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전문가들 회담 조언 / “신뢰구축의 場돼야”
‘한·미간 신뢰구축을 이번 회담의 최대 목표로 삼아야 한다.’ 외교·경제 분야 전문가들은 오는 15일(한국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향후 한반도의 정치·경제·안보 미래를 결정짓는 분기점이라 해도 좋을 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북핵 문제를 용납할 수 없다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하며,이것이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특히 노무현 대통령에게 부시 행정부를 설득하려 하기보다는 미국의 입장을 존중해주는 접근법을 취하라고 조언했다.
●김근식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이른바 ‘코드’가 맞지 않는 게 사실이다.이번 회담은 한·미간 코드를 맞추는 자리가 돼야 한다.북핵 문제의 해결과,한·미동맹 발전,경협 문제 등 많은 보따리를 한꺼번에 풀려고 하지 말고 미국의 이야기를 듣고,인간적으로 신뢰를 쌓는 자리로 마련했으면 한다.
북한은 베이징 3자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카드를 내놓았고,미국은 강·온파 갈등으로 분명한 입장 정리를 하지 않은 상태다.합리적 온건파들이 힘을 얻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노 대통령이 ‘원칙’을 강하게 주장하기보다는,미 행정부가 갖고 있는 노 대통령의 ‘반미’성향에 대한 의구심을 풀고,한·미 동맹은 굳건하다는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한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
이번 한·미 회담은 반세기에 걸친 양국의 선린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특히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토대와 공감대를 형성,우리 나라의 대외신인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SK글로벌 사태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침체된 한국 경제에 한·미 정상회담은 ‘청량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미 경제협력 강화에 보다 세심한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한·미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미 투자협정과 관련,양국간의 기본적인 스탠스가 합의되고 방향이 정립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에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강력한 의지를 미국에 전달해주기를 바란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실장
미국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북한 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미국과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확고히 공조 전략을 마련하는 게 회담의 핵심이다.통역을 빼고 나면 아주 짧은 시간이다.노 대통령의 입장을 설명함으로써 부시 대통령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경청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 행정부 강경파들과도 덕담을 교환하며,북핵 문제 해결의 협조를 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문제는 정상회담 이후다.회담 이후 신중한 외교적 언사를 계속 견지하도록 해야 한다.
정리 김수정 김경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