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방사광가속기」 국가에 기부채납
◎연간 운영비 150억 부담… 과기처포항공대 합의/정부서 전액 지원… 운영은 대학측서 계속 맡기로
국내 최대 기초과학 공동연구시설인 포항방사광가속기가 국가에 기부채납될 전망이다.
5일 과학기술처에 따르면 포항공대측은 연간 1백5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운영비를 부담할수 없어 정부가 운영비 전액을 대고 포항공대측이 현재와 같이 운영을 계속 맡는 조건으로 국가에 기부 채납한다는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
포항방사광가속기는 포항제철이 8백64억,정부가 5백96억등 총 1천5백억원의 건설비를 투입,94년 12월에 준공했다.이 시설은 95년 9월1일부터 국내 대학 기업등의 각종 연구 실험에 투입돼왔다.
그러나 포항방사광가속기는 시설유지비,인건비,방사광 빔라인 추가 건설비등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 95년에는 예산 1백27억원중 66%인 84억원,96년엔 1백42억원중 70%인 95억원을 이미 정부가 부담해 왔다.특히 포항공대의 재원인 포철측은 내년부터는 그나마 부담해 오던 연간 35억원(25%)의 인건비 지출에도 난색을 표명,97년부터는 인건비마저 정부 재정에서 지원될 형편이다.이에따라 97년도 과기처 예산(안)에서 포항 방사광 가속기에 책정된 액수는 인건비 24억원 등이 추가돼 무려 1백48억원에 이른다.
포항 방사광가속기의 기부채납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사립대학 소유 시설에 정부가 이처럼 전액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물론 포항 방사광 가속기는 이용자의 68.9%가 포항공대 이외의 대학·기업 등이어서 시설의 공공성은 충분히 입증돼있다.하지만 사립대학 소유 시설에 인건비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문제될 수 있다는 것.
이에따라 포항공대측은 가속기 시설은 지금처럼 포항공대가 맡아 운영하는 것을 전제로 토지를 제외한 가속기 시설 전부를 정부에 기부채납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기부채납의 범위를 놓고 장래 시설 확장계획을 감안,전체 시설부지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등 이견도 있다.또 포항가속기연구소 남궁원 소장은 『기부채납은 여러 해결책중 하나일뿐 다른 좋은 방안이 있으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다소 신축성있는 태도를 보였다.
이와관련,구본영 과학기술처장관은 지난 2일 국회 통신과학기술위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내년 예산 집행 전까지 소유권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항가속기의 소유권 문제는 올해말까지는 판가름이 날것 같다.어떤 쪽이든 물리 화학 화공 반도체 철강 의학 생명공학 재료공학등 기초 응용 과학분야에 필수적인 연구시설인 방사광 가속기는 정부가 충분한 재정을 지원,1백% 활용될 수 있게 해야 한다는게 과학기술계의 일치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