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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시대 살아갈 청소년들… 가장 필요한 건 정확성 아닌 인성 교육”[임형주의 임의 동행]

    “AI 시대 살아갈 청소년들… 가장 필요한 건 정확성 아닌 인성 교육”[임형주의 임의 동행]

    “인공지능(AI) 시대 우리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확성’ 아닌 ‘인성’입니다.” 최근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가 14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성황리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실패와 그에 따른 혹평으로 인해 국제대회 운영 능력에 대한 편견이 생긴 터였다. 어쩌면 이번 청소년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에 약간 다른 요소가 들어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새만금잼버리대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정부 역량을 총결집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찬사는 물론 기대 이상의 흥행도 기록했다. 두 개의 굵직한 국제행사가 더더욱 중요하게 다가왔던 건 지구촌 미래의 세대인 청소년들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또 다른 한편에선 영광을 안겨 주며 상반된 기억을 남긴 이 사회는 미래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긍정적인 답을 찾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손연기(66)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KYWA) 이사장을 ‘임의 동행’ 코너를 통해 만났다.손 이사장에 대한 첫인상은 그가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원장으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국내 한 언론사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연재하고 있는 고정 칼럼 시리즈를 통해 새겨졌다. AI와 생성형 AI 챗GPT, 메타버스, 4차 산업혁명 등의 최첨단 흐름을 현재의 시대적 상황과 접목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한국 청소년들의 문화와 비전에까지 범위를 넓혀 기고하고 있는 그의 글들은 여러 정보와 일말의 영감까지 필자에게 선사해 주곤 했다.●청소년활동진흥원의 맞춤 프로그램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만난 손 이사장은 연구에 매진하는 학자 캐릭터, 정갈하고 빈틈없는 완벽주의자의 전형이랄까…. 왠지 익숙한 듯한 모습의 그에게 다소 낯선 청소년활동진흥원에 대한 소개를 먼저 부탁했다. “저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학교 교육 이외에 다양한 공간에서 직접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 공공기관이에요.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청소년활동 관련한 제반 안전관리 교육, 안전 정보 등을 지원하고 있죠. 청소년들에게 직접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안내자 역할을 하는 ‘전문가로서의 청소년 지도자’들을 국가적으로 양성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막힘없는 설명이 쏟아진다. 아마도 손 이사장이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열에 아홉은 이런 질문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진흥원은 전국 6개 국립청소년수련원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역사·문화(중앙수련원, 충남 천안), 야외·모험(평창수련원, 강원 평창), 우주과학(우주센터, 전남 고흥), 생명과학(농생명센터, 전북 김제), 해양과학(해양센터, 경북 영덕), 산림·ESD(미래환경센터, 경북 봉화)를 주제로 특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오는 7월에는 부산 을숙도에 국립청소년생태센터가 개원한다. 청소년이사제나 청소년특별회의 등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프로그램도 수두룩하다. 사회배려청소년의 성장 지원을 위해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건강한 가족문화 지원을 위한 가족 프로그램, 자유학년제와 연계한 진로 프로그램, 청소년 자원봉사, 대면활동 참여가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비대면 실시간 온라인활동 등 대한민국 청소년의 역량 개발 및 성장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포상제라는 독특한 프로그램도 있다. 금·은·동장 단계에 맞춘 활동 기간 동안 자기 계발·봉사·탐험(합숙) 영역에서 내용, 목표, 세부 계획을 스스로 정하고 수행하는 자기주도적 활동이다. 그는 전 세계 140여개국이 운영하는 활동인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및 우리나라의 청소년자기도전포상제를 설명하더니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잠재력을 개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삶의 기술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인 바람도 잊지 않았다.●IT업계 경험 살려 AI시대 청소년 지원 인터뷰에 앞서 살펴본 그의 이력으로 보면 그는 아동·청소년 전문가가 아닌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업계 1세대 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인물이었다.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이전 기사를 검색해 보면 2004년에 이미 ‘앞으로는 PC가 아닌 모바일 플랫폼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도 앞서 예측했고 ‘이를 위한 연구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의 시작을 연 아이폰의 최초 출시일이 무려 3년이나 지난 2007년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이미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과 거시적 안목을 갖춘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손 이사장은 숭실대 사회과학대학 정보사회학과 교수라는 어찌 보면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함을 벗어던지고 2002년 임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한국정보문화센터의 소장직을 수락해 당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정부의 관심이 별로 닿지 않는 기관의 고생스러우면서 남들이 그다지 알아주지 않는 수장직을 선택한 그를 두고 뒤에서 무모하고 미련하다며 수군대는 동시에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사회적 편견을 깨부수며 강력 펀치를 날리듯 정부와 국회를 끈질기게 설득해 2003년 1월 1일 한국정보문화진흥원(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으로 기관을 격상 및 새롭게 재탄생시키고 예산도 전보다 훨씬 늘리면서 해당 기관의 초대 원장으로 임명된다. 게다가 당시 그는 40대 초반을 갓 벗어난 젊은 나이였다. 필자는 이와 관련한 질문들을 이어 나갔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 이사장이 입을 뗐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원장으로서 재직하는 동안 참 뜻깊은 일이 많았다”며 지나간 시간을 반추하는 듯 그는 속도를 좀더 늦춰 말했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정말 신바람나게 지치는 줄도 모르고 출퇴근 시간 제대로 구분 없이 사무실 한편에 간이침대 하나 두고서 열정적으로 일했습니다. 직원들도 그 힘든 시기에 뭉쳐 멋진 팀워크를 이루었지요.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당했던 서러움이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함께 일하는 데 크나큰 시너지가 나며 일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밤이고 낮이고 불철주야 열심히 노력한 덕분인지, 우리 진흥원이 기획재정부의 정부공공기관 평가에서 2004년부터 문화·국민생활유형 부문 3년 연속 1등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고맙고 기쁜 나머지 애쓴 직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제가 받은 성과급으로 금반지를 하나씩 해 드렸어요.” 사비를 털어 직원들에게 금반지를 선물했다고 말하면서 그는 오늘 인터뷰 중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놀란 필자는 그런 기관장이 일반적으로 흔한 건 아니지 않으냐고 그에게 물었고 그는 다소 쑥스럽다는 듯 “당연히 저 혼자 잘해서 된 게 아니니까요”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그는 겸연쩍어하며 필자에게 오히려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오면서 받았던 선물 중에 가장 값지고 소중한 선물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직원들이 만들어 줬던 공로패입니다. 아직도 우리집 현관에 세워 두고 매일 보며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을 정도예요.” 필자도 괜스레 마음이 따스해지는 듯했다. 고위직 혹은 기관장이란 직함을 제쳐 두고 인간 손연기가 어떠한 성품을 가진 사람인지 단번에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인성 교육 통해 미래 인재 키워야 한편 이렇게 IT 업계에서 종사한 이력이 현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직을 수행해 나가는 데 약간의 도움이 된다거나 또는 연계성 같은 게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2000년대 초반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일하면서 어린 학생들이 인터넷과 게임 중독에 빠져 가정이 불안정해지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예를 들어 부모의 만류에도 아이가 컴퓨터를 끄지 않고 계속 사용하는 데 화가 난 부모가 컴퓨터 모니터 선을 끊어 버리자 아이가 정수기 선을 잘라 버렸어요. 아이 아빠가 정수기 선을 고치다가 감전사고로 사망한 겁니다.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분명 일어나는 일이에요.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로 인한 역기능이 심해질 수 있으니 청소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인터넷 중독으로부터 보호하고 올바른 사용 습관에 대해 알려 주기 위해 최초로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를 개설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와 아랍권 유력 매체인 ‘알자지라’ 같은 해외 유력 언론사들의 주목도 받았다. “이런 경험들이 현재 AI 시대 수많은 ‘스마트 베이비’들의 탄생 속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직을 수행해 나가는 데 여러 자양분이 되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야말로 하이브리드 인물, 아동·청소년 전문가여야 이 기관 수장으로서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필자의 선입견이 깨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러한 전문성과 단단한 열정, 확고한 철학, 따스한 품성이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역할에 더욱 큰 기대를 품게 한다. 그가 인터뷰 말미에 했던 말이 아직도 귓전에 울리는 듯하다. “AI에는 없는 윤리적 문제, 가치 등을 살펴보면 우리가 어떻게 AI의 기술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우리 인간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같은 AI 시대에 대비해 우리 청소년들에게 인류의 가치, 철학, 윤리관에 대한 교육이 더욱 절실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AI 시대에 우리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확성’이 아닌 ‘인성’이라고 봅니다.” 팝페라 테너
  • [김형배의 판판한 시장경제] 의대 쏠림과 ‘합성의 오류’

    [김형배의 판판한 시장경제] 의대 쏠림과 ‘합성의 오류’

    의대 정원 확대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의사들의 태업이 길어지면서 애꿎은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시급한 처치와 수술을 받지 못해 생명이 위급하거나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소식도 들린다.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조속히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의과대 5명 추가 모집에 3093명이 지원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경쟁률이 무려 618대1로 의대 광풍이라 할 만하다. 1990년대 말까지 우리 사회는 의대 진학에 지금처럼 집착하지 않았다. 이과의 우수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고려해 의대뿐만 아니라 이과대와 공과대로 두루두루 진학했다. 이런 구도가 무너진 계기는 1998년 IMF 경제위기다. 가정경제를 책임지던 가장들이 대거 실직하고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서 내 자식들에게는 실직의 두려움과 고통이 없는 직업을 물려주겠다는 생각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대표적 직업이 의사다. 부모의 좌절과 고통을 보고 자라 온 자식들이 지금은 부모가 돼 자식들의 의대 진학에 더 집착하고 있다. 이과생과 학부모들이 의대 진학에 강하게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수입이 좋고, 실직의 불안도 없고, 정년도 없으며, 사회적 평판도 좋고. 가장 큰 이유는 의사면허 취득에 들어간 비용에 비해 생애 기대소득이 타 직종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 아닐까. 의사는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고도의 전문직이므로 당연히 우수한 인재를 필요로 한다. 비용 대비 생애 기대소득이 높은 직업을 선택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올바른 선택도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합성의 오류’라고 한다. 국가적으로는 우수한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배워서 사회 곳곳에 골고루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술과 혁신이 국가의 사활을 좌우하는 만큼 우수한 인재들이 이과대학도 가고 공과대학도 가서 훌륭한 과학자와 공학자들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 우수한 학생들의 의대 싹쓸이가 국가적으로 해로운 이유다. 의대 내에서 진료과를 선택하거나 근무(개업) 지역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수입이 더 좋고 상대적으로 편한 진료과나 대도시를 선택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합리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필수진료과나 지방을 기피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는 큰 문제다. 의대 쏠림 현상, 필수 비인기과와 지방 근무(개업) 기피로 인해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의사의 면허는 의대 졸업생에게만 국가가 독점적으로 부여한 것이다. 모든 독점에는 지대추구행위가 존재한다. 지대추구행위의 부작용이 크다면 국가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 의대 쏠림은 의료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얻는 지대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의사들의 지대추구행위 유인을 낮추는 방법 중 하나가 의대 정원 확대다. 의대생들이 기피하지만 꼭 필요한 과를 살리고 지방 거주민들의 적정한 의료혜택 보장을 위한 지방 의료인의 확충도 꼭 필요하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와 지방과 중앙의 인구 유동성 추이를 감안한 의대 정원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비인기 필수진료과와 지방 근무(개업) 기피를 해소하기 위한 증원 배분과 함께 인센티브도 주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해결책을 이제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김형배 더 킴 로펌 고문
  • “우린 공공재 아니다” “지방 인프라 확충 먼저”

    “우린 공공재 아니다” “지방 인프라 확충 먼저”

    정부가 집단 사직(파업)을 주도한 전공의들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감돈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전국 각지 의사들은 ‘원점 재검토’라고 적힌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비과학적 수요 조사 즉각 폐기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강하게 규탄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처럼 정부가 의료체계에 덧씌운 억압의 굴레에 항거하고 ‘의료 노예’의 삶이 아닌 진정한 의료 주체로 살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의사들은 ‘나는 노예가 아니다. 나는 공공재가 아니다. 나는 공무원이 아니다’라고 직접 종이에 쓴 글씨를 들고 있기도 했다. 의사와 새를 합성해 의사를 비하하는 말인 이른바 ‘의새’를 표현하기 위해 새 모양의 탈을 쓰고 앉은 이들도 있었다. 서울신문이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30대 전공의 A씨는 “정부가 일방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의대생 B씨는 “지방 의료가 열악하면 의사들이 지방에 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전공의인 딸과 참석한 50대 박모씨는 “정부가 의사에게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역차별을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청은 전공의 집단 사직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집단행동 교사·방조나 제약회사 영업사원 (집회) 참석 강요 의혹 등 불법행위에 대해선 엄정하고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집회 반대 움직임도 있었다. 이날 의협 집회 직전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는 여의도공원에서 긴급 회견을 열고 “전공의들은 당장 조건 없이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을 국민이 직접 논의하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의사 파업에 반대하는 70대 남성이 의협 집회에 난입했다가 경찰의 안내에 따라 충돌 없이 현장을 떠나기도 했다. 환자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 가고 있다. 한 갑상선암 환자는 암 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술 일주일 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언제 정상화될지 몰라 걱정스럽기만 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빅5’로 불리는 대형 병원들마저 응급환자를 가려서 받는 실정이며 수술 축소로 전국에서 암 환자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 ‘월 200만원’ 학원 북적…의대 열풍에 자사고 몰리는 학생들[거꾸로 가는 교육]

    ‘월 200만원’ 학원 북적…의대 열풍에 자사고 몰리는 학생들[거꾸로 가는 교육]

    새 학기를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중학생들이 드나드는 학원 외벽과 게시판에는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준비반 모집 광고가 빼곡했다. 자사고 입시학원으로 유명한 A학원에는 “최근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는 문구와 함께 민족사관고와 상산고, 용인외대부고, 하나고 같은 자사고 대비반 시간표가 줄지어 붙어 있었다. 학생들은 주말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평일엔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수학·과학·영어 학습과 면접 준비 등에 몰두한다. 자녀가 민족사관고를 준비하는 학부모 김모(43)씨는 “전엔 100만원대에 영어·수학을 다녔는데 자사고 대비 학원은 (학기 중) 월 200만원 이상 든다”며 “자사고에 이미 입학한 학생들도 주말마다 (대치동에) 나와 내신 과외를 별도로 받는다”고 말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와 특수목적고(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초·중학생들이 최근 서울 학원가로 몰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월 자사·특목고 존치를 확정한 데다 의대 정원 확대가 맞물리며 ‘대입 실적’이 좋은 자사·특목고에 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자사고 준비를 했다는 최모(14)군은 “친구들의 80%는 자사고에 가고 싶어 한다”며 “의대 정원이 늘어난다고 하니 인기가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하나고를 지망한다고 밝힌 이모(14)양도 “자사·특목고에서 대학에 갈 확률이 높고 의대에 가는 인원이 원래 많았으니 (학생들이) 더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전국단위 자사고 10곳의 평균 경쟁률은 윤석열 정부가 폐지 백지화를 밝힌 후 꾸준히 올랐다. 2022학년도에 1.57대1이던 경쟁률은 올해 1.86대1로 상승해 최근 6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 1위 용인외대부고(2.99대1)와 올해 최고였던 하나고(2.84대1)는 경쟁률이 3대1에 육박한다. 사교육비 지출도 늘어날 조짐이다. 통상 학원가에서는 자사·특목고반 학원비가 일반고반보다 2~3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교육부·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사고 진학을 원하는 초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8만원으로, 일반고(33만원)나 특성화고(30만원) 준비생의 두 배에 가까웠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자사·특목고는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면접 등 추가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이 자사고 열풍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새 제도에서는 고교 내신 상대평가가 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고 절대평가를 함께 기재한다. 내신이 5등급으로 넓어지니 일반고보다 내신 경쟁이 치열한 자사·특목고의 불리함이 줄면서 지원자가 많아질 거라는 얘기다. 자사고에 재학 중인 진모(17)군은 “5등급제로 바뀌면 자사고생 입장에서는 좋다”며 “수학 두 문제를 삐끗해 5등급까지 추락한 적이 있는데 내신이 통폐합되면 안정적으로 내신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쏠림이 심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어느 학교든 내신 1등급이 똑같이 늘어나기 때문에 특정 학교가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학생의 특성에 맞게 진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나는 노예가 아니다”…서울 도심서 4만 의사 집결

    “나는 노예가 아니다”…서울 도심서 4만 의사 집결

    정부가 집단 사직(파업)을 주도한 전공의들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감돈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전국 각지 의사들은 ‘원점 재검토’라고 적힌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비과학적 수요조사 즉각 폐기하라’, ‘준비 안 된 의대 증원 의학교육 훼손된다’는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강하게 규탄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처럼 정부가 의료체계에 덧씌운 억압의 굴레에 항거하고 ‘의료 노예’의 삶이 아닌 진정한 의료 주체로 살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의사들은 ‘나는 노예가 아니다. 나는 공공재가 아니다. 나는 공무원이 아니다’라고 직접 종이에 쓴 글씨를 들고 있기도 했다. 의사와 새를 합성해 의사를 비하하는 말인 이른바 ‘의새’를 표현하기 위해 새 모양의 탈을 쓰고 앉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서울신문이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30대 전공의 A씨는 “정부가 일방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의대 증원 계획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병원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의대생 B씨는 “지금도 한국의 의사 수는 충분하다”며 “지방의료가 열악하면 의사들이 지방에 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전공의인 딸과 참석한 50대 박모씨는 “정부가 의사에게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역차별을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개원의 C씨는 “정부가 억지로 전공의들을 병원으로 돌려보내면 다음 세대 의사들은 전공의와 필수의료에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경찰청은 전공의 집단 사직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집단행동 교사·방조나 제약회사 영업사원 (집회) 참석 강요 의혹 등 불법행위에 대해선 엄정하고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환자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 가고 있다. 한 갑상선암 환자는 암 환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술 일주일을 앞두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언제 정상화될지 몰라 걱정스럽기만 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빅5’로 불리는 대형 병원들마저 응급환자를 가려서 받는 실정이며 수술 축소로 전국에서 암 환자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 尹 정권 ‘입틀막’ 풍자한 SNL… “애드리브 할 수 있게 해주세요”

    尹 정권 ‘입틀막’ 풍자한 SNL… “애드리브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에 이른바 ‘입틀막’ 사건을 풍자하는 장면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공개된 ‘SNL코리아’ 시즌5 첫 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으로 분한 김민교가 3·1절 기념사를 언급하며 “105년 전에 우리 선열들이 자유를 향한 신념으로 3·1운동을 일으키셨는데 결론적으로 그 자유의 정신을 해치는 일은 없어야겠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풍자는 SNL의 권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유롭게 해주겠다. 이런 말씀을 좀 드리고 싶다”고 덧붙인다.이는 2021년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SNL코리아에 출연했을 때의 말을 연상케 한다. 2021년 10월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SNL코리아의 한 코너 ‘주기자가 간다’에 출연해 “대통령이 되신다면 SNL이 자유롭게 정치 풍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거냐”는 질문에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의 권리”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몇 년 전에 우연히 TV를 보다 보니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 대통령을 상대로 놀리고 흉을 보게 하는 행사를 하는데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도 했다. 이어 지난 2월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벌어진 ‘입틀막’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연기자들은 지난 설 명절에 공개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직원들이 가수 변진섭의 노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함께 부르는 모습을 재현했다. 노래를 부르던 권혁수가 고음으로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경호원 복장을 한 배우들이 그의 입을 틀어막으며 그를 문밖으로 끌고 나간다. 권혁수는 강제 퇴장당하면서 “애드리브 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외친다.지난 2월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 대통령 축사 도중 고성을 지르다 입을 틀어 막힌 사건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윤 대통령이 축사 중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하자 카이스트 졸업생인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이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는 취지로 고성을 질렀다. 이에 신 대변인은 현장에 있던 사복 경호원에 의해 팔다리가 들린 채 졸업식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 회장은 지난달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의료 개혁 민생 토론회장에 입장하려다 거부당한 채 경호처 직원에게 입을 틀어 막힌 채 퇴장당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 기조를 바꿔달라’고 했다가 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갔다.
  • 뉴 허라이즌스호가 밝힌 태양계의 비밀… 태양계 외곽 ‘카이퍼 벨트’는 생각보다 크다 [고든 정의 TECH+]

    뉴 허라이즌스호가 밝힌 태양계의 비밀… 태양계 외곽 ‘카이퍼 벨트’는 생각보다 크다 [고든 정의 TECH+]

    미국 항공우주국인 나사(NASA)는 2006년 1월 인류 최초로 명왕성을 탐사하기 위해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New Horizons)호를 발사했다. 뉴허라이즌스는 9년 반에 걸친 긴 여행 끝에 2015년 7월 명왕성과 그 위성을 관측해 지구로 전송했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태양계 끝에 있는 작은 얼음 천체인 명왕성이 생각보다 복잡한 지형을 지닌 미스터리 얼음 천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뉴 허라이즌스의 임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뉴허라이즌스는 2019년 태양계 외곽의 얼음 소행성인 ‘486958 아로코트’를 관측했다. 이 소행성은 본래 임무에 없던 목표였으나 우연히 뉴 허라이즌스호의 비행경로에 가까이 있는 것이 발견되어 임무에 추가됐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인류가 탐사선을 보낸 천체 중 가장 멀리 떨어진 천체이자 ‘카이퍼 벨트’(Kuiper Belt) 천체를 직접 탐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카이퍼 벨트는 태양계에서 해왕성 궤도 밖에 있는 얼음 천체들의 모임으로 대략 30~50AU(1AU는 지구~태양 거리인 1.5억㎞) 정도에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주기 혜성(2~200년의 공전 주기를 갖는 혜성)은 주로 이곳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천체들의 모임이다 보니 아직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더 많다. 콜로라도 대학의 알렉스 도너가 이끄는 연구팀은 뉴 허라이즌스호가 보낸 데이터를 분석해서 카이퍼 벨트의 실제 크기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뉴허라이즌스호에 탑재된 ‘베네타 버니 스튜던트 먼지 측정기’(Venetia Burney Student Dust Counter·VBSDC)를 이용해 카이퍼 벨트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했다. 이 장치는 우주에 있는 매우 미세한 먼지의 밀도를 측정한다. 물론 이것만으로 카이퍼 벨트 천체의 존재를 직접 증명할 순 없지만,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순 있다. 카이퍼 벨트의 얼음 소행성들이 서로 충돌할 경우 주변으로 먼지를 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정 농도 이상의 우주 먼지는 카이퍼 벨트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태양에서 점점 멀어지는 뉴 허라이즌스호가 지나간 비행경로의 먼지 밀도를 측정하면 카이퍼 벨트의 크기를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카이퍼 벨트의 크기는 예상보다 더 커서 80AU 거리까지 펼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소행성이 서로 수백만㎞ 이상 떨어져 있고 대개 지름 수십㎞ 이하의 작은 소행이라 지구에서 직접 관측은 어렵지만, 작은 얼음 천체들이 태양계 외곽에 예상보다 더 많이 존재하는 셈이다. 뉴허라이즌스호의 원자력 전지는 2040년까지는 작동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앞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카이퍼 벨트의 정확한 크기를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명왕성 탐사와 실질적으로 마지막 소행성인 아로코트 탐사 이후에도 탐사 임무를 계속하는 뉴허라이즌스호가 어떤 새로운 사실을 밝혀낼지 궁금하다.
  • “AI, 5년내 모든 인간 시험 통과”…엔비디아 CEO의 예측

    “AI, 5년내 모든 인간 시험 통과”…엔비디아 CEO의 예측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이 5년 내로 인간이 치르는 모든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황 CEO는 이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서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컴퓨터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이같이 답했다. 황 CEO는 ‘인간처럼 생각하는 것’을 ‘인간의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할 경우 5년 안에 이를 달성할 수 있다며 인간 수준의 인식을 가진 ‘범용 인공지능’(AGI)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황 CEO는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시험을 컴퓨터 과학 업계에 내놓으면, 5년 안에 그 시험 전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I는 변호사 시험은 통과해도 소화기 내과 같은 전문 의학 시험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5년 안에는 이를 비롯한 모든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간처럼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AGI의 시대가 언제 올지에 대한 전망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 나홀로 사냥…단 2분만에 백상아리 간만 쏙 빼먹는 범고래 [핵잼 사이언스]

    나홀로 사냥…단 2분만에 백상아리 간만 쏙 빼먹는 범고래 [핵잼 사이언스]

    세계의 바다를 지배하는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가 홀로 백상아리를 사냥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2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 해외 주요언론들은 단 한마리의 범고래가 채 2분도 안돼 백상아리를 사냥한 사례를 담은 논문이 ‘아프리카 해양과학 저널’(African Journal of Marine Science)에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화제의 범고래는 이미 연구자들에게 유명한 ‘스타보드’라는 이름의 범고래다. 지난 2015년 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근해에서 ‘악명’을 떨쳐 온 스타보드는 또다른 범고래 ‘포트’와 함께 이 일대 해역을 주름 잡아왔다.놀라운 사실은 스타보드가 나홀로 사냥에 나선 점이다. 지능이 매우 높고 사회성이 강한 범고래는 일반적으로 집단 사냥에 나서 상어나 다른 돌고래, 심지어 자신보다 몸집이 큰 혹등고래까지 잡아먹는다. 특히 스타보드의 경우 수년 전 부터 다른 범고래 포트와 팀을 이뤄 이 일대의 백상아리들을 잡아 먹으며배를 채워왔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6월 18일 케이프타운에서 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모셀베이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스타보드는 약 2.5m의 어린 백상아리를 상대로 사냥에 나서 왼쪽 가슴 지느러미를 붙잡은 뒤 앞으로 여러번 밀어낸 후 단 2분 만에 간만 쏙 빼먹었다.논문의 수석저자인 남아공 로즈대학교 앨리슨 타우너 연구원은 “과거 연구를 보면 범고래 2~6마리 정도가 집단으로 백상아리를 공격했으며 최대 2시간이 걸렸다”면서 “스타보드의 사냥은 이같은 방식에 대한 도전으로 백상아리가 작아 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타우너 연구원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사례지만 범고래가 백상아리를 너무 잡아먹으면 먹이사슬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한편 남아공 해안에서는 간만 사라진 채 사체로 밀려오는 백상아리가 종종 발견되는데, 이는 범고래의 소행이다. 범고래가 유독 상어의 간에 집착하는 것은 지방이 풍부하고 고래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범고래는 특유의 외모 때문에 인기가 높지만 사실 세계의 바다를 지배하는 최상위 포식자다. 사나운 백상아리를 두 동강 낼 정도의 힘을 가진 범고래는 물개나 펭귄은 물론 동족인 돌고래까지 잡아먹을 정도. 이 때문에 붙은 영어권 이름은 킬러 고래(Killer Whale)다. 특히 범고래는 지능도 매우 높아 무결점의 포식자로 통하며 사냥할 때는 무자비하지만 가족사랑만큼은 끔찍하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경기 화성을 출마 선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경기 화성을 출마 선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4·10총선에서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다. 이 대표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제22대 총선, 미래가 가득한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화성시 을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경기 화성에 대해 비교적 젊은 유권자가 많은 편에 속하고 당이 내세우는 젊음, 첨단, 과학이라는 키워드에도 어울리는 지역으로 평가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화성을 후보가 공천되지 않았고, 민주당에서는 영입 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전략 공천됐다.
  • 인천 폐기물업체 화재 4시간만에 진화…인명피해 없어

    인천 폐기물업체 화재 4시간만에 진화…인명피해 없어

    인천의 한 폐기물 재활용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4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2일 오전 5시 19분쯤 인천시 서구 왕길동 폐기물 재활용업체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287㎡ 규모 재활용 업체 건물 1개 동이 모두 타면서 1억 6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또 폐가전과 폐타이어 등이 타면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소방 당국에 화재 신고 9건이 잇따라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소방관 등 130명과 펌프차 등 장비 44대를 투입해 화재 발생 4시간 21분 만인 오전 9시 40분쯤 완전히 불을 껐다. 화재가 발생하자 서구청은 화재 사실을 알리는 안전 문자를 발송하면서 “인근 주민은 외출을 자제하는 등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화재 현장 주변에 폐기물이 많다 보니 많은 연기가 발생했고 초기 진화 뒤 잔불을 끄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진행해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아파트 동대표 폭행치사 혐의 40대 구속영장 기각

    아파트 동대표 폭행치사 혐의 40대 구속영장 기각

    경기 평택시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다른 동대표를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동대표의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1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이날 오후 폭행치사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영장 기각을 결정했다. 법원은 “부검을 통한 사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증거 인멸의 의도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유로 기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행범 체포됐던 A씨는 곧바로 석방됐다. A씨는 지난 28일 오후 7시 40분쯤 평택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열린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다른 동 대표 B씨를 주먹 등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아파트 입주민 관련 안건 논의 중 B씨와 의견이 엇갈리자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직후 쓰러진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다만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관리사무소 바로 앞 CCTV 사각지대로,당사자 진술 외에 폭행 경위를 추정할만한 영상 증거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또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국과수에서 부검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나머지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보존과학으로 되살린 ‘백산 지청천 선생’ 친필 일기

    보존과학으로 되살린 ‘백산 지청천 선생’ 친필 일기

    오랜 시간으로 표지 소실과 잉크 변색 등이 발생한 백산 지청천 선생의 친필 일기가 보존과학으로 원래 모습을 찾았다. 독립기념관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총사령관으로 무장 독립투쟁을 전개한 백산 지청천(1888~1957) 선생의 친필 일기를 보존 처리했다고 2일 밝혔다. 2018년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지청천 일기’는 지청천 선생의 외손주인 이준식 독립기념관 전 관장이 2020년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이 일기는 지청천 선생이 귀국해 정치인으로 활동하던 1951~1956년까지 국한문 혼용으로 기록한 친필 일기로 총 5권이다.모두 가로 12㎝, 세로 18㎝ 내외 크기로 당시 판매하던 일기장인 ‘자유일기(自由日記)’ 에 기록했다. 일기에는 독립운동 시기를 회고하는 내용과 광복 이후 정치인으로서의 겪었던 고뇌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일기는 오랜 시간으로 일부 권의 표지가 소실되고 산화와 함께 내지의 바스러짐과 잉크 변색 등이 발생했다. 이번 복원은 소실된 표지 복원과 내지를 강화 등의 보존처리, 산성화 방지를 위한 탈산 처리 등을 거쳤다. 내지 사이에 끼워져 있던 첨지 등도 원위치에 맞춰 복원하는 보존과학으로 원래 모습을 되살렸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보존 처리가 완료된 일기의 전문은 디지털 이미지 작업을 통해 한국 독립운동 정보 시스템 아카이브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세계에서 가장 큰 뱀’ 신종 아나콘다 아마존에서 발견

    ‘세계에서 가장 큰 뱀’ 신종 아나콘다 아마존에서 발견

    남아메리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뱀인 아나콘다의 새로운 종이 발견됐다. 29일(현지시간) CNN,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대학 연구팀은 길이 6.3m에 달하는 녹색 아나콘다를 에콰도르 아마존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아나콘다의 존재를 잘 아는 와오라니 부족의 도움을 받아 약 10일간의 추적 끝에 발견했다고 전했다. 해당 아나콘다를 발견한 현장에서는 길이 7.5m, 무게 약 500㎏에 달하는 또 다른 개체도 포착됐다는 목격담도 전해졌다고 CNN은 전했다. 연구팀은 에콰도르 동부 야수니 지역에서 벌어지는 석유 유출 사태가 환경에 어떤 피해를 주는지 살펴보기 위해 아나콘다를 지표 생물로 삼았다가 새로운 발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야생 녹색 아나콘다는 학명 ‘에우넥테스 무리누스’로 알려진 단 1종만 있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연구팀이 이번에 발견한 아나콘다는 새로 확인된 종으로 학명은 ‘에우넥테스 아키야마’라고 붙여졌다. 퀸즐랜드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다이버시티’에 실렸다. 연구에 함께 참여한 네덜란드 생물학자 프레이크 봉크는 앞서 길이 약 6.1m, 무게 약 200㎏에 달하는 에우넥테스 아키야마 종의 녹색 아나콘다와 나란히 헤엄을 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두 종의 녹색 아나콘다는 생긴 것은 거의 똑같지만, 서로 다른 유전자의 비중이 5.5%에 이르는 만큼 사실상 다른 종이라고 주장했다. 아나콘다 전문가인 브라이언 프라이 호주 퀸즐랜드대 생물학 교수는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 차이가 약 2%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두 종의 유전자 차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두 종 아나콘다는 약 1000만년 전에 서로 분화한 이후 급격한 유전자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 구리 사노동 공터서 승합차 화재…내부서 시신 1구 발견

    경기 구리시 사노동의 한 공터에서 승합차에 화재가 발생했고 차내에서는 불에 탄 시신 1구가 발견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1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3시 55분쯤 구리시 사노동 공터에서 ‘펑’ 소리와 함께 승합차 1대가 불에 탔다. 차량 내부에서는 화재로 심하게 훼손돼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시신 1구가 발견됐다. 타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차량 소유주 등을 파악해 변사자의 신원을 어느 정도 특정했으나 정확한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화재에 외부요인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신원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동대표회의서 동대표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구속영장

    동대표회의서 동대표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구속영장

    경기 평택경찰서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다른 동대표를 말싸움 끝에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동대표 A씨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8일 오후 7시 40분 평택시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열린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다른 동 대표 B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아파트 입주민 관련 안건 논의 중 B씨와 의견이 엇갈리자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직후 쓰러진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관리사무소 바로 앞 CCTV 사각지대로 당사자 진술 외에 폭행 경위를 추정할만한 영상 증거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또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 포항 해안서 또 사람 뼈 추정 물체 발견

    포항 해안서 또 사람 뼈 추정 물체 발견

    경북 포항 해안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물체가 나흘 만에 또 발견돼 해경이 조사에 나섰다. 1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1분쯤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조깅하던 한 주민이 뼈가 보인다고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은 3㎝가량의 사람 거골(정강이뼈와 발을 연결)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신고한 시민은 지난달 26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조깅하던 중 약 30㎝ 길이의 사람 정강이뼈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해 신고했었다. 해경 관계자는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맡긴 정강이뼈의 경우 결과가 나오기까지 2개월 걸린다는 통보를 받았었다”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화호의 날, 10월 10일 지정’ 경기도 도민 의견 묻는다

    ‘시화호의 날, 10월 10일 지정’ 경기도 도민 의견 묻는다

    경기도가 1~7일 ‘10월 10일 시화호의 날’ 지정을 위한 도민 대상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도는 지난해 10월 ‘시화호 활성화를 위한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시화호의 날을 지정하기 위해 시화호 관련 3개 시군,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의한 결과 10월 10일을 후보일로 뽑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이에 대한 도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10월 10일로 지정하는 이유에 대해 도는 ‘경기도 시화호 활성화를 위한 지원 조례’가 제정된 달이며, 시화호 조력발전소 개발계획 역시 2003년 10월에 고시됐다며 10월과 시화호가 인연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한 시화호를 위한 안산,시흥,화성 공동 선언문도 2011년 10월에 발표됐다.시흥시는 이미 시화호의 날을 10월 10일로 선정했다. 도민 의견청취는 경기도의 소리(https://vog.gg.go.kr)를 통해 진행되며 설문 참여자 100명을 추첨해 온라인 1만원 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시화호는 반월·시화국가산단의 영향으로 과거 오염의 바다였지만 정부·지자체·도민의 노력으로 생명의 바다로 탈바꿈 했다.악화됐던 시화호의 수질이 2011년 시화호조력발전소 건립 이후 크게 개선돼 레저, 관광, 생태 분야 등 지속적으로 개발·연구 중에 있다. 공정식 도 농수산생명과학국장은 “시화호의 날 지정을 시작으로,무궁한 잠재력이 있고,생명의 호수로 다시 태어난 시화호를 도민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며 “시화호를 통해 자연과,사람과,산업이 함께 공존하는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동연 “만연한 증오정치 끝내야…3·1정신 이어받자”

    김동연 “만연한 증오정치 끝내야…3·1정신 이어받자”

    김동연 경기지사는 1일 “정의·상생·화합의 위대한 3·1 정신을 경기도가 더 크게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수원 이의동 소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행사에서 “세계의 흐름에 발을 맞추고 세계사적 반전을 이끈 3·1정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나라를 향한 3·1정신, 민족의 화합과 단결을 이룬 3·1정신이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양극화, 기후위기, 저출생 등 산적한 문제를 눈앞에 두고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냐?”며 “3·1운동이 세계사적 흐름을 이어받아 민족해방운동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것처럼 경기도가 인류 공통의 과제를 해결할 ‘정주행’의 선두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위해 항거했던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휴머노믹스(Humanomics)로 잇겠다”며 “사람 중심의 경제 전략으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사람에 대한 투자로 새로운 기회의 사다리를 놓겠다”고 했다. 끝으로 김 지사는 “만연한 증오 정치, 배제와 혐오, 갈라치기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 경기도는 민족 화합과 단결의 3·1정신을 이어받아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 지사와 김호동 광복회 경기도지부장을 비롯한 시군 지회장, 남경순 경기도의회부의장, 도내 유관기관·보훈단체장과 도민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 ‘할머니에 차인 50대’ 세입자…살해 후 육절기로 시신 없앴다[전국부 사건창고]

    ‘할머니에 차인 50대’ 세입자…살해 후 육절기로 시신 없앴다[전국부 사건창고]

    외출 흔적도 없이 할머니 실종닷새 후 세입자 거주 별채 화재 2015년 2월 4일 경기 화성시의 한 외딴 마을. 저녁 예배를 마치고 귀가했던 박모(당시 66세)씨가 실종됐다. 5개월 전 남편이 숨진 뒤 혼자 살던 할머니였다. 이튿날 아침 같은 마을의 교인이 박씨 집을 찾았으나 씻어둔 쌀 등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었다. 매일 오전 5시면 교회에 오던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찾아온 교인과는 병원에 같이 가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박씨의 아들은 이날 저녁 경찰에 실종신고했다. 닷새가 지난 같은달 9일 오후 갑자기 박씨 집 별채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집 주변 논밭을 수색하던 경찰이 달려갔고, 1시간쯤 지나 김모(당시 59세)씨가 들이닥쳤다. 그는 15년째 박씨 별채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다. 김씨는 “젖은 옷을 말리려고 히터를 켜놓고 갔었는데…”라고 했다. 천연덕스러운 말투였다. 경찰은 김씨가 박씨 실종과 연관이 있다고 확신했다. 실종신고 받은 경찰이 본채에 이어 그가 사는 마당 한켠의 별채를 수색하려고 하자 핑계를 대 막았고, ‘더는 미룰 수 없으니 별채를 수색하겠다’고 통보한 날에 불이 난 것이다. 경찰은 사건을 여성청소년팀에서 강력팀으로 넘기고, 김씨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세입자, 상자 여러 개 싣고가 하천에 유기 우선 마을에 있는 폐쇄회로(CC)TV를 수차례 돌렸다. 영상에서 박씨는 4일 오후 8시 20분쯤 교회 버스에서 내려 곧장 집으로 걸어갔다. 그게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후 박씨가 버스, 택시 등을 이용한 흔적은 없었다. 집에서 사라졌다는 얘기다. 반면 김씨는 박씨보다 1시간 앞서 트럭을 몰아 귀가하는 게 찍혔다. 김씨가 다시 찍힌 것은 다음날 오전 9시쯤이었다. 그는 집을 나와 30분쯤 걸리는 한 공장으로 향했다. 지인의 공장이었다. 그는 트럭 짐칸에서 기계를 하나 내린 뒤 공장 안으로 옮겼다. 정육점에서 쓰는 높이 60㎝, 무게 40㎏의 육절기였다. 공장에 머물던 그는 이날 낮 12시 50분쯤 하천 둑길로 트럭을 몰았다. 5㎞밖에 안 되는 거리를 3시간 가까이 있다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집에서 나올 때와 공장 도착 때 영상에 보이던 트럭 뒷좌석의 상자들이 사라졌다. 경찰은 박씨 시신 조각을 담은 상자라고 보았다. 별채 화재감식 결과도 나왔다. 인화물질이 검출됐다. CCTV에는 9일 오후 2시 45분 집에서 나오는 김씨 모습이 담겨 있었다. 불이 나기 2분 전이다. 김씨의 방화임이 분명해졌다. 경찰은 같은달 12일 그를 방화 혐의로 체포해 구속하고 살인 혐의 규명에 집중했다. 정체불명의 상자를 실었던 트럭 뒷좌석과 육절기를 놓았던 공장에서 박씨의 혈흔이 검출됐지만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했다.고물상에 버린 육절기 해체 순간 발견범인 측 “직접 증거 없다” 박씨의 시신이 없기 때문이었다. 또다른 핵심 증거, 육절기가 자취를 감춘 것도 김씨가 버티는 이유였다. 공장 운영자는 “김씨가 맡긴지 하루 만에 밤에 찾아와 다시 가져갔다”고 말했다. CCTV에는 공장에서 육절기를 찾아 트럭에 싣고 서울 방면으로 올라간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그가 청계IC에서 빠져나온 것을 확인하고 의왕·수원 일대를 뒤져 청계산 인근에서 길이 1m 65㎝의 띠톱을 발견했다. 중요한 기계는 찾지 못했다. 다행히도 단서가 잡혔다. 현장을 수색하던 형사가 수원의 한 고물상에서 CCTV로 본 육절기를 해체하려는 걸 발견했다. “사장님, 잠깐. 그거 그대로 두세요.” 형사의 제지에 고물상 주인은 “누가 문 앞에 버리고 열흘이 지나도록 찾아가지 않아 해체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육절기 감식 결과는 끔찍했다. 혈흔뿐 아니라 뼈, 피부 등 인체를 훼손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증거 90여점이 무더기로 검출됐다. 실종된 박씨의 DNA와 일치했다. 경찰은 4개월 간 보강수사를 거쳐 방화 혐의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던 김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7세 연상 할머니에 거부 당해보상금 받은 거 알고 살해계획 김씨는 검찰에서도 입을 닫았다. 그는 육절기에 대해 “나무공예를 하려고 구입했는데, 차를 타고 서울에 왔다 갔다 할 때 짐칸에서 자꾸 덜컹거려 고물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살인의 이유와 동기 등은 일체 털어놓지 않았다. 검찰은 수사결과와 정황으로 볼 때 김씨는 평소 박씨에 호감을 갖다 과부가 되자 더 집착하던 터에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씨는 박씨가 남편과 사별하자 “예쁘다. 친구하자” 등 노골적으로 애정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부담을 느낀 박씨는 “집을 비워 달라”고 김씨에게 요구했다. 마침 박씨는 도로편입 토지보상금으로 2억 6000만원을 받았다. 파산선고를 받아 돈도 절실했던 김씨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 박씨 살해 계획을 급추진한 것으로 검찰은 보았다. 증거인멸 도구인 육절기는 범행 5일 전 인터넷 중고거래를 통해 13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경은 김씨가 박씨를 본채에서 살해하고 별채로 옮겨 육절기로 시신을 훼손한 뒤 하천에 유기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불에 타 주저앉은 별채에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파낸 화장실 배수관에서 박씨 DNA와 혈흔이 나왔기 때문이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무기징역…“최소한의 인간존중 없는 범죄”과학수사 “완전범죄 꿈도 꾸지마라” 증명범인 편지 ‘삼인성호’, 지금도 ‘무죄’ 주장 김씨는 1심 결심공판 최후의 진술에서 “왜 불이 났을까 생각만 했지, 아주머니가 행방불명된 것은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 오시리라 생각했다”면서 “나는 불을 지르지도, 살해를 하지도 않았다. 경찰에 체포된 뒤 살인, 사체유기, 방화 혐의가 씌워져 짜맞춰진대로 조사를 받았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그의 변호인도 “검찰이 제시한 건 육절기에서 나온 혈흔과 같은 간접 증거가 전부다. 직접 증거는 없다”며 “특히 살인의 방법과 장소를 특정하지 못한 상태여서 제3자의 범행일 가능성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맞섰다. 하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가 든 유죄의 근거는 ▲박씨 사망 추정시간에 김씨가 별채에 있었고 이튿날 상자 여러 개를 트럭에 싣고 나간 점 ▲트럭의 박씨 혈흔 ▲김씨가 산 육절기 본체와 톱날에서 박씨 혈흔과 인체 조직이 다수 발견된 점 ▲별채 수색 몇시간 전 불이 나고, 김씨가 화재 직전 떠난 점 ▲김씨가 몇분 거리 하천에서 3시간 동안 머물고, 트럭에 싣고 간 상자들이 없어진 점 등이다. 김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대법원까지 상고했으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시신을 없애 ‘완전 범죄’를 노렸을 그의 끔찍한 범행이 첨단 과학수사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여러 증거들을 종합하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박씨를 살해,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며 “범행수법이 잔인하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는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의 기색도 없다”고 판시했다. 훗날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씨에 대해 “역대급 최악의 피의자”라면서 “조사하려고 갔는데 김씨가 나를 아예 쳐다보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는 생각으로 가만히 있었다. 사이코패스도 보통 15분 정도 걸리는데, 그는 20분이 넘도록 말을 안 하더라”라고 혀를 내둘렀다. 김씨는 또 이 프로 제작진에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이 짜면 호랑이가 나왔다는 거짓말도 꾸밀 수 있다는 뜻으로 근거가 없어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진실처럼 된다는 말)’라는 사자성어 한 단어만 적은, 편지 한 통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범행한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억울하다’고 주장하며 끔찍한 ‘자기기만’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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