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 연내 열릴까
오는 21일 열리는 베이징 차관급회담이 남북 당국간 신뢰구축을 위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까.
일차적 해답은 보다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질지 여부에서 찾을 수 있다.고위레벨에서의 만남은 더 큰 타협 가능성을 뜻하는 까닭이다.
이산가족 문제를 일회성이 아닌,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도 고위급회담이 정례화돼야 한다.
실제로 낙관적 기대를 갖게 하는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대북정책 책임자인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의 잇따른 언급에서 그 일단이 감지된다.
그는 지난 8일 “베이징 비공개 접촉에서 차관회의를 시작하면 고위급회담으로 발전시키기로 내막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청와대에서 열린 예비역장성모임인 성우회 오찬에서였다.
당연히 차관급회담에 이어 하반기에 장관급 또는 총리급회담이 열린다는 뜻으로 해석됐다.그러나 임장관은 9일 통일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베이징회담에 미칠 파장을 염려하는 듯 발언수위를 낮췄다.
장관이 해명한 발언의 진의는 이렇다.즉 “비공개접촉에서 고위급회담으로발전시키는 문제를 논의했고,베이징 차관급회담에서 다시 논의해 최종 합의를 보기로 했다”는 취지였다.
이를 토대로 베이징 비공개 회담 내용을 크게 두가지로 재구성할 수 있을것 같다.첫째,고위급회담으로 발전시키는 문제에 대해 깊숙이 의견을 교환했다는 것이다.둘째,이에 대해 완전한 합의는 보지 못했지만 차관급회담에서는합의를 볼 것으로 기대할 만큼 북한이 희망적인 언질을 주었다는 것이다.
북한도 하반기 고위급정치회담을 이미 제의해 놓고 있다.북측 스스로 기본합의서 이행문제,이산가족문제,교류협력문제 등 의제까지 미리 던져놓고 있다.성사만 된다면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한다.특히 고위급회담은 특사교환이나 정상회담의 가교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북한의 비공식 언질의 신빙성이다.남북관계에서 문서로 합의한 내용도 휴지처럼 된 일이 비일비재했던 탓이다.정부로선 차관급회담이 다가올수록 비료지원-차관급회담 성사로 집중된 국민적 시선이 다소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구본영기자 kby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