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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운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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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망신 그만 시켜라”

    “더 이상 ‘대한(Korea)’이라는 국호를 더럽히지 마라.” 걸핏하면 대형 추락사고를 빚는 대한항공에 대한 국민의 원성이 분노에 가깝다. 대한항공 747 화물기 추락사고를 접한 네티즌들은 밀레니엄 연말에 고달팠던 한 해를 깨끗이 잊고 희망의 새 천년을 맞고 싶었던 국민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원 김정태(金正泰·33·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24일 PC통신을 통해 “대한항공은 박세리,박찬호가 드높인 한국의 위상을 ‘원시적인 사고국가’라는 오명으로 더럽혔다”고 비난했다.하이텔 이용자 이순옥씨(HNTER)는 “대한항공은 창피하니까 ‘대한’이란 이름을 반납하고 ‘탈법·탈세’라는 회사 이미지에 맞게 개명하라”고 주문했다. 대한항공은 69년 창사 이래 무려 16차례나 항공기 추락사고를 냈다.이들 사고로 97년 괌 추락사고의 229명을 포함,모두 718명이 귀한 목숨을 잃었다.당시 조양호(趙亮鎬) 대한항공 사장은 “다시는 사고가 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서 거듭나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했지만 그 뒤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유독 대한항공만 사고가 잦은 이유는 뭘까.조중훈(趙重勳) 한진그룹 회장과 조 사장 중심의 족벌 경영체제의 폐해라는 지적은 귀에 못이 박힐 정도가됐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오래전부터 “회사의 조직 내부에는 봉건적인 경직성과전근대적인 면피주의가 팽배한 것이 사실”이라고 수군거리고 있다. 조종사에게는 원칙보다는 군 복무시절에 배웠던 요령이 강조되었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료들의 대량해고를 지켜본 정비사들은 “우리는 회사가 어려우면 우선 빼내도 되는 부속품”이라는 자괴감을 갖게 됐다.보유 항공기가선진국 항공사의 3∼4종에 비해 무려 16종이나 되는 바람에 효율적인 정비가어렵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지닌다. 한국항공대 김칠영(金七永·항공운항과)교수는 “대한항공은 사고의 근원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각도에서 찾아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朴用薰)대표는 “대한항공의 사고는 국가 이미지와 직결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회사명과 태극문양 사용을 재검토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비행기록장치 회수 못해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한국과 영국의 합동 조사단은24일 런던 외곽의 사고 현장에서 잔해 등을 정밀 수색했으나 사고 원인을 밝혀줄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영국의 항공사고조사단(AAIB)은 10명의 조사단원을 투입,부서진 기체 조각을 일일이 들추며 비행기록장치(FDR) 등을 찾았으나 발견하지 못했다. 또 이틀째 음성기록장치(CVR)를 분석했으나 사고 당시 보낸 조종사의 긴급구조신호(Maday Call)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득규(朴得圭) 기장의 가족 3명 등 승무원 사망자 4명의 유가족 15명도 대한항공 편으로 이날 현지에 도착,이들의 작업을 지켜봤다. 영국 조사단의 스티븐 웹 대변인은 “부서진 기체 잔해가 광범위한 지역에걸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잔해 재구성 작업에 며칠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추락 직전 기체에서 화재가 있었다는 일부 목격자의 말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사고 원인에 대한 추측 보도를삼가 달라”면서 “아직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경운기자 kkwoon@
  • KAL화물機 추락 이모저모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사고로 희생된 승무원의 유가족 15명과 의료진,대항항공 관계자 등 22명은 24일 오후 대한항공 907편으로 영국의 사고 현장으로 출국했다. 검은 옷을 입고 김포공항에 나온 유가족들은 눈물을 닦으며 침통한 표정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비사 박훈규(38)씨의 부인 김윤이(36)씨는 “누가 뭐래도 남편은 아직 살아 있다”며 흐느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정비사 김일석(45)씨의 아버지 김재무씨는 아들이 효자였다고 소개한 뒤 눈물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사고 직후 폐쇄된 스탠스테드 공항은 23일 오전 11시(이하 영국 현지시간) 공항 운영과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으나 잇따른 연발착과 결항으로 극심한 혼란이 계속됐다. 스탠스테드 공항에는 성탄 연휴와 공항의 일시 폐쇄로 전날 비행기를 타지못했던 여행객 4,0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발디딜 틈이 없었다. 각 항공사 데스크에도 결항 대책을 호소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영국 항공당국은 24일 오전에야 항공 운항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이날 김포공항 청사에서 나눠준 브리핑 자료를 통해 “화물기추락 사고 원인에 대해 국내외 언론은 추측과 단정 보도를 삼가 달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또 “엔진에 불꽃이 일었다는 영국 BBC 보도는 영국의항공사고조사단(AAIB)에 의해 사실 무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심이택(沈利澤)대한항공 사장도 “현재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으며 섣부른 추측은 국민에게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려됐던 예약 취소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대한항공 국내선 예약 담당자는 “아침에 1∼2차례 취소 문의가 있었으나 의례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출발 당일 공항에 나오지 않는 승객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

    *사고 상보22일 오후 6시30분(영국 현지시간) 런던 북동쪽 외곽 스탠스테드 공항.어둠이 깔린 가운데 가랑비가 내리고 바람이 약간 불었지만 항공기 이착륙에는별다른 지장이 없는 날씨였다.64t의 화물을 실은 대한항공 8509편 보잉 747-200F기가 굉음을 내며 창공을 갈랐다.이탈리아 밀라노를 거쳐 23일 밤 9시30분(한국시간) 서울에 도착할 화물기였다. 비행기가 떠오른 뒤 2분쯤 됐을 때였다.고도 1,400피트(3㎞) 상공에서 기체가 갑자기 왼쪽으로 기울고 땅으로 곤두박질쳤다.중심을 잡지 못해 추락하던항공기에서 잠시 후 ‘꽝’하는 소리가 나고 이어 섬광이 피어 올랐다. 화물기는 활주로에서 3㎞쯤 벗어난 에식스주 핼링베리 마을 근처의 해트필드 숲 가장자리에 떨어졌다.주민거주 지역이 아니어서 다행히 마을 주민의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물기는 산산조각이 나 휴지처럼 구겨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박득규(朴得圭)기장 등 사고 화물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4명이 모두 숨졌음은 물론이다. 대한항공으로선 97년 8월6일 괌공항 추락 사고가난 지 2년여 만에,지난 4월15일 중국 상하이에서 화물기 MD-11기가 공중폭발로 추락한 지 8개월 만에다시 비극을 맞는 순간이었다. 사고가 나자 100여대의 소방차와 앰뷸런스가 현장으로 출동,스탠스테드 공항과 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진화 작업과 구조 활동을 벌였다.그러나 기체는이미 화염에 휩싸여 있었고 심하게 조각나 부서진 상태였다.구조대는 현장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체 2구를 찾았다.나머지 2명의 시신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영국의 항공사고 조사단은 사고 현장에서 사고 원인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이는 블랙박스의 일부인 음성기록장치(CVR)를 찾아냈다.그러나 비행기록장치(FDR)는 발견하지 못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 보상 어떻게 추락한 화물기는 3,800만달러(420억원)의 기체보험에 들어 있다.영국의 보험 브로커사인 마시(Marsh)사를 통해 전세계 재보험사에 가입해 있으며,국내에서는 동양화재가 기체보험의 0.3%에 해당하는 11만4,000달러를 부담하게 된다. 화물은 화물 소유주들이 사고에 대비,해상 적하보험에 대부분 가입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각 보험사들은 지급된보험료만큼 대한항공에 구상청구를 하게 된다. 류찬희기자 chani@ *대한항공 사고일지 ◆99.12.23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공항.보잉 747 화물수송기 공항 이륙 직후추락,승무원 4명 사망 추정. ◆99.4.15 중국 상하이공항.이륙 직후 폭발 추락,승무원과 중국주민 등 9명사망,36명 부상. ◆99.3.15 포항공항.활주로 이탈사고. ◆98.9.30 울산공항.활주로 이탈. ◆98.9.19 제주공항.착륙장치 고장,활주로상 정지. ◆98 9.8 김해공항.착륙장치 고장,비상착륙. ◆98.9.3 제주공항.객실 여압계통 결함으로 회항.6명 부상. ◆98.8.5 김포공항.착륙 중 활주로 이탈.65명 부상. ◆97.8.6 괌 아가나 공항 착륙 도중 니미츠힐 추락,229명 사망 25명 중상. * 왜 추락했나 - 낡은 기종·조종사 과실등 다각 분석 23일 발생한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 사고는 낡은 기종과 화물 탑재의 실수,조종사 잘못 등 세가지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기는 인화물질 등 64t의 화물을 싣고런던 외곽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륙한 지 불과 2분 만에 추락해 폭발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사고 기종인 747-200F는 25년 이상된 기종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이륙 직후 발생하는 사고의 대부분은 엔진 이상 등 기체 결함에서비롯되기 때문이다. 사고 기종은 안전이륙을 자동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개량형인 747-400F가 조종사 2명만 탑승하는 것과는 달리 기관사와 정비사가 동승해야 한다.대한항공은 사고기를 지난 80년 6월 보잉사로부터 들여왔는데 현재 같은기종을 9대 더 보유하고 있다.이 기종은 세계적으로 거의 운항하지 않는 ‘퇴역’ 비행기다. 화물기는 적정 탑재량보다 화물을 많이 실은 ‘중량초과’ 때문에 추락하거나 위험한 비행 상태에 이르는 일이 종종 있다.사고기의 최대적재량은 113t이어서 64t의 화물은 과부화 상태는 아니었다.하지만 짐을 가득 실었기 때문에 화물의 무게 중심을 잘못 계산하거나 화물을 묶은 로프 등이 풀리는 일이생길 수 있다. 이륙과 동시에 기체에 이상이 생겼으나 조종사가 순간적으로 당황해 조종능력을잃었을 가능성도 있다.화물 탑재를 부실하게 한 것을 미처 확인하지못하고 높은 출력만 믿고 ‘강제 부양’해 사고를 자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사고기에는 인화성 물질이 많았기 때문에 발화에 의해 폭발했을 여지도 있다.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륙 직후 폭발사고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김경운기자] ** KAL 잇단 사고 배경및 전망 대한항공이 날개를 잃은 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이라는 수식어로도 현재의 대한항공의 상황이 설명되지 않을 정도라는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23일 런던 스탠스테드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화물기 추락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대한항공측의 과실인지,테러 등 외부원인에 의한 것인지 밝혀지지 않은상태이기는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대한항공은 물론,한진그룹도 신뢰도에치명상을 입게 됐다. 대한항공의 잦은 사고는 무엇보다도 조종사 등 항공안전과 직접 관련된 대한항공 관련 부서의 안전의식 부재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선진항공사의 제도와운영체계를 도입하고 세계 최고의 비행훈련 전문업체에 조종사 훈련 및 평가를 위탁하는 등의 노력을 거듭함에도 불구,사고가 계속되는 것은 조종사 등 안전관계자들에게서밖에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 위기상황이 닥쳐도 매뉴얼을 잘 따르지 않는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관행,지난해 초 구조조정과정에서 정비사 179명이 대거 퇴직한 이후의 공백 등 조직의 불안 요인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도 잦은 사고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회장 등 오너 3부자가 구속되고 5,400억여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부과 받은것 등도 대한항공 조직원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쳐 잦은 사고의 간접적인 한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다.이번 사고로 대한항공이 입을 피해는 적지않다. 대한항공과 운항편명 및 좌석 등을 공유하는 공동운항(Code Share)계약을하고 있는 상당수 항공사들이 이미 이를 잠정중단한 상태이지만 외항사들이대한항공과의 계약을 계속 꺼릴 수밖에 없어 영업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보인다. 에어프랑스,델타 등 세계 유수 항공사들과의 전략적 제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연말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문제로 항공기 탑승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 항공기를 이용할 예정이었던 승객의 예약 취소가 잇따를 가능성도 높다. 대한항공은 내년 중 신형 항공기를 대거 도입해 항공기의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마련해왔으나 새천년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 추락사고를 만나 이미지 회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태기자 sungt@ *추락 보잉747-200F기 사고기인 보잉747-200F기(KE8509)는 대한항공이 지난 80년 미국 보잉사에서도입한 화물전용의 점보기이다. 길이 70.66m,폭 59.64m,높이 19.33m로 최대 화물적재량은 113t이며 최대 항속시간은 12시간 36분,최대 비행반경은 약 8,300㎞이다.지난 71년 처녀비행을 거쳐 72년부터 상용화됐다. 사고 항공기는 지난 19년 동안 비행횟수 1만5,451차례,총 비행시간 8만3,011시간을 기록했다.장착 엔진 4개는 미국 프랫&휘트니사가 제작했다. 대한항공측은 사고기가 지난 3일 정기점검을 포함,모두 382회의 점검을 받았으며 별도로 27회의 정밀점검도 했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지금까지 미국,영국 등 장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돼 왔다. 전영우기자 ywchun@
  • [새천년 이렇게 맞자] (12)폭력시위 문화 개선

    올해는 예년에 비해 집회와 시위가 훨씬 많았다.22일에도 낮 12시부터 민주노총 회원 600여명이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개혁입법 쟁취 결의대회’를 갖는 등 서울에서만 40여 곳에서 집회와 시위가 있었다.이 가운데 21곳에는 경찰이 배치됐다. 집회와 시위가 늘어난 것은 민주화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각계 각층과 다양한 집단의 요구가 봇물을 이뤘기 때문이다.시위의 성격도 이념성 짙은 폭력시위보다는 민원성 집회가 늘어나 우리사회의 민주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들어 지난 11월 말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집회 및 시위는 모두 1만5,720건.지난 98년 한해 1만1,797건과 비교해도 25% 이상 늘어났다.서울에서만 66%늘어난 5,278건이었다.연인원 191만4,347명이 참가했다. 과거에 비해 폭력시위는 크게 줄었지만 일부 시위 현장에서는 화염병과 돌이 난무했다.화염병을 사용한 시위는 모두 7차례다. 화염병 숫자는 613개였다.또 54차례의 시위에서 돌을 던졌다.폭력성이 적은집회일지라도 확성기에서 터져 나오는 ‘상스러운’ 구호는 여전했다. 단골 시위 장소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참다 못해 경찰에 먼저 집회 신고서를 내고 시간과 장소를 선점하는가 하면 이해가 엇갈린 집회 참가자끼리 몸싸움을 벌이거나 제각각 구호를 외치는 일도 생겼다. 지난 10일 서울역 일대에서 열린 ‘2차 민중대회’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시위대와 방패로 맞선 경찰이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시민들은 ‘더이상 이같은 폭력 시위를 보고 싶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같은 시위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이제 시위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21세기를 맞아 좀더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함을 지르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식의 시위 방식은 버려야 한다.‘떼 쓰기’와 다름 없는 집단 이기주의도 자제해야 한다. 정치권과 행정기관·기업 등은 국민과 민원인·노조원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할테면 해 보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만성 시위의 악순환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해고자 복직투쟁을 하고 있는 한 노조의 간부(33)는 “일년가까이 시위를해도 회사측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기 때문에 힘겨루기에서 질 수 없다는 심정으로 더 매달리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민주개혁국민연합 허활석(許活石·40)사무총장은 “요구자는 효과적인 의사표현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수용자는 한발 물러서서 이해하는 태도로 타협점을 찾는 것이 공존하는 사회로 가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최루탄 역사속으로 ‘퇴장' 올들어 경찰은 단 한차례도 최루탄을 쏘지 않았다.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은 평화시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올해를 ‘무(無) 최루탄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이는 폭력의 악순환을 막고 우리 사회를 민주화로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특히 국민의 정부 들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민주주의 틀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청장의 말대로 최루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을까. 최루탄이 언제 우리나라에 도입됐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없다.60년 3·15 부정선거규탄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미국에서 들여온 최루탄을 쐈다는 기록은 있다. 4·19혁명의 도화선은 60년 4월11일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떠올랐던 김주열(金朱烈)열사의 주검이었다.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도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李韓烈)열사였다. 최루탄을 가장 많이 사용한 해는 노태우(盧泰愚)정권 때인 87년이다.모두 67만3,588발을 쐈다.89년에는 최루액을 뿌리는 ‘물대포’도 등장했다. 김대중(金大中)정권이 들어선 98년에는 최루탄 사용이 크게 줄었다.6건의시위에 3,400여발을 쐈다.같은 해 5월1일 노동절 집회 이후에는 만도기계의집단 분규를 제외하고는 단 한 발의 최루탄도 사용하지 않았다.최루탄 구입예산은 98년 12억8,000만원,99년 6억4,000만원,2000년 3억7,000만원으로 해마다 절반 수준으로 줄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평양교예단 방문 첫날 이모저모

    ?서울 도착?송호경 북한 아태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농구선수단과 평양교예단은 오후 3시10분 중국민항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 제2청사에 도착,시종 밝고 여유있는 표정을 보였다.회색코트에 털모자를 눌러쓴 선수단은 도착 직후 브리지에서 현대 정몽헌(鄭夢憲)회장,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 회장 등 현대 고위 경영진들의 환영을 받았다. 송 부위원장은 정회장에게 “정주영 명예회장은 건강하시냐”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들의 입국에 앞서 한국전력,소방본부,경찰 등은 김포공항 국제 2청사 구석구석에 대해 안전점검을 했고 공항공단소속 폭발물감식반(EOD)은 폭발물설치 여부를 확인했다. ?공항환영행사?북측방문단은 오후 3시45분께 김포공항 1층에 마련된 환영 행사장에서 현대그룹 임직원 200여명과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정 현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통일 농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오신 대표단 여러분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이에 송 부위원장은 “새로운2000년대를 맞아 서로화해하고 결해 민족공동의 노력으로 통일의 문을 열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의 도착 성명을 낭독했다.어린이 2명이 송 부위원장에게 꽃을 전달했고 정 회장과 송 부위원장은 기자단을 위해 기념촬영에 응했다. ?공항에는 국내외 기자단 300여명이 몰렸으며 방송인 강석씨 등 연예인 축구단 회오리팀 관계자들이 ‘북측 회오리,남측 회오리,남북통일 회오리 바람’이라고 적힌 환영현수막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정주영 명예회장 방문?북측방문단은 공항에서 종로구 계동 현대 본사사옥을 방문,정주영 명예회장과 환담을 나눴다.이들의 도착에 앞서 대북사업 전담사인 현대아산과 대외 홍보업무를 맡고 있는 현대PR사업본부 등은 현대 사옥과 김포공항,경기장인 잠실실내체육관,숙소인 워커힐호텔 등을 오가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현대는 21일부터 본사사옥 전면에 ‘아태 통일농구 선수단 여러분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밀레니엄맞이 현수막과 함께 내걸어 통일농구대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잠실경기장 방문 및 호텔 투숙?환영행사를 마친 농구팀은 농구경기가 열릴 잠실체육관을 둘러본 뒤 숙소인 워커힐호텔에 여장을 풀었다.워커힐호텔측은 북한선수들의 음식 취향을잘 아는 현대측으로부터 식단을 넘겨받아 음식을 준비,한식뷔페 위주로 메뉴를 짰다. ?만찬?이날 저녁 워커힐 호텔에서 베풀어진 환영만찬식장에는 정 명예회장,송 부위원장과 선수 등 양측 대표단 이외에도 각계인사 30여명이 참석,북측선수단 일행을 환영했다. 만찬이 이어지면서 환영식장에는 이생강 대금산조 판소리공연,전통무용이화려하게 선보였으며 김성녀 윤문식씨의 재치만담이 이어지자 장내는 웃음바다를 이뤘다. 오병남 김경운 박성수 송한수 류길상기자 obnbkt@
  • 중증 장애노인 돌보는 척추장애 소녀의 ‘구슬땀’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1리에 있는 장애복지시설 ‘나눔의집’.개천가에 자리잡은 허름한 건물이었지만 중증 장애 노인들이 모여 있는 방안에는 온기가 느껴졌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구리여고 2학년 허윤영(許允寧·17)양의 밝은 목소리가 눈을 감고 누워있던 윤모옹(76)을 깨웠다.허양은 뇌경색증을 앓고 있는 윤옹의 머리를 감기고얼굴을 씻겼다.조제약을 섞은 미음도 먹였다. 중증 장애인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허양은 척추 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이다.허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틈틈이 나눔의 집을 찾는다.어머니한규희(韓奎熙·42·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씨도 가끔 딸과 함께 봉사활동을한다. 허양은 어머니와 세무사인 아버지와 함께 남부럽지 않게 살아 왔다.하지만2년 전 척추가 심하게 휘는 ‘척추측만증’에 걸려 대수술을 받은 뒤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됐다. 허양은 척추에 철심을 박아 지금도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 못한다.그녀가 봉사활동에 눈을 돌린 데는 어머니 한씨의 배려가 컸다. 한씨는 딸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일까’에 대해 허양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허양은 결국 ‘나보다 불우한 이웃을 도우며 착하게 살자’고 결심하고 장애인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허양은 수술 직후인 97년 8월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불편한 몸에도 버스로 통근하며 하루 1∼2시간씩 봉사활동을 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수발한 지 1시간쯤 지나면 허양의 얼굴은 울상이되곤 한다.척추가 당겨서 그럴 때도 있지만,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노인들이 더욱 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허양은 “할아버지가 불쌍해요.어떻게 해야 할아버지의 병이 나을 수 있을까요”라며 울먹인다. 어머니 한씨는 “윤영이가 수술 뒤 병상에서 불편한 자세로 누워 통증을 잊으려고 애써 책을 보던 모습이 눈에 선하지만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이웃을 보살필 때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한씨는 “다른 학부모들도 방학 때 자녀를 마음놓고 보낼 곳이 없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아이들이따뜻한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
  • 정부“노동법개정안 국회제출”- 노총,오늘 파업강행

    정부는 노사정위원회 중재안을 토대로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마련,정부 입법형식으로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키로 하고,재계도 의정평가위원회 설치 등 노동계의 정치활동에 상응한 정치활동을 펴기로 해 노·사·정간지루한 힘겨루기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노사정위 중재안이 노·사를 모두 만족시킬 수있는 최선의 안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차선안”이라며 “정부 입법으로 노동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17일 오후 4시간 동안의 시한부 파업과 23일 전면파업 등을 강행키로 하고 16일 노동부 및 중앙노동위원회에 총파업 쟁위행위 신고서를 냈다.한국노총은 “전국 1,000여 사업장 20만여명이 이미 파업을 결의했다”며예정대로 파업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정부입장을 발표,“한국노총의 파업목적은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므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법 테두리를 벗어난 행위는 보호할 수 없음을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인철 김경운 김환용기자 ickim@
  • 아시아나 파업 회오리

    아시아나항공이 밀레니엄과 연말·연시 특수를 앞두고 파업에 휘말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시아나공항 노조는 14일 회사측과 20여차례에 걸친 임금협상이 결렬됨에따라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가 조합원 984명 가운데 947명(96.3%)이 파업에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측이 이날 오후 협상안을 수정 제시함에 따라 막판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화물 하역,항공기 청소,승객 카운터업무 등 지상조업을맡고 있는 공항노조는 기본급 11.4% 인상과 상여금 300% 추가 지급,휴가비지급 등을 요구해왔다.공항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항공기 이·착륙에는 지장이 없으나 화물적재 및 수송 등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정상적인 운항에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조종사를 제외한 승무원과 사무직 사원 등 946명으로 이뤄진 아시아나항공 노조도 이날부터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투표 결과는 20일 나온다. 김경운기자 kkwoon@
  • “교원정년 환원에 반대”학부모회 국회앞 집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4개 교육관련 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은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교원정년 환원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교원의 정년 단축은 교육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합의 사항이었다”면서 “내년 총선을 의식해 62세인 교원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려는 정치권의움직임을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김경운기자
  • 정부 ‘전임자 임금’ 절충 착수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처벌조항 폐지 등 노동관계법 개정문제를 둘러싸고 노동계가 대정부 강경투쟁을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정부가 막바지 막후절충에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13일 “현안인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처벌조항은 2002년부터 발효되기 때문에 노동계나 사용자단체가 이 문제로 극한 투쟁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제한 뒤 “막후 협의가 잘되면 15∼16일쯤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정 및 공익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난상토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정위 전체회의에서 합의안이 도출되면 이번 회기중 노동관계법개정안을 처리하되 합의되지 않으면 회기중 처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인상(朴仁相) 한국노총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 앞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일째 농성을 계속하며 전임자 임금지급 자율성 보장,전력산업 분할매각 중단 등을 정부측에 요구했으나 확답을 듣지못했다”며 “본격적인 대정부 파업투쟁을 위해 농성을 해제하는 한편 97년12월대통령 선거 당시 맺었던 정책연합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박위원장은 “이만섭(李萬燮)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을 대선약속 불이행 혐의로 14일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항의집회를 갖겠다”면서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17일 시한부 파업,23일 총파업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중앙위원회를 열어 “노사정위원회의 중재안은 현행 노동관계법과 사실상 다를 것이 없다“면서 오는 18일까지 대정부 항의집회를 계속 열겠다고 밝혔다. 김경운기자 kkwoon@
  • 노조전임 임금지급 사실상 허용

    노조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측의 임금지급이 사실상 허용될 전망이다. 노사정위원회는 9일 여의도 노사정위 회의실에서 공익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원칙은 견지하되 사용자의 자율적인임금지급까지 막을 필요는 없다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는 쟁의대상에서 제외한다 ▲과다한 유급 전임자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3개항의 원칙에 합의했다. 김호진(金浩鎭)노사정위원장은 이날 오후 이같은 내용의 공익위원 중재안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노사 양측에도 통보했다.10일에는 여야 3당 총재를 예방,노사정위 중재안을 토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개정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정부와 여당은 노사정위 본회의를 통해 노사의 입장을 수렴한 뒤 의원입법형식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마련,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노사정위 공익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원칙은 계속 견지하되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급여지급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2002년부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조항을삭제하기로 합의했다.다만 사용자가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경우 일정한수를 초과할 수 없도록 시행령에 명시하기로 했다. 공익위원들은 또 ‘사용자는 전임자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와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는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사 양측은 “노사정위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있어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중재안은 노사간 충분한 논의없이 마련됐을 뿐 아니라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파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도 “중재안은 전임자 임금지급의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는 노동계의 요구를 사실상 무시한 것으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양대 노총은 당초 계획대로 대정부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인철 김환용 김경운기자 ickim@
  • 노사정위 중재안을 보면

    노사정위원회가 9일 진통 끝에 노동관계법 개정을 위한 중재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96년 12월 노동관계법 날치기 통과때 삽입돼 지난 3년여 동안 노사갈등의 빌미가 돼온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처벌규정은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재안 내용을 분석해 보면 무엇보다 노동계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것으로평가할 수 있다.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하고,이를 위반하면 부당노동행위로 간주,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의 벌금에 처한다는 처벌규정을삭제토록 했기 때문이다. 처벌조항은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시 신설돼 2002년부터 시행토록 돼 있었다.이에 대해 노동계는 국제적으로 유례가 없는 ‘독소조항’이라며 삭제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 중재안은 그러면서도 사용자의 불만을 달랠 수 있는 ‘당근’도 제시했다. 사용자에게 전임자 임금지급 의무가 없음은 물론 전임자 임금문제를 쟁의행위 대상에서 제외토록 했다. 또 과도한 유급 전임자 발생을 막기 위해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는 전임자의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기업규모에 따라 전임자 수를 제한하는 ‘전임자 상한제’를 도입 한다는 뜻이다. 노사정위는 이처럼 노·사 양측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중재안을 마련했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으로 촉발된 노사갈등이 쉽사리 잠재워질 것 같지는 않다. 노사 모두가 노사정위 중재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거부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을 금지한 규정을 현행대로 존치하되 “사용자측이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임금을 지급할 경우 막을 필요는 없다”고 명시한 중재안에 대해 재계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파기한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 자세여서 재계의 반발을 어떻게 달래느냐가 앞으로 넘어야 할 최대 과제가 될 것 같다.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한 유급 전임자 상한제 또한 적정 인원에 대한 노사의 시각차를 감안하면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처벌규정’으로 불거진 노사 갈등이 노조전임자 ‘적정 인원’이라는 새로운 불씨로 옮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재안은 원칙과 상식,국제기준 등에 근거한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하고 “앞으로 노사 양측에 중재안을 수용토록 적극 설득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인철기자 ickim@ * 노동계·재계 반응 노동계와 재계는 9일 노사정위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과 관련,노사 양측이 한발씩 양보하는 내용으로 중재안을 제시한 데 대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재계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파기된 것이라며 절대 수용불가 입장을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도 노사관계의 자율성이 무시됐다며 대정부 투쟁을 공언하고 있어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으로 촉발된 노사갈등은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동계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의 문제점을 선수치고 나섰던 한국노총은 성명을 발표,“전임자 임금지급 자율성 보장이라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중재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또 “노총이 요구한노동시간 단축,단체협약 실효성 확보,일방적구조조정 중단,전력산업 분할매각 중단 등 시급한 쟁점에 대한 개혁방안도제시되지 않았다”면서 “당초 계획대로 10일 전국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을 결의하고 17일에는 4시간 시한부파업,23일 총파업 등 투쟁일정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손낙구(孫樂龜)교육선전실장은 “노사정위가 노사 양측이 모두 공감하기 어려운 ‘짜깁기식’ 중재안을 또 한번 내놓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과도한 유급 전임자’라는 단어 자체가 노조전임자 수를 대폭 줄이겠다는 발상이며 전임자 임금 문제를 쟁의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임금을 주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계 노사정위원회 중재안에 대해 재계는 한마디로 ‘절대 수용불가’ 입장이다.조합규모별 노조전임자 상한선을 두더라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깨지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남홍(趙南弘)상근부회장은 “표면상 노사정위 중재안으로 포장돼 있으나 사실상 정부안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총선을 의식,노동계에 치우친 변칙안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재계는 그동안 복수노조 허용,노조의 정치활동 참여,3자개입 허용 등 굵직한 현안들을 노동계에 양보했으므로 이번만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자세다.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날 회장단회의에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 고수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재계는 정부가 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이미 선언한 대로 정치활동을 포함한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태세다. 김경운 김환용기자 kkwoon@ * 노조전임 임금 갈등 일지 ■96년 12월26일 노동관계법 날치기 통과 때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및처벌조항 삽입■98년 2월6일 노사정 대타협 때 제2기 노사정위원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논의하기로 결정■98년 3월8일 국제노동기구(ILO),관련규정 시정을 두 차례 권고■99년 6월25일 정부와 한국노총,노사관계 기본원칙과 국제기준,노사관계의현실 등을 고려해 연말까지 관련법 개정하기로 합의■99년 11월 중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관련법 개정 추진 움직임■99년 12월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원들의 관련법 개정 추진 움직임에 반발해 노사정위 탈퇴 및 정치행동 불사 선언■99년 12월9일 노사정위원회,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처벌 규정 삭제,전임자상한제 도입 등 노동관계법 개정 중재안 확정 ** 金浩鎭위원장 문답 김호진(金浩鎭)노사정위원장은 9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과 관련,서울 여의도 노사정위 회의실에서 공익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난항이 거듭되자 중간 브리핑을 통해 논의과정 등을 설명했다.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및 처벌조항에 대한 중재안은.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조항은 그대로 두되 사용자를 부당 노동행위로 처벌하는 조항은 폐지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재계의 입장을 수용한 제한 규정이란 무엇을 말하나. 유급전임자 난립을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전임자 임금 문제를 쟁의대상에서 제외한다는단서를 달기로 한 것 등이다. ■재계는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됨에 따라 노사협상 창구 단일화를 요구해 왔는데. 오늘 그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 ■발표한 중재안에대해 모든 공익위원들이 합의했나. 아니다.지금까지 의견이 다소 엇갈려 최종 합의가 미뤄지고 있다. ■대통령 보고는. 최종 결정이 나는 대로 보고할 계획이다. ■중재안에 대해 재계와 노동계 모두 반발하고 있는데. 오늘 회의의 목적은구체적인 결정보다 노사간 원칙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내용을 마련하는 데 있다.양측의 의견을 다시 조율해 정식으로 노사정위 본회의에 상정,최종결정하겠다. ■노사 양측에 할 말은. 민주화 시대에 걸맞게 노사간 대화 창구인 노사정위에서 상충된 의견을 조정해야 한다.21세기에는 노사문화도 대립관계에서 참여를 통한 보완적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김경운기자 kkwoon@
  • ‘冬鬪’격화…11일까지 잇단 집회

    민주노총 집회에서 경찰과 노조원들이 충돌하고 한국노총의 농성 투쟁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등 노동계의 ‘동투(冬鬪)’가 격화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갖고 경찰이 농성장 컨테이너를 철거한 것과 관련,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사과를 요구했다.민주노총은 정권 퇴진투쟁도 불사하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단병호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500여명이 참가한 집회를 시작으로 9일 국회앞 규탄시위,10일 4만명이 참가하는 2차 민중대회,11일 종묘 앞 집회를 잇따라 열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이날 집회를 끝낸 뒤 국회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저지하는경찰과 충돌,전경 3명과 민주노총 조합원 1명이 다쳤다. 김경운기자 kk
  • 교포 주식투자금은 증권사 직원 쌈짓돈?

    ‘교포가 맡긴 주식투자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증권사 직원들 사이에 통용되고 있다. 외국에 사는 교포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이 창구 직원에 의해 멋대로 쓰여지고 있는 현실을 꼬집는 말이다.증권사 간부의 도장이 고객의 인감을 대신하는 상임 대리인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지난 달 중순 서울 여의도 D증권사 국제영업부 직원 서모씨(28)는 재미 교포 김모씨(64)가 3년 만기 수익증권에 맡긴 3억원을 몰래 빼내 주식투자를해오다 돈을 모두 날리는 바람에 들통이 났다. 서씨는 김씨의 인감이 자신의 상사인 국제영업부장의 도장이라는 사실을 알고,부장의 책상 서랍에 보관된 도장을 꺼내 대리인 자격으로 통장 분실 신고를 한 뒤 통장을 재발급했다.서씨는 입금된 3억원을 모두 인출해 2,000만원은 빚을 갚는데 사용하고 나머지 2억8,000만원은 주식에 투자했다가 모두 날렸다.서씨는 지난 달 25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서씨는 경찰에서 “김씨의 수익증권 만기일이 내년 2월 말이어서 그 사이주식에 투자해 돈을 남긴 뒤 원금을 입금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예금주인 김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깡통’계좌가 됐다는 사실을 몰랐다. 고국에 주식투자를 하고 싶지만 국내에 자주 드나들 수 없는 교포들은 주로 증권사와 상임 대리인 계약을 맺어 수익증권에 가입한다.수익증권은 고객이 맡긴 돈으로 증권사 등이 주식에 투자해 수익이 나면 원금과 함께 돌려주는 상품으로,투자신탁회사에서도 취급한다. 문제는 증권사 등이 고객의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인감과 통장만 있으면 아무에게나 예탁금을 내주는데 있다.고객의 동의서를 첨부하라는 규정이없기 때문이다.교포 투자자들은 상임 대리인인 국제영업부장이 자신의 도장을 철저하게 관리할 것으로 믿는 수밖에 없다. 서울 여의도 H증권 국제영업부 고모(30)대리는 “증권사 직원 개인의 문제에서 비롯된 일이긴 하나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고객에게 확인하지 않은 D증권사의 국제영업 시스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허술한 인감 대행제도에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노총500명 국민회의 당사앞 집회

    한국노총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 앞에서 조합원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조전임자 임금 자율보장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가졌다. 노총은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 외에도 노동시간 단축,공기업 일방적 구조조정 반대,단체협약 실효성 보장,한전 분할매각 반대 등 5개항을 요구했다. 노총은 “정부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예정대로 오는 17일 시한부파업을 한 뒤 23일에는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6일 국민회의 당사 4층 회의실에서 밤샘 농성에 들어간 박인상(朴仁相)위원장 등 노총 지도부는 이틀째 농성을 계속했다.민주노총 단병호(段炳浩) 위원장 등 산별노조 대표 20명도 국회 앞에서 이틀째 밤샘 농성을 했다. 김경운기자
  • 한국노총, 전경련 한때 점거

    한국노총이 6일 재계의 정치활동 방침 철회 등을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을 기습 점거했으나 한국경영자총협의회(경총)등 경제 5단체가 당초의 강경한 입장을 철회하자 5시간여만에 농성을 풀었다. 한국노총 소속 27개 산별노조 대표 및 조합원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전경련 회관 2층 회장실을 검거,노조전임자 임금 지급과 재계의 정치활동 방침 철회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경제 5단체는 오후 3시쯤 ‘경제계 발언의 의미’라는 제목의 성명을발표,“재계의 정치 참여는 현행법의 테두리에서 하겠다”며 “노동계와 유기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한국노총 이남순(李南淳)사무총장은 “이번 농성은 재계 입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재계의 우호적 태도가 확인된 만큼 농성을 푼다”고 밝혔다. 김경운 김환용기자 kkwoon@
  • 노조전임 임금문제 갈등증폭 안팎

    재계가 일부 국회의원들의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부활’움직임에 맞서 정치활동을 공개 선언했다.그러나 재계의 ‘폭탄선언’에 노동계도 들고 일어났다. 노동계와 재계는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두고 노사정위원회의 탈퇴를 위협하고 있다.지난 9월 어렵사리 출범한 3기 노사정위가 공중분해 위기를 맞은 것이다. ■사활 건 노동계 노동계가 재계 움직임에 반발하는 이유는 노조비만으로는전임자 임금 등 노조 살림을 꾸려갈 수 없기 때문이다.임금지급 금지조항이현실화되면 노조원이 500인 이하인 사업장들은 노조전임자를 두기 어렵다.대형 사업장 역시 전임자를 대폭 줄여야 한다. 게다가 노조원들은 자신들이 낸 조합비가 대부분 전임자 임금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노조를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관련조항 폐지권고를 등에 업고 노사자율에맡길 것을 요구한다.이 경우 투쟁을 통해 사용자가 전임자 임금을 계속 부담하도록 사용자를 압박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이해된다. ■강경노선택한 재계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이 노동계를 편든다”며 불만을 키워왔던 재계는 급기야 정면대결의 카드를 들고 나왔다.재계가 정치활동을 공식화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물론 2002년부터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을 불허토록 돼 있는 조항을 개정하려는 일부 여야의원들의 움직임이 불씨다.정기국회가 오는 18일 폐회되는 점을 감안,의원들이 법개정안을 기습처리하려 할 경우 시간이 없다는 다급함도초강경 대응의 배경이다. 재계는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노사정위가 무의미해졌다고 보고 ▲경제단체협의회내 정치위원회 설치 ▲정치자금 제공 ▲의원들의 노사관계 관련 성향조사 및 의정활동 모니터 ▲경제단체 발행매체를 통한 홍보전 ▲재계활동에 악영향을 주는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 등을 고려하고 있다. 김경운 김환용기자 kkwoon@
  • KBS 임금협상 타결

    한국방송공사(KBS) 노사는 30일 노조의 파업 돌입 5시간만에 임금협상 등쟁점에 합의했다.KBS 노사는 임금협상과 관련,97년 수준으로 회복키로 하는한편 내년부터 부장급 이상 간부에 대해 능력급제를 도입키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ARS전화 ‘사전선거운동’ 논란

    “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A후보를 아시나요.아시면 1번,모르시면 2번을 눌러주세요.” 서울 등촌3동 국민회의 강서을지구당(위원장 崔斗煥) 사무실의 한 직원은최근 ‘이상한’ 전화를 받았다.느닷없이 ‘내년 4·13 총선에 출마하는 박항용(朴亢用·49)씨를 아느냐’는 전화자동응답(ARS)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야당 후보인 이신범(李信範·49)씨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박씨와 현 지구당위원장인 최씨는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두고 여당의 공천을노리고 있는 경쟁 관계다.전화를 받은 직원은 ‘전화 설문을 가장한 박씨측의 사전 선거운동’이라고 여겼다.“박씨측이 상대편 후보의 선거 사무실인줄도 모르고 전화 홍보를 한 셈”이라는 것이 최씨의 주장이다. 최씨는 “박씨가 자신과 야당 후보만을 나란히 거명,사실상 공천을 따낸 것처럼 교묘하게 속였다”며 지난 22일 박씨를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경찰에고발했다. 경찰로부터 유권해석을 의뢰받은 선거관리위원회는 “고발 내용이 사실이라면 여론조사를 구실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인 점이 인정되는 만큼 선거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밝혔다.그러나 정작 박씨는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 역시 전화를 받았다고 신고된 곳이 최씨 사무실 뿐이어서 사실 확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 수사관은 “20년 동안 법조계에 몸담았던 박씨가 상식밖의 탈법을 저질렀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ARS에 대한 현행 선거법의 규정도 애매하다.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은 ‘누구나 모사전송,서신,전보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없다’고 규정하고 있다.‘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는 제외돼 있다. 박씨측이 사용한 것으로 최씨측이 고발한 ARS 설문조사가 ‘전기통신’인지,‘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인지 불분명한 것이다. 처음에는 불법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던 선관위도 이같은 규정에 직면하자“사용된 기기를 정확히 알기 어려워 현재로서는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한발 후퇴했다. 경찰은 강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계속하고 있으나 증인을 확보하지 못해 난감해 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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