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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운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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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국대 학보에 공비 옹호 기사

    ◎“불쌍한 공비아저씨 무사히 탈출하세요”/수배중 한총련 간부 기고·인터뷰도 실려 수사 동국대 학보에 무장공비를 옹호하는 내용과 수배중인 「한총련」의 유병문 조국통일위원장(동국대 학생회장)의 기고문,박병언 서총련의장(연세대 총학생회장)의 인터뷰기사가 게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동국대 10월7일자 학보의 이적성여부 등에 대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학보에는 「소나기」라는 고정란에 「불쌍한 공비아저씨 죽지 말고 무사히 탈출하세요」「수색하는 국군도 도망다니는 공비도 불쌍한 한민족」「남북한 모두에 빠떼루를 줘야 된다」 등이다. 「북에 있는 우리간첩(?) 몸 건강하시기를 빕니다」「최신식 총으로 같은 인간인 북한군을 잡고 있는 군인을 람보처럼 보고 있는 무지한 TV watchers」「불쌍한 무장공비들 고생하네」 「죽어간 전우에게 애도를」「잘 짜여진 한편의 시나리오를 보는 듯하다」 등의 내용도 있었다. 수배중인 서총련의장 박군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면서 『연세대사태에서는 우리가 옳았다고 역사가 평가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김경운 기자〉
  • 불법무기 자진신고 접수/15일부터 새달 15일까지

    경찰청은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한달 동안을 불법무기 자진신고 기간으로 정하고 신고를 하지 않은 불법소지자는 엄중처벌키로 했다. 경찰은 이 기간동안 자진신고를 하면 불법소지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으며 대리신고,익명신고,우편신고 등도 접수키로 했다.〈김경운 기자〉
  • 북 「보복팩스」 24건 전송

    경찰청은 무장공비 소탕작전과 관련,북한이 보복을 경고하는 내용의 팩스가 모두 24건 전송됐다고 6일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이름의 팩스는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보일러대리점을 시작으로 전·현직 국회의원 사무실 7개소,광주 동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부산 전국연합사무실,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경기지부 등에 전송됐다.〈김경운 기자〉
  • 구형 면허기능시험 오늘 원서접수 마감/연말까지 응시 가능

    ◎불합격땐 신형코스 경찰청은 구형 운전면허 기능시험 원서접수를 7일로 마감한다. 경찰은 코스와 주행이 분리된 구형 기능시험은 2종면허의 경우 이미 마감됐고 서울 강서 및 인천,전남 등 3개 시험장에서 이날까지 추가원서를 접수한다.원서를 제출한 응시자들은 오는 12월 31일까지 구형코스에서 시험을 볼 수 있으나 불합격하면 내년에 신형코스로 다시 응시해야 된다. 코스시험에 합격하고 주행시험만 불합격했으면 97년까지 신형코스에서 굴절 및 곡선,방향전환 등 3개항을 제외한 기능시험을 치를수 있다.〈김경운 기자〉
  • 칠성산·휴전선 공비수색 계속/비트추정 구덩이는 도굴꾼 소행

    【강릉=조성호·김경운·이지운 기자】 군수색대는 공비소탕작전 16일째인 3일 강릉시 칠성산과 휴전선 남방한계선 일대에서 수색작전을 펼쳤으나 별다른 전과를 올리지 못했다. 군·경 합동검문조는 강릉시 왕산면의 35번 국도와 강동면의 7번 국도 주요지점에서 검문검색을 계속했다. 한편 심상돈씨(32·강릉시 주문진읍 주문14리)는 이날 상오 11시쯤 강릉시 성산면 관음1리에서 300여m 떨어진 야산에서 북한 무장공비들이 파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를 발견,군수색대에 신고했다. 그러나 군합동조사반은 『조사결과 발견된 구덩이는 비트가 아닌 도굴꾼이 파놓은 구덩이』라고 공식발표했다.
  • 공비 예상도주로 정밀 수색/남방한계선에 병력 투입

    【강릉=조성호·김경운·이지운 기자】 군수색대는 공비소탕 작전 15일째인 2일 강릉시 칠성산 일대와 고성군 건봉산 일대의 예상 도주로를 수색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군은 이날 새벽 UH­60과 CH­47 등 군 헬기 50여대를 동원,휴전선 남방 한계선 작전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집중 투입했다. 괘방산 등 동해안 산악지역에서는 예비군들이 도주 흔적을 수색했다. 그러나 강릉 일대에 가랑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가 계속돼 OH­58 헬기의 공중 정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 칠성산 원시림엔 싸늘한 긴장감만…/헬기서 본 공비수색 현장

    ◎“반드시 잡는다” 수색대원 사기 식을줄 몰라 【강릉=김경운 기자】 무장공비가 출몰한 칠성산은 별모양의 7개 봉우리가 모여있어 붙여진 이름이다.산세는 웅장하면서도 험하다.파랗다못해 검은 빛깔의 원시림 그대로였다. 얼핏 보아도 공비의 은신처로 적당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제1군 합동보도본부는 1일 UH­60헬기 2대에 취재진을 태워 공비소탕작전지역인 칠성산을 공개했다. 하오2시52분쯤 강릉을 출발한 헬기는 기수를 서남쪽으로 돌려 5분만에 칠성산 자락에 도착했다. 잘 정리된 누런 빛의 논과 도로가 한 눈에 들어왔다. 만덕봉에 이르자 소나무·가문비나무 등 칩엽수와 상수리·가래나무 등의 활엽수가 빼곡했다.공비의 움직임을 보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졌다. 만덕봉 깎아지른 듯한 계곡을 거쳐 칠성산 정상인 칠성대에 다가가자 기체가 심하게 흔들렸다.산안개도 자욱했다. 정상 왼편의 작은 봉우리에 특전사 비호부대 수색대원 10여명이 지상으로 투입되고 있었다.헬기가 2m 높이에서 제자리 비행을 하는 동안 완전무장한 대원들은 빠르게 땅위로 뛰어내렸다. 비호부대 대원들은 지난달 30일 칠성산 아래 옥수수대 더미에서 공비 만일춘을 추가로 사살했다.고 이병희 상사의 소속부대이기도 하다.이상사의 원수를 일부 갚았다는 생각에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고 부대관계자는 전했다. 지금까지 칠성산에서 사살된 공비는 모두 6명이다.지난달 19일 3명,22일 2명,그리고 지난달 30일 1명이다. 대원들의 착륙지점에는 반경 2m정도의 크기로 수풀이 제거돼 흙바닥이 보였다.14일째 수색작전이 반복되다 이런 곳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경사면 곳곳에는 깊은 계곡이 패어 있고 바위도 많아 수색작전이 수월치 않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 무장공비 1명 추가 사살/승조원 김영일/잔당 3명 계속 추적

    ◎국군 1명 사망 【강릉=조성호·김경운 기자】 13일째 공비 소탕 작전을 계속하고 있는 군수색대는 30일 하오 3시18분쯤 칠성산 서쪽 3㎞ 지점인 강릉시 왕산면 목계리 속칭 쇠골계곡에서 승조원 상위 김영일(30)로 추정되는 공비 1명을 추가 사살했다. 공비는 172㎝의 키에 감색 상하의 작업복,청색 운동화,밤색 양말 차림이었으며 66식 권총 1정,실탄 10발,탄장 2개,1.5ℓ짜리 물통 1개를 갖고 있었다. 육군 비호부대는 35번 국도에 100m 떨어진 목계리 옥수수 밭에서 공비를 발견,3차례 투항을 권유했으나 66식 권총으로 사격하며 달아나자 16발을 사격해 사살했다. 이로써 침투 공비 26명 가운데 23명이 소탕되고 공작원 2명 등 3명이 남았다. 한편 군은 이날 작전 지역을 강릉을 중심으로 반지름 50㎞에서 철책선까지 확대,광범위한 수색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합동보도본부는 『지금까지 칠성산,청학산 등 강릉 일대 반지름 10㎞ 차단선에서 주요 작전을 전개했으나 잔당이 포위망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도주한 잔당이 버리고 간 국군 복장에 12사단 부대 표지가 부착돼 있는 점으로 미루어 12사단 인접 지역을 통해 월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군 당국은 잔당의 숫자가 3명으로 줄어듦에 따라 이날 하오5시30분부터 합참의장이 갖고 있던 작전지휘권을 1군 사령관에게 넘기고 합참은 북한의 제2,3의 무력도발 대응에 전념하기로 했다. 한편 군은 지난 29일 하오8시20분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진부령에서 매복 근무를 하던 육군 을지부대 포병대 소속 한대성 병장(21)이 국군의 오인사격으로 숨졌다고 30일 발표했다.
  • 칠성산의 새벽 치열한 총격전/무장공비­추적 전투상보

    ◎두 젊음 장렬한 산화/한밤 매복중 공비발견 교전/강정영 상병·송관종 일병 앞장서 추격… 전사/강 상병·송 일병 1계급 특진 추서 【강릉=김경운·강충식·이지운 기자】 무장공비 토벌작전 5일째인 22일.강릉시 강동면 칠성산은 깊은 어둠에 싸인 채 바람소리만 풀섶을 스치고 있었다.전날 저녁 7시부터 매복에 들어간 육군 노도부대 31연대 7중대 유탄발사기 사수 송관종 일병(21)은 흔들리는 나뭇가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바로 전날 특전사 이병희 중사가 공비의 총탄에 전사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오 1시쯤 됐을까 인근 매복조의 한 병사가 계곡에 은신중인 공비 2명을 야간투시경으로 포착했다. 『전방 50m 계곡에 공비 2명 발견,전투준비』 『지지직』하는 무전기 작동소리와 함께 소대장으로부터 전투태세 준비명령이 하달됐다. 송일병이 방아쇠에 긴장된 손가락을 얹은 채 동료들과 2m 간격을 유지하며 계곡을 향해 포위망을 좁혀가자 이를 눈치챈 공비들이 AK소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졌다.이에 송일병은 계곡을 겨냥,M­60 유탄발사기를 발사했다.동료들도 K­1 소총과 조명탄 등을 공비들을 향해 응사했다.칠성산 계곡은 한순간 조명탄이 대낮처럼 밝혀진 가운데 총성과 화염에 휩싸였다.총성이 무척이나 요란하다고 생각하던 순간 송일병은 누가 머리를 세게 치는 느낌을 받았다.바로 어둠이 송일병의 눈길을 가로막았다. 교전 30여분만에 공비들이 은닉한 곳으로 접근한 동료들은 얼룩무늬 군복,통일화 차림의 공비 시신 1구가 심장과 허벅지에 피를 흘리며 바위틈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안내원 김윤호(34·대위)였다.김이 지녔던 M­16은 10여m 떨어진 숲에서 발견됐다. 『1명은 사살하고 1명은 달아났다』,『운동화를 신고 긴 반바지를 입었으며 견장이 없는 얼룩무늬 군복을 입었다』 무전기에서 쏟아지는 다급한 목소리에 칠성산 서쪽 목계리 계곡에서 뜬눈으로 지새던 화랑부대 13연대 9중대 3소대 강정영상병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주변에서는 간헐적으로 총성이 이어졌다. 상오 6시40분쯤 먼동이 틀 무렵 강상병은 산정상으로 도주하는 공비 1명을 포착했다.강상병은 탄창이 빌 때까지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에 힘을 가했다.공비를 향한 일제사격이 시작되면서 계곡은 총성으로 가득찼다. 표적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드는 순간 무언가 앞면에 날아들며 별이 번쩍였다.그리곤 정신을 잃었다.강상병은 산 아래에 대기중이던 앰뷸런스에 실려 강릉 국군병원으로 긴급후송됐으나 후송중 숨졌다. 교전 25분여만에 머리와 상체에 총탄을 맞고 쓰러진 공비 1명이 새벽 안개와 계곡을 메운 초연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육군은 송일병과 강상병에게 1계급 특진을 추서하는 한편 전날 전사한 이병희 중사와 함께 서울 국군통합병원에서 1군사령부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장례일자는 유족과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 공비 잔당 게릴라식 출몰/영동 주민 「공포의 밤」

    ◎군 1만7천명 밤샘 추적/민가서 옥수수·담배 등 강탈­하오 9시께/강릉공항부근서 15분 교전­하오 9시45분/집단자살 11명 모두 머리에 총상 【강릉=정호성·조성호·김경운·김태균·박준석 기자】 군·경 수색반은 18일 달아난 무장공비 일당 8명을 잡기 위해 밤을 새워 수색작업을 펼쳤다. 이날 하오 7시부터 19일 상오 6시까지 영동지방에는 민간인 통행금지가 내려지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당 가운데 일부는 밤에 민가에 침입,식량 등을 약탈해 달아났고 군·경 수색대와 잇따라 교전을 하는 등 대담성을 보였다.차량을 탈취해 움직이는 것으로도 추정되고 있다. 군·경 수색반에는 수상한 사람을 봤다는 신고가 잇따랐으며,주민들은 외출을 삼간 채 초조한 밤을 보냈다. ▷수색◁ 달아난 공비 8명을 붙잡기 위한 군과 경찰의 추격전이 밤새 계속됐다.그러나 날이 어두워지면서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오 9시쯤 강릉시 강동면 임곡1리 이규택씨(65)의 집에 공비로 보이는 남자 1명이 권총을 들고 들어와 옥수수 4통,담배 2갑,성납 2갑을 빼앗은뒤 임곡2리 방향으로 달아났다. 이보다 앞서 하오 6시45분쯤 강릉에서 북한말을 사용하는 2명이 강원 2다 4440호 청색 캐피탈을 타고 대관령 방향으로 도주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하오 6시53분쯤에는 강릉시 강일여고 앞 길에서 옷에 흙이 묻어있는 등 거동이 수상한 남자 2명이 강원 72다 1388호 시내버스를 타고 주문진 방향으로 달아났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이날 수색에는 육군 철벽부대를 비롯,군인과 예비군 등 1만7천명이 동원됐다. 군은 강원도 일대의 고속도로 및 국도 진입로,톨게이트 등에 무장병력을 배치해 수색작업을 펼쳤으며,경찰도 강원·서울·경기 지역 목 검문소에 3천4백27명을 배치하는 등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집단자살◁ 이날 하오 4시30분쯤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청학산 중턱 묘지에서 각양각색의 옷차림을 한 무장공비 11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발견된 곳은 청학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2백m 아래쪽에 있는 묘지 2기 가운데 서쪽에 있는 묘로 10명은 머리를 서쪽으로 향한 채 부채꼴 모양으로 일렬로 나란히 숨져 있었다.나머지 1명은 묘지 위에서 동쪽으로 머리를 향한 채 숨져 있었고 허리춤에 권총을 차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AK소총 탄피가 여러개 발견됐지만 소총은 발견되지 않았다.수류탄 2개도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들이 집단자살한 것이 아니고 달아난 8명 가운데 일부가 이들을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꾸미려고 시체를 가지런히 모아놓고 달아났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비 생포◁ 경찰은 하오 4시40분쯤 강릉시 강동면 모전리 검문소에서 공비 이광수(31)를 생포했다. 공비 이광수는 「목」배치 근무장소에서 최우영·전호구 경장의 불심검문에 걸려 경찰에 압송된 뒤 곧바로 군 수사기관에 넘겨졌다. ▷주민 반응◁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정동진리·임곡리 마을 주민들은 군·경의 수색작업을 지켜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등명낙가사에서 4㎞ 떨어진 정동진2리 마을 주민들은 새벽에 개짖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이 마을 김계월씨(57·여)는 『새벽 3시쯤 뒷집 개가 너무 심하게 짖어 걱정이 됐다』며『오늘 아침 안부를 묻는 친척들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 「12·12­5·18」 역사적 재판 구형순간

    ◎전·노씨 굳은 얼굴… 긴한숨…/방청객 대부분 “역시”… 논고 수긍/전씨 일부 지지자들은 장탄식도 논고는 추상같았다. 『전두환피고인 사형에 추징금 2천2백23억원,노태우피고인 무기징역에 추징금 2천8백38억원,유학성 피고인 징역 15년…』 5일 하오 3시10분.12·12 및 5·18사건과 비자금 사건에 대한 역사적인 결심공판이 열린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 주임검사인 서울지검 김상희 부장검사가 16명의 피고인에 대해 구형을 내리는 순간 법정은 찬물을 끼얹은 듯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방청객의 숨소리조차 멎었다. 이미 각오한 듯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던 전피고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상기된 표정으로 몸을 한 차례 앞뒤로 흔든 뒤 깊은 숨을 내쉬었다. 단지 두차례 김부장검사를 응시하며 승복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노피고인은 구형 순간 어깨가 한결 처졌다.한차례 손수건으로 땀을 훔쳐내기도 했다. 두 전직대통령은 김부장검사가 뚫어지게 쳐다보며 『죄질이 좋지 않다』,『역사를 오욕과 퇴보의 늪으로 떨어뜨렸다』는 논고내용을읽어내리자 잠시 몸을 들썩이기도 했다.다른 피고인들 역시 동요의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정호용 피고인을 마지막으로 16명의 피고인에 대한 구형이 끝나자 방청석에서 갑자기 박수가 터져 나왔다.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었다.법정 정리 20여명의 눈짓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5초동안 계속됐다. 이학봉 피고인은 방청석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상당수 방청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검찰의 형량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하지만 피고인측 방청객들의 입에서는 『아…』하는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잠시 소란이 일자 김영일 재판장이 『법정에서는 박수도 비난도 안된다』며 장내를 정리했다. 변호인 5명의 변론이 이어졌다.전·노피고인 등 피고인 13명의 국선변호인인 김수연·민인식 변호사가 최후변론에 나섰다.내용은 사선변호인들의 예전 주장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아…』『국가발전에 공헌한 점을 참작해…』라며 공소기각 내지 면소,무죄의 판결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방청석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간간이 흘러 나왔다. 전·노피고인의 최후진술이 다가왔다. 전씨는 미리 작성해 온 원고를 낭독했으나 왠지 목소리에 힘이 없어 보였다.신문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정권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그 정권의 정치적 시각과 역사관에 의해 과거 정권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얀마 랭군 폭발사고 이후 여분의 인생을 산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하고 『궁극적인 책임은 본인 한사람에게 있다』며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이번에는 전피고인의 지지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법정이 때아닌 정치적 파벌의 대결장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노피고인도 『모든 것이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것이며 오래된 정치적 관행을 고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선뜻 수긍하지 않았다. 두 전직대통령을 비롯 역사의 심판에 맞서보려는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은 참회보다는 책임을 면해 보려는 왜소한 피고인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대부분 변명으로 일관했다.법의 준엄함 속에서도 인간적 애처로움이 교차했다.〈박선화·박은호 기자〉 ◎“극형 구형 사필귀정 엄정한 법집행 기대”/구형공판 지켜본 시민반응 5일 열린 12·12 및 5·18사건 결심공판에서 전두환·노태우피고인 등 16명에게 중형이 구형되자,각계는 『범죄행위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유재현 사무총장은 『불행했던 과거사를 청산하고 우리 사회에 법과 정의를 세우는 계기가 되어 환영한다』며 『어떠한 혁명적 상황도 불법은 불법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깨달았다』고 평가했다. 12·12사건의 최대 피해자인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은 『재판과정을 지켜보면서 피고인들이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정당성만을 늘어놓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온국민과 함께 선고공판 및 항소심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과학대 김수항 교수는 『전직 대통령일지라도 죄를 지면 법에 따라 공정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사형을 선고받아도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잘못된 것이므로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엄정한 집행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5·18학살책임자 재판회부를 위한 광주·전남공동대책위」 강신석 의장은 『전피고인에게만 법정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돼 불만스럽지만 이번 재판을 통해 온국민은 5·18에 대한 분명한 진실을 알았고 확실한 과거청산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경운 기자〉
  • 문준전 신임 한의사협 회장 인터뷰

    ◎“한약분쟁 대안제시로 돌파구 모색”/공중보건의제·첩약의보제 도입 절실 대한한의사협회는 3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갖고 문준전씨(56)를 신임회장으로 선출했다.전임 박순희 회장은 한약분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문회장은 『앞으로 집단적인 투쟁을 지양하고 대화와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한약분쟁의 돌파구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정책대안은. ▲독립적인 한의약법 제정,정부내 한의약정국 설치,공중보건의제의 도입,첩약 의료보험 실시 등을 우선 관철시키겠다. ­이미 치러진 한약조제시험에 대한 입장은. ▲시험의 무효화에 대한 법적 투쟁을 계속하겠다.「1백방 처방」등은 한의학의 전문성이 전면부정되는 한의학의 존폐가 걸린 문제로 이 점만은 양보하기 어렵다.부정시험 관련자의 처벌도 계속 요구하겠다. ­제적위기에 몰린 한의대 학생에 대한 대책은. ▲한의학의 선배로서 어린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그러나 이들이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당국은 납득할 만한정책제시가 필요하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의 수호는 민족의 전통성을 바로 세우는 길이다.한약분쟁이 단순히 밥그릇다툼이 아니라고 밝힌다.의료개혁위를 통해 모든 대화노력을 경주하겠다. 문회장은 서울고와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한의대학장 및 병원장을 역임했다.〈김경운 기자〉
  • 교통신문 「자동차 배기가스 절감 세미나」

    ◎대기오염 42%가 차량 배기가스/배기가스 측정소 증설·오염예보제 실시/버스의 고출력화·매연 저감장치 부착을 최근 승용차가 급속하게 늘면서 자동차 배기가스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지난 해의 연간 대기오염 배출량 4백53만여t 가운데 배기가스가 41.7%를 차치했다.교통신문사가 최근 서울 타워호텔에서 환경부와 한국 자동차정비사업조합회 후원으로 가진 「자동차 배기가스 절감을 위한 세미나」에서 녹색교통 임삼진 사무처장이 발표한 주제발표문 「배기가스 절감을 위한 운전자환경의식 제고 방안」을 간추린다. 최근 자동차 배기가스에 의한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지난 해 배출된 4백53만여t의 대기오염물질 가운데 배기가스가 41.7%를 차치했다.가정난방이나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보다 많은 양이다. 대기오염 물질 가운데 이산화질소가 야기하는 사회적 비용은 5조3천9백46억원으로 우리나라 GNP의 1.8%에 해당된다.이산화질소에 의한 호흡기질환 피해액이 1조4천9백억원,생태계에 미치는 피해가 3조원에 달한다. 자동차의 증가와 함께 배기 가스량도 매년 급속히 늘고 있으나 운전자는 물론 정부도 배기가스에 의한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인 「녹색교통운동」이 운전자를 대상으로 배기가스에 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배기가스의 환경파괴 실태에 대해 하찮게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배기가스에 의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책대안과 운전자의 환경의식을 높이기 위한 법안마련이 시급하다.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려면 첫째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아이들링 규제법」을 제정해야 한다.또 배기가스 정기검사제를 도입하고 오염배출 차량의 통행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유독성 배기가스가 보행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단정,엔진공회전과 아이들링 규제법을 시행하고 있다.또 자동차 정기검사는 2∼3년마다 실시하더라도 배기가스 검사는 매년 실시해야 한다. 둘째 서울 시내 5곳에 설치된 「자동차 배기가스 측정소」를 더욱 늘리고 측정결과도 공개해야한다.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일기예보와 같이 대기오염 예보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셋째 승용차를 줄이고 대중교통을 늘리는 등 종합적인 교통환경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대기오염의 주범처럼 인식되는 시내버스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 지급을 통한 버스의 고출력화,매연 저감장치 부착 등을 서두르되 시내버스는 더 늘려야 한다. 또 「한경오염비용」을 유류가에 부과,경유가격을 인상해야 한다.에너지 절약 효과와 함께 환경피해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밖에 운전자들에게 급출발·급가속·난폭운전 등 에너지 낭비와 환경파괴를 불러 일으키는 운전습관을 고치도록 「녹색운전자」환경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운전자의 교통환경 보호의식이 대기오염을 줄일수 있는 결정적인 힘이다.〈정리=김경운 기자〉
  • 김포공항 불법영업 택시/경찰,집중단속 나서

    김포공항을 드나드는 일부 택시들의 호객행위,부당요금 강요 등 불법영업행위가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서울신문 7월18일자)에 따라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30일부터 김포공항내 국내선및 국제선 청사 택시승강대에서 출입택시의 합승행위를 비롯,▲승차거부 ▲승객 골라 태우기 ▲부당요금 징수 ▲정류장외 무단정차 ▲대각선주차 ▲이중주차행위 등을 무기한 단속키로 했다.〈김경운 기자〉
  • “수재민돕기” 전국민 한마음/구호물자 속속도착… 복구현장 훈훈히

    ◎민간구호단체·기업들도 앞다퉈/성금·의류·의약품 잇따라 전달/신문·방송사엔 의연금 답지 전 국민이 수해의 아픔을 딛고 한마음으로 뭉쳤다.너 나 할 것없이 복구 현장으로 달려갔다. 29일 연천·파주 지역의 주민들이 폐허가 된 집으로 돌아와 진흙더미를 헤치며 가구와 집기를 닦고 있는 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각종 구호물자가 속속 도착,복구 현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각 시·도는 물론 민간 구호단체와 기업들도 나섰다. 서울시는 비상구급차 6대를 비롯,양수기 34대,의류와 모포·라면·버너 등 구호 물품 8천7백13점을 현장으로 보냈다.피해를 입지 않은 경기도 내 시·군도 앞다퉈 구호성금과 물품을 보냈다.군포시를 비롯,동두천·광명·수원시 등도 성금과 인력·라면·생수·담요·배수펌프 등을 지원했다. 수해지역 주민들이 앓기 쉬운 설사·피부병·감기몸살 등의 질환에 대비,의료 구호진도 파견됐다.보건복지부는 국립의료원 등 3개 병원 전문 의료진으로 구성된 이동종합병원 차량을 현지에 급파했다.경상남·북도와 대구시는 의료반과방역차량 20여대,의약품 등을 지원했다. 대기업들은 종합적인 수해 복구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계열사내 건설·의료·가전·자동차 등 지원팀을 현지로 보냈다.현대·대우·기아 등 자동차 3사는 수해차량 정비를 위해 정비요원과 서비스차량 2백여대를 보내 연천과 문산지역에서 정비활동에 들어갔다.소모성 부품은 무상으로 정비 받을 수 있고 나머지도 염가다.가전 3사 긴급 정비반도 다음 달 15일까지 현지에 머물며 물에 잠긴 가전제품을 정비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을 비롯,시중은행들은 수해복구자금을 장기저리로 대출해 주기로 했다.국민은행은 가구당 2천만원까지 3∼5년 상환을 조건으로 일반금리 보다 1% 낮게 지원한다. 현지에는 대한 적십자사 회원 50여명이 밤을 새워가며 구호 활동을 펴고 있다.또 손장갑,1회용 식기,세면용품 등을 들고 찾아오는 일반인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각 신문,방송사에도 수재의연금과 구호물품이 속속 접수되고 있다.〈김경운 기자〉
  • 북한도 집중호우 피해/해주 최고 6백28㎜/작년이어 수해 가중

    해주·평양 등 북한 일부 지역에도 큰 비가 내려 지난 해에 이어 또다시 극심한 수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8일 『북한지방에도 지난 24일부터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렸다』면서 『호우성 비구름대가 당분간 이 지역에 머물 것으로 보여 비 피해가 더욱 늘 것』이라고 밝혔다. 28일까지의 지역별 강우량은 ▲해주 6백28.8㎜를 비롯,▲남포 3백57.8㎜ ▲개성 2백76㎜ ▲평양 2백32.6㎜ ▲평강 2백29㎜ ▲사리 1백56.8㎜ 등이다. 현재 북한 지방에 비를 뿌리고 있는 비구름대는 두 종류다.평안도 지방은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지난 13일부터 26일까지 14일 동안 거의 매일 비를 뿌렸다.이 기간동안 해주 6백28.8㎜를 비롯,개성 4백12.4㎜,용현 3백62㎜,평양 2백60.7㎜ 등 비교적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24일부터 황해도 일대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기습 폭우를 가져온 비와 같은 성격의 비가 내렸다.28일을 고비로 강우대가 남북 방향으로 갈라져 중부지방은 급속히 소멸하고 있으나 북한지방에는 당분간 더 머물 전망이다.〈김경운 기자〉
  • 작년 지구온도 관측이래 최고/세계 기상기구 보고서

    ◎15.4도… 30년간 평균치보다 0.4도 높아/한반도 86년후 최고… 세계 기상이변 잦아 지난해에도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화됐고 세계 각지에서 이상 기상현상도 잇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25일 밝힌 「95년 세계 기후상태에 대한 세계기상기구(WMO)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육지 및 바다의 평균 표면온도는 15.4도로 1861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지난 30년간 평균보다도 0.4도 높은 수치다. 세계기상기구는 이같은 지구 온난화현상을 적도부근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현상과 오존층의 파괴,대기중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증가 등에 의한 것으로 설명했다. 중·고위도에서 오존량은 지난 57∼80년 사이 관측된 오존량의 평균값보다 유례없이 낮은 10∼20% 준 것으로 파악됐다.또 남극대륙 상공에서는 오존감소가 예년보다 이른 8월에 시작돼 9월에서 10월 사이에는 50%나 줄었다. 이같은 기상현상으로 세계 곳곳에서 태풍 발생이 크게 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이나 홍수 등을 초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특이한이상 기온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지난 86년 이후 기온이 가장 높았다.서울 등 주요 7대 도시의 평균기온이 세계 평균 표면온도와 마찬가지로 0.4도 올라갔다.〈김경운 기자〉
  • 매출 월 10억 “대학생 사장”

    ◎빌딩청소대행 「도일기 종합개발」 강문수씨/첨단장비·기술·아이디어로 신화 이뤄/주문 밀려도 수업은 안빠지는 학구파 「창업 2년만에 한달 매출 10억원」 창업신화를 낳은 「도일기 종합개발」의 강문수(30) 사장.그는 한국방송통신대 4학년이다.이를테면 「대학생 사장」인 셈이다. 「도일기」는 「우리는 하나」라는 뜻이란 게 강사장의 설명.빌딩종합관리회사로 재작년 10월 문을 열었다.강사장과 또래 3명이 의기투합,우선 빌딩 청소대행업부터 손을 댔다. 지금은 종업원만도 2백여명.이들이 담당하는 굵직한 고정 계약업체수도 서울 서초동 남도빌딩,강남구 남전빌딩,뉴코아 백화점 개포점 등 10여곳에 이른다. 강사장은 나름의 독특한 노하우로 승부를 걸었다.확실한 기술교육과 외국의 첨단 장비를 이용해 적은 인력으로도 작업을 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아이디어도 젊은 패기 만큼이나 번득인다.흔히 바닥이 더러우면 바닥세척제(박리제)로 닦아내고 왁스로 코팅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지만,이들은 박리제를 쓴 뒤 코팅을 일곱번 한다.더러워지면 코팅 한 겹만 벗기면 그만이다.빠르고 저렴할 수 밖에 없다. 창업 당시 강사장은 대학 2년생이었다.1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느라 늦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젊은 한 때를 뛰고 싶었다』며 뛰어들었지만 창업 초기에 그가 겪은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하다는 생각밖에 안든다고 말한다. 퇴직금과 푼푼이 모은 적금을 털어 서울 종로5가에 허름한 사무실 한채를 얻고 비싼 외제 장비도 구입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 주문이 들어오지 않았다.홍보 팸플릿을 들고 빌딩 주변에서 살다시피 했다.하지만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사무실에서 서로 얼굴만 쳐다 보며 눈만 끔벅일 때 가장 고통스러웠습니다.월급은 커녕 월세 독촉에 눈물만 났지요』 그 와중에도 1주일에 3번,학교 스터디 모임에는 빠지지 않았다.밀린 공부를 위해 잠도 줄였다. 그는 『무작정 회사를 차리는 것은 말리고 싶다』고 점잖게 충고한 뒤 『직장에서 조직과 사회,대인관계 등의 경험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김경운 기자〉
  • 10대소녀 호신술 “붐”/학부모들 “성폭행 적극대처” 큰 관심

    ◎태권도·유도 등 무술도장 문의 쇄도 방학을 맞아 호신술을 익히려고 태권도 유도 검도 도장을 찾는 10대소녀들이 부쩍 늘고 있다.성폭행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호각을 지니고 다니는 등의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아무래도 불안하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서울 유도회관」에는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여학생 4명이 최근 등록했다.자녀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치려는 학부모들의 문의전화도 매일 10여건씩 쇄도하고 있다. 이은수 관장(58·유도8단)은 『최근들어 성폭력 사건이 더욱 늘어나면서 여자는 거친 운동을 하면 안된다는 부모들의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며 『무술을 제대로 배우면 정서도 함양되고 예절도 알게돼 성장기 소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 해동검도 중앙전수관」도 평소 10여명이던 소녀등록자가 25명으로 늘었고 하루에 10여건 가량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특히 집에서 가까운 주택가 근처 무도장이 인기다. 도장 관계자들은 『학부모들이 직접 도장을 찾아와 수강 시간과 도장시설,주변환경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등록한다』고 말했다.〈김경운 기자〉
  • 잇단 「금 소식」에 “잠못이루는 밤”

    ◎올림픽 열기… 국민 생활패턴 바뀌었다/초저녁에 잠… 새벽까지 TV앞에/직장서 졸기 일쑤… 사우나장 “북적”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잇달아 금메달을 따내면서 너나 나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13시간의 시차가 나는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느라 어느새 밤낮이 바뀌었다. 많은 시민들이 23일 새벽 남녀 유도의 간판 전기영 선수(23)와 조민선 선수(24)가 금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지켜보느라 첫 금메달이 나온 22일에 이어 이틀째 TV 앞에서 밤을 새웠다. 하루종일 직장인들의 화제는 밤잠을 뺏아간 금메달 이야기였다.24일 새벽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여자 유도 정성숙(25) 선수의 목표 달성 여부를 놓고 내기를 걸기도 했다. 애틀랜타 현지에서 경기가 시작되는 상오 9시는 우리 시간으로는 밤 10시다. 이 때문에 사무실이 밀집된 서울 도심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썰렁해진다.유흥업소마다 손님이 없어 울상을 짓는다. 일찌감치 귀가,새벽경기에 대비해 경기시간에 자명종 시계를 맞춰 놓고 초저녁 잠을 청하는 실속파가 많다.이도 미덥지 못해 VTR의 예약녹화 장치를 이용하기도 한다. 밤샘족이 급증하면서 주택가 주변의 24시간 편의점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낮시간 기업체 주변의 사우나는 부족한 잠을 채우려는 직장인들로 붐빈다. 서울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도 밤이면 휴가철답지 않게 썰렁하다.평소에는 7월말이 여름휴가의 피크였지만 올해는 많은 직장인들이 올림픽이 끝나는 8월4일 이후로 여름휴가를 미뤘다. 회사원 김광주씨(33·서울 강동구 명일동)는 『4년마다 한 번씩 오는 올림픽 경기를 놓칠 수 없다』며 『이번 올림픽에서는 거의 매일밤 2∼3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어 짜릿한 긴장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권민수씨(38·자영업·서울 강북구 창동)도 『조민선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건 지 몇 분도 안돼 전기영선수가 업어치기로 상대를 넘어뜨리는 순간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며 『이보다 더 시원한 청량제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경기열기가 더해감에 따라 전력수요도 크게 늘었다.올림픽 열기가 식을 때까지 지속될 전망이다.〈김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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