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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뭐지’ 하고 지나갔던 평창… 이게 진짜지, 새 에이스의 위용

    ‘이게 뭐지’ 하고 지나갔던 평창… 이게 진짜지, 새 에이스의 위용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에 출전하는 정재원(21)은 대표팀의 막내다.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막내지만 달라진 게 있다. 고등학생에서 21세 성인이 됐고, 실력도 크게 늘었다. 정재원은 명실공히 대표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정재원은 11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평창에서는 ‘이게 뭐지’ 하면서 정신없이 지나갔다. 준비했던 것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대회) 경험도 많이 쌓았고, 그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준비해 왔던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정재원은 동북고 1학년 때 평창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며 이승훈(34)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당시 선배를 위해 후배가 희생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정재원은 손사래를 쳤다. 정재원은 “매스스타트는 팀플레이가 중요한 경기”라면서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제가 희생했다는 생각은 전혀 해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4년 전 이승훈을 도왔던 정재원은 이제 입장이 달라졌다. 정재원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매스스타트 세계 랭킹 4위로 이승훈(5위)보다 높다. 그만큼 메달에 대한 부담감도 높아졌을 터. 정재원은 “메달 후보이긴 하지만 그 부담 때문에 경기를 망치면 안 된다”면서 “부담감을 내려놓고 올림픽에서 준비한 모든 것을 제대로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려 한다”고 차분히 말했다. 특히 전략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정재원은 “매스스타트는 전략적으로도 어렵고 운도 따라줘야 하는 종목”이라면서 “이번 시즌 월드컵 출전해 보니 과거 막판 스퍼트에 집중됐던 전략이 최근 중간부터 치고 나가는 경향이 높아졌다. 이런 부분들을 새롭게 전략에 반영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재원은 올림픽에 앞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4위, 4차 대회에선 6위를 기록했다. 정재원은 “월드컵 이후 휴식기 동안 몸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정재원은 최근 소속팀을 서울시청에서 의정부시청으로 옮겼다. 의정부시청에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차민규(29)와 김민선(23)이 소속돼 있다. 정재원은 “또래인 김민선 선수가 있어서 적응이 빠를 것 같다”고 웃었다.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이자 SBS 해설위원인 제갈성렬 감독은 “막내지만 대표팀의 에이스인 정재원 선수가 메달의 부담감을 얼마나 떨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면서 “본선에서 본인이 가진 실력만큼만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4년째 대표팀 막내인 게 억울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다들 너무 잘해주시고 예뻐해 주신다”는 정재원은 “평창 때 국민이 보내주신 관심과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다”면서 “실수 없이 후회 없는 경기로 응원에 보답하는 게 베이징올림픽의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 약발 다 된 ‘10만원 교통카드’…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시들’

    약발 다 된 ‘10만원 교통카드’…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시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2019년부터 시행중인 ‘고령 운전자 면허증 반납’ 제도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납에 참여하는 고령 운전자 숫자가 해가 갈수록 줄고 있어서다.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실적은 2019년 1030명, 2020년 2037명으로 늘어났지만 지난해 1560명으로 감소했다. 타 지자체 상황도 엇비슷하다. 울산의 실적은 2019년 270명, 2020년 1557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1월 기준 1298명으로 줄었다. 경남도도 2019년 1666명, 2020년 4178명에서 지난해 3974명으로 축소됐다. 이처럼 ‘고령 운전면허 자진 반납 인센티브 사업’이 시들해진 이유는 우선 면허증을 반납해야 할 만큼의 보상 유인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남 등 농촌 인구가 많은 지자체는 대중교통 체계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령자들에게 운전면허증만 반납케 하는 정책이 현실에 맞는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일반적으로 10만원 상당의 지역상품권이나 교통카드 등을 주고 있지만 보상이 미흡하다는게 중론이다. 고작 10만원 혜택을 받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수년 간 사용해 온 주요 이동 수단을 포기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일회성 지원을 벗어나 건강검진비와 병원비 할인 등 면허 반납을 유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전남 구례·곡성·함평군과 경북 김천시·의성군 등 5개 지자체가 30만원 상당을 지급하고 있다. 전남도도 올해부터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데 이어 관내 식당과 숙박업소·병원 할인 계획 등을 검토중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 순천시가 올해부터 전국 최고 금액인 50만원으로 상향했다. 기존보다 5배 많은 금액이다. 현금, 계좌이체 수령도 가능하도록 했다. 순천시의 7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1만 6989명이다. 이들의 자진반납 건수는 2019년 275건, 2020년 299건, 지난해 219건으로 3년간 793건에 불과하다. 반납 비율은 4.7%에 머물렀다. 시 관계자는 “70대 이상 고령운전자들의 교통사고는 사망 등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경향이 많다”며 “운전면허 자진 반납이 활성화돼 보다 안전한 도시로 나가기 위해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교통안전공단 만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5년 2만 3063건에서 지난해 말 3만 1072건으로 6년 새 22%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 “델타크론, 실험실 오류 가능성”…영국 과학자들 의문 제기

    “델타크론, 실험실 오류 가능성”…영국 과학자들 의문 제기

    코로나19 바이러스 델타 변이를 바탕으로 오미크론 변이의 돌연변이 특성이 나타났다는, 이른바 ‘델타크론’ 잡종변이 발견 보고에 대해 전문가들이 오류 가능성을 제기했다. 9일(현지시간) 뉴스위크, 텔레그래프 등은 일부 전문가들을 인용, 키프로스의 연구소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델타크론이 실험실 오염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키프로스 연구소 “델타변이 바탕에 오미크론 돌연변이” 앞서 지난 7일 키프로스대학 생명공학·분자바이러스학 연구소의 레온티오스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섞인 잡종 변이를 발견했다며 ‘델타크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델타크론 변이에 대해 “델타 변이의 유전적 바탕에 여러 돌연변이 요소들이 합쳐져 있다”면서 “오미크론의 30가지 돌연변이 중 10가지가 델타크론에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명백한 실험실 오염…잡종 출현하기엔 너무 일러”이에 대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감염병학과의 바이러스학자인 톰 피콕 박사는 이날 트위터에서 “델타크론은 명백한 (실험실) 오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피콕 박사는 실험실에서 새로운 변이에 대한 염기 서열 분석을 진행하면서 오염이 발생하는 일은 흔하다고 덧붙였다. 피콕 박사는 지난달 “변이 바이러스가 새 변이로 분류되기 전에는 먼저 여러 실험실에서 검출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델타크론의 출현이 너무나 이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진정한 재조합 변이는 여러 변이가 실질적으로 같이 유행한 지 수주 또는 수개월이 지나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델타크론 변이가 나타나기엔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술적 인공산물 가능성 높아”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미생물 유전체학 교수인 닉 로만은 여러 변이가 유행하는 경우 재조합 형태의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어 델타크론 자체는 크게 놀랄 일은 아니라면서도 키프로스 연구소의 발견은 염기서열 분석 과정에서 생긴 ‘기술적 인공산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영국 레딩대학교 세포 미생물학 부교수인 사이먼 클라크 박사도 텔레그래프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러 변이가 유전물질 일부를 결합해 재조합 변이가 나오는 것은 가능한 이야기지만 그로써 나타나는 특징이 델타크론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대신 델타크론의 유전자 코드는 샘플끼리 오염됐을 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오염설에 힘을 실었다. 최초 발견자, 오류설 반박 “한 국가 이상서 분석”델타크론을 발견한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자신의 발견이 기술적 오류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블룸버그통신에 “델타크론 감염력이 일반 코로나19 환자보다 입원한 환자에게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실험실 오염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연구에 사용된 샘플은 최소 한 국가 이상에서 여러 염기서열 분석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하일리스 하지판텔라스 키프로스 보건부 장관은 새 변이가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며 자세한 사항은 곧 있을 기자회견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 학술서 ‘열하일기 연구’ 32년 만에 개정증보판 발간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열하일기’를 종합 고찰한 학술서 ‘열하일기 연구’ 개정증보판이 32년 만에 나왔다. 김명소 전 서울대 교수가 1990년 창비에서 낸 ‘열하일기 연구’ 초판본을 보완한 개정판을 돌베개를 통해 펴냈다. 박지원이 1780년 청나라 건륭제 칠순 잔치 참석을 위해 중국에 다녀온 뒤 남긴 ‘열하일기’는 앞서 북학론의 사상서로 인식됐고 또 ‘허생전’ 등 소설만 뽑아 분석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김 전 교수는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보고 문학·역사·철학 관점에서 두루 들여다봤다. 개정판 1부는 저자가 30년 넘게 축적한 학업 성과를 바탕으로 초판본을 보완했고 2부에는 초판본 이후 저자가 발표한 관련 논문 세 편을 실었다. 박지원 연보도 대폭 보완해 초판본의 두 배가 넘는 842쪽 분량이 됐다. 4만 5000원.
  • 한 때 큰손 절반 보유, 이젠 타금융권에 흡수… 씨티銀 ‘씁쓸한 퇴장’

    한 때 큰손 절반 보유, 이젠 타금융권에 흡수… 씨티銀 ‘씁쓸한 퇴장’

    “고액 자산가들 확보의 지름길”신한금투 등 PB 100여명 영입임직원 1900명 대부분은 실직최근 금융권에서는 소매(소비자)금융 한국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한국씨티은행 출신 프라이빗뱅커(PB) 모시기가 한창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고액 자산가를 위한 특화 점포 2곳을 신규 개설하면서 씨티은행 출신 PB 30여명을 대거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우리은행도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특화점포를 열면서 PB 13명을 배치했는데 모두 씨티은행 출신이다. KB증권도 씨티은행 출신 PB 4명을 영입했다. 이들 외 다른 금융사들도 씨티은행 출신 PB 영입을 위한 협상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들이 PB 영입에 열을 올리는 것은 고액 자산가들이 자신의 자산 관리를 맡긴 PB를 따라다니는 경향이 있어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PB 1명을 영입할 때 해당 PB가 전담하던 고객을 자동으로 흡수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9일 “강남 유명 PB 같은 경우 전담하는 고객이 150명에 이르고, 관리하는 수신고 잔액만 100억원이 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부동산값 상승, 주식·가상자산 투자 활성화 등으로 신흥 부자들이 늘면서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는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 임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국내 금융권에 흡수되는 것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0년대에는 씨티은행 출신인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등을 보듯 외국계 출신 최고경영자(CEO) 전성시대였다”며 “PB들이 상당수 스카우트됐지만 100여명 정도로, 소비자금융 임직원 2000여명 중 대부분은 일자리를 잃은 것을 보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1990년대 씨티은행은 국내 금융시장에 선진 금융 시스템을 도입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후 외국 자본의 국내 금융기관 인수가 활발해지자 국내 은행들은 ‘씨티은행 배우기(베끼기)’에 열을 올렸다. 특히 부자 대상 자산관리 분야에서는 씨티은행이 독보적이었다. 당시 ‘씨티은행이 금융자산 종합소득 신고 대상자들의 예금 중 절반 이상을 갖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한때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국내 소매금융 철수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퇴장하는 뒷모습조차 아름답지 못하다. 씨티은행은 수익성 악화에도 대주주인 본사에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소비자금융 철수 선언 두 달이 넘었지만 고객 대출 상환 연장 여부 등 보호 방안을 내놓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 오늘부터 백화점·대형마트·서점도 방역패스

    오늘부터 백화점·대형마트·서점도 방역패스

    10일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 농수산유통센터, 쇼핑몰뿐만 아니라 대형서점 등 대규모 점포에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 점포는 3000㎡ 이상인 시설로서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비롯해 특정품목에 특화된 전문점도 면적 규모 등을 충족하면 방역패스를 적용한다”고 9일 밝혔다. 소규모 점포, 슈퍼마켓, 편의점 등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 기준에 따라 새로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시설은 2003곳으로, 이 시설에 가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QR코드로 증명하거나 48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유전자증폭(PCR)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출입구가 많은 시설의 특성상 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생필품 등을 구매하는 필수 시설인 점을 고려해 16일까지 계도기간을 둔다. 계도기간이 끝나면 지침을 어긴 이용자와 시설 운영자에게 각각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134명 준 3376명이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236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계속돼 유입되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은 미국·유럽권에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 씨티은행 PB 50여명 타금융권에 대거 흡수...한때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은행의 퇴장

    씨티은행 PB 50여명 타금융권에 대거 흡수...한때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은행의 퇴장

    최근 금융권에서는 소매(소비자)금융 한국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한국씨티은행 출신 프라이빗뱅커(PB) 모시기가 한창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고액 자산가를 위한 특화 점포 2곳을 신규 개설하면서 씨티은행 출신 PB 30여명을 대거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우리은행도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특화점포를 열면서 PB 13명을 배치했는데 모두 씨티은행 출신이다. KB증권도 씨티은행 출신 PB 4명을 영입했다. 이들 외 다른 금융사들도 씨티은행 출신 PB 영입을 위한 협상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들이 PB 영입에 열을 올리는 것은 고액 자산가들이 자신의 자산 관리를 맡긴 PB를 따라다니는 경향이 있어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PB 1명을 영입할 때 해당 PB가 전담하던 고객을 자동으로 흡수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9일 “강남 유명 PB 같은 경우 전담하는 고객이 150명에 이르고, 관리하는 수신고 잔액만 100억원이 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부동산값 상승, 주식·가상자산 투자 활성화 등으로 신흥 부자들이 늘면서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는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 임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국내 금융권에 흡수되는 것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0년대에는 씨티은행 출신인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등을 보듯 외국계 출신 최고경영자(CEO) 전성시대였다”며 “PB들이 상당수 스카우트됐지만 100여명 정도로, 소비자금융 임직원 2000여명 중 대부분은 일자리를 잃은 것을 보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1990년대 씨티은행은 국내 금융시장에 선진 금융 시스템을 도입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후 외국 자본의 국내 금융기관 인수가 활발해지자 국내 은행들은 ‘씨티은행 배우기(베끼기)’에 열을 올렸다. 특히 부자 대상 자산관리 분야에서는 씨티은행이 독보적이었다. 당시 ‘씨티은행이 금융자산 종합소득 신고 대상자들의 예금 중 절반 이상을 갖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한때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국내 소매금융 철수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퇴장하는 뒷모습조차 아름답지 못하다. 씨티은행은 수익성 악화에도 대주주인 본사에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소비자금융 철수 선언 두 달이 넘었지만 고객 대출 상환 연장 여부 등 보호 방안을 내놓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 “과제가 너무 많아요”… 국민신문고 찾는 MZ대학생들

    “과제가 너무 많아요”… 국민신문고 찾는 MZ대학생들

    지난해 9월 전북 지역 대학교에 다니는 A씨는 학교를 대상으로 “추석 이후에도 비대면 강의 방침을 연장해 달라”는 민원을 국민신문고에 제기했다. 지난해 4월 부산 지역 대학교에 다니는 B씨도 국민신문고에 학교의 코로나19 대응방식에 대한 민원을 넣었다. 교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학 내에서 벌어진 갈등을 학내에서 해결하지 않고, 국민신문고 등 제3의 기관을 통해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민원이 제기되면 담당 기관이 반드시 답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답을 이끌어 내려는 목적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익명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익숙한 ‘MZ세대’들이 학교 측과 직접 소통하거나 과거처럼 참지 않고, 국민신문고 민원을 적극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신문고에는 코로나19 관련 이슈뿐만 아니라 ‘과제가 많다’거나, ‘학점을 낮게 준다’, ‘휴일에 대체수업을 한다’, ‘시험이 어렵다’는 학내 민원들이 꾸준히 제기된다. 한 대학생은 “신입생들이 과제가 많다는 이유로 신문고에 신고했다고 들었다. 우리 학과가 원래 과제가 많고 이건 다른 학년,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인데 이해할 수가 없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대학교를 대상으로 한 국민신문고 민원은 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민원 현황을 살펴보면 국립대가 대상인 민원은 권익위가 국립대에 대한 민원을 따로 받기 시작한 2018년 1593건에서 2019년 3130건, 2020년 5804건으로 점차 늘었다.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접수된 민원은 6742건으로 이미 2020년 접수된 숫자를 훌쩍 넘어섰다. 사립대의 경우 접수를 시작한 2020년 9건에서 지난해 972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대학교를 대상으로 넣은 민원으로 대학교의 상위 기관인 교육부나, 관할 교육청을 대상으로 넣은 대학 관련 민원까지 합하면 관련 민원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자신이 문제라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직접 문제제기를 한다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심리에서 익명의 공간을 찾는 경향이 있다”면서 “과거에는 익명 수단이 대자보가 유일했다면 점차 ‘대나무숲’(익명 고발 페이지)이나 국민신문고 등을 활용하는 추세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많이 아파요!”

    “많이 아파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5일에도 위중증 환자 수는 1천명 아래로 집계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천444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가 64만9천669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3천24명)보다 1천420명 늘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주말·휴일 검사 수 감소에 따라 주초반 다소 줄었다가 주중반부터 다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지난달 18일부터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60대 이상 연령층을 중심으로 3차 접종이 이뤄지면서 신규 확진자 수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이날 확진자 수는 1주일 전인 지난달 29일 5천407명과 비교하면 963명 적다. 화요일 기준(발표일로는 수요일 기준) 확진자 수가 4천명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11월 24일(4천115명) 이후 6주만이다. 이날 위중증 환자도 953명으로 전날(973명)보다 20명 줄면서 이틀째 1천명 아래로 집계됐다.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달 14일(906명) 이후 22일만에 가장 적다.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4천233명, 해외유입이 211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경기 1천416명, 서울 1천346명, 인천 261명 등으로 수도권에서 총 3천23명(71.4%)이 나왔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 248명, 충남 137명, 경남 111명, 대구 108명, 경북 97명, 전북 93명, 광주 73명, 강원 68명, 충북 67명, 전남 60명, 울산 47명, 제주 43명, 대전 41명, 세종 17명 등 총 1천210명(28.6%)이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211명으로, 전날(135명)보다 76명 늘었다. 해외에서 들어온 확진자는 지난달 29일(126명) 세 자릿수로 올라선 이후 8일째 세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해외유입 확진자 수는 작년 7월 22일 309명에 이은 두번째 규모다. 당시 309명은 아덴만 해역에 파병됐다가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장병 중 확진자 270명이 반영된 수치였다.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하면 경기 1천467명, 서울 1천412명, 인천 271명 등 수도권만 3천150명이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왔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이날 0시 기준 83.2%(누적 4천267만9천758명)이며, 3차 접종은 전체 인구의 37.7%(1천933만6천893명)가 마쳤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아이가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 [특파원 칼럼] 모르는 게 문제/김진아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모르는 게 문제/김진아 도쿄특파원

    “일본 근대화를 이끈 분이잖아요.” 지난달 말 일본 지상파 방송의 한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였다. 배경처럼 틀어 놨던 TV를 하던 일을 멈추고 보게 된 이유는 ‘이토 히로부미’의 이름이 나와서였다. 전국 대학생 1만명이 꼽은 ‘막부, 메이지 시대 굉장했던 인물 베스트 25’ 설문조사를 보고 연예인들이 대학생의 최근 경향을 맞히는 퀴즈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설문조사에서 이토 히로부미는 4위를 기록했다. 앞서 그 대학생이 이토 히로부미를 메이지 시대 존경하는 인물로 꼽으면서 극찬하자 연예인들은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14위로 꼽힌 인물은 ‘요시다 쇼인’이었다. 요시다 쇼인은 이토 히로부미만큼 한국에서 유명하지 않지만 일본의 한국 침탈 원흉이 바로 그다. 요시다 쇼인은 일본 무사 정권인 막부 시절 요인 암살을 시도하다가 실패해 29세의 나이에 처형됐다. 그가 키운 제자 중 한 명이 바로 이토 히로부미다. 요시다 쇼인이 일제강점기를 만든 인물이라고 하는 이유는 서구 열강이 아시아를 침략할 때 일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선을 식민지로 삼아야 한다며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일본 프라임 시간대인 오후 8시쯤 많은 사람이 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토 히로부미와 요시다 쇼인을 존경하는 인물이라며 방송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더 놀라웠던 것은 지성의 상징인 대학생들이 꼽은 존경하는 인물이 그들이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이토 히로부미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태어난 나라에서는 존경하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공감했다. 이 간극에 대해 뭐라고 설명하는 것이 좋을까. 일본의 ‘과거 지우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 정부는 니가타현에 있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추천 후보로 선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니가타현은 사도광산이 17세기 세계 최대 금 산출량을 자랑하며 금의 채취에서 정련까지 수작업으로 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광산이라며 극찬한다. 하지만 태평양전쟁 때 사도광산을 전쟁물자 확보를 위한 광산으로 활용했고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조선인 노무자를 대거 동원하며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않은 부정적인 과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토 히로부미를 존경하고 사도광산을 응원하는 이 모든 일들은 제대로 배우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집계한 고등학교 2022학년도 교과서 수요에 따르면 우익 성향의 교과서는 거의 채택되지 않았다. 메이세이샤의 ‘우리들의 역사총합’은 A급 전범 도조 히데키 전 총리의 연설을 비판 없이 실었는데, 점유율은 0.5%로 가장 낮았다. 반면 일본군 위안부 동원 등을 비교적 제대로 기술한 야마카와 출판사의 교과서들은 합계 점유율이 41.7%로 나타났다. 그나마 양심적인 교과서의 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 점유율도 50%도 안 되는 데다 일본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교과서가 훨씬 많다는 게 문제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지만 한일 관계 개선의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그 근저에 역사 문제가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비판만 하기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하면 역사를 제대로 알게 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 [글로벌 In&Out] 미중 갈등 시대, 올바른 질문은 무엇일까/서정건 경희대 교수

    [글로벌 In&Out] 미중 갈등 시대, 올바른 질문은 무엇일까/서정건 경희대 교수

    현재와 미래의 미국과 중국 관계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대결 혹은 경쟁 둘 중 어느 한쪽이 강조되고 있다. 국제정치적 관점에 따르면 미중이라는 두 강대국 행위자가 대만 해협, 인권 논란, 기술 경쟁, 베이징동계올림픽 등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대결을 격화할 것이라 전망된다. 이슈 특징상 국제 이슈는 주로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마련인데 언론 역시 속성상 갈등 상황을 집중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미중 다툼이 실제보다 부각돼 알려질 개연성이 늘 존재하는 셈이다. 반면 두 국가의 내부 사정도 고려하는 국내 정치적 분석은 미국 민주주의와 중국 권위주의가 다른 속내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 동기에 따라 경쟁과 협력을 번갈아 할 수 있다고 조심스레 낙관한다. 이 시나리오는 뉴스거리로 등장하기 쉽지 않고 따라서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민주당이 다수당인 미국 의회는 지난 몇 달 동안 조 바이든 정부가 결단을 내리도록 공개적으로 압력을 가해 왔다. 현재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중국 비판의 선봉에 섰던 소장파로서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미국 민주주의가 중국 권위주의에 맞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무언가 보여 주어야 한다는 여론 지지도 있었다. 바이든은 중국에 약하다는 공화당의 중간 선거 프레임 또한 민주당에는 우려의 대상이었다. 현재로서는 2024년 대선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큰 도널드 트럼프는 오히려 미국만 패배자로 보인다며 외교적 보이콧을 반대했다. 결국 미국은 미국의 득실에 따라 결정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득실을 충분히 따지고 있을까. 실제로 중국과 관련된 미국의 정치권 속사정은 복잡하다. 공화당은 내부적으로 중국을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는 매파 진영, 중국을 세계 최대의 수출 시장으로 바라보는 친(親)기업 및 농업주(州) 출신 그룹, 낙태ㆍ종교 등과 관련해 보수 정당의 기본 가치를 위배하는 공산 국가와 타협할 수 없다는 사회적 보수주의 세력 등 다양한 당내 세력이 존재한다.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포용 정책으로 중국을 국제 질서에 안착시켜야 한다는 중도 그룹, 중국과의 통상을 규제해서 국내 노동자들을 지켜야 한다는 전통적 보호 무역 그룹, 기후 위기 및 비확산 등을 놓고 중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진보 그룹 등으로 인해 당내 입장 정리가 쉽지 않다. 미국이 의회 입법을 통해 중국 정책을 변경한 사례는 20년도 더 된 2000년 당시 클린턴 행정부가 마지막인 이유이기도 하다. 두 정당의 내부 상황이 얽혀 있을 때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넘어선 입법 정책을 추구하기 어려운 것은 미국 정치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미중 갈등 시대에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는 올바른 질문일까.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안보와 기술, 가치 측면에서 예의 주시해야 한다. 동시에 미중 협력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인식도 필요하다. 미중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과 협력을 반복할 수 있는 현재 국면을 기회의 창으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을 찾아서 실행하는 것이 시급하다. 자주 국방, 수출 다변화, 다자 외교 등 우리의 안보와 통상, 외교 실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 국격은 다른 나라가 아닌 우리 스스로 세우고 지켜야 하므로 국익을 냉철하게 설명하고 상대 진영을 설득할 줄 아는 정치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아관파천, 조선책략 등 누구 도움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으로 세월을 허비했던 구한말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2022년 새해에는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에서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로 질문을 바꿔 함께 해답을 찾아가게 되기를 소망한다.
  • 김민전 “이준석, 선거기간 스스로 직무정지해야”

    김민전 “이준석, 선거기간 스스로 직무정지해야”

    김민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성상납 의혹’이 제기된 이준석 대표를 향해 선거 기간 동안 직무 정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일 김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은 현재 단계에서 의혹일 뿐”이라며 “그 의혹에 대한 진실은 저나 여러분이 현재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성상납 의혹을 받는 대표가 선거 기간 당을 책임지는 것은 국민의 지탄을 받기 쉬운 것도 사실”이라며 “적어도 선거 기간만이라도 이 대표가 스스로 직무 정지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게 아름다운 정치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끝난 후 본인의 의혹을 클리어(제거)하고 돌아오는 것이 답이 아닐까”라며 “선거를 위해서도 젊은 당 대표의 미래를 위해서도”라고 덧붙였다. 현재 김 위원장을 비롯한 공동선대위원장 전원은 전날 총사퇴 의사를 밝히며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거취를 일임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또 다른 SNS 글에서 “선대위에 임명된 지 1주일도 채 못 돼 선대위가 해체됐다. 후보를 잘 모시지 못한 책임이 너무 무겁다”며 “후보를 지지하는 분은 후보에게 누가 될까 봐 입이 있어도 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침묵을 악용하는 정치인도 있다”고 말하며 하태경 의원을 언급했다. 앞서 이 대표와 하 의원 등은 김 위원장의 ‘이대남’(20대 남성) 발언·‘총선 재검표’ 문제 제기 등을 거세게 비판해 왔다. 김 위원장은 “하 의원은 2일 ‘선대위가 후보조차 패싱한다’고 질타하더니, 오늘은 ‘김종인 사퇴 오보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월권’이라고 한다”며 하 의원을 향해 “성성납 의혹을 받는 이 대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한편, 이 대표는 자신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금명간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라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당 대표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제기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전했다.“
  • [시론] 파편사회/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파편사회/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21세기 사회는 여러 갈래로 조각조각 나뉘고 있다. 사회가 파편화되고 있는 징후는 사회체계 자체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사회체계 내부의 불일치나 부조화의 증가가 바로 그 징후들이다. 기술 변동으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 즉 ‘초연결사회’가 등장했다. 2010년 무렵부터 스마트폰을 늘 휴대하고 다니면서 신체 장기처럼 그 기능을 활용하게 됐고, 그 결과 실시간으로 지구상의 모든 정보와 연결하는 세상이 만들어졌다.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정보가 폭증했고, 상충되는 정보가 늘어나면서 대중이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것을 수용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됐으며, 이는 정보 자체에 대한 신뢰 저하로 나타났다. 민주주의가 ‘포스트 트루스’에 의해 도전받기 시작했다. 여론 형성 과정에서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합리성보다 개인의 신념과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사례가 드물지 않다. 한편 미국 패권의 국제정치경제 질서가 중국의 도전에 따라 크게 흔들리고 있다. ‘경제적 세계화의 종말’ 시기가 도래했다는 성급한 분석도 있지만, 2020년 마스크 대란, 2021년 요소수 품귀에서 보듯이 ‘경제적 세계화’에 균열이 생긴 것은 확실하다. 사회체계의 파편화는 사회를 구획하고 위계화해 결국에는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균열선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다.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이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하위집단들이 존재하게 됐다. 이 균열은 복합적 양상을 띠게 되면서 ‘MZ세대 남성’, ‘이민족 외국인 여성’ 등으로 더욱 세분되고, 다중적인 정체성을 가진 하위집단들이 출현했다. 전통적 미디어의 영향력이 쇠퇴했고, 유튜브 등 각종 SNS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졌다. SNS에서 제1차적으로 정보를 얻은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가진 소규모 네트워크에서 그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쳐 ‘집단지성’에 도달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허위 사실에 근거한 판단을 확신하게 만들어 ‘집단 극단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후자의 효과가 강한 경우 하위집단 간 갈등과 대립은 과거보다 거칠고 과격한 양상을 보인다. 개인이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간접 접촉에 크게 의존하게 되면서 사람들이 뭉치는 성향 자체가 그 전보다 크게 약해졌으므로 사회집단 구성원들 간의 대면 접촉은 오히려 그 전에 비해 줄었다. 이러한 경향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강화됐다. 개인과 개인, 그리고 개인과 사회집단을 묶어 왔던 연대의 끈이 느슨해지거나 아예 끊어졌다. 사회집단의 파편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확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해 왔던 가족 형태는 이제 1인가구의 급증으로 나아가고 있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동료들을 못 만나고, 대학생은 집에서 원격 강의를 들으며 과제를 하는 게 일상이 됐다. 초연결사회에서는 비대면으로 상대의 안부를 묻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지만, 대면 접촉의 기회가 줄면서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오히려 늘었다. 정서적 교류라는 측면에서 ‘온라인 접촉’은 ‘대면 접촉’이 주는 효능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의 사회변동은 사회집단의 속박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개인’을 낳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사회변동이 낳은 경제 불안과 사회적 위기 속에서 오로지 자기 혼자 힘으로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개인을 단위로 하는 정치·경제·고용·교육 등 주요 사회제도의 발달은 중심축을 집단에서 개인으로 바꿔 놓았다. ‘사회의 파편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 자연스레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사회체계의 급진적 전환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필수다. 한국 사회의 지속 발전을 위한다면 차기 정부 사회통합 정책의 기조는 ‘파편사회의 극복’이어야 한다.
  • 단단한 문장 안, 해석하는 이의 필치… 詩 비평 혜안 봐

    단단한 문장 안, 해석하는 이의 필치… 詩 비평 혜안 봐

    응모작들은 예년에 비해 내용과 수준이 다소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특별히 페미니즘, 청년, 인공지능 등 시의적인 이슈들을 다양하게 다룬 점은 인상적이었다. 약속이나 한 듯이 다양한 작가와 시인, 현상과 담론 등을 저마다 추적해 완미한 비평문을 완성한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담론적 추수 경향이나 지나치게 이론 현시를 보이는 비평보다는 작품 내적 논리를 충실하고도 꼼꼼하게 읽어내는 글에 호감을 가지고 응모작들을 읽어 나갔다. 그 결과 스스로의 해석적 언어에 오랜 시간과 정성을 쏟았을 평론들이 침체기에 있는 한국 평단을 환하게 밝힐 것으로 기대하게 됐다. 심사위원들은 그 가운데 세 편의 글을 오래도록 주목했는데, 숙의 끝에 상대적으로 언어적 안정감을 가지고 한 시인의 시 세계를 정치하게 분석한 염선옥씨의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 가는 언어’를 당선작으로 결정하게 됐다. 이 평론은 신미나 시의 독특한 자리를 개성적으로 파악해 단단한 문장 안에서 그것을 해석하는 이의 시선과 필치를 증명해 주었다. 앞으로 시 비평의 극점을 향해 나아갈 혜안과 역량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함께 경쟁한 ‘포스트모던 러브 기어’는 세 여성 작가의 소설을 통해 남성 중심의 신화적 상상력을 뒤집어 읽는 역량을 보여 주었다. 다만 불필요한 이론 서술이 많아 글의 긴장감이 조금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차오르는 코르푸스의 시학’은 ‘몸’에 착안해 김수영, 문보영 시인을 함께 논의해 본 의욕적인 글이다. 다만 문장이 불안정하고 왜 김수영과 문보영이 연결되는지에 대한 해명이 더 드러났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따랐다. 당선작이 되지 못했으나 문장력과 문제의식을 두루 갖춘 사례들이 많았다는 점을 부기한다. 담론을 좀더 일상 쪽으로 구체화해 우리 주위에서 살아가는 타자들을 애정 깊게 응시한 결실들도 여럿 있었다. 다음 기회에 더 풍성하고 빛나는 성과가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응모자 여러분의 힘찬 정진을 마음 깊이 당부드린다.
  • 손주환 제23대 서울신문 사장 별세

    손주환 제23대 서울신문 사장 별세

    1995~1998년 제23대 서울신문 사장을 역임한 손주환 전 사장이 1일 별세했다. 83세. 경남 김해 출신인 고인은 마산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62년 경향신문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1965년 월남 특파원으로 베트남전에 파병된 비둘기부대의 첫 전투 기사를 송고하는 등 국방기자로 활약했다. 이후 중앙일보로 옮겨 사회부장, 광고국장, 이사를 지냈다. 1971년 한국기자협회장과 관훈클럽 총무를 역임했다. 고인은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정의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민정당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공보처 장관을 지냈다. 고인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수감 중 쓴 30여권 분량의 노트에 기반해 2011년 펴낸 ‘노태우 회고록’을 총괄 집필했다. 1995년 서울신문 사장으로 언론계에 귀환한 고인은 ‘시베리아 대탐방’, ‘두만강 700리’, ‘압록강 2000리’와 같은 선 굵은 해외 기획기사를 지원했다. 러시아 정부의 한국전쟁 관련 극비문서를 독점 발굴해 30회 연재한 ‘6·25 내막, 모스크바 새 증언’ 기사는 언론이 취재 과정에서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사료를 발굴해 낸 일로 꼽힌다. 같은 해 11월 ‘서울신문 뉴스넷’을 개통하고 이를 전담할 뉴스넷부를 신설해 한국 뉴미디어 발전에 공헌했다. 몇 년 전 고인은 노태우 정부 시절의 국정운영관련 자료 등 기록물 7000여점을 대통령 기록관에 기증, 국가기록 관리 유공 국민포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소자씨와 딸 현, 영씨와 아들 창우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일이다. 장지는 경기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02)2227-7500.
  • ‘무능력’ 질타 두려운 경찰들… 공무 중 폭행당해도 침묵만

    ‘무능력’ 질타 두려운 경찰들… 공무 중 폭행당해도 침묵만

    경찰관이 공무집행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더라도 이런 피해를 사소한 일 또는 현장 대응을 잘못해 발생한 일로 치부하는 내부 문화 탓에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학술지 ‘치안정책연구’에 실린 논문 ‘경찰공무원의 폭력피해 과정과 영향에 관한 연구’를 보면 심층 면담에 참여한 경찰관 11명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찰관 대응의 미숙함을 탓하거나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조직 분위기로 조직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다고 답변했다. 면담은 지난해 7월 폭력 피해를 입은 수도권·충남 지역 경찰관 1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구대에서 일하는 30대 경찰관 A씨는 “직무 집행 중 폭행 피해를 여러 번 당한 직원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부 직원은 해당 직원이 다혈질이고 일부러 상대방을 자극해 피해를 당한 것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경찰관이 폭행 피해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지만 치료나 상담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30대 경찰관 B씨는 “주취자에게서 들은 욕설 및 당시 상황이 쉬는 날 문득 생각나 우울하고 화가 난 적도 많고 남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고립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이재영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주취 상태에서 상습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경찰관이 직무 수행 중 입는 피해를 가볍게 여기거나 무능력이 원인이라며 오히려 질타하는 등 피해자를 가해자 취급하는 조직 문화를 쇄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단독] “상위 20% ‘기회 사재기’ 심화… 한국은 정책에만 매달려 실패”

    [단독] “상위 20% ‘기회 사재기’ 심화… 한국은 정책에만 매달려 실패”

    사회균열 찍어낸 코로나 팬데믹 계급 불평등 중상층부터 벌어져 시장시스템, 고학력자에게 보상 비싼 교육비·집값에 성공 대물림 능력주의는 출발선 달라 불공정 점수로만 잠재력 평가할 수 없어‘상위 1%’를 비난하며 그 그늘에서 자신들의 특권을 세습하는 ‘상위 20%’를 비판한 ‘20 vs 80 사회’의 저자 리처드 리브스(53)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1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균열을 적나라하게 찍어내는 엑스레이 역할을 했다”며 “상위 20%는 여전히 명문대, 좋은 동네, 고소득 등을 독점하는 ‘기회 사재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 불평등을 바로잡겠다며 부동산 가격 잡기, 교육 개혁 등에 나선 한국 정부가 실패한 이유로는 상위 20%의 저항과 함께 기저 문화의 변화 없이 정책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상위 20%는 ‘능력주의’를 내세우나 사실은 부모의 재력·지위 등 출발점부터 달라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이 외에도 유럽식 공공성과 미국식 시장성을 두고 고민하는 한국에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북유럽식을, 성인에게는 미국식을 적용하는” 소위 ‘덴메리카’(덴마크+아메리카·리브스의 조어)를 추천했다. ●1% 아닌 중상층부터 격차 벌어져 -상위 20%의 ‘기회 사재기’는 코로나19 시대에도 강력한가. “그렇다. 여전히 대학 출신끼리 결혼해 집을 소유하고 좋은 동네에서 산다. 코로나19는 마치 골절된 뼈의 균열을 명확하게 찍어 내듯 사회의 균열을 드러내는 엑스레이 역할을 했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그랬다. 유급휴가 및 재택근무 여부 등 상위 20%와 하위 80%의 구분선을 따라 많은 격차가 드러났다. 코로나19에 따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세금을 올렸을 때도 상위 20%가 저항에 나섰다. 진짜 격차는 최상류층과 그 나머지가 아니라 ‘중상층’(Upper Middle Class)과 그 나머지 간에 존재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1%의 ‘슈퍼 리치’들은 주가 급등으로 큰돈을 벌었는데. “1% 부자에 집중하는 것은 좋은 기사 소재지만 사회를 분석하는 틀로는 좋지 않다. 계층 격차는 주택, 고용, 교육, 동네, 가문 등 복합적 개념이다. 상위 20%는 자신들이 속하지 않은 상위 1%를 사회문제로 지적하고 싶어 한다. 그래야 자신들이 평범한 서민처럼 보인다. 머스크 등이 기사화되면 상위 20%는 자신을 서민이라고 설득하기 쉬워진다. 1%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진짜 계급 불평등을 경시해선 안 된다.”-상위 20%가 기회를 독점하는 이유는. “시장 시스템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이에게 보상을 준다. 따라서 명문대, 좋은 동네의 주택, 고소득, 대기업 인턴자리 등을 독점하면 자녀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높은 교육비와 비싼 집값의 진정한 의미는 ‘자녀가 시장에서 성공할 기회를 대물림하는 것’이다. 이런 기회들은 ‘제로섬’ 성질이 있다. 당신과 당신의 아이가 포함되려면 다른 이를 배제해야 한다. 미국에서 상위 20%는 이런 기회를 독점하고 과소비한다. 정당하지 못하다.” ●정부는 불평등 문제 추종자 -개인의 능력도 부모의 지위에 영향을 받는다면, 공정함이란 무엇인가. “능력주의에 대한 편협한 정의를 공정함으로 보는 게 문제다. 올림픽 결승전이라는 한순간에 가장 빠른 선수에게 금메달을 주는 것이 전형적인 미국적 능력주의인데 수용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대학 입학시험에 적용하기는 힘들다. 시험 점수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학생의 실력 외에도 (부모의 재력, 정보력, 사회적 지위 등) 너무 많다. 많은 이점을 누린 상위 20%의 자녀가 저소득층 학생보다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더 똑똑하거나 잠재력이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철학자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동시에 공정해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의 잠재력은 점수뿐 아니라 성장 배경도 감안해야 한다. ‘오늘과 어제가 결합된 공정성’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고위 공직자 등이 자녀의 인턴십 기회를 마련하는 등 편법 행위로 지탄을 받았는데 미국은 어떤가. “마찬가지다. 지인들이 내게 자녀의 인턴 자리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는데 불공정한 부탁이라고 말해 준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의 자녀들도 뉴욕 시청에서 인턴을 했다. 하지만 이런 미국 문화가 바뀌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법적 처벌은 힘드니 결국 이런 요청이 하는 사람과 돕는 사람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중의 분노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데 해결 불가능한 구조적 사회문제 아닌가. “그런 점에서 나는 개인이 일상에서 불평등을 바꾸는 행동을 시도하기를 주장한다. 문화가 정치를 앞서고, 정치는 정책을 앞선다. 개인이, 동네가 바뀌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상위 20% 중에는 내 집 앞마당에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M) 등 인종차별 및 성차별을 배격하는 피켓은 내걸었지만, 인근의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건설을 반대하거나 지인에게 자녀의 인턴 자리를 부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 정부는 주거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며 집값 잡기에 나섰지만 부동산 가격은 치솟았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려 수많은 대책을 세웠지만 교육 격차는 커졌는데. “불평등 문제에서 정부는 지도자보다 추종자에 가깝다. 정부는 지도자로서 해결하기를 기대하나, 사회 저변에 (불평등을 배격하는) 문화가 없다면 기득권이 저항해 개혁에 실패한다. 실제 많은 국가의 정부가 불평등 문제와 맞서다 지위를 지키려 능력주의를 무기로 싸우는 중상층의 저항에 부딪힌 것을 봤다. 진짜 문제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이다. 영국 대학이 미국과 달리 기여입학제를 없앤 것도 법이나 정책이 아닌 이를 부당하다고 느끼는 시민들의 변화 때문이었다.” ●공공·시장성 섞인 ‘덴메리카’ 모델 필요 -코로나19로 여성 소득이 남성보다 더 줄고, 실직을 더 많이 하는 등 젠더 격차도 커졌다고 한다. “여성 고용이 더 큰 타격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 속도 역시 빠른 상황이다. 반대로 40년 전보다 줄어든 중산층 남성의 소득 감소가 걱정된다. 소년과 성인 남성 모두 고군분투함에도 교육, 취업, 가사 면에서 잘해 내지 못하고 있다.(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4년제 대학의 여학생 비율은 61%로 사상 최고치다.)” -관련해서 한국에서는 젠더 역차별에 대한 ‘이대남’(20대 남성)의 분노도 적지 않은데. “페미니즘이 어느 정도 남성에게 상처를 입힌 부분이 있다. 남성 친화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파는 전통적인 가정, 전통적인 남성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이건 아예 말이 안 된다. 좌파는 여성 차별 문제가 아직도 얼마나 많은데 남성 문제를 꺼내느냐며 남성이 처한 상황을 진짜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양측 모두 남성들이 환멸을 느끼고 사회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이런 논쟁보다) 성평등 실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영국과 미국에서 모두 거주했다. 사회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성을 강조하는 유럽과 개인 자율을 중시하는 미국 중에 어떤 모델을 추천하는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북유럽식이, 성인에게는 미국식이 더 낫다고 본다. 소위 ‘덴메리카’ 모델이 필요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헤크먼(시카고대 경제학 교수)은 2016년 논문 ‘스칸디나비안 판타지’에서 덴마크의 소득 이동성은 높지만 교육 이동성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재분배 세금이 높고 공공교육이 잘돼 있으니 소득 계층 간 이동은 활발하지만, 성인 노동시장에서 고학력이 곧 고연봉으로 이어지는 인센티브가 없으니 높은 교육을 받으려는 의욕은 낮다는 의미) 반면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 내 인센티브는 확실하지만 평등하고 공정한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다.” ■ 리처드 리브스 계층·불평등 문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로 1969년 영국 피터버러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를 나왔고 워릭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2년간 영국 부총리 산하 전략국장을 지냈고 런던의 싱크탱크인 데모스의 이사와 공공정책연구소(IPPR) 연구원을 역임했다. 이후 가디언지에서 미국 워싱턴DC 특파원으로 일했고, 2016년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이후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경제 분야 선임연구원으로 미래중산층협의체 소장 및 아동·가족센터 공동 소장을 맡고 있다. 2017년 폴리티코 선정 ‘미국의 사상가 50인’에 선정됐다. 저서로는 한국에서 ‘20vs80의 사회’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기회 사재기’(Dream Hoarders) 이외에 ‘올 마이너스 원’(All Minus One),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등이 있다.
  • 초연결 시대, 당신은 외로운가요

    초연결 시대, 당신은 외로운가요

    코로나19의 길고 검은 터널을 언제 통과할 수 있을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임시 처방이었던 ‘비대면’이 사회 곳곳에서 새로운 기준 질서로 빠르게 뿌리내렸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에 더 깊숙이, 더 간절하게 항시적으로 의지하는 ‘초연결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대면이 제도적으로 가로막힌 터널 속에서 초연결 사회의 외로움은 더 가속되는 중이다. 여기 있으되 여기 있지 않으며, 함께 있지만 혼자인 시대. 위기가 지나간 뒤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선택할 순간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 고민을 3회에 나눠 싣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인 2명 중 1명꼴로 이전보다 더 외로워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이틀간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비해 더 외로워졌다고 느낀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45.9%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외로움을 더 타는 경향이 짙게 나타났지만 예외적으로 18~29세 청년(32.5%)이 외로움을 겪는 비율은 30대(30.8%)보다 높았다. 대부분의 대학이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해 대면 방식의 소통이 단절된 데다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외로움은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얼마나 심각한 수준으로 퍼져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회 구성원이 외로움에 자주 노출된다는 것은 사회적 연결망이 그만큼 희미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외로움이 장기간 해소되지 못하면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치닫고,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공격성으로 발현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사회학 교수는 “코로나19로 학교는 물론 취업시장의 문도 좁아져 청년이 갈 곳이 어디에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20대 여성과 10대 남성의 자살률이 크게 늘어난 현실이 청년층의 외로움이 심화한 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비대면 소통이 일상화된 이 시대에 외로움이 감염병처럼 확산하는 현실은 역설적이다. 박희준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의 수 자체는 증가했지만 소통의 깊이는 현저히 얕아졌다”며 “비대면 소통으로 인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별기획팀  
  • 폭행 당해도 말 못하는 경찰관…“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해”

    폭행 당해도 말 못하는 경찰관…“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해”

    지난해 공무집행방해 사건 중 약 80%가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사건일 만큼 경찰관이 직무수행 중 폭행을 당하는 일이 많은 가운데, 이런 피해를 사소한 일 또는 현장 대응을 잘못해서 발생한 일로 치부하는 조직 문화 탓에 경찰관이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학술지 ‘치안정책연구’에 실린 논문 ‘경찰공무원의 폭력피해 과정과 영향에 관한 연구’는 현장 업무 중 폭력 피해를 경험한 수도권·충남 지역 경찰관 11명(여성 3명, 남성 8명)을 지난해 7월 심층면접해 주취자 등의 폭행이 피해 경찰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공무집행방해 사건 7001건 중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사건(5825건)이 차지하는 비율은 83.2%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찰통계연보를 보면 최근 5년(2016~2020년) 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된 피의자는 한 해 평균 1만 2488명이다. 이 중 약 60%가 주취자다. 이 논문을 쓴 이재영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폭력 피해를 경험한 경찰관들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찰관 대응의 미숙함을 탓하거나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조직 분위기로 조직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피해자로서의 경찰’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 (경찰) 조직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구대에서 일하는 30대 A경장은 “경찰 조직 내에서는 공무집행 중 폭행 피해를 여러 번 당한 직원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부 직원은 해당 직원이 다혈질이고 일부러 상대방을 자극해 피해를 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격려의 말이 아닌 비난의 말과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때면 ‘우리 조직은 나를 지켜주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서 소속 30대 B경장은 “공무집행방해 피해를 당하고 (경찰서) 형사과에 가서 조사를 받을 때, 가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담당 형사로부터) ‘별일 아니다. 도끼가 날이 다 죽어 있어서 이걸로는 풀도 못 벤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경찰관들은 또 폭행을 당한 이후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지만 이에 대한 치료나 상담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30대 C경장은 “주취자에게서 들은 욕설 및 당시 상황이 쉬는 날 문득 생각나서 우울하고 화가 난 적도 많고, 남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고립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지구대 소속 40대 D경위는 “(주취자한테) 정강이를 맞은 것은 크게 문제될 일이 없었고, (주취자가) 이로 (저를) 문 것은 다행히도 깊이가 깊지 않아 제 돈으로 치료를 받았다”면서도 “주변 시민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주취자에게 아무것도 못하고 폭행을 당했다는 게 창피하고, 제 자신이 한없이 낮아지는 생각이 들어 며칠 동안 업무 끝나고 술을 마시며 잊었을 정도”라고 전했다. 가해자의 민원 제기와 합의 요구로 인한 업무상 스트레스, 공무집행방해 범죄에 대한 처벌이 무겁지 않은 점, 가해자의 역고소 우려 등도 경찰관이 폭행·협박 등의 피해사실을 드러내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의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1심 법원이 처리한 공무집행방해 사건 8121건 중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4028건) 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49.6%다. 벌금형이 선고된 사건(2553건)이 31.4%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A경장은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지구대·파출소에서의 서류 작성 외에 경찰서 형사과에 가서 피해자 진술을 하는 시간을 계산하면 3~4시간이 소요된다. 그 시간에 다른 동료들이 112신고 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공무집행방해 사건 처리를 탐탁지 않아 한다”고 말했다.특히 여성 경찰관들은 우리 사회의 성차별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여성 경찰관들은 직무 수행 중 폭력 피해를 당할 경우 사회적으로 여성 경찰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형성이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또 동료 사이에서도 성별 탓이라는 비판에 시달리는 이중고를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20대 E순경은 “가해자에게 얼굴을 맞을 때 놀랐지만 일이 커질까봐 더 덤덤한 척하려 노력했다”면서 “피해자 기입란에 제 이름을 넣고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데 옆에서 ‘여직원이 맞아서 말 나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나’라며 스쳐지나가는 말을 했다. 죄를 지은 것 같고 움츠러들게 됐다”고 말했다. 지구대 소속 20대 F순경은 “한번은 근무하다가 폭력적인 주취자를 마주하여 잘 설득시켜서 귀가하도록 조치한 후 순찰차에 탔는데 (같이 출동한) 경위님으로부터 ‘여경과 같은 순찰차를 타는 것이 부담이다’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내가 만약 공무집행방해 피해를 당하면 다른 사람들이나 네티즌들이 나를 비롯한 여성 경찰관을 얼마나 욕할까’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면접 내용을 토대로 △주취 상태에서 상습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 강화 △폭력 피해 경찰관에 대한 2차 피해 지원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경찰공무원이 직무 수행 중 정신적·심리적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조직 내·외부 전문가에 의한 상담과 치료가 가능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이 직무 수행 중 입게 되는 피해를 가볍게 여기거나 무능력이 원인이라며 오히려 질타하는 등 피해자를 가해자 취급하는 조직 문화를 쇄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조직 문화는 궁극적으로 경찰의 소극적 대응, 사기 상실, 조직으로부터의 이탈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속보] 신규확진 3833명, 주말기준 5주만에 3000명대

    [속보] 신규확진 3833명, 주말기준 5주만에 3000명대

    2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000명대 후반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는 토요일(발표일 기준 일요일) 기준 5주 만에 4000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위중증 환자는 13일 연속 1000명대를 유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833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가 63만9083명이라고 밝혔다. 발표일 기준 일요일로 보면 지난해 11월 28일 3925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5000∼6000명대를 오르내렸다. 통상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주말·휴일에 확진자가 감소하는 경향과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방역 강화 조치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18일부터 시행 중인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사적모임 4인 제한·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이달 16일까지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1024명으로 전날(1049명)보다 25명 줄었지만 13일 연속으로 1000명대를 기록했다. 전날 사망자는 69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5694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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