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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건설 47년만에 수주 총액 5000억弗 시대

    해외건설 47년만에 수주 총액 5000억弗 시대

    # 1965년 현대건설의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는 모험이었다. 1960년대 초반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 발전소나 비료공장 같은 국내 플랜트는 모두 외국 건설사의 독무대였다. 기술력의 차이로 고민하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해외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고, 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첫 공사로 기록됐다. 공사현장에는 당시 경리사원이던 이명박 대통령도 파견됐고, 근로자 폭동 속에서 끝까지 금고를 지킨 공로를 인정받아 입사 10년 만에 사장에 임명됐다. 이후 정 명예회장은 제1차 석유파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는 “달러를 벌기 위해 오일달러가 넘치는 중동으로 가야 한다.”고 선언했다. 뚝심으로 1975년 이란의 반다르아바스 동원훈련조선소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곧바로 바레인 아랍 수리조선소 공사를 1억 3000만 달러에 따내며 본격적인 대형공사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국토해양부는 1965년 시작된 국내 해외건설 사업이 47년 만에 5000억 달러 수주 고지에 올랐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해외사업 누적 수주액은 5013억 달러. 정부는 앞으로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2014년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과 함께 연 1000억 달러 수주고를 올릴 계획이다. 이번 5000억 달러 달성은 지난달 30일 한화건설이 이라크에서 따낸 78억 달러 규모 신도시 사업이 수주 신고됨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전체 수주액의 60%(3019억 달러)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아시아(싱가포르·베트남)시장이 1479억 달러로 30%, 나머지는 중남미(165억 달러·3%), 아프리카(164억 달러·3%), 유럽 등 기타 지역(186억 달러·4%)으로 나타났다. 공사별로는 플랜트 건설이 2683억 달러로 전체의 54%를 차지했으며, 건축이 1206억 달러로 24%, 토목(929억 달러·18%), 엔지니어링 등 기타(195억 달러·4%) 순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건설 수주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2007년 이후 최근 5년간 수주액이 약 3000억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건설 전문지 ENR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세계 건설시장 점유율도 2003년 1.9%(12위)에서 2010년 4.8%(7위)로 증가했다. 해외건설이 국민총소득(GNI)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GNI 910조원) 2.0%(18조 1000억원)에서 2011년(GNI 1241조원) 5.2%(65조1000억원)로 3.2%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건설 수주액은 11.8%(107조 3000억원)에서 8.3%(103조 5000억원)로 감소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해외건설이 경제발전에 기여해 왔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연간 수주 규모도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인 선박이나 자동차, 반도체 수출액을 앞질렀다. 2011년 현재 상품수출 1위는 선박으로 566억 달러 수준이지만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591억 달러로 이보다 많았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2014년이면 연간 수주 1000억 달러 시대,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창원시장, 세계녹색정상회의 간다

    창원시장, 세계녹색정상회의 간다

    경남 창원시는 11일 박완수 시장이 오는 2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제1회 세계녹색정상회의’에 참석해 창원시의 환경정책에 대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녹색정상회의는 Rio+20(유엔환경개발회의)의 공식행사로 열리며 박 시장은 동아시아 자치단체장으로는 유일하게 초청을 받았다. 박 시장은 ‘시나리오(ScenaRio) 2012’, ‘C40 도시정상회의’에도 초청돼 환경분야의 세계적인 지도자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도시의 역할과 혁신방안에 대해 논의를 한다. 세계녹색정상회의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피터 로에스처 지멘스 최고경영자,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 라젠드라 파차우리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회장, 터드 터너 유엔재단 이사장 등 40여명의 세계 환경리더들이 참석할 예정이다.박 시장은 ‘미래 20년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혁신 방안’을 주제로 열리는 ‘본회의 패널Ⅱ’에 패널로 참석한다. 박 시장은 지난 2006년 11월 ‘환경수도 창원’을 선포한 뒤 국내 최초의 공영자전거인 ‘누비자’를 도입하고 세계생태교통연맹 총회를 유치하는 등 창원시를 환경분야의 선진도시로 발돋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서울시 ‘100년 후 보물’ 박경리 가옥 등 보존

    서울 남산에 있는 옛 중앙정보부 건물과 소설가 박경리 가옥 등이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보존된다. 근대화 경제 성장의 무대였던 구로공단에는 역사기념관이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1900년대 서양문물 유입부터 2000년까지의 역사와 문화, 생활 등 근현대 문화유산 1000개를 발굴해 보존하는 ‘근현대 유산의 미래유산화 기본구상’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발굴 대상에는 역사적 인물의 생가나 묘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베델 등 개화기 외국인 유적, 근대화 경제성장을 이끈 구로공단과 창신동 봉제공장, 달동네의 시민 생활상,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인 충정·동대문 아파트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 시인 박목월과 소설가 현진건 생가가 소유자에 의해 철거되고, 시인 김수영 가옥은 폭설로 훼손되는 등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곳이 잇따라 훼손돼 발굴·보존 대책을 세우게 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우선 5곳을 시범 사업지로 선정, 5억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타당성 조사를 거쳐 발굴·보전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시범 사업지 5곳은 ▲이준·손병희 선생 등 순국선열 묘역인 강북구 수유동 역사문화유적 분야 ▲경교장, 이화장 등 정부수반 유적 복원 등 건국관련 분야 ▲남산의 옛 중앙정보부 건물 보존 및 활용 등 민주화 분야 ▲구로공단 역사기념관 조성 등 산업화 분야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수영과 마해송, 문화재 수집가 전형필 등 문화예술인 유적이다. 시는 자치구와의 합동 실태조사와 시민 공모를 통해 내년 7월까지 ‘서울속 미래유산 1000선’을 확정하기로 했다. 서울시장과 시민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미래유산보존위원회’(가칭)도 구성해 보존 대상을 선정하고 사업우선 순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시는 내셔널트러스트 관련 단체와 공동으로 서울속 미래유산 찾기 시민공모를 오는 8월 중순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민간단체의 미래유산 보전활동을 활성화하고 민간이 소유한 미래유산에 대해 보수비나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연말까지 ‘미래유산보존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사업은 100년 후 보물을 준비하는 것으로 근현대 유산은 현 세대가 미래세대와 공유하고 미래의 창조적 자산으로 전달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방치돼 왔던 근현대 유산을 시민과 함께 적극 발굴, 보존해 2000년 고도 서울의 역사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日, 동국제강 탈세 정보 한국정부에 제공

    일본 세무당국이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동국제강의 일본법인을 조사한 뒤 탈세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국세국 사찰부는 지난해 7월 동국제강 일본법인인 ‘동국’의 임원을 조사했고 이 회사는 일본 세무당국에 경리 자료를 임의 제출했다. 조사 결과, 이 회사가 국내 본사에 제공한 리베이트를 한국 국내에서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한국 국세청에 정보를 제공했다. 동국제강의 일본 법인인 동국은 철강의 원재료 조달과 강판 등을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1월 동국제강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해외 거래에 주목해 일본 측에 일본 법인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정보를 근거로 지난해 말 동국제강에 과세 처분을 했다. 일본 세무당국은 매년 100건 정도 해외 세무당국에 정보를 제공하지만 강제 조사권이 있는 사찰부(일명 ‘마루사’)를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국세청은 지금까지 조세조약에 근거해 외국과 정보를 교환하고 국제적인 소득 은폐와 과세 회피를 적발해 왔다. 하지만 근거법인 ‘조세조약 등의 실시에 따른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및 지방세법 특례 등에 대한 법률’을 적용한 조사는 범죄수사에 대한 정보교환이 인정되지 않아 행정처분인 과세 사무에 국한했다. 일본 국세청은 국제거래를 이용한 탈세 행위가 해마다 늘고 있어 앞으로 형사입건도 염두에 두고 각국과의 공조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구인광고 납치 2인조 한달전부터 ‘범죄공부’

    지난달 20일 체포된 2인조 여성 납치범들이 범행 한달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윤해)는 인터넷 취업사이트에 낸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20대 여성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한 김모(30)씨와 허모(26)씨를 인질강도 및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김씨는 자신의 빚 5300만원을 해결하기 위해 허씨와 공모해 피해자 지모(24·여)씨를 납치한 뒤 피해자 가족들에게 몸값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한달 전부터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필요한 물품과 차량, 범행 수법 등 납치 범죄 관련 지식을 익혔다. 김씨는 이를 토대로 범행에 필요한 물품 등을 준비했으며 혼자서는 범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동네 후배인 허씨를 끌어들였다. 동대문 시장 등에서 피해자 결박을 위한 운동화 끈, 청테이프, 회칼 등 범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준비도 치밀했다.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20만원짜리 대포폰을 사용하면서 통화기록 조회나 위치추적을 피했다. 범행 후 이동하기 위해 대포차량 2대도 미리 준비했다. 납치한 여성을 쉽게 태울 수 있도록 뒷좌석 출입문이 슬라이딩 방식으로 열리는 카니발과 갈아탈 에쿠스였다. 몸값을 받을 때는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번호판이 없는 125㏄ 오토바이를 이용했다. 이들은 알바몬 등의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 “경리구함, 급여 월 150만원 플러스 알파, 주 5일 근무”라는 허위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지씨를 상대로 당초 계획한 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일제 강제징용 확인… ‘現법인 배상책임’ 외교적 비화 가능성

    일제 강제징용 확인… ‘現법인 배상책임’ 외교적 비화 가능성

    대법원은 24일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액과 미지급 임금을 달라.”며 낸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을 낸 지 12년 만이다. 피해자 5명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1억 1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2000년 5월, 4명은 신일본제철에 “1억원씩을 지급하라.”며 지난 2005년 2월 소송을 냈다. 원심 재판부는 원고에 대한 패소를 판결하면서 ▲일본에서 확정 판결된 결과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기판력 유지’ ▲10년이라는 시효 소멸 경과 ▲전쟁 전 회사와 전쟁 후 회사와의 비동일성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결은 획기적이었다. 3가지 이유에 대해 헌법적 가치를 근거로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일제강점기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근본적인 인식차가 있음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일본은 한반도에 대한 식민지배를 합법적이라고 보고 있고, 국가총동원법에 의해 우리 국민들을 강제 징용한 것을 유효한 것이라고 봐 왔다. 대법원은 이에 식민지배를 불법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965년 체결한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인한 청구권 소멸도 인정하지 않았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는 만큼 청구권협정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은 각하했다. 재판부는 “국가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국민 개인의 동의 없이 국민의 청구권을 소멸시킬 수는 없다.”면서 “일본 식민지배로 인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개인의 재산권 보호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원심 재판부는 앞서 대법원과 달리 일본과 국교가 정상화된 1965년부터 날짜를 세더라도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10년’이라는 소멸시효는 이미 지난 것이 명백하다고 결론을 내렸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8월 위안부 등 징용 피해자들이 “정부가 한·일 청구권협정과 관련된 분쟁을 해결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린 것도 대법원 판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구(舊)미쓰비시중공업과 구일본제철 등 당시 법인과 현재 법인은 다르기 때문에 채무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피고 측 주장에 대해서도 “인적·물적 구성을 그대로 승계해 기본적 변화가 없음에도 전후 처리 및 배상 문제 때문에 기술적으로 입법한 일본 국내법을 이유로 옛 회사와 현재 회사 간에 동일성이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본은 ‘회사경리응급조치법’을 통해 전쟁 중 발생한 범죄에 대한 채무를 인정하지 않았다. 손해배상이 실현되지까지는 거쳐야 할 과제가 만만찮다. 파기환송심뿐만 아니라 해당 일본 기업의 대응도 문제다.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은 판결문을 검토하지 않은 만큼 당장 논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실정법상 해당 기업들은 일제강점기 당시 기업과 별개의 법인으로 인정되고 있는 탓에 외교적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외국기업이라도 국내 지사 등을 통해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쓰비시중공업 등의 한국지사에 대해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최종 원고승소 판결이 나오면 해당 회사의 국내영업소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사가 아닌 독립법인 형태일 경우다. 안석·홍인기·김효섭기자 ccto@seoul.co.kr
  • 구들장 깨고온 성철 스님, 사리로 환생한 법정 스님

    구들장 깨고온 성철 스님, 사리로 환생한 법정 스님

    “아니 딱 작품 얘기만 하자니깐.” “그 얘기, 해도 되겠어?” ‘사건’에 대해 물었더니 주변에서는 작가를 말리거나, 작가 눈치를 슬금슬금 본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사건이 좀 그렇다. 성희롱이다. 말 한 마디 삐끗하면 ‘무식한 마초’로 몰리기 딱 좋은, 그런 사건이다. 지난 4월 승소 판결문을 받아들었으니 억울함이 풀렸을 법도 한데, 그 와중에 겪었던 생채기가 쉬이 낫질 않는다. 그런 사건이라는 게, 아무리 아니라 해도 세상 사람들 눈엔 그렇고 그런 일로 비치게 마련이다. 억울해도 현실이다. 작가가 억울함과 분노를 터뜨릴까봐 주변에서 뜯어말린다. 그래서인지 이미 유명한 작가임에도 개인전을 여는데 ‘전시추진위원회’까지 구성됐다. 문학평론가 임우기를 위원장으로 명성 스님, 진광 스님, 박문수 신부, 소설가 김성동, 우희종 서울대 교수, 정지영·이창동 영화감독 등의 이름이 위원명단에 빽빽이 들어차 있다. 23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서울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여는 김호석(55) 작가다. 전시제목은 역설적이게도 ‘웃다’로 정했다. “판결이 나기 전이었으니까 3월쯤이었을 거예요. 임우기가 전화를 했더라고요. 술만 마시면 나를 들들 볶던 친구인데 그날은 ‘아무리 속이 끓고 다른 얘기가 하고 싶어도 작가는 오직 작품으로 말하는 거다. 내가 판을 벌여줄 테니 그림 전시를 해라.’고 하더군요. 그 얘기 듣고 주섬주섬 자리를 털고 일어선 겁니다.” 그래 웃자라고 결심한 것이다. “그림이란, 예술이란 그 자체가 아무리 비극적이라도 결국은 웃음과 화해를 말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아무래도 ‘먹’(墨)과 ‘법’(法)이다. 시골선비 인물화인데 모두 머리가 으깨지거나 지워져 있다. 먹칠 당하고 법으로 재단당한 자신의 처지가 투영되어 있다. ‘빛 1·2’에 그려진 선비 역시 눈이 허옇게 변해있고 머리가 깨져 있다. ‘물질’ 연작은 더 하다. 몽골, 시베리아 등을 60여차례 방문해가면서 암각화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만난 고비사막의 폭우를 그렸다. “사막에 무슨 비냐 하시겠지만, 1년에 한두 차례는 옵니다. 그런데 묘한 것이 사막은 모래이니까 빗물이 땅 속에 스며들 것 같은데 실제로는 오히려 막 요동치는 파도처럼 출렁대면서 흘려다녀 장관을 이룹니다. 뜨거운 모래가 차가운 물을 튕겨내고 뱉어내는, 그 장면을 담은 겁니다.” 그의 심정이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법하다. 사실 작가는 어진, 그러니까 조선시대 초상화 기법을 고스란히 현대에 되살려내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동양화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화려한 색채와 자유로운 필법을 강조하는 흐름에 역행한 것이다. 오히려 동양화 기법 그 자체에 진득하게 매달리다보니 김구·안창호·여운형·김수한·박경리에서부터 최근에는 노무현·김근태에 이르기까지, 유명 인사들의 초상화로 기억에 남은 그림들 대부분은 이 작가의 작품이라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법정(1932~2010) 스님과 성철(1912~1993) 스님의 초상이다. ‘웃자’라는 전시제목의 결론이자 그의 초상화 철학의 진수가 배어 있어서다. 작가는 초상화를 그릴 때 반드시 그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나눈 뒤 그린다. 사진 보고 그리라 하면 아무리 방귀깨나 낀다는 사람이 부탁해도 거절한다. 이해해야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돌아가신 분일 경우 어쩔 수 없이 사진을 보지만, 재료에다 그 사람 고향의 흙을 가져다 섞는다든지 하는 방법을 쓴다. 법정과 성철, 두 스님을 어떻게 그렸을까. “법정스님의 경우, 사리를 곱게 빻아서 그렸습니다. 성철스님은 경남 산청에 있는 생가의 구들장 한 장을 가져다 빻아서 그렸습니다. 제 손으로 그려놓고 제 입으로 이렇게 말하긴 그렇지만, 그런 방법을 통해 그 분들이 재탄생하시고 또 영원히 사람들 가슴 속에 남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겁니다. 그렇게 그리겠다 했을 때 허락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들처럼 훌훌 털어버리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02)735-993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통영 충렬사 앞 여황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통영 충렬사 앞 여황로

    길은,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삶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졌다. 대처로 떠나는 자식의 발걸음이 잠시 떨리며 머뭇거렸음을, 옷고름 사이로 떨어진 어미의 눈물방울이 짭짜름했음을 동구밖 길은 아주 오래 기억했다. 동네 사이마다 아로새겨진 길이 2014년부터 우리네 삶의 새로운 주소로 본격 쓰인다. 우리네 삶이 그렇듯 잠시 낯설더라도 이내 편안해질 것임을 믿는다. 동네를 감아 도는 길에는 감칠맛 나면서도 예쁜 이름이 오롯이 붙어 있다. 서울신문은 매주 그 길의 결마다 숨겨진 기억을 더듬어보고, 지금 여기에 남겨진 의미를 되새겨본다. 1930년대 중반 그 봄, 충렬사 돌층계에 주저앉으면 통영 앞바다가 훤히 펼쳐졌을 게다. 여황산자락 아래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이어진 집들을 지난 눈 속에는 쉴 새 없이 고깃배가 오갔고, 부푼 꿈을 안고 오는 이, 또 다른 꿈을 이고 타향으로 떠나는 이가 엇갈리는 낡은 선창이 비쳤을 테다. 하지만 사랑을 잃은 사내에게는 아름다운 통영의 풍경도 오롯이 아름답기 어려웠으리라. 한참 나중에 호사가들이 통영을 일컬어 ‘한국의 베니스’ 운운하며 아름다운 풍광을 칭송했지만, 스물넷 평안도 출신의 청년시인 백석(1912~1995)에게는 실연의 상처가 훨씬 컸을 수밖에 없었다. 백석은 사랑을 위해 멀리 남쪽 바다까지 헛걸음을 반복해야 했다. 한 번은 사랑을 이루기 위해, 다른 두 번은 사랑을 기억하며 가슴 먹먹함을 달래기 위해 찾았다. 그러나 한 번 떠난 사랑이 돌아올 리는 없는 법. 통영을 다녀왔던 길은 그의 작품 속 중요한 지역의 하나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으로 갈무리됐다. ●삼도수군통제영 복판 여황산 끼고 돌아 백석의 발길로부터 80년 가까이 흐른 5월에 통영을 찾았다. 그가 시 ‘통영1’에서 묘사한 것처럼 통영 여황로에는 마침 ‘김 냄새 나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차들은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고, 타관의 학생들을 실은 수학여행 버스들은 줄을 지어 여황로 길을 지나고 있었다. 여황로는 174m의 야트막한 여황산(艅山)에서 비롯된 이름의 길이다. ‘여황’은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임금이 아끼던 화려한 배로, 훌륭한 군세를 갖춘 큰 전선을 상징했다. 통영항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산세를 펼치고 있는 삼도수군통제영의 복판에 자리잡은 산이니 딱 걸맞은 이름이다. 도로명 새주소를 만들기 전까지 통영 사람들은 그저 산복도로라고만 불렀으나 이름을 붙인다고 했을 때 여황로라는 이름을 다는 것에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 통영시 북쪽 여황산 아래쪽으로 4113m 이어지며 문화동, 북신동, 명정동 등을 감싸고 돈다. 통영은 현대문화예술의 보물창고와도 같다. 특히 여황로 하면 일단 백석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여황로 251번 충렬사 앞에는 백석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통영2’라는 시다. 편의상 ‘통영1’, ‘통영2’라고 했지만 발표 당시 원래 제목은 모두 ‘통영’이었다. ‘통영2’는 그가 통영에 대해 쓴 시편 중 가장 길고 유려하며 음율을 잘 살렸다. 그는 ‘통영2’에서 이곳을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또 ‘난()이라는 이는 명정(明井)골에 산다는데/…/내가 좋아하는 그이는 푸른 가지 붉게붉게 동백꽃 피는 철에 타관 시집을 갈 것만 같은데’라고 노래했다. 사랑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여황로 길가에 앉아 한껏 달떠서 혼자 히죽거리는 백석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곧 깨지고 말 단꿈이었지만. 여기에 원체 아름다운 통영의 풍광까지 한눈에 들어왔으니 시인의 시심이 절로 우러났을 것임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백석 시비 앞 명정샘 박경리가 소설에 써 ‘난’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백석의 고향은 평안북도 정주다. 막 문청을 벗고 등단해 시인이 된 그는 한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통영 출신의 이화고녀 졸업반이던 박경련을 만나고, 첫눈에 반해 사귄다. ‘난’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그는 박경련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통영을 찾았지만 걸음이 엇갈려 만남이 어긋나게 됐다. 난의 집이 충렬사 근처인 명정동이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 사이 그의 직장(조선일보) 동료이자 친구였던 이가 난과 결혼을 해 버리고 말았다. 사랑과 친구를 함께 잃은 아픔 탓이었을까. 그는 그해 조선일보를 그만뒀다. 그리고 기생 자야(子夜·본명 김영한·역시 백석이 붙여준 애칭이다)를 만나 불 같은 사랑을 나눴고, 고향집 부모님의 성화에 다른 여인과 혼례를 치렀지만 다시 자야에게 돌아갔다. 1940년 자야마저도 떠나 고향땅인 신의주, 정주로 갔다. 그가 통영에 대해 직접 남긴 작품은 ‘통영 1, 2’ 외에 ‘남행시초2-통영’ 등 모두 세 편이다. 특히 ‘남행시초2-통영’ 시편 마지막에는 난의 외사촌 오빠인 ‘서병직씨에게’라고 적었다. 그를 통해 통영 장터며 선창 등을 둘러봤음을 알게 해준다. 백석이 들여다본 ‘푸르른 감로 같은 물이 솟는’ 명정골 명정샘은 지금도 여황로 시비 앞에 있었다. 충렬사 문화해설사인 옥복주(47)씨는 “일(日)정과 월(月)정 두 개의 샘이 있어 명정(日+月=明井)이 됐다.”면서 “1670년 만든 이후 몇 년 전까지 330년 넘도록 식수로 썼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은 여전히 맑지만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통영2’ 중)을 찾을 수는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명정골은 통영이 고향인 박경리(1926~2008)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문장 속에도 그 흔적을 흩뿌려 놓았다. 박경리는 명정골에 대해 ‘고을 안의 젊은 각시, 처녀들이 정화수를 길어내느라고 밤이 지새도록 지분내음을 풍기며 득실거린다.’고 했다. 박경리의 생가는 여황로 충렬사 주차장 맞은편 바로 곁의 좁은 골목길인 ‘토영 이야길’을 따라가면 있다. 새주소로는 충렬1길 76-38이다. 하지만 현재 다른 이가 살고 있어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표지판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남편과 사별한 시조시인 이영도(1916~1976)에게 2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무려 5000통의 연서를 보냈던 유부남 청마 유치환(1908~1967)의 사연이 남겨진 곳도 그리 멀지 않다. 유치환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보이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행복’ 중)고 노래했던 통영중앙우체국(세병로 5)은 여황로에서 서문로를 따라 7~8분 남짓 내려오다가 세병로(청마거리) 오른쪽으로 접어든 뒤 3~4분쯤 걸어가면 있으니 그리 멀지 않다. ●지긋한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읊어 이른 아침 여황로 어귀에서 만난, 통영에서 나고 자랐다는 늙수그레한 중년의 김모(58)씨는 “그 사람들이야 먹고살만 하니까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썼겠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뭐….”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하면서도 유치환, 이영도의 ‘아름다운 불륜’이며, 시인 김춘수, 화가 김용주,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박경리 등 통영 출신 예술가의 이름들을 줄줄이 들먹였다. 흔히 돈을 잘 버는 동네에서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들 하는데, 통영이라면 ‘중늙은이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소설 한 토막쯤 읊조린다.’는 말이 좋이 쓰일 법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후딱 오른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통영시내 쪽으로는 강구안길이며, 여황산이 보이고, 다도해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한산도, 매물도, 그리고 멀리 대마도까지 한눈에 푹 안긴다.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과분할 만큼의 통영이다. 이곳의 길 위에서 시집 한 권, 소설 한 권 옆구리에 끼고 그 옛 기억과 향취까지 가져간다면 더욱 어울릴 법하다. 글 사진 통영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역사의 보고 통영의 길들 동피랑·서문까꾸막… 토박이말 길이름 천국 통영은 바다의 왜적들과의 싸움, 그리고 평화에 대한 바람으로 다져진 곳이다. 통영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그 역사의 현장으로 뚜벅뚜벅 들어감을 의미한다. 임진왜란 직후인 1604년(선조 37)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옮겨 세운 뒤 ‘통영’이라는 지명이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통제영의 약칭에서 따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사당인 충렬사와 통제영의 일종의 객사 역할을 했던 세병관(洗兵館·세병로 27), 그리고 북포루(北樓) 등은 통영 출신 학생들의 단골 소풍 장소이고, 다른 지역 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 필수 방문지다. 길 이름 역시 이러한 역사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리 없다. 세병로, 충렬로 등은 물론이고 통제영을 굳게 지키던 문들도 이름을 남겼다. 동문로(東門路)와 서문로(西門路)는 모두 옛 통영성의 4대문 가운데 하나였던 동문과 서문의 이름을 그대로 땄다. 두 문 모두 고갯마루의 정상쯤에 위치해 있었으니, 통영 토박이들의 말로 ‘동문까꾸막’(동문고개), ‘서문까꾸막’(서문고개)이라고 불렀던 길들이다. 북신로(北新路) 역시 통영성 북문 바깥에 새로 만들어진 마을길이라는 뜻이다. 또한 세병로와 여황로 사이를 잇는 갈림길인 운주길은 옛 통제영의 관아였던 운주당(運籌堂)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남해안대로에서 갈래져 나온 원문마을길은 통제영 입구였던 원문성(轅門城)에서 따온 마을 이름을 달았다. 이 밖에 통영을 찾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동피랑길은 정겨운 마을 벽화로 유명하다. ‘피랑’은 벼랑을 일컫는 통영 말이다. 통영시의 동쪽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배기로 통영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한다. 통영성과 동포루(東樓)의 유적이 있다. 이는 서피랑길 역시 마찬가지. 서쪽 벼랑 즈음에 있으며 통영성과 서포루의 유적이 복원 과정에 있다. 통영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부고]

    ●한국섭(전 육군 경리감·전 청와대 소청심사위원)씨 별세 규승(한아케미칼 고문)규왕(한아케미칼 대표이사)규태(홍원제지 감사)씨 부친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2)3410-6902 ●김현남(아주대 초대학장·전 한국과학재단 이사장)씨 별세 진배(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은영(연세대 학부대학 학사지도교수)씨 부친상 오미화(금속공예가)씨 시부상 서중원(미국 거주·사업)최해천(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씨 장인상 28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2)923-4442 ●박종인(전 토마토저축은행 부회장)종(SBS플러스 사장)씨 모친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40분 (02)3410-6901 ●이장석(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대표)태희(소프트웨어하우스 대표)강희(소프트웨어하우스 전무)씨 부친상 강영욱(휴랫팩커드 이사)씨 시부상 앨대뉴(네이션스에너지 대표)케빈 맥켄(미국 거주·변호사)씨 장인상 2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2)3410-3151 ●조덕호(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부원장)신호(부천대 교수)씨 모친상 최희윤(최희윤성형외과 원장)씨 장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2)3410-6903 ●임동국(SBS 카메라기자)씨 부친상 29일 인천 길병원, 발인 5월 1일 낮 12시 (032)472-0872 ●김창선(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부국장)창권(한전기술 정보전략실)순옥(인천시 부평구 기획조정실)씨 부친상 엄병배(인천시 교통기획과)씨 장인상 28일 부천 대성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6시 (032)653-6838 ●최영희(파이낸셜뉴스 증권부 기자)씨 부친상 29일 강원 동해 산재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033)532-4440 ●황기영(국무총리실 정무기획비서관)희경(법무법인 영진 미국변호사)태영(엑센츄어 컨설팅 이사)씨 부친상 29일 부산 남천성당, 발인 5월 1일 오전 9시 (051)628-0141
  • 현대·기아차 “중국형 모델로 승부”

    현대·기아차 “중국형 모델로 승부”

    “중국인들은 대범한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신형 중국형 아반떼 ‘랑둥’(朗動)의 외관을 국내 모델보다 더 웅장하게 바꾸고, 차체를 더 키운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현대차 부스에 보도진 등 북적 베이징모터쇼(오토차이나 2012)가 개막된 23일 중국 베이징 신국제전람센터. 현대차의 현지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차 언론 콘퍼런스가 열리기 30분 전부터 1924㎡ 규모의 현대차 부스는 중국 현지와 세계 각국에서 몰린 500여명의 보도진으로 북적거렸다. 콘퍼런스가 시작되자마자 흑백 대비를 강조한 복장과 마스크를 쓴 비보이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심플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부스 무대에서 경쾌한 음악에 맞춰 역동적인 브레이크 댄스 등을 선보였다. 이윽고 효과음과 함께 무대 뒤편에서 등장한 현대차의 야심작 랑둥이 소개됐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의 중국형 모델인 랑둥은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국내형 아반떼보다 길이는 40㎜, 높이는 10㎜ 정도 늘렸다. 독특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적용, 과감하면서도 부드러운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대형차 느낌을 주는 랑둥은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사이드&커튼 에어백,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등 고급 사양도 갖췄다.”고 말했다. ●“3공장 생산능력 40만대로 늘릴 것” 현대차는 기존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XD), ‘위에둥’(국내명 아반떼 HD)과 함께 랑둥을 투입해 중국 준중형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백효흠 베이징현대 총경리(사장)는 “엘란트라는 택시용, 위에둥은 가정용, 그리고 랑둥은 고급화 모델로 판매하는 등 아반떼의 중국 판매를 세분화할 것”이라면서 “현재 30만대 수준인 중국 3공장의 승용차 생산 능력을 내년까지 40만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련되고 강인한 스타일에 세단처럼 고급스러운 실내를 갖춘 SUV ‘신형 싼타페’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기아차도 이날 베이징모터쇼에서 ‘그랜드 카니발’(현지명 그랜드 VQ-R)을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차종으로 내놓았다. 중국형 카니발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중국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개발됐다. 오태현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은 “쏘렌토 2.2 디젤 모델과 카렌스 가솔린 1.6모델을 중국 시장에 추가 투입하는 등 중국에서의 라인업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아차는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인 옌청시 중국 3공장에서 중국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형 전기차 생산계획도 발표 친환경과 첨단을 주제로 부스를 꾸민 토요타는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윈둥솽칭’(雲動双擎)을 처음 공개했다. 부스 중앙에 5m 높이의 나무를 배치하고, 그 주변에 설치한 8개의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의 환경 관련 봉사 활동 장면을 보여줬다. 무대 양쪽으로는 꽃과 각종 식물로 꾸민 ‘에코 파크’도 조성했다. 한국 토요타 관계자는 “전기를 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를 중국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귀띔했다. 베이징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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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범용(에너지솔루션즈 대표이사)씨 모친상 13일 동국대 일산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30분 (031)961-9401 ●손익종(전 고려대·조선대 교수)씨 별세 김문식(아우토알레스 이사)민진홍(시사일본어사 홍보실장)윤태권(엔진포스건축사무소 소장)씨 장인상 12일 서울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30분 (02)2072-2016●강길부(새누리당 국회의원)씨 장모상 13일 울산 영락원, 발인 15일 오전 7시 20분 (052)256-6895 ●고충림(KT GMC전략실 그룹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씨 모친상 13일 문경 중앙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054)556-1919 ●최대영(한국예탁결제원 IT전략부장)씨 부친상 13일 청주의료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43)279-0151 ●정종진(전 KBS 심의실장)씨 별세 준호(사업)성호(유리치투자자문 이사)씨 부친상 박정구(가치투자자문 대표)씨 장인상 13일 여의도 성모병원, 발인 16일 오전 9시 (02)3779-2182 ●김경호(대진대 교수)혜경(수원시 장안구 보건소장)지현(가천대 교수)씨 모친상 박찬구(중국 하이센스 부총경리)이재욱(동아대 교수)씨 장모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3410-6915
  • [인사]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담당관 박노익△위원장비서관 김경만◇과장△방송통신진흥정책 정현철△전파정책기획 오용수△주파수정책 최준호△통신이용제도 홍진배△네트워크기획 최성호△인터넷정책 김정렬△시청자권익증진 엄열◇팀장△지능통신망 김정태△ITU전권회의준비 배중섭◇국립전파연구원△전파자원기획과장 허원석△정보운영팀장 구영섭◇중앙전파관리소△전파보호과장 허성욱 ■문화체육관광부 ◇파견 △주중화인민공화국 대한민국대사관 하현봉 ■국세청 ◇고위공무원 <직무대리>△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장 신재국◇부이사관 <전보>△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김현준△광주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황용희<승진>△국세청 법무과장 이은항◇서장급 <국세청>△전산기획담당관 이준오△법규과장 김주연△소비세〃 유재철<중부지방국세청>△조사1국 국제거래조사과장 이홍로△화성세무서장 이천길△분당〃 강성준△천안〃 전재원<광주지방국세청>△조사1국장 이준일<부산지방국세청>△세원분석국장 안광원△서부산세무서장 강수구◇복수직 서기관 <중부지방국세청>△조사1국 국제거래조사과 이원봉[조사4국]△조사1과 박금구△조사2과 김성수 최대열△조사3과 김광수 ■한국투자공사 ◇임명 △투자운용본부장 이동익 ■에너지관리공단 ◇부이사장 △경영전략이사 나용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감사 김해수 ■국립예술자료원 △사무국장 정철 ■서울메트로 △기획지원본부장 이무영△고객서비스〃 황춘자△안전관리단장 안세련△신사업추진〃 정수영◇처·실장급 <처장>△전산정보 오영명△성과관리 오재강△영업전략 전영일△영업관리 양회근△고객만족 김종태△기술조정 박한용△전기통신 최승봉△궤도신호 고영환△기계전자 김정기△토목건축 구본우△철도사업 권환동△사업개발 박태성△부대사업 이승범<실장>△감사 배종한<원장>△인재개발 송개평△기술연구 김성수<센터장>△자재관리 장상덕<사업소장>△군자차량 이병두△신정차량 이도선△전기통신 소선영△궤도신호 오희완△기계전자 한기중△토목건축 이태수 ■세계일보 ◇전산제작단 △총괄제작국장 지찬희 ■뉴시스 △이사(부사장 겸임) 엄지도 ■코리아타임스 △상무 이창섭△논설주간 사동석△편집국장 오영진 ■KBS N ◇본부장 △마케팅 조봉호△콘텐츠 이기원◇국장△편성 김정환△스포츠 이기문△광고1 직무대리 김병관◇실장△전략기획 서경원 ■신한금융투자 ◇신임 △호남충청영업본부장 황명선 ■메리츠종금증권 ◇승진 <전무>△프로젝트금융사업본부 김기형<상무>△지점1지역본부 김상철△지점2지역본부 송영구△지점3지역본부 정해덕△광화문지점 문필복△자산운용본부 김병주<상무보>△자금관리본부 권유훈△경영지원본부 이동진△리스크관리본부 길기모△특수투자금융팀 김석순◇전보△지점4지역본부장 권경만 ■KTB투자증권 ◇승진 <상무>△전략기획본부 이화열<상무보>△IT기획팀 김영호△비서실 정영철△리스크관리팀 정원식△법인영업팀 정기원△기업분석팀 송재경△Credit Market센터 김인석<이사대우>△WM팀 현재욱△회계팀 평기호△영업추진팀 김상철△역삼지점 박종탁△법인영업팀 위성창△자산운용팀 이재윤△CM팀 이동훈△채권운용팀 정준 ■키움증권 ◇승진 <상무>△리서치센터 김성인<이사부장>△법인영업1팀 우재준△투자금융팀 구성민△AI팀 김우형 ■교보생명 ◇승진 <신규 집행임원(상무)> [본부장]△호남FP 김호욱△법인2 이재홍△법인3 신연재△방카슈랑스 유영진△소매여신사업 류삼걸[팀장]△SIU 서성렬△리스크관리지원 배우순△경리 신상만△노경협력 강석정<임원보> [FP지원단장]△용산 김동찬△동래 이상기△경남 최화정△청주 이종진[팀장]△디지털마케팅지원 김성수△투자자산심사 민욱◇전보△부산FP본부장 박영진△퇴직연금마케팅팀장 김정태△법인4본부장 이광승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 △마케팅 오퍼레이션즈 사업본부 박정우△기업고객사업본부 김양섭◇이사△공공사업본부 최수호 신종회△일반고객사업본부 이정민△온라인 서비스 사업본부 최태형 ■씨앤앰 △전략부문장(씨앤앰미디어원 대표이사 겸임) 성낙섭 ■한국애보트 △EPD의약품사업부 제너럴매니저 이명세 ■보령제약 ◇이사대우 △NEPHRO MKT 윤안미△해외업무팀 이주한△CLINIC 3 Biz Unit 강경호 ■보령제약그룹 전략기획실 ◇이사대우 △Lagal Part 김진수 ■보령메디앙스 ◇이사대우 △생산부 백남용△TC그룹 김동혁 ■보령바이오파마 ◇이사대우 △생명공학 연구1팀 정용주 ■킴즈컴 ◇이사대우 △홍보팀 이준희 ■동양 ◇전보 △상무 이종석◇선임 <건설부문>△대표이사 사장(동양시멘트이앤씨 대표이사 겸임) 김정득 ■동양그룹 전략기획본부 ◇전보△이사대우 박재용 ■동양시멘트 ◇승진 △전무 김종오△상무 박승수◇전보△상무보 왕성호 이상화 ■동양증권 ◇승진 △전무 최영수 서명석△상무보 남영보 고성일 신남석△이사대우 임민수 민경배 ■동양인터내셔널 ◇승진 △이사대우 한효덕◇선임△대표이사 부사장(전략기획본부 부사장 겸임) 황현택 ■미러스 ◇승진 △이사대우 김성훈 ■동양레저 ◇전보 △상무보 이정호 ■한성레미콘 ◇전보 △대표이사 상무 전홍기 ■동양시스템즈 ◇선임 △상무보 성재원 ■동양생명 ◇전보 <사업단장>△방카서부 고기탁△방카중부 장우진<센터장>△엘리트 윤준호△에이스 박인규△HB 마이다스 왕상호△빅토리 박종린
  • “‘룸살롱 황제’ 뇌물리스트 검사 등 20~30명 있었다”

    ‘강남 룸살롱 황제’ 이경백(40·구속기소)씨의 경찰 뇌물리스트와 관련, 지난 2007년 이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내사하던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당시 경찰과 법조계 관계자 등 20~30명을 수사선상에 올려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수사에 관여했던 복수의 사정당국 관계자는 19일 “당시에도 수사대상 리스트가 있었다.”면서 “이경백과만 연루된 것이 아니라 (서울 중구) 북창동 업주 여러 명과 연관된 경찰이 상당수였다.”고 털어놓았다. 또 “이씨가 검찰 측 관계자와 통화한 기록 등이 나왔지만, 금품수수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간 차이가 나는 만큼 현재 거론되는 명단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일부는 그때 거론됐던 인물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복역중인 이씨를 소환, 뇌물 상납 경찰과 관련해 뇌물을 건넨 시기, 액수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달 들어 일주일에 2~3차례 이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2007년 수사 때와 겹치는 인물들을 특정, 사실관계를 규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씨가 쓰는 전화기 3대 중 1대는 직원들하고 영업관계 통화용이었고, 1대는 경찰·검찰용, 나머지 1대는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와 연락하는 번호였다.”면서 “그러나 대부분 경찰과 연락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이씨 업소의 수익금을 기재하고 회계처리를 하는 비밀 사무실을 덮쳤지만 경리장부 등 증거 확보에 실패했다. 또 다른 사정당국 관계자는 “그때 청소를 잘했으면 (이씨의 뇌물경찰 협박) 이런 일이 없어졌을 텐데 아쉽다.”면서 “2007~2008년 진행된 첫 수사는 철저히 실패한 것이라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수사를 맡았던 경찰관 중 일부는 이씨의 술집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제보가 들어가는 바람에 징계까지 받았다. 지인의 전화를 받고 술집을 찾았던 경찰관들이 “함정이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수사가 별다른 성과없이 마무리되면서 ‘조작설’, ‘윗선 외압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해체될 수밖에 없었던 처지라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이씨를 둘러싼 유착 의혹과 범행 논란은 2010년 이씨의 룸살롱에서 일하던 19세 가출소녀의 구조 요청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백민경·김승훈·배경헌기자 white@seoul.co.kr
  • 법관 근무평정 개선 법원장들 머리 맞댄다

    전국 각급 법원장들이 서기호 전 판사의 재임용 심사 탈락 등으로 촉발된 일선 법관들의 근무평정제도 개선 건의를 놓고 수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대법원은 8~9일 경북 문경리조트에서 차한성(대법관)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특히 사법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근무평정제도 개선 문제가 어느 정도 선까지 논의될지가 최대 관건이다. 사법부 발전 계획, 1심 충실화 방안 등도 다룰 계획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해 13개 법원 단독판사들은 지난달 판사회의를 열어 법관 근무평정과 연임심사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결의문과 건의문을 채택해 소속 법원장에게 제출했다. 판사들이 결의문 등을 통해 평가에 대한 반론권과 불복 절차 보장, 객관적인 평가 자료 수집, 공정한 평가 방법 개발 등을 요구하자 대법원은 사법부 인사제도 전반을 손질하기 위해 가동 중인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의 안건으로 채택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이상득 의원 프라임 저축銀서 수억 받았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이상득(77) 새누리당 의원이 프라임저축은행으로부터 퇴출 저지 로비 대가로 수억원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 사실관계를 수사하고 있다. 합수단은 프라임저축은행의 돈과 이 의원이 장롱 속에 보관했다는 7억원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로부터 이 의원과 관련된 수사 기록을 모두 넘겨받았다. 합수단 관계자는 28일 “프라임저축은행 돈이 이 의원에게 흘러갔다는 첩보가 입수됐는데, 이 돈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서 수사하는 돈의 연관성을 찾고 있다.”면서 “연관성이 확인되면 합수단에서 일괄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합수단은 첩보가 당사자의 진술은 아니지만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수사에 나섰다. 이 의원이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수사 선상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검찰의 수사가 이 의원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합수단은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과 관련된 정보를 확보했다. 이 의원 측은 이와 관련, “어느 저축은행으로부터도 부탁받은 적이 없고 관여한 적도 없다.”며 검찰의 수사에 강하게 반발했다. 특수3부는 지난 16일 5개월에 걸친 이국철(50·구속 기소) SLS그룹 회장의 폭로 의혹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이 의원 직원 계좌에서 발견된 7억원의 출처 조사에 대해서는 “별도로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프라임저축은행 의혹이 새로 불거짐에 따라 이 의원의 비자금 및 각종 의혹을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에서 일괄 수사하기로 했다. 이 의원에 대한 수사는 특수3부가 주도적으로 진행해 왔지만, 합수단과 대검 중수부도 별도로 수사와 내사를 벌여 왔던 터다. 현재 이 의원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특수3부는 이국철 회장의 정권 실세 로비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 의원실의 여직원 임모(44)씨의 개인 계좌에서 발견된 현금 7억원의 자금 출처와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직원 계좌에서 발견된 7억원은 모두 내 개인 자금”이라면서 “부동산 매각 대금과 집안 행사 축의금으로 들어온 현금을 장롱 속의 보관해 뒀다가 가져다 쓴 것”이라는 내용의 소명서를 검찰에 제출한 상태다. 이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46)씨는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1·구속기소) 회장에게서 1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합수단은 보좌관 박씨 사건에 이 의원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의혹을 캐고 있다. 박씨는 SLS그룹을 위한 로비 자금 명목으로 이 회장에게서 5억~6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횡령 및 탈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학인(49)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에게서 공천 헌금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김 이사장의 수사 과정에서 한예진 전 경리직원 최모(37)씨에게서 “김 이사장이 공천 헌금 명목으로 이 의원에게 2억원을 전달했고, 모두 20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최씨는 검찰에서 “2억원을 지하 주차장에서 1만원권 두 박스에 나눠 전달했다.”고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김 이사장을 두 차례 소환, 조사했다. 최재헌·안석기자 goseoul@seoul.co.kr
  • 국내최대 근로자 불법파견 조직 적발

    전국 최대 무허가 근로자 파견업체를 운영하며 불법으로 근로자를 파견, 비정규직을 양산해 온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경기·충청 일대에서 20개 지사 31개 업체를 운영, 전국 최대 불법 근로자파견조직인 C그룹 회장 서모(49)씨 등 4명을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또 경리업무 담당 송모(36·여)씨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 회장 등 4명은 제조업체 직접 생산공정의 경우 파견 자체가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 하청을 위장해 2005년부터 현재까지 2000여개 업체에 사원을 불법 파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파견업체를 여러달 동안 운영하다 폐업하는 방식(소위 폭탄업체)으로, 총 20개 업체를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운영해 부가가치세 32억을 포탈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213개 업체에 1230명의 근로자를 파견시키고 있었으며, 불법 근로자 파견 조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바지사장들은 조세체납 등으로 고발될 경우, 회장 등의 지시대로 실경영자와 그룹이 드러나지 않도록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허위로 진술하도록 지시를 받았으며, 그 대가로 매달 100만원씩 20개월간 200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일부 중소기업들 역시 파견근로자를 고용할 경우 고용 2년 후 의무 고용을 하지 않아도 되고, 정규직에 비해 임금도 저렴해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파견근로자를 고용해 왔다. 평택시 소재 휴대전화 제조 중견기업 A업체의 경우 3개 공장 생산직원 885명 전원이 C그룹과 같은 업체의 파견 근로자로 확인됐으며, 일부 관리직만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이 중소기업들은 파견근로자 고용시 구조조정이 용이하고, 노조를 만들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불법 ‘아웃소싱’ 업체가 평택 250개, 천안 500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 고용노동부, 국세청과 함께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여수-어느 하나, 맑지 않은 것이 없다 여수라는 그 바다

    여수-어느 하나, 맑지 않은 것이 없다 여수라는 그 바다

    남도에 가기로 했다. 해안을 따라가도 좋고, 내륙을 훑으며 가도 좋다. 일찌감치 그려 오던 길이지만 맘 잡고 부지런히 떠나게 된 건 곧 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1 고소동 벽화골목에서 만난 계단. 여수의 하늘과 바다, 땅과 벽은 모두 하나였다 2 오동나무가 빽빽이 있어 그리 이름 붙여진 ‘오동도’에선 바다를 바라볼 때도 나무가 내려앉아 있다 어느 하나, 맑지 않은 것이 없다 여수라는 그 바다 남도에 가기로 했다. 해안을 따라가도 좋고, 내륙을 훑으며 가도 좋다. 일찌감치 그려 오던 길이지만 맘 잡고 부지런히 떠나게 된 건 곧 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심상치 않다. 여수를 비롯한 남해안 곳곳이 전무후무한 활기를 띠고 있다. 남해의 온기를 머금은 쾌청한 바람을 싣고서. 글·사진 전은경 기자 뻔히 아는, 혹은 미처 몰랐던 여수 여수는 시골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때’ 시골이었다. 지금도 대도시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최근 여수가 이뤄낸 변화는 과거에 머물러 있던 사람들에게 반전을 선사한다. 2012년 여수는 옛부터 그려 오던 미래도시를 연상케 한다. 여수 신항에 우뚝 솟은 엠블호텔은 두바이의 칠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을 똑 닮았고, 곳곳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버금가는 현대적인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가히 구약의 천지창조에 비유해도 좋을 정도다. 그러나 눈을 사로잡는 것이 비단 건축물뿐이라면 여수를 향한 그 많은 찬가를 뒷받침할 길이 없다. 여수가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는, 꼿꼿한 건물 뒤로 유유히 흐르는 ‘쪽빛’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피사체와 배경이 착 달라붙어 끈적한 교감을 이뤄낼 때, 피사체는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 지금 여수는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오동도, 진남관, 향일암. 그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한 여수에서 새로운 여수, 미처 몰랐던 여수를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또다시 여수에 매료된다. 다행히도, 여수라는 바다가 낳은 보물은 어느 하나 맑지 않은 것이 없다. 벼랑 끝에서 시작되는 아름다움 금오도 비렁길 당신이 몰랐던 첫 번째 여수, 비렁길. 혹 길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면 한번쯤은 워킹walking리스트에 올렸을 법하지만, 2010년 12월에 조성된 이 길은 아직까진 범국민적인 ‘길 열풍’에 합류하진 못했다. 그러나 이 길에 매혹된 이들이 풀어놓는 백문은 가히 일견을 위협할 만큼 호기심을 자극했다. ‘비렁’은 ‘벼랑’이라는 말의 사투리다. 함구미포구에서 시작되는 8.5km의 비렁길은 남해안의 빼어난 섬들을 눈에 담으며 오르게 된다. 길 구석구석 피어난 감국을, 이름 모를 풀꽃들을 따라 걷다 보면 20~30분 걸리는 산행도 금방이다. 숨이 가빠올 때쯤 이내 해안에서 90m 높이의 낭떠러지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 낭떠러지 전망대에 서면 비로소 비렁길의 실체를 만나게 된다. “한국에도 이런 바다가 있다니, 내 눈을 의심하게 된다니까!” 여수에 가기 전 ‘호들갑’이라 치부했던 지인의 찬사를 나도 모르게 되뇌었다. 눈을 비비고 고개를 다시 들어도 여수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여전히 놀라웠다. 정말이지, 물감으로 뒤덮은 듯 티끌 하나 없는 바다는 묘한 이질감마저 드는 것이었다. 여수의 보고 시장 탐방 시골 장터의 풍경. 어느 지역이나 으레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풍물시장, 수산시장 등 이름만 다를 뿐 속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도 접어두자. 시골의 시장만을 찾아 엮은 책이 있을 정도로 우리네 시장은 지역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여수에서 시장을 방문하게 된 건 우연이었다. 식당에서 알싸한 돌산 갓김치를 맛보니 가족들 생각이 난 것이었다. 추천받은 여수 수산시장에서 갓김치만 재빨리 사고 말 생각이었는데 맞은편 교동시장, 건너편 수산시장까지 들르는 통에 시장에서만 반나절을 써버렸다. 여수의 갓김치는 물론이고 각종 건어물, 여수의 명물 서대회까지 특산품이 즐비한 데다가 ‘거저 주는’ 가격에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은 것. 8개가 한 묶음인 서대회가 만원 안팎이며 무게로 달아 파는 간장게장은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치 싸다. 작은 방석만한 봉지에 가득 든 말린 문어도 만원밖에 하지 않아 선물하기에 좋다. 시간대별로 시장을 즐기는 법을 하나 추천하자면, 오전장이 열리는 교동시장에서 건어물을 잔뜩 사들이고, 점심으로 수산시장에서 신선한 전복과 굴을 맛본 후, 해가 지면 포장마차 촌으로 변신한 교동시장에서 여수 시장 구경을 마무리하면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교동시장과 여수 수산시장은 바로 맞닿아 있다. 여수 수산시장에서는 수산물을 골라 2층에서 바로 맛볼 수 있고 수요일에는 전품목을 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1 금오도에서의 특별한 하루를 원한다면 민박도 나쁘지 않다. 저렴할 뿐더러 낚시 배를 소유한 곳도 있다 2 여수의 간장게장은 주로 돌게를 사용한다. 2.5kg에 3만원 정도 3 돌산 갓김치는 매운맛이 적고 만드는 방법에 따라 톡 쏘는 향을 내기도 한다 4 신기항에서 출발해 여천항에 도착하기까지 소요시간 총 20분. 치명적인 배멀미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5 비렁길은 아직 관광객에게 잠식되어 않아 소위 ‘뜬’ 길에 비해 한갓지게 걸을 수 있다 6 바다를 주제로 한 1~2구간 벽화는 중앙동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기획으로 이루어졌다 바다를 품은 벽 고소동 벽화골목 여수에는 길이 1,004m짜리 골목이 있다. 일명 ‘천사골목’이라 불리는데, 이 길을 아우르는 하나의 주제는 바로 ‘벽화’다. 단순히 그림만이 아니라 여수의 역사, 문화, 전설 등 이야기가 있는 벽이어서 꽤 긴 거리임에도 심심하지 않다. 게다가 고소동 벽화골목은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골칫덩이가 아닌,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라는 벽화의 순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착한 벽화’다. 이곳의 벽화는 다른 지역 벽화와는 사뭇 다르다. 온통 파란 벽은 바다를 나타내고, 그 속엔 유영하는 물고기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 ‘고소동표 해양 조감도’ 한 켠에는 ‘EXPO’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여수세계박람회가 온 여수시민을 하나로 모은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그 벽을 보고 있노라면 ‘곱고 아름다운 물’이라는 뜻의 여수 작명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전방으로는 곱고 아름다운 바다 그림, 어깨 너머로는 여행 내내 곁에 있어 알아채지 못한 실제 바다가 있다. 벽화를 통해 자연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고소동 벽화가 말하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T clip. 벽화골목은 여수구항에서 시작해 진남관까지 이어진다. 여수구항 해양공원 인근의 패밀리마트 골목에서 시작되며, 아직 미완성인 5~7구간은 엑스포 직전까지 완성될 예정이다. 우연한 미식여행 여수 당신이 굳이 식도락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남도에서는 자연스레 ‘맛집 탐방’을 하게 된다. 아니, 지역마다에서 특산품 한두 가지 먹었을 뿐인데 어느새 미식여행으로 변질되어 있달까. 게다가 남도 밥상은 어찌나 반찬이 많은지 도청에서 ‘적당히 줄이자’는 캠페인을 벌일 정도다. 그중에서도 여수로 말할 것 같으면, 이곳 식탁은 간장게장에서 시작해 양념게장으로 끝난다. 서대회나 삼치회가 들으면 적이 서운할 이야기지만, 그만큼 게장의 입지는 굳건하며 8,000원이라는 가격대비 만족도도 독보적 수준. 그러나 여수를 떠나는 날까지 입 안에 계속 맴돈 것은 다름 아닌 삼치회였다. 삼치회는 대표적인 ‘선어’로 잡자마자 바로 회를 뜨지 않고 하루 정도 숙성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은 물론이고, 혹시나 입 안에 넣자마자 녹아버릴까 두툼하게 썬 그 배려마저 잊지 못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여수 봉산동 게장골목에 가면 7,000~8,000원에 푸짐한 게장백반을 먹을 수 있다 2 삼치는 살이 약해 살짝 얼려 회를 뜬 뒤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다. 수온이 찬 겨울이 제철 3 여수 수산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말린 생선을 살 수 있다 허영만 맛객의 순례지 여수돌게식당 2대째 이어진 게장전문점으로 여수세계박람회 지정업소이다. 간장돌게장과 양념꽃게장을 향해 ‘손이 가요 손이 가’도 무한리필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거기다가 밑반찬이라기엔 황송한 갈치조림, 새우조림, 멍게젓갈까지 더해지니 밥도둑이 한둘이 아니다. 이 모두가 단돈 7,000원이며 1인 상도 가능하다. 주소 전남 여수시 봉산동 265-24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9시 문의 061-644-0818 삼치회만 취급한 지 20년째 사시사철 거창한 겉치레나 상다리 휘청거리게 하는 밑반찬이 없어도 오로지 삼치회 하나만으로 승부하는 곳. 관자, 새우, 꼴뚜기 등 신선한 수산물 몇 가지로 입맛을 돋우고 나면 접시에 가득 올려진 두툼한 삼치회가 만족감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삼치회는 여수 돌김에 싸서 간장에 찍어 먹는 게 제맛이다. 아참, 주인아주머니의 구수한 전라도 말씨는 친절과 불친절 사이를 미묘하게 오간다(그리하여 정겹다). 주소 전남 여수시 교동 450 운영시간 오전 8시~밤 10시 문의 061-666-1445 2012 여수세계박람회 여수, 세계의 바다가 되다 차창 밖을 스치는 풍경이 유난히 빠르게 느껴진 건 내 착각이 아니었다. 서울 용산역에서 종점 여수엑스포역까지 도착하는 데 4시간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 KTX열차가 첫 운행을 시작한 건 불과 지난 10월.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5월쯤엔 3시간 초반대로 운행시간을 단축한다고 한다. 한국 최남단에 있는 여수역은 더는 먼 곳이 아니다. 그와 동시에 여수세계박람회의 개막도 한 발 한 발 다가오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인류 최초의 발명’이라든지 ‘세기의 발명품’ 같은 것들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게 언제였던가. 일찍이 서구에서는 1851년부터 ‘만국박람회’를 통해 최신과학기술과 문명의 발전을 뽐냈다. 그러나 우리에게 박람회라는 것은 현실보다는 꿈에 가까웠다. 텔레비전에 사람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50년대 후반의 일이니까. 그러나 그로부터 약 40년 후, 한국은 급속한 산업성장을 바탕으로 한국 최초의 세계박람회를 개최하게 된다.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는 IT강국으로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였다. 그러나 21세기인 지금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박람회는 별세계의 일이 아니다. 과학은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하고 정보는 넘쳐흘러 주워담기 급급하다. 그럼에도 세계박람회는 여전히 인류의 발전에 유효한 화두를 던진다. 달라진 것은 방향일 뿐. 이제 세계는 과학발전의 산물 대신 그 폐해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곧 여수세계박람회가 이야기할 인류의 미래이기도 하다. 잠시 2007년 11월 프랑스 파리로 돌아가 보자. 그때 바로 거기서, 2012년 세계박람회의 개최지로 대한민국 여수가 최종 결정됐다. 이유는 명확했다. 여수는 그간의 세계박람회와는 다른 길을 지향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는 현재 지구가 직면한 쟁점을 고스란히 다루고 있었다. 시나브로 녹아내리는 남극을, 그 해수면의 상승으로 가라앉을 작은 섬의 존재들을 일깨워 주고 있었다. 그리하여, 여수세계박람회는 여수 바다를 무대로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하는 장이 될 것을 공표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기간 5월12일~8월12일 장소 전라남도 여수시 수정동 여수신항 및 덕충동 일대 문의 1577-2012 입장료 성인 3만3,000원, 청소년 2만5,000원, 경로우대 및 어린이 각 1만9,000원 / 4월30일까지 예매시 5% 할인, 여수세계박람회 홈페이지(www.expo2012.or.kr)와 인터파크(www.interpark.com)에서 예매 가능 주제관 주제관의 주제는 ‘바다와 인류의 공존’이다. 전시 구성이나 주제는 둘째 치더라도, 바로 이곳에서 가장 주요한 전시가 이루어진다는 사실 하나만은 기억하자. 바다 한가운데 세워진 주제관은 건물의 웅장함이나 규모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다. 주제관으로 연결된 바닷길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물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에 왔다면 이 산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부제관 여수세계박람회의 부제관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해양생물관 등 4개 동으로 구성돼 박람회장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주제관의 전시를 좀더 세밀하게 다루는 이곳은 3D영상과 가상 체험 등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잠수정을 타고 여수에서부터 남극, 갈라파고스와 페루를 누비는 경험이 또 어디에서 가능하겠는가. 부제관은 박람회가 제공하는 각종 즐거움이 집약된 공간이다. Big-O ‘본식 후의 디저트’, ‘주연을 빛나게 하는 조연’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이를테면 여수세계박람회의 야외무대 빅오Big-O가 주연보다 더 사랑받는 조연이 될 공산이 큰 것처럼. 각종 이벤트와 문화행사, 쇼 등이 펼쳐지는 빅오는 사실상 여수세계박람회의 대표적 상징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태양을 닮은 거대한 이 건축물은 박람회 건축물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물론이고 실내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대규모 신개념 전시가 펼쳐질 예정이다. 전시관 관람이 끝난 늦은 밤에도, 전시관 입장을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 동안에도 감초 같은 빅오의 이벤트 덕에 박람회의 감칠맛이 한층 더해질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여수+남도 습지라는 자연, 그 위대함에 관해 순천 순천만은 유럽 북해연안, 캐나다와 미국 해안, 아마존 하구 연안 등과 함께 세계 5대 습지에 속한다. 무려 아마존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곳은 약 230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갈대밭과 그 10배가 넘는 2,600만 평방미터의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갈대밭에서 2km 가량 떨어진 용산전망대에서는 순천만 전경을 내다볼 수 있는데, 황금빛 갈대밭만을 상상하던 여행자는 이 광활한 광경 앞에서 어김없이 아연하고 만다. 그러나 순천만을 규모만 놓고 말한다면 단지 겉핥기에 불과하다. 순천만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자연습지로 흑두루미, 검은 머리 갈매기 등의 조류를 볼 수 있는 자연생태공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200여 종 철새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드넓은 생태공원을 좀더 자세히 둘러보고 싶다면, 대대포구에서 출발하는 생태탐사선을 타면 된다. 35분간 수로를 따라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는데 운항시간은 물때에 따라 달라진다. 요금 어른 4,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문의 061-749-4059 1 순천만 갈대밭은 시각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대개는 황금빛이지만 노을과 별빛에 물든 갈대밭도 장관이다 2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는 가을이면 초가지붕의 짚단 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3, 4, 5 대한다원이 국내 최대의 차 생산지가 된 이유는 습도 때문이다. 밤새 율포만에서 생겨난 바다 안개에 촉촉이 젖어 있어 항상 향기를 머금는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한 걸음 더 순천 역사 여행┃순천왜성-낙안읍성 민속마을-순천고인돌공원-송광사 순천은 여러모로 교육적이다. 희귀 조류와 갯벌 생물을 조우하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서 생물 공부를 했다면, 오후엔 순천왜성과 낙안읍성에서는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다. ‘정유왜란 최대의 격전지’, ‘왜군의 일시적 승리를 안겨준 왜군 주둔지’ 등 순천왜성에 관련된 몇 가지 역사적 사실은 이곳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터를 미로로 만든 듯한 순천왜성에서는 400년 전 한국을 떠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오랜만에 발동된 상상력은 이윽고 낙안읍성에서 결실을 맺는다. 흙담을 쌓아올린 이 성은 조선시대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었으며, 다른 읍성에 비해 조선시대 생활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도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은 계절마다 다양한 민속 행사를 열어 볼거리를 한층 풍성하게 한다. 봄에는 민속문화축제, 가을에는 남도음식문화축제 등이 열린다. T clip. 순천 시티 투어를 활용하면 하루 동안 순천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요일에 따라 다르게 편성해 운영하는데, 순천역 관광안내소 앞 승강장에서 매일 오전 9시50분에 출발해 오후 5시30분에 순천역으로 돌아온다. 요금 어른 8,000~9,000원, 청소년 6,500~7,500원 문의 061-749-3107 tour.suncheon.go.kr 남도의 차 이야기 하동·보성 드넓게 펼쳐진 푸른 차밭. 십중팔구는 보성을 떠올린다. 보성에는 국내 최대의 차 산지인 대한다원이 있다. 그러나 이 계단식 차밭에서 누릴 수 있는 유흥은 고작 차밭 가운데를 산책하거나, 그럴싸한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만족스럽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눈앞 가득 넘실대는 초록의 싱그러움 때문이다. 사실 대한다원은 차밭만큼이나 입구의 삼나무 길도 장관이다. 그러나 차에 관해서 결코 보성에 밀리지 않는 곳이 바로 하동이다. 대한민국 차 시배지이자 소설 <토지>의 주 무대라는 특징은 하동 녹차의 맛을 더욱 깊게 우려내기 충분했다. 현재 하동에서는 이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하동 차문화센터와 매암차문화박물관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그 각별한 하동차를 맛볼 수 있는데, 전시관부터 체험관까지 다양한 시설이 있어 차의 역사와 문화 및 예절까지도 알 수 있다. 대한다원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500원 문의 02-511-3455 한 걸음 더 하동 문학 기행┃토지문학관-악양 들판-고소성-이병주문학관 1990년대 우리네 책장에는 으레 장편소설 <토지>가 있었다. 21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인지라 완독은 쉽게 못하더라도 25년간 집필에 몰두한 박경리의 삶을 훑어볼 수는 있다. 하동 여행을 통해서 말이다. 하동에 도착해 한적한 포장길을 따라가면 토지의 주 무대인 최 참판 댁이 나온다. 주인공 서희가 어릴 때 살던 집이자 안채와 사랑채, 초당, 행랑채 등 전형적인 조선시대 양반집 모습을 갖춘 곳이다. 최 참판 댁 대문 앞에 서면 드넓은 악양 들판이 내려다보이는데, 이곳 역시 토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작가가 우연히 친척집을 방문하러 왔다 이 들판을 보고서 토지의 무대를 떠올렸다 하니 누구라도 들판 풍경이 새롭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근의 고소성에 오르면 탁 트인 악양 들판 전경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남쪽으로 섬진강, 동북쪽으로 지리산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T clip. 좀더 활기찬 풍경을 보고 싶다면 전라도와 경상도가 한곳에 모이는 화개장터로 갈 것.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 알려지기 이전에 이곳은 김동리 소설 <역마>의 배경이 된 곳이다. 1997년부터 4년간 복원을 거쳐 기존 5일장이 상설 시장이 되었다.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연중무휴 남해안 100배 즐기기 남해안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서적부터 찾았다. 인터넷 검색으로도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과장된 정보와 지루한 사진 나열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면 역시나 꼼꼼하게 정리된 여행서를 참고하는 게 좋다. 약 16개 남해안 주요 도시의 핵심 정보가 빼곡히 적힌 <남해안 100배 즐기기>는 여행정보를 뒤적이는 시간을 줄여 준 대신, 무리해서라도 여행일정을 늘이게 만드는 책이다. 2011년 개정판으로 출시돼 최신 정보가 가득한 이 책 한 권이면 ‘남도에 볼거리, 먹을거리가 이렇게 많았나’라며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 지은이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및 여행작가 13명 펴낸곳 랜덤하우스코리아 정가 1만4,000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김학인 ‘비리폭로’ 협박 한예진 前경리 집유 3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배준현)는 15일 김학인(49·구속 기소) 한국방송예술진흥원(한예진) 이사장에게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10억원대의 식당 건물을 받아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예진 전 경리직원 최모(37·여)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득액을 고려할 때 엄한 처벌이 필요하지만 협박은 최씨가 아닌 최씨 어머니가 한 데다 피해 복구를 위해 소유권 이전등기서류와 약속어음을 보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어머니 김모씨와 함께 김 이사장에게 횡령 등 비리 의혹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경기 파주시 소재 한식당 소유권을 받아낸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됐다. 최씨 어머니는 기소되지 않았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길섶에서] 책상정리/임태순 논설위원

    책상 주위에 어지럽게 쌓인 자료를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개운치 않았다. 언제 한번 정리해야 할 텐데 마음만 먹다가 추위가 물러가고 봄기운이 감도는 것을 핑계로 미뤘던 책상 정리에 나섰다. 여기저기서 모아놓은 자료들을 살펴보니 쓸 만한 게 그리 많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이상 유용하지 않거나 무의미해진 것들이 태반이었다. 정리가 끝나자 남은 것은 절반도 안 됐다. 서랍에 있던 명함에도 손을 댔다. 이미 현업을 떠난 사람도 많았고, 명함을 봐도 오래전이어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명함도 절반가량이 휴지통 속으로 들어갔다. 곧 이사를 가야 한다. 문득 다락 속에 처박아 둔 짐들이 생각났다. 버리기 아까워서, 또 언제 쓸지 모른다며 버리지 않고 모아뒀지만 지난 6년간 다락에서 내다쓴 기억이 없다. 쓸데없는 집착, 욕심으로 인해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안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박경리 선생은 돌아가시기 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는 시를 남겼는지 모른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넷째 부인 김옥에 ‘김정일훈장’

    넷째 부인 김옥에 ‘김정일훈장’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후 70회 생일인 광명성절(16일)을 맞아 당·정·군 핵심 실세들에게 ‘김정일훈장’을 수여한다. 수훈자 132명 중에는 김 위원장의 넷째 부인인 김옥 국방위 과장이 포함됐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14일 각계 인사 132명에게 김정일훈장을 수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수훈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2인자 격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 부부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남편 사후 제정된 훈장을 받는 김옥의 실명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김옥의 아버지인 김효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도 훈장을 받아 부녀 수훈자가 됐다. 김 부위원장의 군부 측근으로 꼽히는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김원홍 군 총정치국 부국장, 김명국·박재경 대장도 훈장 수여자에 포함됐다. 수훈자 명단에 우리의 장관 격인 내각 부처의 상들이 선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정일훈장 명단에 오른 이들이 ‘김정은 시대’를 이끄는 실세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도 1972년 김일성 주석 60회 생일을 앞두고 제정된 김일성훈장을 1979년 받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과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은 배제됐다. 이번 김정일훈장의 수훈자 면면을 보면 ‘김정은 체제’가 당과 군 핵심을 기반으로 안착됐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북한의 ‘핵개발 대부’로 불리는 서상국 김일성종합대 교수가 포함된 것은 북한이 핵개발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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