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예산 몰아쓰기 여전
정부 부처들이 예산을 제대로 쓰지 않다가 연말에 몰아쓰는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2008 회계연도 결산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6일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동안 41개 정부 부처의 예산 전용액은 모두 8431억원으로, 이 가운데 연말인 11∼12월에 집행한 전용액은 4262억원이나 됐다.
연말에 예산을 몰아쓰는 행태는 해당 사업의 불용액을 최소화시켜 다음해 예산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의도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가장 많은 예산 전용액을 남긴 부처는 교육과학기술부로, 1542억원에 달했다. 방위사업청이 1359억원으로 두번째였다. 이어 국방부(867억원), 보건복지가족부(825억원), 국가보훈처(788억원), 경찰청(650억원), 지식경제부(414억원), 외교통상부(410억원), 중소기업청(298억원), 국세청(275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전용액 가운데 87%인 1346억원이 연말에 집중됐다. 방위사업청은 73%인 995억원, 국방부는 80%인 698억원, 경찰청은 44%인 285억원이 연말에 몰렸다.
보고서는 통일부와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노동부, 대통령실, 검찰청, 금융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위원회 등 12개 부처는 결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 위원장은 “올해 예산 심의에서 연말에 예산을 전용하는 행정부의 잘못된 관행을 엄격히 따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