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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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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군부 ‘6시간 천하’] 군인·판검사 등 6000명 체포…‘피의 보복’ 시작됐다

    군사 쿠데타를 진압한 터키 정부가 6000명에 가까운 쿠데타 가담·동조세력을 체포하는 등 대대적인 ‘피의 보복’이 시작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두 팔을 걷고 나서고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폐지된 사형제 부활을 공개 거론했기 때문이다. 영국 BBC, 미국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베키르 보즈다그 법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이번 쿠데타는 “터키 민주주의에 검은 얼룩을 남겼다”며 전·현직 장성 40명과 대령 29명 등 쿠데타에 가담한 군인 283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킨 외즈튀르크 전 공군 사령관과 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3군 사령관 등 쿠데타 주모자들도 포함됐다. 또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을 체포했으며 쿠데타 세력에 동조한 혐의로 판검사 2745명도 체포했다고 말했다. 이날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조직 내 바이러스(쿠데타 가담· 동조세력)를 깡그리 박멸하겠다”고 경고했다. 권력기반 강화를 위해 정적의 싹을 도려내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이번 군사 쿠데타는 15일 밤 10시쯤 군부가 이스탄불의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보스포루스 해협 대교를 장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처음 알려졌다. 쿠데타 당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6시간 뒤인 16일 새벽 4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쿠데타 시도를 “실패한 쿠데타”로 규정하며 국가 전복 세력을 완전히 진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쿠데타 관련자들은)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을드름 총리도 “헌법재판소와 정당들이 사형제 부활이 합리적인지를 놓고 논의를 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터키에서 금지된 사형제 부활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번 쿠데타로 군인 104명을 비롯해 경찰과 민간인 161명 등 모두 265명이 숨지고 1440여명이 부상했다. 쿠데타 진압 후속 작업에 나선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추방해 터키로 넘길 것을 미국에 공식 요구했다. 터키 당국은 이와 함께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웃 그리스로 도망가 망명 신청을 한 군인 8명에 대해서도 그리스에 송환을 요구했다. ‘민주주의에 따라 선출된 지도자를 지지한다’며 에르도안을 지지한 국제사회는 쿠데타 세력에 대한 ‘피의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며 터키에 법치에 따른 대처를 요청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터키의 모든 당사자가 법치에 따라 행동을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는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도 성명에서 “군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터키 정부에 주문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친 듯 돌진하는 19t 트럭에 사람들 볼링핀처럼 날아가”

    “미친 듯 돌진하는 19t 트럭에 사람들 볼링핀처럼 날아가”

    바스티유의 날 축제중 2㎞ ‘광란의 질주’ 시속 60~70㎞ 내달아… 피범벅 아수라장거리엔 비명·신음… 곳곳 시체 나뒹굴어 “지그재그로 미친 듯이 돌진하는 대형 트레일러에 받힌 사람들이 볼링핀처럼 공중으로 튕겨 처박히는 참혹한 모습이었습니다.” 프랑스 ‘바스티유의 날’(대혁명 기념일)이 테러에 무참히 짓밟혔다. 14일(현지시간) 밤 10시 30분쯤 프랑스 남부 니스의 코트다쥐르 해변에서 열린 바스티유의 날 기념 불꽃놀이 축제 도중 19t짜리 흰색 대형 트레일러가 2㎞에 걸쳐 30여분 광란의 질주를 벌이며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덮쳤다. 트레일러는 끝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서 멈춰 섰다. 테러범인 운전자는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사살됐다. 가족 단위 희생자도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롬나드 데 앙글레(영국인들의 산책길)의 7㎞ 산책로 가운데 2㎞는 한순간 피범벅의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AP, AFP 등은 이날 “커다란 트럭이 군중을 밀치고 들어왔고, 운전자가 총격을 가했다. 산책로에서 대학살이 벌어졌다. 거리는 비명과 신음으로 가득 차고, 시체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고 현장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곳을 취재하던 현지 신문인 니스 마탱의 다미앙 알레망드 기자는 “기념 축제를 즐기던 사람들이 트럭에 치였고 잔해와 파편이 마구 날아다녔다. 처참한 현장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관광객 케빈 해리스는 “테러가 발생한 그 시간 호텔에서 비극적인 현장을 목도했다”면서 “사람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테라스에 나가 보니 산책로 주변 길바닥에 시체들이 나뒹구는 모습을 보고 패닉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앙투안이라는 이름의 목격자는 “불꽃놀이가 막 끝났을 때 흰색 화물차를 봤다. 시속 60∼70㎞ 속도로 빠르게 내달렸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프랑스 BFM TV에 출연한 한 목격자는 “모든 사람이 뛰고 또 뛰고 있었다”며 “총소리도 들렸다. 처음에는 혁명기념일 불꽃놀이 소리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AFP 기자는 “완전한 혼돈 상황”이라며 “사람들이 차에 치였고 잔해와 파편이 막 날아다녀 이를 피하려 얼굴을 가려야 했다”고 전했다. 한 여성 휴양객도 “대형 트럭이 지그재그로 길을 따라 달려왔다”며 “호텔로 달려가 화장실에 숨었다”며 공포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앞서 주터키 프랑스공관은 테러 위협에 바스티유의 날 행사를 하루 전날 취소했다. 국경일 테러에 오는 21일 국경일인 독립기념일을 앞둔 벨기에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범들의 소굴이었던 데다 지난 3월에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테러범들이 이탈리아로 갔다는 소문에 이탈리아도 국경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 휴양지에서 발생한 테러로 유럽 전체가 초비상이 걸렸다. 온라인상에는 니스 테러에 대한 추모와 연대의 글이 넘쳐났다. 누리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을 올리며 애도했다. 테러가 발생한 이후 트위터에는 ‘나는 니스다’(#JeSuisNice)란 해시태그를 단 글이 속속 올라왔다. 찰스 영국 왕세자는 트위터에 ‘니스를 위해 기도하자’는 해시태그와 함께 “테러리즘은 종교, 인종, 성,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고 썼다. ‘연금술사’의 브라질 작가 파울루 코엘류도 트위터에 “기도만으로 충분한지 모르겠지만 오늘 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기도”라며 “신이시여, 우리에게 힘을 주소서”라고 올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하루 2100만명 ‘포켓몬고’ 개발주역 분사시킨 구글 후회

    “구글이 ‘포켓몬고(GO)’ 열풍의 주역인 사내 벤처 나이앤틱을 분사시킨 것을 뼈저리게 후회할 것이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아래 모든 스타트업(신생 벤처)을 키워 성공시킨다는 구글의 야심 찬 ‘벤처 인큐베이터’ 전략이 분사시킨 나이앤틱의 성공으로 흔들리게 됐다고 미국 IT전문지 리코드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증강현실(AR) 게임 잉그레스 등 안드로이드 앱을 선보인 나이앤틱이 개발한 포켓몬고는 ‘땅따먹기’ 게임 잉그레스를 ‘보물찾기’ 형태로 바꿔 포켓몬 캐릭터를 얹은 것이다. ●캔디크러시 사용자 기록 깨 이런 포켓몬고 게임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트래픽 데이터 분석업체 시밀러웹 등에 따르면 미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 가운데 포켓몬고의 일일활동사용자(DAU) 비율은 출시 닷새 만인 11일 5.9%를 기록, 현재 3.5% 수준인 트위터를 가뿐히 제쳤다. 미국의 포켓몬고 하루 사용자 수도 12일 최대 2100만명까지 치솟아, 2013년 ‘캔디크러시 사가’가 세운 미 게임 사상 최대인 2000만명 기록을 깼으며, 애플 iOS 기기 사용자 중 포켓몬고의 하루 평균 사용시간은 11일 기준 33분 25초로 페이스북(22분 8초)과 스냅챗(18분 7초) 등을 크게 압도했다. 또 게임이 출시된 미국·호주·뉴질랜드의 안드로이드 사용자 중 각각 11%, 15%, 16%가 ‘포켓몬고’ 앱을 다운받았다. 캔디크러시 사가의 경우 미국과 호주에서 각각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9%, 5%가 내려받았다. 이 게임을 개발한 것은 구글의 사내 벤처였던 나이앤틱이다. 구글 임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나이앤틱은 구글지도와 구글어스 등의 지도서비스 개발을 주도했던 존 한케 부사장이 설립했다. 구글은 그러나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직전 나이앤틱을 분사시켰다. 잉그레스도 히트를 친 만큼 구글이 나이앤틱에서 손 뗀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물론 구글이 3000만 달러(약 344억원)를 투자해 완전히 손 떼지 않아 포켓몬고의 대성공으로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구글의 전략이 알파벳을 만든 것은 스타트업을 키워 성공시키는 것인데, 시집보낸 나이앤틱이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게임 출시 6일 만에 주가가 60% 급상승한 닌텐도 주가는 14일에도 15%가량 올랐다. 1주일 만에 시가총액이 1조 3401억엔(약 15조원)이 늘어났다. 반면 돈벌이는 크게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주변기기 ‘포켓몬고 플러스’ 매진 포켓몬고 인기에 게임용 액세서리인 포켓몬고 플러스에도 관심이 많았다. 포켓몬고 플러스는 저전력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간편하게 주변 포켓몬스터를 감지·포획하며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탈부착 손목시계 형태의 주변기기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에 위치를 표시하는 핀 모양에 몬스터 볼을 나타내는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인 형태며, 손목에 차거나 간단하게 가방 끝에 부착할 수도 있다. 길을 걷다가 주변에 포켓몬이 있으면 진동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알려주며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포켓스톱에서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 포켓몬고 플러스의 판매 가격은 34.99달러지만, 이미 아마존 등에서는 매진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베이에서는 가격이 약 6배인 20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브렉시트 재투표 없다” 강한 영국 강조

    “브렉시트 재투표 없다” 강한 영국 강조

    영국에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20일 만에 집권 보수당과 영국 사회의 분열을 수습할 총리로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이 13일 오후(현지시간) 취임한다. 메이는 당내 화합을 위해 자신과 의견을 달리한 EU 탈퇴파를 중용하고 EU와의 협상을 차질 없이 진행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에서 소외돼 EU 탈퇴를 지지한 저소득층과 노동계급을 끌어안는 정책을 펴 ‘모두를 위한 영국’ 만들기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는 11일 총리로 확정된 직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라며 국민투표 결과를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그는 “은밀한 거래를 통한 EU와의 재결합 시도와 재투표는 없을 것”이라며 “영국 국민들은 EU를 떠나는 데 찬성했고, 나는 총리로서 우리가 EU를 탈퇴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협상은 그러나 시일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는 “협상 전략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안에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해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는 말수가 적어 해외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으나 내각에서 내무장관을 6년 동안 맡으며 EU와 이민 문제를 협상한 경험이 있다. 그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터프한 협상가’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이는 13일 런던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정부를 구성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공식 절차를 밟은 뒤 총리 집무실인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성한다. 총리로서 메이의 첫 업무는 함께 일할 내각의 인선 작업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잔류를 지지했던 메이가 당내 EU 탈퇴파에 탈퇴 결정을 번복하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탈퇴 진영을 이끈 인물들에게 내각의 주요 자리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혼란을 거듭하는 시장을 진정시킬 임무를 맡게 될 재무장관은 메이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오랫동안 재무장관 자리를 노려 온 해먼드 장관은 기업인 출신으로 철저하고 건조한 경영관리인적인 면모 때문에 의회에서 ‘스프레드시트(전자계산표) 필’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긴축을 완화할 때가 됐다고 보는 메이와 달리 긴축정책을 지지한다. 현 재무장관인 조지 오즈번은 외무장관이나 산업·통상 쪽 장관으로 옮길 것으로 관측된다. EU와의 탈퇴 협상을 진두지휘할 역할은 EU 탈퇴파이자 메이의 경선 캠페인을 이끈 크리스 그레일링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가 맡을 수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앞서 메이는 EU 탈퇴 협상을 전담할 ‘브렉시트부’를 신설하고 EU 탈퇴파를 장관으로 앉히겠다고 공약했다. 그레일링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에 2019년까지 브렉시트를 완료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메이는 친기업적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달리 중도적 보수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메이는 11일 “보수당은 완전히, 전적으로 평범한 노동자들을 위한 당이 될 것”이라며 “영국을 모든 사람을 위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주택을 보급하고 탈세를 엄중히 단속하며 노동자와 기업가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로버트 할폰 보수당 부의장은 “메이의 제안은 노동자들에게 진정한 권리를 주자는 것”이라며 “그는 정실 자본주의를 타파하고 따뜻한 보수주의를 내세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위성 발사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위성 발사하는 중국

     중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오는 8월 중순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과학 실험위성’(양자통신 위성)을 쏘아올린다. 차세대 통신기술로 불리는 양자통신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 독일 등 경쟁국을 따돌리고 한 발 앞서 나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중국 정부가 내달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위성을 발사한다고 밝혔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양자통신 위성은 중국과학원에서 양자통신 작동에 대한 지상 시험을 모두 마치고 이달 8일 내몽고에 있는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로 옮겨질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온라인을 통해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양자통신 위성 발사에 필요한 시험을 모두 마치면 다음달 중순 위성이 창정(長征) 2호 로켓에 실려 발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과 미국, 독일 등이 양자통신 위성기술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12년 소형 위성에 적용할 수 있는 양자통신 기술을 발표했지만 이후 보안상의 이유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미국의 기술 수준은 지난 2008년 발사된 ‘제이슨 2호’ 등 위성 5기가 지상에서 보낸 양자 정보를 반사해 지상으로 되돌려 보내는 역할을 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오는 2018년 발사를 목표로 지난해 양자통신 위성 ‘유텔샛 퀀텀’ 제작에 착수했다.  중국과학원 양자정보과학 담당 주임인 판젠웨이(潘建偉) 과학원 원사(중국과학기술대 교수)는 “양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로, 분할할 수 없기 때문에 복제가 불가능하다”며 “해커 걱정없는 안전한 통신을 구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지상에서 1200㎞ 떨어진 거리에서 위성을 이용한 무선 양자통신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최장 기록은 2007년 독일의 144㎞ 정도이다. 이번에 발사하는 양자통신위성은 중국과학원과 중국과기대가 공동개발했다. 정상 운용에 들어가면 중국은 세계 최초로 위성과 지상 사이에 양자 통신을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지상에서 레이저로 보낸 양자 정보를 위성이 받아 다른 지상국으로 보내고, 양자 암호도 직접 생성하도록 설계돼 있다. 양자 암호는 무작위로 생성되고 딱 한 번만 읽을 수 있는 까닭에 송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정보를 정확히 읽을 수 없다. 외부에서 개입하거나 해킹을 시도할 경우 양자 상태가 흐트러지면서 정보가 깨지고 해킹 시도는 곧바로 발각된다. 이 때문에 양자통신은 도청과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차세대 통신기술로 꼽힌다. 보안이 중시되는 국방과 금융, 행정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양자통신망을 활용할 방침이다. 중국이 예정대로 내달 중순 양자통신 실험 위성을 쏘아올리면 중국은 양자통신 기술 경쟁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게 된다. 이 위성은 2년간 지상 600㎞에서 90분마다 한 바퀴씩 지구를 돌며 지상국과 위성 간 장거리 양자통신을 시도한다.  중국 정부는 양자통신 위성 발사와 함께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간에 양자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는 등 지상의 양자통신망 건설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중국은 올해 말까지 정치 중심지인 베이징에서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까지 2000㎞에 걸친 양자통신 네트워크를 구축을 완료한다고 중국과학원이 밝혔다.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구축 작업에 들어갔으며 완성되면 세계에서 가장 긴 양자통신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신화통신은 “양자통신 네트워크는 중앙정부와 군, 은행 같은 주요 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는 전 세계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2012년 11월 열린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7명의 상무위원에 누가 선출될지 유출되지 않은 것도 양자통신 기술을 이용한 통신망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특히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 세계 도·감청을 폭로한 후 양자통신 개발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브렉시트는 브렉시트”… EU와의 ‘철의 협상’ 시작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전후 최대 위기에 빠진 영국을 이끌 차기 총리에 실용주의 성향의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이 13일 취임한다. 차기 총리 후보로 나선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결선에 오른 두 후보 중 한 명인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이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지지율이 25%에 머무는 반면 경쟁후보 메이 장관의 지지율이 60%를 넘는 점을 이유로 들어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레드섬의 경선 포기에 이어 이언 스미스, 스티브 베이커 등 앞서 레드섬에 지지 의사를 밝힌 보수당 하원의원들도 메이 지지로 돌아섰고 7일 2차 투표에서 3위로 탈락한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도 메이 지지를 선언했다. 영국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지난달 23일 치른 브렉시트 국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임을 발표한 뒤 차기 보수당 대표 경선을 해 왔다. 메이 장관은 지난달 국민투표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를 지지하는 쪽이었지만, 실제로는 현실주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투표 캠페인에 소극적이었으며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며 투표 결과를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주와 안보 문제에도 강경한 보수적 시각을 갖고 있다. 메이 장관은 2002년 동성애자의 입양 권리에 관한 법안에 반대했지만 동성애자를 지지하고 남녀평등을 주창하는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보수당의 노선과 관행이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해 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7일 메이 장관에 대해 ‘자유주의적 현대화주의자’ ‘이민정책 강경파’ 등 복잡다단한 면모를 가지고 있지만 핵심은 실용주의자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메르켈과 마찬가지로 이데올로기(이념)는 메이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956년 영국 남부 이스트본에서 태어난 메이 장관은 옥스퍼드대에서 지리학을 공부했으며, 졸업 후 영국 중앙은행과 금융결제기관에서 근무했다. 19 97년 총선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1999년 당시 야당인 보수당 예비내각에서 문화·교육을 담당했다. 2002년 보수당 사상 최초 여성 당 의장으로 지명됐으며, 2010년 보수당 집권으로 입각해 6년째 내무장관직을 맡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제2 대처’된 英 메이

    ‘제2 대처’된 英 메이

    테리사 메이(60) 영국 내무장관이 오는 13일 데이비드 캐머런에 이어 총리에 오른다. 캐머런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이날 물러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결선에 오른 여성 후보 중 한명인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 차관이 경선 포기를 발표한 직후다. 1990년 퇴임한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26년 만에 영국에서 여성 총리가 탄생하는 것이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의 차기 총리를 뽑는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결선에 오른 후보 가운데 유럽연합(EU) 탈퇴 진영 후보인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이 11일(현지시간)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레드섬 차관은 이날 낮 노샘프턴셔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한 리더십의 총리가 당장 임명되는 게 국가를 위한 일”이라며 경선 포기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보수당 대표 후보로는 EU 잔류파였던 메이 장관만 남게 됐다. 레드섬 차관은 “메이 장관의 성공을 바란다. 나는 완전히 메이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보수당 대표 경선은 15만여명의 보수당 당원이 오는 9월 8일까지 결선에 오른 두 후보에 대한 우편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레드섬 차관은 보수당 하원의원들이 벌인 2차 투표에서 86표를 얻어 199표를 획득한 메이 장관과 함께 결선에 진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1위 건설사 둘러싼 ‘경영권 전쟁’ 승자는?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1위 건설사 둘러싼 ‘경영권 전쟁’ 승자는?

    중국 최대 건설업체인 완커(萬科)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중국 중견 건설사인 바오넝(寶能)그룹이 1위인 완커그룹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자 완커 경영진이 ‘포이즌 필’ 제도를 활용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도리어 해고될 위기에 몰린 것이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건이 중국 내에서 일어나자 중국 금융시장 및 재계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완커 회장 등 이사 12명 전원 해고 위기 완커의 최대 주주인 바오넝그룹은 지난달 25일 왕스(王石) 완커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사 12명 전원의 해고 여부를 표결하기 위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사실을 선전(深?)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바오넝 측은 왕 회장이 2011~2014년 미국과 영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회사 경영 업무는 하나도 수행하지 않았지만 무려 5000만 위안(약 88억 4800만원)에 이르는 고액의 보수를 챙겼으며, 나머지 11명의 이사진은 이런 왕 회장의 행동에 제동을 걸지 못한 만큼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오넝 측이 왕 회장을 포함해 이사진 해고를 추진하는 것은 완커가 이른바 ‘바오완(寶萬) 전쟁’을 통해 자사의 M&A에 대항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SCMP가 전했다. ●바오넝, 완커 지분율 22.45% 최대 주주로 특히 이번 이사진 해고 여부 표결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 요구 공시는 지난달 19일 완커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선전메트로그룹을 새로운 최대 주주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한 후 뒤이어 나온 것이다. 완커는 456만 1300만 위안에 선전메트로그룹 계열사인 첸하이궈지(前海國際) 지분 100%를 사들이고 인수 대금은 신주 발행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완커가 발행하는 신주는 선전메트로그룹이 모두 떠안는 방식이다. 이 계획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선전메트로그룹은 완커 지분 20.65%를 보유하게 돼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반대로 바오넝그룹은 지분이 24.45%에서 19.27%, 화룬(華潤)그룹은 15.24%에서 12.1%로 각각 줄어든다. WSJ는 “중국 완커가 신주를 발행해 우호세력인 선전메트로그룹의 지분을 20.65%로 확대하는 한편 바오넝그룹의 지분은 19.27%로 희석시켜 경영권을 지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바오완 전쟁’의 시작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7월 초 첸하이런서우(前海人壽)가 완커 지분 5%를 사들인 데 이어 7월 말 쥐성화(鋸盛華)가 완커 지분 5%를 매입하는 등 바오넝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야금야금 완커 지분을 사들이면서 바오넝이 완커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11월 말 바오넝은 컨소시엄 지분율을 20%로 높여 최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12월 지분율을 22.45%까지 끌어올렸다. 경영권 방어에 위협을 느낀 완커는 곧바로 “신주 발행을 위해 당분간 주식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중국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완커에 대한 바오넝의 적대적 M&A 시도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완커의 신주 발행이 포이즌 필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왕스 회장은 회사 임원 회의에서 “바오넝은 신뢰할 수 없어 주요 주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전문가 “완커, 경영권 방어 어려울 듯” 그러나 완커의 경영권 방어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 경영진 편이었던 화룬그룹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화룬그룹 측 이사 3명이 완커의 포이즌 필 전략에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화룬그룹은 바오넝의 적대적 M&A 시도 전 완커의 최대 주주였다. 화룬그룹은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선전메트로그룹을 위한 신주 발행 계획에 반대표를 던질 방침이다. 선전메트로그룹이 최대 주주가 되면 완커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잦아지고 레드오션인 선전 지역 투자도 늘어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탓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왕 회장이 자진해서 물러나고 이사진 몇 명의 직위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라도 왕 회장이 경영권 다툼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용어 클릭] ■‘포이즌 필’(poison pill)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이다. 적대적 M&A 시도 발생 시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이다.
  • 美연준 “브렉시트로 금리 인상 불확실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지난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파장이 명확해질 때까지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6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FOMC 위원들은 “통화정책의 완화를 추가로 철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는지 판단하기 전에,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에 따른 영향을 판단할 정보와 함께 고용시장 여건에 대한 추가 정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편이 신중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특히 FOMC 위원들은 브렉시트에 대해 “상당한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브렉시트가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지켜본 다음에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난달 FOMC 회의가 열린 것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1주일 앞둔 14~15일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경기 하방 압력이 금방 사라지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금리 인상 속도를 당초보다 늦출 수 있음을 내비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글로벌 포식자’ 메이디, 넌 누구냐

    ‘글로벌 포식자’ 메이디, 넌 누구냐

    中기업 사들여 하이얼과 가전 투톱으로 쿠카 인수후 산업용 로봇으로 사업 재편 하이얼(海爾)과 함께 중국 가전업체의 양대 산맥인 메이디(美的)의 기세가 거침없다. 올 들어 6개월 만에 세계적 기업 3개사를 집어삼키는 ‘글로벌 포식자’로 등장한 것이다. 메이디는 지난 3월부터 일본 도시바 백색가전 사업 부문과 이탈리아 에어컨 업체 클리베에 이어 이번에는 독일의 산업용 로봇 1위 업체인 쿠카 지분을 잇달아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고 중국 증권일보가 지난 4일 보도했다. 메이디는 3일 쿠카 최대 주주인 보이트의 보유 지분 25.1%를 12억 유로(약 1조 547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 합의로 메이디는 쿠카 지분 38.6%를 확보해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독일 쿠카의 최대 주주에 올라 중국 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산업용 로봇 업체로 자리매김하는 메이디는 그동안 백색가전에만 치중했던 사업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산업용 로봇 생산량을 지난해의 2배인 15만대까지 늘리는 한편 이 가운데 50%를 중국산으로 채운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갖고 있다. 다만 메이디의 쿠카 인수에는 독일 정부가 마지막 남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독일 정부는 메이디의 쿠카 인수와 관련해 “독일과 유럽연합(EU) 소속 기업을 제3국 기업이 인수하는 것은 다시 한번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쿠카의 기술 유출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디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도시바의 가전사업 자회사인 ‘도시바라이프스타일’의 지분 80.1%를 537억엔(약 6213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3월 도시바라이프스타일을 인수하기로 도시바 측과 합의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나머지 지분 19.9%는 도시바가 계속 보유한다. 메이디는 도시바라이프스타일 인수로 앞으로 40년간 세계시장에서 도시바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5000개가 넘는 특허권을 양도받았고 상품 구성과 신상품 출시 시기, 제품 판매 지역, 부품 조달처 등 주요 경영 판단도 메이디가 주도한다. 지난달에는 이탈리아 클리베의 지분 80.1%를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메이디의 이 같은 성장 원동력은 인수·합병(M&A)에 있다. 메이디는 2004년 중국 백색가전 7위 업체인 화링(華凌), 냉장고 전문 업체 룽스다(榮事達)를 인수한 데 이어 2005년에는 진공청소기 업체 춘화(春花)를 사들였다. 2008년에는 세탁기 전문 제조업체 샤오톈어(小天鵝)까지 인수함으로써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아우르는 종합 백색가전 업체로 발돋움했다. 메이디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6년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402위에 올랐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220억 3000만 달러(약 25조 6597억원), 순이익은 20억 2000만 달러다. 매출액은 2013년 선전증권거래소 상장 때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구 프리미엄 시대’ 저무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구 프리미엄 시대’ 저무는 중국

     중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상하이(上海)의 ‘인구 프리미엄(인구증가에 따른 경제성장) 시대’ 가 저물어가고 있다. 급증하는 노인인구 탓에 4년 뒤인 2020년이면 총인구 부양비율이 50%를 넘어서는 까닭이다. 생산가능 인구(15~64세)에 대한 어린이와 노인 등 비(非)생산가능 인구의 비중을 의미하는 총인구 부양비율의 50%는 노동 인구의 지속적인 충원을 통해 경제성장을 끌어올리는 인구 프리미엄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은 최근 ‘상하이 청서‘(사회발전 및 경제발전 보고)를 통해 2020년 상하이의 총인구부양비율이 50%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청서는 이어 2050년까지 상하이의 상주인구 가운데 60세 이상 노인 비중은 44.8%에 이르고, 현재 3.5%인 80세 이상 노인 비중도 8.3%로 급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하이 상주인구 수는 2015년말 현재 2415만 2700명으로 전년 말보다 10만 4100명이 감소했다. 상하이 인구 수가 15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상하이의 지속적인 인구 유입세가 끝났다는 말이다. 상하이의 인구 감소에는 후커우(戶口·호적)가 없는 외지 출신 인구가 981만 6500명으로 1.5% 감소한 영향이 가장 컸다. 하지만 상하이지역 외국인은 지난 2013년 17만 6000명에서 해마다 7000명 이상 꾸준히 불어나며 2040년이면 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두고 상하이 산업구조의 재편과 불법건축물 철거, 주거지 정비사업 등의 성과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청소년 인구 수의 지속적인 감소는 ‘인구 프리미엄’의 소멸을 넘어 머지않아 ‘인구 절벽 사태’로 다가올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상하이지역 초·중·고교 재학생 수는 2004년 106만 9400명을 정점으로 2015년에는 67만 3800명으로 줄면서 감소율이 무려 37%에 이른다. 중·고교생 인구 감소분만 39만 6500명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상하이 지역경제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게 될 신소비계층이 급감하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상하이지역에 유입되는 과학혁신 인재 수는 여전히 광둥(廣東)성과 장쑤(江蘇)성, 저장(浙江)성, 산둥(山東)성에 미치지 못하고 베이징(北京)보다는 10만 7000명이나 적다는 통계도 상하이의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상하이의 대학생 수는 베이징보다 2만 5000명, 상하이의 박사 수는 베이징보다 3만 8000명이나 적다.  인구 절벽 사태는 상하이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중국 전체의 문제이다.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으로 인구 프리미엄 시대를 누리던 중국의 인구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양상이다. 저출산율로 중국 인구가 급속한 감소세를 보이며 현재 13억 7500만명의 인구가 이번 세기(21세기) 말쯤 10억명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는 “중국의 인구 노령화 및 감소 추세는 이제 막을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오는 2100년이 되기 전에 중국 인구가 1980년쯤 인구와 비슷한 수준인 10억명 선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중국 노동인구는 절벽처럼 수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가능 인구는 2011년 9억 4072만명에서 2015년 9억 1096만명으로 3000만 명 가량이 급감했다. 2015년 한해동안 노동인구 감소분은 1886만명으로 이전 3년간의 감소분보다 더 많았다. 2012년부터 노동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국의 성장둔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과도 일치한다. 지난 20여년간 전국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급락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2000년 이후 출생은 1990년대생보다 3284만명이나 감소했다. 이 때문에 1996년 2500만명에 이르던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10년 만인 2005년에는 160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들이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시점에 경제도 3분의 1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집이나 차를 사는 수요나 결혼식 피로연을 여는 횟수도 3분의 1이 감소하게 돼 소비 절벽 시대도 도래한다는 얘기다. 정전전(鄭眞眞)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는 “전면적 두자녀 정책 시행에 젊은 부부들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며 노동인구의 급감은 중국 경제에도 불안한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짐 싸는 외국기업 ‘법인세 인하’ 카드로 붙드는 영국

    인하책 주변국 반발 불러올 수도 FTA 체결 등 후속 조치도 내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보따리 싸는 기업을 붙들기 위해 영국이 법인세를 인하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기업들의 영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현행 20%인 법인세율을 주요 국가들보다 낮은 15% 이하로 끌어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2017년 4월 19%, 2020년 4월 17% 등 단계적 인하 로드맵을 제시했다. 오즈번 장관은 “영국은 앞으로의 지평과 여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카드는 영국이 직면한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현재까지 파운드화 가치는 11% 곤두박질쳤고, 유럽연합(EU) 회원국 기업들은 금융 중심가인 런던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후임을 둘러싸고 여당인 보수당 내 당권 투쟁과 야당인 노동당의 내분에 따른 정치 불안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에릭 닐슨 유니크레디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EU 탈퇴를 되돌리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경제가 앞으로 몇 분기 경기 침체에 빠질 공산이 크고 그 충격은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즈번 장관은 법인세 인하와 함께 영국과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각국과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히 추진하고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투자자금도 유치하는 한편 ▲은행 대출 지원 ▲노던 파워하우스(Northern Powerhouse·북부지방을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바꾸는 계획) 투자 확대 ▲재정신뢰도 유지 등 브렉시트 후속 조치도 내놓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즈번 장관의 제안이 실현되면 영국 법인세율이 아일랜드의 12.5%에 바짝 근접하게 돼 독일 등 주변국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기업세제센터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법인세율은 평균 28.7%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두테르테 취임 이틀 새 마약범 15명 사살

    “임무 수행 중 범죄자 1000명을 죽여도 보호해 주겠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마약과의 전쟁’에 들어갔다. 필리핀 경찰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이틀간 최소 15명의 마약 용의자를 사살했다고 AFP 등이 2일 보도했다. 마닐라 외곽 라구나 주에서는 마약상 2명이 사살됐으며 이 중 1명은 현지 경찰의 최우선 검거 대상자였다. 북부 칼로오칸 지역에서는 전직 경찰관을 포함한 마약상 2명이 단속 경찰과의 총격으로 숨졌다. 필리핀 경찰은 저항하는 범죄 용의자를 죽여도 좋다는 두테르테의 지시에 따라 총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어 사살되는 마약 용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는 지난 1일 로널드 델라로사 신임 경찰청장의 취임식에서 법 집행기관의 권한 남용을 경고하면서도 ”임무 수행 중에 1000명을 죽여도 내가 보호해 줄 것“이라며 강력한 범죄 소탕전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두테르테의 취임을 전후한 몇 주 사이에 필리핀 전국에서는 수천명의 마약 용의자가 경찰에 자수했다. 마닐라를 포함한 수도권에서만 최근 마약 용의자 700명 이상이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았다. 북부 이사벨라 주에서는 200여명이 자수했으며 이 중 15세짜리도 있었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경찰 총에 맞아 죽을까 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로메오 에반젤리스타(63)는 ”가족의 생계를 챙기기보다 마약에 빠졌다“며 ”지금이 변할 기회“라고 자수 동기를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IS 조직원 17명, 난민 위장해 유럽 잠입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터키에서의 잇따른 자살폭탄 테러 사건 등으로 유럽이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조직원 17명이 난민으로 위장해 유럽에 잠입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2명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를 저지른 일당의 조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IS 조직원들이 난민 행세를 하며 유럽에 몰래 들어와 테러를 시도한다는 첩보는 더러 있었지만, 유럽 정보 당국자가 사실로 확인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등에 따르면 독일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 한스 게오르크 마센 청장은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들 대부분은 죽거나 구금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2명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를 저지른 일당의 조직원이었다고 전했다. 마센 청장은 이들 17명이 IS 소속이라는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시리아인 3명이 IS를 위해 뒤셀도르프에 테러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각기 다른 독일 내 3곳에서 검거됐다. 이들은 그동안 난민 행세를 하며 암약해왔다. 이에 따라 독일 내에서 테러 위협도 커지고 있다. 마센 청장은 “이슬람 무장세력의 공격이 독일에는 가장 큰 안보 위협”이며 “44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 테러와 같은 사건이 독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S에게는 유럽에서 테러가 사람들에게 겁을 주고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전략 바꾼 IS, 대리 테러·남아시아로 전선 확대

    중동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전략에 변화가 보이고 있다. 미군 주도 연합군의 공습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본거지 세력이 급속히 약화되면서 ‘남아시아로 전선 확대’, ‘대리 테러’로 전략 뱡향을 수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IS 점령지역은 불과 1년 새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각각 40%, 20%나 쪼그라들었다. 이 과정에서 IS는 고위 지휘관들을 포함해 1만명 이상의 병력을 잃었고 이탈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IS는 건재를 과시하고 지지자를 확보하기 위해 유럽과 남아시아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2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지난 1일 방글라데시 다카 테러는 IS 본거지 약화와 때를 같이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IS 전략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IS의 전략 변화는 돈줄이었던 원유 관련 시설 대부분을 빼앗긴 데다 그나마 남은 원유 시설들도 연합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탓이라는 분석이다. IS의 ‘대리 테러’도 주목된다. IS가 자신들에게 충성을 맹세한 현지 반군이나 자생적 테러 조직에 범행을 사주한다는 것이다. 다카 인질극과 관련, IS는 연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방글라데시 당국은 테러범들이 자생적 무장단체인 ‘자마에툴 무자헤딘 방글라데시‘(JMB) 소속이라고 밝힌 데서 뒷받침된다.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IS가 세계 도처에서 테러 행위를 모의하고 지시하는 ‘대리 테러’ 쪽으로 방향을 돌렸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런던에 집 살 기회”… 英으로 몰리는 차이나머니

    “런던에 집 살 기회”… 英으로 몰리는 차이나머니

    “그동안 일본에 집을 사려고 알아봤지만 브렉시트로 일본 엔화 가치가 폭등하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해 마음을 바꿨어요. 지금이야말로 영국 런던에 부동산을 살 기회가 온 것 같습니다. 친구들도 아이 교육을 위해 영국이나 미국에 부동산을 사고 있고 장기적으로 런던은 돈을 묻어 두기에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사는 한 거액 투자자의 말이다. 중국인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에 흔들리는 영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인들이 파운드화 가치가 31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런던 고가 주택이 갑자기 저렴해지자 영국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영국에서 저렴한 관광을 하고 쇼핑에도 나선 까닭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영국 파운드화와 주식 등 자산을 팔아 치우고 있지만 중국계 자금은 도리어 파운드화 가치 하락을 틈타 영국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중국 최대 해외 부동산 웹사이트 중 하나인 상하이 쥐와이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영국 부동산을 찾는 중국인 투자자는 전주보다 2배로 급증했다. 파운드화 가치 폭락으로 갑자기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반사이익을 얻게 된 덕분이다. 쥐와이닷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매물인 런던 카나리워프 금융지구의 93㎡ 크기의 방 3개짜리 콘도 가격은 브렉시트 결정 전과 같은 89만 9950파운드(약 13억 9579억원)이지만 파운드화 폭락으로 값이 10% 이상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부터 런던에 투자해 온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런던 전망에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시장에 변동이 있을 때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기회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버버리 등 명품 쇼핑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둥 출신인 셰즈하오는 파운드화 가치가 내리면서 27일 런던에서 버버리 트렌치코트와 코치 핸드백을 샀다고 귀띔했다. 마이클 워드 영국 해러즈백화점 이사도 “파운드화의 단기적인 하락이 런던을 찾는 관광객 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체관광과 자유여행 상품 가격이 하락해 중국인의 영국 관광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온라인여행사의 경우 브렉시트 이후 영국 관광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30~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온라인여행사 씨트립에 명품 쇼핑과 휴가를 즐기려는 유커들의 예약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비싸진 엔화에 일본 대신 영국행을 고려하면서 도쿄의 쇼핑 명소 긴자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지식이 권력이 되는 세상…그가 상상한 미래가 왔다

    지식이 권력이 되는 세상…그가 상상한 미래가 왔다

    “변화는 삶에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 삶 그 자체이다.”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현대 사회의 변화 방향을 제시해 인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었다. 토플러가 부인과 함께 설립한 컨설팅회사인 ‘토플러 어소시에이츠’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자택에서 그가 영면했다고 29일 밝혔다. 그의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등 저서로 미래 예측 토플러는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등 10여권의 저서를 통해 인류 사회가 제조업 기반 경제(육체노동)에서 지식과 데이터 위주(지식노동)의 사회로 이동해 갈 것을 예측했다. 미래 사회상을 전망한 ‘제3의 물결’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이 책에서 인류가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을 거쳐 제3의 물결인 정보화 혁명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함으로써 지구촌에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권력이동’에서는 세계는 ‘폭력’이라는 저품질 권력에서 ‘돈’이라는 중품질을 거쳐 ‘지식’이라는 고품질 권력으로 이동한다고 정의했다. ●세계 지도자와 교류… DJ 햇볕정책에도 영감 줘 토플러는 특히 세계 정치 지도자들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국가 통치철학과 경영비전을 제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의 멘토 역할을 했다. 1998년 청와대에서 토플러와 의견을 나눈 김 전 대통령은 그의 ‘남북한의 평화 통일을 위한 기초 이론’을 받아들여 훗날 ‘햇볕 정책’의 토대로 삼았다. 2001년 한국 정부로부터 의뢰받아 ‘21세기 한국비전’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에 대해 쓴소리도 했다.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간을 허비하는’ 교육 풍토는 아직 바뀌지 않고 있다. 자오쯔양은 1980년대 초 공산당 지도부의 일부 반대를 무릅쓰고 ‘제3의 물결’ 판매금지를 해제했다. 이후 이 책은 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돼 개혁·개방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86년 토플러 연구 모임을 만들어 소련의 첫 비정부기구(NGO)로 등록했다. 세계 4위의 부자인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회장도 경영전략 구상에 토플러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61년에는 IBM을 위해 컴퓨터가 사회 및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썼으며, AT&T에 분사를 조언하기도 했다. 1928년 미국 뉴욕에서 출생한 토플러는 뉴욕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다. 사회운동에 대한 열망이 높았던 그는 대학을 중단하고 1950년 클리블랜드로 이주해 알루미늄 제조 공장에 취직, 용접공으로 5년간 일했다. 현장 경험을 살려 신문사 노동전문 기자로 활약하다가 백악관을 취재하기도 했다. 그의 아내 하이디 토플러 역시 작가이자 미래학자로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집필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올해만 네 번째 테러 ‘이스탄불의 눈물’

    올해만 네 번째 테러 ‘이스탄불의 눈물’

    건국 2주년 전날 IS 소행 추정… 외교부 “한국인 피해는 없어”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28일(현지시간) 오후 3건의 동시다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41명(외국인 13명 포함)이 숨지고 239명이 부상을 당했다. 올 들어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네 번째 대형 테러이며,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이후 3개월 만의 공항 테러다. 아타튀르크 공항은 즉각 폐쇄됐고, 미국 등은 터키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특히 이번 테러는 난민과 이민 문제로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를 국민투표로 결정한 직후 발생해 유럽 시민과 정치 세력들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는 세력은 나오지 않았지만 터키 당국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라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수사에서 나온 증거들은 공격범을 다에시(IS의 아랍어 명칭)로 가리킨다”면서 “초기 조사 결과 IS의 소행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터키 경찰이나 관공서가 아닌 전 세계인이 모이는 공항을 노렸다는 점에서 반터키 성향의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보다는 IS 쪽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국무부도 IS를 배후로 추정했다. 터키와 미국이 IS를 배후로 지목한 것은 이번 테러가 ‘건국 2주년’(6월 29일)을 앞두고 발생한 까닭이다. IS는 지난해 건국 1주년을 앞둔 시점에 프랑스와 튀니지, 쿠웨이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러를 저질렀다. 이번 테러의 사망자 대다수는 터키인이며 외국인도 일부 포함돼 있다. 한국인 피해자는 없었다. 특히 부상자 일부는 중상을 입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 사건 직후 성명을 통해 “테러범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벌였다”고 맹비난했다. 아타튀르크 공항은 지난해 이용객이 6185만명에 이르는 등 유럽 내 3위, 세계 11위의 대형 국제공항으로 환승객이 많이 몰려드는 바람에 피해가 더욱 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브렉시트 후폭풍] S&P·피치, 英 국가 신용등급 잇달아 하향

    총체적 난국 휩싸인 영국 경제 영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영국 국가신용등급을 떨어뜨리고 세계 헤지펀드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파운드화 투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두 단계 낮췄다. S&P는 “브렉시트로 영국의 정책 구조가 덜 예상가능하고, 덜 안정적이고, 덜 효과적이 될 것”이라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 고조로 영국 정부의 약한 재정능력과 외부 자금조달 여건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피치도 이날 영국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 24일 ‘Aa1’인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 헤지펀드들은 파운드화와 FTSE 250 지수 종목의 약세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국제성을 띤 FTSE 100 지수와는 달리 FTSE 250 지수는 영국 국내 기업으로 구성됐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파운드화 매도는 공통적이다. 다들 필사적으로 대량 투매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1985년 이후 최저인 1.3118달러까지 급락했다. 투표 종료 후 이틀간 파운드화 가치가 14%나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1971년 포스트 브레턴우즈 체제 출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1992년 파운드 하락에 베팅해 10억 달러(약 1조 1728억원)를 벌었던 조지 소로스는 파운드화가 1.15달러까지 폭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지펀드 알제브리스의 알베르토 갈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운드화는 분명 훨씬 더 떨어질 것”이라며 “영국중앙은행(BOE)은 금리를 올릴 여력이 없고 외환보유액도 많지 않다”고 BOE의 파운드화 방어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시아 헤지펀드들도 영국 HSBC 주식에 대한 공매도(주식을 빌려 해당 주식을 내다 팔아 시세차익) 주문을 늘리는 등 안전한 베팅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HSBC 주식에 대한 공매도 규모는 46억 4000만 홍콩달러(7017억 5000만원)에 이른다. 총거래량의 30%, 6월 하루 평균 공매도 규모의 1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HSBC 하락에 베팅하는 것은 브렉시트로 해당 은행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는 탓이다. FT는 “영국과 관련된 것은 모두 판다는 공통적 흐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새누리·장애인단체 첫 정책간담회… 나경원 “국회 장애인특위 설치 검토해야”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28일 장애인단체들과 20대 국회 첫 정책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20대 국회에서 여야 3당 모두 장애인단체 몫의 비례대표를 등원시키지 못해 장애인 정책을 제안하고 추진하기 위한 통로조차 없어진 것이 아닌가 안타깝고 아쉬움이 컸다”면서 “간담회를 통해 장애계의 현안과 각종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어 “장애인 정책의 출발은 경청”이라면서 “장애인 정책을 공급자인 비(非)장애인 입장에서가 아니라 수요자 중심에서 마련해 장애인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장애인특별위원회를 설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등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새누리당에서는 나 의원과 김명연·송석준·김승희·김순례·김규환·성일종·송희경·이종명 의원 등 국회 보건복지위, 예산결산특별위, 산업자원통상위, 여성가족위, 국방위 등 각 상임위 소속 의원 9명이 장애인단체의 의견을 들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병돈 상임대표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안진환 상임대표는 장애인 맞춤형 지원서비스의 시범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점과 장애인 고용활성화 정책 등에 대해 장애인단체 측 의견을 전달했다. 이 밖에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청각장애인협회, 한국농아인협회,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등 장애계 대표들이 장애인가족 복지지원 문제, 특수교육 지원확대 문제, 일자리 문제 등 다양한 건의사항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 의원을 중심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은 각 단체의 건의사항에 대해 당 차원의 대책을 차근차근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장애인단체의 정책건의사항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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