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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완구 총리 후보자 차남 병역 의혹 공개검증… 李 “비정” 아들 “죄송”

    이완구 총리 후보자 차남 병역 의혹 공개검증… 李 “비정” 아들 “죄송”

    군대에 못 간 아들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고 아들을 일반에 공개한 아버지는 스스로 “비정하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29일 오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34)이 병역 면제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신상과 병력을 공개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회의실은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차남은 검은 옷 차림에 착잡한 듯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건장한 대한민국 남자로서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 죄송합니다. 촬영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이날 오전 차남의 신상 공개를 확언하며 눈물을 흘린 이 후보자는 이 자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명철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2005년 2월과 7월 미국 미시간대병원에서 촬영한 자기공명영상(MRI) 필름을 들어 보이며 자신이 새로 진단한 결과를 덧붙여 설명했다. 차남이 부상을 입은 지 각각 5개월, 10개월이 지났을 때 촬영한 것이다. 필름 귀퉁이에는 차남의 영문 실명이 찍혀 있었다.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 맞고 이 정도면 정상적인 생활에 장애를 겪지만 이게 병역 면제 사유인지는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 ‘병무청이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 후보자 차남의 대퇴골(허벅지뼈)과 견골(정강이뼈)에 터널이 있고 금속물이 있는 것으로 미뤄 수술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무릎 인대 손상과 무릎 내외 파열이 동반되면 100% 수술을 권할 정도로 중환자”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와 이 후보자 차남은 설명회 도중 서울대병원에서 새로 MRI를 촬영한 결과를 공개하며 미시간대학의 것과 똑같은 진단임을 입증했다. 앞서 MRI를 촬영하겠다고 했다가 엑스레이 필름을 들고 오자 공개 현장을 지키던 시민단체인 국민감사단 회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공개 검증을 받기는 했지만 이 후보자 차남의 병역 면제 의혹은 국회 청문회에서 다시 거론될 여지를 남겼다. 첫 신검인 2000년에는 3급 현역 복무 판정, 2004년과 2005년 두 차례 신검에서는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다가 2006년 네 번째 신검에서 5급으로 군 복무를 면제받았기 때문이다. 한편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에게 “큰아들은 군대를 다녀왔고, 둘째는 몸이 좋지 않아 가지 못했다”면서 “오늘은 좀 마음이 무겁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직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 부위를 공개하면서까지 (총리가 되려는) 내가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공직에 가기 위해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차명계좌 신고포상금 50만 →100만원으로

    차명계좌 신고 포상금이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된다. 정부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차명계좌 신고 포상금을 인상하고 은닉 재산 신고 포상금 지급률을 탈세 제보 포상금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는 ‘국세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징수 금액 규모별 포상금 지급률도 탈세 제보 포상금과 동일한 수준으로 오르는데, 징수 규모 ▲5000만∼5억원은 15% ▲5억∼20억원은 10% ▲20억원 이상은 5%다. 개정안은 또 세금 관련 이의 신청이나 심사 청구 때 납세자의 종합소득금액이 5000만원 이하, 신청일 당시 재산평가액이 5억원 이하, 청구 금액이 1000만원 이하일 경우 국선대리인 선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요건을 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차명계좌를 이용한 탈세를 차단하는 한편 영세한 납세자가 비용 부담 없이 세무대리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 취지에 따라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담배에 붙는 폐기물부담금 요율을 한 갑당 7원에서 24.4원으로 인상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법’ 시행령 개정안도 처리됐다. 국방대에서 일반인도 학위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입학을 허용했다. 한편 법제처는 회의 중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제출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등 정부 입법안 총 287건을 오는 10월 이전에 국회에 제출해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책·임·완·구

    책·임·완·구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총리의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집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책임총리’로서의 권한 행사와 관련한 질문에 “책임총리란 말이 법률 용어는 아니고 정치적 용어”라며 이같이 말했다. 책임총리라는 말이 법 규정에 없는 용어인 만큼 원칙론을 밝힌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국정 운영과 조정 권한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때부터 책임총리제를 강조했지만 정홍원 총리가 보여준 모습은 책임총리와 거리가 멀었다. 또 지난해 총리 후보자들이 연이어 낙마하면서 총리의 위상이 상당히 약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후보자는 야당과의 개헌 합의설 등에 대해서는 “예민한 문제인 만큼 나중에 말하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만나 “오물딱조물딱(상의 없는 일 처리) 하지 않고 ‘아웃 오브 사이트’가 되지 않도록 야당과 자주 만나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그는 본인과 부인 명의의 재산으로 모두 11억 1463만원을 신고했다. 인사청문회는 다음달 4일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새 총리가 풀어야 할 현안은…

    제2기 국무총리가 임기 중에 풀어야 할 현안은 무엇보다 정치권의 원만한 국정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치·행정 전문가들은 25일 새 총리의 과제로 정치권의 국정 협력, 위기관리 리더십, 국정 조정 능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수의 전문가는 “정부가 아무리 좋은 국정 개혁과제를 제시해도, 이를 제때 집행하려면 관련 법령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이는 야당을 포함한 정치권의 협조가 절실한 문제”라며 입법부와의 소통을 먼저 강조했다. 국회에 상정된 일부 민생·경제 법안이 지난 연말까지도 통과되지 못했고, 결국 정홍원 총리가 해를 넘긴 지난 7일 이례적으로 상임위원장들의 방을 찾아다니며 14개 법안의 처리를 거듭 당부한 것을 국정운영 애로의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야당이 비협조적인 게 비단 총리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해도, 총리는 국정 수행의 좌장이라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는 것이다. 위기관리 리더십을 발휘해달라는 주문도 내놓았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에도 잦은 안전사고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으나, 정부 내 통합지휘체계는 아직 미흡하다는 얘기다. 대형 재난안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떨어져 있는 청와대가 ‘감 놔라 배 놔라’를 한다면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는 만큼 국민안전처장이 사고 수습에 있어서 다른 부처들의 신속한 지원을 받으려면 총리가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정책 과제와 선거공약을 서둘러 수행하기 위해 부처별 현안의 조정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도 ‘책임 총리’를 자임하고 국정 조정에 소정의 성과를 내긴 했지만, 정부 출범 3년 차에도 뚜렷하고 가시적인 효과는 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황윤원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행정 관료, 경찰청장, 도지사, 정치인을 두루 거친 터라 소통과 추진력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면서 “그러나 총리 임기 중에 이를 완수하지 못하면 그다음 총리는 정책 수행과는 거리가 먼 ‘마무리 총리’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차남 병역면제, 필요하다면 공개 검증”

    “차남 병역면제, 필요하다면 공개 검증”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받고 있는 의혹은 차남의 병역면제와 재산 형성, 후보자 자신의 조기 군 제대 등이다. 1981년생인 차남이 2000년 입영 신체검사에서 3급 현역복무 판정을 받았으나 2006년 5급 판정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 이 후보자는 25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면서 차남의 병역 의혹에 대해 “필요하다면 언론인, 의료인 또는 관계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모든 조치를 받아들이겠다”면서 “아직 결혼시키지 못한 자식 문제를 놓고, 더구나 신체 부위를 공개하고 대중 앞에 노출한다는 것이 얼마나 인간적으로는 고민이 되겠는가”라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앞서 이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를 돕고 있는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4일 “후보자 차남은 미국 유학시절 축구시합 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돼 재건술 및 내측반월상 연골 파열 수술을 받았고, 이로 인해 ‘불안정성 대관절’의 사유로 5급 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영연기에 대해선 “2001년 미국으로 출국해 2006년까지 5년간 미시간대학 등을 다녔다”면서 “이 기간 병무청으로부터 국외 유학자로 병적관리돼 본인이 귀국할 때까지 입영 연기대상으로 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후보자 차남의 땅에 대해선 “후보자 부인이 장인에게 증여받은 토지로 인해 매년 세금 부담이 커서 2011년 차남에게 공시지가 18억 300만원 상당의 토지를 증여했다”며 “증여세는 해당 토지를 담보로 후보자 차남이 매년 분할 납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후보자 본인의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부주상골’을 사유로 보충역 소집판정을 받았고 1976년 5월 입영해 1977년 4월 만기 복무만료(소집해제)를 했다”며 조기 전역 의혹을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의 병역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발 엑스레이 사진 2장을 내놓았는데, 이는 본인이 14세, 25세 때인 1964년과 1975년에 각각 찍은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병역 관련 증빙 자료를 50년간 자택에 보관한 셈이다. 이 후보자는 공직생활 시작 때인 40년 전 첫 월급명세서도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은 평소 “결벽증이 심해서”라고 말했지만 그만큼 공직생활에 대한 꿈을 오래도록 키워온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내각·靑 개편] 파란만장 700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취임 2주년을 며칠 앞두고 물러나게 됐다. 연초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5월 유임설’이 나돈 터라 총리 교체 발표가 조금 당황스러운 상황이지만 정 총리는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두어 차례 사임을 결심한 바 있기 때문에 담담한 표정으로 23일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지원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와 주요 간부들과의 만남에서 “(나는) 2년 동안 했으니까, (직원들은) 새 분위기에서 일하는 게 맞다”며 “무거운 짐을 벗어서 홀가분하다”고 소회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후 청와대 임명장을 받을 때까지 남은 기간에는 국무회의와 국가정책조정회의에만 참석하고 나머지 일정은 대폭 줄이기로 했다. 정 총리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3년 2월 26일 임명된 뒤 1년 2개월 만인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후임으로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과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여러 논란에 휘말려 낙마하자 유임됐고, 잠시 눈총을 받았던 ‘시한부 총리’라는 멍에도 어느 정도 벗었다. 지난겨울 공직 개혁 등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울 때 다시 교체설이 나왔으나 그때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새해 들어서는 유임설에 힘입어 활기찬 행보를 보였고, 지난 10일 출입기자들과 산행을 할 때는 총리 교체설에 대해 “할 말이 왜 없겠느냐마는 누가 물으면 ‘소이부답’(笑而不答·말 대신 웃음으로 답한다)이라 한다”고 대답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일본의 역사 망언이 또 불거졌을 때는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의 무모한 행위로 국제사회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질타하는 등 의욕을 보였다. 또 신년 중소기업 간담회 자리에서는 뿌리가 깊으면 잎이 무성하다는 ‘근심엽무’(根深葉茂)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정부의 중기 정책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퇴임 이후) 산행이나 하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국책 연구원 무단으로 외부 강의… 수천만원 챙겨

    국책기관의 연구원들이 무단으로 외부 강연을 다니며 가욋돈을 챙기고, 퇴직 공무원은 연구경력 15년 이상의 책임연구원으로 임용돼 고액의 연봉을 받다가 적발됐다. 감사원은 22일 대덕연구단지의 기초과학연구원에 대해 기관운영감사를 한 결과 책임연구원 A씨가 2012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보고도 하지 않은 채 86차례에 걸쳐 강의·회의·자문 등에 참석하며 366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출장을 마친 뒤 업무와 무관한 회의·행사에 나가 따로 참석비도 챙겼다. A씨는 징계시효 이전(2012년 10월)에도 25차례에 걸쳐 835만원을 받았다. A씨 외에도 모두 6명이 142건의 비슷한 잘못을 저질렀고, 따로 챙긴 수입은 5400여만원에 이른다.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이 연구원은 단장 및 팀장 등 책임자급 연구자들이 국가적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외부 활동에 제한을 받는 점을 감안해 이미 보수의 20%가량을 더 지급받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또 2012년 1월 옛 교육과학기술부 단장 출신의 B씨를 책임연구원으로 임용해 임원인 감사보다 많은 1억 7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관피아’ 관행에 따라 공직 경력을 연구경력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같은 해 12월 선임행정원으로 임용된 C씨의 경우도 정당활동 경력을 그대로 인정, 고액 연봉의 책임행정원으로 승격시켰다. 두 사람은 본래의 임용 기준보다 매년 5000만원가량을 더 받았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물품구매 입찰 때 경쟁 참가자의 자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정부 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 2013년 경쟁입찰로 장비를 구매한 사례 중 36건(53억 7000만원 상당)은 구매 규격서에 단일 모델만 지정했고, 13건(12억 6000만원 상당)은 특정 상표를 지정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대한민국 공무원/김경운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대한민국 공무원/김경운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꼭 120년 전인 1895년 조선 내정에 깊숙이 간섭하던 일본은 기어코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을미사변(乙未事變)을 일으킨다. 앞서 1894년 재래 문물제도를 버리고 근대적 체제를 확립하려던 갑오경장(甲午更張)이 대중의 외면을 받더니 일본 세력의 힘만 키워 준 꼴이 되면서 이듬해 참변을 불렀다. 지금 공직사회가 마치 당시의 혼란상을 겪는 듯하다. 갑오년(2014년)의 세월호 참사에서 비롯된 공직 개혁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에서 해를 바꿔 을미년(2015년)으로 넘어오니까 이런 뜬금없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공무원은 요새 어깨가 축 처진 채 울상을 짓고 있다. 고시 관문을 뚫고도 반평생 몸을 사리면서 잦은 야근을 견뎌온 것은 나중에 퇴직하면 월급 제대로 받는 곳에서 한 3년은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말단 공무원으로 들어가 박봉 앞에서 짧은 한숨을 내쉬는 아내의 모습을 봤어도, 나중에 퇴직금 대신 받을 공무원연금 덕분에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세간의 눈초리는 퇴직 후 취업을 무조건 ‘관피아’로 몰아붙이고 연금은 국민의 세금을 좀먹는 부당이득으로 간주하며, 따끔따끔하다. 가족과 생이별을 한 채 정부세종청사 근처의 쪽방에서 지내는 것도 서러운데 이제는 어디 가서 공무원 명함을 꺼내기도 싫다며 고개를 떨구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잘못은 공무원 대다수의 탓이 아니다. 공직 경험을 재활용하는 퇴직 후 취업 관행이나 개천에서 난 용을 찾는 고시 선발 전형, 곗돈 붓듯 모아온 공무원연금 제도 때문이 아니다. 합리적인 틀에서도 빈 곳을 찾아내고 유혹을 떨치지 못한 소수의 일탈이었을 뿐이라 믿는다. 대한민국 공무원은 반세기 전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하다못해 ‘발신→수신→참조→제목’ 등 전언통신문 양식도 우리 공무원들이 미군 행정병들로부터 배워서 민간 기업인들에게 전한 것이다. 시골 마을에서 꽤나 공부를 잘했다는 청년은 면사무소 새마을운동과의 말단 서기지만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자긍심이 컸을 것이다. 당시 새마을운동과는 누구나 원하던 총무과나 기획과보다 더 잘나가는 부서였고, 이게 동력이었다. 1980~90년대 나라의 기틀이 잡히고 산업이 발전하자 공무원 직업이 한때 외면받기는 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취업난과 민간기업 구조조정 분위기 속에 다시 각광을 받는다. 시험 경쟁률이 100대1을 넘기도 한다. 이런 공직이 세월호에 떠밀려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이 만성적자에 허덕인다고 하니 연금 구조를 고치긴 해야 한다. 하지만 적자의 원인이 정부책임준비금 미납으로, 공공예탁금의 이자손실 등으로 줄줄 전용됐기 때문이라는 공무원 노조의 볼멘소리에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과거 정부의 책임일지라도 사과할 일이 있으면 제대로 하고, 솔직한 심정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싱가포르 공무원은 보수가 많고 권위도 인정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뇌물 등 비리 혐의가 포착만 돼도 법원의 영장 없이 체포나 압수·수색을 당할 수 있다는 그들의 반듯함을 우리 공무원들이 잊어선 안 된다. kkwoon@seoul.co.kr
  • [국가혁신 8개부처 업무보고-정부 구조조정] 정부위원회 108개 정리… 조직규모 최적화 ‘초점’

    [국가혁신 8개부처 업무보고-정부 구조조정] 정부위원회 108개 정리… 조직규모 최적화 ‘초점’

    21일 정부업무보고에서 정부의 구조조정은 기구와 인원을 조직 규모에 맞게 최적화하고 현장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할 일’과 ‘버릴 일’로 업무 성격을 구분하게 되는데, 특히 현재 난립한 것으로 지적되는 정부 산하 위원회는 108개 정도가 ‘버릴 일’에 속하게 됐다. 다만 그동안에도 2008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정부위원회를 통폐합하고 자격 기준을 강화해 왔으나, 사라지기가 무섭게 새 위원회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다섯 번째 구조조정안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다음달 발표 예정인 정부위원회 정비계획에 따라 부처별 위원회 숫자를 모두 430여개 선에서 묶을 방침이다. 전문가와 시민 등이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회의 등 운영 실적이 저조한 위원회는 폐지하고 기능이 유사한 위원회는 통폐합한다. 전체 543개 정부위원회 가운데 33%에 해당하는 179개 위원회가 지난해 이름만 걸어놓고 단 한 차례의 회의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의를 연 위원회라도 ‘2회 이하’가 조사 대상의 65%에 불과해 회의 내용이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위원회에 책정된 사업·운영예산(2014년 기준)은 총 2603억 9700만원에 이른다. 특히 국무총리실의 경우 지난해 64개(현재 71개) 위원회 가운데 18곳이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는데 이는 총리실보다는 국회 탓인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위원회 신설은 국회의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 많은데 위원회의 권위성 등을 이유로 장관 부처보다 총리실 산하를 고집하곤 한다”면서 “빗물관리위 등 10개 위원회의 신설 입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부처 간 연관 기능을 진단하고 유사·중복 업무와 조직을 통폐합하도록 했다. 또 정부 운영의 협업을 촉진함으로써 구조조정에 따른 기능 약화를 최대한 줄일 방침이다. 정부는 고용·복지·문화·창조경제 등 흩어진 대민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고 있는 ‘고용복지센터’를 부처 간 협업의 우수 모델로 삼고 전국 10개에서 올해 30개로 늘리기로 했다. 또 부처·기관별로 제각각 제공되고 있는 227개 인터넷 정보시스템을 취업정보·중소기업 지원·유아교육 등 9개 서비스로 통합하게 된다. 조직 축소에 따라 공무원들이 일하는 방식도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도록 바뀐다. 다음달부터 모바일 전자결제를 추진하고 4월부터는 업무 연락 및 자료 공유가 가능한 전용 모바일 메신저인 ‘바로톡’의 사용이 확대된다. 노트북만 들고 다니면서 와이파이 송신 및 업무처리가 가능한 ‘스마트워크’가 고속버스터미널 등 교통 요지와 공공 청사에 추가로 설치된다. 진재구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 기능의 구조조정은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당연히 상시적으로 해 나가야 할 과제”라면서 “하지만 중요한 점은 구조조정의 방향과 세부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성과평가제에 대한 지표가 경영평가처럼 단순히 경제적 이익에만 집중된다면 정부나 공기관의 공익성 측면이 간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황당한 국세청’…사망자에 세금 800억 부과 후 방치

    국세청이 생사도 확인하지 않은 채 사망자에게 8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부과하는 등 조세행정의 허점을 드러냈다. 감사원은 20일 ‘국세청 기관운영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국세청이 200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사망자 1940명에 대해 3616건, 812억 7800만원의 국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체납세액이 1298억 9200만원에 달했지만 국세청은 잘못 부과한 국세를 정리하거나 상속인에 대한 부과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 더욱이 세금이 부과된 사망자 중 1000만원 이상 상속재산이 있는 경우가 884명이나 됐는데도 국세청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납세 고지 이전에 사망한 납세 의무자에 대해서는 상속인 등에게 세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국세청은 국세 부과 전산 입력 화면에 사망 여부가 표시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확인 없이 일률적으로 세금을 부과했으며 감사가 시작되자 전산 시스템을 보완했다. 아울러 국세청은 해외 부동산 취득을 위해 5만 달러 이상을 국외로 송금한 적이 있고 5000만원 이상 세금을 내지 않은 고액 체납자에 대해선 법무부에 출국금지 요청을 하도록 돼 있다. 규정에 따라 2012년 14명, 지난해 26명이 출국금지됐다. 하지만 국세청은 제대로 제출되지 않는 해외 부동산 취득 보고서만 참고했을 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취득 신고 수리자료나 외국환 송금자료는 점검하지 않아 고액 체납자 11명이 출국금지 대상에서 누락됐다. 감사원은 이에 대한 주의 요구 및 통보 등 12건의 감사 결과를 시행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감사원 “4대강 사업, 수자원공사 우려에도 강행”

    정부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을 공기업 자체 사업으로 떠넘겨 공기업의 경영 악화와 졸속 시행을 불렀다는 감사원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감사연구원의 ‘공기업 주요 정책사업 추진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던 4대강 사업은 2009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수익사업으로 결정되고 이후 3일 만에 수공 이사회에서 자체 사업으로 추진이 의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보고서는 “공기업 사업으로서 근거가 모호하고 국가 재정지원 조건이 불명확하게 설계된 상태로 수공의 7조 8000억원이 투자됐다”면서 “정부는 금융비용 보전 차원에서 1조 3000억원만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사업 추진의 법적 근거와 관련해 “수공은 4대강 사업이 치수사업이고 별도 수입이 없기 때문에 수공 자체 사업으로는 추진이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히고 이사회 의결 과정에 대해선 “변경된 사업에 대한 충분한 숙려기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사업성·경제성·재원 구조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공의 투자 원금에 대한 회수 대책은 아직도 수립되지 않았다”면서 “투자 회수가 늦어질수록 금융비용 보전액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공기업 자체 추진의 근거가 모호한 사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사업으로 추진하거나 총사업비 관리제도를 개선해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해외 직구 식품 국내 유입 원천 차단 추진

    해외 직구 식품 국내 유입 원천 차단 추진

    정부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해양·수산 신산업 육성 추진계획과 불량식품 근절 방안,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추진계획 등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양플랜트 운영 인력 ▲조류·파력 등 해양에너지 전문 인력 ▲선박관리 전문가(연 300명) 등 신산업을 이끌 인력을 중점적으로 양성하기로 했다. 또 오는 6월 우수 선박관리업자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10월에는 신기술 인증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크루즈 산업의 경우 무비자 입국(30일 기한)이 가능한 제주도 특성을 활용, 제주항을 해외 크루즈선의 모항으로 육성하고 ‘크루즈선 용품 공급센터’ 등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경제 효과는 모항 운영 때 연간 900여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또 ‘식품안전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불량식품 근절 방안을 마련하고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의 적용 대상 업소를 2000곳(식품 600곳, 축산물 1400곳) 추가할 계획이다. 특히 주로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어육소시지, 과자·캔디류, 초콜릿류 등 8개 품목의 집유장 및 유가공장은 반드시 인증을 받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해외 직접구매(직구) 식품의 국내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나갈 방침이다. 소규모의 어린이집까지 급식의 위생·영양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지난해 142곳에서 올해 190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본격 시행에 따라 지난해 12월 525개 배출권 할당 업체에 대해 이의신청을 접수한 결과 243개 업체(46.3%)가 감축 여력 부족 등 소명을 제기했고, 이를 다음달 초까지 검토해 개선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전 産銀 부행장, 재직 시절 388억 임의 출연… 임직원 ‘돈 잔치’

    전 産銀 부행장, 재직 시절 388억 임의 출연… 임직원 ‘돈 잔치’

    올해 공공부문 개혁이 화두인 가운데 정부 예산이 관련된 금융 공공기관 역시 국민을 향한 공적 역할보다 임직원만을 위한 ‘제 밥그릇 챙기기’가 여전했다. 감사원은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시절 방만 경영을 문제 삼아 김모 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의 인사 자료로 활용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15일 국내 11개 금융 공공기관을 상대로 경영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금융위원장에게 김 이사장의 비위 내용을 인사 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 대상은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거래소, 한국정책금융공사 등이다. 김 이사장은 2012년 5월부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재직하며 금융위원회 결정으로 2013년도 예산에서 급여성 복리후생비 120억원이 삭감되자 이를 보전하기 위해 사내복지기금 190억원을 출연하도록 지시해 임직원들과 나눠 가졌다. 이 과정에서 기금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따지지 않았고 당시 산업은행이 ‘기타공공기관’에서 제외됐다는 이유로 추가 출연금에 대해 금융위와 협의도 하지 않는 등 관련 법 예산 규정을 위반했다. 김 이사장은 산업은행 경영이 더욱 악화되고 민영화 방침이 사실상 철회된 2013년 7월에도 같은 식으로 198억원을 사내복지기금으로 출연하도록 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388억원을 임의로 운영했다. 2013년 7월 198억원 추가 출연 전에도 산업은행 직원 1인당 받는 사내복지기금은 3200만원에 이르렀으며 연간 총 86억원의 복리후생비나 수당이 부당 지급된 것으로 지적됐다. 산업은행은 과거 감사에서도 이 같은 방만 경영이 지적됐지만 노사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문제를 고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는 임대재산 계약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부당이득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소는 임직원이 조합원으로 있는 신용협동조합과 수의계약을 통해 연간 10억원 상당의 수익이 발생하는 여의도 서울사옥의 지하주차장을 연간 2억 7700만원에 임대해 줬다. 또 주차장에 차량통제시스템을 설치해 주고 인건비까지 지원함으로써 신협이 2011~2013년 19억 6100만원의 특혜성 이익을 챙기도록 했다. 거래소는 지하상가와 커피숍 또한 수의계약으로 신협에 헐값에 임대해 줬고, 이를 통해 신협은 3년간 3억 2600만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신협의 조합원 배당률은 이자수익만 감안한 배당률(연 4.42~5.19%)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연 7.51~9.14%에 이른다. 중소기업은행 등 6개 금융 공공기관은 2009년 7월 ‘이사대우’ 등 별도 직급을 폐지하겠다고 기획재정부에 보고하고도 보수와 처우가 비슷한 ‘집행간부’ 등 직급을 신설해 운영하다가 적발됐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이원종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이원종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새해에는 어지러운 정쟁에서 벗어나 민생 경제를 돌봐 달라는 국민의 바람이 간절하다. 특히 서민 생활과 밀접한 지역발전에 대한 요구가 절실하다. 대기업이 아무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유명 브랜드를 자랑해도 내가 먹고사는 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섭섭함을 떨칠 수 없는 게 대도시 서민들이고 지방의 주민들이다. 이에 따라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는 올해 지역발전 정책에 전환점을 마련했다. 개발과 건설보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현장의 질적 개선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3층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원종 위원장은 “지방행정을 통한 40여년 공직 경험을 행복하게 잘사는 마을을 만드는 데 쏟아붓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공직사회의 변신 몸부림에 대해서도 속내를 내비쳤다.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인가. -그렇다.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지역경제 개발이 어느 정도 진척되면서 국민 욕구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 고속도로가 마을 앞을 지나가도 생활환경은 별로 바뀐 게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삶의 질을 높여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봐도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으면 양보다 질을 원한다. 이제 주민들의 생활 현장으로 한발 다가가서 세심하게 돌보는 것이 지역발전 정책의 근간이다. →역대 정부도 국토개발과 지역발전을 약속했는데. -정부조직에 지역 관련 위원회를 둔 것은 참여정부 때다. 이를 통해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과 수도권에 밀집된 154개 공공기관을 시·도별로 분산시켜 혁신·기업도시를 조성하는 등 물량 분산형 정책에 집중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전국을 호남권, 충청권, 대경(대구·경북)권 등 7개 광역경제권으로 나눠 SOC 중심의 지역경쟁력 제고에 몰두했다. 이 모두는 나름의 성과를 냈지만 이제는 주민 실생활과 직결된 방향으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올해부터 추진되는 지역발전 정책의 추진안은.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생활권 사업이 있는데 이를 ‘호프(HOPE) 프로젝트’라고 한다. H는 해피니스를 말하는데, 국민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사느냐”고 삶의 가치관을 물으면 대답하기 어렵지만 “어떻게 살고 싶으냐”고 물으면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O는 오퍼튜니티를 말한다. 대졸이든 고졸이든, 기득권이든 소외계층이든, 합리적 조건의 기회를 균등하게 주는 것이다. P는 파트너십으로 손잡고 함께 가자는 것이다. E는 에브리웨어로 전국 어디에 살든지 동등한 삶의 질을 향유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선 일자리 창출부터 문화 향유에 이르기까지 6개 분야의 17개 과제가 있다. →생활권 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가. -내 생활 수요가 충족되는 틀에서 지역주민들 스스로 생활 권역을 정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서로 이웃인 충남 천안과 아산처럼 현재 전국에 56개의 ‘지역행복생활권’이 생겼다. 수도권에는 이와 별도로 7곳의 ‘시범생활권’이 편성된다. 서울은 너무 크고 경기권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을 동북, 동남, 서북, 서남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가까운 경기권 지자체와 교통 체계, 문화시설 등을 함께 편리하게 공유하도록 하는 구상이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이 63개 특징적 생활권으로 묶인 것이다. 우선 56개 지역행복생활권으로부터 독자적 추진과제를 추천받아 1457개의 추진과제를 선정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이 지원된다. →생활권 사업이 지역갈등이나 ‘님비’(지역이기주의) 현상을 해소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까. -천안과 아산은 KTX 천안아산역 역명 결정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그러나 생활권 구성을 통해 ‘복합문화정보센터’를 공동으로 조성해 이용하고, 천안에 있는 추모공원도 저렴하게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 양산과 김해는 폐기물 처리를 두고 서로 다른 고민을 해 왔다. 양산은 기존 매립시설의 반입량이 줄어 세입이 감소하고 민간 위탁비용이 증가하는데, 김해는 새 매립장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생활권 사업을 통해 양산 매립시설의 공동 이용과 함께 매립가스 이용설비의 신설에 합의했다. 여기에 필요한 국비 13억 9000만원이 지원된다. 지역발전위가 결정하면 기획재정부가 적극 재정 지원을 하는 게 생활권 사업의 또 다른 효과다. 내년 예산에 총 7000억원이 반영됐다. →나머지인 두 번째 트랙이란 무엇인가. -‘특화발전 프로젝트’다. 시·도별 고유의 특징과 장점을 살려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자는 것이다. 조밀하게 구분된 생활권 사업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하는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전남은 전국에서 해안선이 가장 길고 섬이 많으며 갯벌이 멋진 곳이다. 그래서 해양관광 허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주는 40만년 동안 지하에 저장된 용암해수를 자랑하는 곳이다. 이를 끌어올려 식수, 화장품, 기능성 식품 등을 만드는 것은 딴 곳에선 할 수 없는 사업이다. 다른 별도의 계획을 갖고 있는 서울시와 세종시를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사업에 착수한다. →오랜 공직 경험과 지방행정에 대한 애정 때문에 자치단체장들에게 전하고 싶은 충고도 있을 텐데. -선거에 당선되고 나면 주민들에게 뭔가 빨리 보여 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 말만 듣고 자신의 생각만으로 결정을 하면 방향부터 잘못될 수 있다. 그래서 먼저 나침반을 보라고 충고하고 싶다. 우리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알려면 많은 얘기를 듣고 주민의 요구를 파악하며 현재의 상황과 여건을 살펴야 한다. 그다음에 시계를 봐라. 사업 시행의 적정한 시점을 찾으라는 말이다. 하나 더하면 운용 가능한 현재의 예산과 지역 자원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우고 싶다. 제일 큰 자원은 머릿속에 들어 있고 이를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 지역의 미래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면 주민들의 표는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온다. →머릿속의 자원을 끄집어내라는 뜻은. -전남 함평이 나비축제로 성공했는데, 나비가 어디 함평에만 있는가. 잠재된 사업 아이디어를 끄집어낸 것이다. 일본에도 마을이 쇠퇴하며 기차마저 끊어진 곳이 있었다. 누군가가 “산마루를 넘어가는 해가 아름다운 마을이니까 석양 콘서트를 열어 마을을 살리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렇잖아도 기울어 가는데 쓸쓸한 석양을 보며 베토벤의 운명을 공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마을 사업은 명물로 소문나며 성공했다. 기차역도 다시 문을 열었다. 저녁노을이 그곳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나. 우리 지역은 가진 것이 별로 없는데, 중앙정부는 도와주지도 않는다고 불평만 하면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세월호 사고로 ‘관피아’ 논란이 일면서 공직사회가 얼어붙었다. 어떤 생각이 드나. -구미 선진국이 200~300년에 걸쳐 이룬 발전을 우리는 유례없이 반세기 만에 해냈다. 국민소득은 300배나 늘었다. 그러나 양적 성장을 하는 동안에 부작용이 나왔다. 1970년대 와우아파트 붕괴, 1990년대 성수대교 붕괴 등등. 허겁지겁하다가 필연적으로 ‘양적인 붕괴’를 가져온 것이다. 세월호 사건은 ‘질적 붕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부른 붕괴가 아닌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는 말이다. 관피아라는 말을 듣는 것은 공직사회로선 매우 불행한 일이다.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다만 손가락 한두 개가 병들었다고 몸이 다 망가진 것은 아니다. 전체 공무원의 부패나 잘못으로 매도돼선 안 된다. 100여년 전에 고종 황제가 보낸 밀사는 헤이그 국제회의장에도 들어가지 못했지만 지금은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가 됐다. 이렇게 될 때까지 중심적 역할을 한 조직은 공직이었다고 믿는다.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을 했고, 군경이 나라를 지켜 냈다. 이제는 절대다수의 건전한 공무원들을 격려해 주면 좋겠다. 그들의 사기가 떨어지면 대한민국의 사기도 꺾인다. →관피아 탓에 행정고시를 아예 폐지하라는 말도 나오는데. -시험 제도 탓을 하면 안 된다. 옛 과거 제도는 고려 광종 때 시작돼 조선 말 갑오경장 때 폐지됐으니 1000년 가까이 유지된 것이다. 그동안에도 부작용 때문에 폐지론이 나오고 음서 제도로 보완하기도 했지만 결코 없어지지는 않았다. 따라서 채용 제도의 탓만 하지 말고 합격 후 공직 운영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행시 대안으로 민간경력채용 제도가 확대되는데. -민간에서 좋은 인재를 데려오는 것은 좋은 취지이고 도입에 찬성한다. 그러나 공직 출신도 우수하다는 점을 알아 달라. 더 좋은 인재를 뽑는 것은 좋지만 배제하고 교체하는 것보다 서로 보완하고 교류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정 기간 공무원이 민간에 가서 배우고 민간도 공직에 들어와 공직 가치관이나 지식을 익힌다면 서로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공직과 민간의 인사 교류를 말하는 것이다. 민간에 비해 공직에서는 사명감이 중요한 덕목이고, 이를 갖추고 있는 곳이 공직이다. 성경에도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공무원연금의 개선론이 한창 논의되고 있는데, 소견은. -연금 구조의 문제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지금 내가 이러니저러니 말할 입장은 아니다. 이해 당사자들이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아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면 좋겠다. →기초단체의 지방의원 폐지 등 지방자치 제도의 개선론에 대해선. -정치권과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얼마 전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이 개선안을 발표했을 때 전화를 걸어 “핵폭탄 하나 터뜨리셨다”며 농담을 전한 적이 있다. →공직의 대선배로서 젊은 공직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공직이란 나에게 필요한 곳이라기보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돼야 한다. 나 자신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나를 던지는 곳이라는 말이다. 또 “네 스스로 떳떳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생각과 가치관이 건전해야 하고 처신이 떳떳해야 한다. 또 대접이나 존경을 받으려고만 생각하지 말고 먼저 스스로의 실력을 키우라고 말하고 싶다. 실력이 결국 카리스마가 된다. 공직의 옷을 벗는 날까지 공부해서 실력을 쌓아야 한다. 아울러 내가 중심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내가 존재한다는 정신을 지녀야 한다. 이게 공인의 정신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이원종 위원장은… 서울시장·충북지사 역임 40여년 공직 생활 ‘행정인’ 이원종 위원장은 자신을 ‘정치인’이 아닌 ‘행정인’으로 불러 달라고 말하곤 한다. 지방선거에 두 차례 출마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40여년 공직에 몸담았던 이력에 더 많은 애정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며 대학은 엄두도 못 낼 형편이었지만 무작정 서울행 야간열차를 탔다. 장학금을 받고 국립 체신학교에 진학해 마지막 졸업생이 됐고, 이어 체신부 서기보로 공직에 입문해 꿈을 키웠다. 학업도 손을 놓지 않은 데다, 공직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아 서울시의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인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는 관선 서울시장과 함께 관선과 민선을 합쳐 세 차례나 충북도지사를 지냈고, 대학 총장도 역임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노력과 때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인내, 그리고 꺼지지 않는 열정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고 지인들은 평가한다. 이 위원장은 최근 4쇄 개정판으로 출간된 저서 ‘인생 네 멋대로 그려라’(행복에너지, 2013년)에서 “내가 하고 싶고 나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내 멋대로 인생을 그려 가야 한다”고 말한다. 취업의 어려움 속에 현실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한다. 또 “힘든 고비를 만날 때마다 이를 넘지 못하면 끝장”이라고 스스로를 다그쳤다고 했다. ▲충북 제천(73) ▲제천고, 국립 체신학교, 성균관대 ▲한양대 석사 ▲체신부 광화문전화국 ▲서울시 기획담당관·행정과장 ▲서울시 주택·보건사회·교통·내무국장 ▲용산·성동·강동·성북·동대문구청장 ▲청와대 비서관 ▲관선 충북도지사·서울시장 ▲서원대 총장 ▲민선 충북도지사 ▲한국지방세연구원 이사장
  • 소방공사 대가 억대 ‘꿀꺽’… 경조화환 납품 ‘뒷돈’

    소방공사 대가 억대 ‘꿀꺽’… 경조화환 납품 ‘뒷돈’

    정부가 공공기관과 그 주변에서 저질러진 각종 부패와 비리를 5개월 만에 모두 1643건, 6046명이나 적발했다. 이 가운데 구속자만 412명에 이른다. 정부로선 공공부문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셈이다. 국무총리 산하 부패척결추진단은 1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해 8월부터 추진한 부정부패 척결 추진 계획에 따라 지난해 12월까지 검찰, 경찰과 합동조사에 나선 결과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척결 대상으로 정한 5대 분야별 건수와 비리자는 ▲국민안전 위해 비리 583건, 1393명 ▲폐쇄적 직역 비리 200건, 427명 ▲국가재정 손실 비리 456건, 2675명 ▲반복적 민생 비리 193건, 458명 ▲공정성 훼손 비리 211건, 1093명 등이다. 이들 가운데 국고보조금, 국민안전, 특혜성 계약 등 악질적 비리에 관련된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 민간업자 등 800명에 대해선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했고 72명은 소속기관에 징계를 요구했다. 특히 이들 중에는 특혜성 계약·취업 비리와 관련된 11개 공공기관의 임직원 30명이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공공기관이 독과점 성격의 사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사업 진행이 베일에 싸여 각종 부패와 비리가 만연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정부 부패척결추진단과 검·경이 단기간에 6000여명의 비리자를 적발한 것도 부패가 개별적, 일시적으로 저질러진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사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공공기관은 민간 사업자 계약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모 공기관의 팀장급 3명은 정보시스템 유지·보수를 위해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전산업체 3곳에서 모두 1억 29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입찰제안평가 때 채점 순위를 바꾸며 평가표를 재작성하는 등 과감하게 비리를 저질렀다. 전문기술 분야인 데다 사후 감독도 느슨한 공기관이라 가능했다. 모 공사 팀장은 소방설비 보수공사를 하면서 관련 업체 8곳에서 모두 1억 2500만원을 받았다. 또 다른 공사 사장은 옥상 주차장 바닥 보수공사를 하면서 특정 업체에 유리한 입찰 자격을 부여할 것을 담당자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모 재단 본부장은 800여건의 행사에 필요한 경조화환을 특정 화원 3곳에서 납품받으며 1654만원을 챙겼다. 취업 비리도 흔했다. 모 기관 원장은 인사담당자를 불러 자격이 미달되는 옛 제자 3명을 연구원으로 채용할 것을 지시했고 취업 응시자들은 ‘실무 경력 5년 조항’에 대학원 이력을 포함하는 특혜를 누렸다. 모 공단 차장급 등 3명은 아들 또는 조카가 특별채용되도록 인사담당자에게 부탁했고 취업 응시자들은 성적 우수자들을 제치고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운전기사, 비서실 여직원 등은 아예 공고도 없이 채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공공기관 부패, 비리는 관행적이고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심지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범죄인 줄도 모르는 임직원도 있다”며 지속적인 조사를 강조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보호관찰 민간위원 처벌 공무원 수준 강화

    앞으로는 보호관찰 심사위원회 소속 민간위원에 대한 처벌이 공무원 수준으로 강화된다. 정부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지금까지는 보호관찰 심사위 민간위원이 비리를 저지르더라도 공무원 의제 규정이 없어 신분상 책임을 묻거나 엄중 처벌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개정안에는 또 권위적,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의 명칭을 ‘법사랑위원’으로 바꾸고, 갱생보호사업의 허가와 관련해 사업 범위·허가 기간을 제외한 다른 조건을 삭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발전소 운영 등 전기사업자의 경영권 지배 목적으로 주식을 취득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인가가 필요한 경우를 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 변경이나 대표이사 임면권 획득 등으로 규정한 시행령 개정안도 처리됐다. 아울러 국내에서 주민등록을 한 재외국민은 주소지 읍·면 사무소 및 동 주민센터에서 인감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인감증명법 시행령 개정안도 회의를 통과했다. 정 총리는 회의에서 세월호특별법의 국회 통과와 관련해 “국무조정실과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는 특별법에 따른 조치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시행령 제정과 지원조직 설치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희생자에 대한 배상과 보상, 피해자 지원, 추모 사업 등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부처별 소관사항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 총리는 최근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와 관련해 새로운 주거형태의 화재 취약 요인을 점검해 건축·소방 제도개선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감사원 “甲의 자세 고치자”

    감사원이 ‘소통이 부족한 갑(甲)의 자세’를 고치기로 결의했다. 감사원은 12일 정갑영(연세대 총장) 위원장 주재로 제2차 감사혁신위원회를 열고 감사의 투명성 제고, 외부 의견수렴 확대, 직원 청렴성 제고 등을 우선 추진해야 할 3대 혁신과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국회, 언론, 피감기관, 국민, 직원 등 광범위한 대상의 표본을 추려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이들 혁신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안을 만들기로 했다. 감사원 조직과 운영의 개선을 위해 지난달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혁신위는 “공감대가 형성된 이들 혁신과제 모두는 감사원 조직의 소통 부족이나 고압적 자세, 경직성 등에서 비롯됐다”며 내부의 문제점을 따갑게 지적했다. 이어 혁신위는 “외부에서 감사 과정이나 조직 운영 등에 대해 잘 알기 어려워 정치감사, 늑장감사 등 논란이 야기됐다”며 감사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전 과정의 공개 확대를 감사원 측에 제안했다. 또 “우월·특권 의식을 버리고 존중하고 경청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감사원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감사 수요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운영체계를 구축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7명의 혁신위원 가운데 외부 인사는 위원장을 비롯해 정재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응권 우석대 총장,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등 4명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문호승 감사원 방산비리 특감단장 사임 왜

    문호승 감사원 방산비리 특감단장 사임 왜

    감사원 산하 방산비리 특별감사단을 이끌던 문호승(56) 감사원 제2사무차장이 특감단 출범 2개월도 안 돼 돌연 사표를 내자 이런저런 뒷얘기가 무성하다. 특감단과 별도로 방산비리 관련 정부합동수사단을 운영하고 있는 검찰과의 마찰설부터 감사원 내부의 권력투쟁설까지 나온다. 11일 감사원에 따르면 문 사무차장이 지난 7일 청와대에 사임 의사를 전달한 표면적인 이유는 일단 감사원의 고위직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문 사무차장 스스로 물러나 서울대 상근감사로 간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서둘러 이영하 국방감사 1과장을 특감단장 대행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서울대 상근감사 자리는 문 사무차장처럼 잘나가는 1급이 갈 곳이 아니라 국장급 퇴임 자리인 데다, 1급 단장 자리를 과장급이 대행하는 꼴이어서 감사원 인사의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또 관행에 따라 금융권 감사 자리를 원했던 문 사무차장 본인도 서울대에 가지 않으려고 얼마간 버텼다는 말이 내부에서 새어 나온다. 감사원은 검찰 합수단이 출범한 지 사흘 만인 지난해 11월 24일 방산비리 특감단을 별도로 편성하면서 자칫 수사와 감사의 충돌, 행정력 낭비가 아니냐는 등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이 6개 정부기관에서 105명을 끌어모아 대대적으로 방산비리 수사에 나서자 감사원은 별도의 내·외부 인력 62명으로 특감단을 꾸린 것이다. 그러면서 1993년 ‘율곡비리’ 감사를 통해 장관·장성급 6명을 구속시킨 서울 출신의 문 사무차장(행시 28회)을 방산비리 적발의 적임자로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문 사무차장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22개월째 감사원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경남 진주 출신의 김영호(54) 사무총장과 그리 ‘밀착된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내부의 수군거림도 청와대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경제활성화 14개 법안 조속 처리” 정 총리, 상임위원장 릴레이 면담

    “경제활성화 14개 법안 조속 처리” 정 총리, 상임위원장 릴레이 면담

    “금년에는 액셀러레이터(가속페달)를 밟아 진행이 빠르게 좀….” “정부는 빨리하고 싶겠지만 국회에는 브레이크(제어) 기능도 필요합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7일 여의도 국회를 방문, 이례적으로 상임위원장들을 찾아다니며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법제사법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기획재정위 등 상임위원회 3곳에 제출된 민생·경제활성화 관련 14개 법안의 처리를 부탁하는 자리였다. 정 총리는 본회의 상정의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 위원장인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만나 마리나항만 조성법 등 5개 법안의 처리를 강조했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세월호 사태에서 보듯 규제를 풀면 위험 요소가 있을 수 있다”, “좀 더 일찍 하셨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등 꼿꼿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국회에 총리 집무실을 마련하도록 제안할 테니 매일 국회로 출근한다는 생각으로 야당 의원들과도 소통과 대화를 해달라”는 덕담을 건넸다. 이어 정 총리는 교문위 위원장인 설훈 새정치연합 의원을 만나 학교 주변의 숙박시설 건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등 4개 법안의 처리를 부탁했다. 설 위원장은 “대한항공(KAL)이 호텔을 짓는다는데, 관광진흥법을 고친다면 대한항공을 도와주려는 게 아니냐”며 일단 제동을 걸었다. 정 총리는 기재위 위원장인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는 서비스산업 발전법 등의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위원장들 면담 후에는 최근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여의도로 복귀한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 노고를 위로하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방산비리 먹여살린 ‘낡은 관행·부실 감독’… 혈세 6000억 줄줄

    방산비리 먹여살린 ‘낡은 관행·부실 감독’… 혈세 6000억 줄줄

    최근 잇따른 방산업체 비리에는 낡은 관행과 부실한 관리·감독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방산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관련 규정이 허술한 틈새를 노리고 방산업체 관계자가 관련 공무원이나 군 출신 인사와 짜고 고질적인 비리 구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지난해 방위사업청과 각 군 본부,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과학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방산제도 운용 및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모두 6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방사청은 기술 발전에 따라 경쟁이 가능한 품목은 방산물자 지정을 취소해야 하지만 2007년 이후 지정을 취소한 사례는 13건에 불과했다. 총 1317개 방산물자 가운데 237개 품목이 지정 취소를 면하는 바람에 2009~2013년에만 3818억원이 낭비됐다. 방산물자는 인건비 등에서 적정 이윤을 보장받기 때문에 독점이 필요 없으면 특혜성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 또 2013년 기준 계약 368건 가운데 75건은 수입부품 비중이 절반을 넘었고, 이 중 구축함용 가스터빈 엔진과 경공격기 FA50용 엔진은 부품을 전량 수입함으로써 규정에 명시된 국산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이는 자칫 핵심 부품의 수입 제한으로 전투력 유지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침투성보호의’는 기술개발을 외면한 채 1986년 물자 지정 때 도입된 미군 규정대로 생산되고 있으나, 정작 미군은 1997년부터 저장수명 15년의 보호의를 사용하다가 2005년에는 아예 반영구적 보호의를 보급하고 있다. 방사청은 2006년 개청 이후 지정된 449개 방산물자 가운데 407개를 방위산업추진위원회의 심의나 시장분석 없이 국장급 전결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방산물자가 법적 근거 없이 지정되거나 관련 방산업체들의 입찰 참여 기회가 제한되는 폐해를 낳았다. 아울러 방산업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영노력 보상 제도’는 대기업에 유리하게 만들어져 중소기업에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었다. 5대 방산업체가 2012~2013년 경영노력 보상비 1333억원 가운데 76%인 1016억원을 챙겼다. 국내 방산업체와 물자는 1980년대 말 75곳, 371개에서 1990년 말 75곳 911개, 2005년 87곳 1338개, 지난해 4월 97곳 1317개로 늘고 있는 추세다. 방산 수출액도 2006년 2억 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6억 1000만 달러(약 3조 9691억원)로 15배나 급증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에 따라 주의 11건, 통보 21건, 시정 1건 등 33건과 관련 공무원을 규정대로 조치했다. 앞서 황찬현 감사원장은 신년사에서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방산에 대해선 해묵은 비리의 사슬을 끊어낸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유영옥 국가보훈안보연구원장은 “방산업체 종사자는 물론 공직자의 청렴성과 사업의 절차적 투명성을 위해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비리 직원은 형사처벌 외에도 해임과 파면 등 엄벌에 처할 수 있는 법령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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