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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DI 27개월만에 뒷걸음질쳤다

    GDI 27개월만에 뒷걸음질쳤다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이 27개월 만에 뒷걸음질쳤다. 국민들이 느껴왔던 “체감경기가 나쁘다.”라는 이야기가 사실임을 보여준 것이다. 반면 경제 성장은 수출 호조로 견조한 모습을 이어갔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4.2%를 기록했다. 경제가 성장했지만 실질소득은 감소했다는 것이 올 1분기 한국 경제의 성적표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2011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교역조건을 반영해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에 대한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GDI가 전분기 대비 0.6% 감소했다. GDI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8년 4분기(-0.6%) 이후 27개월 만이다. 실질 GDI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것은 국민 전체의 실질 소득이 줄었다는 의미다. 한은은 실질 GDI 감소 배경으로 유가 상승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를 꼽았다. 김영배 경제통계국 국장은 “수출주력 상품인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올 1분기에 바닥 수준이었던 반면 원유와 석탄,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교역조건이 좋지 않았다.”면서 “다만 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앞으로 교역조건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엔 수출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전자부품·자동차 등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3.3%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8%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음식료 등 비내구재에 대한 지출이 부진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늘면서 전분기보다 0.5% 증가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3.0%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 부문은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줄면서 마이너스 6.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1998년 1분기(-9.1%) 이후 가장 낮았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투자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0.8%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투자 부문은 외환위기 이후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을 정도”라면서 “올 1분기 건설 예산의 조기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2분기 이후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을 보면 농림어업은 사상 최대의 피해를 기록한 구제역의 여파로 전분기 대비 5.1% 감소했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9.2% 줄었다. 반면 제조업은 전기·전자기기, 철강·자동차를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전분기 대비 3.2% 성장했고,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전체적으로 전분기 대비 1.3% 상승했지만 문화·오락 분야는 지난 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여가 활동이 위축되면서 전분기 대비 4.0% 감소했다. 한편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경제 전문가들과 가진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실물경제의 충격이 금융부문으로 이전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경제·금융 전문가들이 실물경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대인플레 22개월만에 4%대

    기대인플레 22개월만에 4%대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거의 2년 만에 4%대로 올라섰다.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2011년 4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연평균 4.0%로 전월(3.9%)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2009년 6월(4.1%) 이후 처음 4%대를 기록했다. 구간별로는 향후 물가가 4.0%를 초과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소비자 비중이 지난달 43.9%에서 48.3%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4%를 넘어섰고, 유가 등 수입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4월중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0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오르면서 기준치를 회복했다. CSI가 기준치(100)를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뜻이며,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생활형편에 대한 인식을 보여 주는 ‘현재생활형편 CSI’는 85였고, 6개월 후의 생활형편에 대한 인식을 뜻하는 ‘생활형편전망 CSI’는 90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씩 올랐다. ‘현재경기판단 CSI’와 ‘향후경기전망 CSI’도 각각 69와 81로 전월보다 각각 5포인트, 6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물가수준전망 CSI’는 151로 전월보다 2포인트, ‘금리수준전망 CSI’는 133으로 전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경제블로그] 美 연준에 쏠리는 세계의 눈과 귀

    세계의 눈과 귀가 미국의 통화정책에 모아지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은 28일 오전 3시 15분(한국시간) 역사적인 기자 회견에 나선다. 연준 의장이 통화 정책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마이크를 잡는 것은 1914년 연준 출범 이후 최초의 일이다. 한국의 경우 매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이후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을 해온 것과 달리 미 연준은 지금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한장짜리 성명서를 내놓는 관행을 이어 왔다. 1994년 이전엔 정책금리와 관련해서는 이런 성명서조차 없어 시장의 움직임으로 추론할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미 연준은 ‘비밀의 사원’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마저 얻었다. 버냉키 의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미국은 물론 국제 회의에서도 모호한 화법으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경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그는 전략적인 침묵과 신비주의로 일관했다. 그런 버냉키 의장이 ‘100년 전통’을 깨면서까지 기자 회견에 나서는 이유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많다는 계산 때문일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미국 정치권이 연준의 투명성 제고를 압박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으로 볼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는 시장과의 소통을 통한 연준의 영향력 확대가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혹은 발언 내용에 알맹이가 있든 없든 전세계가 이제 분기별로 미 연준의 기자회견에 쏠릴 수밖에 없다. 제로 금리와 잇단 양적완화로 통화정책의 주요 수단을 잃어버린 미 연준이 이제는 ‘입’으로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 시장 참가자들은 또 치밀하게 계산된 버냉키 의장의 모호한 답변에 대한 해석으로 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금융권 M&A 수면 아래로?

    올해 금융권의 빅뱅으로 떠올랐던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조짐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여파와 농협의 전산망 마비 사태 등 금융권 내부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 환경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안갯속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최고경영자(CEO) 인선 작업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영업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금융당국도 올 초만 하더라도 짝짓기를 통한 ‘메가 뱅크론’에 한껏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였다. 이런 와중에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의 합병론, 정책금융공사와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들의 통·폐합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각종 돌출 변수들이 튀어나오면서 점차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지지부진하면서 몸집 키우기가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과당 경쟁에 따른 카드 위기론으로 금융지주사들의 외형 경쟁에도 제동이 걸렸다. 특히 저축은행 사태를 포함한 부동산 PF 부실, 현대캐피탈과 농협의 전산 보안 문제 등이 금융당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지주사들도 부동산 PF 등 ‘급한 불 끄기’에 투입되면서 여력이 줄어들었다. 민영화 미션을 부여받은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도 최근엔 금융당국 수장을 맡고 있는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민영화나 메가뱅크와 관련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 보고에서 “지분 매각은 체질 개선 성과와 국내 금융산업 발전, 국내외 시장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력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한발 물러났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최근엔 “메가뱅크라는 말을 누가 지어냈느냐,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금융산업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일부 장관들이 ‘4·27 재·보선’ 이후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개각 과정에서 교체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내년 총선 등 정치 일정상 큰 그림을 그리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에는 총선까지 있어 M&A에 나서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으로 빨려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말 아낀 강만수 산은회장

    말 아낀 강만수 산은회장

    22일 은행장 신분으로 한국은행을 처음 방문한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말을 극도로 아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한때 윗분이었던 강 행장을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강 행장은 금융협의회가 열린 한은 본관 15층 소회의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기자들이 “좋은 말씀 좀 해달라.”고 말을 건네자 어색한 웃음만 지으며 “이 집 주인(김 총재)에게 물어보라.”고 짧게 대응했다. 또 회의실에 도착해서도 “협의회에 처음 참가한 소감을 말해달라.”는 요청에도 “다음에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비공개로 열린 협의회에서도 강 회장은 주로 오가는 이야기를 듣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 은행장과 한은 관계자들은 “강 회장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은도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통령 경제특보를 지낸 강 회장을 맞는 데 성의를 보였다. 금융협의회는 시중 은행장들이 먼저 회의실에 도착해 김 총재를 기다리는 것이 관행이지만, 이날은 김 총재가 강 회장이 한은 본관 엘리베이터를 타자 8층에서 합류한 뒤 거의 동시에 회의실에 들어왔다. 또 보통 산업은행장은 한은 총재 맞은편에 앉지만 이번엔 총재 왼쪽에 강 회장의 자리가 마련됐다. 김 총재는 협의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강 회장과 이순우 우리은행장을 지칭해 “오늘 두 분이 처음 오셔서 환영 인사가 가득한 듯하다.”고 운을 뗐으며 평소와는 달리 모두 발언도 짧게 마쳤다. 회의가 끝난 후 강 회장은 김 총재 다음으로 회의장을 나섰으며, 소감을 묻는 말에는 “많이 배웠다.”고 짧게 말했다. 강 회장은 김 총재와 따로 짧은 만남을 갖고 금융권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이날 금융협의회에서 우리 경제와 관련, “뉴욕, 유럽, 중동 등 어느 쪽을 돌아보든 밖에는 굉장히 위기가 많다.”면서 “국내는 몇 가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잘 굴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예전에는 외부 위험이 이 정도면 시장이 움직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국내 시장이 대외적 위험 요소에 크게 동요하지 않을 만큼 성숙했음을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세계 경제가 여러 위험 요인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서도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로 애로를 겪을 우려가 있다는 점에 견해를 같이했다. 또 우리 경제의 불안 요인인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구조 개선 등을 통해 대출거치 기간 단축과 원리금 분할상환,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 등을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과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조준희 중소기업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래리클레인 외환은행장,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이주형 수협 신용대표이사가 참석했다. 김태영 농협 신용대표이사는 불참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유실 내역 복구 못 할 땐 최악 금융사고… 사태 장기화 우려

    유실 내역 복구 못 할 땐 최악 금융사고… 사태 장기화 우려

    농협이 이재관 전무의 사퇴로 ‘금융 전산망 마비 사태’ 일단락을 시도했지만 거래 내역의 영구 유실 가능성이 처음 확인되면서 사태 수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불거진 책임론’에 농협이 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 전무는 22일 약속한 복구 시점을 지키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래 내역 자료가 영구 유실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이어서 ‘꼬리 자르기’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거래 내역 자료가 유실됐다면 이는 금융 사고 가운데 최악의 수준이다. 정보기술(IT) 책임자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책임 여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거래 유실에 따른 고객 불만과 이를 활용한 금융 사기 수법도 앞으로 나타날 수 있어 금융산업 전반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제재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신용카드 업무 중 인터넷·텔레뱅킹·모바일뱅킹을 통한 사용 내역 조회, 카드 대금 선결제, 선창구 업무 등 일부 업무는 데이터 정합성 검증으로 완전히 복구되지 못했다.”면서 “일부 손상된 신용카드 거래 내역은 가능한 한 인력을 집중 투입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전부 복구할 수 있다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IT업계에서는 사고 발생 11일째인 이날까지 복구가 안 된 만큼 자료 유실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농협은 553개 중계 서버 가운데 절반인 275개가 피해를 입어 상당량의 거래 내역 및 고객 정보가 삭제됐다. 김명기 농협정보시스템 대표는 “카드 관련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시스템 복구는 완료됐지만 거래 내역 명세를 일부 못 찾아내 서비스는 아직 오픈하지 못했다.”면서 “(데이터를 완전히 복구하지 못해) 일정 부분 계정에 오류가 있어도 대부분의 고객을 위해 시스템을 오픈해야 한다면 30일 이후 별도 방침을 정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자료가 유실됐더라도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농협은 현재까지 복구를 못 한 거래 내역 관련 정보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농협은 또 다음 달 4일까지 카드 결제일이 돌아오는 고객들의 결제 청구를 한달 늦추기로 했다. 한편 농협은 이번 전산 장애와 관련, 이날까지 총 31만 168건의 민원이 제기됐으며 이 가운데 피해 보상 요구가 1096건이라고 밝혔다. 김경두·홍희경기자 golders@seoul.co.kr
  • 역외 투기세력 달러화 팔고 원화 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치 상승)가 거세지자 금융당국이 역외 환(換)투기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선다. 역외 투기 세력들이 원화 강세를 예상,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정부는 21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해 특별 외환공동검사를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영업일 8일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이뤄지는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를 중점 점검할 계획이다. NDF는 미래 일정 시점에 환율이 어느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해 계약을 체결한 뒤 만기에 그 차액만 결제하는 파생상품이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서 외환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외환 딜러는 “최근 달러 역외 매도가 증가했는데 핫머니가 어느 정도 유입됐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도일 것”이라면서 “시장은 무덤덤하다.”고 말했다. 이번 검사 대상 은행은 올해 역외 선물환거래가 급증한 곳이 될 전망이다. 국내 수출기업들이 환 헤지를 위해 선물환거래에 나서는 것은 공동검사 대상에서 제외되며 재정거래(같은 상품이 시장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것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거래) 차익을 노린 선물환 거래가 주요 대상이다. 한편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장중 2200선을 돌파하는 등 이틀 연속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8.63포인트(1.32%) 오른 2198.54로 마감했다. 전날 2169.91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 하루 만에 2200선 턱밑까지 뛰었다. 종가로는 2200을 지키지 못했지만 장중 2211.36까지 치솟았다.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은 1232조원으로 하루 만에 16조원이 늘었다. 외국인이 885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전기전자(IT·2529억원)와 금융업(1411억원), 화학(1251억원)에서 두드러졌다. IT주는 전날 ‘인텔 효과’로 강하게 반등한 데 이어 이날 새벽 미국 애플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강세가 예상됐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5945억원, 5832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 우위로 640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화학주의 강세에 IT주까지 가세하며 지수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단기 조정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하반기 경기 모멘텀이 강화되기 때문에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두·홍지민기자 golders@seoul.co.kr
  • “USB 사용 자제하고 예산 늘려라” 금융권 IT 보안강화

    금융권이 최근 농협의 전산망 마비 사태를 계기로 정보기술(IT) 보안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에 맞게 IT 관련 예산을 늘리거나 아예 이동식저장장치(USB) 사용을 통제하는 곳도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농협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노트북을 통한 USB 접속으로 알려지자 전 행원에 USB 사용을 자제시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단말기에서 USB로 쓰기 기능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했다.”면서 “불가피하게 사용할 일이 생기면 부서장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또 국내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주요 서버에 아이디(ID)와 비밀번호뿐 아니라 일회용 비밀번호(OTP) 발생기 인증도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해킹으로 알아내도 OTP 기기가 없으면 서버접속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IT 보안 예산과 인력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있다. 금융당국은 IT 보안 예산과 보안 인력을 전체 IT 예산 및 인력의 5%씩 갖추라고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금융업권별 IT 예산 중 보안 예산은 은행이 3.4%, 증권 3.1%, 카드 3.6%, 생보 2.7%, 손보가 2.7%에 불과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T 보안 예산과 인력을 권고에 맞게 늘렸는데, 숫자에 대한 해석이 달라 감독당국이 미흡하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향후 보안과 관련된 인력 충원과 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특히 보안 담당자의 교육도 확대해 인적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저축은행 부실과 농협 사태의 여파로 우체국 수신이 크게 늘었다. 우체국예금 잔액은 지난달 중 3조 5837억원 증가했다. 월중 증가액이 지난해 1월(3조 7488억원)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다. 우체국 예금은 이달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현재 우체국 예금 잔액은 56조 3775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조 7965억원 늘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은법 개정 탄력받을까

    농협 전산망 마비와 현대캐피탈 해킹 사고 등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조사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에서 16개월째 처리되지 않고 있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와 한은 등에 따르면 한은에 제한적인 금융기관 조사권을 부여하는 한은법 개정안은 2009년 12월 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법사위는 16개월째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해 2월 한은의 금융기관 조사권 부여에 제동을 거는 내용이 담긴 금융위원회 설치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맞불을 놓았기 때문이다. 한은과 금감원에 이어 두 상임위 간 감정대립에 가까운 힘겨루기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법사위 간사인 주성영 의원 측은 “법사위에서 여러 번 중재를 하고 기관 간 의견 조정을 촉구했지만 잘되지 않고 있다.”며 “상충하는 두 법안에 대한 기재위와 정무위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은법 개정 안건을 상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농협의 전산 사고가 발생한 지난 12일 한은 전산망도 마감 시간이 오후 5시 30분에서 7시 10분으로 1시간 40분가량 연장되는 등 사태의 여파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기미가 있었다. 금융 전문가들은 농협과 현대캐피탈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한은법 개정을 통해 금융기관에 대한 ‘2중의 감시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와는 별도로 한은이 지급결제 시스템과 통화안정 제도와 관련된 규정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 등을 수시로 파악하고 보완해야 한다는 얘기다. 장기적으로는 한은에 2금융권에 대한 조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한은은 제2금융권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자료 제출 등을 요구할 권한이 없다. 한은 내부에서는 지난해 4월 ‘금융안정보고서’와 11월 ‘상호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자료에서 저축은행 사태를 경고했으나, 비은행금융기관을 검사하거나 제재할 권한이 없어 사태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자성론도 있다. 특히 금감원 출신 감사가 있는 금융기관의 경우 금감원에 전적으로 검사를 맡기기보다 한은의 공동 검사 등 견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복수감독 체제를 강화하기보다 현재 체제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코스피·금값·은값… 모두가 최고인 날

    코스피·금값·은값… 모두가 최고인 날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상품시장에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은값은 31년 만의 최고치였다. 미국의 신용등급 불안과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설에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금, 은 등의 안전자산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20일 코스피지수는 47.23포인트 오른 2169.91을 기록,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23.70포인트 오른 2146.38에 출발해 장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며 지난 18일의 최고 기록인 2149.45를 가볍게 돌파했다. 전날 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0.53% 올라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외국인은 7거래일 만에 ‘사자’ 우위로 돌아서 107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는 5.63포인트 오른 532.2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58억원을 순매수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3원 내린 1082.2원에 마감됐다. 유로화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도한 영향이 컸다. 원화 강세 추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매수세도 이어질 것으로 키움증권은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향후 환율의 변수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강도 ▲엔 캐리 트레이드 지속 여부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 등을 들었다. 정부 당국이 물가 안정을 위해 원화 강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기대감 탓에 원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 완화가 오는 6월 종료되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6월 물은 전 거래일보다 2.2달러(0.1%) 상승한 온스당 1495.10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0.5%까지 상승해 1500.50의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금값은 1년 전 1150달러 선이었으나 지난 한해 동안 32% 올랐다. 은 5월물은 75.4센트(1.8%) 오른 온스당 43.71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엔 1980년 이후 최고치인 43.81달러까지 올랐다. 김경두·홍지민기자 golders@seoul.co.kr
  • [농협 이대론 안된다] (상) 신뢰회복이 우선이다

    [농협 이대론 안된다] (상) 신뢰회복이 우선이다

    농협이 올해 내건 슬로건은 ‘50년을 넘어 다함께 미래로’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아 내건 것이다. 올해 초 신용과 유통을 분리하는 농협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농협은 1150개의 지점과 1만 8000여명의 직원, 2000만명의 고객을 자랑한다. 이런 거대 공룡 농협이 금융계와 유통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 호기에 전산망 마비 사태를 맞았다.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농협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농협이 환골탈태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서울신문은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구조적인 문제점과 대안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20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 정종순 농협 IT분사장은 ‘2008년에 홈페이지 게시판 해킹을 당해 돈으로 무마한 적이 있느냐.’는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의 질문에 “과거 해킹을 당한 사실이 있었다.”면서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합의로 끝낸 것으로 안다. 문제가 많다.”고 대답했다. 해킹은 물론이고 해커와 합의한 사실이 처음 공개된 것이다. 농협은 전산망 마비 이틀 뒤인 지난 14일 첫 브리핑을 가졌다. 그들은 “전산 장애 명령을 촉발시킨 노트북이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 결과 농협의 이런 설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농협은 “당황해서 잘못 말했다.”며 군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이후에도 농협의 거짓말은 그칠 줄 몰랐다. 전산망 복구 시점을 수차례 공언했지만 번번이 허언으로 끝났다. 농협은 “몇 시까지 복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농협의 설명을 믿고 농협을 찾은 고객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원장 손실은 없다.”던 농협의 설명은 얼마 가지 않아 원장 손실로 확인됐다. 전산 장애에 따른 연체 거래로 인해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하겠다던 농협의 약속도 말짱 도루묵이었다. 20일 발송된 농협카드 이용 고객의 계좌에 연체 대금이 합해져 발송된 건수는 2만 3000건으로 파악됐다. 또 농협은 전산 시스템 비밀번호를 허술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실에 따르면 ‘전산업무처리지침’에 따라 3개월에 한번씩 비밀번호를 변경해야 하지만 농협은 시스템 계정 15개의 비밀번호를 최장 6년 9개월간 변경하지 않았다. 특히 수백 개의 전산망 비밀번호를 ‘1’또는 ‘0000’처럼 단순 숫자로 설정해 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1월 12일 농협에 발송한 검사결과 현지 조치사항 통보 결과에서 나타났다. 금감원은 문제들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했지만 농협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전산망 마비 사태를 수습하는 농협의 자세는 거짓말과 변명의 연속이다. 검찰은 현재 외부 해킹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농협 측은 사고 직후 내부 소행에 무게를 두는 설명을 계속했다. 이런 탓에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일부에서는 농협이 자신들의 방화벽이 뚫렸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문책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한다. 농협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태 해결을 진두지휘해야 할 최원병 회장은 “비상임이어서 책임질 일이 없다.”거나 “나도 기자들처럼 당했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리더십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신용과 유통의 분리를 앞두고 농협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즉 사업구조 개선을 앞두고 불만세력이 저지른 게 아니냐는 것이다. 농협이 협동조합을 모태로 프랑스 1위 금융그룹이 된 크레디아그리콜(CA)처럼 성장하려면 고객과 국민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지금부터라도 잘못을 인정하면서 고객들의 이해를 구하는 게 도리다. 박성재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번의 사고로 농협의 금융 역량을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농협과 같은 협동조합의 경우 전문경영인 체제가 구축되고 조합원의 정치적 간섭이 줄어들어야 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경두·홍희경·허백윤기자 golders@seoul.co.kr
  • 일부은행 부글부글 배드뱅크 순항할까

    일부은행 부글부글 배드뱅크 순항할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해법으로 떠오른 ‘배드뱅크’(민간 부실채권 처리기관) 설립 추진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정부의 ‘팔 비틀기’에 고개를 숙인 은행권이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는다. 반면 금융당국은 오는 6월 내 배드뱅크가 설립되면 우선 4조원대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시장 안정에 나설 계획이어서 순조롭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출자비율 등 이견… “형평성에 문제” 1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8개 시중은행·특수은행으로 구성된 PF 태스크포스(TF)는 오는 6월 내 PF 배드뱅크를 설립해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장에 대한 부실채권(4조원)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개별 은행이 단독으로 대출해준 사업장보다 여러 은행이 컨소시엄 형태로 대출해준 사업장을 푸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 현재 은행권의 PF 부실채권 잔액 6조 4000억원 가운데 컨소시엄 형태로 나간 대출 채권은 4조원 수준이다. 현재로서는 은행들이 5000억~1조원 정도의 출자한도 약정을 맺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상적으로 50% 할인된 가격에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매입 자금을 마련하는 데 3~4배의 차입 효과를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한 수치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은 배드뱅크 설립과 관련한 출자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PF 대출 규모나 부실 규모가 작아 배드뱅크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은행들이 자회사 외의 다른 회사 지분을 인수할 때 규정상 출자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기 어렵다는 점도 난관이다. 일단 출자비율은 은행별로 차등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은행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출자지분 조율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사정이 다르고 출자 방법 등에 대해 이견이 많아 설립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별로 PF 보유 규모가 다른 상황에서 출자비율을 정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PF 대출 잔액이 6조원대인 은행과 2조~3조원대인 은행이 같은 비율로 출자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은 만큼 잔액 비율대로 출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부실채 처리 ‘유암코’ 확대 의견도 여기에 금융당국이 건설업과 저축은행 부실 처리를 은행에 떠넘기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이번에도 은행들이 책임지라는 소리 아니냐.”면서 “지주사 회장들이 불려나간 만큼 성의 표시를 할 수밖에 없지만 속이 좋지는 않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금융권 일각에선 새로 배드뱅크를 설립하지 않고, 국내 첫 민간 부실채권처리 기관인 ‘유암코’를 확대하자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유암코는 2009년 10월 국민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농협 등 6개 은행이 금융 위기에 따른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1조 5000억원의 출자와 대출을 통해 설립됐다. 은행 관계자는 “유암코 증자 등으로 규모를 키워 PF 대출을 처리하는 방향으로 논의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김경두·홍지민기자 golders@seoul.co.kr
  • PF 부실채권 처리 10兆 배드뱅크 만든다

    PF 부실채권 처리 10兆 배드뱅크 만든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출자규모가 10조원 이상인 민간 ‘배드뱅크’ 설립이 추진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삼부토건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과정에서 보듯 건설사 PF에 대해 금융권 지원이 소극적”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부분이 건설사의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주문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부동산 PF 부실채권 처리로 특화한 배드뱅크를 설립할 계획이니 은행들이 적극 참여해 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배드뱅크 설립에는 5개 시중은행과 3개 특수은행이 참여하며, 기존의 민간 부실채권 처리기관인 유암코도 관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PF 배드뱅크가 설립되면 이날 모인 5개 금융지주사를 비롯한 시중 은행들이 중심이 돼 출자할 것”이라면서 “현재 자산관리공사(캠코)와 민간 배드뱅크인 유암코가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을 사들이고 있지만 심각한 PF 채권 부실화를 감안하면 새로운 배드뱅크가 설립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현재 전체 금융권의 PF 부실채권 규모는 9조 7414억원으로 집계됐다. 김경두·홍지민기자 golders@seoul.co.kr
  • [의혹 더 커지는 농협] 농협 “22일까지 복구 마칠 것”

    [의혹 더 커지는 농협] 농협 “22일까지 복구 마칠 것”

    농협이 ‘전산망 마비 사태’ 발생 11일째인 오는 22일까지 대고객 업무 복구를 마치겠다고 18일 밝혔다. 하지만 신용카드 등 고객 거래 내역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돼 완전 복구가 가능할지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이재관 농협중앙회 전무는 “대고객 업무는 대부분 복구가 완료됐으며, 카드 고객정보 원장도 복구가 완료돼 정상화됐다.”면서 “18일 오전 10시 현재 카드 업무는 거의 복구했고 가맹점 대금입금 업무와 채움카드 발급 및 재발급 등 일부 업무를 복구 중에 있으며, 지금 추세라면 오는 22일까지 대고객 업무는 복구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복구 지연과 관련해 “장애 시스템 정상화 중 거래 내역의 일부 손실이 확인돼 ‘백업 데이터’를 이용해 복원하는 데 장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업데이터 어느 부분이 비고 어느 부분에서 찾을 수 있는지를 파악했으며, 지금은 데이터 검증 단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산 장애가 발생한 지 7일째가 되도록 농협 측이 훼손된 거래 내역을 완전히 복구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100% 완전복구는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삭제된 파일도 대부분 살려내는 IT 기술을 감안할 때 이 정도 시간이 지나도록 복구를 못하고 있는 것은 전산 장애 이전 상태로 완벽하게 복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음을 반증하는 예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농협 측은 이에 대해 “거래 내역에 대한 완전 복구는 가능하며,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문제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번에 유실된 일부 거래 내역은 거래 후 ‘원장’에 보관되기 이전에 서버에 임시 보관됐던 ‘간이 원장’의 거래 내역이기 때문에 ‘원장’과 실제 거래가 이뤄진 상대편의 자료를 비교하면 원상 복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경두·홍희경기자 golders@seoul.co.kr
  • [불안한 금융전산 보안망] 전산관리 2·3차 하도급… 작년 IT투자 39%줄어

    현대캐피탈의 해킹과 농협의 전산망 마비는 ‘남의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총체적인 정보기술(IT)보안 부실이 대형사고로 이어졌으며, 다른 은행 등에서도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안 의식, IT 투자, 인력 육성 등에 소홀한 게 금융권의 현실이었다. 한해 1조~2조원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은행권이 몇 푼 아끼려다 고객 신뢰라는 가장 큰 자산을 잃을 판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터넷뱅킹 거래 액수는 1경 3265조 615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거래 금액은 714조 6940억원이며, 폰뱅킹 692조 5570억원, 모바일뱅킹이 133조 7110억원으로 전자금융을 통한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뱅킹 거래액 1경 3265조 하지만 IT 보안 투자에는 인색했다. 전체 금융권의 인터넷뱅킹 시스템 구축 등 IT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09년 1조 2000억원이었지만 지난해는 39%나 줄어든 7700억원에 그쳤다. 특히 농협은 IT 보안 분야에 2009년 71억 5000만원을 투입했지만 지난해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됐다는 이유로 무려 23억 5000만원을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예산의 대부분이 인건비로 들어갔다. ●은행 등 보안예산 3~4%대 그쳐 금융권은 전산 시스템을 관리할 인력 투자에도 소홀했다. 우리나라의 은행 IT 인력은 2000년 4100여명에서 2009년엔 3876명으로 6.3% 줄었다. 같은 기간 은행 전체 인원이 8.2%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18개 주요 은행의 IT 보안 담당자는 121명에 불과하다. 은행 관계자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저렴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을 도입하면서 정작 복구 작업이 지연되고 원인 분석마저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IT 예산 중 보안 예산은 3.4%로 금융감독원의 권고 수준 5%에 못 미친다. IT 부서 근무자 중 보안 담당은 2.9%(2010년 8월 기준)로 더 낮다. 농협의 인력과 예산은 모두 2.0%로 업계 평균치에도 못 미친다. 실제로 대규모 금융지주사들은 전산망 관리를 시스템 자회사에 맡기고, 자회사들도 2·3차 하도급을 통해 전산 보안을 수준 이하의 업체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서버 관리와 핵심 지급 결제 프로그램 등 금융 전산망의 핵심 업무마저 아웃소싱을 하다 보니 사고 가능성이 커지고 사고 수습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권 본사의 IT 인력 대부분은 주로 IT 전략과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 금융지주사들이 계열사 IT 인력을 한곳에 모으는 것도 지나친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이나 증권, 보험 등의 비즈니스 속성이 다른데도 무리하게 관련 인력들을 한곳에 집중시켜 전문성을 떨어뜨리고, 이 때문에 사고가 터지면 피해가 더 확대될 수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불안한 금융전산 보안망] “인력 양성·컨트롤 타워 구축 등 ‘보안 포트폴리오’ 다시 짜라”

    [불안한 금융전산 보안망] “인력 양성·컨트롤 타워 구축 등 ‘보안 포트폴리오’ 다시 짜라”

    현대캐피탈 해킹과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를 계기로 프로그램·서비스 개발에 집중했던 금융권 내 정보기술(IT) 포트폴리오를 보안시스템 강화와 인력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17일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캐피탈과 농협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금융권 전체의 보안망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융 보안 인력을 육성하고 ▲정부 조직을 혁신해야 하며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보안 인식을 높이고 ▲보안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인 고려대 금융보안대학원 교수는 “서버 관리를 외주에 맡기더라도 농협 본사에는 관리 능력을 갖춘 우수 요원을 확보했어야 했다.”면서 관리적 측면의 허점을 지적했다. 임 교수는 “앞으로 대책을 마련하면서 돈 들여 외국 장비를 들여놓을 생각을 할 텐데 장비만 들여오고 운영할 인력이 없다면 문제”라면서 보안 인력을 키워 내는 사회적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컨트롤타워 성격의 금융 보안 전문가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성재모 금융보안연구원 정보보안본부장은 “일본 미쓰비시은행의 경우 3만~4만명의 직원 가운데 전산 개발 인력만 자체적으로 7000여명을 두고, 운영 인력을 별도로 300~400명을 확보하고 있어 장애가 발생해도 즉각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종인 교수는 금융 보안에서 권한과 책임을 갖춘 정부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학부 교수는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 지식경제부, 국가정보원 등의 유관 부처는 서로 주도권 싸움만 하고 있다.”면서 정부 부처 내 컨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디도스 사태 때 모든 금융회사에 대한 보안점검을 벌였어야 했다.”면서 “앞으로 금융감독원은 상시검사에서 IT 보안 관련 검사 항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정보 보호 부서는 힘들기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부가 관심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세제 지원을 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보 보호 인력 채용 시 인건비 일부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기업들은 IT 시스템 유지 비용을 내지 않고 있으며, 하청업체들은 개발할 때만 돈을 낸다.”면서 IT 비용을 단순한 비용 측면이 아니라 위험 관리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 비용이 현실화돼야 인력에 대한 대우도 나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정태명 교수는 “CEO들이 정보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방관하다가 일이 터지고 있다.”면서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막을 수가 없는 만큼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현대캐피탈의 경우는 ‘설마병’으로 봐야 한다면서 고객 정보를 모두 암호화해야 하는데 일부 소홀히 한 측면이 있고, 많은 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정보가 유출당하는 사고를 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빨리 처리돼 정보보안최고책임자(CISO)를 신설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오달란기자 golders@seoul.co.kr
  • “금융권 신뢰 무너질라…” 속전속결 대응

    한국은행이 발 빠르게 금융감독원과 공동 검사에 나선 까닭은 ‘금융권 신뢰 붕괴’라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과 이번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가 그만큼 심각하고 중대한 위기라고 판단한 셈이다. 한국은행은 15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농협에 대한 공동 검사권 발동 안건을 의결했다. 과거 은행권의 지급 결제 문제로 임시 금통위가 열린 적이 있지만 금감원이 검사 중인 사안에 한은이 공동 검사권을 발동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금융권의 정보기술(IT) 시스템 관리가 허술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은 관계자는 “4~5년 전에도 임시 금통위를 열었던 사례가 있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급 결제 미스 매치가 일어나면 현금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이 일중 당좌대출(장중 사용하고 업무 마감 후 갚는 대출)을 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 등도 함께 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자체 금융망에 참여하는 금융기관 중 한곳이라도 지급 결제가 되지 않으면 전체 결제 마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농협 전산 사고가 발생한 지난 12일 한은 전산망 마감 시간은 오후 5시 30분에서 7시 10분으로 1시간 40분가량 연장됐다. 한은은 가능한 한 빨리 공동 검사에 착수해 농협이 지급 결제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지와 장애 발생 이후 업무 처리 현황,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조치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통상 시중 은행에 대한 공동 검사는 한은 금융안정분석국 주도로 이뤄지지만 한은은 농협 전산 사고가 지급 결제와 관련된 점 등을 고려해 금융안정분석국과 금융결제국, 전산정보국을 함께 검사팀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11일부터 모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보안 점검에 들어갔으며, 금융위 사무처장을 팀장으로 정부관계기관, 민간 IT업체, 금융결제원, 코스콤 등 IT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금융업계에 전방위 조사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금융권 전체에 만만찮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기본적인 금융권 보안 강화뿐 아니라 금융권 IT 시스템과 관련된 제도 변경도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3월 수입물가 19.6%↑ 2년 3개월만에 최고치

    3월 수입물가 19.6%↑ 2년 3개월만에 최고치

    3월 수입물가가 20% 가까이 치솟으며, 2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원자재값 급등이 수입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도 한동안 5%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5일 내놓은 3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9.6% 상승했다. 2008년 12월(22.4%) 이후 2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월에 비해서도 3.5%나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째 전월 대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원자재 부문은 농림수산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4%, 광산품이 35.3% 급등했다. 이 가운데 ▲원면 109.2% ▲천연고무 74.6% ▲원유 38.3% ▲철광석 103.1% ▲액환천연가스가 11.8% 오르며 수입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중간재에서는 석유제품 29.1%, 화학제품 19.2%, 1차비철금속제품이 20.4% 뛰었다. 석유제품 중에서 나프타(32.6%)와 방카C유(45.0%), 경유(47.2%), 액화가스(33.9%) 등이 많이 올랐다. 소비재도 전년 동월 대비 4.1%나 급등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전월에 이어 급등하면서 수출입 물가 상승폭이 커졌다.”면서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사고 여파로 냉동어류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물가 올 3.9% 상승”…한은, 물가불안 내년까지 지속 전망

    “물가 올 3.9% 상승”…한은, 물가불안 내년까지 지속 전망

    물가 불안이 내년에도 계속된다. 내년엔 ‘근원인플레이션’(곡물을 뺀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핵심 물가)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앞지르는 보기 드문 역전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당초 전망치(3.5%)보다 0.4%포인트 높은 3.9%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물가도 지난해 12월 전망(3.2%)보다 높은 3.4%로 예상했으며, 근원인플레이션도 올해 3.3%, 내년 3.6%로 예측됐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110억 달러로 당초(180억 달러)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성장률은 4.5%로 당초 전망치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13일 이같은 내용의 ‘2011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경제 전망치가 대폭 수정된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호조 ▲중동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동일본 대지진 ▲국내 구제역 파동 등이 꼽혔다. 내년 물가도 심상찮다. 기조적인 물가 추이를 가리키는 근원인플레이션이 내년에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이는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가 올해보다 더 확대된다는 의미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보통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돌고,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작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두 지수가 올 4분기에 역전되고, 내년까지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 한은은 근원인플레이션율이 올 상반기 3.1%에서 하반기 3.6%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같아진 뒤, 내년엔 연간 3.6%를 기록해 소비자물가 상승률(3.4%)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근원인플레이션율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쫓아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 4분기부터 전세가 바뀔 것으로 본다.”면서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적 충격이 일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2차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종전 전망치인 180억 달러보다 축소된 110억 달러로 예상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5%로 유지했다.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4.0%로 높였지만, 하반기는 5.0%에서 4.9%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 측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3.0%로 종전보다 0.6%포인트 상향 조정되겠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구제역 사태에 따른 부정적 영향 등으로 긍정적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 저하 등으로 증가 폭이 종전 4.1%에서 3.5%로 하향 조정됐다. 올해 취업자 수는 종전 전망과 같은 26만명 증가로 예상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CP시장 위축·저축銀 자금 회수에 줄도산 우려 고조

    CP시장 위축·저축銀 자금 회수에 줄도산 우려 고조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전격 신청한 삼부토건이 계열사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채권금융회사들과 대출 조건 등을 협상하고 있어 법정관리 철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원만한 해결”을 주문했다. 하지만 시장에 끼친 파장은 적지 않다. 금융권에 또다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공포’를 가져왔으며, 기업어음(CP) 시장을 한동안 얼어붙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저축은행의 만기연장 거부와 은행들의 깐깐한 대출 심사와 맞물려 한동안 건설업계에 자금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줄도산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셈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금융회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은 전날 오후부터 삼부토건과 PF 대출 만기 연장과 담보 제공 등에 대한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주단이 서울 역삼동 소재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요구한 것에 대해 삼부토건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돌파구가 마련됐다. 삼부토건 측은 “조건만 맞으면 부실회사 꼬리 자르기 행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대주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 관계자는 “삼부토건과 전날 저녁부터 PF 대출 만기연장 등에 대한 논의에 다시 착수했다.”며 “여러 조건을 놓고 협의하고 있어 긍정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르네상스호텔의 담보 가치가 8000억원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출 조건 등을 협의하는 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이날 “삼부토건이 채권단과 협의하는 도중 법정관리로 간 것 같다.”면서 “(법정관리 전에) 채권단과 좋은 답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주단과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이뤄지면 삼부토건은 호텔을 담보로 내놓고 법정관리를 철회하는 대신 일부 대출과 CP를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은 이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삼부토건은 LIG건설처럼 법정관리 신청 직전인 지난달에만 CP 727억원을 발행해 고의로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건실한 건설기업들도 CP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금융당국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받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PF 자금 회수와 맞물려 건설업계에 자금 경색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건설업계에 돌아오는 월별 CP 만기금액을 보면 4월(4880억원)과 5월(3780억원)에 집중돼 있다. 자금 확보가 안 되면 이 기간에 연쇄부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성영 대신증권 리테일채권부 팀장은 “CP는 정보공개 없이 쉽게 발행할 수 있었지만 이번 사태로 투자자 시선이 싸늘해져 CP 시장이 극도로 위축될 것”이라면서 “회사채도 신용분석이 크게 강화되는 등 발행이 까다로워져 이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용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중기적으로는 저축은행 위주의 대출 규제가 중소형 건설사의 영업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홍지민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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