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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방극장’ 가석방 심사관, 브루마스터, 무도실무관…금시초문 ‘이색 전문직’ 눈길

    ‘안방극장’ 가석방 심사관, 브루마스터, 무도실무관…금시초문 ‘이색 전문직’ 눈길

    최근 안방극장에 이색 전문직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면 신선한 소재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에피소드가 풍부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대중이 선망하는 직업이 드라마에 등장했다면 최근에는 드라마 속 직업이 더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은 가석방 심사관이라는 직업을 그린 최초의 드라마다. 가석방 심사관은 가석방 여부를 결정하는 인물로 재소자들의 최종 심판관이다. 가석방은 재소자들이 형기 만료 전에 유일하게 교도소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가석방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관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극 중 가석방 심사관이 된 변호사 이한신(고수)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가석방 제도를 악용하려는 양심 불량 재소자들에게 맞선다. 이한신은 횡령, 배임 혐의로 교도소에 가서도 호화롭게 사는 재벌 회장이나 투자 사기로 형을 살게 된 경제사범의 가석방 출소를 막는다. 지난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은 성폭력과 스토킹 등으로 전자발찌를 찬 출소자를 24시간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의 활약을 그려 호평받았다. 법무부 소속 보호관찰소에서 일하는 무도실무관은 무도 3단 이상의 자격을 갖춰야 하며 보호관찰관과 함께 출소자의 이동 경로를 분석하고 현장 순찰도 같이 한다. 무도실무관 이정도 역을 맡았던 김우빈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만 해도 무도실무관에 대해 몰랐다”면서 “영화를 통해 일상 속 영웅인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이 널리 알려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에 이 영화를 보고 참모진에게 추천했으며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는 현직 무도실무관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ENA 드라마 ‘취하는 로맨스’는 주류업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주인공 윤민주(이종원)의 극 중 직업은 브루마스터다. 맥주 양조 과정 전반을 관리하는 브루마스터는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고 원료를 선택하며 맥주의 품질과 맛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지난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의 여주인공 홍희주(채수빈)는 수어 통역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주로 뉴스에서 수어를 통역하는 희주는 남편인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유연석)과 수어와 필담으로 대화를 나눈다. 국내 최초로 우주정거장을 배경으로 한 tvN ‘별들에게 물어봐’에도 이색 직업들이 등장한다. 내년 1월 방영 예정인 이 작품에서는 공효진이 최고의 우주과학자로 등장하고 오정세가 우주정거장에서 10년째 근무 중인 초파리 연구 과학자 김강수로 변신한다. 김강수는 세계적 금융기업 오너 일가의 둘째로 여유만만한 인생을 살다가 돌연 우주로 진출해 위험한 일탈을 즐기는 인물이다. 드라마 속 직업이 다양해지면서 아예 전문직 종사자들이 드라마 집필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SBS 드라마 ‘굿파트너’의 경우 이혼 전문 변호사가 집필을 맡아 이혼 과정을 현실감 있게 그렸고 JTBC ‘미스 함무라비’와 tvN ‘악마판사’는 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가 대본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박상혁 CJ ENM 채널사업부장은 “과거에는 대중이 좋아할 만한 직업군이 자주 등장했지만 최근 들어 극 중 리얼리티가 중요해지면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직업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다양한 전문직이 등장하면 에피소드가 풍부해지고 구체적인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2025년도 예산 등 현미경 심사 돌입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2025년도 예산 등 현미경 심사 돌입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이선희)는 제351회 제2차 정례회 기간 중 지난 25일을 시작으로 27일까지 3일에 걸쳐 2025년도 본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지난 25일 첫날에는 기획조정실, 대변인, 미래전략기획단에 대한 예산심사와 4건의 조례안, 1건의 동의안을 심사했다. 2025년도 본예산은 기획조정실 1조595억 원, 대변인 73억원, 미래전략기획단 20억원으로 각각 291억원(2.8%), 17억원(29.7%), 7억원(57%) 증액된 규모로 제출됐다. 조례안 및 동의안 심사에서, 이형식 의원이 대표발의한 ‘경북도지사 공약사항 관리 조례안’은 도지사의 공약사항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되어 원안 가결하고 ‘경북도 사무위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경북도 조정교부금 배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원안 가결했다. 한편, ‘경북도 케이(K)과학자 선정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사업목적 및 대상범위 등이 모호함에 따라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해 유보됨에 따라 ‘경북도 K-과학자 지원 및 운영 공공기관 위탁대행 동의안’은 부결됐다. 먼저 기획조정실 예산안 심사에서는 김창혁(구미) 위원은 경북연구원에 대해 “본연의 역할 발굴보다는 단순 포럼이나 워킹그룹 운영 등 예산을 위한 수탁사업이 많아 보이며, 진행중인 위탁 사업에 대해 재검토해볼 것”을 주문했다. 한편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 기획조정실이 앞장서서 예산 절감 노력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업부서의 전문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해당 부서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며 임의적인 예산 삭감은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 김홍구(상주) 위원은 국비사업인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전년도 보다 감액된 것은 사업계획 대비 집행률이 저조한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집행률 제고 등 방안을 마련하여 대응기금 확보에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언론홍보비에 대해 “예산 편성액에 비해 실질적인 도정 홍보 효과는 미미하다”며 성과 평가 및 삭감을 통한 예산 절감 등 효율적인 운용을 주문했다. 박선하(비례) 위원은 “버스 무료 공공와이파이 제공 시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보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보안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사랑의 그린PC 보급’,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등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지원사업에 대해 “수요가 많은 사업임에도 예산은 제자리 걸음이거나 오히려 감액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수요조사를 실시해 실제 도민의 요구에 부합하도록 예산을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칠구(포항) 위원은 지난 8일 신청사 이전 기념식을 가진 경북동부청사에 “현 동부청사는 기능적으로나 조직구성으로 보나 당초 도지사가 공약한 사항과는 괴리가 있다며, 경북 동남권의 행정 중심으로 발돋움하여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형식(예천) 위원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운영지원은 전국 광역자치단체가 세종시를 제외하고 출연금액이 동일한 부분에 대해서 “지역 인구나 재정 여건에 따라 분담금을 산출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것”을 주문했다. 전체 행사운영비가 전년도 대비 80.5%씩 급증한 데 대해 “전체 예산 증가율 5.2%에 비해 유독 행사운영비만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며, 행사성 사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성과를 평가하여 예산 낭비 방지를 당부했다. 임병하(영주) 위원은 “공통용역비가 긴급성이 없는 일반적인 용역 사업에 투입된 것이 있다”면서 “집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예산이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최태림(의성) 위원은 ‘스마트경로당 개발 및 보급’ 사업에 대해 “지역 농어촌 어르신 등 정보취약계층이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하면서 “디지털 매체의 보급뿐만 아니라 사용법에 대한 교육과 학습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명강(비례) 위원은 “경북도와 도의회 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예산이 거의 없다”며, “현안사항에 대한 원활한 상호작용을 위해선 예산 편성을 통해 정례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강소형 스마트도시 조성에 대해 “지역별로 축적된 문화·산업적 인프라를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희권(포항) 부위원장은 경북연구원에 대해 “도에서 위탁하는 사업들이 당초 연구원 설립 목적과 부합하지 않고 애매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연구원의 역량과 본래 기능을 고려한 적절한 사업을 위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도정 주요정책 홍보’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예산액 산출 근거를 통한 계획적인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희(청도) 위원장은 “조기집행 실적이 저조하면서 연말마다 예산 집행이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지적하면서 “분기별로 목표 대비 집행 실적을 점검하는 등 경기 활성화와 경제 회복 촉진을 위해 집행률 제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한 사업별 성과계획 상당수가 증가 없이 매년 같은 목표로 책정되어 있는 등 사실상 성과계획이 무용지물임을 지적하며,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장기적인 시점에서는 목표치가 상승해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예산안 심의 시 반복되는 지적사항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점검을 촉구했다. 이어지는 대변인 소관 2025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는 김창혁 위원은 “주요 시책이 SNS 홍보사업이나 ‘AI도지사’와 같이 사회에서 일시적으로 주목받는 유행에 끌려다니고 있다”고 지적하며 “시작만 거창하고 나중엔 흐지부지되는 식으로 반복되는 사이 예산만 낭비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한 각종 연구 용역에 대해 “의례적으로 진행하지 말고, 전에 없던 혁신적이고 생산적인 내용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박선하 위원은 ‘SNS 서포터즈 운영 관리’ 사업에 대해 “내실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과 분야별로 고르고 능력 있는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실라리안과 같이 홍보가 부족한 브랜드를 대상으로 적극 추진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고 제안했다. 이형식 위원은 “도보, 연설문집, 도정홍보지 등이 계속해서 지면으로 발간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자 발간 등 효과성 있는 방법으로 개선해야 함을 강조했다. 임병하 위원은 “현행 책자형 도보는 보기도 힘들뿐더러 접근성이 지극히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작년에도 동일한 지적을 받은 만큼 전자 도보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황명강 위원은 “도 공식 SNS의 구독자 수가 매년 상당한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정체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뉴미디어 관련 사업을 도 직접사업으로 전환하고 컨텐츠를 강화하는 등 집행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희권 부위원장은 “홈페이지 관리업무에는 홍보물 게시뿐만 아니라 그 밖의 각종 정보전달과 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관리가 포함되어 있다”고 말하며 “이런 전문적인 성격의 업무를 대변인이 별도 담당하기에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해마다 1억원의 예산을 들여 구독률이 저조한 지면 신문 등을 구독하고 있는 점을 가리켜, 향후 개선을 주문했다. 이선희 위원장은 대변인이 홈페이지 운영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점에 대해 “전문가가 없다면 자문하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홈페이지 운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미래전략기획단 소관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과 조례안 2건, 공공기관 위탁대행 동의안 1건에 대한 심사에서 김창혁 위원은 “K과학자 연구수당 지급 기준이나 사후 관리 기준이 미비해 관련 규정이나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한편, 경북그랜드포럼에 대해 “사업명과 달리 가족단위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있다”며, “필요하다면 다른 신규 사업을 통해 사업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김홍구 위원은 “사업 계획에 내년 말까지 완공하기로 되어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며, “정주 여건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조건으로 은퇴과학자를 끌어들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칠구 위원은 “수소산업, 바이오산업, 이차전지산업 등 우리 지역과 유관한 미래 신산업에 대한 예산이 거의 없다”고 지적하며, “내년도 증액 편성한 신규전략사업발굴연구용역 등 연구용역 예산을 관련 산업의 발전에 적극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식 위원은 “조례안의 특성상 선정기준의 명확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조례의 대상 범위가 지나치게 넓으면 향후 사업에 대한 의회 통제 약화와 집행부 권한 남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병하 위원은 신규전략사업발굴연구용역에 대해 “내년도 예산이 4억원에서 5억원으로 증액되었는데 금년도 집행 실적은 미흡하다”고 말하며 증액의 근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명강 위원은 “조례안의 K과학자에 대한 정의가 선명하지 않을뿐더러 해당 분야도 과학기술과 인문사회를 한데 묶어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지적하는 한편 “대상자 선발을 선정위원회가 아닌 도지사가 하도록 되어있어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손희권 부위원장은 용어 혼동 등 조례안의 미흡한 점을 지적하는 한편 비용 추계서 상의 사업량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전국매니페스토 우수사례 발굴공유 사업에 대해 “사업비에 대한 구체적인 산출근거가 없고, 사업 시행도 경북연구원을 통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위탁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북연구원을 매개로 하여 수수료와 운영경비를 소모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으며 “연구수당 명목으로 사실상 활동지원금을 지급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예산의 사용 목적과 용도를 명확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나만 빼고… 가상자산 대박, SNS발 ‘포모증후군’ 번진다

    나만 빼고… 가상자산 대박, SNS발 ‘포모증후군’ 번진다

    “적금만 해선 답이 없지 않나, 비트코인에 투자한 2600만원은 4000만원이 됐다.” 2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가상자산 가격 급등으로 큰 수익을 얻었다는 이런 ‘인증 글’이 수두룩하다. “사회초년생인데 성공한 기분”, “몇 년 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대출해 이자만 100만원 내고 있었는데, 요즘은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 “월급쟁이라면 ‘코인’(가상자산) 말고는 다른 방법이 있느냐”와 같은 글은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을 주축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사회초년생 등 직장인을 중심으로 ‘포모 증후군’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된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인 포모 증후군이 심각해지면 불안한 마음에 일종의 ‘묻지마 투자’를 하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 비트코인이 신고가(1억 3877만원)를 찍었던 지난 22일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24시간(일일) 거래 규모는 25조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루 거래대금(약 16조원)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 원화 거래소 업비트에서 지난 5일 9428만원이던 비트코인은 이날 1억 3611만원(오후 5시 기준)에 거래됐다. 2년 전부터 가상자산에 1억원 정도를 투자한 우모(37)씨는 “미 대선 이후 추가로 도지코인을 사서 지금은 수익률이 3배 정도 된다”며 “‘위험하다’고 말리는 지인들도 있었지만, 리스크가 큰 만큼 수익이 높은 것 아니겠냐”고 했다. 대학생이 모이는 커뮤니티에서도 “스테이킹(예치) 수익이 하루 80달러에서 최근 240달러가 됐다”, “비트코인으로 300만원을 벌었다”는 후기가 심심찮게 올라온다.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 투자 열풍이 이미 불어 닥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한 달도 되지 않아 40% 넘게 증가한 걸 본 직장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근로소득만으로 돈을 충분히 모으기 어려운 젊은층 사이에서 투기적인 가상자산이 대안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며 “단기 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이 글을 올리거나 유튜브 등에 나오다 보니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투자 열풍은 가상자산 선물거래 투자로도 번지는 분위기다. 직접 거래하는 현물거래와 달리 가격 변동성을 예측해 투자하는 선물거래는 더 크게 손실이 날 수 있지만 위험성은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 폭이 매우 크고, 작전세력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크다”며 “사람들이 많이 참여한다고 해서 우량한 투자처가 아니기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려서 투자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이르면 내년 상반기 2개 판결 확정… 이재명 대선 출마 갈린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2개 판결 확정… 이재명 대선 출마 갈린다

    무죄·벌금형은 출마 영향 없어실형 땐 의원직·피선거권 잃어집행유예는 기간 따라 엇갈려‘1심 유죄’ 선거법도 뒤집힐 가능성‘대장동 재판’ 대선 전 확정 힘들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며 일단 정치생명의 최대 위기는 넘겼지만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이번 사건에 대한 확정판결이 나올 것으로 점쳐지면서 최종 결과에 따라 대선 출마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규정대로라면 6개월 내 확정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이 밖에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도 1심 재판 진행 중이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위증교사 혐의 사건의 경우 내년 중엔 확정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표가 연루된 다른 사건에 비해 쟁점이 복잡하지 않은 까닭이다. 일각에선 2·3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법원이 위증교사를 ‘사법 질서를 교란하는 중대 범죄’로 보고 엄중하게 처벌하는 경향이 있어 유죄로 판단이 바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3심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도 발생한다. ①1심처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거나 벌금형이 나오면 액수와 관계없이 국회의원 자격이나 피선거권은 영향받지 않는다. ②반면 징역형 실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형 집행을 마치고도 형이 실효될 때까지 최소한 5년간 더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③징역형 집행유예가 최종 선고되면 다소 복잡하다. ‘형 확정 시기 및 집행유예 기간’이 대선 출마 가능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징역형 집행유예의 경우 국회의원직을 잃지만 피선거권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날 때까지만 상실한다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이다. 따라서 법조계는 대선 후보자 등록 기간 전에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면 출마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이 대표가 내년 6월 대법원 판결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고 가정할 경우, 이 선고 시점을 기준으로 집행유예 기간이 차기 대선(2027년 3월) 전에 종료돼 출마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다른 재판들도 변수다. 이 대표는 현재 8개 사건에서 12개의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재판은 지난 15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재판부는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해외에서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의 이 대표 발언, 성남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 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선거사범 재판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최종 결론이 나온다. 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1심 선고형이 그대로 확정되거나 벌금형 100만원 이상이 나올 경우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을 잃고 피선거권이 제한돼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다만 2·3심에서 아예 무죄로 뒤집히거나 선거 출마에 영향이 없는 벌금형 100만원 미만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만 사안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확정 선고는 차기 대선 전 나오기 힘들 것이란 법조계 관측이 많다.
  • “이르면 내년 위증교사 확정 판결”… 이재명, 대선 출마 경우의 수는

    “이르면 내년 위증교사 확정 판결”… 이재명, 대선 출마 경우의 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일단 정치 생명 최대 위기를 넘겼지만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이번 사건 확정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점쳐지면서 최종 결과에 따라 대선 출마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규정대로라면 6개월 내 확정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이 밖에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도 줄줄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위증교사 혐의 사건의 경우 내년 중엔 확정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표가 연루된 다른 사건에 비해 쟁점이 복잡하지 않은 까닭이다. 일각에선 2·3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법원이 위증교사를 ‘사법 질서를 교란하는 중대 범죄’로 보고 엄중하게 처벌하는 경향이 있어 유죄로 판단이 바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판결이 뒤집힌다면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①징역형 실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형 집행을 마치고도 형이 실효될 때까지 최소한 5년간 더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②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형 확정 시기 및 집행유예 기간’이 대선 출마 가능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징역형 집행유예의 경우 국회의원직을 잃지만 피선거권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날 때까지만 상실한다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이다. 따라서 법조계는 집행유예 기간이 대선 후보자 등록 기간 전에 만료되면 출마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이 대표가 내년 6월에 대법원 판결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고 가정할 경우, 이 선고 시점을 기준으로 집행유예 기간인 1년이 지나면 차기 대선(2027년 3월) 전이라 출마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③벌금형이 나올 경우엔 액수와 관계없이 국회의원 자격이나 피선거권은 영향받지 않는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다른 재판들도 변수다. 이 대표는 현재 8개 사건에서 12개의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재판은 지난 15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재판부는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해외에서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의 이 대표 발언, 성남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선거사범 재판은 1심은 6개월, 2심과 3심은 각 3개월 안에 끝마쳐야 한다는 강행규정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최종 결론이 나온다. 1심 선고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을 잃고, 피선거권이 10년간 제한돼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다만 2·3심에서 무죄로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만 사안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1심 선고가 나오는 데만 1~2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 [재테크+] 또 엉거주춤 비트코인…1400조 가상화폐 랠리 벌써 끝?

    [재테크+] 또 엉거주춤 비트코인…1400조 가상화폐 랠리 벌써 끝?

    비트코인이 역사적인 ‘10만 달러’ 고지를 눈앞에 두고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가상화폐 지지 정책에 대한 낙관론이 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슬슬 제기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향후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23일 불과 약 100달러 차이로 10만 달러에 근접했던 비트코인은 현재 9만 7000달러대에서 거래되는 중입니다. 월가에선 지난 5일 치러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이후 가상자산 시장 가치가 약 1조 달러(약 1400조원) 가파르게 증가한 만큼 당분간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가상자산 플랫폼 FRNT 파이낸셜의 스테판 웰레트 최고경영자(CEO)도 “선거 이후 비트코인이 극도로 과매수 상태였기 때문에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이는 겨우 지난주 중반 수준으로 돌아간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맷 말리 밀러 타백 수석 시장 전략가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수준을 시험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이 극단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팔콘엑스의 데이비드 라완트 연구 책임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에 근접할수록 매도 쪽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 이 수준에서 조정을 겪은 뒤 지속적인 가격 돌파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화폐에 우호적일 정책을 펼칠 거란 시장 기대가 여전히 크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운동 때부터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완화를 약속하고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22일 차기 행정부 재무장관으로 헤지펀드 임원인 스콧 베센트를 지명한 것 역시 투자자들의 심리에 불을 지피고 있죠. 미 블룸버그 통신은 차기 행정부의 상무부 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투자회사 캔터 피츠제럴드가 최근 비트코인 담보 대출 사업 계획과 관련해 가상화폐 업체 테더의 지원을 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재의 랠리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이 구체화하고 실행되는 과정에서 가상화폐 가격이 또다시 큰 폭으로 오르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죠. 또한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비트코인 비축과 백악관 내 가상화폐 관련 정책 전담직 신설 등의 공약이 실제로 어떻게 실현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 “침묵의 살인자 물리친다”…10주 만에 근력 30% 증가한다는 ‘3초 운동법’

    “침묵의 살인자 물리친다”…10주 만에 근력 30% 증가한다는 ‘3초 운동법’

    일본의 한 재활 의학 전문가가 60~80대가 일상에서 쉽게 따라 하며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3초 운동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24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따르면 일본 니시큐슈 대학 재활학부 부교수이자 물리치료사인 마사토시 나카무라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노년층의 근력을 향상하는 운동법을 소개했다. 나카무라 부교수는 이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하면 60~80대도 2개월 반 만에 근력을 약 30%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카무라 부교수가 제안한 ‘3초 근력 운동’은 ‘천천히 의자에 앉기’와 ‘천천히 뒤꿈치 내리기’다. 먼저 ‘천천히 의자에 앉기’는 두 팔을 가슴에 교차해 올리고 허리를 편 채 3초에 걸쳐 천천히 의자에 앉는 동작으로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과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엉덩이 대둔근을 키울 수 있다. ‘천천히 뒤꿈치 내리기’는 의자 뒤에 선 채 등받이에 두 손을 얹고 발뒤꿈치를 최대한 들어 올렸다가 3초에 걸쳐 천천히 뒤꿈치를 내리는 것이다. 종아리 하퇴삼두근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나카무라 부교수는 이 운동을 할 때 머릿속으로 숫자를 세면 실제보다 빨리 세는 경향이 있으므로 1부터 5까지 세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두 가지 운동을 하루에 10회씩 주 3회 이상 10주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나카무라 부교수는 특히 동작을 천천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고령자들에게 이 훈련을 시키면 천천히 하는 것에 힘들어한다”며 “움직임을 3초간 집중해서 하는 것이 훈련 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3초를 고집하는 건 가능한 근력 운동의 장애물을 낮추고 싶기 때문”이라며 “근육 운동은 계속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우선 생활 속에서 실천해보라”라고 조언했다. 한편 나카무라 부교수는 이 운동을 하기 전 자기 근력 상태를 진단해 볼 것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한쪽 다리로 30초 이상 서 있기’, ‘의자에서 한쪽 다리로 일어나기’, ‘쪼그려 앉기’ 등 3가지 항목 중 하나라도 하기 어렵다면 근력이 약화했다는 신호다. 나카무라 교수는 “근력 저하는 ‘침묵의 살인자’”라며 “30대 이후 운동하지 않으면 매년 1~2%씩 근육이 줄어들고, 80대에는 30~40%가 줄어든다”고 경고했다. 매체에 따르면 근육이 약화하면 고혈압, 당뇨병, 대사증후군을 비롯해 치매 등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 알바생도, 계약직도 편히 아이 키우는 위로와 비전 필요하다 [정책공감]

    알바생도, 계약직도 편히 아이 키우는 위로와 비전 필요하다 [정책공감]

    알바생이 무슨 육아휴직이냐사회적으로 낯선 인식이 문제법정 조건 땐 누구나 가능한 권리기존 직원에 대한 배려도 병행대체인력지원 120만원으로 상향동료업무분담금까지 신설 운영 올해 초 카페에서 근무하던 여성이 육아휴직을 1개월 사용하겠다고 하자 사업주가 욕설과 권고사직으로 대응했다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저출생 시대에 사장님이 너무하다’는 여론이었다가 해당 여성이 10개월 계약직으로 입사해서 9개월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의견이 분분해졌다. ‘9개월 일한 알바생이 육아휴직 신청이라니 너무하다’, ‘개인 카페라 운영이 쉽지 않을 텐데 영세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다’, ‘이러면 아이가 있는 사람은 뽑지 않고 만다’는 등의 누리꾼 의견들도 거세지기 시작했다. 사업주의 욕설과 권고사직 통보에 충격을 받은 직원이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넣자 육아휴직을 승인한 것으로 이 사건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직장인이 아이를 낳아 키울 때 겪는 갈등과 어려움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상시 인력 부족한 영세사업장은 고민 이 사례의 사업주가 육아휴직 승인으로 입을 금전적 부담은 없거나 매우 적을 것임에도 왜 화를 내고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을까. 육아휴직 기간에는 고용보험 급여가 지급되기 때문에 임금 지급 부담도 없고, 해당 직원은 10개월 계약직이기 때문에 퇴직금 지급액이 추가될 가능성도 없다. 만약 육아휴직 종료 후 6개월 이상 계속 고용하면 육아휴직 사업주 지원금을 수령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상시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영세사업장 입장에서는 사람을 채용하고 인수인계를 하게 하는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에 육아휴직 신청이 반갑지 않은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어려움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 ‘10개월 계약직’이고 ‘알바생’인 직원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낯설고 이상해 보인다는 인식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추측된다. 사업주뿐만 아니라 누리꾼들의 온라인 여론도 부정적이었던 것을 보면 ‘육아휴직은 정규직이거나 근속기간이 긴 직원이 쓸 수 있다’는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법정 조건을 갖추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권리이지만, 20여년간 굳어진 관행과 문화가 이러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의 토대가 된 것이다. 직원은 법률상 보장된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을 뿐이고 사장은 잘못된 관행과 일터 문화 속에서 큰 오해를 했을 뿐이다. 이 사례는 육아휴직 제도는 큰 기업이나 공공부문, 정규직만 쓸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시급히 개선해야 함을 보여 준다. 한국의 육아휴직 제도는 외국에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발전해 왔고 이용자의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증가하는 것도 함께 돌보는 사회의 희망을 보여 주는 중요한 신호다. 그럼에도 소위 괜찮은 일자리의 근로자가 육아휴직자의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은 분명한 한계이다. 고용보험 가입자 중 50인 미만 기업 근로자가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데 5인 미만 사업장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32.7%, 5~49인 사업장은 62.6%에 불과하다. 산업별 육아휴직 사용률의 격차도 커서 특히 숙박 및 음식업점, 도매 및 소매업 등에서의 낮은 사용률을 확인할 수 있다. 앞의 사례에서 카페 사장이 육아휴직 신청에 대해 왜 ‘부당하다’고 느꼈는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계약직이나 파트타이머 같은 비정규직의 육아휴직 사용 규모는 정규직에 비해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카페 사장의 반응을 이해하기 더욱 쉬울 것이다. ●산업·고용형태별 이용률 격차 해결 시급 이처럼 사업장 규모, 산업, 고용형태별로 발생하는 육아휴직 이용률 격차는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고용보험료를 납부함에도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근로자 집단이 지속적으로, 넓게 존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어떤 업종, 규모의 사업장이든 대체인력 채용이 불가능하거나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한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관행이 자리잡아야 위의 카페 사례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작은 사업장 소속의 알바생이면서 육아휴직을 쓰려 했다고 비난받은 근로자의 입장은 어떨까. 현행 법령에 따르면 소속 기업에서 6개월 이상 근로한 사람은 누구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파트타이머든 계약직이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인데 육아휴직 신청을 이유로 비난받는다면 그 근로자뿐만 아니라 다른 부모 근로자들 또한 ‘우리 사업장은 작으니까’, ‘나는 비정규직이니까’ 육아휴직을 쓸 수 없다고 포기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라 입사할 때 육아휴직 계획을 밝히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는데, 이를 이유로 비난을 받는 것이 온당할까. 설령 육아휴직을 미리 계획했다 하더라도, 30일 전에만 육아휴직 신청을 하면 된다는 법적 기준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왜 근로자들은 육아휴직 의사를 미리 밝히기 조심스러운가’라는 고민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육아휴직 사용을 껄끄러워하는 기업 문화가 있을수록 근로자는 더욱 고심할 수밖에 없고 사업주에게 신청하는 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육아휴직 사용 신청이 늦어질수록 사업주는 대체인력 채용 등 대응을 할 시간이 부족한 어려움이 생기고 육아휴직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누구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사업주와 부모 근로자가 협력해 상생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작은 사업장에도 뿌리내려야 한다. 소규모 사업장, 비정규직의 일·생활 양립 제도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보 제공이 필요한 사업주, 근로자 집단을 타기팅한 홍보가 필요하다.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승인하는 사업장을 위한 지원금 제도가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적극 발굴해 연계할 필요가 있다. ●시간 단축·시차출퇴근 혼합형 지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나 시차출퇴근제 등을 활용해서 육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혼합형 방식이 소규모 사업장에 안착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한 과제이다. 육아휴직 사용 통계를 보면 영아기에는 육아휴직을 선호하다가 그 후에는 근로시간 단축이나 유연근무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장기간의 육아휴직은 근로자의 소득이나 경력 관리에 손실을 줄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방식을 혼합해 육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인사 노무 관리 역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작은 기업들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나 시차출퇴근제 등을 도입하기 부담스러워하는데 우수한 인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일터혁신 컨설팅이나 사업주 지원금 등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이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위법한 행위라는 인식이 확립될 필요가 있다. 2022년 대규모 마트와 중견 유업회사에서 육아휴직 후 복귀자에 대한 전보 발령이 문제가 돼 판결이 나오기까지 했다. 2023년에는 육아휴직자에 대한 승진 불이익에 대한 노동위원회 결정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2022년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 기간 전체를 승진 최저소요 기간에 산입하지 않는 기업이 45.6%에 달한다고 한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기업에서조차 ‘육아휴직을 한 만큼 승진이 늦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거나 ‘임금이 같기만 하면 다른 직무나 직위로 발령 내도 괜찮다’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복잡한 노사관계 정리 가이드 필수 이런 현실 속에서 중소기업이나 영세사업장 사업주의 인식이 다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우리 법에서는 모든 종류의 일·생활 양립 제도 이용에 따른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복직 후 임금뿐만 아니라 업무에 변화가 없도록 할 것을 명시하며, 육아기 자녀를 둔 경우 근로시간을 배려, 조정하도록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법과 현장의 인식, 실천 사이의 괴리가 큰 상황이다. 일·생활 양립제도를 촉진하고 싶은 사업주가 각 기업의 상황과 특성에 맞으면서도 위법하고 불리한 처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존 직원에 대한 업무 조정, 평가, 보상 부여 및 대체인력 채용 등 인사 노무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가 배포, 확산될 필요가 있다. 카페 사건에서 의도치 않게 언론 보도가 돼 과도한 비난에 노출된 사업주와 근로자에게 우리 사회가 위로와 비전을 보여 줄 때다. 소규모 사업장, 비정규직도 일·생활 양립 제도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 사회적인 합의와 이해가 필요하다. 지난 6월 정부에서는 육아휴직 등을 장려하기 위한 ‘6·19 대책 및 추가대책’을 통해 인재채움뱅크를 통한 대체인력의 구인·구직 알선, 대체인력지원금을 육아휴직 시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변경, 대체인력 활용 지원금 월 8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상향, 동료업무분담 지원금(월20만원) 신설 등의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작은 기업의 일·생활 양립 제도 활용을 위해 정부의 지원 대책 활용률을 높이고 이러한 권리 행사 과정에서 상호협의를 한다면 다시 돌아오고 싶은 일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확신을 갖고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이 원고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기관의 공식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이 원고의 일부 내용들은 (대통령직속)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인사관리학회가 함께 개최한 ‘제5차 인구전략 공동포럼’(’24. 11. 20.)에서 발표되었음. 구미영 여성고용연구본부 연구위원
  • “‘러브호텔’ 간 남녀, 성관계 말고 ‘이것’까지 한다”… CNN이 주목한 日문화

    “‘러브호텔’ 간 남녀, 성관계 말고 ‘이것’까지 한다”… CNN이 주목한 日문화

    과거 주로 매춘 이뤄진 장소였으나부부·커플, 사생활 보호 위해 애용노래방 나이트클럽 등 여가도 즐겨한때 ‘유럽 성’ 유행…독특한 외관경찰 관할 되며 90년대부터 뜸해져 유럽의 성을 닮은 외관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러브호텔은 매춘보다는 젊은 층의 성생활을 위한 공간이며, 이들은 성관계 외에도 이곳에서 노래방 등 시설을 즐긴다고 CNN이 전했다. CNN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지난해 일본 전역의 러브호텔을 주제로 로드트립을 진행한 프랑스 사진작가 프랑수아 프로스트와의 ‘줌’ 화상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의 러브호텔 문화를 다뤘다. 프로스트는 그가 로드트립을 통해 카메라에 담은 약 200개의 러브호텔에 대해 “상당수는 성 모양의 외관을 하고 있었고 우주선, 보트, 커다란 고래 등 왠지 유치한 모양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러브호텔은 하룻밤 객실을 빌려주기도 하지만, ‘큐케이’(휴식)라는 단기 숙박(대실)도 제공한다고 프로스트는 설명했다. 1958년 정부가 매춘을 불법화한 후 매춘업소를 대신한 대체 시설로 호황을 누려왔다는 역사도 짚었다. 그러나 오늘날 러브호텔은 성매매 산업이나 불륜과 관련이 있기보다는 주로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부부를 주 고객으로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프로스트는 “물론 여전히 얼마간의 매춘도 있지만, 젊은 층과 젊은 부부들이 사생활 보호를 위해 그곳에 간다”며 “요즘에는 성관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노래방 나이트클럽 같은 여가 시설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입구가 숨겨진 형태의 일본 숙박 시설 역사는 수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 러브호텔 형태는 1960~1970년대 시설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나타났다. 러브호텔 소유주들은 한눈에 건물의 기능을 알 수 있게 하면서 일반 호텔과 차별화하고자 했다. 성 모양 러브호텔은 1970년대에 가장 유명했던 러브호텔 중 하나인 ‘메구로 엠퍼러’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유럽의 성을 닮은 이 건물은 이후 일본 전역에 성을 테마로 한 러브호텔 유행을 낳았다. 이후엔 프랑스 시골집, 열대 해변 클럽, 알라딘 스타일의 건물, 양파 모양 돔이 있는 아라비아 궁전 등 다양한 외관이 등장했다. 이처럼 다른 건물과 구별되는 러브호텔의 외관은 1990년대 들어 점차 뜸해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 중반 통과된 법안에 따라 러브호텔에 경찰의 관할에 놓이게 됐고, 러브호텔로 분류되는 것을 피하려고 눈에 덜 띄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져서다. 객실 내에 있던 회전식 침대나 대형 거울을 없애는 것도 법적 분류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러브호텔은 한국과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비교적 흔하며 일부 호텔이나 모텔도 비슷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프로스트는 짚었다.
  • 경콘진, ‘경기 스토리작가 창작소 고양 5기’ 온라인 비지니스 미팅 개최

    경콘진, ‘경기 스토리작가 창작소 고양 5기’ 온라인 비지니스 미팅 개최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은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시나리오 대본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경기 스토리작가 창작소 고양 5기’ 프로그램의 온라인 비즈니스 미팅을 11월 20일과 21일 진행했다. 경기 스토리작가 창작소 참여 작가 10명은 콘텐츠 제작사와 투자사에 지난 3월부터 개발한 시리즈 및 영화 대본 10편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에는 SLL, BA엔터테인먼트, NEW 등 31개의 국내 주요 콘텐츠 제작사 및 투자사가 온라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경기도 작가들과 83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소개된 작품은 시대극, 로맨스, SF,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다. 드라마 대본은 ▲김수연 작가의 ‘월야전(傳)’, ▲박지은 작가의 ‘매니저 마마’, ▲박현진 작가의 ‘암병동’, ▲이형원 작가의 ‘하와’가, 영화 시나리오는 ▲김동환 작가의 ‘바닷가 달동네에는 외계인이 살고 있다’, ▲김주몽 작가의 ‘조용한 멜로디’, ▲김태경 작가의 ‘맨홀’, ▲박지호 작가의 ‘코카인 걸’, ▲조창근 작가의 ‘악마의 하수인’, ▲최보규 작가의 ‘연결을 확인하세요’ 등이다. 올해 경콘진과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기 스토리작가 창작소’는 새로운 영상 콘텐츠 스토리를 발굴하기 위해 경기도 시나리오·대본 작가의 창작 활동을 돕는 사업이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개인 집필 공간과 창작 지원금, 멘토링과 전문가 특강 등을 제공한다. 참여 작가들의 소재 개발을 위한 ▲대검찰청 방문 견학 프로그램 ▲넷플릭스 콘텐츠 디렉터 김태원 이사의 OTT 플랫폼 투자 경향 ▲스튜디오사월 양나리 대표의 AI 활용 시나리오 창작 ▲부천영화제 AI영화 국제경쟁부문 기술상/관객상 수상 배준원 감독의 AI 영상 콘텐츠 제작 등 영상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담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한편, 경콘진은 12월 11일부터 양일간 ‘경기 스토리작가 창작소 파주 7기’ 온라인 비즈니스 미팅을 개최할 예정이다.
  • 민주당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반대, KBS 사장 후보 문자 논란... 이번 주 국회엔 무슨 일이? [위클리국회]

    민주당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반대, KBS 사장 후보 문자 논란... 이번 주 국회엔 무슨 일이? [위클리국회]

    [위클리 국회] 한 주간 국회 정치 일정을 사진으로 정리해 전달하는 멀티미디어부 국회팀 연재물 ◼ 2024년 11월 18일 월요일 <이재명 유죄 판결... 여야 대표 최고위서 공방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겨냥해 “앞으로 이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25일 재판(위증교사 혐의 1심)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선거법 재판은 이 대표에 대해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재판 중에서 어쩌면 가장 가벼운 범위에 속하는 내용일 것”이라며 “이 대표에게 적용되는 범죄혐의 중에서 대단히 큰 것 중 하나가 백현동 부동산개발 관련한 비리”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질서 유지의 최후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검찰이 검찰권을 남용하고, 범죄를 은폐하고, 불공정한 권한 행사로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특별검사를 임명해 훼손되는 법 절차와 법 질서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며 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2024년 11월 19일 화요일 <이재명 ‘을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달기’ 참석, 한동훈 한국노총 방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사법 리스크’로 당 안팎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민생경제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을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달기’ 행사에 참여해 상생협약을 체결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 양극화가 격화되고 민생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갑과 을의 관계에 있는 많은 구성원들 모두가 여유가 없다 보니 갈등이 격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상생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신 여러분께 각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한국노총를 찾아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노동 이슈를 좀 경시한다는 오해와 편견을 받아왔지만 그렇지 않다”며 “진심으로 ‘근로자의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 2024년 11월 20일 수요일 <추경호 “가상자산 투자 소과세, 정부가 제안한 2년 유예로 가야 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와 관련해 “정부가 제안한 2년 유예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지 보도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 2년 유예’ 방침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이같이 밝혔다. 한동훈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을 향해 “800만 투자자들과 청년과 싸우겠다는 것”이라며 “가상자산 과세는 유예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당초 내년이었던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 시점을 오는 2027년 유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 ‘수용 불가’ 입장이다. ◼ 2024년 11월 20일 수요일 <“그냥 답변 안하기 전략으로 가고 있습니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관계자가 20일 청문회 중 KBS 국회 출입기자에게 “답변 안 하기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 포착됐다. 박 후보자는 사흘째 진행 중이던 국회 과학기술정보상통신위원회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명태균 씨 녹취록 보도’ 관련 질의를 받고 있었다. 같은 시간 KBS 기자는 청문회장에 있는 인사청문준비단 관계자에게 “결국 그 ‘오빠’(명태균이 공개한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의 메시지에 지칭된 인물)는 윤석열이 아니라고 드러남. 명택균(명태균) 오빠 그대로 받은 건 다 오보 됨”이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관계자는 KBS 기자에게 “넵”이라며 “그냥 답변 안 하기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 2024년 11월 21일 목요일 <이재명·김동연 ‘두 잠룡 묘한 기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경기도 수원 전통시장인 못골시장과 영동시장을 찾아 소상공인들과 지역사랑 상품권 국고 지원 방안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방문엔 비명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지사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이 대표 측에서 수원이 경기도청 소재지인 만큼 이날 시장 방문 계획을 김 지사 측에 알리며 합류가 가능한지를 타진했고, 김 지사 측이 이에 응하면서 이뤄졌다고 양측 관계자들이 전했다. 여기엔 민생 경제 이슈를 고리로 ‘원팀 대응’을 부각,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따른 당내 분열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 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채해병 국조특위 요청하는 우원식 의장> 우원식 국회의장이 22일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관련, 여야를 향해 “오는 27일까지 국정조사 특위 위원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뜻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 안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 절차에 착수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정기국회 회기는 ‘매해 9월 1일(공휴일일 경우 그 다음날)부터 100일간 이어진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통상 12월 9일에 정기국회가 마무리되지만, 올해는 9월 1일이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다음 달 10일 회기가 종료된다.
  • “더 좋은 대학 도전”…의대생 휴학하더니 수능 수석 ‘술렁’

    “더 좋은 대학 도전”…의대생 휴학하더니 수능 수석 ‘술렁’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 경북 지역에서 현역 의대생이 ‘수석’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의료계 안팎에서 예상했던 의대생의 상향 지원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수학·영어·탐구 과목 총점 398점(400점 만점)을 받은 A군이 경북 지역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채점 결과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 한 문제만 틀리고 모든 영역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수능 이후 대부분 학교, 학원은 학생들의 가채점 성적을 취합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관 간 고득점자에 대한 정보가 공유된다. 가채점 성적은 다음달 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성적을 통지하며 달라질 수 있다. A군은 2022년 경주고를 졸업한 후 현재 경북 지역 의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소위 ‘메이저 의대’에 도전하기 위해 수능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런 상황을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1497명 늘어나 관문이 넓어진 데다, 현역 의대생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2월부터 단체 휴학에 돌입하면서 휴학한 김에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수능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올해 2학기 전국 40개 의대의 재적생 1만9374명 중 실제로 출석한 학생은 548명(2.8%)에 그쳤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의대 진학 상위 고교 10곳(종로학원 분석)은 상산고, 휘문고, 세화고, 중동고, 숙명여고, 강서고, 단대부고, 현대청운고, 경신고(대구), 중산고 등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들 학교의 고 3 재학생은 3170명인데, 이보다 많은 졸업생 3908명이 올해 수능에 응시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에는 “의대생이 반수 하는 건 현역들 죄다 죽이는 것 아니냐” “의대생들이 휴학해서 수능을 다시 볼 수 있도록 나라가 판을 만들어준 꼴” “현역은 서럽다”는 글이 올라왔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전에도 지역 의대에 만족하지 않고 상위권 의대로 재도전하는 이들이 있었는데, 올해에는 휴학한 의대생들이 많아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반수생은 9만3000명으로, 지난해 8만9000여 명보다 4000명 증가했다”며 “그중에는 휴학한 의대생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라고 했다.
  • 작은 친절한 행동이 이런 파급 효과를? [달콤한 사이언스]

    작은 친절한 행동이 이런 파급 효과를? [달콤한 사이언스]

    미국 듀크대에서 진화인류학, 신경과학을 가르치는 브라이언 헤어와 과학 저널리스트인 버네사 우즈가 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이 있다. 진화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종들은 다정하고 협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들이라는 사실을 늑대와 개, 침팬지와 보노보,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등의 사례로 설명해주는 내용이다. 점점 세상이 각박해지고 있다는 한탄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친절함과 다정함은 우리 생각보다 전염성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각박해지는 세상을 바꾸는 힘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연구이기도 하다. 영국 더럼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친절한 사회적 행동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유인원 연구를 통해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11월 20일 자에 실렸다. 영장류와 조류 중에서는 까마귀 등 많은 동물에서는 특정 행동이 전염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한 공간에 여러 사람이 있을 때 한 사람이 하품하면 졸리지도 않는데 자기도 모르게 하품을 따라 하는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집단 내 구성원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본 뒤, 본능적으로 그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을 ‘행동 전염’이라고 한다. 이는 동물들이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고 감정을 동기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잠비아의 동물 보호소에 사는 침팬지 41마리의 행동을 오랫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나이, 계급, 성별이 모두 다른 침팬지가 털 고르기 같은 그루밍이나 놀이 과정에서 행동 전염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까운 관계에 있는 다른 개체가 그루밍을 하는 것을 관찰할 경우, 이를 따라 하는 것이 발견됐다. 놀이 행동은 젊은 침팬지에게 더 전염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관찰됐다. 다른 개체들이 놀이와 그루밍 같은 사회적 행동을 수행하는 것을 보면 똑같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놀이는 어린 침팬지에게 사회성과 행동 발달에 중요하며, 다 큰 침팬지들은 서로를 그루밍함으로써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고 회복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체 침팬지가 가까운 사회적 관계에 있는 개체의 행동에 쉽게 전염되는 것은 가까운 친구에게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 더 강한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보고 있지만, 가까운 친구가 다른 누군가를 손질해 주는 모습에 질투를 느끼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잔나 클레이 교수(비교·발달 심리)는 “침팬지에게서 놀이나 그루밍 같은 친근한 사회적 행동의 전염을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유인원인 침팬지에게서도 서로의 사회적 행동을 흉내 내고 따라 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보면 인간에게도 친절함이나 다정함은 다른 어떤 행동보다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베스트셀러] “내년엔 성공해볼까”…한강 강세 속 자기계발서 눈길

    [베스트셀러] “내년엔 성공해볼까”…한강 강세 속 자기계발서 눈길

    “내년에는 나도 성공해볼까.” 서점가는 10월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이어지고 있는 한강 작가 작품의 강제를 속에 연말이 가까워져 오면서 자기계발서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교보문고가 22일 발표한 ‘11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김미경의 딥마인드’가 14위, 세스 고딘의 ‘린치핀’은 16위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이맘때 인기를 끈 벤저민 하디의 ‘퓨처 셀프’는 27위로 지난주보다 7계단 뛰어올랐다. 지난해 역시 연말을 앞두고 ‘더 마인드’, ‘세이노의 가르침’, ‘퓨처 셀프’ 등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들었다. 출판 전문가들은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 목표를 세우는 연말연시에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강 작가의 작품은 여전히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여섯 작품이 포함되는 등는 등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이후 힘이 계속되고 있다. 소설 ‘소년이 온다’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그 뒤를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흰’이 뒤따르고 있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7위, 소설 ‘희랍어 시간’은 8위에 자리 잡았다.
  • “죽은 딸 침대에 누워야 겨우 눈이 감긴다”…남자친구에 딸 잃은 엄마[전국부 사건창고]

    “죽은 딸 침대에 누워야 겨우 눈이 감긴다”…남자친구에 딸 잃은 엄마[전국부 사건창고]

    “요구 다 들어줄게” 불러 살해, 훼손광기의 편집증적 집착, ‘괴물’ 속출고교 중퇴인데 “대학 동문이네” 접근2018년 10월 24일 대기업 신입사원 A(여·당시 23세)씨는 서울을 떠나 오후 7시 55분 강원 춘천역에 도착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꽃다운 인생이, 그것도 너무나 끔찍하게 끝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A씨는 마중 나온 남자친구 심모(당시 27세)씨 차를 타고 15분쯤 후평동의 한 국밥집 2층 옥탑방에 당도했다. 남자 집이다. 국밥을 먹은 뒤 둘은 심씨 침대 위에 앉아 얘기를 시작했다. 심씨가 “회사 그만두고 춘천에 내려와 옥탑방에서 살자”고 고집해 갈등이 있던 터였다. 양가 부모의 상견례도 있기 전이다. 말다툼하던 중 갑자기 심씨는 A씨를 침대 위에 쓰러뜨리고 목을 졸랐다. A씨가 저항하자 몸 위에 올라타 15분간 조르기를 멈추지 않았다. A씨가 의식을 잃자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와 마구 훼손했다. 시계는 이날 오후 9시 30분을 넘기고 있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김복형)는 이듬해 9월 심씨의 항소심을 열고 “이른 결혼을 고민하던 A씨를 따뜻하게 위로하기는커녕 소중한 목숨을 빼앗았다. 그런데도 그는 ‘A가 살아서 식물인간이 되거나 ×신이 되는 것이 무섭고 미안해서 완전히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한다”며 “이 사건은 그의 극단적 폭력성과 자기중심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각해 1심 형량을 유지했다. 1심 재판부는 심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20년을 명령했었다. 최근 여자친구를 ‘여친’ 어머니 앞에서 살해한 김레아처럼 광기 어린 편집증적 집착, 정신과 진료 기록에는 없는 ‘괴물’이 많아지고 있다. 자녀에게 학교 공부 못잖게 ‘사람 보는 법’을 공부시켜야 할 판이다. A씨는 2014년 서울의 한 스피치 어학원에서 심씨를 만났다. 번듯한 서울 모 대학 1학년생 때였다. 심씨는 “나도 그 대학 나왔는데, 동문이네”라고 접근했다. 판결문에는 ‘고등학교 중퇴’로 적혀 있다. 그는A씨의 전화번호를 받아 갔다. 스치듯 만났던 심씨가 연락해 온 건 4년 정도 지난 2018년 7월이었다. 그는 A씨에게 “짝사랑했다”고 했다.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 심씨는 “그동안 준비가 안 돼 연락을 못했던 것이고, 지금은 준비가 다 됐다”고 결혼을 밀어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국회에서 인턴을 했고, 아버지는 아로니아 농장과 태양광 발전사업을 하는데 지자체장 공천도 들어왔다고 떠벌렸다. 당연히 거짓말이다. A씨의 어머니는 사건 후 한 언론과 만나 “(그런 이력의 소유자가) 부모의 국밥집 일을 거드는 것이 석연치 않았다”면서 “돌이켜보면 범인의 거짓말에 우리가 완전히 놀아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 “대기업 그만두고 춘천 옥탑방 살자”“사랑해서 그랬다”, 어이없는 궤변A씨 부모는 미심쩍었지만 심씨가 장밋빛 ‘결혼계획서’까지 들이밀며 밀어붙이자 받아들인 듯하다. 판결문은 2019년 4월 결혼, 상견례 날짜는 사건 3일 후인 2018년 10월 27일로 적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혼집 위치가 불거졌다. 그는 춘천을 고집했고, A씨는 입사한 지 1개월밖에 안 돼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춘천과 멀지 않은 장소를 제시했다. 심씨는 “회사 그만두고 춘천에 내려와 살자”면서 아파트니, 공방이니 다 마련해주겠다고 했다. A씨는 이견이 계속되자 “신혼집과 직장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상견례와 결혼 일정을 미루자”고 했다. A씨 어머니도 그에게 딸의 생각이 합리적이란 뜻을 전했지만 훈계조 말만 들어야 했다. 어머니는 사건 후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본인 마음대로 꺾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범행 당일 심씨의 행태는 집요했다. 그는 A씨가 출근하기도 전에 카카오톡으로 “네 요구 조건을 다 들어주겠다”고 했다. 20여분 후 또다시 메신저를 보내 “오늘 (춘천) 집으로 와줄래”라고 요구했다. A씨는 “옷이 이상해, 오늘은”이라고 답했지만 그는 “오늘 아버지와 어머니 안 계셔”라고 했다. A씨는 “그럼 가게 봐야 하니까 (나를) 못 보잖아”라면서 “재촉 좀 하지 마”라고 했다. 그러자 심씨는 “1순위가 ○○(A씨), 그 다음이 가게. 보고 싶어”라고 꼬드겼다. 끈질긴 요구에 A씨는 ‘잠깐 다녀오자’는 생각에 퇴근 후 춘천으로 향했고, 심씨는 그날 지인과 통화하며 “우선은 그렇게 해준다고 말로만 하고, 다 따라주는 척해야죠”라고 말했다. 이어 A씨 어머니에 대해선 “없어지는 게 세상에 이롭다고 봐요. 계속 (딸을) 원격조정하면 가만히 안둘 거예요. 저 지옥 가더라도 부끄럽지 않아요. 딸과 인연이 끊어질 수 있도록 할 거예요”라고 끔찍하고 황당한 험담을 늘어놨다. 범행 후 심씨는 옷을 갈아입고 옥탑방을 빠져나왔다. 자기 여동생에게 전화해 “오빠 노릇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고 지인이 있는 10분 거리의 교회로 도피했다. A씨 어머니는 “심씨와 저녁 먹고 오겠다”던 딸이 귀가하지 않아 연락을 했지만 받지 않았다. 심씨도 받지 않았다. 어렵게 그의 부모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통화가 이뤄졌다. 심씨 부모는 옥탑방으로 갔고, 자기 아들이 저지른 참혹한 현장과 마주했다. 긴급 체포된 심씨는 경찰에서 “사랑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기 뜻 거부하면 협박‘성격 결함’판결문에 심씨의 과거 행태와 심리 분석이 있다. ‘과거 다른 여성과 만나면서도 결혼에 집착하고 여성들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자기 뜻에 따르지 않으면 계속 폭언과 협박을 일삼는 폭력적 성향이 있다’, ‘상대 여성이 호의적 반응을 보이면 매우 다정한 태도를 보이다 거부하거나 이별을 통보하면 자살소동까지 벌였다’, ‘자기에게 일어난 부정적 일을 모두 외부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자신은 젊은 나이에 좋은 조건을 갖췄는데 A씨와 가족은 무능하기 때문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전문심리위원은 판결문에서 “심씨는 헤어지자는 여성에게 이 사건과 같이 춘천에 올 것을 요구했으나 여성이 ‘무섭다’고 거절한 적이 있다”면서 “도구적 여성관을 갖고 있고, 통제 욕구가 강하다”고 했다. “사형해달라”더니 “잘못 생각했다”무기징역 “계획범행으로 보기 부족”A씨 부모는 그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너무나 사랑하는 23살 예쁜 딸이 잔인한 두 번의 살인행위로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심씨를 엄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또다른 피해자가 나올까 두렵다”고 신상공개를 요구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으나 경찰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거부했다. 1심을 진행한 춘천지법 형사2부(부장 박이규)는 2019년 1월 살인 및 사체손괴 혐의로 기소된 심씨에게 “진심 어린 반성이 안 보이고 피해자 측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사회에 끼친 악영향이 큰 데도 자신의 가족과 면회할 때 출소 이후 삶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면서도 “사전에 흉기를 준비하지 않았고 증거인멸·도주 계획을 미리 세웠다는 정황이 보이지 않아 계획 범행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항소심 들어 심씨는 “제발 사형에 처해 달라”고 거짓 반성했다. 그는 곧바로 반성문을 내고 “부정적이거나 무례한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다. 잘못 생각했다”고 번복했다. 이후 ‘사형’ 얘기는 한번도 안 했다. A씨 부모는 “우리 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혹시나 다시 살아날까 싶어서 흉기로 급소를 수차례 찔러 ‘재확인’했다. 그 다음에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방법으로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우발적인가. 분명한 계획 범죄”라면서 “범인을 극형에 처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엄마 “매일 울다가 까무러쳐”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김복형) 같은해 9월 심씨의 항소심을 열고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A씨는 학업에 매진하면서도 아르바이트로 동생의 학비를 마련하는 등 매우 성실히 생활했다. 그럼에도 육체적·정신적 고통 속에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며 “심씨가 범죄 전력이 없고 자기 가족과 유대관계가 좋은 점은 유리한 정황이지만 A씨 가족은 공탁금을 거부하며 엄벌을 탄원한다”고 했다. 이어 “재범 위험이 낮다고 볼 수 없다”면서 1심의 무기징역 선고와 전자발찌 부착 20년 명령을 유지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그해 11월 “원심 판결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심씨의 상고를 기각, 확정했다. 사건 후 A씨 어머니는 한 언론에 “울다가 까무러치고, 다시 정신이 들면 우는 일이 반복됐다. 잠이 오지 않아 매일 밤 뒤척였다. 죽은 딸의 침대에 누워야만 겨우 눈이 감긴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해냈다.
  • “미래세대 빚 폭탄 전가 안 돼”…재정준칙 간담회 열고 여론전 나선 與

    “미래세대 빚 폭탄 전가 안 돼”…재정준칙 간담회 열고 여론전 나선 與

    국민의힘과 정부가 21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재정준칙 도입을 촉구했다. 국가채무 등 재정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강제하는 재정준칙 도입의 필요성을 띄워 시스템에 의한 재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대선 공약이던 재정준칙 도입이 실패로 돌아간 만큼,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재정준칙 도입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기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했고, 정부에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한 대표는 재정준칙 법제화 필요성에 대해 “‘돈을 아끼겠다, 돈을 무조건 안 쓰겠다, 국민에게 인색하게 쓰겠다’는 취지가 전혀 아니다”라며 “오히려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돈을 누수 없이 잘 쓰기 위해서 반드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 추경호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5년간 실정과 빚잔치로 경제를 운영한 후유증을 지금 우리가 앓고 있다”며 “나라의 미래를 늘 생각하면서 살림을 살자. 우리가 (재정을) 다 털어먹고 빚더미를 후세대에 넘겨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무려 400조원의 국가 채무가 늘어났는데, 코로나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지만 계산해 보니 코로나 때문에 직접적으로 늘어난 건 100조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미래세대에 빚 폭탄을 전가하지 않고 재정의 중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재정준칙 법제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금 재정 상황은 준칙을 더는 미루면 안 될 만큼 위급하다”며 재정정책 수립에서 정무적 판단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인 ‘재정의 정치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재정준칙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22년 기준 세계 105개국에서 재정준칙을 하나 이상 운영하고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38개국 중에서는 35개국이 운영 중”이라며 “재정준칙 설계단계에서 이를 잘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정 준칙이 코로나 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안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옥동석 인천대 명예교수는 ‘재정 포퓰리즘’이 한국에도 등장했다며 이를 견제하기 위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옥 교수는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오히려 야당이 정부·여당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장재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2년 3월 대선에서 재정준칙 입법을 공약으로 채택했고,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이를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조속한 입법을 위해 정부입법 형태 대신 의원입법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국민의힘은 의원 입법의 형태로 정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대출 의원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정부 예산 편성 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3% 이내로 유지하되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땐 2% 이내로 조정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송 의원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45%, 재정적자는 GDP의 2% 이하로 묶도록 하는 ‘재정건전화 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재정준칙과 관련된 법안이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과반에 못 미치는 소수 여당인 만큼 야당을 설득하지 않으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 여당은 간담회를 통해 재정준칙 도입 필요성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야당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들어서도 ‘전국민 25만원 지원금’ 등 확장재정 성향의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했고,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사회적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사회적경제기본법과 재정준칙을 연계해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 역제곱의 법칙, ‘재미’를 찾는 나와 사건의 거리 [이광식의 천문학+]

    역제곱의 법칙, ‘재미’를 찾는 나와 사건의 거리 [이광식의 천문학+]

    재미란 무엇인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말 ‘재미’는 원래 ‘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라는 한자어 ‘자미’(滋味)에서 온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이라고 풀이한다. 하지만 재미는 이처럼 단순한 개념이 아니다. 부연하자면, 재미란 어떠한 것에 대한 흥미이고 그것에 관한 일종의 만족감이자, 마음이 편한 기쁨, 즐거움, 떠들썩한 유쾌함 등으로 정의된다. 이런 재미는 사람의 수많은 육체적-정신적 활동에서 비롯된다. ​인류는 본능적으로 재미를 추구해왔다. 춤과 노래, 축제와 게임 등이 그 대표적인 목록들이다. 이러한 성향을 유희정신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뛰고, 소리치고, 노는 유희정신은 어린아이들의 행동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이들에게 재미는 놀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자연스럽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재미를 추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놀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능력, 즉 잠시만이라도 무한히 즐길 수 있는 능력과 관련된다. ​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는 “인간은 놀이를 즐기고 있을 때만이 완전한 인간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유희는 인간 활동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며, 인간의 가장 기본적 ·정신적 요소의 하나인 것이다. ​재미는 또한 사람들의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고 삶의 보람을 주기 때문에 때때로 ‘인생의 즐거움을 더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윤활유로 간주되며, 인간의 육체적-심리적 상태를 개선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 정도면 재미가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의 속고갱이가 바로 다름 아닌 재미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일찍이 장자(BC 369-286)는 “인생은 한바탕 신명나게 잘 놀다 가는 놀이터”라고 ‘소요유(逍遙游)’편에서 설파했다. ​근엄한 유교문화 속에서 오래 몸담고 살아온 우리는 자칫 이 재미란 항목을 가벼이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태도라 하기 어렵다. 사람에게 행하는 어떤 교육도 재미가 없으면 임팩트가 없고 따라서 입력이 잘 안된다. 재미가 있을 때에야 비로소 사람은 그것을 잘 받아들이고 임팩트를 느끼며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재미가 없는 영화, 재미없는 소설은 만들 것이 못되며 재미없는 강의나 수업은 하지 말아야 한다. ​ 재미있는 수학은 수포자를 줄일까​그러면 어떤 요소가 사람을 재미있게 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는 요소들을 들자면, 극적인 변화, 통찰과 개안(開眼)을 주는 것, 상상을 벗어난 것, 놀라운 반전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재미는 또한 하나의 중요한 속성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역제곱 법칙이라는 것이다. 이 역제곱 법칙은 특정 물리량에 해당되는 정보가 보존되면서, 그 원인으로부터 정보가 3차원 공간을 퍼져나갈 때 만족하는 법칙이다. 예컨대 촛불을 2배 먼 거리에서 보면 그 밝기는 4분의1로 줄어든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 대표적인 역제곱 법칙의 하나인데, 두 물체 m1, m2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은 두 물체 사이 거리의 역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재미 삼아 공식을 내려놓으면 다음과 같다. ​재미의 역제곱 법칙은 중력의 법칙처럼 ‘나’와 ‘사건’ 사이 거리의 역제곱에 비례한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외신에 이런 뉴스가 떴다. ‘미국 앨라배마주의 흑인대학으로 알려진 터스키기 대학에서 10일 새벽(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고 AP 통신 등 미국 언론이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상사처럼 반복되는 미국의 총기 사건이 우리에게 어떤 관심을 불러일으킬까? 우리와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총기의 나라 미국에서 툭하면 벌어지는 사건이니 으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게 대부분의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사는 아파트 같은 동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면 누구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관심을 쏟을 것이 분명하다. 재미의 역제곱 법칙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 어떤 사건이 나와 가깝고 때로는 직결된 것이라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자기의 손익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손익에는 민감하게 마련이니까. 따라서 우리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하려 할 때는 그 ‘사건’이 그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지점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 이 지점을 놓쳐버리면 영화든 소설이든 강의든 성공하기 힘들다. ​고3 교실의 3분의2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 ​‘수포자’라고 한다. 이것은 꼭 수학이 어려운 과목이기 때문만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인류 최고의 천재로 게임 이론을 창시한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폰 노이만은 “수학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생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아이들을 수포자로 만든 더 큰 원인은 수학 교사가 이들이 ‘수학 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이 ‘이 어렵기만 한 수학이 대체 내 삶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 하고 생각하게 되면 수학은 재미없는 과목으로 전락한다. 그렇다면 수학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좋을까? 그 교실로 기원전 3세기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아리스타르코스(BC 310쯤~230)를 수학 교사로 초빙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300년 전 고대인인 아리스타르코스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동설을 발견한 사람이다. 그가 지동설을 세운 것은 오로지 직각삼각형 하나를 이용한 수학의 삼각법이었다. ​어느 날 해질녘 아리스타르코스는 중천에 뜬 반달을 보았다. 그 시각 해는 지평선에 걸려 있었고, 달은 정확히 반달이었다. 그 순간 번개 같은 아이디어가 그의 머리에 반짝 불을 켰다. “아! 저 달과 지구-태양이 이루는 각은 직각이고, 세 천제는 지금 직각삼각형을 만들고 있구나!” ​아리스타르코스의 천재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 직각삼각형의 한 예각을 알 수 있으면 삼각법을 사용하여 세 변의 상대적 길이를 계산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먼저 달-지구-태양이 이루는 각도를 쟀다. 87도가 나왔다(참값은 89.5도). 세 각을 알면 세 변의 상대적 길이는 삼각법으로 금방 구해진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달과 태양은 겉보기 크기가 거의 같다. 이는 곧, 달과 태양의 거리 비례가 바로 크기의 비례가 된다는 뜻이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이 점에 착안하여, 다음과 같이 세 천체의 상대적 크기를 또 구했다. 태양은 달보다 19배 먼 거리에 있으며(참값은 400배), 지름 또한 19배 크다(참값은 400배). 고로 달의 3배인 지구보다는 7배 크다(참값은 109배). 따라서 태양의 부피는 7의 세제곱으로 지구의 약 300배에 달한다고 결론지었다. 그의 수학은 정확했지만 도구가 좀 부실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핵심은 놓치지 않았다. “지구보다 300배나 큰 태양이 지구 둘레를 돈다는 것은 모순이다. 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구가 스스로 하루에 한 번 자전하며 1년에 한 번 태양 둘레를 돌 것이다.” ​우주의 중심에서 인류의 위치를 몰아낸 지동설은 이렇게 한 천재의 기하학으로부터 탄생했다. 따지고 보면 직각삼각형 하나가 인류에게 지동설을 알려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수학의 위력이자 매력이 아닌가! 수학 개념으로 발견한 우주의 원리​천문학사에는 이런 예가 수두룩하지만, 하나만 더 들어보자면 아리스타르코스보다 약 한 세대 뒤에 태어난 에라토스테네스의 예가 또 쏠쏠하게 재미있다. ​역시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에라토스테네스(BC 276~194)는 역사상 최초로 한 천체의 크기를 측정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그가 잰 천체는 물론 지구였다. ​에라토스테네스는 터무니없이 간단한 방법으로 인류 최초로 지구 크기를 쟀는데, 참값에 비해 10% 오차밖에 나지 않은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그가 이용한 방법은 작대기 하나를 땅에다 꽂는 거였다. 해의 그림자를 이용한 측정법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이 역시 기하학을 이용한 건데, 어느 날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거리다가 ‘남쪽의 시에네 지방(아스완)에서는 하짓날인 6월 21일 정오가 되면 깊은 우물 속 물에 해가 비치어 보인다’는 문장을 읽었다. 이것은 그날 해가 그 지역에서 바로 수직으로 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스인들은 지역에 따라 북극성의 높이가 다른 사실 등을 근거로 지구가 공처럼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체인 지구의 자전축은 궤도 평면상에서 23.5도 기울어져 있다. 하짓날 시에네 지방에 해가 수직으로 꽂힌다는 것은 곧 시에네의 위도가 23.5도란 뜻이다. 이 지점이 바로 북회귀선, 곧 하지선이 지나는 지역이다. 여기서 천재의 발상법이 나온다. 그는 실제로 6월 21일을 기다렸다가 막대기를 수직으로 세워보았다. 하지만 시에네와는 달리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막대 그림자가 생겼다. 그는 여기서 이는 지구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곡면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에라토스테네스가 파피루스 위에다 지구를 나타내는 원 하나를 컴퍼스로 그리던 그 순간,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이것은 수학적 개념이 정확한 관측과 결합됐을 때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확인해주는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다. ​​​에라토스테네스가 그림자 각도를 재어보니 7.2도였다. 햇빛은 워낙 먼 곳에서 오기 때문에 두 곳의 햇빛이 평행하다고 보고, 엇각과 동위각은 서로 같다는 원리를 적용하면, 이는 곧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 사이의 거리가 지구 대원(大圓)의 7.2도 원호라는 뜻이 된다. ​에라토스테네스는 걸음꾼을 시켜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걸음으로 재본 결과 약 925㎞라는 값을 얻었다. 그 다음 계산은 간단하다. 여기에 곱하기 360/7.2 하면 답은 약 4만 6250이라는 수치가 나오고, 이는 실제 지구 둘레 4만㎞에 10% 미만의 오차밖에 안 나는 것이다. ​이로써 인류는 우리가 사는 행성의 크기를 최초로 알게 되었고, 이를 아리스타르코스의 태양과 달까지 상대적 거리에 대입시켜 비록 큰 오차가 나는 것이긴 하지만 그 실제 거리를 알게 된 것이다. ​2300년 전 고대에 막대기 하나와 각도기, 사람의 걸음으로 이처럼 정확한 지구의 크기를 알아낸 에라토스테네스야말로 위대한 지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또 수학사에도 이름을 남겼는데, 소수(素數)를 걸러내는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를 고안해낸 수학자이기도 하다. 아리스타르코스나 에라토스테네스와 같이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친다면 누가 수학을 재미없는 과목이라 하겠는가. 수포자는커녕 수학의 위대한 매력에 푹 빠져들 것이다. 우리에게 눈이 두 개 있는 것은 그 시차(視差)로 나와 사물 간의 거리를 어림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지금이라도 한쪽 눈을 감고 길을 걸어본다면 무척 갑갑함을 느낄 것이다. 수학을 모르고 세상을 사는 것은 어쩌면 이렇게 외눈박이로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수학이 바로 나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학생들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그러면 분명 수학에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아울러 무엇을 강의하거나 수업하든 교사는 항상 ‘나와 사건의 거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 지점을 놓쳐버리면 ‘재미’를 생산하기 힘들며, 학생들을 사로잡기 어려울 것이다. ​나아가 교사는 자신의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하는 데 있어 가장 재미있는 방법에 대해 항상 연구하고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 그 일을 즐겁고 재미있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가르치는 사람과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가르치는 사람은 그 표정부터가 다르다는 사실을 피교육자는 민감하게 감지한다. 가르치는 사람의 열정이 상대에게 전해지고 그들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 “지구 종말의 날 오는 거 아냐?”…죽은 채로 발견 된 ‘이 물고기’ 정체

    “지구 종말의 날 오는 거 아냐?”…죽은 채로 발견 된 ‘이 물고기’ 정체

    심해에서 서식해 평소에는 거의 볼 수 없으나 곤경에 처했을 때만 자연 서식지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지구 종말의 날 물고기’라는 별명이 붙은 대형 산갈치가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흔히 나쁜 징조로 여겨지는 대형 심해어의 출현이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최근 3개월 동안 3번째로 목격됐다.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의 스크립스 해양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샌디에이고 북부의 해변 그랜드뷰 비치에서 9~10피트(2.7~3m) 길이의 대형 산갈치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샌디에이고 라호야 코브 해변에서 3.6m 길이의 같은 물고기가 발견됐고, 9월에도 샌디에이고의 북쪽인 오렌지 카운티 헌팅턴비치에서 같은 물고기가 죽은 채로 떠내려와 연구실로 보내졌다. 이 대형 산갈치는 수심 900여m 아래의 심해에서 서식해 사람이 평소에는 거의 볼 수 없는 종이다. 최대 9m까지 자라며 왕관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머리 지느러미가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이 심해어가 얕은 바다에 출현하면 지진과 쓰나미의 전조라는 신화가 있다. 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 ‘해양보호’에 따르면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전해인 2010년에 일본 해안에서 대형 산갈치가 최소 12차례 발견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지진이 발생하기 직전의 지각 변동으로 인해 심해어가 해변에 떠밀려오게 된다는 가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물고기는 곤경에 처했을 때만 자연 서식지를 떠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채로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배경 등으로 인해 대형 산갈치는 ‘지구 종말의 날 물고기’(Doomsday fish)로 불리기도 한다고 CNN 등은 전했다. 다만 2019년에는 산갈치의 해변 출현과 일본 지진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산갈치의 출현이 지진 발생과 관련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섣부른 억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크립스 해양학연구소 측은 최근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산갈치가 자주 발견된 이유에 대해 “해양 환경의 변화나 산갈치의 개체 수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최근의 적조(red tide)가 지난주에 있었던 샌타애나 바람(미 서부의 국지성 돌풍)과 맞물렸는데, 그 외에도 많은 변수가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잘난 예능 하나, 열 드라마 안 부럽다… 방송가 IP 전쟁

    잘난 예능 하나, 열 드라마 안 부럽다… 방송가 IP 전쟁

    최근 방송가에서 예능 지식재산권(IP) 전쟁이 치열하다. 제작비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드라마보다 가성비 높은 예능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 편수는 줄어드는데 예능 프로그램은 지상파와 케이블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양한 매체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불을 붙인 것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비영어 TV 시리즈 3주 연속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흑백요리사’의 성공은 예능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한동안 시들했던 요리 예능 프로그램을 소환했고 ‘흑백요리사’ 출신들을 앞세운 예능 프로그램들이 줄을 잇고 있다. 5년 만에 부활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흑백요리사’ 출연자가 대거 등장하는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 대표적이다. 특히 넷플릭스에서 주목한 것은 한국 예능의 가성비적인 측면이다. 올해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선보였지만 눈에 띄는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넷플릭스는 예능의 흥행에 반색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최고콘텐츠책임자(CCO) 벨라 바자리아는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흑백요리사’가 한국에서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고 동남아시아와 미국, 프랑스, 중남미 등 K콘텐츠의 열렬한 팬층이 있는 국가들에서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흑백요리사’의 제작비는 100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수백억원의 제작비를 호가하는 드라마에 견줘 높은 금액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이미 ‘흑백요리사’ 시즌2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OTT를 중심으로 인기가 검증된 예능 시즌제 IP의 제작이 활발하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로 참가자들을 확대한 ‘피지컬: 100’ 시즌3를 제작 중이며 내년 1월 ‘솔로지옥4’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OTT 애플리케이션 2위에 오른 쿠팡플레이도 화제성이 높은 ‘SNL 코리아’를 시즌6까지 방영한 데 이어 명문대 상위 1% 천재들의 두뇌 배틀 서바이벌 ‘대학전쟁’ 시즌2를 방송하고 있다. 토종 OTT 웨이브도 인기 예능 IP인 ‘피의 게임’ 시즌3를 지난 15일부터 선보였는데 첫 공개 당일 신규 유료 가입자가 전 시즌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수억원의 상금을 두고 최후의 1인이 살아남을 때까지 각종 챌린지를 수행하는 과정을 다룬 생존 서바이벌이다. 하지만 거대 자본을 갖춘 OTT들이 예능 IP 확보 전쟁에 뛰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국내 지상파나 케이블TV 예능의 경쟁력은 약해지고 있다. 강재원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 예능은 투자 대비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대형 OTT들이 시청률이 보장된 안정지향형 위주로 콘텐츠를 제작하기 때문에 저자본의 참신한 예능 프로그램은 점점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 부산 사직야구장 재건축… 2031년 오픈

    부산 사직야구장 재건축… 2031년 오픈

    지은 지 40년이 넘어 ‘초고령’ 야구장으로 꼽히는 부산 사직야구장 재건축이 계획보다 2년 늦은 2031년 완료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20일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의 협의 결과 등을 바탕으로 사직야구장 재건축 계획을 발표했다. 새 사직야구장은 접근성과 역사성 등을 고려해 지금의 자리에 재건축한다. 내년 설계 공모를 거쳐 2028년 착공하고 2030년까지 공사를 마치는 게 목표다. 새로운 사직야구장에서는 2031년부터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다. 재건축 기간인 2028~2030년 프로야구 경기는 인근 아시아드 주 경기장을 고쳐 치를 계획이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홈구장을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서 구덕운동장으로 옮긴다. 야구장은 지금과 같은 개방형으로 짓는다. 돔구장은 건설비가 1조원이 넘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해서다. 대신 야구장 바닥이 지면보다 낮은 ‘다운필드’ 방식으로 조성해 소음·빛 공해를 최소화하고, 연면적을 현재 3만 6406㎡에서 6만 1900㎡로 대폭 늘린다. 관람석 수는 현재 2만 3646석에서 2만 1000석으로 줄인다. 좌석 크기를 키우고 최근 경향을 반영해 가족, 어린이 공간 등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야구장 내외부에 스포츠 에이전시 등의 입주공간, 스포츠펍·레스토랑, 키즈카페, 복합체험공간 등을 조성하고, 경기장 투어 프로그램도 개발해 프로야구 비시즌에도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지난 1월 지방행정연구원의 사직야구장 재건축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보면 땅값, 건축비, 아시아드주경기장 리모델링 비용 등을 포함한 사업비는 3262억원으로 추산된다. 리모델링비와 건축비를 시가 7, 롯데가 3 비율로 분담하고, 300억원 미만을 국비로 확보할 계획이다. 야구장이 있는 부산종합운동장도 체육관과 수영장을 재배치하고 스포츠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로 단장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임시 구장 선정과 건축비 분담 등으로 야구장 재건축이 2년 늦어졌지만, 더는 지연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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