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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이라크 대학생 화상 대화 ‘열전’“후세인 제거 전쟁 막자” “美 우리 삶 간섭말라”

    “(전쟁을 피하기 위해)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키라고 제안하고 싶다.”(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데이비드슨대 학생) “(미국으로부터)뒤통수에 총을 겨냥 당하고 있는 기분이라 유쾌하지 않다.”(바그다드대 학생) 이라크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듯한 가운데 벌어진 미국과 이라크 대학생간 ‘TV 화상대화’의 일부다. CNN 인터넷판과 AP통신 등은 13일 위성을 이용한 이번 설전이 ‘열전(熱戰)’을 방불케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수 데이비드슨대 학생들이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이라크 학생들의 주장에 회의를 표시,이라크측 토론자들을 격분시켰다. 컴퓨터를 전공하는 한 이라크 대학생은 바그다드 현지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미국이 우리나라를 침공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결연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라크 학생들은 이라크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미국의 복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 남학생은 후세인 정권을 뒤엎는 게 미국의 공격을 피하는 유일한 방도라는 미국 대학생의 제의를 단호히 일축했다. “내가 여러분의 삶에 간섭할 권리가 없는 것처럼 미국인 여러분도 우리의 삶에 간섭할 권한이 없다.”는 항변이었다. 이 행사는 아랍 TV방송인 아부다비 TV가 마련한 것으로 미국의 중동정책을 다루는 ‘관점’(Viewpoint) 프로그램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 진행자인 제임스 조그비는 워싱턴에 있는 아랍·아메리칸연구소의 창설자이자 소장이며,현재 데이비드슨대학 방문교수로 일하고 있다. 미국측 행사장에는 데이비드슨 대학 학생 125명이 꽉 들어차 임박한 이라크전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자리가 모자라 수백명이 옆방에서 대형 TV로 행사를 지켜볼 정도였다.영어로 진행된 이번 토론엔 이라크 현지에선 대학생 80여명이 참가했다. 이라크와의 전쟁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측 데이비드슨 대학생의 대략 3분의 2가 손을 들었다. 그러나 실제 토론에선 이라크에 대한 공격적 질문이 쏟아져 많은 뒷말을 남겼다.한 학생은 전쟁에 반대하는 미국 학생의 발언 기회가 적었다고 불평했다. 플로리다 출신의 신입생인 크리스텐 아사프는 “우리쪽이 더 공격적이었던 것 같다.”면서 “이라크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제거돼야 할 독재자를 갖고 있다고 말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세인을 제거하는데는 찬성한다는 4학년의 브렌든 후드는 테러전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전세계에 과시하는 과정에서 빚어질 후유증을 걱정했다. 자칫 이라크 국민이나 세계 여론으로부터 역풍을 맞이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백악관측이 이라크 국민이 아니라 후세인을 공격하려는 점을 확실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조그비는 90분간의 양국 대학생간 토론이 끝난 뒤 “서로를 이해하는 데 괴리가 있었다.”고 총평했다. 구본영기자 kby7@
  • 시라크 ‘성공한 도박’ 反戰 목청 높일수록 지지율 상승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인기가 프랑스내에서 연일 상한가이다.정적들마저 그의 이라크전 반대 결단에 갈채를 보낼 정도다.미국에 맞서 10일 이라크전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엔 2차 결의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방침을 천명하면서부터 그의 인기는 더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12일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는 프랑스 국민 10명중 7명이 그의 이라크 관련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시라크가 강경한 이라크전 반대 입장을 밝힐 때마다 대체로 지지율이 상승했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쯤되면 시라크의 대도박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비쳐진다.더욱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세계 외교무대에서의 그의 명망도 한껏 높아진 인상이다.러시아·중국 등이 반전 대열에 속속 가세,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될지도 모른다는 당초 걱정도 덜게 됐다. 최대 야당인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총재도 11일 시라크 대통령이 밝힌 안보리 거부권 행사 입장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사회당 소속 자크 랑 전 장관은 “부시와 빈 라덴은 모두 싸움꾼”이라며 시라크대통령이 취한 입장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도 우파 정치인들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되 대미 관계를 고려해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에 맞서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문제는 이같은 갈채의 뒤안에도 일말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이다.유럽언론들은 시라크가 앞으로 두가지 골치 아픈 일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미국과의 불화와 유럽연합(EU)의 분열로 인해 프랑스가 입을 타격이 그것이다. 미국은 EU를 제외한 프랑스의 최대 수출국이다.지난해 대미 수출물량은 280억달러였다.프랑스제 소비재는 지난해 48억달러 이상이 미국 시장에서 팔렸다.세계 최대 화장품회사인 로레알은 전체 판매량의 30%를 미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다.이라크전이 미국의 구상대로 조기에,그것도 인명피해가 예상보다 적은 가운데 종결될 경우 국제여론의 향배도 문제다.현재로선 국제 여론이 프랑스에 유리하지만,미국·영국과 등을 돌린 마당에 프랑스 기업이 이라크의전후 복구에 제대로 참여할 수 있느냐도 의문이다.현재 프랑스의 60여개 기업이 이라크에 진출해 있다.이 때문인지 시라크 대통령은 10일 TV회견에서도 얼마간 뒤가 켕기는 듯한 모습이었다.그는 “미국과 영국의 군대 파견이 없었다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의 무기사찰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애써 대미 유화 제스처를 썼다. 구본영기자 kby7@
  • 세계 인터넷 언어파괴 ‘몸살’

    ‘문자(텍스트) 메시지’의 확산으로 언어ㆍ문법 파괴 현상이 범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휴대전화와 e메일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상용화되면서 생기는 국제적 조류다. 영국의 BBC방송 인터넷판은 4일 이러한 경향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13세짜리 스코틀랜드 소녀가 학교에 제출한 에세이를 사례로 소개하면서다.한국 10대들의 언어 습관과 닮은꼴이라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소녀의 에세이 중 단어 축약 및 부호사용 용례를 들면 summer→ smmr,before→b4,to go to→2go2,screaming→:-,face to face→FTF 등이다.‘I love New York’이란 네 어절로 구성된 문장은 아예 ‘ILNY’로 단 한 어절로 압축됐다. BBC에 따르면 소녀의 에세이를 받아본 교사는 “내가 본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놀라면서 “페이지마다 ‘상형문자’들로 가득차 있으며,본문 내용을 거의 번역조차 할 수 없었다.”고 개탄했다. 물론 이 추세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국내에서도 이미 컴퓨터 대화방에서 무수한 ‘채팅어’가 생성돼 일상적으로 범람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어솨요(어서 오세요),방가(반가워요),멜(메일),쟈철(지하철),1010235(열렬히 사모해)…. 이는 오래 전에 우리 ‘1020세대’들에게 일상화된 국적불명 유행어들의 일부이다.지난해엔 ‘아’이란 채팅어가 네티즌 사이에 선풍을 일으켰다.글자의 생김새도 낯선데다 발음도 쉽지 않은 이 말은 황당할 때,엽기적일 때,지나치게 웃길 때 쓰는 표현이라고 한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영어문화권의 발상지인 영국 현지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다만 언어 축약과 도형화는 인터넷시대에 보다 빠르고 쉬운 전달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의견은 아직 소수다.BBC 방송은 문자 메시지와 e메일 및 컴퓨터 등이 표준 철자법 등 문법을 망가뜨려온 주범으로 지목했다. 특히 한 사전 출판업자의 말을 인용,“대학생들의 영작능력이 “위기 수준”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그 실례로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에 나오는 ‘to be or not to be(사느냐,죽느냐)’가 ‘2b or not 2b’로 바뀐 경우를 들었다. 구본영기자 kby7@
  • 터키의회, 미군주둔안 부결,이라크, 미사일 6기 추가 파기 부시 이라크전 변수속출 곤혹

    곧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것처럼 비쳐졌던 이라크전을 앞두고 변수가 속출하고 있다.조기 개전을 가로막는 국제여론과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시 정부가 오매불망 기대했던 터키 내 이라크전 투입 미군 주둔 방침도 물거품이 됐다.터키 의회가 주둔안을 부결시켰기 때문이다.더욱이 터키 의회는 미군 주둔 허용안을 재상정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해 미국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이라크 정부도 ‘알 사무드 2’ 미사일 10기를 해체,미국의 공격 명분을 약화시켰다.아랍연맹 22개국 지도자들은 대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기로 이날 결의했다. ●김빼기 나선 이라크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핵심 요구사항 2개를 수용했다.사거리 허용 한도를 초과하는 ‘알 사무드 2’ 미사일 4기를 파기하고 이라크 과학자에 대한 개별 면담 재개를 허용한 것이다. 이라크는 1일 사찰단이 명령한 대로 나머지 미사일 100∼120기의 폐기 일정도 유엔과 합의했다고 정부 대변인이 전했다.실제로 2일 바그다드 근처에서 ‘알 사무드 2’ 미사일 6기를 추가로 파기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일로 예정된 유엔 사찰단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한 이라크 사찰 결과 보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미국·영국·스페인 3국이 제출한 안보리 2차결의안에 대한 프랑스·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명분도 강화시켜 준 셈이다.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이에 대해 “진정한 무장해제를 위한 매우 의미있는 조치”라고 치하했다. ●상호 견제하는 아랍국가들 1일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담장에서 리비아 지도자 카다피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통치자인 압둘라 빈 아델 아지즈 왕세자가 격렬한 설전을 벌였다.이어 압둘라 왕세자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이라크전을 앞둔 아랍권의 분열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삽화다. 물론 정상회담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 반대 ▲미국 주도 이라크 공격 동참 자제 ▲유엔 사찰단에 충분한 시간 부여를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긴 했다.그러나 문제는 결의안이 미군에 기지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조항을 담지 않고있다는 점이다.이라크전을 반대하는 시리아와 레바논 등 반미국가들과 자국 영토에 미군을 수용하고 있는 쿠웨이트와 카타르,바레인 등 친미국가간 어정쩡한 타협의 산물이었다.아랍권의 분열은 미국의 조기 개전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시,“그래도 갈길 간다” 그럼에도 불구,부시 대통령은 1일 주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하겠다고 밝혔다.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도 2일 미·영이 2차 결의안에 대한 안보리 표결을 실시한 직후 그 결과에 상관없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1일 프랑스 RFI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라크 무기사찰에 더 많은 시간을 줄 것”이라고 유화 제스처를 썼다.미 행정부의 고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때문에 이번주 초부터 이라크사태를 둘러싼 막바지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구본영기자 kby7@
  • 이라크전 이번주가 분수령/짙어지는 전운… 외교전도 치열

    미국이 2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새 결의안을 상정함으로써 이라크 상공에 전운이 짙어지는 인상이다.3월 중순 새 결의안에 대한 표결 처리가 예상돼 이번주엔 이라크·미국 등 관련 당사국들의 숨가쁜 외교 각축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3일 새로운 이라크 결의안을 제출한 이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美,무장해제 최종시한 명기 안해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미국이 이날 중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새 결의안의 내용은 매우 간단하고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촉구한) 1차 결의안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결의안은 이라크가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유엔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했으며,위반에 따른 처벌을 받게될 것이라는 2가지 사항을 규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영국 총리 대변인이 다음달 중순 2차 결의안에 대한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크게 틀리지 않는다.”며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한발 물러선 이라크,“미사일 폐기하겠다.” 이라크는 미국의 압박 명분을 완화하기 위한 김빼기에 나서고 있다.이라크 국가사찰위원회 하삼 모하마드 아민 의장은 23일 전략금지 무기인 ‘알 사무드2’ 미사일을 폐기하라는 유엔 사찰단의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를 방문 중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이라크가 유엔의 요구대로 알 사무드2 미사일을 폐기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고 사찰단에 전폭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종전 주장을 거듭한 뒤 새 유엔 결의안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새 유엔 결의안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지난 주말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를 만난 데 이어 25일 시메온 삭스 코부르그 불가리아 총리 등을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프랑스·독일 등 일부 서방국가와시리아를 비롯한 아랍권 국가들이 미국의 입장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미국이 유엔 결의안과 이라크 공격 문제에 있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는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이와 관련,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24일 본에서 회담을 가졌다. ●강경한 미국,“2주 안에 결론낼 것” 전문가들은 미국이 터키 기지 사용 문제를 해결하고 이라크 공격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나 일부 부대 배치 지연으로 이라크 공격 개시일이 3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 중 새 이라크 결의안에 지지입장을 보이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으로,나머지 프랑스·러시아·중국 등은 현재 반대 입장이다.비상임이사국 10개국 가운데 현 단계에서 찬성입장을 밝힌 나라는 스페인과 불가리아 등이다. 미국은 이라크 개전에 새 이라크 결의안이 필수적이지 않다면서,제2차 이라크 결의안 채택이 좌절되더라도 대 이라크 강공을 강력히 밀고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하지만 2차 이라크 결의안이 무산되면 국내 입지 약화는 물론 국제연대 구축에도 중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영기자 kby7@
  • 北 NPT탈퇴 美에 협상요구 초강수 압박

    북한이 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반도 상공의 먹구름이 얼마간 짙어졌다. 북측이 이날 NPT 탈퇴와 핵안전조치협정(Safe guards Agreement) 준수 거부를 선언한 것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긴 하다. 북한은 지난해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한 이후 미국의 ‘선 핵개발 계획 포기' 요구를 거부해 왔다.그러면서 거꾸로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을 끈질기게 요구하며 단계적으로 대응수위를 높여 왔다.미국의 대북 중유지원 제공 중단을 내세워 이미 핵동결 해제 및 핵시설재가동을 선언했고,동결된 핵시설의 봉인에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원까지 추방했던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북한이 이 시점에서 이같은 초강수를 들고 나온 배경이 궁금하다. 이에 대해선 한반도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다만 북한의 이번 카드가 대미 압박 수위를 한껏 높인 뒤 그 연장선상에서 무엇인가를 도모하려는데 의도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북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Brinkmanship)이라는 것이다.국제적 고립과 경제난이라는 이중고속의 북한당국이 체제의 사활을 건 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같은 극한 전술의 최종 노림수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일단은 국제사회와의 정면 대결보다는 미국과의 협상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북한이 ‘정부성명'에서 비록 NPT에서 탈퇴하지만 “핵무기를 만들 의사는 없다.”며 퇴로를 열어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북한이 카드를 빼든 시점의 절묘함도 협상촉진용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미국이 이라크문제에 매달려 대북 강공을 구사하기 힘든 상황인데다 남한의 정권 교체기라는 점을 북한이 감안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측이 “현단계에서 우리의 핵활동은 오직 전력생산을 비롯한 평화적 목적에 국한될 것”이라고 극구 강조한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사실 미국의 대북 중유제공 지원 중단으로 엄동설한을 나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전력문제가 이만저만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그런 만큼 차제에 전력문제를 이슈화,미국에 협상을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북한은 이날 양동전술을 구사했다.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의 정무 담당 외교관은 “미국이 중유 공급을 재개한다면 (NPT 탈퇴를)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번 사태로 북핵문제 해결의 시간이 오히려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러나 반드시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북한의 강공이 미국의 양보보다는 MD(미사일방어체제) 구축 등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세계경영전략의 빌미가 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이번 ‘자위적 조치'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궁극적으로 북한체제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구본영기자 kby7@kdaily.com ★정부 반응-'안보리 회부' 대책 착수 10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 선언이란 초강수에 정부 당국은 ‘허를 찔린’ 표정이다.정부는 그동안 북핵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며 북한의 극단적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쳐왔고,최근엔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 등에서 미국의 대북 강경입장을 어느 정도 완화시켰다고 자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북한의 NPT 탈퇴 선언에는 미국과의 협상을 이끌어 내기 위한 포석도 깔린 것으로 진단하고,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때라고 보고 있다.대미 핵특사뿐만 아니라 대북 특사 파견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북한의 NPT탈퇴 선언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남북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NPT 탈퇴의사를 밝히긴 했지만,‘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미국이 원하는 검증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측 성명이 미국의 요구대로 ‘핵포기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외교부 당국자는 “핵개발을 하지 않겠다면서 이를 감시할 체제를 이미 벗어던진 것은 모순되며,NPT 탈퇴와 전력생산 주장은 무관하다.”고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일단 정부는 남북 대화를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서울에서 열리는 제9차 남북장관급 회담도 북한이 수정 제의한 21∼24일을 그대로 받아들여 북측을 상대로 핵포기 설득 작업을 해나가는 한편,북측의 핵심 의도를 파악,대처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러 등 주변국을 통해 북한의 NPT 탈퇴 복귀를 설득하고,미측에 대해선 북한이 초강수를 띄운 속뜻을 설명할 계획이라는 게 정부관계자의 전언이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의 NPT 탈퇴선언으로 북핵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도 나섰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도 극단적인 북핵위기의 고조를 피하고 싶다는 뜻을 남겨 뒀기 때문에 대화를 통한 해결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NPT 탈퇴가 최근 운신의 폭을 넓혀온 미 행정부내 온건파의 입지가 아예 없어질 상황으로 연결될 수도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대한포럼]대선과 인터넷 반달리즘

    인류 문화사에서 상대 문화의 씨를 말리려는 시도가 간헐적으로 있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벌어진 현상이었다. 지난 5세기 중엽 로마를 침공한 반달족들이 로마의 거리를 초토화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같은 세기 초반 원래 게르만 민족의 일파였던 이들은 핀족에쫓겨 카르타고로 간 뒤 그리스문명도 닥치는 대로 파괴한다. 문화·예술 파괴를 일컫는 반달리즘(Vandalism)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비롯된다.넓게 보면 중국 진시황의 분서갱유도 이에 해당된다.사상이나 문화의다양성을 한치도 인정하지 않고 말살하려 했다는 점에서다. 재작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이 이슬람 문화에 반한다는 이유로 카불국립박물관의 소장품과 바미얀 석불을 산산조각낸 행위도 반달리즘의 극명한 사례다. 막가파식 섬뜩한 막말이 난무하는 우리네 선거판에서도 반달리즘이 횡행하고 있다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상대방의 존립기반이나 시각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수준을 넘어 아예 깡그리 부정하려는 태도야말로 반달리즘의 본질적 속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터넷상에서 사이버부대를 동원한 각 후보진영간 비방전은 가히 목불인견이다.전자공간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뉴미디어로서 인터넷의 본령인쌍방향 통신과는 거리가 한참 먼 일방적 매도만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각 후보진영 또는 그들의 지지자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상의 비방전은 부동층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내거나 설득하려는 단계를 넘어선 느낌이다.숫제 상대를 제압해 무릎을 꿇리려는 기세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쳐진 강혜련교수와 노사모 전 회장인 명계남씨가 상대측 후보지지자 또는 지지기반을 비판하다 곤욕을 치렀다.이른바 ‘호남 후세인론’과 ‘종자론’을 폈다가 상대당으로부터 매서운 역공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공수(攻守)가 분명하게 눈에 보인다는 점에서 온라인상의 비방전보다 폐해는 적을 수도 있다.반론이라도 펼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서다.모후보의 찬조연설을 한 K의원의 홈페이지가 그 다음날 익명의 네티즌들의 욕설로 속절없이 쑥대밭이 된 사실과 비교해 보면 그렇다는얘기다. 일찍이 캐나다의 문명론자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 그 자체가 곧 메시지다.’라고 갈파했다.인터넷은 쌍방향이라는 특장을 살릴 때만이 제대로 된 뉴미디어로 자리매김된다는 함의인 셈이다.바로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상의 일방통행식 욕설비방은 ‘인터넷 반달리즘’과 다름없다. 어쨌든 이번 선거판의 사이버 테러는 여간 볼썽사나운 게 아니다.전쟁을 치른 남북간에도 주적(主敵) 개념을 없애고 화해를 추구하자는 마당인데 대선후보 지지패끼리 막가파식 ‘테러’를 해서야 되겠는가. 그러나 5년 집권이라는 떡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상황에서 각 후보의 추종자들에게 새삼 금도를 보이라고 요구해도 소용이 없어 보인다.사각의 정글보다 더 거친 ‘전부 아니면 전무’식 선거전에 혈안이 된 이들에게 벨트라인 아래를 치는 일을 자제하기를 기대하기는 이미 글렀는지도 모르겠다.이들에게“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는 않지만,그런 말을 할 권리는 죽을 때까지 옹호하겠다.”는 볼테르의 경구를 들려줘도 쇠귀에 경 읽기일 것 같다. 아무래도 유권자들이 본때를 보여주는 것 이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을 듯싶다. 이유야 어떠하든 후보 검증 차원의 폭로가 아니라 상대의 존재가치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후보,공개적 비판이 아니라 비열하게 얼굴을 감춘 채 사이버상에서 저주를 퍼붓는 후보진영에는 표를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구본영 정치팀 차장 kby7@
  • JP “이인제 자민련 입당” 이인제 “아직 진로 유보”

    민주당을 탈당한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자민련에 입당한다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2일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마포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입당 의사를)그전에 들었지만 어제 비로소 결심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 당에 오는 것을따뜻하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자민련 당직자들은 이와 관련해 이인제 의원이 이날 오후 민주당을 탈당한중부권 출신 의원 3∼4명과 함께 입당할 것이라고 밝혔으나,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아직 어떤 결정도 하고 있지 않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재는 이어 대선후보 지지와 관련,“당 정비 후 총의를 물어 부족하지만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제,“이번 대선을 보·혁구도의 초기단계로 보는데 싫든 좋든 그런 구도로 가기 시작했고 자민련이 거기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당 체제 정비 후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한편 이인제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자민련에 동반 입당하려는 탈당 의원들과 만나 입당문제를논의했으나,대상의원 1∼2명이 소극적인입장을 취함으로써 입당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영기자 kby7@
  • JP, 이번엔 어디로…/도미노 탈당 시름잊고 모처럼 희색

    2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의 얼굴이 모처럼 펴졌다.적어도 기자는 그렇게 느꼈다. 그동안 자민련의 탈당 도미노를 겪으면서 짓던 표정과는 사뭇 달랐다.자민련 입장에선 오랜만에 맞이하는 ‘덧셈정치’인 때문일까.민주당을 탈당한이인제(李仁濟) 의원의 입당을 예고하는 그의 목소리엔 힘이 실려 있었다. 이인제 의원이 총재를 맡게 되면 정계를 은퇴할 것이냐는 식으로 떠보자 “내가 왜 은퇴하나.”라고 단호히 일축했다.그러면서 “후생들이 올라오는 것을 격려할 것이다.”라는 말도 덧붙였다.그가 정치적 고비마다 미국의 시인프로스트의 시구를 인용해 되뇌던 “잠들기 전에 몇 마일 더 가겠다.”는 태도 그대로였다. 그러나 여전히 궁금증은 남았다.대통령후보를 내지 않은 ‘불임(不姙)’정당으로서 자민련이 이번 대선에서 어느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이에 대해서 JP는 “솔직히 나 자신도 아직 대상을 못 정했다.대상들이 마음에 안 찬다.”고 연막을 피웠다. 그러면서도 “지지선언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엔 “그렇다.”라고 전제하면서,“그런데 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듣기에 따라서 양강구도인 이번 대선판에서 어느후보로부터 보다 강력한 ‘러브콜’을 기다리겠다는 뜻처럼 들렸다. JP의 이같은 ‘안개 행보’의 종착점이 어디일지에 대해선 자민련 의원들의 의견조차 엇갈린다.다만 한 지역구 의원은 “지구당 청년당원들의 다수 의견”이라며 이회창 후보 지지를 예고했다.정작 이인제 의원은 이날 자민련입당에 유보적 입장을 밝혔지만,결국엔 그가 총재직을 맡은 뒤 이회창 후보지지를 함께 선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JP의 ‘남은 몇 마일’에 대해 섣부른 예단은 금물인지도 모른다.무엇보다 대선 판도가 아직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JP는 언제나이기는 쪽에 베팅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구본영기자 kby7@
  • 대한매일 대선취재단 가동

    대한매일은 제16대 대통령선거 D-30일을 맞아 특별취재단을 구성,19일부터 투표일인 12월19일까지 한달간 본격 운영합니다. 본사와 전국의 지방취재진 80명으로 구성된 특별취재단은 각 후보와 정당의 선거운동 및 투개표 결과 등을 현장에서 입체적으로 취재,신속·정확하고 공정하게 보도할 계획입니다.특히 이번 대선은 명실상부한 미디어선거의 효시인 만큼 TV합동토론회는 물론 각 후보들의 정책공약을 세밀하게 분석,유권자들이 올바르고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깨끗하고 돈 안드는 새로운 정치문화의 착근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각오입니다.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 취재단 명단 ◇단장 최태환 부국장 ◇부단장 이목희(정치팀장)임태순(사회교육팀장)김주혁(전국팀장)송기석(사진팀장) ◇본부 한종태(반장) 이춘규 곽태헌 노주석 정기홍 박정현 최광숙 박현갑 김수정 박찬구 조승진 이종락 김성수 이순녀 김상연 김미경 박록삼 장세훈 이두걸 ◇서울 구본영(반장) 김민수 진경호 김경운 최용규 이동구 조덕현 송한수 이지운 강충식 조현석 김재천 장택동 이창구 구혜영 박정경 류길상 이영표 유영규 홍원상 조태성 윤창수 오석영 이세영 황장석 홍지민 박지연 ◇경기·인천 한만교(반장) 윤상돈 김병철 김학준 ◇강원·충청 조한종(반장) 이천열 ◇광주·전남북 임송학(반장) 최치봉 남기창 ◇대구·경북 한찬규(반장) 김상화 황경근 ◇부산·울산·경남 이정규(반장) 김정한 강원식 ◇제주 김영주(반장) 전광삼 ◇사진취재반 유재림(반장) 오정식 이종원 최해국 남상인 강성남 김명국 손원천 이언탁 한준규 안주영 도준석 ◇부정선거 고발창구 서울 중구 태평로1가 25번지 대한매일신보사 편집국.전화:(02)2000-9151(정치팀) 9171(사회교육팀) 9184(전국팀) 팩스:(02)2000-9159, 9179, 9189 e메일:jthan@
  • 北核 파문/ ‘한반도 전문가’ 긴급좌담 “北 核개발 시인 득보다 실”

    북한이 미국의 켈리 특사에게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함에 따라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임은 물론이다.18일 오전 대한매일은 조명철(趙明哲)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용(金光庸) 한양대 교수와 함께 긴급좌담회를 갖고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미국의 대응과 북한의 경제관리개선조치 등 북한의 개혁·개방에 미칠 영향,향후 남북관계 전망 등을 집중 점검했다.사회는 본지 정치팀 구본영(具本永) 차장이 맡았다. ◆사회-그동안 북한은 핵과 관련,‘시인도,부인도 하지 않는’ 입장이었다.이번에 갑자기 핵개발 프로그램이 있음을 인정한 의도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김광용 교수-북한이 핵개발을 시인한 의도는 두가지로 가정해 볼 수 있다.먼저 소극적 측면에서 미국이 부인할 수 없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했기 때문에 시인했다고 볼 수 있다.적극적 측면에서는 미국과의 당면 문제 일괄 타결을 위해 일부러 제기했을 수 있다. 하지만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한다.소극적 전략은 북한이 핵 사찰을 통해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 그만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적다.또한 미국의 입장에서는 핵문제를 빅딜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별로 없다.그래서 북의 핵문제 시인은 향후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자충수 또는 위험한 전략으로 보인다.정확한 북쪽 대응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조명철 연구위원-먼저 북한이 지난 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뤘던 상황을 잘 봐야 한다.북한은 미국과 제네바 합의를 통해 당면한 세계적 고립,경제난 해결을 위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다.그러나 지금까지 미국의 경제 제재도 풀리지 않았고 이에 따라 내부 경제난도 해결되지 않았으며 2003년 완공돼야할 경수로 건설 사업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초기 목표의 실패다. 북한에는 다른 대책이 필요했다.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본과 서방 국가들이 주저하는 상황에서 외부로부터의 지원과 투자나 교역 확대는 결국 미국과 관계 개선에 달려있다고 파악한 것이다.하지만 미국이 적극적 대화의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유도하기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미국이 북한에 평화적 환경만 제공해주면 북한 역시 핵무기에 대한 위협을 확실하게 제거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사회-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향후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관건인 것 같다.이에 따라 한반도에 전쟁의 위기가 올지,평화적 해결이 가능할지 달려 있는 것 같다. ◆김 교수-미국은 북한의 핵 개발 시인에 대해 충격을 받은 상태로 보인다.아직 정확한 대응책이 결정되지 않았을 것이다.일단 처음부터 강압책으로 나갈 것이다.하지만 쉽게 행동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미국으로서는 대단히 유리한 상황이다.미국의 예상보다 앞서 나가는 남·북,북·일 관계를 제어할 수 있고 동북아에 미국의 개입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미국으로서는 에이스 카드를 잡은 셈이다.무력을 사용할 가능성도 높다. ◆조 위원-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김 교수가 얘기한 대로 이라크를 대하는 방식대로 강압적으로 해결하는 방식과 또 다른 하나는 현실적인 상황을 보며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것이다. 하지만 첫번째 가정은 북한이 이라크와 여러측면에서 다른 데다 남한 국민중 그 누구도 전쟁은 원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쉽게 택할지는 의문이다.미국은 결국 두번째 시나리오대로 갈 것으로 본다.이는 부시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하는 중에서도 ‘대화와 평화’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이런 측면에서 볼 때는 당장에는 격노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핵무기 제거에 초점이 맞춰지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극적인 타결을 만들어내는 시나리오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북한이 최근 취하고 있는 ‘7·1경제관리개선조치’ 또는 신의주 특구 개발 등 경제적 개혁,개방 움직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조 위원-최근 급격한 변화의 핵심은 국가 재건이고 그 핵심은 경제 재건이다.또한 이 경제 개혁의 목적은 현 체제를 버리고 자본주의화하는 것이 아니고 체제의 역할과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이를 위한 선결 조건은 개방,즉 국외의 투자와 자본 유치다.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아무리 개혁·개방을 하려 해도 그 속도를 조절하는 열쇠를 적극적 의지가없는 미국이 쥐고 있다는 데 있다. 결국 미국이 체제를 건드리지 않는 한도내에서 북·미관계에 접근해야지 체제를 내놓으라는 식으로 북한이 받아들인다면 문제는 계속 꼬이게 된다.이는 모든 서방 국가들도 충고하는 내용이다.미국 역시 유관국가들의 의사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만큼 평화적인 해결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김 교수-결국 북이 이번 문제에 대해 어떻게 나오느냐에 북 경제 정책의 성공 여부도 달려 있다.제네바 합의 때와 다르다.이번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직접 시인했다. 결국 신의주에는 외국 자본이 들어와야 하는데 핵문제 해결전까지 동결될 수밖에 없다.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야심찬 의욕이 사라질 수도 있다. 북한이 경제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핵사찰 등을 완전히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북한 정권에는 너무 위험한 선택이기 때문이다.결국 이러한 북한에 미국이 어떤 정책을 선택할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회-제네바 합의는 생명력을 갖고 존속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또 대북 경수로 건설 사업의 진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인데. ◆김 교수-제네바 합의는 사실상 깨졌다.당분간 경수로 건설 등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미국이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 위원-지금은 94년보다 긍적적인 상태다. 당시의 북한 핵 문제는 한·미가 동일한 대상이었지만 현재는 미국만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간 마찰에서도 남한은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이것은 최근 몇년새 이루어낸 대북정책의 성과라 할 수 있다.신의주 특구 또는 경수로사업의 진척은 당장은 막히겠지만 결국 잘 풀릴 가능성이 높다. ◆사회-북·일 수교가 급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문제로 북·일 관계는 물론 전체적인 동북아 정세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조 위원-세계정치구도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도 미국의 주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북·일의 관계 개선도 과거청산과 함께 ‘동북아 평화보장’이라는 중요한 내용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핵과 미사일의 문제는 북·미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정하는 부분이있다.북·미간 합의가 잘 안될 것이기 때문에 일본이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결국 일본은 미국과 함께 움직인다.때문에 북·일관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동북아 경제활성화 문제가 정치안보 질서의 측면과 함께 가야 될 상황이 됐다.평화정착의 문제가 동북아 정세속에서 핵심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김 교수-북·일 대화가 조만간 깨질 것이라는 게 일본 내부의 분위기다.당장 이달 28일에 예정된 북·일간 회의조차 북한 핵으로 초점이 맞춰졌을 때 북·일 관계 개선 역시 좌초될 수밖에 없다.일본의 우파들 역시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북한핵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에는 북일 수교협상도 중단될 수 밖에 없다. 또 북·중관계가 이상 징후를 보인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관측이다.또 중국이 양빈 신의주특구장관을 구속시키는 것을 보면서(핵문제 때문에)‘중국이 김정일 위원장을 버릴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일관된 화해와 협력정책으로 순항해오던 남북관계가 이번 일로 암초를 만나게 됐는데 남북 관계에 미칠 파장과 바람직한 우리의 북한 핵문제 접근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김 교수-남남 갈등이 최대 현안이다.이번 북한 핵 문제로 대북관을 갈등·대립으로 보는 시각이 지역감정이라는 촉진제를 통해 더욱 커져 갈 것이다.‘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국민들이 가지고 있다.이는 현 정부의 햇볕정책이 가지고 있는 한계다.정부는 대북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하겠지만 일정 정도의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또 정부가 북한에 이 문제의 해명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과거처럼 ‘남쪽과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이때 햇볕정책을 계속해 나갈 명분 유지가 힘들어진다.이번 대선에서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결국 북핵 문제 해결 없이 남북 관계의 진전은 요원하다. ◆조 위원-북한의 문제는 우리의 생존과 관련있는 문제다.그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끝장을 내야할지,시간이 걸리고 원칙에 다소 양보가 있을지라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을지 잘 선택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당면한 문제는 핵문제만이 아니다.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도 북한의 생존,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한 지원,북한의 개방·민주화를 유도해야할 과제 등 아주 많다.이런 것들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한반도 평화를 이뤄낸 소중한 성과를 부정하는 쪽으로 대북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핵문제를 포함해 평화 문제 등 대북 정책에 대해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는 됐다. ◆사회-마지막으로 관련 국가들이 취해야 할 가장 바람직한 입장이 무엇인지 밝혀달라. ◆조 위원-북한은 최근의 힘든 상황에서 체제 수호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 된다.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한다.미국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써야 할 때가 됐다.국내 강경 여론에만 의존하지 말고 동북아지역의 특성,국제사회의 여론에 귀기울이면서 다양한 대북 정책을 구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이번 북한 핵 문제 때문에 미국의 전선이 이라크,인도네시아에서 북한까지 확대됐다는 것은 미국에 있어서는 위기다.반면 ‘악의 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부시의 일방주의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해 준 꼴이다.한 민족이라는 관점에서 지금은 북한에는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다.따라서 북한은 미국의 입장을 잘 감안해 지금의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정리 박록삼 이두걸기자youngtan@
  • ‘대∼한매일’에 또한번 놀랐다

    대한매일이 19일자 제호를 ‘대∼한매일’로 표기한 사실이 각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신선하다,충격적이다.파격적이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다소 가볍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으나 소수였다. 본지는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18일 저녁 이탈리아를 꺾고 8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이룩하자 서울판에서 이같이 제호를 표기했다.불가능할 것만 같던 위업을 이룬 사실을 극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파격적인 편집을 시도한 것이다.‘붉은악마’의 응원구호인 ‘대∼한민국’의 운율에서 착안한 것임은 물론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정가에서는 19일 아침 주요 화제가 될 만큼 상당한 반향이 나왔다.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대단히 파격적인 제호”라면서 “앞으로도 대∼한매일로 가는 거냐.”는 등 관심을 표명했다.한나라당 관계자도 “월드컵기간 중에만 시도하는 게 좋을 것”이라면서 “역(逆)발상,상식파괴의 노력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아이디어”라는 등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 및 과천청사 등 관가에서도 잔잔한 파장을일으켰다.금융감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아침 간부회의 때 대변인이 대한매일 1면을 보여주자 이근영(李瑾榮) 위원장 등 모두가 폭소를 터뜨렸다.”고 귀띔했다.정부중앙청사의 한 관계자는 “월드컵 때문에 대한매일 인지도가 높아졌다.”면서 “대한매일이 19일자 제호를 ‘대∼한매일’로 한 이유를 독자에게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충고했다. 업계에서도 대체로 좋은 반응이었다.에쓰오일의 강신기 홍보부장은 “제호에 이처럼 월드컵 승리분위기를 살린 발상이 대단하다.”면서 “(사내에서)아침부터 화제에 올랐고,산뜻하다는 반응들이었다.”고 전했다.삼성구조조정본부의 한 관계자도“신선했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신문 등 일부 외신들도 대한매일 제호변화 관련 취재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구본영기자 kby7@
  • 대한매일 선거보도 준칙

    대한매일은 제3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와 제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선거보도준칙을 마련,실천에 들어갑니다. 준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 또는 불리한 기사를 의도적으로 작성하거나 편집하지 않는다.모든 기사와 사진은 뉴스로서의 가치 판단 기준에 따라 게재하며 불편부당의 원칙을 견지한다. 정당과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면밀히비교·분석해 양대 선거가 ‘정책 선거’가 되도록 유도한다.일과성 보도와 흥미위주의 보도는 자제하고,이슈 중심으로 쟁점을 심도있게 취재 보도한다.선심성 공약 남발을막기 위해 공약은 전문가의 분석을 거쳐 실현 가능성과 예산 집행의 효율성,우선순위 등에 초점을 맞춰 보도한다. 후보들의 공직관 학력 경력 병역 납세재산 전과 등 자질 검증 요소를 토대로 후보들의 도덕성을 철저하게 검증하며 모든 후보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부패의 온상이 된 친인척 관리에 대한 구체적 방안과 의지도검증 대상에 포함한다. 지역감정 또는 지역 정서를 부추기는 각정당의 발표나 후보의 발언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가하며,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지역간 대립구도에 대해서는 사실 자체는 보도하되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보도한다.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는 금권 선거실태를 끝까지 추적 보도한다.근거없는 폭로나 비방,흑색선전이 여과없이 보도됨으로써 선거 판세가 영향을 받지않도록 유의하며,사실 여부를 따져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 선거 후 공약의 실천 여부를 추적 보도한다.공약을 실천하지 않거나 말을 바꾸는지 꾸준히 점검한다. 정치 개혁을주장하는 신진 세력과 사회적 소수자 그룹,여성계의 주장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새로운 정치 리더십과 정치 문화의창출에 이바지한다.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설정한 의제는 물론 유권자가 제기하는 의제를 선정,이에 대한 정당과후보자의 정책을 검증함으로써 유권자에게 판단자료를 제공한다. ■특별취재단 명단 ◆단장 이건영 사회교육 에디터 ◆기획총괄 김인철(공공정책팀장) 이목희(정치〃) 임태순(사회〃) 김주혁(전국〃) 홍성추(기획취재〃) 송기석(사진〃) 오풍연 구본영(정치팀 차장) 윤청석(전국팀 〃 부장급) ◆서울 김용수 곽태헌 김민수 이춘규(이상 차장급) 진경호 최용규 박현갑 조승진 조덕현 이동구 김상연 이지운 전영우 최여경 홍원상(기자) ◆인천·경기 윤상돈 김병철(이상 차장급) 김학준(기자) ◆대전·충청·강원 이천열 조한종(기자) ◆광주·호남·제주 김영주(부장급) 임송학 유진상(이상차장급) 최치봉 남기창(기자) ◆부산·울산·경남 이정규(부장급) 김정한 정기홍(이상차장급) 강원식(기자) ◆대구·경북 한찬규(차장급) 황경근 김상화(기자) ◆사진 오정식 최해국 남상인 강성남(이상 차장급) 한준규(기자) ◆기동취재 박찬구(반장) 조현석 이창구 이영표 구혜영윤창수(기자)
  • [데스크 시각] ‘下山길 징크스’어떻게 깰까

    전문 등반가는 아니더라도 산을 즐겨 찾는 사람은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어렵다는 것을 안다. 더욱이 악천후 상황에서는 등산보다 하산이 몇 곱절 위험하다.하산길에 눈비라도 만나면 실족의 위험이 그만큼 커지는까닭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말 곤경을 곱씹어 보면 인간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16일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의 셋째 아들 홍걸씨가 검찰에 출두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더욱 그러한 생각이 든다. 굳이 이승만(李承晩)·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말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바로 전임자였던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도 5년 전 이맘때 구속된 차남 현철씨 문제로 임기말에 몇 차례나 대국민 사과를 하는 수모를 겪지않았던가. 5년 주기로 징크스처럼 되풀이되는 최근 대통령들의 ‘위험한 하산’을 지켜보기란 여간 씁쓸한 일이 아니다.하물며 당사자들의 참담한 심경을 제3자가 가늠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아들 문제가 불거진 이후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성경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고 있다는보도에서 김대중 대통령 내외의 절박한 심정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오죽했으면 자존심 강하기로는 DJ 못지 않을 YS도 퇴임후 “영광의 시간은 짧고 고뇌의 기간은 길었다.”고 토로했을까 싶다. 사실 국민의 정부 주역들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한다면 국가부도 사태에 이른 나라를 혼신의 힘을 다해 일으켜 세웠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듯해 야속한 느낌도 없지 않을 것 같다.게다가 대통령이 탈당하는데도 여당에서마저 말리는 시늉조차 않았으니 염량세태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종선여등(從善如登),종악여붕(從惡如崩)’이라는옛말이 있다.덕을 쌓는 일은 산에 오르기만큼 지난하지만,나쁜 일을 좇다가 그르치기란 눈사태로 무너지는 것처럼 순식간이라는 뜻이니,이보다 더 좋은 비유도 없다. 물론 국민의 정부가 공은 공대로,과는 과대로 재평가될 날은 언제가는 올 것이다.그러나 그것은 역사의 몫이다.이 시점에서 청와대가 할 일은 안전한 하산을 준비하는 것이다. 까닭에 환란극복 등 공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는데‘여론이 몰아세우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거나 ‘검찰이 너무 몰아붙인다.’는 식으로 사태의 본질을 잘못 읽어서는 안된다는생각이다.역대 어느 정권인들 처음부터 비리로 욕먹을 일을자초하려 했겠는가. 따라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범여권 내부의 경보장치가 일찌감치 고장났기 때문으로 봐야 옳을 것이다.그것은 결국 인사관리의 편협함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이 정부가 각종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근본적 원인도 공조직보다는 “형님,아우”하는 측근과 비선라인에 의존하는 일이 잦아진 데서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쓴소리보다는 ‘입안의 혀’처럼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인사들이 많아서야 ‘견제와 균형’인들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사정이 이럴진대 국민의 정부가 임기말의 위기를 탈출하려면 각종 정보가 비선라인에 몰렸던 악습을 털어내고 정부 각 부처와 공조직에 힘을 실어주며 정도(正道)를 다시 걷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잘못을 고치기로만 한다면야 너무 늦었다는 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그것이야말로 대권을 꿈꾸는이회창(李會昌)·노무현(盧武鉉) 두 후보도 미리 가슴 깊이새겨둬야 할 대목인 듯싶다. ▲구본영 정치팀차장 kby7@
  • 총리실 “경사났네”

    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은 지난 5일 유정석(柳正錫) 전 총괄조정관이 해양수산부차관으로 승진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승진 및 전보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1년전까지만해도 “인사가 안풀려 갑갑하다.”며 인사적체 현상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인사가 많다보니 정신이 없다.”는 즐거운 비명이 나올 정도다.일부에서는 “승진이 빠를수록퇴직이 앞당겨 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급 인사에서 총괄조정관에 정강정(鄭剛正) 전 규제개혁조정관이 자리 이동을 했다.박원출(朴元出) 전 심사평가조정관이 수질개선기획단 부단장으로 옮기면서 이형규(李亨奎) 전 사회문화조정관이 그 자리를 맡았다. 사회문화조정관 자리는 최경수(崔慶洙) 전 기획심의관이승진했고 행시 22회 출신인 박기종(朴琦鍾) 전 외교안보심의관도 승진,규제개혁조정관을 차지해 부러움을 샀다. 국장급 자리도 연쇄적으로 이동이 불가피해 8명의 자리가 뒤바뀌었다.박철곤(朴鐵坤)씨가 복지노동심의관,구본영(具本榮)씨는 일반행정심의관,김춘선(金春善)씨는 재경금융심의관으로 자리를 옮겼다.산업자원부 출신 이기섭(李起燮)씨는 농수산건설심의관,최종만(崔鐘晩)씨는 외교안보심의관으로 옮겼다. 또 기획심의관으로 발령이 났던 박남훈(朴南薰) 국장이 1주일도 채 안돼 청와대 비서실 정책비서관으로 가게 되자유종상(兪宗相) 전 심사평가1심의관이 기획심의관 자리를맡았다.심사평가1심의관에는 산업심의관으로 발령을 받았던 김석민(金錫民)씨가 며칠도 안돼 다시 자리를 이동했다. 전홍(全弘)·신정수(申正秀) 과장도 국장급 자리가 비면서 연구지원심의관,안전관리개선기획단 부단장으로 승진,임명됐다. 최광숙기자 bori@
  • [실패 대탐구] 제3부 실패자산을 공유하자(1)불행한 다리 성수대교

    지난 94년 10월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는 ‘총체적 실패’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고를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붕괴를 사전에 알수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 둘째,다리 건설 결정과 수주업체 선정 과정에 정치권이 개입해 공사대금에서 거액을 정치자금으로 빼내갔다. 안전관리 담당자들의 무지와 무신경은 32명의 목숨을 희생시켰고,정치인들은 정치자금과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맞바꿨다. [무심코 넘긴 붕괴의 증후] 성수대교는 무너지기 2년 전부터 붕괴의 증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92년 최초의 증후를 목격한 사람들은 이 곳을 자주 운행했던 택시 운전기사들이었다. 다리 상판의 연결부위에서 뒤틀림과 침하 현상을 발견해 서울시에 신고했다. 당시 성수대교 관리는 서울시 산하 동부건설사업소가 맡고 있었다. 신고를 접수한 사업소는 응급조치로 주저앉은 상판 연결 부위에 브래킷(철제 받침대)을 설치한 것이 고작이었다. 명백한 붕괴위험을 안고 있었지만 전문가 그룹에 안전진단을 의뢰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리 상판의 뒤틀림과 침하 현상은 성수대교의 경우 치명적인 것이었다. 교량 전문가인 이태식(李泰植) 한양대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자.“다리가 차량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상판과 상판을 연결하는 핀이 손상된 것입니다. 특히 성수대교는 전쟁 발생에 대비해 손쉽게 폭파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때문에 준공후 다른 형태의 다리에 비해 훨씬 세심한 유지관리가 필요했습니다. 이런 설계상의 특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시됐습니다.성수대교의 경우 상판의 뒤틀림과 침하는 심각한 붕괴 위험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그러나 아무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업소측은 지휘계통에 따른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부패한 정치가 만든 불행한 다리] 김학재(金學載)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성수대교가 건설된 지난 70년대만 해도 시청에 집권당의 재정분실이 설치돼 있었다.”면서 “당시 집권당인 공화당에서 상근 직원을 두고 시가 발주하는 각종 공사를 업체별로 배분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낙점을 받은 건설업체는 수주의대가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헌납하는 것이 당시 대형 관급건설공사의 관행이었다. 정치권의 부패구조가 공사의 향방을 좌지우지했으며 이렇게 빼먹은 정치자금이 결국 시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부실공사를낳았다는 설명이다. [동아건설이 한강 다리를?] 이런 배경으로 동아건설이 시공업체로 낙점됐다. 그러나 동아건설은 그때까지 농지정리사업을 주로 하던 업체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한강 다리를 시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잠실철교 가설공사 등에 관여했던 K(54)씨는 “동아건설을 시공업체로 선정한 것은 누가 봐도 무리한 결정이었다. 설계도,시공도 엉망이었으나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그때의 분위기를 전했다. [타당성 조사도, 감리도 없었다] 이후 공사의 진행과정과 안전관리 면에서도 성수대교는 ‘실패한 관급공사’의 전형이었다.대규모 건설공사에서는 필수 과정인 타당성 조사 조차 없이 설계도면부터 그린 것이 성수대교다. 성수대교의 공사 진행과정을 지난해 12월23일 개통된 가양대교와 비교해 보자.성수대교가안고 있었던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94년 착공해 7년 만에 개통된 가양대교는 ‘타당성조사→기본설계→실시설계→설계감리→착공(상주 감리)→준공→유지관리’라는 7단계의 정상 수순을 밟았다. 반면 성수대교는 ‘기본 및 실시설계→착공(감리 없음)→준공’의 3단계만으로 모든 공정이 마무리됐다. 이는 다리 건설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타당성 조사와 준공후의 유지관리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본설계와 실시설계가 분리·시행되지 않았으며,설계 및 시공에 대한 감리절차는 모두 생략됐다. 객관적 검증절차인 타당성조사는 고위층의 구두 지시로 대체됐다. [안전진단요? 그런 거 몰랐어요]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 정동진(丁東鎭) 교량관리부장은 “구조물이 한번 세워지면 붕괴되든, 헐어내든 없어질 때까지 치료는 고사하고 진료 한번 못받고 방치했던 게 당시의 관급공사 관리의 관행이었다.”고 말했다. 성수대교는 애당초 준공 후의 유지관리라는 개념이 없이 시작된 공사였기 때문에 사후 안전관리문제가 전혀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부터 준공 후의 유지관리를 감안해 기획된 가양대교와는 달리 성수대교는 준공 당시 안전검사 요원들의 접근 통로조차 확보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준공후 무너질 때까지 15년여 동안 단 한차례의 안전진단도 받지 않았다. 대다수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는 해묵은 사고를 다시 들춰보는 것은 여러 사람의 사소한 실패가 모이면 얼마나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지난 79년 한강의 11번째 다리로 가설된 성수대교는 ‘용서할 수 없는 실패’의 전범(典範)으로 역사에 남아 있다. 특별취재반 yeomjs@ ■日정부, 세계 첫 DB화.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과학기술청(현 문부과학성)은 지난 2000년 8월 ‘실패지식활용 연구회’를 발족시켰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의 아들인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당시 과기청장관이 실패학의 권위자인 하타무라 요타로(畑村洋太郞) 교수에게 자문을 받아 국가 예산을 투입,실패 지식을 체계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히타치(日立)제작소·도시바(東芝)·후지쓰(富士通)등 일본 초일류 기업의 현장 책임자와 경영자,도쿄대·게이오(慶應)대의 학자,정부 관계자 등 20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1년 동안 8차례의 회의와 미국 현지조사를 거쳐 ‘실패지식 활용연구회 보고서’를 냈다. 이 연구회는 현재는 ‘실패정보 수집위원회’로 이름을 바꾸어 활동하고 있다. 2005년까지 15억엔(약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기계·재료 등 분야별로 실패 사례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marry01@ ■김학재 서울시 부시장. 김학재(金學載) 서울시 제2부시장은 “성수대교야말로 부패한 정치와 사회구조가 낳은 사상누각이었다.”고 말했다. 성수대교가 붕괴한 지 올해로 8년.아직까지도 붕괴를 가져온 원인은 ‘과시욕에 쫓긴 무모한 시도’와 ‘사후 안전관리 부재’라고 진단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얘기는 다르다.“성수대교 붕괴는 정치인들이 시민의 생명과 정치자금을 맞바꾼 결과였습니다.” 그는 “그 시대를 살았던 관료의 한 사람으로서 성수대교 문제를 거론하기가 부끄럽다.”고 했다. 한사코 손사래를 쳐대는 것을 “실패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참된 실패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로 설득해 겨우 말문을 열게 했다. 김 부시장은 “솔직히 당시의 설계나 기술 수준으로 우리가 교량을 건설한다는 것은 무리였다.”며 “어떻게 핀 하나만 꺾이면 무너지는 교량이 버젓이 지어졌으며,이런 교량으로 사람들을 다니게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성수대교 붕괴 이후 관료들이 비로소 ‘안전관리’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됐으며,이후 누구든 안전에 관한 한 ‘다른 소리’를 못하는 풍토가 조성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한강에 멋진 다리 하나 만들라.’는 정치권의 구두지시에 타당성 검토조차 없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이 성수대교와 당산철교였습니다.” 그는 “지금은 공무원 의식이나 관련 제도들이 ‘안전’을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개념으로 바뀌었지만 뒤집어보면 이런 성과도 참담한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결과”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실패학 사전. 1.알려져 있는 실패 예방법과 해결책을 살피지 않은 무지. 2.평상심을 잃었을때 무심코 일어난 부주의. 3.결정된 약속사항을 지키지 않은 미준수. 4.상황을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한 오판. 5.필요정보가 확보디지 않아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 조사검토 부족. 6.최초에 설정된 제약조건이 변화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환경변화 미반영. 7.기획단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기획불량. 8.자신 또는 조직의 가치관이 잘못되어 일어난 가치관 불량. 9.일을 정확하게 진행할 만한 능력이 부족한데서 오는 조직운영 불량. 10.누구도 답을 모르는 미지. **특별취재반. 염주영 공공뉴스에디터(반장) 김용수 오일만기자(행정팀) 심재억 조덕현기자(전국팀) 구본영 김경운기자(정치팀) 김태균기자(경제팀) 강충식기자(디지털팀) 박홍기 확홍환기자(사회교육팀) 이종원기자(사진팀)
  • [소수당 대표에게 듣는다] 장기표 푸른정치연합 대표

    가칭 푸른정치연합 장기표(張琪杓) 대표는 27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집권세력의 일원이 되는 정치세력이 되겠다.”면서 “우선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최소 5명이상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출마시킨 뒤 대선까지 여세를 몰아나가겠다.”고 말했다. 는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정치권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상황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내 길을 가겠지만,뜻이 맞는 세력과 새 정당을 건설하는 길도 열려 있다.”고 말해 향후 여건이 조성된다면 개혁신당 창당을 이끌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자신 있나. 세가 약하지만 정책으로 승부를 내겠다. 국민의 60%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한다. 또한 70%가 대선의 판이 새로 이길 원하고 있다.원내 진입할 지지를 확보할 자신이 있다.‘작지만 빛나는 세력’이 될 것이다. ■‘정책’만으로 선거에 이길 수 있나. ‘현 정치풍토상정책만으로는 안된다.’는 인식에 도전한다.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나라를 경영할 방안을 놓지 못하고 있다.나는 새로운 국가운영 방안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혹자는 ‘누구는 정책을 몰라서 안하나.’고 말하지만 현 정치권의 인물들은 정말 모른다. 농업문제만 해도 그렇다. 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갖춘 대중(金大中) 대통령마저 얼마전 국무회의에서 ‘농업을 살릴 지혜를 짜내라.’고 지시했다. WTO체제는 10년전에 들어섰다. 아직까지 대처방식을 모른다니…. 한나라당도 비난만 할 뿐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신문·TV의 후보 인터뷰를 봐도 누가 누구를 만나고,누구를 지지하는지 등 온통 가십거리만 관심사다. ■언론에도 문제가 있다는 얘긴가. ‘3김 언론’이 문제다. 나라를 망쳐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3김에 대해 시시콜콜하게,과도하게 보도를 하고 있는 언론이 3김 언론이다. 또한 일부 언론은 사회 구도를 보수와 진보로 나눠 은연중에 진보는 ‘사회주의 또는 시대착오적’인 세력으로 등식화하고 있다. 이제는 진보·보수를 나누는 잣대 자체가 과거의 것이 되었다. 지난 시대 상식적 의미에서의 진보는 사회주의였다. 1989년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이런 개념은 사라졌다.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전략은. 모든 선거에 후보를 내겠다. ‘저런 후보를 냈나.’하는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다. 정치는 전부아니면 전무이다. 당장 지자제 선거에서 훌륭한 후보 5명만 확보하면 16곳에 모두 후보를 낼 만큼 사람이 모이게 마련이다. 지금까지 꾸준히 지방을 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소수정당은 오는 8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개혁세력과의 연대는. 지난해 가을 여야를 포함,범개혁세력내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었다. 지금은 (개혁인사들이) 각 당에서 나름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때가 아니지만 여야 전당대회 이후 뭔가 변화가 올 가능성이 크다. ■개헌론은 어떻게 보나. 지금 정치권은 우리 사회의 어려움을 왜곡하고 있다. 레임덕 때문에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는 정치권의 무능을 호도하는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개헌론자이긴 하지만,접근 방식은 다르다. 특정지역의 제왕적 대통령이 안 나오도록 하는 권력독점과 지역주의를 해결하는 방식이어야한다. 그런 면에서는 권력분립형 정·부통령제가 적절하다. ■향후 일정은. 29일 춘천을 시작으로 부산·광주·대전·대구 등 20여곳에서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갖고 정책을 알려 나갈 것이다. 3월중 정식으로 창당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우리 정책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푸른정치연합 홈페이지 www.greenpol.or.kr) 우리는 국가경쟁력 강화와 서민대중의 인간적 삶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당이다.그 동안의 시장경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였다면,이제는 자아실현이 가능한 ‘민주 시장주의’를 해야 한다. 여기서 21세기를 주도할 개인의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고 효율성과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대담 구본영차장. 정리 이지운기자 jj@ ◆인터뷰 뒷얘기. 장기표 '푸른정치연합'대표와 긴 시간 대화를 나누기는 10여년 만이었다. 지난 90년 겨울, 엇비슷한 연배의 동료 기자들과 함께 당시 민중당 정책위원장이었던 그를 만난 기억이 있다. 강산이 바뀔 만큼 긴 세월이 지난 뒤 27일 다시 그와 마주앉았다. 여전히 그는 자신만만하게 열정적으로 자신의 논리를 설득하려 했다. 해사한 얼굴에서도 오랜 수배생활과 5차례의 투옥이라는 풍상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인터뷰 도중 짐짓 그의 심사를 긁어 보았다. '새카만 운동권 후배들도 금배지를 달고 다니는데 아직 '백수'로 지내는 게 속상하지 않느냐.'고. 90년대 초반 그와 함께 '재야의 트로이카'로 불리던 민주당의 김근태 상임고문과 한나라당 이부영 부총재가 대선 후보반열에 오를 만큼 '거물 정치인'으로 컸기에 던진 질문이었다. 그의 답변은 의외로 솔직했다. “”이념과 목표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텨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이 되는 게 아니라 집권세력의 일원이 되어 정책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애써 강조했다. 그가 인간으로서 겪고있는 고뇌의 일단을 엿볼 수 있었다. “”정말 집권세력의 일원이 되고싶다.는 포부와 함께 “”작지만 빛나는 세력이 되겠다.””는 그의 다짐에서 한국정치의 희망과 한계가 동시에 읽혀졌다. 구본영기자
  • [데스크 시각] ‘기형 벤처’ 키운 온실정책

    정국을 송두리째 뒤흔들어온 이른바 ‘게이트’마다 어김없이 벤처사업가들의 이름이 접두어로 붙는다.정현준·진승현·이용호 게이트 등 모두 그렇다.부인을 죽인 뒤 간첩으로 몰아붙인 윤태식씨가 어엿한 벤처기업가로 나서 청와대고위관계자에게까지 접근한 일은 가장 엽기적인 사례일 뿐이다. 이 게이트들의 공통점은 힘있는 ‘기관’이나 정치권 인사들이 연루됐거나 연루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부의 벤처 육성정책의 허점을 비집고 들어가 특혜를 알선하거나 주가조작 등을 일삼아온 것이다. 이들에겐 기술력이나 콘텐츠 확보를 통한 수익모델 창출은애초부터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힘센’ 인사들의 힘을 빌리기 위해 로비는 필수였던 모양이다.부정을막는 게이트키퍼(gatekeeper,문지기) 역할을 했어야 마땅할동료 언론인 몇명도 윤태식 게이트에 얽혀 쇠고랑을 찬 마당임에랴. 굳이 창조적 파괴와 혁신을 강조한 슘페터의 주장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기업가라면 자신의 선택(혁신)의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무한책임(퇴출)을 져야 한다.그러나 게이트의 주역들에게서 그러한 기업가 정신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이들은 산업화 시기의 일부 대기업들처럼 지식정보화 시대에도 여전히 특혜와 편법에 의존하는 생존 방식에만 매달려 있었을 뿐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세태에 얼마전 우리 사회의 몇 안되는 원로 중 한분인 김수환(金壽煥) 추기경도 개탄했다.지난 8일 감사원직원 대상 강연에서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은 이유는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것이다.구구절절이 옳은 지적이다. 그러나 이 땅에 사는 기업가 모두가 청렴성으로 무장한 선비로,그것도 단박에 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결국은정부 정책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그렇다면 각종 게이트의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정부의 벤처 육성정책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었다는 데 착안해야 한다.옥석을구분하지 못한 채 국민세금을 쏟아붓고 이 과정에서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정상궤도를 벗어나 로비를 벌이도록 결과적으로 조장한 저변에 정부의 실책이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영어인 벤처(venture)는 이름 그대로 모험이나 모험적 사업을 가리킨다.영어권 속담에 ‘Nothing venture, nothinghave’라는 게 있다.한마디로 ‘모험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뜻으로,‘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는다’는 뜻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우리의 벤처 인큐베이팅 정책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내포한다.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간접지원만 할 뿐이라는 점에 비춰봐도 그렇다.캘리포니아 주정부도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우리처럼 세제나 재정지원과 같은 직접적 지원은거의 없고, 마케팅 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는 등 간접적 지원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벤처 자금을 끌어대고 부도를 막아주는 일이 벤처육성정책인 양 오인되는 토양에서 정치권의 음습한 로비나연고주의가 독버섯처럼 자라난다.정부가 할 일은 직접적 자금지원보다는 벤처가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그쳐야옳을 듯싶다. [구본영 정치팀 차장 kby7@
  • 선택2002/ 선거문화를 바꾸자

    ■대한매일의 다짐/ 선거보도 새 지평 연다. “지면을 도배하다시피 많이 할애하지만 후보들의 철학이나 소속당의 정강정책을 깊이 파헤치는 심층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서울대 秋光永교수) ‘정치의 계절’을 앞두고 나온 한 언론학자의 개탄이다.올 한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종밭이 될 지방선거와 17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등 굵직한 정치일정이 예정돼 있기에 흘려버릴 수 없는 문제제기다.더욱이 하나같이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대사들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언론의 역할은실로 막중하다.공익정론을 지향하는 대한매일은 2002년 한해 우리 정치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주춧돌을 놓고자 한다.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후보자나 소속정당의 입장이 아닌 국민과 유권자들의 시각에서 보도함으로써 후진적 정치풍토를 개선하는 데 기꺼이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언론의 종전 선거보도 자세에 대한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추 교수는 “지난 96년 16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의 9룡이니,뭐니라는 후보들의 동정을 앞다퉈 보도했고,지금도신문들이 대선예비주자들의 움직임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있다.”면서 “그러나 선거판만 과열시킬 뿐 선거풍토 개선에는 결과적으로 이바지하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라고반문했다.또 “방송과 신문사들이 경쟁적으로 사세 과시용으로 후보들을 불러내 토론회 등 선거 이벤트에 치중하는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컨대 어느 후보가 1,2위인지에만 초점을 맞추는 이른바 ‘경마식 보도’에 매몰되거나 후보 개인 홍보성 기사에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론이다.국가경영 비전이나 철학을 소홀히 하고 등수를 매기는 흥미위주의 보도에만 천착한다는 지적이다.그 외에도 ▲언론이 앞장서 지역색을 부추기거나 정치인들의 지역갈등 조장전술에 이용되는 점 ▲색깔론이나 검증 안 된 의혹의 중계 ▲정책보다 인물 중심 경쟁을 유도하고,소수정당에는 무관심한 태도 등이 선거보도의 병폐로 꼽힌다.다른 한 언론학자는 이같은 역기능을 탈피하려면 “철저히 이슈 중심으로 균형있게 심층보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제언했다. 따라서본지는 앞으로 ‘후보자의 의제’ 대신에 ‘유권자의 의제’를 선정해 후보자의 정책을 검증하는 등 공급자보다는 선거뉴스 수요자인 독자 중심의 보도를 해나갈계획이다.즉 유권자들의 관심사항을 파악해 건전한 판단자료를 제공하는 등 유권자 참여형 선거보도를 하겠다는 선거보도의 새로운 실험을 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후보간 상호 인신공격과 편들기,흥미위주의 가변적 여론조사 결과만을 좇아가는 이른바 줄서기식 보도나 경마식 보도를 지양할 것이다.오히려 그러한 보도에 대한 철저한 자기검증 및 비판과 함께 대안 제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각 후보간·정당간 건강하고 쾌적한정치환경 조성과 정책경쟁의 물꼬를 트는 데 주력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선거보도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구본영기자 kby7@
  • 정치권이 해야할 일/ 정쟁 중단 민생부터 챙겨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함에 따라 향후 국정운영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임기가 1년3개월이나 남은 대통령이 집권여당 총재직을내놓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그런 만큼 대통령의 레임덕 심화와 이로 인한 정국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역으로 김 대통령이 현실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초연한 입장에서 국정에 전념할 수 있게 된 측면도 있다.여야 양쪽이 상대 당 영수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근거없는 폭로전 등 무한정쟁 구도에서 한발 비켜나는 계기가 될수 있다는 뜻에서다. 이처럼 대통령의 집권당 총재직 사퇴는 향후 정국에 미칠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때문에 그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하고 우리 정치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각 정치 주체들의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김 대통령은 앞으로 야당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초당적인 국정운영을 모색해야 할 처지다.어차피 김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소수여당’의 총재로는 국정운용의주도권을 장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제1야당인 한나라당이 과반의석에서 1석이 부족한 136석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민주당은 118석에 불과한 상황인 탓이다. 따라서 청와대측이 현실정치에 깊숙이 발을 담그기보다는경제와 민생,남북문제 등 국민적·초당적 과제에 전념하는 것이 오히려 레임덕 가속화를 막는 지름길이 될 수도있을 것이다.그런 차원에서 앞으로 적절한 시점에 김 대통령이 순수한 전문가 출신으로 중립적 내각을 구성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도 있다는 주문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다. 야당 또한 사사건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자세에서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그 연장선상에서 각종 민생법안처리시 거야(巨野)의 독선을 자제하고 경제난 극복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구심점이 빠진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태도 역시 민생정치의 순항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다.앞으로 당권과 대선후보를 겨냥한 각 계파와 대선주자들간 경쟁이 고삐풀린채 무한궤도로 치달아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대통령이 마음놓고 국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당내 각 주자들은 선의의 경쟁은 하되 이전투구를 자제하는 금도를지켜야 한다.그 바탕 위에서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게임룰을 만들어 차기 총재와 대선후보를 공정하게 선출해야하는 것이야말로 민주당의 남은 숙제인 셈이다. 구본영 이지운기자 kb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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