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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ADHD 아동 새 학기 자포자기 않도록 교사와 부모가 함께 도와야”[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단독]“ADHD 아동 새 학기 자포자기 않도록 교사와 부모가 함께 도와야”[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아동이 과제 벗어났을 때는 ‘선택적 무시’아동이 과제 수행했을 때는 ‘선택적 관심’청각적 수업자료보다 시각적 자료 효과적 새 학기를 앞두고 학교에서는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아동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충동적이고 주의력이 부족한 특성 때문에 교사나 친구들은 ADHD 아동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기 쉽다. 때문에 교사와 학급 친구들이 ADHD의 특성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ADHD 아동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ADHD 전문가인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2일 “ADHD 아동을 변화시키려면 선택적 관심과 선택적 무시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아동이 과제를 벗어나면 무시하고, 과제를 수행할 때 관심을 보이는 적극적인 방법이다. 김교수는 “이러한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하면 ADHD 아동은 칭찬을 받기 위해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보통 ADHD 아동은 자신에 맞춰 진행되는 과제를 더 쉽게 수행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긴 시간에 걸쳐 한번에 수행되는 과제보다 짧게 여러 번 나눠 수행할 수 있는 과제가 더 효과적이다. 김 교수는 “교사가 ADHD 아동의 문제행동의 시간과 빈도를 확인해 빈도가 줄어들 때 마다 긍정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 좋다”면서 “수업을 진행할 때 목소리나 어조에 신경을 쓰고 청각적 자료보다 시각적인 자료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공부 양이 아니라 목표 위주 계획 실수·숙제노트, 진행보고서 활용” ADHD 아동이라도 개개인의 양상이 모두 다르므로 교사가 학습 유형을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벌이나 간섭보다 칭찬이나 관심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해심을 가지고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공부의 양이 아니라 목표 위주로 계획을 짜고 실수노트, 숙제노트, 일일 또는 주간 진행상황 보고서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ADHD 아동의 또래 관계는 어떻게 해야할까. ADHD 아동은 주변 아이들에게 심하게 간섭하고 규칙을 어기고 지나치게 충동적이고 솔직한 성향으로 인해 또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ADHD 아동의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부모들이 직접 학교 생활에 개입할 수 없으므로 가정에서 아동이 적절한 사회기술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동의 사회성 형성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아이가 사회 기술에 대한 행동 계획표를 만들어 실천하도록 하고, 다른 아이들과 놀 때 행동계획표에서 정한 행동을 실천하는지 관찰해야 한다”면서 “마음에 드는 친구를 집으로 초대할수 있도록 해주고 아이의 행동이 과격해저기나 목소리가 커지면 잠시 놀이를 멈추고 간식 시간을 갖거나 놀이 장소를 옮기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임 교사와 솔직하게 소통해야 …학교·가정 연결된 보상 효과적” 또한 ADHD 아동이 본인의 행동을 자각하지 못하므로 아동의 놀이를 비디오 등으로 촬영해 모니터링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특히 부모의 공격적인 행동을 보고 배우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이 모두 ADHD 아동 앞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주소년단, 교회모임, YMCA 등 또래 집단을 위해 조직화된 모임에 참여시키는 것도 좋다. ADHD 아동은 대그룹 보다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소그룹에서 적응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협조적 활동과 같은 긍정적 경험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ADHD 아동은 자포자기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작은 역할에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능하면 움직임이 많은 역할을 주도록 하고, 교사와 부모가 미리 의논하여 소그룹 내에서 아이에게 적합한 과제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적인 활동은 정서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좌절할 수 있으므로 경쟁적인 것보다 비경쟁적인 것이 좋다. 학교는 가정보다 더 높은 수준의 사회성을 요구하는 곳이다. 김 교수는 “담임 선생님과 아동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도록 하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보상프로그램이 있다면 학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면서 “학급 내에서 지위를 가진 아동은 다른 아동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아동이 잘 해낼 수 있는 어떤 역할을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설악산 화가’ 김종학이 꽃 그리듯 그린 보통 사람들…‘사람이 꽃이다’

    ‘설악산 화가’ 김종학이 꽃 그리듯 그린 보통 사람들…‘사람이 꽃이다’

    “사람도 꽃도 다양하게 생겨 흥미롭다. 나의 인물화에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시골 버스를 타면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드물고 개성 강한 사람이 많아 일부러 시골 버스를 타기도 했다. 이제 죽을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웃음) 인물을 많이 그리고 싶다.” 자연의 생명력을 화려한 색채로 펼치며 ‘설악산 화가’, ‘꽃의 화가’로 불려온 김종학(87) 화백. 그가 계절마다 설악 산야를 헤매며 발견한 다채로운 야생화를 그리듯 관심을 놓지 않고 쉼 없이 그려온 대상이 바로 사람이다.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이 4월 7일까지 그가 화업 60여간 화폭에 담아온 인물을 한데 모은 개인전 ‘김종학: 사람이 꽃이다’를 연다. 1950년대부터 그려온 143점 가운데 대부분은 대중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특히 1977년부터 2년간 미국 뉴욕에 거주하던 기간 인물에 대한 그의 탐구는 더 빛을 발했다. 당시를 작가는 이렇게 회고한다.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 지하철에서 마주 보고 서 있었던 사람 중 내 기억에 남은 사람들을 집에 와서 그리곤 했다. 다양한 인종의 얼굴과 모습이 흥미로웠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는 것만큼이나 사람들을 지켜보는 게 좋은 공부가 됐다.”3개의 전시장 가운데 첫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남자’(1978)는 바로 당시 뉴욕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인물, 형상을 탐색하던 당시 그린 그림이다. 당시 뉴욕 화단에서 새롭게 접한 회화 경향을 보고 느낀 신선한 감각과 에너지를 자신만의 화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두 번째 전시장에는 그가 연필, 수채, 수묵 등 다양한 재료로 시도했던 인물 드로잉들이 나와 있다.세 번째 전시장에서 마주하는 8m 길이의 대형 캔버스(2018년 작 팬더모니움, 대혼란이라는 뜻)에는 갖가지 색과 형태의 야생화들이 앞다퉈 피어올라 새, 나비 등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마치 그가 평생 그려온 설악의 야생화들을 한데 모은 듯하다. 물감 상자 뒷면에 99명의 인종, 성별, 연령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인물들을 같은 크기로 그려넣은 ‘얼굴들’(1990)은 마치 작가가 그린 꽃처럼 제각각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김인혜 미술사가는 “그가 사람을 그리는 방식은 꽃을 그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름 모를 들꽃을 세심하게 관찰한 것처럼,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기억한 뒤 특징을 그림에 담았다”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그의 인간 군상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는 수십 년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인생이란, 단지 한 사람이 평생 만난 사람들의 총체일 뿐이라는 사실을.
  • “배우는 호구 아니다”…재희, 사기혐의 피소에 당당히 올린 글

    “배우는 호구 아니다”…재희, 사기혐의 피소에 당당히 올린 글

    배우 재희가 사기 혐의로 피소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재희는 지난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진실이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말에 절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배우는 호구가 아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스포츠경향은 재희의 전 매니저 A씨가 최근 남양주남부경찰서에 재희를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A씨와 재희는 6년 동안 함께 일한 사이다. A씨는 지난해 2월 재희가 연기학원을 차리겠다며 6000만원을 빌려갔으나 상환하기로 한 날짜가 지났음에도 갚지 않고 연락이 두절됐다고 주장했다.
  • [단독]‘문과 침공’ 3년 연속 늘었다...상위권 대학은 절반이 이과생

    [단독]‘문과 침공’ 3년 연속 늘었다...상위권 대학은 절반이 이과생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논란이 된 이과생의 ‘문과 침공’이 문·이과 통합형 수능 3년차인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도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서울 상위권 대학들은 인문계 지원자의 절반 가량을 이과생이 차지했다. 28일 진학사가 자사 서비스를 이용한 지원자를 분석한 결과 2024학년도 정시모집 인문계열 지원 건수 8만 4647건 가운데 2만 4187건(28.6%)이 과학탐구 응시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학년도 25.9%와 지난해 27%에 이어 3년 연속 증가세다. 이런 ‘문과 침공’은 자연계 수험생들이 수학 등 고득점을 앞세워 대학의 인문·사회계열로 대거 교차 지원하는 현상으로 2022학년도 통합 수능 도입 이후 심화했다. 다만 대학별로 교차 지원 양상은 엇갈렸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지난해 교차 지원이 늘었지만, 올해는 감소했다. 서울대는 인문계열 지원자의 46.6%가 이과생으로 지난해(54.4%)보다 7.8% 포인트 줄었고 연세대도 지난해(67.3%)보다 14.2% 포인트 줄어든 53.1%로 집계됐다.교차 지원 감소는 추후 의대 도전을 고려해 자연계에 지원한 학생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 정원 확대 이슈로 자연계 수험생들이 교차 지원보다는 자연계에 상향 또는 소신 지원을 선택한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가 올해 과학탐구Ⅱ 과목 필수 응시 조건을 폐지하면서, 이과생이 자연계 전공에 지원할 수 있는 선택폭도 넓어졌다. 반면 고려대와 성균관대는 이과생의 문과 지원이 각각 59.3%, 57.9%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여기에는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변환표준점수는 탐구영역 선택과목 간 유불리 보정을 위해 각 대학이 자체 공식에 따라 산출하는 점수다. 연세대는 올해 사탐·과탐에 같은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했지만, 고려대는 사탐과 과탐에 각각 다른 점수를 적용해 과탐 응시자가 사탐 응시자보다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우연철 소장은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는 교차지원에 중요한 변수”라며 “2025학년도에는 일부 대학이 인문계열에서 사탐에 가산점을 부여해 교차지원 양상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ADHD 친구 포용법 배우는 美… 韓선 학폭 연루 일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ADHD 친구 포용법 배우는 美… 韓선 학폭 연루 일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툭하면 누워서 떼를 써 눈총을 받는 피터. 어떻게 피터와 어울릴지 논의하는 학생 자치회에서 교사는 “피터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지녀 행동 조절이 어렵지만 칭찬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큰 아이”라고 일러준다. 회의 끝에 이 반에선 ‘문제행동은 못 본 척하고, 옳은 일을 할 때는 칭찬하기’란 규칙을 세운다. 한 번, 두 번 작은 칭찬이 쌓이며 피터는 다정한 아이로 변한다. ●美 ‘피터 이야기’ 영상 통해 증상 이해 중등교사 출신 송형호 교사 컨설턴트가 ADHD 아동 교육법을 강의하기 전 상영하는 ‘피터 이야기’의 내용이다. 송씨는 28일 “피터 이야기는 정서·행동 문제를 지닌 아이를 어떻게 포용할지를 제시하는 교재”라면서 “교사뿐 아니라 또래 아이들에게도 ADHD와 함께하는 법을 일러준다”고 설명했다. 미국 학교가 배경인 피터 이야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등장인물의 다양성이다. 상담교사, 사회복지사, 방과후 교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등장한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국가별 학교 구성원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 학교만 이런 게 아니다. 핀란드 학교에는 교사와 특수교사, 쉬는 시간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보조교사, 방과후클럽 활동 강사, 상담가인 큐레이터 등이 배치된다. KEDI가 조사한 독일의 학교에는 학교 사회복지사, 예체능 강사, 자원봉사자 등이 투입돼 있다. ●미국에선 자녀 치료 거부하면 처벌 2022년 기준 전문상담(순회)교사 배치율이 46.3%에 이르는 등 한국에서도 교내 구성인원이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학교 검사에서 정서·행동 위기 관심군이 됐어도 부모가 동의하지 않는 이유 등으로 2차기관으로 연계되지 않는 초중고교생이 27.3%(4만 3000명)에 이른다. 교사는 아동학대(정서적 학대)로 고소당할까 봐 진단을 강권하지 못한다. 정서·행동 장애 진단을 회피하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부모를 아동학대(방임)로 처벌하는 미국과는 정반대다. 부모가 치료에 임하지 않는 한 정서·행동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의 학교부적응은 학년이 오를수록 심해진다. 사회적 친밀성을 쌓는 데 어려움을 겪는 ADHD 아이가 학교폭력 가·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학폭 가·피해 때 과잉행동 고려 안 해 교육지원청에서 4년 동안 근무했던 박종민 변호사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가 열렸을 때 피해 학생이 ADHD를 지니고 있거나 가해 학생이 심의 과정에서 ADHD 진단을 받은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설명했다. 학폭 가해 이후 진단받는 경우는 ‘ADHD가 있으니 공격성을 이해해 달라’는 식으로 정상참작을 바라는 게 아니라 ‘이제라도 ADHD 치료에 임하겠다’고 약속하며 선처를 구하는 경우가 많다. 법원 판례 역시 ADHD를 지닌 걸 심신미약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ADHD 학생이 학폭 피해자가 되는 경우는 가해자가 다수일 때가 많다. 이른바 은따(은밀한 따돌림)가 되는 경우다. 엄은하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세종·충청센터 지부장은 “조별 발표 수업을 할 때 ADHD 아이를 끼워 주지 않는 등 따돌림을 하거나 게임 중독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왔다가 ADHD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ADHD 학생은 자존감이 떨어진 채로 상담을 받으러 오지만, 관심 분야에 있어선 남들보다 집중력이 높고 창의성도 남다르다는 ADHD의 장점을 반복해서 설명하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금세 해맑아지는 아이들이 많다”고 했다.
  • “귀하 자녀 제발 채용하게 해주세요”…‘부모 허락’ 전쟁 벌어진 日

    “귀하 자녀 제발 채용하게 해주세요”…‘부모 허락’ 전쟁 벌어진 日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최종 합격한 신입사원의 입사 철회를 줄이기 위해 채용 절차에서 부모에게 먼저 허락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6일 NHK에 따르면 최근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는 일본 기업들이 입사 내정자 부모에게 허락을 구하는 절차가 일본에서 최근 수년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입사 내정자의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자녀를 채용해도 되겠느냐”며 허락을 구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일본 취업 정보 사이트 ‘마이나비’가 올봄 취업을 앞둔 일본 대학생·대학원생 학부모 851명을 조사한 결과 52%가 ‘자녀가 합격한 기업에서 채용 허락을 구하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는 6년 전보다 약 35% 포인트 오른 수치다. 올해 취업이 확정된 입사 예정자 중 61.9%는 ‘회사를 고를 때 부모님과 상담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녀가 취직할 회사를 선택할 때 부모의 의견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마음이 바뀌지 않도록 기업이 부모를 설득하는 것이다. 마이나비는 “대학생 자체가 줄어드는 구직자 우위 시장에서 기업 간 입사 예정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격렬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입사 내정자 부모의 허락을 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오야카쿠’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부모’란 뜻의 ‘오야’(親)와 ‘확인’을 의미하는 ‘가쿠’(確)를 합친 말이다. 일손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구직자와 구인 기업의 입장이 역전된 일본 채용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신조어다. 오야카쿠의 방법은 다양하다. 기업은 입사 내정자 부모에게 “자녀를 채용하려고 하는데 허락해 주시겠냐”라고 전화하는가 하면, ‘입사서약서’ 등에 보호자 서명란을 두기도 한다. 서약서에는 ‘서약서 제출 후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입사를 거부하지 않겠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부모를 위한 기업 오리엔테이션인 ‘오야오리’를 도입하는 기업도 늘었다. 일본의 정보기술(IT)기업 어시스트는 지난해 12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입사 예정자와 부모를 초청해 회사 설명회를 열었다. 사장이 직접 회사를 소개하고 내부 견학, 질의응답, 식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회사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 회사는 과거 한 입사 예정자가 대기업을 선호하는 부모의 반대로 입사를 포기한 사례가 있어 이러한 설명회를 기획했다. 후쿠오카현에서 온 한 대학생(22)의 부모는 “이 기업이 사람을 소중히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자녀의 입사를 찬성했다.
  • 분기 출산율 첫 ‘0.6명대’…역대·세계 최저 기록 또 경신

    분기 출산율 첫 ‘0.6명대’…역대·세계 최저 기록 또 경신

    지난해 우리나라의 4분기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졌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한국의 기록적인 저출산 현상으로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전분기의 영향으로 연간 합계출산율은 0.7명을 겨우 턱걸이했지만 저출산 기조가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어 올해는 0.6명대로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 출생아 수, 7년 만에 40만→23만명 급감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 동향 조사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23만명으로 전년(24만 9200명)보다 1만 9200명(7.7%) 줄었다. 출생아 수는 8년 연속 뒷걸음질 치며 지난해에 이어서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40만 6200명)을 기록했던 연간 출생아 수는 2017년(35만 7800명) 40만명을 밑돈 데 이어 2020년(27만 2300명)과 2022년(24만 9200명)에는 각각 30만명, 25만명 선마저 무너졌다.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이미 0.65명까지 하락한 만큼 내년 연간 합계출산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0.7명마저 밑돌 가능성이 높다.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1.58명·2021년 기준)의 절반 수준이다. 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00명에 못 미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통계청은 “최근 3년 중 지난해 합계출산율 감소 폭이 컸던 것은 코로나19 당시 혼인 건수가 많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 36% 넘어…40대 초반 출산율 감소 전환 저출산 기조는 다른 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태어난 첫째 아이 수는 전년보다 4.6% 줄었지만 둘째 아이는 11.4%, 셋째 아이는 14.5% 급감했다. 첫째를 낳은 부모들도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성의 첫째아 출산연령도 한국이 가장 높았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서 출산율 감소세는 상대적으로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30~34세 출산율(66.7명)은 전년보다 6.8명 줄어 전 연령대 중 감소 폭이 가장 컸고 25~29세 출산율(21.4명)은 2.6명 줄어 뒤를 이었다. 증가세를 보이던 40~44세 출산율(7.9명)은 0.1명 줄면서 다시 7명대로 내려앉았다. 이런 이유로 산모 출산 연령도 상승하는 추세다.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33.6세로 전년보다 0.1세 올랐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전년보다 0.6%포인트 상승한 36.3%를 기록했다. “혼인 건수 늘어 출산율 반등 여지”…출산 기피 경향이 변수 정부는 올해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도 내림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추계한 올해 합계 출산율은 0.68명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출생아 수는 작년보다도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합계출산율도 작년 추계치에 수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엔데믹 이후 혼인 건수가 증가한 점을 향후 출산율이 개선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맞벌이 무자녀 가정) 증가 등 젊은 층의 출산 기피 현상이 짙어지면서 이마저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통계청은 “혼인을 한 뒤 출산을 안 하는 경향이 늘고 있어서 혼인 건수가 출산으로 이어질 개연성은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12만 2800명 많아지면서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자연감소했다. 2022년(12만 3800명)보다는 1000명 감소했으나, 인구 1000명당 자연증가를 보여주는 자연증가율은 -2.4명으로 동일했다.출산율 0.6명대 ‘쇼크’…‘파격적 저출산대책’ 논의 지지부진 저출산 대책을 놓고 사회 각계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 안에서 저출산 관련 논의는 재원과 부처간 입장차 때문에 정책으로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지난해 12월 14일 저출산 상황과 관련해 “특별한 위기인 만큼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2달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올 초 일가정양립지원정책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통상 새 정부가 들어오면 저출산 정책의 비전을 제시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출범 2년이 가까워지는데도 아직까지 제4차 기본계획(2021~2025년)의 수정판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2월 칼럼에서 “한국의 인구가 흑사병 창궐로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보다 더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한국이 심각한 저출산 추세가 지속되면 ‘1호 인구소멸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年66억’ 버는 켈로그 CEO “돈 없는 집 저녁은 시리얼이 훌륭”

    ‘年66억’ 버는 켈로그 CEO “돈 없는 집 저녁은 시리얼이 훌륭”

    지난해 임금으로만 100만 달러(약 13억 3000만원)에 성과급 400만 달러(약 53억원)를 받은 켈로그 최고경영자가 가난한 사람은 돈을 아끼기 위해 시리얼을 저녁으로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개리 필닉 켈로그 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주로 아침 식사로 이용되는 시리얼이 저녁 식사로도 괜찮다면서 생활비 부담이 있는 가구에서는 이미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닉 CEO는 “시리얼 가격은 항상 저렴했으며 소비자들이 (금전적으로) 압박받을 때는 시리얼이 훌륭한 선택지가 되는 경향이 있다”라며 “저녁 식사로 시리얼을 먹는 것이 생각보다 더 유행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경제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닉 CEO의 발언은 즉각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반발을 불러왔다. 한 틱톡 이용자는 “도대체 이 무슨 반이상향적인 지옥 풍경인가”라는 말로 필닉 CEO의 발언을 비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필닉 CEO가 자식들에게 저녁으로 시리얼을 주겠느냐고 반문, 불편한 심리를 드러냈다. 작가 메리언 윌리엄슨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배고픈 사람에게 저녁으로 시리얼을 먹으라고 광고하는 것은 그들의 배고픔을 이용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구로구 “중장년일드림센터 3월 수강생 모집합니다”

    구로구 “중장년일드림센터 3월 수강생 모집합니다”

    서울 구로구가 개봉동 중장년일드림센터에서 3월 프로그램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9월 개봉동에 문을 연 중장년일드림센터는 만 35세 이상 69세 이하의 중장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아울러 전문직업 교육훈련, 생애 재설계 교육, 일자리 상담, 취업 알선까지 하고 있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월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중장년일드림센터 교육실에서 열린다.다음 달 6일 진행되는 ‘손쉬운 모바일 전자이력서’는 인터넷으로 취업 정보를 알아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주민을 위해 워크넷 가입하기와 구직 등록, 채용포털 검색 방법을 알려준다. 13일 ‘재취업할까? 창업할까?’ 과정은 신중년을 둘러싼 재취업의 현실과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창업 경향에 관해 설명한다. 신중년 직업탐색 과정도 있다. 20일에는 사회복지사, 27일에는 직업상담사 분야의 멘토로부터 현장경험을 듣고 진로를 설계해 본다. 과정별 20명을 선착순 모집하며 중장년일드림센터에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구로구 관계자는 “지난해 417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며 “중장년의 직무역량을 강화하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키오스크도 벅찬데 AI까지 ‘ㅠㅠ’…“시니어 위한 교육 활성화를”[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키오스크도 벅찬데 AI까지 ‘ㅠㅠ’…“시니어 위한 교육 활성화를”[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지난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는 출시 두 달 만에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억명을 넘겼다. AI를 이세돌과 바둑을 두던 ‘알파고’ 정도로만 인식하던 이들도 불과 1년 사이 AI 기술 발달에 따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일상을 바꿀 AI는 아직 키오스크 사용조차 벅찬 노인들 앞에선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또다시 디지털 격차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일상 혁명… 무용지물 우려재활용품 수거에도 AI 활용용돈벌이마저도 ‘산 넘어 산’ 박순모(66)씨는 최근 분리배출을 하다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공원의 무인회수기에 버리면 용돈을 벌 수 있다”는 이웃 주민의 말에 재활용품을 잔뜩 들고 공원으로 향했다가 무기력하게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무인회수기는 페트병 등을 투입하면 AI가 자동으로 분류·수거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기기였다. 화면을 누른 뒤 재활용품을 투입하고 포인트를 적립하면 됐지만, 아예 사용법을 몰랐던 박씨는 화면을 몇 번 눌러 보다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박씨는 “화면에는 AI가 재활용품을 분류한다는 말만 나온다. 돈 받는 방법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며 “사용법을 몰랐던 나만 바보가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를 보면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고령층에서 급격히 낮아진다. 일반 국민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활용 등 디지털정보화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50대 이상은 69.9 정도 수준이었다. 50대 이상의 경우 10명 중 7명 정도가 평균적인 국민의 수준으로 컴퓨터·스마트폰을 활용한다는 의미다. 50대는 종합적인 수준이 92.1였지만, 60대는 75.5, 70대는 55.6으로 집계됐다.나이뿐 아니라 소득도 디지털 격차의 주요 요인이다. 고령층에서도 월소득이 400만원 이상인 경우는 디지털정보화 수준이 87.7이었지만, 300만~399만원은 75.0, 200만~299만원은 71.1, 100만~199만원은 55.6으로 집계됐다. #디지털정보화 수준 악화스마트폰 활용도 60대부터 급락저소득층일수록 접근성 떨어져 특히 월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고령층은 디지털정보화 수준이 41.9에 그쳤다. 평균적인 수준으로 디지털기기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일 과기부에 노인 맞춤형 교육 실시와 디지털기기 개발·보급 지원, 아날로그 접근권 보장 등을 권고하기도 했다. 일상생활에서 키오스크 등 새로운 기기를 사용해야 할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노인이 불편을 겪고 고립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지만, 디지털기기는 더욱 고도화·보편화될 전망”이라며 “국가기관은 이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던 디지털기기가 점차 AI 기술을 이용한 기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AI 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디지털 격차는 AI 기술에서도 비슷한 경향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전문가들은 AI 기술 발전 속도만큼 고령층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봤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AI는 키오스크나 스마트폰 등 기존 디지털기기와 다르게 고령층도 한번 접근해 배우기만 하면 이후 활용하기는 쉬운 편”이라며 “초기 교육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고령층은 AI를 접할 기회가 흔치 않은 만큼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유기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고령층은 AI 기술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고립된 채 생활하는 것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며 “AI를 배울 수 있는 사회적인 교육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 모두 행복한 AI 전략은적용 기기 늘어 활용법 절실공기관·지자체 교육 적극 나서야 정부도 손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지자체와 함께 고령층 대상 AI 교육 강좌를 속속 개설하고 있다. 진흥원은 또 올해 ‘제1차 디지털 성인문해능력 조사’를 통해 AI 소외계층 현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AI 활용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실태조사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대학 서열별 졸업생 임금 격차 최대 1.5배… 일자리 부족이 입시경쟁 불렀다”

    “대학 서열별 졸업생 임금 격차 최대 1.5배… 일자리 부족이 입시경쟁 불렀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으로 정해지는 ‘대학 서열’에 따라 졸업생의 임금이 최대 1.5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과도한 임금 격차가 입시경쟁을 부추기고 저출생·지역 불균형 등 사회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 고영선 선임연구위원(연구부원장)이 27일 발표한 ‘KDI 포커스: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위 20% 대학교의 졸업생이 하위 20%보다 많게는 50% 가까이 임금을 더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KDI는 대기업 일자리가 부족해 입시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게 됐다고 분석했다. 상위권 대학 졸업생과 하위권 대학 졸업생 간 임금 격차가 커 대학 입시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고 부원장은 4년제 일반 대학을 수능성적에 따라 5개 분위로 구분한 뒤 1분위(하위 20%)부터 5분위(상위 20%) 대학 졸업생의 평균임금을 연령대별로 계산했다. 그 결과 1분위 대비 5분위의 임금 프리미엄은 20대 후반(25~29세)에 25%, 30대 초반(30~34세)에 34%, 30대 후반(35~39세)에 46%로 점차 늘었다. 40대 초반(40~44세)에는 51%로 정점을 찍었다. 1분위가 평균 임금 5000만원을 받을 때 5분위는 약 1.5배인 7500만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이후 은퇴 시기와 맞물리면서 45~49세에 33%, 50~54세에 10%, 55~59세에 1%로 낮아졌다. KDI는 “상위권 대학 졸업자들은 임금뿐 아니라 정규직 취업, 대기업 취업, 장기근속 등에서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고영선 KDI 부원장 “대기업 일자리 늘려야”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대기업(250인 이상)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OECD 32개국 중 최하위다. 이 비중은 중소기업 강국 독일도 41%였으며, 스웨덴(44%), 영국(46%), 프랑스(47%), 미국(58%)은 그보다 높았다. 통계청 조사에서 300인 이상 사업체의 일자리 비중은 2021년 기준 전체 종사자의 13.8%, 임금근로자의 18.4%로 집계됐다. 반면 10인 미만 사업체의 일자리 비중은 전체 종사자의 45.6%, 임금근로자의 30.7%에 달했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큰 편이다. 2022년 5~9인 사업체의 임금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54%에 불과했다. 100~299인 사업체의 임금은 71% 수준이었다. 중소기업에서는 출산 전후 휴가, 육아휴직 등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출생도 대기업 일자리의 부족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가족부의 작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력 단절 이후 재취업했을 때 일자리의 질은 대체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근로자 비중은 36.7% 포인트 하락하는데 임시근로자 비중은 9.4% 포인트 늘었다. 고용원 없이 일하는 자영업자 비중도 16.4% 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 부원장은 “수도권 집중 현상도 결국 비수도권에 대기업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도 밝혔다. 회귀분석 결과 시도 단위에서도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노동생산성이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며 정부도 기업의 규모화(스케일 업)를 저해하는 정책 요인을 파악해 개선해야 한다고 연구는 제언했다. 예컨대 ‘피터팬 신드롬’을 키울 수 있는 중소기업 지원정책 등의 효과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제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의 정책과 대기업 경제력 집중 관련 정책도 재검토할 때라고 덧붙였다. 고 부원장은 “과도한 입시경쟁을 줄이고 사회적 이동성을 제고하며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을 높이고 비수도권의 발전을 도모하려면 개별 정책분야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공통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규모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는… “퇴사 가능성 높은 S급보다 태도 좋은 A급”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는… “퇴사 가능성 높은 S급보다 태도 좋은 A급”

    기업은 이력서상 스펙이 우수한 ‘S급’ 인재보다 태도가 좋은 ‘A급’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월터스는 2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4 디지털 연봉조사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기업은 단기간 내 퇴사할 가능성이 높은 S급 인재보다는 협업 태도와 소통 능력이 뛰어난 A급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채용 시에도 지원자의 기술 역량 외에도 이른바 ‘소프트 스킬’을 파악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정유경 컨설턴트는 이와 관련해 “이력서로 보이는 S급보다는 기업과 오래갈 수 있는 태도가 좋은 A급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스킬(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태도는 바꾸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직무별로 볼 때 1인 개발팀 증가가 예상되는 테크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소통해야 하는 재무·법무 분야에서 소프트 스킬 인재 수요가 커지고 있다. 최준원 로버트월터스코리아 지사장은 “기업들은 실무적 전문성을 넘어 폭넓은 시야로 전체를 조망하고 이해 관계자들과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스킬을 높이 사고 있다”며 “직무 전문성을 꾸준히 키우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열어놓는다면 경쟁력 있는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임영웅마저…하나금융, 손흥민 이어 ‘광고계 투톱’ 싹쓸이 왜?

    임영웅마저…하나금융, 손흥민 이어 ‘광고계 투톱’ 싹쓸이 왜?

    하나금융그룹이 가수 임영웅을 새 광고모델로 선정했다. 이미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활용 중인 데 이어 ‘광고계 원투펀치’로 불리는 두 사람을 동시에 기용한 것을 두고 마케팅업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신뢰를 강조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금융권은 보통 리스크가 있는 연예인 모델은 기피하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이런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스포츠 선수에 이어 대중 가수까지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더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지난 26일 임영웅을 올해 새 광고모델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세대와 성별을 초월해 진심을 전하는 가수이자 선행과 기부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가수 임영웅의 따뜻한 행보가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라는 그룹의 방향성과 일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과 임영웅이 함께하는 첫 광고는 하나은행의 ‘자산관리의 영웅은 하나’로 이달부터 TV·유튜브·디지털 채널 등을 통해 영상 형태로 선보인다. 이와 별개로 오프라인에서는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과 한남동 사옥 등 건물 외부에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고, 영업점에 배포되는 입간판에도 임영웅 광고물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2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광고모델 브랜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측정한 브랜드평판지수 1위는 손흥민이었고 2위는 임영웅이었다. 하나금융이 동시에 국내 최고의 광고모델 2명을 싹쓸이한 것이다. 특히 손흥민은 20~30대 젊은 세대에서, 임영웅은 50~60대 중장년층에서 각각 선호도가 높아 이번 광고 모델 선정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존 광고모델인 손흥민 선수의 건강하고 활기찬 이미지에 가수 임영웅의 선하고 따스한 이미지가 더해지며 그룹에 대한 높은 브랜드 친밀도가 전 세대로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금융에도 디지털이 일반화하면서 MZ세대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향후 고객 마케팅에도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대기업 마케팅 관계자는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을 활용해 해당 광고 모델이 주는 이미지를 금융 브랜드와 연결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신뢰를 중요시하는 금융권의 기존 전략을 탈피해 MZ에게 좀 더 친숙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켜 미래 고객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채수지 서울시의원 “닻 올린 서울형 늘봄학교, 충분한 지원·준비로 제도 정착 만전 기해야”

    채수지 서울시의원 “닻 올린 서울형 늘봄학교, 충분한 지원·준비로 제도 정착 만전 기해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채수지 의원(국민의힘·양천1)이 지난 26일 제322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을 대상으로 한 질의를 통해, 3월부터 시행되는 ‘서울형 늘봄학교’에 대해 의견을 공유,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위한 방안 마련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늘봄학교’는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정규 수업 시간이 아닌 시간에도 학교를 중심으로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제도이다. 방과 후 교실과 돌봄교실을 통합한 형태로써 2024년 첫 시행을 시작으로 2026년 초등학교 전 학년 대상으로 시행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올해 1학기부터 전국적으로 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시행할 계획을 발표했지만, ‘서울 지역 늘봄학교’는 당장 3월부터 운영하겠다고 신청한 학교가 38개교에 그쳤다. 서울 지역 전체 535개 공립 초등학교 중 참여율이 6.8%에 불과한 것이다. 채 의원은 조희연 교육감에게 “개학을 코앞에 두고 150개 학교를 추가 모집하겠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큰데 어떠한 방안을 가졌는지”에 대해 질의했고, 조 교육감은 “교원들의 이해와 학부모의 이해가 충돌하는 부분을 조화롭게 해소하기 위해 일선 학교 교장 선생님들이 중심을 잡아 추진하는 한편, 공간배치 효율화를 지원하면서 지속해 소통할 것”으로 답했다. 이어 채 의원은 서울지역의 늘봄학교 지정이 늦어지면서 교실확보, 프로그램 시행뿐만 아니라 인력확보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을 우려하며 인력 공백에 대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으며, 교원의 역할과 늘봄학교의 운영은 당연히 분리되어야 된다고 강조, 정부에서 개발 및 지원하는 민관 협력 프로그램 활용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사교육과 경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프로그램 질 향상을 위한 좋은 활용방안이 될 수 있겠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채 의원은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85%에 달하는데 이는 교육보다 돌봄에 초점을 둔 경향을 알 수 있다”라며 “여러 형태의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학부모가 가장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것은 바로 학교이기 때문에 특별히 안전하고 행복한 돌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울시교육청에서 신경 써줄 것”을 당부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 “외국인은 더 비싸게”…日정부 ‘이중가격제’ 논의

    “외국인은 더 비싸게”…日정부 ‘이중가격제’ 논의

    일본에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자 일본을 찾는 한국인 등의 외국인 관광객이 물건을 살 때 일본인보다 더 많은 돈을 내게 하는 ‘이중가격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물가가 올라가자, 거주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며 나온 일종의 해결방안이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나가야마 히스노리 일본 료칸협회 부회장은 “싱가포르에서는 테마파크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서 거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이중가격제’를 운용한다”며 “이는 상품을 구매할 때 외국인에게 더 비싼 돈을 받는 정책이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자국민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보여주면 호텔이나 음식점, 관광지 등에서 할인을 해주는 방식이다. 일본정부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268만 810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9.5%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기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세 명 중 한 명(31.4%)은 한국인이었다. 대만인은 49만 2300명, 중국인 41만 5900명이 일본땅을 밟았다. “관광지 인근 식당 가격 오르고 있다”…현지인 부담 일본 관광산업이 활기를 빠르게 되찾은 데에는 엔저현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엔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부담이 줄어들어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일수록 물가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관광지용 가격’이 현지인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현지인들의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통신도 최근 보도에서 이를 지적했다. 매체는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관광지 인근 식당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도쿄 지역의 한 식당 메뉴를 사례로 들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외국인 2506만 6100명이 일본을 방문했는데, 일본에서는 이들이 물가를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 관광객용 가격과 현지인용 가격을 다르게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JR철도 할인 등 일본의 관광·운수업은 지금까지 물가가 높은 나라의 ‘대접’으로 ‘외국인에게는 할인’을 기본으로 했다”며 “환경이 바뀐 지금, 발상을 전환하고 싶다”고 했다.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 엔저에 따른 내국인 물가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부작용도 생긴다. 외국인을 차별 대우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일본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인 관광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또 “해외에서도 이런 종류의 이중 가격은 드물지 않다. 하지만 음식점이 이중가격을 내놓을 경우 악평이 퍼질 수 있다”며 “‘빠른 입장’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 동원병끼리 강간 강요…러 죄수부대 만행 폭로

    동원병끼리 강간 강요…러 죄수부대 만행 폭로

    러시아 교도소에서 사면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전방에 투입된 병사들이 다른 전우들을 학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매체 베르스트카는 3개월간 러시아 병사 여러 명과 인터뷰했다며 죄수 출신 병사들이 어린 동원병들을 상대로 ‘폭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들 전과자가 전장에서 정신 나간 행태를 보이는 주된 이유는 병력 교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동안에서는 4개월 넘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 간 공방전이 계속돼 러시아군 진지에서 학대가 만연했다. 크린키와 같은 마을은 이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인 시신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폐허로 변했다. 소식통들은 양측에서 매일 60~100명씩 전사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여기는 지옥”이라며 양측 모두 바보 같은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병력이 그곳으로 보내졌지만 돌아온 병사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크린키는 최근까지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0일 타스 통신에 크린키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르손주 방향에서 온 러시아 병사 두 명은 여전히 해당 마을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포병은 “우리 진지에 대한 (우크라이나) 포격이 여전해서 우리는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 모두가 죽을 것이라는 걸 알기에 평범한 소년(동원병)들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변태다. 여기서 그들은 말 그대로 자신들의 구역을 만들었다. 그들의 지휘관은 후방 깊숙한 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포병과 그의 전우들은 러시아 공수군 제104근위공수사단 예하 제345근위공수연대의 병사들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제보했다. 여기에는 한밤중 벌거벗은 남성 4명이 군인들에게 구타와 폭언을 당하고 뒤쪽에 파놓은 구덩이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에서는 한 군인이 이 피해자들을 향해 “뭐하는 거야, 이 빌어먹을 개XX들아, 움직이지 말고 모두 서 있어... 그리고 너는 구덩이로 뛰어들어가 창X와 교X해. 도망쳐봐, 이 뚱뚱한 창X야”라고 소리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는 근무 중 술 마시거나 약(마약)을 하는 사람을 비공식적으로 처벌하는 방법이라고 시베리아 지역 노보시비르스크 죄수 출신 병사 미하일 말체프(32)는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국방부와의 계약 대가로 지난해 9월 사면됐으며 해당 영상과는 관련이 없다. 그는 “제소자 출신 병사들은 동원 병사들 간 강간을 강요한다. TV를 보듯 앉아 그 장면을 지켜본다”며 “비웃고 그들 위에 오줌을 싸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베르스트카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병사가 나무에 묶여 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러시아 군인 세묜 키스코로프는 매체에 싸움을 거부하는 병사들은 또한 잔혹한 처벌을 받게 된다며 며칠 동안 수갑이 채워지거나 나무에 묶여 먹거나 마실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그의 형이 지난해 11월 싸음을 거부한 후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말체프는 매체에 부상병들은 봉합 수술을 받고 전투에 복귀하고 있으며, 전사한 동료들의 시체는 종종 그들 주위에 썩게 내버려져 있다고 말했다. 베르스트카는 자신들과 인터뷰했던 말체프와 그의 부대 전체가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가 교두보를 마련한 드니프로강 동안에 있는 크린키 마을에서 전사했다고 언급했다. 세 번째 영상에서는 기관총이 발사되는 소리가 크게 들리면서 두 남성이 막대기로 구타를 당하는 모습이 나온다. 신음과 비명, 사람들 몸을 때리는 소리도 들린다. 처벌을 받는 중 한 명이 “”그게 다야, 제발 용서해줘“라고 울부짖는다. 러시아 ‘스톰 Z’ 부대 러시아군은 전쟁 내내 많은 사상자를 냈다. 일부 분석가들은 대규모 병력을 행군으로 보내 우크라이나 진지를 압도하려고 ‘인해 전술’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병사들은 종종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장비가 부족해 전사하는 사례가 많다.지난해 러시아 정부는 ‘스톰 Z’ 부대를 창설했다. 이 부대의 몇몇 병사들은 사면을 대가로 전투에 참가하는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다. 우크라이나 매체 프라우다가 입수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자료에 따르면 스톰 Z는 극도로 낮은 전투 능력을 보인다. 이 집단에 속한 군인들은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고 약탈에 가담하며 탈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이 밝혔다.
  •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이 만든 ‘수원왕갈비통닭’ [한ZOOM]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이 만든 ‘수원왕갈비통닭’ [한ZOOM]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2019년 개봉한 이병헌 감독 영화 ‘극한직업’에 등장한 ‘수원왕갈비통닭’은 한국인의 소울푸드(Soul Food)인 ‘갈비’의 양념 맛과 ‘치킨’의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하이브리드 메뉴이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수원왕갈비통닭을 판매하는 곳을 찾아 다녔고, 일부 발빠른 사람들은 직접 레시피를 개발하기도 했다. 수원왕갈비통닭의 원조는 수원화성 인근 ‘통닭거리’ 안에 있는 ‘남문통닭’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수원 통닭거리는 평일 하루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갈 정도로 영화 팬들의 성지가 되기도 했다.영화 ‘극한직업’이 알려준 또 하나의 사실이 있다. 바로 수원이 왕갈비의 성지라는 점이다. 영화는 치킨집에서 잠복하던 마약반 형사가 ‘수원왕갈비의 양념’을 ‘양념통닭의 양념’ 대신 사용하면서 수원왕갈비통닭이 탄생하는 것으로 그린다. 우선 수원왕갈비의 원조는 1940년대 수원 영동시장에서 이귀성씨가 운영한 ‘화춘옥’이 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귀성씨는 소갈빗대를 그대로 양념에 재운 후 손님에게 팔았는데, 이 소갈빗대를 ‘수원왕갈비’라고 불렀다고 한다. 수원왕갈비가 시작된 1940년대는 해방 전후 혼란과 가난으로 모두가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갈비를 저렴한 가격으로 팔기 위해서는 먼저 저렴한 가격으로 소고기가 유통되어야 했다. 그렇다면 수원왕갈비의 원조 화춘옥의 이귀성씨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던 것일까? 이야기의 시작을 위해 1790년대 조선시대 후기로 거슬러 가보자.개혁군주 정조대왕의 애민정신 조선 제22대 국왕 정조(正祖·1752~1800)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옮기고, 한양의 남쪽 방어를 위해 1796년 수원에 화성(華城)을 건설했다.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건설에 참여한 백성들에게는 급여를 지급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정조는 백성들이 건설에 참여하는 동안 생계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급여를 지급했다. 또한 겨울철에는 건설에 참여한 백성들에게 솜옷과 털모자까지 지급했다. 당시 솜옷은 재력가들이나 가질 수 있었으며, 토끼털로 만든 털모자는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급되던 귀한 것이었다. 그리고 정조는 건설에 참여한 백성들의 건강을 위해 엄격하게 제한하던 소 도축까지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이러한 정조의 애민정신(愛民精神)은 백성들의 마음을 얻었으며, 다산 정약용(丁若鏞·1762~1836년)의 거중기(擧重器)까지 더해지면서 약 12만평 규모의 수원화성은 단 2년만에 완공되었다. 화성 완공 후 정조는 둔전(屯田, 군비 마련을 위해 경작하는 토지)을 만들었고 둔전을 경작하는 농민들에게 소를 나누어 주었다. 소가 늘어나면서 송아지 거래가 늘어났고 자연히 우시장(牛市場)이 형성되었다. 수원 우시장은 한때 전국 3대 우시장으로 성장했지만 도시개발로 쇠퇴하다가 1996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애민정신 → 수원 우시장 → 수원왕갈비 → 수원왕갈비통닭 정조의 애민정신으로 수원화성이 건설되고 계획도시 수원이 자리를 잡으면서 수원 우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덕분에 수원왕갈비가 등장했고, 수원왕갈비의 양념이 치킨에 입혀지면서 수원왕갈비통닭이 탄생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마치 단절된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또다른 무엇인가를 만들어 가는 것 같다. ‘세상 모든 건의 기원’(흐름출판·2023)의 작가 강인욱 경희대 교수(고고학자)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우리는 흔히 과거와 미래를 단절된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시간은 그렇게 흐르지 않습니다. 과거는 현재와 이어지고, 현재는 다시 미래와 이어집니다. 또한 미래는 다시 과거의 반복일 때도 있습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말이죠.”
  • 청각장애 보험왕… “5~6시간 수어 대화 예사죠”

    청각장애 보험왕… “5~6시간 수어 대화 예사죠”

    두 살 때 열병 앓은 뒤 청력 잃어고객 만남에 가장 긴 시간 할애상위 1% 설계사 2년 연속 선정“신뢰감 형성, 고객 의구심 풀어”최상위 설계사 종신 회원이 목표 “수어가 첫 번째 언어인 청각장애인은 한글로 된 보험상품 설명을 읽는 데도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심지어 길고 복잡한 보험약관과 보장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서명하는 일도 많죠. 그런 분들을 위해 수어로 설명을 해드리다 보면 대여섯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14년차 보험설계사인 최정민(41) AIA프리미어파트너스 마스터플래너는 회사 내에서 고객과의 만남에 가장 긴 시간을 할애하는 직원으로 유명하다. 고객 10명 중 9명이 청각장애인이기에 어려운 보험용어를 하나하나 풀어 가며 수어로 설명해야 한다. 최씨 역시 중증 청각장애인이다. 두 살 때 열병을 앓은 뒤 청력을 잃었다. 25일 수어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씨는 “같은 장애가 있는 고객들에게 공감과 신뢰를 얻고, 또 이를 통해 ‘맞춤형’ 설계를 해 드리는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2010년 AIA생명에 입사한 그는 청각장애인 최초로 2년 연속(2022~2023년) ‘상위 1% 우수설계사’만 받는다는 ‘골든펠로우’ 인증을 받았다. 골든펠로우로 인정받으려면 최소 5년 연속으로 우수인증설계사로 인증을 받는 것은 기본이고, 상위 1%대 계약유지율을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불완전판매’가 단 한 건도 없어야 한다. 불완전판매로 골머리를 앓는 요즘 금융계가 곱씹어 볼 만한 대목이다. 지난해 7월에는 미 생명보험협회(LIMRA) 등이 주관한 ‘아시아 우수 생명보험인 대상’(ATLAA) 시상식에서 그는 ‘올해의 영감을 주는 에이전트’ 상을 받았다. “비장애인과 같은 혜택을 줄지, 장애를 이유로 혜택이 줄어드는 건 아닌지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십니다. 특히 장애인이니 다쳐도 보장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상해 보장을 줄이는 경향도 있습니다.” 최씨가 만나는 일부 고객들은 의심도 많다. 살면서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하는 일이 많았기에 반대로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방어기제이기도 하다. 그는 그런 고객에게 제대로 된 좋은 보험을 가입시키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했다. 최씨는 “같은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서 라포(상호신뢰감)를 형성하고 고객이 가진 의구심을 하나하나 풀어 드린다”면서 “청각장애인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보험 관련 정보를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최대한의 혜택을 드리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장애인 직장인이 걷는 길은 울퉁불퉁하다. 그 역시 보험설계사로 의지할 이도, 물어볼 선배도 적었다. 비장애인 설계사와의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한 이들도 많다. 최씨는 고객들로부터 “덕분에 보험에 대해 많이 배운다”, “대단하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는 보험업계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하나는 ‘일주일에 2건 이상 계약’이라는 의미의 ‘2W’를 100주 연속 달성하는 것, 다른 하나는 전 세계 최상위 보험 재무설계사들의 모임인 MDRT 협회의 종신 회원이 되는 것이다. 첫 번째 목표는 지난해 장애인 최초로 ‘250주 연속 2W’를 이뤄 내면서 초과 달성했다. 두 번째 목표를 위해서는 10년 이상 자격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고지까지 2년을 남겨 두고 있다. 최씨는 “목표를 위해 2년을 더 달려야 한다. 미국 MDRT 협회 총회 연단에 오르는 게 목표다. 무엇보다 청각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서울의 봄’이 진짜인 줄 안다

    [김동률의 아포리즘] ‘서울의 봄’이 진짜인 줄 안다

    록이나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민주당에 가깝다. 그러나 블루그래스나 컨트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당파성을 많이 띠고 공화당에 가깝다. 트럼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미국 얘기다. 좋아하는 음악하고 지지하는 정당하고 무슨 관계가 있다고 이 같은 엉뚱한 소리가 나올까.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겠다. 하지만 다수의 관련 연구들이 증명하고 있다. 록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개 대도시에 살며 개방적이고 교육 수준이 높다. 블루그래스나 컨트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 대도시의 낙후된 지역에 살거나 남부의 시골에 거주하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의 문화적인 취향을 통해 정치적인 성향을 알 수도 있다. 또 이 같은 취향은 거꾸로 정치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실제로 정치와는 무관한 음악, 영화, 다큐멘터리 등이 부수적인 학습효과를 통해 인간의 정치사회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간접적인 설득이 더 큰 정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본 미국인은 더 애국적인 미국인이 된다. 미국 밖 사람들도 은연중 미국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나치의 만행을 그린 로만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를 본 사람은 나치를 증오한다. 맷 데이먼이 등장하는 ‘본 시리즈’를 본 사람은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의 정보기관, 나아가 미국 정부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오늘날에는 유튜브, 영화 등등이 정치 지식의 주된 정보원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부모나 학교 선생님들이 담당했던 정치사회화 과정을 지금은 영화, 음악, 유튜브 등이 맡고 있다. 예전에는 박정희가 어떻고, 김대중이 어떻고, 이승만이가 어떻고를 부모나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릴 때는 텔레비전, 커 가면서는 유튜브, 신문, 영화, 음악 등을 통해 습득한다. 이들 미디어 콘텐츠를 일컬어 제2의 부모라고 한다. 정치사회화의 중요한 매체는 활자매체와 영상매체로 나뉜다. 나이가 들수록,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활자매체의 역할이 크다. 유튜브, TV, 영화는 나이가 어리거나 상대적으로 지식 수준이 낮은 사람에게 큰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영상매체의 정치적 영향력은 크고도 무섭다. 보통 사람이 정치 현안을 평가하는 방향은 불행하게도 이들 매체가 평가하는 방향과 무의식적으로 일치하게 된다. 이게 문제다. 영상물이 좋게 말하면 좋은 것으로 보이고 나쁘게 말하면 나쁜 줄 안다. 나아가 선거운동 등 실제적인 정치행위에 대해서도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영화나 유튜브를 통해 얻은 정보를 두고 친구들과 논쟁을 벌이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많이 접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정치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나아가 실제로 선거운동에까지 참가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이른바 강성 이재명 지지층인 ‘개딸’이 그 예가 된다. 영화나 유튜브 등 영상물의 위력은 특히 젊은 세대에게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이 같은 영상물의 정치적 색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의 봄’과 ‘건국전쟁’이 그 예가 된다. ‘건국전쟁’의 경우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 의도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극영화인 ‘서울의 봄’의 경우 보는 것만으로는 창작 의도나 당파성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곳곳에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주장이 숨어 있지만 제작자가 픽션이라고 주장하면 할 말이 없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내걸면 딱히 답이 없다. 결국 이런 유는 제작자의 물밑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제작자의 정치적 경향성 등등 여러 배경을 알아야 비로소 감춰진 목적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정치 지향 영화에 대해서는 보다 깊은 사유와 성찰이 필요하다. ‘서울의 봄’이 그 예가 된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매체경영)
  • 회피하는 부모들 “학교에는 감추고 싶어요… 낙인찍힐까 봐”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회피하는 부모들 “학교에는 감추고 싶어요… 낙인찍힐까 봐”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내 잘못으로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 매일 반복되는 아이의 과잉행동 때문에 느끼는 피로, 이제 아이 인생은 물론 부모 인생도 망가진 것 같은 두려움…. 주변에서 “어릴 때는 다 그렇다”며 눙치고 이해한다 할지라도 자녀가 정신질환 질병으로 분류되는 F코드 진단을 받았을 때 의연함을 잃지 않을 부모는 많지 않다. 당장 자녀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모르겠고, 본격적으로 행동치료 등에 돌입하면 들어갈 월 100만원이 훌쩍 넘는 치료비도 걱정된다.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돌봐야 할지 번민한 끝에 경력단절을 감수하지만 막상 직장을 그만두면 양육을 잘하고 있는지 의심하는 주변 눈총을 피할 길이 없이 궁지에 몰린 기분을 느낀다. 이런 상황을 겪는 부모에게 학교는 어떤 전화를 할까. 오늘 친구에게 나쁜 행동을 했으니 사과하셔야 할 것 같다는 고지,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안내, 상담을 받는 게 좋겠다는 권유 등 부정적인 내용 일색이다. 자녀의 단점을 반복적으로 지적받다 보면 억울한 마음에 담임교사가 특히 자녀의 이상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하고 학교의 전화를 점점 피하게 된다. 교사들은 전화를 받지 않거나 아이에게 정신과적 상담을 권하는 교사와의 소통을 회피하는 부모들의 행동에 비판적이다. 부모 동의 없이 학생의 정신건강을 진단하고 치료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저학년 담임을 했던 한 교사는 “부모가 회피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녀가 겪는 정신적인 문제는 교우 관계의 문제, 학업 부진의 문제로 증폭된다”고 단언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하며 만난 많은 교사와 의사가 회피하는 부모에게 갖는 속마음은 ‘연민’이었다. 오미애 경희의료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25일 “아이가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으면 엄마 쪽 유전인지, 아빠 쪽 유전인지 가리는 것부터 시작해 임신 중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언제 아이를 잘 돌보지 못했는지까지 곱씹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부모들의 이런 우려는 모두 근거 없는 얘기다. ADHD 발병에 유전적 요인이 작용한다고는 하지만 이 질환은 특정 염색체가 전이되는 식의 유전병이 아니다.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처럼 가족 내 유병률이 경향성을 띨 뿐 유전이나 양육 방식 등에서 인과관계를 콕 집어 찾기 어렵다. 이렇게 설명해도 부모들은 죄책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자녀는 부모 하기 나름’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최근 대한민국의 육아관에 맞춰 아이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투사하는 것이다. 자녀의 ADHD 진단에 절망하는 대신 “드디어 문제를 해결할 길을 찾았다”며 힘을 끌어모으는 부모도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커밍아웃(ADHD임을 드러내기)의 불안감’은 피하기 어렵다. 정신과 약을 먹는 아이라고 낙인찍히거나 다양한 학교 활동에서 배제되는 ‘은따’(은밀한 따돌림)를 당할까 두려워서다. 자녀가 심하게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학교에 ADHD를 감추고 싶은 욕구는 더 커진다. ADHD 약을 먹기 전에도 폭력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잘 보이지 않았던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키우는 한 어머니는 지난해 1학기 담임교사에게 아이가 ADHD 약을 먹는다고 말한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1학기 동안 워낙 긴장을 한 데다 아이가 약물치료를 성실하게 받은 덕분에 수업에 집중하는 데 문제가 없었는데도 선생님은 부정적인 색안경을 끼고 아이를 보신 것 같았다”며 “1학기를 마치고 전학 가기 전 인사할 때 ‘문제는 있지만 아이를 잘 품어 1년을 보내려고 했는데 아쉽네요’라고 하던 선생님의 말씀에 배려인 줄 알면서도 솔직히 서운했다”고 밝혔다. 전학 간 학교에서는 아이의 ADHD를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 학교에서 자녀가 친구들과 싸우거나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주변 반응을 본 뒤엔 함구를 이어 가기로 결심했다. ADHD라서 혹시 더 싸우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속마음을 들킬까 봐 마음 졸이며 면담을 하는데 교사는 그저 “원래 감정 표현이 어려운 1학년 시기에 싸움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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