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행정] 강북구 교육지원 예산 확대
강북구가 획기적 교육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교육지원 예산을 크게 늘리고 학교, 도서관도 설립하기 위해서다. 진학할 고등학교와 배울 학원이 부족해 학생 절반 이상이 다른 지역으로 통학하고, 진학률도 낮은 ‘교육변방’의 설움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이다.
●고교수 이웃 구의 5분의1에 불과
31일 구에 따르면 지역에는 고등학교가 5개밖에 없다. 영훈고, 신일고, 창문여고, 혜화여고, 성암국제무역고 등이다. 모두 전통명문 학교로 손색이 없지만, 숫자가 적은 게 문제다.
인접한 노원구에는 26개, 도봉구에는 13개 고교가 있는 것과 비교하면, 강북구에 사는 중학생들이 다른 지역의 고교로 통학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할 만하다.
현재 강북구에는 초등학교 14개, 중학교 12개가 있다. 결국 강북 학생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른 지역 고교로 통학하는 불이익을 겪는 셈이다. 또 노원의 은행사거리, 도봉의 쌍문역 주변처럼 ‘유명 학원가’도 없다. 자녀 교육 때문에 이사를 떠나는 학부모들을 막을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시내 9개 특목고 신입생의 출신 중학교를 파악한 결과, 노원구가 271명(12.1%)으로 가장 많았다. 도봉구도 118명(5.2%)으로 6번째로 많았다. 그런데 강북구는 44명에 그쳐 25개 자치구 가운데 19번째를 기록했다.
“우리 학생들이 미아리고개를 넘어 고생스럽게 통학하는 일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 김현풍 구청장의 고뇌에 찬 결단이 작용했다.
●미아뉴타운에 중고등학교 신설
강북구는 2002년에 한 푼도 책정되지 않았던 교육경비보조금을 올해 25억원으로 늘렸다. 강남구 등의 교육지원금이 100억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적은 액수지만 재정 규모를 감안하면 파격적인 지원액이다.
이 보조금은 학교에 체육공간을 마련(2억 6543만원)하거나 급식설비 개선(5억 5169만원), 교육정보화 지원(4억 1142만원), 지역사회 교육(3637만원) 등으로 쓰인다.
학생들이 제대로 된 학교시설에서 수업을 받아야 공부를 잘할 것이라는 순박한 학부모의 마음이 담겼다.
보조금은 초등학교 13개교(9억여원)와 중학교 12개교(6억 7888만원), 고등학교 2개교(5억 8878만원), 특수학교 3개교(1억 5974만원) 등에 골고루 나눠진다.
아울러 골조공사가 한창인 미아뉴타운(1만 3533㎡) 예정지에 ‘미양중학교’와 ‘삼각산고등학교’를 짓고 있다. 각각 내년과 2011년 3월에 첫 신입생을 받는다. 또 미아 6·7동에 명문사립고를 유치하기로 했다.
도서관이 없는 수유동에는 지상 5층 규모의 도서관을 짓고 있다.
김 구청장은 “교육기반이 튼튼하면 지역의 부동산 가격도 상승한다는 점에서 공교육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