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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북권 메타버스 허브밸리‘ 구축사업 경북·강원권 선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동부권 메타버스 허브밸리’가 강원·경북권에 구축된다. 국민의힘 김영식 국회의원(구미을)은 동북권 메타버스 구축사업 대상지역에 구미시를 중심으로 하는 경북·강원권이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강원권에 총사업비 300억원을 투입해 메타버스 실증을 지원하고 허브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동부권 메타버스 허브밸리 구축사업은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이 주관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 금오공대, 강원테크노파크, 강릉과학산업진흥원이 참여한다. 김 의원은 “당초 수도권을 중심으로 구축할 계획이던 메타버스 허브 사업을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경북·강원권으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북도에서 메타버스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구미에 메타버스 허브센터가 구축되면 디지털 혁신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전역에 뿌려진 러시아산 ‘죽음의 장난감’...용납못할 만행

    우크라이나 전역에 뿌려진 러시아산 ‘죽음의 장난감’...용납못할 만행

    우크라이나 전쟁과 남태평양 통가의 해저화산 폭발, 코로나 팬데믹. 이 재앙 뒤에서 플라스틱이 새로운 재난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넉달 넘게 포화에 잠식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플라스틱 지뢰는 미래를 볼모잡는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화산 폭발과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통가인들은 플라스틱 쓰레기와의 공존을 고민합니다. 코로나 대유행에서 생존한 대가는 플라스틱에 신음하는 지구입니다. 지구가 짊어진 플라스틱의 무게는 우리의 무관심이 더해온 재난 아닐까요. 러시아군의 ‘플라스틱 침공’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서쪽 마카리브의 트럭 운전사 바딤 세브첸코. 그는 지난달 끝없이 펼쳐진 밀밭 옆 흙길을 통과하다 ‘꽝’하고 터진 폭발음에 정신을 잃었습니다. 바딤은 목숨을 건졌지만 유일한 생계 수단인 트럭은 러시아군이 매설한 지뢰에 폭파됐습니다. 전쟁 전 밀을 심던 시골 들판은 지뢰로 뒤덮였고, 곳곳에 나뒹구는 불발탄은 땅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침공한 후 우크라이나의 밀밭은 문자 그대로 지뢰밭이 됐습니다. 전투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마을에도 우크라이나군의 지뢰 제거 폭음이 일상적인 소음이 됐습니다. 주민들을 위협하는 건 러시아가 항공기와 드론으로 대량 살포한 플라스틱 대인지뢰(PFM-1)입니다. 손바닥만한 크기에 무게 55g의 지뢰는 그 외형 때문에 ‘나비 지뢰’로 불립니다. 날개나 몸통을 접촉하면 자폭 타이머가 자동으로 작동해 플라스틱 속 액체 폭약이 폭발합니다. 호기심에 만진 아이들을 살상하는 악명높은 무기입니다. 주민들이 이 지뢰를 ‘죽음의 장난감’이라고 합니다.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군은 수백만개가 넘는 나비 지뢰를 뿌린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뢰에 숨진 아프가니스탄인 10만여명 중 상당수가 어린이로 국제법상 금지된 무기입니다. 개당 생산단가는 5달러가 채 안되지만 제거 비용은 1000달러가 넘습니다. 비영리 지뢰제거 단체인 헤일로 트러스트(HALO Trust)는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이제 전 세계에서 민간인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 지뢰와 불발탄으로 오염된 지역이 30만㎢입니다. 한반도 면적(약 22만3000㎢)보다 넓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연설에서 “민간인을 겨냥한 러시아의 지뢰 살포 행위는 전쟁범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제임스 코원 영국군 퇴역 소장은 “러시아군은 전투 지역 뿐 아니라 후방의 도로와 주택가, 놀이터까지 지뢰를 무차별로 살포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지뢰 제거에 전 세계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플라스틱 지뢰 제거 방법은 폭파 뿐입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에서 지뢰와 불발탄을 모두 제거하는 데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4년 돈바스 내전 이후 최소 6억 5000만유로(약 8700억원)을 투입했지만 언제 지뢰 제거 작업이 끝날 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화산 폭발 후 출현한 ‘플라스틱 쓰레기산‘ 지난 1월 15일(현지시간) 오후 5시 26분 통가 왕국의 훙가 통가-훙가 하파이 해저화산이 대규모 분화를 일으켰습니다. 55㎞ 상공까지 치솟은 가스와 화산재로 섬의 식수원이 오염됐고, 폭발이 일으킨 쓰나미로 최소 7명이 숨지고 600명 이상 실종, 주택 5500채가 파괴됐습니다. 통가 왕국의 1년치 국내총생산(GDP)의 18.5%가 순식간에 증발했습니다. 재난 이후 통가는 매달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최소 11만 4600ℓ 규모의 생수를 지원 받습니다. 달마다 1.5ℓ 크기의 플라스틱 페트(PET)병 8만 6000개의 분량입니다. 어림 잡아도 지난 넉달간 35만개의 페트병이 섬에 상륙했습니다. 플라스틱과 비닐로 포장된 구호물품은 파괴된 주택에서 쏟아져 나온 폐기물과 함께 쓰레기 산을 만들어 냈습니다.통가 수도 누쿠알로파가 있는 통가타푸섬 곳곳에 ‘플라스틱 쓰레기 산’이 나타났습니다. 인구 10만 5000명의 통가 왕국은 이제 플라스틱 쓰레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통가에서 ‘노 플라스틱’(No Pelesitiki) 캠페인을 시작한 일레니 레브니 테비는 가디언에 “자원봉사자들이 플라스틱 분리 수거 운동에 나섰지만 분리 수거를 해본 적이 없는 통가 주민들은 일반 쓰레기와 뒤섞어 버린다”고 전했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통가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남태평양으로 흘러가거나 매립, 소각됩니다. 20년치 수용량의 왕국 매립지 4곳도 급속히 포화되고 있습니다. 통가 정부는 “당장 플라스틱 폐기물들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우리에게는 또 다른 재난이 됐다”고 말합니다. ‘플라스틱 팬데믹’이 온다 지난 4월 홍콩에 입국한 뷰티케어 기업 임원 클레멘타이 본. 그는 외신 인터뷰에서 홍콩의 ‘격리 호텔’을 가리켜 ‘플라스틱 신세계’라고 말했습니다. “호텔 직원들은 마치 우주인처럼 비닐 개인보호장구(PPE)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착용했고 객실에 있는 모든 물건들이 셀로판으로 포장돼 있습니다. 식사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압축 포장된 비닐을 뜯어내 일회용 스푼과 포크로 먹습니다.” 홍콩에서 매일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2300t 중 재활용되는 건 10%에 불과합니다. 일본 노무라홀딩스에 따르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지난 4월부터 봉쇄(부분 봉쇄 포함)된 도시는 상하이 등 45곳의 3억 7300만명에 달합니다. 블룸버그는 봉쇄 지역의 가정들이 분리 수거를 하지 않았고, 매일 수억t의 생활쓰레기 대부분이 소각·매립됐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플라스틱 쓰레기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습니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코로나 첫 발생 후 7개월(2019년 12월~2020년 6월)간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가 5억 3000만t으로, 이전 대비 2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추정합니다.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전 세계 백신 접종으로 발생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14만 4000t, 지난 2년간 매달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와 비닐장갑이 각각 1290억개, 650억개입니다. 2020년 한해에만 15억 6000만개의 마스크가 바다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이미 우드워드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우리를 지켜준 PPE 폐기물이 앞으로 10년간 우리에게 끔찍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인류는 플라스틱과의 공존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 [사설]코로나 재확산 공식 인정, ‘과학방역’ 보여줄 때다

    [사설]코로나 재확산 공식 인정, ‘과학방역’ 보여줄 때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어제 1만 9323명으로 2만명에 육박했다. 지난 1일 9528명과 비교하면 한 주 사이에 확진자가 두배로 증가한 ‘더블링’이다. 감염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 지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도 지난주 1.05를 기록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국면으로 전환됐다”며 “다음 주 하절기 재유행 대응방안을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재유행을 공식화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8월부터 확진자가 하루 10만~20만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었고 무더위에 냉방으로 인한 실내 감염 위험도 커졌다. 백신 효과가 줄어드는 가운데 최근의 우세종인 BA.5 변이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을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루 확진자 수가 프랑스 20만여명, 이탈리아 13만여명, 독일 14만여명 등 다른 나라도 재유행에 접어든 양상이다.  방역당국은 의료기관, 보건소,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조 체계를 갖춰 감염이 의심되거나 위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세심하게 안내해야 한다. 올 봄 오미크론 대유행 때 재택치료가 ‘재택방치’가 됐던 상황을 다시 맞닥뜨릴 수는 없다. 위중증환자, 기저질환자 등에 대한 대비책이 급선무다. 방역당국은 분만·투석·소아 등 특수환자 병상을 확보하고 응급실 격리병상이 차면 일반병상에도 확진자를 수용할 수 있게 지침을 바꾸기로 했다. 개정된 지침이 현장에서 실제 적용되는지도 검증해야 한다. 병상이 부족해 환자가 기약없이 대기하거나 구급차가 거리를 헤맸던 일은 결코 재발해서는 안 된다. 60세 이상 4차 접종률이 31.5%에 그치는데 이를 높이는 방안 또한 필요하다.  시민들도 일상 생활 속 개인 방역의 고삐를 다시 조여야겠다. 야외 마스크가 해제됐지만 실내는 아직 위험하다. 엘리베이터 등 실내에서 마스크 쓰기, 손씻기, 환기하기 등 방역습관을 일상화해야 한다.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비상 방역조치가 다시 필요하지 않도록 정부는 방역·의료체계를 꼼꼼히 서둘러 재점검해야한다. 윤석열 정부가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과학 방역’으로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할 때다.
  • [달콤한 사이언스] 마스크가 코로나19는 물론 식중독, 장염까지 막는다

    [달콤한 사이언스] 마스크가 코로나19는 물론 식중독, 장염까지 막는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원균으로 다른 바이러스들과 달리 낮은 기온에서 오히려 활동이 활발해져 겨울철 식중독의 주요 원인이다. 로타바이러스 역시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원균인데 주로 영유아에게 많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이 같은 장염 바이러스는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으로 인해 전파되거나 직접 접촉으로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코로나19, 독감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는 바이러스들처럼 타액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국 식중독이나 장염을 막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 국립치과·두개안면연구소,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국립생의학영상·생명공학연구소, 코네티컷대 간호대, 메릴랜드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위장관 바이러스들도 타액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6월 30일자에 실렸다.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 같은 위장관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공동 생활을 하는 영유아나 학교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는 배설물로 배출된 바이러스가 다른 숙주의 입을 통해 전염되는 ‘대변-구강 경로’가 일반적이며, 그 이외의 방식으로도 전염되는 것으로도 알려졌지만 의외로 정확한 전파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연구팀은 새끼 생쥐에게 장염을 유발시키는 바이러스를 먹여 장과 침샘을 감염시켰다. 새끼는 젖을 먹으면서 바이러스를 모체에 전달하는 것이 확인됐다. 바이러스를 경구로 투여한 어른 생쥐 역시 장과 침샘이 감염되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 일부가 침샘에서 빠르게 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들어가면서 침샘도 감염시켜 침을 통해서도 전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니얼 알턴 보닛 NIH 수석연구원(숙주병리 동역학)은 “이번 연구는 장 바이러스가 침샘에서 복제되고 전파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장염 및 식중독 바이러스가 침을 통해 지역사회에 전파된다면 마스크 착용 같은 방법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저렴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정성 차석대사, 세계무역기구 투자원활화 협상 공동의장

    박정성 차석대사, 세계무역기구 투자원활화 협상 공동의장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박정성 주제네바 대표부 차석대사가 세계무역기구(WTO) 투자원활화 협상 공동의장직을 수행한다고 밝혔다.박 차석대사는 8일(현지시간) 열리는 공식 회의부터 소피아 보싸 주제네바 칠레대사와 함께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2020년 9월부터 시작된 투자원활화 협상은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투자절차 간소화와 투자 조치의 투명성 제고 등 투자 환경 개선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WTO 164개 전 회원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협상과 달리 참여를 원하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복수국간 협상으로, 최대 규모인 11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WTO 복수국간 협상은 지난해 12월 타결된 서비스 국내 규제(67개국 참여)와 현재 진행 중인 전자상거래(86개국 참여) 협상 등이 대표적이다. 박정성 차석대사는 다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투자유치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어 투자원활화 협상의 진전에 다양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그는 대통령비서실 산업통상자원비서관실 행정관과 산업부 통상정책총괄과장,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 산업과학중기정책관을 거쳐 올해 1월 차석대사에 임명됐다.
  • [우주를 보다] ‘맛보기’가 이 정도…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몸 풀었다

    [우주를 보다] ‘맛보기’가 이 정도…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몸 풀었다

    우주의 역대 가장 선명한 천체 이미지를 보내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하 웹 망원경)에 대한 기대감이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맛보기' 이미지가 공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웹 망원경이 촬영한 수많은 별과 은하로 가득찬 우주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지난 5월 초부터 8일 동안 촬영한 것으로 총 32시간 노출된 72장의 사진을 담고있다.NASA에 따르면 원래 이미지는 단색이지만 가장 밝은 것부터 어두운 순으로 흰색-노란색-주황색-적색의 색깔로 표현됐다. 또한 사진 속 오른쪽 가장자리에 밝게 빛나는 별은 등급 9.3의 2MASS 16235798+2826079이다.   놀라운 점은 아름다운 우주의 모습을 담고있는 이 사진이 웹 망원경의 ‘정밀유도센서’(FGS)가 포착했다는 사실이다. FGS의 주요 목적은 우리가 기대하는 과학적인 이미지를 찍는 것이 아니라 관측할 별과 은하를 정확히 가리키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번에 공개된 것과 같은 이미지가 남는데 이 결과물은 곧바로 폐기된다.NASA 측은 "FGS의 목적은 관측하고자 하는 천체의 정확한 위치와 거리를 다른 정밀 관측 장비에게 알려주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이번에 나온 이미지 만으로도 앞으로 이루어질 획기적인 결과를 기대하게 한다"고 밝혔다.   한편 135억년 전 빅뱅 직후 우주의 모습을 보고픈 인류의 꿈이 녹아 든 웹 망원경은 지난해 12월 25일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웹 망원경은 지구-달 거리의 약 4배인 160만㎞를 날아간 끝에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L2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후 웹 망원경은 미션 성공 여부를 가늠할 복잡한 7단계 정렬 과정을 모두 무사히 마쳤으며, 오는 12일 역사적인 첫 이미지를 공개할 예정이다.특히 웹 망원경은 기존 허블우주망원경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취한 우주망원경이다.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의 형태로 이어붙여 만든 주경은 지름이 6.5m로, 2.4m인 허블보다 2배 이상 크며 집광력은 7배가 넘는다. 18개의 육각 거울은 얇은 금을 코팅한 베릴륨으로 만들었다. 또한 웹 망원경은 적외선 관측으로 특화된 망원경인데, 긴 파장의 적외선으로 관측할 경우 우주의 먼지 뒤에 숨은 대상까지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이런 특징을 종합하면 제임스웹의 관측 능력은 허블 망원경보다 100배 클 것으로 평가된다.
  • [달콤한 사이언스] 최강 육식공룡 티라노의 조그만 손은 큰 머리 때문

    [달콤한 사이언스] 최강 육식공룡 티라노의 조그만 손은 큰 머리 때문

    지난달 개봉한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는 다양한 공룡들이 등장해 공룡 매니아들을 흥분시켰다. 중생대 백악기 육상을 지배했던 최강 육식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rex)다. 티라노사우루스를 볼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큰 머리와 거대한 몸집에 비해 팔은 정말 깜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다. 고생물학자들에게도 티라노사우루스의 작은(tiny) 손은 미스터리였다. 그런데 아르헨티나, 미국, 캐나다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티라노사우루스의 작은(tiny) 손은 진화과정에서 머리가 커지는 댓가였을 것이라는 분석을 9일 내놨다. 이번 연구에는 아르헨티나 국립과학기술연구회(CONICET), 에르네스토 바흐만 고생물학박물관, 리오네그로 국립대, 마이모니데스대 자연사박물관, 샌루이스 다학제 생물학연구소,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공과대,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 공룡연구소, 시카고 필드 자연사박물관, 미네소타대 지구·환경과학과, 캐나다 칼턴대 오타와-칼턴 지구과학연구센터의 고생물학자, 생물학자가 참여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7월 8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사막에서 티라노사우루스의 도플갱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똑같이 큰 머리와 작은 팔을 가진 거대 공룡의 화석을 발굴했다. 이번에 발굴한 공룡 화석은 티라노사우루스보다 2000만년 전에 살았던 11m 길이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Carcharodontosauridae)과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는 1억 5400만년 전 중생대 쥐라기부터 백악기 후기인 9200만년 전까지 살았던 육식성 수각류 공룡들로 역사상 가장 거대한 포식자들을 일컫는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공룡이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종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타르가리엔 가문에서 속하는 용의 이름을 따서 ‘메라세스 기가스’(Meraxes gigas)라고 명명했다. 메라세스 기가스는 티라노사우루스가 등장하기 2000만년 전에 사라진 종이지만 티라노사우루스와 똑같이 큰 두개골과 작은 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온전한 두개골과 완전한 사지가 있는 반쯤 완벽한 골격(half-complete skeleton)을 발굴했다. 지금까지 수각류 공룡에서 이처럼 거의 완벽한 골격이 발굴된 적은 없었다. 연구팀은 메라세스 기가스 화석을 통해 1억 5000만년~9000만년 전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공룡들의 진화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수각류 공룡들은 더 큰 머리와 더 짧은 팔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거대 육식공룡들은 사냥에 유리하도록 턱을 조이는 근육으로 가득찬 큰 머리로 진화했으며 두개골이 커질수록 더 강한 포식자가 됐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강력한 머리에 근육이 집중되면서 사냥에 거의 쓸모가 없는 앞 다리는 점점 작아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앞 다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은 짝짓기를 위해 어느 정도 필요했으며 이족보행을 할 때 균형을 잡기 위해 필요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아르헨티나 에르네스토 바흐만 고생물학박물관의 후안 이그나시오 카날레 수석연구원은 “현재까지 발견된 화석으로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작은 팔이 먹잇감 사냥을 위해 진화에서 밀려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최선”이라며 “추가적인 화석 증거와 분석을 통해 티라노의 귀여운 작은 팔에 대한 기능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 ‘필즈상 수상’ 허준이 교수 ‘금의환향’

    ‘필즈상 수상’ 허준이 교수 ‘금의환향’

    허준이(39·June Huh) 프린스턴대 교수 겸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는 8일 필즈상 수상 뒤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으며 “큰 상을 받아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허 교수는 취재진에 “앞으로 한국 수학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역할이 더 커진 듯해서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행복하고 기쁘다”고 했다. 허 교수는 이달 13일 고등과학원 강연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국내 일정을 시작한다. 그는 “부모님과 그다음 주에는 제주도에 놀러 가기로 했다”며 웃었다. 허 교수는 “우리나라 수학자들은 열심히 공부한 것만큼 최근 눈부신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젊은 학자들 눈에 도드라진 분들이 많다”며 “나는 그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미국에서 태어난 허 교수는 국적이 미국이지만, 한국 수학자들을 ‘우리나라 수학자들’이라고 부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공항에는 허 교수를 마중하기 위해 고등과학원 관계자들 등 학계 인사들과 허 교수의 배우자, 첫째 아들 허단(7)군 등 가족이 나와 있었다. 허 교수는 아들이 건네는 꽃다발을 받고 군중의 환호와 박수 아래 아들을 품에 꼭 안았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이다. 한국 수학자가 이 상을 받은 것은 허 교수가 처음이다. 허 교수는 자신을 “한국에서만 교육을 받아본” 국내파로 지칭했다.
  • [포토] 필즈상 수상 아버지와 아들

    [포토] 필즈상 수상 아버지와 아들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가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 국가 R&D 표준 연구성과 관리·활용…민관 ‘정책협의체’ 출범

    국가 R&D 표준 연구성과 관리·활용…민관 ‘정책협의체’ 출범

    국가연구개발(R&D)을 통해 개발된 표준 연구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기관이 힘을 모은다.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한국표준협회·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표준 연구성과 관리·유통 전담기관과 함께 ‘표준 연구성과 정책협의체’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해 ‘R&D와 표준정책 연계 강화’를 국정과제로 정하고 표준 연구 성과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에 정부 부처와 3개 전담기관이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표준 연구성과 간 연계 및 공동 활용·확산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전담기관은 한국표준협회(산업기술),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정보통신기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참조표준)이 지정됐다. 협의체는 표준 연구성과에 대한 연구자의 접근성을 편의를 위해 연구 성과의 검증·활용을 위한 범부처 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과 각 전담기관별 성과 수집·관리 시스템을 연계키로 했다. 또 표준 연구성과 창출을 확대하기 위해 우수 연구인력의 표준화 참여, 교육 추진 계획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산업·정보통신 등 분야별 표준화 성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민간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관계 기관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달 13일 올해 가장 큰 보름달 ‘슈퍼문’ 뜬다

    이달 13일 올해 가장 큰 보름달 ‘슈퍼문’ 뜬다

    오는 13일 올해 가장 큰 ‘슈퍼’ 보름달이 뜬다. 국립과천과학관은 13일 과학관 천문대에서 ‘슈퍼문 특별 관측회’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슈퍼문은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근지점 부근에서 관측되는 보름달을 말한다. 슈퍼문은 언론이나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쓰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이며 천문학에서 쓰는 공식 용어는 ‘근지점 삭망’이다. 슈퍼문은 가장 작은 크기 때보다 14% 더 크고, 최대 30% 더 밝다. 올해 슈퍼문은 지난해 5월 26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13일 오후 7시 52분에 떠서 다음날 오전 4시 5분에 진다. 이 때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는 35만 7417㎞, 달의 시직경은 33.42분이다. 시직경(Angular diameter)은 지구에서 관찰자가 보는 천체의 겉보기 지름인데 각도로 표시한다. 과학관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슈퍼문 관측 뿐만 아니라 슈퍼문 관련 강연, 나만의 별자리 머그컵 만들기, 달시계 만들기, 별자리 무드등 만들기 등 체험행사를 열고 한편 온라인 생방송도 진행한다. 슈퍼문 실시간 관측과 해설로 진행되는 온라인 생방송은 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 가능하다. 관측 행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과천과학관 누리집(www.sciencecent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광식의 천문학+] 별은 왜 반짝반짝 빛날까?

    [이광식의 천문학+] 별은 왜 반짝반짝 빛날까?

    별은 반짝거리지 않는다  어두운 곳에서 맑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반짝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너무나 낯익은 풍경이라 '반짝 반짝 작은 별'이라는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동요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사실 별은 반짝거리지 않는다. 우리 눈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그러면 이 반짝거리는 별하늘 뒤에 숨어 있는 과학은 무엇일까? 별을 반짝거리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별이 반짝이지 않고 다만 빛날 뿐이다. 우리 눈에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별 자체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그것은 우리가 지구 행성에 발을 딛고 밤하늘을 볼 때 그렇게 보이는 현상일 뿐이다.  밤하늘의 별은 우리에게 늘 하나의 빛점으로 보이는데, 웬만한 대구경 망원경으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밤하늘에서 밝게 보이는 별은 대략 태양보다 수십 배 내지 수백 배 큰 별이라 할 수 있는데, 그래봤자 하나의 빛점으로 보일 뿐이다. 이유는 딱 하나다. 별들이 우리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 지구에서 태양 다음으로 가까운 별은 프록시마 센타우리라는 별인데, 거리는 4.2광년이다. 태양-지구 간 거리 8광분(1.5억km)의 무려 30만 배다. 오리온자리의 적색초거성 베텔게우스는 640광년 거리에 있고, 북극성은 430광년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태양물리학자 라이언 프렌치는 "별빛은 맑은 밤에 우리 눈에 도달하기 위해 먼 거리를 여행한다"고 말하면서 "별빛이 우리 눈에 도달하기 전에 흔들리는 공기층을 통과하기 때문에 깜박이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설명한다.  요컨대 별빛이 먼 길을 달려 우리 눈에 도달하기까지 반드시 지구의 대기를 통과해야 하는데,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대기의 효과 때문이다. 개울물 아래 있는 돌들을 보면 늘 일렁이는 것처럼 보인다. 별도 역시 일렁이는 대기를 통과하기 때문에 그렇게 반짝반짝거려 보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흔들리는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에서 별을 본다면 별은 전혀 반짝거리지 않는다. 하나의 고정된 빛점으로 그 자리에 붙박혀 있을 뿐이다. 왜 어떤 별은 다른 별보다 더 반짝거릴까?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데는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한 가지 변수는 우리 시야에서 보이는 별의 위치다.  "별빛이 우리 눈에 도달하기 전에 더 두터운 대기층을 통과하면 별이 더 반짝거리게 된다"고 설명하는 프렌치는 "수평선 근처의 별이 더 반짝거리는 것은 그만큼 더 두터운 대기층을 지나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예를 들면서 "날씨도 역할을 하는데, 습한 밤은 또한 대기층을 더 두껍게 만들어 별이 더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는 천문학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최고의 망원경을 배치할 위치를 결정할 때 지침을 제공한다. 천문학자들이 천문대를 산꼭대기에 짓는 이유는 되도록이면 흔들리는 대기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함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을 궤도로 올린 이유도 마찬가지다. 대기의 난기류에 의해 이미지가 왜곡되지 않은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되도록 건조한 지역을 선호하는 것에 대해 프렌치는 "천문대는 별과 망원경 사이의 공기를 최대한 제거하기 위해 높고 건조한 곳에 설치한다"고 설명한다.  이상적인 장소로는 극도로 건조한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과 하와이의 화산 봉우리, 그리고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등이 꼽힌다. 이러한 장소의 건조하고 희박한 공기는 망원경의 상이 흔들거리거나 반짝거리게 하는 것을 최소한으로 만들어 좋은 이미지를 제공한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어떤 별은 반짝이면서 다른 색으로 바뀌는 것처럼 보리는 경우도 있는데, 지구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별빛이 대기에 의해 약간 굴절되면 색이 변할 수 있다"라고 프렌치는 밝혔다. 이 같은 효과는 밝은 별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별' 중에는 전혀 깜박이지 않는 것들이 더러 있는데, 그것은 사실 별이 아니라 행성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빛점으로 보이는 별과 달리 행성은 너비를 가진 디스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프렌치는 "행성은 우리에게 훨씬 더 가까이 있어 크게 보이기 때문에 약간 대기 굴절을 겪더라도 반짝거리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망원경을 통해 행성이나 달을 보면 눈에 들어오는 빛이 대기의 영향을 받아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바지 라벨조차 없다…한강하구 남아 시신, 미스터리

    바지 라벨조차 없다…한강하구 남아 시신, 미스터리

    지난 5일 경기 김포시 한강 하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10세 전후 남자 어린이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산서부경찰서는 발견 당시 해당 남자아이가 유일하게 입고 있던 반바지에 대해 한국의류협회에 제조업체와 유통 경로 등의 확인을 요청했지만 협회로부터 ‘확인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해당 반바지는 상표는 물론 라벨조차 없어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는 의류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최근 폭우와 함께 북한에서 떠내려온 시신이 아닌가’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고무줄 바지로 원단의 출처도 확인이 힘든 상황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반바지의 디자인이나 상태만으로 북한에서 제작된 옷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날(6일)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 부패 상태가 심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추정하기 힘들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내놨다. 국과수의 정밀 감식과 유전자 대조 결과는 최소 2주 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경찰은 실제 북한에서 시신이 떠내려왔을 가능성을 두고 한강하구 관할부대에 CC(폐쇄회로)TV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 출산 장려 머스크 또…

    출산 장려 머스크 또…

    일론 머스크(51)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5살 연하인 30대 회사 임원과의 비밀 연애를 통해 쌍둥이를 얻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줄곧 출산율 저하 문제를 호소하던 머스크는 이로써 9명의 아이를 두게 됐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법원 문서를 인용해 머스크가 자신이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임원인 시본 질리스(36)와 교제했고, 지난해 11월 두 사람이 쌍둥이의 부모가 됐다고 전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 법원에 아이들의 이름 변경을 신청했고 한 달 뒤 법원에서 허가를 받았다. ‘머스크’라는 아버지의 성(姓)은 유지하면서 중간 이름에 엄마의 성인 ‘질리스’를 쓰도록 해 달라는 청원이었다. 뉴럴링크의 운영 이사인 질리스는 2015년 인공지능(AI) 전문가 자격으로 머스크를 처음 만났으며 2017~ 2019년 테슬라의 AI 프로젝트 책임자로 일했다. 머스크는 2000년 소설가 저스틴 윌슨과 결혼해 6명의 아들을 뒀지만 8년 만에 헤어졌다. 이 중 첫째는 생후 10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또 배우 탈룰라 라일리와 결혼과 이혼을 두 차례 반복한 뒤 2016년 결별했다. 이후 2018년부터 3년간 가수 그라임스와 동거하며 아들을 얻었고, 지난해 12월에는 대리모를 통해 딸을 얻었다. 이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에는 지난 5월 그가 게재했던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사 그래픽이 최상단에 고정 배치돼 있었다. 기사 내용은 지난해 미국의 합계출산율이 1.66명으로 대체출산율(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인 2.01명에 못 미친다는 것으로, 그간 머스크는 인구 붕괴를 문명의 가장 큰 위협으로 언급해 왔다.
  • ‘여자는 안 된다’는 편견과 싸운 100명의 ‘센 언니’들

    ‘여자는 안 된다’는 편견과 싸운 100명의 ‘센 언니’들

    로자 파크스·헬렌 켈러 등 세상 바꾼 여성들 이야기 힐러리 클린턴, 딸과 저술 끝내 유리천장 못 깬 힐러리여성들의 도전 아직 안 끝나性 갈등 심한 한국에 큰 울림1955년 12월 1일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는 퇴근 버스에 올랐다. 버스 중간쯤에 자리잡고 앉은 그는 나중에 탄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운전기사의 말에 “내가 먼저 탔고 똑같은 요금을 냈잖아요”라며 이를 거부해 경찰에 체포됐다. 빈자리가 없을 경우 흑인은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인종차별적 조례를 어긴 탓이다. 하지만 이는 흑인들의 버스 불매 운동을 촉발했고, 1년 만에 차별 철폐로 이어졌다. 전직 미국 국무장관이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으로, 2016년 대선에 출마한 힐러리 로댐 클린턴과 그의 딸 첼시는 ‘배짱 좋은 여성들’에서 이처럼 편견과 억압을 딛고 사회를 변화시킨 여성 100여명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라는 유명 문구가 인류의 절반이 여성임을 간과하듯 오랫동안 여성의 위상은 온화하고 순종적인 성 역할에 고착돼 있었다. 하지만 책 속 인물들은 다양한 이력으로 역사의 진보를 이끌어 낸다. 시각과 청각 장애를 극복하고 인권 운동가로 명성을 떨친 헬렌 켈러는 사회주의자이자 평화주의자로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을 창립해 노동자 권리 보호에 앞장섰으며 연방수사국(FBI)의 감시 대상이 됐다. 힐러리는 2018년 텍사스주 교육위원회가 미국사 수업에서 켈러와 관련된 내용은 삭제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비판하며 공화당식 보수주의를 꼬집었다.17세기 멕시코 수녀 소르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는 당시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던 고등교육을 받고자 수녀의 길을 택했고, 아메리카 대륙에서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최초로 주장한다.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의사이자 ‘몬테소리 교육법’으로 유명한 마리아 몬테소리도 장애아동 교육의 선구자 격 인물이다. 수영 선수 다이애나 니아드는 64세에 쿠바에서 플로리다 해안까지 177㎞를 헤엄쳐 건넜고, 마날 알샤리프는 여성 운전이 금지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금기에 도전한다. 한국계 미국인 재료기술자 앨리스 민수 전은 전기를 이용할 수 없는 오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태양광 전등 ‘솔라퍼프’를 개발한 혁신의 아이콘이다.책에는 전직 대통령 가족으로서 저자들의 개인적 이야기도 담겨 관심을 끈다. 첼시는 아버지가 1996년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은 미국 결혼보호법에 서명한 것을 잘못이라고 비판하고 2013년 연방대법원에서 동성 결혼 합헌 결정을 이끌어 낸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 에디 윈저에게 감사를 표한다. 1984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제럴딘 페라로가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던 순간 힐러리는 환호하며 미래의 꿈을 다지던 당시 추억을 떠올린다. 페라로와 마찬가지로 끝내 유리천장을 뚫지 못한 그의 회한이 묻어나는 듯하다.수많은 여성의 이야기가 한 권에 담겨 있지만 이야기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고 모녀는 말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성취가 아닌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에 대한 것이며, 다음 세대가 그들의 이야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대학 졸업생 수는 여성이 남성을 앞서 왔지만 여전히 정부와 과학기술, 경영, 교육 분야에서의 고위직 여성 비율은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 전 세계 여성 중 3분의1이 신체적 폭력이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에 저자들은 성별과 세대를 넘어 모두 힘을 합칠 것을 제의한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열악한 여성 인권에 대한 성찰이 담긴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동안 유리천장을 뚫고자 고군분투해 온 힐러리의 정치 역정과 고뇌가 이해된다. 혐오와 성별 갈라치기가 일상화된 오늘날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커 단순한 인물 열전으로 가볍게 볼 책이 아니다.
  • 우정이 건강에도 좋다는 사실, 아셨나요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우정이 건강에도 좋다는 사실, 아셨나요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다문화 학생들의 한국 정착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말마저 통하지 않는 낯선 환경에서 다문화 학생들은 마음의 문을 닫아걸기 일쑤다. 강원 동춘천초등학교가 묘수를 냈다. 최근 한국으로 유학 온 엄마를 따라 한국에 정착한 3학년 몽골 소년 어치르에게 이미 6년 전 몽골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친공을 단짝으로 맺어 준 것이다. 친공은 어치르의 통역사가 돼 수업은 물론 학교생활 전반을 돕고 있다. 두 소년의 ‘우정’이 오랜 시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미국의 과학저술가 리디아 덴워스는 ‘우정의 과학’에서 “초기 인류가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직계가족을 벗어나기 시작한 때”부터 “우정은 시작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정이 “선택도 사치도 아니”며 “실제로 죽고 사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우정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없었다는 말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은 보통 ‘비슷한 성향’을 이를 때 쓰지만 저자는 이 말이 “어느 정도 유전자와 관련된 현상”임을 분명히 한다. 저자는 우리가 “그저 자신과 닮은 사람을 친구로 삼는 것이 아니”라면서 몇몇 연구 결과를 인용해 “개인이 친구 집단에 연결되는 방식의 차이 거의 절반은 유전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오래전 이에 대해 “친구는 또 다른 자신”이라고 우리에게 설파한 바 있다는 말도 곁들인다. 그럼에도 우정이 문화적인 산물이라는 주장은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정을 인간 사회에서만 볼 수 있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인간은 물론 영장류와 돌고래, 물고기에게도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인간의 DNA에 숨겨진 현상임을 강조한다. 관상어로 사랑받는 제브라피시는 “동료 물고기 떼가 있을 때 친구가 있는 포유동물과 매우 비슷한 뇌 활성화 패턴을 보”인다. 저자는 아프리카 개코원숭이를 관찰한 결과 서열보다 “강력한 사회적 유대”, 즉 우정이 “번식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내용도 제시한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관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서 “새끼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 말미에 우정이 사회적 지지를 강화할 뿐 아니라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노인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력하도록 설계된 뜻깊은 활동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이로”운 결과를 이끌어 냈다. 아울러 저자는 우정을 기반으로 한 삶의 조건을 만들기 위한 사회의 노력을 촉구한다. 진정한 변화를 일으키려면 개개인이 우정을 위한 하루하루를 계획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 기관, 기업이 행동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 사도세자 추앙한 길, 정조의 쓰라린 울분… 장승만이 달래주네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사도세자 추앙한 길, 정조의 쓰라린 울분… 장승만이 달래주네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孝의 고장’ 수원에 아버지를 위해 만든 현륭원 참배길 지키지 못한 아들의 회한 담긴 고개, 2개의 장승이 지켜 호랑이·도깨비도 차마 덤비지 못하리라무더운 날이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오니 따가운 햇살이 눈을 찌른다. 학원가와 고시원과 스터디카페를 지나 남으로 난 큰길로 한참을 직진했다.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전형적인 수험생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 이따금 곁을 스쳐간다. 그들의 고단한 청춘을 닮은 듯 야트막한 고갯길은 시나브로 높아진다. 등허리에 땀이 돋고 다리쉼이 간절해질 무렵, 왼편 길가에 동작도서관 이정표와 함께 표석과 장승 두 개가 불쑥 나타난다. ‘장승배기: 장승배기는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현륭원에 참배하러 가면서 쉬었던 곳이다. 당시 이곳은 인가도 없고 행인마저 적었는데 정조가 장승을 만들어 세우라고 지시한 이후 장승배기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벽화로 붙은 능행차도에 그려진 붉은 연(輦)을 타고 정조는 이곳까지 왔다. 용산 나루에서 상선 36척을 연결한 배다리를 만들어 한강을 건너고 노량 나루를 지나왔으니 교꾼들도 쉬며 한숨 돌릴 타이밍이었다. 음력 윤달 2월이면 언땅이 녹고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가마꾼의 저고리는 가슴골을 타고 흐른 땀방울로 제법 척척지근했을 게다.●8일간의 융릉 행차길 쉬어 가던 곳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1762년(영조 38) 임오화변으로 죽어 배봉산(현재 서울시립대 뒷산) 기슭에 있던 영우원에 묻혔다. 그로부터 이십여 년이 흐른 1789년(정조 13)에 이르러서야 정조는 영우원에 묻힌 시신을 수원 근교 화산으로 이장하고 현륭원으로 개칭해 정성스레 꾸몄다. 그곳이 후일 장조(莊祖)로 추존된 아버지 사도세자와 아들 정조가 묻힌 현재의 융건릉, 융릉과 건릉의 터가 되었다. 본디 장승배기는 정조의 융릉 행차길이 아니었다. 1794년까지는 남태령을 넘어 과천 행궁을 지나는 길을 이용했다. 그러다 1795년(정조 19)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수원에서 개최하면서부터 험한 남태령 길과 별개로 장승배기를 경유하는 ‘시흥길’을 새로 개척해서 8일간 행차하면서 이용했다. 개인적으로 정조의 능행에 인연 아닌 인연이 있다. 2015년 과천시 지역 축제에서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을묘원행 220년을 기리며 어가행렬을 재연하는 퍼레이드를 열었다. 그때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조와 혜경궁 홍씨를 재연할 사람을 공모했는데, 좋은 추억이 되겠다 싶어 아들과 함께 참가 신청서를 넣었다. 나름 경쟁이 치열했고 심사도 엄정했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워킹까지 선보인 끝에 실제 모자 관계라는 ‘특이점’을 인정받아 아들과 함께 정조와 혜경궁 홍씨 재연자로 뽑혀 과천대로를 누비는 영광을 얻었다. 우리에게는 색다른 경험으로 즐거운 하루였다. 하지만 사도세자의 제사를 지내고 궁으로 돌아가는 정조와 혜경궁의 마음은 자못 시리고 복잡했을 것이다.장승배기 경유 시흥길의 루트는 다음과 같다. 용산 나루~배다리~노량 나루~장승 고개~대방천 다리~대방천들~마장천 다리~문성동(文星洞) 앞길~수성 참발소~시흥 행궁이 하룻길이다. 시흥 행궁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다음날 만안교~안양 참발소~군포천~서원 냇다리~청천평~사근평 행궁~지지대 고개~괴목정교~만석거~영화정~장안문~수원 화성에 다다른다. 수원은 예부터 효(孝)의 고장이었다. 수원 최씨의 시조 최상저의 아들 최루백은 ‘고려사’ 열전에 이름을 올린 효자였다. 화성을 정조가 야심 차게 계획한 조선 최초의 신도시였다고 한다면, 신도시 부지 선정에는 입지적 조건 외에도 이러한 문화적·이념적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수원의 효자 최루백은 열다섯 살에 호환으로 아버지를 잃었다. 정조는 세손이던 열한 살에 호랑이보다 무서운 할아버지로 인해 아버지를 잃었다. 열다섯 살의 최루백은 말리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도끼를 메고 나가 배불리 먹고 자빠진 범을 죽여 항아리에 범 고기를 채워 개울가에 묻었다. 또한 배를 갈라 나온 아버지의 뼈와 살을 골라내어 장사 지낸 후 여막을 짓고 무덤을 지켰다. 최루백은 효자라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용감무쌍한 소년이다. 열한 살의 정조는, 하지만, 도끼를 메고 호랑이를 쫓아갈 수가 없었다. “오후 세시 즈음에 내관이 들어와 밧소주방의 쌀 담는 뒤주를 내라 하신다 하니, 이 어찌된 말인고. 황황하여 궤를 내지는 못하고, 세손이 망극한 일이 벌어질 줄 알고 휘령전으로 들어가 ‘아비를 살려 주옵소서’하니, 영조께서 ‘나가라’ 명하시니라. 세손께서 나와서 휘령전에 딸린 왕자의 재실(제사 준비를 위해 만든 집)에 앉아 계시니, 그 정경이야 고금 천지간에 다시없더라.”(혜경궁 홍씨 지음, 정병설 역 ‘한중록’ 중에서) 이미 수차례 드라마와 영화에서 변주됐던 장면이다. 대개 아들을 죽이는 아버지 영조와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들 사도세자의 팽팽한 갈등과 긴장이 부각돼 표현된다. 그 애증의 부자관계도 참으로 기막힌 것이지만, 시선을 낮추어 아버지를 죽이는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버지를 지켜보는 열한 살 소년과 눈높이를 맞추면 그 비참한 정경이 또 다른 빛깔을 띤다. 열다섯 살의 용맹한 소년 최루백과 달리 열한 살의 세손 정조는 호랑이 앞에서 울며 빌다가 ‘나가라’고 명령하니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의 무력감, 패배의식, 허무와 죄책감이 그의 일평생을 지배했고 정조는 재위 내내 사도세자의 흔적을 찾고 지우고 다시 쓰는 일에 몰두하게 됐다.●아버지와 아들, 존경과 미움 사이 아버지의 혼궁(세자의 국장 뒤 삼 년 동안 신위를 모시던 궁전)을 향해 슬피 울부짖던 소년이 왕위에 올라 죽은 아버지를 위해 지은 사자(死者)의 집을 향해 가는 길, 장승배기에 앉아 그때를 떠올려 본다. 다리보다 아팠을 마음을 새기노라니 건듯 불어오는 바람도 예사롭지 않다. 당시의 장승배기 부근은 숲이 깊고 인적이 드물어 적막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정조가 장승을 세워 이 쓸쓸한 고개를 지키라고 명했을까. 장승은 어리고 힘이 없어 아버지를 지킬 수 없었던 아들의 쓰라린 울분과 회한이다. 장승은 지역과 장소에 따라 채색·형상·크기 등이 다르지만 모양이 괴엄(魁嚴)한 점은 동일하다. 괴수의 모습으로 엄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호랑이도 도깨비도 차마 덤비지 못하리라. 절대 권력자가 돼서도 마음 깊숙이에서 영원히 자라날 수 없는 어린아이는 그렇게라도 더이상 지상에 없는 아버지를 지키고 싶었을지 모른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어머니와 딸의 관계와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딸이 동성(同性)인 어머니를 통해 ‘여성’을 학습하듯 아들은 아버지를 통해 ‘남성’을 학습한다. 가족과 사회 속에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역할을 배우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아버지와의 관계에 있어 내가 만난 아들들의 유형이 대략 두 가지였다는 것이다. 존경하거나, 미워하거나. 아버지를 ‘존경’하는 아들의 경우 자신의 아버지를 ‘봉우리’, ‘거인’, ‘큰 산’ 등에 비유하곤 했다. 그것은 극복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하고 스스로 그렇게 되고 싶은 상승의 열망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를 미워하며 말마따나 ‘반면교사’, 극히 나쁜 면만을 가르쳐 주는 선생으로 삼는 아들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학교실 정하은·김창윤의 분석(‘사도세자의 정신과적 병증 증상’, 2016)에 따르면 사도세자는 ‘양극성 장애’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록된 피해자의 숫자로만 보면 사이코패스이자 연쇄살인마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은, 그런 아버지를 기리고 추앙한 정조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지하여장군은 어디 갔는지 남남 커플로 우두커니 서 있는 천하대장군과 지하대장군에게 물어보면 혹시 알려 주려나?(㉻에서 계속) 소설가
  • ‘누리호의 심장’ 태어난 경남, 우주개발 컨트롤타워 품는다

    ‘누리호의 심장’ 태어난 경남, 우주개발 컨트롤타워 품는다

    尹, 우주청 사천에 설치 재천명경남도, 설립 준비 민관TF 가동 부처별로 우주산업 흩어져 추진체계적 정책 이끄는 일원화 절실 항공 68%·우주 43% 생산 담당기술 개발 이끌 산·학·연 ‘탄탄’대한민국 독자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을 계기로 우주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성공으로 세계 일곱 번째 우주강국 반열에 오르면서 우주 선진국과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국가 항공·우주 정책을 총괄하는 전담 조직인 ‘항공우주청’을 하루빨리 설립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항공우주청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 중심지인 경남 사천에 설립되는 게 사실상 확정됐다.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반영됐고, 윤 대통령이 경남을 방문하면서 다시 사천에 설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경남도는 사천에 임시 청사와 청사 건립 후보지 등을 준비해 놓고 항공우주청 설치를 위한 정부 조직법 통과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경남도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31일 13개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실무 특별팀(TF)을 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실무 특별팀에는 경남도와 사천시, 경남연구원, 한국산업시험기술원, 경남테크노파크, 경상대, 폴리텍대학,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이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경남 방문 길에 당시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임기 내에 사천에 항공우주청을 착공하겠다”면서 “제반 사항을 미리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남도는 항공우주청이 경남에 설립돼야 하는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4월 경남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계획 수립 용역도 착수했다. 용역은 오는 10월 완료 예정이다. 항공우주청 설립에 따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항공우주산업 중장기 발전 로드맵 수립 등을 위해 서부지역본부 균형발전국에 ‘항공우주산업과’를 최근 신설했다.●우주산업 벨트 조성… 지역발전 가속 경남도는 항공우주청이 설립되고 우주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사천·진주 항공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항공우주기업과 연구기관이 집적돼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던 서부경남 지역발전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기계산업 단지인 창원과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 사이 우주산업 벨트가 조성돼 남해안 지역이 대한민국 우주산업 중심지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주발사체를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국가는 러시아와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 등 9개 나라다. 이 가운데 무게 1t 이상 실용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국가는 이스라엘, 이란, 북한을 뺀 6개 나라다. 우리나라는 누리호 사업으로 중대형 액체로켓 엔진 개발, 대형 추진제 탱크 제작 기술, 독자 발사대 구축 기술 등을 확보했다. ●한국만 G20 중 우주전담 기구 없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우주개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다. 정부도 항공우주산업을 미래 핵심산업으로 판단하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2030년 세계 7대 우주강국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11월 국가우주위원회를 개최해 2031년까지 공공목적 위성 170여기 개발, 국내 발사체 40여차례 발사, 올해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사업 착수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민간 기업의 우주산업 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한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도 지난달 7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현재 항공우주 관련 업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등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어 체계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세워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미항공우주국(NASA)처럼 항공우주 정책·업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항공우주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우리나라만 우주전담 기구가 없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우주기술 수준은 발사체 분야는 60%(기술격차 18년), 우주관측 55%(10년), 우주탐사 56%(15년)로 평가됐다. 과기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우주산업은 2707억 달러(약 298조) 규모인데 우리나라는 3조 2610억원으로 1%에 그쳤다. 세계 우주산업의 대부분은 위성정보산업으로 2019년 기준 세계 우주산업의 93.6%(2533억 달러)를 차지했다. 경남에는 국내 항공우주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과 많은 협력업체가 모여 있다. 2020년 기준 항공산업 생산액 가운데 68.1%, 우주산업 생산액 중에 43%를 차지한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우주부품시험센터, 항공전자기기술센터, 세라믹기술원 등 항공우주 분야 전문 연구기관과 지역 대학 등 산·학·연 연계발전 생태계가 구축돼 있어 기술 개발과 체계적인 우주 전문인력 양성 기반이 탄탄하다. 경남은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현대와 삼성, 대우 등 3개 대기업 항공기 사업 부문을 합친 KAI가 사천에 설립되면서 항공산업 중심지로 발전하게 됐다.●내년 누리호 3차 등 위성 발사 그래서 누리호 제작·발사에는 경남의 많은 기업이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KAI가 누리호 총조립을 맡았고, 1단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다. 엔진은 한화그룹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했다. 현대로템은 추진기관 시스템과 추진공급계 시험설비 등을 구축했다. 테바코퍼레이션은 엔진에 연료를 주입하는 추진기관 계통을, 키프마이크로와 우레아텍은 지상제어시스템과 시험장치를 제작했다. 두원중공업과 에스엔케이항공은 탱크·동체 개발·제작에, 한국화이바는 누리호 동체 제작에 참여했다. 지브이엔지니어링은 화재안전 기술을 지원했고 이엠코리아는 시험대를 제작했다. 정부는 내년에 누리호 3차 발사를 할 예정이다. 지난달 23일에는 정밀한 위치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형 항공위성서비스(KASS)를 위한 위성 1호기가 남미 기아나 쿠루 우주센터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다음달 초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미국에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기업인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우주로 떠난다. 다누리는 실시간 동영상을 전송하고 2031년 우리나라가 발사할 달 착륙선이 내릴 지점도 촬영한다. [용어 클릭] 우주산업 10년 결실 ‘누리호’ ●누리호(KSLVⅡ) 2010년 3월부터 시작한 누리호 개발 프로젝트는 민관협력사업으로 진행됐다. 사업비는 1조 9572억원이다. 국내 300여개 기업이 설계·시험·발사 등 모든 과정을 수행했다. 4조 육박 우주개발 최대 사업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올해부터 2035년까지 3조 7235억원을 투입해 위성항법서비스에 필요한 위성·지상·사용자 시스템을 개발해 구축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 사업이다. 다수의 인공위성을 이용해 정확한 위치·항법·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오차 1m내 위치 정보 제공 ●한국형항공위성서비스(KASS) 위성항법장치(GPS)의 오차를 줄여 위성에서 위치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국제표준위성항보정 시스템이다. 항공위성 및 지상 기준국·중앙처리국 등의 시설을 통해 GPS 오차를 1~1.6m로 보정해 정밀한 위치정보를 제공한다.
  • “우리는 성공하고 있을까요”…文전 대통령, 의미심장 SNS

    “우리는 성공하고 있을까요”…文전 대통령, 의미심장 SNS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회와 국가의 번성은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7일 페이스북에 미국 진화인류학자인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가 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의 감상평과 함께 이같이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에 대해 “흥미롭고 따뜻한 과학책”이라며 “‘적자생존’의 진화에서 ‘적자’는 강하고 냉혹한 것이 아니라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에 의한 친화력이라는 뜻밖의 사실을 많은 자료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글의 마지막에 “지금 우리는 성공하고 있을까요”라고 썼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방식을 향해 제기되는 문제들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달 ‘짱깨주의의 탄생’을 추천하며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도 정가에서는 미국의 대중 강경노선에 동조하는 듯한 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단벌 신사 문재인” 딸이 올린 10년전 사진 최근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가 문 전 대통령이 10년 전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고 있는 사진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다혜씨는 4일 트위터에 “못 말리는 아버지의 갈옷 사랑”이라며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이어 “같은 옷 다른 느낌?”이라며 “그래도 점점 10년 전 리즈 모습 되찾아 가고 계신다”고 했다. 다혜씨는 해시태그(#)로 “단벌 신사 문재인”, “이쯤 되면 제주 갈옷 전도사”, “혹시 뒷광고 아닌가요?”라고 덧붙였다. 다혜 씨가 공개한 사진 두 장에서 문 전 대통령은 공통적으로 제주 전통 의상인 ‘갈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한 장 속 문 전 대통령은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상임고문이던 2012년 7월 갈옷을 입고 제주도의 한 시장을 방문한 당시 모습이었다. 또 다른 한 장은 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9일 퇴임 후 낙향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주민들과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 “디자인만으로 알 수 없어” 한강 하구 아동 시신 신원 확인 난항

    “디자인만으로 알 수 없어” 한강 하구 아동 시신 신원 확인 난항

    경기 김포시 한강하구아동 시신 신원 확인 난항옷 제조사 확인 불가北에서 떠내려왔을 가능성DNA 대조 결과 최소 2주 필요지난 5일 경기 김포시 한강하구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아동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는 경찰이 단서 부족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집중호우로 인해 북한에서 시신이 떠내려왔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해병대 측에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청했다. ● “반바지 제조업체 확인 불가”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김포시 한강하구에서 발견된 10세 전후의 남자아이 시신이 입고 있던 유일한 의류인 반바지의 제조업체나 유통 경위를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의 답변을 한국의류협회로부터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이 반바지에는 특정 상표나 라벨도 부착돼있지 않다. 국내서 정상적으로 생산·유통되는 만 13세 미만 아동 의류에 부착되는 KS마크도 없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요즘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매우 예전에나 입었을 것 같은 고무줄 바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옷의 원단이나 디자인만으로는 북한 제품인지 여부를 알 수는 없다”고 전했다. ● 사망 원인 추정 어려워 앞서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시신의 부패 상태가 심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추정하기 어렵다는 1차 구두 소견이 나왔다. 다만 시신에 골절이나 외상 흔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 정밀 감식 결과와 유전자(DNA) 대조 결과는 앞으로 최소 2주는 더 있어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아동 실종신고 내역을 조회했지만 아직까지 연관성이 있는 사례도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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