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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해운대구 ‘제1회 자치경찰 동행대상’ 수상 기관 선정

    부산 해운대구가 ‘제1회 부산시 자치경찰 동행대상’ 수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부산시는 ‘제1회 자치경찰 동행대상’에 해운대구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자치경찰 동행대상은 지역 치안 향상과 사회적 약자 보호 안전망 구축 등에 앞장선 기관 및 개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해운대구는 지방자치행정과 치안 행정을 적극적으로 연계해 치안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시민 불안을 유발하는 굉음·폭주 차량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해운대경찰서와 협업해 5년에 걸쳐 방범용 폐쇄회로(CC)TV 800대를 증설하기로 했다. 유관·협업기관 부문에 선정된 부산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자체,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아동학대 사례관리, 상담·지원, 교육·홍보 등을 추진했다. 개인부문은 창의적 치안정책과 발전방향 등을 제언한 권기정 경향신문기자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14일 오후 3시 부산시청에서 열린다.
  • 전기차 포터·봉고 불황에 더 잘나가

    전기차 포터·봉고 불황에 더 잘나가

    전기차로 돌아온 ‘서민의 발’ 포터와 봉고가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소형 트럭 포터와 봉고의 전기차 모델인 포터EV와 봉고EV는 올해 1~11월 각각 1만 4661대, 1만 159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0.8%, 124.6%씩 판매가 늘었다. 두 모델을 합산하면 올해 11월까지 총 2만 4620대가 팔렸는데, 연간 기준으로 ‘3만대’에 근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소형 전기트럭의 판매가 약진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포터와 봉고는 서민의 발이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불황일수록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있지만, 포터와 봉고는 여기에서도 자유롭다. 영업용 차량 특성상 일반 승용차 수준의 인포테인먼트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정부의 정책도 크게 작용했다. 정부는 그동안 화물차 운송업자의 신규 허가를 제한했다. 개인이 사업자 등록을 하려면 2000만~3000만원을 따로 주고 영업용 화물차의 ‘노란색 번호판’을 구매해야 했다. 그러나 친환경차 확대 등을 위해 전기트럭 구매자에 한해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을 붙일 수 있도록 하면서 판매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는 내년 4월 14일까지만 운영되고 이후에는 폐지된다. 장거리 운송을 해야 하는 전기트럭의 최대 단점은 다른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인프라다. 1회 충전 시 211㎞(도심·고속도로 평균)를 달리는 두 모델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여기에 짐을 실으면 주행거리는 더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기차의 장점인 정숙성과 싼 유지비용이 단점을 많이 상쇄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봉고EV 모델을 약 1년간 운전한 자영업자 이모(31)씨는 “주행거리가 짧아 지방에 가는 건 편도도 힘들다”면서도 “수도권 안에서는 충분히 움직일 수 있고 덜덜 떨리는 내연기관 트럭에 비해 운전 피로감이 덜하다. 유지비도 3분의1 수준이라 경제적”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트럭은 전기차 보조금을 더하면 2000만원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어 주 고객층인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 “최근 경기 회복에도 택배 등 비대면 수요가 여전히 많아 소형 트럭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美 구인난, 크리스마스 악몽 “한 철 산타 몸값만 1만 달러”

    美 구인난, 크리스마스 악몽 “한 철 산타 몸값만 1만 달러”

    성탄절을 앞두고 미국에서 산타클로스 구인난이 벌어졌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대면 접촉이 필요한 일자리를 피하는 경향이 이어진 데다 올해 보복소비로 인한 크리스마스 연휴 소비 욕구가 급증하면서 이른바 ‘산타 기근’이 더욱 심해졌다. CNN 등 외신은 11일(현지시간) 텍사스주의 산타클로스 파견 업체 운영자를 인용해 “산타클로스의 수는 10% 줄었는데, 산타 방문 예약 문의는 코로나19 이전보다 2배로 늘었다”며 “산타클로스를 보내 달라는 요구가 엄청나다. 내년 크리스마스 예약을 벌써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산타 학교를 운영하는 수잔 메스코는 월스트리트저널에 “9월부터 매일 평균 8분 간격으로 산타를 요청하는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며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산타클로스를 보내 달라며 울먹인 여성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화상으로 진행했던 산타클로스 행사가 올해는 대면으로 전환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면서 철저하게 방역을 지키는 분위기다. 잘 알려진 뉴욕 메이시스 헤럴드 스퀘어 매장은 어린이들이 책상 건너편에 앉은 산타클로스에게 팔을 길게 뻗어 손을 잡는 것 정도만 허용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예약제로 운영되며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일부 쇼핑몰에서는 산타클로스를 대형 투명 아크릴 박스 안에 앉도록 하는 방식으로 고객과의 접촉을 차단했다. 산타클로스 부족 현상은 미국 내 구인난 심화와 관련이 깊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퇴사자 수는 420만명으로 9월(440만명)에 이어 최고 수준을 이어 갔다. 10월 구인 건수도 1100만건으로 집계돼 7월(1110만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이 중 채워진 일자리는 650만건에 그쳤다. 빈 일자리가 넘친다는 뜻이다. 그 결과 산타클로스의 임금 수준은 10~15% 올랐고, 11월 초부터 12월 24일까지 일할 경우 수입이 6000달러(약 706만원)에서 많게는 1만 달러(약 1178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미 CBS 방송이 전했다. 다만 테네시주의 산타클로스 파견업체 관계자는 인터넷 매체 슬레이트에 “(보수가 오르면서) 올해 신규 산타클로스 중 절반이 초보자”라며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올해보다 산타를 구하기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산타클로스 분장에 적격인 60대 남성들은 코로나19 취약계층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2018년 산타클로스의 평균 나이는 65세, 몸무게는 113㎏(약 250파운드)이었다.
  • 소개팅도 메타버스로… 코시국에도 식지 않는 꽁냥꽁냥 캠퍼스

    소개팅도 메타버스로… 코시국에도 식지 않는 꽁냥꽁냥 캠퍼스

    대학생 이원영(19)씨는 올해 초부터 동네 친구를 찾기 위해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동네 위치를 설정한 다음, 소개글을 보며 취향이 맞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이씨는 12일 “미리 취향을 공유하다 보니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낭만의 장소인 대학 캠퍼스를 빼앗긴 대학생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교제를 시도하고 있다. 성대신문이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성균관대를 비롯해 16개 대학 395명을 대상으로 연애 경험과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3.2%는 연애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 중 코로나19 확산 이후 연애를 시작한 경우가 13.7%였다. 연애 경로와 관련해선 온라인 데이팅앱 또는 커뮤니티를 통해 연애를 시작한 응답자가 14.6%로 나왔다. 온라인에선 외모, 스펙 따지지 않고 편견 없이 자유롭게 서로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다 보니 이를 선호하는 대학생들도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대학생 유가연(가명)씨는 지난 5월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연애를 시작했다. 한 익명 이용자가 올린 글에 유씨가 쪽지를 보낸 게 만남의 시작이었다. 유씨는 “글에서 드러나는 그 사람의 생각이나 인생 철학이 공감이 돼서 쪽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면서 “대화가 잘 통하다 보니 호감이 쌓였고 이후 전화도 하고 사진도 주고받다가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익명 게시판 중에는 동문끼리 소개팅할 수 있는 게시판도 있다. 성균관대 에브리타임의 ‘소개팅은 성대하게’ 게시판을 보면 다양한 취향과 조건을 가진 대학생들이 글을 올린다. 이용자들은 연애관, 성격, 이상형, 키 등 외모를 밝히고 쪽지를 주고받으며 만남을 시작한다. 패션과 영화에 관심이 많은 고영민(22)씨는 오프라인에서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상대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난 8월 데이팅앱을 통해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문화생활의 취향까지 잘 맞는 소중한 인연이다. 고씨는 “메신저로 여러 사람과 대화하며 취향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면서 “연애관을 비롯해 사람을 대하는 주관을 어느 정도 확립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오프라인 만남보다도 대화의 밀도가 더 높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다양한 사람을 두루 만나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여명(22)씨는 “외국인도 많이 이용하는 소개팅 앱을 쓰면 여러 국적의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작곡을 한다는 최씨는 음악을 같이하기 위해 아일랜드 음악가와 만나기도 했다.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이탈리아 국적 조향사와 만나 향수 사업을 논하기도 했다.최근에는 메타버스를 이용해 교류하는 이른바 ‘메타버스 소개팅’도 등장했다. 대학생 연합 동아리 ‘헥사곤’(HEXAGON)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에서 미팅이 진행되는 ‘우리 만날 수 있을까’ 콘텐츠를 기획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캐릭터로 소통하고 얼굴은 최종 커플이 결정된 참가자끼리 동의하면 공개된다. 헥사곤 정예진 팀장은 “목소리와 캐릭터만을 통해 대화하다 보면 내적인 면에 집중해 좀더 잘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를 통해 비대면으로 교류하고 만남을 이어 갈 수 있는 ‘메타버스 소개팅’ 앱도 눈길을 끈다. 대학생을 타깃으로 지난해 출시된 한 앱은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 앱은 나만의 아바타를 생성해 원하는 상대와 실시간 음성 채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취재진이 이 앱에 들어가 보니 이용자들은 실제 자신의 노래 취향부터 아르바이트 경험담까지 여러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외적 조건과 학벌 등을 중시하는 풍조는 사라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오세일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프로필 사진처럼 검열된 모습을 올리고 학벌이나 재산 등 외적 조건을 제시하며 자기 브랜드를 홍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조건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소비 형태의 연애와 만남을 추구할 경우 진정성이 큰 사랑을 경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 수능 소송 제기한 수험생들 집단지성으로 오류 이끌어…평가원 공신력 도마에

    수능 소송 제기한 수험생들 집단지성으로 오류 이끌어…평가원 공신력 도마에

    수험생들, 생명과학Ⅱ 문항 오류 짚어내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직접 연락·자문“평가원에 책임감과 신뢰 회복 촉구”“수시 일정 연기... 응시자 모두 피해자”수능 체제 도입 이후 사상 처음으로 출제된 수능 문제의 정답 결정을 보류하는 사태가 벌어지며 일부 수험생들의 성적 확인 및 대입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문제의 생명과학Ⅱ 과목 응시자 92명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정답결정처분 취소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평가원에 대한 공신력도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달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에서 이과 수험생들이 응시하는 과학탐구 영역 8과목 중 하나인 생명과학Ⅱ의 20번 문항을 두고 문제 오류가 제기됐다. 해당 문항은 동물 한 종의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멘델 집단(멘델의 유전법칙이 적용되는 집단)을 가려내는 문제다. 오는 17일 해당 문항 정답 오류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 여부에 따라 생명과학Ⅱ 응시자 6515명의 입시 결과가 영향받을 수 있어 문제 자체의 오류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정답 보류 소송에 참여한 수험생들은 향후 수시·정시 등 입시 일정을 준비하면서도 해당 문항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공론화하며 평가원에 책임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정답결정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기획하고 이끈 수험생 A양은 “수능 문제 이의제기를 한 후 평가원에서 보낸 답변서를 보니 객관적인 근거는 없고 ‘이상 없다’는 억지로만 느껴졌다”며 “이번 사안을 쉽게 넘기면 평가원의 권위적인 태도가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아 소송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평가원은 해당 문항의 이의신청 답변 자료에서 “관련 분야 학회와 다수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 의견을 구했고 종합적으로 검토·심의했다”며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준거로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타당성이 유지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부 수험생들이 지적한 문항의 설정 오류를 고려하더라도 답을 선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평가원이 자문을 구했다고 밝힌 학회와 외부 전문가 명단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문항 관련 공식 풀이·해설도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양은 “평가원이 좀 더 수험생을 존중하며 신뢰를 회복하려는 모습을 기대한다”며 “수험생들은 1년 동안 평가원을 신뢰하고 시험을 준비하는데, 이전 기출 문제에서 다뤘던 조건도 부정하는 시험 문항을 내는 건 약속과 신뢰를 저버리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송인단이자 수험생인 백모(20)씨도 “평가원 측은 수능 문제 논란을 반기지 않아 이전부터 문제 이의제기를 해도 답변이 명확하지 않고 얼버무리며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며 “학생들의 응시료로 문제를 만드는 국가적 시험이고, 사회 진입 첫 단계에서 치르는 중요한 시험인데 결과 중심주의적인 대처만 보여주는 것 같아 교육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학생들은 국내외 대학교수 및 학회, 고교 생물 교사 등에 해당 문제의 오류 여부를 자문하고 있다. 한 수험생은 미국 명문대학교의 생물학 등 전공 교수들 이메일 주소 리스트를 직접 정리해 해당 문제가 오류가 없는지 질의했으며, 이에 집단유전학 전문가인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조너선 프리처드 석좌교수는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해당 문항이) 수학적 역설이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소송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을 운영하며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게끔 문제점을 쉽게 비유해 설명하고, 소송 관련 진행 상황도 공유하고 있다. 한편 해당 문항에서 정답 처리를 받은 응시자들 사이에서는 ‘정답이 유효하다’는 반발도 나온다. 기존 정답자와 소송인단 수험생들 사이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 평가원의 책임 있는 자세가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입시학원 관계자 B씨는“해당 문항에 오류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정답을 선택한 학생들 역시 시험을 보며 고민 많이 했을 것”이라며 “이 한 문제로 수시 전형 일정도 미뤄지는 등 전체 수험생 44만여명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이 오는 17일 생명과학Ⅱ 문항 정답 결정 판단을 내리면 생명과학Ⅱ 응시자 6515명의 성적은 선고 결과를 반영해 이날 오후 8시에 발표될 예정이다.
  • 이재명 “전두환, 용서 못할 인물…일부만 떼서 공격 말라”

    이재명 “전두환, 용서 못할 인물…일부만 떼서 공격 말라”

    “사실 자체 부인하면 사회 불합리함 빠져”“전두환, 결코 용서 못해…역사적 중대 범죄”“어쨌든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국민의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하더니” 비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2일 자신의 ‘전두환 경제 성과’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김천 추풍령 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씨는 제 인생을 통째로 바꿀 만큼 엄청난 역사적 중대범죄를 저지른 용서 못할 사람”이라며 “지금도 저는 공소시효 등 각종 시효 제도를 폐지해서라도 처벌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사람을 결코 용서하거나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그런데 최근 나오는 논의들을 보면 너무 진영 논리에 빠져 있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게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며 “그 중 하나가 삼저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어쨌든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작은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역사적 인물이라고 말했는데, 그 중 일부만 떼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말했다.다만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라며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겨냥해 ‘말 바꾸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황규환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말 바꾸기가 일상이 돼버린 이 후보가 이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마저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나섰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했던 이 후보가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표가 급하다 한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부정도 서슴지 않는다”며 “스스로 지도자의 자격이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이 후보를 향해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고 비판했다.
  • 이재명 “코로나 지원금 쥐꼬리...돈 빌려줘 빚만 잔뜩 늘었다”

    이재명 “코로나 지원금 쥐꼬리...돈 빌려줘 빚만 잔뜩 늘었다”

    “다른 나라는 빌려주징 않고 재정지원해줬다”“언제나 선별 제도는 문제가 있다” 지적도“잡은 고기, 미끼 안 준다…신경 안 써”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2일 코로나19 방역 피해 지원에 대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지원이 너무 없다”고 혹평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상주의 승곡체험휴양마을에서 진행한 ‘마을 반상회’ 행사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래서 내가 쥐꼬리라고 표현했다. 무슨 돈만 빌려줘서 빚만 잔뜩 늘었다. 다른 나라는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고 재정지원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마을 주민이 농민 재난지원금을 많이 못 받았다고 토로하자 “도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 중점을 두다 보니 빠진 것 같다. 농민만 빠진 것이 아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프리랜서 작가 등도 사실 배제됐다”며 “그래서 언제나 선별 제도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침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이 100조를 더 지원하자고 하니, 이번 기회에 빈말 못하게 하려고 ‘지금 어려우니 어디다 지원할지 협의하자’고 이야기했다”며 “그렇게 하면 길이 좀 생기지 않을까 한다”고도 했다.이 후보는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한 시장격리와 관련해서도 “후보 입장도 내고 당에서도 촉구 중이다. 어차피 해야 할 것을 왜 계속 미뤄서 농민의 원성을 사느냐는 이야기를 해 뒀다”며 “제가 기재부와 안 친한데, 기재부 입장에서는 쌀값이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림부는 빨리 하자는 입장인데, 기재부는 맨날 ‘돈, 돈’ 하니까, 쌀값이 더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 아닌가 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너무 취약한 농업 지원을 늘려야 하는데, 지원 방식을 예전처럼 쓸데없이 길 내고 다리 쌓고 축대를 쌓는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것 외에는 현금 지원해주자”며 “기초연금 지급하듯이, 소액의 농촌기본소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희 선거전략에도 문제가 있지만, 사실 농업이 전략안보산업인데 너무 경시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정치는 사실 다 자기들의 정치적 이익이라는 게 있다. 우리나라 농민이 220만~230만명인데, 농민을 위한 정책을 열심히 해도 반응이 별로 없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대구·경북의 정서와 관련해 “뭘 잘해도 ‘민주’자가 붙은 사람이 하면 안 찍어주고, 못해도 색깔이 비슷하니까 (찍어주고) 이러니까 신경을 안 써버리는 것”이라며 “아주 나쁘게 이야기하면 ‘잡은 고기 미끼 안 준다’면서 신경 안 쓰는 경향이 있다”고 표현했다.
  • [정치포커스] “비서와 비서관의 차이를 아시나요?”

    [정치포커스] “비서와 비서관의 차이를 아시나요?”

    비서→비서관, 비서관→선임비서관으로…보좌진 명칭 변경“국회의원 비서는 개인 비서와 엄연히 다릅니다” 국회의원실 보좌진들의 호칭 변경에 대한 요구를 국회가 받아들였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5급 비서관은 선임비서관으로, 6급 이하 비서는 비서관으로 의원실 보좌진들의 호칭을 변경하는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면서 ‘보좌관-선임비서관-비서관’으로 명칭이 바뀐 것이다. 공포 후 3개월이 지나 법이 시행되면 6~9급 비서들은 ‘오해’로 얼룩진 ‘비서’ 딱지를 떼게 된다. 이 같은 결과는 보좌진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탄생했다.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와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국보협)는 지난 9월 643명의 보좌진들을 대상으로 직책 명칭 변경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5개 선택지에서 ‘보좌관, 수석비서관, 비서관’이었던 3안(36.5%, 235명)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채택됐다. 다만 법제화 과정에서 비서관 앞에 붙은 ‘수석’이 ‘선임’으로 변경됐다. 의원실 직원들은 이번 변화에 대체로 긍정하는 분위기다. 비서들은 ‘관’ 한 글자 차이지만 체감되는 차이는 상당하다고 말한다. 민주당 의원실에서 일하는 한 비서는 “‘비서’를 검색하면 야한 사진이 뜨는 것처럼 여성 비서는 성적으로 비치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성희롱에 쉽게 노출된다”며 “그러나 ‘비서관’이라고 하면 대부분 정책 업무를 먼저 떠올린다”고 명칭 변화를 반겼다. 보좌진들은 정책·회계·공보 등 비서들의 다양한 업무 특성을 고려해서도 명칭 변경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동윤 민보협 회장은 “비서라는 명칭이 그들의 업무 영역을 대변하지 못했는데, 비서관으로 ‘관’자를 붙이면서 비서들의 사기를 올린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명칭 변경에 회의적인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한 초선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비서는 “명칭 변화가 6~9급 비서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거라는 기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비서관은 “5급 이하를 다같이 비서관으로 통일하지 비서관에 ‘선임’자를 붙이는건 영 어색하다”면서 “국회는 업무 분장이 아주 칼같이 나뉘는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업무 경계가 급수별로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비서와 비서관 사이 칸막이를 남겨둘 이유가 있냐는 의문이다. 그동안 보좌진 고용 등에 대한 법적 근거가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담겨 보좌진들을 국회의원 수당의 일부로 취급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법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국회의원의 보좌직원과 수당 등에 관한 법률’로 법의 명칭이 수정된 것을 아쉬워 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해당 개정안에는 ‘보좌진을 면직할 시 30일 전에 예고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이 회장은 “보좌진은 별정직이다 보니 내일 그만두라고 하면 나가야 하는데 30일 전 면직 통보를 받는 보완수단이 만들어진 건 의미 있다”고 말했다.
  • 佛마크롱 경악하게 만든 일본의 경직성...“다시는 방일 안할 것“

    佛마크롱 경악하게 만든 일본의 경직성...“다시는 방일 안할 것“

    일본 특유의 외국인 혐오와 고립주의 성향이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프랑스 중견 언론인이 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오늘날 일본의 현실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파헤쳤다. 프랑스 유력지 르 피가로의 도쿄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레지스 아르노 기자는 10일 일본 경제 주간지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에 ‘세계 112개국 중 영어능력 78위인 일본에서 확산되는 외국인 혐오’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아르노는 “일본의 외국인 혐오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국가 전체의 고립주의 성향이 급격히 강해지고 있다”며 “외국인에게 일본은 이전보다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상황을 한층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단언했다. “일본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감히 실행하려 들지 못할 수준의 무례하고 독단적인 방법으로 외국인 입국을 봉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 정치인들은 자기 미래를 일본에서 찾으려 했던 외국인 학생, 노동자, 투자자들의 계획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아르노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외국인 신규 입국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은 경악할만 한 조치였다고 비난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입 우려가 있는 아프리카 10개국에서 일본인이 들어오는 것은 인정하면서 일본 거주 외국인의 입국을 막는다는 것은 정말로 충격적이었다. 자국민과 외국인 거주자를 ‘구분’하는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해 한 유럽계 항공사 간부는 ‘일본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일본의 자기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극도로 불쾌한 이야기’라며 분노를 드러냈다.”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러한 봉쇄 정책을 용기 있는 조치라고 포장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위기관리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클 라이언은 이에 대한 평가를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봉쇄 조치로 오미크론 변이 유입을 차단할수 있을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생각은 솔직히 달성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권의 글자를 읽어 국적이나 거주지를 구별해 활동한다는 것인가”라고 조롱했다.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들조차 일본에서 외국인을 떼어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라고 기시다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일본 국민의 90%가량이 외국인 봉쇄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데서 잘 나타난다. 아르노는 “이런 정책을 취함으로써 일본이 더 강해질 것으로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한 고립주의는 금융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도쿄, 후쿠오카, 오사카 등이 저마다 ‘금융 허브’ 도약을 표방하고 있지만, 영어에 능통한 인재가 부족한 데다 불투명한 규제가 많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아르노는 “일본인들은 발상의 전환에도 소극적이어서 자본소득에 대한 중과세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없다”면서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도쿄를 떠나 싱가포르나 한국으로 거점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 인수에 관심을 갖는 외국 기업들도 있지만, 틀에 박힌 사고가 이를 가로막는다. 한 프랑스 일본법인 지사장은 “일본 기업은 외국업체에 인수되느니 차라리 망하는 것을 택하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폐쇄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 많은 외국 기업들이 공장, 사무실 설립 후보지에서 일본을 배제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동아시아 지역본부를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전했다. 비용은 높게 드는 반면 노동력은 감소하고 있어 사업 거점으로서 의미가 퇴색했다는 이유에서다.이러한 ‘탈(脫) 일본’ 현상은 외교 분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외무성은 전통적으로 최고 수준의 외교관들을 일본에 보냈다. 아르노는 “1995년 이후 9명의 프랑스 외무성 사무국장(관료 중 최고위직) 중 4명이 주일 대사 출신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프랑스에 있어 일본은 2류 국가가 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국가원수의 ‘국빈’ 자격 방일은 8년 전인 2013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마지막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지난 여름 도쿄 올림픽에 맞춰 방일했지만, 크게 실망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스가 요시히데 정권의 경직성과 어떠한 의제에서도 타협할 생각이 없는 점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너무도 실망한 나머지) 다시는 방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르노는 예상했다. 그는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통해 계속해서 세계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것은 오산”이라며 “오히려 올림픽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본 정부가 자세가 세계 판도를 잘못 읽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은 2025년 오사카에서 열리는 엑스포를 엄청나게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전담하는 장관까지 두고 있다. 그러나 세계 엑스포는 이제 개최국 외에는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지역 행사가 됐다. 같은 이유에서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것을 아는 일본인이 얼마나 될까?”
  • [고든 정의 TECH+] 시베리아 눈밭서 피어오른 연기…죽지 않는 ‘좀비화재’ 불씨 (영상)

    [고든 정의 TECH+] 시베리아 눈밭서 피어오른 연기…죽지 않는 ‘좀비화재’ 불씨 (영상)

    올여름,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를 집어삼킨 화재의 불씨가 여태 살아 꿈틀대고 있다. 눈 덮인 시베리아 벌판을 뚫고 올라온 연기는 ‘좀비화재’와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7일, 러시아 사하공화국(야쿠티야) 오이먀콘 땅속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현지 사진작가 세묜 시브세바는 “오이먀콘과 3㎞ 떨어진 하라 투물 마을 눈밭에서 연기가 솟구쳤다. 올여름 산불이 휩쓴 바로 그곳이었다”고 밝혔다.오이먀콘은 겨울 기온이 영하 60℃를 넘나드는 혹한의 땅이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 오이먀콘 등 사하공화국을 포함한 시베리아에선 올여름 발생한 대형 산불로 남한 면적(10만413㎢)의 약 1.6배인 16만1356㎢가 잿더미가 됐다. 산불 피해 대부분은 사하공화국에 집중됐다. 올여름 사하공화국에서 발생한 탄소는 2003~2020년 평균치의 7배에 육박했으며, 그 연기는 미국 알래스카반도를 넘어 3000㎞ 이상 떨어진 북극까지 도달했다.북극권 산불은 대부분 번개나 인간의 실화가 그 원인이다. 하지만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대형 산불은 결이 좀 다르다. 시베리아타임스는 겨우내 눈 밑에서 꺼지지 않고 살아있던 불씨가 이듬해 봄 다시 확산하는 ‘좀비화재’가 최근 산불의 경향이라고 전했다. ‘좀비화재’는 북극권의 정체불명 산불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과학계가 제시한 새로운 개념이다. 사라진 줄 알았던 불씨가 땅속에 숨어 있다가 다시 나타나는 것을 좀비에 빗대 만든 말이다.미국 지구물리학회 설명에 따르면 좀비화재 불씨는 땅 밑 수십㎝부터 지층처럼 매장된 ‘토탄(土炭·peat)’ 속을 파고든다. 토탄은 죽은 식물이 혹한의 땅에서 완전히 썩지 않고 진흙과 섞여 이룬 석탄의 한 종류다. 좀비화재 불씨는 이 토탄을 땔감 삼아 겨우내 땅속에 은신한다. 그러다 기온이 올라 토양이 건조해지면 머리를 내밀고 산불을 부활시킨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사화공화국 등 시베리아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 산불 대부분도 이런 좀비화재였다. 그러니까 오이먀콘 눈밭에서 목격된 연기는 좀비화재 불씨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봄이 오면 시베리아는 또다시 산불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더 큰 문제는 좀비화재를 부추기는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 정부 자료를 보면 1976년 이후 러시아 평균기온은 섭씨 0.5도 정도 상승해 세계 평균보다 온난화가 2.5배 빨리 진행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좀비화재가 반복되면, 토탄층이 연소하면서 그 아래 영구동토층이 훼손될 가능성도 커진다. 1년 내내 꽁꽁 얼어있는 영구동토층에는 메탄이 다량 저장돼 있다. 메탄은 온난화 능력이 이산화탄소의 30배에 이른다. 좀비화재로 영구동토층이 파괴되면 메탄과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가 대량 방출될 위험이 크다. 그리고 영구동토층이 뿜어낸 온실가스는 다시 기후 변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산불, 산불로 인한 기후 변화, 이 악순환의 끝에 뭐가 있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 범죄·자살·교통사고 사망자는 감소, 감염병 사망자는 대폭 증가

    범죄·자살·교통사고 사망자는 감소, 감염병 사망자는 대폭 증가

    지난해 자살, 교통사고, 범죄로 인한 사망자가 모두 감소한 반면 감염병 사망자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9일 공개한 ‘2021년 지역안전지수’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계속된 코로나19로 인한 대외활동 감소와 거리두기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6개 안전 분야 전체 사망자는 전년 2만 3094명에서 2만 2989명으로 105명(0.45%) 줄었다. 행안부는 교통사고, 화재, 범죄, 생활안전, 자살, 감염병 등 6개 분야별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안전수준을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매년 지역안전지수를 발표한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도드라진 분야는 감염병 사망자다. 지난해 코로나19로 95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감염병 사망자가 31.5%인 664명(2110명→2774명) 늘었다. 특히 인구밀집도가 높은 특·광역시와 대도시권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와 이들 지역의 전년 대비 사망자 발생률이 36%를 기록했다. 법정 감염병 중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는 15.8%(1610명→1356명) 감소했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대비 15.9%(3143명→2858명)나 감소했다. 범죄 분야에서는 5대 범죄(살인·강도·절도·성폭력·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자는 5.4%(408명→386명), 발생 건수는 6.5%(49만 2290건→46만 2290건)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술집 등 유흥시설 영업시간 제한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안전지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자살자가 1만 3779명에서 1만 3195명으로 604명(4.4%) 줄어들었다는 대목이다. 행안부는 국가적 재난시기에 국민적 단합과 사회적 긴장으로 일정 기간 자살 사망이 감소하는 경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서 지난해 20대(12.8%)와 10대(9.4%), 30대(0.7%) 등 30대 이하에서 자살률이 상승하고, 특히 20대 여성 자살률이 16.5%, 10대 남성 자살률이 18.8%나 증가한 것과는 차이가 나는 결과여서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행안부는 밝혔다. 행안부는 각 지자체에 대해 사망자와 피해자 수, 안전 장비 설치 수준, 관련 인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6개 분야별로 1~5등급을 매겼다. 서울(교통사고·화재·생활안전)과 세종(범죄·자살·감염병)이 각각 3개 분야에서 1등급을, 경기도가 교통사고, 화재, 생활안전, 자살 등 4개 분야에서 1등급을 받았다. 광역지자체 구 지역 중에서는 인천 연수구가 교통사고, 범죄, 자살, 감염병 등 4개 분야에서 1등급을 얻었고, 서울 양천구(화재·범죄·생활안전), 울산 북구(범죄, 자살, 감염병)가 각각 3개 분야에서 1등급을 받았다.
  • 2021년 여름휴가 최고 여행지는 ‘제주도와 순천시’

    2021년 여름휴가 최고 여행지는 ‘제주도와 순천시’

    올 여름휴가 최고 여행지로 제주도와 순천시가 선정됐다. 여행 만족도에서 광역 시·도는 제주도가, 기초 시·군은 전남 순천시가 1위를 차지했다. 여행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올해 1박 이상 국내 여름휴가(6~8월)를 다녀왔다고 응답한 1만 8081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여름 휴가지에 대한 만족도와 휴가지로의 추천 의사 여부에 대해 ‘2021년 국내 여름휴가 만족도’를 조사했다. 가장 만족도가 높은 지역은 제주도로 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래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보다 여행지 점유율이 크게 상승하고, 만족도 측면에서도 국내 최고 여행지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강원도는 3년째 2위 자리를 지켰다. 3위는 부산시, 4위는 전남도다. 전국 54개 일선 시·군 ‘종합 만족도’에서는 순천시가 1위를 차지했다. 순천시는 지난 2018년 1위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올해 모든 시군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며 중하위권(23위)에서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왔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도심을 벗어나 자연에서 휴식을 선호하는 언택트 소규모 여행 경향이 지속되면서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낙안읍성, 와온해변 등 다양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큰 매력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위드코로나 여행 트렌드인 느림, 멈춤, 여유, 힐링에 어울리는 도시는 순천이라는 게 입증됐다”며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전한 여행환경 조성과 관광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단양군과 강원도 영월군이 공동 2위, 경북 경주시 4위, 경남 남해군(762점)이 5위권에 랭크됐다. 그 뒤로 전남 담양군, 강원 정선군, 경남 산청군이 뒤를 이었다. 강원도 고성군과 경북 문경시는 공동 9위에 올랐다.
  • “이틀 연속 7천명대” 신규확진 7102명...‘오미크론’ 감염 22명 증가(종합)

    “이틀 연속 7천명대” 신규확진 7102명...‘오미크론’ 감염 22명 증가(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9일 신규 확진자수도 이틀 연속 7000명대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도 800명대 중반으로 연일 최다치를 경신했다. 정부는 사적모임 축소, 방역패스 확대 등 지난 6일부터 시행 중인 특별방역대책의 효과가 이번주 이후부터 나타날 것이라면서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특단의 조치를 해야 확산세를 꺾을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7102명 늘어 누적 49만6584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7174명·당초 7175명)보다 72명 줄어든 수치다.  상대적으로 주 초반인 화요일까지는 확진자 수가 줄었다가 주 중반으로 접어드는 수요일부터 급증하는 양상이 반복되는데, 이러한 경향을 고려하더라도 증가폭이 큰 상황이다. 특히 신규 확진자수는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방역 조치가 완화된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위중증 환자도 이날 857명으로 연일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다 기록이던 전날의 840명에서 17명이 늘었다. 위중증 환자 중 83.4%(715명)가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50대 84명, 40대·30대 각각 27명, 20대 2명 순으로 뒤를 이었고 10대와 10세 미만 위중증 환자도 1명씩 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57명 늘어 누적 4077명이다. 평균 치명률은 0.82%다.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22명 늘어 누적 60명이 됐다. 변이 감염자가 하루새 20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폭증세에 더해 오미크론 변이 확산까지 더해져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날 신규확진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 7082명, 해외유입이 20명이다. 서울 2785명, 경기 2136명, 인천 497명으로 수도권에서만 총 541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지역발생의 76.5%를 차지했다. 비수도권은 부산 252명, 충남 208명, 경남 192명, 대전 166명, 경북 143명, 강원 138명, 대구 131명, 전북 125명, 충북 91명, 전남 69명, 울산 49명, 제주 48명, 광주 36명, 세종 16명 총 1천664명(23.5%)이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20명으로, 전날(33명)보다 13명 적다.한편,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수도권의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85.0%로 총 병상 806개 중 685개가 사용 중이다. 서울은 88.4%(361개 중 319개 사용), 인천은 87.3%(79개 중 69개 사용), 경기는 81.1%(366개 중 297개 사용)다. 수도권에 남아있는 중증병상은 121개다. 중환자를 위한 병상의 경우 입·퇴원 수속과 여유 병상 확보 등의 이유로 100% 가동되기 어렵다. 이에 가동률 85%는 사실상의 병상 포화상태로 볼 수 있다. 중수본은 수도권 내 병상 배정이 어려울 때는 환자를 비수도권으로 이송하고 있다. 하지만 비수도권의 중증병상 가동률도 67.7%(449개 중 304개 사용)로 높은 상황이다. 전국 가동률은 78.8%다. 전국적으로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1.7%(653개 중 486개 사용)다. 수도권에서 병상 배정을 하루 넘게 기다리는 대기자는 1003명이며, 이 가운데 4일 이상 대기자는 302명에 달한다. 그밖에 1일 이상인 경우가 489명, 2일 이상 124명, 3일 이상 88명이다. 병상 대기자 중 45.3%인 454명은 70세 이상 고령 환자다. 나머지 대기자 중에서는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상당수다.
  • 텃새보다 밝은색 철새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텃새보다 밝은색 철새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번잡한 도심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면 철새들이 떼 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철새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닐스의 신기한 모험’이다. 40~50대에게는 1981~1982년 TV에서 방영한 일본 애니메이션 ‘닐스의 모험’으로 더 익숙할 것이다. 스웨덴 작가 셀마 라겔뢰프가 스웨덴 교육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아이들에게 스웨덴 지리와 지역사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쓴 1906년 작품 ‘닐스 홀게르손의 환상적인 스웨덴 여행’이 원작이다. 말썽꾸러기 닐스가 저주를 받아 15㎝ 크기로 줄어든 뒤 집에서 키우던 거위를 타고 철새를 따라 스웨덴 전역을 여행한다는 줄거리다. 라겔뢰프에게 여성 최초이자 아동문학 최초로 1909년 노벨문학상을 안겨 준 이 작품에는 철새의 이동과 생태가 곳곳에 잘 묘사돼 있다. 이런 낭만들은 최근 들어 철새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받으면서 많이 사라졌다. 철새는 한 지역에 뿌리내리고 사는 텃새와 달리 계절에 따라 번식지를 떠나 월동지에서 겨울을 난 뒤 다시 되돌아 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갓 태어난 철새들도 때가 되면 떠났다가 돌아오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1950년대 이후 독일 생물학자들을 중심으로 철새의 몸속에 생체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철새의 생체 나침반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포함해 많은 부분이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 막스플랑크 조류학연구소, 뉴질랜드 매시대 자연과학·계산과학부, 호주 모내시대 생명과학부 공동연구팀은 철새들이 먼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변하는 온도에 적응하는 방식을 찾아냈다고 8일 밝혔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새들일수록 깃털 색깔이 밝고 옅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12월 7일자에 실렸다. 우선 연구팀은 미국 코넬대 조류학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조류 분야 데이터베이스 ‘전 세계의 새’(Birds of the World)를 활용해 모든 새들의 깃털 밝기를 101점 척도로 정량화했다. 0은 검은색, 100은 흰색으로 정한 것이다. 그다음 깃털 색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요인들을 통제하고 종(種)별 이동 행태만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한 지역에 머무는 텃새들은 철새들보다 어두운 색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새들 중에서도 이동거리가 짧은 종들은 더 먼 거리까지 이동하는 종들보다 깃털 색깔이 더 짙은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경향성은 새의 크기나 날개 길이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원거리 이동 철새들이 더 밝은 깃털을 갖게 진화된 것은 체온 조절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철새들은 맑은 날 텃새들보다 높은 고도에서 비행을 한다. 이 때문에 겨울철이라도 태양 복사열을 직접 받는다. 멀리 이동하는 철새일수록 태양 복사열의 영향이 더 오래 간다. 어두운 색의 옷이 밝은색 옷보다 열을 더 많이 흡수하는 것처럼 철새가 짙은 색의 깃털을 갖고 있다면 한낮에 이동하는 동안 많은 태양열을 받아 체온이 오른다. 이렇게 되면 쉼없이 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독일 막스플랑크 조류학연구소 바트 켐페네어스 행동생태학 교수는 “이번 연구로 동물 피부와 털 색깔이 온도와 기후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며 “지구온난화에 따라 동물들의 적응 진화를 예측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대 “하루에 다크초콜릿 몇 조각 먹으면 ‘이 효과’ 볼 수 있다”

    서울대 “하루에 다크초콜릿 몇 조각 먹으면 ‘이 효과’ 볼 수 있다”

    진한 다크 초콜릿 몇 조각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연구진이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 연구에서 카카오 함량이 85%인 다크 초콜릿을 하루 30g씩 섭취하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기분이 더 좋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초콜릿 30g은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품(100g)의 약 3분의 1 분량이다. 연구진은 20~30세 참가자 4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이 중 두 그룹은 카카오 함량이 85%이거나 70%인 초콜릿을 하루에 총 30g을 3주간 섭취했다. 나머지 한 그룹은 같은 기간 초콜릿을 아예 먹지 않았다. 참가자의 기분 상태는 긍정적·부정적 정서를 확인하는 검사지인 ‘파나스’(PANAS)에 의해 측정됐다. 각 참가자는 기분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총 20개의 형용사마다 1(매우 그렇지 않다)에서 5(매우 그렇다)까지의 척도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또 다크 초콜릿의 기분 전환 효과와 장내 미생물 사이의 연관성을 살피기 위해 참가자로부터 대변 표본을 받아 분석했다. 그 결과, 카카오 85%의 초콜릿을 섭취한 그룹(이하 카카오 85% 그룹)에서는 부정적인 기분 상태가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카오 70%의 초콜릿을 섭취한 그룹에서는 이런 현상이 보이지 않았다. 이는 밀크 초콜릿은 기분 전환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카카오 85% 그룹의 분변 표본은 이들의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대조군(초콜릿 미섭취 그룹)보다 85%나 높은 것을 보여줬다. 특히 카카오 85% 그룹은 장내 미생물의 일종인 블라우티아의 수치가 더 높았다. 이는 기분 상태 검사 결과의 긍정적인 변화와 상당히 관련이 있다.  연구진은 “카카오 85%의 다크 초콜릿 섭취로 인한 기분 전환 효과는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풍부함)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기존 연구에서도 건강한 사람(대조군)은 조현병 등 정신질환 환자보다 장내 미생물 분포에서 블라우티아를 더 많이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세균의 다양성이 줄어들면 염증성 장 질환, 주요 우울증 질환, 불안 장애 등 몇몇 질병에 관한 감수성이 높아진다. 카카오 함량이 놓은 초콜릿 제품은 설탕과 지방, 착색료, 팜유 등의 첨가물이 상대적으로 적에 몸에 더 좋은 경향이 있다. 초콜릿 제조에 필수 재료인 카카오는 섬유질과 철분 그리고 식물에서 발견되는 강력한 화합물인 피토케미컬이 풍부하다. 이는 인체 면역계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암과 치매, 관절염, 심장질환 그리고 뇌졸중 등의 질병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SCI급 과학저널 학술지인 ‘영양생화학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al Biochemistry) 최신호에 실렸다.
  • “첫 7000명대, 역대 최다”...신규확진 7175명, 위중증 840명(종합)

    “첫 7000명대, 역대 최다”...신규확진 7175명, 위중증 840명(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8일 신규 확진자수가 처음으로 7000명을 넘었다. 위중증 환자도 첫 800명대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다치로 집계됐다. 신규확진 7175명...누적 48만9484명‘단계적 일상회복’ 후 확진자 수 증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7175명 늘어 누적 48만9484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역대 최다 수치로, 기존 최다 기록인 지난 4일 5352명보다 1823명이나 많다. 이는 전날(4954명)과 비교해서도 2221명 급증했다. 보통 주말·휴일 검사 건수가 감소한 영향으로 주 초반에 확진자 수가 감소했다가 중반부터 다시 증가하는데, 이런 경향을 고려하더라도 증가 폭이 크다. 특히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가 시행된 이후 사회 활동이 늘어나면서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4일 4115명으로 처음 4000명대에 진입했고, 일주일만인 지난 1일 5122명으로 첫 5000명대를 기록하더니 이날 6000명대를 건너뛰고 바로 7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집중 발생하고 있다.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한 신규 확진자는 서울 2901명, 경기 2268명, 인천 433명 등 수도권만 5602명이다.위중증 환자 840명 ‘역대 최다’사망자 63명...역대 3번째로 많아‘오미크론 감염’ 2명 늘어...누적 38명 위중증 환자 역시 840명으로 연일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다. 직전 최다 기록이던 전날 774명에서 66명 증가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일부터 일주일 연속 700명대(723명→733명→736명→752명→744명→727명→774명)를 기록하다가 이날 처음 800명대에 진입했다.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게 되면 병상 부족 사태로 이어진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78.7%, 수도권은 84.5%로 한계치에 다다랐다. 대전(28개 모두 사용)과 세종(6개), 강원(36개), 경북(3개)은 남은 중증 병상이 없다. 전날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63명으로 역대 3번째로 많다. 이에 따라 누적 사망자 수도 4020명으로 4000명대에 진입했다. 평균 치명률은 0.82%다. 정부는 지난 6일부터 사적모임 규모를 줄이고 방역패스 대상을 확대하는 등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효과는 1∼2주 후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사이 확진자 수와 위중증 환자, 사망자 등 방역 지표는 계속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백신을 일찍 접종한 60세 이상의 접종 효과가 떨어지면서 고령층 돌파감염 발생 사례가 증가하고, 미접종자가 많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감염도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도 늘고 있어 방역에 부담이 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이날 2명 늘어 누적 38명이 됐다.
  • 어른 돼도 산만하고 실수투성이… 우울·불안 키우는 ADHD

    어른 돼도 산만하고 실수투성이… 우울·불안 키우는 ADHD

    ‘실행·판단 기능’ 전전두엽 발달 느려초기 아동기 발병해 성인기까지 남아2030 여성 환자도 4년 새 7배나 늘어충동성 방치 땐 중독·도벽 증상까지약물치료 우선…행동치료도 병행해야지난 6월 출간된 정지음 작가의 에세이 ‘젊은 ADHD의 슬픔’은 신인 작가로서는 이례적으로 6개월 새 1만 2000부라는 판매고를 올렸다. 깜빡 잊어버리고 뭐든 잃어버리는 실수투성이 삶이 사실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탓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25세 여성의 이야기는 또래 여성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에 따르면 20~30대 여성 가운데 ADHD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6년 1777명에서 2020년 1만 2524명으로 4년 새 7배나 늘었다. 이정한 연세세브란스 소아정신과 교수는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 특징인 ADHD는 그동안 아동·청소년에게만 해당하는 병으로 알려져 왔다”며 “성인이 돼서도 ADHD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는 성인이 된 뒤 발병한 게 아니라 아동기의 ADHD 증상들이 성인이 돼서도 남아 있는 경우”라고 말한다. ●“후천적 양육보다 생물학적 원인서 비롯” ADHD는 생활에 규범이 생기는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증상이 두드러진다. 학령기 아동의 약 4~12%가 ADHD에 해당되며,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보다 3~4배 많다. ADHD로 진단받은 아동의 70% 이상이 청소년기까지, 50~65%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원인은 우리 대뇌피질 중 전두엽의 앞부분인 전전두엽의 발달이 또래에 비해 지연됐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ADHD 환자들의 뇌는 보통의 아동들에 비해서 3년 정도 발달 속도가 느리다. 전전두엽은 실행, 기억, 판단, 계획, 반응 조절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ADHD 환자의 경우 전전두엽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노르에프네프린의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전전두엽의 발달이 느리면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족해 주의 집중이 필요한 과제를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후천적 양육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생물학적 원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TV 육아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ADHD를 겪는 ‘악동’들에서 보듯, ADHD의 증상은 산만함과 충동, 과잉행동으로 요약된다. 어려서는 조심성이 없어 쉽게 다치거나 실수를 하기도 하고, 한 가지 놀이를 오래 이어 가지 못한다. 청력이나 이해력에 문제가 없지만 부모나 선생님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외부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잠드는 게 어렵고, 작은 소리에도 잘 깨는 증상도 보인다. 과잉행동과 충동 과다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 증상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을 계속 움직이는 현상이다. 아무 데서나 뛰고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좋아한다. 말이 지나치게 많고 질문을 많이 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말을 끝내기 전에 급하게 대답을 하거나 또래 아이들의 장난감을 뺏고,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는 등의 행동도 발견된다. ●건망증·주의력 결핍에 업무 수행 걸림돌 성인이 돼서는 책임 범위가 커지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된다. 과잉행동 증상은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은 오래가는 까닭이다. 직장인이라면 해야 할 업무나 중요 일정을 잊는 건망증 증세로 업무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충동적인 성향이 적극 발현돼 술이나 게임 등에 쉽게 중독되기도 하고, 도벽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주위로부터 ‘게으르다’, ‘말을 잘 안 듣는다’는 등의 부정적 피드백을 받다 보니 자존감도 낮고, 2차적으로 우울과 불안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다. 반건호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는 아동기 초기부터 발병하므로 제대로 진단받고 치료받지 못한 채 청소년기와 성인기로 이어질 경우 우울증, 성격장애 등을 포함한 정신장애가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ADHD는 아동의 경우 부모 면담을 통해 증상과 가정환경, 학교 생활 적응, 학습능력, 또래 아이와의 관계 등을 파악한다. 아이와 면담하며 아이의 사회성과 불안·우울 경향 등 정서적 문제들도 함께 살핀다. 객관적 검사 도구로는 컴퓨터를 이용한 집중력검사, 종합심리검사를 통해 환자의 지능, 성격, 심리갈등, 인지수행능력을 평가하며, 뇌에 이상이 의심될 경우 뇌 영상 촬영, 뇌파 검사 등을 추가로 실시한다. ●약물치료로 우선 집중도 높여야 효과적 ADHD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의를 통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ADHD는 신경 발달 장애의 일종이기에 약물 치료와 함께 행동 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약물 치료에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약물 치료는 현재까지 ADHD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중추신경자극제를 2주 정도 투여해 효과를 살핀다.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단 약물로 증상을 경감시켜야 환자가 부모나 주변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므로 가장 시급한 처치”라며 “대개 70~80%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약물 치료를 환자의 자존감 회복, 주변인들과의 관계 호전, 학습증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약 1~2년가량 지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계획적 삶’ 훈련 통해 자존감 높여야 이와 더불어 환자가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인지행동치료도 해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하루 계획을 세우고, 촘촘하게 시간을 관리하는 일 등이다. 주변 자극에 휩쓸리지 않도록 방을 깨끗이 치우고, 지나친 장식도 지양해야 한다. 집중력이 부족하므로 공부나 업무 시간도 짧게 나누고, 중간중간 쉬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행동 통제로 쌓인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으로 에너지 소모가 큰 운동을 배우거나 타악기 연주 등을 익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환자 스스로 ADHD를 나약함이 아닌 질환으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자존감 추락으로 이어져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의 경우 부모의 칭찬과 긍정적인 보상이 큰 힘이 된다. 한 교수는 “ADHD를 겪는 아동들은 별로 칭찬을 받아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소한 칭찬도 의외로 큰 효과가 있다”며 “치료 후 아이의 조그만 변화에도 관심과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잊혀진 쪽빛, 40년 만에 되살린 색의 마법사

    잊혀진 쪽빛, 40년 만에 되살린 색의 마법사

    80년대부터 쪽풀 씨앗 찾아 심고 길러전통방식 통해 10여년 만에 재현 성공첫 전시 극찬받아… 문화 자부심 느껴고려 감지 복원·옻칠 달항아리도 연구혼 다해 정진할 때 저절로 평가 따라와‘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 푸른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는 뜻이다. 중국 전국시대 고사성어에서 유래했다. 학문에 열중하면 제자가 스승을 능가한다는 비유로 쓰인다. 이처럼 ‘쪽(藍) 풀’은 고대 인도나 중국 등지의 각종 문헌에 자주 나타난다. 화학염료가 발명된 근세 이전까지 염색재료로 활용된 흔적이다. 당시엔 초록 계통(靑)과 푸른색(藍)에 대한 구분이 애매했다. 지금은 한여름 무성한 식물 색깔을 통칭하는 ‘초록색’과 하늘이나 코발트빛 바다를 지칭하는 ‘푸른색’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쪽색은 초록보다는 하늘색(푸른색)에 가깝다. 우리나라 전통색조인 ‘오방색’에서 쪽색을 포함한 청은 음양오행 사상을 기초로 보면 목(木, 나무)에 해당한다. 만물이 생성하는 봄의 색, 또는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색으로 쓰였다. 이런 쪽색을 복원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이 있다. 한광석(64·전남 보성군 벌교읍)씨는 40여년간 쪽빛 복원에 매달려 왔다. 지난달 25일 주암호 상류인 보성군 문덕면 용암마을 입구의 한적한 산속에 자리한 ‘갤러리 re’를 찾았다. 그가 10여년 전 폐교된 분교장을 구입해 공방과 전시실로 꾸민 곳이다.때마침 ‘무명 감색전’이 열리고 있었다. 교실을 전시장으로 만든 2층에 올라서자 형형색색의 무명천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천연염색 특유의 편안하고 은은한 자연 색감이 눈을 편안하게 해 준다. 그가 최근 복원에 성공한 ‘고려 감지’도 눈에 띈다. 기성품이 흉내 낼 수 없는 품격이 배어난다. 전시품들은 쪽색, 감색, 노랑, 자색 등 모두 나무의 잎이나 뿌리로부터 얻은 천연염료를 사용해 물들인 것들이다. 1층에 따로 마련된 공간에는 조선백자의 백미로 꼽히는 달항아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곳에 보관된 달항아리는 전통적 흰색 계통이 아니다. 역시 식물성 염료인 옻칠을 통해 감색, 노랑, 검정, 자색 등으로 변신한 파격적 색상을 자랑한다. 궁중에나 있을 법한 고급스런 색채가 빛을 발했다. 한씨의 손을 거치면 어떤 물건이든지 채도가 선명한 전통색 예술품으로 변한다. ‘색깔의 마술사’나 다름없다. 한씨는 천연염색에 뛰어든 이유를 묻는 말에 “우연히 그렇게 됐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그러나 금세 ‘우연’일 수 없는 사정이 드러났다. 한씨는 보성군 벌교읍 출신으로 1970~80년대 종합 월간잡지 ‘뿌리깊은나무’와 여성 종합 문화지 ‘샘이깊은물’을 창간한 한창기(1936~1997년) 선생의 조카이다. 1993년 전국 처음으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천연염색 전시회’를 열었다. 이는 전국적으로 천연염색 붐을 일으킨 계기가 됐다. 다음은 한씨와의 일문일답.-왜 천연염색에 관심을 뒀나. “돌이켜 보니 한창기 선생의 영향을 받았다. 고교 졸업 후인 1979년부터 3년 남짓 한 선생의 잔심부름 일을 도맡았다. 한 선생은 그해 몇 년 전 ‘뿌리깊은나무’를 창간해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운동으로 상징되는 근대화 물결에 정신적으로 저항했다. 서양 것이면 최고란 인식에 우리 전통문화는 찬밥 신세였다. 한 선생의 심부름으로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도자기공, 옹기장, 목수, 부채 만드는 사람, 전통식물 씨앗 보존가 등을 자주 만났다. 전통 천연염색도 그 당시 처음 접했다. 한 선생은 무심코 지나가듯 ‘이런 일이 뭔 줄 아느냐’며 질문을 던졌다. 질문의 해답은 한참 나중에야 깨달았다. 우리 것의 소중함을 곱씹고 되새기는 기회였다. 선생의 ‘깊은 생각’을 헤아린 뒤 쪽염색에 뛰어들었다.”-쪽 재배는 언제 시작했고, 염료는 어떻게 만드나. “20대 중반인 1982~83년 고향 마을 3300여㎡의 논에 쪽 씨앗을 심었다. 쪽은 인도가 원산지로 알려졌지만 인도와 같은 위도의 여러 나라에 자생한다. 처음엔 일본에서 씨앗을 구입해 심었다. 봄에 씨앗을 뿌리면 7~8월에 무성하게 자란다. 꽃대가 올라오기 직전 쪽풀을 베다가 항아리에 넣고 물을 부은 뒤 돌멩이로 눌러 놓으면 썩는다. 25도 이상의 한여름인 터라 썩는 냄새가 보통 고약하지 않다. 썩은 잎과 줄기를 걷어내면 푸른색 계통의 물만 남는다. 여기에 석회를 첨가해 잘 젓는다. 한참 놔두면 석회와 색소는 바닥에 가라앉는다. 윗물은 버리고 남은 물에 콩대, 메밀대, 찰볏짚 등을 태워 재를 만든 뒤 4~5배 희석해 섞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주일에서 한 달가량 실온에 보관하면 진한 쪽빛깔로 변한다. 이후부터는 흰색 무명베를 수차례 담갔다 말리기를 반복한다. 베에 침착된 잿물은 뜨거운 물에 담가 빼낸다. 원하는 색깔을 얻기 위해서는 수없는 반복이 필수적이다. 실패를 거듭한 지 10여년 만인 1993년 은은하고 찬란한 ‘쪽빛깔’을 만들어 냈다. 이어 학고재 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가졌다.”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첫 천연염색에 대한 전시회 평가는.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전시회 직후 일본 주재 독일 언론인이 찾아와 쪽물을 입힌 옷감 2필을 구입해 갔다. 한 필(폭 40㎝, 길이 10m)당 30만엔(약 300만원)을 받았다. 한 선생이 왜 전통문화에 집착했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고유한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 문화상품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이후부터 천연염색에 더욱 매달렸다. 한여름 밤 친구들과 대폿잔을 기울이다가도 살며시 사라지기 일쑤였다. 친구들이 처음엔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친구들은 시간을 꼭 지켜서 해야만 하는 쪽물 발효과정을 알고 난 뒤 고개를 끄덕였을 정도다. ‘돈벌이’가 안 된다는 주변의 핀잔도 견뎌야 했다.”-고려 감지 복원과 옻칠 달항아리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최근 고려 감지를 복원해 냈다. 감지는 갈색계통의 종이 같은 ‘무명 베’이다. 쪽물을 반복적으로 들이다 보면 원하는 색깔이 나온다. 감색 무명천의 배면에 한지를 덧붙인 형태다. 쪽물이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는 터라 땅속에 묻히더라도 반영구적으로 보존된다. 고려 때 감지에 불화와 불경을 필사한 것도 천연 염색의 과학적 원리를 터득한 덕택으로 본다. 천연염료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현재는 쪽풀 염색에만 국한하지 않고 옻칠까지 손을 댔다. 조선조 백자 달항아리가 옻칠을 만나 무한 변신 중이다. 옻칠은 우주선에서도 쓸 만큼 인류가 발견한 최고의 도료다. 언젠가 옻칠 달항아리도 세계적 문화상품으로 뜰 것으로 본다. 치자·잇꽃·울금 등 전통 염료는 얼마든지 있다. 실험을 거듭하다 보면 최상의 것을 찾을 것으로 본다.” -천연염료의 산업화에 대한 견해는. “생활인으로서 돈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하지만 전통 공예나 문화상품의 보편화·산업화에는 그리 관심이 없다. 문화상품에 그럴싸한 프로젝트 이름을 붙여 정부예산을 허비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상품은 희소성 때문에 가치가 높아진다. 이는 기본적인 경제의 원리다. 문화상품을 산업화한답시고 기계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것은 스스로를 ‘싸구려’로 만드는 일이다. 지금 내가 만드는 천연염색 섬유류도 일반인들이 소비하기에는 가격 면에서 버겁다. 패션 업계나 한국전통 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등이 소량 구입해 가는 정도이다. 모든 ‘쟁이’들이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돈이 될 것인지 아닌지부터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통문화 분야에서는 자기만의 고집을 지키는 것이 나중에 큰돈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혼을 다해 정진할 때 세상으로부터 평가는 절로 따라오지 않겠는가.” 
  • “비아그라, 치매 예방 가능성”…빅데이터 모델링으로 연관성 찾아

    “비아그라, 치매 예방 가능성”…빅데이터 모델링으로 연관성 찾아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가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유전체 의학 연구소의 청페이슝(Feixiong Cheng) 교수 연구팀이 700여만명의 의료보험 급여 자료를 토대로 비아그라 사용자와 비사용자의 치매 발생률을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UPI통신이 6일 보도했다. 전 세계 5000만명 이상이 앓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직까지 별다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월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 신약 허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효능을 의심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에 작용할 약물을 찾아내려고 했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단백질이지만 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덩어리가 되면 오히려 신경세포에 손상을 준다. 타우 단백질은 세포 안에서 신경섬유 응집체를 형성해 역시 신경세포에 손상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효과가 있으려면 두 단백질 모두에 작용하는 약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먼저 대규모 ‘유전자 매핑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인간 유전자 해독 정보와 35만여개의 단백질 간 상호작용 지도를 토대로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동시에 작용하는 인체 부위를 찾아냈다.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약물 성분 1608종을 대상으로 두 단백질이 겹치는 곳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골라냈다. 그 결과 14종의 심혈관계 치료제 중 비아그라의 실데나필 성분이 효과가 제일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이어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에 등록된 방대한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비아그라 복용과 치매 발생률 간 통계를 도출해냈다. 미국인 700만명 이상의 6년치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실데나필 복용자는 다른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69% 낮게 나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다른 고혈압, 당뇨병 치료제 복용 그룹보다도 55~63% 낮았다. 특히 관상동맥 질환(심장병), 고혈압, 2형 당뇨병 등 치매 위험과 연관이 있는 기저질환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비아그라를 사용하면 치매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도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아그라 외에도 지금까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혈압약 로사르탄, 딜티아젬, 당뇨약 메트포르민, 글리메피리드의 사용자와 비사용자 간 치매 발생률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비아그라 사용자의 치매 위험은 로사르탄 사용자보다 55%, 메트포르민보다 63%, 딜티아젬보다 65%, 글리메피리드보다 64%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배양으로 만든 치매 환자의 뇌세포를 시험관에서 비아그라에 노출해봤다. 그 결과 뇌세포의 성장이 촉진되고 치매와 관련된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타우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가 실데나필과 알츠하이머 치매 사이의 인과 관계를 명확히 입증해주는 것은 아니라면서 위약 대조군과 남녀 모두를 포함하는 무작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비아그라가 주로 발기부전 개선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환자 데이터 중 여성이 2%에 불과하다는 것이 한계점이다. 인구 전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는 이미 치료제로 허가받아 안전성이 확인된 약물 중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도 활용될 가능성을 찾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른바 ‘신약 재창출’이라 불리는 연구 방식을 통해 향후 임상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된 것이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되려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받은 것이 신약 재창출의 대표적인 사례다. 비아그라 역시 애초에 심장질환 치료제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남성의 발기라는 부작용이 발견되면서 그 효능이 전환된 약물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파킨슨병,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루게릭병) 같은 다른 퇴행성 뇌질환에도 효과가 있는지 알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와우! 과학] 백신 접종 거부 이유는? “전문가 의견보다 내 생각 옳아”

    [와우! 과학] 백신 접종 거부 이유는? “전문가 의견보다 내 생각 옳아”

    백신 접종을 꺼리거나 거부하는 ‘백신 거부’ 현상은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보건에 관한 10대 위협’ 중 하나로 지정할 만큼 공중 보건에서 중요한 문제다. 호주의 심리학 전문가 두 명이 일반인에게서 백신 거부 현상이 나타난 심리적 이유를 설명해 눈길을 끈다. 로스 멘지스 시드니공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레이철 멘지스 시드니대 심리학부 박사후연구원은 최근 비영리 연구전문매체 ‘더 컨버세이션’을 통해 자국의 백신 거부자가 크게 줄었다는 설문조사 인용 보도에 대해 데이터는 맞지만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는 또 “호주에서는 의료종사자와 교직원, 건설노동자 등 많은 직업군에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어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 결과만으로 백신 접종 기피자가 줄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체육관, 수영장, 편의점, 미용실, 네일샵, 술집, 동물원, 극장, 미술관, 전시회 등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현재의 엄격한 조치는 백신 접종자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WHO는 백신 거부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안일함’을 꼽고 있다. 지난 11월 기준 코로나19 감염으로 전 세계에서 5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 이런 표현은 모순으로 느껴질 수 있다.이에 대해 두 전문가는 “죽음이라는 견딜 수 없는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이 ‘난 정확하고 뛰어난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공포관리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지난 2010년 공포관리이론에 관한 연구논문 164건을 메타분석한 연구에서는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자유와 문화나 종교적 신념을 지키려는 방어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전문가에 따르면, 자신이 뛰어나다고 믿는 사람은 전문가 의견보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은 죽을지 몰라도 자신은 반드시 죽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미국에서 시카고 신학대 연구진이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특정 종교를 믿는 미국인의 약 50%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신께서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켜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 전문가는 또 “이런 사람은 죽음에 관한 공포에 맞서기 위해 자신을 무적이라고 착각한다. 죽음은 다른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지만,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속한 사회 집단도 비슷한 견해를 지지하면 이런 효과는 더욱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려고 하지 않는 한, 백신 접종에 관한 거부감은 계속해서 공중 보건에 있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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