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두산’ 4세대가 이끈다
두산그룹이 대우종합기계를 사실상 인수함에 따라 ‘뉴 두산’을 움직이는 핵심 인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 두산의 ‘키 플레이어’는 오너가(家)의 4세대 경영진.3세대인 박용만 ㈜두산 총괄 사장이 외환위기 때부터 두산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며 뉴 두산의 밑그림을 그렸다면,4세대 경영진은 향후 두산을 매출 100조원대의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킬 주역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두산은 최근 4세대 경영인들을 고속 승진과 함께 전략 부서에 전면 배치했다.
●‘뉴 두산’ 누가 이끄나
4세대 경영진 가운데 주목할 인물로는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원(㈜두산 상사BG 부사장)씨와 박용오 ㈜두산 회장의 차남인 중원(두산산업개발 상무)씨,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장남인 진원(㈜두산 전략기획본부 상무)씨, 박용현 전 서울대병원장의 장남인 태원(네오플럭스 캐피탈 상무)씨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두산이 향후 신성장 산업으로 꼽은 서비스업과 중공업, 건설업을 책임질 차세대 경영진들이다.
또 대우종기 인수에 깊숙이 관여한 박 명예회장의 3남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기획조정실장(부사장급)도 눈길이 쏠린다. 그는 대우종기 태스크포스팀에 참여, 인수전 승리의 숨은 주역이다. 그룹 내에서는 향후 대우종기를 맡을 인물로 박용성 회장과 함께 박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룹의 ‘싱크탱크’인 ㈜두산 전략기획본부의 주요 인물도 뉴 두산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전략기획본부는 사실상 그룹의 구조조정본부로 기획팀과 인사, 경영관리,TRIC팀으로 나뉜다. 이재경 사장이 이 곳의 ‘수장’으로 박용만 사장의 뒤를 이어 뉴 두산의 플랜을 마련했다.
TRI-C팀은 전략기획본부내에서도 핵심부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의 초안이 여기서 이뤄진다. 김용성 네오플럭스 캐피탈 사장이 겸직하고 있다. 김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에서 근무하다 두산의 구조조정 컨설팅 인연으로 두산에 합류,M&A 기법과 금융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2008년 연매출 21조원
두산은 이번 대우종기 인수로 산업재 중심의 재계 10위권 그룹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그룹의 매출 규모는 7조원대에서 10조원대로 늘어나며, 재계 순위도 현재 12위(공기업 제외)에서 9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그룹내 중공업 부문 매출 비중도 78.8%에서 84.3%로 높아지면서 기존 소비재 기업에서 산업재 중심으로 ‘사업 지도’가 완전히 탈바꿈하게 된다.
두산은 또 2008년 연매출 21조원을 달성하고, 산업재와 소비재 부문의 상승 효과를 통해 10년후 연매출 100조원을 달성할 전략이다. 현재 M&A 절차가 진행중인 진로를 인수할 경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두산 관계자는 “대우종기 인수를 계기로 내년 2월에 그룹의 새로운 경영 이념과 인재상, 중장기 전략 등을 포함한 뉴 두산 선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대우종기를 독립 자회사로 유지,2010년까지 기계산업 부문 ‘글로벌 톱5’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두산측 경영진이 일부 포진되는 조직 개편이 뒤따를 전망이다. 그러나 노조가 총파업 돌입을 검토하는 한편 금속연맹과 연대키로 하는 등 대대적인 반대투쟁을 벌이기로 결정, 향후 실사과정 등에서 큰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