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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크퐁과 아기상어’가 기념우표로 나왔어요” 80만장 발행

    “‘핑크퐁과 아기상어’가 기념우표로 나왔어요” 80만장 발행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핑크퐁과 아기상어’ 기념우표가 3일 발행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어린이날을 앞둔 이날부터 핑크퐁과 아기상어 기념우표 80만장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기념우표는 핑크퐁과 아기상어가 전 세계 친구들에게 보내는 사랑과 우정의 편지를 콘셉트로 해 제작됐다. 우본은 “일상 속 우체국 집배원으로 변신한 핑크퐁과 아기상어의 발랄한 모습은 물론 설레는 마음으로 엽서를 쓰는 모습까지 우표에 담아내 소장 가치를 더욱 높였다”고 설명했다. 기념우표 전지 뒷면에는 편지지와 편지봉투 디자인을 적용해 직접 편지를 쓸 수 있다. 기념우표의 QR코드를 통해 우표 발행 기념 뮤직비디오 ‘너에게 전하는 마음’을 볼 수도 있다. 우본은 동학농민혁명 기념일(5월 11일) 전날인 오는 10일에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우표 57만 6000장 판매를 시작한다. 전봉준 장군과 동학농민군의 진취적인 행렬을 표현한 ‘불멸, 바람길’ 조형물이 우표에 담겼다. 조형물은 농민군이 관군과 싸워 최초로 대승을 거둔 전북 정읍시 황토현 전적지 내에 설치돼 있다. 기념우표 배경에 들어간 ‘동학농민군 유광화 편지’는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중 하나라고 우본은 설명했다. 기념우표는 가까운 총괄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 우체국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 중년 여성일수록 열심히 운동해야 하는 이유…[달콤한 사이언스]

    중년 여성일수록 열심히 운동해야 하는 이유…[달콤한 사이언스]

    중년에 접어들면 근육량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다. 근육이 감소하면 전반적인 활력과 생리적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흔히 ‘젊었을 때와 다르다’는 말을 한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중년부터는 주당 150분 이상 중·고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 공중보건학부, 국립 의약·알코올 연구센터, 퀸즐랜드대 의대, 본드대 보건 과학 및 의학부, 체육·영양학부 공동 연구팀은 여성의 경우 중년기에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한다면 노년기에 훨씬 건강한 삶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의학’ 5월 3일 자에 실렸다. 신체 활동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돕는다는 연구 결과는 많았지만, 특정 시기에 장기적으로 신체 활동 정도를 측정한 뒤 삶의 질과 장기적인 인과 관계를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호주 여성 건강 종단 연구’에 참여한 1만 1336명의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1996년부터 3년 간격으로 15년 동안 수집한 건강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에 포함된 여성은 1946~1951년에 태어났으며, 연구 시작 당시 나이는 47~52세였다. 또 건강 관련 삶의 질은 36개 항목의 설문조사 중 신체 건강 종합지수(PCS)와 정신 건강 종합 점수(MCS)를 사용해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크게 세 집단으로 나뉘었다. 우선 주당 150분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체 활동 권고기준을 꾸준히 충족한 집단과 처음에는 기준을 만족하지 못했지만, 55세, 60세, 65세에 지침을 충족한 집단, 나머지는 권고기준을 전혀 충족하지 못했다. 조사 결과, 신체 활동 권고기준을 꾸준히 충족한 사람이나 55세부터 권고기준을 충족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신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PCS가 3점이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경제적 조건과 기존 건강 상태를 통제한 뒤에도 신체 활동이 PCS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빈 느구엔 시드니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중년에 활동적인 생활양식을 유지하거나 채택하는 것에 관한 이점을 보여준다”라면서 “노년기에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55세까지 활동 수준을 높여 WHO 권고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57년생 재벌과 결혼…금나나 “세포가 반응” 이상형 화제

    57년생 재벌과 결혼…금나나 “세포가 반응” 이상형 화제

    미스코리아 진 출신 교수 금나나가 연상의 재벌과 결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의 이상형 발언이 이목을 끌고 있다. 2일 한 매체는 금나나가 7년 전 MDI 레저개발 윤일정 회장과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주민등록상 나이는 각각 1957년생, 1983년생으로 26살 차이다. 윤 회장은 오래 전 첫번째 부인과 사별한 후 홀로 외동딸을 키우다 금나나 교수와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윤일정 회장 소유의 호텔에서 가족들만 모인 가운데 조용히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이 7년이나 지난 현재 뒤늦게 전해지자 금나나의 이상형 발언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금나나는 2008년 방송된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 출연해 독특한 이상형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당시 그는 이상형을 묻자 “세포가 반응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금나나는 “‘결혼을 언제 하고 싶다’ 이런 생각 보다 사람을 만났을 때 세포가 반응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건 머리로 생각하는 것,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기보다 세포 하나하나가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세포 생물학을 좋아하는데 세포 하나가 정말 하는 일이 많다. 저는 뇌보다도 세포의 영향으로 사람이 조정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때도 저장된 세포 DNA 안에도 나와 맞는 사람을 발견하는 능력이 숨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단기적으로 세포가 반응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끌리는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일에 대한 욕심이 너무 많다”며 아직은 결혼보다는 학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2017년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한 금나나는 배우 지창욱과 혜민스님을 이상형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방송에 출연하기 전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지창욱씨”라며 “드라마 ‘힐러’를 보고 지창욱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기황후’ 전편을 봤는데, 출구가 없더라. 덕분에 공부에 원동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혜민스님에 대해서는 “혜민스님의 책을 읽으며 스님을 알게 됐다. 미국생활을 정리하며 심적으로 큰 혼란이 왔을 때 혜민스님의 책을 읽으며 다음을 다스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윤일정 회장은 MDI 레저개발 산하 11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건설업계 대부로 유명하다. 금나나는 2002년 경북대 의대에 재학 중 미스코리아 진에 선발됐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영양학 석사, 하버드 대학원에서 영양학, 질병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7년 8월부터 동국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조교수로 활동 중이며, 최근 동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장으로 취임한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이어 2020년에는 MBC ‘공부가 머니?’에 출연해 얼굴을 비춰 반가운 근황을 전했다.
  • [책꽂이]

    [책꽂이]

    유전자 지배 사회(최정균 지음, 동아시아) 과학책인가 하고 읽다 보면 사회학책 같은 느낌이 드는 희한한 책이다. 인간 유전체학자로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인 저자는 진화와 유전학적 관점에서 가정부터 정치, 경제, 사회 다방면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오늘날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 혐오 정치, 능력주의 문화에 강펀치를 날린다. 책은 ‘이기적 유전자’를 연상케 한다. 그렇지만 마지막 장에 이르면 이 책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확실하게 대체했음을 직감하게 될 것이다. 276쪽, 1만 7500원.내 마음을 모르는 나에게 질문하는 미술관(백예지 지음, 앤의서재) 서점에서 미술책을 고르다 보면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이야기를 편집해 모은 것, 다른 하나는 어려운 이론과 용어로 범벅이 된 책. 이 책은 뭔가 다르다. 인생의 수많은 불쾌한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그림에 쏟아부은 뭉크에게서 결핍을 인정하는 용기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하는 식이다. 이 책은 그림 앞에 섰을 때 느끼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저자 역시 일반인들과 마찬가지 감상자로서 대신 이야기하고 답을 찾지 못했던 인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돕는다. 292쪽, 1만 9800원.걱정 중독(롤란드 파울센 지음, 배명자 옮김, 복복서가) 현대인의 앞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놓여 있다. 그래서 점심 메뉴 하나 고르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복잡한 현대사회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부추긴다. 불확실성과 무수한 선택지가 결국 걱정과 불안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원인이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통계와 연구 자료 뒤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보는 일을 통해 모든 사람을 ‘걱정 인형’으로 만드는 이면에는 단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나락에 떨어질 수 있다는 ‘실패 혐오’가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452쪽, 1만 9500원.경제가 쉬워지는 최소한의 수학(오국환 지음, 지상의책) 많은 학생이 ‘수학을 못하면 문과나 가지’라고 생각한다. ‘수학은 못하지만 돈은 많이 벌겠다’며 경제·경영학과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입학해 보면 그렇게 싫어하던 수학을 다시 만나게 된다. 사실 대학 경제·경영학과 학생이 아니더라도 생활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은행에서 적금 상품을 고르거나, 주식 투자를 고민하거나,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때도 수학이 필요하다. 어려운 대학 경제 수학이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통계나 함수, 방정식만으로도 경제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308쪽, 1만 8500원.
  • [서울광장] 탈세계화 속 데이터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서울광장] 탈세계화 속 데이터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유전체 분석업체인 테라젠바이오에 따르면 중국의 유전체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서울로 찾아와 분석기법을 배우려고 했다. 그런데 요즘은 분석법을 개발했는지 이런 모습은 사라졌다고 한다. 오히려 한국인을 상대로 무료 마케팅을 펴다 정부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을 정도로 시장공략에 적극적이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건강 및 의료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데이터를 둘러싼 글로벌 전쟁이 한창이다. 지난 4월 미 상원은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만든 동영상 플랫폼 ‘틱톡’ 매각을 골자로 한 이른바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중국 정부가 1억 7000만명에 달하는 미국 틱톡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해 선거, 전쟁 등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여론조작을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한 만큼 바이트댄스는 틱톡을 9개월 내로 팔아야 한다. 틱톡은 강제 매각이나 이용 금지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이라며 소송으로 맞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아일랜드가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에서 자국민들의 데이터를 미국으로 전송해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했다며 12억 유로(약 1조 70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유럽연합에서 개인정보 보호규정(GDPR) 위반을 이유로 부과된 벌금 중 최대 액수다. 최근 일본 정부는 라인의 51만건의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라인야후의 네이버 지분 정리를 압박 중이다. 라인야후는 일본인 9600만명이 이용하는 메신저인 라인의 운영사다. 네이버는 라인야후의 지주회사 지분을 소프트뱅크와 함께 보유 중인데 소트프뱅크가 총무청의 행정지도에 따라 네이버에 지주사의 주식 매각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라인 경영권이 소프트뱅크로 넘어가면 네이버는 일본뿐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등 이용자 2억명의 아시아 시장을 잃게 된다. 이런 일들은 모두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생긴 일이다. 세계화 시대 국경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토대로 한 인적, 물적 교류에 대한 규제 철폐 기류가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서는 인터넷 공간에서도 장벽을 세우는 탈세계화 흐름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틱톡 강제 매각을 밀어붙이는 것이나 일본의 네이버 지분 정리 압박은 그 동기는 다르나 자국 보호주의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 우리는 어떤가. 개인정보 보호나 플랫폼 지원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인다.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의 저가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회원이 무려 1400만명이나 된다. 내 정보를 중국 정부가 볼 수 있다는 걸 안다면 이렇게 많은 이용자들이 나왔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중국의 국가정보법 7조는 중국의 모든 조직과 공민은 중국의 정보활동을 지지, 협조, 호응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해외 플랫폼 이용 시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한 정부의 안내 부족이 아쉽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개인정보 유출 차단을 강화할 방안을 내기 바란다. 네이버 같은 국내 플랫폼의 해외 활동에 대한 외국 정부의 간섭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든 이커머스 산업이든 플랫폼 산업은 데이터 확보가 기본이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수록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한국 정부로부터 1000억원대 과징금을 물고서도 사업을 계속 하는 건 그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개인과 기업은 물론 국가 안보의 핵심 자원인 시대다. 국내외 플랫폼 간 데이터 전쟁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보위 등 관련 부처는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경쟁에 나선 국내 기업의 데이터 활용 간 균형점을 찾기 바란다. 박현갑 논설위원
  • 인공자궁에서 태어나… 가족의 의미를 묻다

    인공자궁에서 태어나… 가족의 의미를 묻다

    섹스와 번식, 재생산 그리고 가족. 영국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18 94~1963)가 일찍이 예견한 ‘인공자궁’이 점차 현실화하는 시대에 그 의미를 반드시 되물어야 할 단어들이다. 신의 고유한 권한을 넘보는 인간의 무엄함을 지적하는 것보다도 끝없이 붕괴하는 인간성을 구원하는 게 더 시급한 일일지도 모른다. 정지돈(41)의 새 소설 ‘브레이브 뉴 휴먼’은 제목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 헉슬리의 1932년작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의 오마주 혹은 패러디다. 앞서 ‘언리얼 퓨처: 22세기 서울’과 ‘가족의 방문’에 이어 인공자궁과 가족제도를 탐구한 정지돈의 세 번째 소설이다. 그는 “‘멋진 신세계’는 (소설의) 좋은 참조점이 됐지만 방향성은 반대”라고 했다. 헉슬리의 소설은 서기 2540년 생명과학이 비약적으로 발달한 시대를 그린다. 모든 아기는 유전자 조작을 거쳐 인공자궁이 있는 공장에서 길러지고 태어난다. 정지돈도 이 생각을 받았다. ‘브레이브 뉴 휴먼’에서 이렇게 태어난 인간을 ‘체외인’이라고 칭한다. 이것이 가능해지는 시점은 헉슬리가 상정한 것보다 훨씬 빠른 2040년대다.물론 기술이 한국만의 전유물은 아니었을 터다. 그래도 정지돈은 국가적 차원에서 인공자궁을 받아들인 정부는 세계에서 한국이 최초라고 설정했다. 소설에서 이는 “한국 정부가 출생률 감소와 인구 저하로 국가 소멸이라는 위기에 처했기 때문”으로 그려진다. 실제 대한민국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지난해 출생률 0.7이라는 충격적인 숫자를 기록했다. 작가는 아마도 그때까지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걸 강하게 예감한 듯하다. 어쨌든 그렇게 한국에는 ‘체외인법’이라는 게 제정된다. “체외인이란 양육출산부의 주관하에 기증받은 생식세포로 인공적으로 수정, 출생되어 국가 기관에서 양육된 인간을 의미한다. … 체외인은 일반 국민과 다른 법적 사회적 지위를 가진다. … 성인이 된 모든 체외인은 식별 가능한 전자 바코드를 신체에 부여받는다. … 모든 체외인의 거주 및 이전은 정부가 정한 규정을 따른다.”(18~19쪽) 체외인에는 두 종류가 있다. 일인과 이인. 일인은 “주어진 조건을 극복하고 삶을 개척하려는 사람”이다. 체외인의 차별적 지위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이라 하겠다. 반대로 이인은 여기에 무관심한 사람들이다. 체외인에게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노동만 하면 평생 살 수 있는 임대아파트를 준다. 이들은 경쟁하지 않는다. 부모가 없으니 부모를 부양할 필요도 없다. 이인은 여기에 안주한다. 이는 현대인의 은유로도 읽힌다. 모두에게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진다고 외치지만 실상 절대로 반전시킬 수 없는 ‘계급사회’인 이곳에서 우리는 점점 이인의 삶을 택하는 이들을 보고 있다. ‘성공한 체외인’으로 그려지는 주인공 아미의 친구이자 같은 체외인인 권정현지는 자신의 이복형제가 수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챈다. 체외인 대부분이 극소수 특권층 남성의 정자로 잉태됐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한바탕 폭동이 벌어지는데…. 정지돈은 작가의 말에서 “인공자궁이 현실화되면 재생산을 위한 가족이라는 단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그리고 1970년 ‘성의 변증법’이라는 책을 출간한 페미니즘 이론가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을 소환한다.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하여 여성을 생식의 압제로부터 해방시키고 양육의 역할을 여성뿐 아니라 남성, 즉 사회 전체로 확산시킬 것 … 필요한 것은 자연의 균형 대신 인간적인 인공의 균형을 확립하려고 시도하는 혁명적인 생태학적 기획이다.’ 나는 파이어스톤의 글에서 용기를 얻었다.”
  • 임현택 “의대 증원은 의료농단… 불합리한 정책 뜯어고칠 것”

    임현택 “의대 증원은 의료농단… 불합리한 정책 뜯어고칠 것”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가 애초 정부가 목표한 2000명에서 1500명 안팎으로 줄었지만 의료계의 증원 저지 투쟁은 불붙고 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2일 취임 일성으로 “의대 2000명 증원 등 불합리한 정책을 뜯어고치겠다”고 선언했고 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교수들도 3일 휴진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주 1일’ 휴진은 확산할 조짐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각 대학이 제출한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규모를 이달 말 최종 확정하기 전까지 의정(醫政) 간 치열한 대치가 예상된다. ‘초강경파’로 꼽히는 임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의협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정부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고 한심한지 깨닫도록 하겠다”며 “오늘이 의료농단이자 교육농단을 바로잡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갈등에 빠져 분열되는 것은 정부가 원하는 것”이라며 “회원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달라. 결집된 강한 힘으로 권익 신장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는 ‘독자 행동’을 예고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 박 대표는 임 회장이 제안한 ‘범의료계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범의료계 협의체는 전공의와 의대생, 의대 교수를 큰 그릇에 담아 좀더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박 대표와도 (참여 문제를) 더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 ‘원팀’으로 체급을 키운 뒤 의사들에게 유리한 대화 구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전날 임 회장은 MBC 라디오에서 “5월 말 대학별 의대 정원을 (확정) 발표하기 전에는 이 상황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종 확정 전 증원을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거듭 다졌다.하지만 임 회장의 설득에도 전공의 단체가 끝내 참여를 거부한다면 영향력 행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박 대표는 의협 42대 집행부의 당연직 정책이사이지만 취임식에 불참했다. 그는 의협 측에 불참 사유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체가 꾸려지더라도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가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 임 회장은 통화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과 대통령실 참모들을 ‘십상시’(국정을 농단한 간신)로 규정하고 “십상시가 빨리 치워져야 본격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 같다. (일대일 대화를 하겠다는 건) 박 차관과 대화하겠다는 말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법원이 정부에 의대 증원 근거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을 두고 “아무런 근거 없이 증원을 진행했기 때문에 정부는 근거를 내놓지 못할 것”이라며 “의대 증원은 확정되지 못할 것이다. 법원이 바른 판단을 내려 주면 십상시들은 엄중한 책임을 지고 일괄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증원 2000명’의 근거를 따져 보겠다는 사법부의 판단을 발판 삼아 증원 백지화로 판도를 뒤집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임 회장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가 완전히 백기를 든 상태로 의료계와 마주 앉는 시나리오가 의협이 구상한 ‘일대일 대화 밑그림’에 가까워 보인다. 의대 교수들은 주 1회인 휴진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총회를 열고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할 경우 휴진 기간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대·세브란스병원 등이 휴진했을 때는 외래 진료량이 최대 35% 감소했다.
  • 다음 내릴 곳은, 우리 가족 추억 쌓기 역입니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다음 내릴 곳은, 우리 가족 추억 쌓기 역입니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 여행이 많은 시기로 유명 관광지는 5월이면 차량 정체와 주차난으로 늘 붐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자동차 없이 여행을 다녀오려면 수도권 전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수도권 전철은 서울과 경기, 인천을 비롯해 강원·충남의 일부 도시와도 연결된다. 전철 티켓 한 장만 있으면 수도권 관광지를 막힘없이 오갈 수 있다. 지난해 말 전철 1호선이 경기 연천역까지 연장되면서 1호선의 총거리는 연천역에서 충남 아산시 신창역까지 약 185㎞에 달한다. 4호선은 경기 시흥시 오이도까지 연결되며, 경의중앙선은 비무장지대(DMZ)가 있는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까지 이어진다. 경춘선은 청량리역에서 강원 춘천역까지 연결됐고, 공항철도는 서울역과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를 오간다. 전철을 타고 가족들과 함께 떠나기 좋은 수도권 주요 여행지를 소개한다.●부모님과 함께 떠나기 좋은 ‘1호선’ 1호선 라인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떠나기 좋은 여행지가 많다. 1호선 신창행을 타고 수원역에 내리면 ‘효원(孝園)의 도시’ 수원을 만난다. 수원은 효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조선 정조(1752~1800)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양주 배봉산에서 지금 화성시인 수원 화산(花山)으로 옮기고 아버지 묘를 찾기 위해 수원 팔달산 아래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과 화성행궁을 지었다. 사도세자와 헌경왕후의 묘인 ‘융릉’과 정조와 효의왕후의 묘인 ‘건릉’은 병점역에서 내리면 갈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융릉과 건릉 인근에는 용주사가 있다. 수원역에서 수인분당선을 타고 수원시청역에 내리면 효를 테마로 조성한 효원공원이 있다. 효원공원 안에는 효와 관련된 다양한 조형물은 물론 아름다운 정원인 월화원이 있다. 월화원은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를 촬영한 중국식 정원이다. 먹거리로는 팔달문 인근에 수원의 명물인 수원 통닭 거리가 있다. 서울에서 수원까지는 전철로 1시간 걸린다. 수원 화서역에서는 올 초 개장해 수원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스타필드 수원의 별마당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별마당도서관은 4층부터 7층까지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져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하늘로 높이 뻗어 있는 책장의 높이만 22m에 달한다. 1호선 신창행 끝에는 온양온천역이 있다. 온양온천은 백제 시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다. 44~60도 고열 온천으로 조선 세종 등 임금들이 이곳에서 휴양하거나 병을 치료했다고 전해진다. 역 앞에는 족욕 체험장이 있고, 인근 온양관광호텔 내에는 세조가 냉천을 발견한 것을 기념해 세운 비석이 있다. 온양온천 제1호 원탕인 신정관 온천탕과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온양온천랜드도 있다. 1호선 인천행 종점인 인천역에서는 인천차이나타운을 만날 수 있다. 옛 공화춘 건물에 지은 짜장면박물관과 인천개항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다. 역 앞에서 버스를 타면 10분 거리에 인천항과 월미도가 있다. 지난해 말 1호선이 동두천역에서 연천역까지 이어지면서 연천을 전철로 갈 수 있게 됐다. 서울역에서 전철을 이용하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연천에는 전곡선사박물관, 재인폭포, 숭의전지, 호로고루, 태풍전망대, 한탄강관광지, 임진강평화습지원 등 관광 명소가 많이 있다. 연천역에서 시티투어버스를 탈 수 있다.●과학관·공원 모여 있는 ‘4호선’ 4호선 대공원역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과천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 국립과천과학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등이 있다. 늘 차량으로 붐비는 곳이어서 승용차보다는 전철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국립과천과학관은 대공원역 6번 출구와 이어지고,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는 종합안내소에서 코끼리열차나 스카이리프트를 이용하면 편하게 갈 수 있다. 호수길을 따라 걸으면 15~20분 걸린다. 서울대공원은 일제강점기 훼손된 창경궁 복원사업의 하나로 창경원의 동물원과 놀이시설을 경기 과천시로 이전하면서 1984년 5월 1일 개원했다. 세계 각국의 야생동물과 다양한 기후대의 식물들을 볼 수 있다. 1988년 개장한 서울랜드에서는 250여 가지의 각종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인근에는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있다. 오이도역에 내리면 서해안의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오이도가 있다. 오이도에는 신석기시대 역사를 볼 수 있는 오이도 선사유적공원과 시흥오이도박물관이 있다. 오이도박물관은 시화방조제 초입에 있어 시화방조제를 걸으며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최북단까지 이어지는 ‘경의중앙선’ 경의중앙선은 우리나라 최북단 역이자 남북 분단의 현장을 돌아볼 수 있는 임진강역까지 이어진다. 임진강역에는 북한을 바라볼 수 있는 임진각과 자유의 다리, 평화누리공원, 파주임진각평화곤돌라 등이 있다. 1972년 세워진 임진각은 지상 3층, 지하 1층 건물로 3층에는 북한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전시실과 카페가 있고 옥상에는 임진강과 자유의 다리 일대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놓였다. 2020년 4월 개통한 임진각평화곤돌라는 민통선을 연결하는 국내 최초 곤돌라다. 평화누리공원은 2005년 세계평화축전을 계기로 임진각 잔디언덕에 조성한 공원이다. 3만평(약 9만 9000㎡) 규모의 공원에는 널찍한 잔디가 깔려 있고, 대나무로 만든 거대한 사람 형상인 최평곤 작가의 ‘통일부르기’ 조형물이 있다. 임진강역은 용산역에서 출발해 문산역에 내린 뒤 셔틀 전동열차로 갈아타고 두 정류장(11분)만 가면 된다. 용산역에서 1시간 20분 걸린다.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경춘선은 북한강을 따라 대성리역, 청평역, 가평역, 강촌역, 김유정역, 춘천역까지 이어진다. 가평역에 내리면 자라섬 캠핑장, 남이섬 등에 갈 수 있고, 강촌역에서는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다. 김유정역에는 김유정문학촌, 책과인쇄박물관이 있다. 춘천역은 ‘호반의 도시’ 춘천과 이어진다. 춘천역에서 춘천대교를 건너면 레고랜드가 있고, 북한강변을 따라 걸으면 소양강스카이워크와 소양강처녀상을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박물관과 인형극박물관도 버스로 10분 거리에 있다. 춘천은 닭갈비가 유명하다. 소양강처녀상은 소양강스카이워크와 소양2교 사이에 자리했는데 동상 옆에는 소양강 처녀 악보가 있고 버튼을 누르면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청량리역에서 종점인 춘천까지는 1시간 35분 걸리며 요금은 3100원이다.서울에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느끼려면 공항철도를 이용해 다녀오는 것도 좋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는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은 섬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서해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카페가 많은 마시안해변, 을왕리해수욕장, 선녀바위해수욕장이 있고 인천공항 전망대, 하늘정원, BMW 드라이빙센터 등도 갈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최근 개장한 명소 인스파이어 리조트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파라다이스시티는 미술관 호텔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예술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미디어 아트쇼를 감상할 수 있다.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무정차로 운항하는 직통열차를 타면 43분(1만 1000원), 일반열차를 이용하면 1시간(4450원) 걸린다. ●경기도의 자연 속으로 ‘경강선’ 이 밖에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을 타고 판교에 내려 경강선을 이용하면 화담숲, 이천 도자기 예술촌, 세종대왕릉, 신륵사를 다녀올 수 있다. 강남에서 판교까지는 13분, 판교에서 여주까지는 51분 걸린다. 곤지암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화담숲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신둔도예촌역에 내리면 이천 도자기 예술촌을 만날 수 있다. 세종대왕릉역에 내리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세종대왕릉이 있다. 종점인 여주역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신라 시대 창건한 신륵사가 있다. 남한강변에 있는 신륵사는 경치가 아름다우며 경내에 보물 8점이 있다. 여주와 이천은 쌀밥 집으로 유명하다. 수인분당선을 타고 기흥역에서 에버라인을 이용하면 에버랜드에 갈 수 있다. 기흥역에서 전대·에버랜드역까지는 28분 걸리며 역에서 에버랜드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 잘 가꾼 명품 숲, 지역 소멸 시계 늦춘다

    잘 가꾼 명품 숲, 지역 소멸 시계 늦춘다

    ‘국가숲길’이 만들어 낸 변화‘트레킹 진원지’ 지리산 둘레길인근 5개 시·군 인구 늘고 경제 살려야생화 탐방로 등 복합박물관 조성마을·관광지 연결 ‘넷트레일’ 발굴지역과 상생 이끈 ‘장성 편백숲’ 年 30만명 방문에 펜션·식당 등 생겨다른 지역과 달리 인구 감소율도 ‘뚝’산림 치유 기반 프로그램 개발 추진 “길이 열리고 방문객이 밀려들면서 남원 매동마을은 100세대 중 50세대가 민박집과 식당을 운영하게 되고, 귀촌자 마을과 게스트하우스가 생기는 등 변화의 바람이 거셌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의 운영 관리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숲길 이상윤 이사장은 2일 ‘국가숲길’처럼 잘 가꿔진 산림 자원이 지역 소멸을 늦추고 인구를 유인할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둘레길이 조성된 후 오일장이 다시 열리고 버스 운행이 재개되는가 하면 편의점·카페가 시골 마을까지 들어오는 등 경제활동 구조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국가숲길로 지정되려면 ▲산림의 생태적 가치 ▲역사·문화적 가치 ▲숲길의 규모 ▲숲길 조성 적합성 ▲운영 관리체계 여부 ▲연결성 ▲접근성 등 7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지리산 둘레길, 백두대간 트레일, 비무장지대(DMZ)펀치볼 둘레길, 대관령 숲길, 내포문화 숲길, 울진금강소나무 숲길 등 총 9곳이 조성돼 있다.국내 첫 장거리 도보 숲길이자 도보 여행의 출발점이 된 지리산 둘레길은 2008년 4월 함양~남원(21㎞) 첫 구간이 개통된 뒤 2012년 5월에 22개 전 구간(274㎞)이 이어졌다. 3개 도(전북·전남·경남)와 5개 시·군(남원·구례·하동·산청·함양), 21개 읍·면과 120여개 마을을 잇는 지리산 둘레길은 ‘신드롬’을 일으켰다. 2014년 55만명이던 방문객은 이듬해 70만명으로 늘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2018~22년 5년간 지리산 둘레길 인근 5개 시·군(전북 남원, 전남 구례, 경남 하동·산청·함양)으로 귀촌 5862명과 귀산촌 2086명 등 총 7948명이 유입됐다. 다만 전국에 우후죽순 격으로 둘레길이 조성되면서 방문객이 줄더니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뒤론 연간 방문객이 28만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매동마을과 전북 남원에서 경남 함양을 잇는 등구재 고개가 있는 둘레길 제3코스 인월~금계 구간(19.3㎞)은 탐방객에게 인기가 가장 많은 코스다. 경남에서 장승을 뜻하는 ‘벅수’를 형상화한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니 경남 남해의 명소 다랭이논이 눈앞에 펼쳐졌고, 아름다운 경관은 지루함을 잊게 했다. 길 주변의 중황마을에는 귀산촌한 이들이 둥지를 틀면서 포장길이 만들어졌다. 남원으로 귀촌한 장준균 숲길 사무국장은 “탐방객들은 체류에 필요한 숙박 시설의 부족에, 방문객은 중간에 돌아갈 수 없는 접근성에 불편을 토로한다”면서 “5개 지자체가 협력해 하루 2~3회라도 순환버스를 운행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숲길’은 지리산 둘레길 부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19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긴 야생화 탐방로를 내세워 지리산 전체를 문화가 있는 복합박물관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둘레길과 주변 길, 마을, 관광지를 연결하는 ‘넷트레일’ 발굴에도 나섰다. 10월에 지리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트레일컨퍼런스(ATC)에 대한 기대도 크다. 12개국 2500여명이 참석해 지리산 둘레길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수광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이용객을 조사해 보니 한 번에 둘레길을 걷는 시간은 4~5시간(44%)이 가장 많았고, 이를 위해 지불할 의사가 있는 돈은 1인당 12만 1164원으로 나타났다”면서 “길 조성이 마무리된 만큼 안전과 이용 편의를 더하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최고의 ‘치유의 숲’으로 명성을 얻었던 전남 장성의 축령산 편백숲은 2011년 치유의 숲(389㏊)으로 지정·개방된 후 2015년 39만여명이 찾는 지역 명소로 부상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장성 일대의 치유의 숲과 휴양림, 숲체원(숲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숲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체험 위주 시설)의 생산유발효과는 706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437억원, 고용유발효과는 591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방문객 30만 6980명, 1인당 평균 지출액은 당일형 6만 2000원~숙박형 16만 7000원으로 추산된다. 치유의 숲에는 숙박 시설이 없어 주변에 민박촌과 펜션, 관광농원, 식당 등이 들어서 지역 상생 모델로 주목받았다. 장성군은 숲 배움터 국제 인증을 취득했고 편백숲 가치 보전 주민활동가 육성, 숲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소멸 위기가 일상화된 다른 지역과 달리 편백숲이 위치한 서삼면의 연평균 인구 감소율은 1.2%에 불과하다. 심지어 2015년과 2017년에는 인구가 소폭 늘기도 했다. 장성군은 인근 방장산휴양림에 숲체원을 조성해 치유의 숲과 숲체원, 휴양림을 연계한 ‘치유의 메카’를 구상했지만 동선(25㎞)이 길어 연계성이 떨어졌다. 국내 최대 규모 편백 조림지이자 인공조림지 중 으뜸으로 꼽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지고 방문객이 광주와 담양으로 빠져나가 체류형으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산림 치유에 기반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과제로 대두됐다.
  • 미스코리아 교수 금나나, 30살 연상 재벌회장과 비밀결혼

    미스코리아 교수 금나나, 30살 연상 재벌회장과 비밀결혼

    “미스코리아 당선 후 연예 활동에 관심이 없었다. 공부가 내 길이라는 것에 확고했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유명세를 탔던 2002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 방송인 겸 대학교수 금나나(41)가 7년 전 26세 연상 재벌회장과 극비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전해졌다. 텐아시아는 2일 “금나나 동국대 식품생명공학과 조교수가 7년 전 26세 연상 MDI 레저개발 윤일정 회장과 극비 결혼식을 올렸다”라며 “두 사람은 윤 회장 소유의 제주 중문 씨에스호텔에서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웨딩마치를 울렸다”고 전했다. 윤일정 회장은 오래 전 부인과 사별 후 홀로 외동 딸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MDI 레저개발은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린 제주 중문 씨에스호텔앤리조트를 비롯해 11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드라마 ‘시크릿가든’ ‘꽃보다 남자’ ‘궁’ 등을 촬영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골프광인 윤일정 회장은 강원도 41만평 대지에 27홀 규모로 설계된 남춘천 C.C. 골프장도 소유하고 있다.1983년생인 금나나는 2002년 경북대 의대 재학 중 100일 만에 10kg 이상을 감량하고 미스코리아 경북 진에 당선됐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를 거쳐 다시 하버드에서 영양학·질병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동국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로, 최근 동국대 과학영재교육원장으로 부임했다. ‘나나 너나 할 수 있다’ ‘금나나의 공부일기’ 등을 쓴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금나나는 2022년 화보 인터뷰를 통해 “항상 나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라며 “나는 나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 주관이 뚜렷하기 때문에 주변에 잘 흔들리지 않았고 남들의 평가보다 스스로의 평가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소신을 밝혔다. 또한 2030 청춘들을 향해 “자아실현을 위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살아야 한다. 인간을 세상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사명을 가지고 태어나기에. 이것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 “우주항공청은 민간의 우주 개발을 돕는 마중물”

    “우주항공청은 민간의 우주 개발을 돕는 마중물”

    “우주산업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산업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늦은 감은 있지만 우주항공청 설립을 계기로 우주항공 강국으로 도약할 때라고 생각한다.” 오는 27일 경남 사천에서 개청을 앞둔 우주항공청 초대 청장으로 내정된 윤영빈 서울대 교수는 2일 서울 종로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차담회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이날 차담회에는 차장 내정자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과 임무본부장 내정자인 존 리 전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위 임원도 참석했다. 정부는 지난 24일 우주항공청을 이끌 청장과 우주 연구개발과 관련 산업 육성을 총괄할 임무본부장을 내정했다. 현재는 5급 이하 임기제 공무원에 대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직제상 우주항공청 정원은 293명이지만 이달 개청 때는 임기제 공무원 50명과 과기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에서 온 일반직공무원 55명 등 110명 규모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노경원 차장 내정자는 “임기제 공무원들 때문에 들고 나는 사람들이 있어 정원을 꽉 채워 출범하기는 어렵다”라면서 “그렇지만 연말이 되면 대부분 채워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청장 내정자는 우주항공청이 공공에서 연구하는 우주 연구 성과들을 민간 부분으로 이전해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우주개발을 할 수 있는 마중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청장 내정자는 “우주항공청의 궁극적 역할은 기존 정부 주도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역할 분담을 재정립해 민간이 상용 우주개발을 주도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은 고위험, 장기 미래우주 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형태가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 리 임무본부장 내정자는 “미국에서 다양한 우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주청의 성공적 출범을 이끌고 협력적 조직 문화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리 내정자가 밝힌 임무본부의 방향성은 목표 지향적, 국제표준 지향적, 업무적 탁월함과 협력 같은 핵심가치 지향이다. 한편, 우주청의 살림을 맡게 될 노경원 차장 내정자는 “우주항공 기술개발과 산업 진흥, 전문성에 기반한 유연한 공무원 조직 모델 형성, 지역 혁신을 이뤄가는 등 많은 과제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주항공청이 아직 출범 전이고 청장, 차장, 임무본부장 모두 우주청 직원으로 법적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목표와 주요 사업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 짭짤한 음식 당기는 이유 찾았다

    짭짤한 음식 당기는 이유 찾았다

    ‘단짠단짠’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달콤하고, 짭짤한 맛은 입맛을 당기게 한다. 그렇지만, 단맛에 지나치게 빠지면 당뇨에 걸리기 쉽고, 짠맛을 즐기다 보면 대사질환에 시달릴 수 있게 된다. 그런데도, 이런 맛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연구팀은 짠맛을 내는 미량영양소인 나트륨의 양을 인체가 어떻게 감지하는지와 섭취 욕구를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실렸다. 나트륨은 수분 균형과 혈압 조절, 근육 수축, 신경세포 활동에 필수적인 핵심 미량영양소다. 짠맛 역시 단맛처럼 지나치게 섭취하면 중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초파리로 나트륨 결핍 상태에 따른 소금 선호도 변화를 실험했다. 그 결과, 소금 섭취 욕구가 단순히 미각 감지 기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체내 나트륨 수준에 따른 장내 신경세포의 반응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나트륨에 대한 선호도가 소금에 대한 미각 유전자를 제거한 ‘Ir76b’ 돌연변이 파리도 나트륨 결핍 상황이 되면 소금을 먹으려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스크리닝 기술을 통해 나트륨을 직접 인지하는 초파리의 장내 신경 세포를 발견했다. 이 장내 신경세포가 나트륨 부족에 따라 반응 정도를 다르게 함으로써 소금 섭취 욕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장의 감지 메커니즘은 소금 결핍으로 활성화되는 것이며, 더군다나 염분 섭취 욕구는 모든 생물에 존재하는 만큼 곤충뿐만 아니라 포유류 같은 척추동물에서도 유사한 메커니즘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서성배 교수는 “단순히 짠맛이라는 감각과는 독립적으로 장 신경세포가 염분 섭취를 결정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라면서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소금 섭취에 대한 욕구 조절을 통해 소금 과다 섭취로 인해 생기는 고혈압 같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름다운 섬 ‘풍도·육도’ 여행, 당일치기로 가능해졌다

    아름다운 섬 ‘풍도·육도’ 여행, 당일치기로 가능해졌다

    매주 금토일·공휴일 여객선 하루 2회 운항(5월 3일~10월 9일)경기도가 안산시 대부도-풍도-육도를 오가는 유일한 대중 교통수단인 여객선 서해누리호의 운항 횟수를 1일 1회에서 2회로 늘린다고 밝혔다. 증회운항은 5월 3일부터 10월 9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과 공휴일만 한다. 이에 따라 5월 첫 번째 주부터 10월 초까지 주말과 휴일에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풍도, 육도’에 오전에 들어가 당일 오후에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풍도와 육도 주민들도 배편이 추가돼 병원 진료, 생필품 구매 등 육지에서 일을 처리하고 다시 섬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또 가족·친지 방문 등의 이동이 더 자유로워져 섬 주민의 생활 여건이 개선된다. 경기도는 소외된 섬 지역 정주 여건 개선과 어촌 관광 활성화를 위해 증회 운항이 가능하도록 서해누리호 운영경비로 1억 원을 지원한다. 공정식 농수산생명과학국장은 “경기도 여객선 증회 운항사업으로 수도권 2,400만 인구의 당일치기 경기 바다 섬 관광이 가능해지고, 도서 주민의 복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경과원, 스타트업·벤처기업 중국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 3건 체결

    경과원, 스타트업·벤처기업 중국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 3건 체결

    베이징, 스타트업 교류협력 강화·국제기술협력네트워크 확대 린이, 경기도 상품관 개관 및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 진출 충칭, 수출투자유치 위한 GBSA 중국혁신센터 설치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은 스타트업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도내 중소벤처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및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 린이, 충칭을 방문해 총 3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중국 3개 도시 방문은 지난 3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참석한 ‘경기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중국 내 4개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연계한 도내 중소벤처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기반 마련에 대한 후속 조치의 하나이다. 경과원은 지난달 26일(금) 베이징 중관촌과학기술서비스유한공사, KIC중국과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경기도와 베이징 중관촌의 스타트업 및 기술교류 협력 활성화를 위한 공동 노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28일(일)에는 중국 린이시 란화그룹 라이브커머스센터에서 콰징 전자상거래 활성화 및 왕홍 연계 경기도 제품의 중국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중국 란화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0일(화)에는 세 번째 방문지인 충칭시에서 충칭 양강신구관리위원회와 수출협력, 스타트업교류, 투자협력을 위한 중국혁신센터 개소 등 포괄적 전략 협의서에 서명했다. 경과원은 이번 협약 체결에 따라 중국 4개(상하이, 선양, 광저우, 충칭) 경기비즈니스센터와 연계해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왕홍을 통한 기업 간 거래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성천 경과원장은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고, 경기도의 대 중국 수출기업 수는 1만1천여 개에 이른다.”라며 “이번 중국 3개 도시 방문을 통해 도내 중소벤처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확대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과원은 올 한해 △수출플랫폼(gbcprime)을 통한 해외 마케팅 4,000개 사 달성 △수출 상담 50억 달러, 수출계약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도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 오월은 어린이 세상…가족과 주말 나들이 떠나볼까

    오월은 어린이 세상…가족과 주말 나들이 떠나볼까

    어린이날을 맞아 광주·전남 지역 문화예술기관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부터 동심 가득한 어린이 전시, 아시아 문화 체험행사,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전통연희극까지 다채롭다. ◇온가족 함께 즐기는 ACC 창·제작 공연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창·제작 공연을 선보인다. ACC는 4-6일 어린이극장과 예술극장 극장2에서 ‘이토록 무르익은 기적’, ‘미르하이의 찢어진 동화책’을 각각 공연한다. ‘이토록 무르익은 기적’은 우리나라 설화 속 용이 되기 전 상상 속 동물인 ‘이무기’를 소재로 한 공연이다. ‘용’이 되지 않아도 괜찮은 우리의 모습을 투영해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미르하이의 찢어진 동화책’은 투르크메니스탄의 고유색을 담은 무대에 국악을 가미한 창작 국악 동화극이다. 찢어진 동화책 복구를 위해 떠나는 인간 ‘미르’와 용 ‘하이’의 모험 속 용기에 관한 이야기다. ◇문화재로놀자 국립나주박물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오전 10시 오후 5시까지 꿈꾸는 어린이, 오늘은 어린이날! 행사를 박물관일원에서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버블쇼, 벌룬쇼 공연을 비롯해 캐리커처, 페이스페인팅, 반짝반짝 금동관 만들기, 문화재 풍선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다채로운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박물관 일원에서 즉석 사진 찍기 체험이 펼쳐진다. 박물관 조끼를입은 담당자들이 즐거운 순간을 포착해 선착순300 가족에게 추억을 선물한다. ◇신명나는 국악 한마당국립남도국악원은 어린이날 특별공연으로 오는 4-5일 오후 3시 예움회의 전통연희극 ‘산중호걸 호랑님의 생일잔치’를 무대에 올린다. 숲속 왕 호랑님의 성대한 생일 잔치를 열기 위해 동물 재주꾼들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각 동물 캐릭터를 활용해 이야기 포인트와 전통악기의 특징,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관객 눈높이에 맞춘 작품이다. 전남도립국악단은 어린이날을 맞아 오는 4일 남도소리울림터 공연장에서 특집공연 ‘작은 씨앗 나빌레라’를 무대에 올린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해 특별 편성한 가무악희 공연으로, 전남도립국악단 소속 어린이 단원들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과학과만나는시간 국립광주과학관은 4일부터 6일까지 과학관 전역에서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2024 어린이날 특별행사 -과학관 어린이세상 을 개최한다. 공연, 체험, 이벤트 등 8종의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4월 과학의 날에 이어 특별행사가 진행되는 3일 동안에도 전시관을 무료로 개관한다. 공연 프로그램은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키즈매직쇼(4일) ▲명작동화 인형극(5일)▲구연동화(6일) 를 운영한다.체험 프로그램은 ▲캐리커처(4일)▲페이스페인팅(5일) ▲어린이날 특별교육(4~6일)이 준비돼 있다. ◇인형음악극 멀티미디어 인형음악극 깔깔나무 가 오는 5월 4일 오전 11시, 오후 2시 북구문화센터에서 열린다. 깔깔나무는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주제를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과 음악을 접목해 제작한 인형극이다. 우리나라 대표 무대디자이너이자 한국예술 종합학교 연극원 명예교수인 윤정섭 교수가 예 술감독으로 참여했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목각 인형을 전문 연극배우가 연기해 어린이는물론어른들의동심을자극한다. 공연은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전시 보러 미술관 나들이주안미술관은 3일부터 2024 어린이 기획전시 ‘아트 키카’ 6번째 ‘다정다감’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이들 시선에서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온정이 느껴지는 ‘나무 로봇’을 선보이는 김동인, 여인의 이미지를 통해 유기적 공동체를 표현하는 김찬희, 어릴 적 친근한 캐릭터를 팝아트로 보여주는 양재영, 가족과의 재미난 에피소드로 따스한 공감을 일으키는 오혜경까지 총 4명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다음달 21일까지 진행된다.
  • 국내 첫 ‘딸 출산’ 레즈비언 부부 “혈연만이 가족이라 생각 안 해요”

    국내 첫 ‘딸 출산’ 레즈비언 부부 “혈연만이 가족이라 생각 안 해요”

    에세이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의 저자 김규진씨는 지난 2019년 동성 연인 김세연씨와 미국 뉴욕에서 정식 부부가 됐다. 그해 11월 한국에서도 결혼식을 올린 규진씨는 신혼여행 휴가를 받기 위해 회사에 청첩장을 내 큰 주목을 받았다. 규진씨는 지난해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무기명·랜덤 방식으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에 성공했다. 한국에서 시술받는 것도 고려했지만 정자 기증자를 찾기도 힘들 뿐더러 법적 부부나 사실혼 이성애 부부에게만 정자를 제공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사랑스러운 딸 ‘라니’(태명)가 태어났다. 국내에서 동성 커플의 임신과 출산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지난달 30일 코스모폴리탄은 김규진·김세연 가족의 인터뷰를 온라인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안전 문제 등으로 사랑스러운 딸 ‘라니’의 얼굴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연씨는 ‘가족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거창할 것 없다”며 “서로 사랑하고, 내가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가족”이라고 말했다. 규진씨는 “민법상 가족 범위는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는 물론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까지”라면서 “그런데 재밌는 건 후자의 경우 ‘생계를 같이 할 경우에만’이라는 단서 조항이 있다. 함께 지내는 게 가족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혈연만이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내가 말한 것처럼 서로를 가족이라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성 소수자 부부로서 어떻게 출산할 생각을 했는지 묻자 규진씨는 프랑스에서 만난 여성 상사가 자신에게 한 말을 꺼냈다. 그는 “원래는 둘다 아이 생각이 없었다. 아내는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저는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었다”며 “(그러던 중) 제가 프랑스로 파견을 갔다. 정자 기증 센터와 접근성이 좋아지니 (아이를 갖는 걸) 시작하기 용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본사에 출근한 첫날, 이성애자 여성인 상사와 점심을 먹다가 ‘가족들은 어디에 있어?’라기에 제가 ‘아내는 한국에 있어’라고 했는데, ‘그래? 애는 가질 거지?’라고 말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법적 부부도 아닌데 엄마라고 하는 게 맞느냐’고 의문을 던지는 일부 시각에 대해 세연씨는 “그들의 인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내가 엄마라고 느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규진씨 역시 “그런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놀랍다. 그렇게 치면 입양한 아이나 재혼 가정의 아이는 자녀가 아닌 거냐”고 되물었다. 규진씨와 세연씨가 꾸린 가정은 한국의 전형적인 가족의 모습과는 다르다. 두 사람은 딸 라니에게 자신들이 꾸린 가정에 대해 ‘일관적이고 투명하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진씨는 “정자 기증을 받은 벨기에 클리닉에선 필수적으로 심리 상담을 한다. 그때 이 질문을 받았다”며 “저희가 생각해낸 답은 일관적이고 투명하게 얘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그때 답이 바뀌면 아이도 혼란스럽고, 거짓말을 하면 ‘엄마는 내가 부끄럽나?’, ‘우리 가정은 부끄러운가?’라고 오해할 수 있다”며 “ 우리 둘은 서로를 너무 사랑하고, 라니를 만나고 싶어서 친절한 남성분과 과학의 도움을 통해 라니를 낳았다고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난관은 여전하다. 두 사람은 한국에선 법적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부나 부모로서 법의 보호나 혜택 등을 누릴 수 없다. 규진씨는 “저희가 돈을 벌고 건강할 때까진 큰 문제가 없겠지만 나이가 들어 병에 걸리거나 돈을 벌 수 없게 되면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규진씨는 “저는 그때까지는 이 사회가 바뀔 것이라고 확신한다. 동성혼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만 봐도 이미 2030은 과반이 찬성”이라며 “아시아에서도 대만에 이어 태국이 동성혼을 법제화했다. 변화는 곧”이라고 전했다. 세연씨 역시 “법제화가 돼야 사회적 분위기도 따라온다. 법제화를 한다고 없었던 동성 커플이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라, 이미 동거 내지는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던 이들이 법적인 가족이 되는 것”이라며 “하루라도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이렇게 얼굴을 드러내고 인터뷰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모폴리탄 5월호에서는 싱글맘 가정, 동성 부부 가정, 다문화 가정, 입양 가정에 이르기까지 서로 함께 하기를 선택한 모던 패밀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2020년 정자 기증으로 아들을 출산한 방송인 사유리, 조카를 입양한 방송인 홍석천 , 다문화 가정을 이룬 아나운서 임현주 등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규진씨와 세연씨의 이야기를 포함한 이 시대 다양한 형태의 모던 패밀리의 인터뷰 전문은 코스모폴리탄 5월호와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웹사이트를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 맥주는 차게, 청주는 데워서… 온도 차이, 술맛 바꾼다 [과학계는 지금]

    중국 물리학·화학 기술연구소, 중국과학원대 미래 기술학부 공동 연구팀은 온도에 따라 술의 맛과 농도가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물질’(Matter) 5월 2일 자에 실렸다. 맥주, 화이트 와인은 차갑게, 레드 와인은 상온에서, 청주나 백주는 따뜻하게 마시는 등 술마다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최적 온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온도에 따른 알코올의 분자구조와 접촉각을 적외선 분광법(IR), 수소 자기공명영상(NMR)으로 분석했다. 접촉각은 보통 액체와 고체가 접촉할 때 생기는 각도로 물과 친한지(친수성), 물을 밀어내는지(소수성)를 파악하고 물질 표면에너지와 물질의 특성을 알아내는 데 중요하다. 유리 표면에서 물은 접촉각이 작아 물방울이 구슬 모양이지만 알코올 농도가 높아질수록 접촉각이 더 커지며 평평하게 퍼지는 식이다. 분석 결과 알코올 농도가 낮을 때는 에탄올이 물 분자 주위에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를 형성하지만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면 에탄올이 사슬 모양으로 배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에탄올 농도가 같더라도 온도에 따라 분자 배열 구조가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온에서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와 비슷한 5%, 11% 에탄올 용액은 5도에서 사슬 모양 구조가 늘어나는데 이때 고유한 맛과 향이 가장 강해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레이 장 중국과학원대 박사는 “같은 농도의 에탄올이라도 온도에 따라 분자 결합 구조가 달라지면서 1% 정도 농도 변화를 보이는데 술맛을 완전히 다르게 한다”고 말했다.
  • “경복궁 민속박물관·파주관 묶어 ‘국립민속인류학박물관’ 만들자” [서동철의 노변정담]

    “경복궁 민속박물관·파주관 묶어 ‘국립민속인류학박물관’ 만들자” [서동철의 노변정담]

    세종行 추진에 벌써 위상 흔들전시보다 민중 삶 탐구가 본질광야 노숙하게 하는 게 옳은가두 차례 관장직… 현재 모습 완성교육·유물관리도 넣어 완전체로담당 공무원 집까지 찾아가 설득성 민속 주제로 학자로도 일가전통문화학교 정상화도 주춧돌사재 털어 ‘민속문화상’ 10회째 이종철 전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스스로를 “민속박물관에 미친 사람”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오늘날의 민속박물관 모습은 그가 관장을 지내는 동안 완성됐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그는 민속박물관장 이후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도 연임했지만 지금은 후회만 남는다고 했다. 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이 추진되면서 벌써부터 위상이 흔들리는 것 같아 걱정이 크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민속박물관에만 매진해 서울 중심에 번듯한 박물관 인프라를 구축해야 했다는 자책감이다. 이제 그는 경복궁의 민속박물관과 민속박물관 파주관을 묶어 ‘국립민속인류학박물관’을 출범시키자는 목소리를 다시 내고 있다. ‘문화구국의 의병장’이 되기에는 너무 늦은 팔순의 나이지만 민속인류학박물관이라는 문화상생의 밑그림이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 고뇌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전 관장이 문화기관 책임자로 남다른 돌파력을 보여 준 것은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 그는 1986~1994년 제6대 관장으로, 1998~2003년 제8대 관장으로 두 차례에 걸쳐 민속박물관장을 지냈다. 민속박물관은 경복궁 내부의 옛 국립현대미술관 건물에 있다가 1993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쓰던 지금의 자리로 옮겨 오늘에 이른다. “모두 ‘작은 정부’가 화두가 되던 시기였어요. 1988~1993년의 노태우 정부는 작은 정부인 동시에 효율적인 정부를 실현한다는 원칙을 세웠어요. 아시다시피 1998~2003년의 김대중 정부는 출범 직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맞아 자연스럽게 정부조직의 개편 방향도 정부 역할을 축소하는 데 맞춰졌으니 여건은 매우 좋지 않았지요.” 당시 민속박물관 조직은 전시 기능만 있을 뿐 교육과 유물관리 기능이 없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박물관의 3대 기능’ 가운데 두 가지가 없었으니 반쪽짜리도 안 되는 박물관이라 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1999년 유물과학과, 2000년 섭외교육과를 출범시켜 박물관 기능을 비로소 정상화시켰다. 그럼에도 그는 “노태우 정부 시절에도 적극 달려들었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민속박물관의 조직과 인력이 늘어나야 하는 이유를 때로는 담당 공무원 집앞까지 찾아가 설득하곤 했다. 그러다 막판에는 “문화입국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을 외면하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인데 당신이 책임질 수 있느냐”며 ‘협박’을 동원하기 일쑤였다. 그는 “관련 부처 국장으로 있던 학교 동기에게는 ‘이것도 못 하면 공무원 옷 벗으라’고 다그쳤더니 ‘겨우 5000원짜리 칼국수 사 주면서 해도 너무한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의 추진력은 총장 시절에도 발휘됐다. 한국전통문화학교는 대학원도 둘 수 없는 각종학교(일반 정규 교육기관과 유사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 신학교, 간호학교 등)였는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설치법’으로 정상화의 주춧돌을 놓은 것이다. 그에게 “이런저런 자리에 계시는 동안 언론 인터뷰도 많이 했는데, 아무리 뒤져 봐도 개인적인 이야기는 도무지 보이지 않더라”고 했더니 “그까짓 제 이야기는 들어서 뭐해요. 어느 자리든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 있었으니 급한 불을 끄는 것이 더 시급하기도 했고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도 “이제는 편하게 말씀을 해 보시라”고 했더니 며칠 뒤 자서전으로 펴내도 넉넉할 만큼 성장 과정의 이야기를 적어서 보내 왔다. “할아버지는 고향인 익산 여산을 떠나 인동 장씨 막내사위로 처가살이하며 정미소와 사금광을 운영했는데 장날이면 주변 8개 마을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어요. 나는 진외가 행랑채에 살던 연옥이 할머니 등에 업혀서 자랐는데 마을 당산제를 모시며 정월대보름 마을제, 굿놀이, 마당밟이를 주관하던 분이셨습니다.” 연옥 할머니는 제관, 축관, 도가, 풍장군(농악대)을 운영하고 공동기금을 모아 우물 청소, 징검다리 보수 등 마을 대소사를 해결하는 프로모터이자 오피니언 리더였다고 한다. 훗날 민속박물관 전신인 한국민속관에 들어가 학예사로 당산제를 조사할 때 고향 마을도 찾았는데 이것이 1971년 처음으로 발표한 민속학 현지조사 논문이 됐다. “26세에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어머니는 달 밝은 밤 외가의 대나무밭에서 나를 업고 정직, 진실하게 자라 세상에서 존경받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했지요. 어머니는 의견 차이로 시부모님을 떠나면서 미래 세상의 유산은 정미소와 사금광이 아니라 배움과 지식이라고 설득했다고 합니다. 이후 전주에서 우리 남매를 어렵게 키웠지요.” 이 전 관장은 1962년 입학한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2기다. 고고인류학과 진학을 담임 선생님께 상의드렸더니 “처남이 독일에서 미술사로 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와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고고인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에 대한 도전을 응원했다고 한다. 동기생은 10명이었다. 2학년이 되자 언론사 공부를 한다며 여럿이 빠져나갔고 법대로 전과하거나 의예과에 다시 입학한 친구도 있었다. 결국 지건길, 조유전, 전영우, 김광언, 이종철 등 5명이 모여 한문, 영어, 전공연습 공부를 함께 했다. 훗날 지건길은 국립중앙박물관장, 조유전은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을 지냈고 김광언은 1979~1981년 한국민속박물관장을 지낸 이후 학계에 몸담았다. 전영우는 간송 전형필의 차남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보니 갈 곳은 대학의 무급조교와 극히 제한된 박물관 학예직뿐이었습니다. 1966년 가을 경복궁 수정전에 있던 한국민속관을 찾아 민속담당 장주근 상근전문위원과 일자리 인터뷰를 했어요. 그런데 장주근 위원이 오히려 ‘민속을 하면 밥을 먹기가 어렵다’며 당장이라도 고고학으로 전공을 바꾸라고 권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전 관장은 1968년 김원용 교수 추천으로 한국민속관의 정식 학예사가 되어 한국민속관이 한국민속박물관으로 다시 출범한 1975년까지 장주근 위원이 왜 입사를 만류했는지를 곱씹어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어느 겨울날 장주근 위원과 이종철 학예사가 일하다 말고 연탄난로에 손을 녹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했던 누군가의 회고는 당시 근무 여건을 상징한다. 그는 이 시기에 대해 “고고인류학 전공이라는 무형의 면허를 가진 막노동 초보자로 실습현장에 던져져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되는 무의촌 의사였다. 병명을 모르는 수많은 환자를 만나는 일상의 학예업무는 크나큰 공부의 바다이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민속학자로도 일가를 이루었다. 뒤늦게 영남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성 풍속이 주제였다. 그는 “서민 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공부하려니 남들이 웬만한 분야는 다 훑은 터라 비교적 손을 덜 댄 분야를 찾다 보니 성 민속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라고 했다. 겸손한 표현이지만 공저 ‘한국의 성 숭배 문화’를 비롯한 저서들은 “인간 본연의 깊은 면모를 알고 싶거든 그의 책을 보라”는 추천사가 있을 만큼 필독서다. 그는 물리적으로는 민속박물관이 있는 경복궁을 떠난 지 오래지만 여전히 ‘민속박물관의 호메이니’로 정신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가 사재를 털어 올해 10회째를 맞는 ‘연안옛길민속문화상’도 그렇다. 그의 아호를 딴 이 상은 민속박물관 발전에 기여한 사람은 누구나 수상 대상이 된다. 민속박물관 간부나 도움을 준 외부공무원, 때로는 언론인이 상을 받기도 하지만 방호원이나 환경미화원이라면 더욱 감격하게 마련이다. 이 전 관장은 “항상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공직자에게 주어진 의무와 책임의 6할 정도는 이루어지리라 생각했는데 민속박물관은 정성이 부족했는지 능력이 부족했는지 한국 최고의 문화기관이라는 이미지가 벌써 전과 같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민속박물관이 경복궁을 떠나게 되면 이곳에서 이루어 놓은 것도 결국 무(無)로 돌아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으로도 읽힌다. 그는 “고고미술 박물관의 물질적 전시보다 귀한 정신과 영감이 숨어 있는 소박한 민중의 삶 내면을 탐구하는 것이 민속박물관”이라면서 “이런 박물관을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역세권에서 쫓아내 광야에서 노숙하게 하는 것이 옳은지 이전을 결정한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종철 전 관장은 1944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신인 한국민속관과 한국민속박물관에서 학예사와 학예관으로 일했다. 미국스미스소니언연구소, 덴마크 민족학박물관, 일본 도쿄대 문화인류학연구실에서도 연구활동을 했다. 국립민속박물관장과 국립전주박물관장,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영남대 인류학과에서 ‘한국의 성 신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장승’, ‘서낭당’, ‘한국의 성 문화 연구’, ‘한국 민속신앙의 탐구’ 등이 있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미세플라스틱, 우리가 다 씹어 먹어 줄게!

    미세플라스틱, 우리가 다 씹어 먹어 줄게!

    유전자 변형 고초균, TPU에 혼합5개월 내 ‘90% 이상’ 생분해 효과 환경 분야에서 지구온난화와 함께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꼽으라면 플라스틱 폐기물 급증이라고 하겠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하면서 미세플라스틱의 폐해도 커지고 있다. 크기가 5㎜ 이하인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 과정에서도 걸러지지 않아 하수구를 통해 그대로 강과 바다로 흘러간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플라스틱 용기와 마스크 등 폐플라스틱이 바다로 들어가 햇빛이나 바닷물의 염분으로 마모돼 부서지면서 벌써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토양, 표층수, 바다로 흘러 들어가 먹이피라미드 가장 아래쪽에 있는 생물들이 섭취한 뒤 먹이사슬을 따라 최종 소비자인 사람에게 전달돼 축적될 가능성도 크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 과학자가 주도한 연구팀이 플라스틱 고분자 물질을 빠르게 분해하는 미생물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나노공학과, 생물공학과, 조지아대 신소재연구소,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바스프(BASF) 미국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연구소, 덴마크 덴마크공과대 공동 연구팀은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동안은 휴면 상태에 있다가 땅에 묻히는 등 폐기되면 활성화돼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박테리아 포자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인 과학자 김한솔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5월 1일 자에 실렸다.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은 고무와 플라스틱의 장점을 모두 가진 고분자 물질로 휴대전화 케이스, 신발, 바닥 매트, 쿠션, 메모리폼,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TPU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수명이 다하면 고스란히 폐기물로 버려진다. 생분해성 폴리우레탄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는 많지만 지금까지 나온 것들은 플라스틱으로서 고유한 특성이 손상되기 때문에 산업용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몇 가지 박테리아 균주를 확보해 TPU를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능력과 성장 속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로 얻은 것이 고초균(바실루스 서브틸리스)이다. 고초균은 공기, 마른 풀, 하수, 토양에 흔히 존재하는 호기성 세균으로 콩을 발효시킨 메주나 낫토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군다나 고초균 포자들은 인간과 동물에게 대체로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고초균이 플라스틱 생산 온도인 135도에서도 완벽하게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유전자를 변형했다. 유전자 변형 고초균 포자와 TPU 조각을 플라스틱 압출기에 넣고 녹인 뒤 신개념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만들었다.연구팀은 유전자 변형된 고초균을 포함해 만든 TPU의 거동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이 플라스틱을 땅속에 묻으면 플라스틱이 빠르게 생분해되는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37도, 상대 습도 44~55%의 상태를 유지하면 5개월 내 플라스틱의 90% 이상 생분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나단 포코르스키 UCSD 재료과학연구센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유형의 바이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산업의 환경 발자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코르스키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처럼 외부에서 미생물을 추가 투입하지 않고도 스스로 분해될 수 있는 기술은 플라스틱 처리에 있어 다양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규칙적인 운동·식이조절 병행… 뻔해도 가장 효과 큰 건강 비법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규칙적인 운동·식이조절 병행… 뻔해도 가장 효과 큰 건강 비법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지난 주말 수도권 낮 최고기온이 27도를 훌쩍 넘어 초여름을 방불케 했습니다. 이렇게 ‘노출의 계절’에 한 발 한 발 가까워지면서 체중 조절은 물론 몸매 관리를 위해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 많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가 중심이 돼 75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신체 활동의 분자적 변환 컨소시엄’(MoTrPAC) 연구팀은 지구력 운동의 분자적 반응을 밝혀내고 운동이 건강과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새로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들은 과학 저널 ‘네이처’,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와 생명과학 및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 5월 2일 자에 각각 실렸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심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암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인지기능 저하까지 막아 주는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확한 작동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암수 생쥐를 대상으로 8주 동안 트레드밀 운동을 시킨 뒤 장기 내부의 생체분자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연구팀은 훈련 기간 동안 장기와 혈액검사로 수집한 표본에서 9466개의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그 결과 운동이 면역, 대사, 스트레스 반응,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 경로 조절 등을 통해 신체의 분자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운동 효과는 신체 기관별로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도 확인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튀니지 스팍스대, 모나스티르 대학병원, 캐나다 몬트리올 임상 연구소, 프랑스 릴대, 아르투아대, 리토랄대, 독일 마인츠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공동 연구팀은 식사 시간 통제 같은 식단 조절과 고강도 운동을 병행하면 하나만 할 때보다 체지방 감소와 각종 건강지수 개선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 공공과학도서관의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5월 2일 자에 발표됐습니다. 연구팀은 무엇을 먹든 식사 시간만 제한하는 시간제한 식단,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결합한 고강도 기능 훈련이 체성분과 콜레스테롤, 혈당, 지질 수치 같은 심혈관 및 대사 건강 관련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비만 여성 64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한 집단은 시간제한 식사만, 다른 집단은 고강도 기능 훈련만, 마지막 집단은 시간제한 식사와 고강도 기능 훈련을 동시에 하도록 했습니다. 시간제한 식단팀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식사를 할 수 있게 했고, 고강도 기능 훈련팀은 일주일에 최소 3일은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하도록 했습니다. 12주 후 세 그룹 모두 체중이 크게 줄고 허리, 엉덩이둘레가 줄었으며 혈중 지질과 포도당 수치가 떨어졌습니다. 체지방량과 혈압은 식이요법과 운동을 함께 하거나 운동을 한 집단에서는 개선됐지만, 식이요법만 한 그룹에서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특히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한 참가자들은 식이요법이나 운동만 한 집단에 비해 체성분이나 혈액 속 각종 수치가 훨씬 더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 결과들이 모두 너무 뻔하다고요? 정답은 항상 뻔하고 쉽습니다. 다만 지키기 어려울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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