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과학
    2025-09-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7,443
  • 하라리 AI의 통제 필요성 강조한 NYT 기고문 ‘파란 약이 떨어졌다’

    하라리 AI의 통제 필요성 강조한 NYT 기고문 ‘파란 약이 떨어졌다’

    공상과학(SF) 영화 ‘매트릭스’(1999)에 나오는 유명한 장면이다. 모피어스(로런스 피시번)가 한 손에 빨간 약을 들고, 다른 손에는 파란 약을 들며 네오(키아누 리브스)에게 말한다. “빨간 약을 먹으면 네가 모르는 세상을 알려줄 것이고, 파란 약을 먹으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진짜 세상은 인공지능(AI)이 지배하는 세상이었고, 매트릭스 바깥에 AI에 복종하지 않고 힘겹게 싸워가는 소수가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역사학자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발 하라리가 인도적 기술 센터의 공동 설립자인 트리스탄 해리스와 아자 라스킨과 함께 24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NYT)에 공동기고문을 실었는데 그 제목을 ‘파란 약과 빨간 약 중에 고를 수 있다. 그런데 파란 약이 떨어졌다’라고 붙여 흥미롭다. 공동기고문의 핵심은 GPT-4 이상 성능의 AI 시스템을 지나치게 빠르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AI 수용 속도를 기술 기업들의 시장 장악 경쟁에 맡기지 말고 인류가 AI를 잘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들은 AI라는 유령이 출몰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중반부터 이지만 최근까지도 공상과학에 등장하는 것 같은 먼 미래의 일로 남았다면서 AI가 실질적인 위험으로 떠오르게 된 계기는 바로 GPT-4 같은 언어모델이라고 진단했다. 필자들은 “AI의 언어 습득은 AI가 문명의 운영 체제를 해킹하고 조작할 수 있게 됐음을 뜻한다”고 진단했다. 언어는 인류 문화의 운영 체제로서 신화와 법, 신과 돈, 예술과 과학, 우정과 국가, 컴퓨터 코드가 모두 언어에서 탄생했는데, AI가 언어를 습득한 것은 인류 문명의 마스터 키를 손에 넣은 것과 같다는 것이다. 현재 수준의 AI에서도 체스 같은 게임에서 인간은 컴퓨터를 이길 수 없는데, 예술, 정치, 종교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필자들은 AI는 몇 천년 인류 문화를 빠르게 먹어 치우고 소화해 새 문화 유물을 쏟아낼 수 있고 이는 학교 에세이뿐 아니라 정치연설, 종교 등에도 해당한다며 2028년 미국 대선은 더 이상 사람이 주도하지 않는 선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사람의 책, 예술품, 종교 등을 통해 현실을 간접 체험해 온 인류가 인간이 아닌 AI가 만든 콘텐츠에 둘러싸여 살아갈 경우 발생할 상황도 걱정거리다. 영화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에서처럼 AI가 로봇을 보내 인간을 공격하거나 인간 두뇌를 컴퓨터 네트워크에 연결해 가두고 통제하는 것 같은 행위가 AI가 인간을 환상 속에 가두는 방식으로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필자들은 AI가 만든 환상의 장막이 인류 전체에 드리워지고 우리는 그 장막을 걷어낼 수 없고 심지어 장막이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용된 원시적 AI가 사회 양극화 심화, 정신건강 문제, 민주주의 혼란 등을 초래한 것을 고려할 때 훨씬 강력한 거대 언어모델 AI는 그보다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필자들은 AI가 암 퇴치, 신약 발견, 기후·에너지 위기 해법 등에 도움을 줄 잠재력이 있지만 문명의 기반이 무너진다면 AI의 혜택이 아무리 커도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서방이 중국에 패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문에 대해 ‘아니오’(No)라며 오히려 통제되지 않는 AI가 신처럼 권능을 무책임하게 휘두르는 것이 중국에 패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필자들은 또 민주주의는 대화이고 대화는 언어에 의존하는데 언어 자체가 해킹당하면 대화가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유지될 수 없다며 정치, 경제, 일상생활이 아직은 AI에 의존하지 않는 지금이 AI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이들은 AI의 뛰어난 능력이 상응하는 책임, 통제와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그 혜택을 실현할 수 있으며 AI가 인간을 장악하기 전에 인간이 AI를 장악할 수 있게 시간을 버는 것이 첫 걸음이라며 AI 위험성에 대한 대응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세계 지도자들에게 촉구했다. NYT 기고문 https://www.nytimes.com/2023/03/24/opinion/yuval-harari-ai-chatgpt.html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반도체 전설’ 무어…자연과 삶을 사랑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반도체 전설’ 무어…자연과 삶을 사랑한

    1950년대 반도체 제작에 앞장섰으며 1968년 인텔을 공동 창립해 ‘반도체 제국’으로 키우는 등 실리콘 밸리의 오늘을 일군 고든 무어가 24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반도체 성능이 처음에는 매년 곱절로, 나중에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고 수정한 ‘무어의 법칙’을 제시한 것으로도 유명하고, 자선사업가와 자연보호 활동가로도 이름 높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무어가 이날 하와이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192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무어는 캘리포니아 공과대에서 화학과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첫 직장인 페어차일드 반도체 연구소에서 인텔 공동 창업자이자 평생의 친구인 로버트 노이스를 만나면서 반도체 개발자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무어는 1968년 그와 함께 실리콘밸리에서 인텔을 창립하고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로 끌어올리며 반도체 제국으로 키워냈다. 무어는 1965년 업계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이 약 2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을 예측해 지난 수십년간 대체로 들어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그의 법칙에 고무된 개발자들이 과감한 목표를 내걸고 부단히 노력한 덕분이기도 했다. 아래 만화는 당시 글에 첨부된 것으로 컴퓨터가 소형으로 제작돼 시장 매대에서 여느 상품처럼 팔리는 것을 예상했는데 대체로 들어맞았다.그는 당시 반도체 집적회로가 컴퓨터와 자동차, 개인 휴대용 통신 장비 등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수십 년 앞을 정확히 내다보기도 했다. 인텔은 1971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인텔 4004’를 출시해 개인용 컴퓨터의 소형화와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 그 뒤 제작된 ‘인텔 8088’이 당시 컴퓨터 1위 업체였던 IBM PC에 장착되면서 인텔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제패한다. 무어는 기부에도 적극 나섰다. 취미로 낚시를 즐기며 자연의 소중함을 깨우쳤다는 그는 2000년 부인과 함께 ‘고든 앤 베티 무어 재단’을 설립해 과학 발전과 환경보호 운동을 지원했다. 200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멜린다 부부를 제치고 미국 최대 기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무어는 또 모교인 캘리포니아 공대에 수억 달러를 기부해 왔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무어의 순자산은 약 75억 달러(약 9조 7500억원)에 이른다. 인텔의 부고 글이 그의 일생을 함축해 뭉클하다. ‘오늘 우리는 비전 하나를 잃었다. 모든 것에 감사하다.’ 인텔의 최고경영자(CEO)인 팻 겔싱거는 고인이 통찰력과 비전으로 기술산업을 규정했으며 수십 년에 걸쳐 기술자와 기업인들을 고무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 위의 모든 사람의 삶을 바꾸는 유산을 남겼다. 그의 추억은 길이 남을 것이다. 내가 그를 알았다는 사실에 겸허해진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아마존 강둑을 보호하고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에 걸쳐 연어가 서식하는 계곡을 보호하는 활동에 앞장섰다. 무어 앤드 베티 재단의 하비 파인버그 회장은 “고인을 만나 일해 본 이들은 그의 지혜, 따듯함, 관대함에 의해 영원히 고무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 자유의메달을 받았다.
  • “북경 날씨 좋죠”…美中 반도체전장서 말 아낀 이재용

    “북경 날씨 좋죠”…美中 반도체전장서 말 아낀 이재용

    “북경(베이징) 날씨가 너무 좋지요?” 3년 만에 중국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하고자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 국빈관에서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 세례에 남긴 유일한 발언이었다. 23일 베이징 도착 뒤 일체 동선을 공개하지 않고 ‘로키’(low key) 행보를 이어온 이 회장은 이날도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발전포럼 세션 연설자로 나서 “중국의 혁신이 더 빨라질 것”이라며 “중국 농촌 교육에 기여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과 정반대다. 이 회장의 은둔 행보 배경에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상황에서 중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의 ‘줄타기’ 경영 환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한국 등 각국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생산능력 확장에 제동을 건 이른바 반도체법 ‘가드레일’ 규정을 발표했다. 미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이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양적으로 확대하는 거래를 하면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공산당을 도우려는 친중기업’이라는 이미지는 덤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지난 22일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에서 “철두철미한 과학기술 봉쇄와 보호주의 행위”라며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무슨 말을 해도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한 이 회장이 말을 아낀 것으로 풀이된다.
  • [토요일의 서재]거, ‘괴담’ 읽기 딱 좋은 날씨네!

    [토요일의 서재]거, ‘괴담’ 읽기 딱 좋은 날씨네!

    화창한 봄날은 괴담을 읽기에 좋다. 안개 낀 으스스한 날, 혹은 싸늘한 한기가 감도는 날 읽으면 너무 무서우니까. 우리와는 다른 존재에 관한 이야기, 괴담과 관련한 책들 가운데 최신작을 서가에서 스르륵 빼 왔다.의지할 가족도 없는 가난한 노인 김감역은 ‘구룡산 느티나무에 종이를 걸고 오면 술자리에 초대하겠다’는 친구들 말에 느티나무로 향하고, 마침 나무에 목을 매고 있던 여인을 발견하고 구해준다. 이를 계기로 둘은 함께 살면서 자식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 날 김감역이 병에 걸렸고, 아내와 아들들의 정성스러운 간호 속에 잠들었다 깨어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느티나무 뿌리를 배고 있는 김감역의 입에는 말똥과 개똥이 물려 있었다. ‘매일신보’(지금의 서울신문) 1927년 8월 9일 자에 실린 이야기다. 도깨비에게 홀리면 하룻밤도 몇십년과 같다는 내용이다. 당시 매일신보는 3면에 ‘괴담’ 면을 만들어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당시로선 파격적인 구성이었다. ‘한국 근대 괴담집’(소명출판)은 당시 실린 괴담 시리즈를 한데 모았다. 그저 괴담을 수록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괴담이 하나의 서사 장르가 되기까지를 분석했다. ‘매일신보’는 1927년부터 23회에 걸쳐 모두 15편의 다양한 이야기를 연재했다. 1930년에는 ‘괴기행각’ 란을 만들어 20편의 괴담을 연재했고, 1936년에는 한 면 전체에 ‘괴담특집’을 기획해 3편의 괴담을 함께 보여주기도 했다. 이전 시대에도 괴담은 있었지만, 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하나의 장르적 인식을 바탕으로 괴담을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매일신보가 처음이었다. 특히 삽화를 통해 귀신이나 도깨비의 모습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재현했다.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들과 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신문이라는 근대 미디어 속에서 하나의 이야기 장르로 자리 잡는다. 이번엔 조선시대로 가보자. ‘한성요괴상점’(씨엘비북스)은 마포장터 외진 골목에 등장한 요상한 상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어느 날 새벽 화염 속에서 눈을 뜬 최한기는 겨우 집에서 빠져나와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한성요괴상점으로 달려가지만, 이미 상점은 쑥대밭이 됐다. 부모님의 행방도 묘연한데, 그는 어머니가 남긴 수수께끼 같은 말을 힌트 삼아 매화나무 아래에서 청동 함을 발견한다. 그곳에는 열두 마리의 요괴를 잡아 요괴 화첩에 봉인할 때까지는 부모의 복수에 나서지 말라는 당부가 담긴 아버지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한성요괴상점의 새로운 주인이 된 최한기는 아버지의 당부대로 요괴 화첩을 완성하고 원수를 찾아 복수하기로 다짐한다. 두억시니, 무두귀, 귀구, 금저, 청목자 등 우리 전통 요괴들이 등장한다. 인간적이면서도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한국형 요괴를 소재로 탄탄한 이야기에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묘사까지, 남대문과 종로 거리 등 옛 한성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날렵하고 상쾌한 활극이다.괴담 하면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제25회 일본 호러소설대상을 받은 ‘후회하는 소녀와 축제의 밤’(알에이치코리아)은 독특한 구성으로 주목받는 괴담 소설이다. 아키타케 사라다 작가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1화는 인적이 끊긴 구교사에서 나무 바닥판을 뒤집는 기이한 존재와 맞닥뜨린 사카구치의 이야기다. 그는 처음에는 기분 탓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다음 날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같은 장소에 갔다가 ‘그것’이 발밑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2화는 매일 밤 지네의 모습을 한 거대 생물체로부터 도망치는 소년의 이야기다. 겁에 질려 떨고 있던 소년은 일순간 이불 속에서 정적을 뚫고 나오는 ‘그것’의 기척을 느낀다. 이렇게 모두 4편의 단편을 실었다. 각기 다른 주인공을 화자로 설정해 그들에게 어떤 기묘한 일들이 벌어지고, 이 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마쓰리비 사야가 공통으로 등장한다. 마지막 4화 ‘축제 날 밤에’에는 각 이야기에서 나왔던 인물들이 모두 등장한다. 단편과 중단편을 복합한 새로운 시도 속에서 일본 특유의 괴이한 이야기가 숨을 죽이게 만든다.
  • HDC현대산업개발 최초 여성 사외이사 선임, 최진희 고려대 교수

    HDC현대산업개발 최초 여성 사외이사 선임, 최진희 고려대 교수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용산 대원콘텐츠라이브홀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진희(45)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고 24일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최 교수는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에서 행동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CJ CGV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 사외이사는 아이파크를 비롯한 HDC현대산업개발이 수행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사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서 이사회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게 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높이고 이사회의 효율적인 경영 감독에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황사 내일까지 남아있어…전국 미세먼지 ‘나쁨’

    황사 내일까지 남아있어…전국 미세먼지 ‘나쁨’

    토요일인 25일까지 전국에 황사가 남아있겠다. 21~22일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가 국내에 유입돼 24일 오후 4시 현재 전국에서 관찰되고 있다. 현재 미세먼지(PM10) 농도(1시간 평균)를 보면 서울 198㎍/㎥, 인천 강화군 198㎍/㎥, 강원 영월군 128㎍/㎥, 충북 청주시(서청주) 210㎍/㎥, 대구 162㎍/㎥, 광주 161㎍/㎥, 제주 제주시(고산) 83㎍/㎥ 등이다. 기상청은 25일까지 황사의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5일 전국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부지역 일부와 남부지역 대부분은 전일 황사가 잔류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 상층으로 황사가 추가 유입되면서 미세먼지(PM10) 농도가 높겠다”라고 설명했다. 26일은 전국 미세먼지 수준이 ‘보통’이겠다. 다만 26일 오전에는 황사가 남아 충청과 광주. 전북, 대구, 경북 미세먼지가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이겠다. 주말 기온은 평년기온과 비슷하겠다. 25일 전국적으로 아침 최저기온은 2~10도이고 낮 최고기온은 11~19도이겠다. 주요 도시 예상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서울 7도와 18도, 인천 6도와 15도, 대전 7도와 18도, 광주·대구 8도와 16도, 울산 9도와 13도, 부산 10도와 15도다. 26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3~9도이고 낮 최고기온이 11~18도겠다.
  • 이창양 산업장관 “에너지 효율 혁신이 나라 경제 살리기”

    이창양 산업장관 “에너지 효율 혁신이 나라 경제 살리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에너지 효율 혁신이 곧 나라 경제 살리기”라며 정부의 에너지 정책 집중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이 장관은 24일 제28차 에너지위원회를 개최하고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전환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에너지 효율 혁신과 절약문화 정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필수 기반으로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흔들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에너지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비상한 각오로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원전 생태계의 완전 정상화, 흔들림 없는 에너지 안보 강화, 에너지 신산업의 성장동력화, 근본적인 에너지 시스템 혁신 등 4가지 에너지 정책 방향을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에너지 절약은 가계 부담 경감, 무역적자 완화, 공기업 재무 안정, 산업 경쟁력 제고,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1석 5조의 효과를 가지는 큰 의미를 지닌다”면서 “전 국민이 하루 1kWh(키로와트시) 줄이기를 실천한다면 1년 동안 1GW 석탄화력발전소 1기 발전량에 달하는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산업부는 이날 제7기 에너지위원회를 출범했다. 에너지위는 산업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통부·외교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5개 부처 차관의 당연직 위원과 2년 임기(연임 가능)의 위촉위원 19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된다. 신규 위촉위원은 전력, 원전, 재생, 수소, 자원 등 활동 분야와 경제, 법률, 공학 등 전공을 균형 있게 안배해 구성했다. 회의에서는 국제 에너지 시장 동향과 전망, 에너지 효율 혁신 및 절약 강화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 남경필 전 경기지사 장남 또 ‘필로폰 투약’ 혐의 체포…가족 “마약한 것 같다” 신고

    남경필 전 경기지사 장남 또 ‘필로폰 투약’ 혐의 체포…가족 “마약한 것 같다” 신고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장남이 또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남 전 지사의 장남 남모(32)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과거 필로폰 투약 및 밀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남씨는 지난 23일 용인시 기흥구의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한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집 안에 함께 있던 남씨의 가족은 오후 10시 14분 남씨가 이상 행동을 보이자 “마약을 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남 전 지사는 부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남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필로폰 투약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 여러 개를 확인, 증거품으로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사기에 대한 마약 간이검사 결과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남씨에 대해서도 소변 및 모발 검사를 통해 필로폰 투약 여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남씨는 이를 거부했다. 남씨는 현재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로 약물에 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경찰은 향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남씨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마약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마약 검사를 마치는 대로 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남씨는 지난 2018년에도 중국 베이징과 서울 강남구 자택 등에서 여러 차례 필로폰을 투약하거나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14년에는 군 복무 시절 후임병들을 폭행·추행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군사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 [책꽂이]

    [책꽂이]

    수소경제의 과학(김희준·이현규 지음, 사회평론) 수소는 기후위기의 구원자로 불린다. 수소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고, 경제·산업 규모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빅뱅 이후 가장 먼저 생겨나고, 우주 질량의 4분의3을 차지하는 수소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2명의 과학자가 수소와 수소경제의 모든 것을 과학적 원리로 풀었다. 140쪽. 1만 2000원.보이지 않는 군대(맥스 부트 지음, 문상준·조상근 옮김, 플래닛미디어) 게릴라, 테러리스트, 반군 등이 치르는 비정규전은 21세기 전쟁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비정규전의 5000년 진화사를 돌아보고 게릴라전의 대가, 유명했던 테러리스트, 반란전 해결사들 등 흥미로운 사례로 그 본질을 분석했다. 884쪽. 4만 5000원.순례(박범신 지음, 파람북) 박범신 작가가 데뷔 50주년을 맞아 산문집 2권을 냈다. ‘순례’는 예전에 쓴 히말라야와 카일라스 순례기에 최근 산문을 붙였다. 육체의 한계를 맞닥뜨리면서 겪는 병고의 여정도 순례로 여긴다. 다른 산문집 ‘두근거리는 고요’는 고향, 문학, 사랑, 세상에 관해 썼다. 숨겼던 아픈 기억과 문학을 향한 치열한 갈망을 담았다. 320쪽. 1만 7000원.통영이에요, 지금(구효서 지음, 해냄) 휴식차 통영을 찾은 37년 차 소설가 이로는 한 카페의 단골이 되고, 문학상 심사에서 끝내 당선시키지 못한 원고의 내용을 곱씹는다. 1980년대에 보안분실로 잡혀가 여러 차례 고문당하고 왼팔을 쓸 수 없게 된 박희린과 그의 연인 주은후, 보안분실에서 일하던 경찰 김상헌에 관해 쓴 소설이 어느 순간 현재와 얽힌다. 284쪽. 1만 6800원.그러나 절망으로부터(마이클 이그나티에프 지음, 김한영 옮김, 까치) 고통으로 가득한 현실 세계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자 했던 종교와 철학, 많은 사람이 꿈꿨던 내세나 미래의 이상향, 깊은 절망과 슬픔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돼 준 음악이나 편지 등 17편의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인류가 구해 온 절망 속 위로가 무엇인지 여러모로 탐구했다. 400쪽. 2만원.누구나 할 수 있는 NFT 아트테크(강희정 지음, 아라크네) 대체불가토큰(NFT) 작품이 수백억원대에 팔렸다는 이야기가 한창 돌더니 코인 열풍이 식으면서 관련 이야기도 쏙 들어갔다. 미술을 전공한 저자는 여전히 NFT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NFT의 개념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고, 즐기면서 돈 버는 방법들도 소개한다. 256쪽. 1만 8000원.
  • 걸음걸음마다 추억이 춤춘다

    걸음걸음마다 추억이 춤춘다

    음악엔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여행지에서 만나면 특히 더 반갑다. 음악을 테마로 삼은 여행지 몇 곳을 소개한다. 음악 사랑이 남다른 우리에게 따스한 봄 햇살 같은 추억을 안겨 줄 공간들이다.●오늘은 나도 케이팝 스타-서울 청계천로 하이커그라운드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의 하이커그라운드는 케이팝과 미디어 아트 등의 콘텐츠로 국내외 여행자의 발길을 붙드는 곳이다. 5개 층에 걸쳐 한국 관광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데, 2층의 케이팝 그라운드가 특히 인기다. 뮤직비디오의 무대 같은 공간에서 케이팝을 듣고, 춤추고, 사진이나 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화~일요일 하루 두 번 진행하는 정기 도슨트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하이커 그라운드를 좀더 알차게 즐길 수 있다. 1, 5층은 오전 10시~오후 9시(연중무휴), 2~4층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운영한다. 입장료는 없다.●음악, 여행이 되다-경기 파주 카메라타 & 콩치노콩크리트 대학가 다방, 동네 분식집 등에 DJ가 활동하던 시절이 있었다. 음악을 ‘애정하는’ 국민 정서가 남달랐다는 뜻이다. 경기 파주 헤이리의 황인용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와 콩치노콩크리트는 그런 음악 애호가들의 귀를 만족시켜 줄 음악 감상 전용 공간이다. 두 곳 모두 최상의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이 자랑이다. 1920~1930년대를 풍미한 미국 웨스턴일렉트릭과 독일 클랑필름의 극장용 대형 스피커가 주인공이다. 디지털 음원이 재현할 수 없는 날것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광탄면 ‘이등병마을’도 묶어 돌아볼 만하다. 김광석이 부른 ‘이등병의 편지’를 작사·작곡한 김현성의 고향에 조성한 음악 마을이다.●추억 찾는 음악 여행-대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과 하이마트음악감상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한 시대를 보듬은 뮤지션의 온기가 묻어나는 곳이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의 노랫말을 벽화로 꾸미고, 김광석 조형물 등으로 골목을 채웠다. 김광석스토리하우스에서는 그의 학창 시절 사진과 콘서트 영상, 음반을 만날 수 있다. 동성로의 하이마트음악감상실은 1957년부터 3대를 이어 온 음악 감상 공간이다. 클래식 동아리 회원들이 교류하던 공간으로, 복고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았다. 대형 부조와 빛바랜 LP판, 옛 오디오 장비, 신청곡을 적던 낡은 칠판이 연륜을 뽐낸다. 낮 12시부터 오후 9시 운영된다. 입장료 8000원에 다과를 제공한다.●음악과 떠나는 시간 여행-경북 경주 한국대중음악박물관 경주 보문관광단지의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국내 초기 대중음악부터 케이팝까지, 100년 역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지상 3층과 지하 1층, 야외 공간으로 구성됐다. 핵심 전시 공간은 한국 대중음악 100년사를 볼 수 있는 2층과 소리 예술 과학 100년 역사를 담은 3층이다. 1896년 녹음된 에디슨 실린더 음반부터 일제강점기와 분단의 아픔을 담은 노래, 세계를 강타한 케이팝 등의 국내 대중음악사 관련 자료가 전시됐다. 시대별 음악도 직접 들을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월·화요일 휴관), 입장료는 어른 1만 5000원이다.●봄 바다에 흐르는 클래식 선율-경남 통영국제음악당과 윤이상기념관 통영국제음악당은 주 공연장인 콘서트홀과 다목적 홀인 블랙박스로 이뤄졌다. 5층 규모의 콘서트홀은 클래식 애호가들이 엄지를 세울 만큼 탁월한 음향을 자랑한다. 블랙박스는 이동식 수납 객석으로 조성돼 연극이나 대중음악 공연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콘서트홀 로비는 늘 개방한다. 볕이 잘 드는 로비에 앉아 ‘바다 멍’을 즐기노라면 몽글몽글한 감성이 샘솟는다. 올해 21회를 맞은 통영국제음악제는 31일~4월 9일 열린다. 음악당 뒤엔 통영 출신의 작곡가 윤이상 추모 공간이 있다. 통영 시내 생가터 옆엔 윤이상기념관도 조성돼 있다.●지금은 트로트 전성시대-전남 영암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영암 월출산기찬랜드 안에 자리한 한국트로트가요센터는 대중음악 대표 장르로 떠오른 트로트와 만나는 공간이다. 단순 관람에서 벗어나, 선곡부터 모창까지 체험 거리가 풍부하다. 1층에선 트로트의 역사를 시대별로 전시했다. 옛날 음악다방처럼 꾸민 공간에서 노래 실력도 뽐낼 수 있다. 2층은 영암 출신의 가수 하춘화 기념 공간이다. 무대의상, 트로피 등 60년 남짓한 노래 인생이 담겨 있다. 야외엔 남진, 장윤정 등 트로트 스타의 핸드 프린팅이 있다. 관람료는 어른 6000원. 50%를 영암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 [마감 후]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콘셉트 실종사건 / 이영준 세종취재본부 차장

    [마감 후]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콘셉트 실종사건 / 이영준 세종취재본부 차장

    콘셉트 하나에 제품 광고나 예술 작품의 흥망이 좌우되듯 정부의 정책도 콘셉트가 중요하다. 정책 콘셉트에 국정 운영 철학과 정체성이 오롯이 담기기 때문이다. 콘셉트를 어떻게 잡느냐에 민심이 움직이고 대통령의 지지율도 출렁인다. 더 나아가 정권 교체냐 유지냐를 결정짓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작은정부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며 ‘녹색성장’을 경제정책 콘셉트로 잡았다. 당시 녹색성장은 하나의 정책 이념으로 여겨졌다. 그때 설치된 녹색성장위원회는 현재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로, 그때 제정된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은 현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으로 각각 진화했다. ‘이명박 정부’ 하면 ‘녹색성장’이 떠오를 정도로 콘셉트를 잘 잡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2013년 닻을 올린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정책 콘셉트로 제시했다.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정보·과학기술을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개념이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기도 했다. 개념이 모호하고 실체가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정책의 성공 여부를 떠나 콘셉트는 나쁘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문재인 정부가 설계한 ‘소득주도성장’은 노동자 임금을 늘리면 소비가 확대돼 내수가 살아나고 기업이 투자를 늘려 노동자 소득 증가로 이어진다는 구조의 성장 이론이었다. 비록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도 거셌지만 국민 뇌리에 박히는 데는 성공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출범 10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정책 콘셉트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방향성이 오락가락한다는 평가도 심심찮게 들린다. 임기 첫해 규제·세제 완화라는 선물을 조건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민간주도성장’을 내세웠었는데, 임기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콘셉트가 많이 흐려졌다. 윤 대통령은 성과급 잔치를 벌인 금융업계의 독과점 폐해를 조사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노동개혁을 비롯해 각종 사회 현안을 직접 핸들링하기 시작했다. 통신업계에는 “5G 중간 요금제를 출시하라”, 주류업계에는 “술값 인상을 자제하라”는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당면 이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장악력이 세지자 재계에서는 “민간주도성장이 아니라 민간압박성장이냐”는 푸념이 쏟아졌다. 정부의 과도한 민간 개입에 신(新)관치 논란도 일었다. 경제정책의 콘셉트 혹은 브랜드가 부재하다는 지적에 정부는 ‘신성장 4.0’을 꺼내 들었다. 임팩트는 약했다. “각 부처 추진 사업을 한데 모아 놓은 수준”이라는 박한 평가도 국책연구원 관계자로부터 나왔다. 정부가 정책 콘셉트 잡기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이제 윤석열 정부도 경제정책 철학을 함축한 용어 하나쯤은 있어야 할 시기가 됐다. ‘윤석열 정부’ 하면 국민 누구나 떠올릴 법한 정책 콘셉트나 브랜드가 있으면 후대에 큰 족적을 남긴 정부로 기억되는 데 수월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소신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지거나 내년 총선을 의식해 기조를 그때그때 바꾸면 정책의 진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관된 태도로 국민을 위하고 정책에 진심인 정부가 훗날 성공한 정부로 평가받을 것이란 대명제를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
  • [세종로의 아침] 빌드업이 필요한 한국 과학정책/유용하 문화체육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빌드업이 필요한 한국 과학정책/유용하 문화체육부 차장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가장 큰 업적은 대한민국을 월드컵 16강에 진출시킨 것보다 ‘빌드업’이란 단어를 대중화시킨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크로스오버 음악 경연대회를 봤다. 참가자들의 음악 실력이 대단한 데다 참가를 결정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있어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참가자 노래가 끝나고 한 심사위원이 ‘음악이 뒤로 갈수록 빌드업되지 못한 것 같다’는 평을 했다. 순간 ‘무슨 소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이 ‘우리말보다 영어를 쓰는 게 더 멋있다’고 말했을 정도지만 ‘뒷심을 준다’라고 해도 충분할 텐데 굳이 빌드업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어쨌든 간에 뭔가를 쌓아 올리는 것을 의미하는 빌드업이 정말 필요한 곳은 다름 아닌 과학기술 분야다. 과학기술의 역사를 보면 혁신은 명확한 목표와 목표 지점 도달을 위한 경로 설정이 빌드업되면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45년 미국 과학연구개발국장 버니바 부시는 과학 성과의 이용, 질병 퇴치, 연구활동 지원,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을 제시한 ‘과학-끝없는 프런티어’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이는 미국이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혁신 국가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한 역사적인 빌드업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냉전 시대 소련과의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만든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설립 당시 ‘인간을 우주로 보낸다’는 구체적인 목표와 인간이 우주공간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차근차근 진행해 이제는 우주개발의 대명사가 됐다. 한국도 우주 경제 시대에 낙오되지 않기 위해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우주항공청을 출범시키겠다고 나섰다. 윤석열 정부의 거의 유일한 과학기술 정책이기도 한 우주청 개청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초 특별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도 열었다. 또 지난 2월 말에는 우수한 과학영재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명목으로 2027년 미래형 과학영재학교 2곳을 추가 설립하겠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들 정책을 하나로 보게 하는 단서는 보도자료 한구석에서 찾을 수 있다. “특별법으로 우주항공청에 최고의 인재가 유입될 수 있게 하겠다”, “과학영재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핵심 과학기술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문장이다. 이는 우리 과학기술계와 관료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한정된 자원에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 ‘수월성’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기존의 시각에서 집중할 분야를 선택하고 수월성이 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서 우수 인재 양성 타령을 하고 있으니 항상 기대만큼 효과는 없고 선진국 추격자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놀라운 혁신은 상상하지 못한 분야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미 잘하는 학생을 데려다 교육하거나 유명한 사람을 앉혀 놓으면 세계적인 기관으로 성장하고 훌륭한 과학기술 인재가 만들어져 과학 선진국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정확한 목표 없이는 몇 년 내에 그저 그런 정부 부처 중 하나가 돼 오히려 우주개발에 짐이 될 것이 뻔하다. 참, 지난해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도 영재고, 과학고 출신이 아니다.
  • “99GB, 6만원대”… 5G 중간요금제 나온다

    “99GB, 6만원대”… 5G 중간요금제 나온다

    20→45종으로 고객 선택권 확대 데이터 구간 촘촘히… 통신비 낮춰5000원 더 내면 30GB 추가 제공시니어·만 34세 이하 청년 요금도 SK텔레콤이 데이터 제공량 24~110GB 사이의 5세대(5G) 중간 요금제를 추가하고 만 65세 이상과 34세 이하 이용자를 위해 각각 시니어, 청년 요금제를 신설한다. 이에 SK텔레콤의 5G 요금제가 기존 20종에서 45종으로 확대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통신비 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SK텔레콤이 지난 17일 제출한 5G 시니어 요금제 3종, 중간 구간 요금제 4종, 청년 요금제 11종 및 청년 온라인 요금제 7종의 신설 신고를 수리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오는 5월 1일부터 데이터 37GB, 54GB, 74GB, 99GB를 제공하는 중간 요금제 4종을 추가 신설한다. 추가 신설되는 요금제는 24GB 제공에 월 5만 9000원인 기존 중간 요금제에 월 3000원, 5000원, 7000원, 9000원을 각각 추가하면 13GB, 30GB, 50GB, 75GB를 더 쓸 수 있는 구조다. 또 SK텔레콤은 오는 30일부터 만 65세 이상, 70세 이상, 80세 이상을 위한 시니어 요금제 3종을 내놓는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해 월 4만 5000원에 데이터 제공량 10GB인 ‘5G 시니어 A형’(만 65세 이상), 월 4만 4000원에 9GB인 ‘5G 시니어 B형’(만 70세 이상), 월 4만 2000원에 8GB인 ‘5G 시니어 C형’(만 80세 이상)으로 구성했다. 시니어 요금제는 선택 약정 할인과 기초연금 수급자 복지 감면, 결합 할인이 중복으로 적용된다. 아울러 SK텔레콤은 6월 1일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만 34세 이하 가입자를 대상으로 청년 요금제 11종을 출시한다. 온라인에서 가입하면 약 30% 싼 요금이 적용된다. 청년 요금제는 일반 요금제와 월정액료는 동일하되 데이터 제공량은 20~50% 확대된 형태다. 청년 요금제에는 월 4만 3000원에 6GB를 제공하는 구간이 포함됐는데, 지금까지 출시된 이동통신 3사 5G 요금제 중 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요금 가운데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또 다른 통신사인 KT와 LG유플러스 역시 SK텔레콤이 이날 발표한 요금제와 큰 틀에서 비슷한 방향으로 5G 중간 요금제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 중간 요금제 신고가 수리된 만큼 다른 통신사들도 이에 준하거나 더 저렴한 쪽으로 요금제를 만들어 신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첨단산업 요람 ‘융기원’… 경기도·서울대, 과학인재 함께 키운다

    첨단산업 요람 ‘융기원’… 경기도·서울대, 과학인재 함께 키운다

    유명 인사 초청 문화콘서트 등‘과학+인문학’ 지식교육 앞장道 지원에 대학 교육 인프라 연계고교생 멘토링·대학생 창업 지원251개 벤처 558억 투자 유치 성과 서울대와 경기도가 공동 설립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하 융기원)은 과학기술로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목적으로 각종 지원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어려운 코딩,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을 대중과 학생들이 친근하게 여길 수 있게 콘서트 개최와 캠프로 다가간다. 그러면서 첨단산업 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해 대학생을 지원하고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AI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놓지 않으려 연구 활동에 매진한다.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느껴지지만 사실 쉽고 친근한 융기원의 모습을 23일 알아봤다. ●누구에게나 친근한 융합기술 융기원은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과학기술을 관련 분야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 대중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AI와 드론, 메타버스, 코딩 등 최근 빠르게 변하고 있는 과학기술을 경기도민이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여기에 인문학적 지식교육에도 힘써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시되는 융합형 소양을 갖도록 한다. 벌써 100회를 넘어 107회 개최를 앞둔 융합문화콘서트는 이런 목적을 잘 보여 준다. 과학기술 분야가 중심이 되지만 인문, 사회, 교육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주민들과 함께한다. 한국사 교육 ‘1타’로 손꼽히는 최태성 강사, TV프로그램 ‘어쩌다 어른’ 출연진이자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아주대 교수, ‘주펄’ 주호민 만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는 김헌 서울대 교수 등이 흥미롭고 편한 주제로 연단에 서 왔다. 특히 초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 미래인재 양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대 지식 역량과 수년간 축적된 교육사업 노하우 등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한다.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진행한 소프트웨어(SW)·AI 융합 플러스 캠프는 도내 청소년 수련관과 지역아동센터 등을 찾아 14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평소 접하기 힘든 과학기술을 쉽게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직업계고 반도체 교육 관련 교원과 교수·연구소·기업체 간 멘토·멘티 지정도 추진해 고등학교 과정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직업계고와 대학, 기업을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이와 함께 직업계고·대학·기업 연계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한다. 매년 개최하는 서울대 융합과학 청소년 캠프는 이공계 분야 진출을 계획하는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대 대학(원)생의 현실감 있는 멘토링을 통해 체감되는 진로 설계 기회를 제공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도 뜨거워 캠프 참가 신청은 매번 조기마감이다.●대학생 과학기술 창업 요람 융기원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벤처기업 창업 지원에도 힘쓴다.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융기원이 보유한 연구인력, 장비 등과 서울대 창업인프라를 연계해 대학생 맞춤형 기술창업을 지원한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951명이 혜택을 받았고 251개 벤처기업이 융기원 지원 속에 탄생했다. 이들은 558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순식물성 마요네즈를 아이템으로 지난해 ‘아기유니콘기업’에 선정된 ‘더플랜딧’, 커뮤니티 기반 당뇨 관리 플랫폼을 개발한 ‘닥터다이어리’ 등이 융기원 지원을 받았다. 융기원에는 이들을 위한 메이커스페이스 전문랩도 갖췄다. 시제품 제작을 위한 장비는 물론 대량생산에 앞서 설치와 제조 공정을 최종 점검할 수 있는 표면실장기술(SMT)장비, 산업용3D 스캐너, 가상현실(VR) 공간을 위한 메타버스 장비 등 40종이 넘는 첨단 장비가 있다. 경기도 내 반도체 소부장 사업 육성도 주관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갖췄지만 이를 만드는 국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융기원은 수요·공급기업 공동 연구개발(R&D) 기반 시설 지원을 통해 국산화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있다. R&D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보유한 기술을 이전하거나 공동기획연구를 벌이기도 한다. 2014년부터 54개 중소기업과 80여개 연구과제를 수행해 왔다.●반도체, AI 분야 전문 연구기관 융기원은 과학기술 연구기관이라는 본질도 잊지 않는다. 성남 판교에 있는 자율주행 실증단지에서는 자율주행 버스가 시범 운행되고 있다. 융기원은 수년간 센서, 정밀지도, 알고리즘 등을 취합해 경기도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향후 무인셔틀·로봇택시 등 교통·물류 분야로 실증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융기원은 이를 통해 축적된 빅데이터를 공공데이터로 공개해 누구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융기원 데이터과학연구실은 엣지 AI 기반 흡연방지 시스템을 개발해 어린이집에 설치했다. 시스템은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활용, 어린이집에 접근하는 사람을 분석해 흡연자로 의심될 경우 금연구역 안내와 간접흡연 위해성 인지 등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런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한국 CDE(Computational Design and Engineering)학회가 개최하는 ‘CDE DX Awards’에서 인정받기도 했다. 융기원은 지난해 공공기관 부문 금상과 특별상, 대학·연구소 부문 동상을 받았다.
  • “코딩·AI기술 어렵지 않아요” 
미래의 과학자들 눈빛 반짝

    “코딩·AI기술 어렵지 않아요” 미래의 과학자들 눈빛 반짝

    “도민 대상 과학의 대중화 목표”3D모델링·드론·로봇팔 등 체험찾아가는 캠프 1400여명 참여 “어려워 보여요? 코딩기술 하나도 안 어려워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하 융기원)이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개최한 과학기술 캠프가 참가자들의 열띤 환호와 함께 23일 사업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 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융기원 콘퍼런스룸에서는 ‘함께 즐기는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융합플러스 캠프 성과 공유회’가 열렸다. 이번 공유회는 한국창의재단이 주최하고 융기원이 수행한 캠프의 그간 성과를 돌아보기 위한 자리였다. 융기원은 경희대 국제캠퍼스, ㈜휴닛 로보틱스와 함께 이번 캠프를 운영했다. 그간 융기원과 함께 교육사업을 펼친 강사들이 인공지능자동차 엠봇, 3D 모델링 기술, 교육용 드론, 코딩로봇, 인공지능 카메라, 인공지능 로봇팔 등 고가의 첨단 장비를 들고 청소년수련관, 지역아동센터 등을 찾았다. ‘과학기술 대중화’란 융기원의 주요 비전을 현장에서 실천한 것이다. 단기간 열린 캠프였으나 찾아가는 캠프에는 1400여명이 참가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성과 공유회에는 직접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이었지만, 영상으로나마 소감을 전했다. 상탑초등학교 김모군은 “드론 코딩과 엠봇 코딩 등 이런 게 어려울 것 같지만 전혀 어렵지 않았다”며 “너희들도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양초등학교 윤모양은 “원래 꿈이 변호사였는데 코딩 수업을 듣고서 코딩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싶어졌다”고 했다. 권순정 융기원 원장 직무대행(부원장)은 “융기원은 도민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과 공학 기술을 대중화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이 즉각적으로 코딩에 관한 생각과 인식이 바뀌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 [단독] 과학선생님 어디 없나요… 무자격 강사라도 모셔요

    [단독] 과학선생님 어디 없나요… 무자격 강사라도 모셔요

    서울 자사고, 과학 강사 공고에 교원 자격 없는 전공자도 모집 보조교사 등록 뒤 편법 수업도 “학생 감소 핑계로 인력난 방치”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 이후 고교생들의 ‘자연계(이과) 쏠림’ 현상으로 과학 교사 인력난이 심해지자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교원 자격증이 없는 과학 분야 전공자를 시간강사로 모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당국이 학령 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 수급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인력난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의 한 유명 자율형 사립고는 이달 초까지 2학년 화학 수업을 맡을 교사를 찾지 못했다. 이 학교는 시간강사를 모집하면서 “유사 과목 전공을 한 교원 자격증 미소지자도 지원 가능하다”고 지원 자격을 낮췄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결국 기존 교원이 수업을 추가로 맡기로 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사립고도 “관련 전공이면 지원할 수 있다”며 7~8차례 공고를 냈지만 과학 교사를 찾지 못해 이달 중순까지 합반 수업을 했다. 공립고도 과학 교사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결원이 생긴 서울 중구의 한 고등학교는 서울시교육청 구인구직 게시판에서 “교원 자격증이 없어도 된다”며 한 달 동안 지구과학을 가르칠 시간강사를 찾았다. 원칙적으로 시간강사는 기간제 교원처럼 교원 자격증이 있어야 단독 수업을 할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상 교원 자격증이 강사 자격으로 명시되지 않지만, 양질의 교육을 위해 각 시도교육청이 ‘계약제 교원 운영지침’에서 자격증을 요구하고 있다. 자격증이 없는 강사는 교사와 함께 보조교사로 협력 수업만 가능하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도 “교원 자격증 없는 시간강사 채용을 허용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들도 “강사의 단독 수업이 아니면 괜찮다는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교사가 출결 관리나 생활 지도만 하고 실질적인 교과 수업은 시간강사가 하는 ‘꼼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강사를 채용 중인 일부 학교는 보조교사 외에 단독 수업도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구인난을 호소하는 학교들은 “‘문과 침공’과 이과 쏠림이 심화돼 과학 교사 부족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진이 2020년 발표한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원수급 관련 쟁점’ 보고서를 보면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교사 평균 수업 시수 12시간, 학급당 학생 수 14명을 기준으로 교원 수가 가장 부족한 과목으로 과학(1만 3239명)이 꼽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부가 교원 수급 정책을 되돌아봐야 하는데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 셈”이라며 교육당국이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전문성을 위해선 자격을 갖추도록 하는 게 기본이다. 처우도 높이고 인력 풀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수요에 기복이 있는 일부 과목은 모든 교사를 정규로 배치하기 어려워 기간제 교사 등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교원 수급 계획의 큰 틀에 현장 수요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 인천·경기·충남 황사위기경보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인천·경기·충남 황사위기경보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환경부는 23일 인천의 황사위기경보 단계를 오후 6시 기준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발령했다. 오후 8시 기준 충남과 경기지역으로 확대됐다. 인천과 경기는 전날 오후 5시를 기해 주의 단계 황사위기경보가 발령됐다. 주의 단계 황사위기경보는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PM10) 농도가 시간당 평균 300㎍/㎥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계속될 때 발령된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인천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300∼40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1일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등에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국내에 유입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황사가 빠져나가지 않고 대기에 축적되면서 24일 공기질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강원·충청·광주·전북·부산·대구·울산·경북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 인천과 경기남부, 충남, 전북 등은 오전 한때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황사 발생 대비 국민행동 요령’을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정에서는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노약자 등 취약계층은 실외 활동 자제해야 한다.
  • 19면/위험성 세진 ‘산림 재난’ 대응 ‘작전로’를 확보하라

    남성현 산림청장은 지난 9일 올해 첫 산불 3단계가 발령되고, 최대 피해(163㏊)가 발생한 경남 합천 산불 현장에서 “산림 재난 대응에서 임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21일까지 전국적으로 31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하루 평균 3.9건으로, 21일에만 16건이 발생했다. 역대 두번째로 산불이 많았던 지난해(756건) 같은기간(303건)보다 많다. 기후변화로 산불과 산사태 등 산림 재난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난은 산림뿐 아니라 인명·재산피해와 온실가스 배출 및 오염물질 발생, 생태계 파괴 등 2차 피해를 유발한다. 산불 진화의 주력은 헬기지만 바람과 야간에는 역할이 제한된다. 헬기가 이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인력과 장비가 투입돼 불을 끌 수 밖에 없다. 산림에서는 임도(林道)가 ‘작전로’로 전환된다. 평시 산림 관리 및 경영을 위한 숲길이 재난 상황에서는 사람의 ‘동맥’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진화대원 투입못한 지리산국립공원 산불 앞에 ‘풍전등화’ 지난해 산불로 7만 4782㏊, 산사태로 327㏊ 등 여의도 면적(290㏊)의 259배에 달하는 산림이 훼손됐다. 약 5년간 나무를 심어야 하는 면적이며 특히 수십년을 키운 자산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도 줄지 않고 있다. 올해 산불 상황이 심각하다. 대형 산불의 최대 위험요소인 ‘양간지풍’은 아직 오지도 않았지만 남부지역 가뭄이 이어지면서 작은 불씨로 대형 산불로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다. 야간에 발생했거나 야간 진화가 이뤄진 산불이 57건에 달한다. 자연현상(바람)은 ‘불가항력’이지만 그런 환경에서도 불은 꺼야 한다. 산불 진화는 임도 유무에 따라 결과가 확연하게 달라진다. 8일 발생한 합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급속히 확산하면서 주민대피령이 내려졌고, 주력 진화장비인 헬기가 작업을 중단한 일몰 당시 진화율이 35%에 불과했다. 대형 피해가 우려됐지만 임도를 통해 인력과 장비가 투입돼 밤샘 진화작업 끝에 다음날 오전 5시 진화율을 92%까지 높일 수 있었다. 반면 11일 발생한 경남 하동 산불(91㏊)은 임도가 없어 지상 인력이 현장 접근에 난항을 겪으면서 오후 10시 30분 철수명령이 내려졌다. 12일 오전 9시 진화율이 62%로 저조했지만 비가 내리면서 3시간 만에 완진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비가 없었으면 지리산국립공원은 상상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해 3월 4일 발생해 역대 최장 진화기록(213시간 43분)을 세운 울진·삼척 산불(2만 923㏊)에서는 ‘산불진화임도’(산불임도)가 재조명됐다. 삼척과 울진의 경계를 이루는 응봉산은 피해가 1933㏊에 달했지만 산불임도가 조성된 소광리는 225㏊로 차이가 컸다. 200~500년생 소나무 8만 5000그루가 있는 소광리 소나무 군락지 1.4㎞ 앞까지 화선이 날아들었지만 산불임도가 방화선 역할뿐 아니라 설치된 취수장을 활용해 용수 공급이 이뤄지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임도 유무에 따라 산불진화 시간이 최대 4대 차이가 나고, 임도가 있는 지역의 산불 피해면적과 진화비용이 47% 이상 적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남 청장은 “공중과 지상에서 입체적인 산불 진화를 위해서는 인력이 진입할 수 있는 산불진화임도 확충이 시급하다”며 “임도시설이 취약한 산림에는 임도를 개설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도 선진국의 10%…국립공원은 0.28m에 불과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629만㏊)에 임도 2만 4929㎞가 조성됐다. 임도밀도는 1㏊당 3.97m로 독일(54m), 오스트리아(50.5m), 일본(23.5m) 등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국가임도가 8230㎞, 전체 산림의 74%를 차지하는 공·사유림에 설치된 지방임도는 1만 6699㎞에 불과하다. 그동안 필요성에도 산림 훼손 및 생태계 파괴 논란 등으로 심각한 ‘부침’을 겪은 결과다. 특히 국립공원은 조성된 임도가 109.7㎞, 임도밀도가 ㏊당 0.28m로 매우 열악하다. 산림청은 ‘제5차 전국임도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 임도밀도를 5.5m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앞당겨 2027년까지 5.87m로 상향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총 3조 8000여억원을 투입해 임도 1만 1978㎞를 조성하고 시설물을 확충할 계획이다. 2020년 처음 조성해 현재 국유림에만 332㎞가 설치된 ‘산불임도’를 3207㎞로 약 10배 늘릴 예정이다. 올해부터 공·사유림에 대해서도 사업비의 70%를 지원해 지방자치단체의 산불임도 조성을 유인키로 했다. 현재는 산주가 동의하지 않으면 임도를 설치할 수 없다. 산불임도는 폭이 3.5m로 차량 교행이 가능해 기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산불 진화뿐 아니라 병해충 방제시 장비 투입이 안돼 불가피하게 실시하는 훈증 비율을 낮추고 수집·파쇄를 확대해 방제 품질 제고와 함께 미이용 바이오매스로 활용 확대가 기대된다. 조영희 산림청 목재산업과장은 “임도 사업은 균특회계(자율계정)다보니 지자체의 관심이 관건”이라며 “토지보상법처럼 공익 목적의 임도 조성시 사유림을 수용 또는 보상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조성 및 사후 관리 요구 매년 심화되는 산림 재난 대응책으로 임도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졌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바람을 타고 불씨가 날리는 상황에서 임도의 방화선 역할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는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한다. 임도 조성과정에서 수반되는 산림 훼손과 생태계 단절, 관리 부실에 따른 산사태 등 2차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도로 폭이 커 훼손 위험성이 큰 산불임도는 산불 빈발지역이나 소나무 비중이 높은 지역 등에 조성하는 과학적 접근이 요구된다. 임도만 설치할게 아니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또다른 재난의 원인이 되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분별한 임도 조성과 방치는 결과적으로 재난 대응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소방도로와 같이 산불임도의 설치 기준이 명확해야 하고 물탱크나 교행구간 등의 정보가 재난관련 기관에 공유되는 등 과학적이고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단독]‘이과 쏠림’에 과학 교사 부족…교원 자격증 없는 시간강사 뽑는 학교들

    [단독]‘이과 쏠림’에 과학 교사 부족…교원 자격증 없는 시간강사 뽑는 학교들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 이후 고교생들의 ‘자연계(이과) 쏠림’ 현상으로 과학 교사 인력난이 심해지자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교원 자격증이 없는 과학 분야 전공자를 시간강사로 모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당국이 학령 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 수급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인력난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의 한 유명 자율형 사립고는 이달 초까지 2학년 화학 수업을 맡을 교사를 찾지 못했다. 이 학교는 시간강사를 모집하면서 “유사 과목 전공을 한 교원 자격증 미소지자도 지원 가능하다”고 지원 자격을 낮췄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결국 기존 교원이 수업을 추가로 맡기로 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사립고도 “관련 전공이면 지원할 수 있다”며 7~8차례 공고를 냈지만 과학 교사를 찾지 못해 이달 중순까지 합반 수업을 했다. 공립고도 과학 교사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결원이 생긴 서울 중구의 한 고등학교는 서울시교육청 구인구직 게시판에서 “교원 자격증이 없어도 된다”며 한 달 동안 지구과학을 가르칠 시간강사를 찾았다. 원칙적으로 시간강사는 기간제 교원처럼 교원 자격증이 있어야 단독 수업을 할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상 교원 자격증이 강사 자격으로 명시되지 않지만, 양질의 교육을 위해 각 시도교육청이 ‘계약제 교원 운영지침’에서 자격증을 요구하고 있다. 자격증이 없는 강사는 교사와 함께 보조교사로 협력 수업만 가능하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도 “교원 자격증 없는 시간강사 채용을 허용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들도 “강사의 단독 수업이 아니면 괜찮다는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교사가 출결 관리나 생활 지도만 하고 실질적인 교과 수업은 시간강사가 하는 ‘꼼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강사를 채용 중인 일부 학교는 보조교사 외에 단독 수업도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구인난을 호소하는 학교들은 “‘문과 침공’과 이과 쏠림이 심화돼 과학 교사 부족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진이 2020년 발표한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원수급 관련 쟁점’ 보고서를 보면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교사 평균 수업 시수 12시간, 학급당 학생 수 14명을 기준으로 교원 수가 가장 부족한 과목으로 과학(1만 3239명)이 꼽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부가 교원 수급 정책을 되돌아봐야 하는데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 셈”이라며 교육당국이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전문성을 위해선 자격을 갖추도록 하는 게 기본이다. 처우도 높이고 인력 풀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수요에 기복이 있는 일부 과목은 모든 교사를 정규로 배치하기 어려워 기간제 교사 등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교원 수급 계획의 큰 틀에 현장 수요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 “시대에 맞게”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법 국회 상임위 통과

    “시대에 맞게”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법 국회 상임위 통과

    온라인 마권 21세부터 구입 가능매출 총액 유지, 장외발매소 폐지온라인 베팅액 회당 5만원 제한생체 인식 가입 등 100% 실명제정황근 “과학 발전, 온라인 허용 맞아”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는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청소년과 사회 초년생들에 대한 사행성 조장을 막기 위해 온라인 마권 구매는 만 21세부터 가능하며 경기당 베팅 금액도 5만원으로 제한된다.<서울신문 3월 2일자 2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시대 변화에 맞게 비대면 마권 구매를 허용해 코로나19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경기가 열리지 못함으로써 위축된 경마·말 산업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경륜·경정은 온라인에서 경기권을 살 수 있다. 그동안 농식품부는 청소년 온라인 마권 구매와 사행성 조장 등을 이유로 이 법안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축산 농가의 어려움과 말 산업계의 붕괴 위기 속에 100% 대면 실명 등록(전자마권 실명제)과 지문 등 생체 인식을 통한 가입, 베팅 횟수(최대 15회), 회당 베팅액(5만원)을 제한해 과몰입을 막는 보완 장치를 전제로 입장을 바꿨다. 5번을 베팅하면 한 번은 의무적으로 쉬는 ‘강제휴식’ 제도도 도입한다. 오프라인에서는 회당 10만원으로 하루에 최대 17번, 170만원까지 베팅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절반 수준인 하루 최대 75만원까지만 가능하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온라인 마권으로 다섯 번을 연속 베팅한 뒤에 과몰입을 막기 위해 한 차례 쉬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면 하루 열두 번의 경기 중 두 번은 쉬어야 해서 최대 열 차례(50만원)만 참여할 수 있다”며 “화상 경마를 통해 교차 베팅을 하면 하루 최대 열다섯 차례만 참여 가능해 베팅 상한액은 75만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 마권은 만 19세면 살 수 있지만 온라인 마권은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 진입 제한 연령인 만 21세부터 가능하다. 무분별한 온라인 마권 구매를 막자는 취지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온라인 마권 허용으로 인한 청소년 중독과 사행성 조장 우려 등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있는게 사실이지만 과학기술이 발전한 시대에 온라인 참여가 안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매출 총액을 그대로 지키되 주요 경마 선진국들의 매출 총액의 90% 이상은 온라인마권에서 나오는 것과 달리 우리는 10%로 출발하는 만큼 점진적으로 오프라인을 줄여 문제 유발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경마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매출 총량을 1년에 7조 4000억원으로 통제하고 있다. 정 장관은 만 21세 근거 규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가장 운영을 잘 한다고 평가받는 싱가포르의 진입 제한 연령이 만 21세이며 대부분 만 19~20세”라면서 “장외발매소(전국 27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보는 만큼 온라인 발매가 늘어나면 장외발매소를 줄여나가고 법안이 통과돼도 1년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운영계획을 잘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정 장관은 앞서 지난달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발전된 시대에 온라인으로 경마권을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건 시대에 맞지 않는다”면서 “경륜과 경정은 이미 온라인 발매를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돼 시행 중이다. 조금 더 보완해서 연내 가급적 빨리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시국 당시 경마산업 중단에 따른 말산업 전반의 피해를 회복하고 불법 경마를 양지로 끌어내는 한편 비대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경마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온라인 마권 제도를 도입하는게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온라인 마권 허용이 구매자 확인과 구매 액수·횟수 등을 실시간 집계할 수 있고 참여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법 경마 이용자를 제도권으로 견인해 중독 방지와 세금 탈루 등 사회적 폐단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홍콩 등 해외 주요국들은 불법 경마 양성화와 세수 증대, 말산업 침체 극복 등의 이유로 대부분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이던 2020년 3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마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말 생산 농가와 연관 산업은 경마 매출 손실액만 마사회 추산 12조 6000억원에 달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2019년 말 기준 말 산업규모는 3조 3000억원으로 전체 농업생산액(50조원)의 7% 수준이며 말 산업에는 약 2만 4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날 의결된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은 이르면 다음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상반기 중 마사회법이 통과되면 1년 뒤인 내년 상반기 시범 운영을 거쳐 시행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