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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운하 “檢 참 나쁜 사람들…해체수준 대수술 필요”

    황운하 “檢 참 나쁜 사람들…해체수준 대수술 필요”

    경찰 출신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을 향해 “참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며 “해체 수준의 대수술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22일 SNS를 통해 “대검찰청이 한명숙 전 총리 재판에서의 모해위증 의혹 사건에 대하여 무혐의 처분하기로 결정했다”며 “누군가는 이에 대해 미얀마 군부지도자들이 마라톤 토론을 거쳐 이번 군사쿠데타는 정당했다고 결정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참 안 바뀌는 조직이다. 그리고 참 나쁜 사람들”이라면서 “검찰개혁 이후에도 검찰은 달라진 게 거의 없고 또 변화를 인정하지도 않고 있다”고 일침했다. 그는 그 이유를 “사회과학에서 말하는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에서 찾아봤다며 “누구든지 익숙한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마련이고 법이나 제도도 마찬가지다. 한번 형성되면 환경이나 여건 등이 변화돼 최선이 아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계속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황 의원은 “지금의 검찰제도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지고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확대재생산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기형적인 조직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가진 비대화된 검찰은 절대적으로 부패할 수 밖에 없고 이것은 개개 검사의 자질이나 도덕성과는 무관한 구조적인 병폐”라고 지적하며 “해체 수준의 대수술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이어 “검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잘못된 제도에서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질러왔는지 깨닫지 못하고 기존의 경로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개혁에 저항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길게 보면 역사는 전진해왔다. 구체제는 무너지기 마련”이라면서 “검찰 직접수사권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는 우리의 후손을 위해 더 이상 미룰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수제맥주 시장 규모 1000억 돌파

    수제맥주 시장 규모 1000억 돌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이른바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경향과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의 소비 취향이 맞물려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21일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국내 수제맥주들이 진열된 모습.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서울포토]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 사상 첫 1천억원 돌파

    [서울포토]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 사상 첫 1천억원 돌파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천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 여파에 따른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경향과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취향이 맞물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국내 수제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2021.3.21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네 음란영상 있다”… 이런 메일, 무시하기엔 찜찜한데

    “네 음란영상 있다”… 이런 메일, 무시하기엔 찜찜한데

    직장인 A씨는 최근 개인 메일함을 열어 보고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 ‘개인 편지’라는 제목의 메일에는 A씨가 음란 사이트에 접속해 음란행위를 한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으로 거액을 입금하라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뒤져 본 결과 혹스(Hoax) 메일이라는 것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찜찜한 마음은 가시지 않는다. A씨는 “사기성 메일임을 알더라도 실제 음란 사이트에 접속했다면 어쩔 수 없이 전전긍긍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이스트시큐리티 등 보안업계에 따르면 이달 혹스 메일이 대량으로 유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처음 등장한 혹스 메일은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된다. 번역기를 사용한 듯한 어색한 말투로 “당신의 음란행위 영상을 가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을 지불하지 않으면 영상을 외부에 유포하겠다”는 협박성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주소를 첨부하며 이틀의 입금 기한을 제시한다. 이번 메일에는 발신자가 코로나19 여파로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내용이 담기는 등 최근 상황에 맞게 내용을 변형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온라인상에서는 혹시 자신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이 유출될까 봐 우려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검색을 통해 사기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정말 그냥 무시해도 되는 건지 겁이 난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들은 은밀한 사생활을 미끼로 협박을 당하기 때문에 사기라는 것을 알아도 혹시 모른다는 마음에 입금을 하기도 한다. 또 자신의 치부가 외부에 노출될까 봐 피해 신고 자체를 망설이는 경향도 있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 센터장은 “혹스 메일을 확인할 경우 바로 삭제하고, 금전을 송금하지 말고 무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과도한 수사독립 침해” “낡은 관행 근절”… 엇갈린 법조계

    “과도한 수사독립 침해” “낡은 관행 근절”… 엇갈린 법조계

    법조계에서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수사 위증교사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 부장회의를 열고 다시 심의하라”며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과도한 수사 독립 침해’라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검찰의 낡은 수사 관행 근절을 위한 불가피한 개입’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8일 “(현 정부에서) 수사지휘권이 너무 남발되는 경향이 있는데, 검찰에서 무혐의로 처리한 사건을 다시 수사지휘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본 사건은 유죄 확정 판결이 났는데 결국 위증교사 의혹을 통해 재심 사유를 만들기 위한 수사지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검찰 재직 당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최고 이론가로 손꼽혔던 이완규(60·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박 장관의 개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당시 윤 전 총장의 법률 대리인을 맡기도 한 이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청법상 검사의 단독 관청성과 지휘체계에 따른 의사결정체계에 위배되는 지시를 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검사는 단독 관청이지 합의제 관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검에서 의사결정의 합리성을 강화하고자 내부 규정으로 전문수사자문단이나 대검 부장회의 등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으나 임의적 규정이고, 그 자문 의견도 참고할 뿐 기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이어 “장관은 검찰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으면 근거를 들어 기소 지시를 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소에 대해 후에 무죄가 선고되면 책임을 지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번 지시는 스스로 지휘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현 정부 초기 경찰개혁위원회에 참여했던 양홍석 변호사는 “수사지휘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 검사가 증거(증인)를 조작했다면 이것은 수사의 신뢰를 해치는 사안임은 분명하다. 의혹 보도가 이어지고,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그동안 검찰은 스스로 이 문제에 관해 명확한 답을 내놓은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또 “수사 절차에서의 사실 확인과 법리 판단을 엄정하고 합리적으로,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이 개혁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당신의 음란영상 갖고 있다”…사생활 노린 ‘혹스 메일’ 주의보

    “당신의 음란영상 갖고 있다”…사생활 노린 ‘혹스 메일’ 주의보

    직장인 A씨는 최근 개인 메일함을 열어 보고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 ‘개인 편지’라는 제목의 메일에는 A씨가 음란 사이트에 접속해 음란행위를 한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으로 거액을 입금하라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뒤져 본 결과 혹스(Hoax) 메일이라는 것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찜찜한 마음은 가시지 않는다. A씨는 “사기성 메일임을 알더라도 실제 음란 사이트에 접속했다면 어쩔 수 없이 전전긍긍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이스트시큐리티 등 보안업계에 따르면 이달 혹스 메일이 대량으로 유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처음 등장한 혹스 메일은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된다. 번역기를 사용한 듯한 어색한 말투로 “당신의 음란행위 영상을 가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을 지불하지 않으면 영상을 외부에 유포하겠다”는 협박성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주소를 첨부하며 이틀의 입금 기한을 제시한다. 이번 메일에는 발신자가 코로나19 여파로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내용이 담기는 등 최근 상황에 맞게 내용을 변형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온라인상에서는 혹시 자신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이 유출될까 봐 우려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검색을 통해 사기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정말 그냥 무시해도 되는 건지 겁이 난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들은 은밀한 사생활을 미끼로 협박을 당하기 때문에 사기라는 것을 알아도 혹시 모른다는 마음에 입금을 하기도 한다. 또 자신의 치부가 외부에 노출될까 봐 피해 신고 자체를 망설이는 경향도 있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 센터장은 “혹스 메일을 확인할 경우 바로 삭제하고, 금전을 송금하지 말고 무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운동으로 체내 지방 태울 때 여성이 남성보다 효율 높아” (연구)

    “운동으로 체내 지방 태울 때 여성이 남성보다 효율 높아” (연구)

    운동으로 체내 지방을 태울 때 여성이 남성보다 효율이 높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배스대 연구진은 두 차례 연구를 통해 지구력 운동을 할 때 개인의 체지방 연소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했다. 인체가 지방을 어떻게 연소하는지는 신진대사의 건강 상태를 좋게 해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하지만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지구력 운동에서는 인체의 지방 연소 법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첫 번째 연구에 따르면, 장거리 경기에 출전하는 지구력이 강한 사람들의 경우 신체의 탄수화물 저장고인 지방이 운동하는 즉시 감소한다. 이는 선수들이 비축한 지방을 에너지로 쓰는 능력이 경기력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스포츠영양운동의학지’에 발표됐던 이 연구는 만 19~63세의 성인남녀 73명(여성 32명)을 대상으로 삼았다. 체질량지수(BMI)가 18.6부터 32.9까지로 적정 체중부터 과체중이나 비만한 이들 참가자에게 자전거 체력 검사와 주요 지표 측정에 참여하도록 요청함으로써 최적의 지방 연소를 위한 생활 습관과 생물학적 요인을 검사했다. 그 결과, 여성은 전반적으로 체중에 관계 없이 남성보다 지방을 더욱더 효율적으로 연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생리학지’에 발표된 두 번째 연구는 이를 한 단계 더 나아가 우리 근육과 지방 조직의 어떤 분자 요소가 지방이 어떻게 연소하지를 결정하는지를 탐구했다. 이 실험에서는 연구진이 건강한 성인남녀 36명(여성 15명)으로부터 지방과 근육의 생체조직을 받아 지방과 근육 조직의 단백질 차이가 지방 연소 능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근육 내 지방 분해에 관여하는 단백질은 지방을 더 작은 지방산으로 저장했고, 지방산을 근육 속 미토콘드리아로 전달하는 데 관여는 단백질은 지방을 태우는 더 큰 능력과 지속해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사된 분자적 요인들은 여성이 왜 남성보다 지방을 더 많이 태웠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두 연구의 주저자인 올리 흐샤노프스키스미스 박사는 “우리 연구는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운동하는 동안 에너지원으로 지방에 더 많이 의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에너지 사용에서 이런 성 차이 이면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왜 여성이라는 점이 대사 건강의 중요 지표인 인슐린 감수성에 대사상의 이점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방을 에너지로 태우는 능력은 미래의 체중 증가에 대비해 적절한 체중 관리를 보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 주목한다. 하지만 이들은 인체의 지방을 연소하는 능력이 체중 감량 능력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체중 감량은 주로 에너지 부족에 의해 발생한다. 이는 섭취한 열량이 에너지로 쓰는 열량보다 적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체중 감량에서는 식이요법과 운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부모는 종일 스마트폰, 자녀에겐 “그만”… 통제보다 선별능력 키워야

    부모는 종일 스마트폰, 자녀에겐 “그만”… 통제보다 선별능력 키워야

    #김서경(42·가명)씨는 원격수업을 위해 스마트폰을 손에 넣은 초등학교 5학년 딸이 하루에 몇 시간 동안 유튜브를 보는지 알 길이 없다.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영상을 보는 게 전부라는 딸의 말을 믿을 뿐이다. “하루에 한 시간만 유튜브를 보자”고 말을 꺼냈더니 “아빠도 하루종일 폰으로 게임하잖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와 김씨는 할 말을 잃었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은 스마트기기에 노출돼 있는 자녀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화상수업에 접속만 해놓고 게임을 한다”, “스마트폰을 빌려줬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 본다”와 같은 학부모들의 하소연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쏟아진다. 원격수업으로 인한 스마트기기 노출이 불가피하다면, 학생들이 변별력과 통제력을 가지고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줄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미디어를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하는 초등학생부터 올바른 미디어 이용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초등 고학년 10명 중 9명 스마트폰 보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소년 미디어 이용 실태 및 대상별 정책대응방안 연구Ⅰ:초등학생’ 보고서는 코로나19를 겪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미디어를 얼마나,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소개한다. 연구진은 지난해 9~10월 전국의 초등학교 4~6학년 2723명과 학생들의 부모 25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한 학생의 87.7%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 10명 중 6명(59.7%)은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이용한다고 응답했으며 ‘유튜브’(34.7%)와 게임(30.2%)을 스마트폰의 1순위 기능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3명 중 1명(34.5%)은 “스마트폰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물건이다”라고 응답했으며 10명 중 1명(11.8%)은 “유튜브를 하는 것이 가족과 여행하는 것보다 더 좋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가정에서 미디어 이용에 대해 적절히 지도하지 못할수록 자녀는 미디어 과사용·과의존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디어 이용에 대한 가정의 지도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한 학부모의 자녀들의 스마트폰 보유율(92.9%)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학부모의 자녀(84.5%)보다 더 높았으며, 스마트폰을 장시간 이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들 학생들은 ‘생각했던 시간보다 더 오래 유튜브를 보게 되는 편이다’, ‘게임을 못 하게 되면 초조하고 불안해진다’와 같은 문항에서도 긍정 응답률이 더 높았다. 미디어의 장단점을 자녀에게 설명하는 ‘적극적 중재’ 방식이나 미디어 이용 시간을 규제하는 ‘제한적 중재’ 방식의 지도 모두 자녀의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는 데 일정 정도 도움이 됐다. 특히 학생 스스로 “부모가 미디어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노력한다”고 느낄수록 스마트폰 이용 시간과 스마트폰 중독 성향에서 음(-)의 상관계수가 뚜렷했다. 다만 자녀의 유튜브 이용 시간과 의존도를 줄이는 데에는 부모의 ‘제한적 중재’가 더 효과적이었으며 부모가 미디어 사용을 통제한다고 응답한 자녀일수록 게임 의존 성향이 더 높았다. ●부모와 자녀의 미디어 이용은 ‘닮은꼴’ 문제는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에 대한 중재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내버려 둔다”고 응답한 비율이 13.5%에 달했다. 유튜브 사용에 대해서도 “유튜브 제한 모드를 설정했다”는 학부모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46.3%).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나무라는 부모 스스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기도 한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부모의 습관이 자녀에게 대물림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유튜브와 게임 이용 시간이 평균보다 많은 부모와 그 자녀 간 관련도를 보여 주는 ‘피어슨 상관계수’를 측정한 결과 유튜브에서는 ‘0.27’, 게임에서는 ‘0.24’로 각각 전체 평균(유튜브 ‘0.19’, 게임 ‘0.22’)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관련성이 크다는 뜻이다. 반면 유튜브와 게임 이용 시간이 평균보다 적은 부모와 그 자녀 사이의 상관계수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했다. 부모가 스마트폰 이용을 자제해도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반면 부모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자녀도 높은 확률로 부모의 모습을 닮아 간다는 것이다. 자녀와 함께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즐기며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지도하는 ‘공동이용 중재’ 방식은 자녀의 유튜브와 게임 이용시간을 늘리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이번 연구를 이끈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미디어문화연구실장은 “부모가 자녀의 미디어 이용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개입하는지 여부가 자녀가 성인이 된 뒤의 미디어 이용 실태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다만 ‘하지 말라’는 강압적인 통제보다 자녀가 미디어를 능동적·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수용하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키우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배 실장은 강조했다. 배 실장은 “미디어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용한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적극적 중재’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특히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무방비하게 노출될 수 있는 초등학생들에게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선별적으로 보도록 시간 등을 스스로 통제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국가인권위원회는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의 일부 기능(시간 제한·위치추적 등)들이 아동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배 실장은 “앱으로 통제하는 방식은 자녀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거부감이 커져 효과가 반감된다”면서도 “초등학생에게는 유튜브의 ‘제한모드’를 이용하는 등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3일간에 걸쳐 자신의 하루 일과 속 미디어 이용 행태를 돌아보는 ‘미디어 다이어리’를 작성했다. ‘미디어 다이어리’에는 매 시간마다 15분 단위로 어떤 미디어를 이용했는지를 기록한다. “집에서 카카오톡으로 친구와 좋아하는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식으로 어떤 미디어를 누구와, 어디서, 어떤 목적으로 이용했는지 기록한다. 또 미디어를 이용하면서 얼마나 만족했는지도 표시한다. 배 실장은 “자신이 하루에 미디어를 얼마나 소비하는지,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모했는지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자녀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 높여야 교육부는 미디어 교육을 체계화하기 위해 지난 2월 미디어교육 통합지원 플랫폼인 ‘미리네(miline.or.kr)’를 구축하고 미디어 교육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사이버 학교폭력’ 등 원격수업에서의 정보 윤리 문제가 발생하면서 교육부는 인성교육 자료 ‘사이버 미학’을 개발해 이달 중 미리네 홈페이지에 탑재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2종류로 개발되는 자료는 ‘나의 미디어 사용 습관 점검하기’,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 ‘디지털 공간에서의 바람직한 학교 문화’ 등 학생들에게 필요한 내용들이 수록돼 있다. 가정에서도 학습지를 풀듯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모의 미디어 이용 습관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므로 학부모들 역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지도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클릭! 미디어 리터러시’에 이어 이달 초에는 ‘호모 미디어쿠스’라는 제목의 영상 콘텐츠를 미리네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디지털 성범죄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 ▲디지털 시대 자녀와의 소통 방법 등을 다룬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여왕이 날려 버린 기회/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여왕이 날려 버린 기회/박상숙 국제부장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가 앞으로 자사 제품을 광고할 때 ‘노멀’(normal)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크림이나 염색약 등에 ‘보통의’ 또는 ‘정상적인’이라는 뜻의 단어를 사용해 인종·외모에 대한 차별과 고정관념을 고착화해 왔다고 반성하며 “모든 피부색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사에 ‘윤리’를 앞세운 유니레버의 선언에서 기업만큼 추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물건 하나 사는 데도 ‘정치적 올바름’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니 변화의 몸부림은 필수다. 차별 해소와 다양성 존중은 국경과 영역을 초월하는 화두다. 지난해 흑인 미국 남성의 죽음 이후 촉발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여파로 이런 경향은 짙어지고 있다. 특히 영미권 시위대의 분노는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동상의 목을 날리고, 2차 대전 영웅 처칠의 얼굴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먹칠할 지경에 다다랐다. ‘서구판 문화대혁명’은 해를 넘겨서도 거침이 없다. 최근엔 인종차별적 표현과 묘사가 담긴 문화 콘텐츠가 줄줄이 도마에 오른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디즈니플러스는 ‘피터팬’, ‘덤보’ 등 고전 애니메이션에 새삼 ‘7금(禁)’ 딱지를 붙였다. 원주민 조롱과 흑인 비하가 담긴 이들 작품이 현재 감수성과 맞지 않아 어린이 정서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작된 지 80년이 넘은 고전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노예제 미화라는 비난 속에 사라질 뻔하다가 얼마 전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는 부록 영상을 달고서야 대중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높아진 인권의식에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서 인종, 젠더, 성 정체성, 장애 등 다양성 지표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성 추구 기조는 ‘브리저튼’ 같은 성공작을 탄생시킨 거름이 됐다. 19세기 영국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작년 말 공개되자마자 대박을 쳤는데 인기 요인은 무엇보다 흑백차별이 지독했던 시대를 비튼 파격적 인물 설정에 있다. 영국 역사가들 사이에서 흑인 혼혈 여부를 두고 이견이 분분한 실존 인물 샬럿 왕비를 등장시킨 이 작품에서 흑인 공작을 비롯해 히스패닉, 동양인도 상류사회의 일원으로 나온다. 역사적 진실이 어떻든 흑인 왕비가 이룬 인종평등 세상은 허구지만 정치적 올바름을 중시하는 시청자에게 쾌감을 줄 만하다. 물론 불편한 시선도 만만찮다. ‘브리저튼’이 구현한 대안적 역사가 오히려 인종차별 역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철저한 역사 고증을 요구하는 쪽에선 단순히 유색인종을 귀족의 지위로 끌어올려 평등세상을 꾸며낸 판타지보다 억압과 차별의 잔혹함을 가감 없이 보여 주는 것에서 진정한 역사 바로 세우기가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지적대로 ‘브리저튼’의 평등세상은 여전히 현실에선 요원해 보인다. 메건 마클 왕자비의 폭로로 인종차별에 찌든 영국 왕실의 민낯이 드러났다. 역시 흑인 혼혈로 샬럿 왕비에 비견됐던 메건은 자신의 왕궁 탈출이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 원인이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군복무 등에 솔선수범해 존경을 한 몸에 받던 버킹엄궁은 최대 이슈인 인종차별 문제 앞에서 ‘집안일’이라며 국민과 세계를 향해 빗장을 걸었다. 역사상 최초로 노예제도를 폐지했던 국가의 왕실답지 못한 ‘좀스런’ 처사다. 당장 ‘여왕이 인종차별을 시정할 기회를 날렸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리더의 언행은 그 자체로 메시지다. 다른 ‘색깔’이 내심 싫더라도 밖으로는 존중하는 것이 참된 지도자의 덕목이 아닐까. okaao@seoul.co.kr
  • 올해도 주총 ‘입김’ ISS… 부담 큰 재계

    올해도 주총 ‘입김’ ISS… 부담 큰 재계

    재계의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입김’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LG의 계열분리 안건과 삼성전자 사외이사 3인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놨다. 국내 유력 회사들의 주요 이슈에 대해 ISS가 나란히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하며 이들 기업으로서는 주총을 앞두고 부담감이 한층 더 커지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SS는 ㈜LG의 계열분리 안건에 대해 “사업상 정당성이 부족하고, 가장 중요한 이슈인 자산관리와 순자산가치(NAV) 저평가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면서 “분할 후 주식 교환은 가족 간 승계문제를 해결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ISS와 함께 양대 해외 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루이스도 계열분리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글래스루이스는 “(계열분리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역시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단일주주로는 가장 많은 지분(9.99%)을 가진 국민연금이 ISS의 권고를 받을지 관심이 쏠렸다. 국민연금은 이날 기금운용본부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하며 ISS와는 다른 길을 가기로 결론 내렸지만, 국내 주요 그룹 주총 안건에 각을 세우는 해외 자문사들의 행보는 올해도 계속된 셈이 됐다. 이 밖에 삼촌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가 격돌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에서는 ISS가 박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을 내며 ISS가 개별 기업의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치려는 모습이다. 김정태 회장의 연임 여부가 관심인 하나금융그룹도 67%를 웃도는 외국인 주주들이 ISS의 의견을 따르는 경향이 있어 해외 자문사들의 판단이 회장 연임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 최근 기업들이 이사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설치하거나 관련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배경에 ISS가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ISS는 최근 환경 및 사회 분야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이사회의 책임과 연계하는 개정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 자문사들의 의견이 전부 맞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한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의 깊은 사정에 대해서는 ISS보다 국내 자문사들이 더 잘 알지 않겠느냐”면서 “ISS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전세 2.6억 올려달래”…해밍턴도 당한 ‘최악’ 전세난[이슈픽]

    “전세 2.6억 올려달래”…해밍턴도 당한 ‘최악’ 전세난[이슈픽]

    “전세 2.6억 올린다는데 외국인이라 대출 1억밖에” 방송인 샘 해밍턴이 전세금 폭등으로 고민하던 끝에 이사를 준비했다. 정부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치솟는 전셋값을 잡기 위해 지난해 11·19 대책을 추가로 내놓았지만, 전세난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제 방송에서 샘 해밍턴이 전셋집을 구했는데…내 얘기인 줄 알았다. 우리도 결국 이사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샘 해밍턴은 아내 정유미에게 “(전세)계약 끝났잖아. 전세금을 2억 6000만원 올려달라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지하철역이 들어오니까 집값이 올랐다”면서 “난 외국인이라 대출금이 1억 원밖에 안 나오고”라며 한숨지었다. 샘 해밍턴의 전셋집은 응암동 모 아파트였으나,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집으로 이사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방송에서 샘 해밍턴 가족은 전셋집을 보러 다녔다. 세 번째로 본 가장 싼 집을 마음에 들어하는 정유미에게 샘 해밍턴은 “네가 좋으면 나도 좋다”고 말하며 훈훈한 분위기도 연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새롭게 이사 갈 집의 인테리어를 보러 왔다며 모 인테리어 업체를 방문, 신제품 이것 저것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육아 예능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려던 시청자들이, “전세가 2억 6000만원이 올랐다”, “1억 원밖에 대출 안 나온다”는 개인적인 고민까지 들어야 하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체로 어린아이를 둔 젊은 부부의 현실적인 고민이라는 점이 공감을 샀다. 실거주를 위한 주거 가운데 전세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새 전셋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어려움은 점점 더 커져가는 상황이다. 특히 25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오히려 전세난이 더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있다.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최악의 전세난은 지속 정부는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치솟는 전셋값을 잡기 위해 지난해 11·19 대책을 내놓았는데, 사상 최악의 전세난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 9829만원으로 전월 5억8827억원보다 1002만 원(1.7%) 상승했다. 2019년 5월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려온 전셋값이 어느덧 6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에는 전세 계약 만료 전 세입자가 원할 경우 계약을 2년 연장하도록 한 계약 갱신청구권 제도가 포함됐다. 집주인이 실거주 등을 이유로 계약 연장을 거절하지 않는 이상 거부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해 사실상 최대 4년까지 세입자가 거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전월세 상승 폭을 5%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도 개정안에 포함돼 시행됐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끝나야 할 전세 계약이 재연장되자 시장에는 전세 물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또 전월세상한제는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을 때 향후 4년간 전세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다는 부담으로 작용해 가격을 올려서 매물을 내놓는 부작용을 낳았다. 결국 전세 물량 감소와 이사철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 가격은 치솟았다.수요와 공급으로 정해지는 가격…전세도 마찬가지 공급과 수요 가운데 한 요소가 급변하게 된다면, 가격도 급등한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이 줄었다. 하지만 임대차 보호법이 임차인에게 유리한 제도인 만큼, 전세를 찾는 수요는 여전하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황이다. 또 정부가 대규모 공급을 예고한 만큼, 자기 집을 사지 않고 분양을 기다리는 실수요자가 많아졌다. 실제로 공공주도 재개발이 이뤄지면 그 기간 원래 거주하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고, 잠시 살 집, 즉 전세 수요는 더 늘게 된다. 샘 해밍턴 경우처럼 전세난은 현실화 됐고, 전세 소멸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생애 최초 특별공급 등에서 해당 지역 거주자를 우대해주다 보니, 그 지역에 전세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이 기준을 완화한다면 수요를 분산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다만 이는 기존 거주자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 효과는 있겠지만, 논란이 큰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거리두기 일부 완화, 시민들 책임감 뒤따라야

    정부가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오는 28일 밤 12시까지 다시 연장했다. 다만 5인 이상 모임 금지의 경우 예외 사례를 일부 확대했다. 오늘부터 결혼 전 양가 상견례나 영유아를 동반한 모임의 경우 8인까지 허용하고 수도권에서는 99명까지 돌잔치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최소한의 가족행사까지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막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민생 경제의 어려움도 감안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이번 거리두기 일부 완화 조치가 자칫 방역 소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정부도 그런 상황을 경계해 세부적인 지침을 첨부했다. 만 6세 미만의 영유아를 동반한 모임의 경우 8명까지 허용하지만 영유아를 제외한 어른은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영업 제한이 풀리는 돌잔치 전문점도 마스크 착용, 테이블 간 이동 자제 등 핵심 방역 수칙을 지키도록 했다. 아울러 그동안 인원 제한이 없었던 직계가족도 8명까지만 모일 수 있도록 하는 등 일가족발 감염 확산 방지 대책을 추가했다. 반면 비수도권의 유흥시설 운영시간 제한은 완화해 불안감을 준다. 어제 발표된 일일 신규 확진자는 459명으로 엿새째 400명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4차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그에 따라 일부 시민의 방역 의식도 느슨해지는 경향이 뒤따랐다. 최근엔 일부 국회의원과 연예인 등 공인들이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거리두기가 완화된 만큼 시민들의 책임의식이 강화돼야 민생과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그나마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6일째 400명대 확진… 비수도권 위험시설도 무료검사한다

    6일째 400명대 확진… 비수도권 위험시설도 무료검사한다

    상견례·영유아 동반 모임은 8명까지 허용오늘 65세 이상 등 2분기 접종계획 발표20대 사망 두 번째 발생… “기저질환 있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일 연속 400명대를 이어 가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만으로는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산업단지, 외국인 밀집지역과 같은 방역 사각지대에 대한 선제 검사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향후 2주간 유행이 집중되고 있는 수도권에서 중앙부처 소관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비수도권 역시 지방자치단체가 위험한 시설들을 선정하면 국비를 지원해 무료검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59명이었다. 지난 8일 300명대(346명)를 기록한 뒤로 계속해서 400명대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1주간 일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는 434명으로, 이미 2.5단계(전국 400명∼500명 이상 등) 범위에 들어섰다. 최근 경기 남양주시 플라스틱공장(200명), 동두천시 외국인집단(167명) 등의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확산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정부도 15일부터 2주간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결혼을 위한 양가 상견례 모임이나 만 6세 미만 영유아를 동반한 모임은 최대 8명까지 허용했다. 사우나·찜질방 등 수도권 목욕장업은 오후 10시 이후 운영 제한을 신설한다. 반면 돌잔치 전문점은 수도권 기준으로 99명까지 입장이 가능해졌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는 건 확진자를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지만 소상공인 피해, 국민 피로도 등을 고려할 때 한계가 있다”면서 “직원들이 숙식을 같이하는 사업장 등 위험군을 찾아다니며 선별검사소를 운영하거나 집에서 자체적으로 검사가 가능하도록 해 검사량을 확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3차 유행이 다시 확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7~13일) 전국 감염 재생산지수(1.07)도 그 전주(지난달 28일~6일)의 0.94에 비해 상승했다”며 선제검사 계획을 밝혔다. 이날 코로나19 20대 사망자로는 두 번째 사례가 보고됐다. 방대본에 따르면 사망자는 지난 13일 서울대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당일 바로 숨졌다. 방대본 관계자는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15일 65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2분기(4~6월)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한다. 현재 65세 이상은 약 850만명으로 이 가운데 75세 이상이 최우선 접종 대상자가 될 듯 보인다.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로 신고된 7건에 대한 검토 결과도 공개한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발열 증상을 신고했던 50대 남성이 전날 사망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속보] 정부 “3차유행 다시 확산…모든 지표 악화”

    [속보] 정부 “3차유행 다시 확산…모든 지표 악화”

    정부는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8주간 (신규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를 유지하던 3차 유행이 다시 확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 반장은 또 “지난주 전국 감염 재생산지수는 1.07로, 그 전주의 0.94에 비해 상승해 1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방역관리가 취약한 다양한 일상 속에서 지속해서 유행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뜻한다. 감염 재생산지수를 비롯한 주요 방역 지표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최근 1주간(3.7∼13) 국내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는 하루 평균 428.3명에 달한다. 이는 1주일 전(2.28∼3.6)의 371.7명보다 56.6명 많은 것으로, 지난 10일부터 줄곧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범위에 속해 있다. 또 코로나19 취약층인 60세 이상 고령층 환자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1주간 지역발생 확진자 가운데 60세 이상은 하루 평균 113.9명으로, 직전 한주(82.6명)보다 31.3명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에서도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는 양상이다. 1주간 수도권의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313.9명으로 집계돼 300명대를 이어갔고, 비수도권 역시 하루 평균 114.4명꼴로 나와 세 자릿수로 올라섰다. 손 반장은 비수도권 상황에 대해 “부산·경남권에서는 환자 수가 2배가량 증가했다”면서 “울산과 진주에서 발생한 사우나발(發) 집단감염, 부산 항운노조, 어시장 등의 집단감염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밖의 방역 지표에서도 위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1주간 신규 확진자 가운데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된 사람 비율을 뜻하는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38.4%로, 일주일 전(46.9%)보다 8.5%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 비율은 24.5%(3121명 중 763명)에 달했다. 확진자 약 4명 중 1명은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한다는 의미다. 손 반장은 최근 감염 양상과 관련해 “동호회나 가족·지인 등의 모임에서 집단감염이 시작돼 가정 내 감염으로 이어지고 다시 어린이집, 학교 등까지 연결되는 ‘n차 감염’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자 수와 감염 재생산지수, 유행 양상 등 모든 지표가 안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개학과 봄맞이 등 이동량 증가 요인이 앞으로도 많은 점은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장과 여가 등 모든 일상생활 속에서 방역관리에 더욱 주의해달라”며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 주의,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전국 곳곳 상춘객 봇물…비수도권 영업제한 완화 방역 긴장

    전국 곳곳 상춘객 봇물…비수도권 영업제한 완화 방역 긴장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14일 신규 확진자 수는 400명대 중반을 나타냈다. 전날보다 소폭 줄었으나 지난 9일(446명) 이후 엿새째 400명대를 이어갔다.수도권 326명, 비수도권 110명 등이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검사 건수가 대폭 줄면서 확진자 수도 적게 나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날은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쳐 확산세가 지속 중임을 방증했다. 특히 경남 진주 목욕탕발 확진자가 132명으로 늘어나는 등 비수도권 곳곳에서도 소규모 모임, 사우나, 직장 등 일상적 공간을 고리로 한 산발적 감염이 이어져 이들지역 영업시간 제한 완화 등이 성급한게 아니냐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비수도권지역 유흥주점과 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의 운영시간 제한이 15일부터 완화된다.식당과 카페,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파티룸, 실내 스탠딩 공연장 등 비수도권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은 이미 해제된 상태다. 제주도 관계자는 “규제가 일부 완화 되지만 핵심 방역수칙을 어긴 업소에는 과태료 처분과 별개로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이 시행된다”며 “위반 횟수와 관계없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의 유명 관광지에는 봄맞이 상춘객이 크게 늘어나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이달들어 제주에는 하루평균 3만명이 관광객이 찾는 등 상춘관광객이 이어지고 있다.함덕, 월정, 한담, 협재 등 제주 해변 카페촌과 제주 올레길 등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적였다.제주도는 여행도중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코로나 19진단을 받을것으로 당부했다. 또 국립공원 계룡산, 대구 팔공산, 도립공원 모악산, 설악산, 오대산 등에도 등산객 발길이 이어졌고 광양 매화마을과 구례 산수유 마을 등에서 상춘객들이 몰려 방역 당국이 마스크 착용과 5인 이상 집합 금지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방문객이 많이 와 긴장하며 현장 지도를 하고 있다”며 “간혹 마스크를 내리고 기념사진을 찍는 분들에게는 즉시 마스크를 쓰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5일부터는 결혼 전 양가 상견례나 영유아를 동반한 모임이 8인까지 가능해진다.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의 예외로 인정된 데 따른 것이다. 또 사실상 영업 자체가 제한됐던 돌잔치 전문점도 영업을 재개한다. 수도권에서는 99명까지 돌잔치에 참석할 수 있다.수도권과 비수도권 관계없이 영화관과 공연장에서는 일행 단위로 한 칸씩 띄어 앉아야 한다.또 프로스포츠 경기에는 수도권은 정원의 10%, 비수도권은 수용 가능 인원의 30%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코로나 검사비용 왜 이렇게 비싸졌나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코로나 검사비용 왜 이렇게 비싸졌나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병원·학교·회사, 코로나 검사지 제출 요구“입원? 그건 개인사정 검사 자비 부담”일부 지역 진단 검사비 7만~최대 30만원무료 선별진료소 찾아 ‘편법’ 지역 이동 검사“확진자는 줄지 않고 그대로인데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라고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도, 비용도 너무 부담스러워졌네요.”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위한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내린 지 한 달이 되면서 비수도권 곳곳에서 코로나 검사비 상승과 까다로운 검사 조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5단계 하향 조정돼서 검사 못해줘요” 경남 함안군에 사는 60대 A씨는 타 지역에서 암 수술을 하는 아내의 병원 입원 시 보호자도 코로나 검사확인서를 내야 한다는 말에 집 주변 선별진료소인 보건소를 찾았다. 그러나 보건소 측은 “1.5단계로 하향 조정돼 검사를 해 줄 수 없다”며 일반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병원은 A씨에게 9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검사비로 제시했다. 임시 선별진료소는 무료였지만 단계가 하향 조정된 지난달 15일 철거됐다. A씨는 “단계만 바뀌었을 뿐인데 검사 받기도 힘들고 많이 비싸진 것 같다”면서 “비용 부담이 되는 사람들은 검사를 안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입원을 위한 코로나 검사비용 고민’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서울 소재 병원 입원을 위해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선별진료소에 갔는데 “1.5단계라 무료도 아니고 검사 대상자도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입원은 개인사정이라는 것이다. 결국 그는 병원에서 12만원의 비용을 내고 검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경기 지역은 무료 검사를 한다고 들었다”면서 “주기적으로 병원을 가야 하는데 시골에 살아 병원에 가기 힘든 것도 억울한데 너무한다”며 늘어난 검사비를 우려했다. 경북 경산의 거주한다는 한 맘카페 회원도 “분만을 위해 입원차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하는데 선별진료소에서는 입원은 개인 사정이라 무료도 안 되고 1.5단계라 검사도 안 된다며 개인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면서 “진통이 정확히 언제 올 지 예상해서 유효기간 내 검사를 하느냐”며 비용으로 16만원이라고 적었다.유증상자·밀접접촉자만 지원검사비 7만~최대 30만원 1.5단계인 비수도권은 상당수 지역이 유증상자나 밀접접촉자 등에 한해 코로나 검사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환됐다.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최대 7만원을 받는가 하면, 병원은 8만원에서 최대 30만원에 이르는 검사비를 요구했다. 검사를 받고 입원환자는 다소 저렴했으나 응급실(응급관리비)을 이용하거나 코로나19 안심병원으로 지정돼 있으면 비용이 더욱 늘어난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질병 목적이 없으면 본인 부담이 원칙이고 진단비 책정은 병원 자율”이라면서 “병원은 통상 8만원대에서 보험가를 감안해 최대 2배까지 받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같은 대구라도 B병원은 9만원, C병원은 12만~13만원이며 응급실 이용 시 20만원까지 늘어난다. 전라권 병원은 8만~10만원, 세종·대전·충청권에선 8만 6000원~12만원, 응급실은 20만~30만원이었다. 부산 D·E 병원도 14만~16만원을 받았고, 응급실은 동일하게 30만원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그나마 저렴한 병원을 찾아 헤매고, 주소지 확인이 덜 까다로운 무료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는 ‘편법’도 등장했다. 대학교 기숙사 입소를 앞둔 학생들은 최대한 싸게 검사받는 병원과 지역을 수소문하는 글들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자 “몸이 좀 으슬거리고 오한이 난다고 해라”,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얘기만 해도 해준다” 등등 대처술까지 댓글에 달렸다.정부 “검사비 비급여라 병원마다 차이입원 등 본인증명 지원 검사여력 한계” 복지부는 병원 측에 홈페이지를 통해 비급여인 코로나 검사비 고지 등을 의무적으로 하라고 했지만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안내하는 곳을 찾기는 어렵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진단검사정책팀 관계자는 “검사비가 비급여라 병원마다 차이가 나고 비수도권은 수도권보다 확진 확률이나 연속성이 낮아 지원 우선순위가 떨어진다”면서 “입원·회사제출 등 본인 증명을 위한 지원은 검사여력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1.5단계에서는 해외 출장, 대학 기숙사 제출, 회사 전수조사 등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하게 검사 확인이 필요할 때도 자비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지방자치단체가 무증상자 검체 검사를 해달라고 17개 각 시도에 있는 보건환경연구원에 요청하면 (지원 받는) 검사 대상자를 넓힐 수 있다”고 부연했다.“국가전염병 위기서 자비 검사 부적절”“싼 곳 찾아 옮겨다니면 감염 확산 위험” “집단면역 전까지 가격 통제, 부담 낮춰야”“코로나 검사, 병원 돈벌이 수단 전락 안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검사비 부담을 늘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개인 질병이 아닌 국가재난전염병 위기상황에서 자비로 알아서 검사받으라는 건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마그넷 효과’라고 해서 사람들은 더 좋게 대우해주는 곳으로 옮겨다니는 경향이 있다”면서 “검사를 기피하거나 검사비를 줄이려 편법으로 지역을 옮겨 다니면 감염이 확산될 위험이 있는 만큼 집단면역 전까지는 어디서든 동일 비용으로 검사를 받도록 가격 통제를 하고 검사비 부담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그동안 서울시에서 익명 검사라도 받으라고 한 건 선제적 대응을 통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였다”면서 “이런 시국에 의료가 장사가 돼서는 안 된다. 의료비 산정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벗어나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지우거나 국민에게 비용부담을 떠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이경민 사회경제팀장도 “정부가 일괄적 비용 지침을 내리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면서 “코로나 검사가 병원 측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검사비의 국비 예산 지원 규모를 늘리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무증상자나 선별 목적으로 검사 받는 이들에 대한 지원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신규 확진 465명…사흘째 400명대비수도권 111명 이틀 만에 세 자릿수 한편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65명이 늘어 사흘 연속 400명대를 이어갔다. 지난 10일에는 470명이 늘어 지난 2월 19일(561명) 이후 19일 만에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잇단 외국인 근로자의 집단감염이 4차 유행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수도권(333명) 확진자 수는 75%로 전날보다 비중이 소폭 줄어든 반면 비수도권 확진자 수는 지난 9일(128명)에 이어 이틀 만에 다시 111명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서울 137명, 경기 178명, 인천 18명이었다. 비수도권은 강원 30명, 울산 23명, 부산 13명, 경북 10명, 전북·경남 각 7명, 충북 6명, 대구·충남 각 4명, 전남 3명, 제주 2명, 광주·대전 각 1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최근 소모임과 사업장 등에서 크고 작은 감염이 잇따르면서 신규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12일 발표할 거리두기 조정안에서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의 제한 조치가 재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초등생보다 중학생, 디지털 문해력 ‘깜깜’

    개인 컴퓨터가 없는 등 가정 내 원격수업 여건이 열악한 학생의 디지털 활용 역량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낮으며,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에서 그 격차가 더 심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국가수준 초·중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측정 연구’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말한다. 연구진은 지난해 2만 3000여명을 대상으로 정보의 탐색과 분석, 활용, 소통 등의 역량을 평가해 총점을 도출했다. 조사 결과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이 없어서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평균 총점은 이 같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학생보다 각각 1.49점, 0.95점 낮았다. “온라인 수업 접속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평균 총점 역시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각각 1.55점, 1.91점 낮았다. 연구진은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양극화 경향이 심하다”고 분석했다. 정보원 관계자는“중학생이 돼 컴퓨터 교육이나 코딩 교육을 받는 빈도가 줄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학교에서는 ‘정보’ 교과 수업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디지털 리터러시 검사 총점이 높았다. 이는 공교육에서의 컴퓨터 교육 기회가 중학생들에게 부족한 데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진은 “정보 접근성과 기반 시설, 디지털 교육 환경, 교수자의 역량 강화 등 다양한 문제가 함께 해결돼야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비대면 수업 1년… 원격 그늘에 가려진 학생들

    비대면 수업 1년… 원격 그늘에 가려진 학생들

    ■장애 학생들 ‘접근성’ 불편함에 ‘막막’ 중증 시각장애인인 이선우(24·가명)씨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영상, 이미지 등에 대해 장애학습도우미에게 실시간으로 조력을 받으면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비대면 강의를 하는 바람에 도우미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프로그래밍 실습을 신청한 이씨는 “수식이나 컴퓨터 언어가 나오는 강의 화면을 도우미가 바로 설명해주기 어려워 진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교육 현장에서 비대면 강의가 계속되면서 장애 학생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장애 유형을 막론하고 수업 ‘접근성’에 대한 불편함이 크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화면에 있는 글씨를 읽어주는 프로그램 ‘스크린리더’와 원격강의 프로그램이 제대로 호환되지 않고, 청각장애인은 자막과 수어가 원활하게 제공되지 않아 불편함을 겪는다. 초·중·고 학령기 장애 학생들은 교육부의 조치에 따라 이달부터 매일 등교 대상에 포함됐지만 학교장 재량으로 원격 수업을 계속하는 곳이 적지 않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최근 장애학생 46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약 30%의 학생들은 교육부의 지침에도 매일 등교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어·수학 과목만 특수학급에서 별도로 수업을 듣고 나머지 강의는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듣는 특수학급 통합교육도 삐걱대고 있다. 조경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운영지원국장은 “장애 학생들은 국어, 수학 수업만 등교해서 수업을 들은 후 하교해서 다시 비대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애인인권단체들은 지난 1월 국회에 발의된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 활성화 기본법’에 장애 학생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초등생보다 중학생, 디지털 문해력 ‘깜깜’ 개인 컴퓨터가 없는 등 가정 내 원격수업 여건이 열악한 학생의 디지털 활용 역량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낮으며,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에서 그 격차가 더 심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국가수준 초·중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측정 연구’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말한다. 연구진은 지난해 2만 3000여명을 대상으로 정보의 탐색과 분석, 활용, 소통 등의 역량을 평가해 총점을 도출했다. 조사 결과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이 없어서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평균 총점은 이 같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학생보다 각각 1.49점, 0.95점 낮았다. “온라인 수업 접속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평균 총점 역시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각각 1.55점, 1.91점 낮았다. 연구진은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양극화 경향이 심하다”고 분석했다. 정보원 관계자는“중학생이 돼 컴퓨터 교육이나 코딩 교육을 받는 빈도가 줄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학교에서는 ‘정보’ 교과 수업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디지털 리터러시 검사 총점이 높았다. 이는 공교육에서의 컴퓨터 교육 기회가 중학생들에게 부족한 데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진은 “정보 접근성과 기반 시설, 디지털 교육 환경, 교수자의 역량 강화 등 다양한 문제가 함께 해결돼야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단독] “우리 애 코로나 걸릴라” 언택트 소비 주도한 ‘맘’

    [단독] “우리 애 코로나 걸릴라” 언택트 소비 주도한 ‘맘’

    온라인 결제액 34%가 신혼·영유아 가구초중고 자녀 가구 23%, 1인가구 17% 順코로나 불안해 ‘집콕’… 배달 음식이 40% 육아용품 안 살 수 없어 소비 절감 한계도“연휴 내내 애랑 집에만 있으니 매번 상 차리기가 힘들어 두 끼는 배달음식을 시켰어요.” “불안해서 마스크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니 집 밖에 나갈 일이 없네요.” 코로나19가 국내에 퍼진 지난해 1월 이후 온라인 맘카페에서 이런 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아직 학교도 다니지 않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혹시나 내 아이에게 바이러스가 감염될까 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나는 너무 불편할 정도로 조심하는데 남편은 회식까지 하고 와 원망스럽다”는 등의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맘카페에서 표출된 영유아 부모의 전염병 공포가 소비방식의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10일 BC카드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온라인상권 가구별 소비패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취학 아동의 가족들이 ‘집콕’ 생활을 하며 언택트(비대면) 소비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는 2019년 12월에 온라인 결제를 한 건도 하지 않은 고객 1690만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년간 홈쇼핑·오픈마켓·소셜커머스·배달앱 등 온라인 가맹점에서 소비를 얼마나 했는지 조사했다. 원래 온라인 거래를 활발히 하지 않던 사람들(비활성 소비자)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비대면 씀씀이를 얼마나 늘렸는지 보기 위해서다. ▲1인 가구(조사 대상 310만명) ▲신혼·영유아 가구(무자녀 또는 8세 미만 자녀 가구·360만명) ▲초중고 가구(8~19세 자녀·280만명) ▲성인 자녀 가구(20세 이상·400만명) ▲노인 가구(340만명)로 구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19년 말 비활성 소비자 중 지난해 2월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시키는 등 돈을 쓴 사람은 688만명이었다. 원래 온라인 쇼핑과 친하지 않았던 사람 10명 중 4명꼴로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인 2월에 온라인 소비를 했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신혼·영유아 가구의 가구원 비율이 28%로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 중 신혼·영유아 가구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1%인 점과 비교하면 이들이 다른 세대에 비해 지난해 온라인 소비를 좀더 빨리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신혼·영유아 가구는 서울·경기·인천을 중심으로 한 2·3차(8·12월) 대유행 때도 각각 전체 소비의 27%와 26%를 차지했다.결제액을 기준으로 따져봐도 신혼·영유아 가구의 활발한 비대면 소비가 눈에 띈다. 비활성 고객들이 지난해 온라인 상거래에서 결제한 전체 금액 가운데 34%를 신혼·영유아 가구가 썼다. 이어 초중고 자녀 가구(23%), 성인 자녀 가구(19%), 1인 가구(17%), 노인 가구(9%)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신혼·영유아 가구가 많이 결제한 물품을 보면 총 193개 업종 중 배달음식이 40%로 가장 높았고 상품권·기프티카드(5%), 육아용품 서비스(2%), 게임(2%), 문구·사무용품(2%) 순으로 많았다. 어린아이가 있거나 아직 신혼인 가정에서 비대면 소비를 빠르게 늘린 건 이들이 온라인 서비스 이용에 익숙한 데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유독 컸기 때문이다. 신혼부부 가운데 임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이 외출을 꺼리고 비대면 소비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탓에 경기가 침체되면서 각 가정이 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이 있지만 영유아 가정에서는 꼭 필요한 육아용품을 안 살 수는 없기에 소비 절감에 한계가 있다”면서 “아이를 적게 낳는 대신 아낌없이 투자하는 고급화 움직임이 유통시장에서 보이는데, 소비 트렌드에 이런 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영·유아 부모들 “수입 줄어도 기저귀 안 살 순 없잖아요”

    [단독]영·유아 부모들 “수입 줄어도 기저귀 안 살 순 없잖아요”

    BC카드,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소비 패턴 조사작년말 온라인 결제 없던 10명 중 4명 ‘언택트 소비’배달음식·상품권·육아용품 순으로 활발히 거래“영유아 부모들, 전염병 감염 공포 유독 높아” “연휴 내내 애랑 집에만 있으니 매번 상차리기 힘들어 2끼는 배달 음식 시켰어요.”, “불안해서 마스크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니 집 밖에 나갈 일이 없네요.”코로나19가 국내에 퍼진 지난해 1월 이후 온라인 맘카페에서 이런 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아직 학교도 다니지 않는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혹시나 내 아이에 바이러스가 감염될까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나는 너무 불편할 정도로 조심하는데 남편은 회식까지 하고 와 원망스럽다”는 등의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맘카페에서 표출된 영유아 부모의 전염병 공포가 소비 방식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10일 BC카드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온라인상권 가구별 소비 패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취학 아동의 가족들은 ‘집콕’ 생활을 하며 언택트(비대면) 소비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는 2019년 12월에 온라인 결제를 한 건도 하지 않은 고객 1690만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년 간 홈쇼핑·오픈마켓·소셜커머스·배달앱 등 온라인 가맹점에서 소비를 얼마나 했는지 조사했다. 원래 온라인 거래를 활발히 하지 않던 사람들(비활성 소비자)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비대면 씀씀이를 얼마나 늘렸는지 보기 위해서다. 또 세대는 ▲1인 가구(조사 대상 310만명) ▲신혼·영유아 가구(무자녀 또는 8세 미만 자녀 가구·360만명) ▲초중고 가구(8~19세 자녀·280만명) ▲성인 자녀 가구(20세 이상·400만명) ▲노인 가구(340만명)로 구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19년 말 비활성 소비자 중 지난해 2월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시키는 등 돈을 쓴 사람은 688만명이었다. 원래 온라인 쇼핑과 친하지 않았던 사람 10명 중 4명꼴로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인 2월에는 온라인 소비를 했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신혼·영유아 가구의 가구원 비율이 28%로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 중 신혼·영유아 가구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1%인 점과 비교하면 이들이 다른 세대에 비해 지난해 온라인 소비를 조금 더 빨리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신혼·영유아 가구는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2·3차(8·12월) 대유행 때도 각각 전체 소비의 27%와 26%를 차지했다. 결제액을 기준으로 따져봐도 신혼·영유아 가구의 활발한 비대면 소비가 눈에 띈다. 비활성 고객들이 지난해 온라인 상거래에서 결제한 전체 금액 가운데 34%를 신혼·영유아 가구가 썼다. 이어 초중고자녀 가구(23%), 성인자녀(19%), 1인 가구(17%), 노인 가구(9%)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신혼·영유아 가구가 많이 결제한 물품을 보면 총 193개 업종 중 배달음식이 40%로 가장 높았고 상품권·기프티카드(5%), 육아용품 서비스(2%), 게임(2%), 문구·사무용품(2%) 순으로 많았다. 어린 아이가 있거나 아직 신혼인 가정에서 비대면 소비를 빠르게 늘린 건 이들이 온라인 서비스 이용에 익숙한데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유독 컸기 때문이다. 신혼 부부 가운데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이 외출을 꺼리고 비대면 소비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탓에 경기가 침체되면서 각 가정이 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이 있지만 영유아 가정에서는 꼭 필요한 육아용품을 안 살 수는 없기에 소비 절감에 한계가 있다”면서 “아이를 적게 낳는 대신 아낌없이 투자하는 고급화 움직임이 유통 시장에서 보이는데 소비 트랜드에 이런 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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