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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패권 경쟁시대… 근해 넘어 대양중심 전략을[최광숙의 Inside]

    해양패권 경쟁시대… 근해 넘어 대양중심 전략을[최광숙의 Inside]

    미중 패권 경쟁으로 흐르는 국제질서 재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좁게는 동북아 지역, 넓게는 새로운 냉전시대에 걸맞은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최근 중국의 서해상에서의 군사활동을 비롯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갈등, 제7광구 개발 논란 등 국제 정세는 하나같이 해상에서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맹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국제질서가 태동한다. 한반도에서 바다를 보는 기존의 방식 대신 바다에서 한반도를 보면 이런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1일 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에게 해양을 중심으로 한국이 직면한 국제질서 재편과 해양 통제력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20일 전화로 추가 인터뷰를 했다.●미중 패권 경쟁, 해양이 새로운 전선 -몇 년 전부터 세계 곳곳의 해양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갈등, 대만해협의 항행권, 대형 부이(부표) 등 중국의 황해 시설물 설치와 해경법 제정, 제7광구 문제 등은 모두 해양을 둘러싸고 일어난 분쟁이다. 해양 관할권을 놓고 벌어지는 이런 갈등은 크게 보면 미중 간의 패권 경쟁에서 비롯됐다. 지금 세계는 국익 우선주의의 전방위적 해양패권 구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서해 쪽에서 군사활동을 펼쳤다. 이 역시 미중 간 패권 경쟁으로 봐야 하나. “그렇다. 중국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서해상에서 군사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이번에는 자국 육지 인근에서 진행됐지만 때로는 황해 중심부를 향한 광역의 군사훈련이 실시되기도 한다.” -왜 해양에서 미중 패권전쟁이 벌어지나. “해양공간이 전략적 의미로 재평가되는 시대이다. 과거와 달리 21세기의 해양은 일단 통제력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해상교통로와 물류, 에너지 안전망 확보뿐 아니라 기존 질서의 재편까지도 판을 흔들 수 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의 해양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구도를 보면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 모두 해양을 매개로 한 ‘해양 동맹체’이다. 한데 중국의 성장과 대양으로의 진출로 인해 그 전략적 구도에 중대한 균열이 생긴 것이다.” -이번 서해상의 중국 군사훈련에서 봤듯이 미중 간 해양패권 경쟁의 불똥이 우리에게도 튀고 있다. “남중국해, 대만해협, 호르무즈해협, 북극해 등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속도는 느리지만 언젠가는 그 파고가 우리 쪽 바다로 진입한다. 그래서 우리 해양 안전망과 경제 안전망을 구축하려면 타 지역해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 지역해와 어떤 연동성을 가지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우리 주변 수역에서도 끊임없이 해양 갈등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한중일은 해양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국가이고, 해양을 통해 경제를 형성하는 특징도 같다. 모든 해역이 거의 경계선이 없다 보니 이익을 확장하려는 시도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 남해(동중국해 북부)와 동해는 태평양과 인도양, 북극을 연결하는 항로이면서 전략적 충돌지이기도 하다. 우리 해역의 분쟁은 거대한 패권국 간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과는 불법어업, 해양조사와 자원개발, 해양경계획정 등의 문제가 있다. 일본과는 동해에서 독도 문제와 해양경계획정 문제가 있고 동중국해(남해)에서는 제7광구를 포함한 대륙붕 자원개발과 경계획정 문제가 있다.” ●7광구 논란 등에 우리 수역 권리 분명히 -우리의 대응 상황은. “실제 우리나라가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은 굉장히 좁다. 국력이 커지고 분명히 우리 공간인데도 주변국에서 오는 위협에 대해서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수역에 대한 권리 고수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힘이 없어서 그런 것인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는 기조가 하나의 준칙처럼 작동되기 때문인 듯하다. 우리는 일본과 대한해협을 가로지르는 북부대륙붕 경계선을 제외하고는 수역에 경계선이 없다 보니 주변국과의 해양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중국은 경계 미획정 수역을 관행처럼 상시 진입한다. 일본은 그동안 독도에 민감하게 대응하더니 최근에는 제7광구 수역으로의 진입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패권 세력의 한 축인 중국이 서해 쪽에 들어와도 경비세력을 운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최외곽 바다를 상시 경계하려면 대형 함정과 정찰위성, 광역정보망이 필요한데 부족한 수준이다. ” -우리의 해양관리 수준은. “해양을 최외곽에서 관리하는 법 집행 세력은 해양경찰청, 어업과 관련해 해양수산부의 어업관리단이 있다. 국정과제에 해상경비정보융합플랫폼(MDA)과 어업관리단의 개편 계획이 있지만 관리 체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 경계 미획정 수역에서는 상시적으로 주변국의 동향을 감시할 능력을 확보해야 하고 타 지역해와 연결된 외곽 수역에서는 밀수, 밀입국, 해상테러, 해적, 마약 유입 등의 상황을 실시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중일 불법 해양조사 등 이슈 확대 양상 -어떤 문제들이 또 있나.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불법적인 해양조사들이 있다. 해양조사의 영역은 자원조사, 해양 환경 특성조사, 군사 조사일 수 있다. 어떤 장비와 선박을 쓰느냐에 따라 해역에 대한 조사 결과 데이터가 달라진다. 군사 목적의 조사는 치명적이다. 두 나라는 우리 주변 해역까지 조사가 완료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아무 근거도 없이 우리에게 동경 124도를 황해 경계선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오히려 빈번하게 124도를 넘어 우리 근해까지 들어와 조사를 하기도 했다. ” -무엇을 조사했나. “대표적인 것이 대륙붕 자원 조사다. 즉 물밑 하층토에서 석유와 가스를 조사하는 것인데, 우리와 달리 중국은 모든 조사를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동해와 7광구를 포함한 동중국해 북부 쪽에서 굉장히 많은 조사를 했다.” -해양 위협에 대한 통제 대책은. “해양공간의 표층부터 중층, 하층토까지 관련 정보를 수집해 어떻게 이용하고 관리할지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 광역해양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실시간 탐지하고 법 집행력을 가동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어업지도선과 해경 함정의 대형화가 필요하다.” ●국가 소송 비화 해양분쟁 치밀 관리 필요 -해상에서 주변국과의 갈등이 악화되면 결국 법적 분쟁으로 가지 않나. “해양분쟁은 이미 국제적인 화두가 됐다. 예전 같으면 외교적 채널을 통해 단순하게 관리되던 이슈도 이제는 국제해양법에 근거한 국가 간 소송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법률전(法律戰)이다. 최근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포함해 일방적인 해양자원개발, 환경오염 문제, 불법어업, 불법 해양조사 등이 대상이다.” -해양이 국제정치의 중심인 시대에 어떤 해양 전략을 세워야 하나. “우리나라의 해양관리는 근해 중심이다. 바다를 어떻게 이용, 관리, 개발할 것인가 등 해양 정책은 많은 반면 전 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해양 전략은 없다. 국제적 해양분쟁은 마치 상호 진동같이 우리 쪽으로 영향을 미친다. 대양과 다른 지역해를 포함한 한국형 해양 전략을 재설계해야 할 때다. 우리 지역해에 영향을 주는 위험 요인들이 어디서 오는지 주도면밀하게 살펴 독자적인 해양력을 키워야 한다.” ■ 양희철 소장은 누구 국립대만대에서 해양경계 획정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해양법 전문가다. 남중국해, 대만해협 등 해양에서 벌어지는 미중 간 패권 경쟁에 대한 정부의 폭넓은 해양전략을 강조하는 해양 국제통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 소장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발생하는 해양분쟁을 비롯, 공해·심해저 등 새로운 국제해양규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국제소송 대비책을 마련하고 해양전문인력 양성 사업도 추진 중이다. 올 초 국제해양법학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 “대전 출산율의 기적… 좋은 일자리·주거 안정이 핵심 역할”[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대전 출산율의 기적… 좋은 일자리·주거 안정이 핵심 역할”[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전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합계출산율과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새로 태어난 아이의 비율)이 증가한 점을 강조하며 인구 위기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대전만 출산율이 증가한 이유를 뚜렷하게 밝히기 어렵다고 했지만, 대전의 정주 여건과 삶의 질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15~49세 여성이 출산하는 예상 자녀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의 전국 평균은 0.81명에서 지난해 0.808명으로 하락했지만, 대전은 0.81명에서 0.84명으로 상승했다. 서울과의 전출입 인구이동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균형을 이뤘다. 지난해 대전에서 서울로 이동한 인구는 1만 3169명으로,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동한 1만 454명과 2715명 차이다. 다음은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가진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대전만 출산율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우리도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이다. 올해 출산율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서울 등 수도권의 출산율은 전국 최저 수준인데. “서울과 수도권의 출산율이 의미하는 것은 삶의 질이 최악이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젊은이들이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기 어렵다. 연봉 5000만원의 두 청년이 결혼하면 1억원인데, 그 돈을 갖고는 부모가 도와주지 않으면 집을 얻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대전이 훨씬 여유 있고 서울과 수도권보다 뛰어나다. 대전만 해도 교육은 물론 주거와 여가 환경 여건이 정말 좋다. 의료도 충남대, 을지대, 건양대, 가톨릭성모병원 등이 있어 다른 도시보다 경쟁력이 있다. ” -저출산과 청년을 위한 정책은 어떻게 준비했나. “유치원, 어린이집, 국공립어린이집을 포함한 학부모 부담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올해 예산에 사립유치원 13만원, 일반어린이집 9만원 지원 등을 넣었고 내년에는 거의 무상으로 한다. 두 자녀만 가져도 지하철은 무료다. 19세부터 39세까지 대전 거주 청년의 주거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월 20만원 지원도 3000명 늘렸다.” -‘과학’을 어떻게 활용하려 하나. “4대 전략 산업이 있다. 방위사업청이 상반기 대전 이전을 시작한다. 방산에서 로봇과 드론을 육성할 것이다. 두 번째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갖고 있는 강점 중 바이오헬스가 있다. 인천 송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 등 자본에 의한 인위적 발전이지만, 대전은 생명공학 연구에서 나온 성과물로 창업한 뒤 코스닥에 상장하는 업체가 알테온젠과 바이오니아 등 10여개나 된다. 코로나19 치료제도 대부분 대전에서 나왔다. 세 번째로 카이스트에 나노종합기술원이라고 반도체 연구소가 있다. 박사급만 100명 정도다. 나노 반도체를 대전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테스트베드화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우주항공이다. 대전을 빼놓고는 우주항공을 이야기할 수 없다.” -다른 지역에서 볼 때 금수저라고 할 만큼 좋은 조건들이다. “(웃음) 그런데 그간 그것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 그간 교통 좋고, 연구단지가 있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금수저 들고 금을 못 떠먹는 상황이었다.” -이유는. “연구 성과물을 서울로만 보내지 말고 대전의 경제를 키웠어야 하는데 그것에 소홀했다. 규제 문제도 있었다. 그린벨트가 57%로, 전국 특광역시 중 1위다. 가용할 수 있는 땅이 넉넉지 않은 데다 정부의 규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160만평 규모의 나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지정된 것의 의미가 매우 크다. 지방 소멸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양질의 일자리다. 좋은 기업들이 대한민국 전역에 있어야 한다. 독일은 프랑크푸르트 주변 위성도시에 세계적 다국적 기업 머크 등이 널려 있다. 우리는 서울에만 있는데 제주, 부산, 광주에도 있어야 한다.” -어떤 가능성을 보고 있나. “생명공학연구소의 연구개발(R&D) 성과물로 지역 연구원들이 창업해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니아는 시가총액이 2조원 정도다. 이런 회사들이 대전에서 태어났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스탠퍼드대라는 혁신적인 대학 덕분에 가능했다. 반도체 연구 분야에서 카이스트가 세계 톱클래스다. 실리콘밸리가 가능한 도시가 대전이다. 세계적 공대, 정부 출연 연구기관, 과학기술 R&D 기능 등이 대전에 있다. 그동안에는 산업 용지가 없어 소규모로 클 수밖에 없었다.” -대전의 경쟁력은 결국 많은 정부 연구기관이 몰려 있어 생겨난 것 아닌가. “맞다. 지방으로 잘게 쪼개는 것은 큰 도움이 안 된다. 뭉쳐 있어야 한다. 그래야 협업과 연구가 가능하고, 힘이 생긴다. 인재들이 살 만한 정주 여건이 돼야 한다. 기관을 분산시켜 봐야 좋은 인력들이 가지 않는다. 공기업 지방 분산은 실패했다. 거점 클러스터를 몇 곳으로 몰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합리적이다. 3청사 산하 기관도 대전으로 몰아줄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대전도 위성도시를 거느리게 되나. “방산 분야는 논산, 계룡 등 인근 도시와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충북의 수부도시인 청주, 세종과 위성도시를 하나의 공동체와 생활권으로 묶어 충청도의 메가시티 문제에 대해 접근해야 한다.” -메가시티는 어디까지 논의되고 있나. “충남지사와 충청도를 하나로 묶어 도지사 한 명을 뽑는 걸로 가자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굉장히 복잡하다. 일단 기초 단계로 광역교통망으로 도시의 연결과 흐름을 체계화해 한데 묶는 데서 출발하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서로 경쟁, 충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립치의학연구원도 대전이랑 충남이 같이 하려다가 우리가 빠져 줬다.” -대전은 배부른 위치 같아 보이는데. “결국 기업이다. 화성의 삼성전자, 청주의 하이닉스가 있지 않나. 대전이 아쉬운 것은 바로 그 점이다.” -기업을 유치하지 못한 것은 결국 용지 때문인가. “복합적이다. 개발 제한 문제도 있었고, 역대 시장의 마인드 문제도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인위적으로 기업을 당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R&D 성과물로 자생적으로 키우는 게 필요하다. 카이스트에 스타트업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기로 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500개의 스타트업을 넣겠다고 했다. 우선 카이스트 인력의 10%가 대전에서 창업하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대전만 가능한 이야기 같은데. “나노국가산단에 대한 입주 의향서를 받았는데, 484개가 지원했다. 서울에 있는 반도체 기업도 있다. 그래서 판교라인을 대전까지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이 돼야 그다음이 가능하다. 5월 초에 다국적 제약사의 대전 공장 유치를 발표할 예정인데 수도권과 맞붙어 우리가 경쟁에서 이겼다. 그쪽에서 가장 중점을 둔 점은 인력이다. 카이스트 등 생산과 연구 인력에 굉장히 놀랐다더라.” -카이스트를 더 키워야 하나. “세계 최고 대학이지만 더 키워야 한다. 대전도 지원하고, 국가도 지원해 혁신 역량을 지금보다 더 키워야 한다. 카이스트뿐만 아니라 지역 대학의 혁신 역량도 키워야 한다. 대전의 국립대인 충남대와 한밭대, 또한 사립대도 각자 분야별 강점이 있다. 대학들이 협업해 인재를 육성하도록 해야 한다.”
  • 국내 최대 항공우주 과학축제서 ‘찰칵’

    국내 최대 항공우주 과학축제서 ‘찰칵’

    23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스페이스 챌린지 2023 서울·성남지역 예선대회’에서 시민들이 전시 장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로 44회를 맞은 스페이스 챌린지는 공군에서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항공우주 과학축제다. 연합뉴스
  • 이장우 “대전, 삶의 질 등 서울 뛰어넘을 것”[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이장우 “대전, 삶의 질 등 서울 뛰어넘을 것”[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삶의 질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서울을 뛰어넘을 도시가 나온다면 대전이 될 것입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19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전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과학수도로 세계 수준의 과학 기술 역량으로 연구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에 따른 창업과 최상의 일자리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이것이 소득과 인재 영입, 교육 수준, 주거 안정성, 생활의 질 등을 순차적으로 또는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결국 도시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대전이 다른 지역들과는 달리 ▲2022년 서울과의 전출입 인구가 거의 같았고 ▲2022년 합계 출산율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유일하게 상승한 점 등을 거론하면서 “이런 것들이 대전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정보통신(IT)과 의약 바이오 등 이른바 신산업 관련 업종이 늘어선 15㎞짜리 서울~판교라인을 대전까지 150㎞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그래야만 1극이 분산되고 산업이 확장되고 국가의 경쟁력도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판교라인이 대전라인까지 연장돼야 이후 광주, 대구라인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있고 이후 더욱 뻗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스탠퍼드대 등 주변 대학을 바탕으로 생겨 나고 성장한 것처럼 “대전도 카이스트와 여러 대학들을 기반으로 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탄생시키거나 불러들이면서 산업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중앙정부도 ‘선택과 집중’에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을 대전에 둔 만큼 방위산업과 여기서 파생될 로봇과 드론 분야에서부터 우주 항공산업, 바이오헬스 등까지 집적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와 산업을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 “무능한 사람들 판치고 우수인재는 바보가 돼”…일본 정치는 어쩌다 이렇게 됐나? [김태균의 J로그]

    “무능한 사람들 판치고 우수인재는 바보가 돼”…일본 정치는 어쩌다 이렇게 됐나? [김태균의 J로그]

    “도쿄대 등 일류대 출신들이 무능력한 정치인 떠받치는 구조” 최근 일본에 ‘세습’ 정치인 자질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현직 총리의 아들과 아베 신조 전직 총리의 조카가 든든한 배경을 뒤에 업고 잇따라 불미스러운 행동을 하면서다. 정치학자 가미쿠보 마사토(54) 일본 리쓰메이칸대 정책과학부 교수는 지난 19일 유력 경제매체 다이아몬드 인터넷판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시대적 요구와 정반대로 세습 정치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일본의 역설적인 현실을 분석했다. 가미쿠보 교수는 갈수록 능력보다 가문 등 배경이 중시되는 집권 자민당의 인재 발탁 시스템과 일본 특유의 고용 시스템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이나 정부 부처의 우수 인재들이 정치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치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자민당 의원은 대략 30%가 세습 정치인이다. 지난해 8월 제2차 기시다 내각이 출범했을 때 친족으로부터 직접 지역구를 물려받은 ‘순수 세습의원’은 각료 20명의 거의 절반인 9명이나 됐다. 1989년 이후 역대 총리의 70%가 세습의원이다.기시다 내각 장관의 절반가량이 ‘세습 정치인’ 일반적으로 일본의 ‘정치 세습’이란 부모, 조부모 등 친족이 만든 이른바 ‘3반’을 물려받아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3반은 탄탄한 선거구를 뜻하는 ‘기반’, 풍부한 정치자금을 뜻하는 ‘가방’, 높은 지명도를 뜻하는 ‘간판’의 3가지를 말하는 것으로 일본어 발음이 모두 ‘반’으로 끝나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가미쿠보 교수는 “일본의 정치 시스템이 3반을 물려받는 ‘순수 세습’ 의원들에 절대적으로 유리해진 것”을 결정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유능한 인재가 혼인 등을 통해 유력 정치가문에 들어가 이를 기반으로 정계에 진출하는 ‘게이바쓰’(閨閥)와 같은 전통적 시스템이 종말을 고하고 부모 등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지역구를 물려받는 순수 세습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당선 횟수 지상주의’의 자민당 연공서열 시스템을 상황을 나쁘게 만든 핵심 이유로 지목했다. 당선 횟수 지상주의는 의원의 당선 횟수를 기준으로 각료(장관), 부대신(차관), 국회 상임위원회, 당 간부 등 직책을 배정하는 것을 말한다.가미쿠보 교수는 “약 300명에 이르는 자민당 의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요직을 배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당선 횟수’라는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며 “이는 자민당 정권이 장기화되면서 고착화됐고, 의원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됐다”고 했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젊어서 국회에 입성한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인 탓에 혜택이 고스란히 세습의원들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세습’을 바꾸려다 거물급 정치인 자녀들이 더욱 폭주하는 아이러니 세습의원은 기본적으로 초선 연령이 낮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세습 정치인 출신 역대 총리를 보면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30세, 하시모토 류타로는 26세, 하타 쓰토무는 34세, 오부치 게이조는 26세에 국회의원 초선을 했다. 총리는 못 했지만, 역대 최연소 자민당 간사장 기록을 가진 오자와 이치로(小沢一郎)도 첫 당선을 27세에 했다. “이러한 인사 시스템은 관료나 기업인,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거쳐 40~50대에 정계에 첫발을 들인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아무리 국회의원 이전의 경력이 화려해도 첫 당선이라면 그저 ‘여러 초선의원 중 한 명’일뿐이기 때문에 정치 경력을 원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40~50대에 정계에 입문할 경우 첫 입각은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이 된다. 그때쯤이면 그들 또래의 세습의원들은 이미 주요 각료와 당 간부를 역임한 뒤 당의 핵심 리더가 돼 있을 상황이다.” 그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의 혜택을 본 사람 중 대표적인 인물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불과 49세에 자민당 간사장으로 발탁됐던 아베 신조 전 총리였다.‘고이즈미 칠드런’, ‘오자와 걸스’…실패로 끝난 혁신 노력 일본 정당들이 세습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른바 ‘고이즈미 칠드런’(자민당, 2005년 총선), ‘오자와 걸스’(민주당, 2009년 총선), ‘아베 칠드런’(자민당, 2012년 총선) 등 우수한 정치인 후보를 공모하는 등 정계 진입 장벽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한 적은 있었다. 그러나 비세습 신인 정치인들이 각종 실언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줄줄이 여론의 눈 밖에 났다. 가미쿠보 교수는 “세습 시스템을 개혁한 결과로 정계에 입문한 사람들이 연달아 불미스러운 일을 터뜨려 ‘정치인의 자질’ 논란을 불렀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기업 등 외부 우수 인재들이 정계에 발을 들이려 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종신고용·연공서열 등 ‘일본식 고용 시스템’ 문제를 들었다. “기업에서 ‘정직원’의 지위를 얻은 청년이 종신고용·연공서열의 궤도에서 한 번 벗어나면 다시는 그 혜택을 누리기가 어려워진다. 이직을 하더라도 비슷한 고용 관행을 가진 다른 회사로 옮기는 정도이지, 정계 진출 등 도전에 나서는 사람은 드문 이유다.”일본 기업 문화에서는 회사원으로서 ‘공백기’가 생기면 다시 기업 채용의 문을 두드리더라도 들어가기가 극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는 타고난 3반의 이점을 가진 세습 후보를 제외하고는 유능한 인재들이 위험 부담을 감수할 수 없도록 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종신고용·연공서열 시스템에서 잘 나가는 우수 인재가 굳이 퇴사해 정치인이 될 이유가 없다. 정치를 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은 사내에서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지 못해 불만이 쌓인 사람들이다.” 움츠리는 관료 사회…“정계 진출 관료 중에 존경할만한 사람 없어” 이런 사정은 관료 사회도 비슷하다. “부처 내에서 승승장구하며 업무능력이 출중한 관료는 정치인으로 전향하지 않는다. 변신하는 것은 부처 내에서 평가가 나쁘고 불만이 많은 관료들 뿐이다.” 가미쿠보 교수는 “내가 속해 있는 정부 부처에서 국회의원으로 변신하는 관료가 적지 않지만, 정계에 진출한 인물 중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라는 엘리트 공무원의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가미쿠보 교수는 “현재 일본 정계는 세이케이대학(아베 신조 전 총리), 세이조대학, 가쿠슈인대학 등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 외의 외부 출신 그룹은 기존에 몸담고 있던 회사나 정부 부처에서 출세하지 못해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사람들”이라며 “그런 사람들을 도쿄대학이나 교토대학(등 일류대학) 출신의 관료들이 떠받치고 있는 이른바 ‘역(逆) 학력사회’가 일본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우수한 인재들이 바보가 돼 정계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 것, 이것이 현재 정치인 세습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 ‘마약가방’ 되찾으러 직접 경찰서 찾아간 ‘간 큰’ 60대 현장 검거

    ‘마약가방’ 되찾으러 직접 경찰서 찾아간 ‘간 큰’ 60대 현장 검거

    마약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 뒤 가방을 찾으러 지구대를 방문한 60대 남성이 마약 투약 사실이 적발돼 현장에서 검거됐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중부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1월 마약을 소지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 인천 중구 영종지구대에 A씨의 가방이 분실물로 접수되자 주인 파악을 위해 가방 내부를 확인했다. 경찰은 그 속에서 종이에 싸여 있는 담배 모양의 마약 의심 물체 5개와 휴대전화 번호를 발견했다. 경찰은 해당 물품을 마약으로 의심하고,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해 가방을 찾으러 지구대에 오도록 유도했다. 경찰의 확인 결과 가방 속 물품은 대마초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전화를 받은 A씨는 피로해소음료를 들고 영종지구대를 스스로 방문했다. 경찰은 가방을 찾으러 온 A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소변 검사를 진행했고, A씨가 대마를 피운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 투약 검사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경찰에서 “오래전 친구한테 대마를 받아 집에 보관하다가 피우려고 가방에 넣어서 다녔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를 거쳐 A씨에 대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검찰에 넘겼다.
  • 산호초 먹는 물고기 알고보니…서로 공생 관계 [핵잼 사이언스]

    산호초 먹는 물고기 알고보니…서로 공생 관계 [핵잼 사이언스]

    산호초는 전체 바다 면적의 0.1% 정도에 불과하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생물학적 다양성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진 해양 생물종의 4분의 1이 이곳에서 보고됐을 정도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 인간의 남획 등으로 인해 산호초 생태계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여기에 가시관 불가사리처럼 산호를 먹는 생물까지 이상 증식해 위기를 더 키우고 있다. 그런데 미국 라이스대학의 과학자들은 산호를 먹고 사는 물고기 중 하나인 나비고깃과(butterflyfish)를 연구하던 중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초식 동물과 식물처럼 나비고기와 산호 역시 천적 관계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공생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초식 동물은 식물을 뜯어 먹지만, 동시에 배설물을 통해 식물이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고 어린 식물이 자랄 기회를 제공한다. 산호를 먹는 물고기 역시 예외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나비고기의 배설물을 연구하던 중 여기에 비료 이상의 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공생 조류(algae)다. 언뜻 보기에 식물이나 심지어 광물 같은 외형에도 불구하고 사실 산호는 동물이다. 그러나 식물처럼 광합성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와편모충류(dinoflagellate) 같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공생 미생물을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호는 공생 조류에서 이산화탄소와 안전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공생 조류는 광합성으로 얻은 영양분을 일부 나눠주며 서로 공생한다. 연구팀은 나비고기가 산호를 먹고 소화하기는 하지만, 공생 조류까지 소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나비고기의 배설물에는 비료가 되는 물질은 물론이고 공생조류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나비고기 한 마리만 있으면 차 6대가 주차할 공간에 1억 마리의 공생조류를 뿌릴 수 있다. 이 공생 조류는 새로운 숙주를 찾아 정착하기 때문에 새로운 산호가 자라는 데 큰 힘이 된다. 산호와 공생 조류, 나비고기 간의 예상치 못한 공생 관계가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 물고기의 배설물이 심하게 손상된 산호초를 복구하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산호는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생 조류를 모두 내보내고 흰색으로 변하는데, 이를 백화 현상이라고 한다. 당연히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공생 조류의 힘이 필요하다. 물고기 배설물이 파괴돼 가는 전 세계 산호를 살리는 뜻밖의 힘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日 원전 오염수 방류, D-2개월?…해양방류 강행하는 이유[여기는 일본]

    日 원전 오염수 방류, D-2개월?…해양방류 강행하는 이유[여기는 일본]

    일본의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이르면 7월 이후부터 바다에 방류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의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 공사의 진행 과정을 공개했다.  오염수 방류에 사용할 해저 터널의 전체 길이는 약 1030m이며, 현재까지 1017m가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오염수 방류 설비를 포함해 6월 말까지 관련 설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도쿄전력의 이 같은 계획을 전하며 “처리수(원전 오염수의 일본식 표현)의 해양 방류 시작은 이르면 7월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국민도 반대하는 오염수 해양 방류 일본 정부가 지지하고 도쿄전력이 이끄는 오염수 방류는 일본 국내에서도 여전히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일본원자력문화재단이 지난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류와 관련해 ‘국민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1.9%, ‘어업 관계자 이해를 얻을 때까지 방류를 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42.3%로 집계됐다. 반면 '국민의 이해를 얻고 있다'는 응답은 6.5%에 그치면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규제 기준을 만족하면 오염수를 방류해도 좋다'는 의견이 21.0%로, '만족해도 방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 16.0%를 웃돌았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지난 4일자 보도에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어떠한 처분(방류)도 하지 않겠다고 문서로 약속했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는 해양 방류를 이해하면서도, 어업인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해 9월 30일~10월 13일 일본 전국 15∼79세 시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국내외 반대 여론에도 오염수 방류 강행하는 이유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반발과 원성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후쿠시마 원전 해체 일정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당초 오염수 저장탱크의 증설을 고려한 적이 있지만, 저장탱크를 증설할 경우 2041~2051년 완료 목표인 사고 원전 폐로 작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염수 해양 방류가 오염수를 처리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오염수 처리를 두고 대기 방출(수증기 증발), 전기분해(수소·산소) 방출, 지층주입, 지하매설, 해양 방류까지 총 5가지 방식을 내놓고 고민했다.  각각의 방식에 따라 드는 비용을 계산했을 때, 2019년 12월 기준(965개 탱크에 오염수 118만t 저장) 해양 방류는 34억 엔(약 374억원)으로 대기 방출 비용 약 349억엔의 10분의 1에 그쳤다. 해양 방류를 제외한 나머지 방식은 비용이 지나치게 높거나 장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가장 적은 비용이 드는 선택지가 해양 방류였던 셈이다.  더불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방류를 고집하는 일본에게 유리한 뜻을 내비치면서 일본의 강행의사가 더욱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윤석열 대통령이 방일 도중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 등과 접견하면서 도쿄전력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달 31일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은 정상회담 기간 중 일본 측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검증, 그 과정에 한국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3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기고] 도청 몰카 탐지사 등록 주무부처 일원화에 부쳐

    [기고] 도청 몰카 탐지사 등록 주무부처 일원화에 부쳐

    국내 유일의 세계탐정협회(WAD) 정회원인 대한탐정연합회(KPDA)가 정부에 제출한 ‘도청 등 탐지분석사 자격관리 운영규정’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으로 일원화 됐다. 도청 장치, 몰래카메라, 위치추적기 등을 탐지해 내고 모니터링하는 주파수 스펙트럼 분석기 또는 유선 선로 분석기 등에 대한 사업계획, 기술인력, 납입 자본금 등에 대한 등록은 2004년 이후 과기부가 주무 부처로 돼 있다. 그러나 이와 불가분인 도청 등 탐지 분석사(탐지사) 민간자격 등록은 2019년 탐정업 합법화 이후 경찰청이 주무 부처로 돼 있었다. 이같이 행정의 이원화로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탐지사 주무 부처 과기부 적합” 대한탐정연합회는 그동안 탐지사 주무 부처는 경찰청 보다 중앙전파관리소를 산하 기구로 두고 있는 과기부가 적합하다고 밝혀왔다. 전파 감시활동 및 설비조사 단속에 대한 권한이 중앙전파관리소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기부는 우리 연합회가 탐정사 매니저급(1급) 자격 취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도청 등 탐지분석사(BDA) 자격검정시험 관리 운영규정’을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을 경유해 과기부에 제출하자 경찰청으로 넘겼다. 경찰청이 2019년 이후 탐지사 자격관리 등록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실태와 선례를 들어 경찰청이 주무부처로 적합하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대한탐정연합회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제출한 도청 등 탐지 분석사 운영규정이 과기부-경찰청-한국직업능력연구원-대한탐정연합회-한국직업능력연구원-과기부 등을 떠돌게 됐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주무부처 조정심의위원회 요청으로 우리 연합회가 관련 자료를 추가 제출하면서 주무 부처가 과기부로 최종 확정은 됐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던 셈이다. 몰카 효율적 대응, 민관 협력 촉진 근거 마련 이번 탐지사 등록 주무부처 일원화로 다중이용시설 등에 암암리에 설치되는 몰카,도청장치,위치추적기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고 공공기관과 민간단체 간 협력을 촉진하는 행정적 근거가 마련됐다. 경험과 오감에 의한 사회과학적 탐정업(PDA)과 첨단 장비에 의한 자연과학적 탐지업(BDA)의 업무적 공조라는 국제적 추세에도 부합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앞서 대한탐정연합회는 국내 탐정업계 최초 비영리단체로, 2018년 헌법소원을 내 탐정업의 합법화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 탐지업 주무부처를 일원화시킴으로써 탐정사와 탐지사의 합동 창업과 유기적 협조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 남극 등 극지얼음 더 빨리 사라져…30년전 3배 이상

    남극 등 극지얼음 더 빨리 사라져…30년전 3배 이상

    기후 변화로 극지방에서 빙상(얼음)이 녹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간 사라지는 그린란드와 남극 얼음의 양은 30년 전보다 3배 이상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41개 기관 소속 극지 연구자 68명으로 이뤄진 ‘임비’(IMBIE·빙하질량균형비교운동) 연구팀이 1992~2020년 남극 대륙과 그린란드 얼음을 관측한 위성자료 50건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국제 학술지 ‘지구시스템과학자료’(ESSD) 4월 20일자에 발표했다.임비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지원을 받아 극지 얼음에 대한 위성 기록을 수집·분석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정보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등의 회의자료로 활용된다. 지구 온난화로 극지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과 함께 세계 해안에서 홍수가 일어나고 있다. 그린란드와 남극의 얼음 손실은 위성으로 이들 지역의 얼음 부피와 중력, 얼음의 흐름 변화 등을 관측해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1992년부터 2020년까지 녹아 사라진 남극과 그린란드의 얼음양이 7조5600억톤(t)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 변의 길이가 20㎞인 정육면체와 맞먹는 양이다. 특히 2019년은 총 6120억t의 극지 얼음이 녹아 역사상 가장 많은 양의 얼음이 사라진 한 해로 기록됐으며, 역사상 극지 얼음이 많이 녹은 해 순위 1위부터 7위까지가 2010년대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9년에는 북극의 여름 폭염으로 인해 그린란드에서 4440억t의 얼음이 녹았고, 남극 대륙에서도 서남극과 남극반도의 얼음이 지속해서 녹아 1680억t의 얼음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2년부터 2020년까지 녹은 극지 얼음으로 인해 전 세계 해수면이 21㎜ 상승했으며 이 중 13.5㎜는 그린란드에서 녹은 얼음으로 인한 것이었고 7.4㎜는 남극에서 녹은 얼음으로 인해 상승한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극 얼음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극지 얼음 손실이 해수면 상승에 관여하는 비중도 크게 커졌다. 1990년대 초반에는 해수면 상승에서 극지 얼음 녹은 물이 차지한 비중이 5.6%였으나 현재는 4분의 1 이상인 25.6%로 높아졌다. IPCC는 남북극 얼음이 지금 같은 속도로 계속 감소하면 이에 따라 이번 세기말까지 세계 평균 해수면 높이가 148~272㎜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구 교신저자인 영국 리즈대 이네스 오토사카 박사는 “극지 얼음의 녹는 속도가 빨라진 것은 분명히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탓이며 이것이 해수면 상승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극지 얼음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은 향후 변화 예측과 세계 해안 지역사회가 직면한 관련 위험을 살피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최유희 서울시의원 “용산구 관내 학교 시설환경 개선 예산 24억 9400만원 확정”

    최유희 서울시의원 “용산구 관내 학교 시설환경 개선 예산 24억 9400만원 확정”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최유희 의원(국민의힘·용산2)은 지난 20일 용산구 관내 학교의 교육환경 및 시설개선을 위한 2023년도 제1차 교육비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 24억 9천 4백만원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 예산은 전기안전시설 개선, 누수위험시설 개선, 수상안전교육시설 개선 등 노후화된 학교 시설을 정비하고 학교 내 구성원들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시설 개선 사업을 주요 내용으로 하며, 이 외에 특별교실과 과학실 환경개선을 위한 공사 및 전자칠판 설치 예산도 포함돼 있다. 최 의원은 “교육부 특별교부금 4억 1100만원과 이번 추경을 통한 시설환경개선 예산은 안전한 교육환경조성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이었다”라며 용산구 국회의원이신 권영세 장관님을 도와 앞으로도 학교 현장의 의견에 귀 기울여 학생들이 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나방 유혹하는 향수? 해충 낚는 향수 성분은 바로 이것 [핵잼 사이언스]

    나방 유혹하는 향수? 해충 낚는 향수 성분은 바로 이것 [핵잼 사이언스]

    나방은 그 자체로는 대부분 인간에게 해롭지 않다. 문제는 나방의 유충이다. 나방의 애벌레 중 일부는 인간이 심은 작물을 뜯어먹기 좋아한다. 그런 해충 중 하나가 바로 밤나방과에 속하는 열대거세미나방 (Fall armyworms)의 애벌레다. 열대거세미나방은 왕성한 식욕과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식성으로 유명하다. 물론 사람이 키우는 작물과 잔디도 좋아하기 때문에 매년 살충제를 이용해서 퇴치하는 해충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살충제는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충도 점점 화학 물질에 대한 내성을 키울 뿐 아니라 살충제 더 많이 사용할수록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도 더 커진다. 따라서 최근에는 살충제를 이용하지 않고 해충 개체 수를 조절하는 대안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짝짓기를 위해 분비하는 화학 물질인 페로몬을 이용한 해충 유인은 다른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짝짓기하지 않는 애벌레를 직접 잡을 순 없지만, 나방의 짝짓기를 방해하면 결국 알을 많이 낳을 수 없어 살충제 없이도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나방의 페로몬과 동일한 화학 물질을 사용해도 수컷 나방이 100% 속아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냄새는 나지만, 외형은 다르기 때문에 접근을 꺼릴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페로몬 이외의 채취도 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미 시중에 해충 방재용 페로몬 덫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미끼에 잘 속지 않으려는 해충을 더 효과적으로 잡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 대학의 과학자들은 몇 가지 화학 물질을 첨가해서 페로몬의 유인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지 연구했다. 여러 가지 화학 물질을 조사한 결과 향수에 첨가하는 화학 물질 가운데 하나인 노나날(nonanal)이 유력한 후보 물질로 떠올랐다.  연구팀은 최적의 배합 조건을 알기 위해 다양한 농도의 노나날을 페로몬 혼합액에 첨가했다. 그 결과 일반적인 향수에 사용하는 2-4% 정도의 노나날보다 1% 정도를 혼합했을 때 수컷 나방 유인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도 이 정도가 암컷 나방의 채취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소량의 첨가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 희소식이다.  연구팀은 야외 실험에서 1% 노나날 첨가 페로몬 혼합액이 수컷 나방을 효과적으로 덫으로 유인할 뿐 아니라 심지어 일부 암컷 나방까지 유인하는 것을 확인했다. 암컷의 경우 아마도 수컷을 보고 날아온 것으로 생각된다. 암수를 가리지 않고 덫으로 유인할 수 있다면 살충제보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해충을 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취중생]특진 걸린 마약 단속…한국은 마약 청정국 될 수 있을까요

    [취중생]특진 걸린 마약 단속…한국은 마약 청정국 될 수 있을까요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강남 학원가에서 시음 행사라고 속인 뒤 고등학생에게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한 사건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지만 경찰 수사 결과를 보면 ‘어떻게 이런 일을 꾸밀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할 말을 없게 만듭니다. 1병당 3회 투약 분량의 필로폰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는데, 투약 경험이 없는 미성년자에게 이 정도 양을 투약하면 급성 중독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급성 중독은 기억력 상실, 심각한 신체 손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이렇듯 학생들 건강을 해칠 수 있는데도 그저 마약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려 했다는 점에서 국민들 공분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 사건을 공동체를 파괴하는 테러와 같은 범죄로 규정하고 배후 세력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약범죄와의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경찰청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함께 3년간 17억원 넘는 비용을 들여 마약범죄 ‘펀딩수사’(작전명 MAYAG)를 하기로 한 것도 해외 공급원과 조직을 일망타진하려면 공조수사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경찰청, 인터폴과 펀딩수사…작전명 ‘MAYAG’ 마약 범죄 수사는 이제 ‘특진’도 걸려 있는 만큼 경쟁적으로 이뤄질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단속만으로 일상 곳곳에서 은밀하게 진행되는 마약 범죄를 모조리 없앨 수는 없을 것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마약 주문,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불리는 비대면 배송, 가상자산(암호화폐)을 통한 마약 대금 결제 등 정부의 감시망을 벗어나려는 시도는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단속과 처벌은 당장 가시적 성과가 나고 공급 차단 효과도 있지만 정부가 장기적으로 마약과의 전면전에서 승리하려면 마약 중독 치료·재활에 더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마약은 한 번 중독되면 여기서 벗어나는 게 ‘평생 숙제’가 될 만큼 끊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이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겁니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연도별·연령별 마약중독 진료현황’ 자료를 보면 마약류 사용으로 인한 정신 및 행동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8년 429명에서 지난해 721명으로 4년 사이 68.1% 증가했습니다. 특히 20대는 같은 기간 60명에서 162명, 30대는 75명에서 169명으로 각각 2.7배, 2.3배 늘었습니다. 젊은 세대의 마약중독 치료가 눈에 띄게 늘어난 걸 알 수 있습니다.●“단약 마음 먹고 20번 미끄러졌어요”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한 자조모임에 참석해 마약 중독으로 재활 치료를 받는 16명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개인 혼자서 중독의 고리를 벗어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중독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는 한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3년 동안 케타민, 필로폰 등의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A(28)씨는 ‘마약을 끊는 데 얼마나 걸렸냐’는 질문에 “단약(마약을 끊는 것)을 마음 먹었지만 20번이나 미끄러졌다”고 했습니다. 펜타닐을 10년 동안 투약했던 B씨는 “단약 중간에 번아웃이 왔다. 죽지 못해 사는 시간이었다”고 했고, 필로폰을 3년 넘게 투약했던 C씨는 “한 번 약을 하면 사람들이 술 생각하는 것처럼 힘들 때 약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치료나 재활을 받아도 또 다시 중독에 빠져든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마약을 끊은 지 15개월 차인 D(26)씨는 “(재활) 시설에 3개월 동안 있다가 퇴소했는데 딱 3주 있다가 다시 재발했다. 혼자서는 (마약을) 감당할 수 없어서 다시 시설에 입소했다”고 말했습니다.●“교도소에서 단속 안 걸리는 법 배워” 단순 투약자를 교도소로 보내는 현행 사법 시스템이 마약 커뮤니티를 강화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A씨는 “교도소에 들어가면 ‘마약 인맥’이 늘어나고, 나가서는 판매책으로 활동을 한다”면서 “교도소에서 같은 방에 수감된 사람들끼리 한 팀으로 움직이며 마약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교도소에서 단속에 ‘걸리지 않는 대책’을 배운다”고 전했습니다. 마약으로 감옥을 여섯 번 갔다 왔다는 E(52)씨는 “교도소에서는 마약사범을 같은 방에 모아놓는다. 초범이 들어가면 전과 6범, 7범이 거래처를 뚫어 주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마약 단속만으로 이들을 단죄했다고 해서 마약 범죄가 끝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마약 치료 병원이 전국에 21개가 있다고 하지만 실제 치료가 이뤄지는 곳은 2곳밖에 없다”며 “중독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 “실제 마약 치료 병원 2곳밖에”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콜학과 교수는 “마약에 중독됐을 때 의료적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다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재활센터를 공공이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최진묵 인천 다르크 마약류중독재활센터장은 “현재 병원 치료는 보건복지부에서 일정 비용을 지원해준다. 그런데 재활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복지부가 재활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해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재활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한국판 미네르바大’ 태재대 설립 승인…사이버대 11년만에 신설

    ‘한국판 미네르바大’ 태재대 설립 승인…사이버대 11년만에 신설

    사립 사이버대학인 ‘태재대학교’가 교육부 승인을 얻어 오는 9월 개교한다. 4년제 사이버대학이 개교하는 것은 11년 만이다. 교육부는 최근 대학설립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2023학년도 개교 예정 학교로 사이버대학인 태재대의 설립을 인가했다고 21일 밝혔다. 태재대 측은 지난해 설립계획을 승인받고 학교법인을 설립했으며 이번에 대학설립심사위원회에서 개교 준비 상황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 설립 적합 판정을 받았다. 9월 개교를 위해 혁신기초학부, 인문사회학부, 자연과학부,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학부, 비즈니스혁신학부 등 5개 학부 총 1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태재대는 한샘 조창걸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하는 사이버대학으로 미국 미네르바 대학의 교육 방식을 본떠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미네르바 대학은 강의실 없이 학생들이 재학 중 6개월씩 세계 주요도시에 머물며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년제 사이버대학이 개교하는 것은 2012년 문을 연 건양사이버대 이후 11년 만이다. 태재대 개교로 교육부 인가를 받은 사이버대학은 총 20개교로 늘어났다.
  • 미래 과학인재 요람 영등포구, 과천과학관 체험 프로그램 운영

    미래 과학인재 요람 영등포구, 과천과학관 체험 프로그램 운영

    서울 영등포구가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지역 내 초등학생 5~6학년 약 600명을 대상으로 ‘2023 상반기 과학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과학관 체험 프로그램은 민선 8기 ‘과학교육 특별구’ 조성의 일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미래 인재 육성과 과학교육 진흥을 위해 마련됐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과학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이고 자연스럽게 과학을 체험하면서 학습하는 기회를 갖는다. 구는 올해 상·하반기에 걸쳐 과학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에게 우수한 전시, 체험 프로그램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학교 밖 활동으로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 함양을 돕는다.올 상반기 과학관 체험 프로그램은 오는 28일까지 지역 내 초등학생 5~6학년 약 600명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과학관인 국립과천과학관을 총 7회에 걸쳐 탐방한다. 학생들은 국립과천과학관의 자연사관, 한국과학문명관, 과학탐구관, 미래상상SF관, 탄소C그널 기획전 등을 관람하면서 교과서에 있는 과학 원리를 직접 체험하고 미래 사회를 탐구하는 시간을 갖는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초등학생은 “로봇, 우주, 과학역사 등을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라며 “친구들과 함께해서 더욱 즐거웠고, 다시 과학관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명품 과학교육의 메카 영등포가 과학인재 양성의 요람이자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강서구, 천문우주과학관 시설 및 캐릭터 명칭 공모

    강서구, 천문우주과학관 시설 및 캐릭터 명칭 공모

    서울 강서구가 오는 8월 개관 예정인 강서천문우주과학관(가칭)의 시설 및 캐릭터 명칭 공모를 24일부터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강서천문우주과학관은 방화3동 방화근린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주민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과 호기심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관은 지하1층, 지상 2층 규모에 돔스크린을 통해 아름다운 별자리와 신비로운 우주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천체투영관과 다양한 전시 및 체험 공간으로 구성된다.구는 천문 우주 시설로서의 전문성과 상징성, 미래 비전을 담은 시설 명칭과 캐릭터 명칭에 대한 공모를 진행한다. 공모는 시설 명칭과 캐릭터 명칭 2개 분야로 나눠 진행되며, 국문 15자 이내로 작성해 다음달 1일까지 응모하면 된다. 거주 지역과 상관 없이 천문우주과학관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구는 선호도 조사와 심사를 거쳐 시설 명칭 분야 9개(최우수 1, 우수 2, 장려 6), 캐릭터 명칭 분야 8개(최우수 1, 우수 2, 장려 5) 등 17개의 입상작을 선정한다. 시설 명칭 분야 최우수, 우수, 장려상 입상자에게는 각 20만원, 10만원,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캐릭터 명칭 분야 입상자에게는 각 10만원, 5만원, 2만원의 상당의 상품권이 주어진다. 공모에 참가하려면 강서구청 홈페이지 및 구 공식 SNS에 게시된 네이버폼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강서천문우주과학관은 최고의 시설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게 될 것”이라며 “시설과 캐릭터 명칭 공모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노화 시간 되돌리는 ‘젊음의 묘약’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노화 시간 되돌리는 ‘젊음의 묘약’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도시 괴담 중에 어떤 젊은 사람이 실수로 혼자 외딴곳에 있는 어두운 창고에 갇혔는데 다음 날 사람들이 발견했을 때 불과 몇 시간 만에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고 파삭 늙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괴담이니까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실제로 며칠 동안 벼락치기 밤샘 공부나 잦은 야근을 하고 난 뒤 거울을 보곤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며칠 사이에 몇 년은 늙어버린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생명과학자와 의학자들이 생물학적 노화의 근본적 원인을 찾고 노화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주목받고 있다. 미국, 헝가리, 스웨덴 3개국 14개 연구 기관 연구자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생물학적 나이는 다양한 형태의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에서 회복된다면 다시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후성유전학적 노화 시계의 변동은 며칠 또는 몇 달의 비교적 짧은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하버드대 의대, 브리검여성병원, 듀크대 의대, 듀크 분자생리학 연구소, MIT-하버드 브로드 연구소,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샌디에이고 알토스연구소, 헝가리 컴퓨터과학·통제 연구소,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부설 환경의학 연구소, 스톡홀름 직업·환경의학 연구센터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 4월 22일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유기체의 생물학적 나이는 생애 과정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 통설이었다. 최근 들어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생물학적 나이가 질병, 약물 치료, 생활 습관, 환경 등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증거들이 늘고 있다. 게다가 생물학적 연령의 단기 변동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변동 요인과 가역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었다. 연구팀은 각각 생후 3개월과 생후 20개월의 생쥐에게 다양한 스트레스 자극을 가하고 생체 나이를 측정했다. 또 둘을 외과적으로 한 몸으로 결합했다가 다시 분리하는 실험도 했다. 그 결과 노화된 생쥐의 혈액에 노출될 경우 어린 생쥐의 나이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짧은 시간 동안 생물학적 나이가 증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외과적으로 하나로 결합했다가 다시 분리하면 어린 생쥐는 다시 생물학적 나이를 회복하는 것도 관찰됐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물학적 나이가 증가한 경우도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지면 다시 원상복구 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람의 경우 큰 수술을 받거나 임신, 코로나19 같은 중증 감염병에 걸릴 경우 생물학적 나이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외상환자들은 응급 수술 후 생체 나이가 급격히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쉽게 병에 걸리거나 사망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생물학적 연령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바딤 글래디세프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생체 나이가 어느 정도 가변적일 것이라는 사실은 인정되고 있지만 그런 변화를 유발하는 요인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라며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나이의 가변성 요인을 밝혀냄으로써 단방향으로 증가한다는 오랜 개념을 확실히 반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수면제가 알츠하이머 위험 줄인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수면제가 알츠하이머 위험 줄인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존엄한 노년을 방해하는 치매. 치매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50~70%가 알츠하이머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기억력 상실이나 인지능력 저하 등의 증상을 겪는다. 알츠하이머 발병 수년 전부터 충분히 자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가 수면을 방해하는 뇌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릴 경우 치매에 걸리기 쉬운 상태로 뇌가 변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수면제를 비롯한 수면 촉진제를 사용할 경우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단백질 수치를 낮추고 그로 인해 알츠하이머 발병 소지도 줄일 수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학 연보’ 4월 20일자에 실렸다.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에 쌓이면서 시작되는데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축적 이후 타우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독성을 유발하는 엉킴을 형성한다. 타우 단백질 엉김이 시작되면 기억력 감퇴를 비롯한 인지 증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인지 장애가 없는 45~65세 남녀 38명을 모아 2박 3일 동안 세 그룹으로 나눠 수면 보조제를 투약한 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 수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팀이 이번에 사용한 수면 보조제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불면증 치료제로 승인한 수보렉산트이다. 연구팀은 오후 9시 이후에 한 그룹에는 저용량(10㎎), 다른 그룹에는 고용량(20㎎), 나머지 그룹에는 가짜 약을 투여했다. 연구팀은 약을 투여하기 1시간 전부터 2시간마다 소량의 뇌척수액을 채취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 수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고용량의 수면 촉진제를 투여한 사람은 가짜 약을 먹은 사람에 비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수치가 10~20% 줄었으며 타우 단백질도 10~15% 감소했다. 저용량의 약은 알츠하이머 유발 단백질 수치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연구팀은 수면 촉진제의 장기 복용이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데 효과적인지, 효과가 있다면 얼마나 복용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부분은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낼 예정이다. 연구를 이끈 브렌든 루시 교수(수면 의학·신경학)는 “수면 장애는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징후이거나 알츠하이머 진행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라며 “가능하면 숙면을 하도록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수면 전문가를 만나 치료를 받는 것이 현재로서는 알츠하이머 예방의 최선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이코노미 증후군’ 예방법 곰에게 물어봐 [달콤한 사이언스]

    ‘이코노미 증후군’ 예방법 곰에게 물어봐 [달콤한 사이언스]

    10시간 넘게 좁은 비행기, 더군다나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힘든 공간에 앉아 있으면 다리의 정맥과 폐에 혈전이 생겨 몸에 마비가 생기거나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를 ‘이코노미 증후군’이라고 한다. 비행기의 좁은 이코노미석에 앉아 있을 때처럼 움직이지 않고 한 자리에 계속 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추운 겨울이 되면 봄이 올 때까지 좁은 공간에서 가만히 누워서 겨울잠을 자는 곰들에게는 왜 혈전이 생기지 않고 멀쩡할까. 이를 밝혀내면 이코노미 증후군 같은 혈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뮌헨대 부설병원,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5개국 22개 연구 기관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겨울잠 자는 곰에게 이코노미 증후군이 생기지 않는 이유를 밝혀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겨울잠 자는 동안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덜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4월 14일자에 실렸다. 하지 정맥 내에 생긴 혈전 때문에 발생하는 ‘심부정맥 혈전증’은 유럽과 미국 등 서구사회에서는 심장마비와 뇌졸중 다음으로 흔하게 발병한다. 혈전이 우심방, 우심실을 거쳐 폐동맥으로 흘러가 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증적 치료법은 부어 있는 다리를 심장 높이보다 올리거나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고 헤파린,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 약물을 투약해 치료하지만 출혈이 조절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연구팀은 다른 연구를 위해 GPS 장치를 착용한 채 동면하는 큰 곰(Brown bear) 13마리에게서 조심스럽게 혈액 표본을 채취했다. 그다음 동면에서 깬 이후 여름철에 같은 곰들을 찾아 혈액을 추가로 채취했다. 그 결과 여름에는 곰의 혈액에 HSP47이라는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겨울에는 거의 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HSP47 단백질이 혈전 형성에 관여하는 혈소판 표면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혈소판의 HSP47은 면역세포 일종인 호중구를 활성화해 단백질, 병원균, 세포를 가두는 그물망을 형성해 혈전을 유발한다. 겨울잠 자는 곰은 HSP47를 덜 생산하기 때문에 혈액이 응고될 가능성이 작다. 연구팀은 동면 곰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혈전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 척수 손상 환자들의 혈액 속 HSP47을 조사했다. 그 결과 HSP47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신체가 움직이지 않는 것에 대응해 혈액 응고 단백질 생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를 재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남녀 10명을 대상으로 27일 동안 침대에 누워 있게 하면서 HSP47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실험 시간이 지날수록 HSP47 단백질 수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슈테판 매스베르그 독일 뮌헨대 병원 심장학과 교수는 “심부정맥 혈전증에 대한 이상적 치료법은 현재 사용되는 약물과 달리 신체의 정상적 혈액 응고 메커니즘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혈전이 형성되지 말아야 할 곳에 혈전이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혈전을 예방할 수 있는 잠재적 새로운 메커니즘에 대한 흥미로운 발견으로 혈전 발생 위험이 큰 암 수술, 외상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포항서 개원…AI·이차전지 등 연구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포항서 개원…AI·이차전지 등 연구

    포스코그룹의 미래 사업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미래기술연구원이 20일 경북 포항에 문을 열고 운영에 들어갔다. 미래기술연구원은 이날 오후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부지 내에서 본원 개원식을 했다. 행사에는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을 비롯해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병욱 국회의원, 포스코와 포항공대, 경북도, 포항시, 시의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연구원은 포항공대 안에 위치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일부를 리모델링해 본원으로 사용한다. 이곳에서는 연구 인력 140명, 벤처 관련 인력 20명이 근무한다. 인공지능, 이차전지소재, 수소 분야 3개 연구소로 구분해 포스코그룹 미래사업과 관련한 연구를 맡는다. 지난 3월 포스코그룹 최고기술책임자로 선임된 김지용 원장도 연구원 본원 개소에 맞춰 포항에서 상주 근무한다.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본원은 포항공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방사광가속기 연구소 등과 교류하며 연구하기로 했다. 또 국내 우수대학, 연구기관과 기초단계 연구 협업을 하는 동시에 포항, 전남 광양, 인천 송도는 물론 외국 연구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그룹 연구개발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미래기술연구원은 벤처 육성·투자를 전담하는 산학연 협력 부서를 통해 포항 체인지업그라운드 입주 벤처기업의 세계 진출도 지원한다. 포스코그룹은 미래기술연구원 연구 성과물을 포항, 광양 등 사업 회사로 이관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끌어내는 선순환 투자구조를 만들어 신규 고용창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은 “미래기술연구원은 핵심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우수 인재 영입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연구소로 도약할 것”이라며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소재,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사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워나가기 위한 중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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