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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민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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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와의 차 한잔]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

    [저자와의 차 한잔]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

    “북핵과 일본 아베 총리의 극우 행보 탓에 격랑에 휩싸인 한반도 정세가 어디로 흘러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안보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선택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일본이 핵무기가 들어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김경민 교수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가나북스)를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정치학과)는 31일 위험천만한 일본의 핵무기 제조능력과 핵 보유 속셈을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연구했지만 핵물리학자처럼, 군사전문가처럼 ‘핵의 모든 것’을 씨줄과 날줄로 풀었다. 일본의 잠수함 전력과 미사일 방어체제, 우주항공 능력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박근혜 정부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얻어내려는 핵 재처리권을 일본은 25년 전인 1987년에 어떻게 얻어냈는지 ‘설득의 논리’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처음 밝혀낸 일본의 사용 후 핵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확보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김 교수는 이공계 출신 과학자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문학의 문체’로 핵 개발의 모든 과정을 ‘류현진의 돌직구’처럼 뿌려준다. 4년 전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과학과 사회 소통상’ 제1회 수상자로 그를 뽑은 이유를 알 만하다. 연구생활 20여년 동안 연구실과 교단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구를 빙빙 돌며 마치 신문기자처럼’ 에너지안보 분야를 취재했다. 외국인으론 처음으로 일본 방위청 방위연구소 객원연구위원으로 들어가 일본 자위대를 경험한 것도 큰 소득이었다. 9권의 저서 제목에 ‘일본’이 빠지지 않는 까닭이다. ‘군사대국’ 일본의 가공할 핵 능력, 대륙간 탄도탄과 요격미사일로 직결되는 우주항공력, 아시아 해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잠수함력, 한반도를 손금 보듯 지켜보는 첩보위성의 실체를 샅샅이 파헤쳤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면 아무리 길어도 2년 이상은 걸리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의 핵폭탄보다 훨씬 소형화된 양질의 핵폭탄을 한꺼번에 여러 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 교수는 점잖게 에둘러 표현했지만, 일본의 국내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안에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뒷골이 당기는 대목이다. 일본의 핵무장을 미국이 그냥 두겠느냐고 질문하자 “미국과 일본은 서로 필요에 의해 군사 일체화된 지 오래여서 일본이 일을 저지르고 나서는 미국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3차례의 핵실험과 은하 3호 로켓 발사에서 보듯 북한의 핵과 미사일 결합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북한’이라고 기록된 역사책을 읽게 될 겁니다”라고 답했다. 이미 일본은 북한의 위협을 내세워 2차대전 이후 금기시한 ‘비핵 3원칙’을 깨버렸다. 아베의 일본은 마지막 남은 평화헌법 제9조의 개정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북핵을 막지 못한 미국이 일본의 핵 개발을 저지할 명분이 없다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곁들인다. “우리의 선택지는 우주 개발과 잠수함 전력 극대화입니다. 미사일과 로켓 개발에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강점이 있습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 중국 마우쩌둥 주석, 일본 나카소네 총리가 자국 우주 개발의 초석을 놓은 미래 비전의 지도자입니다. 더 늦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력을 모아야 문이 열릴 것입니다.” 노주석 선임기자 joo@seoul.co.kr
  • [열린세상] 아베 日총리와 터키 원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아베 日총리와 터키 원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중동 순방에 나서면서 한국의 원전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십수년 전부터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겠다며 한국을 골탕 먹인 터키가 일본을 건설 사업자로 선택했고, 아베가 중동에 원전 세일즈에 나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에 대한 망언을 쏟아내더니 이제는 중동에서 한국 원전 수출에 배 아파하며 프랑스와 힘을 합쳐 한국 원전에 생채기를 낼 가능성이 있어 적절한 대비책이 요구된다. 한국이 원전 4기를 수출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처럼 총 사업비의 80%를 UAE가 내는 경우와는 달리, 터키는 우리가 돈을 들고 가서 건설하고 나서 전력 판매 대금으로 상환받는 개념이어서 잘못하면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일본이 수주한 것에 억울한 마음도 별로 안 든다. 세계의 원전 건설시장은 일본의 미쓰비시와 프랑스의 아레바가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도시바와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일본의 히타치와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스(GE)의 3개 축이 지배한다. 그런 마당에 한국이 UAE에 원전을 수출한 것은 경천동지할 쾌거였다. 사업 조건도 좋다. 터키와 달리 UAE는 국가가 재정 보증을 해 주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도 적은 편이다. 향후 중동지역에는 UAE의 5호기가 추가 발주되고 사우디아리비아가 원전 건설을 생각하고 있어 한국의 수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데, 한국이 UAE에 4기를 수출하는 바람에 한국에 대한 견제가 극심하다. 특히 일본은 55기의 원전을 가동하던 세계 제3위의 원전 강대국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땅으로 떨어진 원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 공급자가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투자 리스크가 높은 터키의 원전 건설에 일본이 돌진한 것은 자금력이 풍부한 측면도 있다. 이제 원전 건설은 공급자가 돈을 들고 가지 않고는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고 개발도상국의 원전 건설은 특히 더 그렇다. 원전 건설은 파이낸싱(financing) 싸움이 되어버려 돈 많은 나라가 유리한 형편이다. 공사 기간도 영향력이 크다. 준공 날짜를 맞추는 건설 경험은 한국을 따라갈 나라가 없는데, 중국이 한국보다 2개월 정도 늦게 공사기간을 맞출 정도로 바짝 추격해 있다. 하루 더 공사를 단축하면 하루에 10억원 정도, 두 달이면 600억원을 줄인다고 한다. 그만큼 입찰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말이다. 공사 기간의 단축과 저렴한 가격, 높은 품질이 한국의 경쟁력인데 마지막 숙제는 금융이다. 일본은 한국이 UAE에 원전을 수출한 데 충격을 받고 원전 수출 환경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개발회사’라는 수출전담회사를 설립해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원전 수출과 관련한 금융 대책을 하루빨리 수립하여 금융지원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원전 수출 경쟁력은 떨어지고 만다. 중국도 복병이다. 원전을 역사상 최초로 수출했다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투자 리스크에 상관없이 풍부한 자금력과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들고 원전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원전 수출의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아래에서 한국이 원전을 수출하는 데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원전을 또 수출했다는 성급한 성과를 올리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원전 수출과 관련한 전담 인력에 국제금융 전문가들을 꼭 참여시켜야 한다. 원전 수출뿐 아니라 대부분의 해외 투자도 외국의 투자자문회사의 컨설팅에 의존하지 말고 자체적 판단을 잘할 수 있는 국제금융전문가의 육성이 시급하다. 좋은 물건을 잘 만들어 수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환과 국제협상과 계약 등 파이낸싱의 전문성이 부족하여 큰 손해를 보는 해외 투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허망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UAE에 원전을 수출한 쾌거가 계속 이어지도록 국가 차원의 수출 전담반을 편성하여 취약한 부분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원전 수출은 이제 성숙한 국제금융정책의 영역에 있다는 현실을 유념해야 한다.
  • [열린세상] 한·미원자력협정에서 얻어야 할 것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미원자력협정에서 얻어야 할 것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1년 앞으로 다가와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의 고위층을 만날 때마다 “한국의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원자로를 들여오며 원자력 에너지를 만들기 시작한 한국의 원자력 실력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4기의 원자로를 수출할 정도로 발전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원자력은 불평등의 세계라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원자력 협정을 통하여 이런저런 규제를 받고 있다. 우리의 원천 기술로 제작한 원자로를 수출하지만 원자로를 가동하기 위한 농축 우라늄은 다른 나라에서 사다가 UAE에 공급해야 하고 원자로를 가동하고 나온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는 미국이 손도 못 대게 하고 있다. 미국의 규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우라늄의 농축을 금지하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에 우라늄 원료를 집어넣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라늄을 3~5% 저농축하여 사용하는데, 저농축 우라늄을 만들기 위한 공장과 시설을 건설하는 일은 우라늄 핵폭탄을 제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미국은 반대한다. 두 번째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금지하는 것이다. 전력 생산을 끝내고 바깥으로 끄집어 내놓은 사용후 핵연료인 폐연료봉은 재처리라는 과정을 통해 화학처리하면 플루토늄을 뽑을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곧 플루토늄 핵폭탄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저농축 우라늄의 안정적 확보와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는 전기 에너지를 얻기 위한 평화적 이용에도 해당되는 기술이어서 한·미 원자력 협상에서 이 두 가지 문제, 즉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문제를 타결지어 안정적인 원자력 발전의 길을 터야 한다. 저농축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본처럼 우라늄 농축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우라늄의 저농축을 시작할 때와 지금의 국제 상황이 크게 달라져 우라늄 농축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곧 우라늄 폭탄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것과 직결된다고 하여 국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23기의 원자로를 가동해야 하는데, 유사시에 외국으로부터 저농축 우라늄 수입이 끊기게 되면 전력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되고 원자력 플랜트를 수출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경쟁국 일본과 프랑스보다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우라늄 생산 공장을 인수해 합병운영하든지 아니면 미국이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든지 어떻게든 우라늄 공급 체계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발전소 내에 쌓여만 가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23기의 원자로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는 발전소 내 물속에 보관하고 있는데, 발전소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2016년부터는 차고 넘치게 된다. 그래서 별도의 지역을 선정하여 중간저장의 이름으로 보관해야 할 형편이다. 사용후 핵연료의 재활용 방안을 강구하는 이유는 먼 미래에 석유 등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에 대비하여 재활용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과 폐기물량을 줄여 처분면적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웨덴처럼 사용후 연료를 최종 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저장 형태로 보관해 놓았다가 첨단기술이 더 향상되면 다시 재활용하여 자원으로 쓰려는 것이다. 파이로 프로세싱(Pyro-Processing)이라는 기술은 일본처럼 사용이 끝난 핵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뽑는 것이 아니라 여타의 혼합물과 함께 추출하기 때문에 핵무기로 전용될 수 없는 기술이다. 한국은 한·미 원자력 협상에서 이 기술의 확대 연구 보장을 요구해야 한다. 한국이 원자력발전소를 운용하면서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며 오로지 평화적 운영에만 온 힘을 기울여 왔다는 사실은 전 세계가 잘 알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국가 안보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만큼 평화적 신뢰를 쌓아 온 나라는 이 지구상에 없다. 원자력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려는 한국을 미국은 신뢰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한·미 동맹이 아닌가.
  • [열린세상] 미사일의 시대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미사일의 시대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의 은하 3호 로켓이 우주 궤도에 모종의 물체를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를 지켜보면서 한국의 미사일이 더욱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배치되지 않으면 나라를 지켜내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한국 주변을 둘러보면 중국은 막강한 미사일, 우주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핵폭탄뿐만 아니라 대륙간탄도탄 동풍 미사일을 갖고 있는 나라다. 일본은 그들의 민족성처럼 몰래몰래 군사력을 키워 와 로켓 실력도 대륙간탄도탄을 능가하는 H-2A, H-2B의 액체연료 로켓은 물론 M-V, 입실론 로켓의 고체연료까지 보유한 나라다. 이제는 북한마저 대륙간탄도탄에 근접해 있고, 3차 핵실험을 통해 핵과 미사일이 결합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공포스러운 현실에 맞닥뜨려 있는 게 바로 한국이다. 나로호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되긴 했지만 한국은 주변국들에 비해 미사일 실력이 가장 뒤떨어져 있다. 심지어 북한이 공격해 와도 충분히 대응할 미사일이 양적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우리 군의 대북 미사일 능력은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때 명확히 드러났다. 북한의 장거리 대포 진지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SLAM-ER 공대지 미사일이 47발에 불과하다. 60대의 F15 전투기에 한 발씩도 장착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전투기 장착용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도입 사업을 2011년까지 완료할 목표로 추진했다. 미국의 재즘(JASSM) 미사일과 유럽의 타우러스 순항 미사일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사업을 진행시켰지만 아직도 미사일의 종류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재즘 미사일과 독일 타우러스의 제원을 비교해 보면 재즘의 사거리가 370㎞, 탄두 중량이 450㎏인 데 비해 타우러스는 사거리가 500㎞, 탄두 중량이 480㎏이다. 타우러스가 훨씬 힘이 강한 미사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의 군사기지가 점점 땅 속으로 들어가고 대포의 포신은 지하에서 북한 쪽을 향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끄집어내어 남쪽으로 발사하는 형태다. 지하 갱도까지 깊숙이 들어가 폭발할 수 있는 미사일 시스템과 남한 쪽에서 발사를 해도 북한 쪽으로 나 있는 입구를 타격하기 위해서는 위성항법장치로 유턴할 수 있는 항법시스템을 갖춘 미사일이 필요하다. 장거리 발사 능력이 있으면서 지하벙커를 파괴할 수 있고, 우수한 비행항법장치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재즘이 독일의 타우러스보다 성능이 떨어지지만, 한·미 동맹 차원에서 재즘을 구매하려고 해도 미국이 수출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위협은 계속되는데도 한국은 한마디로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게다가 독일은 타우러스를 수출하고 싶으니까 가격을 재즘보다 낮추고 심지어 탄두기술과 항법기술까지 이전하겠다고 한다. 보너스를 얹어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마당에 한국에 팔지도 않으려는 미국의 미사일을 고집함으로써 대비해야 할 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리고 독일제라고 해서 미국에서 들여 온 F15 전투기에 장착을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한국의 안보가 한·미 동맹의 근간을 이룬다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독일처럼 유럽 국가들도 민주주의의 가치관과 세계 평화의 공통 목표를 갖고 있는 훌륭한 우리의 우방이다.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상거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유럽과의 교류를 한국의 정치·경제·안보의 파트너로 격상시켜야 비로소 ‘선진 한국’이 될 수 있다. 세계 무역대국 8위의 한국이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중국·일본,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럽연합(EU)·중남미·아프리카의 국가들과도 열린 마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무기 도입도 미국이 여의치 않으면 유럽도 과감히 선택하여 외교 역량을 키워야 한다. 미국과의 무기 거래보다 유럽과의 무기 거래에서는 기술 이전을 해준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한·미 군사동맹을 뛰어넘어 무기를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 이전 과정에서 이런저런 예상치 않은 비용을 요구한다면 잘못된 것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 한국 미사일의 모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술을 이전받아 충족시켜야 나라를 지킨다.
  •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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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굶주리는 북한 아이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굶주리는 북한 아이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여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세계식량프로그램(WFP)에 다녀왔다. 북한의 아이들이 어느 정도 굶주리는지를 알고 싶어서였다. 이명박 정권이 북한을 돕고자 하여도 연평도 포격, 천안함 사건 등 도우려야 도울 수 없는 국민의 정서가 있어서 대규모 식량 지원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민간차원에서 인도적 지원은 조금이나마 계속되어 왔다. 민간 지원이 있었다 하나, 지원하는 먹거리가 쌀이 되었든 영양 비스킷이 되었든 굶주리는 아동에게 제대로 지원이 되는지 알지 못하는 지원이 상당수 존재하는 가운데 그나마 가장 투명성이 있는 지원기관이 유엔 산하 WFP란 소리를 듣고 있었기에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몇 년 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FP 책임자에게 물었던 질문도 생각났다. “WFP가 북한에 지원하는 식량이 중간에 탈취되지 않고 북한주민들이 직접 받아 먹고 창자에서 소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투명성 확보가 가능하다가 생각하는가?” 대답은 “한국을 포함하여 세계 여러 민간단체에서 지원하는 것은 확신할 수 없으나 WFP는 자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로마 본부로 가 본 것이다. WFP 본부의 고위 간부는 쌀을 보내면 군대로 빠져 나갈 가능성이 있기에 영양죽이나 비스킷을 만들어서 보급한다고 했고, 제대로 배분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24시간 전에 지원 장소 그 어느 곳을 가 보겠다고 통보하면 직접방문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북한을 설득하여 그 정도의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WFP가 돕는 나라 중에 북한이 세계 두 번째일 정도로 북한의 식량사정은 처참하기 짝이 없다. WFP가 돕는 북한 주민 중 가장 신경쓰는 그룹은 태아에서 2살까지라고 했다. 왜냐하면 그 시기에 심히 굶주리게 되면 뇌가 약 50%밖에 자라지 못하는 대단히 위험한 상태가 된다. 하지만 2012년 예산의 약 40%밖에 확보하지 못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대북 식량지원에 있어 WFP의 절대 원칙은 ‘No Access, No Food’(확인할 수 없으면 식량 지원은 없다)이다. 북한 정부가 WFP가 지원하는 장소나 기관에 가서 확인할 수 없게 하면 식량 지원은 절대 없다는 것이다. 식량을 지원받는 아동들의 영양상태 개선을 확인하고 팔뚝을 재어 체력이 향상되었는가를 확인하며, 수시로 방문하여 먹거리 지원이 군대로 보내진다든가 정부 간부들에게 탈취되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하면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어 주겠다고 공언했었고, 대통령 선거를 앞둔 후보자들도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취소하면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정책들을 내놓았었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것 같고 그렇다면 식량 지원이 있을 수 없고 그 가운데 샌드위치처럼 고통받고 굶주리는 대상은 북한 주민들, 그중에서도 어린아이들이다. 문제는 그들이 통일 후 한국의 인적 자산이 된다는 절망적인 현실이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굶주리는 북한 아이들이 미숙아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굶주리는 아동들이 많은 아프리카를 돕는 일도 중요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북한의 현실을 속수무책으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군용으로 전환되지 않는 지원 방법을 모색해서 통일 후 화근이 될 북한 아동들의 기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WFP 한국소장의 말에 따르면 “과거와 달리 먹거리를 지원하는 곳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크나큰 진전을 이루어 군인들의 식량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통일 후 인적 자산을 한국이 책임져야 한다면 그 비용을 무엇으로 감당한다는 것인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남북관계가 아무리 경색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핑계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며 역사적 책임을 면키 어려운 일이다. 다각도로 지혜를 모아 통일 이후의 비극을 미리 막아 나가야 한다.
  • [2013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기막힌 동거/임은정

    [2013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기막힌 동거/임은정

    등장인물 아영(25) 숙자(37) 동곤(25) 집주인(55) 아들(28) 장씨(50)- 1인 2역 때 현대 겨울 장 소 도심 변두리 다가구주택 무 대 오래되고 낡은 느낌의 집이다. 조그만 마당이 있고 셋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인다. 문을 사이에 두고 마당과 방이 나뉜다. 방 안은 소박하고 단출하게 꾸며져 있다. 벽에는 커다란 시계가 걸려 있고 옷장, 책상, 앉은뱅이 화장대가 한구석을 차지한다. 부엌에는 싱크대와 소형 냉장고가 있다. 부엌 옆으로 화장실로 들어가는 문도 보인다. 네모난 종이 상자가 몇 개 놓여 있고, 일상용품과 옷들이 흩어져 있다. 1장. 마 당에서 방 안을 기웃거리는 정장 차림의 숙자. 한 손에는 고객 파일을 들고 있다. 목에 건 스톱워치를 보며 초조한 듯 시간을 재고 있다. 숙자 5, 4, 3, 2, 1.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간다. 아영 아직 내 시간이에요. 숙자 이제 내 차례야. 아영 (시간 확인, 밖으로 나간다) 이제 아영이 밖이고, 숙자가 방 안이다. 아영이 밖에서 방 안을 기웃거린다. 휴대전화 보며 시간을 기다리다 방 안으로 소리친다. 아영 1분 남았어요. (모래시계 꺼내서) 시, 작! (다 떨어지면) 땡!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간다. 숙자 아직 내 시간이야. 아영 이제 내 차례예요. 숙자 (시간 확인, 밖으로 나간다) 다시 마당에서 방 안을 염탐하는 숙자. 밖으로 나오는 아영을 붙잡아 방으로 밀고 들어온다. 숙자 전화는 왜 안 받아? 요리조리 도망만 다니고. 무조건 피하면 다야? 일부러 그런 거지? 어떻게 됐어? 벌써 며칠째냐고. 오죽하면 대낮에 일하다 말고 너 잡으러 왔겠어. 더 이상은 안 돼. 아영 숨 넘어 가겠어요. 숙자 시간 없어. 말일까지는 해결해줘. 아영 무리예요. 숙자 안 쫓겨나는 것만도 다행이거든. 아영 조금만 더···. 숙자 최후통첩이야. (고객 파일을 두고 나간다) 아영, 마당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온다. 어깨에 큰 가방을 메고 있다. 집주인, 빗자루 들고 다가간다. 집주인 꼼짝 마. 아영 으악! 집주인 내려놔. 아영 아니에요. 오해세요. 집주인 가방 내려놓으라니까. 아영 고모 모르세요? 여기 사는 분요. 집주인 (방 쳐다본다) 아영 키 좀 크고, 얼굴 동그랗고, 파마머리···. 집주인 젊은 게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아영 저 방이, 숙자 고모예요. 친척 동생, 아 그러니까···. 조, 조카예요. 집주인 도둑년이 어디서 수작질이야. 아영 (가방을 쏟으며) 조카 맞아요. 보세요. 다 옷뿐이잖아요. 고모 부탁으로 세탁소 가던 길이었어요. 훔친 거 아니에요. 두 사람은 대치하고 있고, 숙자가 급히 들어온다. 아영 고모! 도, 도둑으로 몰렸어요. 집주인 (빗자루 내리며) 아는 사람이야? 숙자 오해를 하신 것 같아요. 조카가 놀러 왔어요. 집주인 이 시간에 집에는 웬일이야? 숙자 뭘 좀 두고 와서요. 집주인 객식구는 오늘 가지? 숙자 (머뭇거리다) 며칠만 있을 거예요. 집주인 은근슬쩍 넘어갈 생각 말고 계산이나 똑바로 해줘. 숙자 무슨···. 집주인 수도, 전기, 가스! (수첩 꺼내서 적으며) 단 하루라도 사람이 늘었으면 더 내야지. (시계 보며) 어머, 마트 타임 세일···. (나간다) 아영, 떨어진 옷을 가방에 챙겨 넣는다. 숙자 조심하랬잖아. 아영 연습한 시나리오대로 잘 말했어요. 숙자 그 아줌마 눈치가 보통 아니야. 들키지 않게 잘해. 아영 (일어난다) 너무 억지를 부려요. 놀러왔다는데 세금이라니···. 숙자 밀린 방세나 신경 써. 숙자, 방으로 들어가 고객 파일을 챙겨 나간다. 아영,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벽시계 쳐다본다. 오후 2시 무렵. 우유 배달 아줌마 변장을 한 동곤, 손수레를 끌며 마당을 서성인다. 동곤 (노크하며) 신선하고 고소한 내추럴 우유 왔어요. 아영 (문 가까이 다가와) 아무도 없어? 동곤 장트라블타에 직방인 야쿠르트 왔어요. 아영은 동곤이 온 것을 확인, 문을 열어 준다. 동곤, 후다닥 방으로 들어간다. 변장용 옷과 가발을 벗는다. 동곤 이렇게까지 해야 돼? 아영 앞으로 더한 것도 해야 돼. 동곤 뭘 또 시키려고? 아영 다른 방법이 없잖아. 동곤 이런 기발한 생각은 어떻게 한 거야? 아영 한 수 모방했지. 동곤 이런 걸 뭐라고 하냐? 월세방은 아니고, 파트방인가? 아영 아무려면 어때. 동곤 우리 시간제로 방 쓰잖아. 그러니까 시간방 아니야? 아영 잘도 갖다 붙인다. 2시부터 8시면 황금 시간대야. 어디가도 이런 방에, 이런 가격 없어. 동곤 방세 좀 깎아줘. 아영 휴학하고 미친 듯이 알바 뛰는 거 보고도 그래. 동곤 나도 밤마다 미친 듯이 부킹한다고. 아영 그럼 다른 방 알아보든지. 동곤 아, 아니야. (사이) 망이나 좀 봐. 슈퍼 좀 갖다 오게. 두 사람, 조심스럽게 마당으로 나오다 집주인과 맞닥뜨린다. 아영 (둘러대며) 동, 동생이에요. 집주인 동생? 혹시 남동생도 같이 이 방에···. 아영 아니, 놀러 온 거예요. (동곤에게) 뭐해? 들어가자. 집주인 나오던 거 아니었어? 아영 들어가던 길이예요. 아영과 동곤은 방으로 들어오고, 집주인은 자기 집으로 간다. 동곤 동생이라니? 아영 급한데 그렇게라도 둘러대야지. 이제부터 나는 누나, 그 누님은 고모야. 동곤 졸지에 수상한 가족 탄생! 불안 불안해서 여기 계속 살겠냐? 아영 변장 안 하면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마. 출입 금지야. 동곤 무슨 감옥도 아니고. 아영 그래 봐야 저녁 8시까지야. (나간다) 동곤은 손수레에서 침낭을 꺼내 덮고, 벽시계는 꺼내서 베고 잔다. 저녁 8시. 숙자는 방 앞에서 스톱워치 보며 계속 차례를 기다린다. 시계 알람 소리 몇 번 울린다. 동곤, 겨우 일어나 허겁지겁 나온다. 숙자 거기서 왜···. 동곤 ···. 숙자 누구···. 동곤 오, 오빠예요. 숙자 오빠라뇨? 동곤 아영이는 알바 가고, 깜빡 잠이 들어서···. 집주인이 마당으로 나오다 순식간에 두 사람과 마주친다. 숙자는 당황하고, 동곤은 침착하게 대처한다. 동곤 고모도 만나고 가려고···. 집주인 누가 뭐래. (숙자에게) 건넛방, 할 얘기가 있어. (집 전화 울린다) 잠시만. 집주인은 나가고, 숙자는 동곤을 붙잡아 방 안으로 들어간다. 숙자 오빠라고 안 했어요? 동곤 저···. 숙자 고모는 또 뭐예요? 동곤 둘 다예요. 숙자 무슨 소리예요? 동곤 그렇게 돼 버렸어요. 아니 그렇게 해야 돼요. 숙자 혹시 주인이 아영이를 알아요? 그쪽도요? 동곤 다 같이 만났어요. 숙자 만나다뇨? 동곤 주인은 우리가 남매인 줄 알아요. 숙자 남매가 아니에요? 동곤 아니 맞아요. 아영이는 동생입니다. 숙자 오빠라며? 너 뭐하는 놈이야? 동곤 (물러선다) 오, 오빠라니까요. 숙자 아영이는 분명히 형제가 없다고 그랬어. 동곤 사, 사촌 오빠. 사촌끼리 워낙 친하게 지내서 그냥 오빠라고 그래요. 숙자 뻥까지 말고 바른 대로 대. 동곤 복잡하게 생각 마세요. 집주인은 아무것도 몰라요. 아영이가 집주인한테 잘 둘러댔어요. 그러니까 우린, 모두, 아무것도 들키지 않았다고요. 숙자 가택 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할 거야. 동곤 가택 침입이라뇨? 여긴 내 방이에요. 숙자 여기가 왜···. 동곤 이 방은···. 숙자 둘, 둘이 동거해? 동곤 대박! 근친상간이라고요? 숙자 빌려 쓰는 방에서 살림을 차리면 어떡해? 동곤 아니 점점···. 숙자 빨리 불어. (휴대전화 꺼내며)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콩밥 좀 먹어 볼래. 동곤 세, 세 들었어요. 숙자 세라니? 동곤 아영이가 세 든 12시간 중에서, 6시간을 다시···.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집주인. 숙자 (동곤에게) 꼼짝 말고 있어. 밖으로 나가본다. 집주인과 싸움이 벌어진다. 숙자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해요. 집주인 일이 그렇게 됐어. 숙자 이 추운데 당장 방을 어디서 구해요. 집주인 원래 거기가 우리 아들 방이었어. 숙자 법적으로도 이건 걸려요. 이런 식은 문제가 있다고요. 집주인 젊은 사람이 팍팍하게 왜 그래. 법까지 들먹이는 건 좀 그렇잖아. 숙자 심한 게 누군데요. 집주인 내가 주인인데, 내 집을 맘대로 못 할 게 뭐가 있어. 숙자 다 낡아 빠진 집 한 칸 있다고 유세는···. 집주인 뭐, 유세···. 숙자 주인이면 다야? 집주인 이 여자가···. 당장 방 빼. 2장. 숙자, 아영, 동곤이 서로를 경계하며 마당을 빙빙 돈다. 숙자는 목에 건 스톱워치를 손에 들고, 아영은 가방에서 모래시계를 꺼내고, 동곤은 우유 손수레에서 큰 벽시계를 꺼내 든다. 도는 속도 점점 빨라진다. 숙자 0.5 아영 0.4 동곤 0.3 숙자 0.2 아영 0.19 동곤 0.18 숙자 0.17 아영 (건너뛰며 재빨리 다 센다) 0.16, 0.15, 0.13, 0.11. 땡! 다같이 내 차례야. 세사람은 서로 방으로 들어가겠다고 난리 법석. 순식간에 몰려 들어와 각자 방 안의 일상을 시작한다. 숙자는 출근 준비를 서두르고, 동곤은 시계를 베고 눕는다. 아영은 방의 벽시계 시침과 분침을 돌려 오전 8시로 맞춘다. 아영 내 시간이에요. 빨리 해주세요. 숙자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아영 시간 가요. 빨리요. 숙자 (단단히 화가 나) 아영이 너···. 아영 ···. 숙자 사람을 들이면 어떻게 해? 동곤 (노래하듯)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아영 조용히 해. 숙자 이건 엄연한 계약 위반이야. 이제 너하고는 계약 해지야. 아영 갑자기 그러시면···. 숙자 저 놈만 끌어들이지 않았어도 아무 탈 없었어. 동곤 (일어나며) 이거 왜 이래요. 나는 피해자예요. 아영 방법이 있을 거예요. 숙자 괜히 들켜서 피곤해지느니 방 빼서 다른 데 가는 게 나아. 어차피 주인도 나가라고 한바탕 난리 부렸어. (사이) 아들이 여기로 들어온대. 아영, 동곤 네? 아영 제발 그것만은···. 동곤 우리도 같이 이사 가요? 아영 (동곤을 째려본다) 숙자 계약 해지라니까. 동곤 해지라뇨? 겨우 하루 살았다고요. 숙자 내가 뭐 어쨌다고. 동곤 시간방을 탄생시켰잖아요. 이 방의 어머니 같은 존재랄까요? 아영 농담이 나와? 동곤 맞는 말이잖아. 숙자 헛소리 집어 치우고. 아영이하고 해결해. 숙자, 휴대전화가 울린다. 친절하게 통화한다. 숙자 네, 고객님. 암보험요? 자녀분 것도 드신다고요. 그리로 금방 갈게요. (통화 마치고, 아영을 쏘아본다) 빨리 해결해. 저놈도, 월세도. 숙자, 서둘러 나가다 뭔가 생각난 듯 뒤돌아 온다. 깜빡한 가방은 챙겨 가고,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두고 나간다. 급하게 나가다 문을 살짝 열어두고 간다. 아영 안 들키게 조심하랬잖아. 동곤 변장까지 시켜서 끌어들인 게 누군데. 아영 끝까지 모른다고 버텼어야지. 동곤 더 있다가는 짭새 뜰 뻔했다고. 아영 주인집 아들이 문제야. 그놈만 안 오면 아무 문제 없는데. 동곤 우리 업소 형님들한테 부탁 좀 해볼까? 아영 허튼 짓 하지 마. 아영,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벌컥벌컥 마신다. 동곤을 쳐다본다. 아영 내 시간이야. 동곤 치사하게. 비상이라고 일찍 오라며? 아영 다 끝났잖아. 동곤 그래서 지금 날더러 나가라고? 아영 응. 동곤 우리도 해결 봐야지. 아영 걱정 붙들어 매. 이 방은 반드시 지킬 거야. 동곤 오늘만 그냥 좀 있자. 아영 너랑 같이? 동곤 뭐 어때? 우리 같이 건조한 사이에. 아영 가줄래. 머리 아파 죽겠거든. 동곤 나갔다 오면 집주인 눈치도 봐야 하고. 어디 갈 데도 없다고. 아영 약속한 시간을 지켜줘. 동곤 그러지 말고 한 번만!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있을게. 아영 6시간만이라도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 동곤 (옷장 가리키며) 저, 저기 들어가 있을게. 아영 뭐라고? 동곤, 순식간에 옷장으로 뛰어 들어간다. 아영이 밖으로 끌어내려 한다. 아영 뭐하는 짓이야? 동곤 이제 편하게 쉬어. 방해 안 할게. 아영 거기서 당장 나와. 동곤 나 없다고 쳐. 그거, 투명 인간! 아영 죽고 싶어? 동곤 여기 한숨 때리기 딱이다. 아영 좁아 터진 데서 잠이 와? 동곤 시간 되면 바로 깨워. 낯선 남자가 방 안으로 슬그머니 들어온다. 아영 (멀찍이 서서) 누, 누구세요? 아들 그쪽은요? 아영 ···. 아들 여기 살아요? 아영 네. 아들 (굉장히 놀라며) 이 방을 세 줬어요? 아영 누구신데···. 아들 아들 집 나간 지 얼마 됐다고. 아영 혹시, 주인집? (사이) 일단 여기 좀 앉으세요. 두 사람, 어색하게 앉는다. 아영 이 방으로 이사를 온다고···. 아들 누가요? 내가요? 아영 그래서 방 빼라고 그러셨는데. 아들 그럴 리가 없어요. 뭔가 꿍꿍이가 있겠죠. 아영 무슨···. 아들 그게 아마도···. (망설인다) 아무튼 내가 이 방에 오는 건 아닙니다. 오늘은 집에 잠시 왔다가, 내 방에 두고 온 게 생각나서. 아영 (옷장을 쳐다본다) 아들 저, 화장실 좀 써도 될까요? 아영 그러세요. 주인집 아들이 화장실에 간 사이, 아영은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옷장을 두드린다. 아영 그새 잠든 거야. 반응이 없자, 더 세게 두드린다. 아영 시간 됐어. 빨리 튀어 나와. 동곤, ‘시간’이라는 말에 놀라 옷장 밖으로 나온다. 이때 아들이 화장실에서 나온다. 아영 그자야. 주인집 아들. 동곤 뭐? 아영과 동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는다. 동곤, 손수레에서 업소용 쟁반을 꺼내 아들을 위협한다. 동곤 너 잘 걸렸다. 아들 (물러선다) 왜 그래요. 동곤 우리 형님들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 아들 무슨 소리야? 아영, 부엌에서 식칼을 찾아 동곤에게 주려 한다. 아영 이걸로 해. 동곤과 아들, 모두 놀란다. 동곤 사람 놀라게. 아영은 칼을 든 채 아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간다. 아영 이 방은 우리 거야. 여기로 들어오지 마. 아들 도, 도둑이었어? (동곤 보며) 그것도 2인조. 책상 위로 강하게 칼을 내리꽂으며 협박한다. 아영 이 방에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아들 ···. 동곤 한 발짝도 안 돼. 발모가지를 확 그냥···. 아들 (주머니 뒤진다) 돈 가진 거 다 줄 테니까 제발 나 좀 보내줘요. (손목시계 푼다) 이 시계도 가져요. 비싼 거예요. 다 가져요. 아영 지금 무슨 헛소리 하는 거야? 동곤 도둑들 아니고 세입자들! 아들 정말이에요? 도둑 아니에요? 동곤 이렇게 때깔 좋고 잘생긴 도둑 본 적 있어? 아들 아니 근데 왜 나한테···. 아영 당신 때문에 쫓겨나게 생겼다고. 동곤 이 방에 들어온다고 그래서. 아들 아니 들어올 일 없다니까 자꾸 왜 그래요. 이 방 월세 밀렸다고 엄마한테 쫓겨나서 친구 집 전전하면서 산다고요. 밀린 방세도 아직이에요. 동곤 (쟁반 내리며) 아들인데도 월세를 받아? 아들 자식이라고 봐주는 거 없어요. 악착같이 뜯어 갑니다. 아영 그러니까 진짜 이 방에 이사 올 일이 없다고? 아들 그렇다니까요. 아영 그럼 주인 아줌마 속셈은 뭐지? 아들 그건···. 아영, 아들이 망설이자 꽂혀 있는 칼을 뽑아 들려고 한다. 아들 월, 월세 올려 받으려는 거예요. 아영 (더 위협) 확실해? 아들 보증금 빼줄 돈도 없을 거예요. 밖에서 숙자가 문을 두드린다. 숙자 문 좀 열어 봐. 동곤, 아영은 몹시 당황한다. 숙자 (계속 두드린다) 안에 없어? 아영 (동곤에게) 옷장. (아들에게) 당신은 화장실. 빨리 피해. 동곤 화장실은 위험해. 아영 둘 다 옷장! 빨리! 아들 누군데 그래요? 동곤 사채업자. 동곤, 옷장에 들어가 숨는다. 아들도 얼떨결에 따라 들어간다. 옷장 안이 비좁아 아영이 억지로 밀어 넣고 문을 닫아버린다. 문 열어주자 숙자가 급하게 들어온다. 아영은 옷장 앞에 선다. 숙자 빨리 안 열고 뭐했어? 아영 자느라고요. 집에는 왜 다시···. 숙자, 무언가를 찾는다. 책상 위에서 휴대전화 발견. 숙자 내 정신 좀 봐. 여기 두고. (책상에 꽂힌 칼을 본다) 저건 뭐야? 아영 (다가가 칼 뽑으며) 과일 좀 깎아 먹으려고. 숙자 취미도 참 별나. 숙자, 가려다 뒤돌아 다시 들어온다. 숙자 내 목도리를···. 어디 뒀더라. 방 안을 찾다가 옷장을 보고 서서히 다가온다. 놀란 아영은 가방에서 자기 목도리를 꺼내준다. 아영 바쁜데 이거 그냥 하고 가세요. 선물이에요. 숙자 (받는다) 선물은 선물이고, 월세는 월세야. 목도리 두르고 나가는 숙자를, 아영이 잠시 불러 세운다. 아영 밤에 들를게요. 방 때문에 상의할 게 좀 있거든요. 숙자 집주인 조심해. (나간다) 옷장 안에서 두 사람 쏟아져 나온다. 헉헉거린다. 동곤 죽을 뻔했어. 둘은 안 돼. 무리데스. 아들 사채업자 아니죠? 누군데 그래요? 아영 이 방 주인. 아들 네? 우리 엄마가 주인 아니에요? 동곤 쉽게 말해서. (노래하듯) 세 준 놈, 그 위에 세 준 놈, 그 위에 세 준 놈. 동곤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린다. 동곤 (받는다) 뭐라고요? 현빈 형님요? 알았어요. 총알같이 갈게요. (끊는다) 1시까지는 다시 올 수 있어. 괜찮겠어? 아영 너는 2시부터야. 동곤 저 사람은? 아영 바로 돌려보낼 거야. 동곤, 서둘러 나가는데 아영이 불러 세운다. 아영 (우유 손수레 가리키며) 야, 장동곤! 저거는? 동곤 어차피 다시 올 거잖아. 아영 변장 안 해? 들고 가. 들키면 어쩌려고. 동곤, 마지못해 손수레에 자기 물건을 쑤셔 넣고 밖으로 나간다. 아들도 슬쩍 따라 나가려고 한다. 아영 잠깐만요. 정말 죄송해요. 워낙 방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우울증이 심해서 그래요. 가끔 나도 모르게 불같이 화가 나는데···. 아들 아니, 뭐, 그럴 수도···. 아영 혹시 하루 종일 집에 있어요? 아들 취직도 안 되고 해서, 밤에는 친구 가게에서 일을 좀···. 아영 굉장히 싼 방이 있는데. 아들 ···. 아영 하루 종일은 아니고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쓸 수 있어요. 하루 6시간, 월세는 8만원만 내면 돼요. 아들 그런 방이 있어요? 아영 네. 시간방! 오전에는 방에서 쉬고, 오후에는 도서관 가고. 어때요? 아들 거기가 어딘데요? 아영 (손짓) 여기! 아들 이 방요? 3장. 숙자는 얼굴에 수건을 묶고 마사지크림을 바르고 있다. 아영은 그 옆에 앉아 숙자 눈치를 살핀다. 아영 주인이 아무래도 빼줄 보증금이 없는 것 같아요. 숙자 (쳐다본다) 누가 그래? 아영 동네 아줌마들 염탐 좀 해봤는데 확실해요. 소식통 슈퍼 아줌마한테 들었는데, 글쎄 주인집 아들이 다단계에 홀딱 빠져서 패가망신할 뻔했대요. 주인이 그 일 처리하느라 빚까지 엄청 지고, 난리도 아니었대요. 숙자 뭐? 큰소리만 뻥뻥 치더니 뭔가 미심쩍다 했어. 아영 보증금은 확실히 없어요. 숙자 순둥인 줄 알았더니 재주도 용하다. 아영 버티면 돼요. 이 방에서 안 나가도 된다니까요. 숙자 그래도 그놈은 해결해야 돼. 아영 월세를 아예 안 낼 수도 있는데. 숙자 (솔깃하며) 하나도? 아영 대신 밀린 월세 몇 달만 좀 봐주세요. 숙자 그거야···. 아영 언니라고 해도 되죠? 숙자 편하게 불러. 아영 저희 합쳐요. 숙자 같이 살자고? 아영 어차피 밤에 알바하느라 집에 거의 안 들어와요.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같이 방 써도 집에 거의 없을 거니까. 숙자 불편하지 않을까? 아영 월세 하나도 안 내셔도 된다니까요. 숙자 (바싹 다가간다) 진짜 무슨 수가 있어? 아영 하나 더 들이세요. 숙자 ···. 아영 셋이서 월세 다 부담할게요. 숙자 지금도 주인 눈치 보이는데 어떻게 그래. 들키기라도 하면···. 아영 안 들키게 철저하게 교육시킬게요. 시간도 그대로 쓰고, 월세도 안 내고. 언니는 손해날 거 하나도 없어요. 대신 밀린 월세만 좀···. 숙자 괜히 일을 더 크게 벌이는 것 같은데. 아영 돈 급하시잖아요. 카드 빚도 갚아야 하고. 그래서 12시간 세도···. 숙자 그걸···. 아영 카드 회사 독촉장 봤어요. 오해 마세요. 방에서 그냥 우연히 본 거니까. 사각 티슈 몇 장을 연거푸 뽑아 얼굴에 마구 문지른다. 숙자 내가 쓴 거 아니야. 다 그놈이 저지른 거야. 아영 누가···. 숙자 망할 놈의 개자식. 원수덩어리. (사이) 전 남편. 아영 그러니까 사람 하나 더 들이세요. 빨리 빚 갚아야죠. 숙자 사람을 어디서 구해? 아영 적임자가 하나 있어요. (휴대전화 울린다) 네. 지금 나가요. (끊는다) 알바하다 잠시 온 거라서···. 숙자 잠은 안 자? 아영 그럴 시간 없어요. 월세는 봐 주시는 거예요. (마당으로 나간다) 집주인이 아영을 기다리고 있다. 집주인 정말 올려 줄 거야? 아영 네. 그렇다니까요. 집주인 고모 일에 조카가 왜? 아영 월세 올려 드리고 저도 여기 같이 살까 하고요. 집주인 그래? 근데 얼마나? 아영 십오 정도. 그냥 아드님 쓰라고 하기에 방이 좀 아깝지 않아요? 다달이 사십을 집에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집주인 (혼잣말) 사십! 아영 생각해 보시고 연락 주세요. 집주인 나가고, 아영도 밖으로 나간다. 째깍째깍 시간이 흐른다. 아영, 조심스럽게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동곤이 마당에서 방 쓸 차례를 기다린다. 아영, 나오다 기겁한다. 아영 뭐해? 변장도 안 하고? 동곤 이제 조카잖아. 그럴싸하게 연기만 하면 돼. 아영 자주 들락거리면 의심받아. 아영, 동곤을 데리고 재빨리 들어간다. 동곤, 벽시계를 2시에 맞춘다. 동곤 안 가고 뭐해? 내 시간이야. 아영 잠시만. 중요한 일이야. 동곤 지정된 시간을 지켜줘. 아영 그새 따라 하기는. (사이) 방세 올려줘야 돼. 동곤 뭐? 아영 집주인이 요구를 해. 동곤 아들놈 때문이라며? 아영 원하는 건 돈이었어. 동곤 고모한테 더 내라고 해. 아영 장난하지 말고. 한 방에 사니까 공동 책임이잖아. 동곤 주인하고 계약한 건 그 여자야. 아영 십오를 더 달래. 동곤 이런 낡은 방을? 아영 당장 아쉬운 건 우리잖아. 동곤 (시계 본다) 일단 좀 씻고. 쓰레기통에서 수건, 칫솔, 면도기를 꺼내 빠르게 움직인다. 아영 거기다 왜···. 동곤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짱박았어. 아영 들고 다녀. 숙자 언니가 질색해. 동곤 잘만 숨기면 돼. 아영 더 낼 거지? 동곤 씻고, 쉬고, 자고, 밥 먹고, 똥 싸고. 꾸물거리다 언제 다 해. 나이트에서 부킹이 필수라면, 시간방은 스피드가 생명이지. 동 곤은 화장실로 들어가 쏜살같이 씻고 튀어나온다. 아영 그러니까 그 언니가 우리 사정 봐줘서 5만원을 더 내는 거야. 보증금도 그 언니가 내고 있고 12시간 쓰니까 15만원. 나머지는 너, 나 6시간에 각각 12만 5000원. 동곤 4만 5000원이나 더 내라고? 아영 이런 방을 어디 가서 구해. 동곤 고시원으로 갈까? 아영 거기도 한 달에 최소 삼십은 넘어. 그걸 어떻게 견뎌? 업소에서 오전에 쪽잠이라도 잘 수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인 줄 알아. 동곤 돌겠다! 아영 너도 살고, 나도 살고. 동곤 주인 살고, 우린 죽고. 아영 ···. 동곤 5000원이라도 깎자. 아영 사용 시간에 따라 공평하게 고통 분담! 동곤 이 넓디넓은 지구에, 하루 24시간 내 몸뚱이 하나 편하게 누일 방 한 칸이 없다니···. 아영 지구는 좀 심하다. 동곤 심한 건 이 방이야. 아영 다음 달부터 올리는 거다. (나간다) 동곤, 부엌 싱크대 안에 숨겨둔 침낭과 시계를 꺼내서 잠을 청한다. 똑딱똑딱 시간이 흐른다. 저녁 8시 무렵, 숙자가 밖에서 문 두드린다. 동곤, 후다닥 일어나 방을 나오다 숙자와 마주친다. 숙자 이러다 의심받아. 빨리 가. 동곤 가요, 가. 숙자는 방으로 들어와 곧바로 잠을 잔다. 시간 흘러 아침 7시 30분. 알람 울리자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한다. 아영은 방 밖에서 기다리다 졸고 있다. 모래시계를 손에 쥐고 있다. 숙자 (나오며) 빨리 들어가. 아영 (잠꼬대하며) 찜질이세요? 목욕만 하세요? 숙자 (깨우며) 여기 집이야. 아영은 비몽사몽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벽시계를 8시에 맞춘다.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든다.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 들리자, 벌떡 일어난다. 집주인 아가씨, 있어? 아영 네. 나가요. 아영, 정신을 차리고 눈빛을 번뜩인다. 집주인 그때 말한 월세는···. 아영 안 그래도 다른 방 열심히 알아보고 있어요. 집주인 다른 방이라니? 아영 보증금이나 잘 준비해주세요. 집주인 아들놈 잘 구슬려서 다락방 쓰라고 하면 돼. 아영 아드님한테 미안해서요. 그냥 이사 나갈게요. 집주인 이사라니?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지내. 아영 그 월세면 투 룸도 가능하겠고. 아무래도 둘이라 불편하기도 하고. 집주인 그러지 말고 조금만 올려주고 그냥 살아. 이사 비용도 만만치 않잖아. 아영 얼마나···. 집주인 10만원만 더 내. 아영 그 돈이면 그냥 이사 가는 게···. 집주인 섭섭하게 왜 그래. 그럼 딱 5만 원만. 아영 보증금 준비를 최대한 서둘러 주세요. 집주인 (자기도 모르게 소리 지른다) 안 돼! 아니, 당분간은 그냥 살아. 아영 최종 결정은 고모가 해야 하니까···. 집주인 월세만 밀리지 말아줘. 집주인은 울상을 짓고 나가고, 아영은 방으로 들어와 한숨을 돌린다. 혼자 계산을 해보며 웃음 짓는다. 아영 계산이 그러니까. (계산기 두드려 보며) 동곤이 6시간 12만 5000원, 주인 아줌마 아들 6시간 8만원. 나는 12시간 4만 5000원! 숙자 언니 0원! 겨우 25만원 딱 맞췄네. 이제야 두 다리 뻗고 자겠다. 마당으로 낯선 남자 한 명이 들어와 문을 두드린다. 장씨 나야. 아영 누구세요? 장씨 (여자 목소리 들리자 침묵) 동곤이 들어오다, 장씨를 보고 당황한다. 동곤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장씨 뭐가 잘못됐어? 집주인이 마당으로 나오다, 두 사람을 본다. 집주인 이 분은 또 누구···. 동곤 삼, 삼촌이세요. 장씨 (얼떨결에 목례) 집주인 친척들 사이가 아주 죽고 못사나 봐. 조카에, 삼촌에···. 동곤 저희 집안이 워낙에 서로 친해가지고. 아영은 웅성거리는 소리에 밖으로 나와 본다. 동곤 (아영에게) 삼, 삼촌 오셨어. 아영 (놀라서 바라본다) 집주인 (수첩 꺼내 적으며) 세금 추가! 친척들이 너무 많이 들락거려. (나간다) 아영은 두 사람을 데리고 황급히 방으로 들어간다. 아영과 동곤은 싸우고, 장씨는 방을 둘러본다. 아영 삼촌이라니? 동곤 그게···. 아영 뭐야? 동곤 삼촌 맞다니까. 장씨 동곤이 삼촌 맞습니다. 아영 아저씨는 빠지세요. 동곤 삼촌한테 왜 그래? 아영 누굴 속이려고. 동곤 삼촌이 나 보러 오셨다니까. 아영은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와 책상에 위협적으로 내리꽂는다. 장씨, 놀라서 물러선다. 아영 당장 불어. 동곤 방, 방세가 올라서. 아영 뭐? 동곤 그냥 같이 지내려고. 아영 그게 다야? 동곤 룸메이트라니까. 아영 방을 같이 써? 동곤 반, 반. 아영 월세를? 아영은 다가가 동곤을 마구 꼬집는다. 동곤 악, 방을···. 아영 어떻게? 동곤 너처럼···. 아영 혹시? 동곤 아, 세 시간···. 아영 설마···. 동곤 악, 세, 세를···. 아영 너까지···. 동곤과 아영이 싸우는 사이, 장씨는 벽시계 시간을 오후 5시로 돌려서 맞춘다. 장씨 (손을 들고 큰 소리로) 잠깐! 아영과 동곤은 놀란 표정으로 장씨를 쳐다본다. 장씨 (벽시계를 가리키며) 이제, 내 차례입니다. 이때 문 밖에서 ‘똑똑똑’ 노크 소리 들려온다. 세 사람은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본다. 경쾌한 음악 소리 들린다. 서서히 어두워진다. [당선소감] 실패를 두려워 않고 길 찾아 나섰다 먼 길을 돌아 다시 출발선에 섰습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열심히 글 쓰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결국 어느 것 하나에도 제대로 덤벼들지 못했습니다. 삶의 시기마다 그래야 했던 이유와 핑계는 무수히 많았습니다. 결국 문제는 내 안에 있었습니다. 실패가 두려운 거였어요. 그와 맞서 보려고 하지 않았더군요. 그때부터 쉽고 익숙한 것들을 내려놓고, 더 늦기 전에 정진의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희곡을 쓰면서 실패하고 좌절했던 곳에서 새롭게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올곧게 홀로 서야 함께 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 길에 ‘신춘문예’는 큰 목표 지점이었고 파고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뒤늦게 뛰어든 만큼 많이 더디 가겠지만, 그래도 가다 보면 언젠가 깨우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뭐라도 되겠지’ 그런 무한 긍정의 마음을 품고. 감사합니다. 너무나도 큰 행운을 만났습니다. 당선 소식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습니다. 기쁨의 눈물도 흘렸습니다. ‘정말이야? 꿈 아니야?’라고 몇 번이고 되물었습니다. 좌절을 거치니 희망이 옵니다. 노력은, 간절함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뜨겁게 떠오릅니다. 덕분에 오늘 제가, 여기, 있습니다. 부족한 작품, 천금 같은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더욱 정진하며 열심히 쓰겠습니다. 다시 희곡 쓸 용기를 주신 라푸푸서원 차근호 작가님 특별히 감사합니다. 선욱현 작가님, 최원종 작가님, 김경락 연출님, 박세환 작가님 감사합니다. 마지막 퇴고를 도와준 배우 오혜진, 함께 고생한 지희야 정말 고맙다. 묵묵히 외조해 준 우리 남편 정재만, 부모님, 가족들, 모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약력 ▲1976년 포항 출생▲계명대 국문과 졸업▲구성작가, 프리랜서 기자 활동 [심사평] 서민층 주거 문제, 탁월한 리듬감으로 살려 올해 희곡부문에는 254편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기록적인 숫자다. 구어적인 것을 글로 담는 것에 익숙한 세대가 도래한 것일까? 연극을 많이 보는 문화적 환경이 조성된 덕분인가? TV 매체에 대한 친근감이 삶의 드라마화를 촉진한 것일까? 아니면 문예창작과와 연극 전공 학생 수의 비약적인 증가가 누적된 결과일까? 출품작 중에 현실을 포착하는 능력, 혹은 발상이 빛나는 작품도 적지 않았다. 가능성 있는 작가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 것이 올해 신춘문예의 큰 기쁨이다. 출품작들이 다룬 소재 중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자살, 주거 문제, 실업 문제였다. 사람살이가 극도로 힘들어진 서민과 젊은 층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살’과 관련한 작품이 이례적으로 많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자살률이 최근 8년간 가장 높다는 현실을 말해주듯 자살사이트, 자살학원, 자살을 둘러싼 해프닝과 사후 망자의 이야기까지, 자살의 연극화에는 끝이 없었다. 자살과 생명보험을 연결시킨 작품도 많아 자살의 주요원인이 경제적 문제임을 짐작하게 한다. 절박한 상황들을 기정사실로 한 채 그것을 연극적 놀이의 대상으로 삼는 작품이 많이 등장한 것에서 이 시대의 누적된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당선작인 임은정의 ‘기막힌 동거’ 역시 서민층 주거 문제의 어려움을 증식 이미지의 코미디로 변형시킨 작품이다. 생존 문제를 타개하려는 평범한 등장인물들의 노력이 황당무계한 방식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인물들의 숨찬 생활의 리듬은 작가에 의해 연극적 템포감으로 변환되었다. 무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작가의 감각이 탁월한 연극적 리듬과 타이밍으로 드러난다. 끝까지 논의된 또 하나의 작품은 김경민의 ‘욕조 속의 인어’다. 이 작품 역시 오늘날 한국 사회의 20대가 처한 주거 문제를 은유적으로 다뤘다.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떠올리게 하는 독창적인 상황 설정이 매력으로 꼽혔으나 인간을 일면적으로 이해하는 감상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이 외에 변효진의 ‘연기수업’, 김중원의 ‘다금바리’, 안재희의 ‘완벽한 화장실을 찾는 법’ 등도 최종 논의에 올랐다.
  • [27일 TV 하이라이트]

    ●가족건강 프로젝트(EBS 밤 7시 35분) 서울 가양초등학교 5학년인 쌍둥이 자매 지민이와 다민이는 3살 때부터 통통하고 복스러운 아이들로 사랑받았다. 그런 집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쌍둥이 자매가 급격히 살이 찌기 시작한 것은 5살 전후. 프로그램에서는 70㎏이 넘는 초고도 비만인 12살 쌍둥이 자매의 소아비만 탈출기가 방송된다. ●오감만족 세상은 맛있다(KBS2 밤 8시 20분) 해발 3000m 산속에 소금 염전이 펼쳐진 살리나스는 안데스 산맥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암염지대를 통과해 생긴 소금 계곡이다. 산속에서 만들어진 소금의 맛은 어떨까. 양파, 콩, 당근, 해초, 치즈로 만든 솔테로 샐러드부터 트루차 튀김까지. 오직 소금으로만 간을 한 페루의 가정식을 공개한다. ●불만제로 UP(MBC 밤 8시 50분) 피자에는 피클, 치킨에는 치킨 무, 짜장면에는 단무지. 평소에 흔히 먹는 배달 음식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적임식품들이 무언가 수상하다. 대부분 수입해 들어오는 주원료의 유통과정상의 위생도 의심스러울뿐더러 제조 시 첨가되는 보존료나 색소 등 여러 가지 합성첨가물 또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혼자서는 몸도 가누지 못하는 아들을 항상 업고 다녔던 679회 출연자 김숙희씨. 포대기에 50㎏ 넘는 아들을 업고 마을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이 방송되었다. 그리고 10개월 후 다시 찾은 전남 장흥에서는 그 사이 몰라보게 좋아진 아들 안섭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알프스에서 흘러내린 도나우 강 물줄기가 가장 먼저 적시는 땅 오스트리아. 그 중심에서 문화와 예술을 꽃피운 도시이자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으로 떠나본다. 19세기 말 개성 있고 화려한 작품을 남겨 오스트리아의 자랑이 된 클림트. 올해는 클림트 탄생 150주년으로 그의 다양한 작품을 직접 감상해 본다. ●올리브(OBS 밤 11시 5분) 탤런트 안선영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건강순위로 베스트와 워스트를 가리는 예상 순위 투표에서 안선영과 MC 표인봉이 1위, 꼴찌에는 패널 김경민이 만장일치로 당첨되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건강검진 결과 놀라운 반전이 있다는데…. 과연 자칭 장기미녀 안선영은 건강상위권에 들 수 있을까.
  • [열린세상] 북한 로켓 발사의 충격/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북한 로켓 발사의 충격/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 미사일 발사의 충격이 크다. 첫 번째 충격은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이든, 모종의 물체든 올려놓았다는 사실이다. 지구 궤도에 북한 미사일이 그 무엇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대륙간탄도탄 기술에 상당히 근접하는 기술력이라는 말이 된다. 부품 일부가 3000㎞ 떨어진 필리핀 서해 상에 떨어졌다는 사실은 동심원을 그려 볼 때 미국 서태평양의 군사거점인 괌을 공격할 수 있는 거리다. 1, 2, 3단 부스터(분사장치)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다는 사실도 놀랄 일이다. 1998년 8월 31일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던 북한은 이후 5회째가 이번 발사인데 궤도진입에 성공한 것은 최초다. 한국처럼 1.5t 정도가 되는 실용 인공위성을 운영할 기술력과 재정력이 없는 북한에서 기껏해야 100㎏짜리 수준 낮은 인공위성이었다고 하더라도 200㎏의 물체를 궤도 진입에 성공시켰다면 대륙간탄도탄 사정거리 능력이 확보되었다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다만 장거리 투사 능력은 향상되었으나 지구에 다시 들어오는 재돌입 기술은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 발사대를 떠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미사일은 폭탄을 실은 탄두가 관성의 힘으로 날아가다가 지구 대기권에 재돌입하는데 이때 온도가 최고 1만도에 이른다. 그래서 열에 견디는 탄두의 실험이 성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일본, 중국은 이 기술이 구축되어 있다. 두 번째 충격은 발사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한국의 정보력이다. 1000기 이상의 북한 미사일 공격에 노출된 한국이, 발사대에서 발사를 기다리던 미사일의 발사 계획도 파악하지 못하면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단 말인가? 이른바 ‘노크 귀순’에서 미사일 발사를 예측하지 못한 것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정보획득 능력의 검증에 나서야 하겠다. 휴전선에는 성능 좋은 카메라를 대량 설치하여 북한군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야 하고, 공중에는 고고도 정찰기와 인공위성의 확충을 통해 북한을 면밀히 감시하여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인공위성의 확충도 광학위성 2기, 레이더 위성 2기 등 총 4기를 우주에 올려놓아야 언제든지 우리의 힘으로 북한과 주변국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래서 인공위성을 한국의 자체 로켓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한국형 발사체의 개발이 절실한 것이다. 세 번째 충격은 북한의 미사일이 핵무기와 결합하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2회에 걸친 플루토늄 핵실험을 했다. 목적은 북한이 필요한 공격을 할 때 핵무기가 제대로 터지는가를 확인하는 실험이었으며 또한 핵무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함이었다. 핵무기의 무게를 줄이지 못하면 미사일에 실을 수 없기 때문에 실험을 거듭해야 한다. 그러나 미사일 능력이 커지면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북한은 2회에 걸친 플루토늄 핵실험에 이어 또 다른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세 번째 플루토늄 핵실험이든, 아니면 우라늄 핵폭탄 실험이든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게 될 것이고, 핵과 미사일의 결합을 시도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북한의 핵무기 개발 수준은 높아질 것이고 미사일 능력도 커진다는 현실이 갑갑할 뿐이다. 북한 미사일과 핵개발을 막아내는 대책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엔과 국제사회를 동원하여 북한을 압박하는 외교적, 경제적 노력이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군사적으로는 한국도 성능 좋은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사일 확산을 금지하는 국제사회의 원칙과 협조하면서, 북한이 감히 넘보지 못하도록 정확도가 뛰어나고 파괴력이 높은 미사일 개발에 국력을 모아야 한다. 대북정책이 강경으로 나갔던 시절에도, 식량지원을 하며 유연책을 썼던 시절에도 북한은 핵개발과 미사일사정거리를 늘리는 데 변함이 없었다. 한국에 새로운 정권이 탄생하여 그 어떤 대북정책을 써도 북한이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절대 중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유념하고 북한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 이근호 “더 큰 선수 되란 의미로 받겠다”

    이근호 “더 큰 선수 되란 의미로 받겠다”

    “제가 이런 상을 받아도 되는지 얼떨떨하지만 너무나 기쁩니다.” 이근호(왼쪽·27·울산)가 2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시상식에서 알리 카리미(이란)와 정즈(중국)를 제치고 ‘올해의 선수’에 당당히 호명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써 이근호는 1989~1991년 3년 연속 올해의 선수에 오른 김주성(현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에 이어 무려 21년 만에 AFC 올해의 선수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이근호는 올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쳐 이미 수상이 유력했다. 이근호는 “올해 이런 큰 상을 받을 만한 플레이를 펼쳤는지 되돌아보면 부족한 것 같지만 더 큰 선수가 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 한국은 울산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은 김호곤(오른쪽·61)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거머쥔 것을 비롯, AFC 챔피언에 오른 울산이 ‘올해의 클럽’, 런던올림픽 동메달에 빛나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올해의 남자 대표팀’, 김경민이 ‘올해의 여자 부심’을 차지하며 주요 5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는 역대 최다 수상 타이 기록이다. 한국은 2009년 올해의 감독(허정무), 올해의 남자 대표팀(국가대표팀), 올해의 신인(기성용), 올해의 여자 주심(홍은아), 올해의 클럽(포항) 등 5개 부문을 차지한 바 있다. 한편 해외파 선수상은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돌아갔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한국 싹쓸이하면 미안해서 어쩌지

    한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상 주요 부문을 석권할까. ●선수상… 이근호 챔스리그 활약 압도적 29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만다린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리는 2012 AFC 시상식에 이근호가 올해의 선수 후보에, 김호곤 울산 감독과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올해의 감독 후보에 올라 있다. 한국은 또 올해의 협회(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여자 부심(김경민), 올해의 남자 대표팀(올림픽대표팀), 올해의 클럽(울산), 올해의 남자 신인(문창진) 등 7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감독상… 김호곤 vs 홍명보 올해 한국 축구는 런던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19세 이하(U-19) 아시아청소년선수권을 제패하는 등 그 어느 해보다 위상을 떨쳐 역대 최다 수상을 점치게 하고 있다. 한국은 2년 전에는 남자 대표팀(국가대표팀), 감독(허정무), 남자 신인(기성용), 여자 주심(홍은아), 클럽(포항) 등 5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올해의 선수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근호(27·울산)는 AFC 챔피언스리그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쳐 경쟁자 알리 카리미(이란), 정즈(중국)를 제치고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의 감독 역시 한국인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관심은 홍 감독과 김 감독 중 누가 받을지에 눈길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이근호는 지난 27일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가운데 김 감독 역시 28일 오후 쿠알라룸푸르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 감독이 올해의 감독에 뽑히면 1995년 박종환(일화), 1997년 차범근(국가대표팀), 2002년 거스 히딩크(국가대표팀), 2003년 고(故) 차경복(성남), 2009년 허정무 감독 등에 이어 역대 여섯 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는다. 울산은 올해의 클럽 후보에도 올라 있어 3관왕을 노린다. ●내년 챔스리그행 티켓 4장 환원 한편 AFC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승부 조작 징계로 기존 4장에서 3.5장으로 줄어들었던 프로축구 K리그의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4장으로 환원하기로 했다. 두 라운드만 남은 28일 현재 수원(승점 73)이 최소 4위를 확정한 가운데 포항(승점 71)이 뒤를 쫓고 있다. 포항은 리그 순위와 관계없이 FA컵 우승으로 이미 출전권을 확보했다. 따라서 이번 결정으로 수원이 4위로 시즌을 마치더라도 지난 2월 포항처럼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수고로움을 덜게 됐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삼성생명, 2년 연속 男탁구 최강 등극

    삼성생명, 2년 연속 男탁구 최강 등극

    삼성생명이 2년 연속 남자 탁구 최강팀에 등극했다. 삼성생명은 20일 경기도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열린 2012 MBC탁구최강전 남자 단체전 챔피언결정 2차전(4단1복식)에서 KGC인삼공사를 3-1로 제압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생명은 1단식에서 이상수가 인삼공사 김민석에게 3-1로 역전패,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2단식 정상은이 김정훈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제쳤다. 이후 복식에서 유승민-서현덕 조가 김민석-김정훈 조를 3-0으로 셧아웃한 뒤 4단식에 나선 서현덕이 김경민을 3-2로 꺾었다. 이로써 지난 1997년 대회를 끝으로 지난해 14년 만에 부활한 최강전에서 우승했던 디펜딩 챔피언 삼성생명은 이날 2년 연속 정상에 서며 남자 탁구 최강팀으로 다시 우뚝 섰다. 여자부에서는 한국마사회가 승부를 최종 3차전까지 몰고 갔다.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마사회는 5경기를 모두 펼치는 접전 끝에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을 3-2로 꺾었다. 전날 1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한 뒤 2차전에서 반격에 성공, 챔피언전 전적 1승1패를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은 물론 역전 우승의 희망도 살렸다. 최종 3차전은 21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 패기가 관록과 경험을 앞섰다. 대한항공 석하정이 1단식에서 김민희를 3-0으로 가볍게 돌려 세운 뒤 2단식의 당예서도 에이스 박영숙을 3-2로 제쳤지만 복식에서 박영숙-김민희 조가 대한항공 심새롬-박성혜 조를 3-2로 따돌리더니 4단식과 5단식 서효원과 이현주가 양하은, 박성혜를 각각 3-0, 3-1로 눌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열린세상] 국운이 상승하고 있다/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운이 상승하고 있다/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국운이 상승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지나간 근대 역사를 되돌아보면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한국전쟁이 일어나 그야말로 폐허의 밑바닥에 내동이쳐졌던 한국이었다. 미국의 원조에 힘입어 겨우 기운을 차려 가던 한국이 드높은 교육열과 잘살아 보겠다는 각오가 있어 산업화를 이루고 세계 제9위의 무역대국이 되었다. 국운 상승의 증거가 되는 첫번째 쾌거는 한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또 한번 따낸 것이다. 유엔회원국도 되지 못하던 처지에서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하고 이제 두 번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자리에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엔안보리 진출은 15개국으로 구성된 안보리의 일원으로서 국제평화와 안보유지를 위한 유엔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북한이 무무하게 날뛰는 현실을 보다 전향적으로 견제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두번째는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 사무국이 인천 송도에 들어 오기로 결정된 것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중량감 있는 국제기구를 처음으로 유치하는 역사적인 쾌거를 이루었다. 한국이 세계에서도 못사는 나라로 분류될 때를 생각하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GCF 유치 성공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한국이 개도국과 선진국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로 국제사회가 인정했다는 점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고 오존층의 파괴 범위가 점점 넓어져 인류의 안전한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녹색성장 정책을 주도하며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는 적극적 협력자로 활동하면서 그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인류사회의 공통적 고민인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문제로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이 될 것이다. 세번째는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되어 탄두 중량 500㎏, 사거리 800㎞의 미사일 개발과 보유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국의 안보를 지켜내기 위해 아직도 제약이 있는 결정내용이지만 우선 급한 대로 이 정도라도 개정된 것은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촉매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한국의 국력과 국제적 위상, 평화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미국과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았다면 이마저도 쉬운 협상이 아니었다. 탄두의 무게가 늘어나면 사거리가 줄고, 탄두의 무게가 줄어들면 사거리를 늘릴 수 있는 이른바 ‘trade-off’ 제도가 적용되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적어도 대전에서 북한 전역까지 도달하는 탄두 중량 1t의 미사일 개발이 가능, 북한 미사일 기지 9개가 탄두 중량 1t의 사정권 안에 들게 되었다. 미사일 기술 확산이라는 국제사회의 통제가 있는 마당에 한국이 미사일로 스스로 방어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역사적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무역으로 먹고살아야 하는 한국이 유럽연합(EU)과 미국, 칠레 등 세계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나가는 것도 미래를 내다보는 중요한 발걸음들이다. 우스갯소리로 한국은 스스로 얼마나 잘난 존재가 되었는가를 잘 모른다는 것이 불가사의라는 말을 국제사회로부터 듣고 있다. 설령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잘난 존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도 한국의 속깊은 문화에서는 겸허해야 한다는 철학이 확고하기에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국력에 걸맞게 국제사회의 중요한 행위자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과 책임을 맡아야 하는 비전과 철학을 논의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2014년에 협정이 재개정되어야 하는 한·미 원자력 협정도 원자력 발전의 평화적 이용 확대를 도모해야 하고, 저농축 우라늄의 안정적 공급도 한국의 국익에 맞게 보장받아야 한다. 한반도 주변 정세는 역동의 전환점에 서 있다. 중국과 일본이 영토문제로 충돌하고 있고 새로운 안전보장 지도가 그려지고 있다. 지나간 근대역사처럼 나라의 운명이 주변국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고, 한국이 평화의 창출자로서 지도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오고 있다.
  • [꺼져가는 용산의 꿈(하)] 서울 성급한 개발 몸살… 英·佛·日사례와 딴판

    [꺼져가는 용산의 꿈(하)] 서울 성급한 개발 몸살… 英·佛·日사례와 딴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의 사업 추진 경과를 살펴보면 말 그대로 숨 쉴 틈이 없다. 2006년 8월 23일 국토해양부(당시 건설교통부)가 용산역세권 개발을 확정한 뒤 2007년 11~12월 사업후보자 선정과 사업을 담당한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설립이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그리고 불과 1년 4개월 후인 2009년 4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의 마스터플랜이 발표됐다. 317만㎡의 땅에 31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투자되는 사업의 마스터 플랜이 불과 16개월 만에 완성된 것이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도시 전체에 대한 계획을 바탕으로 지구를 개발하고 최소한 20~30년 동안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가며 사업을 진행한다.”면서 “용산을 서울의 대표 업무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하면서도 이런 고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는 시작부터 완공까지 50년 가까이 걸렸다. 1958년 프랑스 정부는 라데팡스개발공사를 설립하고 개발 계획만 6년에 걸쳐 수립했다. 사업은 1964년에 본격 시작돼 2007년에야 끝이 났다. 개발 면적은 742만㎡로 비즈니스, 공원, 주거 등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지하철과 도로 등 모든 교통시설은 지하에 배치됐고 지상은 거대한 광장과 빌딩으로 구성됐다. 영국 런던의 신흥 금융중심지인 카나리 워프 개발 프로젝트는 1987년 시작돼 2006년에야 마무리됐다. 개발에 20년이나 걸린 것이다. 개발에 대한 기획까지 합치면 30년이 걸렸다. 규모는 용산의 4분의1 수준인 82만㎡이고 사업 비용도 30억 파운드(약 6조원)다. 미국의 남부 맨해튼 배터리 파크(33만㎡)의 개발도 1979년 시작해 2004년에야 끝이 났다. 일본 경제 불황기에 건설된 도쿄의 롯폰기힐스는 ‘고민은 길게 공사는 빠르게’ 진행된 케이스다. 1986년 시작된 롯폰기 재개발은 개발 이전 12년에 걸쳐 재개발준비위원회와 조합구성이 이뤄진 뒤 3년에 걸쳐 마스터 플랜과 구체안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개발 사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공사 기간이 길어서가 아니다. 개발 계획 수립과 검토 단계에서 도시 전반의 주거·공공·업무 등 시설별 수요·공급에 대한 분석과 예측이 철저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도시 개발 전반을 주관하는 독립적인 공공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선거에 나서는 정치인마다 개발 공약을 하나씩 들고 나오다 보니 도시 전체에 대한 고민 없이 중구난방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공공조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열린세상] 나로호 발사 한달 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나로호 발사 한달 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로호 세번째 발사가 한달가량 남았다. 고흥 우주센터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1단 로켓을 책임진 러시아 기술진은 이번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지 못하면 국제사회에서 우주강국으로서의 체면을 구겨 위성대리발사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얼굴에 웃음이 별로 없다. 한국의 기술진도 필생의 각오로 발사를 꼭 성공시켜야 하기 때문에 우주센터 직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경이 날카롭다. 그동안 한국은 러시아와 협력하면서 나로호 1, 2차 발사에 실패했지만 축적해 놓은 경험도 많다. 우선 고흥반도 외나로도에 러시아가 제공해 준 우주센터 건설 설계도를 한국의 사정에 맞게 더 혁신적으로 건설해 놓았다. 일본의 H-2 로켓을 개발했던 고다이 도미후미는 나로 우주센터를 방문하고 나서 “참 잘 지어진 우주센터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미후미는 그러면서 가장 소중한 성과는 1, 2차를 실패했더라도 한국의 땅에서 빨간 화염을 뿜고 하늘로 올라가는 나로호 로켓을 보고 자란 세대들은 한국의 우주 개발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들을 갖게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본 것과 보지 않은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고 하겠다. 일본도 4차례의 연속 실패를 경험하면서 1970년대 오스미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키면서 이제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해 있다. 나로호 3차 발사는 1, 2차 발사 두 번 다 실패했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계약에 의해 1단 로켓을 러시아가 마지막으로 한번 더 제작하여 한국에 제공하게 된다. 그래서 3차 발사의 성공, 실패 여부를 떠나서 한국은 향후 독자적으로 1단 로켓 엔진을 개발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우주독립국이 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한국 주변 관련국가들을 보면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 모두 우주 강국이고 대륙간탄도탄을 쏠 수 있는 로켓 능력을 갖춘 나라다. 하물며 북한도 대륙간탄도탄에 버금가는 로켓 능력을 갖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에 한국은 자주적인 한국형 발사체가 꼭 필요한 것이다. 한국형 발사체는 독자기술로 개발되는 발사체로 1.5 t급의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 600㎞ 상공에 투입할 수 있는 3단형 발사체이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75t급 엔진 4기를 묶어 1단 추력을 300t으로 하고 2단은 75t급 엔진 1기, 3단은 7t급 엔진 1기로 개발할 계획이다. 지구상에 떠 있는 저궤도 위성의 80%가 중량이 1.5t 미만이기 때문에 개발이 완성되면 외국 인공위성을 대리 발사하여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적합한 규모이다. 인공위성 제작기술도 그동안의 기술 축적을 통해 독자적인 위성설계와 제작능력을 확보했고, 소형위성의 경우 말레이시아에 수출할 정도로 기술의 진보가 빠르다. 구성품이 거의 전자제품인 인공위성의 경우, 한국이 이 분야에 강하기 때문에 위성 수출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직하게 우주 개발을 진행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국가경제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독자적인 인공위성이 있으면 언제 태풍이 들이닥칠지 알게 되어 지금보다도 훨씬 많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예방적 효과로 1조원이 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인공위성 활용 감시다. 두 번째로 우주 개발은 국가안보에 없어서는 안 될 사업이다. 일본은 분해능력 30㎝급 인공위성 4기 체제를 목표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을 감시하고 있고, 중국은 유인우주선을 우주공간에 내보낼 수 있는 나라다. 그런데 한국이 독자적인 로켓을 확보하지 못하면 인공위성을 필요한 시기에 올려 보내지도 못하고 돈을 주며 늘 구걸하듯이 대리 발사를 부탁해야 하는 것이다. 주변국가들은 모두 그들의 로켓과 위성을 통해 우리를 들여다보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하면 암울한 역사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차 나로호 발사의 성공 여부에 관계 없이 한국형 로켓 개발이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의 우주 개발이 더욱더 빠른 속도로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점을 유념, 철두철미하게 마지막 점검까지 잘 마쳐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기를 기원해 본다.
  • ‘꿈의 원자로’? ‘軍의 원자로’?

    ‘꿈의 원자로’? ‘軍의 원자로’?

    도쿄에서 신칸센과 특급열차로 3시간 거리의 후쿠이현 쓰루가시. 이곳에는 핵연료의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꿈의 원자로’라고 불리는 몬주 고속증식로가 있다. 일본이 고도의 핵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근거 중 하나는 바로 몬주 때문이다. 고속증식로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혼합산화물(MOX)을 투입해 발전하면 투입량보다 많은 플루토늄을 배출한다. 풀루토늄을 효율성 있게 연소시키려면 에너지가 강한 중성자를 사용하는 고속로가 적합하지만 무기로 사용 가능한 순도 80%의 플루토늄이 나온다는 점이 우려할 대목이다. 몬주는 1991년 시운전에 들어갔지만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다가, 본격 가동에 들어간 1995년 나트륨 유출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후 가동이 중단됐다. 고속증식로는 냉각재로 물이 아닌 나트륨을 사용하는데, 나트륨은 물에 닿기만 해도 폭발해 일반 원전보다 위험성이 훨씬 더 크다. 하지만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 2010년 5월 몬주는 가동을 재개했고 같은 해 8월 원자로 격납용기의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다시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달 30일 현지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몬주가 실제로 상업용 발전을 할 수 있는 시기를 2050년이라고 밝히고 있다. 몬주는 연간 유지비만 100억엔 정도씩 투입되는데 지금까지 이미 1조엔(약 14조원)을 집어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향후 10년간 몬주의 유지·연구 개발비로 연간 약 3000억엔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영국, 독일은 사고 위험과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사실상 고속증식로의 상용화를 포기했다. 프랑스도 고속증식로 ‘슈퍼 피닉스’ 가동을 중단했다. 일본 정부가 사고 위험은 높은 반면 상용화 가능성은 낮은 몬주를 천문학적 돈을 퍼부어가며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핵보유 잠재 능력 확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일본은 이미 재처리 시설과 플루토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고속증식로를 포기하면 많은 플루토늄을 사용할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고속증식로 계획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본 고속증식로는 핵 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연료로 쓴다.”며 “이는 에너지 목적도 있지만 군사적 안보 목적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이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의 양은 국내에 6.7t, 영국과 프랑스 재처리시설에 23.3t 등 총 30t으로 핵폭탄 수천 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급 플루토늄 30~50㎏보다 최대 1000배나 많다. 일본 내에서 가동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곤도 사토루(61)소장은 “일본, 한국처럼 우라늄을 전량 수입해야 하는 나라는 고속증식로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은 현재 2030년의 원자력발전 비율을 논의하고 있지만 고속증식로는 100년 후에 필요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후쿠이현 현지도 몬주 가동 재개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운전 재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몬주 근처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가 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불가결이라고 호소하는 주민들은 재개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글 사진 쓰루가(일본 후쿠이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독도문제는 역사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독도문제는 역사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점입가경이다. 독도 영유권 억지주장이 과거사 왜곡, 일본군 위안부 실체 부정 등 역사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적으로 방문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일본의 밑바닥 본심을 보게 한다. 원래 남의 것을 탐내는 민족이라는 분명한 확신도 얻게 된다.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한국 나름대로 사료 발굴에 노력해 왔다. 역사적 사실로 확실한 증거가 되는 관찬지도, 즉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작한 지도에 독도를 한국 땅으로 표시해 놓은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이 밖에 거짓말하는 일본을 자승자박하게 할 결정적 지도 자료가 있다고 알고 있다. 우리가 가진 히든카드를 내놓으면 또다시 방비태세를 준비하는 일본이기에 불필요하게 내놓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녕 필요하면 그때 가서 증거로 제시하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일본의 독도 주장에 소극적으로 대해 온 게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고, 틈만 나면 깔짝대는 일본에 사사건건 대응하면 무언가 자신이 없어 그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일본의 외교청서, 방위백서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도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기록해 우기는 마당에 조용한 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세계를 향해 독도는 원래 한국 땅이라는 진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일본의 독도영유권 문제는 영토문제를 넘어 역사의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침략의 역사,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한국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독도문제도, 일본이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는 사실도, 그들이 잘못된 교과서에서 배우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일본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일본의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일본의 침략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아는 대학생들을 만나 보기 어렵다.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침략의 역사를 왜곡하는 교과서로 배우는 일본의 다음 세대들은 어떻게 그들의 역사를 직시할 수 있겠는가? 독도문제도 그리 알고 자라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조용한 외교가 아니라 적극적 대응을 해야 한다. 독도문제가 불거지자 외환위기 때 돈을 서로 융통하는 스와핑 규모를 줄이자는 그들의 야비한 속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의 국력, 특히 경제력이 약해질 때를 기다리는 일본이다. 우리가 약해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역사가 보여주는 일본의 모습에 달라진 것이 없다. 필자가 연구하던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의 도서관에서 일본의 요시미 교수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일본정부가 개입했다는 자료를 찾아내고 그 사실을 폭로하기까지 절대로 그런 일이 없었다고 진실을 감추었던 일본이다. 전후 역사 처리와 보상에 있어 독일은 일본과 달랐다. 독일이 나치의 만행에 어떻게 반성·사죄하고 보상했는가를 연구하러 독일에 간 적이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나치의 만행을 교과서에 실어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독일 국내에서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그 당시에 아데나워 총리가 “지금 게재하지 못하면 영원히 하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잘못된 역사를 후세가 잘 모르게 된다.”라고 결론짓고 교과서에 반영하게 되었다. 그래서 독일의 후세들이 조상의 잘못으로부터 해방되고, 평화를 지향하는 번영된 독일이 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의 지도자들은 못난이들이다. 잘못된 역사를 진실하게 가르치면 일본의 후세들이 잘못된 역사에 웅크리지 않고 세계를 나다닐 수 있는데 말이다. 일본의 최종 노림수는 독도의 경제적 공동이용이라는 점을 유념해서 잘 대비해야 한다.
  • [12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밤 10시) 중국 첩보원 사세용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분할통치안’을 저지하며 조선의 운명을 바꾼다. 그는 임진왜란 당시 한·중·일을 넘나들며 정보전을 이끌었던 첩보원으로, 일본의 기밀정보를 제공해 선조의 환대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런데 전쟁의 막판에 그의 태도가 돌변해, 적국 일본과 내통하며 승기를 잡은 조선에 치명타를 입히고 만다. ●TV소설 사랑아 사랑아(KBS2 오전 9시) 다미울에 내려온 노경(오창석)은 승희에게 진심을 호소하는 태범의 모습을 보고, 승희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접기로 결정한다. 말년은 의주가 예민해진 이유를 알게 되고, 의주를 혼내려는 삼추를 말린다. 한편 서울로 돌아온 노경은 명주에게 승희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다. ●일일시트콤 스탠바이(MBC 밤 7시 45분) 시완은 가지고 있던 남산티켓을 소민에게 들킬 뻔하자, 대충 야구장 티켓이라고 둘러댄다. 경표는 시완이 자신과 화해하기 위해 야구장 티켓을 준비해 두었던 거라고 착각한다. 한편 여름휴가를 책임진다는 내기를 걸고 닭싸움 대결을 앞둔 준금, 진행, 석진은 이번만은 이기리라 결의를 다져 보지만 대결에서 지고 만다. ●700회 특집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첫방송 시작 이후 14년 2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그렇게 하루하루 기적의 숫자를 만들어 가는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700회를 맞아, 더 특별한 초특급 스토리를 이어간다. 특명 9만 2300여건의 제보 가운데 방송 아이템을 찾아라.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현장속으로 MC 변기수와 함께한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0분) 밧줄 하나에 몸을 맡기고 나무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이들의 이름은 아보리스트. 조금은 생소한 이 직업의 다른 이름은 수목관리 전문가다. 이들은 나무 위에서 자신의 안전을 확보한다. 그리고 우수한 형질의 산림종자 채취, 위험목 제거, 보호수의 치료 등 수목관리 작업이 주요 활동인데…. ●100회 특집 건강버라이어티 올리브(OBS 밤 11시 5분) 100회를 맞아 스타들과 함께 유쾌한 건강대결을 펼친다. 개그맨 김경민, 장미화, 전환규, 이국주를 비롯해 곽현화, 이재훈, 아비가일, OBS 유형서 아나운서 등이 출연한다. 출연자들은 ‘올리브’와 ‘뽀빠이’ 두 팀으로 나누어 ‘건강상식 스피드퀴즈’를 시작으로 총 4라운드의 건강대결을 선보인다.
  • [시론]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 시대’가 열렸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 시대’가 열렸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가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했다. 세계 최초의 인허가 획득이다. 해외원천기술을 전수받거나 개량화한 것이 아니고 100% 순수 국산기술로 완성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중소형 원자로 분야에서 어깨를 견주며 개발 경쟁을 해 온 미국, 러시아보다 한발 앞서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되었다. SMART 원자로는 원자로를 구성하는 증기 발생기, 가압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들을 한 개의 압력용기 안에 설치한 일체형 원자로다. 일체형 원자로이기 때문에 주요기기들을 연결하는 배관이 없어 배관 파손이라는 사고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는 장점이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쓰나미로 전기 공급이 끊겨 원자로를 냉각시키지 못해 방사능이 누출되고 말았는데, SMART 원자로는 전기가 끊겨도 냉각할 수 있어 안전성이 더욱 확보되었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수소 때문에 원자로 건물이 폭발하는 장면을 목격했었는데, SMART 원자로는 전원 없이도 작동하는 수소결합기도 적용해 후쿠시마 교훈을 개선했다. SMART는 전기출력 10만㎾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한 APR 1400의 14분의1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원자로 독자 개발 역사는 1995년에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HANARO), 1996년에 한국형 표준원전인 100만㎾ OPR1000 그리고 2001년에는 UAE에 수출하게 된 한국형 신형 경수로인 140만㎾ 규모의 APR 1400으로 이어져 왔고, 이제는 중소형 원전인 SMART마저 완성했다. 연구용 원자로, 대형 원자로, 중소형 원자로 모두를 개발한 것이다. 세계 제5위의 원자력 강국답게 원전산업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SMART 원자로는 대형 원자로와는 달리 소규모 전력생산과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시장을 겨냥한 수출전략형 원자로다. 해수담수화용으로 건설하면 SMART 1기로 인구 10만명 규모 도시에 전기 9만㎾와 하루 4만t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전 세계에는 400여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는데, 대부분이 70만에서 100만㎾ 규모의 중·대형 원자로다. SMART 원자로가 장차 수출 품목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소규모이기 때문이다. 1기당 건설 단가가 기존 대형 원전은 3조~4조원에 이르지만, 중소형은 7000억~1조원 정도 예상된다. 전력 소비량이 적어 대형 원전을 건설하기에 부적합한 국가에 필요하고, 인구가 분산되어 있어 대형 원전을 건설하면 송배전망 구축에 과도하게 비용이 들어가는 몽골이나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 잠재수요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등 물 부족 국가도 수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원전 시장을 지배해 온 미국, 프랑스, 일본을 넘어 미래 주력산업이 될 것이다. 최대 1000조원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일본은 미래 에너지 정책으로 지역 분산형 소규모 전력생산 거점을 구상하고 있다. 큰 규모의 전력생산시설도 필요하지만, 송전시설의 건설도 큰 부담이 되어 인구 10만에서 20만명 규모의 도시에 지역단위의 전력생산 정책을 구상한다. 한국도 지역단위의 전력생산시설을 생각할 시점이 되었다. 대형 전력시설 유치도 지역주민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전력을 생산한다 하더라도 대부분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려면 송전탑을 건설해야 하는데, 통과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대형 전력시설과 중소형 전력시설의 건설이 병행되는 융통성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리원전의 재가동이 지난 4일 결정되었다. 비상발전기의 고장과 비리문제를 딛고 원자력안전회의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제 원자력은 한국의 원자력만이 아니고 해외에 수출하는 국제적인 원자력이 되었다. 안전성과 운영의 투명성 그리고 경영의 정직성이 확보될 때 성공적인 원자력 산업이 될 것이다. 국민이 신뢰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상생의 원자력이 되어야 한다.
  • [인사]

    ■국무총리실 △정책분석총괄과장 권오상 ■농림수산식품부 ◇승진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기획조정과장 이흥철△국무총리실 파견 박병태◇전보△4대강새만금과장 김일환 ■경제발전노사정위원회 △대외협력실장 이민우 ■인천항만공사 ◇승진 △건설기획실 조충현△창의경영팀 김순철△기획조정실 정순용△건설기획실 김성진△신항개발팀 박진우△경영지원팀 김경민△항만운영팀 변규섭△물류사업팀 함용일△감사팀 한신규△항만건설팀신원식△마케팅팀 강여진 이수아△북항사업소 민병욱 ■서울시설공단 △사업운영본부장 오성규△시설관리〃 박승오 ■한국국제교류재단 ◇부장급 전보 △기획홍보단 최현선△경영혁신실장 송중석△인사총무부장 정민식△미디어홍보센터 박경철△한국학사업부장 문성기△감사실장 박상배△제주이전준비단장 박미숙△정책개발위원 민영준 ■일간투데이 △경제부장 김대섭 ■우리은행 ◇승진 <지점장>△행신동 조헌준△화성팔탄 이광희△성서금융센터 배장한 ■흥국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 류재천 ■세브란스병원 △임상연구관리실장(겸임) 박영환△이싱 검진센터 추진팀(TFT)장 김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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