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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운
    202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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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성폭행범도 훈장… 구멍난 서훈 대상 관리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살인범이나 성폭행 범죄자가 정부의 훈·포장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등 서훈 대상자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29일 행정자치부와 인사혁신처를 대상으로 감사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 21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훈장 등 8개 종류의 훈·포장을 받은 민간인 2만 6162명을 표본으로 범죄 경력을 조회한 결과 형사처벌을 받았는데도 관리 소홀로 서훈 취소 조치를 받지 않은 훈·포장 수상자가 40명, 49건이었다. 상훈법은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확인됐거나 국가안전에 관한 죄를 저지른 경우, 사형·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금고 형을 받았을 때는 서훈을 취소하고 훈·포장을 환수하도록 했다. 그러나 2000년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A씨는 4년 후 성폭행과 살인죄 등으로 무기징역형을 받았는데도 여전히 훈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2차례에 걸쳐 주거 침입, 강간 등의 범죄를 저질러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은 B씨에 대해서도 산업포장 취소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다. 사기죄로 징역 15년을, 횡령죄 등으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C씨는 체육훈장 맹호장, 체육훈장 청룡장 등 2개의 훈장을 유지했다. 살인·강도죄 등으로 국가유공자 등록은 취소됐는데 서훈은 유지하고 있는 군인 등 공직자도 3명이나 됐다. 대체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시상하는 기업인 대상의 훈·포장인 경우가 많았다. 감사원은 정기적으로 서훈자의 범죄 경력을 조회하는 한편 49건의 서훈을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이와 함께 인사혁신처가 공직 개방에 따라 실시하는 민간 경력자 채용에도 문제점이 노출됐다. 2013∼2014년 민간기업 등에서 ‘관리자급’으로 재직한 경력자 12명을 5급 공무원으로 채용했으나 이 과정에서 차장이나 과장을 무조건 관리자급으로 인정했다. 또 민간 증권사에서 팀원으로만 재직했던 2명은 정부 우정사업의 투자 담당 사무관에 임용됐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 등 5개 부처는 7개 직위에서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소속 공무원을 외부 임용자로 승진·전보 조치하기도 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개도국 소녀 돕기 등 5억弗 지원

    개도국 소녀 돕기 등 5억弗 지원

    정부가 개발도상국 소녀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소녀들의 더 나은 삶’ 구상을 포함한 국제 개발 협력 사업에 5년 동안 5억 달러(약 6195억원) 이상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지원하기로 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열고 ‘개발 협력 4대 구상 이행 마스터플랜’을 확정했다. 4대 구상은 ▲소녀들의 더 나은 삶 ▲모두를 위한 안전한 삶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 ▲아프리카 직업기술교육 및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교육 혁신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20년까지 5억 달러 규모의 ODA 재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올해는 이미 확정된 8000만 달러를 투입한다. 특히 ‘소녀들의 더 나은 삶’ 구상에는 총 2억 달러를 투입해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네팔,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모잠비크 등 개발도상국·저개발국 소녀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해 주기로 했다. 교재 보급, 교사 훈련 등의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 시설 건립을 지원하고 모자보건 사업 확대, 종합병원 건립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에티오피아, 가나, 페루 등 5개국을 대상으로 한 ‘모두를 위한 안전한 삶’ 구상에서는 감염성 질환의 예방·퇴치를 위해 보건 안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기구와 함께 백신 개발·보급 사업에 1억 달러를 투입한다. 또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 구상에는 2억 달러를 투입해 베트남, 콜롬비아 등 6개국에 정책 수립 역량 강화,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으로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지원한다. 정부는 또 유엔개발계획(UNDP) 등 5개 유엔기구, 세계은행 등 6개 국제금융기구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다자협력 추진 전략’도 의결했다. 우리나라는 일제로부터 해방된 1945년 이후 1970년대 말까지 ODA를 받았지만 1987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설립해 유상원조를 본격화했다. 이후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설립하면서 정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무상원조 및 기술 협력 업무를 통합했다. 1995년 세계은행(WB)이 우리나라를 ‘차관 졸업국’으로 선언하고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써 과거 최빈국으로 원조를 받기만 하던 나라에서 명실상부한 공여국으로 탈바꿈했다. 우리나라의 유상원조 규모는 2005년 7억 달러를 돌파했고 2010년 11억 7400만 달러, 2014년 18억 5000만 달러로 계속 늘고 있다. 2015년 원조 규모는 2조 3700억원(잠정), 올해 계획은 2조 4400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준 ODA 규모(1987~2014년)는 143억 달러로 우리가 받은 ODA 규모(137억 달러·1945~1995년)를 이미 넘어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적 원조 규모를 2010년부터 5년 동안 연평균 12%씩 늘려 왔다”면서 “2020년까지 원조 규모를 늘려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자전거 음주운전 땐 20만원 벌금… 119 사적 이용 땐 200만원

    자전거 음주운전 땐 20만원 벌금… 119 사적 이용 땐 200만원

    황 총리 “도시철도 사고 과징금 30배로” 자동차, 자전거도로 침범 때도 20만원 모든 자전거도로는 주차 금지구역 지정 자동차 운전자가 자전거도로를 침범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문다. 자전거 음주운전도 같은 금액의 처벌을 받는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국민안전 민관합동회의를 주재하고 실효성이 떨어지거나 불명확한 안전 관련 제재 규정 74개를 재정비하고 위반 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황 총리는 “하루 900만명이 이용하는 도시철도(지하철)가 잇따른 사고로 불안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도시철도 대형사고 발생 시 부과하는 과징금을 1억원에서 30억원으로 30배 상향하고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징계를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용자와 함께 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자전거도로 상의 사고를 막기 위해 모든 자전거도로를 주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강변의 경우 자전거의 속도가 시속 40㎞를 넘긴다”면서 “자전거 음주운전을 하는 노인들이 많은 시골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낚시어선 승객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으면 지금까지는 처벌 규정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실내사격장 관리자에게도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건축물 시공자가 안전사고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때 부과되는 벌금이 5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10배 상향되고 화물차 과적 운행에는 기존 범칙금(5만원) 외에도 벌점(15점)이 부과된다. 태권도장 등 체육시설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통학차량에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은 채 사고가 나면 영업폐쇄 처분을 받고 119 응급차량을 사적인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면 200만원의 과태료를 문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짜장면과 탕수육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짜장면과 탕수육

    짜장면은 마음 저편에 떠오르는 추억이다. 어릴 적 가족 외식 땐 이만한 맛이 없었고 학창 시절엔 친구들과 눈을 마주하며 웃음꽃을 피우게 하던 성찬이다. 중년이 되고도 그 느끼한 기름 맛이 가끔 생각나는 것은, 한국인의 ‘국민 음식’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탕수육 한 접시를 곁들이면 부러울 게 없다. 그러나 짜장면과 탕수육에는 중국인들의 고단한 역사가 담겼다. 짜장면의 유래를 따지다 보면 1882년 구한말 임오군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식 유신(維新) 움직임 탓에 형편없는 처우를 받던 조선군 병사들이 무장봉기를 하자 일본군은 유혈 진압을 했고, 이에 맞서 청나라 군대가 한반도에 진주했다. 이후 중국과의 교역이 크게 늘었는데, 주로 산둥 지역 상인들이 인천항을 통했다. 인천항에는 중국에서 온 일용 노동자들도 많았다. 이때 산둥식 된장을 밀국수에 간단히 비벼 먹는 음식이 등장한다. ●중국집 2만 4000여곳… 화교 500여곳 운영 산둥 출신 중국인의 음식점은 춘장에 물을 타서 푼 뒤 양파와 돼지고기 등을 넣고 단맛의 소스를 곁들인 짜장면을 탄생시켰다. 산둥 된장 본래의 짠맛을 줄이고 달짝지근하고 구수한 맛을 더했다. 그러나 중국 화교는 1940년대 최대 8만여명에 이르다가 남북이 분단되고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하나둘씩 한국을 떠났고, 1960~70년대에는 우리 정부가 그들의 재산권 행사를 의도적으로 제한하면서 눈물을 훔치며 돌아갔다. 또 1990년대에는 중국 인민국 수교와 대만의 국교 단절로 귀향 행렬이 계속된다. 중국인들이 떠난 음식점은 한국인들이 인수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중국집 2만 4000여곳 가운데 화교가 직접 운영하는 곳은 500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탕수육도 물고 뜯기는 19세기 제국주의 패권 다툼 시절에 탄생한 음식이다. 대영제국의 기세를 자랑하던 영국은 청나라에서 수입한 차와 도자기, 비단 등에 열광했다. 영국은 동양의 신기한 물건들을 수입하면서 매년 막대한 양의 은을 지불했으나, 나중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무역 적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녹말 등 입혀 튀긴 돈육 포크 쓸 수 있게 고안 그러자 영국 상인들은 몹쓸 꾀를 냈는데, 식민지 인도에서 재배한 아편을 귀해진 은 대신에 지불 대금으로 유통시킨 것이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백성들의 아편 사용을 금지시키고 영국 상인들의 아편을 압수해 불에 태웠다. 결국 영국과 중국 사이에 아편전쟁이 터졌고, 1842년 해전에서 패전한 중국은 강화조약을 통해 영국인들의 상주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땅에서 마치 주인처럼 굴던 영국 상인들은 중국의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불만이었고 젓가락을 쓰는 음식 문화도 마땅치 않았다. 눈치만 살피던 중국인들은 하는 수 없이 돼지고기를 한 입 크기로 썰어 간장, 생강, 후추 등으로 밑간을 하고 계란 흰자와 녹말가루를 푼 물로 튀김옷을 입혀 튀겼다. 소스는 녹말가루와 설탕, 간장 등을 푼 물에 버섯, 당근, 오이 등 채소와 식초를 넣어 만들었다. 탕수육은 ‘달고 신맛이 나는 고기’라는 뜻이다. 또 포크로도 충분히 찍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이후 탕수육은 일제강점기의 조선에도 전해져 고급 청요릿집에서 맛볼 수 있게 된다. 졸업식 날 어머니가 사주신 짜장면과 탕수육은 그동안 학교생활을 잘해줘 고맙고 기특하다는 애정이 담긴 부모님의 마음이다. kkwoon@seoul.co.kr
  • 개성공단 철수 기업 총 5500억 특별대출

    정부가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123개 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총 5500억원을 특별대출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정부합동대책반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4차 회의를 열고 철수 기업에 ▲남북협력기금 특별대출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중진기금) 특별대출 ▲국책은행 특별대출 ▲신용보증기금(신보)·기술보증기금(기보) 특례보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대출은 2013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당시 이뤄진 특별대출 3500억원보다 2000억원이 확대된 규모다. 대출 기간도 2013년엔 1년 만기에 그쳤으나 3년 이상으로 늘렸다. 또 대출금리도 남북협력기금 1.5%, 중진기금 2%, 국책은행 및 신보·기보 평균 3% 수준으로 시중금리에 비해 낮게 책정됐다고 정부 측은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남북협력기금에서 기업당 15억원, 최대 800억원을 대출해 준다. 중진기금으로 전체 철수 기업에 최대 1200억원을 대출한다. KDB산업·IBK기업·한국수출입 등 국책은행에서도 최대 3000억원의 운전·시설·수출자금을 대출해 준다. 정부는 아울러 철수 후 기업들의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 민관 합동 평가자문위원회가 조사 과정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기업에서 제출한 실태신고서는 회계법인에서 검증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외면받고 있는 변혁의 꿈/김경운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외면받고 있는 변혁의 꿈/김경운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고대 이집트 유물 가운데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은 화려한 형상과 당당한 눈매가 마치 영원히 살아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준다. 그러나 투탕카멘에겐 급격한 변화에 따르기 마련인 희생양의 슬픈 사연이 있다. 기원전 1300년쯤 선대 파라오인 아크나톤은 왕국의 수도를 테베에서 황무지를 일군 신흥 도시로 옮긴다. 또 모두가 섬겨야 할 신을 이집트 창세 신화의 아몬에서 태양신 아톤으로 바꾼다. 아크나톤은 이방인 아내를 무척 사랑하고 슬하에 두 딸을 두었다. 테베의 귀족과 사제 등은 모든 게 못마땅했다. 아크나톤은 신도시 완성 전인 30살에 원인 모를 이유로 죽었고, 아내는 슬퍼할 틈도 없이 둘째 딸의 어린 사위마저 잃는다. 첫째 사위인 투탕카멘만 남았다. 투탕카멘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귀족과 사제들의 등쌀에 떠밀려 다시 테베로 되돌아 갔고 이후 18살 나이에 황금 가면만 남기고 죽었다. 아크나톤은 기득권층의 지나친 권세가 싫어서 천도를 감행했을 수 있으나, 일반 백성들도 믿고 따르던 신앙마저 바꾸려던 게 저항을 부른 게 아닐까. 현 정부는 정책 발표 때마다 개혁, 혁신, 개선, 척결, 엄단 등 뭔가 바꾸겠다는 구호가 난무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3년 동안 정책으로 밀어붙였는데 뭐가 바뀌었나. 4대 사회 개혁, 공무원 인사 혁신, 규제 개선, 부패 척결에 이어 얼마 전엔 법질서 침해 사범에 대해 엄단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눈치 빠른 공무원이라면 ‘~개혁’이나 ‘~척결’ 등 기안서의 제목만 바꿔서 높은 분 책상에 두는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지금 서민들은 지쳐 있다. 힘겨운 생활고에 찌들린 것 같다. 자녀인 젊은이들은 취업난에 어깨가 한참 처졌다. 이젠 잘난 분들이 그냥 “나를 따르라”고 외칠 때가 아니라 그들을 슬며시 보듬을 때가 아닐까. 평생 전통시장에서 생선 좌판을 하며 수십억원대 재산을 모은 한 할머니를 TV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할머니는 성공 비결에 대해 “한 게 뭐 있어. 게으르지 말아야지”, “자존심은 버려야지”라고 말했다. 게으르지 않았다는 것은 단순히 일찍 일어나 부지런하게 움직였다는 게 아니고, 게으르지 않기 때문에 남들보다 최상급의 생선을 받아다가 단골에게 팔 수 있었다는 말 같다. 늘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다. 또 장사를 하면서 자존심을 버렸다는 것은 단순히 욕을 듣고도 속을 빼놓았다는 말이 아니라 손님들과 끊임없이 대화했다는 것이다. 내가 팔려는 생선을 부지런히 소개하고, 계절에 따라 손님이 원하는 생선 종류도 들어 보는 노력을 했다는 말이다. 공직 사회에 비춰 바꿔 말하자면 부단히 현실에 맞는 정책 개발을 하면서 정책 소비자인 국민과의 대화도 끊이지 않게 이뤄진 것이다. 할머니의 말 어디에도 “내가 파는 것이니까 그냥 먹어 둬”라는 말은 없다. 집권 4년차를 맞은 현 정부는 이런저런 부담이 클 것 같다. 역대 정부는 그런대로 정책적 성과를 낸 뒤 국민의 최종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현 정부도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또 어떻게 마무리할 지 고민하기 바란다. kkwoon@seoul.co.kr
  • 법무·방사청·안전처 업무평가 ‘미흡’

    법무부와 방위사업청, 국민안전처 등이 지난해 정부업무평가에서 ‘미흡’ 등급의 점수를 받았다. 반면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경찰청 등은 ‘우수’ 점수를 받았다. 국무조정실은 42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정부업무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국정홍보 부문에 기재부 등 장관급 기관 6곳과 경찰청 등 차관급 6곳에 대해 우수 등급을 부여했다. 반면 법무부 등 장관급 4곳과 차관급 4곳에 대해선 낙제 점수를 줬다. 평가 항목은 국정 과제 이행(50점), 규제 개혁(20점), 정책 홍보(20점), 정상화 과제 이행(10점), 기관공통사항(±10점) 등 5개 부문이다. 평가에는 분야별 민간 전문가와 정책수요자 603명이 참여했다. 특히 정책 홍보 항목이 높은 비중으로 신설되면서 국민 소통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은 평가 결과를 내놓으며 우수 기관에 대해 경제혁신과 4대 구조개혁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했고 업무 혁신으로 재정 절감과 국민 편익을 증진했다고 밝혔다. 또 핵심 분야 규제 개혁으로 경제활성화를 견인하고 규제신문고 등을 통해 규제 애로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가 지난해 정책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한 원인으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핵심 법안 입법 지연, 세계경제 침체, 청년 실업, 가계부채, 경제활성화 및 개혁법안 통과 지연을 꼽았다. 아울러 올해 정책 방침은 현장 중심의 정책과 홍보라고 밝혔다. 국민이 생활 속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우수 부처에 대해선 이달 중에 포상금이 일괄 지급되고, 평가 결과는 조직·예산·인사·보수 체계에 반영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뉴스테이 용적률 500%로 높인다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의 용적률이 300%에서 500%로 높아진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열고 주거환경개선 사업으로 200가구 이상의 뉴스테이나 공공건설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구역은 준주거지역으로 보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이 구역의 용적률은 준주거지역의 기준에 맞춰 500%까지 높일 수 있다. 주거환경개선 사업은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된 주거 지역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정비사업이다. 기존 주거환경개선 사업의 공동주택 용적률은 일반주거지역(3종 주거지역) 기준인 300%까지 가능했다. 정부는 또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고층에 거주하는 입주민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옥상 출입문에 성능 인증과 제품 검사를 받은 비상문 자동개폐 장치를 설치하도록 했다. 자동개폐 장치는 평상시에 문을 닫아 놓더라도 비상시에는 화재감지기를 통해 자동으로 열린다. 아울러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내년까지 지방세 감면율을 국세 수준인 15% 이하로 축소하기로 했다. 올해 지방재정은 사회복지 수요 급증, 자치단체 기능 지속 확대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지만 여전히 하반기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 세입 증가율 정체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지방세 감면 가운데 취약계층·서민생활에 대한 세제 지원, 경제활력 제고 또는 고용창출을 위한 세제 지원은 지속하기로 했다.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감면대상 지방세는 10개 분야, 180여건에 2조 1000억원 규모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소비자 권익·건강·민생경제 침해 행위 엄단한다

    소비자 권익·건강·민생경제 침해 행위 엄단한다

    아파트 옵션계약 등 불공정 약관 개선… 공기업 부패·법조 비리 집중 단속 ‘5대 금융악’ 지속 척결·새 수법 차단도… 관련 장·차관 회의 매월 열어 실적 점검 A씨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필요 없는 시스템에어컨을 분양사에 떼어달라고 요구했다가 설치비 등 제반 비용 487만원의 20%인 97만원을 위약금으로 물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처럼 원하지 않는 약관상의 피해로부터 소비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민생경제 안정과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 등에 엄정 대처하는 ‘법질서 확립’을 새 정책 과제로 삼았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법질서·안전 장관회의를 열고 관련 부처별로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부정부패를 근절하는 19개 과제를 선정했다. 회의에는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 민생 관련 법 집행과 관련된 8개 기관이 참석했다. 국무조정실은 부처별 정책 과제를 조율하고 추진 실적을 점검한다. 총리 주재로 법질서에 관련된 장·차관 회의가 매월 열리게 된다. 이로써 내각의 의사결정 과정은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정점으로 경제 관계 장관회의, 사회관계 장관회의, 법질서 관계 장관회의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정부는 올해 ▲소비자 보호 ▲국민 건강 ▲민생경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부정부패 척결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법무부는 공기업 등의 비정상적 관행, 주가 조작 등 자본시장 교란 범죄, 불법적인 법조 브로커 비리 등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증권·금융 범죄로 얻은 수익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환수한다. 공정위는 아파트 옵션 상품 계약서, 해외구매·배송대행 표준약관 등 소비자 피해가 빈번한 불공정 약관이나 부당 광고를 집중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취소 시점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항공권 구매 약관에 대해서도 개선을 추진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해 마련한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불법 사금융·불법 채권 추심·꺾기 등 금융회사의 우월적 지위 남용이나 보험사기 등 민생을 침해하는 ‘5대 금융악’을 지속적으로 척결하면서 신·변종 사기 수법을 차단하기 위한 보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5일 금감원은 불법금융대응단을 신설해 5대 금융악을 이전보다 더 효과적이고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이른바 대포통장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불법 사금융 피해자를 위한 대응 요령과 소송 지원 매뉴얼을 발간하기로 했다. 권익위는 고위 공직자 가족의 경우에는 특별채용이나 수의계약을 제한하고, 직무 관련 외부 강의에 대한 대가 상한 기준을 명시하기로 했다. 또 민간 부문에 대한 청탁금지 조항을 신설하는 등 공무원 행동강령 행위 기준을 보완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젓갈과 스시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젓갈과 스시

    우리의 젓갈, 식해가 일본의 스시(초밥)와 한 뿌리에서 나온 음식이라는 사실을 말하려면 2000여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젓갈과 스시는 강이나 바다를 끼고 풍요롭게 살아가던 옛 해양 민족의 고급스런 먹거리였다. 기원전부터 인류는 상하기 쉬운 생선을 되도록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했다. 그 결과 생선을 소금으로 절이는 염장법을 발견한다. 소금은 생선의 단백질이 필수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 것을 도와주는데, 이런 발효와 더불어 저장 기간도 늘려 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소금은 워낙 귀한 식재료여서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구려 광개토태왕이 북몽골의 거란족을 친 이유나 로마제국이 다키아(루마니아 일대)를 정복한 것도 그들의 거친 땅에 자연이 선물한 소금 광산을 손에 넣으려는 데 있었다. 소금 광산이 있는 곳은 아주 오래전 바다였다. 다행히 조수 간만의 차이가 큰 한반도의 서해 주변이나 중국 산둥 지역에는 소금이 풍부했다. 영산강과 금강을 중심으로 젓갈 문화가 발달한 이유다. 한나라 무제가 한때 강성했던 동이(東夷)족을 추격해 산둥에 이르렀을 때 어디선가 좋은 냄새가 나서 찾아보니, 동이족이 생선을 소금에 절여 흙으로 덮어 둔 젓갈 항아리를 발견했다는 기록이 있다. 짭조름한 감칠맛의 대표적인 젓갈에는 황석어젓 등 생선 젓갈 외에도 새우젓, 조개젓, 어리굴젓, 명란젓 등이 있다. 이탈리아의 안초비는 청어 액젓의 일종이다. 남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일본 규슈, 오키나와, 인도네시아 등 고대 해상 교역이 활발했던 곳에서도 소금은 귀했다. 그래서 소금을 대체할 만한 것을 찾았는데 그게 밥이다. 밥알은 소금보다 부패 억제 등 효능이 떨어졌지만, 그런대로 훌륭한 발효 촉진제다. 갓 잡은 생선의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한 뒤 밥알을 눌러 채우는 것이다. 이게 세월이 흘러 일본의 후나즈시(붕어 초밥)와 라오스의 쏨빠, 태국의 남플라 등이 된다. 또 우리 동해 지역에서 발달한 식해도 곡물을 이용해 삭힌 젓갈의 변형이다. 백제의 영향권인 일본 규슈와 간사이(관서) 지역에서도 후나즈시는 귀족만 즐길 수 있던 고급 음식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스시다. 더 쉽게 만들고 빨리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납작해지는 것을 빨리 맛보려고 절인 생선을 작은 상자(하코)에 넣어 손으로 눌렀다. 교토나 오사카의 명물인 하코스시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일본의 스시는 17세기 초 교토 등을 근거지로 했던 오다 노부나가 등 백제계 세력이 몰락한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신라계가 득세하자 도쿄(관동 지역)에서 또 한번의 변신 기회를 맞는다. 교토의 하코스시 맛을 잊지 못하지만 바빠서 엄두를 내지 못하던 도쿄 젊은이들에겐 재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스시가 필요했을 것이다. 연안 도시인 도쿄에 풍부한 날 생선에다 한 움큼의 밥을 싸서 먹기는 했는데, 날것의 독성을 제거하려고 식초와 녹색의 와사비(고추냉이 뿌리) 소스를 함께 먹었다. 겨자는 고추냉이의 씨로 만든 노란색 소스다. 생선을 오랫동안 먹기 위해 밥으로 삭힌 음식이 어느 순간 시큼해서 자꾸 당기는 초밥을 신선한 생선회에 싸서 먹는 음식으로 바뀌었다. 젓갈과 스시에 오랜 음식 문명사가 서려 있다. kkwoon@seoul.co.kr
  • 개성공단 철수 기업 대체부지 지원

    세무조사 중단… 보험료 감면 정부가 개성공단 철수 기업에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인원을 늘리고 대체 부지의 임대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세무조사도 당분간 중단한다. 개성공단 정부합동대책반은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3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123개 철수 기업들은 올해 규정에 따라 할당된 외국인 근로자 허용 인원의 40%까지 더 고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전국 지식산업센터의 유휴공간에 대체 공장을 짓기를 원하는 기업은 임대료를 1년간 면제받고 추가로 2년간 50% 감면받는다. 신속한 공장 설립을 위해 관할 시도와 함께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활용한 지원 방안도 준비됐다. 이로써 기업 규모에 따라 중소기업은 입지 매입비 30%와 설비투자비의 14%를, 중견기업은 입지 매입비 10%와 설비투자비 11%를 지원받는다. 전국에는 14개 지식산업센터가 운영되고 있고, 수도권에서는 37곳, 비수도권에서는 19곳의 공장 부지에 대해 즉시 임대가 가능하다. 아울러 정부는 철수 기업에 대한 고용·산재보험을 6개월 동안 30% 감면하고, 근로자의 건강보험을 6개월간 50% 감면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납부도 1년 동안 미뤄진다. 특히 철수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원칙적으로 중단하고, 이미 조사가 진행 중인 경우도 연기 또는 중지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그동안 현장 방문 및 상담을 통해 기업들이 제기한 291개 애로사항 가운데 133건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은 우리나라 산업 개발기에 경제정책을 입안한 전문가다. 경제기획원 사무관에서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거쳐 무역협회장에 취임한 지 오는 26일로 1년을 맞는다. 50년 가까이 한국 경제의 발전과 변화를 지켜본 경제·산업계의 원로가 세계 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 수출의 부진, 경제 도약의 한계론 등에 대해 긍정적인 진단을 내리는 게 반갑다. 18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무역센터 50층 사무실에서 김 협회장을 만났다. →본론에 앞서 개성공단에서 우리 기업들이 철수한 것에 대한 입장은. -기업들의 피해 상황이 안타깝다. 북한은 세계 평화와 한반도 긴장 완화 기조에 역행함으로써 국제적 고립을 스스로 재촉했다. 하루빨리 공단이 정상 가동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정부도 지원에 최선을 다하길 기대한다. →수출이 구조적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있는데. -1월의 전체 수출 증감률이 전년 동월에 비해 -18.5%로 악화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금액이나 물량이 줄고 있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고, 그에 비하면 우리는 상당히 선전한 그룹에 속한다. 수출 총액이나 물량보다 이익이 얼마인지 부가가치는 어떤지 등을 따지는 게 더 중요하다. 경제 상황은 늘 꿈틀대기 때문에 순환적 시각보다 구조적 관점에서 평가하는 게 옳다. 그런 점에서 지금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다만 위기 극복에 필요한 변화를 위해선 기업이 먼저 나서야 한다. 과감한 혁신을 통해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 기업은 과거 수출 경제를 일군 기업가정신에 더해 ‘글로벌 기업가정신’으로 재무장하고 정부는 기업 환경을 자유롭고 유연하게 뒷받침해 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산업 경제의 기반마저도 주저앉고 있는 것 아닌가. -세계 경제의 침체기에는 우리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를 이미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우선 어떤 나라보다 고급 교육을 받은 우수한 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경제 여건이 곧 활성화되면 이들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둘째, 우리의 현재 산업 인프라가 별 게 아니라고 여길 수 있는데, 세계는 우리를 부러워한다. 탄탄한 국가 기반산업을 바탕으로 앞선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해 융·복합 산업에 박차를 가한다면 우리는 한참 더 잘 먹고살 수 있다. 셋째,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이 제조업의 40% 수준에 그치고 있으나 이를 60~70%까지 끌어올린다면 재도약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 아닌가. -서비스 산업의 경우 이미 한류와 문화 콘텐츠의 활발한 수출을 지켜보고 있지 않나. 한반도 주변에는 반경 2000㎞ 이내에 인구 100만명의 도시가 147개나 있다. 지정학적 장점을 살려 고부가가치의 전시 산업 등을 육성할 수 있다. 코엑스의 경우 30여년 전에 지어져 급증하는 마이스(MICE) 산업의 수요를 충족할 전시공간이 절대 부족하다. 따라서 경제성장률 2~3% 등락에 노심초사하지 말고 우리의 잠재적 발전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이를 발현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은 끊임없이 혁신하고 정부는 기업을 믿고 지원하며 사회는 기업 활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꿔 준다면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수출입 의존도가 큰 중국의 저성장에 대한 우려도 크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총수출의 4분의1을 웃도는 상황에서 1월 수출이 21.5% 감소했다. 또 중국 경제의 현실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가 위기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금융 전문가인 조지 소로스의 경우는 중국이 이미 경착륙을 하고 있다는 비관론을 편다. 중국은 체제 특성상 정부 주도로 산업 발전을 진행했고 세계는 이를 신뢰했다. 그게 무너지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는 위험한 것이다. 속단은 금물이고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 중국과 인도는 우리 자신을 위해 계속 함께할 비즈니스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그럼 중국 시장을 대할 때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지 않은가. -정확한 지적이다. 우리가 고급 제품을 수출하고 그들의 값싼 생활용품을 수입하던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국은 이제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국제적 시장이다. 특히 14억명 인구 모두가 소비하는 그들의 내수 시장을 노려야 한다. 현재 중국 소비 시장은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조금 넘을 뿐이어서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베이징, 상하이에 이어 지난달 쓰촨성 청두에 지부를 개설했다. 내수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가 썩 괜찮았다. 무역협회가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할 계획이다. →젊은이들은 극심한 취업난, 중소기업은 만성적 구인난을 겪는다. -인생 후배들에게 할 말이 많다. 그전에 먼저, 나는 어릴 적 책을 무척 많이 읽었다. 학창 시절의 독서가 나중에 사고력, 표현력, 문장력 등에 큰 도움을 준다. 초등학교 때 10권짜리 삼국지(삼국지연의)를 세 번 완독했다. 집안이 가난해 책을 살 돈은 없었고, 늘 책방 한쪽에 쪼그려 앉아서 외우다시피 읽었다. 중고생 땐 몰래 수업 중에도 작가 박종화의 작품 등 당시에 나온 역사 소설을 다 봤다. 대학에 와선 ‘적극적 사고방식’(노먼 빈센트 필 지음)이 큰 감명을 주었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를 고민하던 시기에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부정적인 것과는 엄청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작품이다. 긍정적 사고를 위해 ‘왜 내 주변엔 좋은 사람(일)이 없을까라고 고민하는 것보다 내가 좋은 사람(일)의 주변에 있자’라고 결심했다. 시간이 지나면 기대한 결과가 나온다. →그런 위로가 당장 힘든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요즘 금수저, 흑수저라는 말을 들었다. “지금은 옛날과 다르다”라고 말하는 아내와도 논쟁을 하곤 한다. 과연 그럴까. 자신이 성공하는 줄에 설 것인가, 실패할 줄에 설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기 바란다. 어떤 조직에도 ‘30%룰’이 적용된다고 하더라. 즉 30%만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는 그냥 제 밥값만 하거나 그것마저도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 열심히 하는 30%만 데리고 조직을 꾸리면 어떨까. 다시 그 가운데 30%만 일하고 나머지는 따라만 간다. 나머지가 무능하다는 말이 아니다. 함께 가야 할 구성원이다. 다만 언제든 상위 30%에 머물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다. 이에 더해 눈을 좁은 국내에 머물지 말고 해외로 돌리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30년 공직과 20년 기관장을 거치며 공무원 후배들에게 해줄 말은. -국가 운명을 좌우한다는 데 자긍심을 갖고 긍정적 사명감을 잃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50년 전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을 당시엔 여러 가지 기회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때 월급으론 도저히 가정생활을 꾸릴 수 없어서 주말에 학원 강사를 하며 돈을 벌었다. 지금은 그런 정도가 아니지 않은가. 편하게 살면 자기의 능력을 검증할 수 없다. 겁내면 숨은 능력이 발휘될 기회가 없다. 똑똑하다는 공무원만 모였다는 경제기획원도 30%룰을 적용받더라. 배에 힘을 주고 긍정적으로 행동하라. →좋은 말씀 많이 하셨는데, 좌우명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등을 늘 되새긴다. 집안의 가훈은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내가 무엇으로 보답할까’이다. →건강해 보이는데, 비결은. -1980년대 정부과천청사 시절부터 간단한 아침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닌다. 아내에게 고마울 뿐이다. 지금도 출근길 차 안에서 도시락을 먹고 사무실에 도착하면 가벼운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비결은 우선 건강한 신체를 물려주신 부모님 덕분이고 잘 먹고 적당히 운동하는 것 그리고 매사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대하는 것이다. 사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김인호 무역협회장은 ▲경남 밀양(74)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미국 시러큐스대(MBA) ▲행정고시 4회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장·경제기획국장·차관보 ▲환경처 차관 ▲한국소비자보호원장 ▲철도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대통령 경제수석 ▲중앙대·세종대 출강 ▲중소기업연구원장
  • 항공분야 R&D 355억 예산 낭비

    비용 과다 투입·사업도중 포기…감사원, 20건 적발·3명 징계 요구 국토교통부가 항공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면서 효용성이 떨어지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막대한 예산을 낭비한 사실이 감사에서 지적됐다. 감사원은 18일 국토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등에 대해 ‘항공안전 기술개발·시스템 구축 실태’를 감사한 결과 20건의 문제점을 적발하고 공무원 등 관련자 3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이번에 지적한 예산 낭비 규모는 모두 355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항공기 운항편수와 공항 이용자가 2008년에 비해 2014년 각각 33.7%, 53.2%가 증가하자 외국 기술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항공 장비와 기술, 설비, 시스템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관련 예산은 같은 기간에 168억원에서 37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토부 등은 치밀한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는 바람에 항공기 ‘정비신뢰성 관리 프로그램’의 경우 적정한 개발원가가 12억원인데도 34억원이나 투입했다. 게다가 개발 이후 8개 항공사 모두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다. 또 ‘차세대 지능형 공항 시스템’의 경우 개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인 검토를 거치지 않아 연구비 18억원을 들인 상태에서 사업을 중단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농어촌 개발사업 인건비 착복 무더기 적발

    농어촌 개발에 관여하는 공기관 직원들이 중앙정부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관행적으로 인건비 등을 착복하다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17일 한국농어촌공사와 산하인 농어촌연구원, 새만금사업단에 대해 감사한 결과 26명의 비위 행위자를 적발하고 파면 9명, 해임 1명, 정직 2명, 경징계 이상 3명 등 15명에 대한 징계를 소속 기관에 요구했다. 징계시효가 지난 11명에 대해서는 인사 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 특히 감사원은 이들 26명 가운데 비위 금액이 500만원 이상인 17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농어촌공사의 경기·전남·경북 등 9개 지역본부의 직원 20명은 지하수영향조사 등 111개 사업을 하며 일용직 인부 274명을 허위로 등록한 뒤 인건비 3억 9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주변에 있는 취업준비생 등의 명의로 통장을 만든 뒤 꼬박꼬박 입금되는 인건비를 본인은 물론 명의자, 직속 과장·차장 등과 나눠 가졌다. 경남·충남본부는 79개 수탁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당한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특정 업체들에 사업을 재위탁하고, 이들 업체가 등록한 263명의 허위 인부에게 7억 2000만원의 인건비를 지급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밝혀진 허위 인부가 모두 537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바가지 택시요금 3진 아웃제’ 시행

    위반지수 3단계 땐 사업 면허 취소 차내 운전자격 증명서 게시도 강화 상습적으로 바가지요금을 받는 택시 운전사에게 ‘3진 아웃제’가 적용된다. 정부는 1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일반택시(법인·개인) 운전사가 부당한 요금을 받은 규정 위반 횟수를 3단계 지수로 평가해 처벌을 강화하는 택시운송사업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법인택시 운전사가 부당한 요금을 받다가 적발돼 ‘위반지수 1’에 해당되면 소속 택시 회사에 대해 사업 일부 정지 60일, 지수 2에 해당되면 감차 명령, 지수 3에 해당되면 사업 면허에 대한 취소 처분이 내려진다. 개인택시 운전사(대리운전사 포함)는 위반지수 1일 때 사업 면허 정지 60일, 2일 때 정지 90일, 3일 때 사업 면허 취소 처분을 받는다. 기존에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취객 등에게 상습적으로 바가지요금을 받았을 때 최장 사업 면허 정지 180일 처분만 내려졌다. 또 운전사가 택시 안에 운전자격 증명서를 게시하지 않으면 부과되는 과태료를 1회 위반 때 10만원, 2회 때 15만원, 3회 때 20만원 부과하기로 했다. 게시 방법은 꼭 종이가 아니더라도 전자 매체 등도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는 아울러 소비 활성화를 위해 승용차·오토바이·캠핑카·전기차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을 물품 가격의 1000분의50에서 1000분의35로 인하하는 한시 법령을 올해도 연장해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 1월 1일 이후 출고된 차량부터 무기한 적용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남북경협 보험금 지급 한 달로 앞당긴다

    정부가 개성공단의 123개 철수 기업에 대해 금융 지원과 경영 안정 등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12~13일 철수 기업 모두에 대한 현장 면담을 통해 수렴된 애로 및 지원 요청 사항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남북협력기금에서 대출을 받은 기업은 원리금은 물론 이자까지 1년간 상환 유예를 받는다. 남북경제협력보험에 가입한 110개 기업은 보험금 수령 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받는다. 정책금융기관의 외화 송금 및 신용조사 수수료도 면제된다. 정부는 또 장년 인턴을 고용했을 때 적용받는 급여 요건을 최저임금의 110%에서 최저임금 이상으로 부담을 완화했고,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고용센터를 통해 우선적으로 취업 상담과 고용, 직업훈련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국내에 대체 공장을 원하는 기업에는 지식산업센터의 유휴 공간을 우선 배정하고 산업단지공단이 운영하는 공동물류센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로 했다. 철수 기업이 정부 입찰에 참여할 땐 1년 동안 평가상의 가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정부 “긴급 경영안정자금·대출 만기 연장” 기업 “미흡… 지원 아닌 직접적 보상 해달라”

    정부 “긴급 경영안정자금·대출 만기 연장” 기업 “미흡… 지원 아닌 직접적 보상 해달라”

    대출금 상환·공과금 납부 유예 110개社 보험금 지급 착수 6개월간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피해 추산 힘들어… 생계대책을” 정부가 개성공단의 123개 철수 기업에 대해 대출 상환 유예와 국세·지방세 납기 연장,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등 경영안정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개성공단 정부합동대책반은 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대한 긴급 지원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 지원책은 크게 ▲정책자금 지원 ▲세제·공과금 지원 ▲고용 안정 ▲정부 조달에 관한 긴급 지원 등으로 나뉜다. 우선 남북협력기금에서 대출을 받은 기업은 원리금 상환의 유예 및 만기 연장을 받는다. 철수 기업 가운데 남북경제협력보험에 가입한 110개 기업에 대해선 보험금 지급 절차에 착수했다. 보험금은 총 2850억원으로, 기업당 투자손실액의 90%까지, 평균 70억원 정도 보상받을 수 있다. 또 신용·기술 보증에 대해 전액 만기를 연장하고 보증 연장 시 우대수수료(0.5%)를 적용하기로 했다.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에는 국책은행을 통해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민간 은행으로 하여금 이들에게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대출 상환을 유예하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3월 법인세와 4월 부가가치세 등 국세와 지방소득세의 납기를 최대 9개월~1년 연장하고, 전기요금 등 공과금 납부도 유예한다. 또 기업 또는 근로자가 휴업·휴직할 경우 하루 4만 3000원 한도에서 최대 180일간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한다. 사회보험료 납부 기한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철수 기업이 임금을 체불하면 사업주 융자 제도 또는 근로자 융자금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입주기업 가운데 정부 조달기업이 납기 연장을 요청하면 이를 즉시 받아들이고 지체 보상금 등 각종 제재를 면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날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 주관으로 ‘현장기업지원반’과 ‘기업전담지원팀’을 각각 운영하기로 했다. 123개 철수 기업에 대해 1대1 맞춤형 지원팀을 꾸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업별 애로 사항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서다. 다만, 철수 기업들이 원하는 직접적인 보상금 지급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협회는 결의문에서 “남북한 정부 당국은 입주 기업의 생존을 위해 원부자재, 완·반제품 등을 반출할 수 있도록 기업 대표단의 방북을 허용하고 개성공단 종사자들의 생계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기섭 협회장은 “이번 정부 대책은 2013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때의 대책과 같은 데다 미흡한 수준”이라면서 “설비 투자와 원부자재 손실, 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배상 등 현재 피해액 추산 자체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와 기업, 회계법인 등으로 구성된 피해조사팀을 만들어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손실 규모를 조사하도록 정부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일자리를 잃게 된 직원들의 고용은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청어와 과메기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청어와 과메기

    30여년 전 동해서 사라졌다가 최근 돌아와 청어가 돌아왔다. 겨울철 우리 몸에 좋은 영양 덩어리이기 때문에 청어의 귀환이 반갑다. 동해에 아주 흔했던 청어가 30여년 전 갑자기 사라졌다가 2~3년 전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비타민·단백질·DHA 등 풍부… 숙취 해소 청어가 가출한 사이에 과메기 자리는 사촌 격인 꽁치가 대신했다. 청어는 단순히 고소한 맛의 등푸른생선만이 아니다. 16세기 유럽의 ‘대항해 시대’에 역사의 한 장면을 바꾼 일도 있다. 청어는 북해와 태평양 북서부 해역에서 떼를 지어 돌아다니는 회귀성 어종이다. 찬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에 동해에는 겨울에 모습을 보였다가 날씨가 풀리면 북쪽으로 이동한다. 청어는 갓 잡아 활어회로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뼈째 썰어서 미역, 무, 양파 등과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리면 이른바 막회가 된다. 구이와 찜, 조림, 찌개는 기본이고 전 부침에도 쓰인다. 또 꾸덕꾸덕 말린 과메기 외에도 고춧가루 뿌린 밥을 청어 뱃속에 넣고 삭힌 식해도 별미라고 한다. 비교적 씨알이 굵은 편인 청어알로는 젓갈도 담근다. 특히 아이를 출산한 산모가 멥살과 함께 쑨 청어죽을 먹으면 모든 병이 없어진다는 옛말도 있다. 그야말로 청어의 무한 변신이다. 이처럼 청어가 각광받는 이유는 단백질과 아미노산, 비타민, 칼슘, 철분 등이 고루 들어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좋게 한다는 DHA, EPA가 많고 숙취 해소에 특효 성분인 아스파라긴산도 콩나물처럼 풍부하다. ●부엌 창밖 솔향기·해풍에 말린 과메기 진미 과메기는 경북 영일만의 찬바람과 쨍한 햇볕이 밤낮으로 반복되는 환경에서 야들야들하게 말려진다. 겨우내 한데의 덕장에서 단련되는 황태와 달리 예전엔 부엌문 밖 처마 밑에 거꾸로 매달렸다. 어머니들은 아궁이 땔감으로 주로 솔가지를 썼는데, 매서운 바람에도 매캐한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부엌의 작은 창을 열어 두었다. 그 창밖에 청어를 걸어 둔 것이다. 훈훈한 솔가지의 향이 차가운 해풍과 어우러져 과메기에 배면서 진미가 탄생한다. ●청어 과메기 꽁치보다 기름져… 감칠맛 청어 과메기는 꽁치보다 약간 더 비릿하지만 살집이 두툼하고 기름져 감칠맛을 낸다. 반면 꽁치 과메기는 더 부드럽고 촉촉한 맛을 낸다. 식성에 따라 꽁치 과메기가 더 낫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옛 네덜란드에서는 거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 북해의 청어잡이였다. 차가운 북해에선 청어가 여름철에 잡힌다. 네덜란드는 그물만 내리면 잡히는 청어를 소금에 절여 주변국은 물론 아프리카에도 수출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 포르투갈이 남쪽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 아시아와의 향신료 무역으로 국부를 축적하자 후발 주자로 나선 스페인은 서쪽 항로에서 신대륙을 발견하는 ‘대박’을 터뜨린다. 애써 무역을 한 게 아니라 신대륙의 금과 은 등을 아예 약탈한 것이다. 그 틈에 네덜란드는 아메리카 대륙을 오가는 최대 부국 스페인을 상대로 식민지를 자처하며 선박을 수리하고 금융업을 했다. 하지만 스페인이 방만한 국가 경영으로 몰락의 조짐을 보이자 재해권을 둘러싸고 앙숙이었던 영국의 엘리자베스1세를 끌어들여 독립운동을 했다.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영국이 물러나자 그동안 익힌 선박 제조와 수리 기술로 실용적인 범선을 만들어 직접 아시아 원정에 나섰다. 이는 동인도회사 설립과 일본의 근대화로도 이어진다. 숨 가쁘게 진행된 근세 유럽사와 오늘날 부유한 네덜란드의 배경에는 청어가 있었다. kkwoon@seoul.co.kr
  • 황 총리 “안보 현실 엄중…내부 단합 무엇보다 중요”

    황교안 국무총리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성공단 중단과 관련한 긴급 장관회의에서 “이럴 때일수록 우리 내부의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황 총리는 “우리가 처한 안보 현실은 매우 엄중하며 앞으로도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핵을 포기시킬 수 없고 북한의 변화도 없다는 점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정부는 도발의 악순환을 끊고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를 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당시 공단에 있는 우리 국민은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었다”며 “정부로서는 최우선적인 과제를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환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황 총리는 “2013년 북한은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근로자를 모두 철수시키고 공단 출입을 제한하면서 한 달 동안 우리 국민 7명을 볼모로 삼고 음식물과 의약품 전달마저 거부했다”며 “당시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전 귀환을 위해 피 말리는 노력을 한 바 있다”고 돌아봤다. 또 “북한은 지난 11일 오후 5시가 다 돼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30여분의 시간밖에 주지 않고 개성공단 폐쇄와 동결, 그리고 우리 인원 전원을 추방하며 개인 물품 이외 어떠한 것도 가져 나갈 수 없다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을 강압적으로 통보해 왔다”고 비판했다. 황 총리는 이어 “앞으로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해 신속한 지원을 한다는 방침 아래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세심하게 청취하고 기업별 사정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국무회의 의결 민생 관련 주요 법령] 업무용차량 비용 인정 年1000만원 제한

    정부가 과세 기준을 강화한 반면 취약계층의 세 부담은 다소 줄였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업무용 임대 차량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업무용 차량에 대한 비과세 허용 기준을 연간 1000만원으로 제한했다. 그 이상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려면 주행 일지 등을 작성해야 한다. 또 가구, 안경 소매업 등에서 건당 거래액이 10만원 이상일 경우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했다. 안경점의 현금영수증 발급은 이번 연말정산부터 허용된다. 유가증권 시장(비상장 주식 포함)에서 양도차익 과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의 범위를 ‘지분율 2% 이상 또는 시가총액 50억원 이상’에서 ‘지분율 1% 이상, 시가총액 25억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지분율 4% 이상에서 2% 이상으로, 시가총액 40억원 이상에서 20억원 이상으로 낮췄다. ‘주식 부자’들의 과세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그러나 청년을 상시 근로자로 채용한 기업에 대해선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 과정 때 15∼29세 근로자의 근로소득 증가액에 1.5배 가중치를 부여해 과세 대상 소득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낮췄다. 농어민이 민박, 음식물 판매, 특산, 어로, 양어 활동 등으로 벌어들인 소득의 비과세 한도를 연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정부는 연극과 무용 공연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을 위해 국제경기대회를 부가세 감면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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