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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카드 이사회의장·대표이사 첫 분리

    삼성카드 이사회의장·대표이사 첫 분리

    삼성전자,LG필립스LCD, 태광산업, 태평양 등 35개사가 28일 일제히 정기주총을 열고 지난해 결산실적 승인과 신규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마다 주총장에서 문제 제기를 했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이날 주총장에 불참하면서 이번 주총은 예년과 달리 주주들의 우호적인 발언 속에서 일사천리로 마무리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불과 80분 만에 5개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빨리 끝내는 주총 신기록을 낳았다. ●이건희회장등 4명 사내이사 재선임 삼성카드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인 원정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했다. 삼성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과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등 임기가 만료된 4명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또 박오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3명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정귀호 바른법률 법무법인 고문변호사와 황재성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등은 연임됐다. ●삼성카드 사외이사가 과반수 넘어 삼성카드는 삼성그룹이 지난 7일 금융계열사의 이사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힌 이후 금융계열사로는 처음으로 이사회의 틀을 바꿨다. 삼성카드는 전용수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노한성 파라다이스 감사, 원정연 한양대 교수, 홍기택 중앙대 교수 등 기존 3명의 사외이사를 유임했다. 올해 이사 임기가 만료된 유석렬 사장도 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로써 삼성카드 이사회는 이들 사외이사 4명을 비롯해 유석렬 대표이사 등 7명으로 구성돼 삼성이 밝힌 대로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넘게 됐다.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정기주총은 주주들의 ‘릴레이 칭찬’속에 80분 만에 원안대로 통과돼 눈길을 끌었다. 1998년 삼성자동차 출자와 관련해 13시간이 걸린 ‘마라톤 주총’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올 주총에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불참키로 함에 따라 ‘조용한 주총’이 어느 정도는 예견됐었다. 이날 주총장인 호암아트홀 입구엔 지난해 경영 실적과 언론 보도내용 등을 담은 각종 전시물과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제품들을 전시해 축제 분위기를 돋웠다. ●LPL ‘파주공장 주총’ 눈길 LG필립스LCD(LPL)는 경기도 파주 LCD(액정표시장치)공장에서 주총을 열어 관심을 모았다. 대기업이 자사 공장에서 주총을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LPL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번 ‘파주 이벤트’에 대해 주주들이 재미있어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앞으로도 정기주총은 파주에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기도 주총을 열어 김시형 전 동력자원부(현 산업자원부) 차관과 송정호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삼성SDI도 김순택 사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3명을 재선임하고,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대한통운 “中 물류시장 뚫는다”

    대한통운이 중국 물류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대한통운은 중국 상하이에 합작법인 ‘코렉스 차이나’를 설립, 오는 4월부터 정상영업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자본금은 100만달러 규모로 대한통운과 자회사인 대한통운국제물류가 6대4로 합작 투자했다. 대한통운측은 “상하이는 한국계 투자법인의 20%인 2500여개의 생산법인이 자리잡고 있으며, 중국 경제의 급성장에 따라 물류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밝다.”면서 “3년 안으로 매출 규모를 3000만달러 이상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은 올 상반기중 홍콩·일본에 이어 미국내 9개 직영점을 확대하는 한편 올해 중남미와 유럽에 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한통운의 올해 신규 해외법인 설립은 지난 1월 베트남의 ‘코렉스-사이공’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외국계회사 高배당 ‘잔치’

    외국계회사 高배당 ‘잔치’

    외국계 자본의 ‘먹튀(먹고 튀는)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합작사나 외국계 회사의 배당 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도 관심을 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배당금은 총 74억 9800만달러로 전년(50억 1300만달러)보다 50%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른 배당적자 규모는 무려 56억 3600만달러에 달했다.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고도 이익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고스란히 빠져나간 셈이다. 특히 외국계 합작사나 외국 자회사 중에서 비상장사의 경우 지나친 고배당으로 회사의 성장 잠재력마저 훼손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GS칼텍스는 최근 주당 1만 1192원(배당총액 2910억원)을 배당하기로 공시했다. 지난해 순이익 7286억원을 기록했던 만큼 배당성향은 40% 수준이다.GS칼텍스는 ㈜GS홀딩스가 50%, 미국 칼텍스사가 40%, 세브론텍사코가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는 주당 1만 3000원(배당총액 3380억원)을 배당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대표적인 외국계 합작사이자, 비상장사인 삼성토탈도 배당 성향이 높다. 지난해 주당 1만 1139원(배당총액 2134억원)을 배당해 시가배당률 222.78%를 기록했다. 양대 주주인 삼성과 프랑스 토탈그룹은 순이익(3771억원)의 57%를 배당으로 챙긴 셈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토탈이 프랑스 토탈그룹과 합작한 2004년(주당 2287원 배당)부터 배당 성향이 갑자기 높아졌다는 점이다. 옛 삼성종합화학 시절엔 배당을 거의 실시하지 않았다. 토탈그룹은 삼성토탈에 7억 5000만달러를 투자해 배당으로만 이미 1500억원을 회수했다. 지난해 순이익 2691억원을 기록한 삼성토탈이 올해는 배당성향이 얼마나 될지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최대 주주인 에쓰오일도 배당성향이 높기로 유명하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주당 4750원(배당총액 4002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이 42% 수준이다. 시장에선 올해도 50% 안팎의 배당성향을 점친다. 외국계 회사는 더욱 심하다. 한국암웨이는 배당성향이 100%로 2003년 9월∼2004년 12월에 기록한 순이익 600여억원을 모두 배당금으로 내놓았다. 한국쉘석유는 주당 1만 5000원(중간배당 포함)을 배당하기로 해 시가배당률(20.6%)이 상장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또 배당성향은 무려 211%로 순이익보다 배당금이 더 많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동계올림픽 선전 뒤에 삼성 있었다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거둔 사상 최고의 성적에는 삼성의 꾸준한 지원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7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박성인 삼성스포츠단장은 1997년부터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고 있으며, 삼성화재는 지난 10년간 한국 빙상스포츠 발전에 모두 63억원을 지원했다. 삼성이 쇼트트랙을 비롯한 빙상스포츠 육성에 일찌감치 발벗고 나선 배경엔 10여년 전 이 종목들의 가능성을 내다본 이건희 회장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삼성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회장은 당시 “스포츠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동계올림픽 종목에서 우리 선수들의 체격과 역량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준비하면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단장은 삼성스포츠단 운영의 노하우를 살려 빙상연맹을 이끌었으며 한국 쇼트트랙을 세계 최고의 팀으로 성장시켰다. 삼성화재는 외환위기로 모든 기업이 후원을 중단할 때 오히려 빙상연맹을 적극 지원해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다. 삼성화재 이수창 사장은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린 토리노를 방문, 우리 선수들을 격려하고 대표팀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번에 3관왕을 차지한 안현수와 진선유 선수 등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날 토리노 ‘삼성전자 올림픽 홍보관’을 찾아 와이브로(휴대인터넷)와 DMB폰 등 삼성전자의 첨단 무선통신 기술을 체험했다.삼성은 쇼트트랙 선수 전원에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DMB폰을 증정할 계획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신호제지 경영권 다툼 ‘막다른 골목’

    주주들 경영권 다툼에 멍드는 기업의 대표 사례로 신호제지가 꼽힐 것 같다. 계속되는 법정 싸움에 이어 이번엔 지분 경쟁, 다음달 20일엔 대표이사 해임과 신규 이사 선임건을 놓고 주총 몸싸움이 예견된다. 경영권을 둘러싼 최우식 국일제지 사장과 김종곤 신호제지 사장,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간의 공방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신호제지 김 사장과 이순국 전 회장의 ‘백기사’로 나섰던 신안그룹이 최근 신호제지의 최대 주주(20.99% 보유)로 올라서면서 인수합병(M&A)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다. 신안측은 공시에서 “신호제지 경영에 참여키 위해 주식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 주주였던 국일제지(19.8%)는 2대 주주로 내려앉았다. 이 때문에 다음달 임시주총에서 경영권 확보를 장담했던 국일제지측 입장이 다소 모호해졌다. 그러나 국일제지 관계자는 “우호지분이 이미 50%를 넘어섰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엔 전혀 이상이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국일제지측 우호 지분을 보면 국일제지가 19.8%, 신한은행 11.7%, 아람파이낸셜서비스 14.7%, 아람구조조정조합 2.2%, 피난자인베스트먼트 8.7% 등으로 57.1%에 이른다. 반면 신안측은 20.99%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신호제지 사태’가 쉽게 아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주총에서 국일제지측이 이같은 우호지분을 바탕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국일과 신안의 힘겨루기는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펀드들이 현재 국일측을 지지하고 있지만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면서 “특히 펀드인 이상 투자 이익을 회수하기 위해 지분 매각에 나설 때 신안측에 팔 수도 있다.”며 국일제지가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황정하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일측 우호지분의 면면을 살펴볼 때 확실하다고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으며, 변수도 많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볼썽사나운 공방 속에 보기 드문 사건들도 잇따랐다. 양측이 같은 날 동시에 임시주총을 열어 주주들을 헷갈리게 했으며, 주주가 뽑은 대표이사는 주주들을 피해 도망다니는 추태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같은 장기 분쟁으로 신호제지의 경영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신호제지(6월 결산법인)는 지난 1·4분기에 88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4분기에도 동서PP의 부도(83억원) 등으로 최악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정세균 산자 “대기업 임금인상 자제 유도”

    현대차그룹이 과장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키로 하는 등 임금인상 억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이에 앞장서기로 했다. 정부와 경제계는 27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회 민관투자협의회’에서 임금인상 억제 분위기 조성 필요성에 공감하는 한편 올해 5%대의 경제성장률 달성과 일자리 40만개 창출을 위해 투자증가율을 7%대로 끌어 올리는 데 주력키로 뜻을 모았다. 이승철 전경련 상무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자동차 업계가 국내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인인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분위기가 돼야 하며 정부가 이를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이에 대해 정세균 산업자원 장관이 ‘적극 공감한다. 공무원 임금인상도 가능한 한 최소화되도록 분위기를 잡는 데 노력하겠다. 이로 인해 인상 자제 분위기가 민간까지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산자부 김호원 산업정책국장도 “대중소기업 상생이나 노사 선진화 로드맵 등의 분위기속에서 임금인상 자제의 분위기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투자활성화를 위해 재계가 제시한 80건의 애로사항 중 시급한 과제부터 우선 해결키로 했다.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삼성전자 ‘존경받는 기업’ 27위

    삼성전자가 미국 포천지(誌)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 지난해보다 12단계 상승한 27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6일 포천 선정 존경받는 기업 중 상위 50대 기업을 지칭하는 ‘2006 올스타(All-Star) 기업’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선정되면서 27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포천이 경영컨설팅업체인 헤이그룹에 의뢰해 실시한 이 조사는 매출액 8억달러를 넘는 30개 업종의 351개 업체에 대한 최고경영자(CEO) 등의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매출액이나 시가 총액 등 수치의 단순 비교가 아니라 혁신성이나 우수 인재 채용 역량, 자산의 효율적 운용, 사회적 책임의 이행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평가가 이뤄졌다. GE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유지했고 도요타가 월마트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남양유업 홍두영 명예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남양유업 홍두영 명예회장家

    기업설명회에 전혀 관심이 없는 회사, 돌다리를 몇 번씩 두들겨보고도 건너지않는 보수적 경영, 창업주 얼굴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회사…. 남양유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자사의 우유와 유제품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업과 창업주에 대해 더 많이 알려야 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창업주는 ‘크렘린’처럼 베일에 가려져 있다. 남양유업을 창업한 홍두영(87) 명예회장은 한국 낙농업의 대부로 통한다. 홍 명예회장은 40여년간 한국 낙농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좋은 유제품을 만들기 위한 외길을 걸어왔다. 홍 명예회장은 지난달 2일 타계한 김복용 매일유업 회장과 곧잘 비교된다. 두 기업 창업주는 나이가 비슷하고 이북 출신이라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짠돌이’ 경영도 닮았다. 우유·조제분유·발효유·치즈·음료 등의 제품군도 상당히 겹치면서 ‘모방과 카피’ 논란도 많다. 연 매출액도 8000억원대로 엇비슷하다. 여러면에서 두 회사는 ‘물고 물리는’ 숙명적인 관계다. 남양유업의 대표이사 3명 가운데 한 명인 창업주 홍 명예회장은 국내 최고령 최고경영자(CEO)이다.1919년 1월7일생이다. 남양유업이 창립된 1964년 이후 43년째 대표이사와 사장, 회장, 명예회장 직위를 줄곧 지키고 있다. ●영변 지주의 장남 홍두영 명예회장은 평안북도 영변군 영변면 서부동에서 홍재영씨와 최점숙씨 사이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이 영변에서 손꼽히던 지주여서 어린시절을 유복하게 보냈다. 홍 명예회장은 일제시대인 1944년 일본 와세다 제1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와세다대에 진학, 불어불문학과를 마쳤다. 홍 명예회장은 자신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어릴적 행적이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일본에서 귀국한 27세의 청년 홍두영은 어수선하던 광복 정국에서 고향 영변의 숭덕여자중학교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 교사 생활을 하던 1947년 5월 같은 영변 출신의 열살 아래인 지송죽(77)씨와 결혼,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김일성 정권이 일본에서 대학을 다닌 엘리트 가정을 내버려 둘 리 없었다. 홍 명예회장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4 후퇴 때 가족과 홍선태(작고) 전 남양산업 대표 등 동생을 데리고 월남했다. ●배고픈 아이들 때문에 유업에 손대 홍 명예회장의 첫 사업은 경험 부족 등으로 실패했다. 종전 이듬해인 1954년 부산에서 비료를 수입하는 ‘남양상사’를 일으켰다.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는 듯했지만 62년에 화폐개혁이란 뜻밖의 복병을 만나 8년만에 모든 재산을 날려버렸다. 일각에서는 당시의 충격이 너무 심해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는’ 소심증과 같은 마음의 병이 생겼다는 말도 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명예회장은 신문이나 TV를 통해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꺼린다.”며 “경기단체 회장직 제의도 많았지만 다 물리쳤다.”고 말했다. 첫 사업 실패 이후 홍 명예회장의 보수적 경영이 시작됐으며, 큰 아들 홍원식(56) 회장에 대한 경영수업이 다른 기업보다 일찍 시작됐다. 홍 명예회장이 사업 재기를 꾀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분유였다. 비료 수입업에 종사하던 그는 1963년 선진 외국 출장길에서 분유사업을 눈여겨 봐뒀던 것. 분유를 마음껏 먹고 있던 외국 아기의 모습을 본 그에게 한국전쟁 직후 먹을 게 없던 고국의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던 것으로 짐작된다. 고국으로 돌아온 홍 명예회장은 64년 3월 13일 남양유업을 설립했다. 당시 정부는 ‘보릿고개’를 해결하고 농민들의 소득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낙농사업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홍 명예회장은 영변의 지주 아들이어서 낙농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뚝심으로 밀어붙였다.1965년 11월 충남 천안에 제1공장을 짓고 자가생산 체제에 들어갔다. ●한 때는 아들, 부인까지 경영에 관여 충남 천안 공장부지가 금광터였기 때문이었을까. 지난 67년 1월10일 출시된 유아용 제조 분유인 남양분유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어 77년에는 유산균 발효유인 남양 요구르트를 개발, 히트 브랜드 대열에 합류시켰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출연료 1억원을 주고 축구선수 차범근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78년 유업계 최초로 기업을 공개하고 주식을 상장했다. 회사가 커지면서 가족 모두 팔을 걷어붙였다. 장남 홍원식 회장이 회사일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던 73년부터 종종 회사에 나와 가업을 도왔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회사에 달려와 입출금 전표를 끊는 등 경리업무를 봤다.74년 기획실 부장을 시작으로 경영수업에 들어갔다.77년 이사,79년 상무,80년 전무,88년 부사장을 거쳐 지난 90년 4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가 2003년 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는 90년대에는 불가리스, 아인슈타인우유, 아기사랑秀,E-5, 위풍당당 동충하초 등을 내놓으며 남양유업이 성장가도를 달리게 했다. 회사가 성장 엔진을 필요로 하던 80년 9월 둘째 아들 홍우식(53) 서울광고기획 사장도 남양유업에 합류했다.85년 8월까지 남양유업 과장을 지냈다. 남양유업이 성장가도를 달릴 80년대 초반 큰아들 홍원식 회장과 둘째 아들 홍우식 사장이 모두 힘을 합쳤다. 홍 명예회장의 부인 지송죽씨도 한때 남양유업의 감사로 근무했다. 남양유업이 최근 곧잘 내세우는 ‘친인척 경영 참여 금지’는 그 당시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창업주 홍 명예회장은 당시 90년 4월 회사 최고경영자 자리를 홍원식 회장에게 물려주면서 회사 운영에 관해 두 가지 금기사항을 가르쳤다.‘기업인으로서 정치에 참여하지 말 것’과 ‘부동산 투기를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고 전한다. 홍 회장뿐만 아니라 기업인이면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사항이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홍 회장은 30년 가까이 남양유업에서 근무한 덕분에 누구보다 회사 사정에 밝았다. 홍 회장은 지난 99년 10월 덴마크 왕실로부터 ‘영예로운 메달’을 받았고,2001년 7월 무차입 경영과 축산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제25회 전국경영생산성촉진대회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43년째 남의 건물을 사옥으로 지난 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위기 당시 대기업마저 자금난에 휘청거릴 때 남양유업은 오히려 20%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대표적인 소매업종으로 불황을 잘 타지 않는 데다 기업 규모보다도 ‘브랜드 파워’가 강한 까닭이다. 게다가 98년 11월 그동안 상업·조흥·신한은행에 남아 있었던 180억원의 은행차입금을 모두 갚았다. 부채 비율을 167%에서 0%로 떨어뜨렸다. 회사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무차입(無借入) 경영의 원조’라고 공식 선언했다. 현재는 4700억여원을 확보,1만%의 사내유보율을 자랑한다. 이로 인해 상당한 금융소득도 올리고 있다. 이같은 남양유업의 성공은 창업주 홍 명예회장의 독특한 철학인 ‘4무(無)’경영에 바탕을 두고 있다.4무는 돈을 빌려쓰지 않고(무차입), 노사분규가 없으며(무분규), 친인척이 개입하지 않으며(무파벌), 자기 사옥이 없는(무사옥) 경영을 말한다. 인사에서의 투명성도 줄곧 강조된다. 오너의 친인척은 회사에 발붙이지 못하며, 파벌 형성 또한 용납되지 않는다. 홍보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성장경 상무는 “남양유업에는 자연스럽게 인사청탁을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사옥도 없다.43년째 남의 건물에 세들어 살고 있다. 현재는 서울 중구 남대문 대일빌딩을 빌려쓰고 있다.1000억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하고 종업원이 3000명이 넘는 기업이지만 임원은 단 9명에 불과하다.43년간 단 한차례도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았다. 남양유업은 목장주들에게는 지독할 정도로 품질검사가 깐깐한 회사다. 그러나 원유값 만큼은 현금으로 결제하고, 결제기일도 정확하게 지키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목장주들이 거래하기를 가장 선호하는 회사로 통한다. 제품의 다양화는 추진하지만 사업의 다각화는 철저하게 배격하고 있다. 우유 캔을 만드는 회사나 낙농가를 위한 사료공장 등을 세우자는 내부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전공을 벗어나는 사업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방침이다. 식품 분야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는 절대로 한 눈 팔지 않겠다는 창업주 홍 회장의 경영 철학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 2003년 11월 대표이사 사장에서 물러나고 최대주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홍 명예회장은 박건호 대표이사 부사장, 김승수 대표이사 전무 ‘3두마차’ 경영체제를 확립해 오고 있다. 홍 회장은 그러나 경영에 무관심하지는 않다. 회사에 사무실을 두고 거의 매일 출근을 하면서 중요 사항을 직접 결정할 만큼 경영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명예회장도 가끔씩 회사에 들르곤 한다. 남양유업과 거래하는 회사의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1억원 이상의 경비를 지출할 때는 오너가 반드시 결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에 따라 남양유업의 의사 결정이 경쟁 기업에 비해 많이 늦다.”고 말했다. 홍 명예회장은 부인 지송죽씨와의 사이에서 3남2녀를 두고 있다. 하지만 회사 직제상 경영에 참여하는 이는 창업주 홍 명예회장 자신뿐이다. 큰아들 홍원식 회장은 최대 주주로 남아있다. 자본금 44억 3300여만원인 남양유업의 지난해의 정확한 매출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2004년의 매출은 7729억 8400만원에 당기순익은 427억 9400만원에 이른다. 홍원식 회장은 19.44%(13만 9964주)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홍 명예회장은 7.63%(5만 4907주)를, 홍원식 회장의 부인 이운경(54)씨는 0.89%(6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둘째 아들 홍우식 사장이 0.63%(4568주), 셋째 아들 홍명식(46) 사까나야 사장은 0.4%(2908주)씩 갖고 있다. 홍두영 명예회장의 처남댁 김정선씨가 이색적으로 0.16%(1168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막내딸 홍영혜(44)씨는 지난해 초 장내에서 2612주를 매도, 지분율이 0.45%(3208주)에서 0.08%(587주)로 낮아진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미국 투자회사 안홀드 앤드 에스 블라이흐뢰더가 15.90%(11만 4448주)를 보유하는 등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회사다.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23.74%에 이른다. 남양유업의 주식 거래가 극히 부진해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를 무시하며 경영권 방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내년도 매출 목표는 1조원으로 잡고 있다. ●평범한 집안과 결혼 창업주 홍 명예회장의 자녀 혼맥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큰 아들 홍원식 회장은 지난 76년 고려해운 창업주 이학철(작고) 회장의 장녀 이운경(54)씨와 화촉을 밝혔던 것이 눈에 띌 정도다. 홍 회장은 이동찬(84) 코오롱그룹 회장 가문과도 연결된다. 이동찬 회장의 셋째딸 이혜숙(54)씨가 고려해운 이 회장의 장남인 이동혁(59) 고려해운 회장과 결혼한 까닭이다. 홍원식 회장은 부인 이운경씨와의 사이에서 진석(30), 범석(27)씨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이씨는 사회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을 통한 남양유업의 3세 승계가 어떻게 이어질지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4년 말 홍 회장은 어머니 지송죽 전 감사로부터 주식 2만 108주(2.79%)를 모두 물려받았다. 이를 두고 형제간에 사이가 소원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 둘째 아들 홍우식씨는 남양유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광고회사 서울광고기획 사장을 맡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 71년 서울고교와 76년 연세대를 거쳐 83년 미국 산타클라라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해군 중위 출신인 홍 사장은 지난 79년 8월 한국IBM을 거쳐 지난 80년 9월부터 85년 8월까지 남양유업 과장을 지냈다. 남양유업내에 있던 광고 부문을 들고나와 부친의 우산에서 독립했다. 홍 사장은 지난 85년 8월 서울광고기획의 상무,88년 전무,90년 부사장을 거쳐 9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지난 1980년 설립된 서울광고기획은 2004년 총 취급고가 626억원으로 업계 17위였다. 주요 광고주로는 남양유업을 비롯해 태영·보령제약·보령메디앙스·BYC, 씨엠에스 천재교육·하선정종합식품 등이 있다.2005년도의 매출 목표는 900억원이지만 정확한 매출은 알려지지 않았다. 홍 사장은 지난 81년 5월 최수진(4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연년생인 자녀 인석(24), 서현(23)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지난 72년 이름을 춘애에서 수진으로 바꾼 최씨 역시 별다른 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 영서(52)씨는 이교현(57)씨와 결혼, 수경·수영(25) 쌍둥이와 정호(18)군을 두고 있다. 홍 명예회장의 큰사위 이교현씨 가족은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이씨는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셋째 아들 홍명식(46) 사까나야 사장은 연봉이 1억원을 웃도는 외환 딜러직을 떠나 음식점 8개를 운영하고 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그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 2층에 회전초밥 전문점 사까나야 등 6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한정식집 돈후이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 사장이다. 홍 사장의 이력은 다채롭다. 용산고와 연세대를 거쳐 지난 87년 미시간대에서 MBA를 땄다.1987년부터 JP모건체이스 은행 등에서 12년동안 근무한 금융통.99년 인터넷서점 ‘예스24’를 공동 창업해 한세실업에 매각되기 전인 2003년 5월까지 부사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6개 사까나야와 돈후이 등의 전체 매출액이 100억원대에 이르는 등 외식재벌 반열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종으로 변경한 홍 사장은 지난해 초 인터넷 의류 쇼핑몰인 블루피치를 운영하는 김현정(40)씨와 결혼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김씨는 고려대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은 전처에게서 효정·희정(19) 등 일란성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다. 홍 사장은 쌍둥이 자녀 외에도 동근(13)군을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싱가포르에서 공부하고 있다. 막내딸 홍영혜씨(44)는 지난 90년 영국 웨일스개발청의 황재필(44) 한국사무소장과 결혼, 하나(17)양과 승현(11)군을 두고 있다. 영혜씨는 경희대 작곡과를 졸업한 재원. 서울 양정고를 마치고 연세대를 다니다가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황씨는 지난 86년 주한 영국대사관 부상무관을 거쳐 89년부터 영국 웨일스개발청 한국사무소장을 맡고 있다. 황씨의 부친은 헌병차감을 지냈던 황태섭(작고)씨다. 황씨는 86년 연세대 어학당에서 홍씨와 얼굴을 익혔다. 이들은 홍씨의 올케 소개로 사귀다가 이듬해 결혼에 골인했다. chuli@seoul.co.kr ■ 우량아 선발대회 아시나요 남양의 대표적인 성장 엔진으로는 1971년 시작된 ‘전국우량아 선발대회’를 들 수 있다. 자라나는 2세의 건강과 체격 향상을 일깨워주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사회 공헌 행사였다. 첫 대회에는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참가했고 아기와 엄마 등 수상자를 청와대에 초청, 오찬을 할 정도로 관심이 깊었다. 변변한 행사나 이벤트가 없던 당시로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큰 행사였으며,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시 행사를 기억하고 있다. 우량아 선발대회는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아기 엄마라면 누구나 자기 아기를 우량아로 키우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에, 전국에서 토실토실한 아기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들었다.24개월 미만의 아기들이 지방 예선을 거쳐 결선을 겨뤘다. 제1회 전국 최우량아는 춘천에 사는 한영만 아기(69년 11월생)로 발육상황은 키 85㎝, 몸무게 13㎏, 머리둘레 50㎝, 생후 11개월부터 걷기 시작했으며 모유와 우유를 함께 먹였고 과일즙, 달걀 노른자 반숙 등을 간식으로 먹였다고 한다. 튼튼하고 건강한 아기의 대명사인 우량아 선발대회는 84년 제13회 대회까지 계속됐다. 이후 92년부터 임신육아교실로 바꿔 진행되고 있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새내기 주부들에게 올바른 출산 정보 전달에 힘쓰고 있다.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전국에서 250회 이상 연다. 특히 산부인과·소아과·피부과·한방 분야의 권위있는 전문의들이 나와 임산부들에게 이해하기 쉽고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숙제를 풀기 위한 남양의 또 다른 사회 공헌활동이다.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외국계 자본 ‘먹튀’ 사례와 전망

    외국계 자본 ‘먹튀’ 사례와 전망

    론스타(외환은행 최대주주) 등을 비롯한 외국계 자본의 ‘먹튀(먹고 튀는) 논란’이 최근 한창이다. 지난 22일 2대1 감자를 결정한 하나로텔레콤도 대주주인 뉴브리지-AIG의 본격적인 ‘먹튀 작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KT&G의 대주주로 떠오른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은 24일 공개매수를 내비치며 KT&G 경영진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이들 투기펀드의 진행 과정을 보면 앞선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 이 때문에 ‘먹튀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외국계 자본의 ‘먹튀 과정’을 보면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헐값 인수→다이어트(구조조정)→실적 호전→고가 매각’ 절차를 꼽을 수 있다. 노조의 반발이 심하면 알짜 자산들을 매각한 뒤 법인 청산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구조조정을 거쳐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기 위해 감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각 절차가 진행중인 외환은행은 최대주주인 론스타의 탈세혐의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론스타는 또 극동건설을 인수한 지 3년도 안 돼 인수자금 대비 3배를 챙겼다. 그동안 고배당과 부동산 매각 등으로 최소 3500억원 이상을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도의 운명도 극동건설과 비슷하다.JP모건 등이 공동투자한 선세이지가 최대주주인데 고배당과 자산 매각 등으로 이미 인수가의 두배 가까이를 최대주주에게 안겨줬다. 지금은 현대자동차 등을 인수후보로 선정해 놓고 있다. 두번째 먹튀 과정은 적대적 M&A 위협에 따른 주가차익 실현이다.‘지분(5% 이상) 매입→M&A 위협→경영권 분쟁→주가 상승→차익 실현’ 등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로 타이거펀드와 소버린자산운용(SK㈜), 헤르메스(삼성물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경영권 위협을 마치 전매 특허인 양 활용하며 경영진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때로는 주총 표대결과 경영진 참여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공개매수를 강하게 흘리는 아이칸측의 행보는 앞선 투기펀드보다 한층 진일보한 모습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류 열풍 ‘소리만 요란’

    `한류 열풍에도 손에 쥐는 것이 없다?’ 한류는 요란했지만 내세울 만한 결과물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내놓은 `경제적 관점에서 본 한류의 허와 실’ 보고서에서 “한류 확산으로 콘텐츠 수출 증가가 관광객의 유입 증가, 기업마케팅 활용과 같은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졌지만 정작 한류 상품의 국제경쟁력 제고는 미흡했다.”면서 “전환기를 맞고 있는 한류가 외화내빈형에서 내실형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9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한류열풍으로 국내 문화콘텐츠 수출이 연평균 30∼60% 고성장했고, 한류관광 특수도 낳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구조가 정작 한류상품인 문화와 관광산업의 질적인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내 문화·오락, 여행 서비스업의 무역경쟁력지수인 RCA지수(1보다 크면 우위)는 0.20(2004년 기준)에 불과했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 문화산업 시장에서 국내 비중은 경쟁국인 일본(7.3%), 중국(3.7%)보다 낮은 1.6%(2004년)에 그쳤다. 특히 2009년까지 문화산업 성장 전망이 세계 평균(7.3%)보다 낮은 5.6%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외국인 관광객 한 사람이 국내에서 지출하는 금액도 점점 줄고 있다. 한류 여파로 2000년 이후 외국인 입국자가 매년 2.5%씩 증가했지만 1인당 지출액은 연평균 6%씩 감소해 지난해는 1000달러 미만(938.2달러)으로 떨어졌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공익재단 이냐, 삼성기금 이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한 8000억원의 관리 주체, 사용처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가 과정과 절차를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용도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 정도로 좁힌 데 이어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에서 “(관리방안에 대해) 실무적으로 알아보는 단계”라고 답변, 정부가 검토중인 운영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획처 등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삼성이 헌납키로 한 8000억원의 관리방안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 용도가 지정되지 않고 세외(稅外)수입으로 편입하는 기부금처럼 세외수입으로 처리해 예산에 포함시켜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방안이지만 시민단체들의 지적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어 채택 가능성은 거의 없다. 둘째는 공익재단을 설립해 운영토록 하는 방안이다. 과학재단처럼 특수공익재단으로 만들어 정부·국회의 감독 아래 둘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공익재단을 만들 경우 사회의 명망있는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 이들이 독자적으로 운영토록 하는 방안이다. 보건복지부 등 기존의 공익재단에 기금을 편입시킬 수도 있지만 여론이 좋지 않아 이보다는 새로운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방안 쪽에 무게가 실린다. 마지막으로 ‘삼성 기금’을 설립하는 방안이다. 기금을 설립할 경우 공익재단보다 정부의 감독 기능이 강화된다. 이럴 경우 별도의 기금설치법을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어떤 방안이 됐든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이 모든 것을 일임한 터라 정부는 서둘러 추진할 필요가 없고 용처와 관리 주체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양극화 해소나 장학재단, 이웃돕기 등 어디에 사용하든, 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하든 삼성은 사회적 합의가 내려지면 그 결정에 무조건 따를 것”이라면서 “그러나 8000억원을 관리할 조직에 참여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편 참여연대는 23일 “금융지주회사법 등 법률 개정 사안 등에서 삼성 문제 처리의 당사자인 정부가 삼성이 헌납한 8000억원을 처리하는 데 개입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삼성도 기금운용에 대해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김균미 김경두기자 kmkim@seoul.co.kr
  • 소비자는 돈 쓰고 기업은 돈 모으고

    소비자는 돈 쓰고 기업은 돈 모으고

    소비자들은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닫힌 지갑을 열고 있는 반면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꺼린 채 여윳돈을 움켜쥐고 있다.23일 삼성경제연구소와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1·4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51.2를 기록, 지난해 2·4분기(53.1) 이후 3분기만에 기준치(50)를 웃돌았다. 하지만 국내 1000대 기업(금융 제외)의 현금성 자산보유액은 2004년 기준 64조 8000억원으로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23조 5000억원)보다 2.76배 늘었다. 소비자가 서서히 돈을 꺼내고 있는 것과 달리 기업들은 여전히 돈을 쥐고 있는 셈이다. ●소비심리 회복세 ‘뚜렷´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소비자태도지수를 조사한 결과,1·4분기 소비자태도지수(51.2)는 지난해 4·4분기(46.1)보다 5.1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태도지수는 현재·미래의 생활형편과 경기, 내구재 구입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수치화한 것으로 기준치 50을 넘으면 긍정적 견해가 더 많다는 뜻이다. 특히 그동안 얼어붙었던 중·저소득층의 소비 심리도 서서히 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계층별 지수를 보면 ▲연소득 1000만원 미만이 48.1(작년 4·4분기 43.1) ▲1000만∼2000만원 미만 49.1(43.6) ▲2000만∼3000만원 미만 50.9(45.5) ▲3000만∼5000만원 미만 52.9(48.0) ▲5000만원 이상이 53.7(49.7)로 2000만원 이상 소득계층의 지수가 모두 기준치를 넘어섰다. ●경기침체등 이유 투자 꺼려 반면 기업들의 행보는 달랐다. 국내 100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크게 늘고 있어, 이를 투자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상의가 이날 발표한 ‘국내 주요기업의 현금성 자산 변화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96년 15조원에서 2004년엔 49조 4000억원으로 229% 증가했다. 중견·중소기업은 8조 5000억원에서 15조 3000억원으로 80% 많아졌다. 현금성 자산대비 투자 규모는 96년 203.6%에서 2004년엔 67.8%로 크게 줄었다. 보고서는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기업규제, 고임금, 노사 불안, 반기업정서 등이 투자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요즘 기업 2題] M&A 위협에 중소기업 ‘무대책’

    시장경쟁과 인수합병(M&A) 위협, 소송 위험 등으로 기업 경영의 불안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일 내놓은 ‘최근 기업활동의 리스크와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이들 리스크 대처능력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졌다면서 체계적인 종합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100대 기업의 탈락률은 53%였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74.7%가 시장에서 도태됐다. 이는 기업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데다 중소기업은 자본과 인력, 경영 노하우마저 취약해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2000년 대비 유가(두바이유 기준)의 112% 급등 등 경영여건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상의는 KT&G처럼 경영간섭 현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투자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했기 때문에 ‘바이 코리아’ 현상이 언제든지 기업 공격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이 확대되는 것도 기업경영의 불안 요인으로 지적했다. 상장기업의 피소 건수는 2002년 105건에서 2004년엔 326건으로 급증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업들 ‘채용 룰’ 확 바꾼다

    기업들 ‘채용 룰’ 확 바꾼다

    대기업과 공기업들이 최근 ‘채용 룰’을 잇달아 바꾸고 있다. 기존의 정형화된 채용 방식을 탈피하고 맞춤형 인재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고민이 엿보인다. 특히 기업마다 입사시 가산점 부여 항목을 늘리면서 입사 지원자들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일정 기간의 유예없이 채용방식의 틀을 뜯어고치면 지원자 혼란이 야기된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건국대 취업지원팀은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좋지만 2∼3년 정도의 유예기간이나 충분한 예고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한국공학교육인증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공학교육 프로그램 이수자에게 면접시 최대 10%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사실상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한 공대생들은 삼성전자 입사가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인증프로그램에 준하는 전공과목을 이수한 지원자에 대해선 한시적(2010년)으로 동일한 우대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올 하반기부터 영어회화 능력이 부진한 입사 지원자에 대해서는 다른 분야의 성적과 관계없이 면접에서 불합격 처리하기로 했다. LG전자는 그동안 수시로 진행해 온 신입·경력직 사원의 채용 방식을 7년 만에 정시채용으로 바꾼다. 매년 상·하반기 2회로 통합해 진행하고 경력 사원도 월 1회로 통합해 채용하는 새로운 채용방식을 확정, 이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또 신입사원을 중심으로 적용했던 직무적성검사를 올해부터 경력사원 지원자에게도 적용한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올해부터 학력과 연령, 전공 제한, 전공 필기시험 등을 모두 폐지하고 자체 개발한 ‘역량 면접’ 시험을 도입한다. 간부들이 지원자 한 사람에게 30분씩 집중면접을 통해 주요 역량을 평가한다. 지역난방공사는 신입사원 채용 개선을 위해 국민 공모에 나서고 있으며, 대구은행은 외환은행에 이어 개방형 채용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응시 자격은 대구나 경북지역에 연고가 있어야 한다. 서부발전도 학력과 연령제한을 폐지하고 여성채용 목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은행은 ‘허수 지원자’를 막기 위해 상당한 변별력을 갖춘 질문들을 입사지원서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입사시 가산점 부여 항목도 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당진이나 동해 등 발전소 주변지역 주민과 발전소 운전요원 양성반 성적 우수자에게 가산점을 준다.KT&G와 DHC코리아, 애경, 금융결제원 등은 자사 공모전 수상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다.SK텔레콤과 하나은행,KTF, 극동건설 등은 봉사활동 경험에 플러스 점수를 부여하며, 특히 대우조선해양이나 한솔제지 등은 가산점이 3∼5% 수준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일렉, 동부한농화학 등은 캠퍼스 리크루팅에 참여하는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장애우들 12년만의 ‘자립 출사표’

    장애우들 12년만의 ‘자립 출사표’

    정상인들이 생각하는 ‘당연한 것’들이 이들에겐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그 당연한 것에 도전하기 위해 무려 12년간 기술과 체력을 다졌다.‘편한 길’을 간다고 해도 누가 지적하는 이도 없었다. 다만 스스로 서고 싶을 뿐이었다. 국내 최초의 장애인 전용 기업인 무궁화전자가 다음달 ‘자립 출사표’를 던진다.‘온실’을 거부하고 거친 ‘야생’으로 뛰어든 것이다. 20일 오전 기자가 찾은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 무궁화전자는 홀로서기 준비가 한창이었다. 다음달 출시될 자체 브랜드인 ‘바로바로’ 스팀청소기가 생산라인 곳곳에 진열돼 있어 마치 생산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모습이었다.‘꿈을 갖고 밝게 살자’는 표어가 유난히 도드라진 가운데 생산라인 현장엔 자동화 설비에 맞춰 장애인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휠체어 라인이 없었다면 직원의 70%가 중증 장애인이라는 사실도 모를 정도였다. ●‘삼성 우산’ 벗는다 “언제까지 삼성전자의 우산을 쓸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버팀목이 있을 때 서서히 자립을 해야죠.” 무궁화전자의 생산과 영업을 총괄하는 김동경 공장장은 다음달 스팀량 조절과 은나노 항균효과, 카펫 청소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팀청소기를 자체 브랜드로 시장에 첫선을 보인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삼성 브랜드를 떼어내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이 무섭기도 하지만 우리가 자립하기 위해선 힘들더라도 삼성의 의존을 조금씩 덜어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단촐한 영업조직을 꾸리고, 마케팅 전략을 다시 한번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994년 100% 출자해 설립한 무궁화전자는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핸디형 청소기, 휴대전화 충전기,TV부품 등을 생산해 삼성전자 등에 납품해왔다. 그러나 장애인 기업의 한계인 생산성 향상에 발목이 잡히고,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돌파구 마련에 부심했다. 김 공장장은 “OEM으로는 더 이상 먹고 살기가 힘듭니다. 국내 업체들은 자꾸 중국으로 이전하고, 해마다 영업마진은 박해지죠. 완제품과 자체 브랜드만이 살 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바로바로’ 스팀청소기 개발의 제조를 맡았던 박성민 반장은 “지난 18개월은 밤낮이 따로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장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어느새 우리가 삼성 브랜드를 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자체가 뿌듯하다.”고 말했다. 제품 품질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 브랜드에 걸맞게 철저한 테스트를 거친다. 핸디용 청소기의 20%는 유럽과 미국·남미 등에 수출되며, 국내 시장점유율도 20%에 달한다. 또 2년 연속 흑자를 실현하고 있다.2004년 매출 106억원, 순이익 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는 매출 116억원, 순이익 5억원을 달성했다. 직원 169명 가운데 121명이 장애인이며 이 가운데 89명이 1∼2급의 중증장애인이다. ●“입사가 삼성전자보다 더 힘들어요.” 무궁화전자는 장애인 기업으로는 세계적인 복지, 편의시설을 갖춘 기업이다. 매년 1000여명의 방문객들이 찾아 시설들을 둘러본다. 공장동(1183평)보다 복리후생동(1597평) 규모가 더 크다. 기숙사부터 공장 생산라인까지 회사 곳곳이 장애인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문턱이 없는 것은 기본이고, 가구 배치, 휠체어 이동로, 체육 및 여가시설 등이 모두 장애인을 위해 짜여져 있다.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이 없고, 모두 소중한 직원이라는 회사측 설명이 딱 들어맞는다. 직원 연봉도 다른 임가공 형태의 중소기업 수준보다 높다. 입사 3년차 장애인의 연봉이 1350만원. 또 정년 55세를 보장해준다. 이 때문에 이직률이 매우 낮다. 김기경 차장은 “국내에 장애인 전용 기업이 없다 보니 채용 민원이 적지 않다.”면서 “경쟁률이 삼성전자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고급휘발유 엔크린 솔룩스 출시

    고급휘발유 엔크린 솔룩스 출시

    SK㈜가 고급 휘발유 브랜드 ‘엔크린 솔룩스’를 도입하고, 본격적인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솔룩스(Solux)’는 ‘파워, 프리미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솔(Sol)’과 고급스러움을 의미하는 영어 ‘럭셔리(Luxury)’의 합성어다. SK㈜는 고급 휘발유를 찾는 고객 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고급 휘발유 브랜드인 엔크린 솔룩스를 출시하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엔크린 솔룩스(옥탄가 100 수준)는 옥탄가를 일반 휘발유(옥탄가 92∼94)보다 월등히 높여 엔진 내 이상 연소를 뜻하는 노킹 현상을 줄여주며, 청정제와 연비 개선제를 추가로 주입해 엔진보호 성능을 극대화했다. 또 승용차의 가속 성능도 개선시켜 스포츠카나 수입차 등 고급 승용차의 운전에도 큰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황 함량을 30ppm 이하로 낮춘 친환경 제품이기도 하다. 김명곤 E&M부문장(전무)은 “국내 고급휘발유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SK㈜가 새 브랜드 ‘엔크린 솔룩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4년 말 전국적으로 월 1만드럼(1드럼=200ℓ) 정도 판매됐던 고급휘발유 수요는 지난해 10월 월 1만 7000드럼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현재 고급휘발유를 취급하는 국내 주유소는 전국적으로 220여개. 이 가운데 SK㈜는 163개 주유소에서 월 1만 1000드럼 정도를 판매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풍산그룹-류진 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풍산그룹-류진 회장家

    ‘풍산’하면 어떤 회사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소비재를 만들지 않는 회사인 까닭이다. 하지만 풍산은 이미 생활속에 깊이 스며있다. 누구나 사용하는 동전에 무늬를 넣기 이전 상태인 소전(素錢)을 생산한다. 그래서 ‘돈을 만드는 회사’라고 하면 ‘들어봤다.’는 사람이 많다. 군대 갔다온 남자들은 ‘총알 만드는 회사’로 알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방위산업체라고 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이런 것으로 풍산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반도체 칩에 전기를 공급하고 이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리드프레임 등 기초소재를 생산하는 등 첨단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이 모든 것을 꿰뚫는 것은 구리 합금기술이다. ●한 손엔 돈, 다른 손에 총알을 2세 경영인 류진(48) 회장이 이끄는 풍산은 ‘동전의 왕국’으로 불린다. 지난 1970년 4월부터 한국조폐공사로부터 소전 생산업체로 지정된 풍산의 기술력은 세계적이다. 오는 2008년까지 호주에 1억달러어치의 소전을 공급하기로 최근 계약을 맺었다. 유럽연합(EU) 동전의 소전도 공급하고 있다. 풍산의 소전은 세계 시장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73년 타이완 수출을 시작으로 세계 60여개국에서 30억여명이 풍산의 소전으로 만든 동전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했던 소전을 이어면 지구를 40바퀴 돌 수 있는 분량이다. 소전은 구리를 기본으로 한다. 기원전 6000년경부터 사용해왔던 케케묵은 소재다. 하지만 동에 니켈 등을 적당히 합금만 하면 되는 그렇고 그런 굴뚝산업이 아니다. 까다로운 제조기술이 요구되는 첨단산업이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73년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방위산업에 진출했다. 소구경 총탄뿐만 아니라 포탄까지 국군이 쓰는 탄약 국산화를 시작했다. 이후 모든 탄약을 국산화했다. 수입대체 효과를 매우 높였다. 지능화와 정밀화 등을 통한 첨단 탄약 개발에도 적극적인 국내 대표적인 방위산업체로 성장했다. 창업자 류찬우(1923∼1999) 회장이 ‘방위산업의 대부’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풍산의 출발은 미미했다. 눈에 띄지도 않았다. 풍산은 지난 1968년 10월 창업주 류 회장이 일본에서 번 1000만달러로 출발한 신동(伸銅·구리가공산업)업체다. 창업주 류회장은 기업을 일으키지만 돈을 벌기보다도 당시 허약했던 국가 산업발전에 힘을 쏟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비철금속소재 가운데서도 구리를 골랐다. 현대문명에서 구리가 들어가지 않는 제품은 없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창업 다음해인 1969년 부평공장 준공과 함께 정부의 5대 핵심업체로 지정되면서 사업이 뻗어나가기 시작했다.73년 경북 안강공장을 준공하면서 방위산업을 통한 자주국방의 의지를 실현했다. 방위산업 진출에는 조선시대의 명재상인 그의 조상 서애 류성룡(1542∼1607)의 징비록(懲毖錄·국보 제132호)을 읽고 유비무한 정신에 감명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980년에는 온산신동공장을 세워 한국을 세계적인 신동산업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아울러 92년부터 미국 현지공장,2000년 12월 태국 현지법인을 가동하면서 풍산은 연산 46만 5000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다국적 신동기업인 KM유로파 메탈에 이어 세계2위이다. 쉽게 설명하면 비철금속에서 풍산의 위상은 철강에서 포스코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첨단업종으로 변신중 구리가공산업이란 한 우물을 파던 풍산은 지난 79년 서울 퇴계로 극동빌딩에 세들어 사무실을 마련한 뒤 지금까지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방위산업체인 까닭에 군관련 인맥 네트워크가 해외까지 탄탄하다. 풍산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다. 지난 97년부터 2세 류진 회장 체제가 구축되면서 풍산은 기업변신을 꾀하고 있다. 류 회장은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가 하면 첨단 통신사업 등에도 조금씩 발을 담그고 있다. 이문원 풍산 사장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전 등 전기가 통하는 곳은 어디나 동 압연재가 필요하다.”며 주력인 신동산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현재 풍산그룹의 계열사는 핵심기업인 ㈜풍산을 중심으로, 풍산마크로텍, 풍산산업 등 16개(해외법인 포함)에 이르고 있다. 특히 류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일본, 미국, 상하이 등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풍산이 안고 있는 과제 중 하나는 점차 줄어드는 방위산업을 첨단산업에 어떻게 접목시켜 나가느냐 하는 점이다. 이런 고민의 중심에 선 류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타개하는 것과 신사업 진출을 통해 기업변신을 꾀하는 두 가지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핵심사업인 동, 스테인리스, 티타늄 분야에서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새로운 첨단소재산업 분야로 진출할 도모하고 있다. 또 방위산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밀 지능탄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의 탄약 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와 함께 항공기와 유도무기에 필수적인 가속도계, 속도 및 고도측정센서 등 정밀 센서류와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등 정밀산업분야에서도 영역을 확대하는 등 첨단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류 창업주의 4남매 가운데 막내인 류 회장은 82년에 풍산에 입사한 지 15년 만인 97년 풍산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지난 2000년 4월 회장에 올랐다. 일본에서 아메리칸 고교를 거쳐 서울대 영문학과를 마쳤다. 미국 다트머스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수료한 류 회장의 영어 구사력은 재계의 누구 못지않게 훌륭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동전의 제왕’ 류 회장은 미국통 류 회장은 ‘미국통’이다. 김대중 정권 이후 대통령의 방미에 단골로 수행하는 경제인 가운데 한사람이다. 특히 지난 2003년 초 출범한 노무현 정부의 대미외교와 관련해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는 그해 4월 W 부시 대통령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국내에 초청하는 일을 맡았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의 방한은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의 전초전 성격이 강했기에 큰 관심을 모았다. 공식적으로 부시 전 대통령의 방한은 전경련 초청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전경련 부회장인 류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7월28일 전경련 주최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환송 만찬의 사회를 보는 등 단순히 경제인 차원을 넘어서 민간외교 분야에서 큰 활약을 보였다. 앞서 지난 2002년 12월 국내에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로 인해 촛불시위가 연일 이어질 당시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사과 전화를 한 것도 류 회장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후문도 있다. 이런데서 보듯 류 회장은 부시 공화당 행정부 인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지난 92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풍산의 미국법인 PMX인더스트리의 공장 준공식에서 바버라 부시 여사가 기념 테이프를 자르면서 직접적인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풍산이 방위산업체라 일찍부터 대미관계에 공을 들였고, 미국의 거대 방위산업체 인맥은 물론 정계 인맥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류 회장은 일년 중 반 이상은 미국 등 해외에 머물며 사업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활약에도 국내에는 풍산이나 류 회장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류 회장이 매우 겸소한 성품이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질 기회가 없었던 것. 유교적 가풍이 심한 집안에서 차남으로 가업을 이어받은 부담도 한 몫하고 있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족보상 명문가의 후손인 풍산의 류진가는 재계의 혼맥에서도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풍산 류씨 서애종파의 류 회장은 서애 류성룡(1542∼1607) 선생의 13세손이다. 바로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류씨 가문의 후예다. 류 창업주는 회사 이름을 풍산 류씨인 자신의 본관을 따서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류 창업주는 병산교육재단을 세워 고향인 풍산에 풍산중·고등학교를 세웠다. 이 재단에 서애가 후학을 양성했던 병산서원과 그 일대 땅을 기증하기도 했다. 류 회장이 지난 99년 11월 숙환으로 별세한 뒤 풍산그룹의 경영권은 차남 류진 회장으로 이어졌다. 류 회장은 풍산그룹 계열의 ㈜풍산과 풍산마이크로텍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풍산의 공익법인인 병산교육재단과 93년 설립된 학록장학재단(학록은 류 창업자의 호)와 서애기념사업회의 이사장으로 명실상부하게 풍산가의 대표자 역할을 하고있다. ●대통령가에 닿았던 화려한 혼맥 류 창업주는 부인 배준영(79) 여사와의 사이에서 2남2녀를 두었다. 배씨는 한국여자테니스연맹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969년 풍산의 첫 공장인 부평공장을 지을 당시 배 여사는 동대문시장에서 장을 봐 부평 공장의 종업원들의 음식 뒷바라지를 할 정도로 창업고생이 많았던 것으로 전한다. 이문원 사장은 “모든 직원들을 따뜻하게 감싸줄 정도로 온화한 성품”이라고 치켜세웠다. 장남이자 류 회장의 형 류청(57)씨는 풍산의 미국 현지법인 PMX인더스트리 사장을 지냈다. 지난 198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인 박근령(53·당시 이름 박서영)육영재단 이사장과 결혼해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대통령 딸과의 결혼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처음 있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은 1년도 못돼 파경을 맞아 더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류청씨는 미국을 오가며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배 여사는 여전히 박씨를 “큰 며느리”로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 회장의 큰 누이인 류지(54)씨는 서울 강남에서, 작은 누이 류미(52)씨는 미국 LA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진 회장은 노신영(77·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전 국무총리의 딸과 혼인했다. 류 회장의 부인인 노혜경(47)씨는 노 전 총리의 딸이다. 노씨는 미국 스탠포퍼드 법대 출신에 두 개의 석사학위와 한 개의 박사학위를 갖고 있으며, 김수환 추기경의 주례로 서울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들 부부는 성왜(17)양과 성곤(14)군을 두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풍산의 류진가는 노 전 총리와의 통혼을 통해서 재계 혼맥의 중심부에 진입하게 됐다. 노 전 총리의 장남 노경수(53)서울대 교수는 정세영 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작고)의 딸 숙영(47)씨와 결혼했다. 노 교수는 정몽규(44)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매형이 된다. 류 회장은 노신영가를 통해 현대가와 순환혼맥을 이룬다. 노 전 총리의 둘째아들 노철수(51)씨는 P.Wian&Associate 대표이사 사장. 그의 부인은 홍진기 전 내무장관의 막내 딸인 홍라영(46)씨로 삼성그룹 비서실을 거쳐 레오버넷 코리아 사장을 지내고 삼성리움미술관 부관장이다. 이건희 삼성회장의 부인 홍라희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로써 풍산의 류진가는 이건희 삼성 회장,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노 전 총리 셋째아들 노동수(48)는 고려서적 사장을 맡고 있다. chuli@seoul.co.kr ■ ’동전 왕국’ 일군 숨은 일꾼들 신동(구리가공산업)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오늘의 풍산은 창업주 류찬우 회장이나 2세 경영인 류진 회장 못지않게 숨은 공로자들이 많다. 풍산은 대표적으로 정훈보(68) 전 사장, 류민하(78) 전 부사장, 이진우(72) 전 부사장, 김사철(70) 전 감사, 류인한(79) 전 부사장 등을 꼽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농협 중앙회 금융계획과장을 지냈던 정 전사장은 지난 78년 풍산의 전신인 풍산금속공업에 이사로 입사했다. 타고난 기획통으로 사세 확장에 막대한 공헌을 했다. 특히 지난 80년대 초 중동건설 붐이 일어났을 당시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플랜트를 수출할 때 백동관을 자체 기술로 개발, 공급함으로써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97년 풍산 부회장을 거쳐 99년 한국철도차량 사장을 지냈다.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농협중앙회 자금부장을 지낸 류민하 전 부사장은 지난 73년 풍산금속공업의 상무로 입사, 류 창업주와 함께 초창기의 회사 기틀을 다졌다. 회사가 해마다 2배씩 성장을 거듭할 70∼80년대 자금과 인사 등 회사의 안살림을 두루 맡았다.80년 부사장을 거쳐 90년 감사를 지냈다. 풍산의 후배들은 학자풍인 그를 ‘선비형 매니저’로 기억하고 있다. 역시 고려대를 거쳐 농협 중앙회 출신인 이진우 전 부사장은 지난 75년 회사에 합류했다. 그는 80년대 초 회사의 경영정보관리시스템(MIS)을 도입, 당시로서는 국내의 어느 회사보다 빨리 선진적인 경영관리시스템을 받아들였다. 특히 90년 노사대립이 한창일 때 헌신적인 대화를 통해 노사관계 증진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후 정부로부터 노사협력우수기업으로 인정도 받았다. 지난 97년 중앙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서울대 상대 출신의 김사철 전 감사의 경우 뛰어난 분석력과 판단력을 가진 타고난 최고재무관리자(CFO)이다. 세무사·공인회계사·공인감정사 자격을 갖춘 그는 재무부·국세청·총무처 등 정부의 여러 부처를 거쳐 76년 풍산금속에 이사로 들어왔다. 재무업무의 기본 프로세스를 조성했으며 시설·자재·감사 등에서 회사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정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도 수상했다. 한양대 공대 출신의 류인한 부사장은 세계 최상급의 품질과 능력을 자랑하는 동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계설비와 생산프로세스의 토대를 구축한 산증인으로 전통적인 엔지니어 출신의 임원이다. 지난 73년 부평공장 공무부장으로 입사, 동제품 생산기술과 공정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78년 온산공장 건설본부장으로 온산공장 건설의 총책임을 맡았으며 온산공장장을 지냈다. 풍산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토대가 됐다. 88년 온산공장 제2공장을 준공해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25만t 생산능력의 신동공장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온산공장 건설경험을 바탕으로 90년대 이후 풍산의 세계화 전략에 따라 건설한 미국 현지법인 PMX사와 태국 공장건설에도 공헌했다. chuli@seoul.co.kr ■ “선조에 누 되는 일 하지 마라” 풍산의 창업주 류찬우 회장은 조선시대 명재상으로 임진왜란을 넘긴 서애 류성룡의 12세손이다.“선조에 누가 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게 류 창업주의 확고한 인생관이다. 이런 정신이 2세 경영인 류진 회장에게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지난 68년 순수민족자본에 의해 창업, 세계적인 신동기업으로 발전한 풍산은 전통 문화의 계승에 남다르다. 풍산이 유비무환과 자주국방이라는 방위산업에 참여하게 된 동기이다. 서애의 가르침이자 영향이다. 풍산의 기틀이 잡힌 지난 76년 12월 류 창업주를 중심으로 서애의 후손들과 학자들이 ‘서애선생기념사업회’를 설립했다. 서애가 징비록에서 남긴 유비무환과 자주국방의 뜻을 계승하고 역사왜곡을 바로 잡는다는 뜻에서 기념사업회를 세웠다. 또 류 창업자는 지난 80년 4월 사재를 출연, 육군사관학교에 서애관이라는 체육관을 기증했다. 지난 일을 되살려 앞날을 대비하자는 서애의 가르침을 호국 간성에게 일깨우고자 건립된 상무의 도장이다. 지난 91년 5월 서애의 정치·경제사상과 애국애민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서애전서 전4권을 출간했다. 일본 도쿄대 종합도서관, 미국 하버드대 동아시아연구소, 러시아 과학대 동방연구소, 중국 베이징대 등 30여개국 50여개 대학과 연구소 등에 흩어져 있었다. 약 10년 동안의 편찬사업 끝에 서애의 저술과 관계자료를 수집, 망라한 것으로 그동안 흩어져 있던 자료를 규합해 완성한데 의미가 깊다. 이로부터 10년 뒤인 2001년 7월 서애전서 국역본을 발행, 일반인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새롭게 했다. 특히 지난 2003년 임진왜란의 극복 경험과 교훈을 적은 ‘징비록(The Book of Corrections)’ 영역본을 출간, 세계화시켰다. 호남대 최병현 교수가 6년에 걸쳐 번역한 것으로, 미국 캘리포니아대(버클리) 동아시아 연구소에서 출간됐다. 기념사업회는 특히 내년 서애 서거 4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또 범유림기념사업회에서 당파를 초월해 서애 서거 40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중이다.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유죄판결 비웃는 ‘짝퉁 세녹스’] 주택가 방문 판매·전단지 버젓이

    [유죄판결 비웃는 ‘짝퉁 세녹스’] 주택가 방문 판매·전단지 버젓이

    대법원이 ‘세녹스’ 유죄 판결을 내린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유사(짝퉁·가짜)휘발유 판매가 오히려 더 은밀·교묘해지고 있다.‘돈’이 되다보니 ‘목’좋은 곳은 조폭들이 관여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경찰과 정부의 합동단속반과 함께 확인한 유사휘발유 판매 점포는 도심 주택가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었다. 판매 수법도 점포 직접 주유에서 예약·방문 판매, 전단지 살포 등으로 한층 다양했다. 휘발유보다 폭발성과 가연성이 높은 유사휘발유의 주택가 진입은 대형 화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6일 용인경찰서와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석유품질관리원 기동검사팀과 함께 용인 일대의 유사휘발유 판매 단속에 동행, 취재했다. 용인 곳곳이 유사휘발유 점포들로 넘쳐났으며, 이런 현상이 비단 용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 2월16일 오전 10시 기동검사팀은 용인 출발에 앞서 기자에게 신고 접수된 유사휘발유 업소 40여곳의 리스트를 보여주며 “오늘 단속할 대상에는 주택가도 상당히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손우현 한국석유품질관리원 기동검사팀장은 “확인된 것으로만 서울과 인천, 경기남부에 무려 750여곳의 유사휘발유 점포가 활개를 치고 있다.”면서 “단속을 하더라도 대부분 벌금형에 그쳐 영업을 계속하는 점포가 대다수”라고 밝혔다. 단속에 동행한 조준현 교통문화운동본부 감시단장은 “요즘 주택가에 뿌려지는 유사휘발유 판매 명함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 2월16일 오후 1시30분 합동단속반은 주택가 유사휘발유 판매처로 알려진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의 한 컴퓨터 가게를 급습했다. 점심을 먹던 가게 주인은 당황스러워 허둥지둥댔다. 그 사이 단속반은 중간 저장창고를 찾기 위해 주변 창고와 차량들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가게 30m 전방의 한 봉고트럭에서‘말통(유사휘발유를 담은 용기·18∼20ℓ)’ 110여개가 발견됐다. 가게 안에서도 10여개, 건물 뒤 창고에서도 말통 20여개를 찾아냈다. “잡아들이려면 다 잡아들여야지. 왜 이곳만 잡아. 용인시에 (유사휘발유 점포가)이곳만 있어.100곳도 넘는데, 왜 누구 한 사람만 잡아들여.”라는 거센 고함 소리가 들렸다. 가게 주인인 유모씨는 “(유사휘발유 판매를)시작한 지 사흘밖에 안 됐어요. 한번만 봐주세요.”라고 계속 울먹이며 통사정을 했다. 유경선 지능범죄수사 1팀장은 “이 점포는 몇번 단속을 시도하려다 실패했던 곳”이라며 “다세대 건물과 상가가 밀집한 지역에서 유사휘발유 판매나 저장은 항상 폭발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어 자칫 담배꽁초 하나가 대형 화재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가압류를 지시했다. ●휘발유 소비량의 10%가 ‘짝퉁’ 석유품질관리원이 지난해 단속한 비석유사업자(노상 판매)의 유사휘발유 적발 건수는 모두 6515건으로 전년(3837건)보다 69.8%나 늘었다. 반면 석유사업자의 유사휘발유 적발 실적은 127건으로 전년(213건)보다 40%가량 감소했다. 대한석유협회가 추정한 지난해 유사휘발유 국내 유통량은 625만 9000배럴로 이는 전체 휘발유 소비량의 10.5%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휘발유 세금 탈루액도 무려 8700억원에 이른다. 용인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유죄판결 비웃는 ‘짝퉁 세녹스’] 月 1000만원 수익 목 좋은곳 조폭몫

    “좀 봐줘요. 지난번에도 벌금 300만원이나 냈는데, 또 얼마나 (시간이)됐다고….” 유사휘발유 판매로 단속반에 세번째 걸린 지모(37)씨는 “불법이고 해서, 이젠 남은 물건(말통 8개)만 팔고 진짜 손을 떼려고 했다.”며 거듭 선처를 요청했다. 정부의 거듭된 단속에도 불구하고 유사휘발유 판매가 왜 뿌리 뽑히지 않을까. 오히려 기업형으로 확산되는 배경은 무엇일까.●창업비용은 소자본, 수입은 짭짤 우선 ‘돈’이 된다. 정길형 석유품질관리원 전략기획팀장은 “장사가 잘되는 곳은 한달에 1000만원 정도 벌고, 안 되더라도 300만∼500만원의 수입은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자유로 일대나 일부 주택가엔 이미 조폭들이 둥지를 텄다. 심지어 입지 조건에 따라 ‘프리미엄’을 뜻하는 자릿세도 있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한다.하종한 전략기획팀 과장은 “장사가 잘되는 곳은 아침, 낮, 저녁 등 3교대로 움직인다.”면서 “보통 이런 곳은 생계형이라기보다 조폭들이 장악한 기업형 업소”라고 했다. 유사휘발유 말통(18ℓ 기준) 1개의 가격은 1만 7000∼1만 9000원 수준. 판매업자들은 개당 3000∼5000원 정도 이문을 남긴다. 하루 100통을 팔면 30만∼50만원을 버는 셈이다. 시설 비용이나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아 그야말로 손쉽게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휘발유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철저한 점조직…신분 노출 없어 강력한 처벌 규정(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이 있음에도 불구, 적발되면 대부분 생계형 범죄로 약식 기소된다. 초범은 200만원 이하, 재범 이상은 300만∼500만원의 벌금형을 보통 받는다. 이 때문에 적발되면 ‘재수없게 걸렸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인식이다.신성철 석유품질관리원 검사처장은 “단순 판매를 하더라도 3회 이상 적발 시에는 징역형 등 무거운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 처벌이 사실상 없는 것도 근절을 어렵게 한다. 대기환경보존법에 사용자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있지만 거의 사문화됐다. 또 유사휘발유 판매망의 점조직화 역시 단속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점포 주인 대부분이 도매상만 알고 있으며, 물건도 밤에 약속된 장소로 배달된다. 연락은 모두 ‘대포폰(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한 휴대전화)’을 이용하는 탓에 신분 노출은 거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휘발유 제조 공장을 덮치려면 최소 2∼3개월은 미행을 해야 하는데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박삼구회장의 ‘디자인 경영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새 기업 CI 선포와 함께 임원들에게 디자인 경영 교육을 받게 하는 등 ‘감성경영’에 전력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이사 이상 임원 165명은 다음달 초부터 용인에 있는 인재개발원에서 ‘디자인 매니지먼트’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이번 임원 연수는 박 회장이 지난해 10월 직접 지시해 마련된 교육이다. 임원들은 1박2일간 합숙하며 국제디자인대학원(IDAS)의 ‘최고의 경영 디자이너 만들기’ 과정을 듣는다. 교육 내용은 ▲디자인의 개념 재정립을 통한 디자인 경영의 본질 파악▲디자인 감성 및 마인드를 갖춘 창조적 CEO 양성▲미래경영 핵심자원인 디자인에 대한 안목 제고 등이다. 박 회장은 1999년 9월부터 6개월간 IDAS에서 ‘디자인 경영’교육을 이수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작년 11월 전략경영본부 홍보팀에 디자인광고팀을 신설한 것을 비롯해 최근 그룹의 새 CI를 만드는 등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디자인 교육은 ‘숫자’에 ‘감(感)’을 더해 더욱 창의적인 능력을 함양하도록 임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계 교육과 동일 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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