공청단 고사(枯死)작전’에 들어간 듯한 형국이다. 중국 공산당은 공청단의 올해 예산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삭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3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공청단이 발표한 예산자료에서 올해 일반 공공예산 재정지출금(정부 배정)은 3억 627만 위안(약 543억원)이다. 지난해(6억 2413만 위안)보다 50.9%나 감소했다. 일반 공공서비스 지출금도 전년보다 54.8% 급감한 2억 2790만위안이다. 일반 공공예산 재정지출금 등이 대폭 감소한 원인은 “(공청단의) 대학생 지원서비스 서부계획 프로젝트가 ‘부문예산항목’에서 ‘일반이전지출항목’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공청단 측이 설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 ‘예산 삭감’ 보도는 공산당이 공청단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개혁에 나선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8일 “공청단 중앙서기처가 구체적인 조직 개혁안을 만들고 있다”며 공청단에 대대적인 수술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앞서 공청단 중앙서기처를 현장 감찰한 뒤 공청단이 기관화·행정화·귀족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을 포함해 완칭량(萬慶良) 전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당서기 등 부패로 낙마한 공청단 출신 간부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기적 행동에 대한 지도부의 분노가 커져 이들이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공산당이 ‘공청단 옥죄기’에 들어간 배경에는 ‘권력투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서방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도전하고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 장자둔(章家敦)은 리 총리와 시 주석 간의 갈등이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드러난 이후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지도자가 지난 양회 기간 리 총리의 정부업무보고를 둘러싸고 갈등을 노출한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1922년 5월 출범한 공청단은 14~28세의 청년들이 가입하며, 청년 차원의 당조직을 건설하고 관리·교육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런 만큼 공청단 경력은 공산당 입당에 유리할 뿐 아니라 당·정 관료로 입신하고 성장하는 지름길이다. 최고 수장은 친이즈(秦宜智) 중앙서기처 제1서기이다. 공청단파 출신인 후진타오 전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의 최대 권력기반이다. 단원수는 지난해 말 현재 8746만 1000명이다. 공청단을 둘러싼 논란은 내년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이뤄질 최고 지도부(시 주석과 리 총리를 제외한 5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교체) 인선을 앞두고 정치파벌 간 다툼의 전초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뒷말이 무성하다. 현재 중국을 이끄는 5세대 지도부는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 그룹)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권력기반인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를 중심으로 권력을 다진 정치인을 지칭)이 크게 우위를 점하는 형세다. 시 체제를 탄생시킨 제18차 당대회는 ‘공청단파의 몰락’, ‘후진타오의 패배, 장쩌민의 승리’ 등으로 요약되기도 해 2017년 당대회에서 공청단파가 절치부심 재도약할지 관심을 끈다. khkim@seoul.co.kr
  • “범죄 악용” 500유로 지폐 퇴출 …속내는 “마이너스 금리 걸림돌”

    고액권인 500유로(약 66만 3835원)짜리 지폐가 결국 퇴출됐다. ●유럽중앙銀 “2018년말 발행 중단” 유럽중앙은행(ECB)은 4일(현지시간) 정책회의가 끝난 직후 성명을 통해 2018년 말까지 500유로 지폐의 유통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500유로 지폐는 무기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CB는 2013년부터 발행된 500유로 지폐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퇴출하기로 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앞서 지난 2월 500유로 지폐의 폐지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고액권이 탈세, 마약 거래, 테러 자금 등 범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ECB는 애당초 500유로 지폐 발행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500유로짜리 고액권은 ECB 통화정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통상적으로 고액권은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상황은 다르다. ECB는 극심한 정체를 보이는 유럽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돈을 맡길 때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보관료’(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장에 돈이 돌도록 하려고 취한 극단적인 통화 정책이다. 그런데 고액권은 소액권보다 현금으로 보관하기 훨씬 쉬운 데다 보관료를 내고 은행에 맡기느니 차라리 500유로 지폐로 바꿔 집 안의 비밀금고에 쌓아두는 게 자산 포트폴리오에 더 유리하다. 이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자칫 통화량을 더욱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고액권 집서 보관 쉬워… 돈이 안돌아 월럼 뷰이터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가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하려면 현금을 폐기하거나 현금에 세금을 물려야 할 것”이라며 현금 사용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CB 입장에서 500유로 지폐는 마이너스 금리의 정책적 효과를 반감시키는 걸림돌인 만큼 고액권 사용을 막거나 없애면 현금 보관의 불편함이 커져 금융거래가 지금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는 얘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英연구기관 “한국판 양적완화 효과 미미”

    英연구기관 “한국판 양적완화 효과 미미”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한국판 양적완화’가 그다지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경제리서치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 중 한국이나 대만에서 성장률 둔화세가 지속된다면 이들 나라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한국판 양적완화)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과 대만은 정책금리가 1%를 웃돌지만 아시아국들 중에서는 금리가 낮은 편이다. ‘전통적 양적완화’는 미국과 일본처럼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직접 돈을 푸는 데 비해, ‘한국판 양적완화‘는 한국은행이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증권(MBS)과 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직접 인수해 가계부채와 기업구조조정을 돕는 방안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대니얼 마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판 양적완화의 초기 논의 과정에서 나온 방안을 기초로 그 효과를 예측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은 중앙은행의 광범위한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해 경제 전반에 금리를 낮추고 자산 가격을 부양했다”며 “만약 한은이 이를 선택한다면 정책금리를 낮춰 그러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며 “한국의 정책금리가 제로에 근접할 경우 좀 더 광범위한 양적완화는 물론 마이너스 금리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판 양적완화 가운데 MBS 매입은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문제는 모기지 금리가 내려가면 가계의 빚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산금채 매입에 대해선 “계획대로라면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할 재원을 늘려 무수익 여신의 증가로 타격을 입을 은행의 위험을 줄여주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틴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근거로 “한국의 현 계획에 이점(merit)이 거의 없다”며 “세계 양적완화의 성적을 보면 때때로 자산 가격을 부양하고 통화가치를 낮추는 데 효과를 발휘했으나 경제성장이나 인플레이션에는 효과가 적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선진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시스템에 재정정책을 통한 사실상의 ‘헬리콥터 머니’가 도입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증권이 전망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 교수가 착안한 ‘헬리콥터 머니’는 제로금리나 양적완화로 돈을 시중에 계속 푸는 것을 빗대 ‘하늘에서 국민을 상대로 돈을 뿌린다’는 뜻에서 쓰였다. 이후 중앙은행이 국민 대신 정부를 향해 새 돈을 뿌려 재정지출을 늘려 총수요를 자극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중앙은행이 신규발행 국채를 매입하거나 심지어 이자를 지급하는 ‘마이너스 금리’ 국채의 매입도 여기에 해당된다. 대부분 선진국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이 훼손되는 것을 우려해 ‘형식상’ 중앙은행이 재정적자를 직접 메워주지 못하도록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부채 상환에 시달리는 민간 부문에 대출을 꺼리는 금융시스템 환경 아래에서는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만큼 “재정정책, 즉 사실상의 헬리콥터 머니를 통해 총수요를 자극하는 게 필요하다”고 모건스탠리증권이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국 공산당이 ‘공청단 옥죄기’에 들어간 까닭은

    중국 공산당이 ‘공청단 옥죄기’에 들어간 까닭은

     ‘중국 공산당 인재의 산실’인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공산당이 공청단과 공청단 출신 부패 간부들을 싸잡아 비판한데 이어 공청단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작업에 착수하는 등 ‘공청단 고사(枯死)작전’에 들어간 듯한 형국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를 위해 공청단의 올해 예산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했다고 홍콩 위성TV 인터넷판 봉황망(鳳皇網)이 2일 보도했다. 봉황망에 따르면 공청단중앙이 지난달 발표한 예산자료에서 올해 일반공공예산 재정지출금(정부 배정)은 3억 627만 위안(약 537억 5344만원)이다. 지난해 집행액 6억 2413만 위안보다 무려 50.9%나 쪼그라들었다. 행정관리비용 등이 포함된 일반공공서비스 지출금도 지난해 5억 428만 위안에서 2억 2790만 위안으로 54.8% 급감했다. 일반 공공예산 재정지출금이 대폭 감소한 주요 원인은 “(공청단의) 대학생 지원서비스 서부계획 프로젝트가 ‘부문예산항목’에서 ‘일반이전지출항목’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공청단중앙이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예산 삭감’ 보도는 중국 공산당이 공청단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개혁에 나선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8일 “공청단 중앙서기처가 구체적인 조직 개혁안을 만들고 있다”고 공청단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공청단에 대대적인 수술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앞서 지난달 공청단 조직의 중추인 중앙서기처를 대상으로 현장 감찰을 진행한 뒤 공청단이 기관화·행정화·귀족화·오락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을 포함해 완칭량(萬慶良) 전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당서기와 위위안후이(餘遠輝) 전 광시(廣西)장족(壯族)자치구 난닝(南寧)시 당서기 등 부패로 낙마한 공청단 출신 고위 간부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기적 행동에 대한 지도부의 분노가 커져 이들이 어려움을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이 공청단을 비판하고 공청단의 대대적인 개혁에 대해 중국 안팎에서 주목하는 까닭은 그 배경에 ‘권력투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서방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한 도전에 나섰다는 관측이 베이징 외교가에서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미국의 중국문제 전문가 장자둔(章家敦)은 리 총리와 시 주석 간의 갈등이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드러난 이후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미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두 지도자는 지난 3월 양회 기간 리 총리의 정부 업무 보고를 둘러싸고 갈등을 노출한 사실이 이미 국내외에 공개된 바 있다. 1922년 5월 출범한 공청단은 14~28세의 청년·학생들이 가입하며, 청년·학생 차원의 당조직을 건설하고 관리·교육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런 만큼 공청단 경력은 공산당 입당에 유리하게 작용할뿐 아니라 중국에서 당·정(黨·政) 관료로 입신하고 성장하는 첩경이다. 공청단의 수장은 2013년 선임된 친이즈(秦宜智)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이다. 특히 공청단파 출신인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를 비롯해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의 최대 권력기반이기도 하다. 2012년 말 현재 전국적으로 8990여만 명의 단원을 보유하고 있다.  공청단을 둘러싼 논란은 내년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이뤄질 최고 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시 주석과 리 총리를 제외한 5명 교체 예정) 인선을 앞두고 주요 정치계파 간 전초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뒷말이 무성하다. 현재 중국을 이끄는 5세대 지도부는 시진핑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제 그룹)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권력기반인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를 중심으로 권력을 다진 정치인을 지칭하는 말)이 크게 우위를 점하는 형세다. 시진핑 체제를 탄생시킨 제18차 당대회(2012년 말 개최)는 ‘공청단파의 몰락’, ‘후진타오의 패배, 장쩌민의 승리’ 등으로 요약되기도 해 2017년 당대회에서 공청단파가 절치부심 재도약할지 관심을 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올 글로벌 기업 53곳 디폴트… 美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

    글로벌 기업들이 선언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2009년 미국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 들어 53개의 글로벌 기업이 디폴트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들의 디폴트 규모 역시 500억 달러(약 57조원)를 돌파해 금융위기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캐나다 원유 시추생산업체 트라이던트리소시스, 미 금융서비스 제공업체 커뮤니티초이스파이낸셜, 에너지관련 업체 피보디에너지, 에너지XXI, 미드스테이츠 등의 디폴트가 대표적이다. 같은 기간 67곳의 글로벌 기업이 디폴트를 선언했던 2009년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 디폴트를 선언한 글로벌 기업은 모두 16곳이다. 글로벌 기업의 디폴트 급증은 세계 경제성장 둔화, 비금속·원유 수요 감소와 가격 급락 등에 따른 원자재 시장 불황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S&P가 분석했다. 특히 셰일가스에 집중 투자했던 미국 독립에너지회사가 대거 디폴트를 선언했다. 다이앤 바자 S&P 연구원은 “지속된 저유가 압박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인상,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 등의 악재가 앞으로 12개월간 더 많은 디폴트로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폐사한 닭이 버젓이 식탁에 오르는 중국

    폐사한 닭이 버젓이 식탁에 오르는 중국

     중국 동부의 산둥(山東)성 창이(昌邑)시에 사는 식품회사 대표 류(劉)모는 날마다 폐사한 닭을 구입하기 위해 옌타이(烟臺)시로 출퇴근하다시피 한다. 사들인 폐사한 닭을 초벌 가공한 뒤 옌타이와 웨이팡(?坊) 시장에 내다팔아 짭짤한 이익을 챙긴다. 그가 유통시킨 물량은 3년여에 걸쳐 모두 1000만진(斤·약 500만㎏) 규모이다. 그와 이 폐사한 닭을 유통시킨 관련 인물 10여명이 현지 공안(公安·경찰)에 체포됐다. 이 사건에 연루된 류모와 식품회사 대표 샤(夏)모 2명은 지난 25일 불량식품 판매죄로 옌타이중급법원 2심 판결에서 징역 15년형이 선고됐다. 이들 대표 2명은 벌금 950만 위안, 970만 위안도 각각 물게 됐다. 이들 외 폐사한 닭의 유통 중간상 루(陸)모(징역 11개월형) 등에게 부과된 벌금까지 합치면 무려 3000만 위안(약 53억원)을 넘는 옌타이법원 단일 사건 사상 최고의 벌금액을 기록했다고 공산당중앙 정법위원회 기관지인 법제일보(法制日報)가 보도했다.  ‘불량식품 대국’이라는 불리는 중국 전역에서 폐사한 닭이 주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폐사한 닭의 가격이 매우 저렴한 까닭에 이를 사들여 재가공한 뒤 적절한 이문을 붙여 시장에 되파는 수법을 통해 부당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류모는 2007년 불법적으로 폐사한 닭을 중개해주는 브로커 역할로 ‘검은 닭고기’ 시장에 발을 디뎠다. 폐닭 브로커로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그게 부족했던지 그는 이문이 더 많이 남는 폐닭 가공공장을 아내와 함께 차려 폐닭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폐사한 닭의 무게에 따라 한 마리당 3자오(角)~1.1위안(약 53~194원)에 사들여 초벌 가공한 다음 유통 중간상에게 1.3~2위안에 넘기는 수법으로 큰 돈을 벌었다. 이 방법으로 2007년부터 법망에 걸려든 2011년 6월까지 3년여 동안 류모는 800만 위안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까닭에 2007년 당시 폐사한 닭의 80%가 주민들이 식탁에 올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가 27일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역의 양계장에는 폐사한 닭이 암거래를 통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홍콩과 가까운 중국 광둥(廣東) 성 선전(深?)시에 있는 한 양계장에서 하루 40∼50마리의 폐사한 닭이 팔리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덕분에 시내 닭고기 가공공장과 길거리 판매 상인들이 앞을 다퉈 사간다는 것이다. 특히 선전 시내 길거리에서는 중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통오리구이가 한 마리에 정상가격의 10분의 1도 안되는 20위안에 팔리는 광경도 쉽게 목격된다. 이 사실을 안 중국인들은 공포에 떤다. 선전시 난산(南山)구 주민 리(李) 모는 “알면 누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죽은 가금류 고기를 먹겠느냐”며 몸서리 쳤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워낙 닭고기를 좋아해 조류인플루엔자(AI)의 공포를 경험한 뒤에도 일시적으로 줄어들뿐 오래지 않아 소비량은 중가한다. 미국 농업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닭·오리 등 가금류 소비는 연간 1300만t을 넘을 정도로 중국인들이 가금류 고기를 즐긴다. AI 발병 이후 가금류 식용에 회의와 공포심도 느끼지만, 여전히 값싼 폐사한 가금류 매매가 불법적으로 성행하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관이(管?) 홍콩대 공공위생학원 교수는 “폐사한 닭과 오리는 식용이 불가능하다”면서 “특히 집단 폐사한 가금류는 전염병으로 죽은 것이기 때문에 그 고기를 먹으면 100% 탈이 난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테슬라 붙자”…독 오른 獨, 전기차에 12억 유로 푼다

    “테슬라 붙자”…독 오른 獨, 전기차에 12억 유로 푼다

    테슬라 ‘모델3’ 흥행도 부담 작용 구매자에게 4000유로 보조금 비용은 정부·車업계 공동 부담 “4년 내 전기차 100만대 목표” ‘자동차 종주국’ 독일이 초대형 전기자동차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27일(현지시간) 12억 유로(약 1조 5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는 전기차 부양책을 발표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독일 전기차 산업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없으면 외국 경쟁회사들에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며 “장시간 토론 끝에 미래 신기술인 전기차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의 전기차 부양책은 반테슬라 정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보도했다. 독일 부양책의 보조금 지급 대상은 출고가 6만 유로 이하 차량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모델S’의 출고가가 10만 유로인 테슬라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독일의 전기차 부양책은 정부가 독일 내 모든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4000유로의 보조금이 지급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위해 6억 유로를 배정했으며, 보조금은 선착순으로 지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3000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 전기차 관용차 구입에 1억 유로의 예산을 배정하고 3억 유로를 투입해 1만 5000개의 충전소를 세울 방침이다. 보조금 프로그램의 비용은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공동 부담하기로 했다. 독일은 그동안 전기차를 평가절하했다. 프랑스와 영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시장 규모를 키우는 동안 독일이 연비가 좋은 디젤차 개발에 집중하는 바람에 전기차 기술은 개별 자동차 회사들이 자발적으로 개발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독일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5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스바겐의 디젤차량 연비 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한동안 인기가 지속될 것 같던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미국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선보이며 전 세계적인 흥행 조짐을 보인 점도 독일 정부의 조바심을 자극했다. 자칫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넘어갈 경우 독일이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WSJ는 “독일 정부는 실리콘밸리와 아시아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거대한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불안감을 느낀 독일 정부는 전기차 부양책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규모를 100만대로 늘리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갖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20배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쇼이블레 장관은 “이번 조치로 독일의 전기차 판매가 획기적인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기부 문화에 눈뜨는 중국 부자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기부 문화에 눈뜨는 중국 부자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톈진시 톈진치위안(天津憩園·공원묘지)은 해마다 4월이 되면 추모객들로 붐빈다. 전통 명절인 청명(淸明)을 전후해 그를 추모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주인공은 ‘톈진의 양심’으로 불리는 바이팡리(白芳禮·1913~2005). 혁명 열사도, 고위 관료도, 부호도 아닌 자전거에 짐수레를 매단 삼륜차로 생계를 꾸리는 일자무식꾼인 그지만, 온몸으로 기부를 실천한 비범한 인물이다. 1988년 돈이 없어 책을 못 읽는 아이를 위해 엄동설한에 삼륜차를 몰아 번 5000위안을 학교에 쾌척하면서 베푸는 삶에 눈을 떴다. 당시 200위안이면 TV 한 대를 살 수 있는 ‘큰돈’이다. 교장과 교사, 전교생 300명은 충심으로 그에게 경례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배움을 갈망하는 어린 눈빛을 잊을 수 없었던 그는 밤새 고민한 끝에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이튿날 자식에게 “교육지원 기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며칠 뒤 톈진역 옆에 7㎡ 크기의 매점을 차린 그는 ‘바이팡리 교육지원 기업’ 간판을 걸었다. 직원에게 매점 일을 맡기며 “우리가 버는 돈의 성(姓)은 ‘교육’”이라며 “번 돈은 모두 기부한다”고 선언했다. 매점은 기부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줬지만, 그는 “삼륜차로 굶는 아이 10명을 매일 먹일 수 있는 20~30위안을 벌 수 있다”며 삼륜차 모는 일을 고집했다. 돈을 조금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쓰레기 더미에서 주운 옷과 신발을 신고, 먹다 버린 만두로 끼니를 때웠다. 1994년부터 5년간 티베트족 학생 200명에게 고교 졸업 때까지 학용품을 지원했고, 난카이(南開)대에 3만 4000위안을 기부해 대학생 200명의 학업도 도왔다. 그의 평생 기부액은 35만 위안이다. 이를 ㎞당 5자오(角·약 88원)로 계산하면 삼륜차로 10년 이상 지구를 18바퀴나 돌아야 벌 수 있는 돈이다. 1999년 톈진역 개발로 매점을 닫을 당시 희수(喜壽·88살)의 나이로 삼륜차를 몰 기력이 없던 그는 남의 차를 지켜 주면서 1자오, 2자오 푼돈을 모아 만든 500위안도 기부했다. 그리고 단 한 푼의 재산도 남기지 않은 채 영면했다. 중국 기업 흥망사를 밀도 있게 다룬 ‘격탕(激蕩) 30년’의 저자 우샤오보(吳曉波)는 “바이팡리는 ‘부자는 죽어서도 치욕’이라고 유언한 카네기보다, ‘상황을 생각하지 말고 항상 도와라’라는 서언(誓言)을 남긴 테레사 수녀보다 더 철저한 삶을 살았다”고 숭앙했다. 중국은 고도성장에 힘입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기부 최후진국이다. 영국 자선구호단체의 ‘2015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중국은 145개국 중 144위다. 중국 최고 부자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 회장이 런던의 호화 저택을 8000만 파운드(약 1313억원)에 사들였다는 뉴스는 있어도 그가 거액을 내놓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오죽하면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는 ‘자선법’(9월 1일 발효)을 만들었을까. 이런 중국에 정보기술(IT) 부호를 중심으로 기부 문화가 싹트고 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180억 위안(약 3조 1700억원)을 쾌척한 데 이어 마화텅(馬化騰) 텅쉰(騰訊) 회장도 140억 위안을 선뜻 내놓았다. 중국의 기부문화는 걸음마를 떼고 있지만, 소득 3만 달러를 넘보는 우리 사회는 물의를 일으켜야만 선심 쓰듯이 사재를 터는 재벌들뿐이다. khkim@seoul.co.kr
  • 사우디, 오일머니 3조弗 부어 ‘오일 없는 경제생태’ 새판 짠다

    사우디, 오일머니 3조弗 부어 ‘오일 없는 경제생태’ 새판 짠다

    15년내 민간부문 GDP비중 40%→ 65% 석유회사 아람코 상장… 국부펀드 조성 투자·재생에너지·관광 등 新산업 발굴 “유가 배럴당 30弗 머물러도 실현 가능”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탈(脫)원유경제’를 선언했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자는 25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전 2030’을 공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비전 2030’은 원유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경제 체질을 확 바꾸기 위한 15년 경제개발 계획이다. 사우디 정부는 재정 수입의 70%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무함마드 왕자는 “우리는 석유에 중독돼 있어 위험하다”면서 “이는 다른 부문의 성장을 가로막아 왔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민간 부문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40%에서 65%까지 끌어올려 원유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그만큼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비전 2030’은 활기찬 사회, 경제 번영, 야심 찬 국가 등 3가지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정부는 국부펀드를 설립해 전 세계 기업에 투자하고, 사우디에 석유 이외의 태양광 등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포스트 석유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 우선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 상장과 국유지 매각 등을 통해 최대 3조 달러(약 3451조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돈이면 애플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버크셔해서웨이 등 세계적인 기업을 한꺼번에 살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무함마드 왕자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에 머물더라도 달성 가능한 비전”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가 상장을 추진하는 아람코는 하루 1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다. 세계 원유 생산량의 12.5%를 차지하며 기업 가치는 2조 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5800억 달러)의 4.3배에 이른다. 이 때문에 아람코의 지분 일부만 상장하고 나머지 지분은 국부펀드에 넣을 예정이다. 지분 5%를 매각한다고 해도 1250억 달러를 손쉽게 조달할 수 있다. 또 경제 다변화를 위해 재생에너지와 산업설비 부문을 현지화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며 고품격 관광 명소를 개발할 계획이다. 여성들의 노동 참가율을 현재 22%에서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11.6%인 실업률도 7%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한편 우리 업계에서는 사우디 정부의 탈원유 전략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공언해 왔던 것인 만큼 국내 석유화학산업 전반에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1달러도 받아요”… 콧대 낮춘 골드만삭스

    “1달러 예금도 받아요.” ‘부자들의 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은행사업부인 GS뱅크를 통해 온라인은행 GS뱅크닷컴에 1달러로 개설할 수 있는 보통예금 계좌를 선보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합병(M&A)과 부동산, 기업 상장(IPO) 등 큰손 거래를 주로 취급하는 골드만삭스가 소매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골드만삭스 보통예금의 금리는 연 1.05%이고 1년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는 연 1%, 5년 만기 CD는 2%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이 같은 금리 수준은 씨티그룹과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경쟁사들이 제공하는 오프라인 예금보다 더 후한 편이다. 골드만삭스의 소매금융 사업 확장은 지난해 160억 달러(약 18조 3600억원)에 인수했던 제너럴일렉트릭(GE)의 온라인뱅킹 부문 흡수합병 작업이 끝났기 때문이다. GE의 온라인금융 인수를 통해 14만 5000개의 소매금융계좌를 인수한 골드만삭스는 더 많은 소비자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FT는 금융시장의 변동과 각국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속에 투자은행 수익 모델이 흔들리고 있는 탓에 골드만삭스가 소매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2억 달러로 전년보다 56% 급감했고 매출도 63억 4000만 달러로 40% 곤두박질쳤다. 특히 급격한 시장 변동과 규제강화로 최대 강점분야였던 투자뱅킹 부문실적이 부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수치 “미얀마든, 버마든 편하게 불러주세요”

    “미얀마든 버마든 편한 대로 불러 주세요.” 미얀마의 최고 실력자인 아웅산 수치가 국명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수치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외무장관 자격으로 63개국 대사들을 초청해 처음으로 가진 외교정책 설명회에서 “우리 헌법에 어떤 국호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는 만큼 여러분의 선택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버마라는 국명이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여러분도 이를 쓰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수치는 이어 “나도 때때로 미얀마라는 국호를 사용해 여러분이 편안하도록 하겠다”며 “이게 바로 외교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를 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헌법에 규정된 공식 국호는 ‘미얀마연방공화국’이다. ‘8888 민주화 항쟁’이 일어난 이듬해인 1989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는 버마 대신 미얀마를 국명으로 채택했다. 수치 등 민주화 운동가들은 군부가 과거의 잘못을 감추려고 국명을 변경했다며 미얀마라는 국호를 거부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와 버마를 혼용하지만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버마를 사용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폭스바겐, 美 배상안 합의… ‘배기가스 조작’ 50만대 재매입

    정확한 배상 규모 오늘 나올 듯 지난해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를 차량에 장착해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과 미국 정부가 문제의 디젤 차량 50만대를 재매입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 같은 합의는 21일 오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재매입은 2.0 디젤 엔진이 장착된 차량에 대해서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제타’와 ‘골프’, 아우디 ‘A3’가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0 디젤 엔진이 장착된 차량에서도 같은 문제점이 발견됐지만 다른 방식으로 처리될 방침이다. 재매입 가격은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적발되기 이전 시세에 맞춰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은 또 문제가 된 차량 소유자들에게 일정 금액을 보상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건 담당 찰스 브라이어 판사는 폭스바겐과 미국 환경 규제 당국이 21일까지 처리 방안에 대해 합의하라고 시한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과 미 정부 간의 합의 내용은 외신마다 조금씩 다르게 보도하고 있다. 독일 디벨트는 폭스바겐이 1인당 5000달러(약 567만원)를 배상하는 방안을 법원에 제출할 것이라며 폭스바겐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은 모두 30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AP와 영국 가디언은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판매된 문제의 디젤 차량 60만대 중 일부를 재매입하고 소비자들에게 모두 10억 달러 이상을 배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배상액 최대치에만 합의한 것으로, 개별 소비자에게 배상비가 얼마나 돌아갈 것인지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합의에 이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켓워치는 폭스바겐이 문제가 된 디젤 차량 60만대를 재매입하거나 수리해 줄 방침이라고 했고, CNBC는 미국에서 판매된 문제의 차량 중 최대 50만대를 재매입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며 금전 배상계획도 포함됐지만 구체적인 사안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폭스바겐과 미 당국은 어떤 배상안이 맞는지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연쇄부도 경고음이 울리는 중국 기업들

    연쇄부도 경고음이 울리는 중국 기업들

     중국 기업들의 연쇄부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중국 성장 둔화세가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대금을 결제받는데 걸리는 기간마저 길어지는 이중고(二重苦)로 중국 기업들이 이자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판매 대금 등을 결제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불과 한 달새 2.3배로 길어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연쇄부도가 임박했다. 중국 상하이·선전(深?) 주식시장에 상장된 제조업체들이 납품한 물건에 대한 대금을 결제받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92일로 늘어났다. 지난 2007년 대금결제 평균 기간이 50일로 2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4배 가까이 늦춰졌다. 불과 한달 전인 지난달 21일 기록했던 평균 83일보다도 2.3배나 늘어나 역대 최장 기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신흥국들의 평균 대금 결제일의 중간 값이 44일인 점을 고려하면 5배에 가까이 더 긴 셈이다. 업종 별로는 공업 기업들이 131일로 비교적 길고, 기술 기업과 통신 기업도 각각 120일, 118일로 긴 편이다. 특히 석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기업의 경우 대금결제를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지난해 68% 늘어나며 평균 196일을 기록해 가장 길었다. 중국 기업의 대금결제가 늦어지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기업과 가계의 현금 유동성이 압박을 받고 있는 까닭이다. 중국 기업들의 수익이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대금결제 기간마저 늘어나면서 현금 유동성이 떨어져 중국 기업들이 이자 지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의 자회사 오일러 에르메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 부채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며 많은 기업이 채무 변제에 어려움을 겪어 지난해 기업 파산은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오일러 에르메스 마하모우드 이슬람 이코노미스트는 “파산이 증가하고, 경제 환경이 나빠지고, 중소기업들의 유동성이 떨어지면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공기업들의 미수금은 23% 늘어난 5900억 달러(약 699조원)에 이른다. 대만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웃도는 수준이다. 기업들의 대금결제 지연은 경기 침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실제 중장비업체인 중국제일중형기계는 지난 1월 외상매출에 대한 예비비 배정으로 지난해 17억 5000만 위안(30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9월로 끝난 중국제일의 1년간 대금결제기간은 전년 490일에서 1260일로 크게 늘어났다. 프랑스계 금융회사 나티시스 홍콩지사 아이리스 팡 중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대금결제를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기업들이 빚을 갚기 위해 충분한 현금을 융통하지 못할 위험이 상승한다”면서 “이는 연쇄부도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부도를 낸 중국 기업은 7곳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와 같은 수준이다. 1월에 상하이 윈펑이 66억 위안, 2월에 광시비철금속이 10억 위안, 3월에 둥베이특수철강이 8억 위안, 난징위룬푸드가 5억 위안, 쯔보훙다광산업이 2억 위안, 4월에 샨시화위가 6억 위안 등 7개 기업에서 101억 위안 규모의 역내 채권 상환이나 이자 지급을 하지 못했다. 부도가 임박한 것으로 지목되는 바오딩톈웨이그룹의 작년 대금결제에 걸리는 기간은 321일이었다. 쓰촨런즈유전기술서비스도 대금 결제에 걸리는 기간이 678일로 가장 긴 기업 중 하나이다. 스페인 BBVA은행 샤 러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이 어느 수준으로 둔화하면, 모든 경제주체가 거래상대방에 돈을 갚지 않고 시간을 질질 끄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금 결제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기업들이 더 많은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비용도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의 부도를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75조원 지진 손실…아베노믹스 ‘수렁’

    아베 “추경 등 모든 수단 강구” 소비세·중의원 선거 연기 검토 일본 구마모토 지역을 강타한 연쇄 지진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번 강진에 따른 일본 전체의 경제적 손실액은 660억 달러(약 75조원)에 이르며, 관련된 보험 손실액도 70억~2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같이 경제적 피해가 크게 확산되면서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0.9% 성장) 때처럼 다시 마이너스로 추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뜩이나 ‘약발’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아베노믹스가 동력을 완전히 잃어 일본 경제가 침체의 골에 빠져들 수 있다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개별 기업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진 이후 일본 전역 공장 26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규슈 지역 부품 공장 2곳의 조업이 중단돼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탓이다. 조업이 중단된 곳은 규수 내 부품 생산 계열사인 아이신 세이키 공장 2곳이다. 같은 지역의 렉서스 공장 역시 가동이 중단됐다. 도요타의 올해 4∼6월(1분기) 영업이익이 300억엔(약 3126억 8100만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가 전망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중의원에서 지진 피해 대책으로 “추경예산 편성 등 모든 필요한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재정정책을 확대하는 한편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8→10%)을 다시 연기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그러면서 소비세 인상을 보류할 경우 예정했던 조기 총선 시나리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리타 교헤이, 나가이 유이치로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는 “(지진에 따른 피해로) 중의원과 참의원이 동시에 선거를 치르지 않고 아베 총리가 소비세 인상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초 아베 정권은 증세를 보류할 경우 중의원을 해산하고 오는 7월 10일 예정된 참의원 선거와 중의원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 예정대로 소비세를 인상한 뒤 중의원 선거를 치르면 아베 정권의 고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137명 탄 英 여객기 드론과 첫 충돌 ‘아찔’

    영국 공항에 착륙하려던 여객기가 무인기(드론)로 보이는 물체와 충돌하는 위험천만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동안 경고 차원에 머물던 ‘드론 스트라이크’(드론과 항공기의 충돌)의 위험이 현실화되면서 드론 운행과 관련한 강력한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국 BBC 방송,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출발한 브리티시항공(BA) A320 여객기가 17일 낮 12시 50분쯤(현지시간) 드론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조종석 앞면을 부딪혔다고 여객기의 기장이 신고했다. 승객 132명과 승무원 5명이 탑승한 이 여객기는 충돌 직후 무사히 런던 히스로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BA 측은 “여객기는 안전하게 착륙했고 기술자들이 점검을 끝내 다음 비행을 해도 무방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 당국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으나 사고와 관련해 아직 체포된 용의자는 없다. 히스로 공항 관계자는 “기술자들과 경찰이 이번 사고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공항도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장의 신고대로 부딪힌 물체가 드론으로 확인되면 영국에서 일어난 첫 번째 충돌 사고로 기록된다. 드론이 공항 근처를 비행하며 항공기와 충돌 가능성은 매우 크지만, 실제로 항공기와 드론이 직접 충돌한 적은 없다. 영국 민간항공국(CAA)은 공항 근처에서 드론을 띄우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며 관련 규정을 어기면 최고 5년의 징역형을 포함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용자는 자신이 날린 드론에 항상 시야를 확보해야 하며, 400피트(약 122m) 이상의 상공이나 빌딩 근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드론을 날리는 것도 금지돼 있다. 하지만 ‘드론 스트라이크’가 실제로 발생하면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영국항공기조종사협회 스티브 란델스는 “‘드론 스트라이크’는 시간문제였을 뿐”이라며 “여객기가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드론 사용자들에 대한 더 많은 교육과 강력한 규제 법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협회는 지난달 ‘버드 스트라이크’(조류와 항공기 충돌) 위험에 대한 조사는 잘 이뤄져 있지만, 드론이 항공기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자료는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무게가 1.5㎏밖에 되지 않는 경량 드론이 인기를 얻고 있어 충돌은 물론 대형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들어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런 만큼 드론과의 충돌 위기는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런던 개트윅 공항 활주로에서 A321 여객기가 100피트 상공을 떠다니던 드론과 거의 충돌할 뻔한 아찔한 일도 벌어졌다. 지난해 9월에도 히스로 공항에 접근하던 A319기 조종석 쪽으로부터 30피트 이내로 소형 무인 헬기가 비행하는 일도 있었고, 같은 달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륙한 B737기가 4000피트 상공에서 드론과 4.5m 간발의 차이로 충돌을 면한 바 있다. 미국 역시 지난해 드론 관련 사고가 전년보다 5배 이상 급증한 1200건에 이른다고 미 연방항공청(FAA)이 밝혔다. 직접 충돌 사고는 없었지만, 여객기 등 다른 항공기 가까이에서 비행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샌디에이고 소재 항공컨설팅업체 테코프 인터내셔널 한스 웨버 사장은 “공항 근처에서 드론을 띄우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일부 드론 애호가들이 항공기에 얼마나 가까이 가는지 경쟁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IoT 워킹맘·AI 교수님·나노 과학자… 비례 1번은 이공계 여성

    IoT 워킹맘·AI 교수님·나노 과학자… 비례 1번은 이공계 여성

    살신성인 군인 이종명 국회로… 김종인은 비례로만 5선 눈길 4·13 총선 정당투표 결과에 따라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17명,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 13명, 정의당은 4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출하게 됐다. 새누리당에서는 비교적 취약 분야로 꼽히는 여성계와 노동계 인사들이 국회에 대거 입성하게 됐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각각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공동대표 측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여야 3당 모두 비례대표 1번에 이공계 출신 전문가를 내세운 점은 ‘공통분모’로 꼽힌다. ●새누리 임이자·문진국 노동개혁 첨병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1번 당선자인 송희경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은 최근 각광받는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기술의 전문가다. 두 자녀를 둔 28년차 ‘워킹맘’이기도 하다. 군인에서 국회의원으로 변신하게 된 이종명 예비역 육군대령은 2000년 비무장지대(DMZ) 수색 중 부상한 후임병을 구하려다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모두 잃은 ‘살신성인’의 표상이다. 김규환 국가품질명장은 어려운 가정 환경을 딛고 명장 칭호를 받은 ‘인간 승리’의 상징이다. 임이자 한국노총 중앙여성위원장과 한노총 산하 문진국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도 나란히 금배지를 달았다. 박근혜 정부가 임기 후반기 역점 과제로 내세운 노동개혁의 첨병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 논란 당시 전면에 나섰던 전희경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을 비롯해 강효상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프로 바둑기사인 조훈현 9단,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김종석 원장, 유민봉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도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반면 당초 당선 가능권으로 예상됐던 조명희 경북대 항공위성시스템 교수와 김본수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 등은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이 예상을 밑돌면서 다음 차례를 기다려야 할 처지가 됐다. ●더민주 문미옥·이철희 등 親文 가장 눈에 띄는 당선자는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다. 지난 11·12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 14대 총선에서는 민주자유당, 17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각각 전국구 혹은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데 이어 비례대표로만 5번째 국회 진출이다. 비례대표 1번인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최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관심이 높아진 인공지능(AI)의 기초학문인 수학 전문가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지금 시대가 옛날이랑 다르다. 앞으로 세계 경제 상황이 인공지능 이런 쪽으로 간다. 컴퓨터나 수학하는 사람들이 하는 거라서 그분(박 교수)한테 사정해서 모셔 온 것”이라며 1번으로 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운열(4번) 서강대 석좌교수 역시 김 대표의 권한으로 비례대표에 배정됐다. 문미옥 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 이철희 당 전략기획본부장, 권미혁 당 뉴파티위원장 등은 모두 문재인 전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 시절 영입한 인사들이다. 이 외에 제윤경 주빌리은행 대표, 이용득 전 최고위원 등도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인물로 분류된다. 김현권(6번) 전 의성군한우협회장은 서울대 천문학과 운동권 출신으로 학생운동을 하다가 2년가량 옥살이를 했다. 당 기여도를 인정받아 비교적 상위 순번에 이름을 올렸던 당의 김성수 대변인과 송옥주 홍보국장도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김 대표와 가까운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15번)는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민의당 채이배·이상돈 등 安측근 과학기술인을 최우선으로 두는 동시에 안 대표 측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발을 들여놨다.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은 30여년 동안 이곳에서 근무한 나노·융합기술 분야 여성 과학자다.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1998년 한국과학상을 수상하는 등 고체물리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김수민 브랜드호텔 대표는 여성이자 청년 벤처창업가로 ‘깜짝 발탁’됐다. 김 대표는 ‘허니버터칩’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재벌개혁 전문가로서 20대 국회에서 안 대표의 공정성장론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 연구위원과 함께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 박선숙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 김삼화 변호사 등은 안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박주현 변호사는 천정배 공동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국면 초기에만 해도 당선권에 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11~13번도 당 지지율이 막판 가파른 상승세를 탄 덕분에 금배지를 달게 됐다. 장정숙 전 서울시의원, 이동섭 서울시태권도연합회장, 최도자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장 등이 대상이다. ●정의당 시민단체 활동 주도 윤소하 당초 비례대표 5석 이상을 목표로 했던 정의당은 4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1번 이정미 당선자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정의당은 물론 민주노동당과 전보정의당 시절에도 대변인을 맡았던 인물이다. 김종대 전 디펜스21 편집장은 군사·국방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언론시민단체에서 활동해 온 추혜선 전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무상급식을 비롯한 시민단체 활동을 주도해 온 윤소하 전남도당위원장 등이 비례대표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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